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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병찬 칼럼] 정의당 주도의 교섭단체 구성, 고민하자

    [곽병찬 칼럼] 정의당 주도의 교섭단체 구성, 고민하자

    더불어민주당 압승 후 한 달이 지났다. 환호와 영광은 여기까지다. 우려의 목소리가 이미 나오고 있다. 몰표를 준 지지자는 물론이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선거 직후 이해찬 대표가 ‘전철’을 상기하자는 취지의 서한을 보낸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의석 숫자는 압도적이지만,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 당장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부터 난기류다. 여당은 국회의 생산성과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을 가지려 한다. 독주의 욕심보다는 지지자의 요청 탓이 클 것이다. 그들은 더 확실하고 신속한 제도개혁을 바란다. 민주당은 이제 ‘숫자가 적어서’라는 핑계를 댈 수도 없다. 하지만 원 구성만 해도 1당 단독으로 할 수는 없다. 숫자만으로는 야당의 벽을 넘기 힘들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남녀를 바꾸는 것 말고는 다 할 수 있는’(김대중 전 대통령) 민자당이 탄생했다. 그러나 민자당은 70석에 불과한 평민당에 밀려 그렇게 꺼리던 지방자치제 부활을 허용했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단독 과반수를 확보했지만, 한나라당의 끈질긴 ‘투쟁’에 막혀 우왕좌왕하다가 분열 속에서 자멸했다. 앞으로 양당 구도 속에서 국회의 극한 대치와 비효율은 불 보듯 하다. 20대 국회가 그나마 최악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중간지대의 존재 때문이었다. 미래통합당은 정부 여당의 국정운영에 사생결단 딴지를 걸었다. 국민과 국가가 나락에 떨어져도 현 정권이 실패해야 자신들이 성공한다고 믿는 것 같았다. 그런 벽에 구멍을 뚫은 것이 바로 제3, 제4 교섭단체였다. 이들은 ‘민주당의 1~3중대’라는 매도까지 들으면서도, 20대 국회의 동반 몰락을 막았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통합당의 위성정당 창당에 맞서 비슷한 정당을 창당했다. 명분을 앞세우다 1당마저 내줄 순 없는 것 아니냐는 불가피론에 적잖은 이들이 수긍했다. 그러나 결과만을 놓고 보면, 민주당은 지지자의 의식과 의지에 무지했다. 원칙을 지켜 정치개혁시민연합에 힘을 보탰다면 이른바 개혁 진영의 외연은 훨씬 더 확장됐고, 함께 개혁을 이끌 중간세력은 국회에 더 견고한 교두보를 확보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뒤늦게 원칙과 명분을 앞세운다. 통합당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별도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지원하더라도, 더불어시민당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미래한국당이 안철수의 국민의당과 결합해 독립성과 독자성을 분식한다면, 상임위원장 배분과 국고 지원에서의 혜택은 물론 양당의 민주당에 대한 견제력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민주당의 철 지난 명분 타령에 지지자의 꿈은 현실에서 더욱더 멀어지고 있다. 21대 총선에 적용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소수정당에도 득표수에 비례해 일정 수준의 대표권을 보장한다. 다양한 국민의 뜻을 대변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거대 양당은 위성정당을 창당해 비례대표마저 거의 독식했다. 중간지대는 사라졌고, 선거제 개혁을 지지했던 국민의 뜻은 배반당했다. 책임은 선거법 개정을 관철했던 민주당에 더 있다. 이제라도 민주당은 개정 선거법의 가치를 인위적으로라도 실현해, 잘못을 시정해야 한다. 민주당은 지금도 비만이다. 몸집을 더 불릴 게 아니라 소수정당이 국회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도록 해야 한다. 시민당이 정의당이나 열린민주당 등 다른 개혁적 소수정당과 연합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도록 해야 한다. 새 교섭단체의 주도권은 물론 ‘정상 정당’인 정의당에 주어져야 한다. 정의당이 위성정당 창당이 구체화하는 상황에서도 고립주의를 선택한 것은 대중정당으로서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정강정책이나 공약도 없이 앉아서 떡고물만 취한 정당과는 정체성이나 도덕성에서 비교할 수 없다. 위장 교섭단체 논란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결과로 국민의 평가를 받으면 된다. 민주당은 사실 ‘잡탕’이다. 통합당 소속 못지않은 당선자도 있고, 민중당 성향의 당선자도 있다. ‘탄돌이’(17대 민주당 당선자)에 이어 ‘코돌이’(21대 민주당 당선자)의 우려가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매머드처럼 굼뜬 민주당으로선 견인할 집단이 절실하다. ‘민심조변석’(民心早變夕)이라고 했다. 민심은 실망하면 바로 돌아선다. ‘군자표변’(君子豹變)의 자세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 신속하게 허물을 고치고, 올바로 행해야 한다.
  • 민주·시민당 합당… 177석 단일 정당 탄생

    민주·시민당 합당… 177석 단일 정당 탄생

    이해찬(왼쪽 여섯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희종(다섯 번째) 더불어시민당 대표 등 양당 지도부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합당수임기관 협동회의에 앞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로 시민당을 흡수 합당해 177석의 단일 정당이 됐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더불어민주당·시민당 합당 회의

    더불어민주당·시민당 합당 회의

    이해찬(왼쪽 여섯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희종(다섯 번째) 더불어시민당 대표 등 양당 지도부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합당수임기관 협동회의에 앞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로 시민당을 흡수 합당해 177석의 단일 정당이 됐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단독] 안철수도 뛰어든 기본소득… 21대 국회서 불붙나

    [단독] 안철수도 뛰어든 기본소득… 21대 국회서 불붙나

    이재명 지사·용혜인 당선자도 이슈화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기본소득’을 의제로 던지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계기로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21대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13일 국민의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혁신준비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국민의당에서는 최근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 당 정책공약추진전략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은희 의원은 “기본소득과 관련해 위원회 구성원들이 대체로 공감하고 있어 정책 의제에 넣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안 대표도 청년 기본소득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이 문제를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다음주 초쯤 약 3주간의 혁신위 논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당 발전 전략 중 하나로 기본소득을 제안할 예정이다. 다만 국민의당의 기본소득은 보편적 복지 차원의 기본소득과는 차별화된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 기간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이 경쟁하듯 재난지원금 확대를 꺼내 들자 안 대표는 “재난지원금은 피해를 입은 부문과 계층이 한계 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득권 양당이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고 한 것은 매표 포퓰리즘”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기업인 출신인 안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각종 규제개혁을 주장해 왔다. 국민의당은 이에 따른 일시적인 고용 불안정과 일자리 양극화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피해 계층과 부문 지원 중심의 기본소득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이 기본소득 이슈에 동참하면 21대 국회에서는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시민당에 몸담았던 용혜인 당선자는 이날 기본소득당에 복당하면서 “기본소득 실현에 동의하는 많은 정치 세력과 논의를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연일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강조하며 기본소득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 지사는 광역단체장 중 처음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한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전 도민에게 지급한 바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안철수도 뛰어든다… 기본소득 논의, 21대 국회서 불붙을까

