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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을 인구 400~500만 강소 도시 재편… 공동세로 특단 지원”

    “지방을 인구 400~500만 강소 도시 재편… 공동세로 특단 지원”

    지방자치 부활 3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은 4회에 걸쳐 한국의 현재 분권 상황에 대해 짚어 봤다. 서울과 수도권은 좋은 교육 환경과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젊은이들이 점점 모여들면서 주거와 교육 등 각종 문제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지방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까지 맞물리면서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고 각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대책은 없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김순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변금선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 심익섭 동국대 행정학과 명예교수, 유문종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정책위원장,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등 전문가 5명에게 조언을 구했다. 전문가들은 지방분권 2.0시대를 맞아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확실한 권한을 이양하되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자치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문가 대담은 서면 인터뷰로 대신 진행했다.●교육·일자리·주거·교통 인프라 확충해야 -젊은이들이 수도권에 몰리면서 지방의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가. 김순은(이하 김) 수도권 면적이 전체의 11.8%밖에 안 되는데 인구 과반수가 집중되어 있다. 지방의 인구 감소를 막으려면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는 등 지방이 살기 좋은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인 방안이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다. 특히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제도 활성화, 재정기반 강화, 자치단체 간 연계·협력 제도 활성화 등의 자치분권 과제는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유문종(이하 유) 현재 17개 광역지자체와 226개 기초지자체의 틀을 개편해 전국에 인구 400만~500만명 규모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6~8개 정도의 분권 공동체를 덴마크나 노르웨이 등과 같은 강소국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야 거점 지방 국립대가 자리잡고, 방송사나 신문사 등의 지역 언론을 비롯해 문화·예술 활동도 지역 특색에 맞게 발전할 수 있다. 변금선(이하 변) 젊은이들이 수도권에 몰리는 것은 일자리와 교육 등 청년에게 필요한 기회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수도권에는 대학·대기업뿐만 아니라 취업 준비를 위한 인프라와 정보도 집중돼 있다. 청년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서는 취업 준비를 위해 필요한 정보와 기회를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부터 고려해야 한다. 최진혁(이하 최) 지역 거점 대학을 활용해 인재를 유치하고 이들이 지역의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지역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민간 기업을 유치하고 공공기관을 각 지역에 균형적으로 배분해야 자립적인 지역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수도권 규제 정책을 강화하면서 수도권 집중의 원인이 되는 교육, 산업 및 일자리, 주거환경, 교통 인프라를 균형적으로 지역에 확충해야 한다. 심익섭(이하 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전면적인 디지털 뉴딜을 실시하고 각종 규제를 타파해 지방에 스타트업 기업이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면 청년들이 지방 곳곳에 자리잡을 것이다. 첨단 디지털 기술을 무기 삼아 물리적인 거리를 뛰어넘어 세계와 네트워킹하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세 비율 확대… 재정분권 2단계 도입 -수도권과 지방의 인구·경제력 격차가 심각하다. 지방정부의 재정 분권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은. 변 재정분권을 하려면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사업과 자체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 없고, 기업이 떠난 지방은 재정 독립을 하기 어려운 악순환에 놓인다. 근본적인 전략은 사람이 떠나지 않는 지역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지역사회 안에서 삶을 전망하고 계획하며 살 수 있도록 일·교육·복지 전반에 걸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심 지방정부는 재정자립은 고사하고 세금을 걷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을 통해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는 조항을 넣은 것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인구가 몰린 지방정부와 그렇지 않은 지방정부의 재정격차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특단의 조치로 좀더 과감한 공동세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유 정부가 2018년 10월 발표한 ‘재정분권 추진방안’에서 약속한 2단계 방안을 빨리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7대3으로 빨리 실행하고 이후 6대4까지는 높여 나가야 한다. 구체적인 과제로 지방소비세도 현재 21%에서 10%를 높인 30%로 높여 가야 한다. ●사무권한·책임·재정 적극 이양해 분권 실현 -지방분권을 이야기하기 전에 지방정부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유 지방분권과 지역의 역량 강화는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으므로 역량 강화 후 분권을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서른 살 청년은 못할 일이 없다는 관점에서 사무권한과 책임, 재정을 적극적으로 지역에 이양해야 한다. 최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이에 상응하는 행정 역량과 책임성을 강화하려면 우선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전문 인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또 인사 자율성을 확대해 자치단체별 특성에 맞는 탄력적인 인사 운영을 강화하고 인사제도 운영 현황을 공개해 주민의 알권리를 확대하고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심 지방정부가 무력한 게 아니라 지방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무능력한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지방정부가 권한이 없으니 무력해 보일 수밖에 없고, 지방 공무원들이 인사권자만 바라보고 행정을 펼치니 시민 눈높이에서는 무능력하게 보인다. 지방자치의 핵심인 공동체적 거버넌스를 일상화하기 위해서는 ‘아래(주민)를 바라보고 일하는’ 시스템이 정립되어야 한다. 모든 지방정부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쳐 지방은 물론 중앙 모두가 윈윈하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단위부터 주민 참여 방법 활성화해야 -지방분권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도 필수적인데. 김 자치분권의 핵심은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 주민들의 참여를 확대해 주민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꾸는 것이다. 지난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 따라 주민들의 참여 요건이 크게 완화됐다. 지방자치법 목적규정에 주민자치 원리를 명시하고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결정과 진행 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권리를 신설했다. 주민투표법, 주민소환법, 주민조례발안법 등 ‘주민참여 3법’ 등 후속 법안의 입법이 마무리되면 주민들의 참여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 현재 지방자치제도는 형식만 지방분권이지 실제로는 여전히 중앙 중심의 정치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방 내부의 권력 구조로 인해 풀뿌리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새로 등장한 ‘작은 국회의원’과 ‘작은 대통령’이 지방을 지배하는 실정이다. 이 와중에 지방분권 운동 역시 중앙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주민자치’는 없고 ‘주민관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민투표, 주민소환, 주민조례발안 등 실익 없는 교과서적인 제도를 반복할 것이 아니라 그나마 주민참여의 장이라고 여겨지는 주민자치센터라도 제대로 주민에게 돌려주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유 시민들이 아주 작은 단위에서부터 정책 결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지역에서 주민참여예산제나 주민자치회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시민들의 생활 현장인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이곳에도 필요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광역·기초 간 기능 중복·행정 비효율 줄여야 -광역단체와 기초자치단체의 분권도 논의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 기초 지방정부의 권한 강화에 대한 의견은. 김 지난해 전부개정된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의 본질적인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제11조에 보충성의 원칙, 중복배분 배제, 사무의 포괄적 배분 등 사무배분원칙을 명시했다. 보충성의 원칙은 지방에서 처리하는 사무는 우선적으로 기초지방정부인 시군구에 배분하고, 시군구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시도로, 시도 처리도 어려운 경우에만 국가로 배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치분권 2.0시대에는 보충성의 원리에 따라 기초지방정부의 권한과 기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변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역별 특성 차이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앙집권 방식의 정책 수립과 계획은 지역 단위에서는 형식적인 수준의 정책으로서 껍데기만 남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광역단체 간의 격차가 큰 상황에서 광역과 기초지자체의 분권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으나 기초지방정부의 권한 강화는 지역사회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중요 과제다. 심 중앙과 지방의 새로운 협력 관계를 모색하는 것은 의미가 있으나 중앙과 지방의 분권화보다 지역 주민 입장에서 더 중요한 건 광역·기초 간의 기능 중복과 그에 따른 낭비로 인해 발생하는 행정 비효율 문제다. 지방자치는 주민과 가까울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생활자치를 위해서라도 기초자치단체 중심의 분권화가 정립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와 행정 분리해 중앙·지방 간 협력 구축 -한국은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중앙정부 중심의 시스템이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국식 지방분권의 방향을 짚어 준다면. 심 미국이나 독일 등 지방자치 선진국들을 보면 국가는 국가대로 강하면서 지방 역시 균형감 있게 강력하다. 그 이유는 지방에 대해 중앙이 절대 간섭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간섭이나 규제할 것이 아니라 자치권을 수호하는 국가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에 제대로 된 자치권을 보장해 주고 지방이 필요로 할 때만 중앙이 지원과 보장을 해 주는 원칙 아래 ‘한국형 신지방자치’를 구축해야 한다. 최 지방분권이라고 해서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책임성만을 강조하는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일방적인 분권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지방의원과 국회의원이 함께 국가의 문제와 지방의 문제를 상의할 수 있는 정치적 장(상원)을 마련하고, 행정적인 측면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국정 참여 방안(제2국무회의)이 모색되어야 한다. 유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면서 중앙정부의 역할과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K방역의 성공은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지방정부의 협력과 시민의 참여가 뒷받침되어야 함을 보여 줬다. 또 마을공동체 활동, 생활임금, 친환경 급식, 공동주택 경비노동자 쉼터 등 지방정부에서 먼저 시작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중앙정부가 법률을 만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방분권은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리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사회발전을 촉진할 것이다. 정리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백신 맞고 누구는 휴가, 누구는 출근… 휴식도 양극화 만드나

