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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달러 강세가 문제” 보도에… 환율 시장 출렁

    “우리(주요 7개국·G7)는 기존의 환율 안정 노력을 재천명한다.” 독일에서 8일(현지시간) 폐막한 G7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이 문구가 들어가 있다. 통상적으로 담기는 문구라는 해명에도 그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꼬리를 물었다. ‘달러 강세, 엔화 약세’ 상황에 대한 G7 정상 간의 이견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시차를 두고 개막한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떨어졌다. 달러 가치 혼란은 AFP 보도로 촉발됐다. AFP는 익명의 프랑스 관리의 말을 인용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7일 회담에서 ‘강한 달러가 문제’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혼란이 시작됐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 인상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강(强)달러를 지목한 전례는 많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관련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었기에 외환시장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소식이었다. 하지만 AFP 보도 직후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관련 발언이 없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수요(소비)가 너무 약하기 때문에 G7이 구조개혁과 재정·통화 정책 등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도 기자회견에서 “익명의 얘기를 믿지 말라”고 말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역시 트위터를 통해 “G7 회의에서 환율 논쟁은 없었다”고 거들었다. 그럼에도 ‘G7 회의에 뭔가 있었다’는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G7 회동 뒤 독일 뮌헨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 기업에 도움이 되지만 수입물가가 올라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는 부담”이라며 엔저에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자 시장의 의구심은 더 커졌다. 달러 약세장이 나온 이유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유커, 면세점 등서 작년 14조 ‘펑펑’… 쇼핑 빼면 재방문 매력 ‘뚝’

    유커, 면세점 등서 작년 14조 ‘펑펑’… 쇼핑 빼면 재방문 매력 ‘뚝’

    “저리스밍둥, 칭건워라이”(這裏是明洞, 請?我來·여기가 명동입니다. 저를 따라오세요.) 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 영플라자 앞에 대형 관광버스가 10분에 1대꼴로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었다. 버스 문이 열리자 흰색 마스크를 쓴 40~50대 중년의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 20여명이 줄지어 내렸다. 이들은 관광 가이드의 통솔 아래 영플라자 맞은편 롯데백화점 본점에 있는 롯데면세점을 향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한 시간 동안 영플라자 앞에만 내린 유커는 관광버스 5대, 150여명이었다. 이 거리만이 아니라 인근 명동 입구, 롯데호텔 근처 등 잠시 버스를 대고 중국 관광객들을 내려 줄 지점을 모두 고려하면 그보다 몇 배는 더 많을 수 있다. 이런 유커들이 한국에 와서 먹고 자고 쇼핑하는 등 국내 소비의 주요 축이 됐다. 유커는 한국 경제에 계속해서 약이 될 수 있을까. 유커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612만 6865명으로 2013년 432만 6869명에 비해 41.6%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들이 국내에서 쓴 돈은 14조원가량으로 집계됐다. 경기 불황으로 내국인은 지갑을 닫지만 유커는 지갑을 열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계도 유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면세점과 호텔 산업이 꼽힌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매출 규모는 지난해 7조 5000억원으로 올해 8조원을 넘어 앞으로 면세점 시장은 10조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내면세점 사업성이 눈부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방한 외래 관광객 1만 20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방문을 선택하게 된 요인으로 ‘쇼핑’(72.3%·중복응답)을 압도적으로 꼽았다. 쇼핑하는 장소로 ‘명동’(42.4%)에 이어 ‘시내면세점’(41.4%)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시내면세점의 사업성 때문에 지난 1일 신청을 마감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에서 대기업 몫 2곳에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롯데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K네트워스, 이랜드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 7곳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중소·중견기업 몫 1곳에는 14개의 기업(단체)이 몰려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14곳에는 세종호텔, 유진기업, 청하고려인삼, 제일평화컨소시엄, 파라다이스그룹, 그랜드관광호텔, 키이스트·시티플러스 합작법인, 중원면세점, 한국패션협회, 하나투어 등 컨소시엄, 하이브랜드듀티프리, 심팩(SIMPAC), 삼우·씨그널엔터 합작법인, 동대문 굿모닝시티 등이 있다.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 기업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성장세는 제자리걸음이지만 면세점 사업은 매년 껑충 뛰고 있다”면서 “지금 그 어떤 사업군에서 이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는 사업이 있겠나. 유커가 갑자기 확 줄어들지 않는 한 몇 년은 갈 사업”이라고 말했다. 늘어나는 유커에 발맞춰 신세계조선호텔, 호텔신라, 롯데호텔,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등 호텔 업계도 숙박료가 10만원대 중후반인 비즈니스호텔 짓기에 여념이 없다. 이런 업계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커만 바라보는 지금의 흐름이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명동의 한 호텔 관계자는 “사실 호텔 객실이 부족하지는 않다. 명동 인근 호텔 객실 점유율이 뚝 떨어져 객실 요금을 10만원대 중반으로 내리고 호텔 예약 애플리케이션에 반값 상품을 올리는 등 울며 겨자 먹기식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쉬쉬하는 비밀”이라고 전했다. 엔화 약세로 일본 여행을 저렴하게 할 수 있게 되자 일본을 찾는 유커들도 늘어났다. 일본 정부 관광국은 지난 4월 외국인 관광객 수가 176만여명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유커가 40만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일로 유커가 확 줄어드는 일을 겪을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우려로 4일 현재 한국 방문을 포기한 외국인은 2만 600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는 중국(4400여명) 등 중화권 국가가 85.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메르스 우려가 계속 확산된다면 관광, 항공, 호텔, 유통업계의 연쇄 타격이 예상된다. 생각만큼 유커들의 씀씀이가 크지도 않다. 같은 설문조사 결과 한국을 찾은 외국인 가운데 1인당 지출액이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이 아니라 ‘중동’(3056달러)이었다. 중국은 중동의 3분의2 수준인 2094.5달러였다. 외국인 관광 전문 여행사 코스모진 관계자는 “중동·아프리카 관광객들은 5박6일 기준으로 1인당 2000만원 이상 쓰는 큰손들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커들은 다른 국가 관광객에 비해 한국을 재방문하는 비율도 적었다. 같은 설문조사 결과 최근 3년 동안 4회 이상 방문한 국가 순위에서 중국은 4.8%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4회 이상 재방문율이 높은 국가는 중동(58.7%)·일본(44.3%)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유커들의 씀씀이가 줄어들고 재방문도 적어지는 데는 유커들의 연령대가 넓어지면서 소비 성향도 다양해졌고 한국을 다시 찾을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명동에서 만난 관광 가이드 정모(32)씨는 “3~4년 전보다 한국 단체 여행 상품 가격대가 낮아져 4박5일 항공비와 숙소비를 모두 포함해 1인당 2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보니 요즘 경제적 수준이 낮은 중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여성들은 쇼핑을 선호하고 중장년층은 문화재에 관심을 갖는 등 여행 목적이 다양해졌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광 가이드 김모(43)씨는 “명동, 롯데면세점, 남산, 동대문 등 서울 중심으로 여행 코스를 짜고 있는데 사실 이 여행 코스는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들은 명동, 면세점, 동대문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관광 코스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업무차 한국에 머문 적이 있는 대만인 왕기한(29)은 “한국에 4개월 동안 머무르면서 신촌, 명동, 남산타워, 인사동, 강남 등을 방문했는데 전망이 좋은 남산을 제외하곤 각 지역마다 명확한 특징도 없었고 파는 물건도 비슷했다”면서 “특히 아직도 중국계라고 불친절하게 응대하는 점원들의 태도가 실망이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방문 시 언어소통 만족도 비율은 62.4%, 관광안내 서비스 만족도 비율은 75.9%로 다른 문항에 비해 만족도 비율이 떨어졌다. 유커들의 만족도를 높여 더 많이 한국을 찾게 만드는 것과 동시에 유커 외에도 한국을 찾는 ‘큰손’인 중동, 동남아 관광객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정우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현재 관광 요소가 서울에만 집중돼 있어 지방으로 콘텐츠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류 영향으로 동남아 관광객의 수요가 있고 의료 관광을 목적으로 러시아, 중동 국가 관광객도 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투자가 유커에 비해 없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유커들의 여행 경험이 많아지고 인터넷으로 얻을 수 있는 쇼핑 정보가 많기 때문에 과거처럼 명품을 대량 소비하는 시기는 지났다”면서 “이들의 변화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한국만의 상품을 팔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인들도 쇼핑센터에서 쇼핑만이 아니라 여가 활동을 즐기는 것처럼 이들에게 단순한 쇼핑만 제공할 게 아니라 한류 공연 등 다양한 문화체험의 기회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메르스 공포-경제적 파장] “금리 인하·추경 편성 병행해야” vs “관광 등 피해 업종 지원 집중”