    안철수도 뛰어든다… 기본소득 논의, 21대 국회서 불붙을까

    安, 기본소득 제안 검토… 당 정책공약 일환4차 산업혁명 따른 고용불안정 등 보완 방안 용혜인·이재명 등 기본소득 논의 정치권 확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기본소득 화두를 던진다.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계기로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관련 논의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13일 국민의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혁신준비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국민의당에서는 최근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당 정책공약추진전략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은희 의원은 “기본소득과 관련해 위원회 구성원들이 대체로 공감하고 있어 정책 어젠다에 넣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안 대표도 청년 기본소득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다음주 초쯤 약 3주간의 혁신위 논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당 발전 전략 중 하나로 기본소득을 제안할 예정이다. 다만 국민의당의 기본소득은 보편적 복지 차원의 기본소득과는 차별화한 정책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 기간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이 경쟁하듯 긴급재난지원금 확대를 꺼내들자 안 대표는 “긴급재난지원금은 피해를 입은 부문과 계층이 한계 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득권 양당이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고 한 것은 매표 포퓰리즘”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기업인 출신인 안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각종 규제개혁을 주장해왔다. 국민의당은 이에 따른 일시적인 고용 불안정과 일자리 양극화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피해 계층과 부문 중심의 기본소득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이 기본소득 이슈에 동참하면 21대 국회에서는 관련 논의가 불붙을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용혜인 당선자는 이날 원 이슈 정당인 기본소득당에 복당하면서 “기본소득 실현에 동의하는 많은 정치 세력과 기본소득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연일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강조하며 기본소득 논의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에 대응해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전 도민에게 선제적으로 지급한 바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합당 완료한 민주·시민…177석 거대 여당 탄생

    합당 완료한 민주·시민…177석 거대 여당 탄생

    177석 거대 여당이 탄생한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13일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고 합당 절차를 마쳤다.회의 결과에 따라 당명은 더불어민주당으로 결정했다. 약칭은 더시민과 민주당을 병기하고, 지도부는 합당 전 이해찬 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시민당 당원은 민주당 당원으로 승계되나, 별도의 자격심사를 거친다. 오는 15일 선관위에 신고하면서 법적 절차를 마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합당을 하면 민주당은 177석의 단일정당이자 단일교섭단체로 거듭나게 된다”며 “민주당 의원과 지도부, 당직자들은 당세만큼 책임을 잊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국회는 단순히 21번째 임기를 맞는 국회가 아닌 현재와 미래의 큰 물줄기를 결정하는 현대사적인 책임을 진 국회”라며 “우리가 이번 국회의 첫 1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민주개혁세력이 정권을 재창출해 대한민국을 나라다운 나라로 만들 수 있는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면한 코로나19 국난을 성공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21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의 성과를 거두는 국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국민들을 겸손하게 섬기는 자세로, 동시에 공적인 책임을 받은 공인의 자세와 비상한 각오로 합당과 개원에 임해달라”며 “양당은 통합된 힘으로 일하는 국회,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거듭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시민당을 이끌었던 우희종 대표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열정과 민주당의 개혁의지가 하나가 돼 호시우보(虎視牛步·예리하게 꿰뚫되 신중을 기함)의 자세로 나아갈 때 우리 사회의 적폐청산이 이뤄질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우 대표는 “시민당은 출범 취지에 맞춰 민주당과 합당함으로써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역할을 끝내려 한다”며 “우리당 후보들이 민주당의 넉넉한 품에서 각자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길 부탁한다”고 했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이날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끝으로 오는 15일 공식 합당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의석수는 163석에서 177석으로 늘어난다. 시민당은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당선인 17명을 배출했으며, 소수정당 후보였던 용혜인·조정훈 당선인을 앞서 제명한 바 있다. 두 당선인은 기존 정당으로 복당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합동 총선평가’만 던지고… 또 사라진 ‘정치인 안철수’

    ‘합동 총선평가’만 던지고… 또 사라진 ‘정치인 안철수’

    安, 일주일째 공식활동 없이 당 내부 정비당선자 활동·국민의당 논평도 부각 안 돼‘의사·마라토너’에 가려 ‘정치 리더’ 흐릿 “총선 이미지 정치만… 정치력 소진” 지적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일주일째 공식적인 외부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정치인 안철수’와 국민의당의 존재감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 지난 총선 기간에도 ‘의사 안철수’, ‘마라토너 안철수’에 가려졌던 ‘정치 리더’로서의 모습이 21대 국회 개원이 다가오는 지금도 좀처럼 부각되지 않는 모습이다. 11일 안 대표는 혁신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한 지 일주일이 지난 이날까지 ‘잠행 아닌 잠행’을 이어갔다. 지난 4일 야권에 ‘합동 총선평가회’를 제안했지만 미래통합당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이후 공식석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6일 KBS라디오 ‘열린토론’에 출연해 “국회에서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거기에 동의하는 어떤 당과도 손잡아야 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작동 원리”라며 ‘야권 연대’에 다시 한 번 거리를 둔 게 이후 전한 정치적 메시지의 전부다. 안 대표는 지난 3월 대구 의료봉사 후 2주간 자가격리를 하면서 보여준 적극적인 ‘유튜브 소통’도 중단한 상태다. 한 달간의 활동 기한을 정하고 지난달 26일 출범한 혁신위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중간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총선평가위원회, 당 중장기발전전략위원회 등 6개 위원회로 구성한 혁신위는 앞서 1차 회의 일정만 알렸고, 이후 비공개로 위원회별 회의만 진행하고 있다. 최근 당 차원의 논평도 어린이날·어버이날을 맞아 낸 의례적 논평과 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 연설 관련 논평 등에 그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 원내대표 선출,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자의 과거 정의기억연대 활동 관련 논란 등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으면서 무기력한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안 대표의 근황과 관련 “분과별로 협의한 결론에 대해 보고받고 있고, 최근 여의도로 당사를 옮긴 뒤 당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총선 때 도움주셨던 분들도 만나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주 내로 혁신위가 열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12일에도 안 대표의 ‘공식일정 없음’을 알렸다. 3선 권은희, 재선 이태규 의원도 총선 후 드물게 라디오 출연과 언론 인터뷰로 근황을 알릴 뿐 당 전면에 나서진 않고 있다. 개원 전부터 이들의 존재감이 옅어지면 ‘한직 상임위’에 배정돼 제대로 된 눈에 띄는 의정활동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4·15 총선 이틀 뒤 “의원 3명이 4년 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드리겠다”던 안 대표의 당찬 포부는 21대 국회 개원 전부터 무색해지는 모양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안철수 정치’의 초심은 거대 양당정치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런 명분을 세우려면 50개 지역구에서라도 후보를 내야 했는데 비례정당이 되면서 사실상 통합당과 선거연대를 했고, 그로 인해 3석이라는 총선 결과로 심판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거기간에도 눈앞의 이미지 정치만 생각한 마라톤 등을 하면서 희화화됐다”며 “그러면서 안 대표의 정치력이 소진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전국민 병원비 100만원 상한法 꼭 발의”

    “전국민 병원비 100만원 상한法 꼭 발의”

