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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플루 검사비도 카드할인

    신종플루 검사비도 카드할인

    신종플루에 독감 환자까지 늘면서 병원을 찾는 사람도 덩달아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신종플루 검사와 치료 비용이 많게는 10만원을 훌쩍 넘으면서 의료비 부담에 치료를 꺼리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만만찮은 병원비, 신용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의료비 할인 서비스를 이용해 치료비와 약값을 할인받고 무료 건강상담도 받아보자. ●병원비 약값 최고 10%할인 ‘현대카드H’는 전국 모든 종합병원과 일반병원, 약국에서 최대 1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전월 이용실적에 따라 ▲30만원 이상 3% ▲50만원 이상 5% ▲100만원 이상 10%를 할인해 준다. 연 1회에 한해 건강검진 비용도 10만원까지 깎아 준다. 다만 병원과 약국은 매월 할인 한도가 각각 1만원으로 제한된다. 더 많은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주 사용카드 외에도 가족카드나 자녀 명의의 체크·선불카드를 실적에 포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롯데 DC스마트 카드’는 전국 의료기관과 약국에서 최고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전월 이용금액이 30만원 이상이면 5%(월 한도 2만원), 50만원 이상이면 10%(월 한도 4만원)까지 할인해 준다. ‘에버케어 롯데카드’는 전국 400여개 병원 의료네트워크를 갖춘 에버케어와 제휴, 24시간 건강상담이나 병원예약서비스 등 종합건강관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한 제휴 병·의원, 검진센터에서 3개월 무이자할부를 받을 수 있어 의료비를 아낄 수 있다. 삼성카드는 지역특화 카드인 ‘대구·경북愛, 충청愛, 부산·경남愛’ 회원에게 종합병원, 개인병원, 한의원 등에서 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치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 비급여 의료비 결제시 포인트 제공 및 9개월까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주는 ‘의료지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원하는 가맹점을 직접 선택해 할인받을 수 있는 ‘신한 하이포인트카드 나노’는 전국 종합병원과 개인병원, 약국에서 전월 실적에 따라 최고 5%까지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보건소와 동물병원 치료비까지 포함하는 것이 특징이다. ‘KB 골든라이프 카드’는 종합병원과 일반병원에서 월 최대 5만원까지 이용금액의 5%를 할인해 준다. 치과, 한의원에서도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상해보험도 무료로 가입해준다. ●할인조건 제휴업종 확인해야 신용카드 의료할인 서비스를 받으려면 할인율이나 포인트 적립률을 보기 전에 이용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드사 별로 월·연간 할인 한도를 정해두거나 전월 이용 실적 조건에 따라 할인받을 수 있는 혜택을 구분해 놨기 때문이다. 또 카드사에 따라 전국 모든 의료기관에서 혜택을 주는 카드가 있는 반면, 특정 제휴 병원에서만 사용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확인해 봐야 한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약값담합 병원·제약사 56곳 고발

    경제정의실천을위한시민연합(경실련)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실거래가 상환제도를 무시하고 서로 담합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 제약회사와 의료기관, 약국 등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대상은 동아제약, 중외제약, 한국노바티스, SK케미칼 등 12개 제약회사와 대구카톨릭대학병원, 단국대학교병원 등 44개 의료기관 및 약국 등 모두 56개 업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모닝 브리핑] 저소득층 치매노인에 약값 월3만원 지원

    내년 3월부터 치매에 걸린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정부가 한달에 3만원씩 약값을 지원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활발한 치매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울을 제외한 15개 시·도의 저소득층 노인들을 대상으로 치매 약제비를 보조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대상은 차상위 이하 60세 이상 노인으로, 5만 7000여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복지부는 내년 초까지 대상자 선정을 위한 소득 및 직장, 재산 기준과 구체적인 약제비 지급 방안을 마련, 내년 3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국정감사] 국감 인물 - 변웅전 보건복지위원장

    국회 국정감사 첫날인 5일에는 자유선진당 소속인 변웅전 보건복지가족위원장의 사회 솜씨가 돋보였다. 비결은 ‘칭찬’이다. 변 위원장은 이날 보건복지가족부에 대한 국감에서 질의 의원들을 소개할 때마다 특색있는 코멘트를 달았다. “다음은 우리 위원회의 여당 간사로, 기둥 역할을 해주시는 안홍준 의원님 순서입니다.”라는 식이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인천 계양에서 내리 3선 하신 송영길 의원은 그간 여러 차례 우수 국감의원으로 선정됐습니다.”라고 소개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에게는 “좌우명이 ‘매사에 최선을 다해 어떤 경우에도 아쉬움을 남기지 말자.’는 것입니다. 국감에서도 아쉬움 없는 질의를 부탁합니다.”라고 했다. 보통 호명(呼名) 정도로 끝나게 마련인 소개인지라 “의원 개인에 대한 관심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언급이다.”, “‘명(名)사회자’로 꼽혔던 방송인의 관록이 녹슬지 않았다.”는 평가가 돌아왔다. 답변하는 장관에게도 친절함을 보였다. “전재희 장관은 업무 능력이 탁월하고 추진력이 뛰어나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도 비판과 주문도 잊지 않았다. “약국마다 약값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소비자, 약국이 모두 불만이고 가격 불신만 생긴다.”며 ‘할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발기부전 치료제, 가격인하 바람 부나

