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약혼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유재석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생태계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99
  • 다른 듯하면서 닮은 도발적 멜로 두편

    다른 듯하면서 닮은 도발적 멜로 두편

    수은주가 0도를 오르내리는 이 12월. 극장가가 때아닌 연애담으로 후끈 달아오른다. 어감부터 헷갈려서 충무로를 분분하게 만드는 국산멜로 ‘애인’(제작 기획시대)과 ‘연애’(제작 싸이더스FNH·필름나루). 각각 8일과 9일 개봉하는 영화들은 다른 듯하면서도 너무 닮았다. 기습적 연애에 빠진 여주인공, 그 과정을 통해 자아를 돌아보게 되는 주제의식은 충분히 한 틀에 포개질 만하다. 똑같이 순제작비 13억원이 들어간 저예산 영화란 점도 닮았다. 그러나 도발의지가 선명한 두 영화들의 감상포인트는 보기에 따라선 극단적일 수 있다. 낭만적이거나 혹은 치명적이거나! ●약혼자 두고 엘리베이터서 만난 남자와… ‘연인’과 크게 다른 뜻이 아닐진대 훨씬 더 내밀한 느낌을 주는 단어가 ‘애인’일 것이다. 그 은밀한 뉘앙스를 발판삼아 도발을 모색한 멜로물이 성현아 주연의 ‘애인’이다. 7년 사귄 남자와의 결혼을 한달 앞둔 여자(성현아)는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조동혁)가 싫지 않다. 장난처럼 ‘작업’을 걸어오는 당당하고 유쾌한 남자. 약혼자와의 약속시간을 기다리며 여자는 남자의 기습적 연애공세를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인다. 다음날이면 아프리카로 기약없는 여행을 떠나는 남자와, 약혼자를 두고 낯선 남자와의 시한부 밀애를 즐기는 여자의 이야기에는 구구한 ‘정보’가 없다. 이름도 나이도 명시하지 않은 극중 남녀 주인공의 자유연애와 심리상태만이 탐색의 대상일 뿐이다.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대낮에 진한 첫 정사(그것도 갤러리에서)를 갖기도 하는 남녀는 어쩌면 원초적 욕망의 현시(顯示)이다. 노골적이고도 뻔뻔한 섹스장면들은 수위가 높다. 하지만 애당초 불온한 의도로 가득찬 이 ‘섹스영화’에는 신기하게도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고 낯을 붉힐 겨를이 없다. 하루 동안의 짧은 만남 속에는 낯선 남녀가 만나 익숙해지는 전체 과정이 고스란히 압축돼 있다. 그 솔직한 내용들은 도덕관념을 무감각하게 만들 정도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예컨대, 조심조심 서로를 탐색하던 남녀가 섹스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다음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반말을 트는 사이로 돌변하는 식이다. 너무 늦게 새 사랑을 발견한 커플의 이야기에 감독은 측은하게 질척거리는 감정을 싣진 않았다. 동기불순한 이 섹스영화에 별 반감이 들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 점에 있다. 하루를 함께 보낸 남자를 ‘사랑’이라 인정하면서도 결혼이란 제도의 울타리를 선택하는 여자는 현실만큼이나 현실적이다. 세련된 멜로가 되기엔 힘이 달리는 부분이 눈에 띈다. 주인공들의 감상을 걸리적거릴 만큼 집요하게 부각시킨 몇몇 장면들, 깊은 인상을 심지 못하는 세공 덜된 대사들은 많이 아쉽다. 김태은 감독 데뷔작.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빚 쪼들려 접대부 생활하다 만난 남자와… 연애는 변덕스럽다. 설레고 낭만적이면서, 때론 위태롭고 치명적이다. 달콤한 첫맛과 쓰디쓴 끝맛을 동시에 남기기도 한다. 영화 ‘연애’(감독 오석근)는 이같은 연애의 속성을 30대 초반의 가정 주부의 일탈을 통해 풀어낸다. 자극적 소재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과 묘사를 통해 연애에 담긴 희망과 절망을 이야기하려 한다. 무미건조하게 사는 어진(전미선)은 전화방 아르바이트를 하며 알게 된 한 남자와 전화 통화를 하며 고단한 일상을 달랜다. 남자와 시시콜콜 얘기하고 위로받는 것이 어진에겐 삶의 청량제인 셈. 어느날 어진은 곤경에 처한 자신을 구해준 김여사(김지숙)의 소개로 룸살롱 접대부의 길로 들어선다. 남편이 실직한 뒤 빚에 쪼들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자 어쩔 수 없이 매춘에 뛰어든 것. 모든 상황이 낯설고 수치스럽지만, 그곳에서 만난 남자 민수(장현수)는 어진을 부드럽고 따스하게 대하는 등 다른 남자들과 달랐다. 연애는 서툴고 사랑에는 어색한 어진은 민수의 접근에 설레며 점점 그에게 빠져든다. 남편이 아닌 남자와의 첫 섹스가 두렵지만, 자신의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남자이기에 마음을 바꾼다. 하지만 행복은 여기까지. 민수는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를 하며 어진을 당황케 만든다. 감독·주연배우·제작사 모두에게 의미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탁월한 연기력으로 의심없는 연기 내공을 선보인 전미선은 영화를 통해 데뷔 16년 만에 처음 주연 배우에 이름을 올렸다. 오석근 감독은 지난 93년 작 ‘101번째 프로포즈’ 이후 12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싸이더스픽쳐스와 좋은 영화의 합병으로 탄생한 싸이더스FNH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만큼 산뜻해 보이지 않는다. 다소 투박하고 답답하다. 일탈을 좇는 어진의 시선은 불안하고, 주변을 둘러싼 삶의 고단함이나 남자들의 감정도 어정쩡하다. 차라리 더 자극적으로 강하게 나가든가, 잔가지를 좀더 쳐냈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양그룹-창업주 故 이양구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양그룹-창업주 故 이양구회장家

