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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10)· 셰이크 모하메드 UAE 총리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10)· 셰이크 모하메드 UAE 총리

    |두바이 이순녀특파원|아랍에미리트(UAE)의 제2도시, 두바이국제공항에서 남쪽 내륙 사막지대로 20여분쯤 달리다 보면 모래 벌판에 홀로 서 있는 웅장한 건물과 만나게 된다. 황량한 주변 풍경 사이에서 현대적인 외양이 돋보이는 이 건물은 두바이실리콘오아시스(DSO)의 헤드쿼터(본부)다. ‘중동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두바이 정부가 추진중인 DSO는 디자인, 제조, 조립과 배송 등 모든 반도체 연관 산업을 하나로 잇는 최첨단 기술단지이다. 지금은 본부 건물만 운영하고 있지만 2012년쯤 부지 7.2㎢내에 대규모 숙소와 대학 캠퍼스, 은행과 헬스케어 등 부대 시설이 모두 완공되면 총 15만명이 자급자족하는 신도시의 면모를 띠게 된다.DSO홍보책임자인 칼리드 압둘라는 “아직 초기단계인데도 후지쓰, 지멘스 등 세계 유명 기업 100여개가 벌써 입주했다.”고 자랑했다. ●2012년까지 ‘중동의 실리콘밸리´ 만든다 전세계 100개 항공사가 145개국으로 취항하는 두바이국제공항의 제2청사에는 중동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두바이플라워센터(DFC)가 자리해 있다.2006년 7월 문을 연 이곳은 연간 18만t 용량의 냉장 보관시설과 전략적 요충지의 이점을 기반으로 2년도 채 안 돼 세계 화훼 교역량의 60%를 차지하는 네덜란드의 입지를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 조세피나 발레리노 제품개발이사는 “센터를 오픈하기 4∼5년 전부터 철저한 마케팅조사와 홍보활동을 펼쳐 단기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막과 첨단테크놀로지, 사막과 꽃.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질적 요소를 과감히 접목시킨 두 곳의 사례는 오늘날 두바이가 일궈낸 기적의 원동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바로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거침없는 상상력과 추진력이다. 아라비아해의 작은 토후국 두바이는 이 둘을 양 날개 삼아 세계 최고급 호텔(버즈 알 아랍), 최고층 빌딩(버즈 두바이), 최대 인공섬(더 월드), 최대 테마파크(두바이랜드) 등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대역사를 하나하나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위대한 성공과 영광의 무대 뒤에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59)이라는 탁월한 연출가가 있다.UAE의 부통령 겸 총리이자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는 냉철한 통찰력, 무한상상력의 창조적 비전,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불모의 땅, 소규모 어촌에 불과했던 두바이를 최첨단 선진도시로 탈바꿈시켰다. 두바이 개혁의 기초를 닦은 이는 셰이크 모하메드의 아버지 라시드 국왕이다.1966년 석유가 발견됨과 동시에 라시드 국왕은 50년내 다가올 석유고갈을 걱정하며 오일머니를 교통, 물류, 관광 인프라 구축에 쏟아부었다.1995년 왕세자에 오른 셰이크 모하메드는 두바이를 중동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는 자본과 사람을 자석처럼 두바이로 끌어들일 방법에 골몰했다. 우선적으로 외국기업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마저 없애는 파격적인 개방 정책을 도입했다. 경제자유구역(프리존)내에서는 ▲외국인 지분 100% 인정 ▲소득세·법인세 면제 ▲인허가 원스톱 서비스 등의 혜택이 주어졌다. 금융자유지대인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 물류·유통 자유지대인 제벨 알리 프리존, 언론·정보통신기업을 위한 두바이미디어·인터넷 시티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언급한 두바이실리콘오아시스와 두바이플라워센터도 프리존이다. 제벨 알리 항구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건설의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비자발급도 하는 자치도시 개념”이라고 말했다. 두바이를 ‘명품브랜드화(化)’하는 국가차원의 홍보마케팅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최고, 최대, 최상이라는 화려한 포장으로 세계인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타이거 우즈, 마돈나 같은 세계적 스타를 초빙해 홍보요원으로 활용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슬람국가이면서도 외국인에 한해 술을 허용하는 유연한 사고방식 역시 두바이의 성공을 이끈 중요한 요소이다. 현지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성원건설의 박창표 중동지역본부장은 “글로벌머니에 대한 관대함이 두바이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석유의존도 0%에 도전하는 산유국 2006년 국왕이 된 셰이크 모하메드는 이듬해 2월 ‘2015 두바이경제개발계획’을 발표했다.2000년 발표한 ‘2010계획’은 2005년에 이미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여서 장기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했다.2000∼2005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무려 13%에 달했고,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2015년까지 GDP 1080억달러,1인당 GDP 4만 4000달러를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10년 전부터 ‘100% 탈석유 정책’에 매진한 덕에 현재 두바이의 석유의존도는 5%에 불과하다. 실용주의에 입각한 도전 정신으로 ‘두바이의 기적’을 창조한 ‘CEO형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리더십은 이같은 성공 신화에 힘입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coral@seoul.co.kr ■ <셰이크 모하메드는 누구> 詩짓기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 |두바이 이순녀특파원|셰이크 모하메드는 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유능한 지도자이기 이전에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시인이자 매 사냥과 승마를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인공섬, 해저호텔, 실내스키장 같은 기발한 상상력의 원천을 시인의 창의적 기질에서 찾는 이들도 많다. 손수 자가용을 운전하고 다닐 정도로 소탈한 면모는 자국민뿐 아니라 외국 거주민들에게도 호감을 주고 있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1949년 셰이크 라시드 왕자의 네 아들 중 셋째로 태어났다.1958년 할아버지인 셰이크 사에드가 죽고 아버지인 셰이크 라시드가 지도자가 되면서 폭넓은 후계자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두바이에서 초·중등학교를 마친 그는 1966년 영국 케임브리지 벨 랭귀지 스쿨에서 어학연수를 했고,1968년 영국 몬스 사관학교를 졸업했다. 곧바로 귀국한 그는 두바이경찰청장에 임명됐고,3년 뒤엔 최연소 UAE국방장관이 됐다.1990년 사망한 라시드 국왕의 뒤를 이어 통치자가 된 맏형은 1995년 가장 영특한 동생인 셰이크 모하메드를 왕세자로 지명했다. 이때부터 그는 준비된 기업가형 지도자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시작했다.2006년 1월4일 공식적인 두바이 통치자가 됐다. coral@seoul.co.kr ■ <두바이 기적의 그늘> ‘국민소득 3만弗’ 빈부差 더 심화 |두바이 이순녀특파원|세상사가 대개 그렇듯 두바이의 눈부신 고도성장 이면에도 그림자는 있다.10년간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률 기록은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살인적인 임대료 상승 등의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 급속한 부의 창출은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전체 인구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80%에 이르면서 외국인 노동자와 자국민간 빈부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권, 노동 문제도 심심찮게 대두되고 있다.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지만 서남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온 대다수 노동자들은 월 10만∼20만원 정도의 저임금에 만족해야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온 노동자들이 월급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노동자들은 노동쟁의는 커녕 노동조합 결성조차 원천봉쇄하는 두바이 정부의 방침에 따라 열악한 처우를 감내하며 두바이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묵묵히 하고 있다. 외국 인력과 자본 유치를 위해 술과 여성들의 노출 등 이슬람 율법이 금하는 행동들을 관대하게 허용하는 방식도 이웃 이슬람국가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두바이 정부가 조만간 카지노사업까지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이 아무리 개방적이고 서구화된 지도자라 해도 왕정체제가 지닌 한계는 엄연히 존재한다. 지난 1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두바이 정부가 하루종일 차량통행을 막은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컸다. coral@seoul.co.kr
  • 불량식품 집단소송제 도입

    불량식품 집단소송제 도입

    정부가 식품안전과 소비자 피해구제를 강화하기 위해 불량식품에 대한 집단소송제를 도입한다.2005년 증권분야에서 처음 도입된 후 두번째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5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오는 6월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집단소송제란 기업의 불법행위로, 소액주주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단 1명의 주주라도 기업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승소하면 다른 주주들도 별도 재판 없이 똑같은 배상을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은 또 불량식품 제조와 판매로 부당이득을 얻은 식품 관련 업자에 대해 수익금을 몰수하고 상습범에 대해선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양극화 문제는 제도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소득층도 최소한의 행복을 추구할 권한이 있는 만큼 맞춤형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품업계는 집단소송제를 영세한 식품업계에도 적용하는 것은 지나칠 뿐만 아니라 실효성 있는 보상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집단소송제를 적용하면 이물질 한 건으로 한몫 챙기려고 조작하는 사람이나 배상금을 노린 악덕 식파라치 등에게 소송남발의 여지를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상도 윤설영기자 sdoh@seoul.co.kr
  • 복지부 아동청소년실장 장옥주 보건의료실장 최원영 사회복지실장 진영곤

    보건복지가족부가 21일 고위 공직자(1급) 인사에서 정부 부처내 첫 여성실장을 발탁하고, 기존 실장급 인사 3명 가운데 1명만 유임하는 등 큰폭의 변화를 꾀했다. 복지부는 우선 아동·청소년 복지와 보육업무를 총괄하는 아동청소년정책실장에 장옥주(49·행시 25회) 전 정책총괄관을 임명했다. 보건의료정책실장에는 보건의료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최원영(50·행시 24회) 전 보험연금정책본부장을 임명했고, 사회복지정책실장에는 재정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진영곤(51·행시 22회) 전 기획예산처 양극화민생대책본부장을 영입했다. 정책을 총괄·지원하는 기획조정실장에는 정책기획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유영학(51·행시 22회) 전 정책홍보관리실장이 사실상 유임됐다.▶관련인사 29면
  • [열린세상] 감세정책이 성공하려면/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前총장

