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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건 ‘외풍 차단 역부족’ 파장] 인사는 靑과 충돌, 감사는 국회 외압… 외풍, 태풍으로 커지나

    [양건 ‘외풍 차단 역부족’ 파장] 인사는 靑과 충돌, 감사는 국회 외압… 외풍, 태풍으로 커지나

    양건 감사원장이 26일 이임사에서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을 절감한다”고 밝혀 ‘외풍’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떠나는 감사원장의 입에서 ‘외풍’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은 예사롭게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논란이 예상되자 김영호 사무총장은 직접 기자들을 만나 진화에 나섰다. 김 총장은 “(양 원장이) 오전에 1급 이상 간부와 티타임에서 한 말을 그대로 전하겠다”고 운을 뗀 뒤 “헌법상 임기를 가진 원장으로서 중도에 그만두게 돼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중도사퇴로 감사원이 어려움에 처할까 봐 걱정이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4대강 사업 감사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양 원장이 이 자리에서 2, 3차 감사를 주도한 김충환 감사교육원장에게 ‘4대강 감사로 염려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원칙과 소신에 따라 된 것이니 염려할 것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평소에 4대강 감사 결과에 대해 확신을 보이면서 ‘오해받아 안타깝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또 “(원장이) ‘이런저런 일을 겪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는데, 최근 감사원 관련 이슈는 감사위원 임명제청 건밖에 없었다”면서 사퇴 직전에 불거진 ‘인사 갈등’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박근혜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인 장훈 중앙대 교수를 공석인 감사위원으로 앉히는 문제를 놓고 양 원장과 청와대가 충돌했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 내부에서 찬반을 두고 고성(高聲)이 오갔다는 ‘내부 갈등’ 풍문도 나왔다. 김 총장은 “감사원 내부 규정에는 정당가입이나 공직선거 출마 경력이 있는 사람은 감사위원 임명제청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돼 있다”면서 “양 원장은 대선캠프에 몸담았으니 ‘정치적 인물’이라고 봤고, 난 그 기준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한 것”이라며 이견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양 원장은 이에 맞서 서울 한 사립대의 회계학전문인 A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황상 양 원장의 사퇴는 ‘외압’으로 볼 수밖에 없다. 김 총장은 그러나 “총장으로서 수많은 인사를 했지만 단 한 번도 (원장과) 잡음을 낸 적이 없었다”면서 “결정권자는 감사원장이고 총장은 의견을 낼 뿐 반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장 교수가 어제(25일) 밤 9시쯤 전화를 걸어 직접 고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감사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양 원장은 평소 ‘코드감사’, ‘정치감사’라는 말을 굉장히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티타임에서도 양 원장은 “대통령 소속으로 두고 직무상 독립성을 따지는 감사원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적 결단’ 이면에 임기를 지켜낼 수 없는 상황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감사원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외풍’을 단순히 청와대라고 보면 안 된다. 국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 양 원장에게 여러 경로에서 외압이 상당했음을 드러냈다. 감사원 내부에서는 “원장은 야당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의 친이계 의원들에게도 공격받아 힘겨워했다.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다시 느낄 자괴감을 생각하면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여경 기자 cky@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양건 “외풍 차단 역부족” 이임사 파장

    양건 “외풍 차단 역부족” 이임사 파장

    양건 감사원장은 26일 “재임 동안 안팎의 역류와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 단계나마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제1별관 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인 장훈 중앙대 교수를 공석인 감사위원에 임명하려고 했으나, 자신은 이에 반대했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양 원장은 (장 교수가) 정치적으로 인수위 출신이고, 대선에 도움을 주었던 사람을 앉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적인 사람 아니냐’는 의견이었고 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면서 “(감사위원)임명제청에 있어서 좀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감사원장 직무의 계속적 수행에 더 이상 큰 의미를 두지 않기에 이르렀다”면서 “이는 개인적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사업무의 최상위 가치는 뭐니 뭐니 해도 직무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이라면서 “현실적 여건을 구실로 독립성을 저버린다면 감사원의 영혼을 파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정부 교체와 상관없이 헌법이 보장한 임기 동안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그 자체가 헌법상 책무이자 중요한 가치라고 믿어 왔다”면서 “이 책무와 가치를 위해 여러 힘든 것을 감내해야 한다고 다짐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업무 처리과정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을 덮어버리거나 부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다행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새 정부에서는 양 원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유임을 결정했지만 자신의 결단으로 스스로 사퇴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양 원장이 감사위원 임명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은 끝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 등에 대해서는 “청와대는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최여경 기자 cky@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원칙중시’로 대북 주도권 얻었고…‘권위주의’로 정치를 잃었다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원칙중시’로 대북 주도권 얻었고…‘권위주의’로 정치를 잃었다