    발기부전치료제 가격, 얼마나 내려갈까? 바이엘헬스케어(바이엘쉐링제약)는 자사의 발기부전치료제 ‘레비트라 10㎎’(성분명 바데나필)의 가격을 지난 1일부터 36% 인하해 판매를 시작했다.최근 한국얀센은 식약청으로부터 조루증 치료제인 ‘프릴리지’(성분명 다폭세틴) 시판허가를 얻어 이달 중순을 시판 개시일로 잡고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이에 따라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 관련 제약사들이 고육책으로 가격을 인하한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현재 레비트라는 고용량(20㎎)과 저용량(10㎎) 두 가지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데, 10㎎의 도매가격은 20㎎(1만 3000원선)의 약 80% 수준인 1만 1000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가격 인하로 소비자가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하는 레비트라 10㎎의 가격은 7700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다른 경쟁사들도 발기부전치료제 가격을 내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쟁 제품으로 용량이 비슷한 릴리사의 시알리스는 도매가 기준으로 20㎎이 약 1만 4000원 선, 10㎎은 1만 2000원 선으로 같은 용량의 레비트라에 비해 비싼 편이다. 비아그라도 용량이 다르긴 하지만 가장 적은 50㎎의 도매가가 9000원 선이어서 레비트라 10㎎보다 비싸지게 됐다. 그런가 하면 국내산인 자이데나의 도매가는 100㎎이 5400원 선, 200㎎가 9500원 선으로 아직은 외국산보다 싼 편이나 레비트라의 가격 인하로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됐다.바이엘헬스케어 관계자는 “그동안 약값이 부담돼 치료를 못 받거나, 20㎎ 제품을 나눠서 복용하던 환자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며 “레비트라의 인지도가 높아져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뉴스다큐 시선] 병상침대서 바라본 루게릭병 환자

