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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양그룹-창업주 故 이양구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양그룹-창업주 故 이양구회장家

    동양은 국내 재벌가(家)에서 최초로 사위가 승계한 그룹이다. 동양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이 1945년 북에서 혈혈단신으로 월남한데다 이관희(76)여사 사이에 딸만 둘을 둔 것과 무관치 않다. 이 창업주의 차녀인 화경(49)씨가 일찍이 경영에 참여해 현재 오리온 사장직을 맡고 있지만 동양의 ‘경영 대권’은 맏사위인 현재현(56) 동양 회장과 둘째 사위인 담철곤(50) 오리온 회장에게 돌아갔다. 가족 구성원이 단출한 만큼 이 창업주가(家)의 혼맥도는 정·관·재계에 든든하게 뿌리를 내린 국내 여느 재벌가와 달리 단순하다. 또 이 창업주가 딸들의 통혼을 통해 사돈가(家)의 후광을 기대하기보다 자신의 유업을 이어갈 사위들의 ‘사람 됨됨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도 혼맥의 단순함을 더했다. 특히 오리온 담 회장의 집안이 화교 출신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설탕왕·시멘트왕’ 이양구 창업주 동양 창업주인 서남(瑞南) 이양구 회장은 1916년 함경남도 함주군의 작은 농가에서 부친 이교흠(작고)씨와 모친 김성자(작고)씨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부친이 25세의 젊은 나이로 병사하면서 서남의 어린 시절은 힘겨운 생활로 점철됐다.15세의 늦은 나이에 보통학교 졸업장을 받은 서남은 상급학교 진학 대신 ‘함흥물산’이라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식료품 도매상에 취직했다. 서남은 훗날 이곳에서 ‘정직과 신용’이라는 상도를 배웠다고 밝혔다. 8년간 악착같이 돈을 모은 서남은 1938년 식품도매상인 ‘대양공사’를 시작으로 6·25전까지 수차례의 회사를 세우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그때마다 역사의 수레바퀴에 치여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고향에 수십만평의 토지와 1억원에 가까운 거금도 삼팔선과 전쟁으로 잃었다. 그러나 그는 부산에서 설탕도매업을 기반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전시의 특수 경기와 생필품 부족이 거꾸로 그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서남은 부산과 마산, 대구 등에서 이른바 ‘설탕왕’으로 불렸다. 서남은 당시 국내 유일하게 설탕을 생산했던 고 이병철 삼성 회장, 고 조홍제 효성 창업주와 가까운 사이였다. 서남은 1955년 삼성 이 창업주와 풍국제과의 배동환씨 3인의 공동 출자로 동양제당공업주식회사를 설립했으며, 풍국제과의 경영에도 참여해 오늘날 오리온(옛 동양제과)의 기틀을 다졌다. 또 동양제당이 국내 최고의 역사를 지닌 삼척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서남은 자연스럽게 시멘트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서남은 1957년 삼척시멘트를 동양시멘트공업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한 뒤, 노후시설 교체와 증산을 통해 한때 시멘트 왕국을 건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업 경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신규 업체의 대거 진입으로 시멘트가 남아돌았고, 정부의 금융 긴축정책으로 동양은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서남이 훗날 ‘운명의 날’이라고 밝혔던 1971년 9월10일 법원에 회사보전신청을 제출해 세인으로부터 온갖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채에도 불구하고 동양은 살아났다. 정부의 사채동결조치가 사실상 동양의 구명줄이었으며, 평상시 쌓아온 정직과 신용도 큰 도움이 됐다. ●운명적인 만남 서남과 이관희 여사의 인연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6·25가 이들을 만나게 하고, 또 헤어지게 만들었지만 결국은 거제도에서 부부의 인연을 맺게 했다. 6·25 발발로 3년 5개월만에 공군 소속으로 귀향한 서남은 모친의 부탁에 이관희씨와 약혼했다. 그의 나이 34세였다. 관희씨는 당시 함흥의 명문인 영생고녀(永生高女)를 나와 교편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군의 전쟁 개입으로 두 사람은 결혼식도 못올리고 생이별을 하게 됐다. 부산으로 내려온 서남은 가족 소식을 알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다가 뒤늦게 피란선을 타고 월남해 거제도에 머물던 관희씨와 극적으로 만났다. 이 여사는 현재 서남재단 이사장으로 남편의 유업을 기리고 있다. 서남과 이 여사는 슬하에 장녀 혜경(53)씨와 차녀 화경씨 등 2녀를 뒀다. 이화여대 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혜경씨는 평소 집안끼리 잘 알고 지내던 고 김옥길 이화여대 총장의 중매로 1976년 현재현 회장과 결혼했다. 현 회장은 당시 부산지검 검사로 재직중이었다.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대학 3학년 때 1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혜경씨는 현재 전공을 살려 동양매직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 회장의 집안은 전형적인 선비 가문이다. 고려대 초대 총장을 지내고 ‘유학계의 마지막 거두’로 알려진 고 현상윤 총장이 그의 조부이며, 이화여대 의대 교수를 역임한 고 현인섭씨가 그의 부친이다. 그는 고 현 교수의 3남2녀 가운데 셋째다. 첫째는 고려대 대학원장인 현재천(61)씨이며, 둘째는 현재민(59) KAIST 교수, 장녀는 현재희(51) 세종대 교수, 차녀는 현재란(49) 의사로 현재 이화의원 원장이다. 현 회장과 이 고문은 ‘정담(28·여)-승담(25·남)-경담(23)-행담(18)’ 등 1남3녀를 두고 있다.2세 모두 미국 스탠퍼드대를 다녀 현 회장과 동문이다. 첫째인 정담씨는 스탠퍼드대에서 심리학과 경제학을 복수로 전공한 뒤 지금은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장남 승담씨는 컴퓨터 사이언스와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차녀 경담씨는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있다. 막내딸 행담씨는 스탠퍼드대 교양학부 1학년에 재학중이다. 서남의 둘째 딸 화경씨는 이화여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1980년 뜨거운 열애끝에 담철곤 회장과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담 회장의 선친은 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했으며, 타이완 국적으로는 한의원 경영이 쉽지 않아 일찍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화경씨와 담 회장은 슬하에 경선(20)씨와 서원(16·남) 1남1녀를 뒀다. 경선씨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서원군은 국내에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서남가(家)의 혼맥은 이처럼 단순하지만 그나마 현 회장 집안을 통해 정·재계에 인연이 이어진다. 현 회장의 조부인 현상윤 전 총장은 6∼8대 국회의원이었던 김봉환 전 국회법사위 위원장과 사돈지간이다. 김 전 법사위원장은 손경식 CJ 회장과 사돈으로 연결된다. ●잉꼬 부부 이 고문과 현 회장은 중매로 만났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애틋하고 각별하다. 결혼 이후 경영수업을 위해 미국 스탠퍼드대에 홀로 유학한 현 회장은 이 고문에게 자주 편지를 보냈고, 편지 첫 머리에 늘 ‘사랑하는 당신’이라고 적었다. 담 회장과 이 사장은 서로가 첫 사랑이다. 대구에서 서울로 유학온 담 회장은 중학교 3학년 때 이 사장을 같은 반 친구로 처음 만났다. 이 때부터 서로에게 끌린 두 사람은 10년 이상 연애했다. 담 회장이 미국 조지워싱턴대로 유학간 4년이 유일하게 떨어진 시간이었다. 이 때도 두 사람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수백통의 편지를 주고 받았으며, 하루가 멀다하고 비싼 국제전화를 하는 탓에 꾸중도 많이 들었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친구에서 연인, 다시 부부로 인연이 이어지기까지 두 사람은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오랜 만남을 지속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막상 결혼때는 집안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담 회장과 이 사장은 국내 재계에서 보기 드문 ‘부부 CEO(최고경영자)’다. 담 회장은 현재 이 사장이 총괄경영을 맡고 있는 오리온의 엔터테인먼트사업 아이디어를 추진한 주역이다. 이 사장은 “나는 다소 감성적인 반면 담 회장은 실용적이어서 상호 보완이 된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져 이제는 이 세상에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시에 더없이 훌륭한 사업 파트너”라고 곧잘 언급한다. ●혹독한 경영 수업 서남은 사위들을 후계자로 키우기 위해 더 철저하게, 더 강하게 경영 수업을 시킨 것으로 유명하다.“내 딸, 내 사위라고 해서 특혜는 없다.”는 것이 서남의 ‘후계자론’이다. 현 회장은 75년 부산지검 검사로 입문한 뒤 결혼과 함께 경영자로 변신했다. 그는 77년 동양시멘트 이사로 재계의 첫 발을 내디뎠고, 초고속 승진을 통해 동양의 후계자로 대내외에 알려졌다. 그러나 후계자의 길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이 창업주는 타계하는 날까지 두 사위와 작은 딸에게 이론과 실전으로 혹독한 경영자 수업을 시켰다. 현 회장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국제금융을 전공한 이후, 이 창업주로부터 직접 경영수업을 받았다. 낮에는 현장을 같이 누비며 실전과도 같은 수업을 받았고, 밤에는 새벽까지 수십년동안 쌓아온 이 창업주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이 창업주의 경영수업은 이틀 정도 잠을 안재우는 일이 허다할 정도로 강도가 높았다. 이화경 사장은 동양제과(현 오리온)에서 인턴사원으로 일을 시작했으며, 담철곤 회장도 유학을 마친 후 동양시멘트 구매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 창업주는 ‘경영자가 되려면 기본부터 충실해야 한다.’며 두 사람 모두 구매부로 발령냈다. 이후 이 사장은 영업부를 제외한 각 부서를 돌며 업무를 익혔다. 특히 마케팅담당 시절엔 획기적이고 신선한 광고로 광고담당자들을 놀라게 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초코파이의 ‘정(情) 시리즈’ 광고다. 그는 입사 26년만에 오리온그룹의 외식과 엔터테인먼트사업을 담당하는 CEO에 올랐다. 이 사장은 최근 경제전문지 포브스코리아가 발표한 한국의 여성부호 50인 가운데 8위(1652억원)에 올랐다. 담 회장도 81년부터 동양제과로 자리를 옮겨 구매부장과 사업, 관리, 영업 상무 등을 거치며 89년 동양제과 CEO에 올랐다. ●동양·오리온의 분가 이 창업주가 1989년 타계한 이후 동양의 경영권은 가족간 협의를 통해 맏사위인 현 회장이 승계했고, 둘째 사위인 담 회장은 동양제과를 맡았다. 현 회장과 담 회장은 13년간 각각 시멘트·금융, 제과·엔터테인먼트 등의 사업영역에서 독자 경영을 해왔다. 이 때문에 사위간에 기업 분할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여기에 동양제과가 영상미디어 분야에 투자와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30대 기업집단으로 제한을 많이 받아 계열분리가 빨라졌다. 