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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 해상 주도권을 잃어버린 해신 장보고의 죽음과 완도 청해진의 몰락 [한ZOOM]

    동아시아 해상 주도권을 잃어버린 해신 장보고의 죽음과 완도 청해진의 몰락 [한ZOOM]

    완도는 전남의 가장 남쪽에 있으며, 내륙에서는 제주도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 완도 바닷가에서 만난 어르신 이야기에 따르면 예전에는 날씨가 맑은 날에는 저 멀리 제주도가 보였다고 한다. 완도에서 제주도까지 직선거리가 약 100㎞에 달해 인간의 시력으로는 보기 쉽지 않다. 아마도 그 만큼 완도와 제주도가 가깝다는 의미로 하신 말씀이 아닐까 생각된다. 완도를 대표하는 특산물은 전복이다. 국내생산 전복의 약 70% 이상이 완도산이라고 한다. 전복은 맑은 물에서 미역,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를 먹기 때문에 완도 바다에는 해조류도 많이 살고 있다. 덕분에 미역, 다시마, 김 등도 완도의 특산물로 유명해졌다. 완도 어시장에서 구입한 곱창김을 씹으며 목적지를 향해 차를 몰았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곱창김에도 곱창은 들어있지 않다. 곱창김을 파는 아주머니에 따르면 김을 만드는 원초가 마치 곱창처럼 꾸불꾸불하게 생겨서 곱창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어느 덧 차창 밖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거대한 동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네비게이션도 곧 목적지인 완도 청해진 유적지에 도착한다는 알림을 들려주었다.바다의 왕자, 이야기의 서막 장보고(張保皐·미상~846)는 섬 출신의 평민이었다. 그래서 정확한 탄생연도에 대한 정보가 남아 있지만 않다. 대략 780년대 후반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장보고의 본명은 활 궁(弓)에 복 복(福)자를 쓴 ‘궁복’(弓福)이었다. 평민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성(姓)은 없었다. 궁복이라는 이름은 어릴 적부터 무예에 뛰어났고, 특히 활을 잘 쏘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청년이 된 장보고는 바다 건너 당나라로 가면 무인(武人)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나라로 떠난 그는 이름 궁(弓)에 대장 장(長)을 합친 대장 장(張)을 성(姓)으로 삼고, 복(福)의 음을 늘려 ‘보고’로 바꾸어 장보고(張保皐)라는 이름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뛰어난 무예실력에 피나는 노력을 더해 짧은 시간에 당나라 군대에서 간부의 위치에 올라섰다.바다의 왕자, 해신이 되다 당나라 군대 간부가 된 장보고는 2년 후인 821년 군대를 떠났다. 그의 눈에는 군인으로서 성공이 아닌 새로운 기회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당시 당나라는 실크로드와 바닷길을 통해 외국과 활발한 교역을 진행하고 있었다. 장보고는 해상무역을 통한 성공의 기회를 보았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신라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산둥반도로 갔다. 그리고 신라 출신 무역상인들을 모아 조합을 만들고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쏟아 부어 ‘적산법화원’(赤山法華院)이라는 사찰을 세웠다. 신라 출신 무역상인들은 이 곳에서 법회에 참여했고, 머나먼 타국에서 서로 의지하고 정보와 인맥을 공유했다. 장보고는 적산법화원을 해상무역의 거점으로서 만들면서 해상무역에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7년 후 828년 장보고는 모국인 신라로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해상무역으로 성공의 길을 걷고 있었지만 해적들의 약탈로 인해 피해는 점점 커져만 갔고, 특히 해적들이 동포인 신라 사람들을 납치해서 노예로 팔아 넘기는 것까지 본 이상 장보고는 해적들의 악행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신라로 돌아간 장보고는 흥덕왕을 만나 청해진 설치와 해적 소탕을 건의했다. 흥덕왕은 당나라 군대에서 명성을 쌓은 장보고에게 ‘청해진 대사’라는 전에 없는 직위를 내렸다. 장보고는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고 1만 군사로 해적들을 소탕했다. 그리고 해상무역을 통해 쌓은 인맥을 활용해 청해진을 무역기지로 만들었다. 청해진은 당나라-신라-일본의 삼각무역의 중심지로 떠올랐다.해신의 억울한 죽음 837년 장보고에게 누군가 찾아왔다. 그는 흥덕왕 재위 당시 시중이었던 김우징(金祐徵∙미상~839)이었다. 시중은 지금으로 보면 국무총리와 같은 고위관직이었다. 후손이 없던 흥덕왕이 세상을 떠난 후 신라왕실에는 피바람이 불었고 유력한 후계자였던 김우징은 암살의 위협을 느껴 장보고를 찾아왔던 것이었다. 장보고는 김우징을 돕기로 결정했다. 고마움을 느낀 김우징도 거사에 성공하면 자신의 아들을 장보고의 딸과 결혼시키겠다는 약속을 했다. 장보고의 도움으로 경주로 돌아간 김우징은 신라 제45대 왕 신무왕(神武王)이 되었다. 그리고 자신을 도와준 장보고에게 군 최고 사령관에 임명했다. 하지만 평민 출신의 장보고가 높은 자리에 오르자 신라 중앙귀족들이 장보고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파악한 장보고는 해상무역에 집중하기 위해 다시 청해진으로 돌아갔다.6개월 후 신무왕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그의 아들 문성왕(文聖王∙미상~857)이 즉위했다. 문성왕은 아버지 신무왕이 장보고와 한 약속대로 장보고의 딸과 결혼하려고 했다. 하지만 신라 중앙귀족들은 평민 출신인 장보고의 딸이 왕비가 되는 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어느 날 선대왕 신무왕의 심복이자 장보고의 부하장수이기도 했던 염장(閻長)이 장보고를 찾아왔다. 염장은 자신은 장보고의 딸이 왕비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지금 왕의 눈 밖에 났기 때문에 이 곳 청해진에서 지내려고 한다고 했다. 장보고는 염장을 환영하는 술자리를 마련해 주었고, 염장은 술에 취해 방심한 틈을 타 장보고가 차고 있던 검으로 그의 목을 베었다.해신이 죽음 이후 장보고의 죽음 이후 장보고를 죽인 염장이 청해진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다. 염장을 인정할 수 없었던 청해진의 수많은 사람들은 이 곳을 떠나 당나라와 일본으로 뿔뿔이 흩어졌고, 결국 청해진은 폐쇄되고 말았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만약 장보고가 제패한 동아시아 해상권이 후대에 이어졌다면 통일신라는 더욱 강한 나라가 되었거나, 고려가 강한 해군력으로 몽골의 침략을 물리쳤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약탈·살인·고문으로 발전한 과학의 흑역사

    약탈·살인·고문으로 발전한 과학의 흑역사

    123년 노벨상 역사에서 가장 황당한 업적을 꼽으라면 바로 1949년 생리의학상일 것이다. 이 해에는 두 가지 업적에 생리의학상이 수여됐다. 그중 하나가 노벨과학상 역사에 오명을 씌운 포르투갈 신경학자 에가스 모니스의 ‘정신병 치료에 있어 백질 절제술의 가치에 관한 연구’다. 뇌의 기능도 제대로 알지 못한 시대에 정신병을 치료하겠다고 머리뼈에 구멍을 뚫고 뇌에 고농도 알코올을 주입하거나 가느다란 철사나 얼음송곳 같은 것을 뇌에 찔러 넣고 휘저어 전두엽을 뭉개거나 잘라 내는 수술이었다.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정신병이 치료된 것이 아니라 감정과 지적기능을 잃은 바보가 되기 십상이었다. ‘약탈, 살인, 고문으로 얼룩진 과학과 의학의 역사’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과학기술 발전의 어두운 이면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혹시 내가 공포소설을 읽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포소설은 허구지만 이 책 속의 내용은 모두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점이 더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실제 모델인 18세기 영국의 해부학자이자 외과 의사 존 헌터는 시신 도굴꾼과 거래하여 수많은 시신을 사들이며 시신 거래 시장을 만들었다. 18~19세기 의대생이 증가하면서 시신 부족 사태가 벌어지자 시신의 가격은 급등했고, 심지어 여러 대학의 의대생들이 공개 교수형 장소로 몰려와 서로 시신을 가져가려고 주먹다짐까지 벌였다는 장면에서는 쓴웃음까지 나온다. 흔히 과학자나 의사라고 하면 지적이고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렇지만 과학사를 보면 법과 도덕적 기준을 넘어서는 이들이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지나친 호기심과 지식에 대한 광적인 갈구, 명예욕, 연구를 위해서 일부의 고통과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자기 정당화 등이 과학자와 의사를 타락하게 만들고 법이 정한 선을 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아인슈타인은 “많은 사람은 훌륭한 과학자를 만드는 것이 지성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다. 훌륭한 과학자를 만드는 것은 인성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비단 과학자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니다. 곡학아세를 일삼는 요즘 한국의 수많은 지식인에게도 필요한 말이다.
  • [사설] 주권자의 후회 없는 선택… 투표 참여로 마침표 찍자