    백신 맞고 누구는 휴가, 누구는 출근… 휴식도 양극화 만드나

    丁총리, 제도화 언급했지만 ‘용두사미’“병원·영세사업장 노동자는 휴가 못 내”중대본 “의사 소견서 없어도 휴가 부여”접종 뒤 출근했다 확진되면 전파 위험접종 후 확진 57명… 74% 2주 내 감염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의사소견서 없이 휴가를 부여하도록 하는 ‘백신 휴가’를 권고 형태로만 도입하기로 하면서 누구는 휴가를 내고 누구는 이상반응을 참으며 일하는 ‘휴식의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8일 “백신 휴가를 의무화하기에는 쟁점 사안이 너무 많아 관계 부처의 의견을 모아 강력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백신 휴가의 제도화’를 언급했지만 2주에 걸친 논의 끝에 용두사미로 끝난 셈이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권고로 하면 대기업 일부 사업장만 해당되고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은 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권고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병원 사업장은 가뜩이나 대체 인력이 없어 백신 휴가를 의무화하지 않는 한 쉬는 게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강제 휴가’를 부여하는 것이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직장인들은 백신 휴가가 가능하지만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나 프리랜서에게는 하루 휴가를 부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강제적인 휴가를 부여하면 오히려 직역 부분 간의 형평성 논란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백신 휴가를 의무화하려면 법령이 개정돼야 한다”면서 “국회에 권고부터 시작해 강제 시행까지 다양한 법안이 계류돼 있어 국회 입법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하며 의견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백신 휴가 대상을 전체 접종자가 아닌 ‘이상반응자’로 한정한 이유에 대해선 “근무를 못 할 정도이거나 의료기관을 방문할 정도의 이상반응들을 호소하는 접종자가 대략 1~2% 수준이어서 접종자 모두에게 하루 휴가를 부여할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되레 방역에 구멍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 국장은 백신 접종 후 열이 나는데도 출근했다가 코로나19 환자였다는 게 뒤늦게 밝혀진 간호사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발열인지,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출근하게 되면 추가 전파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전 국민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기 전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확진된 사례(27일 0시 기준) 57건 중 73.6%가 접종 후 바이러스에 대항할 항체가 만들어지기 전인 2주 이내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 전 또는 접종 후 면역이 형성되기 전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의심된다며 보건 당국에 신고한 사례는 이날 0시 기준 48건 늘어 누적 1만 309건이 됐다. 사망 신고는 전날 4건 증가한 누적 21명이다. 다음달 1일 시작되는 75세 이상 화이자 백신 접종을 앞둔 고령층에선 기대감과 걱정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다음달 18일 백신 접종 예약을 잡은 경모(85)씨는 “코로나19로 불안해하나 백신 부작용으로 불안해하나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러면 차라리 백신을 맞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모(88)씨는 “아직 검증도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불안해서 안 맞겠다. 지금처럼 조심히 다니면 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사설] ‘박영선·오세훈 대진표’, 보궐선거 정책으로 승부하라

    다음달 7일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맞붙게 됐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어제 오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꺾고 야권 단일후보가 된 것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에 쏠렸던 4·7 보궐선거의 주요 정당 대진표가 확정된 만큼 사실상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게 됐다. 2주 앞으로 다가온 4·7 보궐선거는 우려했던 대로 이전투구 양상을 보였다. 이번 서울·부산 보궐선거가 내년 3월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성격이 강한 만큼 여야 모두 총력전에 돌입했지만, 상대 후보 흠집 내기와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퇴색한 의혹 제기와 해명 및 역공, 고소ㆍ고발 등이 여전해 퇴행적 정치문화로 선거가 혼탁해지는 느낌이다. 민주당은 오 후보의 서울시장 재직 당시 2009년 처가 소유의 서울 서초구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박 서울시장 후보자의 도쿄 아파트 매각과 관련해 ‘도쿄시장’, ‘야스쿠니신사 뷰’라며 친일 프레임을 씌우며 역공하고 있다. ‘김영춘ㆍ박형준 대결’로 압축된 부산시장 보선에서도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 당시 국정원 사찰 연루와 박 후보의 해운대 엘시티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 딸의 홍대 입시비리 등을 제기하고 있다. 후보자들은 각종 의혹에 대해 유권자들에게 성실하게 해명할 책임과 의무가 있지만, 무책임한 흑색선전까지 모두 대응할 필요는 없다. 또 여야는 다급한 마음에 흑색 비방전을 펼친다면 이는 선거운동에 결코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얄팍한 네거티브 전략은 부메랑이 돼 정치 혐오증을 유발하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강화하는 등 악영향을 끼칠 뿐이다. 정치공학에 입각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마구잡이로 음해성 공세에 나서면 유권자들이 오히려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서울·부산 시민들은 자신들의 삶을 향상시킬 정책과 공약을 요구하고, 주요 정당은 시장 후보들이 공약을 성실히 지킬 것이라는 점을 보증해 주기 바란다. 여야 후보는 과감한 혁신과 도전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제도시로 서울시와 부산시를 변모시킬 수 있는 능력과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정책과 비전를 제시하며 미래세대에 부담을 안기는 포퓰리즘은 자제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의 극복과 사회 양극화 문제, 민심을 안정시키는 부동산 정책, 제대로 된 복지 이슈를 놓고 정책 경쟁에 나서기를 당부한다.
  • [사설] 정면충돌한 미중, 국익 최우선 외교전략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이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양국 고위급회담에서 정면충돌하면서 신냉전의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지난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회담은 신장위구르자치구, 홍콩,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 핵심 현안에 대해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공동발표문도 없이 막을 내렸다. 양국은 회담 첫날부터 언론을 앞에 두고 상대 정치체계를 직설적으로 비난하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미국은 세계질서를 흔들어 지구촌이 약육강식의 정글로 변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고, 중국은 ‘흑인학살’이라는 용어를 써 가며 자국 내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면서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며 조롱에 가까운 비판을 퍼부었다.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주요 2개국(G2) 외교 사령탑이 서슬퍼런 비난전을 계속 펼친다면 앞으로 한반도, 동북아 정세가 요동칠 수밖에 없다. 미중 양국이 보인 외교적 행태가 과거 미소 냉전의 엄혹한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해석할 만한 대목이 없지 않다. 미국은 쿼드 정상회의와 국무·국방장관(2+2)의 한일 순방을 통해 중국 견제가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한 국가 정책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여과 없이 보여 줬다. 전문가들은 미중이 가까운 장래에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면 국제사회의 양극화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한국으로서는 커다란 부담이다. 최악의 경우 미중 신냉전 구도가 가시화한다면 미국은 한국에 사드 추가 배치나 남중국해 군사훈련 참가를 요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중국은 러시아와 친밀해지면서 중거리 미사일 등을 배치에 주한미군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거나 대북 군사 지원을 확대하는 등으로 한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안보 동맹국과 최대 교역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으로 외교안보 정책을 끌어가는 한국으로서는 미중의 신냉전 우려 심화가 좋을 리 없다. 또 미국이 반(反)중국 대열에 한국이 동참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대일본 관계에서 큰 양보를 요구한다면 한국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지점이 적지 않다. 한국은 영구적인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추구해야 하는 만큼 미중을 비롯한 주변국들과의 실리적 외교에 주안점을 둘 수밖에 없다는 점을 미국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토대로 국가의 번영과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우리의 국가 목표다. 주변 국가와의 발전적인 관계 설정은 우리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다. 한국의 정치권은 외교안보 문제에서는 진영을 뛰어넘어 국익 극대화를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
  • 미중 거침없는 말폭탄… 동맹에 노골적 줄세우기 거세질 듯

