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양반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격려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고의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직장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봄 축제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97
  • “따뜻한 환대에 감사”/탈북일가 일문일답

    ◎식량난으로 「가족 대탈출」 결심 북한을 탈출한지 44일만인 9일 하오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한 김경호씨 일가족은 『꿈에 그리던 서울에 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다』고 감격스러워했다.다음은 김씨 일가족과의 일문일답. ­북한을 탈출해 한국의 품에 안긴 소감은. ▲(최현실씨가 나서며)이 양반(김경호씨)이 중풍으로 언어장애가 있어 말을 잘 못하니 내가 대신하겠다.꿈에 그리던 서울에 가족 전원이 무사히 도착했다고 생각하니 꿈인지 생시인지 아직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가슴이 벅차다.이렇게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맞아준 국민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정말 기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탈출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두만강을 건널때 병환으로 몸이 불편한 남편과 아이들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남자들이 부축하거나 업고 사력을 다해 국경을 넘었다.중국땅에 도착해서는 조선족을 비롯,고마운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탈북자들이 많다고 하던데. ▲살기 힘들어 중국으로 탈출하려는 사람이 많다.중국으로 탈출했다가 붙잡혀 돌아와 처벌을 받는 사람도 있다. ­식량사정이 실제로 어려운가.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어렵다.대부분의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다.
  • 대하소설 「혼불」 10권 완간/최명희씨,집필 시작 17년만에

    ◎1930년대 매안 이씨 가문 여인3대 얘기/평등과 혁명사상­신분의 굴레에 얽힌 삶 작가 최명희씨가 「혼불」에 마침표를 찍었다.지난 80년 첫 장을 메우기 시작한지 17년만에 대하소설 「혼불」 전 5부,10권이 한길사에서 완간됐다. 제목부터 특이한 이 작품의 문학사적 의미는 예사롭지 않다.1930년대 전북 남원의 매안 이씨라는 양반가문을 내세운 소설은 식민지시대를 배경삼은 여느 역사소설처럼 지식인들의 사상적 방황과 천민들의 신분적 각성을 고루 담고 있지만 그때 사람들의 심중에 들어가 그들의 혼을 빌려 말하는듯 넋이 서린 붓끝으로 이같은 목적의식을 훌쩍 뛰어넘어 감싼다. 시집오자마자 시아버지와 남편의 겹초상을 치렀지만 고결한 기품과 매서운 기상으로 쓰러져가는 매안 이씨가문을 일으켜세우는 청암부인은 소설의 지붕 같은 인물.그는 장손자인 강모를 일찍 장가들여 날로 거세지는 일제탄압에서 가문을 지키려 몸부림치지만 여리고 섬약하기만 한 이 종손은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자조로 식민지의 고통스런 현실을 비껴간다.여기에평등과 혁명사상에 사로잡힌 당시 지식인들,신분의 굴레에 갇혀 버둥거리는 거멍굴 사람들,근대사의 격랑에 맞서 양반가문의 기품을 지켜나가려는 매안 이씨가문 여인 3대의 이야기가 얽힌다. 이같이 다사다난한 한 시대를 그리면서도 이 소설은 이야기가 압도하는 근대소설의 풍경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다.기후며 풍토,관혼상제,생활습관 등 당시 풍속의 세목을 판소리가락처럼 기름지고 유장한 언어로 풀어놓는 것이 먼저이며 이 가운데 당시의 시대상황과 사람들의 다층적인 삶이 여러가지 무늬를 그리며 자연스레 솟구쳐 오르는 것이다. 국어사전에도 나와있지 않은 단어 「혼불」은 육체속에 깃든 영혼의 불덩어리라는 뜻.조상들은 이를 목숨과 삶을 지탱하는 핵심으로 여겨 혼불이 나간 집은 아무리 길어도 사흘을 못넘기고 초상을 치른다고 여겼다 한다. 최씨는 17년간 다른 소설작업을 전폐하다시피 한 채 「혼불」의 집필에만 매달렸다.워드프로세서도 제쳐두고 초고에 종이날개를 달아가며 손으로 수를 놓듯 한뜸한뜸 치밀한 교정작업을 했다.그는 『이작품은 내가 썼다기 보다 내 속에 지펴진 조상의 혼불이 어느 순간부터 절로 써내려갔다고 할만하다.한 민족의 자식으로서 검질긴 혼의 불씨를 지켜온 우리 모든 부모들에게 「혼불」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 이 총리/장애인과 하루 외출

    ◎뇌성마배장애 등 3명과 민속박물관 관람 이수성 국무총리가 7일 「장애인과 1일 외출하기」운동에 참여했다. 이총리는 이날 뇌성마미장애를 가진 안상희씨(31·여)와 다리가 불편한 김제연군(17)·김선영양(15)과 국립민속박물관을 관람했다. 이총리는 이날 민속박물관 관람이 처음이라는 세사람과 함께 전시실을 돌아보다 양반집 앞에서는 『한옥에 살아보았느냐』고 묻는가하면,김치가 전시된 곳에서는 『채소를 저장해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김치』라고 보충설명을 하기도 했다. 이총리는 박물관을 떠나며 『마음이 행복한 사람이 진짜 행복한 사람』이라며 세사람의 어깨를 두드린뒤 『무슨 힘든 일이 있으면 꼭 전화하라』면서 손수 명함에 총리 집무실 전화번호를 적어 일일이 건네주었다.
  • 「페미니즘 소설」 활짝 피다/올 문단의 「보이지않는」 큰 수확