    [사설] 주권자의 후회 없는 선택… 투표 참여로 마침표 찍자

    오늘은 제22대 국회 300석의 향배가 최종 결정되는 선거일이다. 여야는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거야(巨野) 심판론’(또는 이재명ㆍ조국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을 각각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해 왔다. 이번 총선은 위성정당의 꼼수 속에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증오와 혐오 발언, 비방전만 난무한 역대급 비호감 선거였다. 부동산 투기 등 각종 불법·비리 전력을 지녔거나 막말을 일삼던 인사들도 줄줄이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특검, 탄핵, 레임덕 등 극한투쟁을 입에 올리는 목소리도 유난히 컸다. 나라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비전보다 상대쪽이 이기게 될 경우의 공포심만 부추기는 네거티브전이 압도했고, 개별 후보는 잘 보이지도 않는 ‘묻지마 선거’로 시종했다. 그럼에도 오늘 총선 결과는 단순히 입법권력의 재구성 이상의 정치적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0.73% 포인트 차로 승리한 지 2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윤석열 정부와 야당이 다수를 점한 국회는 삼권분립의 건강한 견제ㆍ균형 관계보다는 힘겨루기식 갈등을 이어 왔다. 어느 쪽 책임이 더 큰 것인지는 저마다의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늘 선거 결과가 길게는 21대 국회 4년, 짧게는 지난 2년간의 정치질서에 대한 유권자들의 채점표가 될 것이다. 동시에 새로운 정치지형에 대한 청구서가 될 것이다. 어느 쪽이 지속가능하고 희망 있는 나라를 만들어 갈 세력인지에 대한 판단은 결국 유권자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국민의 대표라 할 국회의원 자격이 있는지에 관한 최종 심사권을 행사하는 주체도 결국 유권자들이다.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생경제와 의료개혁 등 국민 삶에 직결되는 각종 정책과 입법도 투표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선거 막판까지 박빙 지역이 30~50여곳이나 된다는 여야의 자체 분석으로 볼 때 유권자의 한표 한표가 선거에 미칠 효용가치는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선거 막판으로 올수록 되려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며 갈등을 부추겨 온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침묵하는 다수 국민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 줄 때가 됐다. 헌법 가치를 흔들고 미래를 약탈하려는 포퓰리즘 공약으로 국민을 조삼모사 취급하는 정치인들에게도 따끔한 경고를 보내 줄 때가 됐다. 나라의 미래가 내 손에 달렸다는 책임의식으로, 주권자로서 후회 없는 선택이 되도록 모두 함께 마침표를 찍자.
  • [서울광장] 소통 없는 정책은 실패를 부른다

    [서울광장] 소통 없는 정책은 실패를 부른다

    정부 정책은 종종 헛발질을 한다. 시장을 잘 모르거나, 흐름을 빠르게 거꾸로 바꾸겠다는 오만함에서 시작된 정책일수록 그렇다. 그 부작용은 어려운 사람일수록, 미래 세대일수록 온몸으로 맞는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젊은층은 아파트를 선호하고, 대부분 기성세대가 젊은 시절 살다가 내놓은 매물을 산다. 아파트값이 다락같이 오르던 2021년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 매수자 중 2030세대가 46%였다. 상대적으로 중저가가 많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까지 해서 샀는데 지금 아파트값은 당시의 절반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의 목표는 강남 집값 안정이었다. 강남 집값은 유동성, 사교육은 물론 일자리 탓도 크다. 서울시 일자리의 30%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있다. 강남 집값을 잡으려면 다른 곳에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답이다. 정부가 집중할 일은 취약계층의 주거복지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했지만 ‘소 귀에 경 읽기’였다. 전셋값도 오르자 전세자금대출 기준이 완화되면서 전세자금대출이 더 활성화됐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16년 말 36조원에서 2021년 말 162조원으로 126조원이나 늘었다. 이런 활황의 빈틈을 사기꾼들은 놓치지 않는다. 2008년 금융위기 원인이었던 주택담보대출도 그랬다. 주택담보대출은 좋은 제도지만 고삐 풀린 대출은 중개인을 거치면서 약탈적 대출로 변해 대출자의 삶을 파괴했다. 전세자금대출은 전세사기의 땔감이 됐다. 건물주들이 공인중개사와 작당하고 사기를 치면 막을 방법이 없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전세사기 의심 공인중개사 6224명을 점검한 결과 1309명이 위반행위를 했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72%가 2030이다. 세상살이는 청년층보다는 기성세대에게 우호적이다. 정책 만드는 사람이 기성세대이고, 만들어지고 실행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규제개혁위원회가 정책의 규제 영향성을 심의하듯이 정책이 청년 등 미래세대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전문가는 물론 일반 청년들을 무작위로 추출해서 물어보자. 인공지능(AI) 활용이 쉬워진 시대, 할 의지가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전공의부터 시작하자. 2016년 제정된 전공의법은 주당 80시간, 연속 36시간 근무를 가능하게 한다. 하루 하고도 반나절 더 꼬박 일하라는 건 전공의는 물론 그 전공의가 돌보는 환자도 무시하는 행위다. 전공의법에 명시된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전공의 2명에 고용주인 병원장과 교수가 10명으로 전공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기 힘든 구조다. 매달 열리던 회의도 지난해부터 분기에 한 번으로 바뀌었다. 의대 증원은 전공의들 불만 폭발의 방아쇠였다. 이런 부당대우를 몰랐을 리 없는 전문의들이, 교수들이 이제야 나서고 있다. 필수의료인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가 아닌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에 몰리는 까닭은 실손보험의 비급여 지원 때문이다.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선한 의도에서 시작된 실손보험은 3차례에 걸쳐 개정됐지만 여전히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정책 입안자의 의도를 따르지 않고 그 안에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할 방법을 찾아낸다. 그래서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어야 한다. 지금 청년들은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첫 세대’라고 생각한다. 부모세대가 된 것은 노력이 아닌 운이었다.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청년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시간 또한 길어진다. 노후를 위해서라도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층에게도 알려줘야 한다. 소셜미디어(SNS)에 글 올리고, 댓글 달고, 유튜브를 보며 좋아요를 누르는 것도 좋지만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라고. 그래야 청년에 약탈적인 정책을 막아낼 수 있다고. 전경하 논설위원
  • 수십 조원 금은보화 가득…콜롬비아 ‘전설의 보물선’ 4월 인양 작업

