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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⑧-현대산업개발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⑧-현대산업개발

    올해는 현대산업개발 정세영(77) 명예회장과 정몽규(43) 회장이 자동차에서 건설로 배를 갈아탄 지 6년째 되는 해다. 자동차를 운영하던 경영인이 과연 건설을 잘 이끌겠느냐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산업개발은 빠르게 새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형제들은 일찌감치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 떨어져 나왔으나 정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에 인생의 32년을 묶어두는 바람에 뒤늦게 독립했다. 정주영가의 다른 형제들이 현대건설에서 땀 흘리며 가꾸던 회사를 발판으로 분가한 것과 달리 정 명예회장의 ‘왕회장’ 독립은 2세 경영체계 구축과 함께 갑자기 이뤄졌다. 하지만 이들 부자는 “아파트도 자동차처럼 만들어야 팔린다.”면서 ‘현대자동차 신화’를 건설에 접목시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있다. ●“교수하면 배고파”, 현대와 인연 정 명예회장이 현대와 인연을 맺은 때가 1951년 부산 피란 시절이다. 고려대 정치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정 명예회장은 왕회장 밑에서 잡역부 아르바이트생으로 인연을 맺었다. 미국 유학을 떠나기 전에도 왕회장 사무실에서 일손을 도왔다. 이미 두 형님(정인영 전 한라그룹 회장, 정순영 현대시멘트 명예회장)은 현대건설의 핵심 멤버로 활동하고 있었다. 미국 유학을 떠난 것은 큰형의 메시지가 작용했다.57년 미국 마이애미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마치고 귀국했으나 당리당략에 빠진 현실 정치에 빠져들기 싫어 정치 지망생의 꿈을 접고 대신 대학 교수의 길을 찾았다. 욕망은 모교 강단에 서고 싶었으나 우선 한 대학으로부터 교수 채용 사실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왕회장은 “나랑 같이 일하자.”고 소매를 잡았다. 늘 그랬지만 그에게 맏형의 말은 제의나 권유가 아닌 명령이나 다름없었고 한번도 거역한 적이 없었다. 내 사업으로 생각하고 32년 동안 일궜던 현대자동차도 왕회장이 사실상의 장조카 MK(정몽구)에게 넘겨주라는 한마디에 순순히 따랐을 정도다. 첫 직책은 신입사원 채용위원장. 동시에 신규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일도 겸했다. 왕회장이 처음 맡긴 프로젝트는 시멘트 공장 건설에 필요한 국제개발국차관(AID)을 빌려오는 일이었다. 둘째형(인영·85)과 함께 충북 단양의 광산을 사들이는 한편 미국과 국내에서 공장 건설을 위한 교섭을 벌여 어렵사리 성사시켰다. 하지만 그에게 가난보다 더 무서운 시련이 찾아왔다.30대 초반인데도 건강에 이상이 감지됐다. 간경변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병마와 씨름하느라 회사를 나가지 못했다. 아내의 정성어린 간병과 용기로 병상을 박차고 일어나 다시 일에 뛰어들었다. 새로 부임한 곳이 단양 시멘트공장 공장장이었다. 사선을 넘나들던 건강을 되찾으면서 일에 미쳤다. 65년 대한건설협회 해외시찰단 일원으로 동남아 여러 나라를 방문할 기회를 얻는다. 마침 태국에 세계은행 자금으로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는 정보를 캐낸 그는 이 사실을 서울 큰형님에게 보고한다. 정 회장은 왕회장으로부터 “태국에 그대로 눌러앉아 공사 진행상황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고 방문단에서 빠져 관련 정보 입수에 본격 나선다. 이렇게 해서 현대건설 방콕지점장이 됐고 파타니∼나리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고속도로건설 경험도 없었던 현대였고, 국내 최초의 해외건설 공사 수주로 기록됐다. ●‘포니 정’,32년의 자동차 인생 시작 1967년 시멘트 공장 기계를 사기 위해 미국에 있던 중 본사로부터 포드자동차와 접촉하라는 전보를 받는다. 포드 자동차가 한국에 진출하기 위해 조사단이 방문했는데 서울에서 그들을 만나지 못했으니 미국에서 포드측에 관심있다는 뜻을 전하라는 메시지였다. 즉각 움직여 자동차 산업에 대한 현대의 관심을 전달하고, 포드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둘째형의 적극적인 협상 능력이 크게 작용했다. 같은 해 말 미국에서 귀국했을 때는 현대자동차 회사가 설립됐고, 초대 사장으로 임명돼 있었다. 이렇게 해서 ‘포니 정’의 32년 자동차 인생이 시작됐다. 자동차 진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포드와의 조립계약을 맺은 뒤 68년 3월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자동차 공장 구경도 못하고 자동차 공장을 지어야 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언젠가 우리 손으로 만든 자동차를 수출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키워갔다. 본격적인 공장 건설과 함께 인재 사냥에 나섰다. 급한 대로 현대건설에서 유능한 사람을 빼어오는 수밖에 없었다. 이양섭 부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 이 부장은 20년 넘게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면서 사장까지 역임했다. 윤주원씨도 현대건설에서 스카우트해 사장까지 지냈다. 신동원씨는 당시 상공부로부터 추천받은 경우다. 신입사원도 뽑기 시작했다. 이들이 오대양 육대주를 달리는 오늘의 현대차를 있게 한 일꾼들이었다. 마침내 68년 11월 제1호 ‘코티나’가 나왔다. 공장을 짓고 자동차를 생산하기까지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음해 5월부터는 중형 승용차 포드 20M도 생산했고,8월에는 자체 설계한 첫 버스를 출고하는 저력을 발휘하면서 쾌속질주를 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현대차의 질주를 시기하고 배 아파하는 소리도 들렸다. 경쟁사인 신진자동차와 정치권의 압박으로 숱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70년초 1차 석유파동에 휩싸이면서 판매도 급감했다. 할부로 판매한 자동차의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 이 때 막내 동생 상영(KCC명예회장·69)씨가 잠시 금강슬레이트 경영을 접고 부사장으로 와서 채권회수팀을 지휘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 한 마디에 자동차 인생 종지부 언제까지 단순 조립생산에만 매달릴 수는 없었다. 포드와 50대50 합작회사를 만들어 엔진 공장을 짓고 기술을 이전받아 자립의 길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포드가 약속한 지분 50%에 대한 자본 납입을 미루고 협상이 결렬되면서 ‘마이웨이’를 외쳤다. 산고의 고통을 겪으면서 74년 국산 1호차 조랑말 ‘포니’가 탄생했고 이를 이탈리아 토리노 국제모터쇼에 내놓는 기염을 토했다. 모든 테스트를 마치고 76년 2월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고 중남미를 중심으로 수출까지 이끌어냈다. 이 때부터 현대자동차는 국내 기업이 아니라 세계 기업으로 커갔다. 아울러 96년 MK(정몽구 현대차 회장)가 그룹 회장을 맡을 때까지 9년 동안 왕회장을 대신해 현대호를 이끌었다. 이즈음 현대가의 2세 경영체제가 이뤄지면서 자동차 회장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명예회장으로 물러앉았다. 정 회장은 용산고, 고려대 경영학과, 영국 옥스퍼드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8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이 때부터 현대자동차를 몰고가는 드라이버는 몽규 회장이었다. 하지만 삼성자동차 허가, 외환위기라는 거센 풍랑과 맞서 싸워야 했다. 여기에 노사분규 시련도 덮쳤다. 젊은 정 회장에게는 경영자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대였다. 정 회장은 의연하게 문제를 풀어나갔다. 이방주, 김수중, 김판곤 등의 임원이 정 회장의 훌륭한 참모 역할을 했다. 하지만 98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뒤 경영 구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MK가 현대차와 기아차의 새 회장으로 오면서 몽규 회장은 부회장으로 내려앉는다. 장차 밀어닥칠 일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었다. 마침내 99년 3월3일 왕회장은 명예회장을 부른다. 왕회장은 “MK한테 자동차 회사를 넘겨주는 게 잘못됐어.”라는 말로 자동차에서 손을 떼라고 했다.“잘못된 것 없다.”는 대답이 나오기 무섭게 “그렇게 해.”라는 왕회장의 말이 이어졌다. 내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이끌었던 사업이었지만 거역하지 않고 “예”라는 한마디로 32년 자동차 인생을 접었다. 아울러 왕회장의 생각과 달리 아들 몽규도 함께 자동차를 떠나 현대산업개발에 새 둥지를 틀었다. ●아파트도 자동차처럼 지어야 한다 새 사업을 가꾸고 키우는 일은 몽규 회장과 전문 경영인이 맡았다. 명예회장은 경영 자문만 할 정도다. 정 회장은 아파트에 자동차 제조업 경영기법을 도입했다. 사소한 하자가 나와도 불량품이 완전히 고쳐질 때까지 모든 공정을 멈추는 것이다. 현장 중시와 품질경영 기치를 내세웠다. 체면 따위는 내팽개쳤다. 경쟁사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는 것도 꺼리지 않았다. 삼성래미안 아파트 강남 일원동 주택전시관을 찾은 적도 있다. 지난해에는 용산 시티파크 모델하우스를 찾아 경쟁사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아파트 이름을 ‘I-PARK’로 바꾸는 등 변신도 꾀했다.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지 않는 것도 다른 건설사와 다르다. 안정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수주·매출 목표를 줄이는 것도 그에게는 창피한 일이 아니다. 자동차에서 건설로 배를 갈아탄 지 6년 만에 부동산 박사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 강남 역삼동 스타타워(아이타워)사옥 매각도 그의 판단이었다. 부채를 갚아 정상적인 회사를 만들어가는 것이 급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로는 최고의 조건으로 넘겼고, 부동산 개발회사가 특정 사옥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돈이 된다 싶으면 정든 사옥도 팔 수 있고, 부동산 회사가 개발 이익을 남기고 사옥을 옮기는 것은 결코 흉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부동산업자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결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낭만적인 ‘포니 정家’혼맥 ‘포니 정’과 정 회장은 결혼 과정이 비슷하다. 낭만적이다. 처음부터 명문가를 골라 배필을 정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소개해준 여성과 사랑을 싹 틔우다가 결혼에 골인했다. 정 명예회장은 대학 시절 왕회장 사무실에서 일을 도와주다가 한때 사무실 여직원에게 마음이 끌리기도 했지만 유학길에 오르는 바람에 첫사랑의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했다. 유학 시절에는 공부하느라 연애 한번 못해봤고 현대건설 입사 이후에는 일에 파묻혀 서른이 넘도록 노총각으로 지냈다. 그러던 중 우연하게 뉴욕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의 소개로 박영자(69) 여사를 만난다. 박 여사는 부산에서 올라와 이화여대 3학년에 다니던 귀여운 단발머리 학생이었다. 첫눈에 사로잡혀 매일 데이트를 할 정도였고 세 번째 만나던 날 프러포즈를 했다. 아버지와 다름없었던 큰형님과 형수에게 인사를 시켰는데 두 사람 모두 마음에 들어했다. 명문대가를 따지지 않는 현대가의 결혼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산으로 내려가 어른들의 허락을 받은 뒤 만난 지 100일이 안돼 약혼하고 곧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정 명예회장은 큰딸을 결혼시키면서 노신영 전 총리와 사돈 관계를 맺었다. 사위 경수(51)씨가 노 전 총리의 장남이다. 노씨는 서울대 교수로 국제정치 전문가다. 노 전 총리 차남은 중앙일보 고 홍진기 회장 딸 홍라영씨와 결혼했다. 