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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행정권 남용’ 양승태 압수수색 영장 또 기각

    ‘사법행정권 남용’ 양승태 압수수색 영장 또 기각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인물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등 고위 법관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또 기각됐다. 25일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김모 전 기획제1심의관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앞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집·사무실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통해 증거를 보강한 뒤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했다. 하지만 허 부장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 등이 공모했다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재차 기각했다. 법원은 최근 임 전 차장 집과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만 내주고 양 전 대법원장 등 나머지는 모두 기각했다. 이날도 임 전 차장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만 발부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21일에 이어 현재 임 전 차장 변호사 사무실을 추가로 압수수색 중이다. 검찰은 또 압수수색 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전·현직 법관 수십 명의 이메일을 당사자들이 훼손하거나 변경하지 못하도록 보전 조치 영장도 청구했으나 이 역시 모두 기각됐다. 이밖에도 법원행정처는 사법정책실과 사법지원실, 인사자료, 재판자료, 정모 판사 등 일선판사 자료, 이메일, 메신저 등을 제출할 수 없다는 최종 통보를 보냈다고 검찰은 전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양승태 대법원 ‘부산 스폰서 판사’ 재판 개입 정황

    양 前대법원장 등 출국 금지 임종헌 前차장도 조만간 소환할 듯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부산 스폰서 판사’ 재판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재판 개입 의혹 수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대법원에 요청한 자료를 제출받지 못하고 있는 검찰은 이미 확보한 증거 등을 토대로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주요 혐의자들에 대한 직접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2016년 5월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산의 한 건설사 회장 정모씨의 항소심 재판에 행정처가 개입한 정황이 담긴 문건을 확보했다. 해당 문건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이 사건에 부산고법 문모 판사도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건에는 “문모 판사가 항소심 재판부의 심증을 유출한다는 등 관여한 게 사실인 것 같다”는 보고 내용과 함께 “공판을 한두 차례 더 진행할 필요가 있다”, “법원행정처의 개입이 노출되면 안 된다”는 등의 문구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실제로 변론을 재개해 선고를 연기하고 다음해 2월 16일 정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정씨를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이와 함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PC 하드디스크 분석 과정에서 2016년 최유정 변호사의 수임비리 사건과 관련한 압수수색·체포·구속영장을 정리한 문건도 확인했다. 검찰은 이 같은 문건들이 행정처가 실제 재판 등에 영향을 미치며 사실상 지휘한 것으로 보고 재판 개입 의혹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임 전 차장의 이동식저장장치(USB) 분석 작업과 함께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김모 기획1심의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재청구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자들의 추가 혐의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임 전 차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진행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檢, 임종헌 은닉한 USB 확보…‘사법 농단’ 수사 탄력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보고 문건도 담겨 행정처, 상고법원 지지 기고 대필 정황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실시한 첫 강제수사에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은닉한 자료를 다량으로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22일 “임 전 차장이 재직 시 관여한 행정처 자료를 별도로 백업해 숨겨둔 이동식저장장치(USB)를 그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입수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 USB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보이는 문건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서초동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던 중 임 전 차장 컴퓨터에서 U SB의 존재 사실을 확인하고 사무실 여직원의 개인 가방에 있던 기기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임 전 차장은 “백업 USB를 직원에게 보관시켰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그는 재직 당시 생산하거나 보고받은 문건을 반출하긴 했지만 최근 하드디스크와 업무수첩을 모두 버렸다고 주장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이 지난 5월 임 전 차장의 문건 반출에 대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결론 내리자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번 USB의 발견으로 임 전 차장이 거짓말을 했고, 보기에 따라 증거를 은닉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 같은 정황은 수사가 임 전 차장 신병 확보 단계까지 진전될 경우 검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법농단 핵심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 시도 명분도 한층 공고해졌다. 사법부 자체적으로 이미 3차례 조사한 데다 대법원이 2주 넘게 행정처 PC 속 일부 문건을 임의제출하고 있어 강제수사 없이도 필요한 자료를 검찰이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법원 측 견해가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당장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임 전 차장 외에 영장을 기각했던 양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김모 전 기획제1심의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검찰이 재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다만 검찰이 임의제출을 요청한 행정처의 법인카드 사용, 관용차 운행 내역에 대한 강제수사는 요원하다는 전망이 많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범행 의심 기간을 한정하지 않고 재임 기간 전부에 대한 내역을 달라는 영장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 일반 사건이더라도 기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2015년 조선일보가 전직 서울대 총장 A씨의 상고법원 지지 기고를 싣는 과정에서 법원행정처가 대필한 정황을 포착하고 최근 A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두 명의 대통령과 전면전…난 나왔고 그들은 갇혔습니다