    25일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흘렀다. 지난 2월 25일 취임 직후부터 잇단 인사 파동과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 개성공단 사태, 국내외 경기 침체 등 안팎의 위기를 맞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심한 등락을 거듭했다. 정치와 경제 분야 등 내치(內治)에서 다소 부진한 반면 대북 문제와 외교안보 등 외치(外治)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6개월을 요약하면 ‘절반의 성공이자 절반의 실패’인 셈이다. 박 대통령의 리더십, 정치와 외교안보, 경제, 사회 분야 등으로 나눠 지난 6개월간의 국정 운영을 짚어봤다.‘원칙’과 ‘권위’가 공존하는 박 대통령의 리더십은 동전의 양면처럼 국정 운영 전반에 명암을 만들어 냈다. 집권 후 측근들조차도 토론과 반론을 꺼릴 정도로 권위주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된다. 소통과 통합의 길은 약화되고, 통치만 있고 정치가 없는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확립되고 있다는 것이다. 2인자를 허용하지 않는 1인 체제가 강화되면서 내각에 권한을 분산시키겠다는 책임장관제 또한 실종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방적, 권위적 국정 운영 방식은 관료들에게 일사불란한 효율성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치권에서는 소통 부재의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일방적, 권위적인 국정 운영으로 대통합 약속을 위반했다”면서 “기자회견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국정을 설명하려는 소통 노력이 없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박 대통령이 후반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특히 야당을 포함한 국회의 협조와 국민적 지지가 없으면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은 난제라는 점에서 이 같은 권위주의적 리더십은 향후 국정 운영에도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취임 6개월 동안 끊임없이 지적된 ‘수첩 인사’ ‘나 홀로 인사’가 인사 검증 시스템 미비와 결합되면서 인사 파동으로 이어졌다는 점도 아픈 대목이다. 널리 주변에서 인재를 구하기보다는 자신이 정한 범주에서 사람을 쓰는 편협한 용인술이 아직까지 크게 개선됐다는 징후는 별로 없다. ‘윤창중 파문’과 전격적인 청와대 2기 참모진 출범에 이어 최근엔 양건 감사원장 사퇴를 둘러싼 외압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집권 6개월 동안 창조경제와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핵심 정책들에 매달리고 있지만 아직 손에 잡히는 로드맵이 도출되지 않고 있다. 관료집단의 안정성에 의존한 국정 운영이 일정한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원칙 중시 리더십은 그동안 수동적이던 남북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게 한 원동력이 됐고 북한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성과를 거뒀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비롯해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박 대통령의 특허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미국 중시 외교 노선에서 벗어나 미국과 중국에 대한 균형 외교를 모색하는 점 등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양건 감사원장 “사퇴는 개인 결단”

    양건 감사원장 “사퇴는 개인 결단”

    양건 감사원장이 26일 자신의 사퇴와 관련해 “감사원장 직무의 계속적 수행에 더 이상 큰 의미를 두지 않기에 이르렀다”면서 “이는 개인적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날 감사원 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양 감사원장은 이임사를 통해 “정부 교체와 상관 없이 헌법이 보장한 임기 동안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그 자체가 헌법상 책무이자 중요한 가치라고 믿어 왔다”면서 “이 책무와 가치를 위해 여러 힘든 것을 감내해야 한다고 다짐해왔다. 헌법학자 출신이기에 더욱 그러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특히 그는 “재임동안 안팎의 역류와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단계나마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고도 토로했다. 양 감사원장이 이번 사퇴를 ‘개인적 결단’이라고 확인했지만 감사원장의 정상적 업무수행이 헌법상 책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외풍’을 지적하면서 독립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시사함에 따라 자신의 사퇴를 부른 정치적 상황에 상당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양 감사원장이 지난 23일 사의를 표명한 배경을 놓고는 3차례에 걸친 4대강 감사번복을 둘러싼 부담감 끝에서 나온 불가피한 용퇴라는 관측과 감사위원 임명을 둘러싼 청와대와의 인사갈등설 등이 나돌았다. 이어 양 감사원장은 “그동안 어떤 경우에도 국민께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으려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또 “특히 감사업무 처리과정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을 덮어버리거나 부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다행스럽게 여긴다”며 “감사업무의 최상위 가치는 뭐니뭐니해도 직무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실적 여건을 구실로 독립성을 저버린다면 감사원의 영혼을 파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임을 다하지 못한 채 여러분께 맡기고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공직을 처음 맡았을 때 품었던 푸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떠나지만 후회는 없다. 이제 사사로운 삶의 세계로 가려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건 사퇴 후폭풍… ‘인사 파동’ 번지나

    양건 사퇴 후폭풍… ‘인사 파동’ 번지나

    새 정부 출범 이후 인선의 원칙과 기존 관행이 곳곳에서 충돌하는 상황에서 양건 감사원장의 사퇴가 새로운 ‘인사 파동’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이번 사태의 추이에 따라 공공기관장 인사 전반으로 확대될 개연성도 적지 않아 이래저래 논란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양 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후 이틀이 지난 25일 청와대와 감사원은 그 배경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종 설만 난무한다. ‘4대강 사업 감사’ 결과에 대한 정치적인 부담감, 감사위원 선정을 둘러싼 청와대의 외압과 이에 대한 양 원장의 반발, ‘박근혜 정부’ 쪽에 코드를 맞추고 있는 감사원 고위 간부들과의 갈등설이 대표적이다. 당초 양 원장이 사의를 표명했을 때는 ‘용퇴’에 무게가 실렸다. 감사원이 세 차례 실시한 4대강 감사가 ‘정치 감사’ 논란을 빚은 만큼 양 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진 사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4대강 감사를 계기로 여권 내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압력이 가해졌다거나 감사원 내부 갈등이 첨예화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청와대와의 인사 갈등설도 제기됐다. 지난 6월 임기를 남기고 중도 사퇴한 김인철 전 감사위원 후임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양 원장이 대립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올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무분과 인수위원을 지낸 장훈 중앙대 교수를 밀었고, 양 원장은 정치권 출신 인사가 감사위원으로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거부하다 물러났다는 것이다. 반대로 양 원장 측이 사퇴 명분으로 인사 갈등설을 내세웠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논란이 조만간 단행될 공공기관장 인선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는 임기직 공공기관장의 경우 “버티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지만 양 원장의 퇴진이 ‘방아쇠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장 교체가 가속화될 경우 논란 역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4대강 ‘정치감사’ 논란 속 사퇴 고민