    [뉴스다큐 시선] 병상침대서 바라본 루게릭병 환자

    사람들의 삶과 죽음 사이에는 인생이 있다. 갓 태어난 손자의 울음소리, 저녁때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는 된장찌개 같은 희로애락이 그 속에 녹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2000여명의 인생엔 오로지 고통만 있다. 정신은 멀쩡한데도 온몸이 마비되는 고통을 겪는 사람들, 자신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두눈 뜨고 지켜봐야 하는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환자가 그들이다. 루게릭병 환자의 사투와 사랑을 그린 김명민·하지원 주연의 영화 ‘내사랑 내곁에’가 24일 개봉하면서 루게릭병 환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루게릭병 환자 2명과 그 가족들을 만나봤다. 글 사진 동영상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침대 #1 나는 침대다. 세로 2m, 가로 1m. 한 사람이 눕기엔 나무랄 데 없다. 내 양옆엔 접이식 난간 두 개가 달려있다. 나는 서울 대조동의 한 단독주택에 놓여 있는 의료용 침대다. 내 주인 황인필(34)씨는 이곳에 8년째 누워 있다. 26살이던 2001년 10월 왼쪽 팔꿈치를 다쳐 병원에 갔다가 느닷없이 루게릭병 선고를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인필씨는 큰 제과회사 케이크부에서 케이크를 만드는 제빵사로 일하면서 여자친구와 알콩달콩 연애도 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이란성 쌍둥이 여동생을 비롯해 3남매의 맏아들로 엄마 생일마다 자신이 만든 케이크를 집에 갖고 오던 속 깊은 아들이기도 했다. 활동적이라 퇴근 후 취미생활로 격투기를 했는데, 운동을 하다 팔꿈치를 다쳐서 52일간 깁스를 한 것뿐이었다. 이상하게 두 번째와 세 번째 손가락이 저리기 시작했다. 정형외과에 갔더니 이런저런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자기공명영상(MRI)을 본 의사는 “이 병은 젊은 사람한테 오는 게 아닌데…”라며 머리를 내저었다. 인필씨의 어머니 이순자(62)씨는 지금도 이 순간을 회상할 때마다 꿈을 꾸는 것 같다고 했다. “2002년 3월 말 루게릭병이란 최종 ‘확진결과’가 나왔어요. 그럴 리가 없다고 병원 바닥에 앉아 울었어요. 오진이 확실하단 생각에 다른 병원으로 갔죠. 그해 5월, 다시 한번 루게릭병이란 얘기를 들었어요.” 22일 오전 7시30분. 어머니 이씨가 내게로 다가온다. 내 위에서 인필씨는 눈을 꿈뻑거리며 혀로 “딱, 딱” 소리를 낸다. 그게 인필씨가 엄마를 부르는 방법이다. 처음에 왼쪽 팔에서 시작된 마비는 2004년 왼쪽 다리를 거쳐 2006년 10월부터는 입과 혀까지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인필씨는 안정된 호흡을 위해 기관지 절개수술을 받아 그때부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달싹거리는 입술과 눈짓만 보고도 어머니 이씨는 인필씨가 뭘 원하는지 단박에 알아차린다. “TV 켜달라고? 이제 밥도 먹어야지.”라며 이씨는 인필씨의 얼굴을 쓰다듬는다. 어머니 이씨와 간병인은 하루종일 인필씨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오후 1시와 저녁 7시 밥 대신 특수 의료용 식품을 줘야 하고, 수시로 대소변을 받아내고 목에 낀 가래를 빼줘야 한다. 그나마 인필씨는 마비 속도가 더딘 편이다. 2001년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의사는 “환자들 평균 수명이 2.7년쯤 된다.”고 했다. 3년 뒤면 아들을 영영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어머니 이씨는 그 뒤 한두 달 동안은 밥도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고맙게도 인필씨는 8년이나 버텨줬다. 2002년 5월과 2004년 10월에는 일주일에 두 번씩 집 근처 재활병원을 다니면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2006년 8월 말에는 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처음으로 호흡곤란이 왔다. 그해 9월 재활병원에 아예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10월부터 전신에 마비가 와 스스로 호흡하지 못하는 지경이 됐다. 2007년 1월엔 기관지 절개수술을 받았다. 그때부터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집에서 생활한다. 나는 안다. 가족들이 없었더라면 인필씨는 내 위에서 이렇게 오래 머무르지 못했으리라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3총사 같이 꼭 붙어 다니던 여동생들은 오빠의 발병 소식을 듣자마자 “우리 둘 다 시집 안 가고 오빠 옆에 있겠다.”고 선언했다. 쌍둥이인 지연(34)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오빠 병간호를 하기 시작했다. 엄마를 대신해 97살 할머니의 식사와 빨래도 도맡아 했다. 허리가 아픈 아버지(70)와 어머니 대신 집안의 생활비와 오빠 약값을 책임지는 것은 지연씨와 손아래 동생 미연(31)씨의 몫이다. 오후 1시. TV에 나오는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인필씨가 입을 벌려 엄마에게 말한다. “엄마 화장해.” 누워있는 아들 때문에 너무 많이 늙어버린 엄마가 안쓰러웠을까. 인필씨는 가끔 엉뚱한 말을 꺼낸다. 어머니 이씨는 “너 나으면 엄마가 화장하지. 너만 나아 봐, 엄마가 화장만 하겠니.” 나는 이런 장면을 하루에도 몇 번씩 본다. 도저히 희망을 말할 수 없는 곳에서 어머니 이씨가 ‘너 나으면’이라고 희망을 얘기하는 장면을. “소원이요? 하나밖에 없죠. 기적이 일어나서, 치료약이 개발돼서 우리 인필이가 일어나는 거죠.” 그때 인필씨가 더듬더듬 입술을 떼었다. “나 너무 아파서,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루게릭병으로) 안 아팠으면 좋겠어요. 내 옆에 있어준 친구 용선이하고 재활병원 홍승표 팀장님 이름도 신문에 실어주면 좋겠어요.” 침대 #2 나는 인천 용현동의 한 아파트에 놓여있는 침대다. 나는 2005년 10월부터 내 주인 부영옥(67·여)씨와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어느날 갑자기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독감예방주사를 맞았는데 가래가 끊이지 않고 계속 기침을 하는 등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그래봤자 독감 정도일 거라고 딸 조은희(35)씨는 생각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병원에서는 “오늘 당장 입원하라. 언제 호흡곤란이 올지 모른다.”고 했다. 할머니가 루게릭병에 걸렸다는 거다. 은희씨는 난생 처음 듣는 ‘루게릭병’이 무슨 말인지 몰라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모니터에 나오는 루게릭병의 전조 증상은, 부씨가 그해 봄부터 보이던 증상과 완전히 똑같았다. 