    동양은 국내 재벌가(家)에서 최초로 사위가 승계한 그룹이다. 동양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이 1945년 북에서 혈혈단신으로 월남한데다 이관희(76)여사 사이에 딸만 둘을 둔 것과 무관치 않다. 이 창업주의 차녀인 화경(49)씨가 일찍이 경영에 참여해 현재 오리온 사장직을 맡고 있지만 동양의 ‘경영 대권’은 맏사위인 현재현(56) 동양 회장과 둘째 사위인 담철곤(50) 오리온 회장에게 돌아갔다. 가족 구성원이 단출한 만큼 이 창업주가(家)의 혼맥도는 정·관·재계에 든든하게 뿌리를 내린 국내 여느 재벌가와 달리 단순하다. 또 이 창업주가 딸들의 통혼을 통해 사돈가(家)의 후광을 기대하기보다 자신의 유업을 이어갈 사위들의 ‘사람 됨됨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도 혼맥의 단순함을 더했다. 특히 오리온 담 회장의 집안이 화교 출신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설탕왕·시멘트왕’ 이양구 창업주 동양 창업주인 서남(瑞南) 이양구 회장은 1916년 함경남도 함주군의 작은 농가에서 부친 이교흠(작고)씨와 모친 김성자(작고)씨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부친이 25세의 젊은 나이로 병사하면서 서남의 어린 시절은 힘겨운 생활로 점철됐다.15세의 늦은 나이에 보통학교 졸업장을 받은 서남은 상급학교 진학 대신 ‘함흥물산’이라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식료품 도매상에 취직했다. 서남은 훗날 이곳에서 ‘정직과 신용’이라는 상도를 배웠다고 밝혔다. 8년간 악착같이 돈을 모은 서남은 1938년 식품도매상인 ‘대양공사’를 시작으로 6·25전까지 수차례의 회사를 세우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그때마다 역사의 수레바퀴에 치여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고향에 수십만평의 토지와 1억원에 가까운 거금도 삼팔선과 전쟁으로 잃었다. 그러나 그는 부산에서 설탕도매업을 기반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전시의 특수 경기와 생필품 부족이 거꾸로 그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서남은 부산과 마산, 대구 등에서 이른바 ‘설탕왕’으로 불렸다. 서남은 당시 국내 유일하게 설탕을 생산했던 고 이병철 삼성 회장, 고 조홍제 효성 창업주와 가까운 사이였다. 서남은 1955년 삼성 이 창업주와 풍국제과의 배동환씨 3인의 공동 출자로 동양제당공업주식회사를 설립했으며, 풍국제과의 경영에도 참여해 오늘날 오리온(옛 동양제과)의 기틀을 다졌다. 또 동양제당이 국내 최고의 역사를 지닌 삼척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서남은 자연스럽게 시멘트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서남은 1957년 삼척시멘트를 동양시멘트공업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한 뒤, 노후시설 교체와 증산을 통해 한때 시멘트 왕국을 건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업 경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신규 업체의 대거 진입으로 시멘트가 남아돌았고, 정부의 금융 긴축정책으로 동양은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서남이 훗날 ‘운명의 날’이라고 밝혔던 1971년 9월10일 법원에 회사보전신청을 제출해 세인으로부터 온갖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채에도 불구하고 동양은 살아났다. 정부의 사채동결조치가 사실상 동양의 구명줄이었으며, 평상시 쌓아온 정직과 신용도 큰 도움이 됐다. ●운명적인 만남 서남과 이관희 여사의 인연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6·25가 이들을 만나게 하고, 또 헤어지게 만들었지만 결국은 거제도에서 부부의 인연을 맺게 했다. 6·25 발발로 3년 5개월만에 공군 소속으로 귀향한 서남은 모친의 부탁에 이관희씨와 약혼했다. 그의 나이 34세였다. 관희씨는 당시 함흥의 명문인 영생고녀(永生高女)를 나와 교편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군의 전쟁 개입으로 두 사람은 결혼식도 못올리고 생이별을 하게 됐다. 부산으로 내려온 서남은 가족 소식을 알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다가 뒤늦게 피란선을 타고 월남해 거제도에 머물던 관희씨와 극적으로 만났다. 이 여사는 현재 서남재단 이사장으로 남편의 유업을 기리고 있다. 서남과 이 여사는 슬하에 장녀 혜경(53)씨와 차녀 화경씨 등 2녀를 뒀다. 이화여대 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혜경씨는 평소 집안끼리 잘 알고 지내던 고 김옥길 이화여대 총장의 중매로 1976년 현재현 회장과 결혼했다. 현 회장은 당시 부산지검 검사로 재직중이었다.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대학 3학년 때 1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혜경씨는 현재 전공을 살려 동양매직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 회장의 집안은 전형적인 선비 가문이다. 고려대 초대 총장을 지내고 ‘유학계의 마지막 거두’로 알려진 고 현상윤 총장이 그의 조부이며, 이화여대 의대 교수를 역임한 고 현인섭씨가 그의 부친이다. 그는 고 현 교수의 3남2녀 가운데 셋째다. 첫째는 고려대 대학원장인 현재천(61)씨이며, 둘째는 현재민(59) KAIST 교수, 장녀는 현재희(51) 세종대 교수, 차녀는 현재란(49) 의사로 현재 이화의원 원장이다. 현 회장과 이 고문은 ‘정담(28·여)-승담(25·남)-경담(23)-행담(18)’ 등 1남3녀를 두고 있다.2세 모두 미국 스탠퍼드대를 다녀 현 회장과 동문이다. 첫째인 정담씨는 스탠퍼드대에서 심리학과 경제학을 복수로 전공한 뒤 지금은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장남 승담씨는 컴퓨터 사이언스와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차녀 경담씨는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있다. 막내딸 행담씨는 스탠퍼드대 교양학부 1학년에 재학중이다. 서남의 둘째 딸 화경씨는 이화여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1980년 뜨거운 열애끝에 담철곤 회장과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담 회장의 선친은 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했으며, 타이완 국적으로는 한의원 경영이 쉽지 않아 일찍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화경씨와 담 회장은 슬하에 경선(20)씨와 서원(16·남) 1남1녀를 뒀다. 경선씨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서원군은 국내에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서남가(家)의 혼맥은 이처럼 단순하지만 그나마 현 회장 집안을 통해 정·재계에 인연이 이어진다. 현 회장의 조부인 현상윤 전 총장은 6∼8대 국회의원이었던 김봉환 전 국회법사위 위원장과 사돈지간이다. 김 전 법사위원장은 손경식 CJ 회장과 사돈으로 연결된다. ●잉꼬 부부 이 고문과 현 회장은 중매로 만났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애틋하고 각별하다. 결혼 이후 경영수업을 위해 미국 스탠퍼드대에 홀로 유학한 현 회장은 이 고문에게 자주 편지를 보냈고, 편지 첫 머리에 늘 ‘사랑하는 당신’이라고 적었다. 담 회장과 이 사장은 서로가 첫 사랑이다. 대구에서 서울로 유학온 담 회장은 중학교 3학년 때 이 사장을 같은 반 친구로 처음 만났다. 이 때부터 서로에게 끌린 두 사람은 10년 이상 연애했다. 담 회장이 미국 조지워싱턴대로 유학간 4년이 유일하게 떨어진 시간이었다. 이 때도 두 사람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수백통의 편지를 주고 받았으며, 하루가 멀다하고 비싼 국제전화를 하는 탓에 꾸중도 많이 들었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친구에서 연인, 다시 부부로 인연이 이어지기까지 두 사람은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오랜 만남을 지속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막상 결혼때는 집안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담 회장과 이 사장은 국내 재계에서 보기 드문 ‘부부 CEO(최고경영자)’다. 담 회장은 현재 이 사장이 총괄경영을 맡고 있는 오리온의 엔터테인먼트사업 아이디어를 추진한 주역이다. 이 사장은 “나는 다소 감성적인 반면 담 회장은 실용적이어서 상호 보완이 된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져 이제는 이 세상에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시에 더없이 훌륭한 사업 파트너”라고 곧잘 언급한다. ●혹독한 경영 수업 서남은 사위들을 후계자로 키우기 위해 더 철저하게, 더 강하게 경영 수업을 시킨 것으로 유명하다.“내 딸, 내 사위라고 해서 특혜는 없다.”는 것이 서남의 ‘후계자론’이다. 현 회장은 75년 부산지검 검사로 입문한 뒤 결혼과 함께 경영자로 변신했다. 그는 77년 동양시멘트 이사로 재계의 첫 발을 내디뎠고, 초고속 승진을 통해 동양의 후계자로 대내외에 알려졌다. 그러나 후계자의 길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이 창업주는 타계하는 날까지 두 사위와 작은 딸에게 이론과 실전으로 혹독한 경영자 수업을 시켰다. 현 회장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국제금융을 전공한 이후, 이 창업주로부터 직접 경영수업을 받았다. 낮에는 현장을 같이 누비며 실전과도 같은 수업을 받았고, 밤에는 새벽까지 수십년동안 쌓아온 이 창업주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이 창업주의 경영수업은 이틀 정도 잠을 안재우는 일이 허다할 정도로 강도가 높았다. 이화경 사장은 동양제과(현 오리온)에서 인턴사원으로 일을 시작했으며, 담철곤 회장도 유학을 마친 후 동양시멘트 구매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 창업주는 ‘경영자가 되려면 기본부터 충실해야 한다.’며 두 사람 모두 구매부로 발령냈다. 이후 이 사장은 영업부를 제외한 각 부서를 돌며 업무를 익혔다. 특히 마케팅담당 시절엔 획기적이고 신선한 광고로 광고담당자들을 놀라게 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초코파이의 ‘정(情) 시리즈’ 광고다. 그는 입사 26년만에 오리온그룹의 외식과 엔터테인먼트사업을 담당하는 CEO에 올랐다. 이 사장은 최근 경제전문지 포브스코리아가 발표한 한국의 여성부호 50인 가운데 8위(1652억원)에 올랐다. 담 회장도 81년부터 동양제과로 자리를 옮겨 구매부장과 사업, 관리, 영업 상무 등을 거치며 89년 동양제과 CEO에 올랐다. ●동양·오리온의 분가 이 창업주가 1989년 타계한 이후 동양의 경영권은 가족간 협의를 통해 맏사위인 현 회장이 승계했고, 둘째 사위인 담 회장은 동양제과를 맡았다. 현 회장과 담 회장은 13년간 각각 시멘트·금융, 제과·엔터테인먼트 등의 사업영역에서 독자 경영을 해왔다. 이 때문에 사위간에 기업 분할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여기에 동양제과가 영상미디어 분야에 투자와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30대 기업집단으로 제한을 많이 받아 계열분리가 빨라졌다. 동양제과는 2001년 9월1일 동양에서 분가했다. 동양그룹 32개 계열사 가운데 제과와 엔터테인먼트 계열의 16개사가 떨어져 나간 것이다. 그러나 동양과 오리온(옛 동양제과)은 여전히 그룹 CI(기업이미지)를 함께 사용할 정도로 뿌리에 대한 깊은 유대감을 이어가고 있다. 현 회장은 “동양과 오리온의 분가는 미래 지향적인 경영을 위해서이며, 한 뿌리에서 나온 두 그룹이 한국경제의 거목으로 성장하기 위해 가지를 펼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계열분리 이후 동양은 금융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증권·종금·투신업을 아우르는 종합금융사로 거듭났으며, 동양생명은 6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동양은 현재 제조업 6개사, 금융 7개사로 총자산은 15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조 300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그룹은 케이블 방송과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해 계열사를 26개사로 늘렸다. 지난해 매출액 1조 5300억원을 올렸다. 특히 미디어플렉스의 극장사업체인 메가박스는 전국에 117개 스크린을 확보하며 최고의 영화관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영화투자 배급사인 쇼박스는 ‘말아톤’과 ‘웰컴투 동막골’,‘가문의 위기’ 등을 잇달아 흥행시켜 설립 3년만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여기에 베니건스를 중심으로 한 외식사업과 편의점 사업체인 바이더웨이 등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오리온의 대표 CEO 노영인(59) 동양시멘트 사장은 30여년을 시멘트업계에 종사한 산증인이다.98년 동양시멘트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외환위기 한파를 수출로 돌파했다. 그동안 시멘트 수출은 채산성이 안 맞고, 선진국의 품질검사가 까다로워 시늉만 내왔다. 그러나 노 사장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밀어붙여 99년에는 창사이래 최대 물량인 171만t을 세계 각국으로 수출했다. 덕분에 579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기나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노 사장은 동양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동양메이저의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박중진(54) 동양종합금융증권 부회장은 금융업계에선 신사로 통한다. 친근한 말투가 트레이드 마크. 그는 조지워싱턴대 MBA 출신으로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자격증을 갖고 있다.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동양증권과 동양생명, 동양종금을 거치며 10년이상 실전 금융을 익혔다. 윤여헌(57) 동양생명 사장은 행시 14회 출신으로 건설부와 재무부를 거쳐 95년 동양에 합류했다. 윤 사장은 겉치레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내실형’ 스타일이다. 철저한 손익 위주의 경영을 선호한다. 오리온그룹을 이끄는 전문 경영인으로는 김상우(48) 오리온 대표이사를 꼽을 수 있다. 김 대표는 1987년 오리온(옛 동양제과)에 입사한 이후 줄곧 마케팅 분야를 맡았다. 농심이 장악한 국내 스낵시장에 포카칩과 스윙칩 등을 출시해 오리온의 돌풍을 일으켰다. 오일호(53) 스포츠토토 사장은 1987년 오리온 마케팅부 과장으로 입사해 오리온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004년엔 스포츠토토 사령탑을 맡아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초기 난관을 극복했다. 특히 가라앉은 ‘토토´를 최근 ‘토토 붐´으로 확산시킨 것은 그의 공이 컸다는 평이다. golders@seoul.co.kr ■ 창업주 두딸 이혜경·화경씨 ‘닮은 듯 닮지 않은 두 자매.’ 이혜경(53) 동양매직 고문은 국내 ‘재벌가(家)의 딸’들이 그러하듯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전공(이화여대 미대)을 살려 동양매직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가정에 더 충실한 편이다. 그러면서도 장녀로서 모친인 이관희(서남재단 이사장) 여사를 도와 부친의 뜻을 기리는 서남재단의 이사로서 사회봉사 활동에 적극적이다. 반면 이화경(49) 오리온 사장은 1975년 동양제과(현 오리온)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밑바닥을 두루 거친 뒤 26년만에 오리온 사장에 올랐다. 약력에서 알 수 있듯 이 사장은 그동안 ‘경영자의 길’을 걸어왔다. 언니와는 다르게 ‘바깥 일’을 더 중시한다. 이 때문에 자매를 잘 아는 지인들은 보통 언니를 ‘살림꾼’으로, 동생을 ‘여장부’로 부른다. 이 고문은 소박하면서 다정다감하다. 살림을 손수 챙기며, 요리 실력이 수준급이다. 미술 감각을 살려 실내 장식과 정원 등은 손수 꾸민다. 또 혼자서 곧잘 동대문 시장에 나가 살림 도구나 가족 옷을 산다. 자녀 교육에도 각별한 정성을 쏟는다.1남3녀를 모두 미국의 명문 대학인 스탠퍼드대에 진학시킨 것은 이 고문의 노력과 관심 덕분이다. 이 고문은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한때 사회활동을 극도로 자제했으며, 수년간 미국에 머물며 자녀 뒷바라지를 했다. 현 회장도 틈틈이 아이들의 영어와 수학을 직접 가르쳤다. 막내딸 행담씨가 올해 대학에 들어가면서 이 고문은 건강 관리를 위해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이 사장은 경영인, 아내, 엄마의 ‘1인3역’을 소화하느라 늘 시간에 쫓긴다. 그렇다고 어느 하나 소홀한 법이 없다. 자녀(1남1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업무 외의 약속은 잡지 않는다. 경영인으로서 이 사장은 어떨까. 호탕하고 도전정신이 강해 부친을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간 현대경영이 2003년 8월 100대 기업 비서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세대 여비서들이 모시고 싶은 CEO’에 뽑히기도 했다. 그만큼 업무상의 유연함과 직원 배려가 돋보인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인턴사원으로 출발해 구매부, 조사부, 마케팅부 등 주요 부서를 거쳐 누구보다 현장 분위기와 실무진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오리온의 외식 및 엔터테인먼트 계열사 직원들은 이 사장을 열정적인 CEO로 평가한다. 이 사장이 전담하는 계열사는 온미디어와 미디어플렉스, 외식 사업부문인 롸이즈온 등 3개사. 일주일을 나눠 각각의 회사에 출근한다. 이 사장은 현장 경영을 중시한다. 직원들과 직접 회의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며, 영화사업을 담당하는 CEO로서 때로는 서울 삼성동의 메가박스에서 하루종일 영화를 보기도 한다. 이 사장은 “내가 재밌고, 감동을 받아야 관객들에게 권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golders@seoul.co.kr ■ 두 CEO 경영스타일 비교 ‘외유내강 VS 실용주의’ 사위들이 경영권을 승계하다 보니 현재현(56) 동양 회장과 담철곤(50) 오리온 회장은 곧잘 비교의 대상이 된다. 재계 안팎에선 현 회장을 선 굵은 외유내강형으로, 담 회장을 철저한 실용주의형으로 분류한다. 기업의 성장세로는 담 회장의 오리온이 빠르다.1989년 매출액 1360억원에 불과했던 동양제과(현 오리온)를 지난해 1조 5300억원으로 10배 이상 키운 것은 신규 사업을 진두지휘한 담 회장의 공이 크다. 현 회장은 오리온이 분가한 이후 그룹 구조조정에 매진했다. 금융계열사를 통합, 매각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이 덕분에 1000%를 웃돌았던 부채비율은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진입했다. 상대적으로 그룹의 외적 성장은 더디었지만 속은 눈에 띄게 알차졌다. 현 회장은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과시하며, 재계의 ‘스타 CEO’로 떠올랐다.CEO 서밋 의장으로서 각국 CEO(최고경영자)들과 토론 및 기자회견을 깔끔하게 소화해 화제가 됐다. 그는 이처럼 남들이 멍석을 깔아주지 않는 한 자신의 진면목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외유내강형 CEO로 불리는 까닭이기도 하다. 현 회장은 화를 내지 않는다. 늘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다. 그룹 총수가 화를 내서 임직원들의 기를 꺾으면 차후 일 진행이 쉽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대신 원칙에 따라 결정된 내용은 남들이 주저해도 과감하게 추진한다. 현 회장이 경영자로서 평가받은 첫 사업은 1984년 일국증권(현 동양종합금융증권) 인수다. 당시만 해도 증권사는 대형사고와 부실경영의 대명사로 인식됐던 터라 임직원들의 증권사 인수 반대는 만만치 않았다. 그렇지만 현 회장은 자본금 20억원에 지점이 덜렁 하나뿐인 일국증권을 불과 5년만에 10대 증권사로 키워냈다. 이를 계기로 동양은 30년간 지속된 시멘트와 제과 사업에서 탈피해 금융업 중심으로 업종 다변화를 일궈냈다. 현 회장의 취미는 바둑. 중학교 시절 바둑을 배워 고등학교 때는 적수가 없을 정도였고, 대학 때는 교내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을 했다. 장수영 9단에 2점으로 버티는 아마 고수다. 현 회장의 고교·대학 동기들은 그를 ‘티없는 친구’로 기억한다.“품성이 맑고 깨끗하며 원만할 뿐 아니라 일처리까지 깔끔하다.”는 것이다. 담철곤 회장은 실용주의자이자 ‘일벌레’라는 평가를 받는다. 요즘도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골프를 치지 않는다. 대신 스키 등 다이내믹한 스포츠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냉혹한 스타일도 아니다. 직원들은 잔정이 많은 CEO라고 얘기한다. 한 임원의 설명이다.“부장 시절에 기획안을 제출했다가 담 회장으로부터 ‘이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그 다음날 회장으로부터 휴대전화가 왔습니다.‘다시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다’는 내용이었죠. 직원의 기를 꺾지 않으려는 회장의 배려였지요.” 담 회장은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90년대 초반에는 20대 중심의 신규 사업팀을 구성한 뒤 수십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여러 분야의 사업에 진출해 쓴맛을 많이 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훗날 오리온의 케이블 TV사업과 극장·외식사업 등으로 진출해 현재의 그룹 규모를 갖추는데 일조했다. 담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잘 엮는다. 국내 제과사들이 90년대 안방시장에 안주하며 저성장의 어려움을 겪을 당시,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오리온의 고성장을 주도했다.2003년엔 남들이 모두 망했다고 평한 체육복표 사업체 스포츠토토를 인수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꿔 놓고 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박동섭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재산관련 유언 철회했는데…

