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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부, 원전 적극 관리·감독해야”…朴대통령, 책임·협업 강조

    “산업부, 원전 적극 관리·감독해야”…朴대통령, 책임·협업 강조

    앞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원전 관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다. 원전에 대한 규제와 진흥으로 이원화된 기존 체계는 유지하되 산업부를 중심축으로 한 관계 기관 간 협업 체계가 구축된다. ‘권한만 있고 책임은 지지 않는’ 현 체계에 대한 문책성 개편으로 해석된다.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원전 비리 수사와 관련, “과거의 원전 비리를 발본색원해 원전업계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은 “원전 주무 부처인 산업부에 원전 공기업에 대한 규제 권한이 거의 없다”면서 “원전 진흥과 규제를 분리하라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를 보완할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전의 기술적 안전성에 대해선 전문성을 갖춘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감독을 강화해야 하고, 원전 정책 전반을 책임지는 산업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원전 관리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원전 관련 진흥 업무는 산업부, 원전에 대한 안정성 규제는 국무총리실 산하 원안위, 원전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감독과 경영평가는 각각 감사원과 기획재정부 담당으로 분산돼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관리, 감독, 조사, 평가 등의 부분에서 (관계 기관들이) 서로 미루다가 아주 고질적이고도 만연한 문제점이 쌓이게 됐다”면서 “책임을 산업부가 맡게 해서 서로 역할이 다를지라도 정보를 교환하면서 분명한 협업 체계를 갖추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진흥·규제 분리 원칙에 대해서는 “분리 규정의 노예가 되면 안 된다”면서 “사고를 줄이는 게 목적이고 지향점이지, 분리가 지향점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따라 관계 부처는 협업 체계 구축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해 개선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주택 취득세 인하 문제를 놓고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가 이견을 드러낸 것과 관련, “경제부총리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 개선 대책을 수립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지방 공약과 관련해서는 “이행 계획을 토대로 사업 유형별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며 지난달 25일 정부 기관과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테러에 대해서는 “향후 국가 핵심 기간시설 마비를 비롯해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항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개성공단 재가동 원칙 합의] 전문가들 “후속회담 유연한 접근을” 한목소리… 전망은 달라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는 경색된 남북 관계의 돌파구가 될 전망이지만 곳곳에 지뢰밭이 놓인 형국이다. 오는 10일 예정된 후속회담이 한번의 회의로 매듭지어질 성격이 아닌 까닭이다. 사태를 바라보는 남북의 시각차도 크고 재발 방지·기업 피해 보상 등 뇌관도 남아 있다. “10일 회담이 6~7일 실무접촉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통일부 당국자의 언급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남북 양측의 유연한 접근을 요구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네 가지 합의를 이뤄낸 데다 후속회담 장소를 개성공단으로 합의했기 때문에 후속회담 또한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시동이 걸린 셈”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후속회담 합의서에 ‘지난 4월 개성공단 잠정 중단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남북은 재발 방지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만 담을 수 있어도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쉽게 타협은 안 되겠지만 개성공단 정상화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면서 “재발 방지와 관련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을 고집할 게 아니라 북한의 체면을 크게 손상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감 표명을 끌어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후속회담이 개성공단 정상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반반”이라면서도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실무회담 이상으로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측에 입주 기업들의 피해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 것은 또 다른 난관이다. 북측의 누가, 어느 정도 수위에서 태도 표명을 할 것인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실무회담을 한두 차례 더 이어가면서 지난달 수석대표의 ‘격’ 문제로 결렬된 당국회담의 ‘불씨’를 되살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재발 방지 확약과 안정화 대책 등은 실무회담을 징검다리 삼아 당국회담으로 급을 올려 포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부자의 탐욕을 지켜주는 공모자들의 노하우

    지난 5월 말, 스위스 재무장관의 긴급 기자회견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재무장관은 이날 자국 은행들이 미국 정부와 합의해 고객 거래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법개정안을 발표했다. 1934년 제정 이후 80여년간 철통같이 지켜온 스위스 은행비밀주의법의 빗장을 열겠다는 ‘획기적인’ 선언이었다. 물론 자발적인 결정은 아니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는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부자들이 조세피난처에 숨겨 놓은 자금 추적에 나서면서 탈세와 돈세탁 공범 혐의가 밝혀진 UBS(스위스연방은행)를 비롯한 스위스 은행들에 고객 명단을 넘기라고 압박했다. 이에 순순히 응할 리 없는 스위스 은행들에 미국 정부는 엄청난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숨통을 조였다. 이 과정에서 270년 전통의 스위스 최고(最古) 은행인 베겔린은행이 올 초 폐업하기에 이르자 스위스 정부가 백기를 든 것이다. 외신들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면서 전 세계 검은돈의 흐름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가 해체될 것이란 기대는 한 달도 못 돼 물거품이 됐다. 상원은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하원은 지난달 19일 두 번째로 법안을 거부하면서 결국 법개정은 무산됐다. 은행비밀주의에 대한 스위스 정계의 뿌리 깊은 애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인 장 지글러(79)가 1990년 발표한 이 책은 조세피난처의 원조인 스위스 은행의 추악한 진실을 낱낱이 파헤친 보고서다. 뒤늦게 국내에 소개되는 감은 있지만 최근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공동으로 조세피난처에 자금을 은닉한 국내 유명 인사들의 명단을 잇달아 공개하면서 조세피난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인 만큼 충분히 되새겨 볼 만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인 스위스의 부의 원천은 ‘남의 돈’이다. 은행비밀주의법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는 전 세계의 자금을 끌어당기는 자석과도 같다. 합법적인 돈은 물론이고 마약과 범죄로 벌어들인 범죄단체의 검은돈, 제3세계의 독재자들이 불법적으로 빼돌린 회색 돈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스위스 은행은 검은돈과 회색 돈을 안전하게 은닉할 뿐 아니라 합법적인 돈으로 세탁해 자금을 불리는 데도 탁월한 수완을 발휘한다. 이들이 부자 고객의 몰염치한 욕심을 채우기 위해 검은돈과 회색 돈을 주무르는 사이 해당 국가의 아이들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국민들은 실업과 빈곤에 신음한다. 저자는 은행을 통제하기는커녕 오히려 공모에 나서고 있는 스위스 정부와 정치인들에게도 날카로운 비판의 화살을 겨눈다. 대다수가 은행 이사직을 겸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은행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 입법 방해 행위도 서슴지 않으며, 은행비밀주의를 비판하는 지식인들을 공공의 적으로 몰면서 공생 관계를 유지한다고 폭로한다. 저자는 이 같은 부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민주국가의 시민들이 힘을 모아 금융감시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출간 당시 스위스 연방의회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이었던 저자의 의원 면책특권이 박탈되고, 살해 위협과 줄소송 등의 탄압을 받을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스위스 은행의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난 지 2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은행비밀주의가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스위스 사회 전반에 검은돈과 관련한 구조적인 부패의 사슬이 촘촘히 엮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씁쓸하고, 허탈하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72일간의 열대야 물려주시겠습니까