음식을 먹으면 잘 흘렸고 엉뚱한 곳에서 히죽히죽 웃어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대뇌 신경세포가 파괴되고 입과 혀에 마비가 오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는 것이다. 은희씨는 “내가 조금만 일찍 알았어도 마비가 덜 빨리 왔을텐데…”라며 자주 가슴을 친다. 그런 은희씨를 바라보는 게 안쓰럽기 그지 없다. 내 주인 부씨는 나이도 많은 편이고 폐렴도 자주 걸려 마비 속도가 빨랐다. 발병 4개월 만에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는 신세가 됐다. 2006년 가을에는 전신마비가 왔고 지난해 10월부터는 눈 깜박임도 없었다. 운영하던 제과점을 그만두고 중국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은희씨는 짐도 미처 챙기지 못하고 황망히 귀국해 엄마를 돌보기 시작했다. “넌 시집가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엄마 옆에 있어.”라면서 4자매 중 막내인 은희씨를 끔찍이 예뻐했던 엄마 부씨였다. 1983년부터 운전면허를 따서 자동차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던 활달한 성격의 엄마가 서서히 온 몸이 마비되어 가는 것을 바라봐야 하는 딸 은희씨의 마음은 헤어날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중국에 가 있던 은희씨를 내내 그리워했다는 엄마 부씨가 간신히 입을 떼 말했다. “몸은 아파도 네가 옆에 있으니 좋다. 어디 가지 마.” 은희씨는 결심했다. 내가 엄마를 끝까지 모시겠다고. 그때부터 4년간 응급실-중환자실-일반병실-퇴원을 반복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1년에 절반은 병원, 절반은 집에 머물렀다. 은희씨는 오전 6시30분에 일어나 부씨의 소변을 받아내고 의료용 유동식을 공급한다. 세 끼 식사에 매 시간 혈압, 체온, 소변량 등을 기록용지에 적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40년간 당뇨병을 앓아오던 은희씨의 아버지까지 쓰러졌다. 그래서 은희씨는 속으로 결심했다. 결혼 같은 건 하지 말자고. 어차피 병든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오지도 않을 거라고. 결심은 그렇게 했지만 혼자 몸으로 부모님 두 분을 보살피는 것은 녹록지 않았다. 속으로 눈물을 흘리는 나날이 늘어갔다. 지난해 9월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 박동진(40)씨를 만났다. 동진씨는 “첫눈에 반하진 않았지만 부모님을 극진히 모시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고 했다. 둘은 연애를 시작했다. 남들처럼 영화보러 가고 교외로 나들이 나가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동진씨가 병원으로 찾아오면 둘이 나가 자판기 커피 한 잔 마시고 얘기 조금 하다가 은희씨를 집으로 데려다 주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12월 크리스마스 이브 동진씨는 용기를 내 작은 반지를 준비했다. 근사한 곳에서 프러포즈를 하려 했지만 길이 막혀 두 시간 만에 돌아왔다. 외출하고 두 시간이 지나면 은희씨는 온통 마음이 병원으로 쏠린다. 결국 다음날인 크리스마스날 “우리 같이 살자.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라는 말로 은희씨의 마음을 얻어냈다. “혼자 하던 걸 이젠 둘이 하는데 뭐가 힘드냐.”는 말은 이제 은희씨의 입버릇이 됐다. 지난달 7일 어머니 부씨가 호흡곤란으로 인해 급기야 뇌사 상태에 빠졌을 때도 남편이 옆에 없었더라면 도저히 견뎌낼 수 없었을 터다. 나이가 많아 불임을 걱정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지난 4월 임신을 확인했다. 임신 5개월째의 무거운 몸으로 병간호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엄마에게 아기 얼굴을 꼭 보여주리라는 희망으로 은희씨는 하루를 살아낸다. “지금도 제 배에 엄마 손을 갖다 대면 가끔 턱을 부르르 떨면서 반응을 하세요. 희망이 있는 한 불치병은 없대요. 엄마가 눈을 뜰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라며 은희씨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 루게릭병은 온몸 근육 서서히 위축·마비 호흡근 마비로 수년내 사망 루게릭병(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은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되는 질환으로 사지가 서서히 위축·마비되면서 결국 호흡근 마비로 수년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질병이다. 1941년 이 병으로 사망한 미국의 유명한 프로야구 선수 루게릭(Henry Louis Gehrig)의 이름을 따 루게릭병으로 불리게 됐다. 인구 10만명에 1.5~2명에게서 발병하는 루게릭병은 60~80대에서 주로 발병하고 남성이 여성에 비해 1.5배가량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0~3000명의 환자가 있다고 한다. 루게릭병의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신경영양인자 결핍설, 글루타민산 과잉설, 유전설, 환경적 독소의 작용 등 여러 가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 따라서 치료제도 아직은 개발돼 있지 않다. 시중에 나와 있는 릴루텍(Riluzole)은 생존 기간을 수개월 정도 연장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삶의 질을 개선하거나 근력을 회복시키는 데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루게릭병 환자의 수명은 평균 3~4년이지만 10% 정도는 증상이 점차 좋아지는 양성 경과를 보이며 10년 이상 생존하기도 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스티븐 호킹 박사는 1963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도 수십 년째 활발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루게릭병 환자와 가족들이 가장 고통받는 것은 간병인 문제다. 간병인 바우처제도나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지원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24시간 환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루게릭병의 특성상 전문적인 간병인이 절실하다. 한국ALS협회 회장인 이광우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병이 생기면 환자를 돌보느라 가정마저 황폐해져 버린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루게릭 환자들을 위한 전문 요양소 설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도움주실 분 ●황인필 국민은행 024-21-0738-345 ●조은희 하나은행 8479100-36-17407
  •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가격 14% 인하 유예