    [메르스 공포-경제적 파장] “금리 인하·추경 편성 병행해야” vs “관광 등 피해 업종 지원 집중”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확산되면서 올 2분기에도 ‘성장률 1%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복합 처방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메르스가 아직 우리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는 게 아닌 만큼 금리와 같은 큰 칼을 휘둘러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팽팽하다. 메르스로 인해 경기 논쟁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한국관광공사는 7일 메르스 여파로 지금까지 2만 6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방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면세점 업계와 서울 명동 상권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유통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마트의 지난 1~6일 매출은 1년 전보다 12% 감소했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지역인 동탄점과 평택점의 매출은 각각 28%, 25% 급락했다. 이런 추세라면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대로 2분기 성장률이 1%로 올라서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1분기(1.1%) 이후 4분기 연속 전기 대비 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은 경제 주체의 활동을 위축시키기 때문에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경기 부진과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고 메르스 악영향을 줄이려면 당장 금리 인하와 추경 편성의 복합 처방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오는 11일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메르스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3%대 성장이 불투명한 만큼) 추경 편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통화정책(금리 인하)도 병행해야 정책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메르스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불안 심리가 해소되면 사람들이 미뤘던 소비를 한꺼번에 하면서 경기가 회복될 수도 있다”면서 “우선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고 추경 카드는 경기 상황을 봐 가면서 추후 꺼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선(先) 금리 인하를 주문한다. 하지만 가계부채 급증으로 소비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차기 금융학회장에 내정된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가계부채가 정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추가 금리 인하가 원화 약세를 유도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고 최근 미약하게나마 내수 회복세가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금리 인하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제안했다. 경제 전반에 무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금리보다는 관광, 소매, 숙박업 등 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에 정부 지원을 집중하는 부분 처방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주요 공단에 메르스가 퍼져 생산 라인이 중단되는 등 제조업에 문제가 생기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면서 “금리 인하는 메르스 사태로 피해를 입은 기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피해를 본 업계에 제한적으로 재정 정책을 사용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소비, 투자 개선 효과가 미미하다”면서 “금리보다는 정부 재정 지원을 늘리는 게 경기 부양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정부 지출이 100원 늘면 국민소득이 49.8원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조정 거쳐 하반기 반등할 것” vs “박스피로 돌아갈 것”

    “조정 거쳐 하반기 반등할 것” vs “박스피로 돌아갈 것”

    “조정받고 반등할 것이다.” “다시 박스피(박스+코스피)가 될 것이다.” 서울신문이 국내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3일 긴급 증시 진단에 나선 결과 센터장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일시적인 조정 국면이라는 시각과 방향성을 잃어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 교차했다. 공통적인 의견은 당분간은 지금의 불안한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5.48포인트(0.74%) 떨어진 2063.16에 마감됐다. 최근 사흘 새 51포인트나 빠졌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엔화 약세, 메르스 확산 등은 증시 하락을 부추기는 부수적 요인일 뿐”이라며 “증시의 대세 하락을 논하기는 너무 빠르지만 일정한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증시 하락세를 ‘거품 붕괴의 전조’로 보는 시각도 있다. NH투자증권은 메르스가 확산될 경우 코스피가 6% 이상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증시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방향성을 잃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조정 국면이 아니고 변동성이 커지는 과정”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릴 때까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봤다. 안 센터장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시점을 전후로 조정을 받은 뒤 박스권 돌파를 못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가 올 1분기까지 3년간 지속되던 ‘박스피’로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고 보는 센터장들 사이에서도 ‘시점’은 달랐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국내 기업 실적이 개선돼야 하는데, 실적을 확인하는 시점은 9~10월 이후가 될 것”이라며 “오는 8월까지는 지지부진한 현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준재 센터장과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센터장은 이달 이후에는 증시가 살아날 것으로 봤다. 일시 조정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기 회복과 중국 경기 부양, 저금리·저유가 효과 등에 힘입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올 하반기 증시가 상승한다면 2011년 5월 기록한 최고치(2228)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상한선 전망도 2200(대우증권)~2300(하나대투증권)이다. 조용준 센터장은 “이달 조정을 거친 이후 완만히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렇듯 다른 견해는 미국 금리 인상 효과에 대한 상반된 평가 때문이다. 신 센터장은 “오는 9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초반에는 긴축 우려보다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 국내 기업 수출이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호재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반면 안 센터장은 “금리 인상은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며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축소될 경우 국내 증시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는 11일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이종우 센터장은 “금리를 0.25% 포인트 내려도 시장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는 반도체, 은행, 화학주 등이 꼽혔다. 반도체는 세계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서, 은행과 화학주는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졌다는 점에서다. 수출 부진 등의 이유로 내수 주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심상찮은 수출 감소, 장단기 대책 급하다