    72일간의 열대야 물려주시겠습니까

    #사례1 2100년 한국인의 식탁에는 국내산 배추김치와 사과가 오르기 어렵다. 강원도를 제외한 남한 지역이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기 때문에 고랭지 채소인 배추와 온대성 과일인 사과 값이 금값이 될 판이다. 대신 국산 망고와 파파야 등 한때 희귀했던 열대성 과일들이 우리 입맛을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사례2 앞으로 90년 이후 한국인들은 무더위로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아진다. 현재 연간 2~3일 수준인 한반도 내 열대야 평균 일수가 37일로 늘어난다. 특히 부산 시민들은 72일(현재 8일) 동안 열대야에 시달린다. 이런 사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향후 필연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지난달 서울의 평균 기온이 10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여름철 온도가 최근 10년간 급속도로 상승하는 등 한반도 온난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면 상승과 폭염 등의 피해가 예측되는 만큼 온난화를 완화시킬 녹지 공간의 보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0년간(1981~2010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섭씨 11도(남한은 12.5도)로 나타났고, 1980년 기온보다 평균 1.2도 올랐다. 또 지난 10년간 남한지역의 여름철 평균 기온은 23.9도로 이전 30년(1971~2000년) 평균보다 0.3도 높았다. 더구나 2003년 이전 시기에는 여름철 평균 기온이 10년에 0.14도씩 올랐지만 최근 10년(2003~2012년)에는 1.5도가 올라 상승 속도가 더 빨라졌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온실가스의 일종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달 측정 결과 402으로 나타나 세계 평균인 397을 웃돌았다. 기상청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규제 노력을 게을리하면 21세기 전반기(2011~2040년)에는 한반도 평균 기온이 12.5도, 21세기 중반기(2041~2070년)에는 14.4도, 21세기 후반기(2071~2100년)에는 16.7도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100년 한반도 연평균 기온이 지금의 제주 서귀포시 기온(16.6도)과 유사한 아열대 지역으로 바뀌는 것을 뜻한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4일 “향후 불과 100년도 안 돼 한반도의 평균 온도가 4도 이상 올라가는 것으로, 지난 10만년 동안 평균 온도가 4~6도 상승한 것에 견줘 놀랄 만큼 빠른 상승 속도”라고 설명했다.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도 문제다. 기상청은 온실가스가 지금처럼 배출되면 2100년에는 남해안과 서해안이 65㎝, 동해안은 13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여의도의 32배인 147㎢가 침수되고 현재 기준으로 9만여명 살 터전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40년이 되면 여름철 더위로 인한 사망자도 2~6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하종식 박사는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서울에서 여름철 더위로 인한 연평균 사망자 수가 현재 50~60명 수준에서 2036~2040년에는 142~354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난화를 완화시킬 녹지의 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창석 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절약과 더불어 도심에 숲을 조성하고 복개 하천을 복원하는 등 종합적 관점에서 생태계를 복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스마트시대 어린이 태아보험 이렇게 선택하세요

    스마트시대 어린이 태아보험 이렇게 선택하세요

    보험개발원에서 최근 3년간 영아 유아 어린이의 사고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0.3431%로 집계되었다. 이는 성인(0.0410%)에 비해 무려 8배가 넘는 수치이며, 환경성 질환, 상해, 식중독, 화상 등의 사고에 대한 대비책으로 어린이 의료실비보험에 가입하려는 부모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병원비나 질병 상해에 대한 일정 금액을 보장해주는 태아 보험과 어린이 보험이 성인의 실비 보험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산모들 사이에서도 신생아의 선천적 장애에 대비하기 위한 ‘태아 보험’을 준비하려는 경향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임신 중 일정 기간 내 ‘태아 보험’을 가입한 경우에는 출산 후 ‘어린이 보험’으로 전환된다. 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들의 ‘똑똑한’ 보험 가입 방법을 전문가를 통해 알아봤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사고와 질병에 취약하다. 따라서 입원금과 수술금의 비중이 큰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하는 백혈병이나 소아암은 병원비와 기타 치료비로 평균 5천만 원 이상이 소요된다. 최근에는 치아를 보장해주는 항목까지 생겨나 주의력이 부족한 아이를 둔 부모에게 인기다. 또한 어린이, 태아 보험은 크게 ‘순수형’과 ‘환급형’으로 나뉘며, 보장의 만기는 20세부터 100세까지 다양하다. 순수형은 만기 시 환급이 불가하지만, 환급형은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두가지 모두 장단점이 있으나, 두 명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순수형’ 상품이 더욱 합리적”이라며 “자녀가 독립하기 전까지 부모의 지원으로 혜택을 받는 상품이니만큼 장래에 자녀 스스로 보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녀의 특성과 성향을 고려해야 하는 태아 보험과 어린이 보험은 특약과 보장이 많아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자녀에게 적절한 상품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사은품에 현혹되지 말고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냉철한 판단을 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어린이 태아 보험 비교 사이트(www.plan-silbi.co.kr)는 보험료 비교와 보장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합리적으로 보장을 준비할 수 있도록 무료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정전협정 60년] 남북 군사 대치 (상)끊임없는 중무장 경쟁