    15일부터 시행하려던 백혈병치료제 ‘글리벡’ 가격인하에 제동이 걸렸다.14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1일 ‘글리벡’의 약가 인하 고시 시행을 일단 유예해 달라는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수용했다. 글리벡은 백혈병 환자가 평생 먹어야 하는 치료제로, 한 사람에게 투입되는 약품비가 월 276만 5000원이 넘는다. 지난해 신청된 글리벡 약값은 총 677억원에 달한다. 환자와 시민사회단체가 약값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했고, 지난 6월 복지부장관이 약값 인하를 최초로 직권 조정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설] 치솟는 생활물가 선제 대응 절실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추석 장바구니 물가를 점검하고 관계 장관들에게 과감한 물가대책을 주문했다고 한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 (서민들에게) 고통으로 다가와서야 되겠느냐.”는 이 대통령의 말처럼 지금 서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생활물가로 인해 지갑을 열기가 무서운 게 현실이다. 당장 먹고 마실 식음료품은 올 들어 9.5%가 뛰었다. 두 배 가까이 폭등한 품목도 수두룩하다. 병원비와 약값 등 의료비에 지출한 돈도 10%나 더 늘었다. 이 바람에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음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인 엥겔계수는 지난해보다 0.8%포인트 상승하며 12.5%를 기록, 2001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부 당국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지난 8월 말까지 3%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가하고 교묘한 얘기다. 정부가 말한 물가상승률이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한 수치다. 한데 지난해 상반기 물가가 어떠했는가. 4.3%가 치솟았다. 재작년 하반기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1년을 놓고 보면 소비자물가가 5.5%나 올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6번째로 물가가 많이 오른 시점이다. 집권 초반 1년 반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따진다면 김영삼 정부 이후 현 정부 들어 가장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통계치도 있다. 3% 운운하는 눈가림식 통계발표야말로 서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어제 21개 품목을 집중 관리하는 등의 ‘추석물가안정대책’을 내놓았으나 서민의 생계 안정에는 턱없이 미흡하다고 본다. 단기적 공급 확대는 미봉책일 뿐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을 맞아 국제 원자재 가격과 식료품 가격이 언제든 다시 뛸 공산이 큰 시점이다. 보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책이 요구된다. 서민들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즉 경기 침체 속 인플레이션의 한복판에 놓여 있음을, 입만 열면 친서민을 외치는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
  • [2030] 직장인 여름 휴가 후유증 & 극복기

