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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혼자 산다’ 쌈디, 하우스푸어 탈출→새 집 공개 “훈훈 가족애”

    ‘나 혼자 산다’ 쌈디, 하우스푸어 탈출→새 집 공개 “훈훈 가족애”

    ‘나 혼자 산다’가 쌈디의 가족애와 기안84·헨리의 형제애로 금요일 밤을 시원하게 물들였다. 3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1부 10.2%(닐슨 코리아 수도권 기준), 2부 11%로 금요일 전체 예능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방송에선 부모님과 함께 사람 냄새나는 일상을 보낸 쌈디와 중국에서도 변함없는 얼간 케미를 자랑하며 애틋한 시간을 보낸 기안84와 헨리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번 방송에서는 이사한 쌈디의 새 집을 방문하기 위해 부산에서 상경한 부모님이 등장했다. 잔소리 폭발하는 어머니와 그에 지지 않으려는 쌈디, 그 사이에서 평화를 유지하려 애쓰는 아버지의 모습은 수 많은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아들의 결혼을 걱정하며 직접 며느리감까지 찍어주는(?) 어머니와 “알아서 하겠다”며 일관하는 쌈디의 극사실적인 티격태격 케미는 공감지수를 폭발시켰다. 그러나 쌈디를 위해 정성이 듬뿍 담긴 음식을 손수 준비해 오는가 하면, 그의 랩 가사를 외워 함께 따라 부르는 등 숨길 수 없는 자식 사랑이 깨알 같은 재미를 더했다. 겉으로는 틱틱대지만 누구보다도 쌈디를 아끼고 응원하는 훈훈한 가족애가 돋보였다. 쌈디와 박나래의 묘한 핑크빛 케미도 웃음을 더했다. 쌈디의 아버지는 ‘나 혼자 산다’에 출연 중인 박나래를 언급하며 호감을 드러냈고, 어머니 역시 “음식을 가정주부보다 더 잘하더라. 엄마도 그런 며느리 봤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스튜디오에 있던 한혜진은 “기안아, 나래가 쌈디한테 간다”며 놀려댔고, 박나래와 러브라인을 형성했던 기안84도 양보하겠다고 했다. 이날 한복을 입고 있던 박나래는 화면 속 부모님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쌈디는 “그만하소”라고 받아쳐 큰 웃음을 안겼다. 기안84의 중국 여행기도 이어졌다. 기안84는 지난주에 이어 헨리와 중국에서의 오붓한 데이트를 즐겼다. 삼국지 덕후인 기안84는 삼국지 테마파크를 찾아 아이처럼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헨리와 함께 전통의상을 입고 충격 여장을 감행, 명불허전 얼간미(美)를 발산해 보는 이들을 박장대소케 했다. 그림 같은 풍경의 마을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두 사람은 유람선에서 짧은 여행을 마무리했다. 서로를 향한 애정이 느껴지는 대화에선 이들의 남다른 우애를 확인했다. ‘나 혼자 산다’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 10분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광양시, 전남도에 ‘광양보건대학교 정상화 추진’ 건의

    광양시가 최근 설립자 비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양보건대 정상화를 위해 전남도에 도립대학으로의 전환을 건의했다. 시가 도에 보낸 내용에는 장학금 지원과 도립대학으로의 전환, 공영형 사립대 지정 추진 등이 담겨있다. 지난 5월 김영록 전남도지사(당시 후보)는 광양보건대 등용관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내정자(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 허석 순천시장(당시 후보)등과 함께 도와 광양시가 재정기여금을 공동 출연하기로 공약하고, 정상화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시는 그동안 중앙 부처와 법률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은 결과 현행법상 기초자치단체인 광양시에서 학교 정상화를 위한 재단법인 설립과 출연(재정기여)이 어렵다는 의견을 받았었다. 이에 대학을 직접 설립해 운영할 수 있는 도에서 대학 정상화를 적극 추진해 줄 것을 요구하게 됐다. 최근 이성웅 광양보건대 총장은 도의 재정기여를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사실상 도립대의 전환을 희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도와 광양시는 지난달 광양시의회, 광양보건대, 한려대와 함께 ‘광양지역 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하고, 대학의 강도 높은 자구책을 촉구했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몸값 치솟은 리용호 북 외무상, 실속도 챙길까

    몸값 치솟은 리용호 북 외무상, 실속도 챙길까

    지난해 3개국과 양자회담... 올해는 하루에 7개국과 아세안과 관계 개선 성과 예상... 제재 완화는 ‘글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 싱가포르 무대에서 최대 관심 인사도 부상했다. 3일 하루에만 중국 등 7개국과 양자 외교장관회담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도 북한에 양자 회담을 요청한 상황이다. 다만 북한이 원하는 조기 종전선언, 대북 제재완화, 경협 등과 관련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지는 미지수다. 3일 오전 7시(현지시간)쯤 싱가포르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오후 2시 40분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양자 회담을 열었다. 이외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과도 양자 회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 ARF에서는 중국, 러시아, 필리핀 등 단 3개국과 양자 회담을 하는데 그쳤다. 북한은 우선 아세안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인도 회담은 지난 5월 비자이 쿠마르 싱 외교부 국무장관이 외교장관급으로 20년만에 방북해 리 외무상을 만난 뒤, 3개월만에 열리는 후속 만남이다. 또 아세안 10개국은 한국과 북한의 동시수교국으로 북한에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물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공식적 교류를 삼가해왔지만, 최근 들어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다음달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남북 정상의 공동참석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사이가 멀어진 말레이시아도 대북 외교관계 재정립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입장에서 대북 제재 완화, 경협 사업 등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실제 성과를 기대하기는 아직 쉽지 않아 보인다. 아세안 국가들은 여전히 북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이 없는 한 대북 제재를 중시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아세안 국가들과 양자회담을 갖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들 국가에 대북 제재를 엄격하게 이행하는 데 대해 감사하는 등 ‘대북 제재 공조’를 강조했다. 남·북·미·중 4자 간의 양자 회담에서 핵심 이슈는 조기 종전선언 여부다. 미국은 일방적으로 북에 양보만 하고 있다는 자국 내 여론 설득을 위해서라도 ‘핵 신고서 제출’ 등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조치를 종전선언의 전제로 거론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종전선언을 통한 체제안전보장 없이 핵심 비핵화 조치부터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조기 종전선언을 원하고 있다. 중국도 조기 종전선언에 우호적이다. 한국 정부는 연내 종전선언을 위해 우선 북·미가 접촉해 의견을 나누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날 북·중 및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남북 및 북·미 회담이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실제 만남이 이뤄져도 심도 깊은 논의는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남북만 해도 ARF에서 2007년 이후 11년만에 외교장관이 마주 앉고 북·미 간에는 이견만 재확인 할수도 있다. 그럼에도 ARF를 계기로 한 4자국의 연쇄 외교장관회담이 최근 북·미 교착상태를 완화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지난 1일(미국시간) 친서를 전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답장을 쓰는 등 화해무드도 읽히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중 외교장관회담으로 南北美中 4자 연쇄 회담 개막