    [열린세상] 감세정책이 성공하려면/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前총장

    정부가 감세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과 개인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 투자와 소비를 촉진해 대통령 임기 동안 평균 7%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선거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의 세제 개선 방안에 따르면 기업의 법인세 최고 세율을 내년에 3%포인트,2013년에 2%포인트 내려 20%로 하향 조정한다. 또 연구개발 투자 세액공제를 7%에서 10%로 높인다. 더 나아가 관계회사의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세금을 부과하는 연결납세 제도를 도입해 손실이 나는 회사가 있으면 세금을 덜 내도록 한다. 한편 정부는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류세를 10% 내렸다. 또 물가가 오르면 세금계산시 그만큼 소득공제를 더 해주는 물가연동 공제제도를 도입한다. 논란이 큰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 부담도 크게 줄인다. 이같은 감세 정책은 정부 기능 대신 시장 기능을 활성화해 경제를 살린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현재 우리 경제는 성장잠재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물가 불안이 심한 상태이다. 이런 상태에서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정부가 나서 재정이나 금융 팽창 정책을 펼 경우 경제 거품이 커질 수 있다. 그러면 성장잠재력이 더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정부는 빚더미에 올라앉고 국민은 물가 상승과 세금 덤터기를 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 투자의욕을 고취하고 동시에 개인들의 세금을 깎아줘 소비활동을 활성화하려면 시장에서 투자와 소비가 서로 맞물려 살아나는 근본적인 경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효과 때문에 최근 세계 각국은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경제 경쟁력을 높이고자 세금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감세를 하면 실제로 이런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근본적인 문제가 양극화 구조이다. 우리 경제는 기업·소득계층간 양극화가 심하다. 이런 상태에서 감세정책을 펼 경우 그 혜택은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세금을 깎아준다고 해서 투자와 소비가 늘어난다고 보기 어렵다. 대기업들은 이미 대규모의 유휴자금을 갖고 있는 상태이다. 여기에 고소득층은 소득이 늘어도 추가적 소비가 미미한 사람들이다. 오히려 우려가 큰 것이 재정의 경기활성화 및 소득재분배기능의 위축이다. 감세정책을 펼 때 정부 사업의 축소는 불가피하다. 또 취약 부문과 소외계층 지원도 감소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세제완화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다시 가열될 경우 경제를 투기거품으로 들뜨게 만들 수도 있다. 한편 세수 감소로 인한 재정구조의 악화로 정부부채도 늘 수밖에 없다. 이미 300조원이 넘는 정부부채가 더 증가할 경우 정부의 정상적인 재정운영이 어렵다.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통화를 증발하면 물가상승이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이렇게 되면 결국 경제를 살리려는 감세정책이 경제회생을 막는 역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러면 감세정책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본적으로 자금흐름의 선순환과 양극화의 개선이 전제조건으로 필요하다. 정부는 감세정책을 시행하기 앞서 신산업 발전전략을 제시하고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고취시켜 시중 부동자금이 기업투자 자금으로 흐르게 해야 한다. 한편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대거 일어나도록 획기적인 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하여 투자바람을 일으키고 기업 규모나 소득 계층에 관계없이 모든 경제주체들이 동등한 참여 기회를 갖게 해야 한다. 그런 다음 감세 정책을 펴야 비로소 세금 감소로 인한 가처분소득의 증가가 투자와 소비의 선순환 구축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감세 정책이 경제를 살리는 효과를 가져오려면 자금흐름의 정상화, 중소기업 활성화 등 생산적이고 균형적인 투자여건조성을 선결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前총장
  • “박정희 비판 잣대로 민주화세력을 비판하라”

    “박정희 비판 잣대로 민주화세력을 비판하라”

    박정희를 비판하는 동일한 논리로 민주화세력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진보진영의 대표적 이론가인 조희연(52)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가 주장의 발원지다. 지금까지 민주화세력이 비판 대상엔 가혹한 기준을, 자신에겐 관대한 ‘이중잣대’를 적용해온 측면이 있다는 조 교수의 문제의식은 그 자체로 논쟁적이다. 민주화세력에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조 교수는 최근 발간된 ‘마르크스주의 연구’ 2008년 봄호에 게재한 ‘헤게모니 균열의 문제설정에서 본 현대 한국 정치변동의 재해석’이란 논문에서 박정희의 몰락과 민주화세력의 지리멸렬을 동일한 틀거리로 분석했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흔히 민주세력은 적대자에 대한 기준과 자기편에 대한 기준을 이중적으로 적용해 왔으나, 박정희를 비판하는 방법론으로 스스로를 비판할 수 있다면 성찰의 폭이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논문 취지를 설명했다. 조 교수가 양측에 공통적으로 적용한 잣대는 ‘헤게모니 구축’과 ‘헤게모니 균열’이란 관점이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박정희 정권은 경제 개발과 산업화를 시대적 과제로 부각시킨 ‘조국근대화’ 담론, 개개인의 다양한 차이를 주변화시키고 하나로 통일시키는 ‘국민화 프로젝트’, 고도성장을 향한 ‘개발동원체제’ 등을 통해 대중의 동의기반을 확보하며 헤게모니를 구축할 수 있었다. 반면 현대아파트 분양과 와우아파트 붕괴로 대변되는 부동산투기와 부실공사,‘광주대단지 사건’으로 이미지화된 도시재개발과 철거민 양산, 전태일 분신으로 기억되는 피폐한 노동환경 등 고도성장의 환희가 사라지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국민으로서의 일체감은 붕괴됐고, 계급·계층간 불평등은 확산됐으며,‘민중’이란 저항적 주체가 출현해 헤게모니는 균열됐다. ●헤게모니 구축과 헤게모니 균열 분석 조 교수는 민주화세력도 동일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본다. 민주화세력은 반독재라는 대의 하에 ‘시민’이란 ‘민주개혁동맹’의 헤게모니 집단성을 형성했다. 그는 “국민의 집단성이 근대화의 주체로서 개발독재에 호명된 것이라면, 시민의 집단성은 반독재란 과제에 동의하는 민주개혁동맹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이란 말로 민주화세력의 헤게모니 구축을 정의했다. 반면 지구화의 속도가 심화되면서 민주화세력 또한 피할 수 없는 헤게모니 균열에 직면했다는 게 조 교수 진단이다. 그는 “이제 시민은 없다.”고 단언한다. 이미 다른 종족이 돼버린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는 공통의 시민성을 공유하기 어렵게 됐고, 미등록 이주노동자와 정주 외국인 사이의 차별적 대우는 시민의 인종적·종족적·민족적 분화를 촉진했다. 상류층은 일국적 엘리트를 넘어 글로벌 엘리트를 지향하고, 민주개혁을 지향하는 시민적 동질성은 깨졌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민주화의 성공적 진전으로 민주성과 투명성은 높아졌지만, 계급적으로 양극화된 대중은 삶의 고통이 증대되는 현실을 맞닥뜨리게 됐다.”면서 “반독재 민주정부의 출현을 지지했던 여러 개인, 집단, 계급·계층조차도 배제와 소외를 느끼면서 지지를 철회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정희 정권의 몰락이 ‘국민’으로 포섭했던 사람들의 균열을 막지 못한 결과인 것처럼, 민주화세력의 지리멸렬 또한 ‘시민’으로 포섭되지 못한 사회적 약자들의 이탈과 균열 때문에 생긴 결과라는 것이다. ●박정희와 민주세력의 다르면서 같은 점 박정희와 민주화세력은 속살은 다르나 유사한 외투를 입었다. 개발동맹과 민주개혁동맹,‘동원된 국민’과 ‘저항적 시민’이란 내용은 서로 다르지만, 둘 다 본질적으로 집단적 특성을 띤다. 집단은 배제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박정희 정권은 정치적·경제적 배제를 토대로 체제를 공고화했다. 민주화세력은 반독재라는 단일 의제 아래 여성, 환경, 성평등, 인권 등 소수자 문제를 배제했고, 지구화는 배제의 폐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조 교수가 보기에 한국 현대사에서 헤게모니 구축과 균열은 하나의 흐름을 형성한다. 박정희가 구축해낸 ‘국민’은 반독재세력이 구성해낸 ‘민중’으로 분열·변화했다.1987년 이후엔 시민운동이 구성해낸 ‘시민’으로 바뀌었고,97년 이후 외환위기와 민주정부 집권기를 거치면서는 ‘시민의 분열’ 과정을 겪고 있다. 서로 매우 다르면서도 흡사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박정희 헤게모니의 붕괴 과정을 고찰하면 반독재 민주세력 헤게모니 붕괴의 전후가 보일 뿐 아니라 폭넓은 성찰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한다. 진보개혁진영의 자기성찰을 거듭 촉구해온 조 교수의 새 논문이 침체 국면을 맞고 있는 민주화세력에 어떤 울림을 줄지 관심을 모은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한국연극 100주년 좋거나&나쁘거나

    한국연극 100주년 좋거나&나쁘거나

    올해는 연극이 지금의 형태를 갖춘 지 100년째 되는 해.1908년 11월 서울 종로 원각사극장에서 이인직의 ‘신세계’가 처음 신극(新劇)의 형태로 무대에 오른 것. 올해 연극계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공연·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연극협회는 연극 100주년 기념 공연 시리즈 첫 작품으로 ‘남사당의 하늘’(손진책 연출)을 택했다.27일부터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일 이 공연은 광대들의 한과 흥을 남사당의 여섯 놀이로 펼친 것으로, 극단 미추가 1993년 발표해 백상예술대상과 서울연극제 대상 등을 수상한 작품이다. 한국연극협회는 또 연말 우수 작품과 연극인들에게 수여하는 한국연극대상을 신설할 예정이다. 전국 15개 지역의 극단이 전국을 순회공연하는 소극장 네트워크 페스티벌도 진행된다. 고양문화재단은 강부자의 ‘오구’(이윤택 작·연출)를 100주년 기념작으로 선정했다. 새달 4일부터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극장은 ‘한국연극 100주년, 축제는 계속된다’라는 이름으로 창작 대작 ‘야래자’(5월27일∼6월1일·해오름극장)를 선보인다. 오태석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삼국유사의 설화를 토대로 한국근현대사를 풀어낸다. 세종문화회관은 1940∼50년대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오른 재미교포 작가 김은국의 ‘순교자’(5월10일∼6월1일·세종M시어터)를 무대에 올린다. 서울시극단이 공연할 ‘순교자’(연출 정진수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교수)는 부조리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인간적인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정동극장에서도 원각사 설립 100주년을 맞아 11월 이인직의 신소설 ‘은세계’(손진책 연출)를 다시 올린다. 민간극장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울림 소극장은 100주년 기념 ‘해외 문제작 시리즈’를 지난 2월부터 선보이고 있다.‘블라인드 터치’(연출 김광보)가 16일 막을 내리면 21일부터는 박정희 연출의 ‘애쉬즈 투 애쉬즈(Aches to aches)’가 공연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신극 100주년을 맞는 해이지만, 연극계는 뮤지컬·스타마케팅 중심의 기획 공연·개그쇼 등이 기세를 부리면서 양극화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한 예로 지난해 12월부터 계속돼 온 대학로 연극열전2의 경우,‘서툰 사람들’‘늘근 도둑 이야기’가 각각 1억여원의 순익을 내며 보조석까지 만들 정도로 인기이지만, 다른 중·소 연극들은 자리 수를 채우기도 힘든 실정이다. 소극장연대인 ‘세븐스타’의 박장렬 대표는“그나마 연극열전이라도 없다면 연극에 관객이 들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저예산 연극들은 관객이 없어 공연을 올릴 생각도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탄생 60주년을 맞은 국내 최장수 극단 신협의 전세권 대표는 1962년 구상한 희곡 ‘목이 길어 슬프다’를 올해 ‘워터링(watering)’이란 제목으로 개작해 발표할 생각이었지만 재정 문제에 봉착해 공연을 올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전 대표는 “한번 부딪쳐 봐야죠.”라는 말로 추진 의지를 내비쳤지만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짙었다. 공연 시장의 기호는 ‘정극’을 올리기도 주춤하게 만든다. 삼일로창고극장의 정대경 대표는 “상업적으로 흐르는 공연문화가 연극을 오락으로 희화화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출가 김광보씨는 “영국의 거장 연출가, 피터 브룩이 20세기 말이 되면 연극은 사양산업이 될 거라고 말한 것처럼 연극이 이제 사양산업이 된 건 분명하다.”며 “게다가 연극도 흥행 코드를 따라가 사회성이나 깊이 있는 작품을 택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연극 100주년이 연극정신 부활의 새로운 단초가 될까 하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김 연출가는 “이런 현실 속에서도 초창기 연극이 시작될 때의 위상을 다시 생각해 보고 정석대로 작품을 만드는 것만이 연극이 살아남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신극 100주년을 계기로 ‘공연 생태계의 종 다양화’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박 대표는 이를 위해서는 “관객 동원력 없는 정극을 극장들이 담보해주지 못하는 만큼 신극 100주년을 맞아 영화계의 독립영화관처럼 정극전문극장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서울의 절망과 희망 보여줄래요”

