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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삶의 현장에 ‘IoT’ 접목…부산, 亞 제1의 창업도시 포부

    모든 삶의 현장에 ‘IoT’ 접목…부산, 亞 제1의 창업도시 포부

    부산시는 스마트시티와 관련해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해 ‘사람과 기술, 문화로 융성하는 부산’을 만드는 게 목표다. 부산시는 스마트시티의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세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명품 도시 반열에 우뚝 서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다. ●2019년까지 IoT 인력 1500명 양성 부산은 동남권 산업벨트의 중심 도시이자 해양, 신발, 의류, 자동차 등 IoT 관련 서비스 수요가 풍부하다. 또 U-city(유비쿼터스 도시) 선도 도시로서 지난 10년간 풍부한 경험과 자원을 갖춰 왔다. 정보고속도로 등 IoT 실현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시티를 성공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도시다. 지난해 3월에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IoT 생태계 조성사업에 들어간 데 이어 4월에는 정부의 글로벌 스마트시티 실증단지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되는 등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부산시는 글로벌 스마트시티 실증단지 조성사업을 기반으로 정부 및 민간 기업과 함께 총사업비 1035억원을 들여 해운대 전역에 스마트시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2019년까지 IoT 전문인력 1500명을 양성하고 창조기업 150개 육성, 글로벌 강소기업 15개 육성, 글로벌 공동서비스 15개를 발굴하기로 했다. 현재 스마트시티 개방형 통합 플랫폼 설치, 드론을 활용한 해상안전 서비스망, 스마트 가로등, 스마트 파킹, 스마트 에너지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운대 지역을 IoT 실증 테스트베드로 선정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안전, 교통, 관광, 에너지, 환경, 생활 편의 분야 등에 30여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수요자 중심의 지역별 특성에 맞는 아이디어 창출과 기술 개발, 서비스 구축 등 시민 참여형 스마트시티 서비스 모델 개발도 함께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1인 창조기업, 스타트업,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직접 개발과 테스트, 시뮬레이션 등이 가능한 개발환경과 Living Lab(실험실)을 구축해 IoT 기반 스마트시티 생태계도 조성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 IoLab(IoT Open Lab)을 개설하고 IoT 전문교육, IoT 솔루션 전시 등 컨설팅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관련 핵심 역량과 전문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선도형 스마트시티 구축과 해외 수출을 실행하기 위한 도시모델 발굴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 KAIST, 국토연구원과 ‘스마트시티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하는 글로벌 스마트시티 선점을 위한 하나의 방안이다. ●내년 세계 최대 ‘ICT 박람회’ 개최 부산시는 언제 어디서든 무엇이든지 연결되는 스마트시티를 만들기 위해 우선 해운대 센텀시티를 중심으로 반여, 석대, 회동산업단지를 잇는 수영강 벨트에 IoT, 정보통신기술(ICT), 소프트웨어(SW) 등 인터넷 신산업을 대거 육성해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첨단 스마트 ICT 밸리로 조성할 방침이다. 또 서부산권의 노후화된 지역을 스마트 팩토리 등 첨단산업단지로 변환하는 사업과 연계해 사상공업단지를 IoT와 로봇기술의 융복합을 통한 로봇산업 집적화 단지로 재탄생시킨다. 영도 및 북항지구에는 해양생명공학 등 블루오션의 첨단 해양산업 육성을 위한 해양 ICT 융합벨트를 조성하고, 문현금융단지에 핀테크 등 금융 ICT 융합 밸리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부산시는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SW 융합, 정보보호산업 등을 부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스마트시티 관련 고부가가치 신산업 창출, 규제프리존 설정, IoT 융합 도시기반서비스산업 육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의 사업을 통해 글로벌 스마트시티로의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부산이 ‘아시아 제1창업 도시’로 발돋움하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부산의 주력 산업인 기계, 섬유, 신발, 서비스산업에 IoT를 융합하고 로봇, 바이오, 디지털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부산의 산업 체질을 노동 집중에서 첨단산업으로 바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스마트시티가 조성되면 안전, 복지, 교통, 관광, 시민 편의 등 분야의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도시 재생 및 도시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부산시는 내년에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글로벌 ICT 박람회 ‘ITU 텔레콤월드 2017’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부산을 대한민국 ICT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해 7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IoT 기반의 글로벌 ICT 허브도시 조성을 위한 ‘글로벌 스마트시티 부산 비전 선포식’을 열고 2030년 미래 부산의 비전을 ‘스마트 부산도시’로 정했다. 김상길 부산시 ICT융합과장은 “스마트기술을 기반으로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요소가 연결되고 융합되며 재창조되는 부산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해 시가 역량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울산 첫 상설 야시장 ‘대박’ 예감

    울산지역 최초의 상설야시장인 ‘울산큰애기야시장’이 개장 첫날부터 대박을 터트렸다. 14일 울산 중구에 따르면 울산큰애기야시장은 지난 11일 개장 첫날 10만여명(매출 4500여만원)이 방문한 데 이어 12일 11만여명(4600여만원), 13일 9만여명(3800여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울산큰애기야시장은 35개 식품 판매대와 1개 상품 판매대가 설치돼 매주 화~일요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운영한다. 특히 일부 인기 판매대는 개장 1시간 만에 준비해 온 재료가 모두 동나기도 했다. 최성현(33)씨는 “돼지고기와 계란을 이용한 퓨전 음식을 들고 나왔다”면서 “임시운영 기간의 손님을 고려해 250인분을 준비했는데 오후 9시도 안 돼 동났다”고 말했다. 다른 판매대의 상황도 비슷했다. 중앙전통시장 관계자는 “이곳에서 장사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은 처음”이라며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인근 식당가도 손님이 많아져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방문객도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시민 김현정(40·여)씨는 “울산에는 서울 홍대나 종로 같은 맛집 거리가 없어 아쉬웠는데 야시장이 생겨서 반갑다”고 말했다. 양산에서 온 조민주(39·여)씨는 “대만 야시장을 가봤는데 울산큰애기야시장도 그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반면 카드 사용이 안 되고 부족한 화장실, 골목길 음식 냄새, 음악 소음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한국 대학 구조개혁의 미래] 대학 질적 팽창, 자율·지원 ‘투톱’ 체제로 완성된다