    [정전협정 60년] 남북 군사 대치 (상)끊임없는 중무장 경쟁

    정전 체제가 이어진 60년 동안 남북의 군비 경쟁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냉전 해체 이후 군축 바람이 불었지만 한반도는 예외였다. 국내외의 정치·경제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서로를 의식하며 꾸준히 방위비를 늘렸다. 상대가 없으면 존재 의미를 잃는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군비 경쟁은 몸의 일부가 붙어 있는 ‘샴쌍둥이’와 다르지 않았다. 영국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연차보고서 ‘밀리터리밸런스’(1987~1988년판)에 나온 1955~1985년 방위비 추이를 보면 남북은 1970년대부터 군비 경쟁에 나섰다. 먼저 치고 나간 쪽은 북한이다. 1970년 북한의 국방비 규모는 9억 3600만 달러로 남한(7억 5300만 달러)을 압도했다. 당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중은 북한이 11%, 남한이 3.7%였다. 1차 율곡사업(1974~1981)이 착수될 당시 우리 군은 M1 소총 등 2차 세계대전 장비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다. 국방부가 펴낸 ‘율곡사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따르면 1974년 당시 한국군 전력은 북한군의 50.8% 수준에 불과했다. 1970년대 중반, 경제 도약과 더불어 남한의 국방비 지출도 늘어났다. IISS에 따르면 1975년 우리 국방 예산은 12억 8600만 달러로 북한(8억 7800만 달러)을 넘어섰으며 이후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다. 연구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1970년대 중후반 혹은 1980년대 초에 남한은 북한의 국방비를 넘어섰다. 국방비 누적액 또한 2000년 전후 북한을 추월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북한의 군사력 우위는 이후 한동안 이어졌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1992년 말 남한의 전력을 북한의 71%로 평가했다. 남북의 재래식 군사력은 2000년대 들어 반전됐다. 2004년 KIDA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육군은 남한이 북한의 80%, 해군은 90%, 공군은 103%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용역 과정에서 북한 전력을 과대평가하고 남한 전력은 과소평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방예산 삭감을 우려한 군의 정책적 판단이 개입됐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KIDA는 남북한 군사력 비교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전과 달리 주요 무기 체계와 병력, 성능을 고려해 전면전 상황에 대한 가상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주한 미군과 전시 증원 병력을 빼고도 한국군이 북한군보다 10% 정도 우세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핵과 미사일 등의 비대칭 전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에도 국방비를 늘리고 있다. 지난 4월 노동신문은 올해 예산의 16%가 국방비라고 밝혔다. 식량난에도 지난해보다 0.2% 포인트 늘었다. 북한이 국방비 비율을 높인 것은 2005년 이후 8년 만이다. 북한의 전체 국가예산 대비 국방비 비중은 2005년 15.9%로 처음 한국을 추월하고서 올해까지 9년째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방비 총액은 GDP의 30% 수준인 연간 10조원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남한도 만만치 않다. 2003년 17조 5000억원에 그쳤던 국방비가 2005년(21조 1000억원)에 20조원을, 2011년(31조 4000억원)에는 3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국방예산은 34조 3453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14.5%를 차지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은 최근 5년간 국방비의 연평균 증가율은 5.2%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예산의 평균 증가율은 3.8%에 그쳤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4대 중증질환 필수급여 2016년까지 건보 적용

    정부가 암·심장·뇌혈관·희귀 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질환의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는 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이 방안을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할 경우 3대 비급여를 뺀 4대 중증질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지금보다 4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보건복지부가 26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사회보장위원회에서 보고한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계획’에 따르면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급여를 필수급여, 선별급여, 비급여로 나눠 필수급여는 본인 부담률을 5~10%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또 현재 건보 급여 횟수에 제한이 있거나 비급여로 돼 있어 환자 부담이 큰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단층촬영(PET) 등의 검사, 고가 항암제 등의 의약품, 관련 수술 재료 대부분이 2016년까지 건보 보장에 포함된다. 또 필수 치료가 아니라도 치료의 효율과 편의에 도움이 되는 의료서비스를 건보 항목으로 편입하는 선별급여 제도를 신설해 진료비의 20~50%를 건강보험에서 지원한다. 이번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계획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 부담’ 공약과는 달리 환자들이 부담하는 전체 진료비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3대 비급여(선택진료, 상급병실, 간병비) 대책이 빠졌다. 이 때문에 기초연금과 무상보육에 이어 공약 후퇴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계절과 상관없이 국수는 전 국민이 즐기는 음식이 됐다. 후루룩 소리만으로도 입맛을 당기게 하는 국수. 더위가 시작될 무렵 각 지역의 제철 산물로 차려낸 소박한 국수 한 그릇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한 끼다. 펄펄 끓는 물에 삶아낸 면을 찬물에 휘휘 저어 건진 후 쓱쓱 비벼 먹는 국수 한 그릇은 무더위를 날려주는데…. ■황금 카메라(KBS2 밤 8시 50분) 젊을 때부터 장이 좋지 않아 음식만 먹으면 구토를 했다는 박병구 할아버지. 몸에 좋다 하는 약과 음식 모두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 그때, 할아버지를 낫게 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라면. 우연히 먹은 라면이 몸을 편하게 만든 뒤로 41년째 하루 세끼 라면만 먹는다는 할아버지의 일상을 엿본다. ■MBC 다큐프라임(MBC 밤 1시 15분)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대지진이 일본 태평양 해안의 도호쿠 지방을 휩쓸었고, 단 1분 만에 일대가 암흑에 빠졌다. 대지진의 여파로 전력 장치들이 손상된 탓인데 이때 도호쿠 지방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센다이 시의 주민들은 방재 시스템이 잘 갖춰진 도호쿠복지대학으로 피신했다.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비스킷이라는 과자에는 왜 구멍이 송송 뚫려 있는 걸까. 비스킷을 직접 만들어 그 이유를 알아보고 생활 속 다양한 구멍의 원리도 함께 배워 보자. 한편 우리는 무심코 누군가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 저작권이란 무엇인지, 왜 보호해야 하는지 알아보고 일상에서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는 상황들도 살펴본다.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 용서(EBS 밤 9시 50분) 한국 서예 퍼포먼스를 대표하는 서예가 김동욱씨와 양영희씨. 대학 선후배로 만나 8년째 현충일, 3·1절 등의 의미 있는 행사를 함께 해 왔다. 하지만 멋진 퍼포먼스와 달리 두 사람의 속내는 곪을 대로 곪은 상태다. 과연 여행을 통해 두 사람의 멋진 퍼포먼스가 계속될 수 있을까. ■더 워(OBS 밤 9시 50분) 지난주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전의 생생한 기록을 이어 간다. 아프가니스탄 헬만드 주에 급파된 영국군 정예 공수부대원들은 소수 인원만으로 전략적 요충지를 사수하지만 탈레반의 집요한 공격으로 고립되고 만다. 한편 영국군 파병대의 사선을 넘나드는 전투 현장의 실제 영상을 그대로 전달한다.
  • 남태평양의 보석, 바누아투

