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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8) 경북 의성 사촌리 향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8) 경북 의성 사촌리 향나무

    이 땅에 처음으로 초록 세상을 일군 건 나무였다. 초록의 땅에 들어와 살게 된 사람은 나무가 좋았다. 나무 그늘에 들어서서 여름 뙤약볕을 피했고 비바람 눈보라도 나무 둥치에 기대 이겨냈다. 그래서 사람은 나무 곁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사람은 그 보금자리 앞 마당에 한 그루의 나무를 더 심었고 오래도록 나무를 바라보았다. 나무가 아프면 사람도 아팠고 나무가 쓰러지면 사람의 집도 덩달아 무너앉았다. 사람과 나무와 집은 서로 다른 개체이지만 하나로 연결된 생명체였다. 식물과 동물, 심지어 주변의 모든 무생물까지 아우른 ‘천지만물이 본디 사람과 한 몸’이라는 양명학(陽明學)의 만물일체설이 바로 그것이다. ●유성룡의 외조부, 벼슬 버리고 내려와 심어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서부터 벌써 심상치 않다고 할 만큼근사한 정취가 느껴지는 경북 의성군 점곡면 사촌리. 안동 김씨 만취당파의 집성촌인 이 마을의 랜드마크는 김사원(金士元) 선생이 살던 고택이다. 선생의 호를 그대로 따서 만취당(晩翠堂)이라 이름한 이 집의 대청마루에 앉아 내다보면 하늘 가장자리에 걸리는 아름다운 나무가 있다. 바로 경상북도 기념물 제107호인 의성 사촌리 향나무다. “내가 향나무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이만큼 좋은 향나무는 그리 많지 않을걸요. 500살이나 된 나무가 젊은 나무 못지않게 싱싱한 데다 잘생기기도 했잖아요.” 나무 그늘에 기대어 자리 잡은 살림집에 사는 김재열(79) 노인은 가만히 선조의 얼이 담긴 나무를 바라보며 느릿느릿 이야기했다. 나무를 심고 애지중지 키운 사람은 김 노인의 방계 13대조인 조선시대 문인 김광수(金光粹, 1468~1563)다. 서애 유성룡의 외조부인 김광수는 연산군 때에 진사 시험에 합격했으나 벼슬살이에 나가지 않고 고향인 이 마을에서 시를 읊으며 평생을 보냈다.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그는 강가에 영귀정이라는 이름의 정자를 짓고 자연에 묻혀 안분자족하는 삶을 살았다. 사촌리 향나무는 500년 전에 그가 손수 심은 여러 나무 가운데 한 그루다. 오래전부터 선비들이 살던 사촌리는 여태까지 전통 가옥을 보존하고 덧붙여 몇 채의 초가를 복원해 옛 전통 선비마을의 분위기가 살아있는 평화로운 곳이다. “옛날에는 아주 큰 마을이었지요. 한창 때 400가구가 넘게 살았는데 지금은 죄다 떠나고 고작 60가구만 남았어요. 천천히 돌아보면 알겠지만 옛 모습은 많이 남아 있어도 지금은 빈집 투성이예요.” 사촌리를 대표하는 만취당 역시 지금은 살림을 하지 않는 문화재로만 남았다. 살아있는 생명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건 만취당의 기와가 도도하게 빚어낸 곡선에 맞닿은 채 당당한 기품으로 서 있는 사촌리 향나무다. ●모진 풍파 이겨내고 하늘로 치솟은 가지 사촌리 향나무는 키가 8m에 불과하고 나뭇가지도 사방으로 3m 정도 펼쳤을 뿐이다. 규모에서 결코 큰 나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옛 선비의 전통과 품격이 남아있는 마을 중심을 지키고 서 있는 나무의 기품은 여느 향나무를 훌쩍 뛰어넘는다. 나무를 스쳐 간 모진 풍파를 이겨낸 자취라도 되듯 나무는 몽실몽실 피어나는 뭉게구름처럼 올망졸망 덩어리를 이뤘다. 굵은 줄기를 중심으로 점잖게 뻗은 나뭇가지와 이파리들이 이룬 덩어리는 하늘로 솟구쳤고 저마다 끝 부분은 뾰족하게 마무리했다. 줄기 곳곳에는 가느다란 가지들을 정성껏 다듬어낸 흔적도 눈에 들어온다. 정원수로 잘 가꾸려 애쓴 옛 사람들의 손길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김광수가 살던 당시, 마을의 길가에는 커다란 소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그 소나무를 좋아한 그는 무시로 소나무 그늘을 찾았다. 더불어 그는 권세와 부귀를 좇지 않으며 소나무 그늘에 머무르는 은자의 삶을 실천하겠다는 생각에서 스스로를 송은(松隱) 처사라 했다. 그리고 자신이 새로 심고 키운 한 그루의 나무에는 ‘만년을 살아야 할 소나무’라는 뜻에서 만년송(萬年松)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그가 심은 나무는 사실 향나무다. 자연에 묻혀 자연의 생명을 닮으며 살았던 그에게 향나무와 소나무를 구별하는 건 그리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무처럼 제 본분에 만족하는 안빈낙도의 삶을 살고자 한 그에게 세상의 모든 나무는 하나로 연결된 생명이었을 뿐이다. 평생 자연을 벗했던 도연명(陶淵明, 365~427)의 일생을 모범으로 삼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천성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던 그의 가르침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자연과 하나 되는 만물일체설의 삶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비가 많이 오면 나뭇가지가 조금씩 부러지기도 하고 잎이 떨어져 내 집 지붕에 쌓이지요. 청소가 번거롭기야 하지만 그걸 불편하다고 할 수는 없죠. 그게 다 자랑스러운 선조의 정신을 지키는 일이지요.” 선조들이 가꾸어 온 자연을 더 잘 지키기 위해서 그 정도의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김 노인의 느릿한 말투에 사람과 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살아야 한다는 옛 선비의 자연주의 정신이 배어 있다. 선조의 정신을 올곧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후손들의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천지만물이 모두 하나이되 그 가운데 사람의 마음이 모든 것을 주관한다는 양명학의 정신에 다가선 지혜를 닮은 생각이다. 노인의 지혜로운 말들이 사뿐히 내려앉은 나무 그늘에서는 무더기로 피어난 파란 빛깔의 제비꽃이 생명의 노래를 외장쳐 부른다. 나무와 하나의 생명체를 이룬 사람의 맑은 마음을 따라 피어난 풀꽃이 빚어낸 선비마을의 늦은 봄 풍경이다. 글 사진 의성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북 의성군 점곡면 사촌리 205. 중앙 고속국도의 남안동나들목으로 나가서 3㎞ 가면 나오는 운산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의성 방면의 국도 5호선을 이용한다. 1.4㎞ 가면 나오는 교차로에서 고운사 방면의 오른쪽 나들목으로 나가 고가도로 아래로 좌회전한 뒤 다시 우회전하여 4㎞ 남짓 간다. 팽목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2.9㎞ 가면 후평 삼거리에 닿는다. 좌회전하여 4㎞쯤 가면 사촌리 가로숲이 나오고 길가에 주차장이 보인다. 나무는 마을 안쪽에 있으나 주차 공간이 없으니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걷는 게 좋다.
  • 선진국 “양육비는 복지”… 산정·집행 모두 국가가 지켜본다

    선진국 “양육비는 복지”… 산정·집행 모두 국가가 지켜본다

    양육비는 복지 문제다. 국내에서는 양육비를 받지 못해 어머니가 어렵게 아이를 키우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복지 제도가 발달한 이른바 ‘선진국’은 양육비를 계산, 집행하는 데 국가가 개입해 관리감독한다. 서울가정법원에서 이달 중순에 발표할 ‘양육비기준안’은 상당수 국가에서 시행하는 제도다. 북미를 비롯, 영국·프랑스 등 유럽 등지에서는 우선적으로 부모가 합의해 자녀 양육비를 결정하도록 조정하고 있다. 유럽은 자녀 양육비 산출 등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을 따로 두고 있다. 캐나다는 법원이 양육비를 결정하면, 자동적으로 여성가족부와 유사한 국가기관에 등록된다. 양육비를 국가에 내면, 국가가 부모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운전면허가 정지되고, 대출을 신청할 때 신용도가 하락하거나 여권이 취소돼 출국을 막는 등 강력한 제재 조치가 이뤄진다. 미국은 주마다 다르긴 하지만 하와이·로스앤젤레스(LA) 가정법원 등 대다수 법원들이 양육비 가이드라인을 제정, 준수하고 있다. 법관은 이를 따라야 하며, 따르지 않을 때에는 이유를 명시해야 한다. 양육비 계산프로그램이 법관의 컴퓨터에 설치돼 있을 만큼 보편화됐다. 자녀양육지원집행국은 양육비가 제때 주어지는지를 모니터링하기도 한다. 영국은 부모의 소득을 구간별로 나눠 양육비를 산출하고 있다. 주간 소득이 5파운드(약 9000원) 이하이거나 교도소 수감자일 경우 양육비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양육하지 않는 부모가 자신의 소득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꾸밀 경우 벌금까지 물릴 수 있다. 재혼을 하더라도 양육비 지급 의무는 계속된다. 또 양육비 이행을 담당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기구인 ‘아동양육이행확보위원회’가 별도로 설치돼 있다. 위원회 산하 기관인 ‘아동양육선택’(CMO)은 자녀 양육비 지급에 대한 정보를 주면서 부부 간의 합의를 돕는다.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소송절차에 대해 지원하기도 한다. 법원은 재산 압류 및 동산 매각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데다 신용정보를 하향 조정하기도 한다. 프랑스는 이미 1975년에 관련 법률을 마련,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료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부양명령 이행을 국가가 보장하도록 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부양료 징수가 되지 않으면 벌과금 10%는 물론 추가로 10%를 더 징수할 수 있다. 심지어 형법에서도 일종의 가정 유기죄로 판단, 부양권리자에게 고지하지 않고 주소를 변경한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독일도 비슷하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임금의 용·민초의 용