이로 인해 노신영가는 국내 굴지의 그룹인 현대, 삼성가와 동시에 사돈 관계를 맺었다. 정 회장의 결혼도 명예회장과 마찬가지로 순수함 그대로였다. 역시 반 중매 반 연애로 이뤄졌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김나영(39) 여사를 만났다. 결혼 얘기를 잘 꺼내지 않는 몽규 회장이지만 몇몇 절친한 친구한테는 결혼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나영씨는 연대 수학과를 나온 재원. 키도 크고 미인이었다. 첫 만남에서 정 회장은 상당한 호감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 정 회장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키도 크고 집안도 좋고 미인인 데다 마음까지 곱다.(아까운데)친구 중 누구 소개 시켜주면 안 될까.”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친구들이 오히려 격려해 줬다.“너보다 키 작은 여성을 만나면 어떻게 하느냐. 천생배필이다.”며 용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영씨는 당시 대한화재보험 김성두 사장의 딸이다. 하지만 당시 대한화재는 기울어가는 회사였다. 정략적 결혼이었다면 잘나가는 집안과 결혼했을 터이지만 현대 집안에서는 이들의 결혼을 반대하지 않았다. 정씨 일가의 결혼관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계기로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회장 시절 사돈인 대한화재를 살리기 위해 도움을 주려고 애썼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위장계열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 회사는 뒤에 대한생명으로 인수된다. 범 현대가의 경영 특징이지만 현대산업개발에도 처가쪽 사람이 없다. 정 회장 처남이 잠깐 현대자동차와 현대산업개발에서 근무했으나 지금은 독립,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막내 딸 유경(35)씨는 김석성 전 전방회장의 1남4녀중 막내인 종엽씨와 결혼했다. 몽규 회장에 이어 재계 인맥을 형성한다. 유경씨는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한 뒤 현대산업개발에서 잠시 근무했다. 종엽씨는 미국 벨뷰대학 출신으로 전방 계열의 내의류 생산업체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역시 아는 사람의 소개로 만나 1년 동안 사귀다가 결혼하게 됐다. ●다재다능한 전문 경영인 포진 현대산업개발 전문 경영인은 삼각편대로 구성됐다. 자동차에서 정 회장과 함께 현대차를 키웠던 전문 경영인과 현대산업개발에서 잔뼈가 굵은 건설통이 주력부대다. 여기에 금융기관 등에서 스카우트한 전문가 그룹이 한 축을 버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이방주 사장은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의 핵심 브레인. 전형적인 재무통.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과 사장을 거쳤다.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로 옮길 때 함께 배를 갈아탔으며 현대차·현대산업개발을 키운 1등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너의 신임이 남달리 두터워 자동차에 이어 건설회사에서도 대표이사 사장을 6년째 맡고 있다.ROTC 포병장교 출신. 연극계 대부 고 이해랑씨가 부친이며 문화계에도 아는 사람이 많다. 건설업계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주택협회회장을 맡을 정도로 부동산과 건설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보성고,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정 명예회장과는 고교·대학 동문인 셈이다. 김정중 사장은 77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 국내외 현장을 누빈 건설업계 산증인. 기술연구소장, 건축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거쳤다. 과거 현대아파트는 물론 I’PARK까지 그의 손길이 거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아파트다. 마케팅팀 및 영업기획팀을 신설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전고와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김택 현대역사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에 입사해 관리본부장, 리모델링 사장을 거쳐 2003년부터 현대역사 사장을 맡고 있다. 고속철도 용산역에 8만 2000평 규모의 복합쇼핑몰 ‘스페이스9’를 운영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다. 소탈한 성격에 정확한 판단과 추진력을 갖춘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용산고, 고려대를 나와 정 회장과 고교·대학 동문이다. 인텔리전트 빌딩, 첨단 홈네트워크 시스템 구축 업체인 아이콘트롤스는 김대철 사장이 맡고 있다. 주거 공간의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축, 주거혁명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현대산업개발 자재담당 임원과 기획실장을 지냈다. 서라벌고와 고려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MBA출신이다. 장동열 아이앤이 사장은 음악·시·영화 등에 관심이 깊다. 따뜻한 카리스마로 감성경영을 한다는 평을 받는다. 의사결정까지는 심사숙고하지만 일단 정해진 일은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스타일을 지녔다.2년전 현대산업개발의 기계·전기팀에서 떨어져 나간 회사다. 광주고와 전남대 건축공학과를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플라스틱 이건원 사장은 현대차 부품개발분야에서 27년 동안 몸담으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 및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현대산업개발 유화사업부로 출발,2000년 분사한 회사. 충남 당진에 공장을 갖고 있으며 자동차 내외장재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분야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제품 사용 범위를 밥솥, 김치 냉장고 등 생활가전으로 넓혀가는 중이다. 아이앤콘스는 부산 아이파크 프로축구단장과 현대산업개발 영업기획 임원을 역임한 곽동원 사장이 이끌고 있다. 경남고, 성균대를 나왔다. 중·소규모 아파트와 빌라를 짓고 건물 리모델링, 개발사업 등 부동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다. 유일한 금융관련 회사인 아이투자신탁운용도 있다. 유가증권 투자·운용과 투자자문 업무를 하면서 신뢰받는 금융서비스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표는 글로벌에셋운용 총괄본부장을 역임한 우경정 사장이다. 프로축구단 아이파크스포츠는 이준하 사장이 책임진다. 정 회장과 용산고 동문이자 오랜 친구다. 어려서부터 양쪽 집안끼리 가까웠다. 연대 출신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MBA를 받았다. 현대차와 현대산업개발에서 영업·마케팅, 홍보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데 있어 모험적이고 개척정신이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올해 경영 목표를 ‘한국형 클럽스포츠의 성공적 사업 모델 구축’으로 정했다. 우승과 동시에 스포츠단에도 사업 마인드를 접목시키기 위해 사업다각화와 경영합리화를 꾀하고 있다. chani@seoul.co.kr ■ ‘만능 스포츠맨’ 정몽규 회장 현대산업개발 CEO들은 유난히 스포츠에 애착을 갖는다. 스포츠로 뭉친 인맥경영을 보는 듯하다. 특히 정몽규 회장은 스포츠광이다.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다. 선수 수준인 종목만 5개나 된다. 그 중에서도 수영은 프로급이다. 승마, 수상스키, 스키(요즘은 보드를 탄다)도 수준급이다. 수상 경력이 있는 종목도 있다. 그는 격한 운동을 좋아한다. 철인3종경기,MTB(산악 자전거타기) 마니아다. 기업인 중심으로 구성된 철인3종경기 동호인이다. 얼마전에는 스키장에서 보드로 스피드를 즐기다가 안전 펜스를 뛰어넘으면서 어깨를 다친 적도 있다. 기계 위에서 하는 운동은 별로다. 가끔 한강변이나 남산에서 뛰기도 한다. 정 회장은 “콧구멍이 시커머지더라도 밖에서 운동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말한다. 골프는 할 줄은 알지만 별로 탐탁해하지 않는다. 운동할 때는 운동에 전념해야 하는데 골프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것도 싫다. 정 명예회장도 30년 이상 수상스키를 즐겼다. 바쁜 일정 중에도 양수리에서 물 위를 활주하곤 했다. 이런 인연으로 수상스키협회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선수 육성과 보급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이방주 사장도 스포츠를 즐기는 CEO다.1년에 3∼4회 마라톤 경기에 참가한다. 최근 10㎞를 1시간 안에 뛰었다. 시간이 나면 등산을 한다. 회사 차원에서는 프로축구 아이파크 스포츠단을 운영한다. 회사 차원의 지원도 대단하다. 부산에 연고를 두고 있는데 이 지역에서 10여곳의 재개발단지를 수주하는데 상당한 보탬이 됐다고 한다. 대부분의 스포츠단이 그렇듯이 아이파크 축구단도 해마다 적자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적극 밀어준다. 스포츠단 이준하 사장은 재미있는 스포츠에 사업성을 가미한 경영을 한다. 올해 적자폭을 줄이고 돈을 벌 수 있는 별도 사업을 추진, 스포츠단을 모회사에 손을 내밀지 않을 정도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chani@seoul.co.kr ■ 정세영·몽규 父子 ‘막노동 경영수업’ 정세영 명예회장과 몽규 회장은 경영 수업의 첫 출발도 비슷하다. 이 때 형성된 인맥은 건설이나 자동차 회사의 초석을 다지는 주역이 됐다. 정 명예회장은 부친이 부산 피란시절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막 벌여놓은 현대건설 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큰형(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둘째형(정인영 전 한라그룹 회장)이 미군 공사를 수주해 오면 시장에 나가 현장에 투입할 인부를 모아오고 자재를 사들이는 일이었다. 이 때 만난 이춘림씨는 훗날 현대건설 회장에 오른다. 이 전 회장은 그래도 건축도(당시 서울대 건축학과 3학년생)라서 설계를 하고 공사 감독도 했지만 정 명예회장은 그야말로 잡역부이자 막노동꾼이었다. 막노동판에서 만난 인맥은 현대건설을 떠날 때까지 끈끈하게 유지된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외아들 몽규에게 혹독하게 경영 훈련을 시켰다. 대학생이었던 정 회장은 방학 때면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고된 잡일을 해야 했다. 임직원들도 모르게 했다. 땡볕 아래서 리어카를 끌고 숙식도 독신자 기숙사에서 해결하는 생활이었다. 정 회장은 울산 공장에서 아르바이트하던 것을 가장 기억이 남는 과거로 떠올린다. 자식뿐 아니라 전문 경영인에게도 가혹했다. 어디에 내놓아도 강한 저력을 발휘할 수 있게 훈련시켰고 인맥을 관리했다. 자동차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경영인들을 잘 관리했고, 그 뒤에 현대산업개발로 모셔와(?) 중역을 맡겼다. 이방주 사장을 비롯해 김판곤 전 현대역사 사장 등이 자동차에서 날리던 선수들이다. 이들은 정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자동차를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키운 베테랑 경영자들이다. 정 회장 역시 자녀 교육에 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생인 큰아들 준선(13)이를 초등학교 6학년 때 영국으로 홀로 유학보냈다. 준선이는 재능을 인정받아 당당히 이튼스쿨에 자력으로 입학했다. 따로 돌봐주는 사람 없이 기숙사에서 생활토록 하고 있다. 호랑이가 새끼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바위에서 떨어뜨리는 식이다. chan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이슬람 과격운동 이집트서 불붙나