    Q3남매 중 둘째입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아버지는 장남에게 사업을 맡기려고 합니다. 내게는 토지와 건물 한 채를 주겠다며 유언을 공증했습니다. 아버지는 또 건물을 저의 약혼녀 S에게 주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공정증서로 5억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해 주고는,5억원의 지급담보를 위해 내게 물려주기로 한 건물에 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 아버지는 이 유언을 철회한다면서 공증사무소에서 유언철회 유언을 했습니다. 이 경우 저의 약혼녀도 저당권을 잃게 되나요 -이영식(26·가명) A저당권이 소멸되지 않습니다. 유언을 남긴 뒤 살아있는 동안 철회하거나 바꿀 수 있지만, 유언을 바꾼다고 해서 물려주기로 한 재산(유증 목적물)에 대해 별도로 맺은 생전계약의 효력이 없어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민법은 유언의 자유뿐 아니라 유언철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적법·유효한 유언을 한 후에라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언제든지 유언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철회는 다른 사람의 동의를 구할 필요 없이 유언자 자신만 단독으로 할 수 있습니다. 유언을 철회하려면 민법이 정한 방식을 따라야 하지만, 종전에 유언을 할 때 선택했던 방법과 똑같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언의 일부를 철회하려면 새 유언을 할 수도 있고, 기존 유언을 정정하는 형식으로 할 수 있습니다. 철회에는 임의철회와 법정철회의 방법이 있습니다. 유언자의 명시적·임의적 유언철회가 없어도 몇가지 경우에는 철회의 효과가 인정되는데, 이를 법정철회라고 합니다. 우선 유언을 2개 이상 남겼는데,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모순된다면 이전 유언은 철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건물을 A에게 주겠다고 유언한 뒤, 같은 건물을 B에게 주겠다고 다시 유언했을 때 B가 건물에 대한 상속자로서의 권리를 갖게 됩니다. 유언자가 유언 뒤 그 유언과 저촉되는 생전행위를 하거나 고의로 유언증서 또는 유증 목적물을 훼손시키면 이전 유언은 철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유증 목적물을 훼손시킨다는 것은 유언으로 남긴 것을 팔거나 부순 경우 등을 일컫습니다. 매각하는 게 아니라 유증 목적물에 지상권·전세권·저당권 등을 설정해도 그로 인해 이전 유언이 효력을 잃지는 않습니다. 이영식씨의 질문만으로는 유언이 먼저인지 저당설정이 먼저인지 약간 애매하기는 하지만, 아들에게 주겠다고 유언한 건물에 대해 약혼녀에게 저당권을 설정해 준 경우로 판단됩니다. 이럴 때는 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을 아들에게 준다는 유언으로 당초 유언내용이 변경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당초 유언이 철회되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영식씨의 아버지는 며칠 뒤 “아들에게 준다.”는 유언을 다시 철회했습니다. 이 경우에도 아들이 아닌 제3자에게 준 약속어음과 저당권 설정이 무효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약속어음 발행과 저당권 설정은 생전처분으로 그 자체가 이미 효력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언철회로 효력을 잃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전의 ‘유언’일 뿐입니다. 만일 유언자가 C에게 어떤 땅을 증여한다고 유언한 뒤 같은 땅을 D에게 10년 뒤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10년이 되기 전에 유언자가 사망했다면, 유언자의 사망과 동시에 부동산은 C에게 귀속됩니다. 그리고 10년째 되는 해에 유증이 철회되어 D에게 소유권이 이전됩니다. 이영식씨의 경우처럼 약속어음 발행, 저당권 설정이 먼저 이루어지고 나중에 유언이나 유언 철회가 이루어졌다면, 유언의 효력으로 앞의 행위의 효력이 좌우되지는 않습니다. 나중에 한 유언을 우선으로 인정한다는 ‘후유언 우선의 원칙’은 유언에 관한 것입니다. 시간적으로 전후 2번 이상 유언이 있었던 경우의 문제이지, 생전처분과 유언이 번갈아 일어난 경우에 적용되는 법칙은 아닙니다.
  • [슈퍼스타 3人 입국] 서재응 “야구클래식 못 나갈수도”

