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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막히는 새벽의 붉은 빛줄기…지구의 끝 ‘태양의 집’을 거닐다

    숨막히는 새벽의 붉은 빛줄기…지구의 끝 ‘태양의 집’을 거닐다

    세계 최대 분화구 ‘할레아칼라산’일출 압권… 한낮에도 色다른 절경분화구 속 크고 작은 분화구 매력마카푸우 일대 혹등고래 관찰 명소탄탈루스 전망대 일몰은 명불허전루비빛 샌디 비치는 서퍼들의 천국화산이 만든 원초적 세계, 미국 하와이주의 두 번째 여정이다. 마우이섬과 오아후섬이 목적지다. 두 섬은 모양새가 퍽 다르다. 화산이 만들었다는 것 외엔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마우이는 빅 아일랜드처럼 극한의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활화산은 없어도, 화산이 하와이에 남긴 풍경 가운데 가장 매혹적인 경관이 이 섬에 있다. 하와이주의 주도인 오아후섬이야 설명이 필요 없는 하와이의 대표 섬이다. 마우이와 오아후 여정에서 가장 기대한 건 사실 ‘우영우 고래’ 혹등고래와 바다거북 관찰이다. 결과적으로는 둘 다 실패했다. 그래도 그 파란 바다 아래 전설적인 동물들이 유영하고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하와이의 풍경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마우이섬은 색으로 말한다. 우주 어딘가에서나 볼 법한 색과 마주할 수 있다. 거기가 할레아칼라산이다. 둘레 33.5㎞, 지름 14㎞로 세계 최대 분화구다. 높이 3055m. 백두산과 서울의 남산을 합친 높이쯤 된다. 고도는 높아도 정상까지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봉우리에 가까워질수록 비릿한 담뱃잎 냄새도 강해진다. 물론 유황 냄새다. 산자락의 집들은 죄다 지붕에 굴뚝을 이고 있다. 아니, 웬 굴뚝? 하와이에서 난방을 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하와이의 연평균 기온은 22도 정도로 온화하다. 한데 마우이의 할레아칼라산이나 빅 아일랜드의 마우나케아산은 다르다. 고지대여서 낮에도 제법 춥다. 특히 절경으로 입소문 난 새벽 일출과 ‘스타리 스타리 나이트’를 이루는 별밤을 보려면 최소 늦가을 옷차림이 필수다. 숙소에서 대형 수건을 챙겨가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는다. 할레아칼라는 하와이어로 ‘태양의 집’이라는 뜻이다. 외계 행성에 온 듯한 휴화산 분화구는 새벽 무렵에 숨 막힐 정도로 다양한 색상의 일출을 선사한다. 하와이 사람들은 새벽에 나타나는 이 붉은 줄무늬를 ‘카헤 라’라고 부른다. 주로 시 같은 문학 작품에 흔히 쓰이는 표현이라는데 ‘새벽의 붉은 빛줄기’ 정도의 의미다. 태양이 중천으로 오르면 분화구 안에 여태 한 번도 본 적 없을 빨강, 분홍, 주황 등의 색조가 드러난다. 빅 아일랜드의 킬라우에아 화산이 거칠고 남성적이라면 할레아칼라 화산은 우아하고 현란한 여성미가 압권이다. 분화구 안의 크고 작은 분화구(제주의 ‘오름’과 같다)들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봉긋 솟아올랐다. 분화구 내 토양은 형형색색으로 반짝거린다. 표면이 달과 흡사해 실제 우주비행사들의 훈련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단다. ‘슬라이딩 샌즈 트레일’(키오네히에 트레일)을 통해 분화구 안을 둘러볼 수 있다. 할레아칼라 방문자 센터 약간 아래에 있다. 트레일 길이는 16㎞ 정도다. 공원 관계자는 “키오네히에 트레일 전체가 꽤 길어서 하루 만에 완주하기는 어렵다”면서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부분만 돌아보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할레아칼라 분화구 건너편은 미 항공우주국(NASA) 천문관측소다. 차로 수월하게 갈 수 있다. 이 일대에서 굽어보는 마우이섬 전경이 일품이다. 섬 드라이브에 나선다. ‘로드 투 하나’(하나 고속도로)는 섬의 동쪽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거리는 약 85㎞다. 길지는 않지만 만만히 볼 도로는 아니다. 머리핀처럼 굽은 구간이 617개, 1차선 다리가 59개, 사각지대도 수없이 많다. 제한속도가 시속 25마일(40㎞)이어서 도로 주행 시간은 평균 2시간 30분에 이른다. 현지에선 ‘이혼의 길’이라 불린다. 글쎄, 난폭운전은 잦은 다툼과 이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려나. 마우이엔 오아후만큼이나 가볼 만한 해변이 즐비하다. 카팔루아 비치가 가장 널리 알려졌다. 흔히 플레밍 비치 파크라 불리는데, 몇 해 걸러 한 번씩 ‘미국 최고의 해변’에 꼽힐 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카아나팔리 비치 역시 ‘2003년 미국 최고의 해변’에 꼽혔다고 한다. 백사장 길이가 4.8㎞나 된다. 마우이 서쪽에 있다. 이 해변 북쪽의 푸우 케카아, 흔히 ‘블랙 록’이라 불리는 암초 지대는 스노클링 명소다. 라우니우포코 비치 파크는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용암석으로 둘러싸인 천연 수영장이다. 이제 오아후섬으로 넘어간다. 마우이에 ‘로드 투 하나’가 있다면 오아후엔 ‘72번 국도’가 있다. 탄탈루스, 다이아몬드 헤드, 진주만 기념공원 등 오아후의 거의 모든 명소가 이 도로에 굴비처럼 매달려 있다. 와이키키를 기준으로 가급적 오전 10시 이전에 출발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보는 게 좋다. 교통량, 주차 등에 유리하다. 하루에 다 돌아보기는 어렵다. 섬 동쪽 해안의 경우 마카푸우 전망대나 좀 더 위의 카일루아 비치 정도에서 복귀하는 게 좋다. 시내 와이키키 해변 뒤의 탄탈루스 전망대는 일몰을 겨냥해 찾아가면 된다. 해넘이 풍경이 명불허전이다. 야경도 빼어나다. 오아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다이아몬드 헤드는 사실 우리나라에도 있다. 제주 성산일출봉이 다이아몬드 헤드와 생성 과정이 정확히 일치한다. 바다에서 화산이 만든 풍경은 매우 드물다. 성산일출봉과 하와이 다이아몬드 헤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유다. 섬 동쪽 코스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카이 전망대다. 여긴 한국인들에게 이른바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정확히는 산 중턱의 분지에 들어선 주택들이 한반도 형상과 닮았다는 곳이다. 사실 ‘한반도 지형’은 코웃음이 나올 정도의 억지춘향 작명이지만 코코헤드 분화구 풍경만큼은 아주 빼어나다. 여행객들이 자주 들르는 것도 사실 코코헤드를 보기 위해서다. 라이나 전망대는 현지의 한 잡지에서 본 사진 한 장에 이끌려 찾아간 곳이다. 제주 지질트레일 중 용머리 해안의 축소판 같다. 주름진 코코 헤드 분화구와 억겁의 풍화, 침식으로 형성된 해안 바위 지대가 멋들어지게 어울렸다. 좀 더 위의 샌디 비치 공원은 큰 파도가 자주 몰려오는 곳이다. 서퍼들이 즐겨 찾는다. 일몰 때면 연한 루비 색깔로 물드는 하늘이 황홀경을 펼쳐낸다. 오아후에서 가장 유명한 마카푸우 전망대는 동쪽 해안 끝에 있다.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이 장쾌하다. 구글 지도엔 대놓고 ‘고래 관찰 명소’라고 표기했다. 주차장에서 1시간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 마카푸우 전망대에 오른 건 역시 혹등고래를 보기 위해서다. TV 드라마로 유명해진 이른바 ‘우영우 고래’다. 우리도 그렇지만 미국 사람들도 혹등고래와 바다거북에 아주 각별한 감정을 갖는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범고래가 혹등고래 새끼를 사냥하거나, 뱀상어가 바다거북의 등껍질을 갈가리 찢는 걸 보면 강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 연민을 넘어 거의 동류의식에 가까운 듯하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매우 각별하게 보호 활동을 벌인다. 하와이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바다거북 곁에 약 3m 이내로 접근하지 말라는 법까지 만들었다. ‘대항해 시대’에 멸종에 이르도록 잡아먹었던 죄를 씻으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혹등고래는 등이 울퉁불퉁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생태는 남극 등 극지방의 어장에서 크릴새우 등을 잔뜩 먹은 뒤 지구 반 바퀴를 헤엄쳐 하와이 등 따뜻한 바다에서 새끼를 키운다. 사실 따뜻한 열대 바다엔 혹등고래가 좋아하는 크릴새우 등 먹잇감이 전혀 없다. 따뜻한 바다는 그저 새끼를 위한 보육원일 뿐이다. 마카푸우 일대의 물빛은 제주 바다와 비슷하다. 지구 끝에 온 것 같은 아름다운 빛이다. 같은 화산섬이니 당연하다. 다만 제주 바다와 달리 오아후는 파도가 거세 수영보다는 서핑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열대섬 하면 연상되는 반얀트리 나무는 오아후에 세 그루 있다. 카메하메하 동상 옆, 와이키키 해변 인근, 그리고 바다거북 관찰로 유명한 노스 쇼어의 터틀베이다. 이 중 터틀베이 인근의 반얀트리가 가장 크다. 카이마나 비치는 와이키키 동쪽 끝에 있는 한적한 해변이다. 운이 아주 좋으면 하와이 특산종인 몽크 바다표범과 마주할 수 있다. 워낙 귀한 녀석이라 몽크 바다표범이 등장하면 곧바로 해변을 폐쇄하고 ‘인간’의 출입을 통제한다. 카카아코는 거리 벽화 덕에 힙스터의 성지가 된 곳이다. 9개 블록의 거리에 다양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호놀룰루 시가지에서 바닷가 쪽에 있다. 하와이를 찾는 신혼부부를 위해 현지의 전설 하나 소개한다. 하와이를 대표하는 꽃 중 하나는 나우파카다. 만개해도 쥘부채처럼 절반만 핀 듯한 형상의 꽃이다. 해변에 핀 건 나우파카 카하카이, 산에 핀 건 나우파카 쿠아히위다. 두 꽃은 각각 나우파카 공주와, 그의 약혼자이자 어부인 카우이의 화신이다. 카우이의 사랑을 갈망했던 ‘불의 여신’ 펠레가 둘을 질투해 각각 산과 해변에서 자라게 갈라놨다고 한다. 하와이의 연인들은 종종 완전한 사랑을 꿈꾸며 각자의 팔뚝에 두 꽃을 문신으로 나눠 새긴다. 두 꽃을 표현한 거리 벽화, 액세서리도 흔히 볼 수 있다. ■ 여행 수첩 -하와이 모든 지역의 출입 절차가 예전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워졌다. 입장료도 비싼 편이다. 특히 마우이섬의 할레아칼라는 돈이 있어도 못 들어갈 수 있다. 하루 입장객과 차량 수를 제한한다. 할레아칼라로 가는 도로(Hy. 378)는 일출 예약제로 운영된다. 24시간 연중무휴이지만 매일 오전 3시부터 7시까지는 예약자 외에 공원 출입이 제한된다. 일출 관람객이 많을 경우 추첨을 하기도 한다. 누리집(www.recreation.gov)에서 2개월 전 예약이 필수다. 예약 수수료 1달러, 입장료는 자동차 한 대당 30달러다. 패스는 3일 연속 유효하다. 방문 48시간 전 오전 7시에 추가 티켓을 판매하긴 하나, 하와이 가기 전에 예약해 두길 권한다. 할레아칼라 일대에서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음식과 음료를 충분히 챙겨야 한다. 음식점은 물론 편의점도 없다. -할레아칼라의 아름다운 색이 담긴 사진은 한낮에 촬영해야 한다. 일출, 일몰 전후엔 분화구가 그늘에 가려 암석의 색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를 권한다. -마우이는 12~4월 혹등고래가 몰려드는 세계적 명소다. 1~3월이 절정으로 알려졌다. 마우이와 몰로카이, 라나이섬 사이의 아우 해협이 유명하다. 호오키파 비치 공원에선 바다거북을 볼 가능성이 높다. 오아후에선 마카푸 전망대가 고래 관찰 명소, 바다거북이 자주 출몰하는 곳은 노스 쇼어 일대다. -진주만 기념관에선 속이 보이지 않는 가방을 들고 들어갈 수 없다. 소지품 보관함에 맡겨야 한다. 핵심 시설인 애리조나 기념관, 미주리호, 태평양 항공 박물관, 보우핀 잠수함 등은 오가는 셔틀과 보트 등의 예약이 필수다.
  • 평양발 북중 여객열차… 6년 만에 압록강 철교 통과