    중동지역에서 비교적 치안이 안정된 것으로 여겨져온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외국 관광객을 겨냥한 자살폭탄 공격과 총격전이 2시간 간격으로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범인 3명이 모두 숨지고 외국인 관광객 4명 등 9명이 다쳤다. 지난달 7일 이후 또다시 외국인을 겨냥한 테러인데다 여성이 테러에 직접 가담한 것도 전례가 없어 관광대국 이집트가 큰 충격에 빠졌다. 당국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자생적 이슬람 과격단체들이 갈수록 행동수위를 높이고 있어 90년대말 자취를 감춘 이슬람 과격운동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시간 간격 관광객 겨냥 테러 이날 오후 3시15분쯤 카이로 국립박물관 근처 다리에서 한 남자가 뛰어내리며 사제폭탄을 터뜨려 이스라엘인 부부 등 외국인 4명과 이집트인 3명이 다쳤다. 내무부는 이 남자가 지난달 7일 관광객이 즐겨 찾는 칸 엘 칼릴리 시장에서 폭탄테러를 저질러 프랑스인 2명과 미국인 1명을 희생시킨 단체에 연계된 이합 유스리 야신이며 경찰 포위망이 좁혀오자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엔 야신의 누이동생과 약혼녀가 얼굴을 히자브로 가린 채 폭탄테러 현장에서 3㎞쯤 떨어진 올드 카이로구역의 사이다 아이샤 모스크 근처에 정차된 관광버스를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경찰은 두 여인이 자살했다고 발표했으나 목격자들은 경관 총에 맞아 숨졌다고 주장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이집트인 2명이 다쳤을 뿐 관광객 피해는 없었다. ●과격 이슬람운동 재연될까 전전긍긍 사건 발생 직후 ‘순교자 압둘라 아잠 여단’이란 생소한 이름의 단체가 이슬람 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지난해 10월 시나이반도 폭탄공격에서 순교한 이들의 희생에 값하고, 경찰의 무차별 연행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집트 무자헤딘 그룹’ 명의의 성명도 동일 사이트에 등장했다. 실제로 이집트 당국은 지난해 폭탄테러 직후 4000여명을 무차별 연행, 아직도 수십명을 감금하고 있고 다른 조직사건까지 포함하면 전체 구금자는 1만 6000명에 이른다. 이집트에선 지난 1992년부터 약 6년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97년 9월 카이로 국립박물관 앞 타흐리르 광장에 서있던 관광버스에 화염병이 날아들어 독일인 9명이 숨졌고 같은 해 11월 룩소르 신전 앞에선 총격으로 외국인 58명 등 62명이 희생됐다. 그러나 그 후 잠잠했던 외국인 겨냥 테러가 지난달 7일 칸 엘 칼릴리 시장 사건 이후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알 아흐람 정치전략연구소의 테러문제 전문가 디아 라슈완 박사는 최근 일련의 테러가 가족이나 친구 등으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의 소행이며 분노심에서 공격을 단행했을 뿐 진정한 조직을 갖추진 못했다고 보았다. 그러나 다른 분석가들은 ‘자마아 알 이슬라미야’나 이슬람지하드와는 다른 새로운 세대의 과격단체가 결성돼 행동에 나섰을지 모른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교복입은 고딩들 안방극장 접수!?