    ◎복잡 다면성의 삶속 여성의 문제 접근 활발/「염소를 모는…」·「블루 버터플라이」 등 주목받아 96년 문단의 보이지않는 수확의 하나로 뭐니뭐니해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페미니즘 소설의 약진이다.90년대 들어 하나둘 나타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여성주의 문학이 올들어 폭죽터지듯 만개했다. 여성의 시각으로 억압의 체험을 들춰내는 이같은 소설이 새삼 주목받는 것은 여성문제에 한층 다채롭게 접근,심화된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예전의 작품들이 변두리로 밀린 여성문제를 끌어내기 위해 자의식 강한 여성의 극단적 얘기로 흐르는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은 삶의 복잡한 다면성을 인정하고 여성문제도 그 속에서 풀어내려는 현실적 접근이 부쩍 늘었다. 올 하반기엔 전경린씨의 주목받은 창작집 「염소를 모는 여자」,차현숙씨의 첫 장편 「블루 버터플라이」와 소설은 아니지만 공지영씨의 산문집 「상처없는 영혼」 등이 여성주의적 시각을 강하게 드러내며 주목받았다.최근 1∼2주동안만도 이청해씨의 신작소설집 「숭어」,김민숙씨의 장편 「시간이 마술을 걸어온다면」,이경자씨의 「황홀한 반란」 등이 페미니즘 성황을 이뤘다.얼마전엔 남성작가 김원우씨도 가부장제하에서 일부일처제의 허위의식을 벗긴 「모노가미의 새얼굴」이라는 장편을 내놓아 여성억압이 더이상 여성소설가들만의 고유소재가 아님을 보여줬다. 이처럼 양이 축적되면서 페미니즘 소설들도 개성의 편차를 다양하게 드러내고 있다.무엇보다 날선 공격성과 턱없는 피해의식이 수그러들고 여성문제를 삶의 무한히 복잡한 갈등의 하나로 접근하려는 다원주의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블루 버터플라이」는 부부관계에서 상처를 주고받은 남녀 두쌍을 정신분석 상담실로 끌어들여 남성위주의 왜곡된 성통념에 다치는 것은 여성과 남성 모두라는 사실을 무의식 층위에서 파헤친 점이 독특했다.「염소를 모는 여자」의 경우 까만 우산을 받치고 염소를 몰며 아파트를 뛰쳐나오는 기혼녀라는 한국문학사상 드물게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낳았다.이청해의 신작 작품집 「숭어」에 실린 단편들은 배운 여자들의 예각적 자의식이기일쑤였던 여성문제가 소시민의 삶으로까지 내려와 부대끼는 모습을 푼푼히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페미니즘 소설의 「공세」수위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자 역으로 경계어린 반작용도 커지고 있다.작가 이문열씨는 「세계의 문학」 가을호부터 연재를 시작한 신작장편 「선택」에서 조선후기 한 양반집 아낙을 내세워 「여성해방론자」들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고 작가 유순하씨도 산문집 「참된 페미니즘을 위한 성장」을 펴내 페미니즘에 대한 훈계를 보탰다.성격은 좀 다르지만 아버지가 가정에서 죽은 이름이 돼버렸다며 아버지의 권위를 되찾자는 소설들이 갑자기 유행하기 시작한 것에도 이같은 경계심리는 깔려있을 법하다. 아무튼 안팎에서의 이러저런 도전앞에서 페미니즘 소설은 더 깊은 문학성과 정치한 방법론으로 인간보편의 문제를 끌어안는 주류문학이 되느냐 마느냐 하는 전환기에 놓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 자녀마음 떠보려 거짓죽음 했더니(박갑천 칼럼)

    세상에는 별난 장난질도 있다.남아프리카공화국 지와이드라는 곳에 사는 조지 소그웨라는 노인의 장난도 좀 엄발났다.친척이나 친지들이 어쩌나 보려고 거짓으로 죽은척 관속에 들어가 밖에서 주고받는 얘기들을 들었다는 것 아닌가.장례식이 끝날 무렵 관속에서 불끈 일어섰다니 얼마나들 놀랐을까. 이 얘기는 우리 전통사회의 가짜 장례식을 떠올리게 한다.사대부 집안에서는 개가를 못했다.그랬으니 청상 딸(혹은 며느리)을 보는 어버이마음은 오죽했겠는가.밤중에 몰래 집안 종과 짝지어 돈꾸러미 안겨주면서 멀리 떠나 살도록 얼러방친다.그래놓고 병들어 죽은양 울며 불며 장사지낸다.시쳇말로 해본다면 『가문이 뭣이길래』. 시건방떨며 젠체하는 한 제독관을 관(궤)속에 담아 골탕먹인 얘기가 「천예록」에 적혀 있다.그 일엔 경주골 기생이 모두 나섰고 평소 괘씸하게 여겨온 부윤까지 가세한다.제독은 향교의 재실에서 홀로 거처했는데 시골아낙으로 변장한 기생이 접근하여 꼬드겨낸다.드디어 기녀집으로 가게 된다.둘이서 발가벗고 막 이부자리 속으로들어가려 하는데 경주 제일의 망나니라는 기둥서방이 들이닥친다.옴나위없이 당할 판이다. 제독관은 체면이고 뭐고 알몸인 채로 빈 관(궤)속에 들어간다.그 관속에서 제독관은 남녀가 이해관계로 다투는 소리를 다 듣는다.나중에는 궤(관)의 소유권문제에까지 이른다.날이 밝으면 부윤한테 가서 판결을 받자고 한다.이튿날 부윤의 판결은 솔로몬의 지혜였다.『두사람이 절반씩 돈을 내어 샀다고? 그러면 그걸 두 도막으로 잘라 하나씩 갖도록 하라』.소그웨노인 아닌 제독관으로서는 얄망궂게 된 형편.흥부박일 수는 없다.톱으로 자르기 시작하자 살려달라며 뛰쳐나왔으니 알몸뚱이 양반체면이라니. 「장자」(지낙편)에는 초나라 가던 길의 장자가 촉루(해골)와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해골이 장자에게 뒤넘스럽다 싶게 인생을 강론하지 않던가.해골이 그러니 숨 거둔지 얼마 되잖은 주검들이야 친지·자녀들이 궁뚱망뚱 치르는 장례의식을 샅샅이 보는 건지도 모른다.특히 재산문제로 무람없이 아옹다옹거리는걸 보면서는 소그웨노인같이 관을 뚫고 나올 마음 굴뚝같으리라. 말은 없지만 돌아간 영혼들은 관속 아닌 바로 우리 곁에서 우리들 언행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려니….〈칼럼니스트〉
  • 이유있는 「임꺽정」 인기 예감(TV주평)