    북·중 외교장관회담으로 南北美中 4자 연쇄 회담 개막

    北中, 종전선언 및 대북제재 완화 등 논의 관측 南北 및 北美 양자 회담 개최는 아직 미지수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3일 싱가포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한 주요 4개국 중 첫 만남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4일에는 한·미 회담을 갖을 계획이다. 다만, 남북 및 북·미 회담은 아직 계획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리 외무상과 왕 부장은 이날 오후 2시 40분(현지시간)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장인 싱가포르 엑스코 컨벤션센터에서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조기 종전선언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경제협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관측된다. 본래 4개국 양자 외교장관회담 중 한·중 회담이 지난 2일 가장 먼저 열릴 예정이었지만 중국 측의 일정이 지연되면서 이날 오후로 연기됐다. 왕 부장은 2일 언론브리핑에서 “종전선언 이슈는 우리 시대 흐름과 맥을 같이 하고, 한반도의 두 나라(남북)를 포함해 모든 국가 국민들의 열망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서 (대북제재도) 당연히 새로 다시 고려돼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4자 간의 회담에서 핵심 이슈는 조기 종전선언 여부다. 미국은 일방적으로 북에 양보만 하고 있다는 자국 내 여론 설득을 위해서라도 ‘핵 신고서 제출’ 등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조치를 종전선언의 전제로 거론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종전선언을 통한 체제안전보장 없이 핵심 비핵화 조치부터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조기 종전선언을 원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중국도 종전선언에 우호적이다. 한국 정부는 연내 종전선언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우선 북·미가 접촉해 의견을 나누며 현 교착 국면을 해결하자는 ‘중재자적’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북·중, 한·중,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남북 및 북·미 회담이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다만 실제 만남이 이뤄져도 심도 깊은 논의까지는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남북만 해도 ARF에서 2007년 이후 11년만에 외교장관이 마주 앉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ARF를 계기로 한 4개국의 연쇄 외교장관회담이 최근 북·미 교착상태를 완화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지난 1일(미국시간) 친서를 전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답장을 쓰는 등 기존과 다른 분위기도 읽힌다. 양국이 교착 국면을 다시 한번 ‘톱다운 방식’(최정상 합의 후 실무 회담)으로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1) 삼성가(家)와 이재용 부회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1) 삼성가(家)와 이재용 부회장

    문 대통령, 이 부회장 만남…정부-재계 관계회복 신호탄?삼성, 국내시가총액 31.2%, 수출액 23.7% 차지국내외 경제위기, 이 부회장 경영시험대에 올라 대자본을 가진 기업가들은 호불호를 떠나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세력이다. 우리 기업들은 국내 시장만이 아닌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야 할 만큼 몸집이 커졌다. 서울신문은 2014년 9월 30일부터 2015년 7월까지 ‘재계인맥 대해부’ 시리즈를 연재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을 이끄는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진들을 집중 조명했다. 기업도 사람이 경영하고 이끄는 만큼 인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3~4년이 지났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세월이다. 이 기간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기업 오너들이 국정농단사건에 연루돼 수감되는가 하면, 일부 기업 일가의 일탈로 오너들은 적폐의 대상이 됐다. 일부 기업의 갑질행태는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재계는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력한 반(反) 대기업 기조를 유지했다.특히 국내 제1위 기업인 삼성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는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반기업 정책 탓인지 실물경제가 차갑게 얼어 붙어있다는 점이다. 국내 경제는 고용 악화, 투자 부진, 소비 위축 등으로 성장동력이 꺼져가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평균 31만 명 수준을 유지하던 월별 취업자 증가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 전후에 머물렀다. 6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9%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기업심리가 위축됐다. 급기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3.0%에서 2.9%로 낮췄지만 이도 지켜질 지 불투명한 상태다. 내수 엔진이 꺼져가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교역량이 감소하고 글로벌 경기회복세도 주춤해지면 한국 수출도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이런 위기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7월 9일 인도 노이다시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것은 정부와 재계의 새로운 관계설정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문 대통령이 집권 2년차에 처음으로 삼성행사에 참석하고, 국정농단사건으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것은 ‘경제 살리기’에 한층 힘을 싣겠다는 행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지만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의 만남을 강행했다. 이후 정부와 대기업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개선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움츠렸던 재계의 투자와 고용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전환기에 재계인맥 대해부 시리즈를 다시 시작한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현주소와 청사진을 조망하며 위기 극복의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우리나라 기업중 삼성그룹을 제외하고 경제살리기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 삼성그룹은 우리나라 시가총액의 31.2%(514조원)를,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수출액의 23.7%(145조원)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TV, 휴대폰 등 주력 사업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239조 5800억원, 영업이익 53조 6500억원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런 삼성도 올해들어 위기에 봉착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호황’ 덕분에 버텨오고 있지만 글로벌시장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스마트폰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매출 58조 4800억원, 영업이익 14조 8700억원을 기록했다. 6분기동안 이어지던 영업이익 상승곡선이 꺾였고, 60조원대 매출 기록도 5분기 만에 멈췄다. 삼성전자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이대로 하강국면에 접어들지는 결국 ‘선장’인 이재용 부회장에 달렸있는 셈이다.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큰 그림을 그려 줄 과감한 경영행위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뇌물죄 등 유죄 판결을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여서 소극적 경영행보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 이 부회장은 서울 경기초(1981년), 청운중(1984년), 경복고(1987년)를 졸업했다. 1995년 일본 게이오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2001년 미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 부회장이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뛰어 든 때는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로 재입사하면서부터다. 2003년 상무, 2007년 전무로 승진했다. 2009년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로 승진했을 때부터 삼성전자는 이재용 체제로 개편되기 시작했다.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2014년 5월부터는 실제로 삼성그룹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이 부회장은 우선 계열사 개편에 착수했다. 주력 핵심사업 위주로 회사를 재편하며 선택과 집중에 주력했다. 2014년 11월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서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을 한화에 매각했다. 2015년 10월에는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SDI케미컬부문을 롯데에 팔았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두 선대 회장이 일궈온 알토란 같은 기업들을 다른 기업들에 넘긴다”며 비판적이 여론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회사를 판다고 얘기하지 않겠다. 다만 각 회사에 베스트 오너를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미래전략실은 회장 비서실(1959~1998년), 구조조정본부(1998~2008년), 전략기획실(2006~2008년)을 잇는 삼성그룹의 컨트롤 타워였다. 계열사 업무를 조정하고 장기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재계의 청와대’라 불렸다. 하지만 그룹 총수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직으로 쇄신대상으로 지목받자 지난해 58년만에 폐지했다. 기존 미래전략실의 기능은 모두 계열사로 이관해 자율경영이 시작됐다. 이사회의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난 4월 10일 삼성SDI는 회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지분 2.11%)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는 7개에서 4개로 줄어들었다. 나머지 4개의 순환출자도 가급적 이른 시일내 해소해 투명경영을 실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서비스의 90여개 협력업체의 서비스 기사 등 직원 8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10년 이상 끌어온 삼성전자의 ‘반도체 백혈병’ 분쟁과 관련해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ICT업계 CEO들과 수시로 교류하면서 삼성의 사업확장에 앞장서왔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얼굴마담’ 역할만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실제 그는 인수·합병(M&A)과 오픈 이노베이션 최전선에서 활약해왔다. 2015년 2윌 미국 최고 인기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인 ‘루프페이’를, 2016년 11월에는 글로벌 자동차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했다.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는 이전에 겪어 보지 못한 도전과 시련에 직면해 있다. 미국과 중국이 첨단산업의 패권을 둘러싼 양보할 수 없는 한판싸움을 벌이면서 한국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 부회장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완전한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이어가는 것과 전장부품과 바이오의약품 등 그룹 차원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 경영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삼성을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운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이 부회장이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몰디브처럼 당신이 낼 환경세… ‘삼다’에 아픈 섬 살리나