    교복입은 고딩들 안방극장 접수!?

    ‘교복’이 안방극장을 휘젓고 있다. 고등학교를 주요 배경으로 ‘학원 폭력’과 ‘사제간의 사랑’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모티프로 한 이른바 ‘고딩 드라마’가 잇따라 전파를 타고 있는 것. 최근 들어 드라마 소재의 성역이 끝없이 무너지면서 나온 새로운 트렌드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 문제보다는 연상녀와 연하남의 사랑이야기에 천착하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KBS 2TV는 새달 2일부터 월화드라마 ‘러브홀릭’(극본 이향희, 연출 이건준)을 방영한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강타와 김민선이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여선생님과 남학생의 ‘지독한 사랑’을 그린 멜로물. 드라마는 사고뭉치 남학생이 ‘기면증’이라는 수면장애를 갖고 있는 여선생을 사랑하면서 시작된다. 남학생이 자신을 괴롭히던 학생을 실수로 살해한 여선생을 대신해 교도소에 가 5년간 복역한 뒤 출소, 약혼한 여선생과 애틋한 사랑을 나눈다는 쇼킹한 설정이 화제다. 지난 13일부터 전파를 탄 SBS 수목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극본 박계옥, 연출 오종록)에서도 ‘사제간의 사랑’이 펼쳐지고 있다. 학창시절 ‘쌈짱’으로 통하다 퇴학 당한 뒤 임시교사직으로 모교로 되돌아온 여선생(공효진)이 문제 남학생(공유)과 나누는 특별한 사랑 이야기가 스토리 전개의 중심축이다. 앞서 KBS 2TV 드라마 ‘쾌걸춘향’과 ‘열여덟 스물아홉’에서도 드라마 전반부에 고등학교를 주요 무대로, 고등학생을 주요 캐릭터로 삼았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안방극장에서 전파를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MBC드라마 ‘로망스’부터. 이 드라마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여선생(김하늘)과 남학생(김재원)의 사랑을 그려 종교단체와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는 등 화제와 함께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상대적으로 소재의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영화에서는 일찌감치 이와 같은 트렌드가 반영됐다. 지난 2001년 개봉 당시 ‘학원액션로망’이라는 장르명을 표방하기도 한 ‘화산고’부터 ‘두사부일체’,‘동갑내기 과외하기’,‘말죽거리 잔혹사’에 이어 최근 개봉된 ‘잠복근무’ 등 여러 작품이 그랬다. 그러면 ‘학원 무협(폭력)’과 ‘사제간의 사랑’이 드라마의 주요 소재로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러브홀릭’의 이향희 작가는 “사회와 분리된 또 다른 세계인 학교안에는 다양한 이야깃 거리가 생겨날 수 있으며, 특히 ‘여선생-남제자의 사랑’은 사회적 금기로서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매력적인 소재가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전문가들은 “하나의 드라마가 성공한 뒤 그 드라마와 비슷한 소재, 포맷의 드라마들이 앞다퉈 기획되는 추세가 늘고 있다.”면서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시류에 편승하지 말고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부앙 부아~王

    |요하네스버그 연합|아프리카의 마지막 절대군주인 스와질랜드 국왕 음스와티 3세(36)가 메르세데스 벤츠 S-350 8대를 최근 새로 구입했다고 프리토리아뉴스가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음스와티 국왕이 요하네스버그의 한 승용차 영업소로부터 대당 65만랜드(약 1억 1000만원)에 달하는 벤츠 S-350 8대를 모두 500만랜드(약 8억 5000만원)에 구입했다고 밝혔다. 수일내에 37세 생일을 맞는 국왕은 특히 차량 인도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8대 가운데 6대를 독일 공장으로부터 항공편으로 수송토록 요구해 그에 따른 수송비용 90만랜드(약 1억 5000만원)를 추가로 지급했다. 국왕은 앞서 지난해 말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초호화 세단 마이바흐 62를 구입한 데 이어 지난 2월엔 부인들과 약혼녀들을 위해 10대의 BMW 승용차를 약 500만랜드에 사들인 바 있다. 인구 120만명의 소국인 스와질랜드는 전체 인구의 40%가량이 에이즈환자 또는 에이즈바이러스(HIV) 보균자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중 하나이다.
  • [영화속 수능잡기] 어느날 그녀에게 생긴 일

    죽음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찾아온다. 촌부나 황제나 죽음 앞에서는 예외가 없다. 금전과 명예와 권력이 죽음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오만이요 착각이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 했다. 빈손으로 왔다가 결국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간이다. 권력과 명예란 우리가 잠시 거처하는 임시방편의 장소일 뿐, 오직 죽음만이 우리의 영원한 회귀처일 뿐이다. 죽음이 먼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순진한 착각이다.“저승길이 멀다더니 대문밖이 저승이라.”는 민요의 한 구절이 오히려 죽음에 대한 진실을 우리에게 더 가깝게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학교 다녀오겠습니다.”라며 등교한 아들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서 돌아온다든지 하는 사연을 주위에서 듣곤 한다. 죽음은 이렇게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그러나 죽음은 나로부터 먼곳에 있다는 착각 속에서 우리는 하루를 살아간다. 우리의 삶은 때로는 죽음으로 해서 더욱 풍부해진다. 내가 오늘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우리는 좀더 의미 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할지도 모른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을 생각해 보라. 어쩌면 내가 살아 있는 이 하루가 내 삶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그는 더욱더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그의 눈에는 꽃이 피고 새가 우는 봄이 그 어떤 낙원보다 아름답게 비칠지도 모른다. 평소에 아옹다옹 지내던 가족들이 누구보다 더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비칠지도 모른다. 죽음은 이렇게 삶에 긍정적인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러나 매일매일 죽음에 붙들려 전전긍긍 살아갈 수는 없다.“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라는 속담도 있다. 내세의 행복을 기원하는 믿음에 이끌려 우리에게 한번 주어진 현세에서의 삶을 송두리째 희생시키는 것도 어쩌면 어리석은 행위인지도 모른다. 영화 ‘어느 날 그녀에게 생긴 일’의 주인공은 시애틀 방송국의 잘 나가는 리포터 레이니. 화려한 금발에 모두가 부러워하는 늘씬한 몸매, 그리고 시애틀의 영웅인 최고의 야구스타 남자친구를 약혼자로 둔 그녀는 길거리의 예언자를 인터뷰하다가 자신이 일주일 안에 죽을 거라는 예언을 듣게 된다. 레이니는 무심코 흘려듣지만 바로 그날 저녁부터 예언자의 예언이 하나씩 맞아 들어가자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죽음 앞에서 대체 성공이란 무엇인가. 잘 나가는 약혼자와의 결혼이 부(富)를 약속한다 할지라도 정작 그와 나의 영혼이 소통하지 못한다면 대체 부의 의미는 무엇인가. 대화가 통하지 않는 가족은 죽음 앞에서 대체 무슨 의미를 지니는가. 레이미는 자신의 삶에 많은 질문을 던진다.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죽음을 망각한다. 그러나 죽음을 망각한다는 것은 삶의 본질을 망각하는 것과 다름없다. 죽음을 의식하는 삶이란 죽음의 공포에 전전긍긍하는 삶이 아니라, 삶을 보다 충만하고 건강하게 꾸려나가는 삶이리라. 스티븐 헤렉 감독, 안젤리나 졸리·에드워드 번스 주연,2002년작. 김보일 서울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18일 TV 하이라이트]