동양제과는 2001년 9월1일 동양에서 분가했다. 동양그룹 32개 계열사 가운데 제과와 엔터테인먼트 계열의 16개사가 떨어져 나간 것이다. 그러나 동양과 오리온(옛 동양제과)은 여전히 그룹 CI(기업이미지)를 함께 사용할 정도로 뿌리에 대한 깊은 유대감을 이어가고 있다. 현 회장은 “동양과 오리온의 분가는 미래 지향적인 경영을 위해서이며, 한 뿌리에서 나온 두 그룹이 한국경제의 거목으로 성장하기 위해 가지를 펼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계열분리 이후 동양은 금융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증권·종금·투신업을 아우르는 종합금융사로 거듭났으며, 동양생명은 6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동양은 현재 제조업 6개사, 금융 7개사로 총자산은 15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조 300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그룹은 케이블 방송과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해 계열사를 26개사로 늘렸다. 지난해 매출액 1조 5300억원을 올렸다. 특히 미디어플렉스의 극장사업체인 메가박스는 전국에 117개 스크린을 확보하며 최고의 영화관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영화투자 배급사인 쇼박스는 ‘말아톤’과 ‘웰컴투 동막골’,‘가문의 위기’ 등을 잇달아 흥행시켜 설립 3년만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여기에 베니건스를 중심으로 한 외식사업과 편의점 사업체인 바이더웨이 등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오리온의 대표 CEO 노영인(59) 동양시멘트 사장은 30여년을 시멘트업계에 종사한 산증인이다.98년 동양시멘트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외환위기 한파를 수출로 돌파했다. 그동안 시멘트 수출은 채산성이 안 맞고, 선진국의 품질검사가 까다로워 시늉만 내왔다. 그러나 노 사장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밀어붙여 99년에는 창사이래 최대 물량인 171만t을 세계 각국으로 수출했다. 덕분에 579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기나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노 사장은 동양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동양메이저의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박중진(54) 동양종합금융증권 부회장은 금융업계에선 신사로 통한다. 친근한 말투가 트레이드 마크. 그는 조지워싱턴대 MBA 출신으로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자격증을 갖고 있다.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동양증권과 동양생명, 동양종금을 거치며 10년이상 실전 금융을 익혔다. 윤여헌(57) 동양생명 사장은 행시 14회 출신으로 건설부와 재무부를 거쳐 95년 동양에 합류했다. 윤 사장은 겉치레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내실형’ 스타일이다. 철저한 손익 위주의 경영을 선호한다. 오리온그룹을 이끄는 전문 경영인으로는 김상우(48) 오리온 대표이사를 꼽을 수 있다. 김 대표는 1987년 오리온(옛 동양제과)에 입사한 이후 줄곧 마케팅 분야를 맡았다. 농심이 장악한 국내 스낵시장에 포카칩과 스윙칩 등을 출시해 오리온의 돌풍을 일으켰다. 오일호(53) 스포츠토토 사장은 1987년 오리온 마케팅부 과장으로 입사해 오리온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004년엔 스포츠토토 사령탑을 맡아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초기 난관을 극복했다. 특히 가라앉은 ‘토토´를 최근 ‘토토 붐´으로 확산시킨 것은 그의 공이 컸다는 평이다. golders@seoul.co.kr ■ 창업주 두딸 이혜경·화경씨 ‘닮은 듯 닮지 않은 두 자매.’ 이혜경(53) 동양매직 고문은 국내 ‘재벌가(家)의 딸’들이 그러하듯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전공(이화여대 미대)을 살려 동양매직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가정에 더 충실한 편이다. 그러면서도 장녀로서 모친인 이관희(서남재단 이사장) 여사를 도와 부친의 뜻을 기리는 서남재단의 이사로서 사회봉사 활동에 적극적이다. 반면 이화경(49) 오리온 사장은 1975년 동양제과(현 오리온)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밑바닥을 두루 거친 뒤 26년만에 오리온 사장에 올랐다. 약력에서 알 수 있듯 이 사장은 그동안 ‘경영자의 길’을 걸어왔다. 언니와는 다르게 ‘바깥 일’을 더 중시한다. 이 때문에 자매를 잘 아는 지인들은 보통 언니를 ‘살림꾼’으로, 동생을 ‘여장부’로 부른다. 이 고문은 소박하면서 다정다감하다. 살림을 손수 챙기며, 요리 실력이 수준급이다. 미술 감각을 살려 실내 장식과 정원 등은 손수 꾸민다. 또 혼자서 곧잘 동대문 시장에 나가 살림 도구나 가족 옷을 산다. 자녀 교육에도 각별한 정성을 쏟는다.1남3녀를 모두 미국의 명문 대학인 스탠퍼드대에 진학시킨 것은 이 고문의 노력과 관심 덕분이다. 이 고문은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한때 사회활동을 극도로 자제했으며, 수년간 미국에 머물며 자녀 뒷바라지를 했다. 현 회장도 틈틈이 아이들의 영어와 수학을 직접 가르쳤다. 막내딸 행담씨가 올해 대학에 들어가면서 이 고문은 건강 관리를 위해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이 사장은 경영인, 아내, 엄마의 ‘1인3역’을 소화하느라 늘 시간에 쫓긴다. 그렇다고 어느 하나 소홀한 법이 없다. 자녀(1남1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업무 외의 약속은 잡지 않는다. 경영인으로서 이 사장은 어떨까. 호탕하고 도전정신이 강해 부친을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간 현대경영이 2003년 8월 100대 기업 비서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세대 여비서들이 모시고 싶은 CEO’에 뽑히기도 했다. 그만큼 업무상의 유연함과 직원 배려가 돋보인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인턴사원으로 출발해 구매부, 조사부, 마케팅부 등 주요 부서를 거쳐 누구보다 현장 분위기와 실무진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오리온의 외식 및 엔터테인먼트 계열사 직원들은 이 사장을 열정적인 CEO로 평가한다. 이 사장이 전담하는 계열사는 온미디어와 미디어플렉스, 외식 사업부문인 롸이즈온 등 3개사. 일주일을 나눠 각각의 회사에 출근한다. 이 사장은 현장 경영을 중시한다. 직원들과 직접 회의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며, 영화사업을 담당하는 CEO로서 때로는 서울 삼성동의 메가박스에서 하루종일 영화를 보기도 한다. 이 사장은 “내가 재밌고, 감동을 받아야 관객들에게 권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golders@seoul.co.kr ■ 두 CEO 경영스타일 비교 ‘외유내강 VS 실용주의’ 사위들이 경영권을 승계하다 보니 현재현(56) 동양 회장과 담철곤(50) 오리온 회장은 곧잘 비교의 대상이 된다. 재계 안팎에선 현 회장을 선 굵은 외유내강형으로, 담 회장을 철저한 실용주의형으로 분류한다. 기업의 성장세로는 담 회장의 오리온이 빠르다.1989년 매출액 1360억원에 불과했던 동양제과(현 오리온)를 지난해 1조 5300억원으로 10배 이상 키운 것은 신규 사업을 진두지휘한 담 회장의 공이 크다. 현 회장은 오리온이 분가한 이후 그룹 구조조정에 매진했다. 금융계열사를 통합, 매각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이 덕분에 1000%를 웃돌았던 부채비율은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진입했다. 상대적으로 그룹의 외적 성장은 더디었지만 속은 눈에 띄게 알차졌다. 현 회장은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과시하며, 재계의 ‘스타 CEO’로 떠올랐다.CEO 서밋 의장으로서 각국 CEO(최고경영자)들과 토론 및 기자회견을 깔끔하게 소화해 화제가 됐다. 그는 이처럼 남들이 멍석을 깔아주지 않는 한 자신의 진면목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외유내강형 CEO로 불리는 까닭이기도 하다. 현 회장은 화를 내지 않는다. 늘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다. 그룹 총수가 화를 내서 임직원들의 기를 꺾으면 차후 일 진행이 쉽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대신 원칙에 따라 결정된 내용은 남들이 주저해도 과감하게 추진한다. 현 회장이 경영자로서 평가받은 첫 사업은 1984년 일국증권(현 동양종합금융증권) 인수다. 당시만 해도 증권사는 대형사고와 부실경영의 대명사로 인식됐던 터라 임직원들의 증권사 인수 반대는 만만치 않았다. 그렇지만 현 회장은 자본금 20억원에 지점이 덜렁 하나뿐인 일국증권을 불과 5년만에 10대 증권사로 키워냈다. 이를 계기로 동양은 30년간 지속된 시멘트와 제과 사업에서 탈피해 금융업 중심으로 업종 다변화를 일궈냈다. 현 회장의 취미는 바둑. 중학교 시절 바둑을 배워 고등학교 때는 적수가 없을 정도였고, 대학 때는 교내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을 했다. 장수영 9단에 2점으로 버티는 아마 고수다. 현 회장의 고교·대학 동기들은 그를 ‘티없는 친구’로 기억한다.“품성이 맑고 깨끗하며 원만할 뿐 아니라 일처리까지 깔끔하다.”는 것이다. 담철곤 회장은 실용주의자이자 ‘일벌레’라는 평가를 받는다. 요즘도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골프를 치지 않는다. 대신 스키 등 다이내믹한 스포츠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냉혹한 스타일도 아니다. 직원들은 잔정이 많은 CEO라고 얘기한다. 한 임원의 설명이다.“부장 시절에 기획안을 제출했다가 담 회장으로부터 ‘이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그 다음날 회장으로부터 휴대전화가 왔습니다.‘다시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다’는 내용이었죠. 직원의 기를 꺾지 않으려는 회장의 배려였지요.” 담 회장은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90년대 초반에는 20대 중심의 신규 사업팀을 구성한 뒤 수십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여러 분야의 사업에 진출해 쓴맛을 많이 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훗날 오리온의 케이블 TV사업과 극장·외식사업 등으로 진출해 현재의 그룹 규모를 갖추는데 일조했다. 담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잘 엮는다. 국내 제과사들이 90년대 안방시장에 안주하며 저성장의 어려움을 겪을 당시,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오리온의 고성장을 주도했다.2003년엔 남들이 모두 망했다고 평한 체육복표 사업체 스포츠토토를 인수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꿔 놓고 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수도권 서북부 아파트 시황] 매매가 하락폭 줄고 전세가는 상승세 둔화