    임금의 용·민초의 용

    개관 30주년을 맞은 호암미술관은 내년 1월 13일까지 ‘한국 미술 속 용 이야기’전을 연다. 14세기 고려시대 작품으로 국보 215호에 지정된 ‘남지은자대방광불화엄경 권제삼십일 변상도’에다, 보물 776호와 786호로 각각 지정된 ‘금제 환두태도’, ‘청화백자운룡문병’ 등을 포함해 모두 58점이 전시된다. 용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가장 신성한 동물 가운데 하나로 예전부터 중시되었던 동물. 해서 한국 전통 미술에서도 용은 절대 빠질 수 없는 존재다. 전시는 크게 4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한국 미술 속의 용’에서는 구룡, 어룡, 어변성룡, 반룡 등 용에 얽힌 사연에 따른 다양한 용의 종류를 만날 수 있다. 보다 보면 용이라고 다 같은 용이 아니구나 싶다. ‘호국과 권위 - 궁중 미술 속 용 이야기’에서는 왕의 옷, 왕의 깃발, 왕의 투구 등 최고권력자의 상징으로 쓰인 용을 만날 수 있다. ‘벽사와 기원 - 일반미술 속 용 이야기’에서는 민간에서 사악한 기운을 쫓기 위해, 입신양명을 기원하기 위해 썼던 용에 대해 다룬다. ‘불법의 수호 - 불교 미술 속 용 이야기’에서는 나라를 수호하는 호국룡(護國龍)의 면모를 살펴본다. 지난해 삼성미술관 리움의 ‘조선화원대전’ 전시 때 선보여 호평을 받았던 고해상도 모니터를 통한 인터랙티브 장치가 변상도(變相圖)에 적용된다. 변상도는 석가모니의 삶에서 교훈적인 사례를 뽑아내 구성한 작품이기 때문에 세세한 문양까지 일일이 눈으로 봐야 그 참뜻을 음미할 수 있는 작품으로 꼽힌다. 인터랙티브 장치는 자유자재로 변상도를 확대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4000원. (031)320-1801∼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三國志’ 권모술수 백과사전

    ‘三國志’ 권모술수 백과사전

    ‘쌍전’(류짜이푸 지음, 임태홍·한순자 옮김, 글항아리 펴냄)은 속이 후련해지는 책이다. 저자는 중국 문학의 4대 기서로 꼽히는 삼국지, 수호지, 홍루몽, 서유기 4권 가운데 삼국지와 수호지 두 책을 쌍전(雙典)이라고 지칭한 뒤 혹독하게 비판한다. 홍루몽과 서유기는 “그래도 동심(童心)과 불심(佛心)이 있”지만, 수호지와 삼국지는 “전자에는 흉악한 마음이, 후자에는 교활한 심보가 충만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폭력과 권모술수를 숭배하는 책들이어서다. “이 두 권의 ‘위대한 고전 명저’에 심취하고 있을 때 지옥에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면서 쌍전을 일컬어 ‘지옥의 문’이라고 부른다. 아니, 그렇게 위험한 책이 왜 수백년간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단 말인가. 저자는 쌍전의 문학적 성취는 탁월하다고 본다. 수호지는 독특한 캐릭터, 그것도 3~4명도 아니고 108명에 이르는 엄청난 수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만들어 냈다. 삼국지는 수호지에 비하자면 조조, 유비, 관우, 제갈량 같은 몇몇 전형적인 인물을 만들어 내는 데 그쳤지만, 그 인물들이 너무나 성공적이어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문학 비평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 서사예술이 매우 높은 단계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문학’ 비평과 ‘문화’ 비평을 구분한다. 일본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의 예를 든다. “미시마는 문학적인 파급력, 영향력 면에서 높게 평가받을 수 있지만 노벨문학상 비평가들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오에 겐자부로에게 노벨상의 영광을 안겼다.” 미시마가 추구한 무사도 정신에다 노벨상과 문학이 지향하는 고귀한 이상을 내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얘기다.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도 비교한다. 맥베스 역시 폭력과 권모술수에 대한 얘기다. 그러나 권력찬탈 과정에서 도덕적 각성 문제도 함께 다룬다. 단순히 맥베스가 몰락했다는 권선징악적 구조 때문이 아니라, 맥베스의 독백을 통해 끊임없이 그 괴로움에 대해 언급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쌍전에는 이런 도덕적 괴로움에 대한 언급이 단 한 곳도 없다. “두 나라 소설의 사상적인 경지, 인생의 경지, 미학적인 취미는 그 차이가 하늘과 땅처럼 컸다.”고 본다. 저자가 이런 관점을 취하는 이유는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 정부의 압박으로 전 세계를 떠돌아다녀야 했던 경험과 관련 있다. 저자는 중국이 겉으로는 마르크스주의니 마오주의니 하지만 “잠재의식 차원에서는 여전히 쌍전의 통치를 받았다.”고 본다. 실제 저자가 문화대혁명 당시 어떤 홍위병 조직의 승리비결을 들여다봤더니 이런 내용이 들어 있었다. “첫째, 성실성은 필요없다. 둘째, 사당(死黨)을 결성한다. 셋째, 상대방에 먹칠을 한다.” 문화대혁명이란, 삼국지의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흉내낸 각 파당들이 수호지의 ‘조반유리’(造反有理)를 실행한 난잡한 쇼였다는 것이다. 해서 저자는 1부 수호지 비판, 2부 삼국지 비판을 통해 조반유리와 도원결의라는 것이 얼마나 한심하고 웃긴 논리인지 조목조목 지적한다. 사실 수호지는 워낙 그 내용이 폭력적이어서 비판이 손쉽다. 그래서 눈길을 끄는 것은 도원결의에 대한 비판이다. 이 문제를 다룬 7장 ‘의리의 변절’은 이 책의 백미다. 저자의 탁견을 엿볼 수 있는 구절들이 넘쳐난다. 저자가 고문헌을 보니 원래 의(義)는 순수한 우정이었다. 서양에서 이것은 정의(正義)로, 중국에서는 인의(仁義)로 발전했다. 그런데 ‘의’자에 결(結)자가 붙었다.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다. 남을 배제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우리끼리 나눠 가질 이익이 있다는 뜻이다. 저자가 “결의의 의란 단지 패거리 집단의 협소한 윤리에 불과한 것이지 결코 사회의 일반적인 윤리가 아니다.”라고 말한 이유다. 자기네들끼리 화목하지도 않다. 이익이 걸려 있어서다. 저자는 “역사는 결의, 즉 형제간의 맹세는 결코 믿을 수 없다는 것을 부단히 증명했다. ‘의’는 최후에 결국 ‘이익’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역사상 수많은 형제들이 결의해 수많은 반란을 추진했지만, 일단 반란이 성공하면 “수많은 형제들이 의심받고 살해당했다.”는 것. 저자의 이런 날선 비판에 속이 시원해지다가도, 꺼림해지기도 한다. 저자가 한(漢)족 민족주의에 매여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가령 “중화민족의 가장 원시적인 기질” 운운하면서 오스발트 슈펭글러의 논의를 빌려 원형(原形)문화와 위형(僞形)문화를 논하는 대목, 쌍전이 명나라 말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출몰했고 삼국지가 일러준 반간계에 걸려들지 않았더라면 만주족이 중원으로 진입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대목, 명대에 유행한 양명학을 ‘위대한 심학(心學)’이라고 거듭 예찬(정통 성리학은 마음을 중시하는 양명학이 불교와 비슷하다 해서 이단 취급한다.)하는 대목 등이다. 한족이 제 앞가림을 잘못해 만주족이 집권했고 그 만주족이 이상한 문화를 만들었다는 뉘앙스 같다. 그런데 저자가 쌍전과 비교하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는 홍루몽은 청나라 때 대히트를 기록한 작품이다. 청나라 ‘덕’은 없고 청나라 ‘탓’만 느껴진다. 쉽게 말해 민족성과 국민성을 운운하는 이론에 대한 의문과 연결된다. 이는 저자가 문예이론가로서 루쉰의 영향권에 있다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청말 만주족 때문에 나라가 위기에 처했다는 한족 지식인들의 민족주의적 주장이 은근히 깔려 있는 것이다. 1만 8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곳간지기에게 힘을 실어주자/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곳간지기에게 힘을 실어주자/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선심공약이 나오는데, 과연 이런 공약들은 관철될까? 정책결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청와대, 행정부, 국회 그리고 여론형성층은 선심공약에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이들 간 역학관계는 사안에 따라 달라진다. 여야의 이해가 충돌할 때에는 청와대와 행정부가 여당의 편에 선다. 이에 따라 ‘청와대+행정부+여당’ 대 ‘야당’의 일방적인 구도가 된다. 그러나 요즘 같은 정치계절에 예산 수반 정책에 대해서는 양상이 달라진다. 여야가 담합하는 반면 행정부는 분열된다. 먼저 여야는 표를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선심공약을 남발하며 예산 증액에 한목소리를 낸다. 각자의 목적 달성을 위해 서로 상대의 요구를 밀어주는 담합, 즉 로그롤링(log-rolling)이 발생한다. 반면 행정부는 예산을 쓰는 보건복지부, 국토해양부 등 소관 부처와 예산을 배정하는 기획재정부의 대립이 더 첨예하게 된다. 소관 부처가 여야의 선심공약을 은근히 즐기기 때문이다. 예산이 늘어나면 힘도 생기고 조직이 늘어나 승진도 빨라진다. 부처 장관도 예산의 효과보다는 확보한 예산규모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아 선심공약을 즐긴다. 성과를 측정하려면 몇 년이 지나야 하는데 장관은 내년 초면 물러나니 성과를 따질 겨를이 없는 것이다. 결국 국회와 부처는 예산 확보라는 동일 목표 하에 암묵적인 담합을 이룬다. 이때 청와대의 입장이 중요하다.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올 12월에 재선에 도전할 수 있다면 아마 청와대도 국회 편에 서서 재정부가 왕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단임제의 특성상 우리의 청와대는 다행히 재정부와 같은 입장에 서는 경우가 많다. 청와대가 선심성 법안에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이 점은 단임제의 분명한 장점이다. 이런 경우 ‘여야+소관부처’ 대 ‘청와대+재정부’의 팽팽한 구도가 형성된다. 대통령 임기 초반에는 대체로 ‘청와대+재정부’가 우세를 보인다. 그러나 임기 후반에는 여당이 대통령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부처 이기주의가 머리를 치켜들면서 ‘청와대+재정부’ 의 힘은 급격히 약화된다. 청와대는 레임덕 차단에 정신을 뺏겨 다음 정부가 쓸 내년도 예산에 신경 쓸 여유가 없어진다. 퇴임 이후를 생각하면 국회와 대립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청와대가 흔들리면 재정부도 차기 정부에서의 입신양명을 바라며 여야의 눈치를 볼 유혹을 받는다. 결국 선심 공약이 관철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청와대가 끝까지 재정부의 곳간지기 역할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국민이 ‘청와대+재정부’의 곳간지기 역할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은 의외로 만만치 않다. 선심 공약의 수혜자가 많기 때문이다. 수혜자가 아니더라도 국민여론은 선심공약을 뒷받침할 세금 고민을 잊기 십상이다. 근로소득자 가운데 42%가 면세점 이하로서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민단체는 선심 공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회복지 확대를 좇아 국회 편에 서게 된다. 재정부가 여야의 사회복지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 지금보다 연간 43조~67조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고 하자 여야와 시민단체는 한목소리로 이를 비난하기도 했다. 또한 여야 중 한쪽 편을 들었던 학자들은 이제 와서 여야가 한목소리로 주장하는 선심 공약을 비판하기 어렵다. 그나마 선심 공약을 비판하는 언론 중에는 대체로 보수지가 많아 일부 국민들은 선심 공약 비판을 보수의 입장으로 치부하는 경향마저 있다. 이렇게 보면 곳간지기의 우군이 많지 않아 보인다. 물론 사회보장은 더 확대되어야 하나 그 방법은 국가 전반을 장기적인 시야로 조망하며 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선심 공약은 숙고 끝에 내려진 결정이 아니다. 그럼에도 현재의 구도는 그러한 선심 공약이 관철될 가능성을 높여 가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중도를 지켜온 언론, 학자, 시민단체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선심 공약은 국가의 장기적 명운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올여름에 있을 예산 편성이 걱정된다. 국민들이 우리의 곳간지기가 선심 공약을 이겨낼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 주었으면 한다.
  • [15일 TV 하이라이트]