    [한국 대학 구조개혁의 미래] 대학 질적 팽창, 자율·지원 ‘투톱’ 체제로 완성된다

    “정원감축 이행 여부가 100점 만점에 3점이다. 1, 2점에 수십억원이 오락가락하는데 대학으로선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나.” 지방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10일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무엇보다 교육부의 굵직한 재정지원 사업에 입학정원을 줄이는 ‘구조감축 이행’이 지표로 들어가 있는 데 대한 불만이 컸다. 그는 “정부가 제대로 된 방향도 제시하지 않고 무조건 줄이라고 강압적으로 몰아붙인다”고 했다. 대학 구조개혁 1주기 3년에 대한 평가 이후 대학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정부가 대학 구조개혁의 방향은 제대로 제시하지 않은 채 목돈을 쥐고 대학들의 구조개혁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이다. 아우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구조개혁 1주기 3년간 4만 3000명을 줄인 정부는 2주기인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5만명, 3주기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7만명을 더 줄이는 식으로 모두 16만명의 입학정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일선 대학들은 구조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오히려 “대학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고 말하는 이들도 적잖다. 당장 2018년부터 대학입학 정원(55만 9000여명)이 고등학교 졸업생(55만여명)보다 많아진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16만명이면 2000명 정원 대학이 앞으로 80여개나 없어진다는 것인데, 대학들의 구조개혁 속도가 더딘 감이 있다”고 했다. 대학 구조개혁을 부른 대학의 무분별한 양적 팽창의 시발점은 1996년 김영삼 정부의 ‘대학설립 준칙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 교사(校舍), 교지(校地), 교원, 수익용 기본재산의 4가지 최소 요건만 갖추면 비수도권 지역에서 누구나 대학을 설립할 수 있었다. 정부가 1995년 도입해 이듬해부터 시행한 첫해에 2년 동안 무려 21개 대학이 생겨났다. 교육부가 2013년 대학설립 준칙주의를 17년 만에 폐지하고 허가제로 돌릴 때까지 사립대가 무려 47개나 늘었다. 박거용 상명대 교수는 “교육 철학이나 장기 운영 계획이 없는 부실 대학들이 양산된 것은 당연했다”면서 “만들기는 쉽지만, 사립학교법 등에 따라 없애기는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했다.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허용한 결과 대학의 질적 팽창은 양적 팽창을 따라가지 못했다. 급격히 많아진 대학들은 결국 학생의 등록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고교 졸업생이 급격하게 감소하게 될 처지가 되자, 수입원이 떨어지게 된 대학은 결국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만 바라보는 상황이다. 현재 2017년 교육부 예산안에 따르면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사업(PRIME),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CORE), 수도권 대학 특성화 사업(CK)을 비롯한 11개 주요대학재정지원사업 예산이 2675억원에 이른다. 정부가 이를 무기로 대학 구조개혁을 강하게 드라이브하면서 대학에서 볼멘소리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국민 세금으로 부실 대학까지 지원해야 하느냐”, “아예 지원을 끊으면 경쟁력이 약한 대학은 자연도태될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시장에 맡길 경우 경쟁력 있는 지방 대학이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고, 수도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실 대학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이런 문제를 고려할 때 내년부터 시작될 2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는 평가 지표를 좀더 세밀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교육부가 대학 구조개혁의 지향점으로 몇 개의 대학모델을 큰 그림으로 내놓고,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교육 여건이나 역량과 무관한 지표를 포함하거나, 정량 지표만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줄여 대학의 혁신 노력에 대한 정성평가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인문학이나 기초과학은 대학을 선정하기보다 일정 점수를 넘으면 지원해 주는 방식도 있다. 임재홍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는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문학이나 기초과학은 일부 대학만 선정하면 탈락한 대학은 필연적으로 구조조정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일정한 점수를 넘은 대학에 맞춰 지원하는 ‘포뮬러 지원 방식’ 등도 다양하게 고려해 볼 만하다”고 했다. 대학은 대학대로 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예컨대 서울시립대 물리학과의 경우 다른 대학들이 순수 물리학에 매달릴 때 계산물리를 목표로 삼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특성화를 기해 성공한 사례다. 박인규 물리학과 교수는 “특성화 사업을 신청하면서 학과를 어떤 식으로 키워 나갈지를 교수들 간의 치열한 브레인스토밍 등을 거친 이후 학과의 발전이 도드라졌다”면서 “규모가 작은 대학이 대형 대학과 똑같이 간다면 이길 수가 없다. 대학 구조개혁 과정에서 특성화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지방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3년간 6000억원을 주는 프라임사업을 위해 75개 대학이 지원했는데, 선정된 21개 대학 외에 나머지 대학들은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해 놓고 사업에 탈락하자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면서 “대학들이 돈을 따내려고 형식적인 논의만 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일관된 대학 구조개혁을 위한 제반 시설도 속히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정부 입김과 영향력에서 벗어난 대학평가 전담기구를 설립하는 것도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대학 구조개혁 법안 통과 등을 통해 정부가 바뀌더라도 대학 구조개혁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新전원일기] ‘배움’ 뿌리고 ‘자연’ 거두고 ‘이웃’ 나누고

    [新전원일기] ‘배움’ 뿌리고 ‘자연’ 거두고 ‘이웃’ 나누고

    성공한 귀농이란 무엇일까. 억대 연봉의 농부, 외제차를 타는 농부가 성공한 귀농의 롤모델이 되어야 할까. 물론 ‘농민이 부자 되는 세상’이야말로 좋은 세상이겠지만 처음부터 목표를 그렇게 잡는 것은 귀농 생활을 또 다른 생존 경쟁의 장으로 만들어 버린다. 나 자신의 간절함으로부터 시작되는 귀농, 그것이야말로 귀농의 첫걸음이 아닐까. 한 사람의 개인적 귀농도 중요하지만 농촌 생활에서는 마을공동체와의 융화가 중요하다. 더 오래 지속 가능한 귀농, 마을공동체와 함께하는 귀농,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보람과 깨달음을 주는 귀농의 핵심은 바로 ‘귀농 교육’에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농촌 생활의 A부터 Z까지 철저한 귀농 교육을 실천해 온 이해경(60) 남원귀농귀촌학교 교장을 만났다. 이 교장은 경제학 박사 출신의 농부이자 한국의 자연농업 1세대다. →귀농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준다면. -대학원에서 경제사학을 공부하며 조교, 시간강사의 코스를 걷는 동안 맞벌이 아내의 경제적 지원을 받았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되자 계속 학자의 길을 갈 수 있을지 고민이 깊었다. 1993년 박사 논문을 끝내고 중국 북경인민대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며 읽고 싶은 책들을 원 없이 읽었다. 처음으로 의무감이 아닌 자유 의지에 의한 공부에 깊은 희열을 느꼈다. 그때 여러 책을 읽으며 ‘무위자연’의 화두가 마음속에서 점점 살아나며 귀농의 꿈을 꾸게 됐다. 친구 농장에서 1년 정도 농촌 생활을 경험하며 농사의 즐거움에 흠뻑 빠졌다. →남원귀농귀촌학교를 설립하게 된 과정은. -이병철 전국귀농운동본부장의 소개로 1998년 전북 남원 산내면에 위치한 ‘실상사 귀농학교’(남원귀농귀촌학교의 전신)의 개교를 계획하던 도법스님을 만났다. 어느덧 귀농교육을 진행한 지 18년째다. 산내에서의 13년은 멈추지 않는 불도저처럼 일했다. 실상사 농장을 귀농자들에게 제공해 전업 농부를 양성하고, 사단법인 한생명을 결성해 지역공동체를 만들고, ‘인드라망 생명공동체’의 지리산 거점을 만들었다. 어린이집, 방과후학교, 노인건강교실 등을 만들어 귀농인들이 정착할 수 있는 문화인프라를 구축했다. 2009년에는 도법 스님의 뒤를 이어 실상사 귀농학교의 교장을 맡았다. 2011년 남원시, 남원시 도시민유치협의회와 함께 남원귀농귀촌학교를 시작했다. →자연농법에 대한 신념을 갖고 귀농을 결심하신 계기는. -1992년은 내게 ‘운명의 해’였다. 전국이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상의 쌀시장 개방 이슈로 뜨겁게 불타고 있었다. 쌀시장 개방은 우리 농업과 농민의 사망 선포나 다름없는 막중한 결정이었다. 그때 시내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한권의 책 ‘생명의 농업’(후쿠오카 마사노부)이 내 인생을 바꾸었다. 무농약, 무비료, 무제초, 무경운의 ‘4무 농법’이 한국 땅에서 가능하다면 쌀시장 개방에 맞서 우리 농업의 대안이 될 수 있었다. 4무 농법은 생산비를 대폭 낮출 수 있어 저가의 수입쌀과 대등한 가격 경쟁이 될 수 있으리라는 경제학자로서의 분석이었다. ‘생명의 농업’이 나에게 던져준 화두는 바로 무위자연이었다. ‘스스로 그러함, 자연에 순응하는 조화로운 삶을 사는 것이 진정 나의 갈 길’을 분명하게 깨닫게 해주었다. →실상사 귀농학교 시절부터 귀농 교육을 해왔는데, 귀농 교육의 밑그림은 어떤 것인지. -초기에는 단지 배움에 대한 욕망으로 시작된 일이 점차 생태적 귀농의 확산을 통한 농촌공동체의 복원이라는 사회적 과제로 변화되면서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알찬 교육을 통한 귀농인의 농촌 유입 확대와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는 일, 지역민과 귀농인의 조화로운 협력을 통한 마을공동체의 복원이라는 두가지의 과제가 오롯이 나 자신의 과제가 되었다. 거기에 40대의 열정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귀농귀촌 교육은 피할 수 없는 18년 동안의 나의 운명이 되어버렸다. 우리 귀농학교가 연결시켜 준 커플이 무려 50쌍이 넘을 정도다(웃음). →자연농법의 미래는 어떤지, 그리고 주로 어떤 농작물을 가꾸고 있는지. -현대 농업은 철저한 외부 종속형 구조다. 모든 것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고비용 농업이다. 당연히 비용을 많이 투입할 수밖에 없으니 아무리 농사를 오래 해도 망하기 십상이다. 남원귀농귀촌학교의 농지 규모는 논 5000평, 밭 5000평 정도다. 아무리 쌀값이 떨어져도 우리의 밥상만큼은 꼭 지켜야 한다. 핵폭탄보다 위력이 훨씬 큰 식량위기 폭탄이 조만간 오리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도가 23%에 불과하다. 농민들이 벼농사를 포기하는 순간, 우리나라는 식량 안보에 큰 위기가 온다. 쌀값을 올릴 수 없으면 농사 비용을 줄이는 자연 농업을 실시해야 한다. 내가 두 번째로 중시하는 작물은 약초와 산채류다. 야생의 형질이 강하기 때문에 농부의 큰 노력 없이도 자연재배의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다. 자연의 약성을 최대로 살리는 약초와 산채류의 자연농업은 앞으로 건강한 밥상을 지켜줄 최고의 힐링 작물이다. 세 번째는 토종 작물이다. 종자의 주권을 빼앗기면 농업의 주권을 상실하는 것이다. →귀농 이전과 이후의 삶에서 가장 달라진 점들은 어떤 것들인지. -귀농 이전에는 학교라는 조그만 틀 속에서 안주하고 살았던 것이 전부였다. 귀농 후에도 여전히 사회에서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잘난 체를 많이 했다(웃음). 서투르면서도 의욕만 앞세워 갈등이 발생했다. 귀농 전 사회에서는 상처가 발생할수록 자신을 더욱 단단한 껍질로 보호막을 만들었을 텐데, 오히려 귀농 후에는 내 자신을 두껍게 감싸고 있던 자아의 막들이 하나씩 떨어져 나갔다. 마음을 채우고 있던 모든 것들을 비우고 내려놓자 진실로 평안해졌다. 지금은 모든 것이 고맙고, 지금 현재가 참으로 행복하다. 위대한 자연을 평생의 스승으로 모시고 농사를 힘든 일이 아닌 ‘농선’(農禪)으로 생각하게 되니 농부임이 자랑스럽다. →귀농 교육을 하시면서 보람을 느끼신 적은 언제인지 궁금하다. -교육의 보람은 귀농학교를 거쳐간 분들이 농촌에 잘 정착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어떤 젊은 여자분은 초창기 실상사 귀농학교가 비닐하우스 교실에서 교육을 할 때 실수로 화재를 일으켜 시설이 전소된 적이 있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불을 낸 당사자는 늘 미안한 마음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그분이 농촌 현장체험을 하다가 남편을 만나 훌륭한 가정을 이루어 TV프로그램에 초대돼 행복한 귀농생활의 사례가 되었을 정도다. 어떤 젊은 친구는 교육을 마치고 학교에서 소개한 곳에서 현장 체험을 하던 중 좋은 인연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산중에서 학교에서 배운 자연농업을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데, TV 인간극장에서도 소개됐다. →현재 일종의 귀농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런 열풍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대부분의 귀농귀촌 교육이 성공을 목표로 하는 교육에 치중돼 있다. 억대부자 농부, 억대 매출 사업가 등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그들을 따라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정부가 교육시간 100시간을 지원 조건으로 정하면서 그 시간만 이수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필요에 의해 교육을 이수하는 것이 아니라 의무에 의해 교육에 참여하기 때문에 간절함이 부족하다. 귀농귀촌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기 자신을 향한 귀농귀촌이다. 자기 바깥만 바라보며 살아가다가는, 귀농의 진정한 목적을 잊어버리게 된다. ‘나’를 잘 바라볼 수 있다면 귀농귀촌은 무조건 성공한다. 또한 모든 면에서 자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주·의·에너지’는 반드시 자립의 토대를 형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산야초학교, 자연순환농업학교, 자연음식학교, 자연건강교실, 흙집짓기학교, 적정기술학교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귀농을 준비하거나 꿈꾸고 계신 분들께 조언을 한다면. -첫째, 귀농귀촌의 핵심은 농사다. 농사는 ‘준비’와 ‘때’가 가장 중요하다. 씨앗, 농지, 농자재 등을 준비하고 체력도 단련해야 한다. 그러면 저절로 때가 찾아온다. 둘째, 땅값 싼 곳이나 경치 좋은 곳만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디로 갈지 모르겠으면 무조건 좋은 이웃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좋은 이웃은 가장 좋은 귀농귀촌 보험이다. 셋째, 남의 인생을 표절하지 말아야 한다. 무조건 억대부자 농부, 억대 성공 사례를 따라가는 것은 드라마 작가가 남의 작품을 표절하는 것과 같다. 나의 정체성을 세우는 나만의 길을 찾아야 한다. 넷째, 결코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오자마자 창업자금 융자받아 사업부터 추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시작이 빚쟁이의 굴레 속에서 이뤄진다면 평생 그것을 벗어나기 어렵다. 최근 수년간 정부가 수많은 빚쟁이 귀농귀촌 창업을 권장했는데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 5년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참으로 우려스럽다. →향후 계획은. -남원귀농귀촌학교에서는 인공 감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자체 브랜드 쌀막걸리를 만들 예정이다. 무공해 산야초를 중심으로 다양한 먹거리의 상품화도 계획 중이다.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 귀농교육 프로그램도 열심히 준비 중이다. 귀농교육이 이뤄지는 ‘귀정사’로 가는 길 곳곳에서 동네 주민들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참으로 정겨웠다. 도시에 사는 나에게는 이런 마을이 없다. 이사 온 지 8년째이지만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 없다. 나는 ‘마을’을 잃어버렸기에 이토록 외로운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문득 울컥한 무엇인가가 치밀어 올랐다. 잃어버린 이웃을 찾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삭막한 도시 속에서도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결국 귀농귀촌은 ‘관계 맺음’의 방식을 바꾸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인간과 자연 사이, 상품과 소비자 사이의 관계까지도 바꾸는 자연농법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게 되었다. 농민의 부채를 양산하는 대량생산 농업을 지양하고, 저비용 고효율의 자연농법으로 가는 길을 개척하는 남원귀농귀촌학교의 미래는 밝다.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이나 농약의 장기적 위험을 깨달은 사람들이 점점 더 자연농법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고, 건강한 먹거리, 안전한 먹거리,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대한 비전을 추구하는 자연농법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글쓴이 정여울 작가 2013년 제3회 전숙희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공부할 권리’,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등.
  • [경제 블로그] 역외펀드 절차 간단해진대요 #그런데 검은머리 외국인은?