    수십 조원 금은보화 가득…콜롬비아 ‘전설의 보물선’ 4월 인양 작업

    현재 가치로 수십 조원의 보물을 싣고 300여 년 전 카리브해에서 침몰한 이른바 ‘전설의 보물선’이 4월부터 인양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콜롬비아 당국이 난파선의 침몰 지점에 탐사선을 보내 4월 중 인양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인양 작업에 참여하는 콜롬비아 인류학 및 역사연구소 소장 알헤나 카이세이도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침몰선을 ‘보물창고’로 보는 견해가 있지만 그 페이지를 넘기고 싶다”면서 “우리는 보물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현장의 역사적, 고고학적 정보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 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양은 엄청난 도전이며 선례가 많은 프로젝트도 아니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개척자”라면서 “물에서 무엇인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것조차 가능한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곧 인양 작업이 세간의 관심인 ‘보물’이 목적이 아니라 학술적 가치에 방침을 찍은 셈이다. 그러나 세상의 관심은 난파선에 담긴 ‘보물’에 쏠리고 있다. ‘난파선의 성배’라고도 불리는 이 대형 범선의 이름은 ‘산호세‘(San Jose). 이 범선에 얽힌 사연은 지난 17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 국왕의 소유인 산호세는 당시 식민지였던 볼리비아와 페루 등지에서 약탈한 귀금속을 가득싣고 정기적으로 남미와 스페인 사이를 오갔다. 그러나 산호세는 지난 1708년 6월 8일 영국 함대와 전투를 벌이던 중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해안 인근에 정확한 위치도 남기지 않은 채 침몰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당시 이 배에는 약 1100만 개에 달하는 금과 은화, 볼리비아 등에서 채굴한 에메랄드와 기타 귀중품이 가득 실려있었으며 현 추정가치는 대략 170억 달러(약 22조 7800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300년이나 전설 속으로 사라진 산호세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1981년 미국 회사인 글로카 모라가 보물선의 위치를 찾았다고 주장하면서다. 당시 회사 측은 산호세를 회수하면 보물의 절반을 받는다는 약속을 받고 좌표를 콜롬비아 정부에 넘겼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콜롬비아 정부는 자국 해군이 탐사 과정에서 산호세를 찾았다고 발표하며 이 위치는 글로카 모라가 제공한 좌표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에 글로카 모라 측은 이같은 발표를 부정하며 콜롬비아 정부를 상대로 보물의 절반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한 산호세의 원소유주인 스페인, 또한 보물의 원소유주인 볼리비아까지 저마다 지분을 주장하는 상태라 향후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법적, 외교적 분쟁에 휩싸인 보물선은 600m 바다 아래에 수장되어 있으며 정확한 위치는 국가 기밀이다. 이 상황에서 콜롬비아 정부는 보물보다는 문화유산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어 학자들을 탐사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탐사선은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 위치한 해군기지 부두에 정박해 있으며 예산도 450만 달러가 책정된 상태다.
  • [포착] 이스라엘, 유엔 시설 공습 인정 “구호품 약탈 하마스 지휘관 제거”

    [포착] 이스라엘, 유엔 시설 공습 인정 “구호품 약탈 하마스 지휘관 제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있는 유엔 시설에 대한 공습을 인정하면서 구호품을 약탈해온 하마스 지휘관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13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라파 소재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구호품 배급센터를 공습했다.이스라엘군은 정보기관 신베트와의 공동성명에서 이번 공습으로 하마스 작전부대 지휘관인 무함마드 아부 하스나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스나는 가자지구로 들어오는 구호품을 약탈해 하마스 대원들에게 배분하는 데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하마스는 하스나의 사망을 인정하면서도 그는 하마스 경찰국의 부국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호품 분배를 방해하려는 비겁한 암살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사망자 한 명에 대해선 라파 비상위원회의 니탈 알셰이크 이드라고 부연했다. 이드 위원장은 하마스가 임명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지휘관을 제거하려고 했다고 하더라도 유엔 구호품 창고가 버젓이 바로 옆에 있는 장소에 폭탄을 투하한 이번 행동은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폭발 여파로 최소 한 명의 유엔 직원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앞서 UNRWA는 이날 라파 소재 식량 배급센터가 공격 받아 소속 직원 1명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5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필리페 라차리니 UNRWA 사무총장은 가자지구 전역에 있는 모든 UNRWA 시설의 좌표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분쟁 당사자들과 공유된다며 “책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조사를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UNRWA에 하마스 조직원이 대거 포진해 있다며 UNRWA를 비방해 왔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 UNRWA 소속 직원 최소 12명이 연루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UNRWA 직원 450명 이상이 하마스 요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도 했다.UNRWA는 팔레스타인 영토와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 등에서 직원 약 3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1만3000명은 가자지구에서 근무하고 있다. UNRWA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쟁 후 지금까지 최소 165명의 소속 직원이 사망했으며, 150개 이상의 시설이 파손됐다. 이 중 일부는 완전히 파괴됐고 많은 학교들도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유엔 시설로 대피했던 4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UNRWA는 집계하고 있다.
  • “하마스, 이스라엘과 군사력 격차 오판에 자멸 위기” 팔 전문가들

    “하마스, 이스라엘과 군사력 격차 오판에 자멸 위기” 팔 전문가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군사력 격차를 잘못 계산해 자멸 상태에 가까워졌다는 팔레스타인인 전문가들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과 공습으로 하마스의 24개 전투 대대 중 18개 이상이 소규모 게릴라 조직으로 해체됐다고 밝히면서도 하마스 전투원 4만 명 중 절반가량이 죽거나 다쳤다고 추정한다.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싱크탱크 카네기중동센터(CMEC)의 팔레스타인인 분석가인 예지드 사이그는 이날 FT에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급습으로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이 중동 전역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봉기를 일으킬 것이라는 망상을 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헤즈볼라 등 다른 친(親)이란 무장 세력들이 대부분 억제돼 있고,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대규모 봉기가 일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하마스의 전략은 재앙적으로 잘못된 계산이었다고 사이그는 지적했다.서안지구 라말라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인 호라이즌 센터의 이브라힘 달랄샤 대표도 현재 하마스의 가자지구에 대한 영구 휴전 요구는 “가자지구 민간인을 도우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전쟁 재개를 더욱 어렵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FT에 밝혔다. 이런 이유로 하마스는 영구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철수, 가자 북부로의 100만 명 이상 난민 복귀, 구호 품 대량 반입 등을 위해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아랍 외교관과 분석가들은 말한다.달랄샤 대표에 따르면 하마스 가자지구 지도자들은 인질들이 협상에서 자신들이 영향력을 행사할 유일한 보험(수단)임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이 때문에 그들은 협상에서 물러나지 않아 거의 자멸에 가까운 상태가 됐다”며 “인질들을 풀어주고 전쟁이 재개된다면 자신들이 끝장날 것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해체되지 않은 하마스 대대 중 대부분이 가자의 최남부 도시인 라파와 중부의 데이르 알발라, 누세이라트 난민촌으로 후퇴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라파에 대한 지상전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은 점점 심각해지는 인도적 재앙을 겪고 있다. 가자 북부와 남부 대부분 지역에 대한 하마스의 민간인 통제력이 확실히 약해짐에 따라 무장한 약탈자 수가 늘어 법과 질서가 무너졌다고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말한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을 파괴하기 위해 창설됐던 하마스가 이제 생존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마스가 인질 교환 협상의 일환으로 가자지구의 영구 휴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이들의 절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이들은 보고 있다. 아랍 외교관과 분석가들은 하마스 지도자들이 가자지구에 대한 통치가 끝나가면서 이제는 초기의 저항 운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달랄샤 대표는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통치권을 잃었지만 여전히 조직으로서 정치적 생존 출구를 찾고 있다. 그들은 바보가 아니다”며 “그들은 가자지구의 요구사항을 보고 있고 대중과 국제사회가 자신들을 다시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마스 해외 지도부는 서안지구에 본부를 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임시 지도위원회’나 새로 구성된 정부를 통해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다시 주장하기 위해 협상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지난 주말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3인자인 마르완 이사가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 2인자 모하메드 데이프를 비롯해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급습을 기획한 소수의 지도자들은 여전히 가자지구 지하 터널에서 은신하고 있다. 하마스는 전투원 중 6000명가량만이 순교(사망)했다면서 군사적으로 앞서는 이스라엘군에 맞서 선전 중이라고 주장했다.
  • “물난리 났는데 약탈이 웬 말?” 망가진 아르헨의 사회적 양심 [여기는 남미]