    [색다른 인터뷰] 두 명의 대통령과 전면전…난 나왔고 그들은 갇혔습니다

    ‘한상균의 복귀전.’ 지난달 11일 일산 사법연수원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에 벌어졌던 사법 농단을 규탄하는 시위에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등장했을 때 한 보수신문이 단 제목이다. 이처럼 한상균은 누구에겐 불편하고, 누구에겐 두렵고, 또 다른 누구에겐 희망이다. 쌍용차 해고노동자인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2646명에 이르는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 77일간 ‘옥쇄 파업’을 주도한 죄로 3년을 복역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2년 6개월을 감옥에서 보냈다. 당시 재판부는 그의 형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2012년 이후 그가 관여한 집회·농성 13건을 병합해 유죄 처분했다. ‘촛불 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조차도 그를 사면하지 못했다. 한상균의 이미지는 헬리콥터가 동원된 전쟁터 같았던 진압 현장과 조계사 대치 등과 오버랩돼 ‘과격’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5월 21일 가석방 이후 서울신문과 첫 인터뷰를 한 한상균은 과격한 사람이라기보다는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명박 정부 시절과 박근혜 정부 시절의 감옥 생활은 어떻게 달랐습니까. -두 번 다 독방에서 보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저를 가뒀을 때는 매달 동지들의 부음을 전해 들었습니다. 참담한 시간의 연속이었죠. 박근혜 정부 시절 감옥에서는 촛불이 불의한 정권을 무너뜨리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어요. 두 전직 대통령과 전면적으로 맞붙었는데, 결국 나는 나왔고 그들은 갇혔습니다. →촛불집회가 진행될수록 노동의제가 점점 약화된 측면도 있습니다. -노동의제가 묻힌 것은 아쉽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옥중 편지를 통해 “한상균 석방 구호를 멈춰 달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투쟁하다 구속되는 것은 숙명입니다. 제 문제가 부각되면 수많은 민중의 요구가 다른 시각으로 비칠 수도 있어요. →두 번씩이나 구속을 감수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많은 조합원들이 그래서 인간 한상균에게 부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쌍용차 노조 지부장으로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한 것은 ‘상식’적인 일입니다. 정리해고를 막아 달라는 조합원들의 분명한 요구가 있었고, 저는 그 요구에 상식적으로 화답했을 뿐입니다. 제가 만일 투항했다면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의제가 한국 사회에 자리잡지 못했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박근혜 정권이 밀어붙이던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 체제’를 막아야 했던 것도 상식입니다. 상식적인 일을 했을 뿐입니다. →77일간의 옥쇄 파업은 노동운동사에서도 유례가 드문 일입니다. 파업을 이끈 힘은 무엇입니까. -인간에 대한 사랑, 동지에 대한 믿음이 전부였어요. 외환위기 이후 권력과 자본의 힘은 점점 강해졌지만, 노조의 응집력은 약해졌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노조 간부들의 정신이 중요한데, 그 바탕은 사랑과 믿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77일 동안 한상균을 옆에서 지켜본 한 노동자는 “그가 흔들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특공대의 마지막 옥상 진압을 지켜본 심정은 어땠나요. -헬기에 매달린 컨테이너에서 쏟아져 나온 특공대가 고무탄을 쏘며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제가 있던 위치에서 불과 15m 떨어진 곳에서 벌어졌어요. 국가가 국민을 이렇게 짓밟을 수도 있구나…(담담하게 대화를 이어 가던 그의 눈에는 핏발이 섰고, 핏발 위로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옥상에서 마지막까지 저항한 분들이 특별히 전투적이었다고 볼 수 있나요. -평범한 노동자들이었습니다. 노조 활동과 거리가 먼 이들도 많았고요. 이런 분들이 정권의 탄압에 하루이틀 분노를 쌓아 갔습니다. 이들이 나중에는 제가 투항하는지 감시할 정도로 철저한 투사가 됐어요. →최근 목숨을 끊은 김주중씨도 옥상에 계셨죠. -주중이는 아주 헌신적인 친구였어요. 그래서 상처가 더 컸을 겁니다. 파업 이후 바로 구속돼서 치유받을 시간도 없었어요. 감옥에서 나와 생계가 막막해졌고 가정은 이미 망가졌어요. 막노동을 하면서도 복직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견뎠는데, 결국 희망의 끈을 놓아 버렸어요. 기가 찰 노릇입니다(2015년 12월 30일 쌍용차 노사는 해고자 복직에 합의했지만, 현재 복직자는 45명에 불과하다. 김주중씨는 ‘남아 있는’ 해고자 120명 중 한 명이었다). →여전히 위태로운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쌍용차 해고 노동자를 보는 시선이 여전히 차가워요. 사회가 고립시키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게 자신이 자신을 고립시키는 겁니다. 해고자 낙인 때문에 취업도 안 돼요. 인간관계가 다 깨졌을 때의 고립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희망이 보인다’는 소식이 들리면 하나 둘 연락을 하다가 그게 사라지면 다시 연락이 끊겨요. ‘희망 고문’이죠. 31번째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만 기도할 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쌍용차 소유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에게 해고자 복직 문제를 부탁했는데요. -문 대통령은 과거 수차례 쌍용차 문제 해결을 약속했어요. 대통령의 진정성을 아직 믿어요. 외교석상에서 깊은 고민 끝에 나온 발언이라 기대가 큽니다. 또 다른 ‘희망 고문’이 되지 않길 진심으로 바라요. 쌍용차 문제는 단순한 노사 분규가 아닙니다. 무자비한 진압은 국가의 폭력이었고, 대법원이 쌍용차 해고자 판결을 박근혜 청와대와 거래했다는 사실도 확인된 만큼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재판 거래 의혹 문건에는 2014년 11월 서울고법이 내린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판결을 불과 9개월 만에 대법원이 “해고는 정당하다”며 파기환송한 것을 국정 협조 사례로 제시했다. 대법 판결 직후 해고자 5명이 목숨을 끊었다). →정부가 진정성을 보이려면 쌍용차 노조에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부터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경찰은 우리가 새총으로 헬기를 파손했다며 거액의 손해배상을 제기했어요. 사용자 측의 손배·가압류가 노동자의 단결권과 파업권을 옥죄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된 지 오래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선 오히려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손배·가압류를 남발했는데, 이는 노조를 정부의 적으로 규정했기 때문이죠. 