    [수도권 서북부 아파트 시황] 매매가 하락폭 줄고 전세가는 상승세 둔화

    수도권 서북부지역 아파트값은 관망세를 보이면서 하락폭이 줄었다. 의정부, 남양주·양주지역만 약간 상승했다. 전세가 상승폭도 둔화됐다. 인천시 아파트값은 0.32% 내렸고, 전세가는 0.07% 올랐다. 계양구 작전동 뉴서울 17평형 시세가 500만원 정도 빠졌고 연수구 동춘동 풍림아이원 33평형 전세가는 1000만원 정도 올랐다. 부천은 매매가격이 0.01%, 전세가는 0.19% 상승했다. 고양시 매매가격은 0.02% 빠졌고, 전세가는 0.26% 올랐다. 탄현동 대림 59평형 매매가는 4000만원 정도 올랐지만 행신동 주공 24평형은 1000만원 안팎 내렸다. 파주시는 큰 변동이 없다. 의정부는 매매가는 0.15% 올랐고 전세가는 0.09% 내렸다. 금오동 주공그린3단지 25평 매매가가 1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양주·남양주는 매매가 0.07%, 전세가는 0.23% 상승했다. 호평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는 2000만원 정도 올랐고, 중흥클래스 33평형 전세가도 500만원 정도 올랐다. 구리시 매매가는 0.08% 내렸고, 전세가는 0.18% 상승했다. 인창동 삼보 35평형 전세가격이 500만원 정도 올랐다. 이연순 한국감정원 부동산정보조사부 과장 ●조사일자 2005년 11월22일
  • 청약저축 가입자에 ‘희소식’

    청약저축 가입자라면 연말 수도권에서 쏟아지는 주택공사 공공분양·임대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한다. 고양 행신지구 등 인기 택지지구에서 공급되는 공공분양·임대 아파트가 무려 4000여 가구에 이른다. 공공분양 아파트의 경우 택지지구에 들어서지만 원가연동제가 적용되지 않아 입주 즉시 팔 수 있다. 부천 여월지구에서 분양된 주공 뜨란채 아파트의 경우 29∼33평형 899가구가 모두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주공에 따르면 이달 말 경기도 고양시 행신2지구에서 32평형 968가구를 분양한다. 고양시 덕양구 행신·도내동 일대 22만 7000평에 들어서는 행신2지구는 수도권 택지지구 중에서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택지지구 중 하나다. 인천 동양지구에서도 23평형 478가구를 내놓는다. 다음 달에는 성남 도촌지구에서는 29∼32평형 408가구를 분양한다. 도촌지구는 분당과 성남 중간지점에 있는 택지지구로 입지가 빼어나다. 남양주 가운지구에서도 연말께 29∼33평형 1042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동탄 신도시에서는 경기지방공사가 30평형 714가구,32평형 382가구 등 1096가구를 다음 달 초 분양할 예정이다. 공공분양 및 임대아파트는 청약저축에 가입한 무주택가구주만 청약할 수 있다. 수도권의 20만평 이상의 택지지구는 지역 거주자에 30%가 우선 공급되고 나머지 70%가 청약 1순위자에게 배정된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APEC] 스타CEO 탄생

    부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을 계기로 스타 CEO(최고경영자)들이 탄생했다. 이번 APEC 기간에 경영인 관련 모임으로는 CEO 서밋과 기업인자문위원회(ABAC)가 열렸다.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CEO들은 시종 유창한 영어로 각종 회의를 주재하거나 토론에 참여하는 역량을 과시했다.CEO 서밋의 의장을 맡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김신배 SKT 사장 등이 주인공들이다.●현재현 회장, 최고 스타로 떠올라 이번 APEC의 최고 스타는 현 회장이라는 것이 행사를 지켜본 참석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현 회장은 그동안 언론과의 인터뷰 등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자제해 그의 면모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현 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인 이양구 회장의 큰 딸인 이혜경씨의 남편으로 부산지검 검사로 재직하다 지난 77년 동양시멘트 이사를 시작으로 경영인으로 변신했다. 회사에서 경영수업을 받는 것과 병행해 미국 스탠퍼드대로 건너가 81년 경영학 석사를 받는 등 현실경영과 경영이론을 겸비하는 데 주력했다. 현 회장은 유학시절에 갈고 닦은 영어실력을 꾸준히 유지해 이번 APEC회의에서 경영인들의 ‘총수’로 올라서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14일부터 열린 기업인자문위원회를 시작으로 각종 회의에서 줄곧 영어로 회의를 주재하고 기자회견을 했다.현 회장은 일본어도 능통해 89년 일본 주거래 회사에서 회장 취임사를 보내달라는 부탁을 받고 직접 일본어 원고를 작성했을 정도로 외국어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최태원 회장, 최대 성과 누려 SK㈜ 최태원 회장은 지난 17일 세션에서 기조 연설자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을 소개하고 30분간 개별 면담했다.최 회장은 후진타오 주석에게 에너지 및 통신사업 분야 투자 계획 등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SK는 50만달러를 내고 중국 주석 소개권과 단독 면담 기회를 얻었다. 최 회장은 후진타오 주석 이외에도 유창한 영어실력을 무기로 회사 비즈니스와 관련있는 정상들을 찾았다. 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과 쩐 득 르엉 베트남 주석을 찾아가 통신, 유전개발 사업과 관련해 협조를 구하는 등 이번 CEO 서밋을 통해 가장 활발한 비즈니스를 벌인 CEO로 꼽힌다. 이밖에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에너지안보와 세계경제’라는 주제의 세션에서 중국 경영인들과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또 김신배 SKT 사장은 ‘중국의 경제성장과 APEC 지역경제’, 윤종록 KT전무는 ‘정보통신과 지식기반 경제’라는 세션에서 패널리스트로 토론에 참여해 외국 경영인들과 ‘입심 경쟁’을 벌여 ‘차세대 CEO’로 주목을 받았다.부산 특별취재단
  • [부고]