    ●TV소설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정님과 형주가 약혼식을 마치고 대출을 비롯한 그 주변 이웃들과 간단한 뒤풀이를 할 무렵 영실은 몇 년만에 만난 고아원 원장님에게서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편, 혼자 가게에서 쓸쓸히 소주병을 비우던 인표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놀라는데….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SBS 오후 11시5분) 사춘기 시절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이었는지 남녀 1만 3000명에게 물어 봤다. 성적표를 어떻게 하면 안 들킬 수 있나 하는 고민, 아침 밥을 먹었지만 1교시가 끝나면 배고픔을 주체할 수 없는 식욕 고민 등 여러 가지 유형들을 가늠해 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지루하고 어려운 과학수업이 그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다. 최근 강남권에서는 실험과 체험학습을 중심으로 수업을 하는 과학학원이 늘고 있다.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과학학원. 그러나 주의 깊게 학원을 선택하지 않으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과학실험학원의 선택요령 등 현황을 알아본다. ●애니토피아(EBS 오후 10시50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유일한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제,‘CGV 한국단편애니메이션영화제’의 작품들을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박규환 사무국장과 함께 미리 만나본다.CGV 한국단편애니메이션영화제는 패밀리, 마니아,CGV, 해외단편 4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약국의 딸들(MBC 오전 9시) 결혼하자는 홍섭의 말에 당황한 용빈은 집에서 허락하지 않을 거라며 안된다고 하고, 홍섭은 자기가 다 알아서 하겠다고 한다. 김약국을 찾아온 정국주는 용옥을 걱정하고, 김약국은 신세를 졌다며 또한번 고마워한다. 정국주는 비록 혼사는 못 이뤄졌어도 홍섭을 아들같이 생각해 달라고 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씨. 거리에 나가면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의 환호성이 끊이지 않는다. 너도나도 사인을 부탁하며 종이를 내민다. 카메라 세례는 기본이다. 형진이는 어느새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다. 이제 그는 자기제어를 할 줄 알고, 감정표현도 하기 시작했다.
  • 쉬어가기˙˙˙

    잉글랜드의 축구 신동 웨인 루니(19·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최근 공공장소에서 약혼녀 콜린 맥러플린(18)을 손찌검해 구설수. 영국 대중지 ‘더선’은 최근 루니가 팀 동료들과 부부 및 연인 동반으로 저녁 식사를 한 뒤 남자들만 따로 나이트클럽을 찾았는데 약혼녀 콜린을 발견하고 격분, 따귀를 때렸다고 13일 보도했다. 루니는 지난달 22일 맨체스터 시내 나이트클럽에서 대학생과 폭행 시비에 휘말리는 등 눈총을 받아왔다고.
  • 홈CGV서 최지우 주연 ‘101번째‘

    지난 1월 방영이 연기된 최지우 주연의 한·중·일 합작 20부작 드라마 ‘101번째 프로포즈’가 영화채널 홈CGV를 통해 11일부터 월∼목 오전 8시에 방송된다. 최지우가 편당 1800만원의 출연료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 작품은 1991년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된 동명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바 있다. 최지우는 이 드라마에서 사고로 죽은 약혼자를 잊지 못해 괴로워하다가 맞선에서 만난 정금태와 사랑에 빠지는 첼리스트 이소용역을 맡았다.
  • [8일 TV 하이라이트]

    ●TV소설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재규는 약혼반지를 하러 가는 정님을 불러 미혜와 형주 몰래 돈 봉투를 건네준다. 미혜는 금은방에서 은근히 정님을 의식해서 굳이 다이아반지를 하자며 허세를 부리는데 정님은 아무렇지 않게 그러자며 돈을 꺼내놓는다. 한편 진우는 영실에게 피복 공장을 맡겨 보자고 명희에게 제안한다.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인천에서 활동하는 여성 5인조 밴드 ‘샤인’. 이들 멤버는 모두 40대가 넘는 주부들로 구성되었다. 음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빛을 선물하자는 뜻을 담고 있는 여성 5인조 밴드 ‘샤인’을 초대해 꿈과 행복을 노래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언론과의 대화(YTN 오후 3시15분) 열린우리당이 새로운 당 의장인 문희상 의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문희상 의장에 대한 기대 때문에 여야가 그 어느 때보다 상생의 분위기라고 한다. 국민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해장국 정치를 하겠다는 문희상 의장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남의 아이를 친자식처럼 키워주는 수양부모협회.1998년 협회가 만들어진 후 지금까지 협회가 위탁받은 아이들은 500여명이 넘는다. 한 아이가 입양 부모를 만날 때까지, 아이들을 맡아 키워 주는 수양부모를 직접 찾아가 그들이 겪는 특별한 가족애를 들어본다. ●굳세어라 금순아(MBC 오후 8시20분) 집안 분위기가 이상함을 눈치 챈 장박은 영옥에게 이유를 묻는다. 한편 샴푸 테스트 통과를 위해 혼자 연습하던 금순은 태완에게 헤어모델이 돼 달라고 부탁한다. 금순의 월급에서 15만원을 받기로 하고 오미자네 미용실로 따라간 태완은 샴푸를 해주는 금순의 손길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윤도현의 러브레터(KBS2 밤 12시15분) 재치있는 입담과 좋은 노래들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윤종신의 컴백 스페셜 무대. 결혼 후 TV에 첫 출연함과 동시에 멋진 신보로 우리 곁에 찾아온 조규찬 등을 만나본다.‘김제동의 리플해 주세요’에서는 ‘가씨 성으로 멋진 이름 짓기’를 함께 해본다.
  • 거리악사로 장학금 모금 71세 신순범前의원 ‘아름다운 노후’

    거리악사로 장학금 모금 71세 신순범前의원 ‘아름다운 노후’

