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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년 뒤 화천·양구·고성 인구 절반 감소한다

    강원지역 군(郡) 단위급 자치단체들의 인구가 12년 뒤 최고 60% 가까이 급감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16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특례군 법제화추진협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33년 기준 화천의 인구는 지금보다 59.9%, 양구는 52.3%, 고성은 52.1%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단의 지원책이 없으면 인구 1만명대 미만의 도시로 전락한다는 얘기다. 인제 27.8%, 정선 27.4%, 평창 19.4%의 인구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대해 홍천·영월·평창·정선·화천·양구·인제·고성·양양 등 강원지역 9개 군을 비롯한 소멸 위기 전국 24개 군은 협의회를 만들어 특례군 도입에 나섰다. 이들 지역은 인구 3만명 미만이거나 ㎢당 인구밀도 40명 미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국 24개 소멸위기 군 지역이 연내 ‘특례군’ 법제화에도 나섰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 법률은 행정수요, 균형발전, 지방소멸 위기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하는 시·군·구에 특례를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특례군이 되면 별도의 행·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지역들은 우선 현재 국회에 5건이 발의된 소멸 위험지역 지원 관련 특별법안과 관련해 연내 특례군의 기준 설정 등 법제화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검토 중인 시·군·구 특례 기준에 행·재정적 지원을 포함하는 특례를 설정해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여당의 지방소멸TF와도 협조해 연내 ‘지방소멸위기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할 방침이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교육·의료·서비스 4차산업 육성… ‘자족도시’로 재탄생하는 고양

    교육·의료·서비스 4차산업 육성… ‘자족도시’로 재탄생하는 고양

    ‘베드타운’으로 불리던 경기 고양시가 일산테크노밸리 등 굴뚝 없는 4차 산업(정보·의료·교육·서비스 등 지식집약적 산업)을 잇따라 유치하며 국내 최고의 ‘자족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1992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1기 일산신도시는 서울에 노동력을 공급하는 ‘베드타운’ 역할을 해 왔던 게 사실이다. 당시 고양시에는 직원 100명 이상 둔 회사나 공장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자유로와 1기 일산신도시 사이 거대한 평야에 올 상반기부터 고양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킨텍스 제3전시장, CJ라이브시티와 같은 대형 자족시설들이 잇따라 착공한다. 축구장 120개 규모인 고양일산테크노밸리에는 2000여 바이오메디컬 분야 등 미래기업이 들어서며. 5만 2000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또 출판·영화·드라마·웹툰·게임 등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한 산업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지식재산(IP)분야 기업도 고양시가 집중 육성한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공모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4차 산업 대표주자인 드론과 컨벤션산업도 육성한다. 이들 자족시설은 내년부터 하나둘 개통하는 김포공항·일산역을 잇는 소사~대곡선, 강남과 동탄을 연결하는 GTX-A노선, 능곡·일영·송추·장흥·의정부를 잇는 교외선, 서대문·은평·창릉·고양시청을 잇는 고양선, 인천·김포·일산역을 잇는 인천2호선 철도 등 교통망과 함께 고양시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한국의 중심도시, 고양시의 미래를 미리 들여다봤다.●고양일산테크노밸리 착공 행정절차 완료 지난해 6월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면서 사실상 행정절차를 모두 완료했다. 올 하반기 착공해 2024년 준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기업유치의 필수 조건인 도시첨단산업단지 지정계획승인을 받았다. 주력 유치업종은 바이오메디컬과 미디어융합콘텐츠 분야다. 고양시에는 국립암센터·동국대병원·일산병원·명지병원·백병원·차병원 등 6개 대형 종합병원이 있고, 유명 영화·방송사들이 있어 협업이 가능하다. 고양시는 입주기업에 인센티브를 지원하기 위해 775억원의 투자유치 기금을 조성해 놓고 있다. 성장 가능성 있는 중소·벤처·스타트업 기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고양시 제1호 고양벤처펀드도 만들었다. 입주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공공지원센터도 건립한다. 2024년까지 1200억원을 들여 연면적 4만2568㎡로 짓는다. 일산에 방송영상밸리를, 덕양구에는 방송영상문화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방송영상밸리는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70만㎡에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가 6700억원 100% 지분을 투자해 만든다. 경기서북부 권역에 방송·영상·문화기능 집적을 위한 클러스터를 조성해 일자리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오는 6월 착공해 2023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덕양구 오금동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중 전문 촬영장인 ‘고양아쿠아스튜디오’가 있다. 영화 ‘기생충’이 촬영된 곳이다. 20만㎡의 터에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아쿠아 특수촬영 스튜디오, 실내외 스튜디오, 영상디지털 콘텐츠센터, 교육시설, 창착·촬영 지원시설 등이 들어선다. 고양시는 지난 3월 문체부에서 주관하는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에 선정됐다. 국비와 도비를 함쳐 142억 8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이 자금으로 일산서구 대화동의 킨텍스 2단계 지원부지에 연면적 6219㎡ 규모로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는 국내외 다양한 IP의 창작·제작·유통 전반을 사업화하고 이를 체험·소비까지 연결하는 사업이다. 출판·영화·방송·웹툰·게임 등 다양한 산업과 결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2028년까지 1800여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IP발굴과 협업 지원 600건, 수출계약 3억 달러 등의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전 ‘드론앵커센터’ 내년 4월 준공 예정 드론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기술이다. 고양시는 덕양구 화전동에는 실내 드론비행 체험장, 드론관제센터, R&D센터, 기업입주시설, 커뮤니티 공간 등을 갖춘 ‘드론앵커센터’를 구축한다. 이달 말 착공해 내년 4월 준공할 예정이다. 한강 대덕 생태공원에는 6020㎡의 야외비행장도 오는 9월 개장한다. 드론 기업에는 드론 성능 테스트 공간으로, 시민들에게는 새로운 레저 공간이 될 전망이다. 현재 킨텍스 전시장은 약 11만㎡ 규모로 국내 최대 규모다. 7만㎡ 규모의 킨텍스 제3전시장이 오는 10월 착공해 2024년 추가 준공할 예정이다. 제3전시장이 건립되면, 총전시면적이 약 18만㎡가 돼 아시아권 5위, 세계 20위권 규모의 국제전시장이 된다. 킨텍스의 가동률은 코로나19 이전 기준 62%에 달한다. 각종 전시가 대형화·전문화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제3킨텍스 전시장이 건립되면 대규모 국제 행사 유치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인접한 곳에 4만 2000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아레나,ARENA)이 들어서는 CJ라이브시티 등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라이브시티에는 연간 2000만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4월 중순에 한파특보…중부지방 아침 전날보다 10도 이상 ‘뚝’

    4월 중순에 한파특보…중부지방 아침 전날보다 10도 이상 ‘뚝’