    “물난리 났는데 약탈이 웬 말?” 망가진 아르헨의 사회적 양심 [여기는 남미]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물난리가 난 남미의 한 도시에서 약탈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상황을 포착한 영상을 본 현지 네티즌들은 “서로 도와도 어려울 판에 약탈이 웬 말이냐”면서 공분했다. 5일(이하 현지시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된 문제의 영상은 이틀 전인 3일 아르헨티나 지방 코리엔테스주(州)의 동명 주도 코리엔테스에서 촬영됐다. 영상을 보면 폭우로 도심에 침수가 발생해 성인 무릎이 잠길 정도로 물이 차올라 있다. 서둘러 대피해야 할 상황이지만 사람들이 몰려간 곳은 한 약국이었다. 약국에 들어간 사람들은 저마다 무언가가 잔뜩 담긴 비닐봉투를 들고 나왔다. 사람들이 가져간 건 각종 의약품과 위생상품이었다. 복수의 목격자에 따르면 폭우로 침수가 나면서 약국 문이 열렸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주민 호세는 “물이 차오르면서 약국의 정문인 유리문에 엄청난 압력을 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물난리가 난 날은 휴일인 일요일이었다. 텅 빈 상태로 문이 열린 약국은 약탈천국이 됐다. 또 다른 목격자 호세피나는 “잠겨 있던 약국의 문이 어느 순간 활짝 열렸고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가 물건을 잔뜩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코리엔테스는 도시 건립 후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다. 새벽 4시부터 약탈사태가 발생한 오전 9시까지 208mm 물폭탄이 떨어졌다. 아르헨티나 기상청에 따르면 코리엔테스의 예년 3월 강우량은 평균 155mm 정도다. 폭우는 정오까지 계속돼 이날 강우량은 280mm를 돌파했다. 침수지역의 수위는 성인 허리춤까지 상승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상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코리엔테스에서 하루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엄청난 물폭탄이 떨어지면서 이날 도심에선 이례적으로 많은 이재민 800여 명이 발생했다. 코리엔테스는 이번 물난리를 도시 역사상 최악의 재난으로 규정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도시 곳곳이 침수되고 전력공급이 중단되면서 5일 코리엔테스의 학교엔 전면적인 휴업령이 내려졌다. 코리엔테스는 올해 들어 유난히 강우량이 늘어나 걱정이 많다. 코리엔테스 주정부에 따르면 1월부터 3일까지 63일간 코리엔테스의 누적 강우량은 590mm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583mm를 넘어섰다.
  • “리틀 김종인이냐” 용혜인 또 비례후보 논란

    “리틀 김종인이냐” 용혜인 또 비례후보 논란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선대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재선에 도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당적을 바꿔 가며 비례대표 5선을 한 김종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떠오른다며 ‘리틀 김종인이냐’는 비판도 나왔다. 새진보연합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열고 용 위원장과 한창민 공동선대위원장, 최혁진 전 문재인 정부 사회적경제비서관 등 3인을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각각 기본소득당, 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 시민사회 몫의 비례대표 후보라는 설명이다. 새진보연합은 용 위원장이 몸담았던 기본소득당과 열린민주당, 사회민주당 등이 총선을 위해 연대한 조직이다. 용 위원장은 비례대표 출마 결정에 대해 “제한된 여러 조건 속에서 민주개혁진보의 승리와 기본소득당 성장을 위해 내린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용 위원장을 비롯한 3명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명부에서 당선 가능권인 20번 안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민주당, 새진보연합, 진보당 등이 연대해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창당할 때 새진보연합과 진보당 몫으로 각 3인을 비례대표 명부에 올리기로 한 바 있다. 용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도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비례대표 5번을 받아 원내에 입성했다. 이후 제명 형식으로 기본소득당에 복당해 상임대표를 맡았다. 현재 비례대표 재선으로는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 지난 1월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이자스민 녹색정의당 의원 등이 있지만 용 위원장이 당선된다면 위성정당으로만 비례대표 재선을 한 첫 사례다. 이에 대해 제3지대 신당들은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랑 개혁신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용 의원(위원장)은 4년 전에 이어 또다시 민주당에 기생해 의석을 약탈하게 됐다. 가히 여의도 기생충이라 불러도 손색없다”고 했다. 김효은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비례대표 2대 세습이 웬 말이냐”며 “배지 한 번 더 달아 보겠다는 정치인의 세금 도둑질, 유권자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 용혜인, 최초 ‘위성정당 비례 재선’ 되나…“제한된 조건 속 최선”

    용혜인, 최초 ‘위성정당 비례 재선’ 되나…“제한된 조건 속 최선”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선대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재선에 도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당적을 바꿔가며 비례대표 5선을 한 김종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떠오른다며 ‘리틀 김종인이냐’는 비판도 나왔다. 새진보연합은 5일 국회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열고 용 위원장과 한창민 공동선대위원장, 최혁진 전 문재인 정부 사회적경제비서관 등 3인을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각각 기본소득당, 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 시민사회 몫의 비례대표 후보라는 설명이다. 새진보연합은 용 위원장이 몸담았던 기본소득당과 열린민주당, 사회민주당 등이 총선을 위해 연대한 조직이다. 용 위원장은 비례대표 출마 결정에 대해 “제한된 여러 조건 속에서 민주개혁진보의 승리와 기본소득당 성장을 위해 내린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용 위원장을 비롯한 3명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명부에서 당선 가능권인 20번 안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민주당, 새진보연합, 진보당 등이 연대해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창당할 때, 새진보연합과 진보당 몫으로 각 3인을 비례대표 명부에 올리기로 한 바 있다. 용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도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비례대표 5번을 받아 원내에 입성했다. 이후 제명 형식으로 기본소득당에 복당해 상임대표를 맡았다. 현재 비례대표 재선으로는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 지난 1월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이자스민 녹색정의당 의원 등이 있지만 용 위원장이 당선된다면 위성정당으로만 비례대표 재선을 한 첫 사례다. 이에 대해 제3지대 신당들은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랑 개혁신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용 의원(위원장)은 4년 전에 이어 또다시 민주당에 기생해 의석을 약탈하게 됐다. 가히 여의도 기생충이라 불러도 손색없다”고 했다. 김효은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비례대표 2대 세습이 웬말이냐”며 “위성정당의 비례대표가 다시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는 것은 배지 한 번 더 달아보겠다는 정치인의 세금 도둑질, 유권자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 [최나욱의 현대문화 아카이브] 의미를 전달하는 패션쇼의 공간과 장소