    ●홍승덕(전 남양지공 회장)씨 별세 건화(전 남양지공 사장)정화(바이오트랩 〃)성화(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주화(유진 대표)씨 부친상 이용우(삼성증권 상무이사)조양구(한국표준과학연구소 부장)씨 빙부상 1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410-6915●송영복(전 대산초등학교 교사)성복(전 국방연구원 실장)은복(김해 시장)씨 모친상 17일 부산 침례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51)583-8914●손희용(전 롯데제과 전무·전 농심라면 상무)씨 별세 원교(신영의원 원장)진교(약사)씨 부친상 유영상(유영상이비인후과의원 원장)이인섭(이인섭안과의원 〃)김기욱(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교수)씨 빙부상 1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8일 오전 9시 (02)3010-2268●유찬수(국가보훈처 의료지원과장)씨 상배 16일 구로성심병원, 발인 18일 오전 11시 (02)2067-1745●이창호(모기지코리아 대리)씨 부친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02)3010-2266●권혁붕(시흥양조장 대표)씨 모친상 1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3010-2236●박철현(Asahi-Tech 과장)씨 모친상 안해웅(Asahi-Tech 대표)씨 빙모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30분 (02)3010-2294●이상수(인덕대 교수)씨 모친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010-2264 ●안선교(대한야구협회 경기이사)씨 빙모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410-6909●이정휘(옥성종합건설 대표)씨 모친상 16일 전북 김제 새만금장례식장, 발인 19일 오전 8시30분 (063)545-0007●이기창(전 제일은행 역삼역지점장)기문(삼중시스템 대표)씨 모친상 백남흥(백우 대표)씨 빙모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50분 (02)3410-6911
  • 인천 동양지구 국민임대아파트 공급

    인천 동양지구 국민임대아파트 공급

    주택공사는 인천 계양구 동양지구에서 국민임대아파트(조감도) 292가구를 공급한다.21∼24평형이고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는 21평형이 1780만원에 18만 5000원,24평형은 2310만원에 22만 8000원.2006년 10월 입주 예정. 무주택세대주로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217만 9350원 이하인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자격이 주어진다.1588-9082.
  • [초대석] 박장규 용산구청장

    [초대석] 박장규 용산구청장

    “사회복지법인 용산 상희원(常喜苑)에 10억원 이상을 기부한 구민이 세상을 뜨게 되면 구민장으로 장례를 치르도록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복지 용산’을 구현하고, 바람직한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 서울 용산구 박장규 구청장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부와 자원봉사를 강조한다. 재산이 많은 사업가나 유력 인사를 만날 때에는 재산의 일부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내놓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구민장을 치를 수 있도록 특별조례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 10억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은 용산상희원 이병두 이사장이다. 이 이사장은 상희원 설립자본금으로 강원 화천군·경기 양평군·전남 구례군에 있는 임야 17만평과 서울 양재동·인천 구월동에 있는 대지 234평 등 시가 18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기부했다. 이 때문에 박 구청장은 이병두 이사장을 두고 ‘구민장 1호 인물’이라고 부른다. “구청장이 직접 나서서 사업가들에게 기부하라고 하면 아마도 ‘반협박’수준으로 들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기부를 통해 사업가들은 구민의 신망을 얻고 가난한 이웃들은 사랑을 받게 됩니다. 이것이 ‘복지 용산’의 시작입니다.” 기부는 꼭 재산이 많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박 구청장은 평범한 구민들은 자원봉사를 통해 또 다른 형태의 기부를 할 수 있도록 봉사의 장(場)을 펼쳐주고 있다. 5만 포기의 김치를 담그는 국내 최대 규모인 ‘2005 사랑의 김장 담그기’행사에도 3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가해 사랑을 전파하는 데 여념이 없다. 자원봉사자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역할은 박 구청장의 몫이다. 직접 김장을 담그는 장소인 용산구 갈월동 옛 수도여고 운동장에 들러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격려하는 것은 필수코스다. 또 김장 재료인 배추와 무 등을 생산해 실어나르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산구 주말농장’에도 짬을 내 들러야 한다. 5000여평 규모의 밭에서 배추 5만포기를 생산해 내는 ‘용산구 주말농장’은 용산상희원 이병두 회장이 무상으로 용산구에 임대해 준 곳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배추도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기른 것이다. 박 구청장은 “‘사랑의 김장 담그기’행사를 매년 해 오고 있지만, 여론이 행사 당일 김치 담그는 모습에만 너무 집중되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면서 “기부를 통해 조성된 배추밭, 자원봉사자들의 손으로 키운 배추, 김치담그기, 불우 이웃에게 김치 전달 등 1년 내내 진행되는 모든 과정이 봉사의 연속”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진척없는 인천 환경보전사업

    인천시가 추진중인 환경보전사업들이 주민들의 계속되는 민원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시는 1년이 넘게 옹진군 영흥도와 선재도 연안 습지 33㎢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할 예정이지만 주민들의 반대 여론에 밀려 아직까지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어장진입로·선박수리소·축제식양식장 등 각종 개발사업 제약과 어업면허기간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더라도 어민들의 어업활동은 전혀 제약을 받지 않고 오히려 각종 보호사업을 위한 국고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다.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전북 무안 습지에는 국고와 지방비를 포함해 100억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한편 2003년 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고시된 옹진군 북도면 장봉도 주민들은 영흥·선재도 주민들과 달리 관광상품으로 활용 소득증대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적극 찬성했다. 생태보전지역 지정도 초기단계부터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시는 ‘자연환경조사 및 보전실천계획’를 토대로 계양구 계양산과 중구 무의도 호룡곡산 등지의 습지 3곳을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이웃사랑 듬뿍 ‘값진 金치’

    서울 자치구들이 어렵게 사는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돕는 ‘사랑의 김장김치 담그기’에 나선다. 기생충 알 파동과 경제난 속에서 ‘금치’가 된 김치 때문에 더 어려워진 이웃들에게 값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구(구청장 성낙합)는 오는 14∼16일 구청 광장에서 배추 2만여포기를 버무리는 릴레이 행사를 벌인다. 공무원 부인 400여명과, 중구 ‘1직원 1가정 보살피기’에 동참한 관내 LG카드 사장 등 임직원 150여명이 소매를 걷어붙인다. 배추는 중구 광희동 독지가가 경기도 파주군 장단면 청정농장에서 직접 수확한 2500여포기,LG카드와 결연한 충남 태안군 소원면 농협에서 구매한 2500여포기나 포함돼 따스함을 더하게 됐다. 먼저 14일엔 중구청과 LG 직원들이 파주로 달려가 배추를 뽑고 양념 등 재료를 옮겨온다. 이튿날에는 중구청 직원과 부인들, 자원봉사자,LG 직원들이 나서서 밤 10∼11시까지 다듬기, 절이기, 속 준비, 절인배추 뒤집기 등을 한다. 16일엔 절인배추에 속을 넣고 포장한 뒤 15개 동별로 배달한다. 이어 29∼30일에는 복지관 등이 김장 담그기를 한다. 유락사회복지관과 신당·약수노인복지관, 새마을부녀회가 배추 7000여포기를 절인다. 송파구(구청장 이유택)는 12∼15일 관내 마천동 ‘소나무가족봉사단 주말농장’에서 행사를 갖는다. 사랑의 배추 1만여포기를 절이는 이번 행사엔 학부모 지도봉사단과 퍼시스 봉사단 등 4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가한다.12∼13일은 수확하고 씻고 소금물에 담그는 날이다. 마지막날에는 1t가량의 김치를 관내 홀로사는 노인 및 저소득가정 100가구에 전한다. 새마을부녀회와 아동위원협의회, 방위협의회 등 직능단체도 15∼18일 1만여포기를 계획하고 있다. 이 김장김치는 화훼마을, 개미마을, 신아재활원 등 1300여가구에 전달한다. 해마다 전국 최대를 뽐내는 용산구(구청장 박장규)도 사회복지법인 상희원(이사장 이병두)과 함께 13∼16일 후암동 옛 수도여고 운동장에서 자그마치 4만여포기를 담그는 ‘사랑의 김장김치 축제’를 벌인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현천리에서 운영하고 있는 3000평 규모의 주말농장에서 가꾼 무 1만 3000여개가 들어간다. 김장김치는 저소득층 및 틈새계층 4888가구에 15㎏, 사회복지시설 20곳에 78㎏, 경로당 127곳에 각각 60㎏씩 차례로 주어진다. 동원되는 연인원만 해도 여성단체연합회와 녹색어머니회 등 5000여명에 이른다. 용산구 행사에는 보광어린이집 등 29곳에서 지내는 유치원생 600여명과 미8군 장병 부인들, 제218연대 군인들도 힘을 보태 뜻 깊다. 무 채썰기, 잘 자란 배추와 닮은 얼굴을 겨루는 배추 아줌마 선발대회 등 이벤트도 눈길을 끌 듯하다.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도 17일 오전 9시부터 양천문화회관 분수광장에서 ‘사랑의 김장나누기’를 펼친다. 관내 11개 여성단체 회원들과 자원봉사자 등 150명이 참가해 야채 손질 및 배추 세척, 김장 담그기에서 전달까지 함께 하면서 따뜻한 정을 나눌 예정이다. 행사에는 2100포기를 담근다. 소년·소녀가장, 중증장애인 등 모두 693가구에 6㎏씩 전달한다. 송한수 김기용기자 onekor@seoul.co.kr
  • [조영증의 킥오프] 은퇴 김태영에 대한 헌사