    ‘목련꽃 그늘 아래에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는다’는 박목월 시인의 시가 아니더라도 4월은 다양한 꽃망울들이 터지며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그런데 4월 중순에 중부 일부지역에 때아닌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은 “경기 북부와 강원내륙과 산지, 충북 북부, 전북 동부, 경북북부 내륙은 14일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돼 한파주의보를 발령했다”고 13일 밝혔다. 한파주의보는 10월에서 4월 사이에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지고 평년값보다 3도가 낮을 때 발령된다. 이처럼 4월 중순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전날 오전까지 봄비를 뿌린 저기압이 지나간 자리에 13일 낮부터 북서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14일 아침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5도 이하로 떨어지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춥겠다. 이에 따라 14일 아침은 중부내륙과 강원산지, 경북북동산지, 전북동부에서, 15일에는 중부내륙, 강원산지, 남부내륙에서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이 있겠다. 실제로 14일 아침 강원 양구와 철원은 영하 1도, 대관령은 영하 5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14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도~영상 7도, 낮 최고기온은 12~18도, 15일 아침 최저기온은 0~8도, 낮 최고기온은 15~19도 분포를 보이겠다. 14일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춘천 2도, 서울 3도, 대전 4도, 광주 5도, 대구 6도, 부산 7도, 제주 9도 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도 안팎으로 커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장동일 경기도의원,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업무보고 청취

    장동일 경기도의원,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업무보고 청취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장동일 위원장(더불어민주당·안산3)은 12일 도시환경위원회실에서 GH(경기주택도시공사) 관계자로부터 제3기 신도시 개발계획 중 하나인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추진상황에 대해 보고 받았다. 이날 GH 관계자는 LH가 기 추진 중인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에 경기도 주거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GH가 참여하기로 잠정 확정했다고 말했다. 또 해당 지역은 서울과 인접하고 향동지구, 삼송지구, 지축지구 등 주변지역에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개발 잠재력이 우수한 지역으로, 공공주택 적기 공급 및 일자리 창출 등 경기도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위치라며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장동일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주택정책은 지자체가 지역 여건과 특성을 고려하며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경기도내 3기 신도시 개발사업은 GH와 시군 도시공사가 반드시 참여해야 하며 참여비율도 점진적으로 높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는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동산동 외 7개 지역으로 사업규모는 약 813만㎡(약 246만평)이며 계획세대수는 약 4만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갑다 ‘3대3 농구’ 코리아투어… 서울마당이 ‘들썩’

    반갑다 ‘3대3 농구’ 코리아투어… 서울마당이 ‘들썩’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사 앞 특설코트에서 11일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3x3 코리아투어 2021 1차 서울대회(코리아투어)에서 참가자들이 공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양구대회 종료 후 6개월 만에 돌아온 코리아투어는 10~11일 이틀간 열렸으며 초등부 9팀, 중등부 6팀, 고등부 12팀, 여자오픈부 6팀, 남자오픈부 12팀, 코리아리그 6팀 등 모두 51개 팀이 참가했다. 서울대회는 네이버와 아프리카TV,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우리동네 영웅’ 덕분에… 코로나 위기에 핀 희망

    ‘우리동네 영웅’ 덕분에… 코로나 위기에 핀 희망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묵묵히 도와준 이들이 ‘우리동네 영웅’으로 뽑혔다. 행정안전부는 매월 17개 시도와 함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 지역에서 활약한 ‘우리동네 영웅’을 발굴해 소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달에는 경기와 인천에서 3명씩 총 6명이 우리동네 영웅으로 뽑혔다. 경기도 영웅으로는 지난해 3월부터 수원시 의료진에게 사랑의 도시락과 쿠키를 매주 전달하고 7월부터는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매월 생신 도시락을 전달해 온 행궁동 지역사회보장 협의체 쿠키 봉사대 김미옥씨가 선정됐다. 연천군에서 마스크 제작과 학교 방역 도우미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한 박유근씨, 부천시에서 코로나19로 형편이 어려워진 주민들에게 쌀과 연탄, 도시락 등을 전달한 김영찬씨도 영웅으로 뽑혔다.인천 영웅으로 선정된 오선옥씨는 서구 보건소 코로나19 종합상황실에서 일하며 일가족 3대가 확진돼 부모가 생활치료센터로 떠나게 되자 음성 판정을 받아 남겨진 11세·9세 남매가 임시격리시설에 입소할 수 있도록 연계해 주고 직접 아이들을 찾아 상태를 살폈다. 계양구 최동균씨는 관내 자율방역과 취약계층 방역용품 지원 자원봉사를 수행했고, 부평구에 사는 91세 고인순씨는 자녀들로부터 받은 용돈 50만원과 마스크 11장을 비롯해 직접 담근 간장과 된장을 홀로 사는 다른 노인을 위해 기부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다른 남자 만나냐” 의심…아내 각목 폭행 후 살해한 60대

    “다른 남자 만나냐” 의심…아내 각목 폭행 후 살해한 60대

    “범행 수법 매우 잔인”…법원, 징역 15년 선고 아내를 각목으로 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8일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김상우)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60·남)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인천시 계양구 자택에서 아내 B(60·여)씨를 각목으로 폭행한 뒤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러 간다고 의심했고 말다툼 끝에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범행 후 도주한 뒤 지인 집에 머물다가 “B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후 시신을 방치했고 범행 수법도 매우 잔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신적 충격을 받은 유족들은 피고인을 엄벌해 달라고 탄원했다”며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그림은 돈이 됩니다, 단 제대로 샀다면