    양건 감사원장이 23일 전격 사퇴키로 한 것은 최근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가 지나치게 현 정부의 코드에 맞춰졌다는 정치권과 여론의 비판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양 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4대강 사업, 보금자리 주택 등 전임 정부 핵심 정책을 비판하는 감사 결과를 잇달아 내놓으며 ‘정치감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당과 야당으로부터 ‘새 정부에 대한 줄서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공직기강을 확립해야 하는 감사원장이 정치권과 여론에서 뭇매를 맞자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이나 권한에 논란을 일으킨 감사 결과에 대해 양 원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 원장은 4대강 감사를 마치고 자진 사퇴를 수차례 고민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 원장의 사의 표명은 감사원 내부에서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실했던 4대강 1차 감사에 대해서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음 달 정기국회에서도 4대강 감사에서 오락가락한 감사 결과에 대한 정치권의 거센 비난이 예상됐다. 일각에서는 정권의 부담을 우려한 청와대가 양 원장의 사퇴를 종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돼 헌법상 임기가 보장된 감사원장을 사실상 경질한 것이라는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1987년 이후 감사원장은 정년이나 국무총리 영전 등의 사유를 제외하고 대부분 임기를 보장받았다.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내심 당혹스러워하면서 ‘사전 교감설’을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본인이 사퇴의 변을 말하지 않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먼저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양대 법대 교수 출신인 양 원장은 사퇴 후 대학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임식은 오는 28일 개원 65주년 기념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임으로는 안대희 전 대법관,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 등이 거론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양건 감사원장 전격 사의

    양건 감사원장 전격 사의

    양건(66) 감사원장이 2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감사원장의 임기는 헌법으로 4년 보장돼 있으며, 양 원장의 임기는 1년 7개월 정도 남아 있는 상태다. 양 원장은 전임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됐으며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장 가운데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때 발표됐던 4대강 1차 감사 결과는 ‘별문제 없다’란 내용이었으나 박근혜 정부 들어 2, 3차 4대강 감사 결과가 ‘대운하 사업이 사실상 4대강이었다’는 결론으로 나오면서 큰 심적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양 원장의 사의 표명을 해석했다. 양 원장은 청와대에 사표를 내기 전에 감사원 내부 직원들에게도 전혀 사의의 뜻을 밝히지 않아 감사원 직원들도 이번 사의 표명에 당혹스러워했다. 양 원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4월 대통령으로부터 유임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가 심지어 여당 국회의원으로부터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양 원장의 사의가 형식은 ‘자발적 용퇴’지만 정권의 부담을 우려한 청와대의 사실상 ‘경질’이라는 해석도 나올 가능성이 있어 헌법상 임기가 보장된 감사원장의 중도 퇴진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DMZ 평화공원 후보지 파주·철원·고성 검토

    DMZ 평화공원 후보지 파주·철원·고성 검토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 미 의회 연설에 이어 8·15 경축사를 통해 북측에 공식 제안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후보지로 정부가 파주(경기)와 철원·고성(강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16일 “개략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했으며 이를 보완 중”이라며 “관계부처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입지와 관련, 현재 관계부처 및 전문가와 함께 평화의 상징성, 환경 영향성, 접근성 등을 기준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서부·중부·동부전선에서 각각 DMZ 세계평화공원 후보지가 검토되고 있다”면서 “서부전선에선 파주, 중부전선에선 철원, 동부전선에서는 고성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파주는 경의선 철도와 도로가 연결돼 있고 분단을 상징하는 판문점과 대성동 마을 등이 있다. 6·25 당시 최대 격전지인 철원에는 백마고지와 노동당사 건물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고성은 설악산과 금강산을 연결하는 백두대간 중심에 있는 데다 남북을 연결하는 철로·육로가 있다. 세계평화공원으로 선정된 지역에선 남북이 무장 병력·장비를 철수시키고 지뢰를 제거하는 한편 DMZ 내에 설치된 철책을 뒤로 물린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정전협정에 따르면 군사분계선(MDL) 기준으로 남북한 군대는 2㎞씩 물러나야 하지만, 양측은 DMZ 내에 GP(소초)를 운영하고 있다. 북한의 호응이 필수조건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박 대통령의 지난 5월 미 의회 연설 직후 북한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DMZ 세계평화공원에 대해 “민족 분열의 불행과 고통을 안고 사는 온 겨레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라며 거칠게 비난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개성공단 정상화 회담 타결로 기류의 변화 조짐도 보인다. 최근 방북해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면담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은 “김 부장이 ‘개성공단이 잘되면 DMZ도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광복절 경축사 대북·대일 관계] “남북 화해무드 조성됐다” 판단… 北 수용땐 연말쯤 협의 가능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 공동 조성을 공식 제의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에 관심이 쏠린다. 박 대통령은 5월 초 방미 기간 미국 의회연설에서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을 처음 밝혔고, 이에 정부는 통일부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구체적인 조성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아직 최종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먼저 DMZ 내 특정 지역에 평화공원을 조성한 뒤 지뢰를 제거해가며 점차 남북쪽으로 확대해 단계적으로 전체 지역을 평화벨트로 조성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간 군사력 경쟁으로 ‘중무장지대’가 돼 버린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든 다음 남북이 함께 활용하자는 구상이다. 휴전선 철책을 제거해야 하는 데다 남북 모두 평화공원 주변 일정 범위의 군사력을 철수시켜야 하기 때문에 북한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남북 관계의 진전, 상호 군사적 신뢰의 구축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이란 지적도 제기돼 왔다. 박 대통령이 북한에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전격 제안한 것은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정도로 남북 간 화해 무드가 조성되기 시작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날 남북이 개성공단 7차 실무회담에서 국제화를 비롯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합의한 것이 이 문제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자신감을 높였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북한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최근 방북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과의 면담에서 “개성공단이 잘돼야 DMZ 공원도 잘될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박 대통령이 DMZ 세계평화공원 문제를 언급했을 때는 “참을 수 없는 모독”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아직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았지만 북한의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김 부장의 언급이란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북한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세계평화공원 입지와 형태 등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는 대로 연말쯤에는 남북 간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 안이 나오는 데 한 달 이상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충분한 논의를 거쳐 여건을 봐가며 실현 가능성 있는 상황에서 북한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방미 기간 미국과 유엔에 평화공원 조성사업 동참을 요청했고, 긍정적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부터 평화공원 유치를 위한 지역 간 경쟁도 치열하다. 경기도는 지난 13일 한강하구~파주~철원~고성을 벨트로 묶고 북한 지역까지 확대하는 4단계 DMZ세계평화공원 자체 구상안을 내놓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2013 공직열전] (5) 감사원 (하)과장급 주요 간부