    [경제 블로그] 역외펀드 절차 간단해진대요 #그런데 검은머리 외국인은?

    역외펀드의 국내 투자 절차가 대폭 간소해질 전망입니다. 금융 당국이 8일 “실효성 없는 절차 때문에 해외 투자금 모으기가 어렵다”는 금융회사들의 건의 사항을 받아들인 덕입니다. 역외펀드는 해외에서 설립한 펀드가 자금을 모아 국내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국내 주식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간 국내 금융회사는 역외펀드가 국내 투자를 위해 계좌를 개설할 때 3단계에 걸쳐 실소유자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1단계에선 25% 이상 지분 소유자를, 2단계에선 최다출자자·과반수 선임 주주를 찾도록 했습니다. 그래도 안 되면 3단계에서 법인·단체의 대표자를 실제 소유자로 간주해 왔습니다. 하지만 실제 1·2단계에서 실소유자를 찾는 일은 사실상 전무했다고 합니다. 실제 외국인이 계좌 개설 시 제출하는 ‘외국인 투자등록신청서’에는 정작 지분 정보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또 현실적으로 지분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입니다. 역외펀드 대다수는 대표자가 법인(운용사)이기 때문에 실제 소유자를 사람(자연인)으로 특정해도 불가능할 때가 적지 않습니다. 금융사는 앓던 이가 빠진 분위기입니다. 규제 완화 덕분에 투자가 늘 것이라는 기대도 나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만에 하나 간소화된 조치가 ‘검은 머리 외국인’을 양산하는 데 악용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절차를 복잡하게 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특정 개인이 역외펀드를 통해 자금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자금세탁 등을 하는 가능성을 차단하자는 취지입니다. 이에 대해 금융 당국은 “절차 간소화에 따른 자금 세탁 위험성은 미미하다”고 밝힙니다. 그렇다면 의문도 듭니다. 그렇게 실효성조차 없는 조치를 왜 만들었는지 말입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정신이 없습니다. 거액이 해외로 흘러갔지만 금융 당국이 제대로 짚어 내지 못했고 일부 은행들은 이를 도왔다는 의혹도 나옵니다. 우려가 기우이길 기대합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개업금지 맥도날드 뿔났다

    맥도날드, 시에 2000만弗 손배소 가톨릭 본산인 바티칸에 출점해 추기경들의 반발을 샀던 맥도날드가 이번에는 패스트푸드점 개업을 반려한 이탈리아 피렌체 시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맥도날드는 유럽 관광 명소 가운데 하나인 피렌체 두오모 광장에 옥외 음식점을 만들려다 거부되자 7일(현지시간) 2000만 달러(약 227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두오모 광장은 고딕 건축물과 르네상스 시대 유물이 조화를 이룬 곳으로, 성모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과 지오토의 종탑 등이 자리잡고 있다. 중도 좌파 성향의 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은 지난 6월 맥도날드의 개업 신청을 기각했고, 피렌체의 구시가지보전 전문가 위원회도 나르델라 시장의 결정을 지지해 입점이 최종 반려됐다. 나르델라 시장은 “맥도날드는 법에 따라 출점을 신청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 또한 이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현지언론 라 리퍼블리카는 “그는 패스트푸드 음식점을 유치해 생겨나는 경제적 효과보다 르네상스 중심도시였던 피렌체의 역사성을 보전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피렌체의 특수성을 감안해 음식점의 외관과 사업 모델 등을 현지 사정에 맞게 바꾸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시가 이런 노력을 받아들이지 않은 점에 반발하고 있다. 현재 맥도날드는 전 세계 문화 관광지에 음식점을 출점하는 과정에서 ‘역사적 명소의 상징성을 해친다’, ‘보전이 핵심인 문화재 구역에 쓰레기를 양산하는 패스트푸드점은 맞지 않는다’ 등의 이유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에도 로마 성 베드로 광장 근처에 가게를 내 가톨릭 사제들의 분노를 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또 불거진 부작용 ‘약’ 환자는 불안감에 ‘악’