    지난 6일 전남 광양구장에서는 많은 관중의 기립박수 속에서 23년 동안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나는 전남 김태영의 은퇴식이 있었다. 그 곳에서는 김태영에게 바치는 두곡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노래한 ‘Hope(그룹 NEXT)’와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회고한 ‘My way’였다. 무표정한 얼굴로 전투를 치르는 아파치 전사처럼 강렬한 몸싸움으로 상대 공격수를 괴롭히던 김태영에게 팬들은 ‘아파치’라는 영예를 부여했다. 투혼과 열정의 대명사였던 그는 11년 250경기를 치르는 동안 국내 무대에서 우승 한 번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만큼은 달랐다.1992년부터 2004년까지 국가의 부름을 받고 A매치 101경기를 훌륭히 치렀고 98년과 2002년에는 잇따라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또 2004년 7월에는 A매치 100번째 출전으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하는 등 불세출의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코뼈가 함몰되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태극무늬 마스크를 쓰고 출장, 한국축구 4강 신화를 이룩하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필자 역시 몸싸움을 잘하고 최선을 다하는 김태영의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더이상 볼 수 없어 무척 아쉽다. 하지만 그동안 힘들었던 고난의 세월을 다 이겨내고 후회 없이 축구선수로서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배 김태영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다. 이제 선수생활을 마감한 김태영은 축구인생의 후반전인 지도자 길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필자가 주 강사인 21일부터 시작되는 2급 지도자 교육을 통해 지도자의 첫발을 내디디게 된다. 지도자의 길 역시 선수생활 못지않게 힘들고 험난하다. 선수일 때에는 육체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반면, 지도자는 많은 정신적인 고통이 수반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내와 풍부한 경험, 그리고 지도자로서 겸비해야 될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식을 쌓기 위하여 무한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 그가 트랙을 돌며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 많은 팬들이 보낸 박수는 선수로서 은퇴하지만 지도자로서의 성공을 기원하는 격려의 의미도 포함됐을 것이다. 이제 첫발을 내디디는 ‘지도자 김태영’은 어떠한 어려움도 꿋꿋하게 이겨내며 선수 시절 보여줬던 그 특유의 뚝심과 인내심을 가지고 대한민국축구를 짊어질 또 한 명의 훌륭한 지도자로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youngj-cho@hanmail.net
  • 대안학교도 혐오시설?

    일산신도시 외곽 마을에 들어선 대안학교를 두고 주민들과 학교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주민들은 ‘주거환경과 자녀교육에 미칠 악영향’을 들어 떠나줄 것을 주장하고, 학교측은 ‘대안학교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입장이다. 9일 경기도 고양시에 따르면 고양자유학교(교장 이철국)가 최근 고양시 덕양구 고봉동 3통 지역 녹지에 건물 2동을 지어 개교,37명의 초등학생들이 수업을 시작했다. 지난 2002년 덕양구 삼송동에서 설립된 고양자유학교는 지난 2002년 개교, 최근 대장동 전세 학교건물의 임대계약 기간이 끝나자 전세건물을 전전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공동 부담해 땅을 사고 새 교사를 신축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청년회를 중심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 자유학교 이전 반대 입장을 시에 전달했다. 이영욱 고봉동 3통장은 “불량학생들이 포함된 대안학교가 400여가구의 마을 가운데 들어서 마을 어린이들과의 다툼이나 소음 등 피해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유학교 교장 이씨는 “인간성회복과 체험학습에 중점을 두는 대안학교의 특성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저학년 초등생이 대부분인 재학생들이 불량학생일 수 없으며 부모들이 대안학교를 선택했을 뿐 학습지진아들도 아니다.”며 주민들의 이해를 요청했다. 고양시는 교사로 쓰이는 건물이 주택용도로 산지전용허가를 얻어 교육용 건물로 불법 용도변경된 사실을 들어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산지관리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그러나 학교측은 “현행법상 초등학생 대상 대안학교는 중·고교와 달리 인가 대상이 아니어서 주택으로 신축할 수밖에 없었다.”며 초등과정 대안학교도 관련법 개정으로 내년 3월부터 인가가 가능한 만큼 추후 산지전용변경허가를 얻겠다는 입장이다.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프로축구2005] 인천 창단 첫 PO 직행

    ‘프로축구 막내 구단’ 인천이 창단 2년 만에 플레이오프(PO) 티켓을 거머쥐었다. 인천은 6일 광양구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41분 라돈치치의 극적인 페널티킥 골이 터지면서 전남을 1-0으로 꺾고 전·후기 통합 승점 45점으로 오는 9일 광주와의 마지막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자력으로 4강 PO에 진출하게 됐다. 슈팅수 5대12가 말해주듯 전남에 밀렸지만 ‘킬러 본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라돈치치가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 무서운 돌파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장외룡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전기리그에서 부산에 이어 아깝게 2위를 차지했고, 후기리그에서도 최소 3위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안정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또한 벼랑 끝에 몰렸던 부천은 꺼져가는 듯하던 PO행 티켓 획득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부천은 부산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12분 터진 고기구(25)의 귀중한 헤딩 결승골로 부산을 1-0으로 꺾고 승점 25점으로 이날 울산과 비기면서 위태로운 선두를 지킨 성남(26점)을 바짝 뒤쫓았다.부천은 전·후기 통합 승점 41점으로 통합 순위에서도 인천(43점), 성남(42점)에 이어 3위로 뛰어올라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수 있게 됐다. 부천은 ‘유일한 PO 진출팀’인 부산을 맞아 일진일퇴의 공방을 계속하던 후반 12분 왼쪽에서 이상홍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고기구가 페널티구역 오른쪽에서 솟구쳐 올라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최근 부천의 4연승이자 티켓에 한 걸음 더 가깝게 이끈 결승골. 반면 이날 승리했다면 마지막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후기우승을 결정지으며 PO 티켓을 얻을 수 있었던 성남은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쳐 포항을 상대로 마지막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한편 프로축구 혼전 양상에 대한 긴장감 탓인지 이날 치러진 6경기에서 부천과 인천만 승부를 갈랐을 뿐 나머지 경기는 모두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했을 정도로 극심한 골가뭄을 겪었다.K-리그 한 라운드 최소골(종전 2003년 9월24일 6경기 6골) 기록을 갈아치웠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임영숙칼럼] ‘여우를 찾습니다’

    [임영숙칼럼] ‘여우를 찾습니다’