    “21대 국회에서 ‘전 국민 병원비 100만원 상한제법’을 발의하겠습니다.” 2010년 진보 정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인천에서 남동구청장으로 선출됐던 정의당 배진교(52) 당선자는 7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사보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본인부담금 100만원 이상은 국가가 책임지자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회 개혁 차원에서 의원들의 셀프 금지 3법(징계, 급여인상, 해외여행 심사)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사회적 합의 기대” 배 당선자는 20대 중반 노동운동을 위해 공장에 취업해 일했다. 프레스기에 손이 끼어 왼쪽 새끼손가락 두 마디를 잃었던 그는 경기 이천 물류창고에서 사망한 노동자들이 눈에 밟힌다고 했다. 배 당선자는 “위험방지 의무를 하지 않은 사업주에게 형사 책임을 지우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상황에 와 있다고 판단한다”며 처리를 강조했다. 배 당선자는 보건복지위와 정무위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복지위는 국민 최저선을 지키는 상임위, 정무위는 불공정을 개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이번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20석)를 꿈꿨지만 거대 양당의 비례정당에 밀려 6석에 그쳤다. 배 당선자는 “정의당 창당 이후 가장 힘든 선거를 치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선거를 이끈 정의당 지도부에 “선거는 냉정하게 평가하되 정의당을 살려야 한다는 270만표의 무게감을 가슴에 새기고 국민에게 지지받고 국민들이 바라는 선명한 진보정당의 길로 함께 힘을 모아서 전진해 가자”고 제안했다.● “조속 개혁이 국민 요구… 여당과도 협력” 정의당은 4선 고지에 오른 심상정 대표를 제외한 초선 5명이 모두 원내대표 후보로 분류된다. 그중 배 당선자는 당내 비례대표 경선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고 선출직 경험이 있어 유력 후보로 꼽힌다. 그는 “당선자들과 상의를 하겠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무거운 책임이 주어진다면 기꺼이 감당해야 한다.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에 관한 질문에는 “국민들이 슈퍼 여당을 만들어 준 이유는 개혁을 더디게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촛불이 원했던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길에 21대 국회에서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 당선자는 다음 초선 챌린지 대상으로 구청장 출신인 민주당 김영배 당선자를 추천했다. 그는 “구청장 시절에 김 당선자와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지방정부협의회를 구성해 활동했다”며 사회적경제의 확대 측면에서 김 당선자를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원내대표 출마하려면… 민주 100만원·통합 3000만원

    원내대표 출마하려면… 민주 100만원·통합 3000만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7일과 8일 각각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뽑는 가운데 ‘천지차이’인 경선 기탁금이 눈길을 끈다. 통합당은 지난 4일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후보자 등록 공고에서 2인 1조인 입후보조당 기탁금이 3000만원이라고 알리면서 “기탁금은 일체 반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통합당 경선이 4파전으로 진행될 전망인 가운데 3개조는 적지 않은 기탁금만 내고 낙선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통합당은 최근 잇따른 선거 패배로 당세가 기울면서 원내대표 경선 기탁금을 올려 왔다. 2012년 새누리당 시절엔 “진입 장벽을 낮추고 돈 안 드는 선거를 하자”는 취지로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경선 기탁금을 폐지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 때인 2013년 열린 원내대표 경선도 기탁금 없이 열렸다. 하지만 2015년에는 원내대표 후보 1000만원, 정책위의장 후보 500만원의 기탁금이 부활했다. 20대 총선 패배 여파로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꾼 2017년엔 기탁금이 2배 오르며 3000만원이 됐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따로 선출하는 민주당은 선거에 들어가는 최소 비용만 정산하겠다는 취지로 기탁금을 100만원으로 정했다. 후보 1인 기준 통합당의 15분의1 수준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 5월 본회의서 민생법안 처리해 유종의 미 거둬야

    20대 국회의 임기가 오는 29일 끝난다. 20대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도입과 같은 국가의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큰일을 해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전례 없는 일을 처리하기도 했다. 다만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패스트트랙(신속법안처리) 제도를 실행하는 등으로 여야가 극한 대치를 보여 ‘동물 국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법안 처리도 국회에 제출된 2만 4073건 가운데 36.6%인 8819건에 불과해 생산성에서 19대 국회 42.3%에 비해 5.7% 포인트 낮다.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법안이 1만 5254건이다.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과 소득세법 개정안을 비롯한 12·16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 공수처 설치를 위한 후속 법안, 세무사법과 교원노조법 등 헌법불합치 법안, 온종일돌봄특별법 등의 주요 법안이 국회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이유로 20대 국회가 오는 8일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남은 민생법안을 처리할 것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5월은 20대 국회가 해체하고 21대 국회가 구성되는 ‘교체기’이기 때문에 본회의를 열기 힘들다는 지적들도 있지만, 이대로 20대 국회가 끝난다면 ‘역시 최악의 국회’라고 비판하지 않을 국민이 어디 있겠나. 현재 걸림돌은 미래통합당이 8일 본회의를 거부하는 것이다. 통합당은 4·15 총선에서 180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이 8일 ‘국민발안제도 개헌안’ 의결 절차를 처리한 뒤 21대 국회에서의 개헌동력을 확보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어제 “국민발안 개헌안은 헌정 자체를 뒤집으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것으로, 민주노총을 동원해 ‘노동자공화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발안 개헌안’은 여야 의원 148명이 지난 3월 제출한 법안으로 국민을 헌법 개정안 발의 주체로 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개헌 추진을 지도부 내에서 검토한 적 없다”고 밝혔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도 “전혀 개헌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한 만큼 개헌을 우려해 국회 본회의를 열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는 7일 민주당에서, 8일 통합당에서 새로 원내대표가 선출된다. 양당의 새 원내지도부들은 꼭 8일이 아니더라도, 5월 마지막 국회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5월에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고 세비만 받는다면, 국민의 눈총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 민주당과 통합당은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5월에 국회 본회의를 여는 걸로 빠른 시일 내 합의하길 바란다.
  • 거대양당 의석점유율 94.3%… “비례 위성정당 출현 탓”

    거대양당 의석점유율 94.3%… “비례 위성정당 출현 탓”

    1·2당 의석점유율, 1987년 민주화 이후 최고“입법교착이나 대치상황 되풀이 될 가능성”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21대 국회 의석점유율이 비례대표 의석을 합해 94.3%(300석 중 283석)에 이르는 등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지적이 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서를 통해 나왔다. 입법조사처는 1일 발표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분석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이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실시된 역대 총선에서 나타난 거대 양당의 의석점유율 중 가장 높다”며 이렇게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역대 총선에서 원내 1당과 2당의 합계 의석점유율은 13대 총선 62.95%, 14대 80.59%, 15대 73.91%, 16대 91.63%, 17대 91.30%, 18대 78.26%, 19대 93.00%, 20대 81.67%다. 입법조사처는 “20대 국회가 다당제 국회로 운영됐다면 21대 국회는 민주당 중심의 양당제 국회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야 대립으로 인한 입법교착이나 대치상황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입법조사처는 거대양당의 의석점유율 확대에 대해 “무엇보다 비례 위성정당의 출현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며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의 부작용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비례 위성정당의 출현은 정당간 공정한 경쟁을 가로 막아 정당정치 질서를 교란하고 유권자의 정당과 후보 선택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위성정당은 비례성 제고에 기여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향후 선거제 개혁 논의가 위성정당 출현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하면서 독일에서 제안된 ‘바이에른 주의회선거 모델’을 예로 들었다. 지역구득표와 정당득표를 합산한 결과로 정당 의석을 정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모(母)정당이나 위성정당이 기대한 만큼 의석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성정당 출현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통합당과 거리 둔 한국당… 의원·당선자 독자 워크숍