    남태평양의 보석, 바누아투

    덥다. ‘전력난’의 압박감이 짖누르는 사무실에서 연신 부채질을 해본들 시원한 바람이 실려 나올 리 없다. 문득 이런 상상이 떠오른다. 바닥까지 훤히 보이는 바닷물 위에 몸을 싣고 아무 생각 없이 두둥실 떠다니는 것. 만지면 묻어날 것 같은 파란빛의 바다라면 더욱 좋겠다. 이런 곳에서라면 반나절 만에 몸 속 체증이 죄다 사라질 듯하다. 이런 에코 힐링이 가능한 곳은 없을까.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라면 당신이 꿈꿨던 여행과 ‘싱크로율 99%’에 가까운 현실과 만날 수 있다. 가는 길도 쉽다. 에어칼린이 인천에서 바누아투와 인접한 뉴칼레도니아까지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묻지 않은 자연이 숨쉬는 남태평양의 한 섬에서, 당신의 여름에 쉼표를 찍는 건 어떨까. 바누아투로 가는 중간 기착지인 뉴칼레도니아는 프랑스령의 섬나라다. ‘남태평양의 프렌치 파라다이스’란 별명도 그래서 붙었다. 국토를 둘러싼 라군의 60% 이상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다. 그만큼 청정 자연이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TV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이민호 분)와 금잔디(구혜선 분)의 로맨틱한 여행지로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뉴칼레도니아는 ‘Ever Spring’이라는 애칭이 붙을 만큼 일년 내내 산뜻한 봄 날씨를 유지한다. 언제 어디서나 푸른 바다와 하늘을 즐길 수 있다. 남태평양의 깨끗한 자연과 유럽의 정취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도 매력적이다. 특히 수도 누메아에선 프랑스와 멜라네시안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치바우 문화 센터(Le Centre Culturel Tjibaou), 프랑스 조각가 마호의 셀레스테(Céleste) 분수대가 있는 꼬꼬띠에 광장(Place des Cocotiers), 하얀 요트가 늘어선 모젤항(Port Moselle)과 아침 시장 등 독특한 볼거리들과 만날 수 있다. 바누아투는 비교적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한 여행지다. KBS ‘인간극장’ 등 TV 프로그램에 거푸 소개되면서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미지의 세계로 인식됐다. 특히 SBS ‘정글의 법칙’에선 ‘병만족’을 반하게 만든 행복지수 세계 1위의 땅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바누아투는 호주 북동부의 브리즈번 해안에서 동쪽으로 약 2000㎞ 정도 떨어져 있다. 뉴칼레도니아와는 비행기로 1시간 10분 거리다. 바누아투 최고의 볼거리는 활화산인 야수르 화산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자연 풀장을 만든 블루 라군지역에선 카약과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아울러 바누아투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원주민 전통 마을과 스노클링 명소로 유명한 하이더웨이 아일랜드 등을 돌다 보면 왜 이곳이 행복지수 세계 1위의 나라인지 실감하게 된다. 수도 포트빌라를 조금만 벗어나도 아름다운 바다와 열대 숲, 미네랄 온천, 파란빛의 석호(라군), 폭포 등 진귀한 풍경과 만날 수 있다. 뉴칼레도니아 국적 항공사인 에어칼린이 국내 여행사들과 함께 뉴칼레도니아와 바누아투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한진관광, 레드캡투어, 참좋은여행, 노랑풍선, 롯데관광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홍명보 감독의 한국형 플레이는… 정·신·통·일

    홍명보 감독의 한국형 플레이는… 정·신·통·일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한국형 플레이’로 내년 월드컵에 도전하겠다. ‘원팀, 원스피릿, 원골’(모두가 한 팀이고, 같은 정신으로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이 홍명보호의 모토다.” 홍명보(44)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25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취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 대표팀 운영방안, 계약과정 등을 설명했다. 홍 감독은 “그동안 내가 쌓은 모든 경험과 지식, 지혜를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불사르겠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하는, 우리 선수들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전술을 개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 축구는 세계를 겨냥해 나아가고 있는 팀”이라면서 “우리 선수들의 근면성, 성실, 희생하는 자세만 가지고도 충분히 좋은 전술을 만들 수 있다”고 장담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위치부터 압박을 해야 하는지, 어디에 콤팩트하게 서야 하는지 등을 집중 조련할 생각”이라고 했다. ‘공간과 압박’을 바탕으로 세계 강팀과 겨뤄도 손색없는 경기력을 보이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홍 감독은 또 “올해 대표팀 소집기간이 20여일 남짓 있는데 1년동안 쉽게 뚫리지 않는 수비조직력을 만들겠다”면서 “동아시안컵과 평가전을 치르면서 최종엔트리 옥석가리기도 작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성(QPR)의 복귀, 이동국(전북)의 발탁 등과 관련, “특정 선수에 관한 얘기는 지금도, 앞으로도 하지 않겠다”면서 “내가 중시하는 건 개인이 아닌 팀”이라고 일축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슬로건 아래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일궜던 홍 감독의 기조는 더 단단해졌다. 그는 “2014년 브라질에 나설 국가대표팀은 ‘원팀, 원스피릿, 원골’을 모토로 한다”면서 “최고의 선수를 뽑아서 팀을 만드는 게 아니라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선수를 선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기성용(스완지시티)·박주영(아스널) 등 ‘홍명보의 아이들’ 발탁에 관해서도 선을 그었다. 홍 감독은 “그들과 지난 3년간 환상적인 시간을 보낸 건 사실이지만 과거가 미래를 100% 보장하진 않는다”면서 “경기력을 꼼꼼히 체크해서 다시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원팀 원스피릿 원골이라는 모토에서 벗어나는 선수는 선발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이 앞서 두 차례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했던 만큼 협회가 억지로 주저앉힌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안지(러시아)에서 5개월간 코치를 하면서 11개국 선수를 봤는데 한국 선수들이 훌륭하단 걸 새삼 깨달았다”면서 “축구, 인생 공부를 하면서 모든 걸 내려놓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계약기간 2년도 스스로 정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팀을 이끌 수 있도록 2018러시아월드컵까지 임기를 제안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5년이나 계약한다면 준비 자세가 180도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채찍질할 수 있도록 내가 2년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물러나야한다는 뜻도 전했다. 홍 감독은 내달 20일 개막하는 동아시안컵에서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다. ‘홍명보호’의 컬러를 엿볼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오빠 만나러, 의사 만나러