    “서울의 절망과 희망 보여줄래요”

    국내 최장기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잠시 멈춰선다.2009년 하반기 ‘21세기 버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극단 학전의 김민기(57) 대표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남대문이 불타는 걸 보니 새 버전을 만들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남대문은 1호선의 출발점인 서울역에 있었던 건데 어제 있었던 게 오늘 없어지니…. 너무 쇼킹했어요. 저는 ‘딴따라’이니까 논리적인 충격보다 정서적인 충격이 컸지요.” 1994년 5월 초연해 올 12월 4000회를 앞두고 있는 ‘지하철 1호선’은 지난 14년간 68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등 국내 명배우들의 산실이었다. “15년째 공연하는 동안 대통령이 네 번 바뀌었더라고요. 한국 사회에서 90년대는 군사정부에서 민간 정부로 바뀐 중요한 시기입니다. 현재의 공연이 90년대의 초상화를 그린 것이라면,21세기 버전은 이방인이 보는 21세기 서울의 절망과 희망이 무엇인지를 추격하는 내용이 될 겁니다.” 김 대표는 관객들의 아이디어도 공모할 예정이다. 옌볜 처녀, 운동권 청년, 신문팔이, 창녀, 실직 가장 등이 등장했던 ‘지하철 1호선’이 2009년에는 어떻게 바뀔까.“잡상인은 없어질 줄 알았더니 더 생겼더군요. 지금은 양극화가 심해져 빈부가 계급이나 인종처럼 고착화됐어요. 이주노동자 등으로 인해 다문화도 가속화되고 있지요. 매춘의 방법 또한 인터넷 등으로 달라졌고요.” 김 대표는 마흔이 되면서 ‘창작’이라는 말에 의문을 갖게 됐다고 했다.“1979년부터 5년간 직접 농사를 지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때 알았습니다. 쌀을 만들어내는 건 햇빛과 물의 몫이지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한 삽 떠내는 일밖에 없었다는 것을요.” 그러나 그는 ‘지하철 1호선’을 몇 차례 더 매만지고 어린이 공연도 서른 개는 더 ‘창작’해낼 계획이다. “저는 만날 절망 속에 살아요. 절망 속에 있어야 희망을 꿈꿀 것 아니에요?”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격변하는 세계 노사관계가 주는 교훈/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열린세상] 격변하는 세계 노사관계가 주는 교훈/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세계 노사관계가 격변하고 있다. 교섭구조가 중앙집중화하던 국가는 점차 분권화를 지향하고, 분권화하던 국가에서는 집중화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경우는 교섭구조가 분권화되면서 임금격차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예컨대 스웨덴의 연대임금(solidarity wage) 사례도 이젠 더 이상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는 중앙집중적이던 교섭구조가 분권화하는 변화가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이 유럽 국가들에서 단체교섭이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예컨대 교섭력이 큰 대기업노사 경우에는 노조의 막강한 교섭력으로 높은 임금상승 현상이 확연하게 나타난다. 이에 따라서 하청 중소기업은 원청 대기업 노사의 집단이기주의로 인해 임금 및 근로조건 악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를 심화시키는 문제 또한 야기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문제인 계층간 양극화 현상에서도 노사간 단체 및 임금교섭이 해결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이 보인다.ILO는 이를 단체교섭의 위기이자 동시에 노동운동의 위기로 규정한다. 정부정책 변화도 노동운동의 위기에 한몫하고 있다. 예컨대 영국 대처의 정부정책은 정책변화가 노사교섭력 약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를 가늠할 중요한 사례이다. 유럽의 대다수 정부는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 선진국 정부의 대노조정책 변화 사례로는 미국의 경우 노동조합 결성조건을 까다롭게 한다든지, 영국의 경우처럼 노동조합측의 단체교섭 요구를 사용자가 거부하는 행위에 대해 그리고 노동조합 결성에 대한 사용자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법적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설상가상으로 계속 떨어지는 노조조직률도 노조의 교섭력 약화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노조조직률 하락은 선진국가의 일반화된 현상이다. 또한 노조의 힘이 예전과 같지 않은 현상은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도 확인된다.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공공부문 개혁조치에 대해 강성노조의 상징인 노동총동맹(CGT)도 전혀 투쟁다운 투쟁을 못 하고 있다. 압도적 지지를 보이고 있는 의회권력 앞에서 체념 상태에 있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우리와 비슷한 경제규모를 보이고 있는 스페인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스페인의 최대노조인 노동총연합(CCOO)과 강성노조 노동총동맹(UGT)도 노동시장유연화법안을 사회경제위원회(CES)에서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노동운동의 약화 요인에는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가 기저에 자리잡고 있다. 무한경쟁이 가속화되는 글로벌화는 노조의 침묵을 강요하고 있으나, 노조의 대응은 기껏해야 반세계화를 메아리 없이 외치는 것뿐이다. 바야흐로 노조의 위기시대다. 그럼에도 세계노동조합의 파수꾼을 자처하는 ILO는 각국 정부에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낼 수도 없다. 유럽 각국 정부의 우경화 현상, 거역할 수 없는 세계화에 대해 마땅한 대응수단이 없다. 요즈음 신정부의 노동정책이 보수주의적으로 변화하여 향후 5년 동안 노사관계가 요동을 칠 것이라고 우려하는 전문가가 많다. 그러나 세계 노사관계의 흐름에서 볼 때 우리나라만 이단아가 될 수 없거니와 그렇게 되어서는 세계화 추세에 살아남을 수도 없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 3만달러 시대를 열어가야 하고 경제선진화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노사협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노동계의 참여에 의한 노사관계의 대변혁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8년 다보스 포럼은 올해 화두를 ‘협력적 혁신’으로 정했다. 노사관계 혁신도 노사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세계 노사관계 변화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 [비정규직 日·佛에선] 너도 나도 ‘悲정규직’…지구촌 신빈곤층 는다