    통합당과 거리 둔 한국당… 의원·당선자 독자 워크숍

    미래통합당이 총선 참패 이후 리더십을 잃고 자중지란에 빠진 가운데 총선용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독자노선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한국당은 29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현역의원 및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합동 워크숍’을 진행했다. 현역 의원이 당선자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이날 워크숍은 통합당과 별개로 미래한국당 내부 행사로 진행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지난 27일 함께 초선 워크숍을 치렀던 것과 대조적이다. 원유철 대표는 인사말에서 “미래한국당이 통합당의 기반하에 전통적 야당의 취약지대에 정치영토를 넓혀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고 강조했다. 다만 원 대표는 “워크숍에서 모아 주신 총의를 기초로 통합당의 지도체제가 수습되고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양당의 통합시기, 방식, 절차 등을 협의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당의 내홍이 장기화되며 양당은 합당 논의를 시작조차 못 한 상황이다. 야권에서 좀처럼 비례정당 합당 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민주당은 이날 경고장을 날렸다. 이해찬 대표는 “꼼수 위성정당으로 선거제 취지를 훼손한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으로 다시금 꼼수 교섭단체를 만들어 21대 국회 시작부터 파행과 탈법을 만들까 우려가 크다”며 “우려한 일이 벌어지면 민주당은 국회 정상 운영을 위해 특단의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맞대응을 시사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미래통합당 총선 참패로 ‘대통령 탄핵’ 마무리됐다

    미래통합당 총선 참패로 ‘대통령 탄핵’ 마무리됐다

    한국의 ‘선거혁명’이라 불러도 좋겠다. 선거가 혁명적인 정치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려준 사건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압승, 미래통합당 참패, 진보정당 위축, 제3정당 소멸로 요약되는 선거 결과에 대해 정당과 언론은 물론 국민들도 깜짝 놀랐다. 선거가 민주주의를 장식하는 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한 무기’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 정치사의 흐름을 바꾼 중대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4월 15일 ‘2020년 총선’으로 대통령 탄핵은 마침내 마무리됐다. 시간을 거꾸로 돌려 보자. 2016년 촛불혁명과 2017년 대통령 탄핵으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됐고 두 정당은 긴 길을 돌아 다시 미래통합당으로 합쳤다. 그 도정에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동물국회가 있었고 장외투쟁으로 증폭됐다. 탄핵 후에 치러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의 거듭된 패배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은 변화를 거부하다가 결국 이번 총선에서 심판을 받았다. 그러나 대참패는 아니다. 1960년 4월혁명 직후에 치러진 7·29 총선에서 자유당이 어떻게 패배했는지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다. 당시 5대 국회는 219석 중 172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비중이 78.5%이다. 민주국가에서 선거로 집권한 정권은 행정권력, 입법권력, 지방권력이라는 세 차원의 권력을 갖는다. 탄핵 후 대통령선거에서 행정권력이 교체되고 지방선거에서 지방권력이 교체됐지만 국회는 계속 바뀌지 않다가 이번 선거에서야 교체됐다. 국회의 교체는 탄핵 3년 후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탄핵과 무관한 사건이 아니라 행정권력과 지방권력 교체에 이은 입법권력 교체로서 탄핵의 세 번째 후속조치이자 탄핵의 완결이라고 정의해야 할 것이다. 2017년 탄핵이 2020년에 마무리됐으니 세상에서 가장 긴 탄핵으로 기억될 것이다. 선거에는 여러 변수가 작용한다. 오랫동안 한국정치에 강력하게 작용했던 남북관계, 지역감정, 국제상황 등 단골 변수가 등장하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이다. 현안인 한일 관계나 한미 관계는 물론 경제 상황이나 노사 관계도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파급력이 큰 조국 변수가 부각됐지만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비례위성정당도 논란거리였지만 민주당과 통합당이 모두 실시하면서 변별력이 없어져 버렸다. 결국 남은 변수는 코로나19와 통합당의 반대뿐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유럽과 비교되는 성과를 거두고 각국의 긍정적인 평가가 속출하면서 통합당의 반대는 빛을 잃었다. 미증유의 코로나 상황은 선거에 삼중효과를 주었는데 정부의 성공적인 방역에 대한 국내외의 호평 외에도 두 가지가 더 있다. 하나는 코로나19가 모든 사회경제적 이슈를 빨아들여 선거 이슈를 제한하는 블랙홀이 됐다는 사실이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유사 전시상황으로 간주돼 통합당의 정권심판론을 원천 차단해 버렸다. 결국 선거 이슈가 제한되고 정권심판론이 차단된 상태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성공적인 대응만 부각되는 코로나 총선이 돼 버린 셈이다. 4·15 총선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였다. 중간평가란 집권여당에 불리한 선거라는 뜻인데 야당이 참패하고 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역전극이 펼쳐졌다. 여당의 승리는 통합당의 참패, 진보정당의 위축, 제3정당의 소멸이라는 복합적인 정치상황의 산물이다. 정의당은 기대의석에 못 미쳤고 민생당은 의석을 얻지 못했으며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비례 3석으로 축소됐다. 게다가 나경원, 김진태, 민경욱, 전희경, 황교안, 심재철, 김대호, 차명진 등 정치적 논란 유발자들이 대거 낙선함으로써 유사 낙선운동의 성격을 갖게 됐다. 선거에서 중산층은 전투에서 병사의 갑옷과도 같은 것인데 통합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와 억지의 논리에 빠져 중산층을 포기하는 벌거벗은 선거전략을 구사했고 유권자들은 그런 대책 없는 통합당을 미련 없이 버렸다. 민주당이 호남을 장악하고 통합당이 영남을 석권한 선거 결과를 두고 지역주의 강화론이 제기됐다. 그러나 지역주의 대결구도는 맞지만 지역주의 강화는 아니다. 호남의 상황은 안철수 현상의 퇴조와 민생당에 대한 심판의 결과일 뿐이다. 영남에서 통합당의 의석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당 역시 의미 있는 득표를 했다. 선거 결과는 지역주의 대결구도에서 양당의 대결이 격화되면서 나타난 표의 집중성을 반영한 결과일 뿐이다. 계급투표나 계층투표의 작동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진행돼야겠지만 세대투표 측면에서는 젊은 유권자와 50대 유권자층의 진보적 경향이 눈에 띈다. 이러한 경향이 분단구조하에서 고착된 보수화된 정치지형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통합당의 떼쓰기 정치에 대한 일시적인 반감인지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나 적어도 통합당의 정권심판론은 작동하지 않았고 거꾸로 야당심판론만 작동했다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흐름은 26.69%에 달한 사전투표에서 일찌감치 감지됐다. 여당 압승으로 정부는 정책 추진을 위한 유리한 환경을 갖추었다. 특히 야당의 반대 때문에 하지 못했던 개혁입법을 추진하는 데는 매우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졌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의 국정 안정 기조가 마련됐기 때문에 레임덕 현상의 등장이 지연되거나 그 강도 역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정운영의 난맥상이 반드시 야당의 반대 때문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때때로 정권 내부의 문제로 인해 더 심각한 난관에 봉착하기도 하는 만큼 두루 안팎을 신중하게 단속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영국 시인 바이런처럼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졌더라는 말이 있다. 정부여당에는 4월 15일이 그런 날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과거 열린우리당의 쓰라린 경험을 반추하면서 최대한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참패한 통합당은 재편 논의에 들어갔지만 재편 방향을 둘러싸고 다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당 해체론서부터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어 조기 수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습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데다 지도력까지 취약하기 때문이다. 여당이 압승한 상황에서 제1야당의 재편이 지연되면 정국은 정부여당이 주도하는 비정상적인 1.5정당체제의 양상으로 고착될 수밖에 없다.단기 전망은 어떨까. 선거 결과로 인물의 부침이 큰데 여당에서는 행정부의 이낙연이 정치인으로 복귀하면서 이낙연, 이재명, 박원순 등 차기 주자군이 공고해졌다. 앞으로 더 많은 의원과 단체장들이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야당의 경우에는 선거 참패와 전반적인 지지도 하락의 상황에서 황교안, 오세훈, 심재철의 낙선까지 겹쳐 심각한 인물난을 겪고 있는데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와 김태호의 역할은 아직 미정이니 내년부터 본격화될 대통령선거를 준비해야 할 통합당 앞에는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2022년 정권교체론이 정권 재창출론에 대적하기 어려운 정치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뜻이고 쉽게 바뀌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미래는 어떨까. 과유불급에 호사다마라는 격언은 이 경우에도 적용돼야 할 것이다. 총선 결과로 나타난 비대칭적 정치구도가 국정 안정화와 개혁입법 추진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고 통합당의 떼쓰기 정치투쟁으로 인한 사회적 분열과 국력 낭비도 막을 수 있는 환경이지만 여야 관계의 불균형을 마냥 환영할 상황은 아니다. 진보정당이 위축되고 제3정치세력이 소멸돼 진보·개혁·보수의 미래지향적 3정립 구도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것은 더욱 아쉽다. 민주주의가 힘의 균형을 토대로 한 소통과 협력을 요구하며 다원적 정치세력의 다양한 목소리가 갈등 조정과 국민 통합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비대칭적이고 불균등한 정치관계는 민주주의의 성숙에 바람직한 정치구도라 할 수 없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하고 더 많은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상지대 총장
  • 통합당 생존 김종인에 달렸다… 수술 실패 땐 대선 해보나 마나