    또 불거진 부작용 ‘약’ 환자는 불안감에 ‘악’

    생후 5개월 된 아기 엄마인 A씨는 지난달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아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돔페리돈’ 성분이 함유된 약을 처방받았다. 그런데 최근 뉴스를 보다가 돔페리돈 성분이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보도를 보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미 먹은 약으로 인해 아기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걱정이다. A씨는 “돔페리돈이 신생아에게 심장질환 등의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처방받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병원에서는 처방받은 약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 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논란이 있을 때마다 문제를 제기한 쪽과 문제가 없다는 쪽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전문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약을 먹는 일반인의 불안감만 가중되고 있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의약품 판매액은 2012년 43만 4679원에서 2013년 44만 9154원, 2014년 46만 9329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약을 복용하는 절대량이 많아지면서 약품의 안전성이나 효능에 대한 논란 또한 늘고 있다. 지난달 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된 돔페리돈의 안전성 논란은 한 달이 넘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돔페리돈은 구토 증상을 완화하는 성분이 있어 위장약 등에 쓰인다. 복용 시 일부 환자들에게 모유를 촉진시키는 효과를 보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모유량이 적은 산모들에게 비급여(식약처에서 정해준 허가목적 외 목적으로 처방하는 것) 처방으로 약을 복용토록 해 왔다. 전 의원은 돔페리돈이 심장질환 부작용이 있어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지 않았고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2014년 4월 제한적 사용권고가 났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동안 7만 8361건의 돔페리돈이 처방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전 의원이 주장한 돔페리돈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는 국내 사용 용량 30㎎을 초과해 정맥에 주사했을 경우”라고 반박하고 전 의원을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10월 현재 국내에서 59개 업체가 81품목의 돔페리돈 성분 함유 의약품(전문의약품 75품목, 일반의약품 6품목)을 팔고 있다. 돔페리돈의 안전성을 두고 전 의원과 의료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해당 약품을 처방받거나 복용한 환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국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기보다는 수동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돔페리돈은 유럽과 캐나다 등에서 현재 정상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약품”이라면서 “보건복지부에서 돔페리돈 처방 관련 실태를 조사 중이라 그에 따른 제반 요청 사항을 함께 도운 뒤 돔페리돈의 판매 중지 등에 대해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식약처에서 치주질환 치료제로 판매됐던 동국제약 ‘인사돌’과 명인제약 ‘이가탄’의 효능 효과를 ‘치주치료 후 치주염의 보조치료제’로 바꾼 것 역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사돌과 이가탄에 대한 치료 효과 논란은 2013년 처음 불거졌으나 이에 대한 별다른 설명이 없다가 3년이 지난 뒤에야 바뀌었다. 동국제약과 명인제약 측은 보조치료제로 바뀐 것에 대해 “식약처가 공식적으로 약의 효능을 인정한 것”이라면서 “오히려 그동안의 논란을 확실하게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약품 제조업체들에 임상 재평가를 실시한 뒤 전문가들의 의견을 거쳐 결정하느라 시일이 좀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국 식약처가 논란 이후 3년 만에 인사돌과 이가탄을 보조치료제로 바꾸면서 앞서 치료제로 알고 인사돌이나 이가탄을 장기 복용했던 치주염 환자들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곳이 없어졌다. 미용 목적으로 쓰이고 있는 보툴리눔톡신 균주(보톡스)를 둘러싼 업체 간 갈등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4일 국내 보톡스 업체인 메디톡스가 휴젤과 대웅제약의 보톡스 균주 출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갈등이 한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를 관장하는 질병관리본부는 이제서야 부처 간 협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힌 상태다. 과거 안전성 논란으로 시장에서 사라진 의약품도 있다. 미국 제약사 애보트의 식욕억제제 ‘리덕틸’은 2001년 국내에 출시된 이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시부트라민’이 주성분인 리덕틸은 국내 제약사 30여곳이 복제약을 양산해 연간 500억원 규모까지 시장이 커졌다. 그러나 2010년 1월 EMA가 위험성을 이유로 판매를 금지했고 FDA도 같은 해 10월 판매금지 처분을 내리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2012년 1월 한국애보트가 리덕틸의 국내 판매 승인 허가를 자진 취하하기까지는 1년이 넘는 기간이 걸렸다. 환자들은 이처럼 약품의 안전성과 효능 등에 대해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 줘야 할 당국이 너무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지난해 수유 과정에서 돔페리돈을 처방받아 복용했다는 한 산모는 “현재는 문제가 없지만 나중에 돔페리돈 복용으로 인해 혹여라도 이상이 나타날 경우 이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걱정”이라면서 “어느 곳에서도 명확한 설명을 해 주는 곳 없이 의사가 단순히 문제가 없다고만 하면 믿고 복용해야 하는 건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의료·보건업계에 오랜 기간 종사해 온 한 관계자는 “의약품의 경우 의사나 약사, 제약업체 등 모두가 각자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의약품의 안전성이나 효능 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말해 줄 수 있는 곳은 정부 당국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지낸 노환규 하트웰의원 원장은 “의약품은 약을 판매한 뒤에 그에 대한 부작용을 모니터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선진국의 경우 환자들이나 약사, 의사 등이 특정 약품에 대한 부작용을 발견했을 경우 당국에 직접 신고할 수 있는 정부기관이 상시 운영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약품에 대한 부작용이 있을 때 마땅히 신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창구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식약처 관계자는 “2012년부터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을 통해 의약품 부작용을 신고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ATM기 1년 반 만에 1900여대 줄어든 이유

    ATM기 1년 반 만에 1900여대 줄어든 이유

    ‘4만 7015대(2014년 12월)→4만 5070대(2016년 6월).’ 국내 은행에서 사양길에 접어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현황이다. 은행권은 “모바일뱅킹 등에 밀린 자연도태”라고 시큰둥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ATM 업계는 “은행들의 후려치기로 더 급격히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반박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김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은행권의 불공정 ATM 입찰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ATM 업계는 이 자리에서 은행들이 ‘역경매 입찰’과 ‘타행 낙찰가 확인’을 결합한 방식을 써 ATM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경매 입찰’은 가장 싼값을 부른 곳에 일감을 주는 구조다. 가격을 제시한 순간 순위가 실시간 공개되기 때문에 2등 업체는 낙찰을 받으려고 가격을 더 낮추게 된다. ‘타행 낙찰가 확인제’는 ATM을 구매할 때 다른 은행의 낙찰가를 입찰에 반영하는 것이다. ATM 업계는 “은행들이 연중 최저가로 구매하려고 ATM 입찰을 의도적으로 계속 연기해 재고 부담과 출혈 경쟁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업계에 따르면 ATM 평균 낙찰가는 2009년 1950만원에서 지난해 1200만원, 올해 1100만원 정도로 떨어졌다. 은행권은 “사양산업 손실을 전가하려는 속셈”이라고 맞선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ATM 가격 하락은) 은행의 갑질 때문이 아니라 관련 기술 보편화와 (모바일뱅킹 확산 등으로) 이용률 하락에 따른 가치 저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KB국민, 우리, 신한, 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 가입 고객(중복 포함)은 2014년 말 3132만 6504명에서 2016년 8월 4102만 3469명으로 1000만명 가까이 늘었다. 16개 은행 중 역경매 입찰 방식을 쓰는 곳은 7군데(우리, SC, 기업, KEB하나, KB국민, 부산, 씨티)다. 이들 은행은 국가가 인정하는 공정한 거래 방법이라고 말한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수신제도부장은 “제품 간 기술 차별성이 크지 않고 구매 단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은 구매 비용 절감을 위해 역경매 방식을 쓴다”면서 “오히려 ATM 1대당 은행 연간 손실액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주장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쇠락하는 ATM “숙명인가” “야합인가”

    쇠락하는 ATM “숙명인가” “야합인가”