노동조합은 적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심장’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손배를 포기하면 절차성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적폐 청산 차원에서 결단해야 할 문제입니다. 주중이도 국가 손배 문제로 마지막까지 괴로워했어요(파업 진압 이후 쌍용차 사측과 정부는 해고자들에게 각각 150억원, 24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아직 재판 중이다). →문재인 정부의 ‘우클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촛불혁명이 새 정부를 세웠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과도기입니다. 재벌과 기득권 중심 사회를 재편하느냐 아니면 다시 그 길로 회귀하느냐의 갈림길에 있어요.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가진 자의 편에 설 것이냐, 빈자의 편에 설 것이냐를 선택해야 합니다. 노동자·민중이 바라는 노선에서 이 정부마저 탈선한다면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어요. 지지율 정치는 한계가 드러납니다. 지금 탈선 여부를 점검해야 해요. →노동계에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시급 8350원)이 미흡하다고 하고, 소상공인들은 과하다고 반발합니다. -재앙과도 같은 양극화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정부가 인식하고 그 첫 번째 경로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보수언론과 자본가들은 이 문제를 소상공인과 노동자 간 ‘을들의 싸움’으로 몰아가고 싶겠죠. 그러나 소상공인과 노동자가 싸워야 할 대상은 대기업의 갑질과 분배되지 않는 부의 체계, 조물주 위에 있다는 건물주입니다. 일본의 편의점 업주들이 프랜차이즈 본사와 대항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커요. 최저임금은 죄가 없어요. 여기서 더 후퇴한다면 노동자들은 이 정부한테서도 기대할 게 없다고 여길 겁니다. →최근 기아차 정규직 노조가 여성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해 논란이 됐습니다.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 문제를 어떻게 보나요. -뼈아픈 지적입니다. 예전에는 자기 사업장 노조원만 잘 지켜도 민주노조라고 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더 어려운 노동자를 배척하는 노조는 더이상 민주노조가 아닙니다. 민주노총은 노동조합을 만들 수 없는 약자들이 기댈 언덕이 돼야 합니다. 시대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선 치부를 숨기거나 변명하지 말아야 합니다. →2014년 첫 민주노총 직선 위원장에 당선된 이후 민주노총 내 정파성이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정파적 갈등이 노동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걸림돌이 되면 이젠 현장에서 인정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절차와 과정이 싹둑 잘리고 상부 몇몇이 마치 현장의 목소리를 다 반영한다는 듯이 말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이젠 안 통해요.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노동자의 정치 세력화는 실현될 수 있을까요. -조직된 노동자의 힘을 지렛대 삼아 제도권 정치에 진입하는 시도는 한계에 봉착했어요. 이것을 뛰어넘는 꿈이 있어야 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동력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번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확대하는 법 개정에 반대한 국회의원이 24명뿐이었습니다. 이들을 제외하면 다 재벌 기득권 편에 선 거죠. 현장 노동자들은 일상에서 누가 내 편에 서는가를 묻기 시작했어요. 정권의 입맛에 따라 ‘사용되는’ 노동이 아니라 사회를 변혁하는 ‘노동 정치’를 갈망하고 있어요. →쌍용차 지부장과 민주노총 위원장을 하리라고 예상을 했습니까. -1985년 입사 이후 파업 전까지 24년 동안 컨베이어(자동차 생산 라인)를 탔어요. 해고를 막아 달라는 동료들의 요구를 담담하게 받아들였을 뿐입니다. 변방의 쌍용차 지부장이 민주노총 위원장이 되리라고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이 길을 가면 어떻게 될지 뻔히 알았지만 숙명이라고 생각했어요. →만약에 정리해고가 없었다면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좋은 아빠는 못 됐어도 꼭 있어야 할 때 있어 주는 아빠는 됐을 겁니다. 아이들 입학식과 졸업식 사진에 제가 없어요. 그때마다 감옥에 있었으니까요. →옥중 편지를 보면 시적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문학 공부를 하셨나요. -공고 졸업해서 줄곧 노동자로 살아왔는데 무슨 문학 공부를 해요. 아프고 슬프면 다 시인이 됩니다. 10년간 투쟁한 쌍용차 동지들의 가슴속에는 시집이 몇 권씩 있을 겁니다. →고공 철탑 농성, 단식, 투옥을 거치면서 건강은 어떻게 지켰나요. -감옥에서도 새벽 4시에 일어나서 1시간 정도 명상과 단전호흡을 했어요.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지니 육체적으로도 강해지는 것 같아요. 비우는 게 가장 어렵더라고요. →노동자가 비울 게 뭐가 있습니까. -누구든 살다 보면 욕망의 찌꺼기가 쌓여요. 많이 가진 사람이 나누는 것은 나누는 게 아닙니다. 먹고살기 빠듯한 사람이 더 어려운 사람과 빵 한 조각 나누는 게 진짜 나눔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한상균과 함께 덕수궁 대한문에 차려진 김주중씨 분향소에 갔다. 해고 노동자들은 그를 친형 대하듯 했다. 김주중씨의 절친이었다는 한 해고자는 “형님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고 했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한상균은 누구인가 -1962년 전남 나주 출생 -1978년 전남기계공업고등학교 입학 -1980년 고3 때 광주 5·18 경험 -1985년 부산 소재 지프차 생산회사 거화 입사 -1986년 쌍용그룹이 거화 인수 1987년 쌍용차노조 설립 추진위원장 -2009년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2009년 정리해고 반대 옥쇄파업 77일 단행 및 구속(3년) -2012~2013년 해고자 복직 요구 송전탑 고공농성(171일) -2014년 12월 26일 민주노총 첫 직선 위원장 당선 -2015년 11월 11일 법원 구속영장 발부(세월호 희생자 추모집회 등 주동 혐의) -2015년 11월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 집회 후 조계사 피신 -2015년 12월 10일 경찰에 자진출두 -2016년 1월 5일 검찰,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구속 기소(13개 집회 혐의 모두 병합) -2016년 7월 4일 서울중앙지법, 징역 5년 벌금 500만원 선고 -2017년 5월 31일 대법원, 징역 3년 벌금 50만원 확정 -2018년 5월 21일 가석방
  • 계란으로 바위 깼다… 끝내 이긴 ‘눈물의 12년’