    ●역사스페셜(KBS1 밤 10시)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로 접어들던 1945년 5월. 자살특공대 가미카제의 임무로 조선 청년 ‘탁경현’은 전투기에 폭탄을 싣고 미군 함대로 돌진한다. 하지만 작전에 실패하고 그의 나이 스물넷에 결국, 오키나와 해상에서 생을 마감한다. ‘역사스페셜’에서는 그가 일본 자살특공대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들어본다. ●의뢰인 K(KBS2 밤 8시 50분) 젊은 시절 한번 결혼에 실패한 남편과 7년 연애 끝에 어렵게 결혼한 의뢰인 한씨. 결혼 후 남편은 국가고시에 합격해 어엿한 의사가 되었고, 둘은 행복한 신혼을 보냈다. 하지만 그 행복은 한씨가 임신을 하고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임신 소식에 남편은 시큰둥했고, 입덧이 심한 아내에게 낙태를 권하기도 했다는데…. ●수목미니시리즈 해를 품은 달(MBC 밤 9시 55분) 강무날, 종친과 대신들을 거느리고 종묘로 향해가던 훤은 윤대형의 사병들에게 포위되고 만다. 반란군의 선두에 선 양명은 훤에게 칼을 겨누고,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던 윤대형은 어서 훤의 목을 베라 말한다. 한편 의금부 도사 홍규태와 함께 은신처로 피신하던 연우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퀴즈쇼 곱하기 9(SBS 오후 6시 30분) 이번주 도전팀은 친절과 미소로 승객을 안내하는 하늘의 꽃, ‘동방항공’ 스튜어디스팀과 함께한다. ‘동방항공’은 중국 3대 민영 항공사 중 하나로 운행승객 수 기준으로 중국 내 2위를 자랑하며, ‘고객만족 우수 서비스상’ 등을 휩쓴 참신한 항공사이다. 과연 이들은 비행과 퀴즈 모두 고공행진에 성공할 수 있을까. ●헬스 투데이(EBS 오전 6시) 환절기만 되면 더 심해지는 손목, 발목의 시큰거림이 시작된다. 때문에 무거운 물건을 들을 때도, 걸을 때도 불편을 호소하는 시니어들이 많다. 나이가 들면 팔 다리뿐만 아니라, 손목, 발목과 같은 미세한 부위에도 통증이 느껴진다. 이에 ‘헬스 투데이’에서는 통증을 완화하고 예방하기 위한 손목, 발목 통증 잡기 체조를 준비했다. ●검색녀(OBS 밤 11시 5분) 연예계 대표 골드미스 안선영은 드라마 ‘드림하이’ 출연 당시, 2PM 황찬성의 첫 키스 주인공이 되는 영광을 안게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은 거기까지. 얼마 전 성동일과 키스신을 촬영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황찬성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며 솔직한 마음을 토로했는데…. 한편 안선영은 자신의 첫 키스 경험담도 털어놓는다.
  • “백암은 동양평화와 공존의 세상 꿈꿔 ‘국가’·‘민족’은 한반도에 존재했던 것”

    “백암은 동양평화와 공존의 세상 꿈꿔 ‘국가’·‘민족’은 한반도에 존재했던 것”

    “지구촌에 여전히 나라 간 분쟁과 종교·인종·자원 전쟁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강자의 수탈과 침략에 맞서 약자의 평화를 향한 저항을 밝히고, 공생의 의미를 되새긴 한국통사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한국의 고전일 수밖에 없다.” “백암 박은식을 민족주의자라고 비난하는 여론이 최근 형성되고 있는데, 1915년 쓴 ‘한국통사’(韓國痛史)를 제대로 읽어 보면 양명학자인 박은식은 동양평화, 약자나 강자가 공존하는 세상을 꿈꿔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규장각 새로 읽는 우리 고전 총서’ 시리즈로 나온 ‘한국통사-국망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는 거울’(아카넷 펴냄)을 번역하고 해제를 붙인 김태웅 서울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12일 이렇게 논평했다. 서울대 사범대 연구실에 만난 김 교수는 “냉전의 시대가 끝난 지구촌에 여전히 나라 간 분쟁과 종교·인종·자원 전쟁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강자의 수탈과 침략에 맞서 약자의 평화를 향한 저항을 밝히고, 공생의 의미를 되새긴 한국통사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한국의 고전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국가’가 살아있는 현실 인식을 최근 일본의 진보학자들 사이에서 민족주의가 사실상 국가 간 분쟁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따라서 이를 해체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적지 않지만, 21세기에 ‘국민국가’라는 단위가 엄존하고 해체되지 않는 현실도 인식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그는 “유럽은 절대왕정이나 근대국가 형성기에 ‘국민’이라는 ‘상상의 공동체’를 발명해 나갔지만 통일신라, 고려, 조선 등 중앙집권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했던 한반도에서 ‘국민’이나 ‘민족’은 만들어진 전통이 아니었다.”면서 “박은식이나 신채호는 근대적 방식으로 역사 서술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반도에 이미 존재하는 민족이나 국민을 발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족이라 칭하지 않았지만 우리에게는 민의, 민인, 인민 등 다양한 명칭과 민족의 실체가 있었다.”면서 “고려 태종의 유훈인 훈요십조에서도 우리는 중국과 다르다고 했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면서도 우리는 중국과 다르다고 했던 것에서 우리의 실체를 찾아 나갈 수 있다.”고 했다. 한국통사의 중요성을 김 교수는 몇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1910년대의 아픈 현실 속에서 당대사를 어떻게 쓸까를 고민한 최초의 역사 개설서라는 점이다. ●‘생존’을 고민한 최초의 근대적 역사서 지금의 시선으론 근대사지만, 당시에는 현대사였을 그 역사를 편년체(일기체)나 왕과 영웅을 다룬 기전체가 아닌 인과관계를 가진 근대적 역사 서술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이후 한국사 서술의 틀은 박은식류를 따르게 됐다고 했다. 둘째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19년 파리 평화회의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한국 독립을 위해 외교 활동을 시도하는데, 이때 주요하게 인용된 자료가 한국통사다. 1905년 을사늑약 등 일제가 대한제국을 얼마나 부당하게 강점했는지를 알리는 사료였던 것이다. 현재는 황현의 ‘매천야록’이나 정교의 ‘대한계년사’ 등이 구한말을 증언하는 자료로 많이 인용되지만, 당시 각 가문에만 존재했을 뿐 공개된 자료가 아니었다. 셋째, 한국통사가 1915년 상하이에서 출판되자 일제는 1910년대까지의 역사 무시라는 소극적 전략에서 역사 왜곡이란 적극적 전략으로 전환했다. 일제는 한국인이 한국통사의 영향을 받아 항일투쟁에 참여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중국과 러시아, 미국 등에서 한국인이 이 책을 탐독하거나 전해 들었다. 1917년에 이 책은 한글로 번역 간행돼 재미 한인 학생들의 교재로 사용됐다. 결국 일제는 1916년 1월 조선사편수회라는 어용학회를 만들어 식민사관 형성에 열을 올렸다. 조선반도사 편찬 취지문에서 일제는 “재외 조선인의 저서 같은 것이 지상을 규명하지 않고, 함부로 망설을 드러내…(중략)…인심을 현혹시키는 해독 또한 참으로 크다.”이라며 한국통사를 비난했다. 조선사편수회는 1922년 12월 조선총독부 산하 조선사편찬위원회로 이름이 바뀌었고, 식민사관에 바탕한 ‘조선사’와 ‘조선사료총간’(朝鮮史料叢刊), ‘조선사료집진’(朝鮮史料集眞)을 간행했다. ●정신이 멸하지 않으면 형체는 부활 김 교수는 국혼이 살아 있으면 된다는 박은식의 한국통사 서문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박은식은 서문에서 “옛사람이 이르기를 나라를 멸할 수는 있으나 역사는 멸할 수 없다고 하였으니 그것은 나라의 형체이고 역사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의 형체는 허물어졌으나 정신은 홀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 이것이 통사(痛史)를 짓는 까닭이다. 정신이 보존되어 멸하지 아니하면 형체는 부활할 때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행복한 교실(KBS1 오전 11시) 최근 인터넷과 온라인 게임이 학교 폭력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학교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청소년 게임 중독 관련 전문가들이 출연해 인터넷 게임 중독의 실태와 청소년들이 인터넷 게임에 빠지는 원인, 게임 중독의 심각한 문제점, 그리고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 등을 소개한다. ●수목 드라마 스페셜 보통의 연애(KBS2 밤 9시 55분) 7년 전,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아버지가 지목된 이후 정지된 시간을 살고 있는 여자 윤혜. 어느 날 그에게 낯선 남자 재광이 등장한다. 그 남자는 윤혜의 주위를 배회하기 시작한다. 윤혜는 그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재광 역시 윤혜가 점점 궁금해진다. 그렇게 재광은 윤혜에게 엄청난 진실을 털어 놓는다. ●수목 미니시리즈 해를 품은 달(MBC 밤 9시 55분) 훤은 드디어 풀린 의문에 절규의 오열을 쏟아낸다. 그리고 활인서로 달려가 뜨겁게 연우를 품에 안는다. 그런데 갑자기 활인서에 복면자객들이 나타나 연우를 공격한다. 양명과 운, 그리고 훤은 연우를 엄호하고, 그 과정에서 양명은 자객들을 따돌리며 연우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달려간다. ●좋은 아침(SBS 오전 9시 10분) 치과의사 홍지호·탤런트 이윤성 부부는 임신 7개월 때까지 외출도 삼가고, 하루에 두번씩 유산 방지 주사를 맞는 고통 끝에 딸 세라를 얻었다. 그렇게해서 낳은 첫째 딸 세라가 건강하게 자라서 3월에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정든 유치원을 떠나는 세라의 졸업식 현장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새로운 다짐을 들어본다. ●다큐 10+(EBS 밤 11시 10분) 전쟁을 하는 로봇. 공상과학 영화들이 그려온 암울한 미래의 모습이다. 하지만 로봇 전쟁은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과연 로봇이 판단 능력까지 갖추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똑똑한 전투 장비가 늘어나면서 이런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최첨단 전투 로봇의 장점과 이면의 우려, 부작용들을 하나씩 짚어 본다.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5분) 가수 김용임은 재능 기부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히트곡 ‘밧줄로 꽁꽁’이란 곡으로 행사 순위 1순위였던 그런 김용임을 당황케 한 행사가 있었다. 바로 교도소 공연이었다. 교도소 공연이라 꺼려졌지만 거부할 수 없었던 당시 상황에서 그녀는 애교스러운 애드리브로 떨리는 무대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 [부고]