    그림은 돈이 됩니다, 단 제대로 샀다면

    “담배를 피우지도 않고, 술도 한 적 없습니다. 골프도 안 치고, 주식에 손댄 적도 없지요. 제 유일한 취미는 미술품 수집입니다.” 문웅(70) 인영기업 대표의 집에 들어서면 누구나 탄성이 나오게 마련이다. 오치균 화백의 ‘감´을 비롯해 랄프 플렉의 ‘스타디움’ 등 그림이 먼저 손님을 맞는다. 식견이 짧더라도 비싼 그림이란 걸 단박에 알 수 있을 만한 작품들이다. 그는 김환기, 이중섭, 데이비드 호크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 작품을 다수 가지고 있다. ‘억’ 단위에 이르는 숱한 작품과 함께 개인 수장고에 3000여점의 미술품이 있다. 지난 50년 동안 수집가로서의 삶을 소개한 ‘수집의 세계´(교보문고)를 최근 출간한 그를 만났다.●“결혼반지 살 돈 아껴 그림 샀다” ‘미술품 수집´이라 하면 부유한 재벌 회장이나 사모님들이 우선 떠오르게 마련이다. 이들이 사고파는 수억, 또는 수십억원짜리 고가 미술품 이야기는 나와 상관없는 일처럼 들린다. 문 대표는 1970년대 후반 건설사를 세운 뒤 중동 건설 붐을 타고 돈을 벌었다. 주식회사 인영기업을 필두로 물류, 바이오 기업도 창업했다. 이력 탓에 ‘역시 돈이 많아 미술품을 수집하는구나´ 짐작하게 된다. 그는 고개를 젓는다. “용돈을 모아 미술품을 샀습니다. 돈이 넉넉지 않아 여러 차례 망설이고, 좋아하는 작품 한 점 손에 넣으려 갖은 노력을 했습니다.” 1978년 그가 결혼할 무렵의 일이다. 그의 어머니가 “신부에게 예물을 하라”며 다이아몬드 5부 값의 돈을 줬다. 그는 신부의 손을 잡고 금은방으로 가 1부 다이아몬드 반지 2개를 맞춰 서로의 손에 끼웠다. 나머지 돈으로 오지호 화백의 그림 ‘해경’을 60만원에 구입해 선물했다. 다이아몬드 5부의 현재 가격은 250만원 정도. 오 화백의 비슷한 크기 그림은 현재 4000만원을 웃돈다.집을 옮기고 증축을 할 무렵, 지인에게서 “변시지 화백 작품이 나왔다”는 연락이 왔다. 아내와 아들에게 “내가 직접 인부로 뛰겠다. 내 인건비로 그림을 사겠다”고 설득해 사들였다. 변 화백이 젊었을 적 그린 희귀작이다. 10년 넘게 타던 차가 고장이 잦자 아들이 “이참에 차를 새로 사자”고 했다. 그는 급한 부분만 수리하고, 차 살 돈으로 천경자 화백의 그림을 샀다. 비슷한 크기의 천 화백 작품 가격은 현재 고급 외제차 두 대를 사고도 남을 정도다. ●“돈 되는 그림 찾으려면 안목부터 길러야” ‘미술품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때는 1971년, 그가 스무 살 때였다. “친한 형님이 의재 허백련 선생의 열 폭 병풍을 사라고 권하더군요. 미술에 대한 소양이 없던 터라 덜컥 샀습니다. 1977년 2월 의재 선생이 타계하시고, 그해 가을에 형님께서 그림을 4배 이상 받고 되팔아 줬어요. 미술품도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그런데 그 병풍이 1년도 안 돼 절반이 또 뛰었습니다. ‘좀더 가지고 있을걸’ 하고 생각하니 속이 쓰리고 후회가 밀려왔어요.” 그 뒤로 악착같이 미술품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돈을 벌기 위해 모았지만, 사면 살수록 진짜 가치에 눈을 뜨게 됐다. “조선시대 유명한 미술품 수집가 석농 김광국 선생이 쓴 ‘석농화원´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그림에는 그것을 아는 자, 사랑하는 자, 보는 자, 모으는 자가 있다. 그림의 묘미는 잘 안다는 데 있으며, 알게 되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참되게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나니 그때 수장한 것은 한갓 쌓아두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라고.” 그래서 미술품 수집 첫째 기준으로 ‘마음이 가는가’를 우선 따진다. “그래야 사도 후회를 안 하고, 가격이 뛰면 더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술품은 공산품과 달리 일률적으로 찍어낼 수 없다. 특히나 유명 작가 작품은 희소가치가 있다. 그래서 “좋은 미술품은 사두면 무조건 오른다”고 거듭 강조한다. 무조건 오른다니, 의심스런 표정을 짓자 “제대로 공부하고 제대로 샀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대가의 스케치화부터 모아라” 그가 박수근 화백 그림 2점을 사들일 때의 일이다. 강원 양구군이 고향인 박 화백이 양구공립학교 교정을 그린 미공개 희귀 작품이었다. 그림 뒤에 ‘수근’이라는 이름도 적혀 있었다. 양구 교육청에 가 자료를 수집해 당시 상황과 대조해 봤다. 그래도 확신이 서지 않아 화랑협회에 감정을 맡겨 아들인 박성남씨를 찾아 검증을 받았다. 결국 위작임을 알아냈다. “미술품은 여러 채널로 검증해야 합니다. 좋은 작품을 발견하기 위해, 위작이나 졸작에 속지 않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해선 안 됩니다. 그래서 처음에 그림을 구입하는 이들에겐 최소한 검증이 된 대가의 스케치화나 수채화를 권합니다. 예컨대 김환기 화백의 캔버스 10호짜리 유화는 억대지만, 수채화는 몇천만원대 정도이고, 연필 스케치화는 일반인도 돈을 아껴 살 수 있습니다. 처음 미술품을 구입할 땐 반드시 환금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중에 돈이 급할 때 유명 작품이 아니면 쉽게 안 팔릴 수 있기 때문이죠.” 미술을 보는 눈이 밝아졌다면, 좀더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중견에 이르기 전 젊은 작가 작품´을 권한다. 그는 “전망 있는 작가 작품을 사면 작가와 내가(수집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물론 주의해야 할 작가도 있다. 실력에 반해 높은 직책에 있어 미술품값이 비싸다면 ‘거품’이 있는 작가다. “거품이 있는 작가의 작품은 작가 사망 이후 가격이 폭락합니다. 신진 작가는 판매 수익을 갤러리와 작가가 6대4 정도 가져가고, 원로 작가는 4대6 정도로 나눠 갖습니다. 갤러리는 최대한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신진 작가 작품을 권하죠. 미술품이 돈이 된다는 전제는 즉, 미술품의 가격은 화랑이나 화가가 아닌, 시장이 말해 줘야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경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공부하니 교수까지… “예술, 내 인생 바꿔” 이왕이면 제대로 공부하자 싶어 사업을 하며 마흔 초반에 중앙대에서 석사, 마흔 후반에 성균관대 예술학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특히 박사 과정은 8학기 전 학위를 딴 사례가 없었는데, 5학기 만에 박사학위를 따는 진기록을 세웠다. “심사받는데 심사위원들이 ‘관례가 없다’며 아주 심하게 심사했다”는 후문이다. 졸업하자 ‘교수를 하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호서대와 중앙대에서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만약 제가 스무 살 때 미술을 만나지 않았으면 어찌 됐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른 취미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돌이켜 봅니다. 미술품 수집하느라, 공부하느라, 후학 양성하느라 잡스런 취미도 안 가지고 사고도 안 쳤습니다. 그래서 사업도 잘 풀린 것 같아요. 인생이란 게 이렇게 재밌습니다. 하하하.” 정년을 마치고 대학에서 나온 뒤에도 그는 여전히 미술품을 공부하고 사들이고 소장한다. 이런 수집 행위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카이스트에 500억원 이상을 기부하신 정문술 미래산업 창업자께 이런 고민을 드린 적이 있어요. ‘회장님. 제가 소장해 온 작품을 제 손에서 벗어나게 하는 건 살점을 떼어내는 것보다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랬더니 ‘자네 나이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고 더 열심히 살아가게’라고 하시더군요.” 50년을 수집가로 산 그에게, 앞으로도 수집을 이어 갈 그에게 ‘수집의 의미는 무엇인지’ 물었다. 우문에 현답이 돌아온다. “예술품은 인류의 유산입니다. 예술품은 계속 만들어져야 하고, 우리 같은 수집가는 이것이 상하지 않도록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수집한 예술품이 후대로 전해지면, 일생 예술을 아끼고 사랑해 온 내 마음도 이어지지 않을까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 사람이 사는 법]“그림, 잘만 사면 돈 됩니다”

    [이 사람이 사는 법]“그림, 잘만 사면 돈 됩니다”