    계란으로 바위 깼다… 끝내 이긴 ‘눈물의 12년’

    철탑농성·대법 판결 후 극단 선택 험난 투쟁 34명까지 줄었지만 끝까지 버텨 “우리를 보고 난제 해결 용기 가져 달라” ‘반올림’ 삼성 백혈병 분쟁 중재안 수용“계란으로 바위를 깼습니다. 힘겨운 길을 걷고 있는 분들이 우리를 보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2006년 해고 이후 12년 동안 복직 투쟁을 이끈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전국철도노조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해고 승무원 180여명을 특별채용하기로 합의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김 지부장은 22일 “아직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어제가 투쟁한 지 4526일이었습니다. 투쟁 조끼를 입고 서울역 농성장에 가야만 할 것 같아요. 사원증을 받으면 실감 나려나요?” KTX 승무원들은 코레일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2006년 3월 1일 파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코레일은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로의 이적을 거부한 승무원 280명을 같은 해 5월 21일 정리해고했다. 승무원들은 자신들의 몸에 쇠사슬을 두르기도 했고, 한여름에 40m 높이 서울역 철탑에 올라 20여일간 고공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하나둘 희망의 끈을 놓으면서 파업 대오가 34명으로 줄었다. 김 지부장은 “마지막 한 명이라도 남아서 ‘당신들이 틀리고 우리가 옳았다’고 외쳐야 한다는 신념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해고자들에게 비수를 꽂은 건 대법원 판결이었다. 김 지부장은 “희망이 있으면 견딜 수 있는데, 대법원이 희망의 끈을 끊고 우리를 암흑의 동굴로 밀어 넣었다”고 말했다. 해고 승무원들은 2008년 코레일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확인소송을 냈고 1·2심 법원은 코레일이 승무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라고 판결했으나 2015년 대법원은 이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판결 직후 해고자 박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KTX 해고 승무원 재판’은 법원행정처가 2015년 작성한 ‘상고법원의 성공적 입법 추진을 위한 BH(청와대)와의 효과적 협상 추진전략’ 문건에 언급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번 노사 합의로 해고 승무원들은 오는 11월쯤 사무영업(역무) 6급으로 채용될 전망이다. 김 지부장은 “코레일관광개발에 있는 승무직을 코레일로 가져오는 일이 아직 남았다”고 말했다. 11년 동안 이어진 삼성 반도체 백혈병 분쟁도 조만간 타결될 전망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해 온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삼성전자는 최근 조정위원회가 곧 발표할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KTX 해고자 문제와 삼성 백혈병 분쟁은 대표적인 ‘노동 난제’였다. 두 사건의 극적 해결은 쌍용차나 콜트콜텍 등 분쟁이 이어진 다른 현장에도 희망이 될 수 있다. 김 지부장은 “우리를 보고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다른 사업장의 해고자들이 복직될 수 있도록 연대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계란으로 바위 깬’ KTX 해고자 복직…삼성반도체도 11년만에 타결 조짐

    ‘계란으로 바위 깬’ KTX 해고자 복직…삼성반도체도 11년만에 타결 조짐

    “계란으로 바위를 깼습니다. 힘겨운 길을 걷고 있는 분들이 우리를 보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2006년 해고 이후 12년 동안 복직 투쟁을 이끈 김승하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전국철도노조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해고 승무원 180여명을 특별채용하기로 합의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김 지부장은 22일 “아직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어제가 투쟁한 지 4526일이었습니다. 투쟁 조끼를 입고 서울역 농성장에 가야만 할 것 같아요. 사원증을 받으면 실감 나려나요?” KTX 승무원들은 코레일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2006년 3월1일 파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코레일은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로의 이적을 거부한 승무원 280명을 같은 해 5월21일 정리해고했다. 승무원들은 자신들의 몸에 쇠사슬을 두르기도 했고, 한여름에 40m 높이 서울역 철탑에 올라 20여일간 고공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하나 둘 희망의 끈을 놓으면서 파업 대오가 34명으로 줄었다. 김 지부장은 “마지막 한 명이라도 남아서 ‘당신들이 틀리고 우리가 옳았다’고 외쳐야 한다는 신념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해고자들에게 비수를 꽂은 건 대법원 판결이었다. 김 지부장은 “희망이 있으면 견딜 수 있는데, 대법원이 희망의 끈을 끊고 우리를 암흑의 동굴로 밀어 넣었다”고 말했다. 해고 승무원들은 2008년 코레일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확인소송을 냈고 1·2심 법원은 코레일이 승무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라고 판결했으나 2015년 대법원은 이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판결 직후 해고자 박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KTX 해고승무원 재판’은 법원행정처가 2015년 작성한 ‘상고법원의 성공적 입법추진을 위한 BH(청와대)와의 효과적 협상 추진전략’ 문건에 언급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청와대와 재판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번 노사 합의로 해고 승무원들은 오늘 11월쯤 사무영업(역무) 6급으로 채용될 전망이다. 김 지부장은 “코레일관광개발에 있는 승무직을 코레일로 가져오는 일이 아직 남았다”고 말했다. 11년 동안 이어진 삼성 반도체 백혈병 분쟁도 조만간 타결될 전망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해 온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삼성전자는 최근 조정위원회가 조만간 발표할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KTX 해고자 문제와 삼성 백혈병 분쟁은 대표적인 ‘노동 난제’였다. 두 사건의 극적 해결은 쌍용차나 콜트콜택 등 10년 이상 분쟁이 이어진 다른 현장에도 희망이 될 수 있다. 김 지부장은 “우리를 보고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다른 사업장의 해고자들이 복직될 수 있도록 연대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검찰, ‘런닝맨’ 임종헌 숨겨둔 USB 찾아…사법농단 수사 전환점 되나

    검찰, ‘런닝맨’ 임종헌 숨겨둔 USB 찾아…사법농단 수사 전환점 되나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 당사자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은닉한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법원의 자료제출 거부로 난항을 겪던 ‘사법농단’ 수사에 전환점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전날 임 전 차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법원행정처 자료를 별도 백업해 둔 USB를 발견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료에는 그가 행정처 시절 작성하거나 보고받은 재판거래 의혹 문건 다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법원이 각종 자료제출을 거부하며 수사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검찰이 ‘판도라의 상자’를 손에 넣은 게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행정처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각종 ‘재판거래’ 의혹 문건을 작성하거나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법원을 떠나면서 재직 시절 생산하거나 보고받은 문건들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임 전 차장은 이 같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와 관련해 전날 검찰 조사에서 지난 5월 법원 조사단이 자신을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뒤 반출 문건이 담긴 하드디스크 등을 모두 버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숨겨둔 USB가 있었다는 점에서 임 전 차장의 진술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이 증거 인멸의 우려를 이유로 임 전 차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 전 차장은 지난 10일 방송된 MBC PD수첩 ‘양승태의 부당거래’에서 인터뷰를 요청하는 취재진을 따돌리려고 도망가는 모습을 보여 ‘런닝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인물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청구했지만 대부분 기각됐다.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거권을 침해할 만큼 범죄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판사는 2010년 박 전 처장과 서울고법 재판부에서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어 영장기각 결정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검찰, 양승태 사법부 시절 수뇌부 ‘강제수사’ 착수