    해외에서 활약하는 슈퍼스타들이 22일 인천공항을 통해 줄줄이 입국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서재응(29·뉴욕 메츠)과 일본 이종격투기 K-1에서 활동하는 최홍만(25)은 휴식을 겸해 고국을 찾았지만, 미국프로농구 하부리그 NBDL 로어노크 대즐에서 뛰던 방성윤(23·SK)은 국내 프로농구 데뷔차 귀국했다. 약혼녀 이주현(28)씨,1살된 딸과 함께 온 서재응은 공항에서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여부에 확실한 답을 피했다. 서재응은 “지난해부터 부진했지만 후반기들어 호투해 좋은 한 해를 보낸 것 같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올 하반기 메이저리그로 승격된 서재응은 8승(2패)과 함께 메츠 투수중 최고인 방어율 2.59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는 “한 시즌에 210이닝 이상을 던진 것은 올해가 처음인 만큼 빨리 컨디션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면서 “대표로 뽑아주면 뛰겠지만 몸상태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나라와 팀을 위해 안 나갈 수도 있다.”고 말해 WBC 참가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트레이드설과 관련해 서재응은 “다른 팀에서 나를 탐낸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지만 메츠 단장이 ‘대형 트레이드가 아닌 이상 널 내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재응은 유소년 야구캠프 등에 참가한 뒤 다음달 25일 광주에서 뒤늦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신동파 선수가 저를 울려요

    신동파 선수가 저를 울려요

    한국대표 농구「팀」의 명「포드」신동파(申東坡)를 사칭한 사기한이 나와 숱한 여인들을 울렸다. 멀리 자유당 시절의 가짜「귀하신 몸」에서부터 최근에는 가짜 판사, 가짜 영화감독, 배우까지 등장, 바야흐로 가짜가 판을 치는 판국에 이제는 가짜「올림픽」선수마저 나타나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세태의 한 면을 드러내고 있다. 후리후리한 키에 균형잡힌 몸매. 말쑥한 차림에 좋은 언변으로 서울 한복판을 누비는 가짜 신동파가 처음 나타난 것은 약 1년 전이었다. 지난해 3월 중순의 어느 날. 일본「야하따(八幡)」「팀」과의 친선경기를 끝내고 피로한 몸을 집에서 쉬고 있는 신동파에게 어떤 여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미스」구(具)라는 것이었다. 자기를 모르겠냐는 것이었다. 신동파로선 전혀 모를 여인. 다방에서 만났다. 역시 모를 여인이었다. 여인도 자기가 알던 신동파가 아니라고 당황했다. 여인은 신동파라고 사칭하는 사기한과 두 달 동안을 사귀어왔다. 다방에서 처음 만났다. 옆자리에 운동선수 차림의 건강한 청년 3, 4명이 앉아 잡담을 하는데 친구들이 한 청년을 가리켜 신동파라고 떠들어댔다. 잠시 후 가짜 신동파가 여인에게 다가왔다. 감쪽같이 신(申)선수로 알고 원정(遠征) 간다기에 돈줬더니 이렇게 알게 된 두 사람은 그 뒤 자주 만나게 됐다. 그들은「미도파」앞 M다방에 자주 들렀다. 다방의「마담」,「레지」들이 신동파 선수 왔다고 야단들이었다. 어떤 때 가짜 신동파는 약속시간에서 20~30분 정도 늦게「트레이닝」바람으로 헐레벌떡 뛰어들었다. 연습하다 잠시 빠져 나왔다면서 오늘은 연습 때문에 시간이 없으니 다음날 만나자 하고는 돌아갔다. 다음날은 말쑥한 양복을 차려 입고 양복 깃에 태극「배지」를 달고 나타났다. 양복 안쪽에 신동파라는 이름까지 새겨져 있었다. 명동 D음식점에서도 마찬가지. 주인은 그를 진짜 신동파로 믿고 있었고 그는 친구들과 함께 외상조차 먹고 다녔다. 하루는 그가 여인에게 곧 일본원정을 떠나게 됐다면서 원정비가 모자라 큰일이라 했다. 여인은 주저하지 않고 그에게 10만원을 주었다. 돌아올 때 선물을 사다 달라고 2만원을 따로 보탰다. 일본으로 떠난다면서 굳이 비행장에는 타오지 말라고 했다. 3, 4일이 지났다. 여인이「라디오」를 트니까 장충체육관에서 육군「팀」과「야하따」「팀」의 대전 실황이 중계되고 있었다. 일본에 갔어야 할 신동파가「게임」을 하고 있었다. 여인은 이상히 여겨 농구협회로 전화를 걸었다. 일본에 원정한 사실이 없다는 대답. 여인은 곧 신동파에게 전화를 했던 것이다. 신동파라고 하다 김무현(金武鉉)으로 둔갑도 앉아서 벼락을 맞은 듯한 기분에 어리벙벙한 채 정신을 못 차리는 신동파에게 다시 두 번째 피해자가 나타났다. 역시 같은 수법이었다. 7만여 원을 사기당했다. 신동파는 하도 어이가 없어 동료선수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며칠 뒤 가짜 신동파는 같은 육군「팀」의 백문철(白文哲)에게 덜미를 잡혔다. 백문철이 부대로 들어가기 위해 흑석동 집을 나오는데 담배가게 앞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담배가게 주인과 웬 키 큰 청년의 싸움. 담뱃값을 10원 더 내고 덜 냈다는 다툼이었다. 『여보시오. 내가 담뱃값 10원을 덜 낼 놈같이 보이오? 나도 유명한 사람이오. 내가 신동파요!』 백문철은 며칠 전 신동파에게 들은 사기한이 바로 이놈이구나 생각하고 뒤를 밟았다. 합승에 뒤따라 올라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저 혹시 신동파 선수 아닙니까?』 그는 시치미를 떼고 그렇다고 했다. 백문철은 신선수「팬」이라면서 어디까지 가시냐고 물었다. 중앙청 쪽으로 간다는 대답, 내려서「택시」로 모시겠다면서「택시」에 잡아 넣었다. 멱살을 잡고 사기꾼이라고 호통쳤다. 가짜는 연기를 시작했다. 눈물을 금방 흘리면서 용서를 빌었다. 백문철은 그의 능란한 말솜씨에 홀려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파출소에 차를 대고 내리면서 순경을 부르는 순간, 가짜는 잽싸게 백문철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가짜 신동파가 한 달쯤 전에 다시 등장했다. 이번의 피해자는 답십리에 사는 이(李)모양. 이양의 동생은 D중학 농구선수였다. 연습을 끝내고 돌아가는데 3, 4명의 청년들이 나타나 D중학을 졸업하면 좋은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않겠느냐고 꾀었다. 그 중의 한 청년이 자기는 신동파라고 했다. 이군은 농구장에서 신선수를 보아 알고 있었다. 신동파가 아니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더니 사실은 김무현(기업은행 소속)이라고 돌려댔다. 이양 경우는 부모도 속아, 사위 삼으려고 백만원 줘 가짜 김무현으로 둔갑한 사기꾼은 이군의 부모를 만났다. Y고교 진학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부모들은 이군의 진학을 염려하던 터라 고마웠다. 이양을 만나게 됐다. 그 능숙한 솜씨로 이양에게 접근했다. 이군의 진학을 위해 교제비가 필요하다고 손을 내밀었다. 훈련비가 모자라 큰일이라고 울상이었다. 이양의 집에서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돈을 내주었다. 나중엔 그와 이양의 약혼 얘기까지 나오게 됐다. 양복을 세 벌이나 해줬다. 시계도 사주었다. 화곡동에 집도 마련해 주기로 하고「오토바이」도 사주기로 약속했다. 한 달 동안에 가짜가 털어낸 돈과 패물은 근 1백만원어치. 이름을 사기당한 진짜 신동파는 한심한 세태에 가슴이 아프다고 술회했다. 『저를 사칭하고 사기를 일삼는 그 친구도 나쁘지만 피해를 입는 여자들도 한심합니다. 이름 석자에 홀려 앞뒤를 재지 못한대서야 말이 됩니까? 정신들을 차려야겠습니다』 한국 제1의「골·게터」신동파는 앞으로 다시는 이런 어리석은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유홍락(劉洪洛) 기자> [ 선데이서울 69년 3/30 제2권 13호 통권 제27호 ]
  • 안방으로 온 ‘비’… 시청자 적실까?