    “담배를 피우지도 않고, 술도 한 적 없습니다. 골프도 안 치고, 주식에 손댄 적도 없지요. 제 유일한 취미는 미술품 수집입니다.” 문웅(70) 인영기업 대표의 집에 들어서면 누구나 탄성이 나오게 마련이다. 오치균 화백의 ‘감‘을 비롯해 랄프 플렉의 ‘스타디움’ 등 그림이 먼저 손님을 맞는다. 식견이 짧더라도 비싼 그림이란 걸 단박에 알 수 있을 만한 작품들이다. 그는 김환기, 이중섭, 데이비드 호크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 작품을 다수 가지고 있다. ‘억’ 단위에 이르는 숱한 작품과 함께 개인 수장고에 3000여점의 미술품이 있다. 지난 50년 동안 수집가로서의 삶을 소개한 ‘수집의 세계’(교보문고)를 최근 출간한 그를 만났다. ●“결혼반지 살 돈 아껴 그림 샀다” ‘미술품 수집‘이라 하면 부유한 재벌 회장이나 사모님들이 우선 떠오르게 마련이다. 이들이 사고파는 수억, 또는 수십억원짜리 고가 미술품 이야기는 나와 상관없는 일처럼 들린다. 문 대표는 1970년대 후반 건설사를 세운 뒤 중동 건설 붐을 타고 돈을 벌었다. 주식회사 인영기업을 필두로 물류, 바이오 기업도 창업했다. 이력 탓에 ‘역시 돈이 많아 미술품을 수집하는구나’ 짐작하게 된다. 그는 고개를 젓는다. “용돈을 모아 미술품을 샀습니다. 돈이 넉넉지 않아 여러 차례 망설이고, 좋아하는 작품 한 점 손에 넣으려 갖은 노력을 했습니다.”1978년 그가 결혼할 무렵의 일이다. 그의 어머니가 “신부에게 예물을 하라”며 다이아몬드 5부 값의 돈을 줬다. 그는 신부의 손을 잡고 금은방으로 가 1부 다이아몬드 반지 2개를 맞춰 서로의 손에 끼웠다. 나머지 돈으로 오지호 화백의 ‘해경’을 60만원에 구입해 선물했다. 다이아몬드 5부의 현재 가격은 250만원 정도. 오 화백의 비슷한 크기 그림은 현재 4000만원을 웃돈다. 집을 옮기고 증축을 할 무렵, 지인에게서 “변시지 화백 작품이 나왔다”는 연락이 왔다. 아내와 아들에게 “내가 직접 인부로 뛰겠다. 내 인건비로 그림을 사겠다”고 설득해 사들였다. 변 화백이 젊었을 적 그린 희귀작이다. 10년 넘게 타던 차가 고장이 잦자 아들이 “이참에 차를 새로 사자”고 했다. 그는 급한 부분만 수리하고, 차 살 돈으로 천경자 화백의 그림을 샀다. 비슷한 크기의 천 화백 작품 가격은 현재 고급 외제차 두 대를 사고도 남을 정도다. ●“그림은 돈 된다. 단, 제대로 샀다면” ‘미술품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때는 1971년, 그가 스무 살 때였다. “친한 형님이 의재 허백련 선생의 열 폭 병풍을 사라고 권하더군요. 미술에 대한 소양이 없던 터라 덜컥 샀습니다. 1977년 2월 의재 선생이 타계하시고, 그해 가을에 형님께서 그림을 4배 이상 받고 되팔아 줬어요. 미술품도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그런데 그 병풍이 1년도 안 돼 절반이 또 뛰었습니다. ‘좀더 가지고 있을걸’ 하고 생각하니 속이 쓰리고 후회가 밀려왔어요.”그 뒤로 악착같이 미술품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돈을 벌기 위해 모았지만, 사면 살수록 진짜 가치에 눈을 뜨게 됐다. “조선시대 유명한 미술품 수집가 석농 김광국 선생이 쓴 ‘석농화원‘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그림에는 그것을 아는 자, 사랑하는 자, 보는 자, 모으는 자가 있다. 그림의 묘미는 잘 안다는 데 있으며, 알게 되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참되게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나니 그때 수장한 것은 한갓 쌓아두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라고.” 그래서 미술품 수집 첫째 기준으로 ‘마음이 가는지’를 우선 따진다. “그래야 사도 후회를 안 하고, 가격이 뛰면 더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술품은 공산품과 달리 일률적으로 찍어낼 수 없다. 특히나 유명 작가 작품은 희소가치가 있다. 그래서 “좋은 미술품은 사두면 무조건 오른다”고 거듭 강조한다. 무조건 오른다니, 의심스런 표정을 짓자 “제대로 공부하고 제대로 샀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정말 가치 있는 미술품인지 공부하라” 그가 박수근 화백 그림 2점을 사들일 때의 일이다. 강원 양구군이 고향인 박 화백이 양구공립학교 교정을 그린 미공개 희귀 작품이었다. 그림 뒤에 ‘수근’이라는 이름도 적혀 있었다. 양구 교육청에 가 자료를 수집해 당시 상황과 대조해 봤다. 그래도 확신이 서지 않아 화랑협회에 맡겨 아들인 박성남씨를 찾아 검증을 받았다. 결국 위작임을 알아냈다.“미술품은 여러 채널로 검증해야 합니다. 좋은 작품을 발견하기 위해, 위작이나 졸작에 속지 않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해선 안 됩니다. 그래서 처음에 그림을 구입하는 이들에겐 최소한 검증이 된 대가의 스케치화나 수채화를 권합니다. 예컨대 김환기 화백의 캔버스 10호짜리 유화는 억대지만, 수채화는 몇천만원대 정도이고, 연필 스케치화는 일반인도 돈을 아껴 살 수 있습니다. 처음 미술품을 구입할 땐 반드시 환금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중에 돈이 급할 때 유명 작품이 아니면 쉽게 안 팔릴 수 있기 때문이죠.”미술을 보는 눈이 밝아졌다면, 좀더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중견에 이르기 전 젊은 작가 작품’을 권한다. 그는 “전망 있는 작가 작품을 사면 작가와 내가(수집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물론 주의해야 할 작가도 있다. 실력에 반해 높은 직책에 있어 미술품값이 비싸다면 ‘거품’이 있는 작가다. “거품이 있는 작가의 작품은 작가 사망 이후 가격이 폭락합니다. 신진 작가는 판매 수익을 갤러리와 작가가 6대4 정도 가져가고, 원로 작가는 4대6 정도로 나눠 갖습니다. 갤러리는 최대한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신진 작가 작품을 권하죠. 미술품이 돈이 된다는 전제는 즉, 미술품의 가격은 화랑이나 화가가 아닌, 시장이 말해 줘야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경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공부하니 교수까지… “예술, 내 인생 바꿔” 이왕이면 제대로 공부하자 싶어 사업을 하며 마흔 초반에 중앙대에서 석사, 마흔 후반에 성균관대 예술학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특히 박사 과정은 8학기 전 학위를 딴 사례가 없었는데, 5학기 만에 박사학위를 따는 진기록을 세웠다. “심사받는데 심사위원들이 ‘관례가 없다’며 아주 심하게 심사했다”는 후문이다. 졸업하자 ‘교수를 하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호서대와 중앙대에서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만약 제가 스무 살 때 미술을 만나지 않았으면 어찌 됐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른 취미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돌이켜 봅니다. 미술품 수집하느라, 공부하느라, 후학 양성하느라 잡스런 취미도 안 가지고 사고도 안 쳤습니다. 그래서 사업도 잘 풀린 것 같아요. 인생이란 게 이렇게 재밌습니다. 하하하.” 정년을 마치고 대학에서 나온 뒤에도 그는 여전히 미술품을 공부하고 사들이고 소장한다. 이런 수집 행위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카이스트에 500억원 이상을 기부하신 정문술 미래산업 창업자께 이런 고민을 드린 적이 있어요. ‘회장님. 제가 소장해 온 작품을 제 손에서 벗어나게 하는 건 살점을 떼어내는 것보다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랬더니 ‘자네 나이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고 더 열심히 살아가게’라고 하시더군요.” 50년을 수집가로 산 그에게, 앞으로도 수집을 이어 갈 그에게 ‘수집의 의미는 무엇인지’ 물었다. 우문에 현답이 돌아온다. “예술품은 인류의 유산입니다. 예술품은 계속 만들어져야 하고, 우리 같은 수집가는 이것이 상하지 않도록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수집한 예술품이 후대로 전해지면, 일생 예술을 아끼고 사랑해 온 내 마음도 이어지지 않을까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도시가 쏘아 올린 강제수용… “보상받아도 갈 곳 없어”