    오빠 만나러, 의사 만나러

    서울 강남구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을 관광 상품으로 이어 가기 위해 관광정보의 거점을 마련했다. 강남구는 26일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세계적인 관광거점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강남관광정보센터’를 개관한다고 밝혔다.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옆 주차장 부근에 있는 센터는 지상 2층, 전체면적 820㎡ 규모다. 센터 1층 ‘종합관광안내센터’는 서울과 강남 주요 관광명소와 교통, 음식, 숙박 등 최신 정보를 영·중·일 등 3개 국어로 안내한다. 또 여행, 환전, 인터넷, 각종 티켓 예매, 짐 보관 등을 위한 종합관광서비스 데스크 등을 두었다. 급증하는 ‘강남 의료 관광객’을 위한 공간도 마련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에서 서울 강남으로 몰려드는 외국인 의료 관광객은 2009년 1만 9000여명에서 2012년 3만 4100여명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이들이 더 저렴하고 질 높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메디컬투어센터’도 마련했다. 센터에는 의료관광 코디네이터(영·중·일·러 4개 국어 서비스)가 상주, 외국인 의료 관광객에게 강남구 특화 병원이나 진료 프로그램을 직접 소개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진료를 원할 때는 현장 예약과 진료 의뢰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2층 ‘한류체험관’에는 한류 스타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한 디지털체험관과 한류스타체험존, 한류 스타 소장품 전시·판매 부스 등을 마련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서대구 복합환승센터 건립 민·관 힘 합친다

    대구·경북 서남북지역 숙원사업인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이 탄력을 받는다. 서대구복합환승센터 시민추진위원회가 24일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 것이다. 이날 서구청 구민홀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서는 위원회 규약제정과 함께 이대철(64)씨 등 13명의 공동위원장을 선출했다. 김상훈 국회의원, 강성호 서구청장, 김진출 서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서구지역 기관단체장과 시민단체 회원 등 300여명이 총회에 참석했다. 총회에서는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할 것과 건립 종합계획을 마련할 것 등을 촉구하는 3개 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시민추진위는 앞으로 범시민 서명운동과 토론회 등을 개최해 시민공감대 확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대구시와 국토교통부, 국회 등 관계기관을 방문해 환승센터 조기건립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과 실천방안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강성호 서구청장은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이 대선공약과 새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되도록 백방으로 노력해 왔다. 시민추진위 창립은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 추진에 천군만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청장은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은 단순히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이 아니라 대구의 균형발전과 더 큰 대구를 만들기 위한 필수 사업”이라면서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서대구공단 재생사업이나 평리동 재정비사업과 연계해 지역 발전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이대철 시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서구는 그동안 혐오 기피시설만 들어서는 등 대구 발전에서 소외돼 왔다. 시민들이 힘을 합쳐 서대구복합환승센터를 조기에 건립하도록 해 서구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에 힘을 보탰다. 시는 지난달 28일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 방안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대구경북연구원에 의뢰했다. 용역기간은 내년 1월 22일까지이며 용역비는 3600만원이다. 시는 그동안 서대구복합환승센터가 추진 중인 동대구복합환승센터와 중복된다는 이유로 사업에 소극적이었다. 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사업 기본방향을 위주로 용역을 의뢰했다. 용역결과에 따라 사업추진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대구시가 서대구복합환승센터에 대한 연구용역을 전문기관에 의뢰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라며 “이를 계기로 주민들의 동참 열기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日교과서 ‘이웃국 배려조항’ 수정… 자민당, 참의원 선거 공약에 포함

    일본의 집권 자민당이 교과서 검정 기준 가운데 한국 등 이웃 나라를 배려한다는 ‘근린제국(諸國) 조항’을 수정하겠다는 공약을 다음 달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 공약집에 포함시켰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은 20일 총무회의를 열고 7월 21일 선거 공약과 이를 자세히 설명한 정책집 ‘J파일’의 내용을 결정했다. J파일의 350개 항목 중 근린제국 조항을 고치겠다는 공약이 들어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근린제국 조항은 일본 정부가 1982년 역사교과서 파동을 계기로 교과서 검정 기준에 포함한 것으로, ‘근린제국과 국제 이해, 국제 협조에 배려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수정하려는 것은 과거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의 책임을 경감시키는 쪽으로 교과서 내용을 고치려는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의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의 성공에 초점을 맞춘 이번 공약집은 개헌과 외교에 대해서는 중의원 선거보다 보수색이 약해졌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이번 선거를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중간평가 무대로 만들고 정치, 외교 등 민감한 문제는 선거 이후로 넘긴다는 이른바 ‘안전운행’ 기조에 따랐다는 것이다. 공약의 외교·국방 부문에는 “일·미 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 한국과의 관계 발전에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 외교 자문 역인 야치 쇼타로 내각관방 참여가 주초 극비리에 중국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센카쿠열도 문제 등 양국 현안을 협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아파도 안 믿어, 軍병원은 못 믿어