    평양발 북중 여객열차… 6년 만에 압록강 철교 통과

    북한 평양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는 국제여객열차가 12일 오후 북중 국경 압록강 철교인 중조우의교를 통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2020년 1월 운행이 중단된 이후 6년 만의 재개다. 열차는 9량 규모로 6인실과 4인실 침대칸으로 구성됐으며 요금은 1000위안(약 21만 5000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 연합뉴스
  • “강남 출신 집중 막아야” “사교육 시장만 커질 것”

    “강남 출신 집중 막아야” “사교육 시장만 커질 것”

    법학교수회 “독점 제도 전면 개혁”비싼 로스쿨 학비에 법조인 좁은 문변협 “현 제도 보완·유지가 최우선”재학생 17.8% 전액 장학금 반박도 사법시험 부활 보도가 나오면서 법조계의 해묵은 찬반 논쟁이 재점화했다. 법조계에선 “강남 출신 과점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찬성 의견도 나오지만 “법조 인력 양성 시스템의 대혼란을 가져오고 사교육 시장만 커질 것”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크다. 변호사 수 조정, 변호사 시험제도 개혁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 게 먼저라는 취지다. 대한법학교수회는 12일 사법시험 부활 찬성 성명서를 내고 “법조인 선발 제도를 다원화해 독점적인 한국식 로스쿨 제도를 전면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으나 교수, 변호사 등 법조계 전체가 영향을 받는 사안이라 찬반 의견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사시 부활에 찬성하는 쪽은 한 해 1500만원에 달하는 로스쿨의 비싼 학비를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는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부 졸업생만 법조인의 관문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또 변호사 시험에서 5번 불합격해 최종 탈락한 로스쿨 졸업생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호선 국민대 법학과 교수는 “서울대 로스쿨을 중심으로 스펙, 학벌 경쟁이 심화하면서 도입 당시의 취지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차장검사 출신 김종민 변호사도 “사법시험을 통해 선발한 법조인을 사법연수원에서 2년간 교육하고 판검사로 선출하면 선발 기준의 모호성 문제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변호사 단체는 부정적이다. 변호사시험이 유일한 법조인 통로가 된 지 10년이 지나지 않았고, 이에 현 제도를 보완·유지하는 게 먼저라는 것이다. 대한변협은 매년 배출되는 약 1700명의 변호사 합격자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형철 변협 공보이사는 “현 시스템에 대한 고찰 없이 단편적으로 다뤄져 아쉽다”고 전했다. 로스쿨 학비가 비싸다는 지적에는 사회적 배려자 특별 전형과 장학금 제도 등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25개 로스쿨 재학생의 17.8%가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받았고, 49.0%는 장학금으로 등록금 일부를 충당했다. 법조계에서는 판례 암기 위주로 운영되는 변호사시험을 개혁하는 게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대식 법전원협의회 이사장(서강대 교수)은 “사법시험 부활 등 소모적인 논쟁에 머무르기보다 AI의 발전, 사법 제도의 변화 등에 맞는 법학 교육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약물 탄 음료 먹고 ‘휘청’… 내기 골프까지 파고든 마약 범죄