    통합당 생존 김종인에 달렸다… 수술 실패 땐 대선 해보나 마나

    “빈사 상태 중환자인 미래통합당은 내외과적인 수술이 모두 필요한데, 지금 이걸 할 수 있는 의사는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중환자가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수술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수의 책사’로서 쓴소리와 소신 발언을 해온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6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성품이 아니다. 만약 원내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려는 현역 의원들과 갈등이 생기면 ‘내가 일할 필요가 없다’며 직을 던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달성해야 할 개혁 과제에 대해 윤 전 장관은 “과거와 다른 것처럼 보이려고 당명, 로고, 상징색 등을 바꾸는 건 더이상 안 했으면 좋겠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을 하려면 보수의 근본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부터 손대든지, 정책을 통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데 어디까지 할지는 김 전 위원장 손에 달렸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4·15 총선 참패 이후에도 자중지란에 빠져 있는 통합당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0년 집권론’을 처음 이야기했을 때 정말 오만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총선 전후 통합당의 수준을 보니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보수가 지금이라도 크게 바뀌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도태되면 2년 후 대선은 해보나 마나고, 2024년 총선에서는 ‘TK(대구·경북) 자민련(지역정당이란 뜻)’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수 총선 참패의 원인을 꼽자면. “촛불 민심을 읽지 못한 탓이다. 국민들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됐다고 분노했는데 탄핵 사태까지 거치고도 보수는 사과를 하지 않았고, 친박(친박근혜) 세력이 국정을 좌지우지했다. 거기에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까지 지낸 황교안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통해 보수정당 대표가 되는 걸 보며 국민들은 통합당은 여전히 촛불 민심을 부정하는 세력이라는 판단하에 심판을 내린 것이다. 또 하나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었다고 본다. 편지 내용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억울하다는 것인데 이 메시지를 받은 황 전 대표가 ‘천금 같은 말씀’이라고 화답했다. 만약 황 전 대표가 큰 정치인이었다면 ‘선거는 우리가 잘 알아서 치르겠다’며 선을 그었어야 했는데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을 더 실망시켰다.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관련) 막말 논란이 일부 경합 지역에 악영향을 미쳤을지 모르지만 그보단 옥중서신에 대한 통합당의 반응에 국민 감정이 더 많이 움직였을 것이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전망은. “지금 통합당은 빈사 상태에 빠진 중환자다. 외과적인 수술과 내과적인 수술을 병행해야 할 상황인데 현재 김 전 위원장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환자가 자신이 중태인 사실은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수술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21대 국회에 입성할 당선자들이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서 원내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겠다고 하면 김 전 위원장도 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고 갈등을 조정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성품이 아닌 만큼 만약 이런 상황이 생기면 ‘내가 이런 식으로 일할 필요가 없다’며 직을 던질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가 무엇을 해야 하나. “정당들이 선거에 지면 당명, 로고, 상징색 등을 계속 바꾸는데 이건 과거 잘못에 대한 책임을 안 지겠다는 뜻이다. 김 전 위원장이 지금의 통합당 당명 등을 마음에 얼마나 들어할진 모르겠지만 안 바꾸고 갔으면 좋겠다. 그보다는 보수가 지금까지 추구했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근본적 가치부터 손을 댈 건지, 아예 구체적인 정책을 통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줄지 둘 중 하나는 선택해야 한다. 어떤 쪽을 선택하든 당 소속 의원들과 당원,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어디까지 할지는 김 전 위원장 손에 달렸다.” -보수 가치를 손봐야 하는 이유는 뭔가.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사실 1990년대부터 약 30년간 이어 왔고 이를 통해 큰 성장을 이뤘다. 그런데 동시에 심각한 경제불평등, 사회불평등을 구조적으로 안게 됐고 이미 일부 선진국에서는 신자유주의의 종말이 보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소위 ‘헬조선’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부작용에 국민이 등을 돌린다는 뜻이다. 우리 헌법에는 자유와 평등이 핵심 가치로 있는데 시장경제 등을 부정하자는 게 아니라 앞으로는 우리가 균형을 잡는 노력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자유면 보수, 평등이면 진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번 총선 결과 ‘대안정당’이 실종됐는데.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은 국민의당에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부여했다. 당시 거대 양당의 극한투쟁을 없애기 위한 제3세력으로서 좋은 대안이 될 것이란 기대였는데 그 뒤 4년 동안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은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만 많이 했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다시 거대 정당 구도를 선택했고, 당분간 대안정당이 다시 생기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보수진영과 손잡을 가능성은. “안 대표가 처음 등장할 당시엔 정말 큰 돌풍을 일으켰는데 이후 정치를 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이번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의석 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금까지 국민을 실망시킨 대가로 봐야 한다. 현실적으로 보면 비례대표 3석만을 갖고는 의미 있는 정치를 할 수 없다. 차라리 보수정당에 들어가는 선택을 하는 게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또 지금 제3세력은 사실상 안 대표가 모두 차지하고 있어서 공간이 나지 않는데 안 대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정치실험을 했고 모두 실패했으니 이제는 자리에서 물러나 다른 사람이 새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향후 전국 선거에 대한 전망은. “이해찬 대표가 20년 집권론을 처음 이야기했을 때 정말 오만한 소리를 한다고 지적했었는데, 이번 총선 전후 통합당의 수준을 보니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보수가 지금이라도 크게 바뀌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시대에 도태되면 2년 후 대선은 해보나 마나고, 2024년 총선에서는 TK 자민련이 되고 말 것이다.” -180석을 얻은 거대 여당에도 조언을 한다면. “통합당이 그야말로 응징을 당한 선거 결과인데 그만큼 민주당의 책임도 무거워졌다. 이제 국민들은 막강한 힘을 줬으니 어떤 역량을 보여 줄지 냉혹하게 평가할 것이다. 또 하나 국민이 이번에 180석을 민주당에 부여하면서도 개헌 저지선을 지킨 건 헌정질서를 존중하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본다. 그동안 정부·여당은 헌정질서를 가볍게 여기는 듯한 모습을 몇 번 보였는데, 앞으로도 이런 태도를 보이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경고를 한 것으로 본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윤여준 전 장관은 ‘보수의 책사’라는 수식어가 붙는 정치 원로다. 언론인 출신으로, 이례적으로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까지 3대에 걸쳐 청와대 참모진을 지내다 정계에 입문했고 특히 전략기획 분야에서 명성을 얻었다. 2000년 총선부터 2002년 대선, 2004년 총선, 2006년 지방선거에서 보수진영의 전략을 주도했다. 한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멘토로 이름을 날렸으며,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해 주목을 받았다. 원칙과 소신이 뚜렷해 진영을 가리지 않고 바른말을 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1939년 충남 논산 출생 ▲단국대 정치학과 ▲동아일보·경향신문 기자 ▲청와대 공보·의전·정무비서관·공보수석 ▲환경부 장관 ▲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 ▲윤여준정치연구원장
  • ‘보수 책사’ 윤여준이 말하는 보수의 살 길