    [비정규직 日·佛에선] 너도 나도 ‘悲정규직’…지구촌 신빈곤층 는다

    세계경제가 저성장·고물가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세계적으로 취업의 문이 더 좁아지고 비정규직도 크게 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양극화 및 내수 침체 심화 등의 부작용으로 세계적인 노동·경제정책의 쟁점이 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친기업 정책’이 자칫 “노동자 계층의 희생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 속에 비정규직 문제가 우리 노동계의 화두로도 떠오르고 있다. 오랫동안 이 문제의 대응책을 모색·고민해 온 ‘비정규직 대국’ 일본의 해법과 고질적인 청년 실업 속에 해법에 고심하고 있는 프랑스의 실태를 살펴보았다. 사진은 일본 NTV가 지난해 방영한 드라마 ‘파견의 품격´의 한 장면. 파견사원의 활약상을 그렸다. ■ 日 - 근로자 3분의 1이 비정규직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도교 스기나미구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요시다 이치로(28)는 시간당 750엔(약 7000원)을 받는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해 아예 오전·오후로 나눠 2곳에서 아르바이트로 생활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의 조사한 전국의 시간당 평균수당 673엔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다. 결혼 여부를 묻자 현재로선 결혼을 생각하는 것만도 ‘사치’라고 말했다. 일본이 해마다 늘어나는 비정규직에 고민이 적잖다. 비정규직의 증가는 경제회복에 힘을 보태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내수경기를 진작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수익이 늘면 근로자의 주머니가 두둑해져야 소비가 살아나고 다시 기업의 수익이 증가하는 이른바 ‘선순환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빈부격차인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는 탓이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기업 등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권장하는 내용을 담은 ‘파트타임 노동법’을 시행하는 등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노사협상에서 비정규직의 처우 문제는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다. ●90년 초 버블경제 이후 임시직 늘어 일본 총무성의 2007년 고용통계에 따르면 비정규직 비율은 3분의1을 넘고 있다. 임원을 뺀 전체 고용자 중 정규직은 66.5%인 5174만명인 반면 비정규직은 33.5%인 1732만명이다. 비정규직의 비율은 2002년 29.4%에서 2003년 30.4%,2004년 31.4%,2005년 32.6%,2006년 33%로 증가 추세는 여전하다. 일본 규슈국제대 경영학부 허동한 교수는 “1990년대 초 버블경제가 붕괴된 뒤 기업들은 비정규직 이른바 임시직 근로자들을 대거 채용했다.”면서 “정규직에 비해 임금도 싸고 고용도 쉽고 해고 때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은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 근로자파견법을 개정, 파견기간을 1년 이내에서 3년부터 무제한으로 연장했다. 하지만 결과는 비정규직의 양산만을 초래했다. 물론 일본 기업들은 비정규직을 활용, 고용의 유연성과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효과도 거뒀다. 일본에서는 양극화를 대변하는 계층을 ‘근로빈곤층(Working Poor)’이라고 부른다. 일자리는 있지만 생활에 쪼들려 자녀 양육을 위해 정부 지원을 받는 계층으로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다. 심지어 PC방에 해당하는 인터넷카페나 만화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네트카페 난민’도 생겼다. 보이지 않는 ‘홈리스’이다. 후생성 조사결과, 네트카페를 전전하는 비정규직의 평균 월수입은 10만 7000엔. 이들의 66.1%가 ‘일정한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 이유로 보증금을 낼 수 없어서’라고 밝혔다. ●일자리 있어도 생활 쪼들려 일본의 최대 인력파견업체인 ‘굳윌(Good Will)’과 같은 파견업체는 호황이다. 굳윌에 가입한 임시직 구직자들만도 무려 270만명에 달한다. 굳윌의 1일 평균 파견인력은 3만 4000명이다. 일용직들은 파견업체로부터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로 일자리를 찾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본 정부는 비정규직 해결에 적극적이다. 오는 4월부터 시행되는 ‘파트타임노동법’이 대표적이다. 법안은 ▲업무내용과 노동시간이 정규직과 같고 ▲전근과 이동이 가능하고 ▲오래 동안 지속적으로 일한 파트타임 근로자에 대해 급여와 복리후생에서 정규직과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기업이 정사원을 채용할 때 파트타임에게 지원의 기회를 줘 정규직으로의 길을 터놓도록 권장하고 있다. 금융기관 및 기업들은 법안의 영향 때문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속속 전환시키고 있다. 미즈호은행은 오는 4월 비정규직 사원을 정규직으로 가는 중간단계를 신설,2년 안에 800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미즈호 은행은 전체 사원 중 40%가 파트타임이나 파견사원이다. 미쓰비시 도쿄 UFJ은행도 올해 파견사원 1000명을 계약사원으로 돌리기로 했다. 그러나 파트타임노동법의 조건에 맞는 비정규직은 정작 4∼5%에 불과해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아가 기업들도 크게 내색을 않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채용에 대해 64.0%가 ‘경험과 능력을 고려하겠다.’는 조건을 제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2006년 6월 일본경제단체연합의 조사에서 드러났다. 정부는 또 ‘잡카드(Job Card)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직업훈련을 희망하는 비정규직에게 잡카드를 준 뒤 정부 및 민간기관·기업 등에서 훈련을 받으면 ‘직업능력증명서’를 발행, 취업까지 연결시키는 일종의 ‘취업보증제’이다. 도쿄도는 오는 4월 ‘네트카페 난민’에게 생활 자금의 대출을 비롯, 생활 안정을 꾀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센터’를 개설하기로 했다. 호세대 대학원 스와 야스오 교수는 최근 요미우리신문에서 “일본의 인력 육성은 그동안 기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지만 이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가 장기적으로 인재를 키운다는 자세로 나설 때”라고 주문했다. hkpark@seoul.co.kr ■ 佛 - 석사 학위자가 ‘호텔 벨보이’ 대졸 정규직 ‘하늘의 별따기’ |파리 이종수특파원|스테판 아라공(34). 프랑스 북서부 루앙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청운의 꿈을 안고 파리로 유학왔다. 파리 1대와 10대학에서 경제학 석사과정을 각각 취득한 뒤 계속 공부할 형편이 여의치 않아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무기한 계약직(CDI)´ 이른바 정규직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은행·기업 등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뒤 짧은 기간 비정규직을 몇 군데 거쳐 어렵게 정규직을 구했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아 출판전문 경영대학원(MBA)과정인 파리고등상업학교(ESCP)에 다시 입학했다. 이곳에서 학위를 따면 바로 정규직을 얻을 확률이 매우 높아서다. 그의 친구 피에르 르펭(31)의 사정은 더 열악했다. 파리2대 법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땄지만 그가 구할 수 있었던 첫 직장은 기간제 계약직(CDD)인 비정규직 호텔 벨보이였다. 그 뒤 비정규직을 전전한 끝에 간신히 변호사 사무실에서 정규직을 구했다. 파리3대학에서 영화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MK2극장 검표원으로 일을 한 여학생도 있다. 일단 정규직을 얻게 되면 직업적 안정성과 복지 조건이 좋아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드물어 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테판처럼 일반대학 학부나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위한 학위인 DESS나 MBA로 재입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른 부류는 프랑스보다 취업이 쉬운 인근 영국이나 불어권인 캐나다로 취업 이민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 국립 경제·통계연구소(INSEE)통계에 따르면 2006년 말 프랑스 경제활동 인구는 2503만 6000여명이다. 이중 취업자 2223만 1000여명 가운데 정규직 종사자는 1931만 4000명으로 77.1%다. 이에 견줘 비정규직은 205만여명(8.2%)이다. 나머지는 임시직(54만명,2.2%)과 장인 견습생(32만 7000명,1.3%) 형태로 일하고 있다. 프랑스의 정규직은 말 그대로 무기한 계약 노동자다. 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고용주가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다. 현재 의사, 약사, 변호사 등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은 일반대학 졸업생이 정규직을 얻기란 쉽지 않다. 정규직으로 취업을 하더라도 5개월 안팎의 수습기간을 거친다. 따라서 첫 직장을 구하는 대부분의 일반대학 졸업생은 1회 연장이 가능한 1개월∼1년 동안의 비정규직을 거친 뒤 겨우 정규직을 얻을 수 있다. 비정규직도 못 구한 경우는 직업소개소에 등록한 뒤 임시직을 얻어 일하면서 비정규직을 기다린다. 대신 고용이 불안정한 임시직의 경우 휴가를 가지 못하기 때문에 정규직보다 10%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 비정규직은 휴가를 가지 않을 경우에 한해 정규직보다 10% 많은 임금을 제공받는다. 지난 1월11일 프랑스 노사가 잠정 합의한 ‘노동시장 현대화’ 협정안이 법안 개정으로 이어질 경우 약간의 변화도 예상된다.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가 사용자와 상호 합의할 경우 해고가 가능하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계약기간도 최대 36개월까지 늘어난다. vielee@seoul.co.kr ■ 용어 클릭 ●비정규직 정규직의 상대개념이다. 파트타임·아르바이트·파견·촉탁·계약직·임시직·일용직 등을 통틀어 일컫는다.4월부터 시행되는 일본의 ‘파트타임 노동법’에는 파트타임 근로자는 ‘짧은 시간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프리터(Freeter)’ 역시 비정규직의 한 유형이다. 한국과는 달리 자발적인 비정규직이다. 프리(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한 일본식 조어로 스스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35세 이하의 젊은 층을 지칭한다.
  • [열린세상] 무능이 나을까,부패가 나을까/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열린세상] 무능이 나을까,부패가 나을까/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무능과 부패,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무엇이 나을까. 노무현 정권 시절 특히 대통령선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항간에는 이런 담론이 떠돌았다.‘무능보다 부패가 낫다’! 도덕성을 앞세워 집권에 성공한 노무현 정권에 대해 갖은 흠집 내기를 즐기던 일부 언론에서 정치적으로 양산한 담론 가운데 하나이긴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치부하기에는 나름대로 일리가 있었다. 국민 다수의 피부에 전혀 다가오지 않는 거시경제 지표를 내세워 ‘지표는 좋다.’고 둘러댔지만,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로 민초들의 좌절감은 극심한 것이었다. 사실 얼마 전 참여정부 들어 더욱 심각해진 사회 양극화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 소득보다는 자산의 불평등에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그런데 바로 이 자산의 불평등이 가속화되는 원인 가운데 으뜸은 단연 부동산이다. 연구에 따르면 1999년에 부동산이 자산 불평등도에 기여한 비율이 74%인 데 비해,2006년에는 93%로 급격히 높아졌다. 그래서 부동산정책의 실패는 민생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서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는 생각은 전사회적으로 퍼져 나갔고, 또 이명박정부의 집권에 유리한 사회심리적 환경을 조성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면 진정 무능보다 부패가 나을까. 이명박정부의 초대 내각 후보자들을 놓고 잠시나마 온나라가 떠들썩했다.‘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이라는 신조어에 이어,‘강부자(강남 땅부자)’,‘1억달러 내각’이란 말이 인구에 회자되었다. 급기야 세명의 장관후보가 낙마한다. 그 중 누구는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한다.’ 하였고, 또 어떤 누구는 진단 결과 암이 아니라서 남편이 오피스텔을 사주었다고 말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누구는 부부교수 25년에 재산 30억이면 양반이라고도 말했다. 경제부처 장관 후보는 골프회원권이 2개씩이나 된다고 질타하자 ‘싸구려’ 회원권이라고 맞받았고, 어떤 이는 저서에서 ‘IMF는 축복’이라고 설파하였다. 참으로 새정부는 그들의, 그들에 의한, 그들만을 위한 정부가 되기를 원하는 것일까.‘부자가 천당가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이명박정부에서는 가난한 자가 장관되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고 해야겠다. 이 나라가 적빈의 지경에 있는 것도 아닌 터에, 모든 부를 ‘도둑질’로 보아서는 안 될 일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그 부의 축적 과정에 투명성과 정당성의 엄정한 잣대를 여지없이 들이대고 있다. 실패한 부동산정책에 대한 좌절과 분노로 일시 ‘차라리 좀 부패는 했지만 유능한 통치자’가 낫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 낙마한 장관후보에 대한 전국민의 공분으로 볼 때, 국민의 절대 다수는 결코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국민의 따가운 시선은 단지 후보자들이 돈이 많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보다는 새 정부의 신임 각료후보들이 각종 의혹의 해명과정에서 보여준 안이하기 짝이 없는 사회인식에서 아무 희망을 보지 못했기 때문일 게다. 특히 그 부의 대부분이 바로 부동산이라는 점, 그 부동산이 이 나라 사회 불평등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는 점에서 새 내각과 국민 다수 사이에 넘지 못할 벽을 보았기 때문일 게다.‘섬김’을 내건 정부에서 과연 누가 누구를 섬겨야 할 것인가. 흔히 좌파는 분열해서 망하고, 우파는 부패해서 망한다고 했다. 일단 분열한 좌파는 이번 대선에서 망했다 치자. 그러면 이제는 부패한 우파의 차례인가. 과연 언제쯤 우리는 무능과 부패 사이의 방황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 골드미스 지갑 ‘활짝’