    약물 탄 음료 먹고 ‘휘청’… 내기 골프까지 파고든 마약 범죄

    음료에 향정신성의약품을 몰래 타 피해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 뒤 스크린골프 게임을 조작해 수천만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강북 모텔 약물 연쇄살인 사건’ 등 마약으로 상대의 의식을 흐리게 한 뒤 범행을 저지르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마약류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지난달 25일 내기 스크린골프 게임을 빙자해 돈을 편취한 혐의(사기)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일당 9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범행을 주도한 2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2024년 12월부터 약 3개월 동안 피해자에게 접근해 내기 스크린골프를 제안한 뒤 총 10차례에 걸쳐 약 74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일당은 피해자가 마시는 음료에 벤조디아핀제 계열 향정신성 의약품(로라제팜)을 몰래 넣어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스크린골프 기기를 조작해 승부를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의약품은 불면증 등을 이유로 처방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수법은 최근 발생한 ‘강북 모텔 약물 연쇄살인 사건’과 유사하다. 피의자 김소영(20)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숙취해소제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피해자들의 몸에서는 벤조디아제핀을 비롯해 항우울제 등 여러 약물이 다량 검출됐고, 피의자 주거지에서는 관련 약물이 수십정 발견됐다. 김씨는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경찰은 음료나 음식에 약물을 몰래 넣어 상대의 의식을 흐리게 한 뒤 범행을 저지르는 방식이 다양한 범죄로 확산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마약류 사범 검거 인원은 2024년 1만 3512명, 2025년 1만 3353명으로 집계됐다. 의료용 마약류 관리 부실도 문제로 지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의료용 마약류 사고 건수는 3881건으로 2020년(2934건) 대비 32.3% 늘었다. 도난·분실이 가장 많았던 성분은 디아제팜 3406개, 알프라졸람 2201개 등의 순이었다. 이들 모두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불안장애와 수면장애 치료를 위해 주로 처방된다. 경찰 관계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범행의 도구로 사용한 건 피해자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가한 것”이라며 “타인으로부터 식음료 등을 받고 평소와 다른 증상이 발생하면 마약류 사용 등을 의심해달라”고 당부했다.
  • 가짜 석유 만든 70대 구속… 기초연금 받고 100억 체납 ‘럭셔리 노후’