    [최나욱의 현대문화 아카이브] 의미를 전달하는 패션쇼의 공간과 장소

    2011년 프라다 런웨이는 바둑판처럼 배치된 좌석들 사이에서 진행됐다. 누가 앞줄에 앉았느니, 뒷자리에 앉았느니 같은 신경전에 싫증 난 건축가 렘 콜하스의 디자인이었다. 프라다는 나일론과 같은 산업재료로 가방을 만들고 값싼 건축재료로 제 미술관을 짓는 브랜드였으니, 자못 어울리는 런웨이라 할 만했다. 럭셔리 브랜드의 수장 미우치아 프라다가 공산주의자였다는 아이러니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프랑스 브랜드 자크뮈스의 쇼는 종종 화제가 된다. 농촌 지역에서 태어난 시몽 포르테 자크뮈스는 교외의 밀밭과 소금 광산, 해변과 같은 목가적인 장소를 섭외해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쇼를 보러 가는 몇 시간의 여정과 중계하는 카메라에 담기지 않는 풍경, 런웨이 이후의 식사 자리 등을 상기한다면 자크뮈스라는 패션 브랜드가 한층 색다르게 다가온다. 이렇듯 패션쇼의 무대 디자인과 장소 선정은 브랜드의 성격을 보여 주는 중요한 요소다. 패션쇼에 대한 관심은 대부분 유명인과 행사의 주인공인 옷에 초점이 맞춰 있기 일쑤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것이 치러지는 배경에서 발생하는 효과가 굉장하다. 건축하는 입장에서는 캣워크가 이뤄지는 무대는 물론이고 입장하고 퇴장하는 여정 하나하나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지난 1, 2월에는 다가오는 가을, 겨울 컬렉션을 발표하는 패션위크가 열렸다. 한 시간 단위로 펼쳐지는 쇼에 참석하는 관계자들의 동선을 고려해 브랜드들은 시내에서 장소를 찾는 게 일반적이다. 이미 지난 수십년간 행사를 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장소와 무대를 선보인다.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곳을 낯설게 변용하거나 평소 대중이 접근하지 않던 장소를 이용하는 방식이다.이번 런던패션위크에서 JW 앤더슨이 동네 체육관을 섭외해 평상시 공 튀기는 소리를 음악 소리로 치환한 연출을 선보인 게 전자라면, 동네 사람들이나 방문하던 교회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 시몬 로샤의 쇼는 후자의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논쟁을 불러일으킨 경우도 있었다. 에르뎀은 그리스 가수 마리아 칼라스에게서 영감을 받아 대영박물관 내 그리스 조각실을 쇼 장소로 섭외했는데, 그리스 정부로부터 ‘약탈한 유물 옆에서 패션쇼까지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장소에 담겨 있는 사회적·정치적 성격들을 엄밀하게 고려할 때 비로소 브랜드의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 이번 패션위크 기간 중 가장 인상 깊은 공간은 릭 오언스의 런웨이였다. 지난 쇼들과 비교해 디자이너 본인 집에서 선보인 쇼는 언뜻 소박해 보일 수도 있겠으나 자신의 생활양식과 브랜드가 불가분의 관계임을 주지하는 디자이너의 철학과 그렇게 잘 어울릴 수 없었다. 오언스가 직접 디자인한 좌석과 대문부터 발코니까지 차곡차곡 모여 있는 그의 수집품은 브랜드 정체성을 함축하는 공간 요소였다. 프라다처럼 초대형 브랜드들은 매번 같은 장소를 계약하는 대신 매번 다른 무대 디자인을 선보인다. 지난 밀란패션위크에서의 남성복 런웨이는 전통적인 사무실을 재현하는 동시에 그 아래에 자연 풍경을 연출하는 디자인과 함께했다. 도시와 시골이라는 이질적 키워드를 작업의 키워드로 삼는 콜하스는 마찬가지로 일상과 럭셔리라는 이율배반을 브랜드의 키워드로 삼는 미우치아 프라다와 함께 2004년부터 25년째 협업을 이어 가고 있다. 그들은 건축이나 패션이 시각물에 그치는 걸 넘어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고 믿는다. 근래에 작고해 더이상 볼 수 없는 샤넬의 카를 라거펠트, 루이비통의 버질 아블로가 선보인 디자인은 시간이 지나도 되짚어 보게 된다. 라거펠트는 파리 그랑팔레에서 우주선, 폭포, 대형 슈퍼마켓 등 문자 그대로 스펙터클한 런웨이를 만들었다.또 ‘패션을 통해 건축을 한다’고 말하는 아블로는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루트비히 미스 반데어로에를 직접적으로 참조하곤 했다.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이던 2021년 루이비통 쇼는 미스 반데어로에가 즐겨 쓴 알프스산 녹색 대리석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미스 반데어로에는 아블로가 매번 존경하는 인물로 손꼽는, 앞서 프라다와 오래된 협업을 해온 콜하스가 학창 시절 특히 빠져 있던 건축가다. 시각예술 분야 가운데 가장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럭셔리 브랜드의 행사로서 배타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에서도 제대로 다뤄진 적 없는 런웨이지만, 이따금 얻는 행운에 공간 요소 하나하나를 살피는 재미가 적지 않다. 단 30분을 위해 엄청난 예산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행사답게, 그리고 자본주의의 끝에서 저만의 예술을 실천하는 인물들의 행사답게 말이다. 최나욱 작가 겸 건축가
  • 천문학적 가치 카리브 보물선, 4월부터 인양 개시 [여기는 남미]

    천문학적 가치 카리브 보물선, 4월부터 인양 개시 [여기는 남미]

    천문학적 가치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해저 보물선 인양 일정이 발표됐다. 후안 다비드 코레아 콜롬비아 문화부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앞바다 카리브에서 침몰한 스페인 범선 ‘산호세’를 이르면 4월, 늦어도 5월부터 인양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콜롬비아 해군이 보물선의 침몰 위치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지 9년 만이다. 코레아 장관은 “워낙 오랫동안 물에 가라앉아 있던 것들이라 인양하면 어떤 (화학적) 반응을 일으킬지 몰라 처음엔 시범적으로 세라믹과 (범선의) 목재 등을 일부 인양한 후 본격적인 인양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손상 없는 인양을 위해 콜롬비아 정부는 4500만 달러(약 6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인양에는 해저 600m에서 압력을 견디면서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이 투입된다. 코레아 장관은 “범선이 가라앉은 곳의 수심이 600m 이상이라 로봇 이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콜롬비아 해군에 따르면 보물선은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앞바다 카리브의 공해상 어딘가에 침몰해 있다. 콜롬비아 해군은 도굴 등 범죄의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보물선이 침몰한 위치를 1급 비밀로 다루고 있다. 코레아 장관은 “범선은 공해상 모 지점에 침몰해 있다”면서 “(안전을 위해) 해군 함선을 투입해 인양 작업을 지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아 장관은 “범선과 함께 가라앉은 보물의 가치는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라면서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현지 언론은 “범선이 침몰하면서 가라앉은 보물이 약 200억 달러(약 26조6400억 원)에 달한다는 일부 외신의 보도가 있었지만 (장관의 발언은) 실제 가치는 이를 초월할 수 있다고 암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산호세는 스페인 국왕이 소유했던 범선으로 스페인이 중남미를 식민지로 거느리고 있던 당시 약탈한 보물을 정기적으로 실어 나르는 운반선 역할을 했다. 산호세는 그런 1708년 6월 영국 함대의 공격을 받아 카리브에서 침몰했다. 침몰 당시 산호세에는 지금의 볼리비아에서 캔 금과 은, 에메랄드 등 금은보석 200톤 정도가 실려 있었다고 전해진다. 한편 콜롬비아 정부가 인양 일정을 확정한 건 보물에 대한 소유권과 분배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코레아 장관은 “아직도 식민시대에 있는 것처럼 보물에 대한 권리를 두고 싸워선 안 된다는 게 구사타보 페트로 대통령의 생각”이라면서 “보물을 인양해 학문과 문화에 기여하게 하겠다는 것이 콜롬비아 정부의 뜻”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 해군이 막대한 가치를 가진 보물선의 침몰 위치를 확인했다고 2015년 밝히자 스페인과 볼리비아는 보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다.
  • 테이트 모던에서 울고 있는 아프리카를 만나다 [으른들의 미술사]

    테이트 모던에서 울고 있는 아프리카를 만나다 [으른들의 미술사]

    영국 런던에 있는 테이트 모던 미술관 터바인 홀에서 가나 출신의 엘 아나추이(El Anatsui·1944~) 전시 ‘붉은 달 뒤에(Behind the Red Moon)’가 열리고 있다. 테이트 모던 터바인 홀은 2000년대 이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들에게만 허락된 전시공간이다. 전시가 개막되자 타임은 ‘터바인 홀의 승리’, 가디언은 ‘반짝이는 금빛으로 이루어진 기적’이라 찬사를 보냈다. 테이트 모던에 들어서자마자 터바인 홀에 걸려 있는 아나추이의 거대한 작품 세 점을 만날 수 있다. 아나추이 작품의 특징은 수천 개의 병뚜껑들을 납작하게 만든 후 구리선으로 그물처럼 엮어 만든 것이다. 세 점으로 구성된 ‘붉은 달 뒤에’는 모양, 색채, 걸린 모양 등이 제각각 다르지만 수천 개의 금속성 병뚜껑을 엮어 만든 타피스트리(걸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각각 돛, 달, 파도를 상징한다. 이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첫 번째 작품 ‘1막: 붉은 달’(Act I: Red Moon)은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앞뒤가 다른 색깔로 구성되어 있다. 이 모양은 마치 대서양을 횡단하는 거대한 범선의 돛 모양을 닮았다. 이는 유럽-아프리카-아메리카로 이루어진 삼각무역을 상징한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수탈과 약탈의 대상이 되어 그들의 인권은 철저하게 유린되었다. 병뚜껑 하나하나는 영국이 럼주와 맞바꾼 아프리카 사람들의 얼굴이다. 따라서 짓이기는 행동은 억압을 상징하며 이렇게 반짝이는 병뚜껑은 아프리카인들의 생존 의지를 의미한다. 아프리카 노예들은 짐짝처럼 비좁은 공간에 빼곡히 선적되어 대서양 파도를 넘었다. 짓이겨져서 납작해진 이 병뚜껑들이 빛에 반짝이면 반짝일수록 마음이 아려온다. 돛, 달, 파도는 영국이 아프리카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어가는 잔혹한 여정이다. 아나추이는 자신의 조상들이 겪은 슬픈 역사를 엮어 식민지 제국 팽창에 앞장선 영국의 폐부를 찔렀다. 아프리카 식민 열풍을 주도한 영국의 한복판에서 아프리카 대지가 소리내어 울고 있었다.
  • 동원병끼리 강간 강요…러 죄수부대 만행 폭로