    몰디브처럼 당신이 낼 환경세… ‘삼다’에 아픈 섬 살리나

    제주로, 제주로. 피서 행렬이 절정을 이룬 2일 제주국제공항. 몰려드는 인파로 인산인해다. 활주로에는 항공기가 3분마다 뜨고 내린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동남아 등지로 빼앗긴 여행객을 불러모으기 위해 제주는 관광 전 분야에 걸쳐 가격을 낮추고 ‘제주로 여행 오세요’라며 관광객 유치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이후 도보여행 바람을 몰고 온 제주올레가 생기고 저비용 항공사가 속속 등장하면서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자 여행객이 폭증, 이제는 쓰레기·사람·자동차가 넘쳐나는 삼다도(三多島)로 변했다. 곳곳에 생활폐기물이 넘쳐나고 중산간까지 난개발과 도심 교통난에 신음하는 삼난(三難)의 섬이 됐다.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대로 안 된다’며 제주도는 고심 끝에 청정 자연환경 보존을 위한 비장의 카드로 ‘환경보전기여금’을 꺼냈다.●환경 오염 원인자 부담 원칙에 근거 제주도는 이르면 2020년부터 환경보전기여금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지난달 초 공식화했다. 쓰레기와 하수, 대기오염, 교통 혼잡 등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 사람에게 부담하도록 하는 원인자 부담 원칙에 근거한다. 이 제도는 항공요금 등에 ‘입도세’를 물리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제주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숙박·전세버스·렌터카 사용료에 일정액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기본 부과금은 숙박 1인당 1500원, 승용 렌터카 1일 5000원, 승합 렌터카 1일 1만원, 전세버스 이용 요금 5% 수준이다. 4인 가족이 3박 4일 승용 렌터카로 여행하면 총 3만 8000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탐방객이 급증한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을 보호하기 위해 내년 6월쯤 무료인 관람료를 최소 2만 6000원에서 최대 3만 5000원까지 부과할 계획이다.환경보전기여금은 환경 보전 및 개선과 생태계 복원 사업 등에 투입된다. 생태관광 육성 사업, 생태환경해설사 육성 등 환경부문 공공 일자리 창출 사업에도 활용한다. 앞서 제주도는 1979년 관광객이 연간 100만명을 넘자 1인당 1000원의 입도세를 부과하려고 지방세법 개정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2012년에는 입도세 형식의 ‘환경자산보전협력금’ 도입을 추진한 데 이어 이듬해 환경기여금 명목으로 항공요금 등의 2% 범위 안에서 징수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생활폐기물 전국 평균 2배 ‘위기 의식’ ‘제주에 여행 가서 돈 뿌리고 오는데 왜 추가로 부담을 지우나’, ‘우리도 제주 갈 때 돈 낼 테니 제주도민들도 육지 오면 내라’, ‘안 그래도 제주 여행이 동남아보다 비싼데 환경부담금까지 내면서는 안 간다’. 이에 누리꾼들은 반대 목소리를 쏟아냈다. 지역 관광업계도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까 속앓이하는 눈치다. 최근 열린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도 기여금 제도에 위헌 가능성이 있고, 논란을 만들어 제주 이미지를 흐린다는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강성민 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과거 학교용지 부담금 사례처럼 위헌 요소를 해결하지 못하면 통과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헌 여부를 놓고 관광객들로부터 소송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연호 도의원(무소속)은 “쓰레기와 하수처리 정책 실패를 도민과 관광객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환경보전을 돈과 결부시키는 이중 과세는 더 많은 문제를 불러온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우려에 제주도는 논란을 예상했다며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항변한다. 제주도에 따르면 관광객과 이주인구 증가로 생활 폐기물은 매년 증가 추세다. 1일 배출량은 2011년 764.7t에서 2015년 1161.5t으로 4년 새 51.9% 늘었다. 제주의 생활 폐기물 관리구역 인구 비중은 전국의 1.2%에 불과하지만 2015년 기준 생활 폐기물 배출량은 전국의 2.3%를 차지했다. 거주인구 대비 전국 평균의 2배 가까운 생활 폐기물이 발생한다. 2015년 기준 연간 도민이 77.3%인 63만 1453명이고 관광객은 22.7%인 18만 5649명였다. 도는 생활 폐기물 관리예산 1231억여원의 22.7%인 279억여원이 관광객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양보 환경보전국장은 “제주도민과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환경보전기여금 도입에 찬성하는 등 제도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조성됐다”며 “연간 1500억원 정도를 거둬들여 전액 제주의 자연을 지키는 환경개선 사업 등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혜자가 비용 지불… 인식 전환 필요” 국내에는 환경보전기여금을 부과하는 지역이 없지만 해외에서는 많다. 호주 북동부 해안의 산호초군이 있는 그레이트배리어리프를 방문하려면 하루 6.5달러의 환경관리요금을 내야 한다. 미국도 48개 주에서 숙박비의 1.0%에서 12.5%까지 숙박세를 징수한다. 몰디브도 관광객에게 1일 6달러의 환경세를 걷고 있다. 김태윤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민 관광지 제주의 자연환경을 한정된 자원으로 인식하고 환경서비스를 얻는 수혜자가 비용을 지불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현재 정부가 환경서비스 법제화 입법을 예고 중이여서 제주도가 환경보전기여금제를 도입, 시행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글 사진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아는 와이프’ 지성X한지민, 현실감 풀 충전 “부부 전쟁 발발”

    ‘아는 와이프’ 지성X한지민, 현실감 풀 충전 “부부 전쟁 발발”

    아슬아슬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 했던 ‘아는 와이프’ 현실부부 지성과 한지민의 전쟁이 드디어 발발했다. ‘아는 와이프’(연출 이상엽, 극본 양희승,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초록뱀미디어)는 첫 방송부터 짠내 폭발 가장 주혁과 동분서주 워킹맘 우진의 고군분투로 공감을 자아내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특히 5년차 부부로 분한 지성과 한지민은 ‘케미 장인’ 다운 디테일한 연기로 차원이 다른 ‘if 로맨스’의 시작을 알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과거에서 눈을 뜬 주혁의 엔딩이 궁금증을 증폭한 가운데, 공개된 사진 속 차주혁(지성 분)과 서우진(한지민 분)의 리얼한 부부싸움 현장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팍팍한 현실에 지쳐가던 주혁과 우진은 드디어 살벌한 부부 전쟁을 시작했다. 사진 속 주혁은 늘 기가 죽어있던 모습과 달리 우진에게 포효하고 있고, 폭발 직전의 우진은 화를 억누르며 칼날 같은 레이저 눈빛을 쏘며 기선을 제압하고 있다. 한 치의 양보 없는 팽팽한 부부싸움이 이어지고, 결국 집을 뛰쳐나온 주혁은 빗속에서 울분을 토해낸다. 오늘(2일) 방송되는 2회에서 참고 참았던 주혁과 우진의 감정이 드디어 폭발한다. 전쟁의 불씨가 된 것은 주혁의 유일한 취미인 게임기. 몰래 구매한 게임기가 우진의 매의 눈에 들키게 되면서 쌓아왔던 ‘욱’을 폭발시키는 주혁과 “취미는 사치”라는 현실파 우진의 2차 부부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 서로에 대한 이해보다는 감당해야할 하루의 스트레스로 상대를 돌아볼 틈이 없는 현실 부부들의 벅찬 현실을 담은 에피소드인 만큼 높은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전망. ‘아는 와이프’ 제작진은 “주혁과 우진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시간 속에 눈을 뜬 주혁은 팍팍한 현실에서 꿈같던 순간이 현실이 되는 판타지를 경험하게 된다. 그의 선택이 불러온 현재에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도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아는 와이프’ 1회 시청률이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최고 6.0% (전국 가구 기준/ 유료플랫폼 / 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 뜨거운 호평 속에 케이블-종편 포함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주혁이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2006년에 눈을 뜨며 궁금증을 높인 ‘아는 와이프’ 2회는 오늘(2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경제 블로그] 고객 이자 소유권은 은행이냐, 가상화폐 거래소냐

    [경제 블로그] 고객 이자 소유권은 은행이냐, 가상화폐 거래소냐

    NH농협은행과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투자자들의 현금 자산인 캐시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을 누가 챙기느냐는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계약 기간이 지났음에도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투자자 불안만 증폭되고 있습니다.사태의 발단은 금융 당국의 권고였습니다. 투자자들이 맡긴 캐시를 제3자인 은행이 관리하도록 한 것입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캐시의 이자수익을 은행과 거래소 중 누가 가져갈지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은행과 거래소가 이자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이유는 액수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고객의 투자금은 모두 거래소의 법인계좌로 입금돼 거래소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이자수익을 챙겼습니다.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이 공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918억원에 이릅니다. 지난 3월 말 기준 네이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조원, 신세계가 155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웬만한 대기업 못지않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거래소로부터 수십억원의 수수료 외에 이자수익까지 거둬 갈 수 있게 됐으니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거액의 예금은 은행의 자본건전성에도 긍정적입니다. 은행은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에스크로(결제대금 계좌)로 고객 자산을 분리해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항변합니다. 에스크로에 부과되는 수수료 대신 이자를 주지 않는 구조라는 겁니다. 은행이 따로 보관하는 것도 입금 후 바로 코인을 사지 않는 일부 자산이라고 설명합니다. 빗썸 외 다른 거래소들은 일단 은행 계좌가 안정적인 운영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자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빗썸은 금액이 막대해 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농협은 빗썸이 신규 고객 유치를 원하기에 양보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협상 기간 동안 신규 계좌가 발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오히려 가상화폐 시장이 침체돼 빗썸이 신규 고객보다 이자수익 확보에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렇다면 증권사 계좌처럼 이자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줄 수는 없을까요. 정작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본인 자산임에도 캐시로 갖고 있다는 이유로 이자를 받지 못합니다. 거래소가 금융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은행이 거래소에 이자를 줘도 거래소가 고객에게 이자를 주면 유사수신행위(불법)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은행과 거래소 모두 ‘염불(투자자 보호)보다 잿밥(이자수익)에 눈멀었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듯합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트럼프 “중국산 수입품 관세 10→25%로 인상”