    ●오성환(제주도야구협회 회장)씨 별세 20일 제주그랜드장례식장, 발인 23일 오전 (064)724-8000 ●이정호(본피플 대표이사)규숙(미국 조지아주립대 생화학과 교수)씨 부친상 임순만(국민일보 수석논설위원)신현석(도시철도공사 방화역 부역장)김기대(에이빙뉴스 발행인)씨 장인상 20일 중앙대병원, 발인 23일 오전 6시 (02)860-3510 ●송요권(시흥시의회 전문위원)씨 부친상 21일 시흥장례식장, 발인 23일 오전 9시 (031)434-8266 ●이경호(순천향대 교수)제호(미국 퀄컴 임원)소영(호서대 교수)씨 부친상 김준(SK 전무)씨 장인상 20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3일 오전 6시 30분 (02)2258-5953 ●최용기(국립국어원 교육진흥부장)씨 모친상 21일 전주 온고을장례식장, 발인 23일 오전 9시 (063)211-7676 ●서광택(세풍 회장)이택(서일기전 대표이사)우택(수출입은행 전대금융실장)씨 모친상 21일 대구 영남대병원, 발인 23일 오전 10시 (053)620-4241 ●함홍태(전 중소기업은행 홍제동지점장)씨 별세 돈시(전 기업은행 경수지역본부장)돈휘(전 하이마트 상무)씨 부친상 최영렬(전 산부인과개업의협의회 회장)양명승(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박형일(박형일법률사무소 대표)씨 장인상 2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3일 오전 9시 (02)3410-6903 ●박도순(연세대 총동문회 이사)씨 별세 홍준(수지정형외과 원장)래옥(통일산부인과 원장)재민(미국 거주)씨 부친상 신성균(CJ FOOD 미주대표이사)이혁순(미국 PLA건축사무소 대표이사)씨 장인상 2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3일 오전 7시 30분 (02)2227-7566 ●류남진(전주지검 사무국장)남용(금호건설 플랜트사업팀 팀장)씨 모친상 2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3일 오전 5시 (02)2227-7563 ●정인숙(울산시 울주군의회 의원)씨 부친상 21일 서울산보람병원, 발인 23일 오전 6시 30분 (052)255-7244 ●김용진(BBS불교방송 재단사무국 부장)씨 부친상 이선희(BBS불교방송 아나운서부장)씨 시부상 21일 강원 영월의료원, 발인 23일 오전 6시 30분 (033)370-9142
  • [16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경남 통영시 산양읍 추도리 508로 분류되는 작은 섬 추도. 이 작은 섬의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바로 옛날만 해도 잡어 취급 받던 물메기 때문이다. 밥상 물메기 때문에 울고 웃는 작은 섬 추도.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나는 물메기가 추도의 특산품이자 별미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사연과 물메기로 차려낸 밥상을 소개한다. ●복희누나(KBS2 오전 9시) 양조장을 살리려면 소주업으로 갈아타는 수밖에 없다고 믿는 말구는 소주 면허 청탁을 위해 적금 통장을 깨고, 송병만은 이를 모른 채 무기력하기만 하다. 한편 백구는 복희(장미인애)에게 도진의 신변을 부탁한다. 내키지 않지만 백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복희는 공장 식구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진을 영미사에 취직시킨다. ●해를 품은 달(MBC 밤 9시 55분) 보경은 살의 원인을 월에게 돌려 훤의 명예를 실추시키려 음모를 꾸민다. 훤은 월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수모를 참으며 대왕대비를 찾아가 청을 올린다. 양명 역시 추국장에 나타나 월의 무죄를 주장하지만, 월은 죄인의 낙인이 찍혀 서활인서로 쫓겨 가게 된다. 서활인서로 끌려 가던 월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내에게 납치를 당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0분) 온 동네를 주름잡는 남다른 할머니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찾아간 대구.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다는 식당에서 자그마한 체구의 할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외국인들에게 둘러싸여 너무나도 편안한 모습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할머니. 영어가 너무나도 하고 싶고, 세상에서 영어가 제일 좋다는 강영희 할머니를 만나 본다. ●독립다큐관(EBS 밤 12시 5분) 덕윤씨는 일주일에 3일은 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중도 시각 장애인이다. 투석을 끝내고 지친 몸으로 쓸쓸히 집으로 돌아가 즉석 미역국을 끓여 먹는 덕윤의 일상은 비장애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편 뮤지컬 배우인 친구 상원이 집 근처로 공연을 온다. 오랜만에 둘은 잠시 만나게 되는데…. ●검색녀(OBS 밤 11시 5분) 가수 고영욱은 시트콤과 다양한 방송 활동으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주일에 6~7개 스케줄을 소화할 정도로 엄청 바쁘다고 너스레를 떠는 그. 그러자 김구라가 독설 한마디를 날리고, 결국 고영욱이 사과까지 하게 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한편 고영욱은 배우 한효주와 포옹하는 CF도 찍었다고 자랑한다.
  • [8일 TV 하이라이트]

    ●행복한 교실(KBS1 오전 11시) 가정에 생각하지 못한 위기가 찾아오면서, 그가 찾은 유일한 탈출구는 힙합과 춤이었다. 중2 때 오디션을 통해 피플크루 비보이를 시작으로 3년간 비보이 생활을 하지만, 장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고등학교 2학년 때 춤 대신 공부를 해 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인수분해조차 풀지 못했던 그가 미친 듯이 공부한 결과…. ●난폭한 로맨스(KBS2 밤 9시 55분) 고양이 쇼트가 잔인하게 살해되자, 불안해진 무열은 은재에게 종희의 경호를 부탁한다. 은재는 마지못해 종희의 경호를 시작하고, 충격에 빠진 종희는 종잡을 수 없는 행동들을 보인다. 한편 김실장은 무열의 스토커를 잡기 위해 무열의 주변 사람들을 용의자 선상에 올려놓고 추리해 가고, 동아는 서윤이를 몰래 미행한다. ●해를 품은 달(MBC 밤 9시 50분) 강녕전으로 향하던 월의 팔을 낚아챈 양명 앞에 서늘한 표정의 녹영이 나타난다. 더 이상 연을 쌓지 말라는 그녀의 말에 양명은 팽팽하게 맞서고, 강녕전으로 간 월은 훤의 쉴 새 없는 질문 공세에 그 동안 참아온 눈물을 보인다. 한편 녹영은 잔실을 살벌하게 혼낸 뒤 성수청에서 그녀를 내쫓고, 월은 성수청을 떠나겠노라 고한다. ●한밤의 TV연예(SBS 밤 8시 50분)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무대를 꽉 채우는 솔로 뮤지션 세븐이 오랜만에 돌아왔다. 신곡 ‘내가 노래를 못해도’를 발표하자 마자 음원 차트를 점령한 세븐. 데뷔 10년차를 맞은 만큼 깊이를 가진 가수로 돌아온 세븐을 코너 ‘우리 지금 만나’에서 함께한다. 유쾌한 남자 세븐과 함께해서 더 소중한 특급 데이트현장 속으로 빠져 본다. ●공부의 왕도(EBS 밤 12시 5분)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화제의 주인공, 용인 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윤남균군과 함께한다. 언어 영역, 수리 영역, 외국어 영역, 사회탐구 영역은 물론 제2 외국어인 중국어 영역까지. 전 과목에서 만점을 기록했다고 하는 그. 무엇이든 마음먹으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승부사의 끝장 공부법을 소개한다. ●HD 다큐 월드-세계의 박물관(OBS 오후 5시 40분) 쿠바의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여러 개의 박물관을 찾아간다. 사탕수수가 전래되어 쿠바 사회가 변모되고,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럼주 박물관과 이국적인 면모와 요루바 부족의 여신상을 살펴볼 수 있는 아프리카 박물관까지. 그 외에도 독립기념관, 국립미술관 등을 소개한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시론] 신뢰할 수 있는 공무원 얻으려면/오성호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신뢰할 수 있는 공무원 얻으려면/오성호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외교부 고위 공무원이 연루된 소위 ‘CNK 사건’이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러한 비리는 이전에도 있었고, 그때마다 공무원에 대한 사회의 신뢰는 떨어졌다. 그런데 이렇게 불법 혹은 편법적인 행동만이 공무원을 믿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 또는 장관이 바뀔 때와 같이 큰 변화가 있을 때 훼손되는 정책의 일관성과 그러한 불안정성을 애써 변호하는 담당 부처의 설명은 불법이나 편법은 아니라도 국민들로 하여금 정부와 공무원을 믿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공무원들이 국민의 신뢰를 잃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무엇보다 앞서 추구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 공무원도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공무원은 일반인과 다른 사람이다. 가장 큰 차이는 ‘공권력’을 행사한다는 점이다. 공권력은 공동체의 유지 발전을 위해 공동체의 이름으로 개인의 생활에 간섭하고 제약을 가할 수 있는 힘이다. 모든 공무원은 본인이 담당한 업무 분야에서 일반인들에게 그들의 의사와 상관없는 강제를 행할 수 있고, 일반 국민들은 공무원들의 강제 행위에 복종해야 한다. 더욱이 법은 공무원들이 그러한 공권력을 공명정대하게 행사하라고 신분 보장까지 해 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은 사람이지만, 일반인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만약 공무원이 일반인과 하등의 다름없이 자기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면, 그러한 공무원을 신뢰하면서 그가 자신의 권리를 제한하고 자신에게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권력을 갖는 것에 기꺼이 동의하는 사람은 절대 없을 것이다. 공직 비리와 같이 국민의 신뢰를 잃도록 하는 부조리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공무원들이 자신들은 공권력을 행사하는 존재라는 기본 의미를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이 스스로의 존재 의미를 올바로 인식하고 있지 않는 한 공직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어떠한 제도도 효력이 없다.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길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공무원들이 스스로를 올바로 인식하게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바른 가치관을 가진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 공동체에 봉사해야 한다는 사명감 없이 공직을 입신양명(立身揚名)이나 안정된 생활 기반의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는 사람이 공무원이 된다면 공직 비리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무원 선발 제도는 업무 능력이나 역량을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여기에 더해 후보자의 가치관도 판단할 수 있는 수단이 강화돼야 한다. 필요하다면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후보자의 성장 과정이나 교육 배경도 살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 제도의 지속적 개선도 필요하다. 사회가 변하면 개인의 생각이나 가치 판단의 기준도 변한다. 인사 제도도 계속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져야 한다. 공무원들이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성실히 근무하면서도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잘 얻을 수 있는 조화된 관리 체제가 수립돼야 할 것이다. 공무원에 대한 외부 통제의 강화도 생각할 수 있다. 공무원 비리에 대한 벌칙을 더 무겁게 하여 비리에 대한 경계심을 높인다든지, 정치권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설치와 같이 집중적인 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예에서 나타나듯이 공무원들이 스스로를 바로 인식하지 못하면 외부 통제의 강화도 비리를 방지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외부 통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를 만들거나 개선하는 것보다 국민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기본이 갖추어진 사회를 만드는 것이 어쩌면 더 나은 접근일 수 있다. 1급수가 아닌 물에서는 버들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인사]