    동원병끼리 강간 강요…러 죄수부대 만행 폭로

    러시아 교도소에서 사면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전방에 투입된 병사들이 다른 전우들을 학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 매체 베르스트카는 3개월간 러시아 병사 여러 명과 인터뷰했다며 죄수 출신 병사들이 어린 동원병들을 상대로 ‘폭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이들 전과자가 전장에서 정신 나간 행태를 보이는 주된 이유는 병력 교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 동안에서는 4개월 넘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 간 공방전이 계속돼 러시아군 진지에서 학대가 만연했다. 크린키와 같은 마을은 이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인 시신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폐허로 변했다. 소식통들은 양측에서 매일 60~100명씩 전사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여기는 지옥”이라며 양측 모두 바보 같은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병력이 그곳으로 보내졌지만 돌아온 병사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크린키는 최근까지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20일 타스 통신에 크린키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헤르손주 방향에서 온 러시아 병사 두 명은 여전히 해당 마을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포병은 “우리 진지에 대한 (우크라이나) 포격이 여전해서 우리는 완전히 정신이 나갔다. 모두가 죽을 것이라는 걸 알기에 평범한 소년(동원병)들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변태다. 여기서 그들은 말 그대로 자신들의 구역을 만들었다. 그들의 지휘관은 후방 깊숙한 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포병과 그의 전우들은 러시아 공수군 제104근위공수사단 예하 제345근위공수연대의 병사들 모습을 담은 영상을 제보했다. 여기에는 한밤중 벌거벗은 남성 4명이 군인들에게 구타와 폭언을 당하고 뒤쪽에 파놓은 구덩이에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에서는 한 군인이 이 피해자들을 향해 “뭐하는 거야, 이 빌어먹을 개XX들아, 움직이지 말고 모두 서 있어... 그리고 너는 구덩이로 뛰어들어가 창X와 교X해. 도망쳐봐, 이 뚱뚱한 창X야”라고 소리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는 근무 중 술 마시거나 약(마약)을 하는 사람을 비공식적으로 처벌하는 방법이라고 시베리아 지역 노보시비르스크 죄수 출신 병사 미하일 말체프(32)는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국방부와의 계약 대가로 지난해 9월 사면됐으며 해당 영상과는 관련이 없다. 그는 “제소자 출신 병사들은 동원 병사들 간 강간을 강요한다. TV를 보듯 앉아 그 장면을 지켜본다”며 “비웃고 그들 위에 오줌을 싸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베르스트카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병사가 나무에 묶여 있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했다. 러시아 군인 세묜 키스코로프는 매체에 싸움을 거부하는 병사들은 또한 잔혹한 처벌을 받게 된다며 며칠 동안 수갑이 채워지거나 나무에 묶여 먹거나 마실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그의 형이 지난해 11월 싸음을 거부한 후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말체프는 매체에 부상병들은 봉합 수술을 받고 전투에 복귀하고 있으며, 전사한 동료들의 시체는 종종 그들 주위에 썩게 내버려져 있다고 말했다. 베르스트카는 자신들과 인터뷰했던 말체프와 그의 부대 전체가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가 교두보를 마련한 드니프로강 동안에 있는 크린키 마을에서 전사했다고 언급했다. 세 번째 영상에서는 기관총이 발사되는 소리가 크게 들리면서 두 남성이 막대기로 구타를 당하는 모습이 나온다. 신음과 비명, 사람들 몸을 때리는 소리도 들린다. 처벌을 받는 중 한 명이 “”그게 다야, 제발 용서해줘“라고 울부짖는다. 러시아 ‘스톰 Z’ 부대 러시아군은 전쟁 내내 많은 사상자를 냈다. 일부 분석가들은 대규모 병력을 행군으로 보내 우크라이나 진지를 압도하려고 ‘인해 전술’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병사들은 종종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장비가 부족해 전사하는 사례가 많다.지난해 러시아 정부는 ‘스톰 Z’ 부대를 창설했다. 이 부대의 몇몇 병사들은 사면을 대가로 전투에 참가하는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다. 우크라이나 매체 프라우다가 입수한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자료에 따르면 스톰 Z는 극도로 낮은 전투 능력을 보인다. 이 집단에 속한 군인들은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고 약탈에 가담하며 탈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이 밝혔다.
  • 수십조원 금은보화 가득…콜롬비아 ‘전설의 보물선’ 탐사한다

    수십조원 금은보화 가득…콜롬비아 ‘전설의 보물선’ 탐사한다

    300여 년 전 카리브해에서 침몰한 이른바 ‘전설의 보물선’에 대한 탐사 계획이 발표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콜롬비아 정부가 이번 봄 첨단 해저 기술을 활용한 탐사선을 보물선 침몰지에 보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난파선의 성배’라고도 불리는 이 대형 범선의 이름은 ‘산호세‘(San Jose). 이 범선에 얽힌 사연은 지난 17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 국왕의 소유인 산호세는 당시 식민지였던 볼리비아와 페루 등지에서 약탈한 귀금속을 가득싣고 정기적으로 남미와 스페인 사이를 오갔다. 그러나 산호세는 지난 1708년 6월 8일 영국 함대와 전투를 벌이던 중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해안 인근에 정확한 위치도 남기지 않은 채 침몰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당시 이 배에는 약 1100만 개에 달하는 금과 은화, 볼리비아 등에서 채굴한 에메랄드와 기타 귀중품이 가득 실려있었으며 현 추정가치는 대략 200억 달러(약 26조 6400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300년이나 전설 속으로 사라진 산호세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1981년 미국 회사인 글로카 모라가 보물선의 위치를 찾았다고 주장하면서다. 당시 회사 측은 산호세를 회수하면 보물의 절반을 받는다는 약속을 받고 좌표를 콜롬비아 정부에 넘겼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콜롬비아 정부는 자국 해군이 탐사 과정에서 산호세를 찾았다고 발표하며 이 위치는 글로카 모라가 제공한 좌표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에 글로카 모라 측은 이같은 발표를 부정하며 콜롬비아 정부를 상대로 보물의 절반을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한 산호세의 원소유주인 스페인, 또한 보물의 원소유주인 볼리비아까지 저마다 지분을 주장하는 상태라 향후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는 미지수다.이처럼 법적, 외교적 분쟁에 휩싸인 보물선은 600m 바다 아래에 수장되어 있으며 정확한 위치는 국가 기밀이다. 콜롬비아 해군 소장인 헤르만 레온 린콘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탐사에는 최대 1500m 깊이까지 하강할 수 있는 로봇 장비가 동원될 것”이라면서 “민간 기업과 협력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콜롬비아 정부는 난파선 탐사에 보물보다는 문화유산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현지 고고학자인 카를로스 레이나 마르티네즈는 “이번 탐사는 배가 침몰했을 때 600명의 삶과 죽음을 밝히는 것”이라고 밝혔다.
  • [씨줄날줄] 모아이 반환 요구