    ◎호화 출연진·빠른 전개… 첫회부터 주목 압축된 스토리와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빠른 내용전개,전통무예의 시각효과를 극대화한 드라마적 표현기법,시대극의 정형을 과감하게 깨뜨린 에피소드의 삽입…. 지난 10일 시작한 SBS­TV 대하역사극 「임꺽정」이 첫회부터 인기돌풍을 예고했다. 월북작가인 벽초 홍명희의 원작을 극화한 「임꺽정」은 배역을 맡은 연기자만 300여명에 달하는 초호화 출연진을 동원함은 물론 2년여에 걸친 제작기간을 들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이같은 예고는 우선 시청자 관심을 한껏 부풀리는데 성공했으며 첫회부터 대번 시청자들의 기대충족은 물론 타방송사 제작진을 긴장시킬만큼 확실한 물건을 내놓았다. 드라마는 우선 과감한 압축과 신선한 내용에 빠른 전개로 흡인력을 발휘했다.거제도로 귀양간 홍문관 교리 이장곤(김병세 분)이 밤바다를 건너 탈출하면서 겪는 우여곡절을 과감히 생략함으로써 사극의 지루함을 차단하는 한편 백정의 딸 봉단(최정원 분)과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절묘하게 대입시킨 점등이 그것.여기에 극도의 타락상을 보인 양반층과 신분차별에 따른 왜곡된 사회구조를 리얼하게 묘사,임꺽정이라는 인물이 탄생하게 된 시대적 배경을 잘 그려내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어매는데 성공했다. 출연진 면면도 눈에 띄는 대목.연극무대 경력이 10년이라고는 하지만 TV드라마에서는 생소한 정흥채를 임꺽정 역에 기용하는 모험을 보였고 청석골 칠두령을 비롯한 기타 등장인물들에도 개성있는 연기자를 요소요소에 잘 포진시켰다. 특히 연산군으로 등장한 탤런트 유인촌의 연기는 압권.단순한 폭군 모습을 뛰어넘어 강렬한 심리묘사를 통한 차별화한 연기력이 브라운관을 압도했다.임꺽정의 스승이자 후에 중종의 개혁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갖바치 역의 이정길도 이 드라마가 활극에 머물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이다. 「임꺽정」에서 또하나 눈여겨 볼 것은 이 드라마가 새로운 「한국적 영웅」의 전형을 만들어 냈다는 점.한 시대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 이를 장쾌하게 펼쳐내는 임꺽정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또다른 카타르시스를느낄 수 있다. 뚜렷한 주제의식과 탄탄한 구성,개성있는 연기력 등이 어우러진 모처럼 시원한 드라마 「임꺽정」에서 사극의 새 바람을 기대해 본다.
  •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개원 3년만에 첫 발표회

    ◎오늘·내일 이틀간 「꼭두각시 놀음」 등 3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이 개원 3년만에 처음으로 연극발표회를 갖는다. 일반인들에게 선보일 연극은 모두 3편으로 정기공연 작품인 「꼭두각시 놀음」「그 춤,또 한번 그 춤」과 워크숍 공연작품인 「열두달」이다. 「꼭두각시 놀음」은 18·19일 하오7시 성북구 석관동 학교 본관 앞 놀이마당에서 무료 공연된다.전통연회인 남사당패의 인형극을 예술학교 극작과 3학년 김나영이 각색하고 같은 과 김광림 교수가 연출한 작품.몰락한 양반 박첨지의 인생유전을 통해 지배계층의 횡포와 위선적인 도덕,종교 등을 고발한다. 모두 8막으로 구성된 「꼭두각시 놀음」의 무대는 남사당패 놀이판을 바탕으로 굿판과 그림자극을 응용한다.또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벌어지는 이번 공연에서 자연과 삶,놀이가 어우러진 우리 조상들의 놀이판을 재연할 계획이다. 이밖에 마이클 커비 원작인 「그 춤…」은 오는 11월 15∼17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되며 토마스 리치오 작 「열두달」은 오는 12월중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02)958­2666.〈서정아 기자〉
  • 한국역사연구회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내