    [2013 공직열전] (5) 감사원 (하)과장급 주요 간부

    감사원에서 일하는 과장급은 군대로 치면 연대장, 경찰에서는 서장 정도의 위치로 ‘감사원의 꽃’이다. 감사현장에서 감사관들을 지휘하고, 감사보고서를 작성해 감사위원회를 통과하기까지 하나의 감사를 완성하는 것이 과장의 역할이다. 어떤 방향으로 어떤 감사를 할지 기획하는 일도 물론 과장이 한다. 현재 감사원 과장급 92명 가운데 행정고시 또는 기술고시에 합격한 5급 공채 출신은 41명, 7급 공채 출신은 34명이다. 변호사, 회계사, 박사 등 전문성을 살린 특채도 많다.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과장은 3명, 회계사는 6명, 박사 2명, 사관학교 특채 4명, 전산특채 1명, 별정직 1명이 있다. 지난 7월에 진행된 감사원 조직 개편의 특징 중 하나는 감사청구조사국에 3과가 신설됐다는 것이다. 감사청구조사국은 국회나 국민의 감사청구를 맡는데, 3과는 국회가 시시때때로 청구한 감사를 담당한다. 보통 국회 상임위원회 가운데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예산 결산이 끝나는 9월에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감사 청구 8~10개를 모아서 감사원에 요청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따로 조사권이 없는 국회에서 ‘의혹이 있으니 밝혀야겠다’며 예산 결산 시기와 관계없이 감사를 청구하는 일이 많아졌다. 대표적인 예가 4대강 사업과 한식 세계화 사업에 대한 감사 청구였다. 과장 가운데 최고선임인 정상우 재정경제감사국 1과장은 지난해 전략과제감사단 1과장으로 있으면서 원자력발전 부품 계약관리 실태 감사를 주도했다. 올 상반기에는 자유무역협정(FTA) 피해지원금 과다지급 감사를 맡았다. 야전군 사령관 스타일로 감사 경험이 많아 현장 지휘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 때는 국공유 재산 관리실태 감사를 통해 정부 재산을 관리·보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을 내는 방향으로 바꿔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이남구 국토해양감사국 1과장은 방대한 내용에서 핵심을 짚어내는 능력이 뛰어나 “감사 감각이 좋고, 시의적절한 감사기획 능력이 빼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올해 상반기에는 서민 주거안정 시책 감사를 통해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총체적 난국임을 밝혀냈다. ‘여성 행시 출신 1호 감사관’ 장난주 행정안전감사국 1과장은 여성 과장 3명 가운데 1명이다. 여성 감사관 가운데 가장 앞서가고 있어 최초의 여성 국장, 최초 여성 감사위원 등의 기록을 남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행정안전감사국은 청와대, 법원, 국회 등 까다로운 피감기관이 가장 많은 곳이다. 장 과장은 섬세함과 시원시원한 성격, 남성 못지않게 피감기관을 휘어잡는 감사 실무능력을 갖춰 자리에 맞춤한 인물이란 평이다. 변호사 출신인 윤승기 특별조사총괄과장은 고위 공무원의 비위 감사가 주요 역할이다. 공무원에 대한 비리 제보나 첩보를 대인 감찰을 통해 밝혀내는 특별조사총괄과 업무에 제격이다. 교육감사단 1과장에서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양건 감사원장이 힘을 실어주는 특별조사총괄과장직을 맡았다. 그동안 굵직한 감사를 도맡았던 김종운 공공감사운영단 1과장의 가장 큰 작품 가운데 하나는 교육감사단 시절 예체능계 입시와 대학 편입학 비리를 파헤친 일이다. 공공감사운영단은 각 공공기관의 자체 감사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샤프하다는 평을 듣는 김 과장이 그동안 감사 경험을 잘 녹여낼 수 있는 자리다. 송윤근 공공기관감사국 1과장은 회계사 특채로 금융, 세무 쪽에 밝다. 한전, 가스공사 등 공기업 경영관리 실태 감사에 맞춤한 인물이다. 최근 산업전기료가 원가보다 싸다는 것을 밝혀내 논란을 낳은 공기업 재무실태 감사는 송 과장이 임명되기 전에 공공기관감사국에서 맡았다. 김성준 감사연구 1팀장은 뉴욕대(NYU)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박사 특채 출신이다. 감사원에서 박사 특채를 많이 뽑았지만, 실무를 따라가지 못해 중도탈락하는 사례가 많았다. 김 팀장은 예외다. 선진국의 감사제도, 감사 경향 등에 밝아 감사원 업무의 이론적 뒷받침을 하는 ‘감사원의 핵심 두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양건 “개성공단 잘되면 DMZ평화공원 가능”