    은퇴 이후 자아를 실현할 방도가 막막해서, 삶의 허무가 견딜 수 없이 밀려든다면 신순범 전 의원의 장학금 모금 거리공연에 한번 가볼 일이다. 고백하건대, 그곳에 찬란한 구원(救援)은 없다.16년 동안이나 금배지를 번쩍이며 상류사회를 활보하던 전직 4선 의원이, 저잣거리 약장수처럼 흘러간 ‘트로트’를 불러 제끼는 난장(亂場)에서 복음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무리인지도 모른다. 공연 현장에서 71세의 신 전 의원은 보란 듯이 아코디언을 날갯짓하면서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를 열창하지만, 어깨춤의 화답을 발견하긴 힘들다. 오히려 관객들은 속수무책의 번뇌로 내몰린 기색이다.‘저 정도의 사람이 뭐가 부족해서 저런 일을 할까?’라거나 ‘굳이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란 물음표에 갇힌 인상이다. 하지만 끝끝내 인내심을 잃지 않는다면 번뇌를 탈출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동안 멍하니 있던 관객 중에서 정신을 차린 몇몇이 지갑을 여는 것이다. 이타(利他)가 이타를 낳고, 그 이타가 다시 수많은 이타를 번식하는 현장을 목도하는 것만으로도, 구원의 입구쯤엔 들어선 셈이다. 신 전 의원의 노후는 퇴계(退溪)의 여생처럼 우아하지도, 다산(茶山)의 말년처럼 아카데믹하지도 않다. 순전히 ‘카스트’적으로만 보면, 그의 여생은 ‘브라만’에서 ‘수드라’로의 이동만큼이나 급진하향한 느낌이다. 그의 말년은 동적(動的)이면서 노동에 대한 애착을 수반한다. 바로 이 지점이 신 전 의원이 선물하는 구원의 비밀이다. 모금함에 돈을 집어 넣은 관객은 물질적인 선물을 하나 더 챙길 수 있다. 신 전 의원의 자수성가 과정을 담은 자서전을 받게 되는 것이다. 전남 여천군 해변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3년간 방직공장에서 미성년(未成年)의 몸을 짜낸 뒤에야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서울의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신문배달까지 한 끝에 졸업장을 탔다. 연설 솜씨를 타고난 그는 9대와 1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연거푸 쓴잔을 들고 가산을 탕진한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4평 남짓한 가게를 얻어 200원짜리 라면장사를 하면서 생계를 꾸려 나갔다. 절치부심 끝에 그는 81년 11대 선거에서 당선되고, 이후 96년 정계를 떠날 때까지 4선을 구가한다. 신 전 의원과의 대담에 나서는 기자의 심정은 인터뷰라기보다는 구도(求道)하는 심정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노후의 자아실현 방법치고는 충격적이지 않은가. 왜 장학사업을 하게 됐나.. -대학 시절 어느 혹한의 겨울 밤 일을 마치고 영등포에서 마장동 집으로 걸어서 퇴근하던 도중 너무 추워 포탄 껍데기를 이어 만든 만두가게 굴뚝에 몸을 녹이며 가난은 되물림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 결심했다. 나중에 성공하면 꼭 장학사업을 하겠다고. 그래서 1991년 장남의 결혼 축의금 8500만원 전액을 쏟아 ‘만광(晩光)장학회’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거리공연인가. -남에게 봉사한다면서 폼잡고 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내 몸을 굴려서 정직하게 모금하고 싶었다.…그리고 사실은 둘째 아들도 축의금을 장학회에 헌납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만 2002년 결혼 직전 교통사고로 약혼자와 함께 세상을 떠났다.… 이 대목에서 신 전 의원은 목이 메였다. 기자는 질문을 후회했다. 신 전 의원의 ‘파격 봉사’ 신드롬은 급속히 전염되고 있다. 김상현·김형래 전 의원 등 과거의 동료 정치인은 물론 사미자·이상룡·현숙씨 같은 유명 연예인의 찬조출연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신 전 의원의 장학회 사무실(02-733-1988)로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들로부터 강연 요청이 쇄도한다. 올 2월 시작된 거리공연은 내년까지 이어진다.3월까지 서울 지하철 을지로입구역에서 진행된 거리공연은 오는 7일부터는 여의도역으로 옮겨진다. 금배지에 고급승용차를 타고 드나들던 여의도에 아코디언을 매고 출근해 트로트를 부르게 된 반전은, 신 전 의원 자신의 인생철학이 불러온 역설이다. 그의 은퇴 철학은 무조건적인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닮아 있다는 점에서 얼핏 맹자(孟子)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기자는 왠지 그에게서 장자(莊子)를 더 짙게 향수하게 된다. 생로병사를 경박하게 희로애락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관통하는 의연함은 아무래도 장자에 더 부합할 법하다. 2000년 전 장자는 우리네 인생을 이렇게 절창하지 않았던가.“…육신의 탈을 일단 뒤집어쓰면 생명은 지쳐 쓰러질 때까지 앞으로 나아간다. 일평생을 수고하고도 그 열매를 누리지 못하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면서도 무엇을 위해서인지 모른다.” ‘신순범식 노후’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순전히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수용태도에 따라서는 번뇌와 구원으로 극명하게 갈릴 수도 있다. 바야흐로 봄이다. 그렇다고 겨울은 더디오지 않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찰스 왕세자, 결혼식 전에 약혼녀 전남편에 사죄해야”

    |런던 AFP DPA 연합|영국 성공회의 한 주교가 찰스 왕세자는 약혼녀 카밀라 파커 볼스의 전 남편에게 결혼 전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영국 선데이 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부 솔즈베리교구의 데이비드 스탠클리프 주교는 교회법에 따라 찰스 왕세자는 파커 볼스가 앤드루 파커 볼스와 혼인한 상태에서 불륜을 저지른 데 대해 속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탠클리프 주교는 이러한 사죄가 결혼식이 치러지는 4월8일 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찰스 왕세자와 파커 볼스는 세속 결혼식을 마친 후 이어 열리는 회개 기도회에 참석해야 한다.”며 “기도회의 공식 표현에는 상처받은 사람들에 대한 속죄와 간통으로 인해 손상된 관계들의 회복을 바라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찰스와 파커 볼스는 런던 서부 윈저 시청에서 조촐한 세속 결혼식을 올리고 이어 윈저궁 예배당에서 열리는 기도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찰스 왕세자의 공식 거처인 클래런스 하우스 대변인은 스탠클리프 주교의 주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언론 보도에 대해 “이는 사적인 문제라 우리는 논평하지 않겠다.”고만 밝혔다. 한편 찰스 왕세자 결혼식에는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영국의 코미디 배우 로완 애킨슨(50)도 초대받았다고 데일리 메일이 최근 보도했다.
  • [28일 TV 하이라이트]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인표는 정님에 대한 의혹을 풀기 위해 의도적으로 은경을 만나고, 아무것도 모르는 은경은 탐정놀이하듯 자신이 앞장서겠다고 한다. 한편 형주와의 약혼을 앞둔 정님은 제분공장과 동업하기 위해 윤명희를 만나러 서울로 출장을 떠나고, 때마침 영실은 진우의 제의로 제분공장 구경에 따라나선다. ●건강 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뒤로 걷기는 앞으로 걷는 것보다 운동량이 3배나 높아 대사 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관절뿐 아니라 당뇨나 고혈압,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정형외과 전문의 이수찬 원장과 함께 뒤로 걷는 올바른 방법과 주의점, 그리고 생활 속에서 튼튼한 관절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부산은 국내 제1의 항만도시에서 21세기 과학문화를 선도하는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협의회는 부산 과학대중화를 이끌어 나가는 전담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협의회, 과학영재학교 등 부산이 갖추고 있는 과학인프라의 실상을 점검해 본다. ●애니토피아(EBS 오후 10시50분) ‘애니웨어(Ani-Where)’코너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 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박세종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버스데이 보이(Birthday bo y)’ 국회 상영 현장을 찾아간다. 박세종 감독이 특별 초청되어 작품을 해설하고, 관객들과의 진지한 토론 시간도 갖는다. ●김약국의 딸들(MBC 오전 9시) 용빈은 홍섭이 넘어졌다는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간다. 병원에 도착한 용빈은 입원실 앞에서 망설이고, 병실 안에서는 홍섭의 괴로워하는 비명소리가 들린다. 용빈을 본 홍섭의 “왜 왔느냐?”는 말에 용빈은 마음 아파한다. 뒤늦게 온 강극은 그런 두 사람을 보고 얼굴이 굳는다. ●열여덟 스물아홉(KBS2 오후 9시55분) 일기를 통해 자신이 이혼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혜찬은 상영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작별을 고하고 집을 나오지만 눈물이 흐른다. 상영은 혜찬을 찾아가 오해라고 설득하지만, 혜찬은 지영에게 가라며 차갑게 돌아선다. 상영은 혜찬이 녹음한 노래를 들으며 가슴아파한다.
  • [씨줄날줄] 베르테르 효과/이용원 논설위원