    EU협상 성공 힘입어 압박… 中 “반격할 것” 므누신·류허 대화 나서 협상 재개 기대감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미국이 ‘화전(和戰)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공개적으로는 보복관세를 대폭 올리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물밑에서는 무역협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2000억 달러(약 224조 3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부과할 관세의 세율을 당초 공개했던 10%에서 25%로 높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무역대표부(USTR)가 이 같은 내용을 제안할 예정이며 며칠 내에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에게 보복관세율을 25%로 올리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압박과 엄포는 소용없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수위를 높인 행동을 하면 중국은 반드시 반격해 스스로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의 담판 끝에 무역갈등을 완화하기로 한 데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압박 조치’로 해석된다. 미·중은 지난달 6일부터 상대국의 수입품 340억 달러 규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에 들어간 상태다. 두 나라는 이어 2차로 상대국의 수입품 160억 달러 규모에 대한 25% 관세 부과 검토 기간이 31일로 끝나 시행이 임박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했는데, 이 관세율이 25%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USTR은 현재 2000억 달러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한 의견 청취를 준비 중이다.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공청회를 거쳐 30일 여론 수렴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무역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물밑 대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일정이나 의제, 형식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무역전쟁을 막기 위해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원칙적인 입장에는 미·중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나라가 물밑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아주 초기 단계”라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혜련 보건복지위원장, 서울시 폭염 장기화에 따른 취약계층 특별보호 대책 점검

    김혜련 보건복지위원장, 서울시 폭염 장기화에 따른 취약계층 특별보호 대책 점검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김혜련(더불어민주당, 서초1)은 7월 내내 37도를 넘나드는 폭염 장기화에 따른 저소득층, 어르신, 노숙인 등 폭염 취약 계층에 대한 시 차원의 대상별 보호대책 추진 상황을 7월 31일 오전 긴급 점검하였다. 서울시 복지본부 복지정책과 긴급현황보고에서 폭염으로 인한 실직(휴·폐업), 생계곤란 가구, 에너지 취약계층의 실질적 지원방안을 점검하고, 서울시 관련부처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하였다. 또한, 어르신 무더위 쉼터 지차구별 현황을 보고 받으며 무더위 쉼터의 연장 운영과 아울러 무더위 쉼터의 이용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홍보를 요청하였다. 특히 김혜련 위원장은 지옥고(지하방, 옥탑방, 고시원)에 거주하는 빈곤계층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한 보다 폭넓은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노인복지관이나 무더위 쉼터로 이동이 용이치 않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대한 요양보호사(재가관리사)의 돌봄케어 지원방안 확대를 함께 요청하였다. 이날 오후에는 폭염 장기화에 따른 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의 지원방안을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 관계자와 회의를 통하여 에너지 빈곤가구에 대해 실질적 지원 방안을 논의하였으며, 아울러 지역자활센터, 지역아동센터 및 소규모 장애인센터에 대한 지원방안도 함께 논의하였다. 김혜련 위원장은 폭염을 재난상황으로 인식하여 에너지빈곤층이 폭염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민간과 공공이 서로 협조할 수 있는 긴밀한 관계를 형성·유지해야한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폭염 속 차에… 이번엔 치매 노인 7시간 방치

    보호센터 차 타고 이동한 79세 할머니 체온 40도 웃돌았으나 병원서 의식 회복 경찰 “조사 뒤 요양보호사·운전자 처벌” 대구에서 70대 치매노인이 폭염 속 차 안에서 7시간 가깝게 방치돼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지난 30일 오후 4시쯤 대구시 북구 노원동 한 주간보호센터에서 이 센터에 다니는 이모(79·여)씨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직원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급히 옮겼다. 발견 당시 이씨의 체온은 40도를 웃돌았으나 다행히 병원으로 옮겨진 뒤 의식을 되찾았다. 이날 대구 낮 최고기온은 33도였다. 이씨는 이날 오전 북구 매천동 집에서 보호센터 차를 타고 이동했지만 보호센터에 도착한 뒤 하차하지 않았다. 하지만 차량운전자나 요양보호사가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에서 보호센터 차량에 탄 뒤 발견될 때까지 폭염 속에 7시간가량 방치돼 있었던 것이다. 차량 운전자는 이씨가 차량 맨 뒤에 비스듬히 누워 있어 발견하지 못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또 요양보호사는 다른 노인 1명을 화장실에 데리고 갔다 온 뒤 이씨의 하차 여부를 살피지 않고 주간보호센터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차량에는 이씨 등 주간보호센터에 다니는 노인 5명이 타고 있었다. 다행히 차량운전자가 주차한 뒤 차량 창문을 약간 열어 둔 게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보호센터 차량운전자와 요양보호사를 업무상치상 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라이프’ 이동욱, 날카롭게 꿰뚫는 의미심장 눈빛 “전쟁의 서막”

    ‘라이프’ 이동욱, 날카롭게 꿰뚫는 의미심장 눈빛 “전쟁의 서막”

    ‘라이프’ 첨예한 전쟁이 본격적인 신호탄을 올린다. JT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라이프(Life)’(연출 홍종찬 임현욱, 극본 이수연, 제작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AM 스튜디오) 측은 30일 결연한 의지로 긴급회의에 나선 상국대학병원 의료진의 모습을 공개해 궁금증을 증폭한다. ‘라이프’는 이보훈(천호진 분) 원장의 죽음을 계기로 병원을 바꾸려는 구승효(조승우 분)의 움직임이 가속하며 막을 수 없는 변화가 시작되는 상국대학병원의 모습을 그렸다. 구승효는 의료진의 반발에도 소아과, 산부인과, 응급의료센터 3개 과의 낙산 의료원 파견을 추진했다. 그런 가운데 이보훈의 이름으로 3개 과 파견이 인도적 지원이 아닌 자본 논리에 의한 퇴출임을 폭로하는 글이 게시되자 구승효는 본사 구조실을 병원으로 불러들이며 본격적인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공개된 사진 속 의료진의 긴급회의는 김태상(문성근 분) 부원장을 중심으로 오세화(문소리 분), 이상엽(엄효섭 분), 이동수(김원해 분) 등 나란히 앉은 센터장들의 비장한 각오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남다른 긴장감을 자아낸다. 같은 목적으로 모였지만 그 속내는 사뭇 다르다. 노련하게 감정을 숨긴 김태상과 숫자로 줄을 세운 노골적인 파견에 자존심이 상한 오세화, 심각하게 고민에 빠진 암센터장 이상엽, 파견 대상에 올라 누구보다 절박한 응급의료센터장 이동수의 모습이 흥미롭다. 처한 위치와 신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갈리는 생각이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드러나며 복잡하게 얽힌다. 여기에 상황을 주시하던 예진우(이동욱 분)가 결연한 표정으로 작심하고 나서는 모습까지 더해지며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돈다. 오늘(30일) 방송되는 3회에서는 의료진과 구승효의 첨예한 대립 구도가 본격화된다. 구승효의 완벽한 논리에 철저히 가로막히며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던 의료진이 새로운 각오로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움직인다. 저마다 다른 입장과 의견 속에 구승효에 맞설 승부수를 결의하며 본격 행동에 나서게 된다. 긴급회의까지 소집한 의료진과 본사 구조실을 부른 구승효의 대립을 지켜보며 나름의 반격을 준비하는 예진우의 활약도 궁금증을 증폭한다. ‘라이프’ 제작진은 “1, 2회가 폭풍전야였다면 오늘(30일) 방송되는 3회부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다. 확고한 신념을 지닌 이들의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이 밀도 높고 속도감 있게 전개되니 한순간도 놓치지 말고 함께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JTBC 역대 첫 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데 이어 2회에서 전국 5.0% 수도권 5.6%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라이프’ 3회는 오늘(30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데스크 시각] ‘불편함’, 한국 사회의 경쟁력/이창구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불편함’, 한국 사회의 경쟁력/이창구 사회부장