    ◎조선시대/식사를 「조석」으로 부른 까닭은?/아침·저녁 하루 두끼… 점심은 국수·다과로/신분따른 담뱃대 길이·신문고 얽힌 얘기 『조선시대 사람들은 하루 두 끼를 먹는 것이 보통이었다.그러므로 식사를 조석이라 불렀다.18세기 후반 이덕무는 「청장관전서」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침 저녁으로 5홉(지금의 1.5홉)을 먹으니 하루에 한 되를 먹는 셈이라고 했다.본래 「점심」이란 중국의 스님들이 새벽이나 저녁 공양전에 문자 그대로 「뱃속에 점을 찍을 정도로」 간단히 먹는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었다.조선시대 궁중에서도 아침,저녁에는 「수라」를 올리고 낮에는 간단하게 국수나 다과로 「낮것」을 차렸다』 한국역사연구회(회장 안병욱)는 조선시대 사람들의 구체적인 생활상을 소개한 역사교양서「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도서출판 청년사·전2권)를 펴냈다.43명의 소장사학자들이 공동집필한 이 책은 「조선시대에도 이혼을 했을까」「담뱃대의 길이는 신분에 비례한다」「백성들이 정말 신문고를 두드릴 수 있었는가」 등 소제목이암시하듯 조선시대 사회·경제·문화·정치 전반의 실상을 이야기체로 흥미롭게 풀어 전해준다. 우리나라에서 담배는 임진왜란 직후인 16세기말∼17세기초 일본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그런 까닭에 초기의 담뱃대 역시 일본의 양식을 따라 담배통이 작고 설대도 짧았다.그러나 18세기 들어서는 김홍도의 풍속화에서 보듯 담배통이 커진 장죽이 이미 유행했음을 알 수 있다.또 담뱃대의 길이는 신분의 차이를 나타내 길이가 긴 장죽은 양반층이,짧은 곰방대는 상민층이 주로 이용했다.장죽의 경우 혼자 담배통에 불을 붙이기가 쉽지 않아 시중드는 하인이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또 백성들이 왕에게 직접 호소할 수 있도록 마련한 신문고의 사용자는 엉뚱하게도 서울에 사는 전현직 관리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밝힌다.지나치게 복잡한 절차로 인해 정작 힘없는 백성이 신문고를 이용하기는 실제로 불가능했으며,다만 역모와 관련된 사안의 경우에만 곧바로 신문고를 두드릴 수 있었다는 것.16세기 들어 왕이 거둥하는 길가에서 시끄럽게 징을 쳐 이목을 끈 뒤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른바 「격쟁」이 자주 일어난 것은 신문고의 구실이 얼마나 허울뿐이었는가를 반증하는 예라는 게 이 책의 설명이다. 아내가 불효나 음행등 일곱가지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쫓아내도록 한 칠거지악의 유교 관습대로라면 조선시대 여성들은 매일 이혼의 공포에 시달리지 않았을까.이에 대해 이 책은 조선시대엔 국가가 제도적으로 이혼을 막았기 때문에 일부 서민층을 제외하고 실제 이혼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답한다.그 논거는 바로 당시 팽배한 「정절 이데올로기」에서 찾을 수 있다.남편이 죽은 뒤까지 정절을 지키자니 재혼이 금지될 수밖에 없었고,재혼을 할 수 없는 사회에서 이혼녀가 양산된다는 것은 곧 사회문제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서민들은 양반에 비해 이혼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웠다.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 부부가 서로 마주앉아 사정을 말하고 서로 응낙한 뒤 이혼하는 「사정파의」나 칼로 웃옷 자락을 베어 그 조각을 상대방에게 줘 이혼의 표지로 삼는 「할급휴서」 등이 서민들이 흔히 사용한 이혼방법이었다. 이 책은 이밖에 「향약은 지방자치의 원형이었을까」 「농민이 두레를 만든 까닭」 「궁궐의 뒷간」 「판소리는 과연 민중예술이었나」 「조선시대의 술과 주막」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루어 대의 역사적 맥락을 속속들이 엿보게 한다.〈김종면 기자〉
  • 한국인의 얼굴(외언내언)

    한국인은 누구인가.우리들의 직접적인 조상은 지금부터 7천∼8천년전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에 정착한 신석기 시대인들이다.그 이전 3만년전쯤 한반도에 살다가 베링해협(당시에는 육지였다)을 건너 북미대륙에 정착한 인디언들은 우리의 먼 조상뻘이다.체질 인류학적으로는 우리는 몽골계통이고 언어학적으로는 우랄 알타이어계.고고학적으로는 금관이 출토되는 시베리아 서남쪽의 스카타이문화에 속하고 민속신앙적으로도 무당인 샤먼의 원산지인 시베리아와 연결된다. 그렇다면 우리조상들의 얼굴은 어땠을까.이에 대한 해답은 쉽지 않다.가장 오래된 「한국인의 조상」은 유물이나 벽화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4∼6세기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많은 인물들이 보인다.왕이나 세도가에서 수렵하는 무사,춤추는 여인들,씨름하는 장사 등….벽화는 사실적인 표현이라 실제인물을 그렸다고 본다.말에 탄 무사의 얼굴은 길쭉하고 두툼하다.무용총의 무희는 갸름하고 풍만한 얼굴에 작은 입술을 지니고 있다.5세기 신라 기마인물상의 주인공도 길쭉하고 날카로운 모습이다. 가장 한국적인 얼굴로 알려진것은 하회가면극의 조선 양반탈.나무로 깎은 길쭉한 얼굴에 눈과 입에 넘치는 파안대소가 일품이다.서민의 얼굴로는 경주서 출토된 막새기와에 새겨진 인물상이 있다.배시시 웃는 얼굴표정 온화하고 정답다.광대뼈가 조금 튀어나온 것이 몽골 후예의 특징을 잘 그려내고 있다. 서울신문에 장기 연재중인 「한국인의 얼굴」(황규호 기자)이 내년도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다고 한다.알려진 각종 유물을 통해 「한국인의 얼굴」을 복원해보려는 진지한 탐구노력이 인정받은것 같다.한국인의 원래 모습을 추적하는 일은 우리들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때마침 공보처에서는 제1회 「사진으로 본 한국인」공모전 수상작을 발표,눈길을 끌었다.대통령 수상작 「담소」는 풍물패의 상쇠와 허연 수염의 노인이 담소하는 작품.두사람의 은근한 미소가 한국인의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 늘어나는 나라빚… 더 걱정은 과소비(박갑천 칼럼)