    부산항에 장기 계류 중인 노후 선박에 폐유를 불법 보관하고 이를 이용해 가짜 석유를 만들어 판매하던 70대 남성이 구속됐다. 남해해양경찰청은 석유사업법 위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등 혐의로 해양폐기물 업체 운영자 A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장기 계선 신고를 통해 안전검사 대상에서 제외된 노후 바지선 4척에 2020년부터 5년간 폐유 8만 3000t(탱크로리 차량 4000대 분량)을 불법 보관하고 정제유 공장에서 이 폐유에 나프타를 섞는 방법으로 불법 재생유 90t을 만들어 선박용 등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또 성분을 알 수 없는 무자료 해상용 경유(일명 뒷기름) 190t과 뒷기름에 나프타를 섞은 가짜 석유 11t을 탱크로리 연료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한국석유관리원 분석 결과 A씨가 제조한 가짜 석유에는 대기오염 물질인 황 성분이 기준치의 90배가 넘게 포함돼 있었다. 해경 조사 결과 A씨는 2008년부터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등으로 탈세해 세금 100억원 이상을 체납한 상태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7개 법인을 차명으로 운영하면서 허위 등록한 인력의 급여를 챙기는 등 약 20억원을 횡령하고 부동산과 예금, 골프 회원권을 차명 보유하면서 호화롭게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런 사실을 숨기고 기초연금을 받기도 했다.
  • 나노로봇·꽃가루 종이… 싱가포르 대학은 ‘퍼스트 무버’ 놀이터[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나노로봇·꽃가루 종이… 싱가포르 대학은 ‘퍼스트 무버’ 놀이터[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대학생들 실패·성공하며 적성 찾아나노미터 정밀 로봇 세계 최초 도전3D프린팅으로 자동차 등 제작도비인기 학문·주제에도 연구비 지원고연봉 국가 연구기관 등으로 취업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의 시대는 저물었다.’ 최근 수년간 과학기술 학계와 업계를 뒤덮은 위기의식이다. 인공지능(AI)과 피지컬 AI의 보편화로 산업 생태계는 빠르게 변화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기술을 학습해 경제를 일궈낸 우리나라의 성장 모델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무리 빠르게 따라가도 변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다. 위기 극복의 실마리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된 싱가포르의 과학·기술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따라가기’보다는 ‘선도하는’ 모델을 택했다. 싱가포르 연구진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과감히 택한다.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로봇 연구팀은 나노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움직이는 로봇에 세계 최초로 도전했다. 룸궈잔 기계항공공학과 조교수가 소개한 ‘약 투여용’ 로봇은 지름 2㎜, 두께 1㎜ 정도의 원형 로봇 4개가 차곡차곡 쌓여 원통을 이룬 모습이었다. 나노로봇은 약을 투여하라는 명령을 받자 정확히 지시받은 자리에 입력된 용량만큼 4가지 약을 뿌렸다. 룸 교수는 “먹는 약을 복용하면 아픈 부위에 약이 도달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지만, ‘나노로봇’이 약을 투여하면 이 비율이 55%까지 치솟는다”고 설명했다. NTU는 로봇 분야에서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천이밍 기계항공공학과 교수가 만든 로봇은 물건을 들어 올리는 ‘피킹’(picking) 기술로 아마존 경연대회에서 우승해 현재까지 아마존 매장에서 쓰이고 있다. 칩을 심고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시킨 ‘사이보그’ 딱정벌레를 2025년 미얀마 지진 현장에 투입해 생존자 확인에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조남준 NTU 재료과학 및 공학부 교수의 ‘크로스 이코노미’(cross economy·변환경제)도 같은 맥락이다. 변환경제는 단순 재활용을 의미하는 ‘순환경제’에서 한 단계 진화된 개념으로, 버려지는 재료를 아예 다른 형태로 가공해 상품화하는 것을 말한다. ‘꽃가루’는 그가 주목한 대표적 재료다. 꽃가루는 통상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부정적 물질로만 인식되지만, 그에겐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귀한 재료로 보였다. 조 교수는 “꽃가루를 가공해 종이, 스펀지, 섬유, 대체당, 선크림 등 무궁무진한 제품들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와이이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3D 프린팅’ 분야의 선구자다. 1991년부터 3D 프린팅 기술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아채고 연구를 시작했다. NTU 연구원들은 그의 지도 하에 3D 프린팅으로 화장실을 만들어 인도에 수출했다. 또 학생들이 3D 프린팅으로 만든 자동차는 ‘쉘 에코 마라톤’이라는 국제 경주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싱가포르는 바이오제약, 반도체, 전기공학, 데이터과학, 환경공학 등 각 분야 인재풀도 다양하다. 버나드 탄 NUS 수석부총장은 “싱가포르에서도 의대 선호는 높지만 다른 STEM 분야에도 인재들이 공평하게 분배돼 있다”면서 “싱가포르는 연구 중심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입식 교육은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지만, 연구 중심 교육은 스스로 탐구하고 실패·성공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적성을 확실하게 찾아준다는 것이다. 비인기 학문·주제여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점 역시 여러 분야의 균형 성장을 돕는 버팀목이다. 김희림 NTU 환경생태공학과 교수는 아시아 인종의 인류학적 자료를 세계 최초로 집대성했다. 그는 “기초과학 연구이고, 수익성도 없지만 1000만 달러(약 140억원)를 지원받았다”고 회상했다. 김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과거에 인도차이나반도 쪽의 아시아인이 알래스카를 거쳐 남미로 이동한 사실을 밝혀냈다. 우수 인재를 유치하려는 시도도 꾸준하다. NUS는 프레지덴셜 영 프로페서십(PYP)을 통해 STEM 분야 젊은 인재들을 조교수로 임용한다. 북미에서 공부하던 박소민 NUS 화학과 조교수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싱가포르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박 교수는 “초반 연구 지원금, 정착금, 시드머니, 연구실 장비와 공간을 해결해 준 게 NUS로 오게 된 결정적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5년간 20억원을 연구비 등으로 지원받는다. 직업적 안정성도 싱가포르를 STEM 강국으로 만든 밑거름이다. 다수의 싱가포르 STEM 인재들은 높은 급여와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는 국가 연구기관에서 일한다. 싱가포르 과학기술청(A*STAR)이 대표적이다. A*STAR는 기초과학, 생명과학, 첨단 제조(소재·반도체), 디지털 기술, 기후·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며 국가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주도한다. 굳이 의대를 가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더라도 미래가 불안하지 않다는 뜻이다. 산학 연계도 활발하다. 탄 수석부총장은 “대다수의 NUS 교수들이 기업 쪽 파트너가 있어서 협업이 잘 된다”면서 “예컨대 싱가포르항공이 항공기 내 습도를 정하는 연구를 의뢰하는 등 기업이 자금을 제공하면 학교는 공간과 교수, 학생들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 초등생 때부터 실험, 실험, 실험… 과학 영재 키우는 싱가포르[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초등생 때부터 실험, 실험, 실험… 과학 영재 키우는 싱가포르[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초중등 단계 ‘과학 흥미 유발’ 집중“실험·실습이 교과서보다 재미있어”학생에게 학교 밖에서도 연구 장려과학기술청 등 국가 기관들과 협력“전공 확신 뚜렷한 상태로 대학 진학” 싱가포르국립대 부속 고등학교(NUS High School of Math and Science) 실험실에는 학생 2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노인의 약’이라는 주제로 화학 실험 중이었다. 한 노인이 실수로 4가지 약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가정한 상황에서 혼란에 빠진 노인을 위해 4개의 알약이 각각 무엇인지 알아내는 수업이었다. 학생들은 약 하나 하나에 특정 화학물질을 추가하면서 약의 정체를 밝혀냈다. 장군뢰(17)군은 “실험은 과학적 지식을 직관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교과서보다 재미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에 찾은 이곳은 싱가포르가 자랑하는 ‘국가 주도 과학·기술 인재 육성 고속도로’를 상징한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핵심 과학·기술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이런 정부의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NUS고교는 싱가포르 최고의 6년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특화 학교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만 12세 아이들을 조기에 선발해 대학 입학까지 ‘논스톱’으로 키운다. 180명 선발에 2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할 정도로 경쟁도 치열하다. NUS고는 국가 교육과정을 따르지 않는 싱가포르 내 유일한 ‘독립학교’로, 차별화된 독창적인 커리큘럼을 갖고 있다. 과학 연구 교육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다빈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저학년(1~2학년)에겐 과학 연구에 대한 기초지식을 가르치고 3학년부터 작은 연구를 시작한다. 고학년(5~6학년) 땐 보다 수준 높은 연구를 진행한다. 성적의 40%는 연구나 프로젝트를 통해 매긴다. 쑤리링 NUS 고등학교 교장은 “우리는 실습 위주로 커리큘럼을 짠다. 학생의 30~40%는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옥스퍼드대, 베이징대 등 해외 유수의 대학으로 진학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학생들에게 학교 울타리를 넘어서는 연구를 장려한다. NUS 등 명문대 교수들과 ‘세상에 없던 주제’로 연구하고, 싱가포르 과학기술청(A*STAR)이나 국방과학기구(DSO) 같은 국가 연구기관과 협력한다. 7년 전 외부 우주기관과 협력해 학생들이 직접 만든 ‘나노 위성’을 실제 우주로 띄우기도 했다. 싱가포르의 STEM 교육에 대한 열기는 초·중등 단계에서부터 이미 뜨겁다. 학생들의 흥미를 STEM에서 머물도록 하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는 ALP(Applied Learning Programme)를 만들었다. 인공지능(AI), 로봇공학, 환경과학 등 여러 특화 분야의 ‘실습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싱가포르 내 180여개 초등학교와 140여개 중등학교(4년제)에서 모두 운영된다. 타오난 초등학교는 AI와 로봇에 특화된 곳으로, 놀이처럼 재밌는 교육으로 정평이 나 있다. AI와 로봇이 주력 분야지만, 저학년을 가르칠 땐 퍼즐과 게임, 역할극 등을 통해 컴퓨터공학의 개념을 익힌다. 4학년부터 기계를 만지고, 코딩을 배운다. 추첸루(11)양은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동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돕기 위해 ‘반려로봇’을 코딩으로 만들었다. 추양은 “어르신들에게 음악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약을 먹을 시간 등을 알려주는 로봇”이라면서 “외로워하는 어른들을 돕고 싶었는데 로봇을 이용하고 미소 짓는 어른들 모습에 뿌듯했다”고 말했다. 푸친위 타오난초 교장은 “AI 세상에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학, 과학에 특화된 학생들은 ‘심화 교육’(school-based provisions) 대상이다. 초등학교 3학년(9세) 때 선발된 고능력 학생들은 교과 과정 내 심화 수업 및 방과 후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 싱가포르 교육부는 심화 교육 수혜 비율을 현재 7%에서 2027년 10%로 늘리기로 했다.이후 4년제 중등학교를 졸업하면 O-레벨 시험을 통해 주니어칼리지(JC), 밀레니아인스티튜트(MI), 폴리테크닉, ITE 등을 선택해 진학하게 된다. JC(2년제), MI(3년제)는 대학(University)을 가기 위한 준비 단계다. 폴리테크닉(3년제)은 기술 중심의 교육을 제공하며, 관심 있는 전공을 선택해 학습할 수 있다. ITE(2년제)는 직업전문학교로, 주로 음악·요리 등 실용 학문을 다룬다. 폴리테크닉의 주요 목적은 생명공학, 바이오·제약, 첨단 제조업, AI와 같은 첨단 산업의 역군을 길러내는 일이다. 김희림 난양공대(NTU) 환경생명공학과 교수는 “싱가포르 학생들은 이미 전공에 대한 확신이 뚜렷한 상태로 대학에 진학한다”면서 “그게 한국과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 과학자에서 기업가로… 창업하기 좋은 강소국 싱가포르[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과학자에서 기업가로… 창업하기 좋은 강소국 싱가포르[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연구·사업 이어주는 ‘내셔널 그리프’시제품 제작비 지원… 시장성 확인‘블록71’ 고밀도 스타트업 클러스터연구원·정부 관계자·투자자 등 상주 “현재 공중화장실 청소 인력의 대부분은 외국인 노동자나 연로한 노동자입니다. 그마저도 인력난이 심각해 머지않아 30~40%는 로봇으로 대체될 겁니다.” 리셔브 패트웨리는 싱가포르국립대(NUS) 학부생 시절인 2020년 미국 스탠포드대와 실리콘밸리에서 공부하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귀향길에 올랐다. 싱가포르에서 계속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그는 자신처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시선이 향했다. 그들의 부재로 ‘공중화장실 청소’ 인력 시장에 큰 구멍이 뚫린 것 같았다. 이를 계기로 그는 공중화장실 전용 로봇청소기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들어 하이브보틱스(HiveBotics)를 창업했다. 하이브보틱스의 로봇청소기는 변기 뚜껑을 열고 비누칠을 한 뒤 물을 분사해 씻어내는 작업까지 한다. 패트웨리는 “아주 구석까지 청소하지 못하는 한계는 있지만, 청소 능력만 보면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가격만 1억원이 넘지만, 미국·유럽·일본·한국 등 각국의 공항과 쇼핑몰에서 문의 전화가 몰린다고 했다. 500만명 남짓이 사는 싱가포르는 지난해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9만 4000달러(약 1억 3000만원)로 세계 7위인 ‘작지만 강한’ 나라다. 우리나라(약 3만 5000달러)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고, 세계 경쟁력 순위 1위에 여러번 올랐다. 싱가포르의 이런 저력에는 패트웨리처럼 ‘과학자’에서 ‘기업가’로 변신한 산업 역군들의 활약이 크다. NUS와 난양공대(NTU)가 합심해서 만든 ‘내셔널 그리프’(National GRIP)는 연구를 사업으로 이어주는 핵심 통로다. 과학 연구와 상업성 사이의 간극을 메워 스타트업이 시장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돕는다. 하이브보틱스 역시 그리프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스타트업이다. 패트웨리는 “3달 동안 1만 달러(약 1500만원)를 받고 프로토타입 제작에 성공한 뒤 1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관절염 전용 약품을 만드는 프로니오바이오테크(Proniobiotech)도 그리프의 도움으로 탄생했다. 프로니오바이오테크를 창업한 지오르지아 파스토린 교수는 “나는 평범한 과학자”라며 “그리프가 없었다면 제품이 완성되지도 시장성을 확인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NUS 엔터프라이즈(Enterprise)와 싱가포르 정부는 블록(BLOCK)71이라는 스타트업 단지를 만들었다. 폐건물을 리모델링해 세계에서 가장 밀도 높은 클러스터로 키워냈다. 창업을 꿈꾸는 연구원들과, 정부 관계자, 투자자 등이 상주해있다. NTU 역시 관광명소로 잘 알려진 캠퍼스 내 ‘하이브’ 건물을 스타트업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의 연구 지원 역시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연구재단(NRF)은 5년마다 한번씩 연구 지원을 위해 어느 정도의 자금을 투입할지, 어느 분야에 지원을 집중할지 등을 발표한다. 지난해 12월 발표에서 재단은 370억 싱가포르달러(약 4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분야로는 반도체 등 제조업, 헬스케어, 지속가능성, 인공지능(AI) 등을 꼽았다.
  • 李 “식용유·라면값 새달 인하… 추경 신속하게”