    ‘4만 7015대(2014년 12월)→4만 5070대(2016년 6월).’ 국내 은행에서 사양길에 접어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현황이다. 은행권은 “모바일뱅킹 등에 밀린 자연도태”라고 시큰둥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ATM 업계는 “은행들의 후려치기로 더 급격히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반박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김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은행권의 불공정 ATM 입찰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ATM 업계는 이 자리에서 은행들이 ‘역경매 입찰’과 ‘타행 낙찰가 확인’을 결합한 방식을 써 ATM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경매 입찰’은 가장 싼값을 부른 곳에 일감을 주는 구조다. 가격을 제시한 순간 순위가 실시간 공개되기 때문에 2등 업체는 낙찰을 받으려고 가격을 더 낮추게 된다. ‘타행 낙찰가 확인제’는 ATM을 구매할 때 다른 은행의 낙찰가를 입찰에 반영하는 것이다. ATM 업계는 “은행들이 연중 최저가로 구매하려고 ATM 입찰을 의도적으로 계속 연기해 재고 부담과 출혈 경쟁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업계에 따르면 ATM 평균 낙찰가는 2009년 1950만원에서 지난해 1200만원, 올해 1100만원 정도로 떨어졌다. 은행권은 “사양산업 손실을 전가하려는 속셈”이라고 맞선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ATM 가격 하락은) 은행의 갑질 때문이 아니라 관련 기술 보편화와 (모바일뱅킹 확산 등으로) 이용률 하락에 따른 가치 저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KB국민, 우리, 신한, 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 가입 고객(중복 포함)은 2014년 말 3132만 6504명에서 2016년 8월 4102만 3469명으로 1000만명 가까이 늘었다. 16개 은행 중 역경매 입찰 방식을 쓰는 곳은 7군데(우리, SC, 기업, KEB하나, KB국민, 부산, 씨티)다. 이들 은행은 국가가 인정하는 공정한 거래 방법이라고 말한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수신제도부장은 “제품 간 기술 차별성이 크지 않고 구매 단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은 구매 비용 절감을 위해 역경매 방식을 쓴다”면서 “오히려 ATM 1대당 은행 연간 손실액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주장했다. 2011년 ATM 업체들이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받은 것도 단가 하락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2017년 바다의 날은 새만금에서

    ‘2017 바다의 날’ 기념식이 전북 군산에서 개최된다. 7일 전북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내년 5월 31일 열리는 ‘제22회 바다의 날’ 기념식을 군산 새만금 신시광장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바다의 날은 유엔 해양법협약 발효(1994년 11월)를 계기로 해양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1996년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해양수산 분야 최대 행사다. 해수부는 매년 지자체를 대상으로 개최지를 공모하고 있다. 이번에는 인천, 경기 안산, 군산 등 세 곳이 응모했다. 군산시는 최종 개최지로 선정됨에 따라 기념식이 열리는 주에 새만금컵 국제요트대회, 새만금 낚시대회, 해양문학상 공모전, 학술세미나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북도는 내년 8월 결정되는 ‘2023년 세계 잼버리 대회’ 유치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최준욱 해수부 해양산업정책관은 “군산시와 긴밀히 협의해 내년 바다의 날이 바다와 해양산업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해양수산인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IS, ‘자살폭탄 개’ 600마리 동원해 극렬 저항

    IS, ‘자살폭탄 개’ 600마리 동원해 극렬 저항

    이라크 정부군의 모술 탈환 작전으로 턱밑까지 쫓기고 있는 이슬람국가(IS)가 '개 폭탄'까지 동원해 극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영국 메트로 등 서구언론은 IS가 개에게 자살폭탄 조끼를 입혀 자폭하는 방식으로 이라크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IS는 최후 거점인 모술 방어를 위해 '인간 방패' 뿐 아니라 '개 폭탄'까지 온갖 잔인한 수단을 가리지 않고 있다. IS가 자살폭탄으로 동원하고 있는 개의 숫자는 약 600마리. IS는 이 개들에게 폭탄 조끼를 입힌 후 이라크 정부군 지역으로 보내 원격으로 폭파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라크 군 관계자는 이란 국영뉴스통신사 IRNA와의 인터뷰에서 "IS는 개 뿐만 아니라 공격이 가능한 모든 동물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상상하기 힘든 새로운 전략으로 공격해오는 탓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라크군의 공격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는 IS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이중 이라크군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민간인들을 방패로 삼고있는 것이 대표적. 현재 모술지역의 민간인만 약 1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 피해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IS는 인형도 방어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형은 물론 장난감, 시계, 카드 등 모든 물건에 폭발물을 숨겨 무차별적인 피해자를 양산시키는 것으로 특히나 순진무구한 어린이들이 위험에 노출돼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같은 극렬한 저항에 이라크 정부군도 모술 진입에 애를 먹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IS가 모술 주요 지역에 인간 방패와 부비트랩, 바리케이드 등을 세워 최후의 저항을 벌이고 있다"면서 "다른 도시에서도 연쇄자살폭탄 테러를 벌이며 이라크군의 전력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사업 방향성·멤버들 협업이 창업 성공의 관건”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사업 방향성·멤버들 협업이 창업 성공의 관건”

    스타지크 70여개 업체 부화시켜… 혁신하는 기업 반드시 기회 올 것 ‘창업 천국’ 선전에는 창업기업만큼이나 창업 지원기업(액셀러레이터)도 많다. 세계적인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인 미국의 핵스(HAX)도 2013년 본부를 선전으로 옮겼다. 액셀러레이터는 창업가에게 업무 공간을 마련해 주고 투자자를 소개해 주는 한편 시제품 생산을 도와주며 판로까지 개척해 준다. 선전시 난산구 창업광장에는 시정부가 창업기업을 위해 건설한 18개 빌딩이 들어서 있다. 여기에 둥지를 튼 액셀러레이터만 100여개에 이른다. 레노버가 설립한 액셀러레이터인 ‘스타지크’도 이곳에 입주해 있다. 지난달 21일 스타지크 운영책임자인 펑융(彭勇) 총감과 만나 선전 창업 생태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선전 액셀러레이터의 특징은 무엇인가. -창업기업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작업 공간(제조 공방)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3D 프린터 등 고가 장비를 갖춰 언제든지 시제품을 만들 수 있다. 선전에는 세계 최대 전자 유통상가인 화창베이가 있어 부품 조달이 쉽다. →지금까지 몇 개의 업체를 부화시켰나. -70여개 업체를 부화시켰다. 현재 20여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음성식별 기능으로 자동차를 조작하는 기술을 개발한 ‘스비치’(思必馳)도 우리가 부화시킨 기업인데, 기업 가치가 40억 위안(약 6700억원)에 이른다. →액셀러레이터의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되나. -창업 기업들로부터 받는 월세, 기술 자문료, 투자 이익, 제품 양산에 따른 판매 이익 공유 등이다. 월세는 1000위안(약 17만원) 정도로 아주 저렴하다. →베이징의 창업 지구인 중관춘과 선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베이징대와 칭화대가 옆에 있는 중관춘은 인터넷 기반의 소프트웨어 창업이 활발하지만, 선전은 철저히 ‘제조 창업’이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선전의 역사와 무관치 않다. →창업 기업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어떻게 판단하나. -척 보면 안다. 아이디어와 기술도 중요하지만, 사업의 방향성과 멤버들 사이의 협업이 더 중요하다. →실패하면 재기가 불가능한가. -창업자에게 실패는 늘 있는 일이다. 경험이 부족해서 실패할 수도 있고 시기를 잘못 만나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전에서 영원한 실패란 없다. 끈기 있게 버티며 혁신하는 기업엔 반드시 기회가 온다. →이공계 출신들이 많을 것 같은데. -대학과 전공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리 제조 공방에는 인문학을 전공한 여성이 여성용품을 만들기도 하고 기자 출신 창업가가 1인 미디어 기업을 운영하기도 한다. 선전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한국 게 섰거라’?중국, OLED 생산에 20조원 이상 투자