    미중 거침없는 말폭탄… 동맹에 노골적 줄세우기 거세질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 감정의 깊은 골만 확인하고 끝나자 ‘양국 갈등으로 촉발된 신냉전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의 추세가 이어지면 결국 두 나라가 ‘경제는 교류하되 정치·외교는 단절하는’ 새로운 형태의 질서가 생겨나 동맹 및 주요국에 대한 노골적인 줄세우기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 관련 공동실무단을 꾸리기로 하는 등 작게나마 소통과 협력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1일 중국 외교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측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2+2 회담’을 가졌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뒤 파국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봤다. 이번 회담 성과에 따라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당했다.하지만 미중은 회담 첫날부터 상대방을 맹비난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이틀간 세 차례 회담을 열어 북한과 이란 문제, 기후변화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국가 간 고위급 회담 뒤 발표하는 공동성명조차 내놓지 못했다. 회담 분위기가 그만큼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질서를 흔들어 지구촌을 약육강식 정글로 바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이 자국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주제에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한다”고 받아쳤다. 특히 온건 성향의 ‘미국통’으로 불리던 양 정치국원은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살해한 미국이 중국에 인권을 강의할 자격이 있느냐”고 호통을 쳤다. 중국이 더는 미국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라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런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에 맞서는 중국의 자신감을 보여 줬다”고 그를 크게 칭찬했다. 설상가상으로 두 나라는 모두 발언을 각각 2분만 하기로 약속하고도 1시간 넘게 상대방을 비난했다. 회담 뒤 퇴장하려는 취재진을 불러 재차 상대방을 비난하는 ‘막장’ 상황까지 연출했다. 결론적으로 미중이 오랜만에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 말고는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회담이었다. 컨설팅그룹 컨트롤리스크스의 앤드루 길홈은 “양측이 서로 다른 말을 했다. 부정적인 궤도에서 벗어나려는 의지 자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무의미한 기싸움’으로 끝난 미중 고위급 회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미소 냉전 초기를 연상케 한다면서 국제질서의 양극화를 우려했다. CNN 방송은 20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거친 언사로 전투적인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고 폴리티코는 “첫 대결부터 양측이 서로에게 펀치를 날리고 나왔다. 이제 상대를 압박하고자 각자 파트너들을 규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이든은 중국과 난타전을 벌인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아주 자랑스럽다”며 힘을 실어 줬다. 어떻게든 중국을 달래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 낼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 17일 abc방송 인터뷰에서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킬러’(살인자)로 본다”고 언급한 뒤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신냉전 구도를 깨뜨리기는커녕 러시아로 ‘전선’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싱가포르국립대 총자이안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냉전 초기 미국과 구소련 간 회담을 보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불협화음이 예견됐지만 삐걱거림의 정도가 예상 밖으로 컸다”면서 “각국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제임스 친 교수도 “지금 분위기로는 양측이 가까운 장래에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회담 ‘파투’가 양국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의 전조 증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세계경제가 치명상을 입은 만큼 치유를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다. 두 나라가 자국 여론을 의식해 과잉 반응한 것만 빼면 실제 회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전언도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신화통신은 21일 중국 대표단 발언을 인용해 “기후변화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양국이 외교관·영사 활동을 촉진하고 특파원 추방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미중 고위급 공방은) 각자가 국내 관중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보여 준 것으로, 실제 행동은 없었다”며 “냉전 당시와 같은 핵위협은 이제 없다. 지금의 경쟁은 기술·사이버갈등·영향력(확대) 등 그때보다는 덜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제프 그레고리 머호니 화둥사범대 교수는 “앞으로 무역전쟁 등 (경제 교류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을 조용히 진행할 것”이라며 “미중 관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없었다면 중국 측이 알래스카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미중 거침없는 말폭탄… 동맹에 노골적 줄세우기 거세질 듯

    미중 거침없는 말폭탄… 동맹에 노골적 줄세우기 거세질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 깊은 감정의 골만 확인하고 끝나자 ‘미중 갈등으로 촉발된 신냉전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의 추세가 이어지면 결국 두 나라가 ‘경제는 교류하되 정치·외교는 단절하는’ 새로운 형태의 질서가 강화돼 동맹 및 주요국에 대한 노골적인 줄세우기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중국 외교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측 토니 블링컨(오른쪽) 국무장관·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 측 양제츠(왼쪽)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2+2 회담’을 가졌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뒤 파국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봤다. 이번 회담 성과에 따라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당했다. 하지만 미중은 회담 첫날부터 상대방을 맹비난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이틀간 세 차례 회담을 열어 북한과 이란 문제, 기후변화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국가 간 고위급 회담 뒤 발표하는 공동성명조차 내놓지 못했다. 그만큼 회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질서를 흔들어 지구촌을 약육강식 정글로 바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이 자국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주제에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한다”고 맞받아쳤다. 미국은 신장과 홍콩, 대만에 대한 중국의 행동을 문제 삼았고, 중국은 ‘흑인 학살’이라는 단어까지 써 가며 미국 인권 문제 개선을 요구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광범위한 주제에서 힘들고 단도직입적인 협상을 했다”고 밝혔다. 왕 국무위원도 “대화가 대결보다 낫기 때문에 회담에 성의를 다한 것뿐”이라고 전했다. 양측 모두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희망을 접은 듯하다. 설상가상으로 두 나라는 모두 발언을 각각 2분만 하기로 약속하고도 1시간 넘게 상대방을 비난했다. 회담 뒤 퇴장하려는 취재진을 불러 재차 상대방을 비난하는 ‘막장’ 상황까지 연출했다. 결론적으로 미중이 오랜만에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 말고는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회담이었다. 컨설팅그룹 컨트롤리스크스의 앤드루 길홈은 “양측이 서로 다른 말을 했다. 부정적인 궤도에서 벗어나려는 의지 자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무의미한 기싸움’으로 끝난 미중 고위급 회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미소 냉전 초기를 연상케 한다면서 국제질서의 양극화를 우려했다.CNN 방송은 20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거친 언사로 전투적인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고 폴리티코는 “첫 대결부터 양측이 서로에게 펀치를 날리고 나왔다. 이제 상대를 압박하고자 각자 파트너들을 규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바이든은 중국과 난타전을 벌인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아주 자랑스럽다”며 힘을 실어줬다. 중국을 달래 뭔가 합의를 이끌어 낼 생각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 17일 abc방송 인터뷰에서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킬러’(살인자)로 본다”고 언급한 뒤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신냉전 구도를 깨뜨리기는커녕 러시아로 ‘전선’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싱가포르국립대(NUS) 총자이안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냉전 초기 미국과 구소련 간 회담을 보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불협화음이 예견됐지만 삐걱거림의 정도가 예상 밖으로 컸다”면서 “각국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제임스 친 교수도 “지금 분위기로는 양측이 가까운 장래에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회담 ‘파투’가 양국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의 전조 증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경제가 치명상을 입은 만큼 치유를 위해서는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다. 두 나라가 자국 여론을 의식해 과잉 반응한 것만 빼면 실제 회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전언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미중 고위급 공방은) 각자가 국내 관중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 것으로, 실제 행동은 없었다”며 “냉전 당시와 같은 핵위협은 이제 없다. 지금의 경쟁은 기술·사이버갈등·영향력(확대) 등 그때보다는 덜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제프 그레고리 머호니 화둥사범대학 교수는 “향후 몇 주간 공개적인 대응 움직임은 보이지 않겠지만, 무역전쟁 등 (경제 교류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은 조용히 진행할 것”이라며 “미중 관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없었다면 중국 측이 알래스카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강펀치만 날린 미중… 신냉전 가속화되나