    ■환경부 △상하수도정책관 김진석△금강유역환경청장 오종극 ■국가인권위원회 △기획재정담당관 유인덕△인권상담센터장 최재경△조사총괄과장 한병일△침해조사〃 김대철△장애차별조사2〃 김성옥△교육훈련 김성준 배대섭 김용국 ■특허청 ◇승진 △기계금속건설심사국장 설삼민◇전보△특허심판원 심판장 이재훈△전기전자심사국 특허심사정책과장 이상철 ■전남도 ◇승진 △기획조정실 남해안선벨트지원관 직무대리 오재선△인력관리과장 〃 박준수△세무회계과장 〃 배유례△해양생물과장 최갑준△의회사무처 김금용 임현식 심남식 조성필△산림자원연구소장 직무대리 윤병선△전남신용보증재단 파견 백종남△전남인재육성재단 〃 조종현△전남테크노파크 〃 김보환◇전보△대변인 조정훈△도립도서관장 최동호△기업유치과장 김연태△경제통상〃 송경일△행정〃 윤승중△환경정책담당관 전영재△문화예술과장 김영희△농업정책〃 손영호△식품유통〃 명창환△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투자1부장 정현호△투자개발과장 직무대리 김범수△녹색에너지담당관 〃 김태환△행복마을과장 정근택△의회사무처 남재희△여성가족과장 신현숙△장애인체육회 파견 김용△토지관리과장 홍성일△수산자원〃 양근석△해양수산과학원장 임여호△공로연수 안용찬 박종균 이원희 김한유 명성인 이덕부△산림산업과장 박화식△지역계획〃 신태욱△도로교통〃 위광환△기후변화지원관 윤순홍△도로관리사업소장 김용철△전남개발공사 파견 김명우 장정기△호남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 〃 정남래△전남발전연구원 〃 김태일△교육 임채영 주순선 홍영민 ■한국공항공사 △항공기술훈련원장 오승철<본부장>△서울지역 박담용△항로시설 장세훈△부산지역 김종형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기획부실장 박기호△정보화기획담당 이상민△QA센터 고객만족담당 박민선<교육연구부>△수련실장 권성택<강남센터>△부원장 김주성<국제진료>△센터장 박경우 ■한겨레신문사 <디지털미디어국>△디지털기술부문장 임원석△디지털콘텐츠부장(스페셜콘텐츠팀장 겸임) 문병권<독자서비스국>△수도권영업부장 장봉국△판매기획〃 안덕귀<애드국>△애드1부장 김철홍<출판미디어국>△판매담당부국장 이성환<경영기획실>△인재개발부장 유재형<연구기획조정실>△관리담당부실장 신철<편집국>△토요판에디터 고경태 ■외환은행 ◇개인지점장 △강남대로 임경옥△교하 윤희철△구로공원 석혜령△구성 이주연△국제전자센터 이정대△남가좌동 김철△남천동 박이목△다대동 류철수△당산역 송훈재△대림역 제갈용주△마두역 김덕근△마산중앙 강서형△메트로시티 전윤열△목포 김태형△미아동 박용식△반포뉴코아 정중근△방배동 류근형△부천중앙 한억만△부평역 김동술△부평 전우용△분당중앙 이원직△사상 김영철△삼성역 김유택△삼정동 채강기△상암DMC 김기성△서대문 전철희△서잠실 이재규△서초동 김대호△선릉역 오상영△성산동 이재현△세종로 김채길△센텀시티WM센터 이영미△송파동 심문섭△수내동 김효중△순천 박춘규△신도림역 심창식△압구정동 임병석△양재역 임희철△여의도중앙 박세걸△역삼역 김지성△연희동 홍지표△영도 김웅영△용인동백 박복수△용인 임승복△인사동 강성열△잠실남 최종옥△장안동 이철주△좌동 이봉희△주례동 최영호△주엽역 황의관△죽전 권진경△창원대방동 박흥민△창원 이낙준△칠곡 김동주△평창동 박경아△한전 나문채△해운대우동 박정석△호계동 양영석△홍제역 이희락△화명역 박찬태△화양동 김화식◇기업지점장△가스공사 최석근△경산공단 배종필△구미 변천석△군자동 이태호△남대문 민승기△녹산공단 김수선△대전 김재민△대치동 장재영△목동 이상철△목포 김성민△무역센터 박종춘△반포동 이석영△서면 박도희△성서 이무술△신촌 고형권△안산 조종형△양재동 김기상△양재중앙 임광식△여의도광장 정병갑△오창 나병필△울산 장종남△음성기업금융 안치록△의정부 김순철△이천 문경윤△정관 윤진화△파주 김동익△한남동 하동연△화성발안 여상황△SIM 이춘성 최수석◇개설준비위원장△당진지점 유동현△판교기업금융지점 김원형◇대기업SRM지점장△이석경 정동춘◇해외지점장△파리 송광호△하노이 김광억△KEB China 대련분행장 최민수△KEB China 상해분행장 이철우△KEB LA FINCO 김삼문◇본점 부장△개인상품부 윤동현△론센터 신학기△서비스지원본부소속 최태룡△신용기획부 한철수△신탁연금부 정재훈△업무혁신부 유선무△여신정리부 신동렬△영업지원센터 조길종△전략영업부 이성수△카드운영센터 김기영△해외관리지원부 양진영△e-Business사업부 안상권 ■유진투자증권 △역삼지점장 한기철 ■한국화이자제약 ◇상무 △마켓액세스부 고수경△대외협력부 황성혜△인사부 박차규△허가개발부 김희선△영업부 유중근◇이사△영업부 송두수 이천호 ■쌍용양회 △상무보 김종식 김두만 조헌군 ■쌍용정보통신 △상무 최이목 ■쌍용해운 △전무 한준석(대표이사) 이동용 ■쌍용머티리얼 △상무보 이상억 ■쌍용자원개발 △대표이사 사장 김영민△상무 신인호△상무보 송영찬 ■쌍용레미콘 △상무보 김기천 박용오 ■쌍용인터내셔널 △상무 강대중 ■쌍용기초소재 △대표이사 사장 성용환△상무보 표성만 ■한국기초소재 △상무보 김영호 ■SK ◇승진 △LNG사업추진TF장 이완재△사업지원팀장 김준△재무팀 조경목△기업문화팀장 조돈현△사회공헌사무국장 남상곤△P&C팀장 천병혁◇신규 임원선임△Communication팀 임수길△P&C팀 송영욱 ■SK이노베이션 ◇승진 △SHE본부장 이양수△기업문화〃 김홍대△GLDP 연수 현순엽◇신규 임원선임△구매효율화 TF장 김재곤<실장>△현장경영 강승일△GT전략 김칠성△생산기술 김동호△E&P기획 이은호△탐사 이명환△신성장사업개발 홍주한△Portfolio Management 이찬열△경영분석 차성근△총무지원 김정남 ■SK에너지 ◇승진 △울산CLX부문장 이재환△Trading사업본부장 김형건△경영전략〃 김경원△석유생산〃 김정식◇신규 임원선임△FO Book 리더 고현동△Global사업실장 신인철△산업에너지사업부장 조승호△브랜드마케팅실장 한중길△석유1공장장 박경환△석유설비실장 전양명 ■SK종합화학 ◇승진 △중국본부장 민완규◇신규 임원선임△사업개발실장 이성철△Trading사업부장 김재민△경영기획실장 김광조△Polymer공장장 김동희 ■SK루브리컨츠 ◇승진 △기유사업본부장 허진◇신규 임원선임△기유마케팅실장 박용민 ■SK텔레콤 ◇승진 △종합기술원장 변재완△사업개발부문장 박정호△CR부문장 이형희△기업문화실장 이택△경영지원단 송현종◇신규 임원선임△대구마케팅본부장 조창노△Network운용〃 현덕△IPE사업〃 박철순△윤리경영실장 김영안△SCM〃 여호철△SKMS〃 김태영△SK아카데미 리더십개발센터장 유만석△현장경영1팀장 성상현△경영지원단 임종필 ■SK플래닛 ◇승진 △LOEN 대표이사 신원수◇신규 임원선임△경영기획실장 임종혁△LOEN C&M부문장 이용장 ■SK네트웍스 ◇승진 <부문장>△경영지원 김헌표△T&I 김은성△통신유통 장재종△EM 이호규△패션 조준행◇신규 임원선임△T&I부문 사업전략담당 라성웅△E&C총괄 〃 최태웅△SM BHQ Auto Marketing사업부장 전롱배△패션BHQ License브랜드〃 배영석△SK Pinx 대표 조용선△Global회계담당 김성재△CR담당 박주호△SKMS담당 이준현 ■SK C&C ◇승진 △Corporate Center장 조영호△시스템사업부문장 박철홍◇신규 임원선임△금융사업1본부장 이광복△서비스제조사업2〃 이상일△Application운영〃 윤관식△SKMS〃 장의동△미국법인 CFO 정풍욱△인포섹 대표 신수정 ■SK케미칼 ◇승진 △경영지원부문장 박찬중△Life Science Biz. 〃 한병로◇신규 임원선임△수지사업본부 수지사업담당 김현석△울산공장 부공장장 이응윤△개발본부 개발1실장 김정태△〃 개발2실장 김경호△생명과학연구소 신약연구실장 김훈택△재무담당(관계사 이동) 이병태 ■SKC ◇승진 △Polyol사업본부장 윤찬영◇신규 임원선임△전략구매실장 김영환△재무지원〃 김상협△수원공장장 김희수△SKC Lighting 파견 임원기 ■SK건설 ◇승진 △화공플랜트사업부문장 김윤근△발전플랜트〃 심성걸△Infra〃이충우△Global Marketing부문장 안재현△화공MEA총괄 강재준△Infra사업기획총괄 석중식◇신규 임원선임△민간개발본부장 이성수△Infra사업기획실장 이홍△해외Infra견적〃 김재헌△Infra영업담당 김양수△화공플랜트 PD 이석중 임종석△발전플랜트 PD 이강우 ■SK E&S ◇승진 △경영지원부문장 한치우△부산도시가스 대표이사 조용우△영남에너지서비스(포항) 〃 최대림◇신규 임원선임△기업문화본부장 태재광△오성발전소장(광양발전소장 겸임) 최돈춘△평택에너지서비스 사업관리본부장 박노춘△부산도시가스 경영지원본부장 고정연△충청에너지서비스 영업·안전본부장 장영환△전북에너지서비스 경영지원본부장 조세진 ■SK가스 ◇승진 △Global사업부문장 이재훈◇신규 임원선임△영업본부장 허정도△산업기술본부 연구위원 김명준 ■SK해운 ◇승진 △전략경영부문장 백석현◇신규 임원선임△기업문화실장 임호근 ■SK증권 ◇승진 △Wholesale사업본부장(법인사업부문장 겸임) 김기태◇신규 임원선임△PE본부장 유시화 ■SK M&C ◇신규 임원선임 △Mobile Marketing사업본부장 정기원 ■SK바이오팜 ◇신규 임원선임 △신약개발연구소장 이기호△경영전략실장 정태익 ■SK텔레시스 ◇승진 △대표이사 사장 이종성△총괄 신종환△Biz부문장 조인식△경영지원부문장 강창기
  • [오늘의 눈] 공명심 때문에 디도스 공격했다고?/이영준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공명심 때문에 디도스 공격했다고?/이영준 사회부 기자