    『빚보증 서는 자식 낳지도 말라』고했다.이속담엔 강팔지고 사막스런 빚의 속성이 어린다.『빚진죄인』도 그렇다.빚쟁이앞의 빚두루마기는 고양이앞의 쥐신세.오죽했으면 『빚값에 계집뺏기』라 했을까.「흥보전」에서 놀보심술 주워섬기는 가운데도 그게 끼인다.『…초상난데 춤추기,해산한데 개잡기,우물밑에 똥누어놓기,빚값에 계집뺏기…』 그런 채귀가 어디 한둘이던가.그중에서 「교수잡사」에 나오는 얘기를 보자.­한상놈이 생원댁빚을 썼는데 이 빚쟁이생원이 여간만 표독하게 구는게 아니었다.상전이 악악대면 하인은 한수더 붚대는법.빚받이간 하인이 상투꼬리 움켜쥐고 악장치니 견딜일이 아니었다.이에 상놈이 꾀를 내어 양반 욕보이면서 빚도 안갚는다는 내용이다.빚에 관계되는 여러속담들은 그같은 사회적 배경을 말해준다고 하겠다. 빚쟁이란 양의 동서고금이 다를것 없다.「베니스의 상인」속의 샤일록도 피없는 생물 아니던가.어떻게 산사람 가슴살을 빚값으로 도려내자고 할수 있었을까.그는 구약성서에서 야곱이 양을 늘려가는 방법을 끌어들여 자기를 합리화하며 왜자긴다.이를 비웃는 안토니오의 말­『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악마도 성서를 인용할 수가 있다』 프랑스사상가 볼테르같이 빚쟁이앞에 고개 빳빳했던 사람도 세상엔 있다.어떤 책집에서 돈을 꾸어썼는데 독촉이 심했던 듯하다.어느날 싯뻘게진 빚쟁이가 문열고 들어서자말자 뺨을 갈기면서 소리친다.『네까짓게 뭐야.넌 세계최고의 위인한테 뺨맞은 걸로 역사에 남을 명예가 생겼는데 돈은 무슨 놈의 돈이야』 빚이다하면 18세기 스코틀랜드 태생의 스완이란 사람을 기억할만하다.나라빚을 개인이 갚았던 것이니 말이다.그는 젊은날 보스턴에서 장사하여 큰돈을 번다음 프랑스로 건너갔는데 돈번땅미국을 항상 고마워했다.그때 미국은 프랑스에 202만 4,8 99달러 13센트의 빚이 있었다.지금으로서야 별것아니지만 2백년전에는 큰돈.그는 17 95년 7월9일 미국정부에 이런 보고서를 띄운다.『프랑스빚 모두 갚았음』.그런 그도 어떤 빚쟁이돈 15만달러를 못갚아 감옥에 갔다가 풀려난다음 죽는다.그게바로 차디찬 빚의 얼굴이다. 속내 모르면서 걱정할 일은 아닌지 모른다.그러나 나라빚이 1천억달러를 바라보게 된 현실에는 태연해 할수만도 없다.스완씨가 있는게 아니라 우리가 갚아야할 돈 아닌가.허리띠 졸라매고 허위넘어도 시원찮을 판에 일부층은 나몰라라 흥청망청이다.그 대목이 빚보다 더 걱정된다.
  • “인성교육 절실하다”고는 했지만(박갑천 칼럼)

    한 보험회사가 중학교 선생님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본 결과가 알려진다.그 가운데 『요즘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이 끼인다.47.8%가 『인성교육』을 들어 으뜸자리를 차지했다.중학교 선생님들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성교육은 잘 되고 있는 것일까.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많지않을 듯하다.인성은 날로 배뚤어져 가고만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인성교육은 왜 안되고 먹혀들지 않는 것일까.그 알짬을 바로 짚어야겠다. 무엇보다도 환경이 문제다.잘못된 환경에서는 「공자말씀」도 마이동풍이 될밖에 없다.맹자어머니가 왜 세번이나 이사하면서 맹모삼천지교(맹모삼천지교)의 일화를 오늘에 남기는가.맹자가 송나라대부 대불승에게 한 얘기도 그것이다(「맹자」등문공하편).초나라사람이 자기 아들에게 제나라말을 가르치고자 제나라사람을 스승으로 모신다 치자.제나라사람이 아무리 가르쳐도 초나라사람들이 주변에서 다떠윈다면 교육이 제대로 될리 없다.그러나 그 아들을 제나라 번화가인 장이나 악에 데려다놓으면 초나라말을 쓰라고 잡도리해도 제나라말을 쓰게 된다는 환경중시 비유법이었다. 환경만이 아니다.인성교육에서 중요한건 본보임이다.스스로는 무람없고 사막스레 구는 어른이 입으로만 공자왈 맹자왈 한대서 먹혀들겠는가.효도만 해도 내가 내 어버이께 하는걸 내자식들이 보면서 배우는 법이다.나는 볼강스러우면서 내 자식의 효도를 기대할 일이겠는가. 공자의 제자 가운데서도 덕행으로 이름높은 증자가 병들자 제자들을 불러놓고 말한다.『내 발을 보아라,내 손을 보아라』(「논어」태백편).몸의 털하나에서 살갗에 이르기까지 어버이에게서 받았으니 그를 다치지 않는게 효의 시작이라는게 「효경」의 가르침이다.그러니까 증자가 내 손발을 보라고 한것은 몸에 상처하나 내지않고 죽음에 이르렀다는 본보임 그것이었다. 이렇다 할때 오늘의 어른사회가 청소년들에게 펼쳐보이는 환경은 어떤 것인가.또 어버이나 어른들은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절실한」 인성교육이 잘 안되는 까닭을 알것만 같다.『…네가 입버릇처럼 삼강오륜을 떠들어봤자 길거리에 뻔뻔스럽게 쏘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글깨나 안다는 양반들이다.이들은 갖은 수단으로 나쁜 짓들을 하면서 도무지 고치질 못한다…』.박연암의 「호질」에 보이는 호랑이의 꾸짖음이다.이런 「양반」이 득시글대는 환경에서 인성교육이란 건 아득해 보이기만 하는구나.
  • 일 도쿄대 동양문화연 미야지마 교수 인터뷰