    수출이 심상찮다. 올 들어 감소 추세로 바뀐 수출은 급기야 지난달 두 자릿수(10.9%) 감소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올해 전체로는 전년보다 5.6% 줄었다. 수출이 크게 줄어든 분야를 보면 석유제품(-40.0%)을 비롯해 가전(-34.7%), 선박(-33.4%), 석유화학(-22.8%), 철강(-19.2%), 섬유(-15.1%), 자동차부품(-13.7%), 자동차(-7.9%) 등 우리의 주력 산업이라 문제는 심각해 보인다. 수입은 더 줄어 40개월째 무역 흑자를 이어 갔지만 불황형 흑자로 반길 일만은 아니다.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주된 이유는 대외 여건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부진하고 엔화 약세로 우리 기업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떨어졌으며 저유가로 석유류 제품의 수출 단가가 떨어진 탓이 크다. 특히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경기 악화와 더불어 가공무역 비중을 줄임으로써 우리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4년 연속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한 수출 강국의 위상이 추락할 것은 뻔하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수출이 줄어들면 경제 전체가 곧바로 흔들린다. 세계 경제난 탓으로만 돌리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다음달이면 조금씩 회복될 것이라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 일시적으로 회복될 수도 있겠지만 정부 주도하에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장기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장단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선 주력 품목을 다변화해야 한다. 화학, 전자, 자동차 등 전통적인 주력 산업의 기술 경쟁력도 높여야 하겠지만 세계를 선도하는 신수종 산업을 발굴해 육성해야 한다. 세계 경제의 흐름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불경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원화 강세를 어느 선까지 용인할 것인지도 심각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의 고전은 엔화 약세가 가장 큰 이유다. 그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했지만 대외적인 교역 여건을 개선하는 데도 가일층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경제의 당면 과제인 구조 개혁과 노동시장 개혁 또한 더 늦출 수 없는 과제다. 이런 일들은 정부와 기업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과도한 임금 인상 등 기득권 챙기기에 급급한 ‘귀족 노조’가 있는 한 한국 수출의 앞날은 어두울 뿐이다.
  • ‘엔저 후폭풍’ 현대차 주가 5년만에 15만원 붕괴

    ‘엔저 후폭풍’ 현대차 주가 5년만에 15만원 붕괴

    엔저 공습에 판매 부진까지 겹치면서 현대차 주가가 속절없이 주저앉았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5만원 선이 2일 깨졌다. 대장주들의 부진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 등이 엄습하면서 이날 코스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10.36% 떨어진 13만 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가 15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0년 9월 이후(종가 기준) 처음이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1분기 실적 부진에 이어 5월 판매량마저 기대 이하 성적을 내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며 “크게 실망한 일부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섰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엔저의 최대 피해주로 꼽힌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엔저를 등에 업고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가격 할인 공세에 나설 경우 현대차 가격 경쟁력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현대차 해외공장에서는 33만 4309대를 파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1% 줄어든 수치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면서 우려했던 판매 부진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졌기 때문에 판매량 증가 등의 구체적 신호가 있기 전까지는 단기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한 225개 주가연계증권(ELS) 중에 70개가 원금 손실 구간(녹인·Knock-In)에 진입해 수익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주가도 동반 약세를 면치 못해 현대차그룹 주식을 많이 편입한 펀드 투자자들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도 메르스 확산과 엔저 심화 등의 악재에 밀려 맥을 못 췄다. 전날보다 23.73포인트(1.13%) 떨어진 2078.64를 기록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가계빚 1100조 육박… 증가폭 줄었어도 ‘불안’

    가계빚 1100조 육박… 증가폭 줄었어도 ‘불안’

    가계빚이 110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증가 폭은 둔화됐지만 여전히 불안한 증가세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 주식시장은 폭락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1~3월 중 가계신용(가계대출+신용카드 할부구매 등 판매신용)잔액은 1099조 3000억원이다. 이 중 가계대출이 1040조 4000억원, 판매 신용이 59조원이다. 지난해 4분기(1087조 7000억원)보다 11조 6000억원(1.1%) 늘었다. 가계대출이 같은 기간 12조 8000억원 늘어난 반면 판매신용은 1조 2000억원 줄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세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28조 8000억원)와 비교하면 전체 증가 폭은 크게 둔화됐다. 예금은행과 우체국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주춤한 반면 보험·카드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커졌다. 하지만 올 3월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가 시장에 반영되기 전이라는 점에서 ‘증가세 둔화’를 단언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4분기의 최대 증가폭은 그해 8월과 10월, 두 번에 걸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이 컸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우려한 외국인의 매도세로 전날보다 36.00포인트(1.68%)나 떨어진 2107.5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9.47포인트(1.34%) 내린 699.19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5원 오른 1105.5원을 기록했다. 엔화 약세의 여파로 원·엔 재정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0엔당 3.76원 내린 899.51원(오후 3시 기준)을 기록, 900원선이 다시 무너졌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속절없이 떨어진 엔화… 8년 만에 123엔대로 급락

    엔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는 가운데 일본 주식시장은 연일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 시세가 7년 11개월 만에 최저인 1달러당 123엔대까지 하락하면서 조만간 125엔대가 무너질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주식시장은 주가 2만 시대를 이어가며 닛케이평균주가가 8일 연속 상승, 장중 2만 465.95를 기록하는 등 15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엔화의 경우 오랫동안 박스권을 형성하던 달러·엔 환율이 122엔대를 상향 돌파한 것은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세력이 엔을 팔고 대거 달러 매수에 나선 덕분이다. 12년 반 만에 최저치인 124.4엔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조만간 125엔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돌고 있다.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금리 차에 따른 미 국채 매입 확대 등으로 달러·엔 환율이 1달러당 117~130엔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엔화 약세는) 급격한 변동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해 일본 정부가 엔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활황을 맞은 주식 시장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동안 줄곧 제기해온 ‘위안화 저평가’를 돌연 부정하고 나섰다. 위안화의 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IMF는 지난 26일 “위안화가 더이상 평가절하돼 있지 않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IMF와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IMF의 데이비드 립턴 부총재는 베이징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정기 검토를 마무리한 뒤 “지난 몇 년 동안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위안화 가치의 상승으로 환율이 적절한 수준이 됐다”고 밝혔다.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2005년 제한적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뒤부터 지금까지 달러화 대비 25% 상승했다. 중국은 위안화의 SDR 편입을 강력히 추진해 왔는데 IMF의 입장 선회는 이를 위한 포석으로 관측된다. 립턴 부총재는 “위안화의 SDR 편입은 시간문제”라고 말해 가능성을 높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글로벌 경제] 엔저로 달려온 일본 구조개혁으로 날까