    ‘보수 책사’ 윤여준이 말하는 보수의 살 길

    “통합당 수준 보니 이해찬 ‘20년 집권론’ 가능할 수도”김종인 비대위에 기대감, 통합당이 안 받으면 실패 진단 “빈사 상태 중환자인 미래통합당은 내외과적인 수술이 모두 필요한데, 지금 이걸 할 수 있는 의사는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중환자가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수술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수의 책사’로서 쓴소리와 소신 발언을 해온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26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성품이 아니다. 만약 원내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려는 현역 의원들과 갈등이 생기면 ‘내가 일할 필요가 없다’며 직을 던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달성해야 할 개혁 과제에 대해 윤 전 장관은 “과거와 다른 것처럼 보이려고 당명, 로고, 상징색 등을 바꾸는 건 더이상 안 했으면 좋겠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을 하려면 보수의 근본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부터 손대든지, 정책을 통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데 어디까지 할지는 김 전 위원장 손에 달렸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4·15 총선 참패 이후에도 자중지란에 빠져 있는 통합당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0년 집권론’을 처음 이야기했을 때 정말 오만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총선 전후 통합당의 수준을 보니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보수가 지금이라도 크게 바뀌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도태되면 2년 후 대선은 해보나 마나고, 2024년 총선에서는 ‘TK(대구·경북) 자민련(지역정당이란 뜻)’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수 총선 참패의 원인을 꼽자면. “촛불 민심을 읽지 못한 탓이다. 국민들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며 민주주의 가치가 훼손됐다고 분노했는데 탄핵 사태까지 거치고도 보수는 사과를 하지 않았고, 친박(친박근혜) 세력이 국정을 좌지우지했다. 거기에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까지 지낸 황교안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통해 보수정당 대표가 되는 걸 보며 국민들은 통합당은 여전히 촛불 민심을 부정하는 세력이라는 판단하에 심판을 내린 것이다. 또 하나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었다고 본다. 편지 내용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억울하다는 것인데 이 메시지를 받은 황 전 대표가 ‘천금 같은 말씀’이라고 화답했다. 만약 황 전 대표가 큰 정치인이었다면 ‘선거는 우리가 잘 알아서 치르겠다’며 선을 그었어야 했는데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을 더 실망시켰다.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관련) 막말 논란이 일부 경합 지역에 악영향을 미쳤을지 모르지만 그보단 옥중서신에 대한 통합당의 반응에 국민 감정이 더 많이 움직였을 것이다.” “통합당은 중환자, 중태 인정 않고 수술 거부”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전망은. “지금 통합당은 빈사 상태에 빠진 중환자다. 외과적인 수술과 내과적인 수술을 병행해야 할 상황인데 현재 김 전 위원장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환자가 자신이 중태인 사실은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수술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21대 국회에 입성할 당선자들이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서 원내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겠다고 하면 김 전 위원장도 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고 갈등을 조정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자리에 연연하는 성품이 아닌 만큼 만약 이런 상황이 생기면 ‘내가 이런 식으로 일할 필요가 없다’며 직을 던질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가 무엇을 해야 하나. “정당들이 선거에 지면 당명, 로고, 상징색 등을 계속 바꾸는데 이건 과거 잘못에 대한 책임을 안 지겠다는 뜻이다. 김 전 위원장이 지금의 통합당 당명 등을 마음에 얼마나 들어할진 모르겠지만 안 바꾸고 갔으면 좋겠다. 그보다는 보수가 지금까지 추구했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근본적 가치부터 손을 댈 건지, 아예 구체적인 정책을 통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줄지 둘 중 하나는 선택해야 한다. 어떤 쪽을 선택하든 당 소속 의원들과 당원,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어디까지 할지는 김 전 위원장 손에 달렸다.” -보수 가치를 손봐야 하는 이유는 뭔가.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사실 1990년대부터 약 30년간 이어 왔고 이를 통해 큰 성장을 이뤘다. 그런데 동시에 심각한 경제불평등, 사회불평등을 구조적으로 안게 됐고 이미 일부 선진국에서는 신자유주의의 종말이 보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소위 ‘헬조선’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부작용에 국민이 등을 돌린다는 뜻이다. 우리 헌법에는 자유와 평등이 핵심 가치로 있는데 시장경제 등을 부정하자는 게 아니라 앞으로는 우리가 균형을 잡는 노력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자유면 보수, 평등이면 진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다.” “안철수 물러나야 새 사람 들어올 수 있다” -이번 총선 결과 ‘대안정당’이 실종됐는데.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은 국민의당에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부여했다. 당시 거대 양당의 극한투쟁을 없애기 위한 제3세력으로서 좋은 대안이 될 것이란 기대였는데 그 뒤 4년 동안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은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만 많이 했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다시 거대 정당 구도를 선택했고, 당분간 대안정당이 다시 생기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보수진영과 손잡을 가능성은. “안 대표가 처음 등장할 당시엔 정말 큰 돌풍을 일으켰는데 이후 정치를 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이번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의석 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금까지 국민을 실망시킨 대가로 봐야 한다. 현실적으로 보면 비례대표 3석만을 갖고는 의미 있는 정치를 할 수 없다. 차라리 보수정당에 들어가는 선택을 하는 게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또 지금 제3세력은 사실상 안 대표가 모두 차지하고 있어서 공간이 나지 않는데 안 대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정치실험을 했고 모두 실패했으니 이제는 자리에서 물러나 다른 사람이 새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보수 안 바뀌면 2년 후 대선 해보나마나” -향후 전국 선거에 대한 전망은. “이해찬 대표가 20년 집권론을 처음 이야기했을 때 정말 오만한 소리를 한다고 지적했었는데, 이번 총선 전후 통합당의 수준을 보니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보수가 지금이라도 크게 바뀌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시대에 도태되면 2년 후 대선은 해보나 마나고, 2024년 총선에서는 TK 자민련이 되고 말 것이다.” -180석을 얻은 거대 여당에도 조언을 한다면. “통합당이 그야말로 응징을 당한 선거 결과인데 그만큼 민주당의 책임도 무거워졌다. 이제 국민들은 막강한 힘을 줬으니 어떤 역량을 보여 줄지 냉혹하게 평가할 것이다. 또 하나 국민이 이번에 180석을 민주당에 부여하면서도 개헌 저지선을 지킨 건 헌정질서를 존중하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본다. 그동안 정부·여당은 헌정질서를 가볍게 여기는 듯한 모습을 몇 번 보였는데, 앞으로도 이런 태도를 보이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경고를 한 것으로 본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재난지원금 추경’ 27일부터 심사…1조원 세출조정해 확보