    신도시가 쏘아 올린 강제수용… “보상받아도 갈 곳 없어”

    신도시·재개발의 환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야 하는 원주민의 불행과 마주한다. 앞뒤를 구분할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개발의 환상과 원주민의 불행은 한 몸으로 연결돼 있다. 소설가 조세희가 1970년대 재개발 뒤에 숨은 빈민층의 아픔을 담은 작품의 제목을 뫼비우스의 띠로 정한 이유일 것이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2021년, 대한민국에선 여전히 소설 속 원주민의 불행이 도돌이표처럼 재현된다. 차이라면 50년 전엔 못 가진 이들의 불행이 민낯 그대로 드러났다면, 이젠 제도를 통한 은밀한 ‘배제’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2018년부터 서울과 인접한 경기 일대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원주민은 30여년간 정착한 곳에서 쫓겨날 처지가 됐다. 훗날 들어설 신축 아파트에서 평안한 일상을 누리는 건 이들이 아닌 돈 많은 외지인들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서울 재개발사업에서 원주민들의 평균 재정착률은 15% 안팎에 불과한 게 우리의 현주소다. 공공의 이익을 명분으로 국가가 이들을 강제로 내쫓아도 되는가. 개발의 과실이 ‘가진 자들’에게 주로 돌아가는 현실이 합당한가. 서울신문은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의문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고양 창릉지구와 하남 교산지구 등 3기 신도시 지역에서 원래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제수용당하는 원주민 99%가 손해를 봅니다. 이곳에서 정직하게 기업을 운영하던 우리가 왜 피해를 봐야 합니까. 공공주택 늘리면 좋죠. 그런데 원주민 입장에선 엄청난 피해는 불가피합니다. 화가 나서 잠이 안 옵니다.”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고양 창릉지구 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문해동(67) 위원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문 위원장은 이곳에서 22년째 가구 도매업을 하고 있다. 기업 부지만 약 1500평 규모로 고양시 내에서도 탄탄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19년 5월 고양 창릉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문 위원장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아직 정확한 토지보상액과 이주지원비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현 시점에서 이주했을 때 추정되는 손해액만 수백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양 창릉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고 나서 땅값은 크게 올랐다. 기존에는 도로와 인접한 땅이 한 평(3.3㎡)당 1000만원, 도로와 조금 떨어진 곳이 700만원 선이었다. 그러나 지구 지정 이후에는 도로 인근이 2000만원, 도로와 떨어진 곳이 1600만원으로 2~3배 뛰었다. LH는 기존 기업들이 자리를 옮길 부지를 지구 내에서 지정해 주는데, 이미 그 땅값이 평당 1500만~2000만원 선으로 훌쩍 뛰어 버렸다. 문제는 보상가의 경우 실거래가의 절반 안팎인 공시지가 기준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보상액은 평당 600만~700만원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양도소득세(보상액을 받았을 때 차익 발생액의 약 35%)까지 내야 한다. 문 위원장은 “남들이 봤을 땐 보상받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상황을 제대로 몰라서 하는 얘기”라며 “이곳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겐 3기 신도시 지정이 취소되는 게 가장 좋은 결론”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보상받은 비용으로 땅값이 보다 저렴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 사업을 계속하면 안 되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이는 고양 창릉지구 내 입주한 기업의 특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다. 기업 비대위에 가입한 기업은 약 230여개 업체로 대부분 종사자 수 10인 미만인 물류 도매업체가 약 70%를 차지한다. 나머지 20%가 화훼업, 10% 정도가 제조업체라 보면 된다. 특히 물류 도매업은 대부분 서울에 납품하는데, 땅값이 싼 파주로 기업체를 이전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위치가 곧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이들이 거액의 대출을 받아서라도 고양 창릉지구 일대를 벗어나지 않으려는 이유다.고양 창릉지구 내에서 부지 200평대 도서유통업체를 운영 중인 최창섭(58) 부위원장은 “강제수용되면서 보상받은 돈으로 옮길 수 있는 곳은 파주 정도인데 서울 마포구나 용산구에 있는 거래처가 60㎞ 떨어진 유통업체에 물건을 공급하겠느냐”며 “고양 창릉지구에 남으려면 빚을 30억원 이상 내야 하고, 다른 데로 이주하자니 거래처와의 관계가 끊어질 상황이라 피가 마를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상황이 이런 탓에 이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심정으로 LH가 기업 이전 부지를 지정해 주면 빚을 지더라도 그곳에 입주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선이주 후철거’를 요구한다.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이전할 장소를 먼저 제시해 주고,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이주가 완료된 후 철거를 시작해 달라는 의미다. 또 공시지가와 실거래가 차이가 큰 만큼 양도세만큼은 감면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 부위원장은 “여기서 물류업을 하는 이들은 10여년 전 인근 향동과 삼송, 원흥지구에서 공공주택단지를 조성할 때 보상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창릉 그린벨트 지역으로 쫓겨난 사람들”이라며 “당시 강제수용당했던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이곳에서 사업할 수 있도록 내버려 달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기 땅에서 사업체를 꾸려 나가는 이들보다 더 막막한 상황에 놓인 이들도 있다. 남의 땅에서 사업하는 이들이다. 화훼업체를 운영하는 사업주들은 대부분 세입자 신세다. 이들은 적게나마 보상받을 돈도 없고, 그야말로 쫓겨나면 딱히 이전할 데도 없는 상황이다. 서오릉 화훼단지에서 100여평 규모로 화훼업체를 운영 중인 비대위 김흥걸(62) 화훼분과위원장은 “정부에서 1000만원 이내에서 소득의 4개월치에 해당하는 돈을 준다고는 하지만, 판매장부 관리가 제대로 돼 있는 업체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화훼업체 대부분은 맨몸으로 쫓겨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1993년부터 명맥을 이어 온 서오릉 화훼단지가 사라지는 것도 이들에겐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8년 전부터 200평 규모로 화훼업체를 운영해 온 김용복 샤론플라워 대표는 “서오릉 화훼단지는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곳인데, LH가 제 아무리 좋은 조건으로 이주시켜 준다 한들 단지의 경쟁력을 충족시켜 줄 수 없다”며 “화훼단지의 특성상 서울과의 근접성이 중요한 만큼 고양 창릉지구에 들어설 지식산업센터에 화훼유통센터를 지어 입주할 수 있게끔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십년간 터를 잡고 살아왔던 원주민들도 쫓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건 마찬가지다.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하남 교산지구의 원주민들은 자신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달라고 강조한다. 이들 역시 토지보상을 받더라도 실제 시세와는 차이가 커 이들이 원래 살던 곳에 입주하기엔 돈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김영윤 하남 교산 신도시 주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하남 지역은 12~15대 정도 집성촌을 이루고 살아온 종중들의 토지가 대부분”이라면서 “50년간 그린벨트로 묶여서 수도권 발전의 수혜를 받지 못하다가 이제는 3기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조상님이 지켜 온 땅에서 쫓겨나야 할 신세”라고 했다. 하남에서 나고 자라 평생 농사일만 해 온 정동명(44) 하남 교산 신도시 임차인대책위원장은 서울 근교에 신도시가 개발될 때마다 외곽으로 쫓겨났다. 미사강변동에서 풍산동으로, 풍산동에서 교산동으로 왔다. 그는 “투기꾼들 때문에 우리 같은 농사꾼들이 실질적으로 임차할 땅이 없다. 토지주들이 투기꾼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 임차인들이 농사짓던 땅까지 다 내놓으라고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하남을 벗어나 농사지을 땅을 구하려 해도 인근 남양주, 여주, 이천의 땅 역시 값이 너무 올라 이주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글 사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단독] 서울시, 고양시 그린벨트 불법 사용… 신도시 편입돼 거액 보상금도 챙겨