    ◎“민간차원 한·일역사 공동연구를”/교과서내용 정부서 개입 말아야/일 위안부자료 없다는건 거짓말 한국과 일본 양국은 식민지 지배가 끝난지 15일로 51년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여전히 역사인식 문제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양국이 합의한 역사공동연구도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한국 근대사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쌓아가고 있는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미야지마 히로시(궁도박사) 교수로부터 양국의 역사공동연구 문제등 한·일관계에 대해 들어본다. ­역사공동연구가 제대로 진전되고 있지 않은데. ▲근현대사 연구가들이 자발적으로 자유롭게 지원을 받으면서 공동연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그러나 정부간 공동연구보다는 민간 연구지원이 바람직하다고 본다.이미 민간차원의 공동연구 작업이 시작되고 있기도 하다. ­역사공동연구와 관련,양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막대한 자금 필요 ▲같은 교과서를 만들자고 하거나 교과서 내용에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된다.정부는 보관자료의 제공 등 연구조건의 정비를 서두르는 것이 바람직하다.자료의 조사와 정리 공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개인의 힘으로는 안된다.일본 정부기관이나 금융기관 등 민간기관이 갖고 있는 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도 한번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양국이 역사공동연구에 대해 합의해 두고 있는 만큼 양국정부가 자료의 발굴조사정리에 힘을 기울이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종군위안부 문제 해결방안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데. ○좋은 결과 나올것 ▲일본측은 종군위안부와 관련자료가 확실하게 있는데도 없는 척 하고 있다.조사하면 더 많은 자료가 나올 것이다.자료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기본 자료조차 볼 수 없는 것이 많다.한국의 정부기록보관소의 자료도 이용에 제약이 많다. ­아시아 근대사에 있어 일본의 봉건체제가 유럽의 봉건체제와 마찬가지로 근대산업 자본주의 체제로의 이행에 유리한 배경이 됐다는 설에 대해서는. ○21세기 공동 지향 ▲한국과 대만 등은 이미 「선진국」이 아닌가.21세기를 내다볼 때 아시아에서 일본만이 유일한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일본에서는 유럽과 북·미 이외에는 근대화된 것은 일본 뿐이라는 의식이 강했다.그러나 이제 한국·중국등과의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나는 가설이지만 「동아시아 소농사회」라는 개념으로 공통점을 파악하려 하고 있다.동아시아의 소규모 농경사회가 동아시아의 자본주의화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소농사회는 귀족사회였던 유럽보다 신분의 차별이 적었다.신분보다 개인의 능력 특히 학력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므로 근대화가 쉬웠다고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양반에 대한 연구서인 「양반」이 최근 한국에서 번역 출간됐는데. ▲양반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된 것은 한국의 농촌경제를 연구하면서다.양반은 개방적이었다.아래 계층에서 올라갈 수 있었다.일본 도쿠가와 막부시대의 사무라이계급과 이 점에서 대조적이다.
  • 심기 불편한 민주당/신설 제도개선특위서 배제 당해

    ◎당직자들 2야 찾아가 거센 항의 민주당 의원들이 몹시 화가 났다.특히 국민회의측에 대해 심기가 불편하다.신설될 제도개선특위에 무소속 의원을 뺀채 3당 여야동수로 위원을 선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총선때 2백만표를 얻은 정당인데,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첫 「폭발」은 3일 상오 국회 국민회의 박상천 총무실에서 일어났다.제정구 의원과 김홍신 대변인은 독설로 가득찬 성명서를 들고와 제도개선특위에 무소속 몫으로 민주당 의원을 넣어줄 것을 요구했다.『협상이 검찰·경찰의 중립성 보장도 없이 결국 3김씨의 실리챙기기로 귀결되고 있다.이는 감나무 주인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홍시를 챙겨먹는 「장물챙기기」와 다름없다』.그러나 국민회의 박총무는 『야당 연석회의와 보라매집회때 참석하지 않는 등 야권공조를 위해 도대체 도와준 게 뭐냐』고 맞섰다. 두 의원은 박총무와 1시간동안 실랑이를 벌이다 하오 1시쯤 자민련 이정무 총무실을 찾았다.이총무가 자리에 없자 당직자들에게 『자민련은 지성인들이 모인 당』이라며 『다음 대선때 DJ는 곤욕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하오에는 이중재 고문이 직접 나섰다.총무회담에 앞서 국민회의 박총무를 붙잡고 항의하려 하다 국창근 의원에게 저지당하는 수모를 겪었다.『나이드신 양반이 이러면 어쩌느냐』.다시 김영배 의원에게 다가섰으나 총무실 문도 열어주지 않았다. 이고문과 민주당 의원들은 하오 8시 총무협상이 시작되기 직전 귀빈식당 앞에 다시 모였다.안으로 들어가는 여야총무들을 향해 『우리를 바보로 아느냐』『내일 본회의 투표가 제대로 될 것 같으냐』『본회의장에서 시신 하나 치울줄 알아라』고 마구 쏘아댔다.그러나 그 뿐,군소정당으로서 소외감만 맛보는 듯했다.〈양승현 기자〉
  • 양반/미야지마 히로시 지음(화제의 책)

    ◎일 학자가 본 조선조 양반제도 조선시대 양반제도를 일본인의 시각에서 고찰한 교양서.일본의 대표적인 한국사 연구자 가운데 한명인 지은이(도쿄대 교수)는 「양반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부터 출발해 양반계층의 형성과정과 경제적 기반,일상생활 등을 차근차근 짚어간다.안동 권씨 권벌가문의 가계보,분재기(재산상속 문서)등 옛 양반가 고문서와 「쇄미록」「미암일기」등 사대부계급의 일기를 기본사료로 활용,실증적 가치를 더해준다. 그동안 통념상 양반은 생산활동과는 완전 유리된 기생적인 존재로 간주돼 왔다.그러나 이러한 양반상은 조선후기에 성립된 것으로,조선전기의 재지양반층은 노비를 지휘 감독하며 직영지를 경영하던 농업 경영자였다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 조선시대 유교적 전통이 사회 전체에 스며든 것이 18세기 이후라고 밝히고 있는 지은이는 이 책에서 전통과 근대의 관계에 특히 주목한다.19세기 후반 이후 근대를 놓고 볼때 유교적 전통은 소멸의 길을 걷긴 했지만 강화된 측면도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보인다.일제 강점기 토지조사사업에 대한 연구에서도 드러나듯 근대적 토지소유권이 확립되었을 때 문중재산의 구별 또한 한층 명확해졌음을 지은이는 그 한 예로 들고 있다.도서출판 강,노영구 옮김,7천원.
  • 딸깍발이 선비의 일생/이희승 구술 민경환 옮겨씀(화제의 책)