    李 “식용유·라면값 새달 인하… 추경 신속하게”

    다른 품목도 관리 대상 포함 예정무안 유해 수습 책임자 문책 지시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식용유, 라면 생산업체들이 내달 출고분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두 자릿수까지 인하한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국민의 물가 부담 완화와 민생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같이 전하며 “위기 극복에 동참해 준 기업들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라면은 4개 업체가 41개 제품에 대해 출고가를 약 40~100원, 식용유는 6개 업체가 출고가를 300~1250원 인하한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다른 품목의 가격 인하도 있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향후 설탕, 밀가루, 전분당 등을 원재료로 한 품목의 경우 관리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후속 조치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는 품목들에 대한 조사와 추적, 시정 조치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상황과 관련해서는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확대 등을 포함해서 유류세 인하, 화물차·대중교통·농어업인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원에 속도를 내야겠다”고 했다. 특히 “현금 지원을 하기보다는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면 소상공인 지역상권의 매출로 전환되는 이중효과가 있는 거 아닌가 싶다”면서 이를 감안해 정책 판단을 해 줄 것을 지시했다. 또 재정의 신속 투입을 강조하며 “결국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추경 편성도 최대한 신속하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추경을 편성하기로 결정하면 보통 빠르게 한다고 해도 한두 달씩 걸리는 게 기존의 관행인 것 같다”면서 “어렵더라도 밤새워서 (해 달라)”라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일부 희생자의 유해가 사고 발생 1년 2개월이 지나서야 발견된 것과 관련해 “경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 있는 관계자들을 엄중히 문책하라”고 지시했다고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전했다.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 24점이 이날 추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 한국 수출 빅4에 조선 콕 집은 美… 기업들 “투자 노력 배신당해”

    한국 수출 빅4에 조선 콕 집은 美… 기업들 “투자 노력 배신당해”

    USTR, 한국 무역흑자 직접 지목여한구 “기존 관세 수준 복원 목표”車업계 “15% 관세도 상당한 타격”IT업계 “지도까지 줬는데…” 허탈조선 언급은 ‘협상용 카드’ 분석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1일(현지시간) 16개국에 대해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전자장비와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 등 대미 수출 핵심 산업의 ‘과잉 생산’ 문제를 제기했다. 산업계는 기존의 상호관세 15%와 미국 내 투자 압박에 이어 추가 요구가 계속될까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연방 관보에서 “한국에서도 제조업 분야에서 과잉생산의 증거가 있다”며 “전자장비,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 철강, 선박 등을 통해 글로벌 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대미 상품·서비스 무역 흑자는 2024년 약 560억 달러까지 증가했고, 지난해 6월까지 직전 4개 분기 기준으로도 약 490억 달러의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USTR이 과잉생산 산업으로 지목한 분야는 사실상 한국의 대미 수출 핵심 산업들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자동차(약 301억 달러), 반도체(138억 달러), 자동차 부품(77억 달러), 컴퓨터(57억 달러) 순이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301조 조사는 기존 상호관세 수준으로 복원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공급과잉 조사는 한국 타깃이 아니라 16개국 전반의 구조적 요인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자동차와 반도체가 기존 한미 합의 틀 안에 있어 이번 조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산업계는 미국이 ‘구조적 과잉생산’을 명분으로 압박할 것을 우려한다. 또 기업들은 미국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규모 미국 투자에 대해 외려 중간재 수출 증가로 몰고 있다고 걱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 가동을 위한 부품 수출까지 과잉생산으로 엮인다면, 우리 기업들의 투자 노력이 추가 관세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꼴”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정부가 최근 미국 빅테크의 숙원이었던 ‘구글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한 데 대해 “핵심 협상 카드인 지도 데이터를 이미 내준 상황에서 대응할 지렛대가 마땅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수주가 거의 없어 흑자를 볼 수 있는 구조도 아니고 협력 파트너인데 통상 압박 대상으로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실제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협상 카드 성격의 엄포가 아니냐”고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도 “현재 철강은 50%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수출 물량도 줄어 추가 관세를 부과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현재로선 기존의 무역 합의가 존중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제 무역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협의해야 할 분야가 기존의 대미 투자뿐 아니라 과잉 생산, 과잉설비, 디지털 분야 등으로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넘어 슈퍼 301조를 가동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글로벌리스크팀장은 “슈퍼 301조가 작동한다 해도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 美 “대미 투자와 301조 관세는 별개”… 쿠팡이 또 발목 잡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1일(현지시간) 한국 등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하면서 기존 무역 합의 체결국에도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지난해 3500억 달러(약 51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합의했음에도 새로운 관세 위협에 놓이게 됐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번 조사가 한국이나 일본 등과 이미 체결한 무역 합의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합의는 그대로 유지된다”면서도 “관세나 기타 조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무역 합의는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를 인하한 대가이며 새로 진행되는 301조 조사와는 별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일단 이번 조치가 연방대법원 판결로 효력을 상실한 상호관세를 복원하기 위한 것인 만큼 한국에 새로운 관세를 물리는 수단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 목표는 기존에 합의한 무역 딜을 최대한 그대로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관세 10%의 유효 기간이 종료되는) 7월 중순 이후부터는 301조를 통해 상호관세 위헌 판결 이전의 관세(15%) 수준으로 복원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01조 조사는 상호관세와 성격이 달라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차별적인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관세 등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교부는 12일 방한한 마이클 디솜브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의 면담에서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미측은 쿠팡 문제도 거론하며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 “구멍 3개 뚫렸다”…이란 핵시설에 ‘초대형 벙커버스터’ 흔적 [밀리터리+]

    “구멍 3개 뚫렸다”…이란 핵시설에 ‘초대형 벙커버스터’ 흔적 [밀리터리+]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초대형 벙커버스터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대형 충돌 흔적이 미군이 보유한 초대형 관통 폭탄 GBU-57 ‘MOP’ 투하 정황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12일(현지시간) 민간 인공위성 업체 반토르가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란 파르친 군사단지 내 핵 관련 시설 ‘탈레간2’가 강력한 지하 관통 폭탄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서는 시설 상부에 거대한 충돌 흔적 3개가 일렬로 뚫린 모습이 확인된다. 워존은 충돌 흔적의 크기와 배열이 미군이 운용하는 3만 파운드(약 13.6톤)급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MOP의 공격 패턴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미군은 지난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에서도 이 폭탄을 사용한 바 있다. 당시 미 공군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는 포르도 핵시설에 MOP 12발을 투하했고 나탄즈 시설에도 두 발을 떨어뜨렸다. MOP는 지하 깊숙이 묻힌 핵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개발된 초대형 관통 폭탄으로 현재 실전 운용이 가능한 항공기는 B-2 폭격기뿐이다. B-2 한 대는 내부 무장창에 MOP 두 발을 탑재할 수 있으며 실제로 이번 이란 공습 작전에서도 B-2가 핵심 타격 자산으로 투입됐다. 이번 공격이 이뤄진 탈레간2 시설은 파르친 군사단지 내부에서 핵 프로그램과 연관된 장소로 오랫동안 의심을 받아 온 곳이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이 시설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특수 고폭화약 생산 시설일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란 정부는 해당 의혹을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2024년과 지난해에도 이 지역을 공격한 바 있다. 최근 위성사진에서는 이란이 해당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건물 상부에 새 콘크리트 구조물을 덮고 그 위에 토사를 추가로 쌓는 등 급격한 방호 강화 작업을 진행한 정황도 확인됐다. 워존은 이러한 공사가 일반 벙커버스터로는 파괴가 어려운 수준이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때문에 더 강력한 MOP 사용 결정이 내려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콘크리트·토사’ 덮은 핵시설…초대형 관통 폭탄 필요했나 탈레간2 시설은 포르도나 나탄즈처럼 깊은 산악 지하 시설은 아니지만 최근 몇 달 사이 매우 강력하게 방호가 강화됐다. 특히 시설 상부를 콘크리트와 토사로 덮는 방식은 공습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란이 핵시설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어 방식이다. 워존은 이런 상황에서 지하 구조물을 확실히 파괴하려면 더 깊이 관통하는 대형 폭탄이 필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수는 구조적 약점이다. 포르도 핵시설 공격 당시 미군은 시설 환기구를 공격 지점으로 활용해 폭탄을 산 내부 깊숙이 침투시켰다. 그러나 탈레간2에서는 위성사진상 이런 환기구나 공기 통로가 확인되지 않는다. 매체는 이런 조건이 더 강력한 관통력을 가진 MOP 투하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실제로 어떤 무기가 사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워존이 관련 사실을 문의하자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번 공격에서 MOP가 사용됐는지 논평을 거부했다. 일부 군사 분석가들은 2000파운드(약 907㎏)급 벙커버스터를 같은 지점에 연속 투하해 지하 구조물을 붕괴시키는 방식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 핵 프로그램 무력화 겨냥한 타격 이번 공격은 미군이 밝힌 이란 핵 프로그램 무력화 전략과 직접 연결된다. 파르친 군사단지는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폭발 실험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오랫동안 받아 왔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에서도 핵무기 연구 가능성이 제기된 장소다. 이스라엘은 과거 공습으로 이 지역 시설 일부를 파괴했지만 이란은 이후 핵심 시설을 다시 복구해 왔다. 워존은 이번 공격이 탈레간2 시설을 완전히 무력화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위성사진에서 나타난 충돌 흔적의 규모를 고려할 때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는지는 추가 위성사진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이란, 트럼프에 ‘전쟁 배상금’ 요구…얼마 받을 수 있을까? [송현서의 디테일+]