    북한의 대남 정책을 담당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개성공단이 잘돼야 비무장지대(DMZ) 세계 평화공원 조성도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방북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2일 평양 고려동포회관에서 김 부장과 면담하면서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미국 시민권자로 북한에서 평화자동차를 운영하며 지난 20여년간 총 215차례 방북했으며, 지난달 27일 북한의 소위 ‘전승절’(정전협정일) 기념행사 참석차 평양을 방문했다. 김 부장은 “개성공단도 따지고 보면 DMZ 내에 있다. 개성공단이 잘돼야 DMZ에 공원을 만드는 것도 가능할 텐데, 지금 이런 상황에서 DMZ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박 사장은 전했다. 개성공단 실무회담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공단이 정상화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DMZ 평화공원 조성에 협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만 해도 북한은 평화공원 구상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모독”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박 사장은 이번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도 잠깐 만났지만 특별한 말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김정은 체제 1년간 평양이 과거 10년간 바뀐 것만큼 변했다”면서 나아진 전력 사정 등을 소개했다. 또 “올해 1월 김 제1위원장의 특별 명령에 의해 삼지연(백두산)·어랑(칠보산)·갈마(원산)비행장 등 군사비행장 3곳이 민영화됐다”며 북한이 백두산, 칠보산, 원산 등 6개 지역에 관광특구 조성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강원도 원산 명사십리 해수욕장 인근에 컨벤션센터를 지을 계획이며,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홍콩 등에서 투자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 악화설이 나돌고 있는 김 제1위원장의 고모 김경희에 대해서는 “걸음걸이가 꼿꼿한 것을 보면 지금은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과 관련해 “군인들이 (김여정에게)인사하면 한 번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인사를 받더라”며“똑똑하고 행동이 빠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박지원 “北에 朴대통령 생각 설명할 기회 달라”

    박지원 “北에 朴대통령 생각 설명할 기회 달라”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정부에 자신의 방북 승인을 요청했다. 북한 인사들과 만나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국회 남북관계발전특위 위원장인 박 의원은 2일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기남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을 만나 우리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을 설명할 기회를 허락해 달라”며 정부에 방북 승인을 요청했다. 박 의원은 이날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남북관계발전특위 위원장으로서 북한에 가서 그런 분들을 만나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의 입장과 국제적 흐름을 직접 설명하고 싶다”면서도 대통령 특사 자격 방북 여부에 대해서는 “특사는 박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고 정치적 운명을 함께할 분이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북한이 우리 측의 마지막 회담 제의에 닷새째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박 의원은 “이른바 ‘전승일’ 등 행사가 많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이 외국 손님도 접견하고 겨를이 없는 것 아닌가 본다”면서 “우리 정부의 태도를 관망하는 것도 같다”고 분석했다. 앞서 박 의원은 전날 개성공단이 정상화되도록 북측의 통큰 결단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김기남·김양건 노동당 비서 앞으로 보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3통·근로자철수 재발방지 북측이 통 큰 결단 내리길”

    “3통·근로자철수 재발방지 북측이 통 큰 결단 내리길”

    국회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1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북측의 결단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북한 노동당의 김기남, 김양건 비서 앞으로 보냈다. 박 의원은 서한에서 “개성공단은 정상화돼야 한다”면서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3통’(통신, 통행, 통관) 문제나 노동자를 북측에서 출근 금지시키는 일은 재발 방지가 보장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4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측 조문단으로 서울을 방문한 두 비서와 만났던 박 의원은 “(북한이 결단할 때) 귀측이 염려하는 우리 정부의 정치·군사적 조치도 잘 처리되리라고 믿는다”며 “통 큰 결단을 내리길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 의원은 또 “개성공단은 남북 공히 이익이 되는 평화와 경제 협력의 상징”이라면서 “6·15 남북정상회담 특사와 공식 수행원으로서 지금의 현실을 보자니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토로했다. 북측은 우리 측 회담 제의에 이날까지 나흘째 답변하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서한을 개인적으로 작성했으며 다음 주에 남북관계특위 개최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정부 5년간 남북이 멀어졌다. 박근혜 정부도 비슷하게 가면 10년이다. 염려스럽다”면서 “내가 말하면 (북한 측은) 알아듣는다. 두 비서가 말하면 북 지도부에도 통한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우리 정부에도 “개성공단은 우선 정상화시킨 뒤 후 합의하면 된다”면서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는 인정하고 같은 점은 추구한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이나 일본, 타이완이 북핵을 빌미로 핵무장을 할까 봐 북한 핵을 절대 반대하고 있다. 중국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러는 것”이라고 냉엄한 국제 외교의 현실을 설명한 뒤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손을 잡아 (북한의) 출구를 열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임기 초에 개성공단부터 해결돼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통일부를 방문한 민주당 의원들이 정부의 유연한 대처를 주문하자 “북측의 회담 태도에서 재발 방지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없었던 점이 합의가 늦어지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현정은 회장 4년만에 금강산 방문