    [씨줄날줄] 모아이 반환 요구

    런던의 영국박물관이 2020년 ‘놓치지 말아야 할 14개 유물’로 홈페이지 담은 면면은 이렇다. 이집트의 로제타스톤과 람세스 흉상, 그리스의 소필로스 와인용기·파르테논신전 조각상·아프로디테 여신상이 먼저 눈길을 끈다. 파르테논신전의 조각상은 ‘엘긴 마블’이라면 좀더 이해가 빠를 것이다. 오스만튀르크 주재 영국대사를 지낸 토머스 브루스 엘긴이 해체해 1801년 영국으로 싣고 갔다. 그리스는 파르테논신전 곁에 새로 지은 뉴아크로폴리스박물관에 이 조각상 전시 공간을 마련해 놓고 영국에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아프리카 이페 왕국 오니왕의 황동 두상, 가나 아칸족의 드럼, 아즈텍의 신 케찰코아틀의 상징인 쌍두뱀도 인상적이다. 아칸 드럼은 미국 버지니아에서 발견됐으니 노예 무역의 역사를 보여 준다. 14개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호아 하카나나이아’다. 이스터섬으로 알려진 남태평양 라파누이의 모아이 석상이다. ‘도둑맞은 친구’라는 뜻의 ‘호아 하카나나이아’와 그보다 작은 ‘하바’는 1869년 영국 해군이 라파누이에서 가져가 빅토리아 여왕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보면 영국박물관이 자랑하는 소장품 상당수는 제국주의시대 약탈이나 그에 준하는 과정을 거쳐 반출된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라파누이는 172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야코프 로헤베인이 유럽인으로 처음 발견했다. 1862년에는 왕을 포함한 2000명 남짓한 원주민이 페루에 노예로 끌려가는 사건이 있었다. 1865년 수백 명이 라파누이로 돌아가는 배에 탔지만 15명만이 살아서 닿았다는 아픈 역사도 있다. 칠레는 1888년 이 섬을 보호령으로 삼았다. 독립과 입헌군주제를 추진하는 라파누이 의회는 2011년 마지막 왕의 손자 발렌티노 투키를 새로운 왕으로 추대했다. 최근 칠레 네티즌이 영국박물관을 상대로 모아이 반환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석상 반환 운동에 지지를 표시했다. 그런데 영국박물관의 반응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라파누이 대표단이 여러 차례 런던을 다녀가기도 했다”는 것이었다. 이 문제에 따른 영국의 상대는 소(小)제국주의 행태를 보이는 칠레가 아니라 라파누이라는 뜻이니 흥미롭다.
  • [데스크 시각] 청산해야 할 세대는 없다/이창구 전국부장

    [데스크 시각] 청산해야 할 세대는 없다/이창구 전국부장

    1973년생으로 ‘X세대’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10 총선 전략으로 86세대(1960년대 출생, 1980년대 학번) 운동권 정치인 청산을 내세웠다.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주도권을 오랫동안 장악해 온 86세대 밑에서 억눌려 있던 X세대는 물론 ‘조국 사태’ 등에서 드러났던 일부 86세대 정치인들의 ‘내로남불’에 신물이 난 다른 세대들에게도 호소력이 큰 선거 전략이다. 그러나 86운동권 청산이라는 ‘선거 프레임’은 다소 위험하다. 청산해야 할 대상이 모호하거니와 특정인과 특정 세대를 향한 마녀사냥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일보가 21대 국회 민주당 현역 의원 167명(송영길 등 탈당 인원 제외)을 조사한 결과 80년대를 전후해 운동권 경력을 가진 의원은 65명(38.9%)이었다. 이들 가운데는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지도부 출신도 있고, 시민·노동·평화·환경·빈민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 이들도 있다. 운동권이었다가 법조인이 돼 정치권에 들어간 사람도 있고, 운동권이었다가 기업을 거쳐 정치인이 된 사람도 있다. 청산 대상을 좁혀 ‘학생운동 이력을 발판 삼아 다른 경력 없이 정치권에 들어와 다선을 누리는 의원’으로 한정한다면 이인영(4선), 윤호중(4선), 우원식(4선), 김민석(3선) 등이 떠오르지만, 이들이 이번 선거에서 얼마나 대표성을 갖는지 의문이다. 이들이 청산 대상이라면 국민의힘에 있는 전대협 출신 하태경 의원, “운동권에서는 조국이 나한테 명함도 못 내민다”고 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청산 대상인가 아닌가. 정치인 퇴출은 프레임을 짜서 억지로 강요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해당 지역 유권자의 심판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한 위원장의 말대로 ‘9회말 투스트라이크’ 위기 상황이기에 국민의힘이 운동권 특권정치 심판을 강조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정권 심판론 또는 검사정치 심판론에 맞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요한 선거 국면에서 ‘담론’을 생산하는 언론 등 오피니언 그룹에서 이에 무비판적으로 호응하는 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일부 86세대 정치인들이 보인 이기적이고 패권적인 모습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그 세대의 청년 시절 민주화운동까지 매도하는 건 과도하다. 엄혹했던 80년대를 살았던 청년들이 민주화를 위해 캠퍼스 밖으로 뛰쳐나왔던 행동은 강의실에서 학업에만 매진했던 청춘들의 행동에 비해 결코 가벼운 게 아니다. 더욱이 86운동권 퇴출론은 기득권화된 86세대가 청년세대의 기회를 다 빼앗았다는 ‘세대 대립’으로 번지기 쉽다. 소위 오피니언 리더들이 이러한 확전을 주도하고 있는데, 당신들은 과연 후배들에게 무엇을 양보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86엘리트 정치인들이 정말로 반성해야 할 일은 어쩌면 같은 시대에 태어나 고된 삶을 살아 온 수많은 동년배들을 대변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엘리트 정치인들이 과도하게 대표돼서 그렇지 1980년대 적령 인구의 대학취학률은 10%에 불과했다. 당시 젊은이들 가운데 열에 아홉은 대학 문턱에도 가지 못하고 노동자 등으로 살아왔다는 뜻이다. 지금 건설 현장에서 떨어져 죽고 공장 기계에 끼어 죽는 이들 중 대다수가 60대라는 사실은 기사를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다. 고독사의 39.8%가 50대이고, 23.4%가 60대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나주영 부산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86세대 전부가 청년세대의 미래를 빼앗은 기득권층이 아니듯 모든 젊은이가 기회를 약탈당한 것도 아니다. 86세대건, X세대건, MZ세대건 우리는 모두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시대를 고민하는 유권자라면 세대 간 대립이 아니라 세대 내 불평등을 직시해야 한다. 함부로 청산돼야 할 세대는 없기 때문이다.
  • 이원석 검찰총장, 보이스피싱범죄 합수단과 영화 ‘시민 덕희’ 관람한 까닭은[서초동 로그]

    이원석 검찰총장, 보이스피싱범죄 합수단과 영화 ‘시민 덕희’ 관람한 까닭은[서초동 로그]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3일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정부합동수사단 소속 검사들과 함께 영화 ‘시민 덕희’를 관람했습니다. 검찰총장이 검사들과 단체로 영화를 관람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요.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주제로 한 영화입니다. 아이 둘을 홀로 키우는 싱글맘 덕희는 세탁소 화재로 대출 상품을 알아보던 중 보이스피싱에 걸리고 맙니다. 전 재산을 잃고 아이들과 거리로 나앉게 생겼는데 경찰은 범인 잡는 것을 쉽게 포기합니다. 이에 덕희가 직접 보이스피싱 사기꾼을 잡고자 중국 칭다오에 날아가 추격전을 벌이는 스토리입니다. 특히 이 영화는 허구가 아닌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영화의 실제 주인공 김성자씨는 2016년 1월 보이스피싱 사기범에 속아 3200만원을 잃게 됐다고 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김씨는 경찰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외면당하고, 직접 보이스피싱 총책임자의 인적사항과 은신처 정보 등의 증거를 확보하고자 뛸 수 밖에 없었습니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이 총장은 영화로나마 보이스피싱을 당한 서민들의 절망을 이해해보자는 차원에서 합동수사단 검사들에게 영화 관람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덕희는 보이스피싱 총책을 잡는 데 성공하지만, 영화를 본 검사들은 마음이 무거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수사기관이 아닌 전 재산을 약탈당한 피해자가 직접 범인 검거에 나선 스토리이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2022년 7월 보이스피싱범죄 정부 합동수사단을 출범시키며 범죄 근절에 힘쓰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등 불법행위에 이용되는 예금계좌를 지급 정지하도록 제도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전체 보이스피싱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안타깝게도 1인당 피해액은 2022년 1132만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1600만원으로 급증했습니다. 특히 돈이 급한 취약계층을 노린 악질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과거 보이스피싱이 불특정 다수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었던 데 비해 최근에는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취득한 후 맞춤형 사기를 치는 등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설 연휴에는 이 같은 보이스피싱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시기입니다. 신년 인사를 빙자해 악성 애플리케이션 링크를 보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더는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검찰에서도 이번 영화를 계기로 보이스피싱 근절에 더욱 노력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불법 승계’ 19개 혐의 전부 무죄