    이란, 트럼프에 ‘전쟁 배상금’ 요구…얼마 받을 수 있을까? [송현서의 디테일+]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에 대한 배상금 등 전쟁 종식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1일 엑스에 “시온주의 정권과 미국이 촉발한 이 전쟁을 끝낼 유일한 방법은 이란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고, 배상금을 지급하며, 향후 침략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고한 국제적 보장을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측이 러시아와 파키스탄 등 중재국 측에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재발 방지 확약을 휴전 조건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이란은 전쟁이 끝난 뒤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한다”면서 “현재 유럽과 중동 국가들의 지원 아래 비공식 협상 채널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란의 휴전 협상 조건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동의할 의사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 “미국이 이란에 ‘불가침 보장’을 약속할 뜻이 있는지, 이스라엘에게도 이를 강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블룸버그에 “미국은 여전히 대이란 군사작전을 진행 중”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잠재적인’ 새 지도부가 대화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전쟁 승리’ 선언한 트럼프, 이란 요구 받아줄까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켄터키주 히브런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가 이겼다. (전쟁) 시작 1시간 만에 끝났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사실상 전쟁 승리를 선포한 상황에서 전쟁 배상금 등 이란의 요구 조건을 들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불어 이란과 핵 협상에서 ‘제로 핵농축’을 요구했던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하거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끄는 이란의 새 정권을 인정하는 일도 쉽지 않다. 이란도 당장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지난 9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우리”라고 맞선 뒤 11~12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과 이라크·바레인 등에서 공세의 파고를 높였다. 지난 10일에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가 보낸 휴전 제안을 두 차례 거부했다는 보도가 영국 가디언을 통해 나오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조기 종료’ 발언과 배치되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공식 행사에서 “우리의 염원은 이란 국민이 폭정의 멍에를 벗어던지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쟁 조기 종료와는 거리가 먼 장기전을 시사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인정·침략 재발 방지 약속·배상금 지급 등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럼에도 만약 미국이 이란에 전쟁 배상금을 줘야 한다면 직접 피해, 경제적 손실, 환경·사회적 피해 등과 함께 이란의 GDP 규모 등을 고려한 배상금이 책정될 수 있다. 이 기준과 역사적 사례를 들어 봤을 때, 배상금 규모는 최소 수백억 달러에서 1조 달러 이상에 달할 수 있다. 전쟁 배상금 지급된 역사적 사례비록 미국이 이란에게 전쟁 배상금을 지급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역사적으로 전쟁이 끝난 뒤 패전국이 승전국에 배상금을 지급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1871년 프랑스는 프로이센 중심의 독일 연합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뒤 약 50억 프랑을 배상금으로 지급했다. 이후 독일군이 프랑스 일부 점령지에서 철수했다. 1890년대 중반과 1900년대 초반에 벌어진 중국 청나라와 일본의 전쟁에서 패전국이 된 청나라는 일본과 시모노세키 조약을 맺고 2억 냥(당시 기준으로 3억~4억 상당)의 배상금을 건넸다. 일본은 이를 통해 군사·산업 확장의 자금을 확보했고 빠르게 강대국으로 성장했다. 독일은 1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이 된 뒤 베르사유 조약을 통해 1320억 금마르크를 전쟁 배상금으로 내놓았다. 금마르크는 금의 양으로 화폐(마르크)의 가치를 정한 것으로, 당시 기준 1금마르크는 0.358g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약 4만 7000t의 금에 해당하는 돈을 배상금으로 쓴 셈이다. 이후 독일은 경제 붕괴와 초인플레이션, 사회 불안과 정치 극단화로 고통받았고 이러한 상황은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 “한국 사드까지 뺐는데”…미 5함대 본부 피격, 방공망 ‘탄약 위기’ [밀리터리+]

    “한국 사드까지 뺐는데”…미 5함대 본부 피격, 방공망 ‘탄약 위기’ [밀리터리+]

    미국이 중동 방어 강화를 위해 한국 등지에 배치된 방공 전력까지 이동시키는 상황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면서 미군 방공망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이 탄도미사일과 공격 드론을 대규모로 투입하면서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란 측에 휴전 논의를 시작하자는 의사를 두 차례 전달했지만 이란이 이를 모두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휴전이 성립되려면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며 “몇 달 뒤 또 다른 공격이 발생한다면 그런 휴전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더라도 분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전쟁 장기화를 시사했다. ◆ 미군 기지 17곳 공격…5함대 본부도 피격 이란은 전쟁 이후 지금까지 미군 시설 최소 17곳을 공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바레인에 있는 미 해군 5함대 본부가 약 2억 달러(약 296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에서도 위성사진 분석 결과 위성통신 관련 시설 최소 6곳이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쟁 첫 주 동안 이란 미사일 공격으로 27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고가 레이더 체계가 파괴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미군과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망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누가 먼저 탄약 떨어지나”…요격탄 vs 미사일 경쟁 전쟁이 길어질 경우 가장 큰 변수는 미사일과 요격탄 재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군사 분석가 마크 캔시언은 “이번 전쟁은 결국 누가 먼저 탄약이 떨어지느냐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 군사 분석가들에 따르면 전쟁 초기 며칠 동안 미국과 동맹국은 패트리엇 PAC-3 요격미사일 1000발 이상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PAC-3 요격미사일은 한 발 가격이 300만~400만 달러(약 44억~59억원)에 달하며 연간 생산량도 약 500발 수준에 불과하다. 장기전이 될 경우 방공망 유지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이란은 수년간 탄도미사일과 공격 드론 전력을 대량으로 축적해 왔으며 발사 시설을 전국 곳곳에 분산 배치해 선제 공격으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번 전쟁이 “미군이 지금까지 상대해 본 적 없는 유형의 상대와의 충돌”이라며 초기 공습만으로 전쟁 흐름을 장악하려던 전략이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 한국 사드까지 중동 이동…미 방공망 부담 급증 미국은 중동 방어 강화를 위해 세계 곳곳에 배치된 방공 체계를 재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패트리엇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가 한국 등지에서 중동으로 이동했으며 전쟁 이후 이런 움직임이 더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의 요격미사일 재고는 이미 줄어든 상태였다. 2025년 기준 미군이 보유한 사드 요격미사일은 600발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이란과의 충돌 과정에서 150발 이상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CBS 뉴스도 지난해 미 국방부 내부 보고서를 인용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재고가 목표량의 25%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장기전 변수 된 ‘미사일 재고’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단순한 공습전이 아니라 미사일 생산 능력과 재고의 싸움으로 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전력과 공격 드론이 지속적으로 투입될 경우 미군과 동맹국의 방공망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결국 이란 미사일과 미군 요격탄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바닥나느냐를 가르는 소모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 이란, 美 턱밑 찔렀나…“서버 20만개·데이터 50TB 털렸다” 최악의 해킹 발생 [핫이슈]