    검찰의 27일간에 걸친 ‘10·26 디도스 공격’ 수사가 국회의원 비서들의 ‘불장난’으로 결론 났다. 현직 국회의원의 운전기사와 의전비서의 무모한 거사(擧事)였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를 무력화시키려고 시도한 중대한 사건치고는 허망하기 짝이 없다. 사건이 불거지자 모두 전(前) 비서로 신분을 바꿨다. 꼬리를 잘랐다. 상관(上官)은 범행과 상관(相關)이 없다는 게 검찰의 발표다. 범행 동기를 공명심으로 돌렸다.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을 도와 ‘입신양명’을 꾀하려는 게 범행 배경이자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최구식 의원의 운전기사이자 비서였던 공모(28)씨는 정식 보좌관이 되길 희망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의 비서였던 김모(31)씨는 비정규직의 딱지를 떼고 정규직을 꿰차고 싶어 했다. 검찰의 수사 발표대로 “비서들의 범행”이라고 하면 확실히 믿을까. “아니다.”라는 답과 함께 “석연찮다.”, “찜찜하다.”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정말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했을까.”, “범죄를 저질러서까지 영전(榮轉)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했을까, 정치권에서는 공공연한 일일까.”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는 탓에 배후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범행에 성공, 붙잡히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고 누군가로부터 실제 공로를 인정받고 원하는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표변(豹變)이 판치는 정치판에서 말이다. 솔직히 잘 보이려고 했던 대상이 있었다면 그가 배후다. 직접 지시나 개입을 하지 않았더라도 은연중에 ‘메시지’를 흘려 방조했을 수 있는 까닭에서다. 디도스 공격은 분명 실패했다. 범인들도 나 후보의 낙선 때문인지 공격 사실을 ‘윗선’에 자랑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거되기까지 35일간의 행적도 뚜렷하지 않다. 검찰도 수사에서 물증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나름대로 봤을 것이다. “배후를 밝히는 건 신의 영역”이라는 검찰 쪽의 독백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상식적인 이해를 위해 특검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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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4) 상수학 대가, 소강절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4) 상수학 대가, 소강절