    강펀치만 날린 미중… 신냉전 가속화되나

    공동성명도 없이 갈등의 골만 재확인경제는 교류, 정치는 단절 ‘체제 경쟁’“美蘇냉전 연상… 국제질서 양극화 우려”기후변화 실무단 등 일부 협력 모색도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 감정의 깊은 골만 확인하고 끝나자 ‘양국 갈등으로 촉발된 신냉전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의 추세가 이어지면 결국 두 나라가 ‘경제는 교류하되 정치·외교는 단절하는’ 새로운 형태의 질서가 생겨나 동맹 및 주요국에 대한 노골적인 줄세우기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 관련 공동실무단을 꾸리기로 하는 등 작게나마 소통과 협력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1일 중국 외교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측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2+2 회담’을 가졌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뒤 파국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봤다. 이번 회담 성과에 따라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당했다. 하지만 미중은 회담 첫날부터 상대방을 맹비난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이틀간 세 차례 회담을 열어 북한과 이란 문제, 기후변화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국가 간 고위급 회담 뒤 발표하는 공동성명조차 내놓지 못했다. 회담 분위기가 그만큼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질서를 흔들어 지구촌을 약육강식 정글로 바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이 자국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주제에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한다”고 받아쳤다. 특히 온건 성향의 ‘미국통’으로 불리던 양 정치국원은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을 살해한 미국이 중국에 인권을 강의할 자격이 있느냐”고 호통을 쳤다. 중국이 더는 미국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라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런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에 맞서는 중국의 자신감을 보여 줬다”고 그를 크게 칭찬했다.설상가상으로 두 나라는 모두 발언을 각각 2분만 하기로 약속하고도 1시간 넘게 상대방을 비난했다. 회담 뒤 퇴장하려는 취재진을 불러 재차 상대방을 비난하는 ‘막장’ 상황까지 연출했다. 결론적으로 미중이 오랜만에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 말고는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회담이었다. 컨설팅그룹 컨트롤리스크스의 앤드루 길홈은 “양측이 서로 다른 말을 했다. 부정적인 궤도에서 벗어나려는 의지 자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무의미한 기싸움’으로 끝난 미중 고위급 회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미소 냉전 초기를 연상케 한다면서 국제질서의 양극화를 우려했다. CNN 방송은 20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거친 언사로 전투적인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고 폴리티코는 “첫 대결부터 양측이 서로에게 펀치를 날리고 나왔다. 이제 상대를 압박하고자 각자 파트너들을 규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이든은 중국과 난타전을 벌인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아주 자랑스럽다”며 힘을 실어 줬다. 어떻게든 중국을 달래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 낼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 17일 abc방송 인터뷰에서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킬러’(살인자)로 본다”고 언급한 뒤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신냉전 구도를 깨뜨리기는커녕 러시아로 ‘전선’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싱가포르국립대 총자이안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냉전 초기 미국과 구소련 간 회담을 보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불협화음이 예견됐지만 삐걱거림의 정도가 예상 밖으로 컸다”면서 “각국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제임스 친 교수도 “지금 분위기로는 양측이 가까운 장래에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회담 ‘파투’가 양국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의 전조 증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세계경제가 치명상을 입은 만큼 치유를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다. 두 나라가 자국 여론을 의식해 과잉 반응한 것만 빼면 실제 회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전언도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신화통신은 21일 중국 대표단 발언을 인용해 “기후변화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양국이 외교관·영사 활동을 촉진하고 특파원 추방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미중 고위급 공방은) 각자가 국내 관중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보여 준 것으로, 실제 행동은 없었다”며 “냉전 당시와 같은 핵위협은 이제 없다. 지금의 경쟁은 기술·사이버갈등·영향력(확대) 등 그때보다는 덜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제프 그레고리 머호니 화둥사범대 교수는 “앞으로 무역전쟁 등 (경제 교류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을 조용히 진행할 것”이라며 “미중 관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없었다면 중국 측이 알래스카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강펀치만 날린 미중, 신냉전 가속화되나

    강펀치만 날린 미중, 신냉전 가속화되나

    공동성명도 없이 갈등의 골만 재확인바이든 “블링컨, 자랑스럽다” 힘 실어경제는 교류, 정치는 단절 ‘체제 경쟁’“美蘇냉전 연상… 국제질서 양극화 우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 깊은 감정의 골만 확인하고 끝나자 ‘미중 갈등으로 촉발된 신냉전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의 추세가 이어지면 결국 두 나라가 ‘경제는 교류하되 정치·외교는 단절하는’ 새로운 형태의 질서가 강화돼 동맹 및 주요국에 대한 노골적인 줄세우기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중국 외교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측 토니 블링컨(오른쪽) 국무장관·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 측 양제츠(왼쪽)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2+2 회담’을 가졌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뒤 파국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봤다. 이번 회담 성과에 따라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당했다. 하지만 미중은 회담 첫날부터 상대방을 맹비난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이틀간 세 차례 회담을 열어 북한과 이란 문제, 기후변화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국가 간 고위급 회담 뒤 발표하는 공동성명조차 내놓지 못했다. 그만큼 회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질서를 흔들어 지구촌을 약육강식 정글로 바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이 자국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주제에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한다”고 맞받아쳤다. 미국은 신장과 홍콩, 대만에 대한 중국의 행동을 문제 삼았고, 중국은 ‘흑인 학살’이라는 단어까지 써 가며 미국 인권 문제 개선을 요구했다.설리번 보좌관은 “광범위한 주제에서 힘들고 단도직입적인 협상을 했다”고 밝혔다. 왕 국무위원도 “대화가 대결보다 낫기 때문에 회담에 성의를 다한 것뿐”이라고 전했다. 양측 모두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희망을 접은 듯하다. 설상가상으로 두 나라는 모두 발언을 각각 2분만 하기로 약속하고도 1시간 넘게 상대방을 비난했다. 회담 뒤 퇴장하려는 취재진을 불러 재차 상대방을 비난하는 ‘막장’ 상황까지 연출했다. 결론적으로 미중이 오랜만에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는 것 말고는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회담이었다. 컨설팅그룹 컨트롤리스크스의 앤드루 길홈은 “양측이 서로 다른 말을 했다. 부정적인 궤도에서 벗어나려는 의지 자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무의미한 기싸움’으로 끝난 미중 고위급 회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미소 냉전 초기를 연상케 한다면서 국제질서의 양극화를 우려했다. CNN 방송은 20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거친 언사로 전투적인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고 폴리티코는 “첫 대결부터 양측이 서로에게 펀치를 날리고 나왔다. 이제 상대를 압박하고자 각자 파트너들을 규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바이든은 중국과 난타전을 벌인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아주 자랑스럽다”며 힘을 실어줬다. 중국을 달래 뭔가 합의를 이끌어 낼 생각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 17일 abc방송 인터뷰에서도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킬러’(살인자)로 본다”고 언급한 뒤 “지난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신냉전 구도를 깨뜨리기는커녕 러시아로 ‘전선’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싱가포르국립대(NUS) 총자이안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냉전 초기 미국과 구소련 간 회담을 보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불협화음이 예견됐지만 삐걱거림의 정도가 예상 밖으로 컸다”면서 “각국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제임스 친 교수도 “지금 분위기로는 양측이 가까운 장래에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회담 ‘파투’가 양국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의 전조 증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경제가 치명상을 입은 만큼 치유를 위해서는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다. 두 나라가 자국 여론을 의식해 과잉 반응한 것만 빼면 실제 회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전언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미중 고위급 공방은) 각자가 국내 관중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 것으로, 실제 행동은 없었다”며 “냉전 당시와 같은 핵위협은 이제 없다. 지금의 경쟁은 기술·사이버갈등·영향력(확대) 등 그때보다는 덜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제프 그레고리 머호니 화둥사범대학 교수는 “향후 몇 주간 공개적인 대응 움직임은 보이지 않겠지만, 무역전쟁 등 (경제 교류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은 조용히 진행할 것”이라며 “미중 관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없었다면 중국 측이 알래스카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문소영 칼럼] 확신할 때 의심하라