    [글로벌 경제] 엔저로 달려온 일본 구조개혁으로 날까

    엔저 효과로 체력 회복이 역력한 일본 경제가 양적완화의 유지를 선언한 가운데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을 시작했다. 소비세 인상 여파에서 일단 한숨을 돌린 아베 정부가 양적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잠재 성장률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 개혁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일본은행은 지난 22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 80조엔(약 773조원) 대의 양적완화 유지”를 결정했다. 양적완화를 통한 엔저 유지 정책을 의미한다. 미국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엔화의 추가 하락이 예상돼 엔저 심화 현상이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일본 은행권의 자금이 자금운용을 위해 해외채권으로 몰리면서 엔화 약세를 더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로 일본 국채수익률이 더 떨어져 엔화가 해외채권으로 이동하고, 이에 따른 엔화 약세 심화는 더 빠르게 진행 중이다. 지난 주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 생보사들의 해외 채권 투자액은 지난해 11월부터 규모가 늘고 있다. 해외 채권 투자액은 지난 10일부터 1주일 사이에 1조엔을 돌파할 정도로 속도가 붙었다. 일본의 9개 대형 생보사들은 올해 4조엔에 달하는 해외 채권을 사들일 계획이다. 2012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일본 지방은행들의 해외 채권 투자 잔액도 올 2월 말 현재 전년 같은 달 대비 34% 늘었다. 엔화 가치는 아베 정권이 집권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달러 대비 29.2%, 원화 대비로는 36.0%나 각각 떨어졌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을 타고 일본의 연간 수출액은 아베 집권 전인 2012년 63조 7476억엔에서 2014년 73조 930억엔으로 2년 동안 14.7%나 늘었다. 수출은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 늘었다. 기업들의 수출 물량 및 시장점유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일본의 대표 업체 도요타가 엔저를 타고 2014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영업이익이 2조 7505억엔으로 전년보다 20.0% 불어나 2년 연속 최고 기록을 세운 것은 상징적이다. 도쿄 증시 1부 상장 대기업의 30%가 2014 회계연도에서 순익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6%로 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의 후유증을 털어내고 있는 모양새다. 도쿄 증시 닛케이 평균주가 종가는 2만선을 넘으면서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고, 도쿄 증시의 시가총액도 거품경제기인 1989년 12월 29일의 590조 9087억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주가, 경상수지, GDP 등 경제지표들에서 생기를 되찾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23일 스페인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 주최 세미나에서 “일본의 인플레와 임금 추이가 긍정적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일본 경제를 괴롭혀 온 디플레를 극복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구로다 총재는 앞서 22일 도쿄에서 “일본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경기 판단을 회복 기조에서 회복으로 올렸다. 일본은행은 개인 소비의 저변이 확대·강화되고 공공투자와 주택투자의 감소세도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일본은행은 양적완화 조치를 통한 엔저가 대기업 수출 호조 및 수입 회복으로 이어지고 임금상승과 소비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정부는 고용·노동·의료 분야의 구조개혁, 법인세 인하, 기업 지배구조 강화 등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로 불리는 구조개혁과 민간 성장전략을 통해 아베노믹스로 시동 걸린 일본 경제의 속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엔저를 발판으로 구조개혁으로까지 연결시키겠다는 시도다. 2016년까지 법인세 3.29% 인하, 결혼·자녀 양육자금에 대한 1000만엔 한도의 비과세, 주택자금 증여 비과세 한도를 1000만엔에서 3000만엔으로 늘리는 방안 등 세제 개편을 통한 세대 간 부의 이전 촉진 방안 등도 민간 구매력과 성장잠재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전략 특구에서 전문직 및 가사지원 외국 인력을 허용하고, 여성 고용 촉진을 위한 사회보장 및 배우자 수당을 개선하는 등의 방안과 함께 혼합진료 허용 등 의료개혁, 지역 농협에 대한 자율권 확대, 리스크 자산보유 비중 확대 등 공적연금기금 운용 방안 개선 등도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정책들이다. 도쿄 금융가에선 구조개혁의 진전이 정부의 세출구조 개혁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 금리 인상 기정사실… 문제는 속도다

    美 금리 인상 기정사실… 문제는 속도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공식화하자 금융시장의 관심은 인상 속도로 옮겨 가고 있다. 가장 최근의 금리 인상 시기인 2004~2006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회의를 할 때마다 금리를 0.25% 포인트씩 숨가쁘게 올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물론 세계의 경제상황을 고려해 이번에는 점진적인 인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은 더욱 어렵게 됐다. 26일 미 연준에 따르면 연준은 2004년 6월 연방기금 금리를 연 1.00%에서 연 1.25%로 1년 만에 0.25% 포인트 올렸다. 이후 16번 회의를 거쳐 0.25% 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2006년 6월에는 연방기금 금리가 5.25%가 됐다. 2년 만에 4.00% 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이후 1년 3개월 뒤인 2007년 9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돼 2008년 12월부터 0~0.25%인 지금의 제로금리 상황이 됐다.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리면 11년 만의 인상이 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경제 분야 전문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옐런 의장이 지난주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서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과 자금 흐름을 잘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수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수출 부진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데 중국의 성장 둔화, 엔화 약세 등 단기간에 쉽게 해소될 수 없는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로서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좀 더 예민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간담회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업보다 부실가계의 구조조정이 더 어렵다”며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에 미칠 위험을 우려했다. 미국발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 가계 부문이 가장 취약할 수 있음을 환기시킨 대목이다. 이 총재도 이런 인식에 동조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오는 9월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옐런이 언급한 ‘올해 적당한 시점’에 대해 논란이 일겠지만 그 시점은 아마도 9월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앞서 옐런 의장이 “통화정책 강화를 늦춘다면 경제를 과열시킬 위험이 있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은 과거처럼 연준이 매 회의마다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연준은 일년에 8번 회의를 하는데 매번 금리를 올리면 일년 동안 2.00% 포인트 오르게 된다. 허진욱 삼성증권 거시경제팀장은 “연준이 9월쯤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2016년 말에야 2.00%가 될 것”이라며 “점진적인 속도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첫 번째 인상 시점보다 첫 번째 인상과 두 번째 인상 사이의 시차”라며 “2004년보다는 (인상) 주기가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미 달러화는 강세를 띤 반면 코스피는 소폭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9원 오른 달러당 1101.0원을 기록했다. 두 달여 만의 1100원대 진입이다. 다음번 FOMC는 다음달 16~17일 열린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헷갈리는 경기 지표] “가계부채·美 금리인상 가시화… 경기회복세로 보기엔 시기상조”