    [2030] 직장인 여름 휴가 후유증 & 극복기

    여름휴가가 끝났다. 일상으로 돌아온 직장인들의 눈꺼풀은 자꾸만 감기고 정신은 멍하다. 아직도 짜릿하고 달콤했던 휴가의 기억을 부여잡고 놓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2030 직장인들의 휴가 후유증과 극복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여름 입사한 은행원 정모(30)씨는 극심한 휴가 후유증을 앓고 있다. 시차적응이 안 된다거나 휴식을 끝낸 뒤 밀려드는 무기력증 혹은 우울증이 아니다. 김씨를 괴롭히는 건 좀 더 현실적인 문제다. 바로 바닥난 통장이다. 졸업 후 1년 넘게 취업준비를 하다가 뒤늦게 회사에 들어간 김씨는 올해 제대로 된 휴가를 처음으로 떠났던 터라 계획도 거창하게 세웠다. 가난한 백수생활 내내 자신을 지켜준 대학생 여자친구에게 ‘호화여행’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다. 호주로 떠난 5박6일 간의 여행에서 김씨와 여자친구는 최고급 호텔에 머물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오랜만에 나온 해외인 만큼 부모님과 가족들, 친구들에게 줄 선물도 한아름 준비했다. 문제는 뒷감당이었다. 휴가비용을 500만원 넘게 쓴 탓에 넉넉했던 김씨의 통장 잔고는 어느덧 바닥을 드러냈다. 휴가는 끝났지만 9, 10월에 이어질 경조사가 걱정이었다. 결혼을 앞둔 친구만 5명이 넘었고 두 달 전부터 선물타령을 시작한 쌍둥이 조카 녀석의 생일도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김씨는 하는 수 없이 지난 주말부터 과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연일 이어지는 격무에 주말만이라도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돈 들어갈 일을 생각하면 넋놓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처음 맞는 휴가라 너무 계획 없이 돈을 쓴 것 같다. 앞으로 3개월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달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김모(27)씨는 요즘 ‘이중고’를 겪고 있다. 휴가지였던 프랑스 파리의 모습이 하루에도 몇번씩 떠올라 업무에 집중이 안 될뿐더러 얼마 전 날아온 신용카드대금 청구서에 찍힌 액수만 생각하면 심란하다. ‘쇼핑 천국’인 파리에서 기분에 취해 이것저것 산 것이 화근이었다. 7월엔 샹젤리제 거리를 비롯한 파리 대부분 지역에서 빅 세일을 하는 탓에 이것저것 사다보니 쇼핑비만 100만원을 훌쩍 넘겼다. 이 때문에 김씨는 요즘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다. 김씨는 “지난달 큰 프로젝트를 끝내놓고 몸도 마음도 지쳐버려서 쉬고 싶은 마음에 무조건 휴가를 내고 떠난 거였거든요. 휴가를 다녀오면 기분전환도 되니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다녀오고 나니 달콤한 휴식의 추억 때문에 더 일하기가 싫어지네요. 평소의 두 배가 넘는 카드 대금도 골칫거리고요.”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런 힘든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김씨가 찾아낸 방법은 추억을 회상하며 인터넷 블로그에 여행사진을 올리는 것. 사진을 정리하면서 좋았던 기억을 회상하고 기분전환도 꾀하기 위함이다. 김씨는 “퇴근하자마자 블로그에 사진을 업데이트한다. 그러다 보면 그때의 분위기, 날씨, 기분이 고스란히 느껴져 우울한 기분이 풀린다.”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공무원 박모(29)씨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휴가 후유증을 극복했다. 친구들과 주말을 이용해 짧은 휴가를 한번 더 다녀온 것. 박씨는 “얼마 전에 친구들끼리 저녁을 먹으면서 휴가를 다시 한 번 가고 싶다는 얘기가 나온 적이 있는데 그때 내가 ‘그럼 더 다녀오지 뭐.’라고 바람을 넣어서 지난 주말 2박3일 일정으로 강원 인제 내린천에 짧은 휴가를 한 번 더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즉흥적인 제안이라 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않았지만 펜션 예약을 하고 나니 나머지는 힘들이지 않고 해결됐다고 한다. 대학 친구 4명과 함께 승용차 한 대를 몰고 가 고기를 구워먹고, 물놀이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물론 정기휴가 때처럼 느긋하고 여유롭게 휴식을 취한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계기는 됐다. “스트레스에 마냥 시달릴 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 이리저리 궁리하는 게 더 나은 방법 같다.”며 박씨는 웃었다. 지난해 겨울, 은행에 입사해 올 여름 생애 첫 휴가를 다녀온 장모(30)씨의 휴가 후유증 극복 비법은 ‘내년 휴가 계획 세우기’다. 장씨는 이달 초 남도 일대 사찰 5개를 둘러봤다. 송광사, 화엄사, 내소사 등 명승지를 두루 훑어본 그는 알짜배기 휴가였다며 회사에 자랑하고 다녔다. 하지만 그 역시 휴가 후유증을 피해갈 수 없었다. 고심 끝에 장씨가 내놓은 해결책은 ‘2010년 휴가계획 먼저 짜기’였다. “준비는 아무리 일찍 해도 늦지 않잖아요. 내년 휴가 땐 어디에서 무엇을 할지 미리 계획을 짜놓는 거죠. 상상만 하고 있어도 마음이 흐뭇해져서 휴가가 끝났다는 우울함을 날려버릴 수 있어요.”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근사하게 만든 휴가계획서 파일을 컴퓨터 바탕화면에 저장해두고 짬날 때마다 들여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는 일본 사찰 답사와 티베트 고지 트레킹을 생각하고 있다. 제주 올레길 탐방도 선택지 가운데 하나다. 장씨는 고즈넉한 사찰에서 녹차 한 잔을 마시고, 땀 흘리며 길을 걷다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을 자신을 상상하면 일하는 것도 즐거워진다고 전했다. 회사원 하모(33)씨도 마찬가지다. 3주 전 태국 푸껫으로 다녀온 휴가가 아직도 잊히지 않아 우울하다는 하씨는 요즘 퇴근 후에 내년도 휴가 계획을 짜고 있다. 올해의 경험을 밑바탕 삼아 ‘청출어람’ 휴가를 계획 중이다. “동남아시아로 휴가를 떠난 건 올해가 처음이었는데 다녀보니 꽤 괜찮았던 것 같아요. 내년에는 필리핀에 도전해보려고 해요. 올해 휴가계획을 짜면서 모르는 게 참 많았는데, 이제 한 번 해봤으니 내년에는 호텔이나 비행기를 훨씬 좋은 조건으로 예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년 계획을 짜면서 여행사 사이트에 들락거리고 인터넷 카페에서 정보도 얻다 보면, 다시 한 번 여행을 가는 기분이 나서 설레요.”라며 벌써부터 들떴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3년차 직장인 박모(32·여)씨는 지난달 말 뉴질랜드로 휴가를 다녀왔다. 뉴질랜드와 한국의 시차는 3시간밖에 나지 않지만 3주 가까이 여독이 풀리지 않은 탓에 한낮에도 꾸벅꾸벅 졸기 일쑤다. 보름 뒤에 있을 계약을 앞두고 김씨의 부서는 최종 프레젠테이션 준비에 한창이지만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라 좀처럼 집중하기 어렵다. “밤에 술을 마시고 일찍 잠들어보라.”는 동료들의 조언을 따라 저녁식사와 함께 와인 한 병을 혼자 마시고 잠을 청해보기도 했지만 다음날 더한 피로가 찾아올 뿐이었다. 아침에는 집 근처 공원을 1시간 동안 달리고 사우나에서 땀도 빼 봤지만 이 또한 효과가 없었다. 결국 ‘약’의 힘을 빌리기로 한 박씨는 퇴근 뒤 매일같이 홈쇼핑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피로회복 효과가 있는 비타민 제품만 나오면 구매 전화를 돌리기 바쁘다. 사흘 동안 비타민 구입비용에 쓴 돈만 30만원 정도.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는 혀를 끌끌 차지만 매일 피로에 지쳐 있는 남편이 안쓰러워 핀잔을 주지는 못한다. 박씨는 “이러다 약값이 휴가비용만큼 들겠어요. 병이라도 걸린 건 아닌지 걱정되네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4년차 직장인 이모(29·여)씨는 올 여름 2년만에 꿀맛 같은 휴가를 다녀왔다. 지난해 이맘때 직장을 옮기는 바람에 휴가를 제대로 가지 못했던 것. 때문에 올해 맘먹고 5일 정기휴가를 내고 앞뒤 주말까지 붙여 9일 일정으로 해외여행을 떠났다. 체코 프라하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보낸 7월 마지막 주는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사무실로 복귀하니 예기치 않은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불면증과 무기력증이다. 한국보다 9시간 느린 유럽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오니 시차 극복이 여간 어렵지 않았다. 특히 푹푹 찌는 서울 날씨 때문에 업무시간에도 몸이 축 늘어져 좀체 기운을 차릴 수 없었다. 일해야 할 낮에는 머리가 몽롱하고 밤이 될수록 정신이 맑아졌다. 열흘 넘게 프라하 야경이 눈앞에 어른거려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만사가 심드렁해질 무렵 그는 일상으로 돌아갈 결심을 했다. 인터넷을 뒤적여 여행 전문블로거의 ‘시차적응 극복기’를 참고했다. 이씨는 저녁에 퇴근하자마자 미지근한 물에 몸을 담가 반신욕을 하고 숙면에 좋다는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셨다. 그리고 틈틈이 휴가의 추억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는 “유럽에서 찍은 사진을 컴퓨터 폴더에 정리하면서 휴가일기를 썼어요. 소소한 여행 추억들을 다시 꺼내보면서 마음 정리도 하기 위해서였죠.”라고 말했다. 이씨는 휴가 다녀온 지 보름이 지나자 화려하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오달란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롯데 초강수’ 정수근 결국 퇴출 판피린걸·뽀삐도 성형 해운대 달맞이길이 왜 문텐로드? 장마저축·펀드 올해까지만 납입 강남 고급음식점 카드깡 성행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Q)약국에서 조제한 약만 의료보험이 되고 낱알은 안 된다는데 정말인가? A)현행 약사법에는 누구든 제조 및 수입업자가 봉함한 의약품의 용기나 포장을 개봉해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의약품 오남용 차단 및 약화사고 예방, 약제비 절감 등을 위해 의사는 전문·일반의약품을 처방하고, 약사는 처방전에 의해서만 조제해야 한다. 단, 일반의약품은 약사가 판매하나 이 경우 보험급여 대상이 아니어서 약값은 전액 본인 부담이다.
  • 전단지 붙이면 유죄, 나눠주면 무죄