    “중국은 어때요?”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3년 4개월을 중국에서 살다가 지난달 초 귀국했다. 아직 한국이 낯선 걸 보면 중국 생활의 ‘뒤끝’이 제법 오래가는 것 같다. 며칠 전에는 과일 껍질을 검정 비닐에 담아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리려다가 경비원한테 야단을 맞았다. “그렇게 버리면 어떡해요. 당장 꺼내세요.” 뭐가 문제지? 분명히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한국에는 음식물을 담는 쓰레기 봉투가 따로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도 오래전부터 분리수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리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쓰레기통이 한국처럼 일반, 재활용, 음식물 등으로 구분돼 있지만, 문구만 그렇게 쓰여 있을 뿐이다. 아파트 주민들이 모든 쓰레기를 아무 봉투에나 담아 ‘편하게’ 버리면 청소부가 돈 되는 재활용품만 따로 추리고 나머지는 몽땅 한 차에 싣고 간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도 한국이 훨씬 ‘불편’하다. 차가 오지도 않는데 푸른 신호등이 켜지기 전까지는 누구 하나 건널 생각을 하지 않는다. 중국에선 신호등 점멸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차가 오는지만 살펴 요령껏 건너면 된다. 가장 안전하게 도로를 횡단하는 방법은 푸른 신호등이 켜졌을 때 건너는 게 아니라 중국인들이 건널 때 같이 건너는 것이다. 운전할 때도 마찬가지다. 4차선 이상의 대로를 제외하고는 좌회전 신호가 없는 교차로가 많은데, 이는 반대편에서 직진해 오는 차량이 없으면 눈치껏 좌회전하라는 뜻이다. 지하철도 중국이 편하다. 노약자 배려석이 있긴 하지만, 역시 문구로만 지정돼 있을 뿐 아무나 먼저 앉으면 그만이다. 중국에서도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가 가끔 있다. 그러나 양보하지 않는다고 해서 누구 하나 눈치를 주지도 보지도 않는다. 한국에 와서 보니 객차 양끝의 노약자 배려석 외에 임신부를 위한 2개의 ‘핑크 카펫’ 좌석도 새로 생겼다. 세어 보니 객차 한 칸에 54개 좌석이 있는데, 이 중 배려석이 무려 14개나 됐다. 더 놀라운 것은 한국 젊은이들은 배려석 주변을 얼쩡거리기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무실이 광화문 근처에 있다 보니 온갖 소음도 ‘불편’하다. 중국에 가기 전에는 노동자 집회에서 울려 퍼지는 투쟁가가 업무 집중도를 떨어뜨렸다. 정권이 바뀐 지금은 태극기 부대가 틀어 놓은 군가 때문에 괴로울 때가 많다.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는 확성기 집회는 고사하고 1인 시위조차 엄두를 낼 수 없다. 카페에서 자기가 마신 커피잔을 스스로 정리하고, 길게 늘어선 수십 대의 자동차가 텅 빈 버스 전용차로를 탐하지 않고, 공중화장실 앞에서 한 줄로 서서 지루하게 기다리는 것도 중국적 시각에서 보면 꽤 ‘불편’한 풍경이다. 눈치를 챘겠지만, 한국 생활의 불편함을 나열한 이유는 이 불편함들이 실은 우리의 경쟁력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쓰레기 분리수거는 중국이 앞으로 십수 년 동안은 따라올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약속이자 질서다. 지하철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노약자와 임신부에 대한 자리 양보는 우리가 쌓아 올린 배려의 문화다. 시끄러운 집회는 중국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자유가 공기처럼 퍼져 있다는 징표다. 중국 시장이 제아무리 크고, 중국 자본의 힘이 제아무리 막강하다고 해도 한국 사회의 질서와 배려, 자유와 민주 같은 ‘소프트 파워’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아직 한국은 그리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window2@seoul.co.kr
  • “손님에게 9시간이나 갇혀 있었다”...일본서 고객갑질 대응 움직임 확산

    “손님에게 9시간이나 갇혀 있었다”...일본서 고객갑질 대응 움직임 확산

    “손님에게 사과하기 위해 집으로 방문했다가 9시간을 갇혀 있었다.”(백화점 직원) “손님은 신이니까 모든 것을 들어주어야 한다는 훈계를 7시간이나 들어야 했다.”(가전회사 직원) 일본을 설명하는 여러 키워드 중 ‘오모테나시’가 있다. 온 정성을 다해 손님을 대접한다는 뜻이다. ‘서비스 천국’으로 불리는 일본 고객응대 정신을 함축하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최근 손님들의 불합리한 요구나 욕설, 폭력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노동자나 기업 측에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 ‘감정노동자’의 인권이 일본에서도 본격적으로 이슈화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양한 고객 직접응대 업종의 기업 노조가 모여 있는 UA젠센(전국섬유화학식품유통서비스일반노조동맹)은 ‘고객 갑질의 추방을 위해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자’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약 170만명의 노동자들이 서명에 참여했다. 대부분 소매, 외식, 호텔, 의료·개호 등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서비스를 중시하는 일본에서 고객을 ‘악질’로 간주하는 것을 망설이는 기업이 많지만,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에서 일손 부족이 심화할 수 있어 대응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악덕 소비자의 갑질에 양보하고 굴복하는 것이야말로 전체 소비자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일본 서비스업계는 ‘마음’을 팔아야 하는 감정노동의 부담이 가뜩이나 일손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인력 조달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 갑질로부터 직원을 보호함으로써 휴가나 퇴사 등을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150개 제과업체가 가입해 있는 일본과자BB협회는 지난해 처음으로 ‘블랙 컨슈머’에 대응하는 지침을 만들었다. 손님이 자기가 구입한 상품이 불량품이다고 주장하더라도 실제로 해당 제품을 가져오지 않을 경우 원칙적으로 대응을 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그동안 제과업계는 불량이라는 주장만으로도 물건을 바꿔주거나 사과 물품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다른 업종보다 더 많았다. JR 등 철도회사들은 공동으로 승무원, 역무원에 대한 손님들의 폭력 추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요양서비스 등 현장에서 요양사에 대한 성추행 등을 막기 위한 대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노조는 올 봄 노사협상에서 고객 갑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사측에 요구해 관철시키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은 직장내 학대와 폭력 등에 대응하는 절차를 정비하도록 기업에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직장상사나 동료뿐 아니라 고객이나 거래처 등도 해당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일손 부족으로 편의점 등에서의 외국인 직원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손님들의 횡포로부터 직원들을 지킬 수 있는지 여부가 앞으로 일본의 오모테나시의 질을 좌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뉴스 분석] 비핵화 합의 이행, 北 한 발짝 이상 앞섰다