    ‘재난지원금 추경’ 27일부터 심사…1조원 세출조정해 확보

    지방부담 재원 세출조정해 마련여야 내일부터 상임위 가동키로이인영 “29일까지 추경 처리”여야는 27일부터 국회 상임위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 전 국민에게 긴급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재원 중 지방정부가 부담할 예정이었던 1조원을 세출 조정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26일 각각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긴급재난지원금 재원과 관련해 “심 원내대표가 어제 오늘 지방정부가 당초 부담하기로 했던 1조원 규모라도 세출 조정을 통해 마련하면 어떻겠느냐고 요청했다”며 “긴급하게 기획재정부 담당자를 불러 그게 가능한지를 상의했고 최종적으로 가능하게 하기로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요구하는 자발적 기부금과 관련한 특별법에 대해 “우리가 월요일(27일)쯤에 의원 발의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한 뒤 “쟁점이 사실상 다 해소됐기 때문에 내일부터 예결위, 관련 상임위 가동해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심의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도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당정은 추가되는 지방비 1조원만이라도 예산 재조정으로 흡수해주길 바란다”면서 “통합당은 내일부터 상임위를 가동해서 추경안을 심의하겠다. 예결위는 당연히 상임위 예산 심사 이후에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양당 합의에 따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경안은 지난 16일 국회에 제출된 지 10일만에 본격적인 처리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전국민 지급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득 하위 70% 지급을 전제로 편성된 추경안의 소요 재원은 기존 9조 7000억원에서 14조 3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여야는 추가 증액분 4조 6000억원 중 3조 6000억원은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고 지방정부 부담이었던 1조원은 올해 예산을 조정해 확보하기로 했다. 이 원내대표는 세출 조정 대상과 관련해 “불요불급한 것이나 늦춰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당정이 검토하는 구체적 (사업) 내역까지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 “통합당이 어떤 생각인지 예결위에서 들어보겠다. 합리적이고 타당한 것이면 저희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추경 처리 시점에 대해 5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월 29일 처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달 30일부터는 사실상 연휴가 시작되고 5월 7일과 8일 여야 원내대표 경선 과정을 거치면 사실상 5월 중순이 되면서 굉장히 위태로워진다”며 “사안이 단순하고 규모가 그렇게 큰 것이 아니기 때문에 29일까지 (추경안 처리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대 국회 반성문 써야 한다” 국회개혁 토론회, 여야 자성 목소리

    “20대 국회 반성문 써야 한다” 국회개혁 토론회, 여야 자성 목소리

    20대 국회 임기를 약 1달 남기고 여야 의원과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지난 국회의 모습에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시민단체 바른사회운동연합은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이름으로 국회 개혁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 통합당 정종섭 의원과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21대 국회에서도 재선 의원으로 활동할 김 의원은 “20대 국회 반성문부터 먼저 쓰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민심의 흐름은 3분의 2 가까이 민주당에 의석을 몰아줄 정도로 (민주당이) 예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총선 승리가) 코로나 사태로 조금 우발적으로 생긴 결과일 수도 있다”며 “과거 자유한국당이나 통합당이 발목을 너무 잡으니, 일을 하게 하려면 한쪽으로 몰아줘야 하지 않겠느냐‘가 민심의 저변에 깔려 있지 않았나”라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대결과 교착은 일란성 쌍생아”라며 “뿌리 깊고 소모적인 대결 정치의 구조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21대 국회는 일하는 국회로 못 간다”고 강조했다. 4·15총선에 불출마했던 정종섭 의원도 “국회에서 내가 뭘 했나 생각하면 한 게 거의 없다”며 “저로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처음에 제가 국회에서 개헌론의 깃발을 들었을 때 민주당 의원들 상당수가 제게 와 동의를 했는데, 대통령 한 마디에 입을 다물었다”며 “진영 논리라는 이름 아래 여전히 (국회가) 이항 대립적 늪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양당제 구조의 본질은 권위주의고, 그것은 민주주의가 될 수 없다”며 “지역구 국회의원 200명, 비례대표 국회의원 100명. 우선 이렇게라도 실험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날 “이번 선거로 양대 정당의 기득권은 더욱 강화됐다”며 “대통령에게 일정한 정치적 권한을 부여하면서 실제 정책의 집행은 총리와 내각에 맡기는 ‘한국적 권력분립’의 통치 체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野 “정부, 구체안 내라” 발목… 靑 ‘긴급재정명령권’ 꺼내나

    野 “정부, 구체안 내라” 발목… 靑 ‘긴급재정명령권’ 꺼내나

    “野 손에 달려” “수정예산안부터 확인” 2차 추경안에서 추가로 3조원 더 필요 늦어도 29일까지 처리해야 5월 지급 당정이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 방안으로 고소득층 등의 ‘자발적 기부’를 제시했지만 예산안 편성을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논의는 한 걸음도 진척되지 않고 있다. ‘긴급’을 요하는 재난지원금의 특성상 여야 합의가 지연될 경우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3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에게 가장 빨리 지원금을 전달하면서도 재정 부담을 줄이는 매우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며 “이제 모든 것은 미래통합당의 손에 달렸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모든 가구에 최대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소득 상위 30% 가구엔 자발적 기부를 유도해 기부자에겐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내놨다. 민주당에서는 기부 규모를 미리 산출할 수 없는 만큼 100% 지급을 기준으로 예산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기존 2차 추가경정예산안보다 3조원이 더 필요하다. 이와 관련, 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인 통합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의 주장에 대해 정부에서 어떤 예산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확인돼야 예산안 심사 돌입이 가능하다”면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국채 발행 총액, 세액공제 시 필요한 개정법 목록 등 22가지 문항을 공개 질의했다. 답변은 24일 오전 10시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합의가 지연되면서 통합당이 시간을 끈다는 비판이 나오자 화살을 정부 측으로 돌린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주에 추경안 협상을 마무리하고 늦어도 오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0일부터는 징검다리 휴일이 이어지고 다음달 7일과 8일에는 양당의 원내대표 선거가 있기 때문에 이달 내 처리를 해야 5월 지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다음달 8일 본회의도 거론돼 추경 처리가 다음달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야 합의가 지연되면서 청와대는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은 중대한 재정·경제 위기 상황에서 국회 소집을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대통령이 쓸 수 있는 법적 카드다.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라는 현 상황의 시급성을 고려했을 때 4월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시점인 다음달 15일까지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이를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63과36의 비밀? 없다”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강경 대응