    전단지 붙이면 유죄, 나눠주면 무죄

    지난달 초 서울중앙지법 408호 법정. 피고인석에 선 30대 남성 A씨가 머리를 조아리며 “죄가 되는 줄 몰랐다.”고 하소연을 했다. A씨는 길거리에서 음식점 광고 전단지를 나눠주다가 경찰에 단속돼 즉결심판에 회부됐다. 재판부는 “어머니의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나섰다.”는 A씨의 사정을 참작해 벌금 3만원을 선고했다. A씨처럼 전단지를 뿌리다가 즉결심판정까지 오게 되는 사례는 최근 경찰 단속이 심해지면서 부쩍 늘었다. 그런데 법원이 이런 경찰의 관행적 단속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즉결심판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17∼21단독 재판부는 지난달 14일 관할 경찰서 13곳에 “전단지를 단순 배포하는 행위는 단속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훈방 조치하라.”고 권고했다. 1주일 동안의 유예 기간을 주고, 그 사이 들어오는 사건은 모두 무죄 판결했다. 이유는 법리 검토 결과 전단지 단순 배포 행위를 처벌대상으로 보기 힘들다는 것. 경범죄처벌법 1조는 ‘광고물 무단 첩부’와 ‘청객행위’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전단지 등을 붙이거나 거는 행위, 여러사람이 다니는 곳에서 떠들썩하게 손님을 부른 행위를 처벌한다는 의미라 전단지를 조용히 나눠주는 것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 청소년보호법에도 벽보·전단지 게재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이 있지만, 이는 불법 안마시술소 광고처럼 청소년에게 유해한 광고물일 경우만 해당된다. 법원이 이처럼 법리검토를 다시 하게 된 이유는 경찰이 지난해부터 ‘기초질서확립 계획’을 수립하고 단속을 강화하면서 적발 건수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경찰은 집회 현장에서 관련 유인물을 나눠주는 참가자까지 경범죄 위반으로 입건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리베이트 약’ 최대 20% 가격 인하

    보건복지가족부는 다음달부터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유통질서를 어지럽힌 제약사의 해당 의약품의 건강보험 약값을 인하한다고 30일 밝혔다.이번 제도는 환자와 건강보험 재정에 손해를 입히는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의약품 유통질서 문란행위가 적발된 제약사의 의약품은 리베이트 금액의 비율에 따라 최대 20%의 약값이 인하된다. 1년 안에 같은 제품이 또다시 불공정 행위로 적발되면 추가로 최대 30%까지 약값이 깎인다. 유통질서 문란 행위의 기준은 최근 국내외 제약업계가 공동으로 마련한 ‘의약품 투명거래를 위한 자율 협약’이 적용된다. 이를 벗어나는 과도한 물품, 식대, 학회 지원 등은 리베이트로 간주된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의사에 10만원대 식사는 리베이트

    다음달 1일부터 제약사 영업사원이 의사에게 한 끼 10만원이 넘는 식사를 제공하면 리베이트로 간주된다. 한국제약협회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는 28일 리베이트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의약품 투명거래를 위한 자율협약’을 확정하고 보건복지가족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제약업계가 자율협약을 마련한 이유는 다음달 1일부터 리베이트가 적발된 의약품의 가격을 20% 인하할 수 있도록 한 ‘국민건강보험요양급여기준에 관한 규칙’ 시행을 앞두고 리베이트 정의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투명거래협약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의사 1인당 식사비가 10만원이 넘으면 리베이트로 간주된다. 또 법인 명의로 내는 경조사비도 20만원을 넘지 않도록 했다. 해외학회 지원은 공인된 학회나 학술단체로부터 인정을 받은 학술대회에 한해 발표자나 좌장 등만 가능하도록 했다. 일부 다국적제약사가 국내 법인의 회계 처리에 반영되지 않도록 본사 차원에서 진행하던 여행 형태의 제품설명회도 열 수 없게 된다. 의약품 납품과 직접적 연관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병원 발전기금’ 등 각종 기부금도 각 협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해 투명성을 높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신속하게 투명거래협약을 승인해 다음달 1일부터 리베이트 의약품 가격 인하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오바마씨 빨간 약 드세요”

     24일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투브에 갑작스레 키애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 ‘매트릭스’가 인기 검색어로 등장했다.  무슨 연유인가 싶어 댓글들을 살펴보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때문이었다.22일 밤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부유층 소득세 인상 등의 방법으로 건강보험 개혁을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하면서 매트릭스의 명장면을 인용했던 것.    오바마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만약 여기 붉은색 약과 파란색 약이 있고 파란색 약 값이 붉은색 약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데다 잘 듣는다면 왜 약값을 절반만 들어가게 하지 않겠나?”    영화에선 로렌스 피시번이 리브스에게 두 손에 각각 붉은색과 푸른색 약을 쥔 채 펼쳐 보여주며 “붉은색 약을 먹으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게 만들고 파란색 약을 먹으면 계속 환상의 세계에 머무르게 한다.”며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매트릭스’의 명장면을 빗대 말한 것이라고 추정한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그가 연설하기 직전 파란색 약을 삼킨 것으로 보인다고 비꼬았다.  왜냐하면 그가 건강보험 개혁에 관한 국민들의 불안과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의료 서비스 내용이 제한을 받거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하면서도 “재정적자를 늘리거나 중산층의 부담이 가중되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보장을 제공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입안될 경우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의회는 의회대로 하원과 상원의 의견 조율도 이뤄지지 않는 데다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도 조율이 안 되는데 이런 매트릭스가 가능하겠느냐고 꼬집은 것이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인들이 자신의 건강보험 개혁 제안에 대해 갖고 있는 우려 가운데 딱 한가지에 대해 명확히 얘기하지 않았다며 현실로부터 유리된 현란한 수사로는 대중들의 지지를 갈수록 엷어지게 만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약값이 두 배로 나가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은 붉은색 약을 먹을 필요가 있다고 빈정거렸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중산층 두껍게] 희망 잃은 빈곤층 2인 인터뷰