    [뉴스 분석] 비핵화 합의 이행, 北 한 발짝 이상 앞섰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핵심 시설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을 해체하는 작업을 시작한 데 이어 ICBM 조립 시설도 해체한 정황이 25일 포착됨에 따라 지난 3월 북·미 해빙무드가 시작된 이후 ‘북한이 지킨 약속들’이 주목받고 있다.미사일 발사 실험장 해체는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북한이 처음으로 실현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 최근 한·미 일각의 강경 보수파가 ‘북한 불신론’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흔들어온 상황을 무색게 하는 측면도 있다. 사실 미사일 발사 실험장 해체는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는 없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비공식적으로 약속한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은 결국 이 비공식 약속을 지킨 셈이다.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을 보더라도 총 네 개 항 중 북한은 4항 ‘유해 송환’과 3항 ‘완전한 비핵화 노력’을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실천하기 시작한 반면 미국은 1항 ‘새로운 관계 수립’과 2항 ‘평화체제 구축 노력’ 등 북한이 요구하는 두 개 항에 대해서는 거의 실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에 합의한 이후 지금까지 양측이 취한 조치들을 단순 비교해도 북한이 미국보다 훨씬 더 많이 양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북한이 미국에 취한 양보는 어림잡아도 4가지는 된다. 미사일 발사 실험장 해체 외에도 북한은 지난 5월 24일 풍계리 핵시험장을 폐기했다. 같은 달 9일에는 억류 미국인 3명을 대가 없이 풀어줬다. 6·25 전쟁 때 사망한 미군 유해 송환도 이르면 27일 정전협정 65주년을 기해 이뤄질 전망이다. 반면 미국이 취한 양보는 8월로 예정됐던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연기한 것뿐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북 제재를 굳게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에 서명했다.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에도 소극적이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전엔 종전선언을 할 것처럼 공공연히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뒷걸음질을 치자 북한은 연일 “미국이 최근 입장을 돌변해 종전선언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북한이 지킨 약속이 ‘현찰’이라면 미국이 지킨 약속은 ‘어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 군사훈련은 재개하면 되지만, 북한이 폐기한 시설을 복구하려면 물리적·시간적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수시로 미국민들에게 “지금껏 내가 북한에 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금껏 미국이 양보한 건 거의 없고, 유일하게 한 게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한 것뿐”이라며 “6·12 북·미 공동성명에 대한 성실한 이행은 북한이 반 발짝도 아니고 한 발짝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삼성 직업병’ 치유의 시간은 이제부터

    8개 조항 ‘중재 합의서’에 3자 서명 산하 자문위 설치… 10월 내 보상 완료 반올림, 사옥 앞 천막농성 철수할 듯 삼성측“완전한 해결만이 가치있는 일”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 사망’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피해자 측의 분쟁이 11년 만에 사실상 타결됐다. 삼성전자와 피해자를 대변하는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에서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중재안에 서명하고 악수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김선식 전무, 반올림에서는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인 황상기 대표, 조정위에서는 김지형 위원장이 참석했다. 3자가 서명한 합의문은 총 8개 조항으로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조정위가 마련하는 중재안에 따르는 것에 합의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중재 대상으로는 ▲새로운 질병 보상규정 및 보상절차 ▲반올림 피해자 보상방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권고안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방안 등이 제시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중재안을 절차에 따라 무조건 이행한다’는 데, 반올림은 합의가 이뤄지는 날을 기준으로 삼성전자 앞 천막 농성을 해제하는 데 각각 동의했다. 이에 따라 반올림은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앞에서 1022일째 이어 온 천막농성을 중단하고 천막을 완전히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김 전무는 “중재방식을 수용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완전한 문제 해결만이 발병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했다”면서 “조정위가 타협과 양보의 정신에 입각해 가장 합리적인 중재안을 마련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조정위의 향후 일정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반올림의 황 대표는 “늦은 감이 있지만 삼성 직업병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건 참 다행이다”고 말했다. 향후 조정위는 위원회 산하에 자문위를 설치하고 전문가 중심으로 사회적 논의 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오는 8~9월쯤 중재안을 마련하고,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2차 조정 최종 중재안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후 10월 내에 삼성전자가 반올림 소속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완료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분쟁은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일하던 황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11월 발족한 반올림은 황씨의 산업재해를 인정받고자 소송전에 나섰고, 삼성전자 측과도 피해 보상 문제를 수차례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반올림은 2015년 10월 삼성전자의 자체 보상을 거부하고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이제 추후 도출될 조정위의 중재안에 양측이 합의하고 피해자 보상만 마무리되면 반도체 노동자 분쟁은 11년 만에 완전히 매듭을 짓게 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리우 강도 거짓말’ 라이언 록티 수액 드립했다가 14개월 출전 정지

    ‘리우 강도 거짓말’ 라이언 록티 수액 드립했다가 14개월 출전 정지

    2년 전 리우올림픽 때 강도를 당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10개월 출전 정지를 당했던 미국의 수영 스타 라이언 록티(34)가 이번에는 도핑 규정을 위반해 14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6개의 금메달 등 올림픽 메달만 12개를 따내 마이클 펠프스 다음으로 미국 수영을 대표하는 록티는 지난 5월 24일(이하 현지시간) 대회 참가를 앞두고 비타민 수액을 몸에 주입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미국반도핑기구(USADA)로부터 이런 징계를 받았다. 불법 약물은 아니었지만 입원 치료 중이거나 치료 목적의 예외적 사용(TUE) 신청을 하지 않고 이런 수액을 12시간 주입할 수 있도록 허용된 양보다 단 100㎖ 더 몸에 주입했다는 이유였다. 그의 징계는 두달 전부터 시작돼 내년 7월 만료돼 그가 희망하는 이듬해 도쿄하계올림픽 출전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당장 이번주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전국선수권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한다.록티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룰은 룰이니 기술적 위반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금지된 약물 같은 것은 전혀 몸 속에 넣지 않았다. 다른 선수들이 내 실수에서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지된 약물을 주입하지도 않았고 내 몸 속에 뭔가 불법적인 것을 집어넣어 경쟁에서 이득을 보려 시도하지도 않았다. 어떤 반도핑 규정도 어길 의도가 없었다. 불행하게도 새롭게 강화된 규정이 있었지만 내가 좀 더 잘 알았어야 하는 다른 것들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초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에서 미드필더로 뛰던 사미르 나스리(31)가 2016년 휴가를 보내던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클리닉에서 드립 처방을 받았다가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이를 인지해 스페인반도핑기구가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린 일이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집에서 보살피기 힘든 어르신 노후 장기요양보험제 활용해봐요”

    “집에서 보살피기 힘든 어르신 노후 장기요양보험제 활용해봐요”

    23일 경기 김포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김포 노인인구는 4만 6000명으로 42만 인구의 11%를 넘어섰다.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7%가 넘으면 고령화사회다. 14% 이상은 고령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불린다. 게다가 독거노인은 1만명가량으로 사실상 가족들이 부양의무를 다하는 게 쉽지 않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 노인인구 현실을 반영해 국가가 노후를 지원하는 사회보장제도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라면 자동적으로 가입된다. 피부양자와 의료급여수급권자도 대상이 된다. 복지서비스를 받으려면 등급판정을 거쳐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며 등급에 따라 재가급여와 시설급여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시설급여는 흔히 요양원이라 불리는 요양시설에 입소해 신체활동 지원 등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재가급여는 요양보호사가 가정을 방문해 신체활동과 일상생활 수행 지원, 목욕, 간호 등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주간보호센터에서 신체활동 지원과 기능회복 훈련 프로그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복지용구 구입과 대여도 가능하다. 가족부양에 한계를 느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은 국가가 지원하는 부양제도를 적극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현재 시에는 129곳 복지시설이 있다. 고령이나 질병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안정된 노후생활과 가족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요양시설 18개소를 비롯해 공동생활가정 25곳, 주간보호 11곳, 방문요양 6곳, 복지용구 9곳, 주간보호와 방문요양 등 복수 서비스 제공시설 60곳이 운영 중이다. 복지시설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시 홈페이지나 보험공단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무더위 날리는 조선 여성, 조선 무인, 조선 사람들 이야기