    [문소영 칼럼] 확신할 때 의심하라

    74세의 배우 윤여정이 출연한 영화 ‘미나리’를 재밌게 봤다. 감독상,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6개 부문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지명된 영화치고는 스펙터클한 장면이 없으니 다소 밋밋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자극적인 한국 정치와 사회 갈등 속에서 늘 지지고 볶는 직업을 가진 자로서 증폭된 갈등이 노출되지 않았다 해서 밋밋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정보 처리와 관련해 “앗!” 하게 하는 대목이 있었다. 이민 1세대인 제이컵(스티븐 연)이 한밤중에 홀로 일어나 플래시 불빛 밑에서 봉인한 상수도를 열고 자신의 농업용 급수관에 연결하는 장면이다. 자신이 직접 관정한 농업용 용수가 고갈되자 수확물을 포기할 수 없었던 농부로서의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수돗물을 훔치려는구나”라고 판단한 한국 관람객들이 있었다. 1980년대 TV 드라마나 현실에서는 공짜 전기나 수돗물을 쓴 사람들이 적지 않았으니 그 경험이 소환된 것이다. 잠깐! 우리의 그 직관적 판단은 잘못됐다. 그 장면은 공짜 수돗물 장면이 아니다. 감독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은 한국인 DNA를 가졌으나, 영어를 모국어로 하며 ‘정직한 워싱턴 대통령의 벚꽃나무 신화’ 속에서 자란 사람이다. 그런 미국인 감독이 1970~80년대 한국식 수돗물 훔쳐 쓰기를 영상으로 그려 낼 수가 없다. 그 장면은 제이컵 가족이 겪어야 할 혹독한 경제적 시련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다만 한국 관객들은 그 장면에서 경험에 근거한 고정관념을 작동시킨 것이다. 뇌과학에 따르면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다. 인간의 뇌는 반복하는 일은 기억하지 않음으로써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문제 해결에서도 사람들은 뇌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그것은 인간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그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진화에 더 유리했던 덕분이다. 호모에렉투스에서 호모사피엔스로 진화할 때 적대적 자연환경에 노출된 인류는 직관적으로 빠르게 판단할수록 훨씬 더 오래, 더 잘 살아남을 수 있었단다. 폭우가 오면 산 위로 도피한다든지, 고약한 냄새가 나는 음식을 기피한다든지, 맹수가 보이면 무조건 뛴다든지, 피부색이 다른 부족을 적대한다든지, 태양이 지구를 돈다든지, 지구가 평평하다든지, 일식( 日蝕)이나 혜성이 나타나면 정권이 무너진다 등등. 직관적 사고나 편견은 현대에서는 진영적 사고나 프레임을 짜서 판단하는 것과 같다. 문제는 문명이 고도화한 현대 인류가 진화에 최적화했던 과거의 생각하는 방식, 즉 직관적 판단, 고정관념과 과거의 경험에 의존해 사고를 계속한다면 더는 함께 번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 시스템이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해진 탓이고, 소셜미디어로 세상이 연결된 뒤로는 인간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자극하고 선동해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들이 끊임없이 커지면서 공동체에 위협을 가하는 탓이다. 그러니 정확하게 판단한 뒤 행동하려면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사실에 근거해 정보를 탐색·수집하고 추론해 결정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그저 인터넷 검색 기능과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정보만 활용한다면 인류는 필터버블에 갇혀 확증편향만을 강화하다가 우물 속 개구리로 전락할 수 있다.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되면 더 훌륭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던 인류의 믿음은 더는 유효하지 않은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진실 추구 의지는 인간의 본성이겠으나, 과도하게 진실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오리무중에 빠지게 할 수 있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정보가 과잉 공급되면 오히려 시시비비를 엄격하게 가리려는 인간의 눈을 가릴 수 있다.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된 요즘 더 많은 음모론과 더 많은 가짜뉴스가 인류를 둘러싸고 있고,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해진 것이 그 증거다. 인류의 인식 도구가 더는 유효하지 않은 시대에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인가 확신할 때마다 그 생각이 고정관념이나 어떤 편견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지 ‘나’를 점검해야 한다. ‘인지적 구두쇠’적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뇌는 불완전하고 분노가 있을 때는 더 쉽게 선동되며, 직관적 사고 탓에 오류에 빠지기 십상이라는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정치인과 권력자들이 인간 뇌의 이 특질을 더 잘 이해한다면 한국 사회의 갈등이 다소 줄어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추미애 “文 ‘부동산 적폐청산’ 환영, 21세기 가장 위대한 도전”

    추미애 “文 ‘부동산 적폐청산’ 환영, 21세기 가장 위대한 도전”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적폐 청산 발언과 관련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잠자고 있는 토지공개념 부활이 부동산 개혁의 최고 목표이자 지향”이라고 강조했다. 16일 추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적폐청산, 검찰개혁에 이은 부동산 개혁은 이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이자 목표가 됐다”며 “바야흐로 적폐청산, 검찰개혁에 이은 제3기 핵심 개혁과제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토지공개념 3법’을 부활시키는 것이 부동산 적폐 청산의 궁극적 지향이자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들 법들은 눈도 떠보지 못하고 헌법재판소의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폐기되거나 크게 후퇴됐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토지공개념 3법’이란 택지소유상한법, 토지초과이득세법, 종합부동산세법을 일컫는다. 추 전 장관은 “헌법재판소의 결정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토지공개념’ 자체를 부인하거나 위헌이라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헌법재판소는 일관되게 ‘토지는 사회적 기능에 있어서나 국민경제의 측면에서 다른 재산권과 같게 다룰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므로 공동체의 이익이 보다 더 강하게 관철될 것이 요구된다’고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추후 개헌을 통해서라도 ‘토지 불로소득에 대한 환수 조항’을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라며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누군가 투기를 한다면 그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극히 제한적이지만 하나 뿐인 국토에 대한 투기는 임대료 상승과 집값 상승을 촉발한다”고 설명했다. 야당에 대해서도 “LH 사태를 정쟁의 소재로만 삼을 것이 아니라 부동산 투기 광풍을 막고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진지한 고민의 계기로 삼아주시기를 촉구한다”라며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투기 세력과 작전 세력을 엄단하는 동시에 잠들어 있는 토지공개념을 일깨워 토지정의를 회복하는데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불평등과 양극화의 근본적 원인을 이제라도 직시하고 과감한 수술을 집도하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에 다시 한 번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라며 “지대개혁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21세기의 가장 위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유엔 채택 ‘K서민금융’, 글로벌 양극화 해소 모델 될 것”

    “유엔 채택 ‘K서민금융’, 글로벌 양극화 해소 모델 될 것”

    “세금 드는 복지정책, 양극화 해소 한계저리 대출·금융 교육 동반 때 지속 가능” ‘서민 금융 지원’ 모델 유엔서 공식 채택 공적 주도의 디지털 비대면 대출에 주목“빈부격차 문제를 복지정책으로만 해결하는 건 한계가 있어요. 경제정책과 함께 가야 지속가능할 수 있죠.”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서금원 본사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복지를 늘리려면 그만큼 재원이 필요해 세금을 더 걷거나 국채를 발행해야 해 부담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결국 서민들이 실업, 소득 감소 등으로 힘들어할 때 저리 대출이나 금융 교육 등을 통해 시장원리 안에서 자립하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서금원과 신복위가 이런 역할을 한다. 서금원은 저신용자 등을 위한 대출과 금융 교육을, 신복위는 개인채무자의 채무 조정을 통한 회생을 돕는다. 코로나19 탓에 세계적으로 빈부격차가 심화하자 유엔도 서금원과 신복위 모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엔은 올 초 두 기관의 서민 금융 지원 모델을 서면의견서로 공식 채택했다. 세계적으로 벤치마킹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봤다는 얘기다. 국내 공공기관이 뽑힌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유엔이 서금원과 신복위 모델에 높은 점수를 준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세계적 골칫거리인 양극화 문제를 완화시킬 실질적 방법으로 주목했다. 이 원장은 “저신용자들을 위한 소액 대출을 시민단체가 아닌 법정기구가 주도한 건 우리나라가 원조”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서민금융모델은 향후 국제사회의 관심을 더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원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각국이 유동성(돈)을 풀었는데 이 과정에서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크게 올라 빈부격차는 더 벌어졌다”면서 “또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혁명으로 부의 편중이 1대99 수준으로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진다”고 말했다. 또 서금원과 신복위가 디지털화 작업을 꾸준히 해 온 점도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은 배경이다. 이 원장은 “코로나19 탓에 어려워진 서민층이 늘었는데 이들은 생업에 바쁜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여파로 대면 창구를 통한 상담이 제한됐다”면서 “다행히 우리 두 기관은 앞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상담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금융 소외계층을 지원할 디지털 시스템을 갖춰 놨다”고 말했다.실제 서금원의 정책대출 상품인 햇살론유스 등은 방문 없이 앱으로도 신청할 수 있고, 신복위는 채무 조정 상담이나 신청을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도 해 준다. 서금원의 비대면 서비스는 이용자의 95%가 만족감을 표하는 등 반응이 좋다. 이 원장은 “우리 모델을 배우고 싶어 하는 나라가 있다면 컨설팅을 해 줄 것”이라면서 “코로나19로 주목받은 ‘K방역’처럼 ‘K서민금융’도 새로운 공적개발원조(ODA)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기관은 올해도 디지털화 작업에 더 신경 쓸 계획이다. 예컨대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과 협업해 서금원과 신복위의 데이터베이스에 오른 고객들이 맞춤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 원장은 “사전 금융교육, 체계적 사후 관리 등을 통해 서민들이 재무적 어려움에 빠지지 않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 ●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정부가 코로나 양극화 방치… 세대·소득별 재난 대책 제도화해야”