    1774년 독일의 문호 괴테는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한다. 약혼한 여성을 사랑한 끝에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이 소설의 줄거리는 괴테 자신의 실연 체험에 절친한 친구의 자살을 접목한 것이었다. 하지만 작품의 주제는 연애담이라기보다, 사랑·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절대성을 추구하던 18세기의 시대적 열정 그 자체였다. 소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그에 못잖은 부작용을 불러왔다. 주인공 베르테르를 흉내내 권총 자살하는 젊은이가 급증한 것이다. 책은 다음해 판매금지됐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세상에 나온 지 딱 200년 뒤인 1974년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필립스는 자살에도 일종의 전염 현상이 있다는 가설을 발표했다. 그는, 자살 소식이 신문 1면 머리기사로 나온 뒤의 두달 동안 자살자 수가 평상시보다 평균 58명 더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제 주장에 ‘베르테르 효과’라는 이름을 붙였다. 필립스의 가설이 나오자 구미 각국의 학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했지만 결론은 찬반으로 확연히 갈렸다. 어쨌거나 그뒤로 베르테르 효과라는 불길한 용어는 사회학과 정신의학의 영역에 자리를 마련한다. 영화배우이자 탤런트인 이은주씨가 지난달 2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자살자가 급증했다는 검찰 발표가 나왔다. 올 들어 이씨 사건이 일어날 때까지는 하루 평균 자살자가 0.84명이었는데 그뒤 23일동안 2.13명으로 2.5배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 이씨와 같은 자살 방식을 택한 사례가 50%쯤 늘었고, 연령대 별로 보아도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15.5%에서 30.6%가 됐다. 전형적인 베르테르 효과라 할 수 있다. 베르테르 효과의 특징은 전염성에 있다. 저명인사의 자살 소식을 접한 충격이 바이러스처럼 내재해 있다가 특정한 자극이 가해지면 충동적으로 발병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살 뉴스를 전하는 언론매체, 또 이를 확대재생산하는 네티즌 모두가 선정성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로써 자살 대책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젊은 베르테르’의 죽음이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까닭이 시대상황에 있듯이, 현재 우리 사회에 드리운 어둠을 함께 걷어내야 자살이라는 악질(惡疾)을 잠재울 것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약혼 예물 문제로 인영의 집을 찾은 기준 엄마는 급기야 인경의 출생 비밀을 폭로하고, 재민은 아내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애쓰지만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슬픔에 소리없이 흐느낀다. 밤이 깊도록 인경이 귀가하지 않자 인영의 집에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자 플러스(SBS 오전 11시10분)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안방 무대를 누비며 유쾌한 웃음을 전하는 성우용녀. 그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저렴하고 소박한 재료를 이용해 건강을 유지한다. 선우용녀의 건강비결은 영양간식 닭발볶음과 새콤한 조미료인 식초, 그리고 양초의 원료인 파라핀. 그녀의 건강법 속으로 들어가 본다. ●긴급진단 ‘독도’(YTN 오후 3시5분) 최근 일본의 잇단 망언·망동으로 한·일관계의 위기를 부른 우리의 영토 ‘독도’를 바로 알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독도 수호 및 극일을 위한 방편으로 인터넷과 여론에 등장하는 ‘해병대 상주’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과 파장 등을 점검해 본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우리는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다가 간혹 심한 감기나 호흡기질환을 겪을 때에야 심호흡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최근 유해환경에 노출되면서 호흡기 문제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감기, 천식, 만성비염에 좋은 뜸자리를 알아보고, 뜸을 배워 주위 사람들에게 베푸는 동호회원들도 만나본다. ●논스톱(MBC 오후 6시30분) 아이들은 이정이 전설적인 배구선수였다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된다. 또 정린이 체조선수 옷을 입고 있는 사진을 책 속에서 찾아낸다. 배구하는 정이와 체조하는 정린을 상상해 보는 아이들. 그러나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정이와 정린도 이를 부인해 모두들 한바탕 웃고 넘기는데….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며칠 전 어린이집 면접시험을 치른 진희는 합격됐다는 전화를 받는다. 방을 꾸미기 위해 영지와 진성이는 직접 벽지를 고르러 나간다. 영지는 이어 진희의 도움으로 방을 꾸미고, 다음날 진희는 첫 출근길에 나선다. 곧 경주로 떠나야 하는 영지는 진성이에게 본격적으로 심부름을 시킨다.
  • [21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인영의 존재가 못마땅한 기준이 엄마는 상견례 자리에 늦게 나간다. 기준이 엄마는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달 안에 약혼식과 결혼식을 다 해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전화를 받지 않는 기준에게 화가 난 희주는 탁자 위의 술병들을 쓸어버리고는 급기야 응급실로 실려가는데…. ●건강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고기와 자극적인 양념 대신 제 철 재료를 이용해 천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사찰음식. 특히 영양가는 높고, 칼로리는 낮아 최근에는 인스턴트 음식에 찌든 현대인들을 위한 건강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 전통사찰음식연구원 소장 적문스님이 불가에서 전해지는 전통 사찰음식을 소개한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우리나라는 지난해 300만원대의 홈서비스 로봇이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청소로봇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리모컨만 누르면 알아서 청소를 하고, 음료수도 직접 서비스해주는 생활로봇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 우리 주거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올 생활로봇, 과연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애니토피아(EBS 오후 10시50분) 히라노 고우타 원작의 일본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헬싱(hellsing)’을 소개한다. 이 애니에서는 왜 흡혈귀가 흡혈귀를 사냥하는지 그 이유를 살핀다. 또 최강의 언데드 뱀파이어인 주인공 ‘아카드’는 왜 흡혈귀의 주무기인 이빨이 아니라 권총을 사용하는지, 그 비밀을 밝혀본다. ●김약국의 딸들(MBC 오전 9시) 용빈과 홍섭은 싸우면서도 아직 남아 있는 애정을 확인하고 싶어 하지만 결국 서로의 마음에 상처만 남기고 만다. 용빈은 자신의 짐을 상자에 담아 은행문을 나서고, 홍섭은 어떻게든 잡아두려 한다. 김약국이 용숙에게 생선장사를 못하게 하자 용숙은 돈 다발을 들고 직접 어시장으로 찾아간다. ●열여덟 스물아홉(KBS2 오후 9시55분) 밤 바닷가에서 상영이 지영의 어깨 위에 팔을 두르고 있는 모습을 본 혜찬은 둘의 관계를 의심한다. 다음날 아침식사를 같이하게 된 세 사람. 혜찬은 일부러 상영에게 다정한 척 애교까지 부리며 지영의 심사를 긁고, 지영 역시 혜찬이 기억하지 못하는 상영의 식성을 챙겨준다.
  • 록스타 스튜어트, 27세 연하 모델과 약혼

    |런던 연합|영국 록스타 로드 스튜어트(60)가 5년간 만나온 모델 출신 여자친구 페니 랭커스터(33)와 파리여행 중 약혼했다고 소속 음반사 BMG가 12일 발표했다. BMG는 스튜어트가 지난 9일 에펠탑 꼭대기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랭커스터에게 청혼했으며 그녀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스튜어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승낙을 받으려고 청혼을 오래 미뤄왔다.”며 “요즘처럼 행복하고 깊이 사랑에 빠졌던 적이 없다.”고 기뻐했다. BMG는 이들이 올해 안에 결혼할 것이라고 밝혔고, 랭커스터의 매니저인 니컬러스 영은 스튜어트가 전 부인인 뉴질랜드 모델 출신 레이첼 헌터와 이혼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결혼할 것이며, 결혼식 장소는 스코틀랜드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스튜어트는 헌터 이전에도 앨래나 스튜어트와 결혼한 적이 있어 이번이 세번째 결혼이다.
  • 말말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겠다.-열린우리당 당의장과 상임중앙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탈락해 충격을 겪은 신기남 의원이 11일 당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여러분과 결혼식을 올리려다가 약혼식에서 그만 퇴짜를 맞았다. 순정만 있었지 사랑의 기술은 부족했나 보다.”라며-
  • 육사 3·4학년 생도간 이성교제 허용