    정몽헌 현대그룹 전 회장 10주기 추모식을 위해 3일 현정은 회장 등 현대그룹 관계자 38명이 금강산을 방문한다. 북한 측이 현 회장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메시지를 전달할지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일 “정 전 회장 10주기를 맞아 현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 관계자 38명의 방북 신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 회장의 금강산 방문은 2009년 8월 추모식 참석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북 측에서는 대남협상 창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 이종혁 부위원장이 현 회장을 영접했다. 이번에도 북한의 고위 인사가 영접을 나온다면 이 부위원장이 나설 공산이 크다. 아태 위원장은 대남 라인 실세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다. 현 회장과 이 부위원장이 만난다면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 진전된 얘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달 초 우리 측에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열자고 제안하는 등 관광 재개 문제에 관심을 보여 왔다. 따라서 이와 관련해 북측이 이번 기회에 어떤 식으로든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통일부 당국자는 “정치적 메시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국의 입장이 배제된 민간 행사일 뿐이라는 얘기다. 실제 개성공단 실무회담조차 공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측 인사로부터 정치적 메시지가 나온다고 해도 남북관계와 금강산 관광 재개에 영향을 미칠 만큼 의미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현 회장이 2009년 8월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금강산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을 약속받았지만 우리 정부는 민간이 아닌 당국자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평가절하한 바 있다. 현대그룹은 2004년 정몽헌 회장 1주기 때부터 금강산특구 온정각 맞은편 ‘정몽헌 추모비’에서 추모식을 열어 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재오 “국정원장·감사원장 사퇴하라” 김무성 “경제팀 무능…리더십 안보여”

    새누리당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17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양건 감사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또 최근 ‘막말 논란’ 등과 관련, 청와대가 입장 표명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말을 가려서 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4대강 감사 등과 관련한 친이계의 ‘불편한 심정’을 대변하면서 당내 입지 강화를 노리고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국이 매우 험악해진 원인은 국정원에 있다”면서 “국정원이 회의록을 국회에 던져 일이 꼬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장의 자진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감사원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깊숙이 개입한다는 것은 여권 전반에 걸쳐 큰 부담을 준다”며 감사원의 4대강 감사 결과를 지적한 뒤 “정국 안정을 위해 감사원장은 자진 사퇴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청와대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정쟁의 중심에 서면 되겠는가. 청와대는 말을 아끼고 가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다른 중진 의원들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원조 친박(친박근혜) 김무성 의원은 “일부 외국 금융기관들과 제너럴모터스 같은 기업들이 한국을 탈출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경제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라면서 “현 정부의 경제팀으로는 이 같은 난제에 대한 해결 능력의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고 경제팀의 무능을 지적했다. 이는 최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부처 수장들의 경제 위기 타개 능력에 대한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앞서 최경환 원내대표도 비슷한 지적을 한 바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與 “국정원·감사원 도움 안돼”

    새누리당 내에서 양대 정보·사정기관인 국정원과 감사원에 대한 불만이 비등하고 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이어 감사원마저 앞서 2차례의 자체 감사결과를 뒤집는 4대강 사업 감사결과를 내놓으면서 여권에 정치적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비판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16일 “국정원도 감사원도 여당에 오히려 도움이 안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4대강 사업이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오히려 여당의 활동 공간을 좁힐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터져나온 국정원의 대선 개입 정황 역시 새누리당 자체적으로 ‘역대 가장 공정하게 치러진 대선’으로 자평하는 상황에서 반갑지 않은 부분이다. 황 대표는 “양건 현 감사원장 체제는 이전과 달리 대쪽 감사원의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현재 감사원이 흔들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개혁법안 등으로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 역시 “정치적 영향에서 독립성을 지켜야 할 감사원이 오히려 정쟁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감사원은 지금 더 혼이 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자신들이 그동안 했던 감사 결과를 뒤집은 건데 그간의 과정에서 뭐가 잘못됐는지 낱낱이 밝히고 책임있는 관련자는 징계해야 마땅하다”고도 했다. 한편 당 지도부는 ‘귀태’ 발언에 이어 4대강 사업 결과에 대해서까지 청와대가 일일이 개입하는데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비공개 최고회의에서도 황 대표는 이정현 홍보수석을 간접적으로 지칭하면서 “청와대가 자꾸 나서서 얘기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용한 중재자 스타일의 황 대표가 이례적으로 나선 것을 두고선 “비주류 친이명박계까지 끌고가야 하는 황 대표가 청와대에 할 말을 한 것 아니냐”는 당내 반응이 나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정권 해바라기’ 감사원] 정권 입맛 따라 춤춘 4대강 감사결과… “감사원은 왜 감사 안받나”

    [‘정권 해바라기’ 감사원] 정권 입맛 따라 춤춘 4대강 감사결과… “감사원은 왜 감사 안받나”