    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 ●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실종된 교육·꿈 잃은 청년·짓눌린 노년… 불평등사회가 피해 더 커”

    “실종된 교육·꿈 잃은 청년·짓눌린 노년… 불평등사회가 피해 더 커”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는 사회로’ 시민특별위원회 선언문 내기까지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는 14일 선언문을 통해 “감염병 위기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안기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대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라는 파고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신문과 함께 시민특별위원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은 지난 2일과 9일 이틀간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면회의와 온라인회의 끝에 주요 논점이 결정되고 합의된 제안이 도출됐다. 시민특별위원회에는 선언문을 대표 집필한 김만권 경희대학술연구교수를 비롯해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문서희 청년유니온 기획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 ●코로나 양극화 진단 김만권 교수 “지금처럼 ‘격차가 재난이다’란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때가 없다. 코로나 이후 K자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 상황을 진단해 보자.” 남재욱 위원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재난 피해가 커지고, 그 피해가 원래 불평등 상황에서 불리했던 사람들에게 집중되면서 기존 불평등이 심화한다. 특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 이후 지난 1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 감소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인 1998년 말 이후 가장 심각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가 타격이 컸다. 문제는 비정규직, 특고직 종사자, 프리랜서는 고용안정자금, 실업자금 등 일자리 위기 대응의 사회보장제도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염병 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일자리 위기가 소득 위기로 전가되는 양상이다.” 오건호 위원장 “지난 1년간 국가가 심화하는 양극화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생각한다. 3차에 걸쳐 진행된 재난지원금을 봐도 양극화 실태와 재난의 심각성에 비해 국가의 대응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엄청난 의지와 열정을 갖고 철저히 대응했지만 민생 재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교육 격차 김만권 교수 “아동 분야부터 점검하고자 한다. 방역을 최우선으로 학교를 휴교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 격차를 만들어 낸다는 우려가 깊다.” 김경근 교수 “휴교 조치는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에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반면 교육의 본질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교육이 실종된 기간’이었다. 학습은 혼자 할 수 있지만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남을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는 게 학교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휴교로 이런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교육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집단은 초등학생들이었다.” 김만권 교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울신문의 ‘격차가 재난이다’ 기사를 인용하면서 교육 격차 해소 방안으로 마을학교 운영, 랜선 야학 등을 소개했다. 이런 대안들은 적절한 것일까.” 김경근 교수 “쌍방향 화상 수업, 랜선 야학 등의 대책 이면에는 ‘디지털 디바이드(격차)’도 심각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필요한 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걸 학습에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컸다. 결국 어떻게 하면 학교가 문 닫는 기간을 최소화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공공 도서관 같은 쾌적한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오 위원장 “코로나 위기 초반에는 허둥지둥했을지 모르지만 2학기에도 휴교 위주로 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였다. 저소득층 아동들은 지역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현재 지역 인프라는 너무 취약하다. 지역사회 돌봄을 공적 인프라로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남 위원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택근무, 돌봄휴가 등이 가능한 집과 아닌 집 간의 격차도 컸다. 긴급 돌봄 휴가나 노동시간 단축 등 돌봄을 위한 노동시간 조정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시 안정적 일자리 위주로만 적용되는 게 현실이다.”●청년세대 김만권 교수 “청년 문제로 넘어가 보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5~39세 인구 중 취업 경력이 전혀 없는 ‘취업 무경험자’는 32만 1654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의 1.5배 수치이다. 청년들이 팬데믹 상황의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문서희 팀장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지원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청년들이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기 위한 노동을 했는데 그런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업 공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코로나 확산 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 위원 “청년 집단은 사회에 처음 진출할 때 채용이 지체되면 이 사람의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가 좋아졌을 때 노동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 졸업하는 사람을 뽑다 보니 이 세대는 평생에 걸쳐 계속 손해를 보게 된다. 청년 우울증 문제도 결국에는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김만권 교수 “청년 취업 문제뿐만 아니라 청년 주거 문제도 심각하다.” 남 위원 “2019년 전체 최저주거기준(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면적) 미달가구 비중은 5.3%인데 청년층만 봤을 때 9.0%이다. 집에 있는 시간 길어지면서 어려움 커지고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정책 필요하다.” 오 위원장 “결국은 공공임대주택, 사회 주택을 늘려야 한다. 청년을 정치로 활용만 하지 말고 실제로 머물 수 있을 만큼의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 ●노인 격차 김만권 교수 “코로나 이후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무엇일까.” 오 위원장 “노후 자체를 사회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55세부터는 노인대학 등 의무적인 무상교육 시기를 거친 다음에 인생 2막을 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또 경쟁 기반보다는 협동 기반에 둔 사회적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 김경근 교수 “노인 학대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출산과 연관성이 깊다고 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0.84명으로 한 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자기 부모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부모까지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오 위원장 “그것은 노인과 아동 돌봄이 가정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돌봄은 사회적 돌봄이어야 한다. 그러면 가정이 가진 계층성이 완화될 수 있다. 지역사회 중심성이 강화되면 노인 돌봄의 문제도 출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 교수 “결국 그 비용은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인구 구조가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면 청년세대, 일하는 세대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세금 등 관련해서 현실적으로 엄청난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포괄적 해법 논의 김만권 교수 “양극화 해소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익공유제’, 정의당에서는 ‘특별 재난 연대세’ 등 새로운 분배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팀장 “소득 파악을 빨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재난지원금을 이렇게 전국민에 뿌리는 나라라면 그만큼 복지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오 위원장 “독일 같은 경우 매출 감소 비율에 따라 고정 비용을 정부가 지원한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매출 손실과 실제 손실 규모를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업종이냐, 아니냐를 따져서 지원한다. 재난 시기에 매출 감소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지난 1년 동안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건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 위원 “정부가 재난 시 할 수 있는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재정 지출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가계 모두 소비가 위축된다. 정부는 부채를 일으켜서라도 지출할 수 있고 그 지출은 결코 손실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재난 대책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 특고직, 저소득층, 사회적 약자 전부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지만 복지 혜택은 거의 없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하면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은 더 커질 것이고 우리가 지탱할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2021 격차가 재난이다’ 도움주신 분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남대문상담센터, 노년유니온,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동대문교육복지센터, 리커버리센터, 서울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샘교육복지연구소,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연구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리스행동, 홍성용 한양대 겸임교수·미술작가, 희망친구 기아대책 (가나다순)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사람을 사람답게… 뉴노멀의 안전망