    최근 일부 경기 지표가 반등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평균 소비성향이 올 1분기에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소비가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인다”면서 “소비가 부진하니까 기업도 매출이 줄어 투자를 못하고 고용도 늘리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우리 경제를 이끌었던 수출이 올해 들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성장률이 저조하고 유럽도 경기가 나쁜데 엔화 약세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까지 떨어져 수출 감소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발목을 잡고 있는 가계부채, 고령화, 청년실업, 구조개혁, 소득불평등 등이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도 회복세를 자신하지 못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를 더 내리는 것이 정부가 할 수 있는 경기회복의 마지막 수단”이라며 “그런데 가계빚은 소비를 제약하는 최대 요인인 만큼 기준금리 인하에는 ‘가계빚을 더 늘리지 않으면서’라는 어려운 전제조건이 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 인해 가계가 노후 걱정으로 지갑을 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소비 여력이 많은 젊은층 일자리를 늘려서 소득을 올려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계속하려면 연금, 노동시장, 세금 등에 대한 구조개혁을 계속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자산 가격을 떨어뜨리지 않고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올리는 정책을 힘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고소득층으로 돈이 몰리면서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이 돈을 못 쓰고 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용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지표가 호전되기는 했지만) 내수가 여전히 취약하다”며 다음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코노미스트는 “자산시장의 온기가 일부 실물시장으로 옮겨 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연내 금리 인상을 가시화한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은 약해졌다”며 “경기회복 불씨에 좀 더 기름을 부으려면 금리보다는 추가경정예산 카드가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사실상 2%대로 끌어내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추경 등 현 시점에서의 추가 경기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제안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日은 구조개혁 성과… 韓은 국회에 발목”

    “이번 방문이 꽉 막힌 한·일 관계를 풀어 가는 계기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공조할 부문이 많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도 협조를 요청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한·일 재무장관회담 직후 도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실·국장들까지 참여한 회담으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공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논의 등 후속 프로그램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며 해빙 분위기를 전했다. 최 부총리는 “일본의 AIIB 초기 가입은 힘들어졌지만 일본도 언젠가는 참여할 것”이라며 “두 나라가 AIIB의 지배구조 개선 등에서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농업, 의료, 경제특구 조성, 관광 등 구조개혁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우리나라도 노동·교육·금융·공공 혁신을 통한 4대 분야 구조개혁 없이는 미래가 없다”며 야당의 협조를 요구했다. 그는 “옛날엔 한국이 대통령 중심제라서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일본 사람들이 부러워했다”며 “지금은 일본이 정치적 안정을 기반으로 ‘뭔가 할 수 있는’ 구조가 됐고, 한국은 국회선진화법 등에 발목이 잡혀 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게 됐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최 부총리는 엔화 약세와 관련, “이웃 나라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고 아소 부총리에게 우려를 표명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엔저 정책이 아베노믹스의 핵심”이라며 상황 변화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는 TPP 가입과 관련, “협상 막바지 단계여서 지금은 가입할 수 없고, 타결이 되면 가입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20∼2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AIIB 회의에서 결정된 한국의 지분율은 한국에 가장 유리한 비율”이라며 “한국은 참가국 가운데 역내 4위, 전체 5위”라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씀씀이 준 유커… “바링허우세대 지갑을 열어라”

    씀씀이 준 유커… “바링허우세대 지갑을 열어라”

    중국 바링허우(八零後·1980년대 출생) 세대를 잡기 위해 국내 유통업계가 ‘입소문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 자유여행을 즐기고 알뜰 소비를 즐기는 젊은 중국인 관광객(游客·유커)이 늘어나면서 과거에 비해 유커 1인당 구매액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을 찾은 유커의 구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1% 늘었다. 전체 매출 규모 측면에서는 유커 특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유커 한 명이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를 따져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롯데백화점 전점 기준(세금환급 기준) 유커 1인당 구매액을 보면 올해 1~4월 58만원으로 지난해 65만원보다 11% 적을 뿐 아니라 2013년 9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36%나 줄어들었다. 이는 최근 유커 연령대가 내려간 영향을 받은 데 따른 결과다. 올해 초 KDB대우증권이 중국 최대 인터넷 여행 예약사이트 시트립 통계를 분석한 결과 바링허우가 방한 중국 여행객 가운데 60%나 차지했다. 올 1~4월 유커들이 많이 찾은 롯데백화점 본점(영플라자 포함)에서 유커들이 가장 많이 산(구매 건수·인롄카드 기준) 브랜드는 중저가 패션의류·화장품을 취급하는 ‘스타일난다’였다. LG생활건강, 라인프렌즈, 뉴발란스, 원더플레이스 등이 뒤를 잇고 있는데 이들은 고가 소비 상품인 명품과 거리가 있는 브랜드들이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샤넬은 지난해 9위였지만 올해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을 찾는 유커가 꾸준히 늘고 명품과 더불어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등 유커 소비 성향이 다양해지면서 유커 구매액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엔화 약세로 일본을 찾는 유커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국내 유통업계의 고민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 관광국은 지난달 외국인 관광객 수는 176만여명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유커가 40만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등 국내 유통업계는 중국 파워블로거들을 초청해 국내 관광을 지원하고 이들이 중국에서 후기를 남겨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팸투어’ 마케팅에 신경 쓰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내리고 올리고… 엇갈린 한국경제 진단] IMF, 올 성장률 3.1%로 또 낮춰