    사슴가족과 마주쳤습니다. 산자락을 끼고 도는 시골길을 자동차로 달리던 중이었습니다. 사슴이 출몰하니 조심하라는 표지판이 설치된 길이었습니다. 저만큼 앞서 사슴이 길을 건너는 것을 보며 자동차를 세웠습니다. 어미 사슴을 따라 새끼 사슴 세마리가 길을 건너 해 저문 들판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다음 순간 우리 일행이 관찰 당하는 쪽이 되고 말았습니다. 새끼 사슴이 모두 길을 건넌 것을 확인한 어미 사슴이 고개를 돌려 우리 쪽을 한동안 쳐다 보는 것이었습니다. 경북 의성군 중앙고속도로에서 멧돼지 새끼 다섯마리가 자동차에 치여 숨졌다는 보도를 보고 10여년전 미국 동부 지역에서 겪은 일이 떠 올랐습니다. 멧돼지 새끼들과 충돌한 자동차 운전자는 얼마나 놀랐을까요. 차량통행이 적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만도 다행입니다. 그러나 사람과 야생동물이 그런식으로 마주치게 된 것이 안타깝습니다. 지난 1년동안 지리산 일대 4개 도로에서만 차량사고로 죽은 야생동물이 3000마리에 가깝다지요. 길을 너무 많이 만들고 야생동물이 지나갈 수 있는 생태통로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탓이랍니다. 최근 한달사이 네번씩이나 벌어진 서울의 멧돼지 출현소동도 그렇습니다. 분명 도심의 멧돼지는 문명속의 야만입니다. 아파트 주차장까지 휘젓고 다닌 멧돼지가 놀라움을 넘어 공포감을 안겨준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더라도 인간이 길 잃은 멧돼지를 잡는데 ‘이토록 서툴어서야’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10월 환경운동단체 생명의 숲이 마련한 ‘양구 생태기행’에 참여했습니다. 소양호 선착장에 내리자 ‘여우를 찾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길가에 걸려 있었습니다. 작년 봄 죽은 여우 한마리가 양구에서 발견됐답니다. 지리산에서 여우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지 26년만이었습니다. 이에 양구의 환경단체 산사모(산양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여우 찾기에 나선 것입니다. 여우가 살아 있을 것으로 확신한 양구군은 천연기념물인 산양 증식에 이어 여우 증식사업을 벌일 계획이랍니다. 양구는 자연생태계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비무장지대(DMZ)와 민통선 면적이 전체의 7분의1을 차지하는 곳입니다. 역사적으로는 고통스러운 민족의 상처를 안고 있지만 생태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금강산 가는 길목에 자리한, 천연기념물 열목어의 최대서식지 두타연에서 우리 일행은 말을 잃었습니다. 인적이 드문 새벽녘 두타연 계곡에서 산양과 사향노루, 여우와 고라니가 노니는 모습도 상상해 보았습니다. 땅속에 묻힌 지뢰 때문에 50여년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숲속엔 이미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스라소니, 표범과 반달가슴곰이 살아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내금강에서 발원해 파로호로 흘러들어가는 수입천은 요즘은 보기 힘든, 하천의 원래 모습을 간직한 아름다운 강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양구군의 야생동물 피해 대책이었습니다.3년전부터 야생동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3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서 전액 보상해주고 있답니다. 예산 범위를 넘어선 피해농가엔 전기철책선을 설치해 주고요. 양구에서처럼 사람과 야생이 공존할 수는 없을까요? 사실 멧돼지 소동은 우리 생태환경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헐벗은 민둥산을 50년만에 울창한 숲으로 바꾸었듯이 DMZ와 민통선 지역을 앞으로 50년동안 고스란히 보존할 수는 없을까요? 생물종다양성, 유전자원이 국력인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논설고문 ysi@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연극> ■갈매기 5~30일 정동극장. 지루하고 어려운 체호프 대신 쉽고 재밌는 체호프를 표방한 새로운 해석의 무대로 지난해 초연 당시 호평을 받은 작품. 몇몇 주역을 제외하고 전년 멤버가 그대로 출연한다. 전훈 연출, 송옥숙 남명렬 김호정 출연.(02)751-1500. ■고양이늪 1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광기와 집착에 사로잡혀 파멸로 치닫는 여인의 이야기. 아일랜드 여성극작가 마리나 카의 대표작으로 국내 초연이다. 한태숙 연출, 서이숙 지현준 공호석 출연.(02)744-7304. ■코끼리 사원에 모이다 4∼27일 동숭아트센터소극장. 각자의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이 동물원에 모여든다. 노동혁 작·남동훈 연출, 박성준 곽자형 출연.(02)764-8760. ■러브레터 12월31일까지 한양레퍼토리시어터. 두 남녀가 일생을 통해 편지를 주고 받으며 엮어가는 사랑이야기.A.R. 거니 작·최형인 연출, 이호재 설경구 최형인 정경순 출연.(02)764-6460. <뮤지컬> ■바리 4~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자신을 던져 병든 나라와 죽어가는 아비를 구한 바리공주 신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가무극. 바리 신화의 드라마틱한 서사에 동서양의 음악과 몸의 언어를 얹었다. 김정숙 작·유희성 연출, 신영숙 홍경수 출연.1588-7890. ■나비의 현기증 4∼13일 극장 용. 연극, 무용, 아크로바트가 결합된 종합예술로 벨기에 서커스극단 페리아 뮤지카의 아시아 초연작.1544-5955. ■헤드윅 무기한 라이브극장. 동독 출신 트랜스젠더 가수의 성 정체성 고민을 풀어낸 록 뮤지컬. 이지나 연출, 송용진 김다현 엄기준 서문탁 출연.1588-7890. ■아이 러브 유 무기한 연강홀. 사랑에 관한 스무개의 에피소드를 엮은 로맨틱 뮤지컬.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오나라 정상훈 출연.(02)501-7888. ■비밀의 정원 12월31일까지 백암아트홀. 역대 뮤지컬 명곡들과 명장면들에 새로운 스토리를 입혔다. 남경주 연출, 최정원 출연.(02)501-7888. <미술> ■필로프린트 판화전 4~10일 서울 현대백화점 미아점 갤러리. 판화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의 모임인 ‘필로프린트’의 18회 정기전. 판화의 저변 확대와 판화미술의 발전을 위해 창작에 열을 올리는 서정화, 김혜경, 신우희, 박성미, 이영기, 장진봉씨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들 작품외에 중국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02)2117-2117. ■백순실전 가을에 딱 어울리는 황토빛의 그림들로 가득찼다. 차(茶)에 대한 애정을 화폭에 담아온 그녀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동다송(東茶頌)시리즈를 선보인다. 소리로 치면 남도 민요가 흘러 나오고, 영화로 치면 서편제를 보는 듯한, 한국적인 미가 물씬 풍긴다.15일 서울 인사동 노화랑.(02)2117-2117. ■박수근가(家) 3대에 걸친 화업의 길 경매를 열면 항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한국 최고의 화가 박수근의 장녀 인숙, 장남 성남, 장손 진흥씨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5일∼2006년2월26일 강원도 양구군 박수근 미술관.(033)480-2655. ■김경렬전 한국의 나무들을 주소재로 하여 우리의 삶을 되새겨 보는 자리. 겨울 시련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매화나무, 넓은 그늘로 쉼터를 만들며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느티나무 등 우리 삶속에 살아있는 나무들을 그린 유화 17점이 전시된다.8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 <클래식>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7~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중후하고 화려한 색채, 폭발적인 사운드로 음악의 제왕으로 불리는 베를린 필의 21년만의 내한 공연. 영국출신 젊은 거장 사이먼 래틀경의 영입으로 새롭게 변신한 베를린 필의 모습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듯. 베토벤의 3번 교향곡 ‘영웅’을 비롯, 서양음악의 걸작품들을 연주한다. 토마스 아데의 ‘아쉴라’는 한국초연.(02)6303-1915. ■정명훈&아시아 연합오케스트라 6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031)729-5615. ■히사이시 조&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O.S.T콘서트 3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031)729-5615. <어린이> ■하마가 난다 11월13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룬 라이트 형제와 조선시대 발명가 정평구의 이야기.(02)382-5477.
  • 박수근 3대, 같고 또 다른 ‘화업의 길’

    너무나 대조가 됐다. ‘한국 미술계의 최고’로 불리는 고 박수근·이중섭 화백의 아들이라는 똑같은 입장이지만 두 자손들의 처지는 확연히 달라졌다. 한쪽은 명예롭게 아버지의 아들로 전시회를 열고, 한쪽은 아버지의 ‘위작 파문’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않은 상황. 미술계의 최대 위작 파문과 관련, 박수근 화백의 장남 성남씨와 이중섭 화백의 차남 태성씨는 이렇게 갈림길에 섰다. 호주에서 살고 있는 박 화백의 장남 성남(58)씨가 ‘박수근가(家)3대에 걸친 화업의 길’이라는 전시회를 위해 최근 한국에 왔다. “제가 보기에도 이중섭 화백의 그림은 가짜인데 그 아들인 태성씨가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아버지 그림을 진짜라고 설명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어요.”그런 모습을 보고 그는 설명회가 끝난 태성씨를 끌어안고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박 화백의 장녀 인숙(61)씨는 그동안 여러차례 개인전을 열었지만 성남씨가 그림을 그려왔다는 사실은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더구나 성남씨의 아들 진흥(33)씨도 인도와 호주에서 그림을 전공하며 화업의 길을 걷고 있는 것도 이번 전시회로 처음 밝혀졌다.2대 화업이야 적지 않지만 딸과 아들, 손자로 이어지는 3대 화업은 드문 경우라 이래저래 이번 전시회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어버님이 고 3때 돌아가셨는데 그 이듬해인 1965년 유작전에 출품된 ‘좌녀’를 보고 너무나 잘그렸다 싶어 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했지요.” 그후 그는 국전에 입선도 하고 전시회도 열며 아버지의 길을 잇는 듯했지만 1986년 호주로 이민을 가는 바람에 세간에서 잊혀졌다.“먹고 살려고 청소업을 했는데 청소기를 돌리면서도 정신적으로는 내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며 일했지요.” 늘 헐벗은 나무와 시장 바닥의 여인들 등 한국적이며 서민적인 소재로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간직한 아버지의 작품과 자신의 작품을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아버지는 배고픈 시대에 살면서 뭔가 담아내야 했기에 칠한데 또 칠하는 덧바르기 미학을 보였지만 저는 모든 것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다보니 덜어냄의 미학을 찾고 있어요.” 그렇지만 성남씨의 매끄러운 그림이 화강암과 같은 오돌도톨한 촉각이 느껴지는 아버지 박수근의 작품과 연장선 위에 있다고 느껴진다. 장녀 인숙씨의 그림은 더욱 그렇다. 아버지의 작품과 많이 닮아 있다. 다만 박수근의 그림이 고향의 흙냄새처럼 정겹다면 박인숙의 그림은 동화적인 만큼 보다 편안하다. 손자 진흥씨의 그림은 박수근의 그림자를 벗어난 듯하다. 이국적인 환경에서 공부하고, 젊은 세대의 감각이 덧대진 때문이리라. 이번 전시회는 11월5일 강원도 양구군 박수근미술관 주변에 건설되는 ‘박수근 마을’의 완공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2년에 공사끝에 완공되는 이곳에는 200평 규모의 전시관과 작가 스튜디오등을 갖추고 있다. 11월5일부터 2월26일까지 박수근미술관(033)480-2655.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공무원 1명당 주민수 최대 23배 차이