    군의 부실 진료로 뇌종양 투병 끝에 숨진 신성민 상병의 유족이 19일 장례식을 무기 연기했다. 군 인권센터는 “군 당국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확실히 약속할 때까지 유족이 장례식을 미루기로 결정했다”며 “군 진료권 문제가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아 군 장병들의 건강권과 생명권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상병을 죽음으로 몰고 간 ‘군 진료권 문제’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어 국방부가 개선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5년 위암에 걸렸으나 위궤양 치료를 받다 숨진 노충국씨 사망 사건이 군 진료권 문제가 부각되는 도화선이 됐지만, 이후에도 군 당국의 오진 및 부실 진료로 인한 사고는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병 건강권이 안보와 직결된다는 생각을 국방부가 하지 않는 듯하다”면서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없는 병영 문화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은 “일반 사병들이 아프다고 말하면 지휘관들이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질병이 응급을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이 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전투기나 무기 도입에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반면 의료장비 보급 등의 지원은 너무 열악하다”며 “군의관도 확충이 안 돼 양질의 진료를 보장받을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군의료 시스템도 문제로 거론된다. 군의관에게 권한이 없다 보니 지휘관들의 지시에 의무관의 의학적 판단이 무시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임 소장은 “야전 지휘관들은 훈련에 장병이 빠지면 근무 평점이 낮아지기 때문에 치료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실상 군의관에게 권한을 주고 오진이나 의료사고의 책임을 묻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조적으로 민간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도 어렵다. 정재영 병영인권연대 대표는 “민간 병원에서 최대 15일, 500만원 한도에서 진료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담당 군의관이 외부 병원에 진료를 보낼 때마다 상부에 해명을 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업군인의 가족들도 군 통합병원을 찾지 않는 상태에서 장병들의 진료 선택권이 얼마나 보장돼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불합리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전반적인 군 의료체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신 상병은 지난 1월 심한 두통에 시달려 의무대를 찾았지만 두통약과 소화제 등만 처방받다가 민간 병원에서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고 지난 17일 숨졌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중독될까 두려워” 마약성 진통제 꺼리는데…

    [Weekly Health Issue] “중독될까 두려워” 마약성 진통제 꺼리는데…

    최근 들어 의료계 안팎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두고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의료계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환자의 고통을 경감시키는 것이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견해는 약간 다르다. 마약성 진통제를 남용할 경우 의존성에 노출되는 등 환자들이 피해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국제적 추이는 마약성 진통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지만 일반인들의 뇌리에는 ‘중독’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마약성 진통제 문제를 두고 문동언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마약성 진통제란 무엇을 말하는가. -임상의학을 창시한 영국의 시드넘은 “신이 인간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 중에 마약성 진통제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는 마약(痲藥)을 악마적 의미의 마약으로 오인해 일단 사용하면 중독에 빠진다는 근거없는 선입견이 만들어져 환자의 고통을 방치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마약성 진통제는 쾌락이 아니라 통증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마약성 진통제나 아편양제제로 부르는 게 옳다. 양귀비에서 추출한 모르핀과 코데인, 분자 구조를 아편과 같게 화학적으로 합성한 펜타닐·메페리딘·트라마돌 등이 그것이다. →진통제 분류 기준을 설명해 달라. -단순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 비스테로이드 소염제인 이브프로펜이 있으며, 마약성 진통제도 비교적 약한 트라마돌·코데인과 강한 편인 모르핀·옥시코돈·하이드로모르폰·펜타닐이 있다. 또 항경련제인 가바펜틴·프레가발린이나 항우울제인 아미트리프틸린·노어트립털린·밀나시프란·둘록세틴 등도 보조적인 진통제로 사용된다. 이런 진통제는 통증의 강도나 종류에 따라 따로 사용하는데, 흔히 약한 통증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비스테로이드 소염제(NSAIDs)를, 중간 정도의 통증에는 트라마돌계열의 약과 코데인, 심한 통증에는 모르핀·옥시코돈·하이드로모르폰이나 펜타닐 같은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한다. →이런 진통제는 어떻게 사용하는가. -단순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신경 손상이 없는 약한 통증에,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는 신경 손상이 없는 약한 통증과 염증성 통증에, 마약성 진통제는 통증 강도가 중간 이상인 모든 통증에 사용할 수 있다. 항경련제나 항우울제 계열의 약은 대상포진 신경통이나 척추 수술 후 통증 등에 1차 진통제로 사용하고 있다. →일반 진통제와 마약성 진통제의 차이는 무엇인가. -적지 않은 환자들이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를 선호하지만 만성 통증은 이미 중추신경에 변화가 생겨 말초신경에만 작용하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는 위장장애와 콩팥 손상은 물론 동맥경화증을 가진 노인에게서 혈전을 만드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마약성 진통제는 통증조절 효과가 뛰어나고, 용량을 증가시키는 만큼 진통 효과도 커져 극심한 통증에 탁월하지만 근거없이 중독이나 의존성을 걱정해 필요한 사람이 사용을 꺼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의사가 처방하는 마약성 진통제가 중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데다 통증으로 인한 문제가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사실 통증은 통증에서 그치지 않고 집중력·기억력 감소와 수면장애·우울증을 동반하며, 면역기능을 약화시키며 내분비계를 교란하는가 하면 고혈압·당뇨 등 만성 질환과 암에도 취약하게 만든다. 심한 통증을 비마약성 진통제로는 치료할 수 없다는 것도 입증된 사실이다. 실제로 대한통증학회가 2009년에 만성 통증환자 1037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실시한 결과, NSAIDs 등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 중 49%가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다. 또 효과를 본 환자 중 92.6%가 마약성 진통제를 계속 사용하기를 원했다. 주목할 대목은 통증으로 수행하기 어려웠던 일상생활 능력이 통증 치료로 회복됐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전에는 왜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제한했는가. -행정편의주의도 없지 않았고, 중독 등 사회문제를 우려해 의사와 환자 모두 사용을 기피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오·남용 피해보다 통증에 따른 부작용과 사회적 비용 및 삶의 질 저하가 더 큰 문제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금은 의료 선진국들도 적극적인 사용을 권장하는 추세다. →정말로 의존성 우려가 없나. -마약성 진통제는 NSAIDs보다 통증 조절효과가 뛰어나지만 항상 중독 우려가 문제로 인식됐다. 중독은 쾌락을 경험하면서 발생하는 행동장애인데, 만성 통증환자들은 뇌의 마약수용체가 현저히 줄어 있을 뿐 아니라 쾌락을 느끼는 신경반응체계 일부가 차단돼 있어 의존성 위험이 크지 않다. 미국 존스 홉킨스병원 라자 교수 연구에 따르면 3% 미만의 환자에게서만 의존성이나 중독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알코올 중독 등 약물 남용 경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안심해도 된다는 뜻이다.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한 통증은 무엇인가. -대상포진 신경통이나 만성 척추질환, 척추수술 후 통증, 외상이나 수술 후 신경손상에 의한 각종 신경병증 통증 등은 뇌와 척추신경을 포함한 신경계 자체에서 오는 통증이므로 마약성 진통제를 써야 한다. 이런 통증은 강도가 출산 고통보다 더 강한데, 이때는 항경련제나 항우울제를 먼저 투여하고, 충분치 않으면 마약성 진통제를 같이 투여한다. →마약성 진통제의 다른 부작용은 없는가. -흔히 어지러움·구역·가려움·구토·변비 등이 생길 수 있으나 변비를 제외한 부작용은 용량 조절로 금방 해소된다. 장기간 사용할 경우 드물게 면역계나 내분비계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통증의 부작용이 더 심각하므로 사용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만성 통증의 경우 암환자와 달리 마약성 진통제의 보험 적용에 용량이 제한돼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다. 특히 1회에 한달치만 처방하도록 해 강한 통증이나 지방 환자들의 불편이 적지 않다. 따라서 이런 규제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반쪽’ 노사정위 정상화로 ‘고용률 70%’ 달성