    사람을 사람답게… 뉴노멀의 안전망

    ‘격차가 재난이다.’ 직면한 팬데믹은 우리가 방치한 기존의 격차가 소외된 이들에게 어떻게 더 큰 재난이 되는지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선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진다’는 지구적 시장의 자기책임의 윤리 아래 승자독식의 원칙과 각자도생의 삶이 지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뒤에 남겨지는 사람들을 위한 공적 보호망은 부재하거나 부실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선언문을 마련한 우리 시민특별위원회는 더이상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는 사회를 위해 다음 사항을 국가와 사회에 제안한다. 첫째, 교육 격차를 해소하자 열악한 가정 배경을 극복하고 양호한 학업성취에 도달한 학생들이 늘어나게 하려면 복지 확충을 통해 소득분배지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능력주의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사회에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교육 격차 해소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면 상당한 저항과 반발이 발생할 것으로 예견된다. 하지만 계층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급속한 소득 양극화 때문에 자녀 교육에 투자할 여력을 완벽하게 상실한 저소득층이 예전의 교육열을 되살릴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둘째, 불안정한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자 팬데믹 아래 위기는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에게, 공공부문이나 대기업 종사자보다는 민간부문 중소영세기업 종사자에게, 임금근로자보다는 특수고용직종사자·프리랜서·자영업자에게 집중됐으며, 이들은 사회보장제도에서도 배제돼 있었기에 일자리 위기는 곧바로 소득 위기로 전이됐다. 따라서 코로나 위기의 극복은 기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의 개선을 동반해야 한다. 고용 형태, 기업 규모, 종사상 지위와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노동법과 사회보장법을 통한 보호가 이루어져야 한다. 누구나 노동에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고 일하려 할 때 일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 셋째, 돌봄을 공공화하자 급격한 고령화, 1인가구의 증가, 더 나아가 팬데믹 상황은 돌봄의 중요성을 재차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돌봄은 지속적으로 가족의 역할, 여성의 역할로 치부돼 왔다. 더불어 사회서비스는 민간 중심으로 공급이 이루어지며 질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돌봄 노동자에게 충분한 소득과 처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길은 지역공동체와 밀착된 사회적 돌봄의 공공화이다. 넷째, 사각지대 없는 소득보장을 구현하자 팬데믹 재난 속에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는 소득 격차로, 돌봄의 가족화는 저소득층에 더 깊은 타격을 안겼다. 이런 상황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 기본소득, 기초자산 등 전통적 소득보장틀을 넘어서는 대안 논의가 활발해지는 상황은 고무적이다. 이 논의가 기존 사각지대를 넘어 진취적 시도로 발전하여 적절한 보장성을 구현하며 합리적 재정방안까지 지닌 사회적 합의안이 마련되기 바란다. 특히 촘촘한 소득보장을 위해 실시간 완전소득파악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다섯째, 국가의 역할 확장 위해 튼튼한 재정을 마련하자 팬데믹 같은 위기 시에는 국채 등 단기 대책에 의존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세입 기반을 확충하는 종합계획이 요구된다. 재정지출 합리화 및 투명화, 과세 형평성 개선 등을 통해 시민의 조세 신뢰를 높이고 일부에 한정된 핀셋증세를 넘어 다수 시민이 사회연대를 위해 누진적으로 참여하는 종합증세 로드맵을 마련하자. 모든 위기는 ‘새로운 시작’을 품고 있다. 우리 동료 시민들이 각자도생의 원칙 대신, 남보다 탁월한 능력 대신 연대를 나눌 수 있는 ‘뉴노멀의 안전망’을 더불어 구축하자. 2021년 3월 14일 격차가 재난이다 시민특별위원회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이번 기획 마지막회 지면에 실린 ‘포스트코로나 격차 없는 사회로 가는 선언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한은 “올 반도체 등 수출 크게 증가… 백신·미중 갈등 변수”

    한은 “올 반도체 등 수출 크게 증가… 백신·미중 갈등 변수”

    코로나19로 침체된 세계 경기가 올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불확실성을 키울 리스크로 백신 보급 차질과 미중 무역 갈등을 꼽았다. 이 위협에서만 벗어난다면 우리 기업의 수출은 전년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출렁이는 시장금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국고채 매입을 늘릴 가능성도 열어 뒀다.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의결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수출이 세계 경기 회복과 반도체 경기 개선 등에 힘입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는 코로나19로 늘어난 비대면 수요 덕에 ‘K자’ 회복(양극화형 회복) 국면에서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됐다. 올 하반기 이후에는 비대면 수요의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서버용 수요 회복과 5세대(5G) 스마트폰 시장 성장 등으로 수출 여건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세계 경기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주요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시행 등으로 회복세를 이어 갈 것으로 봤다. 그러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거나 백신 보급이 예상보다 늦어진다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중 무역 정책 변화로 미중 간 갈등은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다만 한은은 향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에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수요 분출, 기저효과 등에 의해 단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순 있지만, 고용 부진 같은 억제 요인이 많은 데다 전염병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급격한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장기금리 상승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기대에 따른 주요국의 금리 상승과 국내 국고채 발행 확대 등이 더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향후 시장금리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필요할 경우 국고채 매입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올 상반기 총 5조~7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 9일 2조원어치를 매입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2021년 2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서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추진과 주요국 코로나19 확산세 둔화 등으로 개선되던 국제 금융시장의 투자 심리가 미 국채금리 상승 영향으로 다소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자녀 학습의 기초는 독서… 전자책보다 종이책 읽히세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자녀 학습의 기초는 독서… 전자책보다 종이책 읽히세요

    코로나19 확산 2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지난해처럼 학생들의 개학이 미뤄지지 않고 초등학교 1, 2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은 매일 등교를 하고, 나머지 학년들은 일주일에 2~3일씩 학교에 가고 있습니다. 전면 온라인 수업을 할 때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은 학력 저하를 걱정합니다. 이 때문에 이런저런 사교육에 눈을 돌리는 부모들은 늘어난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사교육 시장이 커졌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사교육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사실 사교육은 자녀가 집에 그냥 머무르는 대신 학원에 가는 것을 보면서 ‘그래도 공부를 하는구나’라는 부모의 안도감과 자기만족감을 충족시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이런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주도학습이라고 교육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의 핵심은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문해력’입니다. 그렇지만 최근 한 방송에서 초등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들도 10명 중 1명 정도만 교과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를 보게 됐습니다. 글자는 읽을 수 있지만 글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이지요. 결국 독서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독서습관을 갖게 하고 책과 친해지게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전자책이나 학습만화를 고르는 것도 그 때문이겠지요. 학습만화가 문해력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들은 많습니다. 그렇다면 전자책을 보여 주는 것은 독서습관 형성과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될까요. 노르웨이 스타방에르대 심리학과, 영국 개방대 유아교육·발달학과 공동연구팀은 독서습관을 기르고 문해력을 높이는 데는 전자책보다 종이책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교육학 및 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교육연구 리뷰’ 3월 9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1~8세의 남녀 아동 1812명을 대상으로 한 종이책과 전자책 사용에 따른 이해력과 어휘력, 독서습관 변화와 관련한 연구 30개를 메타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아이들은 전자책을 접하면 새로운 장난감을 얻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자책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태블릿PC와 사용법이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또 아동 대상 전자책들은 아이들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각효과를 사용하는데, 이는 이야기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고 책의 완성도도 낮추게 된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책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촉감 같은 감각에도 의존합니다. 전자책은 원하는 페이지로 곧바로 넘어가거나 여기저기 펼쳐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책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기 힘들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연구를 이끈 나탈리아 쿠르키코바 영국 개방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들은 아동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경우에도 해당된다”며 “아이들에게 전자책을 권할 때는 부모들이나 교사들이 종이책을 고를 때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책과 친해진다는 것은 좋은 친구를 사귄다는 의미입니다. 부모들이 자녀가 어떤 친구들과 사귀는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아이들이 어떤 책을 읽는지, 좋은 책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dmondy@seoul.co.kr
  • 초등생보다 중학생, 디지털 문해력 ‘깜깜’