    “63과36의 비밀? 없다”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강경 대응

    “선거결과 조작 있을 수 없어”선관위 “소송 제기하라” 강경 대응 4·15 총선 이후 일각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한 사람을 고발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22일 “선관위가 투·개표 결과를 조작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으며, 의혹을 주장하며 제시하고 있는 것들도 전혀 부정선거의 증거가 될 수 없음을 밝힌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른 요청이 있을 시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할 것이며, 이후에도 근거 없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허위사실 유포를 멈추지 않는다면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또 선관위는 “선거의 효력에 이의가 있는 선거인은 무책임하고 근거 없는 의혹만을 유포하지 말고, 선거소송을 제기해 모든 의혹을 명백히 밝히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앙선관위는 주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반박 근거를 제시했다. 서울·인천·경기 지역 사전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후보의 평균 득표율이 ‘63대 36’의 일정 비율을 유지하는 등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에 대해서 “양당 외 정당추천 보와 무소속 후보의 득표를 제외하고 일부 지역에서 두 정당의 득표율만을 비교한 수치로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말했다. 전체 선거구 253곳 가운데 17곳(6.5%)에서만 민주당과 통합당 후보의 득표율이 ‘63대 36’ 비율을 보였으며, 대구·경북·울산 등 지역에서는 다른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 외 정당과 무소속 후보를 포함할 경우에는 득표율이 달라졌다고 부연했다. 또 “득표비율만으로 선관위가 사전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는 어떠한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일부 선거구에서 정당의 관내득표율 대비 관외 득표율이 동일하게 나왔다는 의혹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일축하며 “전체 선거구 253곳 가운데 11곳(4.3%)만이 같은 비율이다. 전국적으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민주당 후보의 사전투표 득표율과 본투표 득표율이 일제히 10%포인트(p) 수준의 격차를 보인다는 지적에는 “확인 결과 민주당 후보(253명)의 평균 득표율은 사전투표에서 선거일투표보다 10.7%p 높았다. 그러나 시·도별, 선거구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해당 지역 유권자의 특성으로 추정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중앙선관위는 “정확한 근거 없이 무모한 의혹만으로 국민 통합을 저해하고, 사회 분위기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해서는 무거운 법적·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을 엄중 경고한다”며 “이러한 행위가 계속될 때에는 당사자 및 관련자 고발 등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서울광장] 일자리로 감춰 둔 실력 보여 줘라/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서울광장] 일자리로 감춰 둔 실력 보여 줘라/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21대 국회는 진보 대 보수 진영이 190대110으로 갈렸다. 여권의 사상 유례없는 압승이다. 여당이 이길 거로는 예상됐다. 관심은 더불어민주당이 얼마나 이길까였다. 선거 전 터져나온 ‘진보 진영 180석’ 발언이 터무니없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정작 현실은 이보다도 10석이나 더 많게 나왔다. 여당이 과반은 할 거라고 보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겨도 너무 많이 이겼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궤멸 수준의 참패를 했다. 한순간에 전국 정당에서 사실상 영남 지역정당으로 쪼그라들었다. 야당이 선거에서 패배한 원인을 꼽자면 수십 가지도 댈수 있다. 확실한 건 이번엔 중도층이 외면했다. “민주당이 싫지만 그렇다고 통합당을 찍을 수는 없다”는 반응으로 요약된다. 박근혜 정부의 잔여 세력이 반성 없이 여전히 주도권을 잡는 데 대한 반발일 수도 있고 ‘막천’(막장공천)의 후유증이거나 아니면 일부 후보자의 세월호 막말도 패배의 원인이다. 돈 앞에 장사 없다고 국민 모두에게 나눠 준다는 긴급재난지원금에 혹해 여당을 택했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민심은 제1야당에 확실하게 등을 돌렸다. 사실상 양당 체제로 치러진 선거는 ‘제로섬’의 결과가 나온다. 이번엔 야당에 대한 불신에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려면 정권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얹히면서 민주당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했다. 야당 복(福)이 워낙 좋아서였는지 아니면 숨겨 둔 진정한 실력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여당은 이제 개헌만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됐다. 막강한 권력만큼 책임도 더 커졌다. 더구나 이제는 더이상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는 핑곗거리도 통하지 않게 됐다. 국정운영의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갖게 된 여권은 이제 오롯이 실력으로만 평가받게 됐다. ‘슈퍼민주당’이 당장 넘어야 할 파도는 눈앞에 닥친 실업대란이다. 심각했던 일자리 문제는 작년 말부터 다소 호전기미를 보였다. 취업자 수는 작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석 달간은 매달 50만명 안팎이 증가했다. 평상시 30만명 안팎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면 회복세로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고용불안은 다시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다. 미국만 해도 지난 4주 동안 220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하는 등 최악의 실업대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발 고용쇼크가 쓰나미처럼 밀어닥치고 있다. 3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9만 5000명이나 급감했다. 11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뚜렷한 이유 없이 그냥 쉰다는 사람도 237만명이나 된다. 역대 최대치다. 더 큰 문제는 실업대란이 이제 시작이라는 데 있다. 지금까지는 항공, 호텔, 여행업, 숙박·음식점업 등 주로 내수나 서비스업 쪽에서 고용한파가 몰아쳤다면 2분기부터는 수출, 제조업으로 실업이 옮겨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고용대란의 조짐은 이미 감지되고 있다. 많은 회사들이 급여반납, 전 직원 유·무급 휴직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다. 2분기 이후 상황이 더 나빠지면 ‘임금삭감’을 넘어 결국엔 생존을 위해 ‘인력감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라 여권은 선거 압승을 자축하고 있을 만큼 한가롭지 못하다. 기간산업은 이미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실업대란을 막으려면 기업부터 살려야 한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도 생긴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기업이 무너지고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 여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기업의 대량해고를 막을 수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인 만큼 경제정책의 탄력적인 전환도 요구된다. 여당이 압승했지만 지난 3년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명백한 실패로 확인됐다. 야당이 더 못했고 더 미덥지 못해서 여권의 ‘경제실정(失政)’에 대한 심판이 보류됐을 뿐이다. 여권이 이제 힘을 얻었다고 기업의 경쟁력을 옥죄는 정책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라고 평가할 만큼 엄혹한 시기다. 위기부터 넘겨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을 독려하고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기업도 그래야 투자를 하고 일자리도 생긴다. 경제주체인 개인에게 일자리는 시작이고 끝이다. 가장이 일자리를 잃으면 가정은 무너지고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긴다. 외환위기 때 이미 질릴 만큼 체감했다. 시련의 시간이 다시 다가오고 있다. ‘선거신공’을 보여준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숨겨 둔 실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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