    ‘한국 게 섰거라’?중국, OLED 생산에 20조원 이상 투자

     중국 전자업계가 한국의 주력산업인 반도체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ELD) 패널 생산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OLED는 스마트폰과 TV 등에 주로 쓰이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뒤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TV는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20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OLED 대국’인 한국을 넘어서겠다는 생각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패널 메이커인 BOE는 쓰촨성 청두에 스마트폰 기준 월 1000만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게될 OLED 패널 공장을 건설 중이다. 투자액은 5000억엔(약 5조 5000억원)이 넘는다. 2019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화싱광뎬(CSOT)도 후베이성 우한시에 BOE와 같은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BOE와 CSOT가 OLED 패널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데는 미국 애플이 아이폰 2017년 모델 일부에 OLED 패널을 채택하겠다는 방침을 거래처에 통보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메이커들도 탑재를 시작해 OLED 패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OLED 패널은 액정에 비해 선명한 색채를 구현할 수 있는데다 휘어지게 할 수도 있어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하다.  톈마그룹은 우한시에 건설중인 액정공장을 OLED 전용으로 전환했다. 에버디스플레이와 비저노믹스도 새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로열과 같은 디스플레이 스타트업 기업도 현지 지방정부의 자금지원을 활용해 3000억엔(약 3조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중국 업계는 액정패널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어 2018년쯤이면 액정패널에서도 한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생산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업계가 계획대로 생산을 시작하면 스마트폰 환산 OLED 패널 생산량이 세계 전체 출하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OLED 패널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용 OLED 생산기술에서 가장 앞서있는 삼성도 수율(생산효율)을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율을 높이지 않으면 원가가 높아져 중국 메이커들의 경영이 나빠질 수도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조선산업 위기 극복·활성화 산업정책포럼 개최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조선산업의 위기 극복과 활성화 방안을 찾는 토론회가 울산에서 열렸다. 울산시는 3일 울산과학기술진흥센터 회의실에서 조선해양산업분야 기업인, 기관·단체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해양산업 위기극복 및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울산산업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울산산업정책포럼은 정부 산업정책과 최신 산업기술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포럼으로 정부 정책 전문가,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등을 초청해 주제 강연을 듣고 지역 산업발전 방안 등의 대안을 논의하는 행사다. 이번 포럼은 최근 저유가 및 글로벌 시장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조선해양산업의 업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명호 한국해양대 교수, 양종석 해양금융종합센터 박사, 서용석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PD의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회 등으로 진행됐다. 시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지역 조선해양 기자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 고도화를 통해 조선해양산업의 희망을 찾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인맥으로 굴러가는 나라에서/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세종로의 아침] 인맥으로 굴러가는 나라에서/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최순실 파문으로 온 나라가 혼란스럽다. 그동안 나돌았던 괴이한 풍문들이 사실이었음을 밝혀 주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 모두는 허탈감과 자괴감에 빠져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이슈의 블랙홀이 돼 모든 뉴스를 덮어 버리는 가운데 문화예술계의 성추문도 어물쩍 꼬리를 감추는 분위기다. 나라가 결딴나려는 상황에서 그게 무슨 뉴스 거리나 되겠으며 덮고 간들 어디가 덧날 것이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최순실의 국정 농단이나 문화예술계의 성추문이 파급효과나 죄질의 경중만 다를 뿐 권력형 갑을 관계를 악용한 범죄라는 점에서는 매 한가지다. 문화예술계의 지명도 있는 인사들은 대단하게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실력자는 아니지만 그들이 활동하는 세계 안에서는 절대적인 권력을 지닌다. 전시회 기획을 하며 작가 선정 권한이 있는 큐레이터도, 대학의 예능계 학과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무명 작가, 작가 지망생 등 이해관계에 있는 여성들에게 이들은 절대 갑의 위치에 있다. 그들과 관계가 형성되면 문화계라는 상상계 진입이 가능하고, 반대로 잘못 보이면 그 세계에서 경력을 아예 포기해야 한다. 그러니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해도, 어떤 요구를 해 와도 거절할 수 없는 것이다. 문화예술계 내에서 갑을 관계에 따른 성추행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었다. 봉건적인 가부장적 문화가 예술계라고 예외가 될 수 없고, 예술가들은 자유로운 영혼까지 지녔으니 문제가 생겨도 욕망에 충실했다고 하면 그만이었다. 순수예술 분야는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까닭에 윤리의식이 결여된 사람들의 추행이 그동안 잘 알려지지도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낙원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옥이었을 것이다.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할 말은 하는 자존감 있는 세대가 불이익을 감수하고 용기 있게 증언을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은 세상 좁은 줄을 모르고 이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파하면서 그간의 사건과 위선적인 행위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가장 순수해야 할 문화예술계마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에 잠식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예술이란 자유로운 의지에서 비롯된 균형 잡힌 관계 속에서 형성될 때에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인데 이런 추악한 민낯이 백일하에 드러났으니 이제 어디에서 감동을 얻을 수 있겠는가. 이번 문화예술계의 홍역이 성장통이 되려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갑과 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권력형 범죄를 양산한 주범은 실력보다 인맥으로 움직이는 이 사회의 관행이라고 본다. 이는 누구 한 사람의 힘으로는 고칠 수 없는 어려운 문제이지만 우리 사회가 처한 전근대적 상황에서 벗어나고 예술이 예술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게 하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어야 한다. 끼리끼리 끌어주고 밀어주는 질서를 은근히 정상으로 받아들였다면 반성해야 한다. 인맥으로 굴러가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노력하면 된다는 생각은 더이상 망상이 아니어야 한다. lotus@seoul.c.kr
  • [열린세상] 여전한 그들만의 정치/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여전한 그들만의 정치/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한민국이 최순실의 국정 개입 의혹으로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대한민국이 이토록 국가 운영의 시스템조차 없었던 허술한 국가였던가.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공사(共私)의 구별도 못 하는 인물이었고, 비선(秘線)이 국정 운영에 개입해 특정 부처의 인사를 주무르고, 공권력을 사리사욕을 위해 이용할 정도로 민주적 절차와 운영이 무너진 국가였다. 국제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할 기업들이 비선 실세에 거액을 바치고 손쉬운 돈벌이나 모색하는 경제에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역대 정권마다 청와대나 국회가 벌이는 권력형 비리에 좌절해 온 국민이지만 이번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은 차원이 다른 실망을 안겨 주고 있다. 1987년 이래 5명의 대통령 모두 친인척이 관련된 권력형 부패로 곤욕을 치렀기에 국민은 이번 박근혜 정부만은 다르기를 진심으로 기원했다. 가까운 친인척의 수가 적고, 취임 전까지 별다른 스캔들이 없었던 박근혜 대통령이었기에 이러한 기대는 더욱 컸다. 그러나 최순실과 그 일당의 전횡에 대해 박 대통령은 물론 정부와 여당 그 누구의 제지도 없었다는 사실은 국민에게 절망을 주었다. 정계, 재계, 교육계, 체육계를 가리지 않는 최순실의 초법적 행태에 대한 뉴스와 루머의 홍수 속에서 국민은 시국선언과 촛불시위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최순실의 국정 농단이 드러난 이후 박근혜 정부의 국정은 사실상 마비됐다. 북핵 문제와 사드 배치를 둘러싼 동북아 국제 정세의 변화, 부실 기업 정리와 심각한 청년 실업의 해소, 고령화와 저출산 대응, 미세먼지와 지진 대비와 같은 국가적 난제가 도처에 깔려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는 남은 14개월의 임기만이라도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기 위해 냉철한 수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최순실의 국정 농단 전모를 명백히 밝히고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통해 민심을 달래야 한다. 한편 이번 사태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 운영 제도가 장기적 차원에서 개선돼야 함을 증명하고 있다. 거대하고 집중된 권력은 부패하기 쉽고, 권력의 사유화를 견제하기도 어렵다. 국회는 행정부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해 대립의 조정에도 무능해 오히려 갈등을 부추겨 왔다. 보수와 진보 모두 대선에서의 승리는 곧 모든 것을 의미하기에 건설적인 미래 계획보다 지금의 승리를 위한 허황된 공약을 쏟아내 왔다. 경제와 사회 곳곳에도 정부 주도 발전 전략을 통해 누적된 폐해와 부패가 드러나고 있다. 국민도 정치가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리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분산된 권력이 상호 견제를 원활하게 수행하는 국가 운영 체제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문제는 대통령이 도덕적 권위를 상실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계파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그들만의 정치’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당의 친박 지도부는 국가 리더십의 공백에도 책임감 있는 대응을 내놓지 못한 채 성난 민심에 떠밀려 국정 쇄신에 동의했다. 비박계 인사들도 그와 같은 사실을 몰랐다며 정권과의 거리 두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실정이다. 야당은 사태의 신속한 수습보다는 내년에 있을 대선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며 자신들이 제안했던 거국내각이나 국정 정상화에 오히려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권력욕에 사로잡힌 여야와 대권 주자들의 빠른 정치적 셈법이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특정 권력이나 계파적 이익을 위한 행보들이 계속된다면 최순실 사태의 결말은 정치 쇄신의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정치’가 양산하는 고질적 분열의 정치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한국 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번 사건은 한국 정치가 가진 문제들을 철저히 해부하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건설적 국정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권력 쟁취에만 혈안이 돼 있는 여야 지도자들이 눈앞에 보이는 정치적 손익계산표를 뛰어넘어 원대한 포부와 리더십을 보여 줄 때 ‘그들만의 정치’는 비로소 ‘우리를 위한 정치’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 [新국토기행] ‘방랑 시인’ 김삿갓도 이 너른 품에 안겼네