    [단독] 서울시, 고양시 그린벨트 불법 사용… 신도시 편입돼 거액 보상금도 챙겨

    서울시가 40여년간 경기 고양시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불법 개발·사용했을 뿐 아니라 그 땅이 3기 신도기에 편입되면서 거액의 보상금까지 챙기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인근 지역 주민들은 ‘그린벨트의 불법 사용 이득뿐 아니라 보상금까지 챙기게 된 서울시의 행태가 투기꾼들과 똑같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31일 고양시 덕양구에 따르면 서울시가 46년 전인 1975년 덕양구 도내동 673 일대 그린벨트 3만여㎡(축구장 4개 면적)에 분뇨처리장인 북부위생처리장을 건립했고 28년 전부터는 여유 부지를 은평구·종로구·서대문구·용산구 등 4개 자치구에 청소차 차고지 및 생활·음식물 폐기물 중간 집결지인 적환장 등으로 빌려주고 구청별로 매년 수천만원씩 임대료를 받아 왔다. 그러나 이 땅은 그린벨트라 도로포장이나 야적장·차고지 등으로 사용하거나 빌려주는 것은 불법이다. 허가 없이 건축물이 들어설 수도 없다. 현재 약 연면적 2000㎡ 건물이 여러 채 들어서 있다. 건축법을 지켜야 할 서울시가 불법 건축물을 지었을 뿐 아니라 그것도 모자라 주차장으로 임대하면서 부당 이득까지 챙긴 것이다. 고양시는 서울시의 불법 행위를 묵인해 오다 2018년 4월 원상복구 및 이전 명령을 내렸다. 이행하지 않자 약 50억원에 가까운 이행강제금 부과 및 형사고발을 예고했으나 이듬해 7월 오히려 대규모 성토(흙을 쌓아 지반을 높이는 행위)까지 했다. 덕양구는 해당 토지가 2019년 5월 창릉3기 신도시에 편입된 이후로는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추가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창릉지구에 편입된 후로는 은평구로부터 연간 6000만원씩 받던 임대료를 받지 않고 있다”면서 “관리부서가 변경돼 다른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창릉신도시원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고양시가 그동안 지역 주민들에게는 변소 하나 못 짓게 하고 도로변 밭을 주차장으로 사용했다고 수백만~수천만원씩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고발하더니, 서울시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면서 “투기꾼과 같은 불법행위를 한 서울시나 이를 눈감아 주었던 고양시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中, 불매운동도 나라마다 다르네

    中, 불매운동도 나라마다 다르네

    신장 면화 제재 동참 H&M 매장 ‘썰렁’아디다스·유니클로는 쇼핑객 안 줄어中이 생각하는 전략적 가치 반영된 듯지난 27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대형 쇼핑가 싼리툰. 아시아에서 가장 큰 ‘애플 스토어’가 있는 곳으로 젊은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패션 1번지’다. 최근 중국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진 H&M(스웨덴)과 아디다스(독일), 유니클로(일본)의 플래그십 상점(대표 매장)도 모여 있는 이곳을 찾아 분위기를 살펴봤다.이 지역 핵심 쇼핑몰인 ‘타이쿠리’ 1층 입구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위치한 H&M 매장 안에 들어서니 종업원 외에는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 10분 넘게 매장 입구에서 지켜봤지만 외국인을 빼면 방문하는 이가 거의 없었다. 가게 앞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은 “서구 국가들은 ‘중국 정부가 신장 사람들에게 강제노동을 시킨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모함”이라며 “중국은 미국을 넘어서 세계를 지배하려는 생각이 없다. 그런데도 미국은 중국을 적으로 치부해 이런 문제로 괴롭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H&M이 신장산 면화 사용을 금지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면화 지속 생산을 위한 비영리단체 ‘BCI’가 강제노역을 이유로 신장 제품 승인을 중단하자 이 단체 회원사인 H&M과 나이키(미국), 아디다스 등도 이를 따르기로 한 것이다. 이때만 해도 별 문제가 없었지만 6개월이 다 돼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H&M을 콕 집어 ‘공격’ 좌표로 설정해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22일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 30개국이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대중 제재에 돌입하자 공청단은 이틀 뒤 웨이보(중국산 트위터)를 통해 “유언비어로 신장 면화를 제재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번다? 허황된 망상”이라는 글과 H&M 성명서를 함께 올렸다. 웨이보에는 전광판이 뜯겨 나가고 매장문을 닫으라며 시위하는 사람들의 영상이 올라왔다. 반면 이날 아디다스 매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인산인해’까지는 아니었지만 상당수 중국인이 거리낌없이 쇼핑을 즐겼다. 유니클로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말 불매운동 대상이 맞나 싶을 정도다. 중국의 국가별 대응에 ‘온도 차’가 느껴진다. 그렇다면 왜 H&M만 호되게 ‘여론재판’을 받는 것일까. 중국이 생각하는 전략적 가치가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 소식통은 “스웨덴에서 수입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다른 나라로 대체가 가능하다. 스웨덴이 현 시대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나라도 아니다”라면서 “지금 중국에게 스웨덴은 (일본·독일과 달리) 꼭 필요한 나라가 아닐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글 사진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中 베이징, 다시 최악 황사 “누런 하늘에 푸른 태양”