    [내리고 올리고… 엇갈린 한국경제 진단] IMF, 올 성장률 3.1%로 또 낮춰

    국제통화기금(IMF)이 한 달 만에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또 내렸다. IMF는 13일(현지시간) 한국과의 2015년 연례협의(Article IV Consultation) 결과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3%에서 0.2% 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전망(4.0%) 때에 비해 1% 포인트 가까이 떨어뜨렸다. 올해 2월(3.7%)과 4월(3.3%)에도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경제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IMF는 “2013년 초부터 한국의 성장동력이 정체됐다”면서 “올해는 성장률이 3% 근처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전환점이었다”면서 “소비와 투자 심리에 놀라울 정도로 크고 지속적인 충격을 줬다”고 진단했다. IMF는 이른 시일 안에 성장동력 회복 신호가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으면 낮은 물가상승률과 수요 약세의 악순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추가적인 통화·재정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낮은 국가채무 수준을 고려하면 재정 지출을 더 늘려 사회 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15) 아모레퍼시픽 그룹] 품질경영 뜻 이어… 차남이 글로벌 화장품회사로 ‘확장 신화’

    [재계 인맥 대해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15) 아모레퍼시픽 그룹] 품질경영 뜻 이어… 차남이 글로벌 화장품회사로 ‘확장 신화’

    올해 70살로 고희(古稀)를 맞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역사는 두 부분으로 요약된다. 1기는 고 서성환 창업주가 화장품 업계 최초로 연구실을 만들고 최초의 한방화장품을 만들어내며 도약하는 시기였다. 2기는 창업주가 닦아 놓은 품질을 바탕으로 창업주의 차남 서경배(52) 회장이 회사를 글로벌 화장품 회사로 확장하는 시기다.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는 2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서 회장은 재계의 차남 신화를 일으킨 주역이다. 약 20년 전 서 창업주는 장남인 서영배(59) 태평양개발 회장에게 금융과 건설 계열사를, 차남인 서경배 회장에게 화장품 업체인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을 각각 맡겼다. 20년 후 성적표를 보면 서경배 회장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총자산 5조 4580억원에 11개 계열사, 임직원 수 1만 3473명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서 회장이 이처럼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회사를 급성장시킨 데는 선택과 집중이 주효했다. 서 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코넬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한 뒤 1987년 7월 태평양에 입사하면서 그룹에 발을 들였다. 이후 태평양제약 사장, 태평양 기획조정실 사장,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치며 주요 요직에서 경영 능력을 닦았다. 특히 서 회장이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던 1997년은 외환위기 직전으로 국내 경제가 어려워졌던 시기다. 이때 회사는 화장품 외에 건설과 증권, 패션, 프로야구단과 프로농구단 등 문어발 같은 사업을 진행하며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서 회장은 선택과 집중에 따라 화장품 하나만을 보는 전문회사로 방향을 바꿨다. 이후 2006년 6월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사업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분할을 마무리하면서 그룹의 방침인 미와 건강을 중심으로 핵심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워 왔다. 이처럼 그룹이 어려운 시기를 넘어 성장하게 된 밑바탕에는 품질이 있다. 서 창업주가 1954년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연구실을 만든 이후 끊임없이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왔다. 아모레퍼시픽이 버는 돈의 평균 3% 내외로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서 회장도 아모레퍼시픽에서 나오는 화장품은 마스카라를 빼고 기초부터 매니큐어까지 모두 고객의 입장에서 사용해보며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마스카라를 사용해보지 않는 이유는 ‘바르기 어려워서’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아모레퍼시픽의 제품에는 거의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1951년 11월 국내 최초 순식물성 ‘ABC포마드’를 출시했고 1964년 8월에는 오스카 브랜드로 국내 최초로 화장품을 수출했다. 이어 1966년 세계 최초 한방 화장품인 ‘ABC인삼크림’을 내놓았고 이는 현재의 설화수의 기초가 됐다. 2008년에는 여성들이 화장대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쿠션 파운데이션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제품 혁신을 끊임없이 이룬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주목한 것은 해외시장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다른 기업보다 일찌감치 중국시장에 진출해 터를 닦아 놓았다. 1993년 중국 선양에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선양, 창춘, 하얼빈 등 동북 3성을 중심으로 백화점 등에 마몽드와 아모레 브랜드를 공급하며 제품을 알려 왔다. 꾸준히 투자하던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은 2010년 약 33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아모레퍼시픽이 해외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아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화장품업계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일치된 관측이다. 올해 초 서 회장은 시무식에서 “글로벌 확산에 힘을 쏟아야 하고 이를 위해 중국과 아시아 지역의 고객 조사와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이 항상 승승장구한 것만은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의 회사 이름을 따 만들 정도로 회사의 자존심이라 볼 수 있는 최고가 브랜드 ‘아모레퍼시픽’(AP)이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고, 국내 면세점 일부 매장에서 판매를 중단했다. 전략의 실패였다. 일본 내 경기불황, 엔화 약세 등으로 AP는 일본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회장은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 뷰티사업장 준공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년간 계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일본 백화점에 AP를 출시한 게 실수였다. 시장 분석을 잘못한 것이지 제품 자체는 훌륭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아모레퍼시픽의 3기는 어떻게 될까. 미래 후계 구도를 보면 서 회장의 나이가 올해로 52세라 젊기 때문에 후계 구도를 말하는 것은 이르다는 평이다. 하지만 서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24)씨가 뒤를 잇지 않겠냐는 게 중론이다. 서씨는 미국 코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아버지인 서 회장이 졸업한 코넬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고 있다. 서씨는 공부 중이라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에뛰드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후계 구도를 준비하기 위한 실탄이 충분하다. 서씨는 외할아버지인 신춘호(85) 농심 회장으로부터 농심홀딩스 지분까지 받아 국내에서 가장 젊은 부호로 꼽힌다. 또 2005년 에뛰드하우스가 문을 열 때 당시 10대였던 서씨가 아버지 서 회장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하는 등 일찌감치 경영 센스를 보였다고 한다. 때문에 서씨가 학업을 마친 뒤 아버지처럼 그룹 계열사에 입사해 차근차근 경영 수업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한국 경제를 보는 엇갈린 두 진단