    그동안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의 대표적인 금기사항이었던 생도간 이성교제가 이번 학기부터 부분적으로 허용돼 화제다. 10일 육군사관학교에 따르면 육사는 최근 생도 규정 가운데 ‘남녀 생도 태도 및 품행’ 조항을 개정,3∼4학년에 한해 건전한 범위 안에서 이성교제를 허용키로 했다. 1998년부터 여성 생도 입교를 허용한 육사는 생도간 이성교제를 흡연·음주와 함께 ‘3금(禁)’으로 규정, 엄격히 통제해 왔다. 하지만 1∼2학년의 경우 생도간 이성교제 금지원칙은 그대로 유지된다. 학년에 상관없이 생도간 또는 비생도와의 결혼과 약혼은 여전히 금지된다. 육사 관계자는 “시대적 조류를 반영하고 생도들의 권리를 찾아준다는 차원에서 생도간 건전한 이성교제는 허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1997년과 1999년에 각각 여성생도 입교를 허용한 공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는 다소 제한이 있긴 하지만 육사보다는 이성교제가 너그러운 편이다. 이미 1학년을 제외한 2∼4학년생에게는 건전한 이성교제를 허용하고 있다. 또 생도 신분으로 결혼은 금지돼 있지만 육사와 달리 생도대장이나 학교장의 승인하에 4학년 2학기가 되면 비생도와의 약혼은 허용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결혼이야기]김병희(33·YES24) 최문희(30·씨네21)

    [결혼이야기]김병희(33·YES24) 최문희(30·씨네21)

    신혼 살림을 둘러본 어머니의 황망한 한마디.“대체 신혼이라는 증거가 어디있느냐?”장롱과 화장대와 아기자기한 수가 놓인 두 겹의 커튼, 새신랑이 쓸 파란 색 앞치마와 새색시가 쓸 분홍색 앞치마 한 세트쯤은 놓여 있거나 걸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어머니의 바람도 무색하게, 거실엔 평면이든 아니든 텔레비전은 놓여 있질 않고, 침실엔 프레임도 없이 침대 매트만 놓여 있는가 하면, 앞치마는 고사하고 잠옷도 없었다. 휑하게 빈 거실이 좋기 때문이고, 맘에 쏙 들 만큼 단순한 커튼이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잠옷으로 분위기를 잡아야 할 만큼 성적 매력이 부족할 시기는 아니지 않은가. 실은 결혼 준비를 하면서 산 것보다 버린 것이 훨씬 많았다. 대학 다닌다고 집떠난 지 10년이 넘도록 기숙사와 하숙집, 자취방을 돌아다니며 사들인 잡다한 살림살이와 옷가지, 읽지도 않은 책들을 죄받을 만큼 많이 버리고서도 아직 정리할 것이 남아 있다. 혼자 살아도 번듯하게 해먹어 보겠다며 마련한 각양각색의 플라스틱 용기들과 특이한 용도의 요리 기구들, 아침을 거르지 않겠다며 인터넷으로 충동구매했던 생식 한 상자,‘궁극의 사전’이라는 외판원의 말에 넘어가 구입했던 18만원짜리 랜덤하우스 판 영어 사전, 사놓고 한 번밖에 타질 않은 아이스하키 스케이트…. 반대로,‘결혼’이란 많은 것들을 오래도록 남기는 데 관심이 많은 행사인 듯하다. 예식과 예물, 축의금과 화환이 오간다. 신부 측에서 예물을 보내오면 신랑 측에서 다시 비슷한 것들을 보내고, 내가 보냈던 축의금은 몇 개의 봉투를 제외하고는 모두 내 결혼식에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증거들은 결국 결혼식 앨범이나 방명록에 담겨 신혼 살림 한 귀퉁이에서 먼지를 뒤집어 쓸 것이다. 받은 만큼 갚는다는 불변의 예절에 어긋나지 않는 일이며 상호부조의 계모임으로는 썩 훌륭한 구조이긴 하다. 하지만 나와 내 약혼녀가 감행한 일생일대의 선택에 비해 이 모든 것들은 얼마나 초라한 것인지 모른다. 이제 며칠 후면 결혼식이다. 거듭 축하를 받고,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살게 됐음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알도록 선포하고서 일주일 동안 여행을 다녀올 것이다. 이제까지 화려했든 그렇지 않았든 독신 생활을 접는 것이다. 둘이 살고 있는 그곳이 내 집이 될 것이다. 신혼의 증거? 아마 결혼식 앨범에 신혼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몇 장이 덧붙을 테고, 한도액까지 확실히 가득 찰 신용카드는 할부가 끝날 때까지 우리의 결혼식을 기억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를 비롯해서 아는 사람들에게 모두 알릴 수 있는 확실한 신혼의 증거, 아니 증인 하나가 아침이나 저녁이나 내내 함께 있을 것이다.
  • [그 영화 어때?]‘인게이지먼트’ 아멜리에 전쟁속으로

    ‘아멜리에’의 장 피에르 주네 감독과 배우 오드리 토투가 재회한 영화 ‘인게이지먼트’(A Very Long Engagement·11일 개봉)는 전쟁과 사랑이라는 매우 고전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그 요리법은 색다르다. 전쟁영화의 비극적인 정조를 유지하면서도 감독 특유의 기발한 유머와 팬터지로 낭만적인 사랑영화의 매력을 한껏 살리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마틸드(오드리 토투)는 전쟁터에 끌려간 약혼자 마네크(가스파 울리엘)에 관한 비보를 전해듣는다. 자해 혐의로 군법재판소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동료 죄수 네명과 함께 비무장 지대에 버려졌으며 생존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 하지만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는 마틸드는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손수 마네크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는 여정에 뛰어든다. 영화는 사설 탐정을 고용해 다섯 병사들의 행적을 좇는 마틸드의 간절한 바람과 그로부터 하나씩 밝혀지는 전쟁의 참상을 씨줄과 날줄로 엮는다. 작은 단서들을 근거로 과거를 재구성하는 과정은 추리영화의 잔재미를 안겨주는 역할을 한다. 사건을 추적할수록 정황 증거는 점점 마네크의 죽음쪽으로 기울지만 마틸드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세상 어딘가에 연인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만이 그녀의 삶을 지탱하는 유일한 버팀목이기 때문이다. 맹목적인 믿음과 열정이 마틸드의 생존방식이라면, 다른 병사들의 여인들은 복수의 화신으로 변하거나 모든 것을 체념한 채 식물처럼 살아가는 방식으로 사랑을 지킨다. 1차 대전 당시의 전선과 참호는 차가운 모노톤으로, 그리고 종전 후 파리의 시가지는 마틸드의 애틋한 사랑처럼 따뜻한 톤으로 극명하게 대비한 영상이 눈길을 끈다. 감독의 전작인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와 ‘아멜리에’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가 수시로 넘나드는 복잡한 이야기 구조와 그에 따른 잦은 내레이션은 관객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아멜리에’에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귀여운 여인으로 팬들의 뇌리에 각인된 오드리 토투는 이 작품에서도 낙천적이고 로맨틱한 여성의 캐릭터를 십분 발휘했다. 할리우드의 지적인 여배우 조디 포스터의 깜짝 출연도 눈여겨 볼 만하다.15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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