    검찰, 양승태 사법부 시절 수뇌부 ‘강제수사’ 착수

    검찰이 양승태 사법부 시절 대법원 수뇌부 인사들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21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행정처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각종 ‘재판거래’ 의혹 문건을 작성하거나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임 전 차장은 법원 내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을 뒷조사하거나 이들에게 불리한 인사조치를 하도록 지시하는 문건 등을 작성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이날 오전 임 전 차장의 서초동 자택과 변호사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비롯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또 임 전 차장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은 지난해 법원을 떠나면서 이미 재직할 때 생산하거나 보고받은 문건들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주거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임 전 차장은 이날 검찰에 문건들을 반출한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5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판단에 따라 최근 문건들이 담긴 하드디스크와 업무 수첩을 모두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비롯해 문건 작성에 관여한 법원행정처 간부·심의관들의 PC 하드디스크를 임의로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검찰은 대법원 청사에 마련된 별도 공간에서 임 전 차장 등이 재직 때 쓰던 PC 하드디스크에서 의혹 관련 자료를 제출받고 있다. 그러나 법원행정처는 하드디스크에서 추가로 발견된 의혹 문건들의 원본 제출을 대부분 거부하고 있다. 검찰은 법원의 자료제출 거부로 기초자료 확보에 난항을 겪자 강제수사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사법농단’ 임종헌 전 차장 자택 압수수색…강제수사 돌입

    검찰, ‘사법농단’ 임종헌 전 차장 자택 압수수색…강제수사 돌입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 수뇌부 인사들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21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21일 법관 사찰·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시작하며 수사에 들어간 지 한달 만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임종헌 전 차장의 서초동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비롯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임종헌 전 차장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비롯해 의혹 문건 작성에 관여한 법원행정처 간부 및 심의관들의 PC 하드디스크를 임의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검찰은 대법원 청사에 마련된 별도 공간에서 임종헌 전 차장 등이 재직 시절 쓰던 PC 하드디스크에서 의혹 관련 자료를 제출받고 있다. 그러나 법원행정처는 하드디스크에서 추가로 발견된 의혹 문건들의 원본 제출을 대부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법원이 자료 제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기초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강제수사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인물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청구했으나 대부분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헌 전 차장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행정처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각종 ‘재판 거래’ 의혹 문건을 작성하거나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법원 내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을 뒷조사하거나 이들에게 불리한 인사 조치를 주도록 하는 문건 등을 작성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임종헌 전 차장이 지난해 법원을 떠나면서 재직 시절 생산하거나 보고받은 문건들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주거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헌 전 차장은 이날 검찰에 문건들을 반출한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5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라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판단에 따라 최근 문건들이 담긴 하드디스크와 업무수첩을 모두 버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헌 전 차장은 MBC ‘PD수첩’ 제작진이 찾아와 ‘사법 농단’ 의혹에 대해 묻자 전력 질주를 하며 제작진을 따돌리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TX 해고 승무원들, 12년 만에 정규직 복직…“경력직 특별채용”

    KTX 해고 승무원들, 12년 만에 정규직 복직…“경력직 특별채용”

    KTX 해고 승무원들이 해고 12년 만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정규직으로 복직하게 됐다. 전국철도노동조합과 코레일은 21일 오전 10시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합의서 3개 항과 부속합의서 7개 항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우선 2006년 정리해고된 뒤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한 KTX 승무원을 특별채용하기로 했다. 다만, 채용 결격 사유가 있거나 코레일 본사 또는 자회사에 취업한 경력이 있다면 이번 채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정리해고 승무원 280여명 가운데 이번 합의로 복직 대상이 되는 이는 180명이다. 코레일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인력 운용 상황을 고려해 결원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해고 승무원들을 채용할 계획이다. 채용 분야는 사무 영업(역무) 6급이다. 향후 코레일이 KTX 승무 업무를 직접 수행하게 되면 이들을 전환 배치하기로 했다. 노사는 이달 9일 교섭을 시작해 총 5차례 만났고, 16일, 20일에는 밤샘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코레일은 아울러 해고 승무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재심 절차가 열리면 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협조하기로 했다. 또 정리 해고와 사법 농단으로 유명을 달리한 승무원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두달간 서울역에 천막을 세우고 농성을 해온 해고 승무원들은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어 그간의 투쟁 경과와 협상 결과 등을 발표하고 농성을 해제한다. KTX 승무원들은 2006년 3월 1일부터 코레일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지만, 코레일은 자회사로의 이적을 거부한 승무원 280명을 그 해 5월 21일자로 정리해고했다. 해고 승무원들은 2008년 10월 1일 코레일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고, 1심 법원은 그 해 12월 코레일이 승무원들의 실질적 사용자라고 판결했다. 2심 역시 같은 판결을 내렸지만, 2015년 대법원이 이같은 판결을 파기하고 승무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사법농단’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 시절 양승태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사법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정권에 유리한 판결 중 하나로 KTX 승무원 해고 사건이 언급되면서 대법원 판결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법원 “PC자료 그 자리서 봐라” 몽니… 발목 잡힌 檢 수사

    대법원 “PC자료 그 자리서 봐라” 몽니… 발목 잡힌 檢 수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이 법조계와 정치권, 언론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주요 혐의자들이 사용한 PC 하드디스크 분석 작업으로 확보한 자료의 반출을 대법원이 불허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있고 있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사법농단 주요 혐의자들이 사용한 PC의 하드디스크 분석 작업을 대법원 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 입회 하에 ‘재판거래’ 와 ‘법관사찰’ 의혹 등 사법농단 관련 키워드로 하드디스크를 검색해 관련 문건을 추출하는 식이다. 검찰은 이같은 분석 작업을 통해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특정 정치인들과 언론사 관련 재판 동향을 별도로 관리한 정황이 담긴 자료를 확보했다. 일각에선 당시 대법원이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선거법 관련 재판과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언론사들의 재판을 활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선 이야기 하기 어렵다”면서도 “단순한 정보 보고 수준은 훨씬 넘어서는 자료들”이라고 말했다. 이들 자료는 기존 대법원 특별조사단이 밝혀내 검찰에 넘긴 410개 문건에는 포함되지 않는 내용들이다. 이렇듯 하드디스크 분석 작업을 통해 새로운 의혹이 드러나고 있지만, 검찰 수사는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그 원인을 분석 작업을 통해 추출한 문건을 검찰이 대법원 밖으로 반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고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를 제공받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자료를 받으려면 결국 대법원의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뽑아낸 자료를 분석하고 혐의점을 찾으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한데, 대법원 안에서만 분석을 하게 될 경우 시일이 지체될 수 있고 또 제한된 인력만 자료를 보기 때문에 수사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자료의 외부 반출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드디스크에서 나온 자료가 재판거래와 관련이 있는지가 불명확하고,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를 임의로 냈다가 증거 능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법원이 이율배반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지적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은 검찰이 강제수사를 통해 관련 증거를 모두 확보하는 것이 증거 능력 훼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통해 자료를 가지고 가라고 하고 있지만, 현재 검찰이 확보한 자료로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법원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면서 “증거 능력 훼손에 대한 우려로 자료를 못 주겠다는 것은 그야 말로 핑계”라고 꼬집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법행정권 남용 판사 13명 징계위원회 열린다