    ‘불법 승계’ 19개 혐의 전부 무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부당하게 합병하고 각종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핵심 쟁점이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합법적인 경영 활동’이라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두 회사가 합병된 지 9년, ‘부당합병’ 등으로 기소된 지 3년 5개월 만에 1심에서 일단 혐의를 벗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박정제·지귀연·박정길)는 5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19개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에게도 모두 죄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 회장은 미전실과 함께 최소 비용으로 삼성그룹을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부정 거래, 시세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주식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이 회장은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였지만 삼성물산 지분은 없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되면 이 회장은 합병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이에 이 회장과 미전실이 이 회장에게 유리하도록 제일모직 주가는 높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은 시기를 합병 시점으로 잡았고, 합병을 성사시키고자 부정 거래와 시세조종 등을 저질렀다고 검찰은 주장했다.하지만 재판부는 “합병의 주된 목적이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 및 승계라고 단정할 수 없고, 이 회장의 지배력 강화 목적이 수반된다고 하더라도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 작업 일환으로 미전실의 독단적인 결정에 의해 추진됐으며 ▲삼성물산 주주의 손해를 의도·감수한 약탈적 불법 합병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검찰은 대법원이 2019년 국정농단 사건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은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현안’이라고 인정했다고 지적했지만, 재판부는 당시 대법원이 승계 작업의 불법성은 따지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앞선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 회장의 지배권 강화가 위법·부당하다거나, 합병 과정에서 불법적 방법을 사용했거나 삼성물산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미전실이 지배구조 개편의 관점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주도한 점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합병 전 삼성물산도 성장 정체 및 위기 극복을 위해 여러 시도를 했고 제일모직 경영진, 미전실과의 협의 등을 거쳐 합병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심도 있게 검토해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검찰이 ‘대주주 이익을 위한 약탈적 불법승계 계획안’이라고 주장한 ‘프로젝트G’(거버넌스) 문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기업 집단 차원에서 계열사 지배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거나 효율적인 사업 조정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한 업무이기도 하다”며 “이 문건은 미전실 자금 파트에서 다양한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종합 검토한 보고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프로젝트G’는 이 회장의 삼성그룹 승계 등을 위해 미전실이 작성한 계획안이다. 이 회장과 미전실이 두 회사의 합병 시점을 정할 때 이 회장의 이익을 위해 삼성물산에 불리하고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했다는 검찰의 주장도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합병의 목적과 경과, 비율과 시점이 부당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장과 미전실이 합병의 사업적 타당성, 시점·비율의 적정성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아 삼성물산 및 주주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단했다. 아울러 합병을 성사시키고자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계열사인 삼성증권 조직 동원 ▲자사주 집중 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을 저질렀다는 혐의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이 회장이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회계 부정’ 의혹도 재판부는 근거가 없다고 봤다. 검찰은 이 회장과 미전실이 합병 전 제일모직의 주가를 띄우려는 목적으로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바의 부채를 줄이거나 자산을 부풀렸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당시 다국적 제약업체 바이오젠이 삼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지분을 정해진 가격에 살 권리)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부채로 정리해야 할 이 콜옵션을 숨겨 2014년도 재무제표에 거짓 공시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또 2015년도 재무제표에서는 회계 기준을 바꿔 에피스의 투자 주식을 재평가, 자산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분식회계를 했다는 혐의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은 실질적인 권리가 아니고 반드시 공시돼야 하는 정보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분식회계 혐의도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 처리를 한 것으로 보여 피고인들에게 회사 가치를 부풀릴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검찰이 항소해 2심과 대법원까지 공방이 이어질 경우 재판이 수년 걸릴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이날 선고 후 “판결의 사실 인정과 법리 판단을 면밀하게 검토 분석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독일 패망 후 10년… ‘진짜 반성’은 없었다, 생존의 시간만 있었다

    독일 패망 후 10년… ‘진짜 반성’은 없었다, 생존의 시간만 있었다

    1945~1955년 패망 후 獨 해부과거사 반성했다는 것은 착각굶주림·죽음의 공포 속 도둑질1963년 이후에 과거 청산 시작 ‘밴드 오브 브러더스’, ‘에너미 앳 더 게이트’, ‘퓨리’, ‘라이언 일병 구하기’, ‘콜 오브 듀티: WWⅡ’. 제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 게임들이다. 제2차 세계대전은 ‘밀덕’(밀리터리 덕후)들은 물론 역사학자나 철학자들도 주목하는 시기이자 이야기 소재다. 연합국과 독일 간 벌어진 전투들에 비해 패망 후 독일인들의 삶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거대한 폐허에서 어떻게 유럽 최고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서게 됐는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많은 독일인이 패망 직후 곧바로 과거에 대해 반성했는지 궁금증은 넘쳐난다.‘늑대의 시간’은 1945년 5월 7일 독일이 항복문서에 서명한 직후부터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1955년까지 10년 동안 독일과 독일인의 마음속을 해부했다. 저자는 1945 ~1955년 생산된 공식 문서는 물론 토마스 만이나 한나 아렌트 같은 유명인의 기록과 신문, 잡지, 영상자료, 일반인들의 일기, 심지어 유행가 가사까지 방대한 자료를 샅샅이 훑어보고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우리 앞으로 옮겨왔다.‘제2차 세계대전 패망 후 10년, 망각의 독일인과 부도덕의 나날들’이라는 책의 부제처럼 저자는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상식들을 하나하나 깨뜨린다. 전후 독일의 재건은 과거사 청산이라는 철저한 자기반성과 근면성 덕분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착각이다. 패망 직후 독일인들 앞에 놓인 것은 5억㎥에 달하는 폐허 더미와 6000만명에 이르는 사망자, 소련의 붉은 군대 진입과 함께 시작된 조직적 성폭행, 1946~1947년 ‘기아의 겨울’이었다. 이런 지옥 같은 세상을 지나면서 과거를 깊이 반성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러지 않았다고 저자는 말한다.당시 독일인들은 스스로를 사람을 마비시키는 독과 같은 국가사회주의, 사람을 순종적인 도구로 길들이는 마약과 같은 나치즘 그리고 히틀러라는 절대 악에 희생된 ‘희생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쟁이 끝난 때부터 수십년간 수백만명의 학살에 대한 사회적 논쟁은 존재하지 않았다. 과거 청산은 1963년부터 1968년까지 프랑크푸르트 아우슈비츠 재판이 진행되면서 비로소 시작됐다. 전쟁 기간에 똘똘 뭉쳐 있던 독일인들은 전쟁이 끝나면서 완전히 분열됐다. 옛 질서는 사라졌지만 새로운 질서는 아직 확립되지 않아 ‘모두가 모두에게 늑대’였던 시기, 바로 ‘늑대의 시간’이다. 모든 것이 철저하게 파괴되면서 독일인들은 굶주림과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다. 그런 늑대의 시간에 생존을 위해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약탈, 암거래, 좀도둑질이었다. 요즘 독일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답답할 정도의 고지식함과 정직성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누구도 그들을 비난할 수 없었다. 저자 역시 “기아의 겨울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도둑질했다. 모두가 도둑이라면 과연 서로를 도둑이라고 비난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황야의 늑대’ 같은 시기를 거친 독일인들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저자는 현실 자각, 경청, 솔직함이라고 말한다. 잘못하고도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인 양 굴며 옆에서는 ‘맞아, 맞아’라면서 부추기는 것이나 경청 대신 앞뒤가 다른 장광설만 늘어놓는 사람이 넘쳐나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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