    안방으로 온 ‘비’… 시청자 적실까?

    첫 방송을 앞두고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KBS 2TV 새 월화 미니시리즈 ‘이 죽일 놈의 사랑’(연출 김규태, 극본 이경희, 제작 에이트픽스)이 31일부터 드디어 시청자들과 만난다. KBS가 드라마 시간대를 일주일 내내 완전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는 화제작이다. 일단, 아시아 스타인 가수 비가 배우 정지훈으로 돌아왔다. 세 번째 드라마 출연이다. 또 지난겨울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돌풍을 일으킨 이경희 작가가 펜을 잡았다.2003년 ‘상두야 학교 가자’에 이은 두 스타의 재회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비는 집에 묻어두고 왔다 25일 시사회에서 공개된 입식타격기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정지훈은 화려한 하이킥, 로킥에 니킥, 그리고 백스핀 블로까지 실제 선수처럼 화면을 역동적으로 만들었다.“입에 거품을 물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는데, 완성된 화면을 보니 보람차다.”며 스스로 만족감을 표시했을 정도다. 날렵한 느낌을 주기 위해 몸무게를 7㎏이나 줄였다고 한다. 그런데 액션 장면이 오히려 쉽다는 말은 의외다. 그는 “이번 연기의 70%가 감정 연기”라면서 “감정신 하나 찍고 나면 다리가 후들거린다.”고 설명한다. 그만큼 죽을 힘을 다해 찍는다는 이야기. 또 “노래나 춤은 연습하면 되는데, 연기에서 감정 표현력은 배울 수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격투기 선수이자 나중에 보디가드가 되는 강복구역이다. 톱스타가 된 여자친구(신민아)의 약혼 보도로 자살을 시도한 뒤 식물인간이 된 형을 대신해 복수하려 하지만, 오히려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래서 이 죽일 놈의 사랑. 그는 “여자가 와서 키스하면 침을 뱉고 가버리는 등 연기하는 내 자신도 깜짝 놀랄 정도로 건방지고 싸가지가 없는 나쁜 남자”라고 캐릭터를 소개하며 “굉장히 쇼킹한 것을 많이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비쳤다. 스크린에 대한 욕심도 부쩍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첫발을 잘 디뎠으면 하는 바람에 영화 출연을 미루고 있다.”면서 “단편영화라도 출연할 의사가 있다. 지금은 연기를 위한 기초공사를 해놔야 한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 작가는 그를 두고 “가슴으로 말하는 감동적인 배우”라면서 “시청자들이 가수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깨면 보물 같은 배우를 얻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오직 사랑을 풀어내는 데 몰두 정지훈은 이 작가에 대해 “가슴을 파고드는 글을 써주시는 분, 또 철저하게 배우 연기 방향에 맞춰 주시는 작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작가는 “어떤 것을 써도 다 연기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거침없이 쓰고 있다. 네가 어디까지 할 수 있나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라고 맞받아치며 웃는다. ‘꼭지’ ‘상두야’ ‘미사’를 통해 스타로 자리매김한 이 작가. 앞선 작품과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그는 “이전에는 작가로서 의식적으로 교육이나 입양 문제 등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으려고 했다. 이번에는 사랑에만 집중하겠다.”면서 “사랑이라는 게 사람에게 무슨 의미이고, 어떠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작품 흐름이 비극적이고 슬픈 사랑으로 흐른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사랑에 대해 특별한 혐오감은 없다.”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우물에서 아직 퍼올리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을 꺼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초반 시놉시스를 살펴보면, 역시 비극적인 결말일 것 같다. 그러나 “미사 때는 스포일러가 많아 힘들었다. 아직 결말을 정해 놓은 것은 아니며, 캐릭터가 흘러가는 대로 갈 것”이라고 했다. 남자 주인공들이 대부분 밑바닥 인생이라는 질문이 나오자,“한때 비장미 넘치는 홍콩 영화에 빠지기도 했고, 워낙 마이너리티에 관심이 많다.”면서 “언젠가는 백마탄 왕자도 그려보고 싶다.”고 웃음지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눈에 띄네 이 얼굴] ‘새드무비’ 임수정

    [눈에 띄네 이 얼굴] ‘새드무비’ 임수정

    네 쌍의 이별이야기가 손을 잡은 슬픈 멜로 ‘새드 무비’(제작 아이필름)에서 임수정(25)은 단연 돋보인다. 정우성 염정아 차태현 신민아 등의 톱스타들이 무더기 출연하는 영화인데도, 확실히 그녀는 튄다. 가슴 저 밑바닥에서 끌어올린 응축된 감정으로 스크린을 질펀한 눈물바다로 만드는 주역이기 때문이다. 소방관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우직하고 우유부단한 남자 진우(정우성)를 사랑하는 여자 수정. 불길 속에 몸을 던져야 하는 약혼자가 안쓰러워 날마다 비를 기다리는 방송국 뉴스 수화통역자. 다분히 현실적인 캐릭터이지만, 그녀의 극중 사랑이야기는 그 자체로 독립된 로맨틱 드라마가 되어도 좋을 만큼 극적이다. 죽음의 순간에 폐쇄회로 카메라를 통해 사랑고백을 하는 약혼자의 모습에 오열하는 마지막 시퀀스에서 관객들은 꾹꾹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야 만다. 진우와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에서 나누는 ‘깜짝 키스’는 인터넷을 후끈 달구고 있는 화제의 장면. 진우의 기습키스에 마구 찌그러진 얼굴이건만 깨물어주고 싶게 귀엽다는 반응들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세명의 남녀, 엇갈린 사랑!