    ‘감사원을 감사(監査)해야 한다.’ 감사원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세 번의 감사 결과가 모두 다르게 나오자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가 최고감사기구로서 무소불위의 감사권을 휘두르는 감사원이 ‘정치감사’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난이 끊이질 않는다. 그런데도 다른 부처와 달리 국회 말고는 정작 감사원을 감사하는 곳은 없다. 감사원 고위관계자는 “최고 감사기관이 국회의 국정감사를 받는 것도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도 감사원을 감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헌법상 독립기관이면서 대통령에 소속된 기관인 감사원은 대통령이 원장을 임명하기 때문에 정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녔다. 양건 감사원장이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감사원을 잘 이끌어 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자랑한 게 이를 방증한다. 형식상 독립기관이지만 실제로 원장의 거취는 정권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원장 스스로 밝힌 셈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2011년 3월) 임명됐던 양 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교체 시도가 있었지만 검찰과 경찰, 국정원, 국세청, 감사원 등 이른바 5대 권력기관의 수장 가운데 유일하게 유임됐다. 감사원은 ‘원장인사’라는 민감한 문제가 불거지면 헌법상 독립기관임을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지만 감사 내용은 철저히 국정 방향과 맞춘다. 일종의 ‘이중 플레이’다. 양 원장이 발표한 올해 감사운영 방향은 재정 여력 확보, 사회 안전망 강화, 일자리 창출 및 상생경제 실현,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마련 등으로 국정과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감사’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4대강 감사가 대표적이다. 이 전 대통령 집권 시기인 1차 감사(2011년 1월) 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이명박 정부 말인 2차 감사(올 1월) 때는 “총체적 부실”이라며 결과를 뒤집었다. 그러다 지난 10일 3차 감사 때는 한발 더 나아가 ‘4대강은 외피일 뿐 내용물은 대운하’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대운하 포기’ 발언은 결국 거짓말이었다는 것이다. 감사원 측은 발표 때마다 감사결과가 바뀌는 것에 대해 ‘오해’일 뿐이라고 항변한다. 또 다른 감사원 고위관계자는 “2차 4대강 감사에서 건설업체 간 짬짜미가 의심됐지만 말을 안 했던 사람들이 정권이 바뀌니까 여기저기서 다 불어버려 이제야 확인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감사 대상의 답변이 달라져 감사결과도 달라졌다는 얘기지만, 정권이 힘이 있을 때는 침묵하다가 정권이 끝난 뒤에야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은 결국 정치적인 판단을 했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이 다른 부처들과 달리 지나치게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안전행정부 측은 “직원 비리가 있어도 감사원은 다른 부처와 달리 외부의 공무원 징계위원회가 아니라 자체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하고, 조직을 늘릴 때도 안행부와 협의 없이 바로 기획재정부와 예산을 논의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처음으로 감사위원 2명의 민간기업 사외이사 취업을 직무 관련성이 있다며 금지했지만 감사원은 눈도 꿈쩍하지 않았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전진한 소장은 “감사원은 ‘감사’라는 권한을 핑계로 행정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데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감사하는 것을 반복해 왔다”면서 “감사원이 진정한 독립기관으로 거듭나려면 대통령 직속이 아니라 국민의 기관인 국회 산하로 옮기자는 의견이 예전부터 있었지만, 개헌사안이라 논의가 발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정권 해바라기’ 감사원] 양건에 뒤통수 맞은 MB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논란을 계기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양건 감사원장의 인연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이 발탁한 양 원장에 의해 자신의 최대 역점 사업이 ‘대국민 사기극’으로 평가받는 ‘부메랑’을 맞은 셈이다. 양 원장은 MB정부 출범 이전 헌법학 분야 권위자로 꼽혔다. 한양대 법대 교수로 20년 이상 재직했던 그는 2008년 3월 초대 국민권익위원장(장관급)에 임명되면서 공직사회에 처음 발을 들였다. 한 친이(친이명박)계 재선 의원은 양 원장에 대해 “(이명박) 대선후보 시절 조언그룹에 속하지 않았고 대통령 당선 이후 인수위원회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정권 출범 후 발탁한 인물로 풀이된다. 양 원장은 그러나 국민권익위원장 임기를 1년 7개월여 남겨둔 2009년 8월 돌연 사퇴했다. 후임 위원장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선임되면서 “정권 실세에게 길을 내줬다”는 의혹을 샀다. 감사원장에 선임된 것은 그로부터 1년 반 후인 2011년 3월.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중도사퇴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양 원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야권에서는 ‘회전문·보은 인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또 다른 친이계 인사는 “청와대 참모진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무난한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전했다. 결국 무난한 인물이 의외의 결과를 만들었다. 양 원장 취임 전인 2011년 1월 발표된 4대강 감사 결과는 “문제 없다”가 핵심이었지만, 지난 1월과 지난 10일 공개된 감사에서는 각종 부실이 드러났다. 이 전 대통령도 최근 두 차례의 감사 결과를 보고받은 후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유임된 양 원장의 임기는 2015년 3월까지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다시 북한의 문을 두드려야/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다시 북한의 문을 두드려야/김정현 소설가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訪中)은 중국 당국의 유례 없는 극진한 예우만으로도 그 성과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을 향한 양국 정상의 일치된 목소리는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지렛대가 될 것이다. 지난달 큰 기대를 모았던 남북 당국 간 회담이 맥없이 무산됐다. 근본적 원인은 북측의 억지였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소리도 들린다. 우리가 최초에 제기했던 ‘장관급회담’이라는 명칭에 관한 이견이다. 북한은 내각 산하에 우리 통일부와 맞상대할 장관급 부서가 없다. 김양건이 수장으로 있는 통일전선부는 당 비서국 소속 기관이다. 아는 바와 같이 북한은 내각이 아니라 당이 중심인 체제이다. 통일전선사업은 당이 직접 주관하는 사안으로, 우리 통일부와 같은 부서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각종 남북회담에 ‘내각 참사’라는 모호한 이름으로 대표단을 파견하는 근본적인 까닭도 거기에 있다. 격에 맞는 형식은 대화의 기본으로 신뢰의 근본 바탕이 된다는 원칙은 백번 옳다. 그렇다면, 다른 체제의 그들을 상대하려면 형식을 바꿔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를테면 ‘특사급 대화’가 그것이다. 특사는 어떤 인사를 내세우더라도 ‘특사’ 그 자체의 함의로 한층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 그 점은 북측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장관이 되었건 차관이 되었건, 혹은 대통령이 신임하는 정치권 인사가 되었건, 마주하는 상대가 특사인 이상 북측도 예의를 갖출 명분이 될 것이기에 말이다. 더 중요한 것은 형식에서 유연성을 발휘한 다음 회담에 임하는 기본적 원칙이다. 우선, 북측이 지난 1월 선포한 정전 무효와 전시상태 발령이다. 현실이야 어떻든 그 위중한 사태는 현재까지 원상회복되거나 해제된 바 없다. 우리는 먼저 당당히 정전상태의 회복과 전시상태 해제를 요구해야 한다. 전쟁 중에도 대화의 창구는 열어야 하지만 그것은 전쟁 중단이 최우선 목적이다. 그런데 전시상태를 선포해 둔 상대와 경제문제를 우선 주제로 회담하겠다는 것은 우리의 안일함을 드러내는 일이다. 두 번째, 북측은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남북합의는 무효라고 선포했고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도 게재했다. 그러면서 ‘6·15선언 기념행사’ 운운하고 있다.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분명히 따지고 압박해야 한다. 기존의 모든 합의가 무효인지 아닌지, 무효라면 새로운 합의부터 만들어야 할 것이고, 회복된 것이라면 남북기본합의서의 이행 역시 촉구해야 한다. 당국 간의 대화로 합의된 사안을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실행을 주장할 수는 없는 법이다. 세 번째, 회담의 기본 주제이다. 당장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같은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그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우리에 대한 북측의 적대 의사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신뢰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박근혜 정부의 ‘신뢰 프로세스’를 내세워 변하지 않을 기본 원칙부터 세워야 한다. 남과 북의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평화적 관계, 즉 정상국가로서 이웃이 될 것이냐의 문제 말이다. 정치군사 문제의 회담은 쉽지 않을 것이니 작은 문제부터 풀어 가야겠다는 생각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상대의 의도가 모호하다면 방향을 달리해 볼 필요는 있다. 어쩌면 지금 북이 원하는 속내도 실상은 그것인지 모르는 일이다. 네 번째, 회담 상대의 문제다. 북한의 헌법상 최고의사결정기구는 엄연히 국방위원회다. 그렇다면, 특사회담으로 폭넓은 대화의 바탕을 만들어 놓은 다음의 당국자 간 회담에서 북측 당사자는 국방위원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 경우, 북측의 국방위원회 구성원을 상대할 우리 대표가 반드시 군인이어야 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최고의사결정기구는 군이 아니라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행정부이기 때문이다. 기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을 맞상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은 다른 체제를 인정하겠다는 그들에 대한 배려이며, 우리는 우리 나름의 원칙을 지키는 형식이 될 것이다. 대통령의 원칙과 의지를 보필하는 참모들의 혜안과 더불어 다시 한 번 북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결단이 필요한 시기이다.
  • [盧·金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金 “핵무기 신고 안해” 盧 “비핵 원칙 한번 더 확인을” 인식 차