    고물가 시대에도 ‘골드미스’와 ‘골드베이비’를 겨냥한 백화점 상품의 매출이 쑥쑥 커가고 있다. 반면 국내 대표 할인점인 신세계이마트의 매출 성장률은 하락세를 타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롯데쇼핑은 6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2월 여성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1% 늘었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간 신장률 1위를 기록했던 해외명품(16.3%)을 압도했다. 롯데쇼핑측은 “지난해 12월의 경우 화장품 매출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월 100억원을 돌파했다.”면서 “올해들어서는 그동안 판매가 부진했던 패션잡화, 주방 등 여성을 겨냥한 제품군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급 해외 여성의류의 인기도 꾸준하다. 특히 여성용 선글라스·스카프·스타킹 등 패션잡화 부문의 1∼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6%나 늘어 골드미스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15.6%)나 2006년(2.6%)과 비교할 때 가파른 상승세다. 유아용품 매출도 날개를 달았다.2007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올 1·2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1% 느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출산율 저하로 아기들이 귀한 몸이 되면서 비싼 유아 의류나 용품이 많이 팔리는 것으로 업계에선 해석하고 있다. 반면 국내 대형마트의 대표격인 신세계이마트의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부터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1997년 이후 줄곧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6% 성장하는 데 그쳤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양극화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형편이 넉넉한 여성이나 유아 부문은 소비를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김성이씨 ‘논란 메이커’…“신앙심 부족해 복지 실패”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내정자가 한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으로 인해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5월 모 일간지에 기고한 ‘사회복지 정책과 믿음’이란 칼럼에서 “미국 레이건 행정부와 달리 김대중 정부는 근로참여와 자활을 전제로 한 복지정책을 펼쳤음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는 신앙심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애국가 가사처럼 하느님이 보우한다는 믿음을 얼마나 가졌던가 생각해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신문에 2006년 기고한 글에서도 “과거 이데올로기 시대에서 쓰이던 양극화란 용어가 다시 살아나 사용되고 있다.”면서 “좌우이데올로기의 양극화 논쟁이 사회계층간의 양극화문제로 발전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양승조(민주당) 의원은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종교적 색채가 자칫 정부의 복지정책에도 그대로 투영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측은 사퇴공세에 맞서 해명서를 발표하려 했지만 한나라당측의 만류로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측도 “아직 장관 후보자인 만큼 우리와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한국노년유권자연맹과 대한은퇴자협회 등은 새 정부의 김 후보자 발탁이 잘못됐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참여연대·민주노총·건강연대·한국노총 등도 5일 김 후보자 교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한총리 국회신고식

    한총리 국회신고식

    “야당을 진정한 국정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 VS “국민의 맨살을 긁는 정책을 해달라.”(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4일 국회를 찾은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여야 대표가 던진 당부다. 혹독한 인사 청문회를 치른 터라 한 총리의 이날 국회 방문에는 여야간 냉·온 기류가 교차했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정부가 야당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정부와 여당의 원활한 협조를 강조했다. 손 대표는 한 총리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선진화와 실용을 강조했는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으면 선진사회가 될 수 없다.”면서 “실용과 선진화만 강조하면 물질만능으로 흐르게 되며, 공공부문도 시장에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충고했다. 손 대표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와 총리·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가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국회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정을 운영하겠다.”면서 “선진화 과정에서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품격 높은 나라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총리 인준과정의 논란을 떠올리는 대목에선 뼈있는 대화가 오갔다. 손 대표가 “(청문회에서)고생하셨다. 그렇게 단련이 되셔야죠.”라고 하자, 한 총리는 “조금 억울한 게 있어도 참아야죠.”라고 되받아쳤다. 반면 강 대표는 한 총리에게 “조선시대 영의정은 백관을 총리하고, 서정을 공평하게 하며, 음양을 순조롭게 다스린다고 했다.”는 경국대전의 문구를 인용하면서 “양극화를 없애고 서민을 위해 낮은 자세로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두 사람은 정부와 여당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며 덕담을 나눴다. 강 대표는 “총리가 맨살을 긁는 정책을 많이 해주셔서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고, 한 총리는 “맨살까지 들어가 긁는 시원한 내각이 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4) 덩샤오핑 전 中국가주석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4) 덩샤오핑 전 中국가주석

    역사적 전환기, 덩샤오핑(鄧小平)은 ‘때’를 놓치지 않았다. 당시 중국 군부의 원로 예젠잉(葉劍英)의 표현대로 실로 ‘산은 첩첩 물은 겹겹 길이 있을까 걱정’이던 때. 덩샤오핑은 건국의 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의 사망과 10년간의 비극 문화대혁명 등의 혼란을 수습하며 개혁·개방의 외길을 내고 중국 현대화의 길을 닦았다. 1980년대 미국과 소련은 각각 ‘레이거노믹스’와 고르바초프의 ‘정치·경제 신사고’로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나가려던 즈음, 그는 ‘덩샤오핑 이론’을 확립해 나갔다. 오늘날 경제대국으로서의 중국을 만들어낸 총설계자이자 총감독으로서 그의 가치가 빛나는 이유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다.” 1978년 12월 중국 공산당 11기 3중전회에서 덩샤오핑은 경제건설을 지상 최고의 과제로 등장시킨다. 국가와 당의 중점 사업을 정치에서 경제로 옮긴 것이다. 이로부터 중국은 ‘공업화 초기 1인당 평균소득 2배 증가’를 9년만에 달성한다.‘한강의 기적’을 일군 한국이 11년 걸렸던 일이다. ●실사구시의 실질 회복 덩샤오핑은 우선 이데올로기와 계급 투쟁에 젖은 중국인에게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을 회복시켰다.‘사회주의의 잡초를 심을지언정 자본주의의 싹을 키워서는 안 된다.’는 마오쩌둥의 ‘잡초론’을 ‘고양이론’으로 대체시켰다. 이른바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이다. 그는 “왜 시장이라 하면 곧 자본주의이고, 계획이라 하면 사회주의라고 말하는가. 일본에도 기획청이 있고 미국도 계획을 한다. 계획과 시장은 모두 필요하다.”며 사고의 전환을 요구했다. 사상 해방의 시작이었다. 나아가 그는 평등의 상징 ‘다궈판(大鍋飯·한솥밥)’을 깼다.“일부 사람이 열심히 일해서 먼저 부유해지는 것은 정당하다.”며 선부론(先富論)을 제시했다. 닻을 올린 개혁·개방은 1981∼83년 농촌에서부터 본격화된다.84년 무렵부터 도시로 확산돼 88년까지 빠른 성장을 이어간다. ●지속적인 방향 제시 그가 이끄는 개혁·개방호가 풍랑없이 순항한 것은 아니다. 특히 1989년 천안문 사태 등 정치 파동과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은 개방정책의 최대 시련이었다. 앞서 80년대 초반과 중반에는 2차례에 걸쳐 경제특구 설치의 필요성과 가능성 등에 대해 치열한 사회 논쟁이 야기됐으며 1990년대 중반에도 개혁·개방의 향후 방향성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개혁 개방의 성(姓)이 사회주의의 ‘사씨’냐 자본주의의 ‘자씨’냐를 묻는 ‘사씨자씨’(社氏資氏) 논란도 이때 빚어진다. 일련의 과정에서 그는 “오늘날 세계는 하루에 천리를 간다. 지금 문을 닫고 되돌아가서는 과학기술은 따르려 해도 따라갈 수가 없다.”며 개혁·개방의 당위성을 끊임없이 설파했다. 개혁·개방에 대한 국민적 회의가 깊어지고 있던 1992년 덩은 베이징-우한(武漢)-선전-주하이(珠海)-상하이(上海)를 돌고는 ‘남순강화’를 내놓는다.“개혁·개방을 견지하지 않고 인민 생활을 개선하지 않으면 오직 죽음의 길밖에 없다. 기본 노선은 백년이 가도 동요될 수 없다.” 이는 중국이 이후 갖은 흔들림 속에서도 ‘사회주의 시장노선’을 견지할 수 있었던 힘이 된다. ●부단한 현실 인식의 심화 이같은 덩샤오핑의 성과 뒤에는 나라 안팎과 시대에 대한 냉철한 현실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일단 그는 ‘극좌 노선’으로 인해 국민경제가 거의 붕괴됐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마오쩌둥의 대약진을 ‘좌의 착오’로, 문화대혁명을 ‘대재난’으로 규정했다. 1980년 그는 “왜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이 사회주의를 하면 할수록 가난해지는지를 연구해 보라.”는 말로 국제 공산주의 운동과 사회주의에 대한 반성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옛 소련의 니키타 흐루시초프 공산당 서기장이 ‘감자 곁들인 쇠고기 볶음’을,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이밥에 고깃국’을 현실화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시절이다. 덩은 1977년 12월 당시 미국과 소련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한 뒤 “국제 정세는 유리하다. 우리는 당분간 전쟁을 안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평가했다. 이후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이어진 냉전 구도 속에서도 적어도 20세기 마지막 20년은 세계 대전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여러차례 했었다.“전쟁과 평화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전면적 개혁의 전제”라는 게 그의 신조였다. 중국은 개혁·개방의 길을 달려온 지난 30년 동안 GDP는 세계 평균보다 3배 빠른 성장으로 64배 증가했으며,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 381위안이었던 인민들의 1인당 GDP는 2006년 1만 6084위안으로 42.2배가 뛰었다. jj@seoul.co.kr ■ 덩샤오핑 경제 성장의 그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개혁·개방의 영광이 덩샤오핑(鄧小平)에 조명되는 만큼, 발전에 따른 부작용 역시 일정 부분은 그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양극화’로 대변되는 중국 사회의 극심한 갈등은 덩샤오핑 개혁의 아킬레스건이다. 일부에서는 지금 중국이 당면한 도시-농촌간, 연안-내륙간, 계층간 갈등의 시발점을 그가 주창한 ‘선부론’에서 찾는다. 실제 본격적인 사회 문제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재임기간 본격화된 측면이 있음에도 선부론을 엄청난 수입 격차, 저소득 집단의 확대의 출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총생산(GDP) 증가 수치의 중시와 이에 따른 인사 고과는 발전 지상주의를 낳았다. 이로 인해 야기된 환경 파괴, 자원 낭비는 지금 거꾸로 GDP를 갉아먹고 있다. 이에 대한 문제점이 인식된 지금에도 그 원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각급 지방정부의 지도자들의 상당수에게는 아직도 ‘성장’과 그에 대한 치적이 최대 목표로 자리잡고 있다. 1990년대 말부터 중국 사회는 사회 불안정이 급증한다. 거의 모든 사회 조사에서 빈부격차와 실업 부정부패가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로 꼽혔다.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지니계수가 0.5에 근접해 있다.0과 1 사이의 값에서 소득 분배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5를 넘으면 불균형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브라질을 비롯해 남미 대부분 나라가 0.5를 넘는다. 개혁·개방 이전 중국의 지니계수는 0.16이었다. 후진타오(胡錦濤)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5세대 지도그룹이 ‘과학발전관, 조화(和諧·허셰)사회’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성장통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사회의 양극화를 막고, 서부와 중부 등 낙후지역에 투자를 확대하며, 농업세를 폐지하고 농촌 의무교육 확대와 의료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후진타오 지도부는 집권 이후 연속 5년간 새해 처음으로 발표하는 중앙 문건에서 농촌과 농업 문제를 다뤘다. 개혁·개방이 시작되던 30년전에도 새해 첫 중앙 문건은 연속 5년간 농촌과 농업이 주제였다. 그러나 30년전은 사회발전의 추동력으로서 농촌 건설과 발전을 설정했지만, 최근 5년은 농촌의 재건과 회복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개혁·개방 30년간 중국 공산당의 기반인 농촌이 얼마만큼 소외돼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경제개혁의 또 다른 부작용은 그에 걸맞은 정치개혁을 이뤄내지 못한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이미 1987년 10월 13차 당 대회에서는 권력의 지나친 집중, 관료주의의 심각성, 봉건주의적 영향의 잔존 등이 지적됐다. 중국 경제와 개혁·개방 노선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렸던 1989년 천안문 사태나 중국 경제의 암처럼 존재해온 국유기업과 은행의 부실 문제의 상당 부분은 여기에 기인한다. 최근 중국 경제는 인플레이션과 중국산 제품의 안전 논쟁, 널뛰기 증시와 부동산 거품 등 고속 성장의 한계점에 서 있다. 새 노동법, 새 기업소득세법 신설, 독점법·환경세 등의 발효 등 경제 여건은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변화에 직면해 있다. 지난 개혁·개방 30년간 중국 경제가 어떤 ‘체력’을 비축했는지 조금씩 드러나게 될 것이다. jj@seoul.co.kr
  • [닻올린 李정부] (4) 교육과 복지 정책