    여기 세 명의 남녀가 있다. 떠나간 연인에 대한 상처와 미련을 간직한 남자(매튜), 자신의 미래와 일을 선택했지만 옛 사랑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리사), 이를 지켜보며 맹목적인 열정에 가슴 아파하는 또 다른 여자(알렉스). 이들은 각각 사랑에 대한 아픔과 고독, 열정을 상징하는 현대 도시 남녀의 자화상이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는 이들 세 주인공의 어긋난 사랑 방정식을 통해 ‘당신이 겪고, 또는 알고 있는 사랑이 전부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랑의 정답’에 접근한다.2년이란 시간 간극을 교묘하게 넘나드는 영화는 잃어버린 사랑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한 남자의 감정을 쫓아가며 빗나간 사랑의 접점을 찾아간다. 사진작가를 꿈꾸는 매튜(조쉬 하트넷)는 댄서 리사(다이앤 크루거)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매튜는 뉴욕에서의 일자리 제의를 받고 리사에게 함께 가자고 권유하지만, 다음날 리사는 아무말 없이 사라진다.2년 뒤 약혼자와 함께 시카고로 돌아온 매튜. 한 카페 공중전화 앞에서 옛 연인 리사의 목소리를 듣는다. 리사의 흔적에 혼란스러워하던 매튜는 무작정 리사를 찾아 나서고, 기억을 더듬어 그녀의 옛 아파트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녀는 그토록 그가 찾아 온 진짜 리사와 이름만 같은 동명이인(로즈 번). 재미있는 것은 그럼에도 그 여인에게서 느껴지는 진짜 리사의 흔적과 왠지 모를 이끌림이다. 우연은 운명으로 통하는 걸까. 영화는 진행될수록 초반 예상과 달리 단순 멜로의 궤를 벗어난다. 플롯 구석구석에 놓아 둔 추리적 기법 때문. 극중 연인에 얽힌 비밀이 한 꺼풀씩 벗겨지면서 스릴러적인 냄새를 풍긴다. 후반들어 팽팽했던 긴장감이 난데없이 느슨해지며 다소 힘이 부치는 느낌이지만, 지루함보다는 오밀조밀한 재미가 잔상으로 더 많이 남는 영화다. 폴 맥기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진주만’의 조쉬 하트넷과 ‘트로이’로 스타덤에 오른 두 미녀 다이앤 크루거와 로즈 번이 주연을 맡았다.15세 이상 관람가.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하프타임] 서재응 성탄절 ‘지각결혼식’

    올시즌 화려한 부활에 성공한 미국프로야구의 ‘컨트롤아티스트’ 서재응(28·뉴욕 메츠)이 성탄절날 ‘지각 결혼식’을 올린다. 약혼녀 이주현(28)씨와 사이에 지난 8월초 딸 혜린이를 낳은 서재응은 지난해 5승10패(방어율 4.90)로 부진해 결혼식을 미뤘지만, 올시즌 8승(2패), 방어율 2.59로 재기에 성공해 고대하던 웨딩마치를 울리게 됐다.
  • 케이티 홈즈, 말로만 ‘혼전순결’

    결혼을 앞두고 있는 톰 크루즈(사진 왼쪽·43)와 케이티 홈즈(오른쪽·26) 커플이 아기를 가졌다고 발표했다. TV연예프로그램인 ‘엑스트라’ 인터넷판은 5일(현지시간) 케이티 홈즈의 대변인이 홈즈의 임신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고 보도했다.‘엑스트라’는 또 크루즈-홈즈 커플이 지난 6월 약혼식 이후 아이를 갖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왔으며 불과 몇 달 전에도 크루즈가 홈즈와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는 문제를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결혼식 날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임신 소식은 홈즈가 팬들과 했던 약속을 사실상 깬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크루즈를 만나기 전까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홈즈는 결혼할 때까지 반드시 순결을 지키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동성애자다.’,‘아이를 가질 수 없는 남자다.’ 등의 소문에 시달려온 크루즈에게 홈즈의 임신 소식은 이런 ‘괴소문’을 불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로스앤젤레스 연합뉴스
  • 패리스 힐튼, 파혼 공식 발표

    힐튼 호텔의 상속녀이자 모델, 영화배우로 활약하며 각종 화제를 낳고 있는 패리스 힐튼(24)이 1일(현지시간) 그리스 선박 재벌의 상속남인 패리스 랫시스(22)와의 파혼을 공식 발표했다. 약혼한 지 다섯달 만이다. 힐튼은 AP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결혼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아” 파혼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힐튼은 “사랑하지만 너무 서둘러 결혼하는 바람에 헤어지는 커플을 많이 봤다.”면서 “결국 이혼으로 끝나는 실수는 저지르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커플은 올 봄 약혼했으며 힐튼은 랫시스로부터 500만달러에 이르는 24캐럿의 다이아몬드 약혼반지를 받았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US오픈테니스] 클리스터스 ‘여왕 스매싱’

    ‘붉은 마녀’ 킴 클리스터스(4번시드·벨기에)가 4전5기 끝에 생애 첫 메이저코트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클리스터스는 11일 오전 뉴욕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벌어진 US오픈테니스(총상금 180억원) 여자 단식 결승에서 마리 피에르스(12번시드·프랑스)를 1시간5분 만에 2-0으로 제압하고 메이저 왕관을 머리에 얹었다. 쥐스틴 에냉과 함께 ‘벨기에 듀오’로 불리며 한때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무대를 점령했던 클리스터스는 지난 2001년 프랑스오픈과 03년 프랑스오픈·US오픈, 지난해 호주오픈 등 4차례나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르고도 번번이 쓴 잔을 들었지만 올시즌 마지막 코트에서 마침내 메이저 무관의 한을 풀었다. 지난해에는 손목 부상으로 거의 한 해를 허송세월하며 관중석에서 US오픈을 지켜봐야 했다. 랭킹마저 100위권 밖으로까지 밀려난 데다 특히 올초 레이튼 휴이트(호주)와의 약혼까지 깨지는 등 온갖 역경을 딛고 일궈낸 우승이어서 감격은 더욱 컸다. 클리스터스는 대회 직전 미국테니스연맹이 캐나다·미국에서 개최한 US오픈시리즈에서 우승, 규정에 따라 대회 우승 상금(110만달러)의 두 배인 220만달러를 챙기는 행운까지 누렸다. 한편 ‘황제’ 로저 페더러(톱시드·스위스)와 ‘백전노장’ 앤드리 애거시(7번시드·미국)는 전날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각각 휴이트(3번시드)와 로비 지네프리(미국)를 제치고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김선용(18·양명고)은 주니어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라이언 스위팅(바하마)에게 0-2로 져 탈락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학생 수업태도 호주보다 좋아보여”

    “서울대 학생들은 호주 대학생들보다 출석률이나 수업태도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10년을 채워 65세 정년까지 여기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올 2학기 서울대 공대 컴퓨터공학부에 부교수로 온 호주 출신 로버트 이안 매케이 교수. 그동안 서울대 공대에 외국인이 초빙교수로 온 사례는 많았지만 전임 교원으로 발령받은 것은 매케이 교수가 처음이다. 호주국립대과 영국 브리스톨대에서 공부한 매케이 교수는 9년간 호주 연방 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에 근무한 뒤 1985년부터 뉴사우스 웨일스 호주국방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중국, 일본, 베트남, 한국 등 아시아권 학자들과 교류가 잦았던 그는 지난해 서울과 부산에서 열렸던 워크숍에 참석했을 때 서울대로부터 교수직 제의를 받았다. 그는 “현재 호주무역청에 근무하는 약혼녀와 당분간 떨어져 지내야 하는 등 개인적으로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연구여건은 여기가 더 낫다고 생각해서 왔다.”고 말했다. 매케이 교수는 이번 학기에 학부 ‘자료구조론’과 대학원 ‘지식표현 및 추론’ 등 2과목을 맡아 가르친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암스트롱, 록스타 크로와 약혼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사진 오른쪽·34)이 세계적인 록스타 셰릴 크로(왼쪽·43·이상 미국)와 약혼했다. 암스트롱은 6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지난 1일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크로에게 프러포즈를 했고, 즉석에서 약혼식을 올렸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암스트롱의 대변인 마크 히긴스는 이에 대해 “확정되진 않았지만, 내년 봄쯤 예식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세기의 커플’은 2003년 10월 자선행사장에서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처인 크리스틴과의 사이에 3명의 자녀가 있는 암스트롱과는 달리 크로는 이번 결혼이 첫번째다. 생존율 47%의 고환암을 이기고 재기에 성공해 ‘미국의 영웅’으로 칭송받는 암스트롱은 지난 7월 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투르 드 프랑스)에서 사상 첫 7연패의 위업을 이룬 뒤 은퇴를 선언했지만, 최근 프랑스 스포츠일간지 레퀴프가 금지약물 복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곤혹스러운 상태에 빠졌다. 그래미상 9회 수상에 빛나는 가수 겸 작곡자 크로는 가수 에릭 클랩턴, 영화배우 오웬 윌슨 등과 염문을 뿌린 이슈 메이커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US오픈] 샤라포바·V윌리엄스 “이변은 없다”