    ◎국어학 대가 이희승 선생의 소박한 면모 그려 국어대사전의 저자 일석 이희승 선생이 공부가 하고 싶어 나이 서른에 대학을 들어간 만학도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책은 국어학의 대가 일석이 구술로 남긴 회고록을 풀어쓴 것.1시간짜리 테이프 50개분량인 글에서 일석은 딱딱한 학자의 껍질을 벗고 「인간」 일석의 소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896년 풍속 엄한 양반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고루한듯 보이지만 속이 트인 아버지덕에 한성외국어학교에서 신식학문을 배운다.국어학으로 이끈 계기는 18세때 친지의 집에 놀러갔다 읽은 「국어문법」이란 책.언어학 과정 개설을 기다리느라 대학입학까지 늦추며 89년 타계할때까지 평생 국어학 외길을 걸은 일석의 평생이 자유연애,외솔 최현배와의 멀고도 가까운 관계 등 재미나는 일화를 곁들여 소개된다. 일석의 목소리는 한국 근대사의 파란만장한 격변을 증언할때 생생하다.클라이맥스는 뭐니뭐니해도 조선어학회사건.일제말 마구잡이식 민족탄압의 표본같은 이 일로 옥고를 치른 당시를 일석은 차분한 어조와 치밀한 기억력으로 되짚는다.우리 학계의 원로가 된 많은 학자들의 젊은 시절 일화들을 통해 근대지성의 풍속도를 그려보는 재미도 있다.창작과 비평사 6천5백원.〈손정숙 기자〉
  • 「시집가는 날」 3만관객에 폭소 선물/연극 공연 이모저모

    ◎휴일 가족들로 초만원… 해학·풍자에 매료/“전통문화 발전 큰 몫”… 남원춘향제 백로 서울신문사와 LG전자가 전통문화 계승·발전을 위해 마련한 국립극단 연극 「시집가는 날」 초청공연이 24일 하오 8시 전북 남원시 광한루원 완월정 특설무대에서 열려 3만여 관객으로부터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시집가는 날」은 옛날 양반계층의 위선과 횡포를 신랄하게 풍자한 작품으로 국립극단원의 수준높은 연기력이 돋보여 춘향제의 여러 행사 가운데 압권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객은 특히 풍자와 해학이 주류를 이루는 내용 가운데 돈을 들여 겨우 양반이 된 맹진사가 자신의 딸 혼사를 앞두고 드러내는 이중적인 태도에 한숨을 짓거나 폭소를 터뜨리며 열광했다. 이날 공연에는 이종률 국회사무총장,이정규 남원시장,조찬형 국회국민회의당선자(남원),장덕상 서울신문사 감사 등 각계 많은 인사가 참석,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이 열린 완월정 특설무대 앞에는 연극이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60∼70대 할아버지·할머니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연극이시작되기를 기다렸다.때마침 「부처님 오신 날」과 겹친 휴일이어서 부모의 손을 잡고 따라온 어린이로 초만원을 이뤘다. ○…연극은 건너마을 양반댁 아들과 혼인을 성사시켰다며 한껏 거드름을 피는 맹진사가 등장함으로써 막이 올랐다. 그러나 며칠 후 사위될 사람이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맹진사가 자신의 딸 대신 몸종인 이쁜이를 시집보내기로 계략을 세우자 관객은 못내 안타까운 듯 여기저기서 한숨을 지으며 분노를 터뜨렸다. ○…그러나 결혼식 당일 인물이 훤칠한 신랑이 두 다리가 멀쩡한 채로 등장하는 것을 이상히 여긴 맹진사가 신랑을 그자리에서 걸어보게 하고 팔다리 여기저기를 만져보다가 결국 기절하는 장면에 이르자 관객은 일제히 폭소를 터뜨리며 환호성을 올렸다. ○…한편 이날 맹진사의 부인으로 출연한 원로여성연극인 백성희씨(71)는 『그동안 수많은 무대에 올라봤지만 이번 공연처럼 관객의 호응과 분위기가 좋은 무대는 없었다』며 활짝 웃었다. ○…윤기호 춘향제전위원장은 『서울신문사가 지난 90년부터 남원춘향제에 변사또행렬·전라감사행렬·방자놀이·뮤지컬성춘향 등 많은 문화행사를 지원함으로써 춘향제가 세계속의 제전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고 주최측에 고마움을 표시했다.〈남원=조승진 기자〉
  • 5쌍중 1쌍이 헤어졌다는 말에(박갑천 칼럼)

    지나간 왕조시대에는 이혼에 관한 법조문이 없었다.이렇네 저렇네 규정하는것 자체를 곰팡스럽다고 생각했던 듯하다.그래서 설사 칠거지악의 경우라도 벼슬하는 사람이 아내를 내치고자 할때는 임금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성호사열」인사문·이혼). 가령 「조선왕조실록」(인조18년조)을 보자.재상이었던 장유의 부인 김씨가 그아들 선징의 이혼문제로 글월을 올리고 있다.선징의 아내가 병자호란때 오랑캐병사한테 잡혀갔다온 위에 성미까지 감때사납다는 데서였다.중신이 논의한 끝에 임금은 『공신집안 일이라 그 청을 들어준다』고 「결재」한다. 양반집안에서는 소박이 이혼이었다고 이능화의 「조선여속사」는 적고있다.아내가 지아비 마다하는 걸 안소박,지아비가 아내 돌보지않는 걸 밭소박이라 했다.상민의 경우 다음 두가지였다.그하나가 사정파의.부부가 마주앉아 서로 함께 살수 없는 사정을 말하고 헤어지는 일이다.다른 하나가 할급휴서.휴서란 이혼증빙문이다.나라법에 이혼조문이 없으므로 서류는 쓸데가 없다.그러므로 이혼하는 남녀가 서로 윗옷깃 한자락씩을 가위로 잘라주어 휴서로 삼았다.물론 어쩌다 있는 일일뿐 흔해빠진 일은 아니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이혼은 혼인신고 건수에 비겨 18.1%인 것으로 알려진다.5쌍중 한쌍이 헤어진 셈이다.75년의 6.0%에서 볼때 20년사이 3배가 늘었다.부정이 으뜸사유임은 여전하지만 「본인에 대한 부당한 대우」의 비중이 높아져가는 점에 주목해야겠다.참는게 미덕(인지위덕)이라는 옛말은 시대의 흐름앞에 빛이 바랜다. 신혼여행가는 비행기 속에서 갈라서기도 한다는 세상이다.권리의 신장에 따라 개성이 강조되면서 경제적으로도 매이지 않을수 있게된 시대상황이 이혼을 쉽게하는 요소로 되고있는 듯하다.그렇긴해도 오늘의 이혼은 예의·염치를 잃으면서 무람없어진 윤리관하며 참을줄 모르게 된 이기주의 시류와 떼어놓고 생각할수 없지않나싶다.더구나 자식이 딸린 경우는 그「죄」가 크겠건만 자기감정과 편익만 좇으면서 그게 몰고올 상하좌우의 파장을 의식않는 흐름이다. 삶의 길이 그하나더냐,까짓것 한번의 인생 기나 펴고 살아야지…한다치자.하지만그마음으로는 새길을 찾는다해서 하나같이 이상향이 열리는 것도 아니다.설사 또 겉보기에 행복하다 해도 평생을 두고 마음속에는 그림자가 어른거릴터.『인생이란 끊임없는 참음과 양보의 과정』이라는 옛말을 반드시 케케묵었다 할 일인가.〈칼럼니스트〉
  • 남원서 「시집가는 날」 공연/서울신문·LG전자 국립극단 초청