    [新국토기행] ‘방랑 시인’ 김삿갓도 이 너른 품에 안겼네

    전남 화순군은 돌 문화의 보물창고다. 선사시대의 숨결이 깃든 세계문화유산 화순고인돌을 비롯해 ‘천하제일경’ 화순적벽, 천불천탑의 운주사, 북면 서유리 공룡발자국 화석지 등 돌과 관련된 문화유적이 즐비하다. 풍수지리의 대가 도선국사가 우리나라 국토 지형이 커다란 배이고, 화순은 배의 중간 허리라고 표현한 지역이다. 예로부터 명승지가 많고, 온순하고 넉넉한 인심 때문에 남쪽의 유명한 마을이고, 순박하고 후덕한 마을이라는 뜻의 남주명향(南州名鄕), 순후지향(淳厚之鄕)의 고장으로 불렸다. 남면과 동복면에 걸친 모후산(해발 919m)은 우리나라에서 인삼을 처음 재배했다. 판소리 ‘호남가’의 노랫말에도 ‘풍속은 화순’, ‘부자형제 동복’, ‘능주의 붉은 꽃’ 등 화순의 지명이 세 번이나 등장할 정도로 유서 깊은 고장이다. 조선 중종 때 개혁 정치를 폈던 정암 조광조가 귀양 와서 죽음을 당한 터가 있는 등 역사 유적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광주시 근교 도시로 사통팔달 교통 요충지 역할을 한다. 군 단위로는 유일하게 종합병원과 의과대학이 있는 등 첨단의료산업의 메카로 거듭난다. 암 특성화 병원인 화순 전남대병원과 백신산업 특구로 지정된 생물의약 산업단지 등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구축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1읍 12개 면으로 인구는 6만 5500여명이다. [볼거리] ●선사시대 삶을 엿보는 화순고인돌 세계문화유산 화순고인돌유적은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들이 한곳에 나타난 산 교육장으로 선사시대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를 잇는 보검재 3㎞ 구간에 596기의 고인돌이 집중 분포돼 있다. 특히 100t 이상의 커다란 고인돌 수십 기가 있고, 280여t의 초대형도 있다. 축조과정을 알 수 있는 채석장이 함께 있어 고인돌 기원과 성격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고인돌 변천사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숫자의 방대함과 함께 지상석곽형, 바둑판형, 무지석형 등 다양한 고인돌이 있다. 2000년 12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 인기다. 현재 선사체험장 조성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도곡면 효산리 일원 1만 6665㎡ 부지에 50억원을 들여 세계거석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최근 착공했다. 이곳에는 대륙별로 대표성이 있는 17개국 거석 중에서 칠레 이스터섬 모아이석상 등 7개국 거석은 원형대로 제작·설치한다. ●中황주 적벽 뺨치는 천하제일경 화순적벽 화순을 대표하는 관광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화순적벽이다. 소동파의 적벽부로 유명한 중국 황주의 적벽보다 몇 백 배나 웅장하고 아름답다고 알려졌다. 화순적벽은 철옹산성과 동복호가 절묘하게 만나 빼어난 경치를 만든다. 화순적벽은 신재 최산두, 하서 김인후, 석천 임억령, 다산 정약용, 방랑시인 김삿갓 등 유명한 시인 묵객들이 자주 찾아 풍류를 즐기기도 했다. 동복천 상류인 창랑천 약 7㎞에 걸쳐 절벽경관이 발달했다. 대표적으로 동복댐 상류의 적벽(노루목 적벽)과 보산리, 창랑리, 물염적벽 등 4개의 군으로 구성됐다. 적벽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웅장함, 위락공간으로서 주변의 적절한 자연조건과 어우러지며 동복댐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널리 알려진 명승지다. 1519년 기묘사화 후 동복에 유배 중이던 신재 최산두가 절경을 보고 중국의 소동파가 선유하며 그 유명한 적벽부를 지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던 적벽에 버금간다 해 적벽이라 명명했다고 한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깎아 세운 듯한 수백 척 단애절벽의 절경에 젖어 방랑시인 김삿갓도 이곳에서 방랑을 멈추고 생을 마쳤다. 김삿갓을 비롯한 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좋아했던 상류의 노루목 적벽은 1985년 동복댐 준공을 계기로 30m가량이 물에 잠겼다. 화순적벽은 동복호가 상수원보호구역이라 출입이 통제됐다가 2014년 10월 30여년 만에 개방됐다. 최근까지 6만여명이 방문하면서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적벽 버스투어는 매주 수·토·일요일 주 3회, 1일 2회(오전 9시 30분, 오후 1시 30분) 운영된다. 2주 전에 화순군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 하루 350명만 수용한다. 30분간만 적벽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에 푹 빠질 수 있다. 주변엔 김삿갓 문학동산, 연둔리 숲정이, 이서 야사리 은행나무, 백아산 하늘다리 등 가 볼만한 곳이 널렸다. 가족 단위 1박 코스로도 제격이다. ●천불천탑의 신비 간직한 운주사 화순을 방문하고도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운주사를 보지 않고선 화순을 제대로 만나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신비스러운 곳이다. 여느 사찰과 달리 천왕문과 사천왕상도 없으며 일반적인 절집의 형식을 찾아볼 수 없다. 울타리와 문이 없는 낮은 산등성이와 계곡을 따라 다양한 형태의 불상과 불탑만 즐비해 절집 전체가 하나의 법당 같아 그 신비로움으로 관광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다. 미처 일으켜 세우지 못했다는 와불이 일어서는 날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세상 누구나 공감할 만한 신비로운 이야기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창성이 있다. 운주사 불상과 석탑은 12~13세기에 조성된 뒤 1942년까지 석불 213기와 석탑 30기가 존재했지만 지금은 석탑 21기와 석불 100여기만 남았다. 석불과 석탑은 조각수법이 투박하고 정교하지 않으며 탑에는‘Ⅹ’, ‘◇’ 등 기하학적인 무늬가 새겨진 것도 특이하다. 탑들은 항아리와 호떡을 얹어놓은 듯한 모양 등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인 모습들이다. 불상들도 눈, 코, 입, 귀만을 단순화하는 등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아 편안하고 친근한 조형미가 풍긴다. ●삶의 애환 간직한 유서 깊은 너릿재 옛길 너릿재 옛길은 화순의 진산인 만연산과 안양산을 거쳐 무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호남정맥의 지맥을 따라 형성됐다. 1971년 너릿재 터널이 완공되기 전까지 화순사람들의 삶의 애환과 역사를 가진 고갯길이다. 옛날 깊고 험한 재를 넘던 사람들이 도둑들에게 죽임을 당해 판, 즉 널에 실려 너릿너릿 내려온다고 해서 너릿재라고 전해진다. 오랜 역사만큼 얽힌 사연들도 많다. 최근에는 1980년 5·18 당시 시민군이 계엄군 손에 죽어갔던 한이 서렸다. 화순군이 최근 주변경관을 살린 생태문화 탐방로를 조성한 뒤 탐방객들의 몰린다. 벚나무 가로수 등 자연경관과 함께 등산로 쉼터와 전망대 등이 조성돼 등산객과 산악자전거 동호회원들로부터 인기다. 곳곳에 편백나무와 소나무 등을 심어 옛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경사도 완만해 가족이 함께하는 산책뿐 아니라 연인들의 데이트에도 좋다. 화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화순 대표 음식 흑두부… 색동두부도 유명세 흑두부 요리는 화순군의 대표 음식이다. 군 축제인 힐링푸드 페스티벌의 주 메뉴일 정도다. 다이어트식 등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고단백 저지방 식품인 콩이 각광받으면서 1990년대 후반 한 음식점 주인이 불가에서 내려오는 전통제조법을 배워 처음 흑두부를 선보였다. 맛이 진하고, 고소하면서 건강에도 좋아 인기메뉴가 됐다. 또 흑태·청태·서리태 등 세 가지 콩으로 만든 무지개떡을 닮은 색동두부도 유명하다. 맛과 효능이 다른 세 가지 콩이 한데 어우러지며 두부의 컬러시대를 열었다. 종이처럼 얇은 ‘포두부’를 개발해 색동두부와 함께 전골, 탕수육 등 갖가지 음식에 응용해 다양한 두부 요리를 선보이며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운다. 군은 다양한 두부 요리 개발을 추진한다. ●흑염소 요리… 특유의 냄새 없애 감칠맛 흑염소 요리는 무더운 여름 기운을 되찾게 해주는 대표 약선 음식이다. 흑염소는 화순에서 전국의 25%를 사육한다. 국내 유일의 흑염소 도축장이 있다. 방풍, 엄나무 등의 약초를 곁들인 흑염소탕은 남자의 양기와 여자의 허약함을 채워준다. 흑염소 고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 게 화순 흑염소 요리의 특징이다. 흑염소 요리는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아 좋은 음식은 약과 같은 효능을 낸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의 대표적인 사례다. 흑염소는 기름기가 적은 데다 단백질, 칼슘, 철분 등이 많으며 소화가 잘돼 임산부의 산후회복에도 좋다고 전해진다. 흑염소탕을 비롯해 전골, 수육 등 다양하다. 서비스로 제공되는 삼지구엽초로 담근 술은 수많은 암컷을 거느렸던 숫양의 비결이 삼지구엽초로 알려질 정도로 강장 효과가 좋은 한방 약재다. ●화순 기정떡… 부드럽고 쫄깃쫄깃 입맛 돋워 화순 먹거리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기정떡이다. 기정떡은 여러 지방에서 만들지만 특히 화순 기정떡이 유명하다. 남면 사평리의 한 떡집에서 40년 가까이 3대째 대를 이어 만들어 온 기정떡이 유명세를 타면서 ‘사평 기정떡‘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널리 알려졌다. 기정떡은 쌀을 막걸리로 발효시켜 만든 전통 발효떡으로 소화가 잘돼 아침 식사대용이나 웰빙간식으로 인기가 좋다. 멥쌀가루에 술을 넣어 발효시킨 다음 석이채와 대추채 등을 고명으로 얹어 찌는 떡이다. 발효과정을 거쳐 쉽게 상하지 않고 맛이 새콤하다. 칼로리가 낮고 속을 든든하게 해 줘 바쁜 아침 식사 대용이나 간식으로 인기가 좋은 기정떡은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받는다. 특히 부드럽고 쫄깃쫄깃해 기정떡 하면 화순을 떠올릴 정도다. 택배도 가능하다. ●파프리카… 과일처럼 단맛이 많아 인기 파프리카는 화순군 대표 농특산물로 면 단위에서 가장 많이 재배한다. 2008년 설립된 도곡파프리카 영농조합법인은 22 농가가 회원으로 가입해 도곡면 일원 20만㎡에서 파프리카를 생산한다. 최신 설비를 구축해 최적의 생산조건을 갖췄으며 생산된 파프리카의 60%는 일본과 호주 등지로 수출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파프리카는 과일처럼 단맛이 많아 입이 즐겁고, 선명한 색상은 눈으로 먹는 즐거움까지 제공하는 보석 같은 채소다. 칼로리는 낮고, 섬유질이 풍부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서 다이어트에 좋다. 몸속 활성산소를 제거해서 노화방지는 물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아주 탁월한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슬기 요리… 간질환 예방에 효과적 화순은 동복천, 화순천, 지석천 등지에 많이 서식하는 다슬기를 이용한 요리도 유명하다. 일급수에서만 자라는 다슬기는 영양면에서도 아미노산의 함량이 높아 간 기능을 돕는다. ‘동의보감’에 간질환 예방, 숙취, 신경통, 시력, 위장질환, 빈혈, 골다공증 등의 예방과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기록된 건강식이다. 다슬기탕과 다슬기 수제비가 대표적이다. 다슬기전과 다슬기회, 장조림 등 다양한 조리법이 향토 음식으로 개발됐다. 화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IS, 어린이 노린 무차별 ‘장난감 폭탄’ 으로 최후 저항