    결혼 첫날밤, 소강절은 부인을 재워놓고 밤새 점을 치고 있었다. 그가 궁금했던 건 이 첫날밤 행사로 자식이 생겼을까 하는 것. 점을 쳐보니 과연 아들이 들어섰다는 점괘가 나왔다. 내친김에 손자와 그 다음 후손들의 앞날까지 점을 쳤다. 그러던 중, 9대손에 이르러 불길한 점괘가 나왔다. 9대손이 역적 누명을 쓰고 죽을 운명이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소강절은 임종을 앞두고 유품 하나를 남겼다. “이것을 9대손에게 물려주고 집안에 큰일이 생기면 풀어보게 하라.”는 유언과 함께. ●9대손의 목숨을 구한 점괘 300년 후, 소강절의 9대손은 정말 역적 누명을 쓰고 멸문지화를 당할 처지에 놓였다. 그는 9대조 할아버지의 유품을 열어 볼 때가 되었음을 직감했고, 드디어 보자기를 풀었다. 그 안에는 “지체하지 말고 이 함을 형조상서에게 전하라.”는 메시지가 있었다. 그는 그 길로 형조상서를 찾아 갔다. 형조상서는 300년 전 대학자인 소강절의 유품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황급히 나와 예를 다해 유품을 받았다. 그런데 그가 유품을 받기 위해 마당에 내려서자마자, 서까래가 내려앉으며 집이 무너지고 말았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가져온 함 속에 있었던 소강절의 편지 내용이었다. 거기엔 “당신이 대들보에 깔려 죽었을 목숨을 내가 구해주었으니, 당신은 나의 9대손을 구해 주시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상서는 그 길로 재수사를 명했고, 9대손의 무죄를 입증해 주었다. 9대손의 운명까지 예측할 정도로 그의 점복술은 그야말로 최고 경지였다. 소강절의 생애에 관해선 기록이 별로 남아 있지 않고, 대신 이 같은 신비한 얘기들이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 기막힌 예지력 때문에 그는 신비한 점쟁이의 대명사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그러나 소강절은 수리(數理)를 성리학적으로 완성한 상수학(象數學)의 대가이다. 그의 예지력은 영감이나 직감이 아닌 바로 ‘수(數)의 이치’에서 나오는 것이다. ●숫자로 천지(天地)의 이치를 헤아리다 소강절(邵康節·1011~1077)은 북송 시대의 유학자이자 시인으로, 북송5자(주렴계, 소강절, 장재, 정호, 정이)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입신양명의 꿈을 키웠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과거를 준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옛 사람들은 시간을 뛰어넘어 더 옛날의 사람과도 소통하였는데, 나는 지금 내 주위 사방(四方)에도 못 미치는구나.”하며, 집을 떠나 천하를 떠돌아 다녔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도(道)가 여기에 있다.”고 말한 후, 다시 나가지 않았고 더 이상 과거공부도 하지 않았다. 진정한 소통은 입신양명 같은 외적 확대가 아니라 우주와 직접 연결되는 내면의 확장이라고 깨달은 것일까. 이 무렵 이지재가 소강절이 학문을 즐긴다는 소문을 듣고 그를 방문했다. 이지재는 주렴계의 스승인 목수의 제자로 고문에 정통한 학자이자 관리였다. 이지재는 소강절에게 물리(物理)와 성명(性命) 공부를 권했다. 뜻이 깊으면 그 방면에 반드시 스승이 나타난다고 했던가. 그런데 소강절의 경우는 한 술 더 떠서 스승이 제 발로 찾아와 스승 되기를 청했다. 이때부터 소강절은 춘추를 배우고 역학(易學)을 전수받았다. 이지재는 그의 잠재력과 학문적 그릇을 꿰뚫어 보았다. 훗날 소강절의 사상이 주자학(신유학)의 사상적 기틀이 된 것을 보면 이지재의 안목도 대단하다고 하겠다. 소강절은 이지재로부터 도교의 연단술에 운용되던 선천도(先天圖)를 전해 받았고, 그것을 재해석하여 ‘선천역학’이라는 역학의 새로운 해석체계를 세웠다. 이 이론의 핵심은 ‘가일배법’(加一倍法)이라는 단순한 원리에서 시작된다. 가일배법은 하나가 둘로 나뉘는 법칙으로 2 0, 2 1, 2 2, 2 3… 2 n식의 배수로 진행된다. 이렇게 두 배로 분화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만물생성의 이치라는 것이다. 이 중에서 소강절은 숫자 ‘4’에 주목했다. 그가 생각하기에 역사는 ‘4’라는 수의 변천과 순환일 따름이다. ‘춘·하·추·동’과 ‘역·서·시·춘추’로부터 시작된 하늘과 인간의 네 국면은 그 순서대로 생(生; 낳고), 장(長; 자라고), 수(收; 수렴하고), 장(藏; 저장한다)하는 사이클을 가지고 2배수씩 분할된다. 그렇게 분할되어 낳은 것 중에는 ‘인·의·예·지’ 같은 윤리적인 이치도 있고, ‘문왕·무왕·주공·소공’ 같은 역사적 인물도 포함된다. 이런 식으로 확장해 가면 우주만물과 그 시공간을 모두 헤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장수장의 운명적 리듬을 통해 만물의 운명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소강절의 대표 이론인 원회운세론의 ‘원(元)·회(會)·운(運)·세(世)’는 우주의 시간단위로서 이것은 ‘연·월·일·시’의 주기성과 통한다. 즉, 원(元=12회)은 우주의 1년이고 지구의 시간으로는 12만 9600년에 해당하고, 회(會=30운)는 우주의 한 달이며 지구시간으로는 1만 800년에 해당한다. 그리고 운(運=12세)은 우주의 하루로서 지구시간으로 360년이고, 세(世)는 우주의 한 시간, 지구시간으로는 30년이다. 이로써 인류를 포함한 만물의 역사는 ‘원회운세’ 안에서 피할 수 없는 준칙을 갖게 되었고, 천지(天地)와 인간은 같은 패턴의 시간성 안에서 물리와 생리를 연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원회운세와 더불어 관물내편과 관물외편 그리고 성음율려를 더해 대작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가 완성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예지력은 ‘초월적 능력’이라기보다, ‘숫자’와 숫자에 연결된 이치를 통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사물을 관찰한 결과인 것이다. 그런데 사물의 관찰, 즉 관물(觀物)이 객관적이기 위해서는 편견의 주체인 ‘나’의 판단을 소거해야 한다. 그래서 소강절은 ‘나로써 사물을 보(以我觀物)’지 않고, ‘사물로써 사물을 보기(以物觀物)’를 강조한다. 결국, 소강절에게 관물은 주체를 만물 속에 깃들게 하는 동시에 만물이 스스로의 이치를 말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나’는 우주만물이 되고, 내 마음의 움직임은 곧 천지자연의 변화와 다르지 않다. 이를 일컬어 ‘심법’(心法)이라 말한다. 그러므로 수의 이치를 꿰고 마음의 변화를 읽으면 만사를 알 수 있다. 이것이 그의 예지력의 원천인 셈이다. “몸은 천지 뒤에 태어났지만 마음은 천지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네. 천지도 나로부터 나오는데 다른 것은 말해 무엇하리!” ●천명(天命)을 깨달은 자의 자유 그러나 그는 이 앎의 위험성을 경계했다. 만일 “수를 써서 지름길로 가려는 것은 하늘의 이치를 왜곡”하는 것이고 그렇게 “억지로 취해서 반드시 얻어내려 하면 화와 근심이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욕에 머물러 “요행을 바라는 것은 천명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문을 하고 마음을 수양하는 일을 올바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올바름이 바로 도가가 유가의 수양과 만나는 길을 열었으며, 신유학의 기틀로 작용하였다. 이것이 성리학의 토대인 북송5자 중에 소강절이 들어가게 된 연유다. 그는 인생의 후반기를 뤄양(陽)에서 살면서 당대를 주름잡던 사상가인 사마광, 장재, 정명도, 정이천과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그들과 달리 그는 관직에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평생 가난하게 살았지만 그의 몸과 사유는 그만큼 자유로웠다. 스스로 ‘유가’임을 선언했지만 다른 북송의 현인들과 달리 불교나 도교에 적대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도교의 이론을 잘 활용했고, 또한 그의 시 중에는 ‘불가의 가르침을 배우며’라는 시가 있을 정도로 유·불·도 사이를 자유롭게 노닐었다. 무엇보다 “학문이 즐거움에 이르지 않으면 학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그의 말이나, 정명도가 쓴 그의 묘비명, 즉 ‘그는 편안했을뿐더러 이루기도 했다.’는 구절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천명을 안다는 것은 인생역전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앎 그 자체가 삶이자 자유였다. 때문에 그의 길은 늘 사방으로 열려 있었다. “눈앞의 길은 모름지기 널따랗게 만들어야 하느니, 길이 좁으면 자연 몸을 둘 곳이 없네. 하물며 사람들을 다니게 하는데 있어서는 어떻겠는가!” 안도균 감이당 연구원
  • [WHO&WHAT] 장원급제지사 - 조선 최고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WHO&WHAT] 장원급제지사 - 조선 최고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비행기도 잠시 쉬어 간다.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주변 친지들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는 하루 종일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왜 아들딸이 시험을 보는데, 그 엄마가 백일기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매년 늦가을이면 어김없이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는 입시철이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어도 여전히 한국에서 입시는 곧 교육의 목표이자 모든 것이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와 수많은 경시대회, 각종 콩쿠르가 순수하게 학문이나 재능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수십년간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는 사람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시장, 도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나아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아니 과연 나아지는 게 어떤 것이란 말인가.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도대체 언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조선시대는 좀 다르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안고, 자식을 위해 조선 최고의 시험 전문가를 찾아간 남산골 김씨 부인의 뒤를 따라가 봤다. 미리 밝혀 두지만 오늘은 역사의 결과물이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마을의 자랑이라고 했다. 김씨 부인은 그게 마냥 좋았다. 옆집 누구네 아들은 기생집에 드나든다고 하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공부에만 관심을 쏟는 아들이 대견했다. 어렸을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만 읽는 아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벌써 스무 살이다. 책을 백날 읽어 봐야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나 깨나 서책만 붙들고 있다. 장가를 보내려 해도 초시(初試)라도 붙은 양반과 그렇지 않은 양반은 자리부터 달라지는데 말이다. 김씨 부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결국 책을 읽는 것은 과거를 보고 관직을 얻기 위함이 아니냐. 이제 한번 과장(科場)에 나서 가문의 이름을 떨쳐야 할 때가 아니냐.” 아들이 정색하며 대답했다. “학문의 목적이 어찌 개인의 출사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 아직까지 나라의 그릇이 될 정도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한숨이 늘어 가는 김씨 부인에게 어느 날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앞집 박씨 부인이 좋은 수가 있다며 찾아왔다. 각종 서적의 필사본을 파는 아랫마을 책방 주인이 바뀌었는데, 과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장안 제일의 전문가란다. 10대에 초시에 붙었는데, 돈 버는 일이 좋아서 관직 대신 이 길로 나섰다는 것이다. 박씨 부인이 말한다. “지난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판서댁 자제도 한사코 과거가 이르다며 만류하다가 이 사람을 만난 후 불과 반나절 만에 마음을 바꿔 과장에 나갔다니까요. 일단 한번 만나나 봐요. 상담하는 건 돈도 안 받는다던데. 그 댁 아들도 초시는 붙어야 한숨 돌릴 것 아니에요.” 그냥 만나 보기만 해도 된다는데 손해 볼 것 없는 일 아닌가. 다음 날 김씨 부인의 발걸음이 책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일. 입구에서 ‘이생’을 찾으면 된다고 했는데···. 안내를 받고 서가 사이에 앉자 잠시 후 책장 너머로 한 남성이 나타나 돌아앉아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생 마주 뵙고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제 처지가 밖으로 대놓고 얼굴을 드러낼 만하지 못합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나라에서 금하는 것들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어서요. 김씨 괜찮습니다. 저야 그냥 몇 가지 여쭤 보려고 찾아온 걸요. 제 아들이 올해 스물인데 책만 읽고 과장에 나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과거를 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녀자인지라 과거의 힘을 잘 모르기도 하고?. 이생 유학을 하다 보면 욕심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요. 수신제가에 만족하는 사람도 많고요. 분명한 건 과거에 급제하면, 그것도 장원을 하면 본인과 가문의 격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지요. (조선시대 전체의) 경쟁률로 따지면 744번 열린 문과시험에서 급제자는 1만 4620명 정도입니다. 많은 것 같지만 자격시험에 불과한 초시인 생원시와 진사시 합격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죠. 정기 시험인 식년시는 500여년 동안 고작 163회에 불과하고 시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0~3000명씩 몰려들어요. 그중 장원급제자는 1명. 조선 전체를 통틀어도 연간 장원급제자는 1.4명에 불과하지요. 안정적으로 관직이 보장되는 대과 합격자까지 넓힌다고 해도 회당 고작 33명뿐입니다. 김씨 (한숨을 내쉬며) 걷기도 전부터 책을 읽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 33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순수하게 학문이 전부도 아니겠죠? 이생 흠. 명문세가는 대를 물리려면 문과에 급제하는 것이 필수니까, 기를 쓰고 덤벼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선생을 모셔 영재교육도 받으니까 진사나 생원이 차린 서당에서 수학한 선비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부인할 수 없는 건 입신양명하려면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김씨 그런데 선생께서 유명해지신 건 과거를 보는 요령을 알려 주시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요. 정말 선생께 배우면 과거에 급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요. 이생 허허. 물론 공부도 안 한 사람을 그냥 합격시켜 주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절대’가 아니라 ‘거의’인 이유는 조금 있다가 설명드리죠. 확실한 것은 요령 없는 시험은 없다는 겁니다. 사실 저와 동문수학한 사람들 중에는 시험관도 있고, 시험장을 감시하는 입문관도 있고, 답안을 고쳐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씨 답안을 고쳐요?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나라님께서 지켜보는 시험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이생 그러니까 제가 먹고사는 것 아닙니까. 찾고자 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연히 위험한 길이니 비용이 들지요. 초시를 예로 들어 볼까요. 초시는 과장 사수(寫手), 거벽(巨壁), 선접꾼 이렇게 세 가지만 있으면 거의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김씨 시험을 보러 가는데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이생 요즘 어머니답지 않게 이쪽으로는 전혀 걸음도 안 하신 분이 분명하군요. 혹시 글씨가 예뻐야 모든 게 예뻐 보인다는 말 아시나요. 과장 사수는 악필들이 주로 쓰는데, 응시자를 대신해 글씨를 써주는 사람입니다.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하죠. 그 다음이 거벽인데 이건 과거 문제를 풀어 주고, 시문도 지어 주는 사람이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책을 펼쳐 놓고 몰래 베끼는 게 더 나아요. 어차피 사람도 많은 데다 시험관들이 별로 감독도 안 하거든요. 선접꾼은 말 그대로 주먹을 사는 겁니다. 과장에 햇볕이 내리쬐거나 하면 시험 보는 데 방해가 되잖아요. 과장에 몇 군데 나무 그늘 같은 명당이 있는데, 공부만 하던 선비들이 뛰기는 힘드니까 선접꾼을 사서 미리 자리를 잡아 놓는 것이 유리하죠. 더 확실한 건 시험장 서리를 매수하는 건데 요새는 서체로 응시자를 알 수 없도록 서리들이 답안을 베껴서 그걸로 채점하거든요. 그때 서리가 답안을 고치면 되죠. 김씨 나라에서 금하는 일을 참 많이들 하나 보군요. 비용도 많이 들겠어요. 이생 투자 없이 얻어지는 결과물이 어디 있습니까. 진사나 생원만 돼도 호칭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운이 좋아서 지방수령 자리라도 하나 받으면 집 한 채 값이 아깝겠어요. 김씨 그런 편법이나 부정행위 말고 진짜 요령도 있나요. 예를 들어 시권(試券·답안지)은 언제 내는 것이 좋다니 하는 것들요. 