    [盧·金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金 “핵무기 신고 안해” 盧 “비핵 원칙 한번 더 확인을” 인식 차

    “난 경제는 그저 하자고 하는…. 활성시키자는 욕망뿐이지. 군대 칼은 쥐고 있지. (그러나) 경제 돈은 못 가지고 있어….”(김정일 국방위원장) “민족끼리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실들이…. 되지도 않으면서 고립을 자초하는…. 고립을 자초하는 자주는…. 이것은 할 수 없는 것이지 않나”(노무현 전 대통령) 국가정보원이 공개한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103쪽짜리 전문에서 남과 북 두 지도자는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을 구사하면서도 주요 현안에서는 미묘한 신경전도 이어 나갔다. 노 전 대통령은 주요 현안마다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김 국방위원장은 현안이 구체화되는 대목에서 의도적으로 회피하거나 제동을 걸었다. 김 위원장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에게 종전 선언 의지를 피력한 것에 관심을 보이면서 “종전을 선언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지만 그것이 하나의 시작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전쟁(6·25전쟁)에 관련 있는 3자나 4자들이 개성이나 금강산 같은 데서 (군사)분계선 가까운 곳에서 모여 전쟁이 끝났다는 것을 공동으로 선포한다면 평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북·미 관계 정상화를 통한 정전체제 종식에 대한 의지를 표시하면서도 “남과 북이 주도해서 평화체제 협상을 시작하는 걸 공표하면 좋겠다”고 한발 더 나갔다. 김 위원장은 북측이 1999년 선포한 해상 군사분계선에 대해 “전쟁의 산물이니까”라고 정전체제의 평화협정 전환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의도와 인식도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회담장에 불러 2005년 6자회담에서 합의된 ‘9·19 공동성명’의 후속 이행 조치 사항인 ‘10·3 합의’ 내용을 노 전 대통령 앞에서 장황히 보고하도록 했다. 김 부상은 핵프로그램 신고 대상을 “핵계획, 핵물질, 핵시설”로 규정하며 “무기화된 정형은 신고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북한이 애초부터 핵무기는 신고할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밝힌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은 “6자회담 바깥에서 핵 문제가 풀릴 일은, 따로 다뤄질 일은 없다”며 “남북 간 비핵화 합의 원칙은 한번 더 확인해야 한다”고 인식 차를 드러냈다. 북한이 개성공단 방식의 확산이 체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매우 우려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해주공단 조성 제안에 “새로운 공단을 하는 건 찬성할 수 없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내 체면으로서도 더 요구한다는 게…”, “허황된 소리”, “이해관계가 없다” 등의 거친 표현도 불사했다. 우리 측 배석자인 당시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 사업도 할 수 있을 것이고요”라고 말문을 떼자 김 위원장은 북측 배석자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에게 “좀 쉬고 이야기할까”라며 논의를 회피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남측과 일본 기자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요즘 기자들은, 특히 남측과 일본 기자들은 아주 영리하고 시류에 민감하고 취재 활동에서는 정말 만민을 쥐었다 놨다 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최근에는 기자가 아니라 작가”라며 “모든 이야기를 다 꾸며내고, 저 사람들 보면 ‘지금 기사야, 작품이야’ 내가 그러고 만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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