    IS, 어린이 노린 무차별 ‘장난감 폭탄’ 으로 최후 저항

    이라크군의 대규모 탈환 작전으로 근거지인 모술에서 수세에 몰리는 이슬람국가(IS) 측의 악랄한 만행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최근 영국 옵저버 등 서구언론은 IS가 정부군의 모술 공격을 지연시키기 위해 인형폭탄 등을 이용하는 잔인한 수법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정부군을 대상으로한 IS의 급조폭발장치(IEDs)를 해체하는 교육장에 전시된 위장 폭탄들은 한마디로 경악할 만한 수준이다. 테디베어 인형은 물론 장난감, 시계, 카드 등 모든 물건에 폭발물을 숨겨 무차별적인 피해자를 양산시키는 것. 특히나 인형과 장난감 폭탄은 순진무구한 어린이들의 동심을 악용하는 수법이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정부군에 따르면 이 인형은 만지면 바로 폭발해 어린이의 경우 현장에서 즉사하거나 운이 좋더라도 불구가 되기 십상이다. IEDs 해체를 맡고있는 나자드 카밀 하산 대령은 "사전에 교육받는 정부군은 이같은 인형에 손도 대지 않지만 아이들은 다르다"면서 "IS는 정말 짐승만도 못한 짓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부대는 지난 2년 간 총 50톤의 폭탄을 제거했으며 이중 모술 서부의 한 학교에서만 5톤의 폭발물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사실 어린이들을 노린 IS의 인형폭탄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이라크 정부군은 여자 어린이들이 주로 좋아하는 IS의 인형 폭탄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인형들은 IS와 적대관계에 있는 시아파를 노린 것으로 매년 이들이 이용하는 순례길에 놓여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라크 정부군은 IS의 최후 거점인 모술 진입을 목전에 두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31일(현지시간)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국영방송을 통해 “우리는 모든 방향에서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자)를 조여 뱀의 머리를 잘라 버리겠다”며 “다에시는 항복하지 않으면 죽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충남, 천수만을 해양레저스포츠 및 수산 중심지로 키운다

    천수만이 충남 해양수산의 중심지로 육성된다. 충남도는 1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수만을 어업과 해양레저스포츠의 중심지로 키우기 위한 발전계획 수립 용역을 의뢰한다고 발표했다. 도는 내년 초 국비와 도비 6억원을 투입, 외부 연구기관에 용역을 맡겨 2018년까지 발전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맹부영 도 해양수산국장은 “2013년에 이어 올해 우럭 양식장을 중심으로 집단 폐사해 50여억원씩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당초의 수산업을 살리고 천혜의 조건을 활용한 해양레저스포츠를 키워 충남 해양산업의 메카로 키우고자 이런 구상을 했다”고 말했다. 천수만은 AB지구 앞에 있는 바다로 오천항까지 23㎞에 이른다. 안면도(113.5㎢)보다 큰 180㎢로 AB지구와 안면도 사이에 있어 파도가 크지 않아 1년 내내 항해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수도권에서 1시간대에 위치한 점도 호재다. 천수만은 서산·태안·홍성·보령지역 2440가구 어민의 생계 터전이다. 우럭과 숭어 등 양식업이 발달됐고, 천수만 주변에 갯벌이 잘 갖춰져 굴과 바지락 등 맨손어업도 활성화됐다. 어민들은 해마다 262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하지만 평균수심이 7.65m(최대 27m)로 얕고 바닷물이 간척지 방파제와 섬 사이에 갇혀 여름철에 수온이 28~30도까지 올라가면서 집단 폐사를 낳고 있다. 반면 해양레저스포츠에는 조건이 좋다. 물결이 잔잔해 요트 등을 띄우는데 제격이라는 것이다. 도는 천수만의 서산 창리와 홍성 남당항에 마리나항을 만들고 국제해양레저스포츠박람회 등을 개최해 세계적인 해양레저 종합타운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맹 국장은 “2018년 이후 대천항~안면도 영목이 국내 최장 해저터널 등으로 이어지고 안면도가 국제적 관광지로 개발돼 천수만도 주목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靑 “최순실 수시 출입? 검찰 수사 중” 열흘 전 강력 부인하더니..

    靑 “최순실 수시 출입? 검찰 수사 중” 열흘 전 강력 부인하더니..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차를 타고 청와대를 수시로 출입했다는 보도와 관련 청와대가 “검찰수사 상황”이라고만 답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의혹에 대해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나라를 위해 냉정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CCTV 등 관련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것인가’란 질문에 “법에 따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원종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국감에서 최순실씨의 청와대 수시 출입설에 대해 “본 일도, 들은 일도 없다. 내가 아는 한에는 없다”고 강력 부인했었다. 불과 열흘 만에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정 대변인은 “지금 수없이 많은 의혹들이 나오고 있는데 오늘 아침 보도를 보니까 최순실씨가 검찰에 가서 아들이 없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검찰도 서류확인해 봤더니 없다고 하고, 어느 시사주간지에서 최씨 아들이 청와대 총무팀에 근무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는데 근무는 커녕 아들조차 없다는 것 아닌가”라며 시사저널 보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쏟아지는 언론 보도에 “지금도 근거없는, 확인되지 않은 게 양산되면서 외신들까지 가감없이 받아쓰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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