    오는 19일 서울에서 ‘한가위 맞장’을 펼칠 ‘요정’과 ‘흑진주’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의 정상을 향해 순항했다. 마리아 샤라포바(톱시드·러시아)는 1일 뉴욕 플러싱메도 국립테니스센터에서 벌어진 US오픈테니스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달리 랜드리안테피(48위·마다가스카르)를 49분 만에 2-0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3회전에 올랐다. 대회 직전 러시아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여자프로테니스(WTA) 톱랭킹에 올랐던 샤라포바는 비록 이번주 랭킹에서 린제이 대븐포트(미국)에 자리를 내줬지만 1·2회전에서 단 3게임만 내주는 절정의 컨디션을 이어갔다. 윔블던 챔피언 비너스 윌리엄스(10번시드·미국)도 마리아 키릴렌코(44위·러시아)를 2-0으로 완파하고 3회전에 진출, 올 2관왕의 꿈을 부풀렸다.4회전 상대는 다니엘라 한투코바(20번시드·슬로바키아). 한때 여자코트를 점령했던 ‘벨기에 듀오’의 킴 클리스터스(4번시드) 역시 파비올라 술루아가(58위·콜롬비아)를 2-0으로 제압, 일본의 자존심 스기야마 아이(30위)와 격돌하게 됐다.지난해 클리스터스와 약혼한 뒤 헤어진 레이튼 휴이트(3번시드·호주)는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알베르트 코스타(72위·스페인)를 3-0으로 일축,4년 만에 정상 탈환을 위한 힘찬 첫발을 내디뎠다.최병규기자cbk91065@seoul.co.kr
  • 찬호 12월 결혼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코리언특급’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12월초 결혼할 것으로 알려졌다. 1일자 스포츠서울에 따르면 박찬호의 예비신부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재일동포 재력가의 딸로 미국 유학 경험이 있으며, 이들은 지난해 제주도에서 극비리에 약혼식을 올린 뒤 결혼식 날짜는 올 연말로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혼식은 양쪽 집안 사정을 감안해 한국과 일본에서 두차례 올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공연리뷰] 베일벗은 뮤지컬 ‘아이다’

    [공연리뷰] 베일벗은 뮤지컬 ‘아이다’

    제작비 130억원,8개월간의 최장 공연 등 갖가지 화제를 불러일으킨 뮤지컬 ‘아이다’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기대만큼 우려도 컸던 ‘아이다’는 지난 27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첫 공연에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성공적으로 출발했다.‘작품의 완성도’라는 1차 관문은 일단 무난하게 통과한 셈. ‘미녀와 야수’‘라이온 킹’과 더불어 3대 디즈니 뮤지컬인 ‘아이다’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기존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하고, 감각적인 첨단 무대매커니즘이다. 베르디의 동명 오페라에서 풍기는 고전적인 웅장함 대신 뮤지컬 ‘아이다’는 단 1초도 관객의 시선을 놓치지 않으려는 현대적인 세련미와 속도감으로 승부한다. 치밀하게 계산된 조명과 의상, 무대의 조화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푸른 조명 아래 배우들이 와이어에 매달려 공중유영을 하는 수영장 장면은 기발했고,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가 시녀들과 패션쇼를 벌이는 장면은 실제 쇼를 무색케 할 정도로 화려했다. 금지된 사랑에 빠진 장군 라다메스와 노예인 누비아 공주 아이다, 그리고 라다메스의 약혼녀 암네리스가 레이저빔을 쏘아 만든 삼각형 피라미드 아래서 각자의 심정을 노래하는 장면은 가슴 시렸다. 수천년 전,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비극적 러브스토리는 이런 최첨단 장치 덕에 시공간의 간극을 가뿐히 뛰어넘어 객석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지난해 9월 막내린 브로드웨이 현지 프로덕션에서 공수해온 오리지널 세트와 의상, 조명은 국내 무대에서도 토니상(2000년)의 이름값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팝의 황제 엘튼 존과 전설적인 작사가 팀 라이스 콤비의 노래는 사랑의 기쁨과 배신의 분노, 이별의 애틋함을 적절히 엮어내며 감정선을 건드렸다. 공연을 앞두고 가장 우려됐던 부분은 우리 배우들의 역량이었다. 특히 타이틀롤을 맡은 가수 옥주현을 두고 뒷말이 분분했다. 하지만 오프닝 공연을 장식한 옥주현은 기대 이상의 실력을 뽐냈다. 대사로 감정을 온전히 전달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발성은 또렷했고, 군데군데 어색한 동작이 눈에 띄었지만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는 예사롭지 않았다. 무엇보다 연기의 허점을 눈감아 주고 싶을 만큼 탁월한 노래솜씨는 발군이었다. 이석준(라다메스)과 배해선(암네리스)은 베테랑 배우답게 안정감있는 연기를 선보였으나 긴장한 탓인지 고음 처리가 다소 불안정했다. 흑인 앙상블 배우가 대거 출연한 브로드웨이 공연을 경험한 이들이라면 춤과 노래 등 아프리카 문화를 표현하는 데 있어 우리 배우들의 어쩔 수 없는 한계가 못내 아쉬웠을 듯싶다. 뮤지컬 ‘아이다’의 앞에는 이제 두번째 관문이 놓여있다.8개월간의 장기 공연을 이끌어줄 폭넓은 관객층을 확보하는 일이다. 제작사인 신시뮤지컬컴퍼니의 박명성 대표는 “프리뷰 기간동안 입소문이 나면서 매일 한 회분(1000여장)의 티켓이 팔리고 있다.”며 흥행을 낙관했다.‘오페라의 유령’처럼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고,‘맘마미아’처럼 중장년을 사로잡을 확실한 코드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아이다’가 과연 이들의 흥행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문혜영(아이다), 이건명(라다메스)이 더블 캐스트로 번갈아 무대에 선다.(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홍석현대사·윤재륜 서울대부학장 사돈맺는다

    홍석현 주미대사가 서울대 공대 윤재륜 부학장과 사돈이 될 전망이다. 홍 대사의 장남 정도(27)씨와 윤 부학장의 장녀 선영(25)씨는 지난 겨울 친척의 소개로 만나 교제하다 결혼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도씨는 연세대 졸업 후 외국계 컨설팅사를 거쳐 최근 중앙일보에 입사해 전략기획담당 마케팅전략팀에서 근무 중이고, 선영씨는 미 하버드 로스쿨에 재학 중이다. 그러나 홍 대사가 최근 안기부 X파일 파문으로 어려움을 겪는 바람에 이달 29일로 잡혀 있던 약혼식이 미뤄졌고 올해 말쯤 올리려던 결혼식도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부학장은 성보실업과 유화증권의 창업주 윤장섭 성보문화재단 이사장의 셋째아들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월급 0원’ 대학 CEO 손병두 서강대총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월급 0원’ 대학 CEO 손병두 서강대총장