    개인 컴퓨터가 없는 등 가정 내 원격수업 여건이 열악한 학생의 디지털 활용 역량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낮으며,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에서 그 격차가 더 심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국가수준 초·중학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 측정 연구’ 보고서를 10일 공개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원하는 작업을 실행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말한다. 연구진은 지난해 2만 3000여명을 대상으로 정보의 탐색과 분석, 활용, 소통 등의 역량을 평가해 총점을 도출했다. 조사 결과 “개인 컴퓨터나 노트북이 없어서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평균 총점은 이 같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학생보다 각각 1.49점, 0.95점 낮았다. “온라인 수업 접속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평균 총점 역시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각각 1.55점, 1.91점 낮았다. 연구진은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의 양극화 경향이 심하다”고 분석했다. 정보원 관계자는“중학생이 돼 컴퓨터 교육이나 코딩 교육을 받는 빈도가 줄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학교에서는 ‘정보’ 교과 수업을 받은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디지털 리터러시 검사 총점이 높았다. 이는 공교육에서의 컴퓨터 교육 기회가 중학생들에게 부족한 데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진은 “정보 접근성과 기반 시설, 디지털 교육 환경, 교수자의 역량 강화 등 다양한 문제가 함께 해결돼야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비대면 수업 1년… 원격 그늘에 가려진 학생들

    비대면 수업 1년… 원격 그늘에 가려진 학생들

    ■장애 학생들 ‘접근성’ 불편함에 ‘막막’ 중증 시각장애인인 이선우(24·가명)씨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영상, 이미지 등에 대해 장애학습도우미에게 실시간으로 조력을 받으면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비대면 강의를 하는 바람에 도우미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프로그래밍 실습을 신청한 이씨는 “수식이나 컴퓨터 언어가 나오는 강의 화면을 도우미가 바로 설명해주기 어려워 진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교육 현장에서 비대면 강의가 계속되면서 장애 학생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장애 유형을 막론하고 수업 ‘접근성’에 대한 불편함이 크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화면에 있는 글씨를 읽어주는 프로그램 ‘스크린리더’와 원격강의 프로그램이 제대로 호환되지 않고, 청각장애인은 자막과 수어가 원활하게 제공되지 않아 불편함을 겪는다. 초·중·고 학령기 장애 학생들은 교육부의 조치에 따라 이달부터 매일 등교 대상에 포함됐지만 학교장 재량으로 원격 수업을 계속하는 곳이 적지 않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최근 장애학생 46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약 30%의 학생들은 교육부의 지침에도 매일 등교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어·수학 과목만 특수학급에서 별도로 수업을 듣고 나머지 강의는 비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듣는 특수학급 통합교육도 삐걱대고 있다. 조경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운영지원국장은 “장애 학생들은 국어, 수학 수업만 등교해서 수업을 들은 후 하교해서 다시 비대면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애인인권단체들은 지난 1월 국회에 발의된 ‘디지털 기반의 원격교육 활성화 기본법’에 장애 학생을 지원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초등생보다 중학생, 디지털 문해력 ‘깜깜’ 개인 컴퓨터가 없는 등 가정 내 원격수업 여건이 열악한 학생의 디지털 활용 역량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낮으며,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에서 그 격차가 더 심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국가수준 초·중학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 측정 연구’ 보고서를 10일 공개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원하는 작업을 실행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말한다. 연구진은 지난해 2만 3000여명을 대상으로 정보의 탐색과 분석, 활용, 소통 등의 역량을 평가해 총점을 도출했다. 조사 결과 “개인 컴퓨터나 노트북이 없어서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평균 총점은 이 같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학생보다 각각 1.49점, 0.95점 낮았다. “온라인 수업 접속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평균 총점 역시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각각 1.55점, 1.91점 낮았다. 연구진은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의 양극화 경향이 심하다”고 분석했다. 정보원 관계자는“중학생이 돼 컴퓨터 교육이나 코딩 교육을 받는 빈도가 줄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학교에서는 ‘정보’ 교과 수업을 받은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디지털 리터러시 검사 총점이 높았다. 이는 공교육에서의 컴퓨터 교육 기회가 중학생들에게 부족한 데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진은 “정보 접근성과 기반 시설, 디지털 교육 환경, 교수자의 역량 강화 등 다양한 문제가 함께 해결돼야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광장] 제3지대 대선 후보의 앞날/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제3지대 대선 후보의 앞날/오일만 논설위원

    2022년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미래 권력의 향배는 시계 제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총장 사퇴 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오랜 기간 선두권을 형성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미래 권력의 향방은 예측불허가 됐다. 정치권이나 언론매체들은 ‘윤석열 현상’을 앞다퉈 다루며 호들갑을 떨지만 기존의 거대 양당이 아닌, 제3지대 후보의 돌풍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대선 1년 전 여론조사에 돌풍을 일으켰던 후보 가운데 박찬종·정몽준·문국현·고건·반기문 등 제3지대 대선주자가 많았지만 모두 고배를 마신 흑역사가 있다. 2007년 대선의 경우 깨끗한 기업가 이미지로 새로운 정치를 표방했던 문국현 후보는 창조한국당을 창당해 독자 출마했지만 5.8% 득표에 그쳤고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지지율 30%를 넘나들며 태풍급 바람을 일으켰던 고건 전 총리 역시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스스로 대선 레이스를 접었다. 4년 전 ‘대세론’을 형성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실패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들의 실패 이유는 다양하지만 명확한 정치적 어젠다 설정에 실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극한대결로 치닫는 기존 양당 정치의 염증과 혐오를 정치적 동력과 반사이익으로 챙겼지만 그것만으로 대선 고지를 점령하기에는 부족했다. 어설픈 국민 통합론 이상의 파괴력 있는 정치 목표를 제시하지 못해 구심력을 잃어버린 탓이다.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고착화시킨 거대 양당 정치의 벽이 그만큼 단단하고 높았던 것도 이유다. 윤 전 총장도 이런저런 이유로 제3지대 후보들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정치의 틀 자체가 바뀌는 상황에서 과거의 잣대는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과거 산업화·민주화 세력의 이분법적 싸움은 더이상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할 과거의 정치문법이 됐다. 미래에 대한 통찰과 현재의 문제 해결 능력이 차기 대선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의미에서 2022년 대선에선 극단적 진영 싸움에 지친 중도세력의 분노가 표출될 개연성이 다분하다. 대선 전초전인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진영 논리에 충실했던 친문(친문재인)과 친박(친박근혜) 세력들의 퇴조가 그 징조다. 한때 친문과 각을 세웠던 박영선 전 장관과 친박의 견제를 받던 오세훈 전 시장이 각각 여야의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중도 보수를 표방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재인 정권은 보수세력이 쌓아 온 기득권을 적폐청산의 이름으로 허물었으나 이 과정에서 절차적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는 평가가 많다. 윤 전 총장은 이런 와중에 반사이익을 챙기면서 ‘반문 세력’의 상징으로 떠오른 측면이 강하다. 조국·추미애 전 법무장관과의 갈등과 권력의 탄압을 자양분 삼아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시켰지만 대선주자로서의 자리매김은 결 자체가 다르다. 그의 대선 출정식이나 다름없었던 지난 4일 총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보자. 그의 출사표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의 수호였지만 그것만으로 한계가 있다. 대법관 출신인 이회창 역시 법치주의 실현을 화두로 던지고 두 번(1997년, 2002년)이나 출마했지만 실패했다. 평생 검찰 조직에 몸담았던 윤 전 총장이 국가의 운명과 직결되는 외교안보와 경제민생 이슈에서 능력을 보일지 아직 미지수다. 코로나 사태 이후 가속화하는 양극화 문제와 복지정책,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생존권 등에 대한 강한 욕구 분출을 법치와 헌법 수호로만 담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검찰 편향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국가 리더로서 혹독한 검증을 이겨 낼 수 있느냐는 오롯이 그의 몫인 것이다. 검찰총장직을 내던지자마자 유력 대선주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제3지대 후보로서 윤석열의 가능성은 야권의 재편과도 직결돼 있다. 현 국민의힘은 지난해 4·13 총선용 체제인 만큼 차기 대선을 앞두고 재편될 운명이다. 제3지대 대선 후보로서의 생존은 반사이익이 아닌 ‘자체 발광체’로서 정치판을 뒤흔드는 주도권에 달려 있다. 제3지대에서 힘을 키운 뒤 기존 정당을 끌어들여 새로운 정치세력을 창출하는 그림이 필요하다. 바람을 일으킨 대선 후보는 최종 승리를 위해 조직력이 필요했고 조직력을 갖춘 거대 양당은 그 바람을 이용해 권력을 쥐려는 정치 게임이 불가피하다. 분열된 야권을 통합하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면 윤석열 돌풍은 ‘거위의 꿈’에 머물 것이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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