    무더위 날리는 조선 여성, 조선 무인, 조선 사람들 이야기

    조선시대를 다룬 신간이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끈다. 조선시대 여성, 조선시대 무인, 그리고 조선시대 특이한 이들을 다룬 책들이다. 조선의 풍속, 행정, 문화, 사람 이야기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 시대상을 보여준다. 무더운 여름, 이들의 삶을 살펴보고 당시 시대에 관한 시야도 넓혀보는 것은 어떨까.30여 년간 한국 여성사 연구에 전념한 장병인 충남대 명예교수가 쓴 ‘조선 여성의 삶’(휴머니스트)은 조선시대 혼인, 이혼, 간통, 성폭행을 둘러싼 법과 풍속을 세세하게 살핀 책이다. 그동안 잘못 알려진 인식에 관해 자료로 이를 바로 잡는다. 예컨대 조선시대 이혼에 관해 일제강점기 한국학자 이능화는 ‘조선여속고’에서 “국법에 그 내용이 없다”면서 “사대부 집안 여성이 이혼하려면 왕에게 허락 받아야 한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저자는 ‘대명률’과 ‘경국대전’ 항목을 들어 반박한다. 이에 따르면 합법적인 이혼을 가리키는 ‘이이’를 비롯해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기된 상황을 가리키는 ‘출처’, ‘기별’, ‘거처’ 등 용어가 사용됐다. 오늘날처럼 부부 합의로 이혼하는 사례를 비롯해 부부 의사와 관계없이 국가가 강제로 부부를 갈라서게 하는 ‘강제 이혼’이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저자는 또 조선시대 성폭행의 실상을 들여다보고자 가해자와 피해자의 출신 성분, 범죄 내용, 처벌 양상 등을 신분별로 조선 전·후기를 나눠 상세하게 분석한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일성록’과 재판기록인 ‘추관지’, ‘심리록’ 등을 근거로 113건의 관련 사건을 다룬다. 여기에 드러난 조선시대 강간 범죄의 양상이 생생하다. 저자는 이와 관련 “‘남존여비’ 통념이 형성된 배경에 서구중심주의적 사고, 그리고 아직도 불식되지 않은 식민사관이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가부장은 조선 사회에서만이 아니라 동서양을 막론한 모든 전근대사회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현상이었으며,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고 식민사관과 결합하면서 잘못된 인식이 만연했다는 지적이 날카롭다.1600년부터 제도가 폐지된 1894년까지 무관을 뽑는 시험인 무과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조선 무인의 역사’(푸른역사)도 눈여겨볼 만하다. 임진왜란 이후 조정에서는 공로가 있는 백성을 위로하려고 이전과 달리 무과를 대규모로 시행했다. 무과에 서얼이나 노비까지 응시했고, 무과에 합격하더라도 무관이 될 수 없었다는 사실은 나름 알려졌다. 실제로 1609년부터 1894년 시행된 무과 가운데 254번의 무과를 치렀는데, 한 번에 100명이 넘는 합격자가 나오기도 했다. 이 중에서는 실제로 활을 쏘지 못하더라도 합격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그 의도 역시 순수하지만은 않았다. 저자는 그럼에도 왜 백성이 끊임없이 무과에 응시했는지에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실록’ ‘승정원일기’ ‘비변사등록’과 문·무과 합격자 명단을 가리키는 ‘방목’ 자료를 분석해 결론을 얻는다. 피지배층에게 조금씩 문호를 양보하며 체제불만이라는 충격을 흡수했다는 것이다. 저자인 재미학자 유진 Y. 박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미국에서 2007년 낸 책에 추가 자료를 보완해 국내에 출간했다. 조사를 위해 조선시대 전체 무과급제자 5분의 1에 해당하는 3만 2327명의 무과 급제자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연구했다. 방대한 자료로 촘촘히 분석한 책이라 가치 있다.안세현 강원대 한문교육과 교수가 낸 ‘傳, 불후로 남다’(한국고전번역원)는 조선 문인이 쓴 ‘전(傳)’ 가운데 교훈을 주거나 흥미있는 글을 뽑아 주제별로 엮은 책이다. ‘전’은 인물의 선행과 미덕을 담은 문체로, 지금으로 치면 ‘전기’에 해당한다. 조선 초반에는 모범이 되는 인물에 관한 전기가 많았으나, 후대로 갈수록 삶의 양상이 복잡해지면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다룬다. 책은 문인들이 글로 남긴 33인의 삶을 풀어내고, 저자가 해설을 붙였다. 이 가운데 우리가 예상치 못한 독특한 삶을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는 자못 흥미롭다. 예컨대 전쟁 포로 조완벽은 정유재란 때 왜군에게 잡힌 뒤 포로가 돼 일본으로 끌려간다. 그곳에서 노비로 일하다 주인을 따라 지금의 베트남인 ‘안남국’을 가게 된다. 죽음을 무릅쓰고 간 그가 안남국으로 향하며 항해를 기록한 이야기라든가, 머리가 긴 안남국 사람들을 묘사하는 부분이 아주 흥미롭다. 그는 ‘긴 밧줄에 철추를 매달고 그 밑에 밥을 으깨 붙여서 바다 밑으로 내려 보냈는데, 더러는 곧장 3·4백발 정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철추 아래 묻어 나오는 흙은 검거나 희었는데, 흙 색깔로 어느 지방인지 분별하였다’고 했다. 안남국 사람에 관해서는 ‘모두 머리를 풀어 늘어뜨리고 맨발로 다녔다. 겨울에도 봄처럼 따뜻해서 맨발로 다녀도 발에 상처가 나지 않았다’고 표현했다. 특히 ‘조선에서 왔다’고 하자 ‘이지봉을 아느냐’면서 안남국 사람이 이지봉의 시를 줄줄 외는 모습도 나온다. 책은 충신, 효자와 같은 전형적인 인물부터 여군자, 기인, 은둔자, 협객, 과학자, 예술가, 골동품 수집가, 귀화인, 득음한 가수, 침술의 대가를 비롯해 다양한 인물을 다룬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에 더위가 날아갈 듯 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문재인·김정은 남북대화 원활했던 건 ‘1937년 표준어’ 덕분”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문재인·김정은 남북대화 원활했던 건 ‘1937년 표준어’ 덕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정상회담을 갖고, 도보 산책을 하면서도 대화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던 것은 같은 민족, 같은 말을 쓰기 때문이지만,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의 공헌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학회는 1933년 맞춤법, 1937년 표준어 제정을 통해 우리말을 하나로 엮는 기반을 만들었다. 분단되면서 조선어학회의 이극로 선생이 북으로 건너가 북한의 언어정책을 이끌었다면, 최현배 선생은 남에 남아 1930년대의 맞춤법, 표준어를 바탕으로 우리말을 지켰다. 분단 70년에도 언어의 이질화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이들의 노력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북 언어 통합의 산증인인 권재일 한글학회장은 “남북의 원활한 언어 소통을 위한 준비 작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남북 언어가 어떻게 달라졌는가. -흔히 남북 언어 이질화란 표현을 쓰지만 학술적으로는 이질화는 없다고 말한다. 언어를 이루는 세 요소가 말소리, 단어, 문법이다. 남북의 말소리가 차이가 없고, 기본적인 어휘도 다르지 않고, 문법은 더더욱 차이가 없다. 그래서 언어학적으로는 이질화가 없다고 한다. 내가 북한 학자를 만나서 어떤 얘기를 해도 의사소통이 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말을 할 때 우리가 못 알아듣는 게 거의 없다. 우리 대통령이 연설하는 것을 북한 사람들이 듣더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분명히 남북 언어 차이가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어휘만 보면 기본적인 것은 같지만 새로 어휘를 만들고 다듬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차이가 생겨났다. 북한의 총화(반성) 같은 이념적인 말들이다. 두 번째로는 남한 말에는 지나칠 만큼 불필요하게 외국어, 외래어가 많다. 북한 사람들이 우리의 일상 대화를 들으면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남북 정상회담, 각종 남북 회담은 원활히 이뤄진다. -남북이 함께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북한의 이념적 어휘, 남한의 외래어는 가급적 쓰지 않는다. 당연히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는 것이다. 이게 가능한 게 조선어학회와 후신인 한글학회 덕분이다. 