    한국 경제를 보는 엇갈린 두 진단

    “日보다 낫지만 침체 진행중” 사사키 노무라연구소 이코노미스트 우리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보다 양호하지만 경기 침체가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가계부채를 해결하고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해법도 제시됐다. 사사키 마사야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2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제3회 대한상의 경영콘서트’에서 ‘세계 경제에서의 한국경제 동향’을 주제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사사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 상황은 일본의 30년 장기 침체보다 양호해 보이지만 2012년 이후로 한국 제조업의 설비가동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기업 재고율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경기 침체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3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6%로 2009년 5월 이후 5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달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0.8% 더 쌓였다. 사사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저성장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가계부채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금융시장 붕괴에 대비하고, 고용 진작을 위해 강한 중소기업을 키우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소비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마쓰이 데이지로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사무소 대표는 “2010년 이후 가계 소비지출이 하락하고 저성장기가 지속되면서 일본 소비시장에 양극화가 나타난 것처럼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가 제품이 사라지고 고가와 저가 제품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자동차 시장과 화장품 시장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경기 회복 긍정적 신호 확대” 기재부 “작년 4분기 부진 점차 벗어나” 정부는 우리 경제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며 지난해 4분기의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고용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생산, 소비, 건설투자 등의 실물지표가 월별로 등락을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주택과 증시 등 자산시장의 회복이 점차 소비·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의 긍정적인 신호가 확대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다만 “엔화 약세와 세계 경제의 회복세 지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0.4% 감소해 2월(2.3%)보다 크게 나빠졌다. 하지만 1분기 전체적으로는 -0.1%로 지난해 4분기(-0.9%)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다. 3월 소매판매(-0.6%)도 ‘설 효과’로 조정을 받았지만 1분기 전체로는 전 분기 대비 0.5% 증가했다. 기재부는 4월 소매판매와 관련해 “승용차와 차량연료 판매가 늘고 신용카드의 국내 승인액도 큰 폭으로 증가해 다소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4월 승용차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늘었고, 휘발유·경유 판매량도 8.7%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과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도 각각 1.5%, 15.3% 늘었다. 4월 주택 매매 가격은 전월보다 0.4% 상승했고 전세가격은 0.6% 올랐다. 김병환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3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조정을 받았지만 기계·건설 수주는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해 향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車수출 넉달째 후진… 높아지는 경고음

    車수출 넉달째 후진… 높아지는 경고음

    낮아지는 환율 경쟁력과 해외 신흥시장 경기 침체로 국내 자동차 수출이 올 들어 4개월 연속 감소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대비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1일 발표한 자동차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4월 자동차 수출 대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6.0% 감소한 28만 2019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30만대를 넘기며 반등하는 듯했던 자동차 수출 대수가 올 들어 4개월 연속(전년 동월 대비 기준) 하강곡선을 그린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러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침체와 저유가로 인한 중동시장 수요 축소, 엔화와 유로화 절하에 따른 상대적 경쟁력 약화가 수출 감소세의 이유”라고 꼽았다. 올(1~4월) 들어 업체별 누적 판매 대수는 현대차 63만 121대, 기아차 56만 7567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각각 5.1%와 6.1% 줄었다. 최근 제네시스와 K5의 수출이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성적은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3위 한국GM 역시 같은 기간 14만 9917대를 팔아 8.5% 감소했고, 쌍용차는 1만 6059대 수출에 그쳐 수출량이 7.0%나 줄었다. 올 들어 수출량이 늘어난 곳은 르노삼성이 유일하다. 4월까지 7만 8080대를 팔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수출량이 87.5% 증가했다. 지난해 말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을 맡게 된 게 버팀목이 됐다. 문제는 이 같은 수출 감소세가 완성차 업계를 넘어 부품 업계로까지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전체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85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계 의존도가 높은 현실에서 줄어든 부품 수요가 각 부품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2012년 한때 세계 2위까지 올라갔던 현대·기아차의 시가총액은 8위까지 밀려났다. 이날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달러화 환산 시가총액(지난 8일 기준)은 544억 달러(현대차 350억 달러+기아차 194억 달러)로 글로벌 업계 중 8위로 집계됐다. 앞선 자리는 도요타(2358억 달러), 폭스바겐(1193억 달러), 다임러(1028억 달러), BMW(759억 달러), 혼다(631억 달러), 포드(617억 달러), GM(561억 달러) 등이 차지했다. 지난해 초까지 현대·기아차의 시가총액은 글로벌 5위였지만, 지난해 9월 한전 부지 고가 매입 논란과 실적 부진 등으로 주가가 내리막을 탔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날 긴급히 러시아로 출국했다. 정 부회장의 출국은 루블화 폭락과 러시아 시장 불안에 따른 긴급 시장 점검 차원으로 풀이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로화와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현대·기아차에 부담스런 시장 상황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황제주 귀환’ 아모레퍼시픽 액면분할 첫 날 하락세

    ‘황제주 귀환’ 아모레퍼시픽 액면분할 첫 날 하락세

    아모레퍼시픽 ’황제주 귀환’ 아모레퍼시픽 액면분할 첫 날 하락세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이 몸집을 줄이고 증시로 귀환한 첫날 ‘울상’을 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거래대금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리며 ‘황제주’의 면모를 보였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오전 10시 52분 현재 액면분할 후 기준가 38만 8500원보다 8000원(2.06%) 내린 38만 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300만원대’ 주가를 달리던 아모레퍼시픽은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분의 1인 500원으로 분할해 이날 재상장했다. 액면분할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1일 종가는 388만 4000원으로, 이날 시초가는 38만 6000원에 형성됐다. 장 초반 4%가량 낙폭을 보이던 주가는 오전 장중 한때 39만 1500원까지 오르며 반등을 시도했으나 투자자들의 손바뀜이 잦아지면서 약세로 돌아서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거래량이 70만여주로 액면분할 전보다 6배 이상 늘어났다. 액면분할 전에는 평균 거래량이 11만주 수준이었다. 거래대금 역시 2500억원 수준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쳐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역시 액면 분할한 아모레G는 액면분할 후 기준가 16만 3000원보다 2.76% 내린 15만 85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이 재상장 첫날 약세를 보인 것은 액면분할로 거래가 정지된 동안 코스피가 공교롭게 조정 국면에 들어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액면 분할 전 아모레퍼시픽의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1일 코스피는 2,144.79에 마쳤다. 그러나 거래를 재개한 이날 코스피는 2,090.19로 시작해 거래가 정지된 열흘간 50포인트 넘게 빠졌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 이후 LG생활건강 등 동종 화장품 업종의 주가가 10% 정도 빠진 점을 고려하면 그 영향을 아모레퍼시픽도 초반에 받아 2∼3%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 대한 수혜와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한 만큼 아모레퍼시픽의 거래 재개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화장품 담당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거래 정지 기간에 화장품 업종의 지수가 빠진 만큼 오늘 주가가 이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실적 발표까지 주가가 박스권 흐름을 보이겠지만 장기 성장성은 좋게 본다”고 말했다. 류 팀장도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 등이 여전한 만큼 개인이 끌어올리면 주가는 회복될 것”이라면서 “현재 코스피에서 마땅한 주도주가 없는 만큼 아모레퍼시픽이 성장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모레퍼시픽 거래대금 순위 1위 “액면분할 효과는?”