    [닻올린 李정부] (4) 교육과 복지 정책

    ■ 교육 정책 교육개혁은 경제살리기와 더불어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추진과제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교육개혁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육정책의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두 달간 쏟아낸 교육정책만 봐도 이런 기류를 읽을 수 있다. 교육당국의 변화뿐 아니라 학생들의 수업현장에서도 대변혁이 일어날 것 같다. 교육개혁의 화두는 자율과 경쟁이다. 이 대통령의 기본 철학은 획일적 관치교육, 폐쇄적 입시교육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이고 교육현장에 자율과 창의 그리고 경쟁의 숨결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대학입시 정책을 비롯, 일선 교육현장의 손발을 묶었던 여러 규제를 풀고 자율화를 추진하면서 시장논리를 도입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같은 변화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참여정부의 획일적인 평준화 정책도 문제가 있었지만, 수월성(엘리트) 교육만 강조하는 교육개혁은 사교육비 부담을 키우고 공교육 붕괴라는 부작용을 낳을 게 뻔하다는 우려다. 현 정부의 교육 방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과도한 시장주의적 교육정책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면서 “교육은 청계천 복원처럼 단시일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교육개혁 양대 축은 대학입시 자율화와 영어 공교육 강화다. ●대학입시, 대학의 손에 대학입시 정책이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태껏 교육부가 쥐고 있는 대학입시 정책이 오는 2012년 이후 완전자율화되면서 대학의 손으로 넘어간다. 올해 고3학생이 치를 입시부터는 대학들이 교육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내신(학교생활기록부)과 수능 반영비율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대입전형 기본계획을 설립하는 기능도 올 상반기 중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로 넘어간다. 이 때문에 대학입시를 총괄했던 교육부의 핵심부서인 대학지원국은 완전히 쪼개지면서 통합된 과기부 쪽의 1개실의 일부로 흡수됐다. 참여정부가 2008학년도 수능에서 처음 적용했던 수능등급제(9등급)도 당장 올해 고3이 시험을 치르는 2009학년도 입시부터 백분위점수와 함께 병기돼 1년만에 폐지되는 수순을 밟는다. 이로써 참여정부가 집착해온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도 기여입학제를 빼고는 사실상 백지화된다.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내신·수능 반영비율 대학별 자율화→수능과목 4∼5개로 축소→대입 완전 자율화) 외에도 이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고등학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자율형 사립고 100개, 마이스터고 50개, 기숙형 공립고 150개 설립)’도 추진된다. ●고등학교 나오면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대입 자율화 못지않게 변화가 일어날 분야는 영어 공교육 강화다. 학교(공교육)에서 영어 교육를 책임지겠다는 취지로,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적어도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게 이 대통령의 구상이다. 오는 2013년까지 영어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영어전용교사 2만 3000명이 새로 선발돼 교육현장에 투입된다.2010년부터는 초등학교에서 영어수업시간이 현행 주당 1∼2시간에서 3시간으로 확대된다.2012년엔 고교의 모든 회화 중심 수업도 영어로 진행된다. 이같은 공교육 강화 프로그램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5년간 4조원. 관심을 가장 많이 끌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논란도 많았고 반대여론도 거셌던 정책이기도 하다. ‘기러기 아빠’를 없애겠다는 취지지만, 영어 공교육 강화방침이 시행되면 영어 사교육비는 더 늘어나고, 조기유학을 부채질하면서 학부모들의 등골만 더 휠 것이라는 우려 또한 많다.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미국에서 오렌지라고 말했더니 못 알아듣더라. 아륀지라고 해야 한다.”는 취지의 ‘아륀지(오렌지) 해프닝’까지 터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설익은 정책이 잇따라 흘러나온 데다 영어 공용화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속도조절이 제기됐고, 앞으로도 이런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 같다. ●로스쿨 등 ‘뜨거운 감자’ 산적 참여정부에서 넘어온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도 새 정부가 직면한 뜨거운 감자다. 예비인가를 받은 대학도, 탈락한 대학도 모두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 새 정부에서 어떤 변화를 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양쪽을 모두 달래려면 현재 2000명인 정원을 조기에 늘려야 할 판이다. 하지만 법조계 반발이 예상되고 있어 쉽사리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오는 9월 본인가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쿨 정원을 배정하며 참여정부에서 강조했던 ‘지역균형발전의 원칙’이 새 정부에서 깨지지는 않을 것 같다. “이공대는 본고사를 부활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 등 ‘엘리트주의자’로 알려진 김도연 교육과학부 장관이 교육개혁을 이끌어나갈지도 관심거리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장관과 대학학장 때 생각은 달라질 수밖에 없고, 또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교수 출신의 역대 장관들도 교육부를 맡고서는 입장을 바꾼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핵심브레인인 이주호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김도연 장관과 팀 워크를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복지 정책 “능동적이고 예방적 복지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낙오자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 달 25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복지 청사진은 ‘능동적 복지’이다. 지난달 초 발표한 인수위의 5대 국정지표의 한 축이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앞선 정부의 복지정책을 시혜적·사후적이라 평가하면서 수요자 눈높이에 맞춘 자립형 복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선기간 꾸준히 자립형 복지의 핵심으로 ‘일자리’를 꼽았고,‘실용’과 ‘시장’이란 가치를 복지분야에도 예외없이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편적 복지 ▲생애주기 복지 등 화려한 수식어구가 따라붙었다. 이른바 ‘MB노믹스 복지’인 셈이다. 이 가운데 생애주기 복지는 출산, 자녀교육, 청년, 중년, 노후생활 등 생애 단계별로 적절한 맞춤형 혜택을 누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의 유아기 보육과 성장기 교육을 책임지고 청소년기에는 일자리를 늘려준 뒤 노년기 때는 연금개선을 통해 혜택을 주겠다는 의미이다. ●모호한 MB식 복지개념 그러나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은 철학이 아닌 수사(修辭)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보편적 복지와 능동적 복지는 상반된 개념인데도 둘을 한꺼번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편적 복지는 보편적 사회기초소득 보장과 공교육 강화 등을, 능동적 복지는 대상별 능력 개발과 특성화 교육 등을 강조한다. MB식 복지는 시장경쟁을 통해 ‘파이’를 먼저 키운 뒤 ‘분배’를 하는 전형적 선순환 구조로, 성장과 분배를 아우른 참여정부처럼 두 개념을 함께 쓰기에는 부적합하다.‘낙오자 없는 세상’이란 대통령 취임사도 이런 의미에서 경쟁·효율성을 강조한 신자유주의적 복지 논리와 어긋난다. 현도사회복지대 이태수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능동적 복지’는 정체불명의 모호한 개념”이라며 “유추하자면 경제부문의 능동성을 보장하는 선에서 복지정책을 구사하겠다는 의지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소극적 복지를 뜻하는데, 국정과제에서 선보인 4대 전략 중 ‘평생복지기반 마련’이나 ‘예방·맞춤·통합형 복지’ 등의 용어는 매우 적극적인 복지 또는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 용어”라고 꼬집었다. 서울대 김상균 교수(사회복지학)는 “맞춤형 복지나 일하는 복지는 정부 복지예산의 확대를 수반하는데, 효율성과 시장주의는 예산 확대와는 반대의 개념”이라며 “상충되는 부분을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천문학적 예산 어떻게 새 정부의 복지정책은 성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민간위탁이 복지예산의 수요를 줄인다는 뜻인데, 전문가들은 “국가복지가 취약한 한국에선 왜곡과 후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태수 교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예산이 30%를 넘는 선진국에서 신자유주의식 복지를 일부 차용한 것을 우리도 그대로 따르려 한다.”면서 “떠받쳐줄 인프라가 없는 우리나라는 멕시코처럼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복지지출은 1995년 GDP대비 15%에서 2001년 23%로 증가된 뒤 지난해 8%선까지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51.2%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새 정부는 복지예산도 다른 예산처럼 10%씩 일괄 삭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는 이밖에 기초노령연금을 단계적으로 올려주고 기존 국민연금과 특수직 연금 제도를 수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전검사·불임치료·분만비용·예방접종 등 출산부터 취학까지 국가에서 지원하는 계획을 내놓았다.2012년에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의 보육시설 이용금액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공약대로라면 오히려 이전 참여정부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해진다. 연간 최소 10조원은 추가로 더 필요할 전망이다. 새 정부는 정부기능 축소와 효율화 등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절감하면 된다는 입장이다.‘세금감면’과 ‘복지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에선 최근 성명서를 발표해 능동적 복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배분의 개념이 필수적인 복지에서마저 시장과 효율을 강조하는 정책기조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의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사설] 한국노총의 노사 선진화 약속 주목한다