    사법행정권 남용 판사 13명 징계위원회 열린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에 개입한 의혹으로 징계 대상에 오른 판사들에 대해 징계위원회가 20일 열린다.  법관징계위원회는 이날 고등법원 부장판사 4명, 지방법원 부장판사 7명, 판사 2명에 대한 회의를 개최한다. 앞서 지난 6월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조사한 결과를 기초로 징계를 청구했다. 이와 동시에 고등법원 부장판사 2명, 지방법원 부장판사 3명에 대해서는 재판 업무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했다. 재판 배제 조치 대상인 판사들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이민걸 고법 부장판사, 양형위원 상임위원이었던 이규진 고법 부장판사 등이다.  법관징계위원회는 위원장과 6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장은 대법관 중에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이날 오후 징계 대상에 오른 판사 13명에 대해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관련 입장을 청취한다.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은 정직·감봉·견책이 가능한데, 불복하는 경우 징계 취소 청구 사건을 단심으로 재판할 수 있어 징계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검찰, 양승태 훼손된 하드디스크 실물 확보… 복구 착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디가우징(강력한 자력에 의한 데이터 삭제 기술) 처리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해 복구작업에 착수했다. 17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최근 법원행정처로부터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이 사용하던 하드디스크 실물을 임의 제출받았다. 검찰은 하드디스크 복구 전문업체에 의뢰해 해당 하드디스크의 데이터 복원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법원행정처는 양 전 원장과 박 전 처장 퇴임 후 이들이 사용한 PC 하드를 디가우징 조치 후 폐기처분했다. 검찰은 지난 6일부터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은 다른 하드디스크 자료에 대한 분석 작업도 대법원 청사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진행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법무부, 서울지검에 사상 첫 여성 차장 검사 발탁

    법무부, 서울지검에 사상 첫 여성 차장 검사 발탁

    13일 단행된 법무부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서울중앙지검 최초의 여성 차장검사가 발탁되는 등 여성 검사들이 약진한 점이 돋보였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적폐 청산’을 지휘해온 검사들이 유임된 점도 주목받고 있다. ◈여성 검사들의 약진 법무부는 13일 단행한 검찰 인사에서 이노공(49·연수원 26기) 부천지청 차장을 서울중앙지검 4차장으로 임명했다. 인천 출신의 이 신임 4차장검사는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 형사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장,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등을 지냈다. 올해 초 신설된 4차장직은 이번 조직 개편으로 3차장 산하에 있던 강력부와 과학기술범죄수사부(기존 첨단범죄수사2부)를 새로 지휘하고, 공정거래조사부와 조세범죄조사부를 3차장에게 넘긴다. 전임 4차장인 이두봉(54·25기) 차장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윤대진(54·25기) 신임 법무부 검찰국장을 대신해 1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겼다. ‘여성 공안검사 1호’ 서인선(44·31기) 신임 법무부 인권조사과장을 비롯해 김남순 신임 대검 수사지원과장, 김윤희 신임 대검 DNA·화학분석과장도 각 보직에 최초 발탁된 점이 눈에 띈다. 김윤선(42·33기)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검사는 ‘인사부장’으로 불리는 법무부 검찰과 부부장으로 임명됐다. 특히 검찰과 부부장 자리에 비(非) 서울대 출신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윤석열 사단’ 적폐청산 지휘부 유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필두로 한 ‘적폐청산’ 지휘부도 유지된다. 국정원 수사팀을 지휘해온 박찬호(52·26기)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와 박근혜·이명박 두 대통령을 수사한 한동훈(45·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모두 유임됐다. 적폐 청산의 연속성 유지하기 위한 인사로 해석된다. 특히 이들이 각각 최근 고용노동부 비위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주요 특수·공안수사를 이끌어온 부장검사도 상당수 남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의혹을 파고든 송경호(48·29기) 특수2부장,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수사를 맡았던 양석조(45·29기) 특수3부장, 적폐청산 사건 특별 공소유지를 맡은 김창진(43·31기) 특수4부장은 자리를 그대로 지킨다.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논란을 파헤친 신봉수(48·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은 같은 지검 특수1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임 특수1부장인 신자용(46·28기) 부장검사는 ‘요직’으로 불리는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임명됐다. 2차장 산하에서 삼성 노조 와해, 고용노동부의 ‘제3노조’ 불법지원 사건 등을 수사하고 있는 김성훈(43·30기) 공공형사수사부장도 같은 지검 공안2부장으로 이동했다. ◈‘인권 중시’ 검찰 조직 개편 이번 인사에선 검찰 조직 개편도 함께 이뤄졌다. 대검찰청은 인권부를 신설하고 인권기획과·인권감독과·피해자인권과·양성평등담당관을 설치했다. 인권수사자문관으로는 박종근(50·28기)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을 비롯한 5명이 새로 임명됐다. 지난해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지방검찰청 5곳(서울중앙·대전·대구·부산·광주지검)에 새로 신설된 ‘인권감독관’도 12곳으로 확대된다. 검찰의 외부기관 파견도 대폭 축소됐다. 법무부는 국정원 파견검사를 5명에서 2명으로, 국내기관 파견 검사는 46명에서 41명으로 감축했다고 밝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일어난 국정원 파견 검사들의 ‘사법방해’ 사건 등을 의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국정농단 재판서 사법농단 반박한 이영훈 재판장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문고리 3인방’의 1심 재판장이 선고를 앞두고 법정에서 자신에 대한 의혹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히 검찰을 겨냥한 듯한 발언이 있어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과 법원의 신경전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檢 “선고 과정서 할말 아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이영훈 부장판사는 12일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판결을 내리기 전 “며칠 전 이번 재판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기사와 관련해 한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지난 9일 한 일간지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얽힌 판사들이 국정농단 관련 재판을 맡고 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이 부장판사를 지목했다. 이 부장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 시절 2년간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을 지냈다. 이에 대해 이 부장판사는 “사실 확인도 안 된 상황에서 기정사실화하고 재판의 공정성을 문제 삼는 것은 법원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문제를 바로잡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정에서 재판장이 자신의 신상에 대해 발언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 부장판사는 특히 “개인적으로 이번 보도가 국정원 특활비 뇌물 사건에 무죄 판결이 선고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까지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며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장 개인의 신상과 관련된 언론 보도에 대한 입장은 해당 언론과 사적으로 말할 내용이지, 선고 과정에서 공개 발언할 내용이 아니다”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문고리 3인방 ‘특활비’ 유죄 이날 재판부는 ‘문고리 3인방’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방조 혐의를 유죄로 보고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던 두 사람은 다시 구치소에 수감됐다. 정 전 비서관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상납된 특활비가 뇌물은 아니라고 보고 앞서 국정원장 3인방과 마찬가지로 문고리 3인방의 뇌물방조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단독]박주민 “2016년 가을 법원행정처 판사들 연락”…‘민변 블랙리스트’ 실행 정황