    ◎24일 춘향제 행사 특설무대 올려 국악의 고장 남원으로 국립극단의 현대희극 「시집가는 날」을 보러오세요. 오는 24일 하오 8시 제66회 남원춘향제가 열리는 전북 남원 광한루원내 완월정 특설무대에 국립극단의 「시집가는 날」이 오를 예정이어서 지역주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 무대는 서울신문과 LG전자가 지방의 전통축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초청한 것으로 춘향문화선양회가 주관하고 축제이벤트가 기획을 맡았다. 「시집가는 날」은 우리나라 현대희극의 백미로,우리의 전통적인 정서와 향기가 듬뿍 배어있는 작품.주인공 맹진사가 돈으로 양반벼슬을 산 후 지체있는 집안과의 혼인으로 신분상승과 권력획득을 노려 딸의 혼사를 추진하다가 사위가 절름발이라는 소문에 딸대신 몸종 이쁜이를 신부로 교체하나 혼례날 멀쩡한 신랑이 등장하면서 맹진사가 절망한다는 해학적인 내용이다. 김상열씨가 연출을 맡았고 정상철(맹진사) 백성희(한씨) 장민호(문중어른) 한희정(이쁜이) 이소향(갑분)씨 등 국립극단 단원 30여명이 무대에 올라 남원춘향제의잔치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는 각오다.
  • 선각자 송석하(외언내언)

    1946년 4월25일 서울 남산기슭의 일제 총독관저 잘에 「한국민족박물관」이 개관되었다.해방 직후의 혼란기에 아직 정부가 수립되기 이전 미군정하에서 생소한 이름의 박물관이 문을 연 것이다.민족문화를 되찾겠다는 목소리가 높기는 했지만 값나가는 골동품도 아닌,잡동사니 같은 민속자료들을 전시했다는건 대단한 파격이었다.청사를 얻고 자신이 수집한 민속품을 중심으로 전시장을 만든 선각자는 당시 44세의 석남 송석하. 그는 우리 민족학연구의 개착자로 일제때 최초로 전국을 답사하며 민족조사와 유물수집을 해온 민족학자.조선민족학회를 창립,회지를 발간했으며 이병도와 함께 진단학회를 창립하는등 민족문화연구에 선구적 업적을 남긴다.1930년 스웨덴의 조류학자 베르그만이 백두산 동물생태조사를 위해 내한했을때 황해도 사리원으로 데리고 가 봉산탈출을 무비카메라로 촬영케 한 것은 유명한 일.그의 노력으로 봉산탈춤이 세계에 소개되었고 그 필림은 원형을 전승시킨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석남이 48년에 타계하자 주인을 잃은 민족박물관은국립박물관에 흡수되고 6·25동란중에 흐지부지 종적을 감추었다.한 사람의 열정과 집념이 지탱해주었던 민족박물관이다.그 뒤 민속박물관으로 이름이 바뀌어 접부직제에 부활된 것은 1975년. 민속박물관은 고고·미술사 박물관과 달리 서민들의 생활모습을 보여주는 전시장.그래서 민족의 기층문화로 불린다.한민족의 전통성·정체성이 가장 잘 표출되는 곳이다.조상들이 살아온 숨결과 체온이 거기 담겨 있기 때문. 송석하가 민족박물관을 개관한지 꼭 50년이 된다.이를 기념하여 국립민속박물관은 전시회·특별공연·학술발표회등을 열고 있는중이다.50년전 선각자의 업적을 기려 정부는 석남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다는 소식이다.민족박물관의 남산옛터에는 안기부가 옮겨간뒤 양반마을로 조성되고 있는중이다.또 하나의 미니 민속마을로 맥락을 잇게 된 것이다. 민속학연구에 끼친 그의 업적이 큼에도 그를 기념하는 상 하나 제정되지 않은것은 아쉬운 일이다.
  • 박찬종 위원장 “전국구 21번은 21세기 상징”(오늘의 인물)

    신한국당의 박찬종 수도권선거대책위원장은 원했다면 얼마든지 전국구 상위순번을 배정받을 수 있었다.그러나 그는 당선안정권에서 다소 불안한 21번을 선택했다. 다수의석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일 수도 있고 단기로 대권과 민선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그로서 이제 국회의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오기(?)로도 보인다.박위원장의 부인 정기호씨는 『바보같은 양반…』이라고 아쉬워 했다고 한다. 박위원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나의 뜻이 받아들여진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그는 또 『최근 장학로 전 제1부속실장의 수뢰사건으로 당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체감한다』면서 『절박하게 됐지만 장씨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악착같이 한다면 교훈도 얻을 수 있다』고 자신감도 내비쳤다. 박위원장은 21번이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21세기까지 15대 국회가 이어지므로 번호를 외우기 쉽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김경홍 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