    월급 0원, 비신부 출신 첫 총장 등으로 신선한 화제를 모은 손병두(65) 서강대 신임 총장. 최근 취임 한달을 맞아 ‘손병두호’ 새 진용을 짜고 ‘대학 CEO’로서의 본격 출발을 했다. 주변에서는 격려의 행진곡을 불러주는 등 많은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어 또 한번 관심을 모은다. 지난 12일 오전 강원도 설악산 기슭의 한 호텔. 흔치 않은 하계수련회가 열렸다. 다름 아닌 손 신임 총장과 교직원간의 허심탄회한 만남의 자리. 손 총장은 동행한 130여 교직원들을 상대로 지나온 인생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어릴 적 여동생을 조산한 뒤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안타까운 모습, 그래서 의사가 되려고 가톨릭의대 시험에 합격했으나 가난 때문에 등록금을 내지 못했던 일, 이미 숨이 멎었던 아버지가 막내인 자신을 보자 잠시 눈을 떴던 일, 고학으로 눈물의 빵을 먹으며 고교와 대학을 다닌 일 등등… 이날 교직원들은 처음에는 딱딱한 강의를 예상했으나 손 총장의 인간드라마가 계속되자 고개를 끄덕이며 적지 않게 감명을 받는 모습이었다. 손 총장은 강의 직후 보직교수들과 등산도 했고, 여러 차례의 분임토의 등을 거치며 학교의 발전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열정을 과시했다. ●명함엔 귀하를 “서강대후원회원으로…” 잠시 짬을 내 손 총장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명함을 내민다.‘요한 돈보스코’라는 세례명이 적혀 있고 ‘귀하를 서강대 후원회원으로 모시고 싶다.’는 글귀가 여느 명함 같지 않았다. 순간 손 총장이 “아마, 그런 명함 못봤을 거요.” 하면서 껄껄 웃는다. 40여년 동안 경제계에 몸담았었는데 대학총장으로서의 한 달이 어떠했는지 궁금했다. 먼저 “부총장 둘과 단과대학장 일곱, 그리고 각 처장 등 스태프 인선을 이제야 마무리했다. 첫 단추를 잘 끼우려고 무척 신중을 기했다.”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세일즈에 나서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부총장등 인선 마무리… 시스템 통한 조직문화 개선이 경영핵심 “회사나 대학 조직이나 시스템을 통해 문화를 어떻게 바꾸느냐가 (경영의)핵심”이라면서 “기업은 수직적인 반면 대학은 교수 한 사람 한 사람으로 연결된 수평조직”이라는 비유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꾸준한 대화를 통해 ‘서강 인더월드(In The World)’로 거듭나기 위한 공감대가 많이 형성돼 있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하계수련회도 그런 차원에서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비신부이자 경제계 출신이 서강대 총장에 임명된 것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시선도 있지 않느냐고 하자 “미국의 조지타운대학 총장이 평신도 출신으로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자신 역시 그런 총장이고 싶다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교직원이나 학생들을 섬기는 자세로 기도해 나간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손 총장 취임 후 서강대 안팎에서는 모처럼 감동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 진해에 사는 한 주부는 얼마 전 60만원을 서강대로 보내 왔다. 서강대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주부는 ‘손 총장이 임기 동안 봉사하며 무보수로 일하겠다.’는 인터뷰 기사에 감동받았다는 것이 송금 이유였다. 지난 8일 서강대총동창회(회장 김호연)는 대학발전기금으로 20억원을 선뜻 내놓았다. ●후원 밀물… ‘1000억 세일즈´ 성공적 출발 앞서 손 총장의 취임식이 열린 지난달 18일 김명렬 연일화섬 회장이 10억원을 내놓았다.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13일 서강대 초빙교수로 출강하면서 받은 급여 3600만원과 개인돈 1400만원을 합쳐 인성교육원 건립기금 명목으로 학교측에 전달했다. 동문인 김상수 밸류리서치 대표도 최근 1억원을 기부했다. 서강대 여교수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재활용품점 ‘서강나눔터’는 이례적으로 수익금 2500만원을 모아 학교 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강대 직원노동조합은 최근 총회를 열어 임금·단체 협상을 학교측에 전부 일임하기로 결의했다. 손 총장의 희생과 봉사정신 의지에 보답하고 학교발전에 조건없이 동참하자는 뜻에서 이같은 결단을 내렸다. 특히 최근 수시모집 지원율이 지난해보다 83%나 증가해 교직원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이처럼 지난 한 달은 ‘느낌표의 연속’ 그 자체였다며 미소 지었다. 손 총장은 임기 동안 1000억원 이상의 기금을 모금해 서강대를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상태. 이와 관련,“현안 중 서강대의 국제화가 우선이다. 외국인 교수와 유학생이 머물 수 있는 기숙사가 당장 필요하며 여기에 2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 가평군 현리에 5만평 규모의 인성교육원을 짓기 위해 300억원, 서강대 50주년(2010년)기념관과 국제인문관 건립을 위해 각각 300억원과 100억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美시카고학파와 교류 모색 특히 손 총장은 전통적으로 서강대는 문(文)·사(史)·철(哲)이 강하다면서 ‘서강학파’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미국 ‘시카고학파’와의 교류방법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또 한번 시장경제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것. 원래 ‘서강학파’는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 주축으로 지난 60∼70년대 개발 연대의 한국경제를 견인했다. 초기의 남덕우 이승윤 김병국 교수와 70년대의 이승윤 조성환 황일청 교수 등이 주요 멤버였다. 화제를 돌려 논란이 되고 있는 대학입시제도, 즉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등 정부의 ‘3불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정부의 원칙을 되도록 따라가는 것이 좋지만 대학에 자율권을 많이 줘야 한다.”고 전제한 뒤 기여입학은 다소 이른 감이 있으며, 본고사는 변별력이 보완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아울러 사립학교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주지스님 집서 자취… 등록금없어 의사길 포기 손 총장은 경남 진양에서 평범한 농가의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여동생을 조산한 후유증을 견디지 못해 일찍 세상을 떠났다. 이후 아버지는 진주시내에서 포목장사를 했다. 그러나 손 총장이 경복고에 다닐 무렵 사업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 때문에 북한산 자락의 승가사 주지 스님 집에서 자취를 하며 고학으로 학교를 다녔다. 배가 고파 친구의 도시락으로 하루 끼니를 대신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의사가 되려고 가톨릭의대에 합격했으나 등록금이 없어 포기했다. 결국 담임 교사와 논의 끝에 서울대 상대에 진학했다. 대학 2학년때 세례를 받으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요한가.’라는 물음과 함께 독실한 신앙심을 쌓는다. 학군단(ROTC) 2기로 27사단에서 소대장을 마친 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역(공채 2기)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중앙일보 기획실과 광고국을 거쳐 삼성그룹 비서실로 옮겼다가 이른바 ‘왕자의 난’에 휘말려 직장에서 쫓겨나는 곡절을 겪기도 했다. “자식한테 등록금을 대주는 부모가 되는 것이 유일한 꿈이었습니다. 아버님은 대학 2학년때 돌아가셨는데 저를 보자 감았던 눈을 잠시 뜨는 불가사의한 일이 생겼습니다. 아마 등록금을 대주지 못했던 한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할머니는 제가 약혼식하는 전날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눈을 감으셨지요.” 슬하에는 연년생 2남2녀를 두었다. 바쁜 생활 때문에 부인이 빵집을 운영하며 자식 넷을 훌륭하게 키웠다는 평을 듣는다. 장남 웅기(36)씨는 재경부 사무관, 장녀 영기(34)씨는 이화여대에서 박사과정을 끝내고 미국 로스쿨 유학 중이며, 현대건설에 다니는 차남 석기(33)씨는 다음달 9일 결혼한다. 막내 사위는 검사로 재직 중이다. 설악산에서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 1941년 경남 진양 출생 ▲ 59년 경복고 졸업 ▲ 64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 66년 학군(ROTC) 2기 중위 전역 ▲ 66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역 공채 2기 ▲ 70년 중앙일보·동양방송 기획실 및 광고국 차장 ▲ 72∼81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과장, 차장, 부장, 이사 ▲ 81∼82년 재무부 정책자문위원 ▲ 84년 미국 조지타운대, 조지워싱턴대, 메릴랜드대 수학 ▲ 85∼88년 생산성본부 상무이사 ▲ 86∼90년 한양대 경영학박사 ▲ 87년 동서경제연구소 소장 ▲ 93년 카네기클럽 초대회장 ▲ 97년 금융개혁위원회 위원 ▲ 97∼2003년 전경련 부회장 ▲ 97년 한국광고주협의회 상임고문 ▲ 2000년 ROTC2기 동기회장 ▲ 03∼04년 전경련 상임고문 ▲ 04년 4월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협의회 회장 ▲ 05년 7월 서강대 12대 총장 ■ 상훈 데일카네기 리더십상(98년), 동탑산업훈장(99년), 자랑스러운 가톨릭경제인상(02년) 등 ■ 저서 ‘뉴밀레니엄 생존전략’ ‘경제상식의 허와 실’ ‘중간관리자의 리더십과 노사관계’ 등
  • [책꽂이]

    ●완전한 죽음(기욤 뮈소 지음, 이승재 옮김, 열린책들 펴냄) 프랑스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신예 작가 기욤 뮈소의 두번째 소설. 어느날 갑작스럽게 죽음을 눈앞에 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소중함을 들려준다. 약혼녀를 만나고 돌아오던 길에 불의의 사고를 당해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던 저자의 개인적 경험을 그렸다.8500원.●게으른 산책자의 변명(김병익 지음, 이룸 펴냄) 2000년 ‘문학과지성사’ 대표에서 물러난 뒤 글쓰기와 강연 등으로 소일해온 저자의 산문집.2002∼2004년 계간 ‘동서문학’과 일간지에 연재한 에세이를 모았다. 철학적인 견해와 정치 소견, 지인들에 관한 글들을 ‘길들이기’‘길트기’‘길보기’등 3부로 나누어 실었다.9500원.●피츠제럴드 단편선(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민음사 펴냄) ‘위대한 개츠비’의 저자 피츠제럴드(1896∼1940)가 남긴 160여편의 단편 가운데 1920년대 미국사회의 풍경이 담긴 아홉편의 단편을 골랐다.‘다시 찾아온 바빌론’‘겨울 꿈’‘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오월제’등 수록.9000원.●공포(김다은 외 지음, 이룸 펴냄) 결혼, 출세, 죽음, 주거, 가족, 음식 등 한국인이 느끼는 6가지 공포에 관한 단편 모음집.‘마담’(김다은)‘비밀의 방’(박덕규)‘긴급피난’(박성원),‘신라의 달밤’(박철우)‘우리모두 천사’(김나정)‘먹어봐’(이정은) 등 6편 수록. 프랑스어 잡지 ‘레 카이에 드 코레’에도 번역돼 실린다.9300원.●진주부인(기쿠치 칸 지음, 양경미 옮김, 이가서 펴냄)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을 수상한 일본 근대문학의 대가 기쿠치 칸의 대표적인 대중소설. 황금만능주의와 남성 위주의 세태에 맞서 싸우는 진보적인 여성 루리코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그렸다.2002년 후지TV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일본 열도를 감동시켰던 작품. 전 2권 각 9500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