    공무원 1명당 주민수 최대 23배 차이

    인구의 도시집중화로 인해 도시와 지방의 공무원 1인당 주민 수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울릉도는 공무원 1명당 28명의 주민을 담당하는 반면, 대구 달서구 공무원은 1명당 655명을 맡고 있다. 무려 23배의 차이가 난다. ●전국 평균 184명… 매년 감소 추세 27일 행정자치부가 파악한 ‘전국 자치단체의 공무원 1인당 담당 주민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로 평균 184명이다. 평균 주민수는 전체 주민 4858만 3805명을 지방공무원 수인 26만 4533명으로 나눈 것이다. 이는 2002년 194명,2003년 189명과 비교할 때 각각 10명,5명이 줄어들었다. 이처럼 공무원 1인당 주민수가 줄어든 것은 낮은 인구 증가율에 비해 공무원 수는 계속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를 광역 자치단체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경기도가 276명으로 가장 많았고 반면 강원도는 99명으로 제일 적었다. 기초자치단체 가운데는 대구 달서구가 65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인천 부평구가 646명으로 2위, 대전 서구가 597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반면 경북 울릉군은 공무원 1인당 28명의 주민만을 맡고 있어 전국에서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이 같은 비율은 2002년 33명,2003년 30명 등으로 매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울릉군의 인구는 2002년 9615명에서 9245명(2003년),9191명(2004년) 등으로 약간씩 줄고 있는 반면, 공무원은 2002년에 291명에서 310명(2003년),332명(2004년)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같은 섬지역인 인천 옹진군이 29명으로 그 뒤를 이었고, 경북 영양군(45명), 강원 양구군(53명), 강원 화천군(55명) 등의 순이었다. 이와 관련, 행자부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인구가 적더라도 최소한의 행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공무원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무원당 담당 주민이 많은 지역은 적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행정 서비스의 질이 떨어져 개선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행정구역 조정으로 불균형 해소해야”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역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생활권이나 행정권이 비슷한 자치단체간 행정구역 통·폐합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하루종일 민원인이 찾지 않더라도 공무원은 있어야 한다.”면서 “행정구역 통·폐합 문제는 생활권 등이 비슷한 지역은 가능할지 몰라도 이질적인 지역을 묶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정부 ‘물부족’ 부풀렸다

    정부 ‘물부족’ 부풀렸다

    지난 2001년 발표된 국가 치수(治水)·이수(利水) 장기계획이 물 수요 예측량을 과다 산정한 ‘엉터리 정책’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당시 계획에 터잡아 전국 12곳에서 추진돼 온 댐 건설사업의 필요성도 근거를 잃게 돼 대부분 사업이 중도 취소될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수정계획을 마련 중이나, 잘못 예측한 미래의 물 수요량을 토대로 댐 건설을 밀어붙였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건설교통부는 2001년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20년)’과 ‘댐건설 장기계획(∼2011)’을 수립하면서 미래의 물 수요량을 터무니없이 부풀려서 예측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9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지속가능한 물관리정책 국정과제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한 통계치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물부족 사태가 갈수록 심화돼 댐 건설 등으로 부족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건교부의)당시 계획은 오류 전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건교부가 2011년까지 짓기로 한 댐 건설 예정지 12곳 중 이미 사업시행 중인 화북댐(경북 군위) 등 3곳을 뺀 나머지는 대부분 취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2001년 작성한 ‘댐건설 장기계획’에서 ▲2011년 예상 물부족량을 18억t으로 산정한 뒤 ▲이중 12억t을 한탄강댐(경기 포천)과 밤성골댐(강원 양구) 등 12개 신규 댐 건설로 확보하고 ▲나머지 6억t은 기존 다목적댐의 연계운영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을 정했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 관계기관이 2001∼2003년까지의 생활·공업용수 등 사용량을 점검한 결과 실제 사용량은 건교부 추정치보다 무려 12억 7000t가량 준 것으로 집계돼 댐 건설은 전혀 불필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섣부른 댐 개발정책에 따른 예산낭비는 물론 지역공동체 와해, 생태계 파괴 등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정부가 자초했다는 비판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업시행 전 단계에 있는 9곳의 댐 건설사업은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갈등을 빚는 등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건교부·환경부·수자원공사·지방자치단체 등을 상대로 실시한 상수도 감사를 최근 마무리하고 조만간 결과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정부 관계자는 “댐 건설의 주요 기초자료로 쓰이는 생활용수 수요량 예측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50년기다린 가을, 양구 여행