이생 상담받으러 오셔서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시는군요. 뭐 제 직감상 또 오실 것 같아서 몇 가지 더 말씀드리죠. 시권은 빨리 낼수록 유리합니다. 어차피 같은 문제를 푸는데, 먼저 푸는 사람이 잘한다는 인상을 줄뿐더러 채점도 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특히 사서삼경의 암기와 해석을 쓰는 생원시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번 작성하면 고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들 하잖습니까. 아. 가끔 이름을 빼먹는 사람도 있는데, 꼭 시권에 조상 이름과 자기 이름을 써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우스워 보이지만 매년 수십 명이 이것 때문에 떨어져요. 마지막으로 종이, 종이가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각자 사가야 하는데, 이왕이면 두껍고 질 좋은 종이를 사야 합니다. 시험관들 마음이라는 것이 좋은 종이를 보면 좋은 가문으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김씨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학문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아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과장 근처에도 안 가려고 할 텐데요. 이생 과연 그럴까요. 아드님은 분명 이 길을 따라 과거를 보든가 아니면 이 같은 일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를 보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겁니다. 낭충지추. 이런 부정과 편법이 판치는 과장에서도 탁월한 인재는 분명히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절 믿으세요. 제가 조선 제일의 시험 전문가로 불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의 출세길, 장원급제(정구선·팬덤북스) -조선 양반의 일생(규장각한국학연구원·글항아리) -조선과거실록(지두환·동연)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백승종·푸른역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정은궐·파란미디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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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WHAT]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WHO&WHAT]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비행기도 잠시 쉬어 간다.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주변 친지들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는 하루 종일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왜 아들딸이 시험을 보는데, 그 엄마가 백일기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매년 늦가을이면 어김없이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는 입시철이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어도 여전히 한국에서 입시는 곧 교육의 목표이자 모든 것이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와 수많은 경시대회, 각종 콩쿠르가 순수하게 학문이나 재능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수십년간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는 사람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시장, 도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나아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아니 과연 나아지는 게 어떤 것이란 말인가.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도대체 언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조선시대는 좀 다르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안고, 자식을 위해 조선 최고의 시험 전문가를 찾아간 남산골 김씨 부인의 뒤를 따라가 봤다. 미리 밝혀 두지만 오늘은 역사의 결과물이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마을의 자랑이라고 했다. 김씨 부인은 그게 마냥 좋았다. 옆집 누구네 아들은 기생집에 드나든다고 하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공부에만 관심을 쏟는 아들이 대견했다. 어렸을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만 읽는 아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벌써 스무 살이다. 책을 백날 읽어 봐야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나 깨나 서책만 붙들고 있다. 장가를 보내려 해도 초시(初試)라도 붙은 양반과 그렇지 않은 양반은 자리부터 달라지는데 말이다.  김씨 부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결국 책을 읽는 것은 과거를 보고 관직을 얻기 위함이 아니냐. 이제 한번 과장(科場)에 나서 가문의 이름을 떨쳐야 할 때가 아니냐.” 아들이 정색하며 대답했다. “학문의 목적이 어찌 개인의 출사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 아직까지 나라의 그릇이 될 정도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한숨이 늘어 가는 김씨 부인에게 어느 날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앞집 박씨 부인이 좋은 수가 있다며 찾아왔다. 각종 서적의 필사본을 파는 아랫마을 책방 주인이 바뀌었는데, 과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장안 제일의 전문가란다. 10대에 초시에 붙었는데, 돈 버는 일이 좋아서 관직 대신 이 길로 나섰다는 것이다. 박씨 부인이 말한다. “지난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판서댁 자제도 한사코 과거가 이르다며 만류하다가 이 사람을 만난 후 불과 반나절 만에 마음을 바꿔 과장에 나갔다니까요. 일단 한번 만나나 봐요. 상담하는 건 돈도 안 받는다던데. 그 댁 아들도 초시는 붙어야 한숨 돌릴 것 아니에요.”  그냥 만나 보기만 해도 된다는데 손해 볼 것 없는 일 아닌가. 다음 날 김씨 부인의 발걸음이 책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일. 입구에서 ‘이생’을 찾으면 된다고 했는데···. 안내를 받고 서가 사이에 앉자 잠시 후 책장 너머로 한 남성이 나타나 돌아앉아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생 마주 뵙고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제 처지가 밖으로 대놓고 얼굴을 드러낼 만하지 못합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나라에서 금하는 것들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어서요.  김씨 괜찮습니다. 저야 그냥 몇 가지 여쭤 보려고 찾아온 걸요. 제 아들이 올해 스물인데 책만 읽고 과장에 나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과거를 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녀자인지라 과거의 힘을 잘 모르기도 하고?.  이생 유학을 하다 보면 욕심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요. 수신제가에 만족하는 사람도 많고요. 분명한 건 과거에 급제하면, 그것도 장원을 하면 본인과 가문의 격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지요. (조선시대 전체의) 경쟁률로 따지면 744번 열린 문과시험에서 급제자는 1만 4620명 정도입니다. 많은 것 같지만 자격시험에 불과한 초시인 생원시와 진사시 합격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죠. 정기 시험인 식년시는 500여년 동안 고작 163회에 불과하고 시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0~3000명씩 몰려들어요. 그중 장원급제자는 1명. 조선 전체를 통틀어도 연간 장원급제자는 1.4명에 불과하지요. 안정적으로 관직이 보장되는 대과 합격자까지 넓힌다고 해도 회당 고작 33명뿐입니다.  김씨 (한숨을 내쉬며) 걷기도 전부터 책을 읽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 33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순수하게 학문이 전부도 아니겠죠?  이생 흠. 명문세가는 대를 물리려면 문과에 급제하는 것이 필수니까, 기를 쓰고 덤벼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선생을 모셔 영재교육도 받으니까 진사나 생원이 차린 서당에서 수학한 선비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부인할 수 없는 건 입신양명하려면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김씨 그런데 선생께서 유명해지신 건 과거를 보는 요령을 알려 주시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요. 정말 선생께 배우면 과거에 급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요.  이생 허허. 물론 공부도 안 한 사람을 그냥 합격시켜 주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절대’가 아니라 ‘거의’인 이유는 조금 있다가 설명드리죠. 확실한 것은 요령 없는 시험은 없다는 겁니다. 사실 저와 동문수학한 사람들 중에는 시험관도 있고, 시험장을 감시하는 입문관도 있고, 답안을 고쳐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씨 답안을 고쳐요?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나라님께서 지켜보는 시험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이생 그러니까 제가 먹고사는 것 아닙니까. 찾고자 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연히 위험한 길이니 비용이 들지요. 초시를 예로 들어 볼까요. 초시는 과장 사수(寫手), 거벽(巨壁), 선접꾼 이렇게 세 가지만 있으면 거의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김씨 시험을 보러 가는데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이생 요즘 어머니답지 않게 이쪽으로는 전혀 걸음도 안 하신 분이 분명하군요. 혹시 글씨가 예뻐야 모든 게 예뻐 보인다는 말 아시나요. 과장 사수는 악필들이 주로 쓰는데, 응시자를 대신해 글씨를 써주는 사람입니다.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하죠. 그 다음이 거벽인데 이건 과거 문제를 풀어 주고, 시문도 지어 주는 사람이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책을 펼쳐 놓고 몰래 베끼는 게 더 나아요. 어차피 사람도 많은 데다 시험관들이 별로 감독도 안 하거든요. 선접꾼은 말 그대로 주먹을 사는 겁니다. 과장에 햇볕이 내리쬐거나 하면 시험 보는 데 방해가 되잖아요. 과장에 몇 군데 나무 그늘 같은 명당이 있는데, 공부만 하던 선비들이 뛰기는 힘드니까 선접꾼을 사서 미리 자리를 잡아 놓는 것이 유리하죠. 더 확실한 건 시험장 서리를 매수하는 건데 요새는 서체로 응시자를 알 수 없도록 서리들이 답안을 베껴서 그걸로 채점하거든요. 그때 서리가 답안을 고치면 되죠.  김씨 나라에서 금하는 일을 참 많이들 하나 보군요. 비용도 많이 들겠어요.  이생 투자 없이 얻어지는 결과물이 어디 있습니까. 진사나 생원만 돼도 호칭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운이 좋아서 지방수령 자리라도 하나 받으면 집 한 채 값이 아깝겠어요.  김씨 그런 편법이나 부정행위 말고 진짜 요령도 있나요. 예를 들어 시권(試券·답안지)은 언제 내는 것이 좋다니 하는 것들요.  이생 상담받으러 오셔서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시는군요. 뭐 제 직감상 또 오실 것 같아서 몇 가지 더 말씀드리죠. 시권은 빨리 낼수록 유리합니다. 어차피 같은 문제를 푸는데, 먼저 푸는 사람이 잘한다는 인상을 줄뿐더러 채점도 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특히 사서삼경의 암기와 해석을 쓰는 생원시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번 작성하면 고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들 하잖습니까. 아. 가끔 이름을 빼먹는 사람도 있는데, 꼭 시권에 조상 이름과 자기 이름을 써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우스워 보이지만 매년 수십 명이 이것 때문에 떨어져요. 마지막으로 종이, 종이가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각자 사가야 하는데, 이왕이면 두껍고 질 좋은 종이를 사야 합니다. 시험관들 마음이라는 것이 좋은 종이를 보면 좋은 가문으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김씨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학문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아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과장 근처에도 안 가려고 할 텐데요.  이생 과연 그럴까요. 아드님은 분명 이 길을 따라 과거를 보든가 아니면 이 같은 일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를 보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겁니다. 낭충지추. 이런 부정과 편법이 판치는 과장에서도 탁월한 인재는 분명히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절 믿으세요. 제가 조선 제일의 시험 전문가로 불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의 출세길, 장원급제(정구선·팬덤북스)  -조선 양반의 일생(규장각한국학연구원·글항아리)  -조선과거실록(지두환·동연)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백승종·푸른역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정은궐·파란미디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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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면 검출’ 대책 분주] ‘감람석 운동장’ 사용중지 명령…가을 운동회 못할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양명초등학교는 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다. 가을운동회가 열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석면 성분이 검출된 감람석을 운동장에 깔기로 한 게 문제가 됐다. 이 학교는 지난달부터 양천구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 감람석을 깐 운동장을 새로 조성하는 중이었다. 먼지가 날리는 흙바닥 대신 감람석을 부숴 만든 흙을 운동장에 깔고, 주위에는 우레탄 육상트랙과 농구·배구 등을 할 수 있는 다목적 운동장을 만드는 공사였다. 하지만 한 환경단체가 감람석을 부숴 만든 흙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이달 말 완공 예정이던 공사가 중단됐다. 김영기 교장은 “공사 전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감람석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석면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얻었는데 석면이 검출됐다고 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강서교육청의 권고에 따라 공사는 멈췄고, 운동장은 대형 가리개가 씌워졌다. 김 교장은 “운동장 공사가 끝나고 준공식을 겸해 가을 운동회를 열 계획이었는데 이러다가는 다른 학교에서 운동회를 하게 될 판”이라며 “다음 달 초에 나올 시료분석 결과에 문제가 없다면 10월 중순쯤 공사를 끝낼 수 있어 우리 학생들이 새 운동장에서 신나는 운동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람석이 문제가 된 곳은 양명초교만이 아니다. 부산 몰운대초, 경기 과천고, 충남 설화중·음봉중·쌍용중, 경남 밀주초·하동초 등 전국 8개 초·중·고교 운동장에서도 석면이 검출됐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따라 교과부가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교과부는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학교 운동장에 대해 사용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들 운동장은 비닐 등 가리개로 덮여 학생들이 이용하지 못한다. 교과부는 해당 학교에서 시료를 채취·검사해 다음 달 분석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원상복구 등의 추가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감람석은 석면이 함유된 광석의 일종으로, 감람석을 잘게 부숴 만든 흙은 일반 흙에 비해 비중이 높아 먼지가 날리지 않는 등 친환경 소재로 사용되어 왔다. 또 인조잔디에서 발암물질이나 납 등이 검출된다는 지적에 따라 교육 당국에서는 인조잔디 대신 감람석이나 우레탄을 이용할 것을 권장해 왔다. 이에 따라 이들 8개 학교는 환경보건센터가 지난달 이들 학교에서 최고 3.75%의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공사 또는 운동장 이용이 전면 금지됐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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