학회가 분단되기 전에 한글맞춤법을 통일하고 표준어를 정리했기 때문에 지금도 큰 혼란 없이 남북이 어떤 자리에서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되지 않았을 것이다. →1937년에 만든 표준어란. -그때 기준으로는 ‘현대 중류사회에서 쓰는 서울말’이다. 1988년 이후 남에서는 중류라는 계급 개념을 뺀 ‘현대 서울의 교양 있는 사람이 쓰는 말’로 바뀌었다. 북한도 ‘37년 표준어’를 지켜 왔는데 1966년 김일성 주석의 교시로 표준어 대신 문화어를 제정했다. 평양, 평안도, 함경도 사투리를 받아들였는데 기본적으로는 1937년에 제정된 표준어다. 평안도 사투리를 고집했다면 전기를 뎐기, 정거장을 뎡거장이라고 해야 하지만 전기, 정거장을 문화어로 쓰고 있다. 북한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한자어, 외래어 5만개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 하지만 성공한 것은 절반 정도다. 강요해도 말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스크림을 대체한 ‘얼음보숭이’인데 아무도 안 썼다. 북한 사전에 실렸다가 사전에서도 없어졌다. 지금은 얼음보숭이란 말을 아는 북한 사람은 없다. 승합차를 뜻하는 특정 업체의 고유명사 봉고가 일반명사화한 것처럼 북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에스키모라고 한다.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다. 언어 부문에서는 움직임이 있나. -남북 정세가 좋아지면 가장 먼저 열리는 게 문화 쪽이다. 문화 쪽은 꼭 두 가지다. 하나는 남북 언어 통합을 위한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개성 만월대 발굴 사업이다. 이 두 가지가 남북 정세에 의해 열렸다가 막히곤 한다.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은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에 따라 2019년에 사전을 내고 종료하게 돼 있다. 남북의 공동 편찬 사업이 중단됐기 때문에 종이사전은 어렵고, 웹 기반 사전은 2019년에 낼 작정이다. 그게 가능한 게 남과 북이 과거 1년에 네 차례씩 협의를 했기 때문에 거의 사전 편찬의 기본은 끝났고, 정리만 남았다. 남측 편찬사업회에서 막바지 정리 사업을 하는데 남북 교류가 재개되면 우리가 한 것을 북측에 주고 검토를 해 달라고 하면 마무리된다. 겨레말큰사전이 물꼬가 되어 다양한 언어 문제가 열릴 것이다. →겨레말큰사전에는 몇 단어가 실리나. -북한의 조선말큰사전, 남한의 표준국어대사전을 기반으로 공통되는 어휘 23만 단어를 합의해서 뽑았다. 나머지 7만~8만 단어는 문헌과 지역 방언에서 골라 30만 단어를 남북이 합의했다. 남북이 공동으로 뜻풀이를 진행해 절반에 합의했다.→하나의 사전을 만들자면 그 전제인 어문규범도 같아야 할 텐데. -2005년부터 1년에 네 차례 만나 어문규범 단일화를 위한 남북 공동 작업을 했다. 내가 실무 책임을 맡고, 북측은 문영호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장이 맡았다. 대표적인 게 띄어쓰기다. 예를 들어 의존명사 ‘것’, ‘줄’, ‘바’를 우리는 띄는데 북에서는 다 붙인다. ‘가는 것’, ‘마음먹은 바’가 북에서 ‘가는것’, ‘마음먹은바’가 되는 것이다. 보조용언도 ‘가고 싶다, 가게 되었다, 가게 했다, 가고 있다’가 북에서는 다 붙인다. 이 두 가지는 남한식으로 띄우기로 합의했다. →남한이 하자는 대로 한 건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우리말, 우리글 이 세 단어는 우리는 다 붙이는데, ‘우리 나라’, ‘우리 말’, ‘우리 글’로 북한식을 따른 것도 있다. 어문규범 통일 작업을 하면서 이 기회에 우리의 현행 어문규범에 불합리한 것은 북한 쪽으로 양보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북한 규범이라면 한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가 될 것을 우리 규범을 따르면 한국 대학교 사범 대학 부속 고등학교가 된다. 실제로 그렇게 안 쓰지 않는가. 단위별로 붙이는 북한 규범을 따르는 게 합리적이다. 결과적으로는 남과 북이 서로 반반씩 양보했는데 내 입장에서 보면 우리 현실대로 하면 북한하고 규범이 같아진다. 두 번째 논의된 것이 사이시옷이다. 우리는 된소리가 나오면 사이시옷을 쓰는데 북한은 아예 사이시옷이 없다. 그래서 절충한 것이 순우리말을 붙여 쓸 때, 예를 들어 깻잎, 냇가는 우리식으로 사이시옷을 넣기로 했다. 한자와 결합한 ‘장맛비’, ‘등굣길’은 ‘장마비’, ‘등교길’처럼 사이시옷을 안 쓰는 것이다. 아직 협의조차 못한 게 두음법칙이다. 역사(력사), 노동(로동), 여자(녀자) 같은 단어인데 북한이 1949년부터 새로운 표기법을 쓰면서 달라진 게 두음법칙이다. →왜 그랬을까. -언어학적 이론을 보면 글자가 앞에 있든 중간에 있든 같은 소리를 내는 게 맞을 수 있다. 그래서 북에서는 두음법칙을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광복 이후에 바꿨고 우리는 관례대로 쓰고 있다. 북한 언어학자 중에 광복 전 교육받으신 분은 공식 회의에서는 철저하게 ‘력사’, ‘로동’ 하다가도 저녁 식사 같은 자리에서는 ‘노동’, ‘역사’라고 한다. 하지만 광복 이후 태어난 내 또래 북한 학자들은 결코 ‘역사’, ‘노동’ 발음을 안 한다. →남북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일상생활 어휘나 분야별 전문용어 통합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첫째, 남한 사람들이 유념해야 할 것이 지나친 외래어·외국어 사용은 자제하고 우리말을 쓰는 노력을 해야 한다. 둘째는 남북의 화법 차이가 현격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탈북민과 같이 있다가 헤어질 때 간접화법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가 “나중에 밥 한번 먹자”고 하면, 직접화법에 익숙한 탈북민은 전화를 기다린다. 전화가 안 오면 남한 사람들 신뢰가 없다고 생각한다. 남한 사람들은 그냥 헤어지면서 하는 인사인데 그걸 이해 못하는 거다. 북에서는 칭찬, 사과 표현이 약한데, 조그만 일에도 칭찬하고 사과하는 남한 사람을 보면 가볍다고 생각한다. 남북이 의사소통을 하려면 우리는 북한의 직설적 화법을 이해해야 하고, 북은 남의 간접화법을 이해해야 한다. 셋째가 경제 교류나 학술 교류를 위해 전문용어를 통일하는 일도 시급하다. 예를 들어 우리의 ‘마이너스’를 ‘미누스’라고 쓰고, ‘바이러스’를 ‘비루스’, ‘백신’을 ‘왁찐’이라고 하는데 전문용어 통일이 안 되더라도 서로의 용어를 알 수 있도록 대조표라도 만들어야 한다. →한민족의 언어 통일을 위한 큰 그림이 있다면. -정부와 민간이 할 일을 나눠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남북 언어 차이가 뭔지를, 조사연구 사업을 해 놓고 일상 표기법, 표준어에 대한 것, 화법에 관한 것, 전문용어에 대한 것을 예비 연구하고 자료를 수집한 뒤 남북 학자가 만나서 통합하는 두 단계의 작업이 있다. 민족의 핵심이자 통일의 핵심이기도 한 언어의 통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민간도 한글학회는 물론 관련 단체와 언론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일부 방송에서 북한 사투리를 희화화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남북 언어 차를 좁히기는커녕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언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marry04@seoul.co.kr ■권재일 회장은 누구 北 언어학자와 공동 실무작업…정부·민간 자격으로 모두 참여1953년생.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제8대 국립국어원장(2009~2012년)을 지냈고, 2016년부터 한글학회장을 맡고 있다. 2003~2004년 국립국어원에 파견 가서 남북 언어학자 간 교류를 시작했다. 북한의 상대방은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의 문영호(1941년생) 소장이었다. 두 정부 기관의 학자가 중국 옌볜, 선양, 베이징 등에서 만나 남북의 어문규범 통일, 언어 전산화, 지역 방언 보존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2005년에는 민간의 겨레말큰사전편찬위원회가 조직되면서 어문규범 단일화 위원장 자격으로 2009년까지 북한과 공동 실무 작업을 했다. 남북 국어학자 교류에서 정부·민간 두 축에 참여한 유일한 학자다. 권 회장과의 80분짜리 인터뷰 녹음을 풀어 보니 1만 3000자가량. 말을 그대로 기사로 옮겨도 될 만큼 정제된 언어를 구사하고, 단 한 자의 외래어·외국어도 쓰지 않고 쉬운 우리말로 남북 언어의 미래를 말하는 노학자가 새삼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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