    50년기다린 가을, 양구 여행

    비무장지대(DMZ)는 민족의 아픔을 간직한 땅. 이곳에도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왔다. 분단 이후 50년이 넘도록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탓에 오히려 더 아름다운 가을 비경을 뽐내고 있다. 파란 하늘을 빨갛게 수놓은 단풍은 그 옛날 격전지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 강원도 양구는 일반 관광객들이 민통선(민간인 통제선) 안으로 들어가 DMZ의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곳. 특히 민통선에 있는 ‘두타연’은 청정 자연에만 서식하는 희귀 동·식물들의 보고다. 또 을지전망대에 오르면 북녘땅에 붉게 물든 단풍을 감상할 수 있으며,‘펀치볼’이라 불리는 해안면은 아직도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다.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DMZ의 특별한 가을 속으로 초대한다. 글 사진 양구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손때를 타지 않은 생명의 땅 구군 방산면 건솔리 두타현으로 가는 31번 국도에는 가을이 한창이다. 이곳 단풍은 ‘물든다’는 표현 대신 ‘핀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답답했던 가슴도 활짝 열린다. 그동안 어떻게 찌든 도심속에서 살아왔을까 싶을 정도로 시원하다. 양구 읍내를 떠난지 20분. 민통선 지역을 통과하는 고방산 초소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2㎞만 더 올라가면 북녘땅이다. 초소에서 비포장 흙길을 10분쯤 달려 도착한 곳은 두타연. 지난 2003년 6월1일부터 일반 관광객들에게 개방된 곳이다. 두타연으로 가는 길은 북한의 내금강에서 흘러내려오는 수입천 주위의 단풍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안내를 맡은 이창순(62) 문화해설사의 말처럼 단풍잎은 8가지 색으로 빛났다.“이곳 단풍은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품이다. 빨간색을 내는 단풍나무 뿐만 아니라 노란색의 갈당나무, 주황색의 참나무들의 기막힌 조화는 언제 봐도 새롭다.”고 자랑한다. 가는 길목마다 ‘지뢰’라고 쓰인 표지판이 긴장감을 불러일으켰지만 그 속에는 사람의 손때가 전혀 묻지 않은 생물들이 반겼다. 지뢰가 자연의 파수꾼 역할을 한 셈이다. 덜컹거리는 비포장 길은 예산이 없어 포장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마지막 흙길로 남겨놓겠다.”는 주민들의 생각에 따른 것이다. 흙길에 사방 배수로를 깔아 포장도로에 비해 관리비용도 더 든다고 한다. 차를 세운 뒤 길을 내려가자 두타연 폭포가 시원스레 물길을 가른다. 푸른 두타연 바위마다 붉은 단풍과 물이끼가 파랗게 수를 놓았고 연못에는 멸종위기에 있는 열목어가 대량 서식하고 있다. 두타연은 고려 18대 왕인 의종 4년(1850년) 금강산 장안사에서 기도를 하던 희정 스님이 관세음보살을 찾아 내려와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두타연에서는 희정 스님이 관세음보살을 보았다는 보덕굴을 볼 수 있다. 이름은 인근에 있던 두타사라는 사찰과 두레소(용소)라는 옛이름이 합쳐져 두타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두타사는 이름만 남아 있을 뿐 6·25전쟁 등으로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다. 두타연 폭포 위로 올라가면 수입천을 빨갛게 물들인 단풍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 DMZ를 따라 차를 타고 10여분 거슬러 올라가니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이 나온다. 금강산 장안사가 이곳에서 30여㎞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과거에는 양구 주민들이 걸어서 장안사를 다녀왔다고 한다. 또 지금은 북한 땅인 문등리는 양구에서 가장 번화했던 면소재지의 하나로 매년 큰 장이 서던 곳이어서 주민들이 이 길을 따라 걸어갔다고 전해진다. 수입천을 가로지르는 하야교 앞에서 보면 멀리 대우산의 가을 전경이 일품이다. 여기에서 10분쯤 올라가면 나오는 비득재 고개는 6·25 전쟁에서 아군의 피해가 가장 심했던 곳이다. 앞으로는 ‘단장의 능선´ ‘피의 능선´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는데 형형색색으로 물든 단풍을 감상하기 좋다. 이 일대는 두밀령이라고 부르는 곳,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주인공 진태(장동건 역)가 죽은 곳이라고 한다. 멸종 위기에 있는 산양과 하늘다람쥐 등 천연기념물과 쇠딱다구리, 백로를 볼 수 있다. 겨울에는 방산면 현리 선안지역에 천연기념물 243호인 독수리떼가 매년 겨울에 날아와 월동하고 있다. 두타연은 군사지역에 있어 관광에는 다소 제약이 따른다.2∼3일전 미리 화천군청(033-480-2251)에 신청한 뒤 문화해설사를 동반해 들어갈 수 있다. 전화나 팩스, 이메일 등으로 군청에 신청하면 된다. 신청자는 당일 오전 9시까지 양구군 특산품전시관인 ‘명품관’에 모여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고, 두타연과 금강산 가는 길목 등을 돌아본 뒤 낮 12쯤 돌아 나온다. 입장료는 성인 2000원, 초등학생은 1300원. ●‘펀치볼’의 붉은 가을 양구읍에서 산령을 굽이굽이 돌아 넘어가면 ‘펀치볼’이라는 이색적인 마을이 나타난다. 해안면 일대 6개의 마을이 가칠봉에서 바라보면 마치 화채그릇처럼 움푹 파인 지형 안에 형성돼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안(亥·돼지해,安·편안할 안)이라는 이름은 과거 물이 빠지면서 생겨난 뱀들이 주민들을 괴롭혔고 이를 돼지가 잡아먹어 주민들을 편안하게 해주었다고 해서 붙여졌다. 지형 형성 원인으로는 이 일대가 차별 침식으로 생겼다는 설과 운석이 충돌해 파였다는 설 등이 있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해안 분지는 해발 400∼500m 지대에 형성돼 있고, 주위를 둘러싼 산들도 대부분 해발 1000m를 넘는다. 도솔산 고개를 넘어 분지로 내려가거나 을지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면 펀치볼의 가을을 느낄 수 있다. 펀치볼에서는 북녘땅의 가을을 바라보기 좋다. 가칠봉 능선에 자리잡은 을지전망대는 1049m에 위치해 쾌청한 날이면 북쪽으로 금강산 비로봉 등을 볼 수 있다. 휴전선 인근에 있는 23개 전망대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전망대에서는 멀리 농사를 짓는 북한 군인과 예쁜 선녀폭포를 볼 수 있다. 선녀폭포 아래 성내천은 과거 북한이 심리전을 쓰기 위해 북한 여군들을 발가벗겨 목욕을 시켰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해안면 일대는 ‘평화·통일 관광지’. 부근에 제 4땅굴과 을지전망대, 전쟁기념관 등이 있는데 군통제소에 신고한 뒤 차로 올라가 둘러볼 수 있다. 입장료는 모두를 둘러보는 데 성인 2500원, 초등학생 1300원이다. 제 4땅굴은 지금까지 발견된 4개의 땅굴중 유일하게 전동차가 설치돼 있어 편하게 땅굴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양구는 역사·문화관광지로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양구는 화가 박수근의 고향으로 지난 2002년 박수근 미술관이 완공돼 문화 관광지로 부각되고 있다. 박수근은 우리나라 근대 미술의 대표적인 화가로 그의 작품 중 ‘강변에서 빨래하는 여인’이 미국 소더비 경매장에서 31만달러(약 3억 1000만원)에 팔려 주목을 받았다. 미술관에는 선생의 스케치와 드로잉과 같은 습작과 판화, 유화 등 유작 진품들을 모아 전시하고 있다. 양구 선사박물관은 파로호에 위치한 국내 최초의 선사박물관이다. 무문토기와 찌르게 등 650여점의 출토 유물과 고인돌 공원, 석기제작체험관, 움집 등을 볼 수 있다. 향토사료관에서는 양구지역 농기구와 세시풍속자료 등 600여점의 생활민속자료를 볼 수 있으며, 방산 백자 가마터는 고려말부터 백자를 만들어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백자 가마터로 금강산에서 발견된 이성계 발원문 백자발을 만들어낸 곳으로 유명하다. ●겨울철 건강식 시래기 양구는 ‘굴뚝에 연기가 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단언할 정도로 청정지역이다. 특히 펀치볼에서 생산되는 ‘청정 시래기’는 구수하고 맛이 좋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곳 시래기는 ‘가을무’를 늦게 심어 무뿌리가 자라기 전에 잎을 채취, 무청이 가늘고 연한 것이 특징이다. 이곳 시래기는 다른 지역보다 섬유질과 비타민이 더욱 풍부해 겨울철 건강식으로 제격이다. 지역 농민들을 중심으로 4∼5년전부터 통일고랭지채소 영농조합법인(033-481-8850)을 구성, 매년 20∼30t의 시래기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 농협 하나로 마트에만 판매하는데 ‘대암농협 시래기’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조춘자(62) 공장장은 “시래기 잎을 채취한 뒤 45∼60일을 말려야 하기 때문에 12월 중순 이후부터 시래기를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값은 건조된 것은 1㎏당 8000원이고, 삶은 것은 1㎏당 3000원이다. ■ 미리 알고 가세요 어디서 먹고, 묵을까 양구는 1개읍 4개면, 인구 2만 3000명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군이지만 깨끗하고 숙박업소가 많다. 특히 지난해 개장한 ‘양구 KCP호텔’(033-482-7700)은 50개의 객실을 갖춘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과 딜럭스룸, 트윈베드룸, 온돌 등이 있으며, 한식당과 양식당을 갖추고 있다. 호텔 2층에는 모던바 ‘칼라´가 있으며, 사우나와 주점이 있다. 주말에는 12만 8000원이지만 평일(월∼금)에는 6만 4000원으로 50%할인해 준다. 한식당 수련에서는 이 지역 청정 송이버섯으로 만든 송이전골(1인분 1만 8000원)과 송이덮밥(1만 2000원)이 맛있다. 식당은 양구읍내 풍년집(033-481-6050)의 시래기 해장국(4000원)이 일품이다. 여행상품 쉽게 양구 여행을 다녀오려면 DMZ관광(02-706-4851)의 여행상품을 이용하면 편하다.1박 2일 일정으로 두타연 트레킹(14㎞) 걷기를 포함해 펀치볼, 제 4땅굴, 을지전망대, 박수근 미술관 등을 돌아본다. 성인 6만 5000원. 오전 8시30분에 한국관광 공사앞에서 출발한다. 가는길 서울에서 45번 국도를 따라 춘천을 경유하거나 6번 국도를 타고 홍천으로 들어와 44번 국도를 따라 양구로 들어오면 된다. 서울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버스는 동서울에서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7시10분까지 하루 11차례 운행하며, 춘천에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15차례 운행한다. 양구시외버스터미널(033-481-3456).
  • ‘신궁’ 최원종 퍼펙트 세계新

    남자양궁의 최원종(27·예천군청)이 ‘퍼펙트’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육상 단거리의 남녀 간판 전덕형과 공세진(이상 충남대)은 나란히 첫 4관왕에 올랐다. 최원종은 울산 전국체육대회 5일째인 18일 남자 일반 개인전 김영수와의 준결승에서 12발 모두 10점을 꽂아 120점 만점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박경모(인천계양구청)가 1993년 터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119점. 결승에서도 최원종은 상대 김청태가 첫 발을 시간에 쫓겨 과녁조차 맞히지 못하는 바람에 111-99로 손쉽게 금메달을 따냈다. 경북체고-한국체대를 나온 최원종은 예천군청에 입단한 뒤 올해 초 처음으로 대표 1진에 발탁된 늦깎이다. 여자 양궁의 간판 윤미진(경희대)은 대학부 개인 결승에서 남효선(안동대)에게 110-111로 패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육상 1600m 남자 대학부 계주에서 전덕형은 박세정, 박세현, 양정환과 팀을 이뤄 3분10초02의 대회 신기록으로 네번째 금메달을 낚았다. 여자 대학부의 공세진도 1600m계주에서 곽선미, 이보람, 권미옥과 호흡을 맞춰 3분52초43으로 금메달을 보탰다. 이들은 앞서 100m,200m,400m계주에서 3관왕에 올랐었다. 수영 남자 일반의 한규철(전남수영연맹)은 개인혼영 200m 결선에서 2분02초91을 기록, 지난 대회에서 김방현(대구시설관리공단)이 세운 한국기록(2분04초32)을 갈아치웠다. 세계펜싱선수권 여자 플뢰레 단체전 우승의 주역 남현희(성북구청)는 일반부 플뢰레 개인전에서 오하나(대구대)에 15-5로 압승, 세계 정상의 실력을 뽐냈다. 남자 일반 마라톤에서는 임진수(상무)가 2시간21분49초의 저조한 기록으로 1위로 골인했다.울산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강원 지자체 재정자립도 ‘흔들’

    강원도내 일선 시·군의 재정자립도가 지방자치 실시 이후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농 통합도시들도 통합 이후 재정자립도가 함께 하락, 시너지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강원도 등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4년까지 도내 18개 시·군의 예산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의 경우 속초, 횡성 등 6개 시·군을 제외한 12개 시·군의 재정자립도는 12.8∼33.3%로 전년도에 비해 2.7∼3.4%포인트 하락했다. 동해시는 1998년부터 6년, 원주는 5년 연속 재정자립도가 하락했으며, 춘천, 삼척, 홍천, 양구 등 6개 시·군은 2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1995년 도·농 통합도시로 출범한 춘천시는 통합전 55.1%에서 현재 34.4%로, 원주시는 53.2%에서 32%로, 삼척시는 44.2%에서 12.3%로 각각 떨어져 도·농 동반 발전을 위한 통합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 본청의 재정자립도는 1995년 32.9%에서 2004년 24.2%로 낮아졌으며 강원도 전체는 지난해 28.9%에서 올해 27.5%로 감소했다. 이같은 사실은 이달초 행정자치위원회 이재창(한나라당) 의원이 강원도 국정감사에서 밝히면서 드러났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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