    中 베이징, 다시 최악 황사 “누런 하늘에 푸른 태양”

    중국 수도 베이징이 28일 누런 황사로 뒤덮여 최악의 공기질을 보였다. 베이징 환경모니터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베이징 35곳에 설치된 대기질 측정지점 전역의 공기질지수(AQI)가 최악 수준인 ‘엄중’이다. AQI는 우수(0∼50), 양호(51∼100), 약한 오염(101∼150), 중간 오염(151∼200), 심각(201∼300), 엄중(301∼500) 등 6단계로 나뉜다. 가장 주된 오염물질은 주로 황사가 해당하는 PM 10이었다. 오전 10시 기준 대부분 지역의 PM 10 농도가 2000㎍/㎥를 넘었다. 베이징 최대 교민 거주 지역인 차오양구는 PM 10 농도가 무려 2605㎍/㎥에 이르렀다. 일부 지역에서는 3000㎍/㎥를 넘기도 했다. 초미세먼지(PM 2.5) 농도도 대부분 300㎍/㎥ 안팎이었다. 베이징 당국은 아동이나 노인은 외출하지 말고, 일반 성인도 실외 활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황사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의 황사 경보는 청색, 황색, 오렌지색, 적색 등 4단계로 발효되며 적색 경보가 가장 오염정도가 심하다.이날 베이징은 이른 아침부터 누런 황사에 갇혀 도심 아파트와 빌딩이 윤곽만 보일 정도였다. 온라인 매체 펑파이는 황사의 영향으로 베이징에 화성처럼 ‘푸른 태양’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중앙 기상당국은 “몽골 중부지역에서 나타난 강력한 황사가 기류를 타고 동남쪽으로 이동하면서 황사가 발생했다”며 “이날 밤부터 황사의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이후 베이징에서 대기오염이 관측된 날이 23일에 달했다고 25일 보도했다. 특히 지난 15일 베이징을 포함한 북방 지역 전역이 10년 만의 최악의 황사가 닥치면서 시민들이 외출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당시 PM 10의 경우 베이징에서 가장 심한 지역은 1만 ㎍/㎥에 달했고, 이 때문에 400편 넘는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기도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도쿄 금 과녁은 내가 쏜다 양궁 국가대표 남녀 16인 선발

    도쿄 금 과녁은 내가 쏜다 양궁 국가대표 남녀 16인 선발

    도쿄올림픽 금메달 과녁을 조준할 양궁 국가대표 16인이 선발됐다. 대한양궁협회는 다음 달 최종 선발전(1차 4월 5~9일, 2차 4월 19~23일)을 통해 남녀 각 3명씩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대한양궁협회는 27일 양궁 국가대표 3차 선발전을 통과한 16인의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23일 198명(남 98, 여 100)이 참가해 시작된 대표팀 선발전은 지난 22일부터 6일간 광주국제양궁장에서 3차 선발전을 진행했고 16인은 선발했다. 남자부에선 김우진(청주시청)이 종합배점 합산 결과 41점으로 남자부 부동의 1위로 선발전을 통과했다. 김필중(한국체대)은 총 배점 30.5점으로 2위, 박주영(서울시청)이 27점 3위, 한우탁(인천계양구청)이 26.5점 4위로 선발되었다. 고교 궁사 김제덕(경복일고)이 5위로 깜짝 활약했고 이우석(코오롱엑스텐보이즈)이 8위로 커트라인을 통과했다. 순위 싸움이 치열했던 여자부는 강채영(현대모비스)이 총 3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유수정(현대백화점)이 35.5점으로 2위, 정다소미(현대백화점)이 34점으로 3위, 안산(광주여대)이 33.5점으로 4위를 차지하는 등 순위 격차가 촘촘했다. 여자부에서는 오예진(울산스포츠과학고)이 8위로 선발전을 통과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선수들은 29일 부산으로 이동해 공식훈련을 시작한다. 박채순 총감독은 “부산 강서양궁장은 도쿄올림픽과 유사한 바닷바람과 경기장 환경을 고려할 때 최적의 적응훈련 장소이다. 이번 훈련을 통해서 올림픽 대비 적응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경찰 ‘신도시 투기 의혹‘ 86억원대 토지 소유 일가 압수수색

    경찰 ‘신도시 투기 의혹‘ 86억원대 토지 소유 일가 압수수색

    경찰이 인천과 경기 부천시 일대에서 86억원대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로 입건된 60대 건축업자 자택과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에 나섰다. 인천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농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계양테크노밸리사업 예정지와 부천 대장지구 토지주인 A씨 일가의 자택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A씨 일가의 자택뿐 아니라 그의 부동산 거래에 관여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4곳에도 수사관 24명을 보내 각종 토지 매매 관련 서류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다. A씨는 2018년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인천 계양테크노밸리사업 예정지와 부천 대장지구 일대 부지 10필지를 2018∼2019년 매입하는 과정에서 허위로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A씨의 아내 B씨(60대)와 자녀 2명(30대)도 입건한 상태다. 그는 일부 신도시 예정 부지를 아내와 자녀 등 가족 3명과 함께 지분을 나눠 매입했으며 당시 매입가는 10필지를 모두 합쳐 86억원에 달했다. A씨 일가는 2년에 걸쳐 집중적으로 신도시 예정 부지를 사들이기 위해 매입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은행 등지에서 대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동안 분석한 A씨의 토지 거래 현황 자료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추가로 확보한 자료를 검토한 뒤 조만간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A씨가 3기 신도시 발표 전에 미공개 정보를 입수했는지도 수사할 계획이다. 인천경찰청은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농지법 위반 등 혐의로 A씨와 계양구의회 소속 B(62) 의원 등 토지 거래자 8명을 입건하고 25명을 내사하고 있다. 이들 중 2018년 12월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계양테크노밸리와 부천 대장지구 일대의 토지 소유주는 모두 31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공무원 신분은 아니다”라면서도 “일반 토지 거래자라도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압수수색을 했고 그 부분도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핵심은] 쿠팡의 ‘새벽배송’ 성공 신화에 스러지는 노동자들