    아모레퍼시픽 거래대금 순위 1위 “액면분할 효과는?”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거래대금 순위 1위 “액면분할 효과는?”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이 몸집을 줄이고 증시로 귀환한 첫날 개장 초 다소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거래대금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개장 직후 약세로 출발했다가 오전 10시 23분 현재 시초가(38만 6000원)보다 1.29% 내린 38만 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분의 1인 500원으로 분할해 이날 재상장했다. 액면분할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1일 종가는 388만 4000원이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거래량은 53만주로 액면분할 전보다 5배가량 늘어났다. 액면분할 전에는 평균 거래량이 11만주 수준이었다. 거래대금 역시 2100억원 수준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쳐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역시 액면 분할한 아모레G는 시초가인 16만 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이 재상장 첫날 약세를 보인 것은 액면분할로 거래가 정지된 동안 코스피가 공교롭게 조정 국면에 들어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액면 분할 전 아모레퍼시픽의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1일 코스피는 2144.79에 마쳤다. 그러나 거래를 재개한 이날 코스피는 2,090.19으로 시작해 거래가 정지된 열흘간 50포인트 넘게 빠졌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 이후 LG생활건강 등 동종 화장품 업종의 주가가 10% 정도 빠진 점을 고려하면 그 영향을 아모레퍼시픽도 초반에 받아 2∼3%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 대한 수혜와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한 만큼 거래 재개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화장품 담당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거래 정지 기간에 화장품 업종의 지수도 빠진 만큼 이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실적 발표까지 주가가 박스권 흐름을 보이겠지만 장기 성장성은 좋게 본다”고 말했다. 류 팀장도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 등이 여전한 만큼 개인이 끌어올리면 주가는 회복될 것”이라며 “현재 코스피에서 마땅한 주도주가 없는 만큼 아모레퍼시픽이 성장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랑니뉴ㅐ스부 iseoul@seoul.co.kr
  • [위기의 한국 기업 리스타트 필요하다] 전문가 진단과 해법

    [위기의 한국 기업 리스타트 필요하다] 전문가 진단과 해법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등 잘나가던 간판 기업들이 일제히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데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30%가량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올 1분기 실적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 환율 등의 외부 요인뿐 아니라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이 한계에 달하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된다. 서울신문은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 회의실에서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대표 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재도약을 위한 해법을 짚어 봤다. →우리 산업계 전반을 평가한다면.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이하 이 교수) 정보기술(IT)과 각종 산업이 빠르게 융합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우리 기업들은 각종 규제에 묶여 신성장 동력 개발에 힘을 못 내고 있다. 또 추격자 전략으로 성장한 우리 기업은 과거 산업화 시대의 조직 시스템에 갇혀 새 시장을 열지 못하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이하 위 교수) 일본이 모방자에서 창조자로,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변신하지 못해 장기 불황에 빠졌듯 2000년대 들어 우리 역시 변신할 기회를 놓친 뒤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이 양적완화를 통해 엔저(엔화 약세) 정책을 펴고 이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대해서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장(이하 이 실장) 기업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 노력을 게을리했고, 정부는 다른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지 못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위기 원인은. -이 교수 삼성전자에 수익을 안겨 온 스마트폰이 범용 제품으로 바뀌었다. 경쟁사의 모방 제품과 차이가 없어진 데다 디자인과 기능에서 더이상의 혁신이 어렵기에 업그레이드된 새 제품이 나와도 소비자가 느끼는 감동이 별로 없다. TV도 프리미엄 버전이 지난 2월 출시됐지만 경쟁사 제품에 비해 나은 게 없다. 중국 업체가 삼성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에 투자할 계획이어서 이 분야마저 따라잡힐 수 있다. 신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위 교수 현대차는 전 세계에서 괄목한 만한 점유율을 달성했지만 일본 차를 넘어설 수 있는 품질 향상은 이루지 못했다. 여기에 엔저 영향을 받자 현대차가 가진 주요 무기인 가격 경쟁력이 약회되면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 실장 삼성전자는 자체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휴대전화를 만드는 반면 애플은 하청을 준다. 업종 특성을 감안하면 큰 제조장을 가진 게 장점이 아닐 수도 있지만 삼성이 애플식으로 간다면 여론이 가만두지도 않을 것이다. 현대차는 이노베이션이 약해 일본 차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기술력 향상이 관건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위기 대응을 잘하고 있나. -이 교수 삼성전자는 기술과 제품을 내놓고 업계 내 관련 생태계를 만들어 시장을 빨리 형성하려는 대신 모든 것을 혼자 다 하려다 보니 시장을 만드는 속도가 느리다. 또 의사 결정 및 실행 속도, 군대식 문화, 근면성 등 추격자 전략을 구사할 때 쓰던 조직 문화도 바꾸지 못하고 있다. 애플 등은 여러 개의 인수·합병(M&A) 중 1건만 성공해도 좋다며 ‘통 큰 투자’를 하지만 삼성에는 이런 유연성이 없다. -위 교수 한국과 일본 기업을 비교할 때 우리는 의사 결정 속도가 빠르고, 품질 시장점유율 등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문화도 있다. 단 리더가 방향을 제대로 잡으면 다행이지만 지금처럼 외부 환경이 나쁘고 방향이 틀리면 대책이 없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방향을 잘못 잡고 “이 산이 아닌가 보다”라고 말하면 모두 실패하는 것이다. 지배자 1인에 의지하는 시스템을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이 실장 단기적으로 평가하자면 버티기 차원에서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으나 5~10년 후 등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됐는지는 의문스럽다. 미래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 논의는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나왔지만 삼성과 현대뿐 아니라 업계 전반이 아직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선진 기업들에 비해 M&A가 너무 적은데 1건의 대박을 위해 10건의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탄력성이 필요하다. →정부 역할은. -이 교수 신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발목 잡는 규제가 많다.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민영화된 옛 공기업들을 전리품으로 취급하는 일도 삼가야 한다. 포스코, KT 등에 정부가 입김을 행사해선 안 된다. -위 교수 일본의 엔저 정책이 너무 공격적이다. 정부가 개입해 줘야 한다. 영업이익이 20~30%씩 줄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개발(R&D)을 계속해 나가려면 조세 정책도 조정해야 한다. -이 실장 제품 주기는 짧아졌는데 정부로부터 각종 인허가를 받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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