    이란, 美 턱밑 찔렀나…“서버 20만개·데이터 50TB 털렸다” 최악의 해킹 발생 [핫이슈]

    미국의 의료기기 업체 스트라이커(Stryker)가 친이란 성향 해킹 그룹의 사이버 공격을 받아 시스템 전체가 사실상 마비되는 피해를 입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11일(현지시간) “미 동부 시간 기준으로 전날 자정 무렵부터 전 세계 스트라이커 내부의 마이크로소프트(MS) 환경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해 업무가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스트라이커는 병원에 사용되는 장비를 생산하는 의료기기 생산업체이며 한국을 포함해 세계 61개국에 진출해 연간 매출 250억 달러(한화 약 37조원)를 거두는 다국적 의료기기 거대 기업이다. 정형외과용 장비, 수술도구, 응급처치용 장비, 중환자실용 일회용 장비 등을 생산하는 스트라이커의 현 시가총액은 1320억 달러(약 196조원)에 달한다. 보도에 따르면 스트라이커는 해킹 공격을 받은 직후 시스템, 서버, 개인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 기기 20만 대가 완전히 초기화됐다. 또 주요 데이터 50테라바이트(TB)도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스트라이커 측은 전 세계 임직원 5만 6000여 명에게 기기를 모두 끄고 사내망 접속을 철저히 차단하라는 긴급 지침을 내렸으나, 일부 직원은 사내망과 연결된 개인 스마트폰의 데이터까지 삭제되는 등 피해가 확산했다. 해킹 피해, 전 세계로 확산할 수도일각에서는 이번 해킹 사태로 인한 피해가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병원 상당수와 전 세계 수많은 병원이 이 기업의 수술용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데이터 복구 작업이 늦어질 경우 예정된 수술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등 초유의 의료 공백 사태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불어 의료기기 제조사 특성상 환자의 개인 정보나 병원 내 민감한 진료 기록이 50TB 분량의 유출 데이터에 포함됐을 수 있다. 이는 보이스피싱이나 신분 도용 등 심각한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스트라이커는 미국 국방부와도 4억 5000만 달러(약 6700억원) 규모 의료 장비 공급 계약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킹 사태가 현재 전쟁 중인 미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온주의 해킹그룹,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이번 사태는 이란 정부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해킹 그룹인 ‘한다라’(Handala)의 소행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트라이커는 2019년 당시 친팔레스타인 또는 친이란 해킹 그룹으로 분류되는 한다라를 시온주의 세력으로 규정한 바 있다. 시온주의 세력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민족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운동에 참여하거나 동조하는 집단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한다라는 이스라엘 정부 관련 사이트나 금융 및 기술 기업 등을 주로 해킹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심을 드러내 왔다. 한다라는 스트라이커 해킹 사태 이후 온라인 성명에서 “이번 사이버 공격은 미국의 이란 초등학교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며 “사이버전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스트라이커는 이스라엘 기업과 연관돼 있다”고 주장하며 “스트라이커로부터 탈취한 50TB의 개인 데이터와 기업 기밀을 전 세계에 공개해 부패와 불의를 폭로하겠다”고 위협했다. 다만 이란 정부가 이번 해킹 사태에 어디까지 개입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악의 해킹 피해에 미국 행정부 반응은?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도 한다라의 이번 사이버 공격으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해커들이 스트라이커 장비를 쓰는 병원의 핵심 생명 유지 장비나 수술 장비 작동 환경을 원격으로 교란해 환자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최악 상황까지 거론하며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 이번 해킹 사태가 대중의 심리적인 공포를 조장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전략적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팀 호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국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제 분쟁 상황이 벌어지면 대중과 맞닿아 있는 민간 산업 부문은 가장 방어가 취약하면서도 적들에게 파급력을 과시하기 좋은 표적으로 작용한다”며 “기업들이 당면한 거대 보안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악관은 미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 기관과 공조해 잠재적인 사이버 위협을 주시하고 강력한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 “트럼프는 결국 쫄보?”…이란도 읽은 ‘타코 패턴’ 정체 [핫이슈]

    “트럼프는 결국 쫄보?”…이란도 읽은 ‘타코 패턴’ 정체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관련해 “우리가 이겼다”고 선언하면서도 군사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발언도 잇따라 내놓으면서 미국의 전략적 의도가 오히려 이란에 읽히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켄터키주 히브런에서 열린 연설에서 이란 전쟁의 성과를 설명하며 “우리가 이겼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이번 전쟁이 “사실상 시작 1시간 만에 끝났다”고 주장하면서도 “일찍 떠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임무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 군사력이 크게 약화했다고 주장하며 작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같은 상황을 2년마다 반복할 수는 없다”고 말하며 이번 군사 행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전쟁 곧 끝난다”…종전 메시지 반복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도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9일 CBS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이 “거의 끝났다”고 밝혔다. 이어 11일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인터뷰에서도 공격할 표적이 사실상 거의 남지 않았다며 “내가 끝나길 원할 때 언제든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미국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승리 선언형 출구 전략’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이란 “장기 소모전 각오” 이란은 미국의 공세에 맞서 장기전을 시사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고문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장기 소모전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란 군 대변인도 “전쟁을 끝내는 것은 우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군의 공세로 군사적 성과가 쌓이고 있지만 이란의 장기전 의지와 이스라엘 변수 등이 맞물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종전 구상이 예상대로 실현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FT “이란도 ‘타코 패턴’ 알고 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메시지가 오히려 미국의 전략적 의도를 드러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FT 미국 담당 편집장 에드워드 루스는 10일(현지시간)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의 조기 종료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면서 미국이 장기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스 편집장은 이란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 패턴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메시지가 협상이나 군사 대응에서 미국의 전략적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특히 워싱턴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이른바 ‘타코(TACO)’라는 표현을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는 결국 물러난다(Trump Always Chickens Out)’는 의미의 약어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발언을 하다가도 결국 후퇴하는 패턴을 가리키는 정치권 은어다. 루스 편집장은 이란 역시 이러한 행동 패턴을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메시지가 오히려 미국의 전략적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유가 급등·전쟁 비용 변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시장 충격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트럼프 행정부가 애초 이란의 대응과 글로벌 에너지 시장 파장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확전이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을 “단기적 현상” 정도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이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실제 일부 선박 공격과 운항 차질이 이어지자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 우려도 커졌다. 전쟁 비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 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개전 이후 이틀 동안에만 56억 달러(약 8조 2700억원) 규모의 탄약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 해군의 호위와 함께 상선에 정치적 위험 보험을 제공하겠다는 ‘호르무즈 보험’ 구상을 내놨지만 런던 로이즈 시장 중심의 해상 전쟁보험 체계와 충돌하면서 실행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일부 분석에서는 이란이 전쟁 이후에도 원유 수출을 유지하며 자금줄을 확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 자료에 따르면 최근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약 210만 배럴로 전쟁 이전 수준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 캄보디아 단속 피해 베트남으로 옮긴 한국인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여기는 동남아]

    캄보디아 단속 피해 베트남으로 옮긴 한국인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여기는 동남아]