    [핵심은] 쿠팡의 ‘새벽배송’ 성공 신화에 스러지는 노동자들

    출발부터 순조로웠습니다. 온라인 유통업체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첫날인 지난 11일 공모가 35달러보다 40%가량 뛰어오른 49.25달러에 거래가 마감됐습니다. 쿠팡은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총알배송’, ‘새벽배송’을 자사의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물건을 주문하면 반나절 만에 도착하고, 새벽에도 촌각을 다투는 배송시스템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듭니다.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업체 간 경쟁에서 비롯된 산물이죠. 빛나는 성공의 이면에는 짙은 어둠이 깔려 있습니다. 이달에만 쿠팡 노동자 세 명이 일하던 중 사망했습니다. ▶ 핵심 ① 과로로 죽음이 일상화된 쿠팡 노동자들 그는 모두가 잠든 밤에 일하는 노동자였습니다. 지난해 초 쿠팡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A씨는 심야·새벽배송을 전담했습니다. 밤 9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매일 야간노동을 이어왔습니다. 지난해 말 바라던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최근에는 첫 휴가도 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A씨는 이달 6일 지내던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고된 몸을 바닥에 뉘고 잠들었다가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는 평소 새벽배송이 힘들다는 말을 가족들에게 자주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망 전 함께 가기로 했던 가족여행도 피로를 호소하며 취소했습니다. 비극은 끝이 아닙니다. 같은 날 ‘쿠팡맨’(쿠팡 택배기사)을 관리하는 B씨도 사망했습니다. 쿠팡 서울 구로 1캠프에서 ‘캠프 리더’로 일해온 B씨는 퇴근 후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구급차를 불렀지만, 심정지가 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료들은 B씨가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캠프 관리직은 담당 구역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를 처리하는 데다 퇴근 후 4~5시간 연장근무하는 일도 잦았다는 겁니다. B씨의 공식 근무시간은 낮 12시무터 오후 11시까지였지만, 새벽을 넘길 때가 많았습니다. 지난 25일에는 인천시 계양구 한 주택가 골목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던 ‘쿠팡맨’ C씨를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50m 떨어진 곳에는 택배 차량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C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배송 업무를 맡은 지 이틀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핵심 ② 노동자 잇단 죽음 방어에 몰두하는 쿠팡 노동자들의 잇단 죽음에 쿠팡 측은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과로사는 부정했습니다. A씨의 1차 부검 소견은 뇌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이었습니다. 유족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A씨가 평소 지병이 없었던 만큼 과로사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계약직이던 A씨가 인사 고과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무급 휴식시간에도 일했다는 겁니다. 쿠팡은 A씨가 사망 직전 12주간 주당 평균 40시간 일했으며 이는 업계 평균보다 낮은 데다 사회적합의기구의 권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대책위는 쿠팡이 산정한 근무시간은 설 연휴가 끼어 낮게 잡힌 것이며 A씨가 입사 1년 만에 낸 휴가까지 포함해 꼼수로 계산했다고 반박했습니다. C씨에 대해서도 쿠팡은 “고인은 입사 후 배송업무에 배치된 지 2일 차였고, 입사 이후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 심장 관련 이상 소견이 있어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었다”며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에 관한 예단이나 일방적인 주장은 삼가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노동자의 죽음을 외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에도 쿠팡의 장벽은 더 높아질 전망입니다. 쿠팡은 지난 1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가입 신청서를 냈습니다. 경총은 국내 기업의 노사관계를 다루는 단체로 노사안정화 대책 사업에 주력합니다. 이를 두고 쿠팡이 노동 이슈에 더욱 강경히 대응하기 위해 가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1년간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노동자는 8명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새벽배송’을 가장 먼저 도입한 마켓컬리도 쿠팡의 성공을 좇아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자들의 절박한 호소는 새벽배송의 성공 신화에 묻히고 있습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인천 쿠팡 택배기사 사망... 쿠팡 “배송업무 2일차, 심장 이상 소견”

    인천 쿠팡 택배기사 사망... 쿠팡 “배송업무 2일차, 심장 이상 소견”

    지난 24일 쿠팡 인천 택배 노동자가 사망한 가운데, 이와 관련해 쿠팡은 “고인의 사망 원인을 확인하는 절차에 적극 협력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덜어드리기 위해 모든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25일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며 이같은 입장을 내놨다. 쿠팡은 “고인은 입사 후 배송업무에 배치된 지 2일차였고, 입사 이후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 심장 관련 이상 소견이 있어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었다”며 “고인의 정확한 사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고 회사도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는 만큼,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에 관한 예단이나 일방적인 주장은 삼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지난 24일 오후 12시 57분쯤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주택가에 쿠팡 택배 노동자 A씨(42)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택배기사 인천 주택가서 쓰러져 병원 이송후 사망

    택배기사 인천 주택가서 쓰러져 병원 이송후 사망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24일 낮 12시 57분쯤 택배기사 A(42)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A씨의 몸에 특별한 외상이 없었으며, A씨가 운전하던 택배차량은 쓰러진 장소에서 5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주변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투기 의혹 인천 계양구의원 “혐의 부인”

    투기 의혹 인천 계양구의원 “혐의 부인”

    부동산 투기 혐의로 입건된 인천 계양구의원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인천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농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계양구의회 A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24일 밝혔다. A의원은 2018년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계양테크노밸리사업 예정지 인근과 부천 대장지구 인근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허위로 농지취득 자격을 증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3기 신도시 지정 전에 내부 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사들인 혐의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경찰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 했다. 인천시의 공직자 재산 공개 자료에 따르면 계양구의회 의장을 지낸 A의원과 그의 가족은 같은 해 3월 기준 39억원 상당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모두 농지인 이 토지 중에는 계양테크노밸리 인근 4필지 6억7000만원 상당과 부천 대장지구 인근 1억1000만원 상당 1필지가 포함됐다. A씨는 2013년 부터 2015년 사이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를 부인한 부분에 대한 보강 증거를 확보해 추가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6살 원생 의자 빼 엉덩방아…“훈육행위” 주장한 유치원 교사

    6살 원생 의자 빼 엉덩방아…“훈육행위” 주장한 유치원 교사

    법원 “정서적 학대” 벌금 500만원 선고 6살 원생이 앉아 있던 의자를 뒤로 빼 엉덩방아를 찧게 하는 등 여러 차례 학대를 가한 유치원 교사가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8단독 성준규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인천 모 유치원 전 교사 A(27·여)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5월 31일과 같은 해 6월 13일 자신이 교사로 일하고 있던 인천시 계양구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 2명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식사에 집중하지 않는다며 6살 원생이 앉아 있던 의자를 뒤로 갑자기 빼버려 엉덩방아를 찧게 하고, 수저를 빼앗은 뒤 식판도 치워버렸다. 30분 뒤 혼자 식사를 한 피해 어린이가 눈치를 보며 다가오자 팔을 거칠게 잡아 흔들고 뒤로 밀치기도 했다. A씨는 교구 수업 중 제대로 따라하지 못한다며 다른 5살 원생을 교구장과 테이블 사이로 밀어넣은 혐의도 받았다. 이 5살 원생의 팔을 거칠게 잡아 흔들고 손으로 배를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의 이런 행위가 아동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로 판단했다. A씨는 재판에서 “아이들을 훈육하거나 지도하기 위해 공소사실과 같은 행동을 했다”면서도 “학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 판사는 “피고인이 피해 아동들에게 한 행동은 정당한 훈육의 정도를 넘어선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아동을 적절하게 보호·교육해야 함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과거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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