    장석춘 한국노총 신임 위원장이 그제 취임 일성으로 노사관계의 선진화와 경제살리기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사회의 책임 있는 주체로서 이같은 목표 실현을 위해 한국노총이 앞장서겠다고 국민과 약속한 것이다. 그동안 노조의 투쟁·반대·대립 일변도에 익숙해진 터라, 장 위원장의 각오가 새삼스럽게 들린다. 하지만 한국노총이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국가경제의 주요 축을 담당하고, 노사화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는 의지 표명은 늦었지만 반가운 일이다. 청와대를 비롯해 전경련·대한상의·경총 등 재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여기에는 노사관계를 재정립하지 않고는 지금의 경제난을 타개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어서일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국노총의 친(親) 정부, 친 기업 행보를 탐탁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노조로서 응당 해야 할 고유영역이 있는데, 이를 포기하면서 한나라당 정권과 결탁해 지나치게 정치화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노동단체의 준(準)정치집단화는 이해할 부분이 있다.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을 통해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려 한 것과 동일선상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노총이 정부와 정책공조에 성공하면 국민의 신망을 얻고 선진화한 노사관계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노총의 변화 의지에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하겠다. 우리는 특히 한국노총이 대기업 노조에 임금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그 여유자금을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복지에 쓰게 하겠다고 한 발언에 주목한다. 근로자의 차별과 양극화 해소,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주체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높이 평가한다. 정부와 기업도 한국노총의 이런 양보와 희생에 마땅히 부응할 것으로 믿는다.
  • 한국노총 “임금인상 자제”

    한국노총이 올 임단협에서 대기업의 임금인상 자제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은 28일 서울 용산구민회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취임사를 통해 “차별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올해 임단협에서 수익이 높은 대기업 사업장에서는 임금인상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임금인상 자제 분은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사용되도록 솔선수범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3)서비스 산업 경쟁력 키우자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3)서비스 산업 경쟁력 키우자

    ‘세계 13위 경제대국, 반도체·LCD 모니터 등 IT 산업 주도국, 외환보유고 세계 5위’.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있는 한국의 수식어들이다. 그러나 낙후된 서비스업이 발목을 잡고 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업 등 유통서비스 비중이 과도하면서 생산성이 터무니없이 떨어지고, 이는 결국 막대한 서비스수지 적자로 연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방을 통해 서비스업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종이 함께 시너지 효과를 올릴 수 있도록 국가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도화된 제조업의 숙명은 ‘고용 없는 성장’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필요한 노동력 역시 줄어든다. 반면 서비스업은 대면 접촉을 통해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일어나는 특성 때문에 끊임없이 일자리가 창출된다. 실제로 2000∼2006년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종사자는 12만 6000명이 줄었지만 서비스업은 231만명이 늘었다. 서비스산업 고용 규모 역시 2005년 현재 1079만 9000여명으로 전 산업고용의 71.3%, 매출액은 58.8%에 이른다. 그러나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은 2004년 기준으로 제조업의 절반(49.5%) 수준이다. 국내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을 100으로 봤을 때 미국(379.1)의 4분의 1, 타이완(184.7)과 싱가포르(260.3)의 절반에 불과하다. ●서비스업 노동생산성 미국의 25%에 불과 서비스업 생산성 감소는 비정규직 저임금의 ‘나쁜 일자리’ 양산에 따른 내수 침체와 사회 양극화로 연결된다.‘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위해서는 서비스업종의 생산성 제고는 필수조건이다. 서비스산업이 전반적으로 낙후된 원인은 금융, 소프트웨어, 회계, 법률 등 생산자 서비스 부문의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반면 도소매 등 유통서비스의 비중은 크기 때문. 의료, 사회복지 등 사회 서비스 역시 고용 비중은 늘고 있지만 각종 규제 정책 등으로 부가가치 비중은 오히려 감소,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서비스산업 정책의 핵심은 개방을 통한 생산자서비스 분야의 육성에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제조업은 제휴, 해외 연구개발센터 등으로 기술을 흡수할 수 있지만 서비스업은 같이 일하면서 배우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이 서비스이기 때문에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KDI 김주훈 산업기업연구부장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광고 독점, 대기업의 케이블 진출 금지, 법률·의료서비스 미개방 등이 생산자 서비스 분야의 발전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규제”라면서 “공급 확대와 개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게 시급하고, 이익집단의 반발을 조율할 수 있는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뉴얼만 있으면 되는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은 고객의 욕구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만큼 지식 훈련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익집단 반발 누르고 의사·변호사등 공급 확대해야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미국 등 선진국은 서비스업의 IT와 더불어 컨설팅, 법률, 물류 등 사업지원 서비스를 확충하면서 생산성을 높여왔다.”면서 “우리 역시 규제 개혁과 시장 개방을 통해 시스템통합(SI) 업체와 같은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이근 교수는 “지식산업 서비스는 제조업 등 다른 산업의 중간요소로 투입되기 때문에 다른 산업과의 조화가 중요하다.”면서 “정책의 초점도 특정 산업의 경쟁력 제고가 아닌 국가혁신시스템 전체의 개선을 통한 서비스산업 육성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국내 부킹 별따기에 ‘밖으로’ 여행수지 적자 확대의 주범 P증권사 A부장(50)은 올 1월 대학 동창 8명과 중국 하이난으로 3박4일 골프여행을 떠났다.5라운드 90홀을 돌았고, 경비는 1인당 150만원이 들었다. 숙식비와 비행기 삯을 더해도 국내에서 골프를 치는 비용과 비슷하다. 그런데 그는 왜 골프를 치러 외국으로 갔을까. 한 부장은 “한국에서도 1라운드에 30만원 정도면 골프를 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일단 부킹(예약)이 잘 안 된다는 것이 문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친구들끼리 2∼3팀을 만들어서 며칠 동안 편안하게 골프를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회사원 B모(47)씨는 지난해 5월 중국 칭다오로 친구들과 2박3일 주말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왕복 비행기삯 20여만원에 1일 숙박비 6만원,3회 54홀 라운딩을 포함한 기본 비용은 60여만원이 들었다. 김씨는 “숙박업소도 깔끔했고, 음식 맛도 만족스러웠으며 가격이 쌌다.”고 말했다. 골프 이후 이어진 저녁 술자리 비용도 한국의 몇분의 1수준이어서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해 서비스 수지가 사상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런 상황 탓이다. 서비스 수지 중에서 여행수지에서만 150억 90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그중에서도 상당부분이 골프여행의 적자일 것이다. 전체 통계는 없지만 H여행사를 통해 출국한 골퍼들의 추이를 보면 2004년 8780명에서 2005년 1만 4112명,2006년 2만 4983명,2007년 4만 1644명으로 급증했다. 다른 골프전문 여행사 관계자도 “중국과 필리핀 등 동남아로 해외 골프를 즐기는 여행객이 매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골프여행객이 증가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골퍼들이 크게 증가했지만 대중골프장 건설이 이를 따르지 못해 수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탓이 제일 크다. 중국 산둥성과 하이난섬행 비행기 삯이 낮아진 것도 이유다. 또 중국 지방 정부들이 2006년 이후 골프장과 호텔 등을 대규모로 건설해 국내 골퍼들을 유인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그러나 국내 골프장들은 가격을 낮추지 않아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다.2월 기준 중국 칭다오와 하이난 전문 골프여행사들의 주말 골프여행 가격은 54홀 기준으로 65만원부터 시작된다. 주중에는 50만원짜리도 있다. 반면 제주도 골프여행은 36홀 기준으로 주말 60만원, 주중 44만원부터 시작된다. 제주도 호텔들은 저녁식사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H여행사측은 “국내 한정된 골프장으로는 골퍼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골퍼들의 발길을 되돌릴 대책은 없을까. 우선 골프장을 많이 지어야 한다. 환경단체의 반대가 있지만 정부가 추진중인 유휴농지를 이용한 반값 골프장 건설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외국에 비해 턱없이 비싼 그린피도 낮추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골프장의 코스나 친절도 등 서비스는 아무래도 한국이 더 낫기 때문에 골프여행객이 유턴할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김현정 차장은 “숙박업소나 음식점들을 규격화하고 품질인증시스템 등을 도입해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을 내세운다면 해외여행객을 국내로 돌릴 수 있을 미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주목받는 문화콘텐츠 산업 배우 배용준씨는 일본 여성들을 매료시켜 한국과 일본에 23억달러의 경제효과를 창출했다. 욘사마 바람을 타고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를 정기적으로 방영하는 방송국만 2005년 65개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듬해 8월 29개로 줄어들었다. 한때 ‘겨울연가’와 ‘대장금’을 무기로 일본과 중국 등을 달궜던 한류의 열기가 식고 있다. 문화콘텐츠산업은 ‘공식적’으로는 ‘21세기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 고부가가치 성장산업’이다. 그러나 이는 바람일 뿐이다. 우리의 세계 문화콘텐츠 시장 점유율(2005년 기준)은 2.3%. 미국(39.9%) 일본(9.2%)은 물론 이탈리아(3.3%)보다 낮다. 취약한 창작분야 경쟁력과 광범위한 불법복제, 협소한 국내 시장과 관련 업체들의 영세성 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실적에도 나타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음향·영상 서비스의 해외 수출액은 1억 5690만달러로 전년 1억 6950만달러보다 7.4% 감소했다.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류가 일종의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본다. 삼성경제연구소 고정민 수석연구원은 “최근 일본, 미국 등의 드라마가 대거 유입되면서 ‘이런 주제와 형식이 가능하구나.’라는 인식이 문화계에 퍼지고 있다.”면서 “이는 한류가 ‘식상한 주제’라는 지금까지의 벽을 넘어 조만간 신선한 문화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종자 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최근 게임, 영화, 드라마 등 문화산업계는 비좁은 국내 시장 중심에서 탈피, 해외 수출 시도는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커진 파이를 바탕으로 문화산업이 다시 뛰어난 콘텐츠를 만들어내며 발전하는 선순환 과정을 거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류의 지속을 위해서는 한국 문화와 세계 문화가 서로 공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이동연 교수는 ‘한류의 정체성과 세계 속의 한류’라는 논문을 통해 “한류의 미래에는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홍콩의 예와, 아시아 문화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일본의 예가 놓여 있다.”면서 “일본의 길을 따르기 위해서는 한국의 문화, 한국적 문화에 대한 국제적 소통과 감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국민 거역한 적 없다”