    박근혜 대통령이 참여정부 출신인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을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장에 발탁한 것은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을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일자리 만들기와 비정규직 보호, 노동기본권 강화 등 노사관계 주요 쟁점은 노사정위에서 사회적 대타협으로 해결하겠다”고 한 공약과도 맞닿아 있다. 그동안 통상임금 논란과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노동 현안이 주요 사회 의제로 떠올랐지만 노사정위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노사정위 출범 13개월 만인 1999년 2월 노동계의 한축인 민주노총이 당시 정부의 노동 정책에 반발해 탈퇴하면서 그 이후부터 반쪽 위원회로 전락해 대표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김 내정자 또한 취임 직후 민주노총과의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임기 내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는 민주노총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지난 몇 년간 노사정위가 제대로 가동되지도 않았는데 누가 위원장이 된다고 해서 즉각적인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현재로서는 노사정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 출신의 김 내정자는 계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옥스퍼드대 경제학 박사를 거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4년 2월~2006년 2월 노동부 장관을 지냈고 노사정위공공특위원장, 인천지방노동위 공익위원, 한국공익정보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남북대화 무산 경색국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해법은 ‘中 카드’

    남북대화 무산 경색국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해법은 ‘中 카드’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당국대화 무산으로 경색 국면으로 돌아선 남북관계 해법을 위해 ‘중국 카드’를 꺼내들 전망이다. 오는 27일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이 변곡점이다. 지난 7~8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주요 2개국(G2)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되면서 북한 문제 해법을 위해 한·미·중 3국의 3각 공조가 보다 힘을 받을 수 있는 구도가 됐다. 중국과 미국의 중간에서 한국이 역할을 확대하며 대북 문제 해결에 주도권을 쥘 경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14일 박 대통령이 방한 중인 중국의 탕자쉬안(唐家璇·75)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과 면담을 가진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탕 전 국무위원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한국에 왔지만 사실상 한·중 정상회담 의견 조율을 위해 청와대가 초청한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탕 전 국무위원은 박 대통령에게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리커창 (李克强) 총리의 안부를 전한 뒤 “중국은 커다란 기대를 갖고 박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성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탕 전 국무위원은 또 “북한의 핵 보유 정책이나 핵실험은 중·북 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탕 전 국무위원은 외교분야 실무사령탑인 국무위원직을 마칠 때(2008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한반도 문제에 관여해 온 인물이다. 현재 중국국제관계학회 회장으로서 막후에서 외교 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 6차례 만났다.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 측의 기류를 전달하고 박 대통령의 의중을 탐색하기에 적임자인 것이다 그는 “중국 측은 커다란 기대를 갖고 박 대통령의 국빈 방중이 순조롭고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성의를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한·중 정상회담은 최근 중·러, 중·미 정상회담과 함께 중국에 가장 중요한 3대 정상회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최근의 남북대화 무산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형식이 상대방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존중의 태도를 보이는 것인 만큼 내용을 지배할 수도 있다”며 “남북한 간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대화를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중국 측이 북한을 설득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방중 당시 감기에 걸렸을 때 탕 전위원의 도움을 받았던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제가 감기가 잔뜩 들어서 고생할 때 위원님께서 콜라와 따뜻한 물을 섞은 특효약을 소개해 주셔서 중국에서도 먹고, 한국에도 그 소식이 널리 알려져 다른 사람들도 실험을 해보고 그랬다”면서 “위원님의 따뜻한 마음으로, 오래 기억이 된다”고 밝혔다. 이에 탕 전 국무위원은 “이것은 서양약과 한의약을 결합하는 특효라고 할 수 있다”고 화답해 웃음꽃이 피었다는 후문이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남북당국회담 D-1] 南 “쉬운 것부터 접근” 北 “근본문제 해결”… 1박2일 진통 예상

    [남북당국회담 D-1] 南 “쉬운 것부터 접근” 北 “근본문제 해결”… 1박2일 진통 예상

    서울에서 12일 개최되는 남북당국회담은 6년 만에 열리는 고위급 회담인 데다 논의해야 할 의제가 많고, 기간도 1박2일로 짧아 현안에 집중하는, 밀도 있는 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 정치적 부담이 낮은 문제부터 우선 합의하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정상화 등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식으로 단계적 접근법을 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북한은 6·15공동행사 개최 문제 등 우리 정부가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는 의제를 전면에 들고나올 태세여서 진통이 예상된다. 진짜 고비는 이제부터다. 우리 정부는 핵심 의제인 개성공단 사태의 재발방지책을 세우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개성공단을 단순히 재가동하는 게 아니라 북한에 개성공단이 문을 닫게 된 원인과 책임을 철저히 따져 묻고 앞으로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하거나 근로자를 철수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개성공단의 국제화 추진도 유사 사태 재발 방지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성공단 정상화 자체는 정치적 부담이 큰 의제가 아닌 만큼 남북 당국이 신속하게 타결을 볼 접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 사태의 책임을 여전히 우리 측에 떠넘기며 ‘근본문제’의 선(先) 해결을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순순히 우리 측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2008년 7월 북한군의 박왕자씨 피격 사건 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는 기존 우리 측 요구안인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의 제도적 확약과 북측이 몰수한 남측 자산의 원상복구 등이 관건이다. 북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9년 8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나 직접 관광객 신변안전을 보장했다는 주장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는 5·24 대북제재 해제 조치와도 맞물려 이번 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북측은 우리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를 선결 조건으로 부각시킬 가능성이 크다. 남측의 경우 인명 피해가 발생한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측의 선(先)사과가 대전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주장해 왔다. 다만 북한이 먼저 금강산 관광 재개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 만큼 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산가족 상봉은 합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의제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정례화를 추진해 왔고, 북한 역시 먼저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꺼낼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르면 8·15광복절이나 추석을 계기로 상봉이 성사될 수도 있다. 문제는 북한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6·15공동행사 개최 여부다. 북한은 이번 실무 접촉에서도 공동행사 개최 문제를 남북당국회담에서 의제로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남측의 대북 정책 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정치적 공세의 일환으로 6·15공동행사 개최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관급 회담이 아무리 짧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14일 단 하루 만에 행사를 준비하기에는 시일이 촉박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공약 저버린 광역단체장 표로 심판해야