    한국인 보이스피싱 조직이 캄보디아의 단속을 피해 베트남으로 근거지를 옮겼다가 현지 당국에 검거됐다. 이 조직은 국내 업체들을 상대로 총 1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북부 박닌성 경찰은 지난 10일 조직원 체포 사실을 발표하고 현재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조직의 총책으로 지목된 손모(42)씨는 “캄보디아에 거주 중인 중국인 다후(Da Hu)라는 인물이 조직원을 모집해 전화사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캄보디아 당국의 불법 콜센터 단속이 강화되자 손씨는 조직원들에게 베트남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다. 조직원 7명은 지난 1월 13일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에 입국했으며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 혜택을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2월 초 박닌성 합린 지역의 한 주택을 임차해 새로운 범행 거점으로 삼았다. 손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한국인 조직원들을 관리하며 역할을 배분하고 성과에 따른 보너스와 벌칙을 정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그는 사기 대화 대본을 제공하며 조직원들에게 숙지할 것을 요구했고 수년간의 사기 경험을 토대로 수법을 고도화하도록 독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대상은 국내 소매점과 유통 대리점이었다. 수법은 치밀한 2단계 방식으로 이뤄졌다. 먼저 조직원이 업체에 전화해 외교 기관 관계자를 사칭하며 긴급하고 수익성 높은 대량 주문을 넣겠다고 접근했다. 업주가 이에 속아 납품업체를 물색하기 시작하면 이번에는 손씨가 직접 공급업체로 위장해 나타나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에 물건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후 계약금 50% 또는 전액 선불 송금을 요구하고 다후가 관리하는 계좌에 자금이 입금되는 순간 일체의 연락을 끊고 전화와 메시지를 차단해 흔적을 지웠다. 다후는 조직원들에게 테더(USDT) 가상화폐로 급여를 지급했으며 월 급여는 2000~7000 USDT(약 270만~950만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캄보디아와 베트남 양국에서의 범행을 합산한 피해액이 총 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만 약 20건의 사기 행각을 벌여 6억 2260만원을 빼앗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당국은 조직의 추가 공범과 국제 범죄 네트워크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 [포착] 덩치가 이 정도였나?…美 차세대 폭격기 ‘B-21 레이더’ 공중 급유

    [포착] 덩치가 이 정도였나?…美 차세대 폭격기 ‘B-21 레이더’ 공중 급유

    미 공군의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B-21 Raider 이하 B-21)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TWZ)은 하늘에서 공중 급유를 받는 B-21의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날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공중급유기 KC-135R 뒤에 바짝 붙어있는 B-21과 줄 형태의 장치가 연결된 것이 희미하게 확인된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중 급유는 지난 10일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상공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사진상으로 알 수 있듯 B-21의 거대한 덩치가 눈길을 끄는데, KC-135R의 날개길이는 약 40m 정도다. 이에 대해 TWZ는 “B-21이 오래전부터 공중 급유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지만 카메라에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개발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지난해 6월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해 명성을 떨친 B-2 스피릿 폭격기를 만든 노스롭그루먼이 제작 중인 B-21은 B-2 이후 30여 년 만에 새로 등장한 미 공군의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다. 노스롭그루먼 관계자는 과거 인터뷰에서 “B-21은 미 공군이 30여 년 만에 내놓는 신형 폭격기”라면서 “6세대 항공기 자격을 갖추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관련 정보가 대부분 비밀에 가려진 B-21은 핵을 탑재할 수 있는 스텔스 폭격기로 미 공군이 운용 중인 B-52, B-1B, B-2를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최초 장거리 타격 폭격기 계획(Long Range Strike Bomber program)으로부터 출발해 지난 2014년 7월 제안요청서 발송을 시작으로 사업이 본격화됐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종합하면 B-21의 날개 길이는 이번 사진에 드러나듯 KC-135R보다 살짝 더 큰 것으로 추정되며, 탑재중량은 13.6t으로 B-2(27t)에 비해 많이 적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폭탄도 스마트화되면서 과거와 달리 굳이 많은 무장을 장착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B-21은 과거 폭격기와 달리 정보수집, 전장관리, 항공기 요격까지 가능한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 폭격기다. 미 공군은 향후 100여 대의 B-21을 운영할 예정으로 대당 가격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또 올라 무려 7억 달러에 육박한다.
  • “성매매 업소 12번 논란”…교황 결국 결단, 주교 해임 [핫이슈]

    “성매매 업소 12번 논란”…교황 결국 결단, 주교 해임 [핫이슈]

    멕시코 성매매 업소 출입과 교회 자금 횡령 의혹으로 체포된 미국 가톨릭 주교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교황이 사임을 공식 수리하면서 사실상 해임됐다. 11일(현지시간) NBC 뉴스와 가톨릭 전문 매체 더 필러 등에 따르면 바티칸은 에마누엘 샬레타(69)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칼데아 가톨릭 교구 주교의 사임을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바티칸은 공지에서 “교황 레오 14세가 샌디에이고 성 베드로 사도 칼데아 교구의 사목 책임에서 샬레타 주교의 사임을 수리했다”고 밝혔다. NBC는 바티칸이 지난 2월 이미 사임을 수리했지만 공식 발표는 이번 주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바티칸은 후임 주교가 임명될 때까지 사드 한나 시롭 주교가 교구를 임시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샬레타 주교는 같은 날 보석금 12만 5000달러(약 1억 8500만원)를 내고 샌디에이고 카운티 구치소에서 석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 공항서 체포…독일행 비행기 탑승 시도 수사당국은 지난주 샬레타 주교를 샌디에이고 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 당시 그는 독일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가 교회 자금을 빼돌린 뒤 이를 숨기기 위해 금융 거래를 반복했다고 보고 있다. 당국은 횡령 8건과 자금세탁 8건, 여기에 중대 화이트칼라 범죄 가중 혐의를 적용했다. 그는 최근 열린 법정 심리에서 10건이 넘는 중범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이어 다음 달 법원에 다시 출석할 예정이다. ◆ “매달 3만 달러 현금 챙겼다”…검찰, 주교 횡령 수법 공개 수사당국은 교회 재정에서 최소 27만 2000달러(약 4억원)가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샬레타 주교는 교회 사회관을 임대한 세입자로부터 매달 3만 달러(약 4400만원) 이상의 현금 임대료를 받아 개인적으로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교회 재정에서 발견된 자금 차이에 대해 돈의 사용처를 설명하지 못했고 비합리적인 해명만 반복했다고 법정에서 지적했다. 수사당국은 그가 자금 흐름을 숨기기 위해 빈곤층 지원을 위한 교회 계좌에서 운영 계좌로 돈을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 티후아나 성매매 업소 의혹…지지자들 “수사 잘못됐다” 그는 멕시코 티후아나 홍등가 ‘소나 노르테’에 있는 홍콩 젠틀맨스 클럽을 여러 차례 방문한 의혹도 받고 있다. 사설탐정 조사에서는 그가 한 달 동안 최소 12차례 해당 업소를 방문했고 업소 전용 셔틀버스를 이용한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사당국은 현재까지 그가 인신매매 범죄에 직접 연루됐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샬레타 주교가 출석한 법정에는 지지자들도 대거 모였다. 교구 신도인 파루크 게와르제스는 NBC와 인터뷰에서 “수사당국이 실수했으며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 역시 법정에서 교회 자금을 남용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 대출 문턱 높였더니… 신축 열기 시들고, 구축 수요 몰렸다

    대출 문턱 높였더니… 신축 열기 시들고, 구축 수요 몰렸다

    서울에서 준공된 지 20년 넘은 구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신축 아파트를 뛰어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서울에서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지자 구축에 살면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기다리는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3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 변동률은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가 0.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준공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 상승률은 0.07%, 준공 5년 이하는 0.03%로 나타났다. 10년 초과~15년 이하 및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각각 0.06%, 0.03%였다. 재건축 연한(30년)까지 얼마 남지 않은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의 상승률은 1월 다섯째 주 이후 6주 연속 다른 연령 아파트들에 비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월 서울의 20년 초과 아파트 가격 매매지수는 109.4로 지난해 1월(99.0)보다 9.6% 올랐다. 특히 강남 3구와 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의 경우 20년 초과 아파트 가격 매매지수가 116.7로 1년 전(96.7)보다 20.7%나 상승했다. 지난 1월 서울 전역의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지수의 경우 108.5였고, 동남권만 보면 111.3이었다. 구축 아파트의 강세는 서울 지역의 신축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때문으로 보인다. 구축 아파트가 금액 면에서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기 때문이다. 소위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신축 선호 현상은 여전히 강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수 가능한 구축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 7158가구로 전년(4만 6710가구)보다 약 42% 줄어 구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높지만 자금을 맞추다 보니 신축보다는 저렴한 구축으로 몰리게 되고 ‘키 맞추기’를 통해 가격 상승률이 오르는 것”이라며 “실거주를 해야 하니 이른바 ‘몸테크’를 하며 향후 재건축·리모델링 등을 기다리는 수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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