    “국민 거역한 적 없다”

    노무현(얼굴) 전 대통령은 28일 퇴임 후 첫 공식행사인 모교 동창회에서 “(임기 중에) 언론과 언론이 만든 일시적인 여론을 거역한 일은 있어도 국민을 거역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개성고(옛 부산상고) 총동창회 정기총회에서 “비판세력이 경제파탄이라고 말하고, 조금 있으니 국정파탄이라고 하다가 말년에 오니까 오만과 독선 얘기만 남았다.”며 아쉬워했다. 노 전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을 초장부터 제압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평균치로 10% 넘게 오른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고, 제도를 완비해서 이를 뒤집지 않는 한 부동산이 춤추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양극화 문제가 쟁점인데 지난 2004년이 피크였고 다음에는 잡을 만큼 잡아왔다.”면서 “이 두 가지는 실질적으로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것은 분위기로 밀릴지는 몰라도 대꾸와 논쟁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경제살린 세계의 지도자] (3) 고이즈미 전 日총리

    [경제살린 세계의 지도자] (3) 고이즈미 전 日총리

    |도쿄 박홍기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전 총리의 별명은 ‘괴짜(變人·헨진)´이다.5년 5개월 동안의 총리 재직 시절 내내 붙어다녔다. 고이즈미는 스스로 ‘정치가로서의 괴짜다. 괴짜는 개혁하는 사람이다.´라고 떠벌렸다. 정치판에서는 괴짜일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의 눈에 비치는 자신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얘기다. 그는 자민당의 철저한 파벌정치에도 끼지 않았다. 오히려 모리파에서 뛰쳐 나왔다. 이른바 ‘무당파´다. 또 후생상과 우정상을 지냈을 뿐 외무상 등 주요 장관직을 맡아본 적이 없다. 주요 당직도 거치지 않았다. 파벌 쪽에서 보면 괴짜다. 그렇지만 괴짜는 불가능해 보이던 개혁을 실행한 장본인이다.2001년 4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자민당을 깬다.”,“나의 정책을 비판하는 사람은 모두 저항세력”이라며 서슴지 않고 자민당을 겨냥했다. 국민들의 고이즈미에 대한 열풍은 뜨거웠다. 변화를 바라던 터였던 탓이다. 특히 정치에 관심이 없던 젊은이와 여성들이 열광했다. 고이즈미는 국민의 전폭적인 인기에 힘입어 총재에 당선돼 총리에 취임했다. 세 차례에 걸친 도전의 결과였다. ●정부산하법인 163곳 중 136곳 폐지·민영화 그의 ‘괴짜’ 근성은 정부개혁과 행정혁신 과정에서 고스란히 묻어났다. 총리에 취임하자 “구조개혁없이 성장 없다.”며 개혁의 기치를 올렸다. 효율적인 ‘작은 정부’의 구축에 나섰다. 일본의 경제는 거품이 붕괴된 뒤 이래 10년간 허우적거렸다. 만성적인 재정적자에다 디플레이션에 따른 투자위축, 공적 자금에도 되살아나지 않는 개인소비 등 사실상 성장 동력은 멈춰섰었다. 소위 ‘잃어버린 10년’이다. 개혁의 기본이념은 ‘개혁없이 성장 없다.’ 이외에 ‘민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민간에게’,‘지방이 할 수 있는 것은 지방에게’를 내세웠다. 작은 정부는 규제 철폐없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선택과 집중으로 집약되는 신자유주의의 한 축이다. 나아가 총리 직할로 ‘경제재정자문회의’를 구성, 직접 개혁을 진두지휘했다. 자민당 내각이 아닌 총리가 톱다운 방식으로 주도하는 새로운 체제다. 자문회의에는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 교수 등 민간인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정부산하 법인 163개 가운데 136개를 폐지하거나 민영화나 독립법인화를 시행했다. 공공부문의 개혁은 4년간 1조 5000억엔의 재정지출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기업규제 완화 힘써… 신생기업 해마다 10% 증가 개혁의 선봉에 서 총무상 등을 역임했던 다케나카 교수는 최근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정부가 개입할수록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개혁 논리를 설명했다. 또 규제 철폐 및 완화와 함께 부실채권의 정리, 금융개혁 등 경제 전반에 대한 개혁을 단행했다. 정부기업 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1500건의 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했다.2002년 합병절차를 간소화해 구조조정을 촉진시키기 위한 ‘주식보유총액제한제’ 폐지와 창업을 활성화시킨 최저자본금 특례제의 실시가 대표적 사례이다. 최저자본금을 1엔으로 낮춘 특례제의 영향으로 회사설립은 2년 동안 해마다 10% 증가, 새로운 기업만 2만 6000개사에 달했다. 금융개혁도 마찬가지다.2003년 4월 산업재생기구를 설립해 공적자금을 투입해 30조엔이 넘던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인수하면서 통폐합을 진행했다. 산업재생기구는 부실기업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장악,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기업 부실이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다. 후쿠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는 “고이즈미 총리는 규제 개편과 동시에 끊임없이 개혁의 분위기를 조성, 민간기업들이 스스로 체질을 개선, 자생력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우정개혁에 ‘자신을 던지다´ 행정 개혁의 핵심은 우정 민영화였다.‘메이지 유신’이래 가장 큰 개혁이라고 일컬어졌다. 금융·재정·행정·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우정공사는 우편·예금·보험 등 3대 업무를 총괄할 뿐만 아니라 개인금융자산의 4분의1인 360조엔을 보유한 ‘공룡’ 같은 존재였다. 사원만 24만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민간기업에 비해 인건비는 높고, 이익은 적은 전형적인 국영기업이었다. 특혜에다 불공정거래의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우정성에 자금이 집중됨에 따라 금융시장의 자금 활용에도 장애를 가져 왔다. 금융시장의 자금은 경색될 수밖에 없었다. 고이즈미는 ‘우정 민영화=개혁=경제성장’이라는 단순 등식으로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TV 등 매스컴을 최대한 활용, 국민과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총리를 비롯, 각료들이 전국 30여개의 방송국에 출연했다. 총리 자신이 주연·감독·각본·연출을 도맡은 고이즈미의 ‘극장식 정치’다. 또 개혁의 진행 상황을 내각부의 홈페이지에 공개, 국민들과 호흡을 맞췄다. 자민당 내부 반발은 엄청났다. 우정공사의 이익을 옹호하는 ‘우정족’ 의원은 자민당의 70%에 달했다. 우정공사는 자민당내 파벌의 정치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우정 개혁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정치개혁이기도 했다.2005년 8월 ‘우정 사업의 민영화법안’은 중의원을 통과한 뒤 참의원에서 부결됐다. 고이즈미는 총리 권한으로 중의원을 해산, 승부수를 던졌다. 정면 돌파다. 당시 모리 요시로 전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만류하자 “신념이다. 죽어도 좋다.”며 거부했다. 중의원을 해산한 직후,“민영화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국민에게 묻겠다.”고 밝혔다. 우정 개혁에 ‘국민의 이름’을 내걸었다. 개인적인 인기를 정치적 도구로 삼은 것이다. 게다가 우정성 개혁에 반대했던 의원 36명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국민들은 고이즈미의 손을 들어 줬다. 전체 480석 가운데 무려 306석을 몰아줬다. 민영화 법안은 중의원에서 다시 가결됐다.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중의원에 다시 상정,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확정되는 헌법의 규정을 이용한 것이다. 우정성은 지난해 10월1일 ‘일본우정그룹(JP)’이라는 지주회사 체제로 민영화에 첫발을 내디뎠다. 고이즈미의 개혁은 정부의 조직을 바꿨고 경제를 부활시켰다.10년간의 불황 늪에서 벗어나게 했다. 실업률은 취임 초기 5%에서 2002년 5.5%까지 상승했다가 2006년 9월 퇴임 때 3.9%까지 떨어졌다. 경제성장률도 취임 초기 0.2%에서 퇴임 때 2.2%를 기록했다. hkpark@seoul.co.kr ■ ‘괴짜 총리’의 개혁 부작용 |도쿄 박홍기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개혁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성공적’이란 단어로 요약된다. 일본 경제의 활성화를 견인했다. 퇴임 후에 인기도 아직 여전하다. 최근 산케이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은 57%를 기록했다. 또 총리 하마평에서도 빠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비판도 없지 않다. 개혁의 피로증과 함께 부작용도 낳았다. 전형적인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란 비난이다. 호주국립대 동북아전문가 거번 매코맥 교수는 2005년 10월 영국의 월간지 뉴 리포트 리뷰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없음에도 국민들에게 개혁이라는 환상을 심어 줘 장기집권에 성공했다.”고 혹평했다. 개혁 과정에서 도·농간, 소득계층간의 양극화 문제가 심화됐다는 지적이 많다. 지자체의 시선은 곱지 않다.‘국가에서 지방에’라는 기치 아래 재정 자립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지방에 주던 국가 보조금 및 지방교부세의 삭감 등으로 더욱 재정 형편이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지방의 병원이나 기업들은 채산성을 맞추지 못해 문을 닫는 사태도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 ‘근로자 파견법’을 개정, 파견기간을 1년에서 3년 이상 무제한으로 연장한 조치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불안정안 고용 구조를 가져 왔다. 기업들은 고용의 유연성과 비용의 절감을 위해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의 채용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은 2002년 29.4%에서 2005년 32.6%,2006년 33%로 증가했다. 허동만 센슈대 교수는 “정규직에 비해 싼 임금에다 고용과 해고가 쉬운 비정규직의 증가는 양극화 문제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영화된 ‘일본우정그룹’ 역시 향후 10년간 정부 지원이 계속되기 때문에 거대금융그룹으로 자리잡아, 민간금융기관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다. 후쿠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는 “개혁 때문이 아니라 세계화 과정 속에 양극화는 불가피하게 심화되고 있다.”면서 “개혁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이들의 정치적인 해석”이라고 후한 점수를 주었다.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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