    한 표가 아쉬운 선거 운동 기간에 내놓은 공약(公約)이 당선 이후에는 실체 없는 공약(空約)이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사례를 우리는 숱하게 보아왔다. 현재 전국의 시·도를 이끌고 있는 민선 제5기 광역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주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스스로 공개한 공약 이행률은 지난해 말 현재 47.1%로 ‘반타작’에 근접한 듯하지만, 실제 예산 집행률은 34.4%에 그쳤다. 서울신문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 시·도 지사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를 분석한 결과이다. 문제는 세종특별자치시와 지사 재임기간이 짧은 경남도를 제외한 15개 시·도 지사의 2235개 공약 가운데 아직도 1182개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가단에 따르면 시·도 지사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6월에도 공약 이행률은 60%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니 이만저만한 주민 기만이 아니다. 앞으로 광역 지방선거에 나설 사람들은 이번 평가 결과를 참고해야 주민 앞에 떳떳한 단체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조 단위 이상의 재원이 필요한 대형 국책 사업을 공약하는 것은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기도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인천의 신항(新港) 동북아 중추항만 육성, 전남의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 건설, 강원의 원주~강릉 복선철도 건설 등은 장밋빛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실제 예산 집행률은 0%에서 최고 14.3%에 그쳤다. 대부분 지난해 대선 공약과 겹친 것이 사실이지만, 새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억제 방침에 따라 조기 이행 가능성은 앞으로도 높지 않을 게다. 반면 초선 지사에 재정자립도도 하위권인 충남은 최고 등급을 받으면서 새 바람을 몰고 왔다. 단체장이 연임이 되어야, 재정자립도가 높아야 공약이행도가 높을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통설을 보기 좋게 뒤집은 것이다. 이번 평가로 대형 사업이 단체장의 공약을 저버리게 하는 주범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제안한 대로 정부는 해당사업이 필요한 사업인지를 협의하는 공조를 강화하고, 어떤 형태이건 국민적 동의를 받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민들도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제대로 가려내야 한다. 당장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한 공약으로 눈을 흐리게 하는 후보가 발붙일 수 있는 여지를 더 이상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 [광역단체 공약이행률] 대선용 지방개발공약 ‘공수표’ 가능성 고조

    [광역단체 공약이행률] 대선용 지방개발공약 ‘공수표’ 가능성 고조

    전국 15개 지자체의 재원 순위별 5대 공약 75개 중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제시한 지방 공약과 동일하거나 일부 겹치는 공약이 최소 25개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신문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 시·도지사 공약이행 조사’에 앞서 광역 지자체장들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지역개발공약,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박 대통령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민선 5기 남은 1년 동안 실현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실제로 정부가 발표한 ‘공약가계부’에 따르면 상황은 오히려 정반대다. 정부가 향후 5년간 135조원의 공약 예산 중 신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사업은 억제하고 SOC 부문에서 11조 6000억원의 세출 예산을 삭감키로 하면서 지방공약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대선 공약으로 제시된 광역 지자체 개발공약은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당초 광역단체장 15명의 세부공약 2235개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은 총 389조 9207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중 조정과정을 거쳐 최종 확정된 재정은 382조 9512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실제로 집행된 내역은 이 중 34.4%에 불과한 132조 1951억원에 그쳤다. 지역별 집행 비율로는 광주 56.6%, 울산 52.7%를 제외하곤 전 지역이 절반치를 밑돌았다. 인천(18.4%), 대전(26.8%), 서울(24.8%) 순으로 집행률이 저조했다. 특히 대선 지방공약으로 포함된 현 광역지자체장 공약들의 실제 집행 내역은 더욱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건설, 경기도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추진, 충북 청주공항~수도권 전철 연장 등 경쟁력 강화 지원, 제주 서귀포 제2관광단지 조성 등은 실제 재정집행 비율이 ‘0%’다. 아직까지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셈이다. 다른 주요 개발사업 역시 지지부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선 공약에도 포함된 강원도의 ‘원주~강릉 복선철도 건설’은 3조 9411억원의 총 사업비 중 지난해 말 현재 2638억원만 투입돼 집행률이 6.7%에 불과했다. 전북의 ‘국가식품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3096억원의 사업비 중 7.2%인 224억원만 집행됐다. 대전의 ‘도시재정비촉진사업’도 대선 공약이자 현 시장의 공약이지만 1조 9291억원 중 1768억원만 쓰여 집행률이 9.2%에 불과했다. ‘인천신항의 동북아 중추항만 육성’에는 5조 3485억원의 재정이 잡혀 있지만 14.3%인 7659억원만 투입된 실정이다. 그나마 영유아 무상보육 등 국가재정이 소요되는 지역 공약의 재정투입률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었다. 민선 5기 임기 3년차의 이런 저조한 결과는 지자체 대부분이 공약 이행을 위한 재정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완료 공약은 6.8% 포인트, 계속 추진공약은 9.5% 포인트 높아졌다. 매니페스토 측은 “단체장 공약실천 계획이 우리나라 경제규모 대비 너무 많은 재정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총·대선에서 급격히 확대된 지방재정 부담에 따른 국가적 조치가 시급하다. 대선 과정에서 제시된 105개 지역공약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시급히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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