    [단독]박주민 “2016년 가을 법원행정처 판사들 연락”…‘민변 블랙리스트’ 실행 정황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 변호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당시 법원행정처 소속 일부 판사들이 실제 이들을 관리한 정황이 확인됐다.2016년 10월말 ‘법원행정처 대외비’로 작성된 ‘000086야당분석’ 메모 문건에 블랙리스트로 이름이 올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재작년 여름·가을 쯤 법원행정처 소속 김모 판사 등이 자주 전화를 걸어 밥을 한번 먹자, 차를 마시자며 자주 연락해왔다”면서 “실제 한 두 번정도 만나 식사를 하면서 법원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주 연락이 와서 ‘법원행정처가 (나를) 관리를 하나’하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민변이 사법농단 의혹 사건 관련 피해자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드러난 ‘000086야당분석’ 파일에는 최근 대법관 후보가 된 김선수 변호사와 박 의원, 성창익 변호사, 정연순 변호사(당시 민변회장), 장주영 변호사(전 민변회장), 송상교 변호사(현 사무총장) 등 민변 소속 변호사 7명의 이름 위에 ‘블랙리스트’라는 단어와 ‘널리 퍼트려야 한다’는 문구가 적시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행정처는 블랙리스트에 오른 변호사들과 친분이 있는 판사들을 활용해 이들을 관리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박 의원에게 연락한 법원행정처 판사들은 대부분 그의 학교 후배나 사법연수원 동기 등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박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구성이 바뀌면 법원행정처에서 새로 법사위가 된 의원과 친한 이들을 데리고 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박 의원이 법원행정처가 추진하던 상고법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의원은 “의원이 되기 전부터 상고법원과 양승태 사법부 체제에 비판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에 상고법원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를 하기 보다 법원조직이 바뀌려고 한다는 점을 어필하려고 한 것 같다”면서 “대법관 수를 늘리는 것이 맞지 않냐고 제안했지만, 그렇게 되면 진보 대법관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 것 같다”고 전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사위 의원들에 대한 전방위 로비 과정일수도 있지만, 법원행정처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변호사들을 회유·설득하려고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문건 내용이 일부 실행됐을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檢, 양승태 사법부 ‘민변 대응 문건’ 실행 조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민변 회원 7명을 ‘블랙리스트’라고 명시한 문서파일도 확인됐다. 11일 ‘사법농단’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김준우·최용근 사무차장은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민변이라는 민간 변호사 단체를 사찰한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또 의사결정 과정에도 부당하게 개입하려고 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민변은 대법원 산하 특별조사단이 찾아낸 410개 문건 중 ‘상고법원 입법관련 민변 대응 전략’을 포함해 총 7건의 민변 관련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문건에는 상고법원에 대한 민변의 입장을 바꾸기 위해 ‘약한 고리’ 전략과 ‘강한 고리’ 전략 등을 펼쳐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약한 고리’ 전략으로는 상고법원에 우호적인 진보 진영 학자나 국회의원을 돕자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최원식·문병호’ 등 전직 국회의원의 이름을 실명 거론하고, 우군으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강한 고리’ 전략으로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결정 이후 일선 법원에서 심리하는 관련 재판을 통해 민변과 ‘빅딜’을 시도하는 방안과 보수 변호사 단체 활용 방안도 제시됐다. 또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의원들을 압박하기 위해 지역언론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법원장 등을 동원하는 것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변 측은 검찰 조사에서 2016년 10월 27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000086야당분석’이라는 제목을 담은 메모 형태의 한글문서 파일도 확인했다. 파일에는 성창익, 정연순, 송상교, 장주영 변호사 등 민변 전·현직 간부 7명의 이름과 사법연수원 기수, 소속 사무실 등이 적혀 있고 그 위에는 ‘블랙리스트’라고 표시됐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다모클레스의 칼/홍지민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다모클레스의 칼/홍지민 사회부 차장

    러시아월드컵에 나선 우리 축구대표팀은 토너먼트까지 오르지 못한 채 일찍 돌아오고 말았지만, 세계 1위 독일을 꺾었다는 자부심은 챙겼다.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 등 강호들이 잇따라 추풍낙엽이 되고 있는 상황 못지않게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바로 비디오판독(VAR)이다. 혹시 모를 판정의 잘못을 해당 장면을 다시 보며 바로잡는 시스템이다. 유럽 팀들에게 VAR 기회가 더 유리하게 주어졌다는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결과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본다. 우리 대표팀도 스웨덴전과 독일전에서 VAR 때문에 울고 웃었다. 3명의 심판이 눈에 불을 켜고 경기를 지켜보는데도 왜 월드컵 축구는 테크놀로지의 힘을 빌려야 했을까. 과거엔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오심이 승부를 좌우하는 일이 잦아지자 고육지책을 쓴 것이다. 30여년 전 VAR이 일찌감치 도입됐다면 마라도나의 ‘신의 손’도 없지 않았을까. 가까운 미래에는 VAR을 넘어 인공지능 심판이 축구에 투입될지도 모를 일이다.요즘 우리 사법부를 보면 인공지능 심판이 필요한 것은 축구뿐만이 아닌 것 같다. 사법부에 대한 믿음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법관 사찰 의혹으로 출발해 재판 거래 의혹까지 불거지며 1년 넘게 사법부를 흔들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사법농단’이라는 전무후무한 수식어가 붙었다. 사실 그간 국내외 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의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는 30% 안팎에 불과했다. 이번 사법농단 사태는 그마저도 반 토막 냈을 것 같다. 차라리 인공지능에게 법과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의 저울을 맡겨도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올 법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재임 당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상 과제가 사법부 신뢰 회복이었다는 것은 무척 아이러니하다. 그는 대법관 퇴임 때도, 6개월가량 공백을 거쳐 대법원장으로 취임했을 때도, 또 퇴임 때도 누누이 국민 신뢰를 강조했다. “법관의 무기는 국민의 신뢰와 존경”, “국민 신뢰는 사법부의 유일한 존립 기반”, “재판의 진정한 권위는 국민 승복에서 얻어지고 국민 승복은 법관에 대한 존경과 믿음에서 우러난다”, “법관에 대한 존경과 신뢰 없이는 사법부의 미래도 없다”고 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상고법원도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해 추진했던 핵심 방안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언론들이 저마다 방향성에 따라 법관의 고향이나 학교, 개인 발언들을 들먹이며 재판 결과에 불신을 쏟아낼 때마다 속상해했다. 그 원인 중 하나를 법관 개개인에게서 찾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신 발언이 잇따르자 법관들에게 자제를 주문하기도 했다. 문제 의식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 법관이 평소 개인 성향이나 소신을 드러낸다면 재판받는 당사자들은 선입견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법부 신뢰 회복에 대한 조급증 때문인지 법관 사찰, 재판 거래 의혹이라는 불행한 결과로 이어졌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법부를 보면 양 전 대법원장이 그리스 신화에서 자주 인용하던 칼 하나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는 “판사에게 칼이 있다면 머리 위 천장에서 가느다란 말총에 매달려 있는 다모클레스의 칼이 있을 뿐이다. 만일 그 가닥에 조그만 상처라도 생기면 칼은 언제든 법관 머리 위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미 말총에 큰 상처가 났지만 끝내 칼이 떨어질지는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요리조리 칼 밑을 피해 보려는 모양새가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더욱더 떨어뜨리고 있다. 부디 칼 밑에 초연하게 서 있기를 바란다. 칼이 떨어지더라도 그대로 받아 내는 게 국민 신뢰를 바닥에서부터 다시 쌓아 올리는 길이다. icarus@seoul.co.kr
  • 이정현 의원 로비 정황에도… ‘사법농단’ 수사 지지부진

    대법, 기조실 외 파일 제출 안해 檢 “강제수사보다 법원과 협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사건이 검찰 수사로 넘어가면서 정치권과 법조계 등 전방위로 추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김명수 대법원장이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지 3주가 넘도록 검찰이 요청한 자료를 제대로 넘기지 않아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관 사찰’과 ‘재판 거래’를 중심으로 제기됐던 ‘사법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상고법원 도입을 반대한 대한변호사협회에 대한 압박,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응 전략 수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 대상 맞춤형 로비 등 의혹이 속속 추가되고 있다. 최근에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상고법원 설치 추진을 위해 2015년 6월 4일 청와대 인근의 한 식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정현 (전 새누리당) 의원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차장은 이 의원을 통해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접촉했고, 두 달 뒤인 9월 6일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통령은 오찬 회동을 가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이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규명해야 할 의혹은 쌓이는 반면 수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지난 6일부터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사용한 컴퓨터(PC) 하드디스크를 복제 방식으로 제출받고 있는데, 현직인 고영한 대법관의 하드디스크는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또한 기획조정실에서 사용된 하드디스크 외에 사법정책실, 사법지원실 소속 심의관들의 하드디스크도 제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의 목적 중 하나가 사법부를 둘러싼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라면서 “강제수사보다 협의를 통해 자료를 넘겨받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검찰의 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주요 혐의자들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검찰 스스로가 수사를 위한 기본 자료라고 밝혀 놓고도 대법원이 제출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찰·재판거래 의혹 대법 “‘현직’ 고영한 하드는 못 줘”

    ‘양승태 사법부’ 시절 재판 거래·법관 사찰 의혹 수사와 관련, 현직인 고영한 대법관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제출 여부를 놓고 법·검 간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고 대법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중인 2016~2017년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사법 농단이 상당 부분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시기다. 시민단체 등은 양 전 대법원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함께 고 대법관의 연루 여부를 수사해야 한다고 지목해 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가 지난 6일부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전직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의 컴퓨터 하드를 복제(이미징) 방식으로 임의제출받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문건 작성 실무자뿐 아니라 이들의 보고를 받은 행정처 차장, 처장 등의 컴퓨터 하드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게 검찰의 방침이다. 하지만 고 대법관 하드디스크의 경우 행정처는 현직 대법관의 하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것은 사법부 중립을 해치는 일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고 대법관의 임기는 오는 8월 1일까지다. 고 대법관 자료 제출 거부가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청구 의지를 다시 북돋울지 주목된다. 검찰이 지난달 19일 임 전 차장 등의 하드 임의제출을 요구했지만, 법원이 같은 달 26일 관련 문서파일 410개만 선별해 제출하자 영장 청구를 적극 검토했었다. 사상 초유의 대법원 압수수색 가능성은 그러나, 법원이 임의제출을 약속하며 누그러졌지만 고 대법관 자료라는 새로운 쟁점이 나타난 셈이다. 고 대법관은 앞서 지난달 15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번 사태에 연루된 고법·지법 법관들을 재판에서 배제시킬 때에도 징계 대상에서 배제돼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고 대법관 하드를 놓고 수사기관 제출 여부가 문제되는 것과 별도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의 하드는 법원 내부지침에 따라 디가우징 방식으로 폐기 처분돼 사실상 복구, 수사가 불가능한 상태다. 행정처는 지난해 말 퇴임한 김용덕·박보영 전 대법관의 하드는 폐기하지 않고 보존한 데 이어 향후 퇴임할 대법관들의 하드디스크를 상당 기간 보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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