    [중산층 두껍게] 희망 잃은 빈곤층 2인 인터뷰

    “게으르니까 가난한 거라고요? 잘살려고 노력할수록 가난해지더군요.” 인터뷰를 위해 만난 빈곤층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먹고 살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가난의 질곡은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다. 한국전쟁 때 빈 손으로 남하한 뒤 돈 없고 배운 것 없어 평생 가난하게 살아온 한 모자와, 영세자영업자로 일하면서 생긴 빚으로 파산하고 만 한 가장의 사연을 통해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빈곤층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 두평 쪽방살이 80대 할머니 김씨 “월수 70만원… 아들 약값에 돈 다써” 서울 후암동의 김순애(81)씨와 김수용(49)씨 모자는 한 달에 25만원을 주고 두 평 남짓한 쪽방에서 산다. 10년 전만 해도 같은 동네의 4평짜리 방에서 살았다. 하지만 아들 김씨가 7년 전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하다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평수를 절반이나 줄여 이사할 수밖에 없었다. 모자는 기초생활보호생활자로 등록돼 동사무소에서 각각 40만원, 30만원을 받아 생활한다. 다른 수입원은 없다. 얼마 전까지는 어머니 김씨가 리어카를 끌고 폐지와 빈 병을 주워 용돈벌이를 했지만 구청에서 나온 감시관에게 적발돼 수급비를 깎일 뻔한 일을 겪고는 그만두었다. 한 달에 70만원을 받아 방값 25만원, 아들 약값 20만원, 생활비 20만원을 쓰고 나면 남는 돈은 거의 없다. 어머니는 틈만 나면 “아들이 사고가 난 뒤 병원비가 없어 MRI(자기공명 단층 촬영장치) 한번 제대로 찍어보질 못했어. 아직 젊은데 어쩌면 좋아.”라며 아들을 걱정했다. 그렇다고 단 하루도 게을리 보내본 적은 없었다. 어머니는 전쟁이 끝나고 영등포역 뒤 영일동 판잣집에 자리를 잡았다. ‘가난해서 걸리는 병’인 장티푸스와 콜레라로 아들 넷을 모두 잃고 막내 하나만 겨우 살렸다. 그 막내는 돈이 없어 중학교 1학년을 자퇴하고 신문배달을 하면서 돈을 벌었다. 16살부터는 공사판을 다니며 어깨 너머로 전기 기술을 배웠다. 80년대 개발붐을 타고 한강 둔치 건설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 뒤로 일용직을 전전했으므로 4대 보험이나 정년 등은 꿈도 못 꿨다. 어머니 김씨는 “평생 번 돈은 약값으로 다 들어갔다. 만날 아들하고 둘이서 방 안에만 있어 혹시 나가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그 병원비는 또 누가 내나 싶어서…”라며 한숨을 쉬었다.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모자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기만 한다. 얼마 전 한 봉사단체가 밥솥을 줘서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게 됐고 집 근처 교회에서 일주일에 두 번 반찬을, 한 달에 한 번 쌀을 갖다줘서 생활에 큰 보탬이 된다. 그러나 시장에 나갈 때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는 물가 때문에 한숨만 는다. 아들 김씨는 “반찬값이 점점 올라서 시장에 가기가 무서울 정도예요. 파도 한 단에 3000원이나 하더라고요. 요즘엔 파를 한 번 사서 잘라둔 다음에 나눠 먹어요.”라며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 20여년 직업 전전 장애인 최씨 “5000만원 빚이 두배로… 파산도 못해” 서울 성동구에 사는 최모(50)씨는 ‘만세’를 부르기 일보 직전이다. 채권추심에 시달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만세’는 곧 파산을 일컫는 말이다. 20여년 동안 과일노점상, 전파상, 초고속 인터넷 대리점 등 안 해본 일이 없는데 희한하게 일을 할수록 빚만 쌓였다. 9년 전 동업하던 친구가 먼저 ‘만세’를 부르고 난 뒤 빚 2000만원이 생겼다. 그걸 갚지 못해 대여섯 개의 카드를 가지고 돌려막기를 하다가 결국 사단이 난 것이다. 3살 때 뇌성마비를 앓아 몸이 불편한 최씨는 고등학교 전자과를 나와 1985년 조그만 전파사를 차렸다. 2년간 그럭저럭 입에 풀칠은 했지만 대기업이 애프터서비스망을 본격적으로 구축하면서 조그만 전파사는 고객을 한꺼번에 잃게 됐다. 12년 전 한 중소 보일러회사에 들어갔지만 학력도 낮고 장애인인 최씨에게 승진의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5년간 다니다 과일 노점상으로 나섰다. 과일은 빨리 팔지 않으면 썩어서 내버리는 물건이라 재고관리에 신경을 써야 했지만 처음 장사를 해보는 최씨는 요령을 전혀 몰랐다. 모아둔 돈을 까먹고 나서 1998년 친구와 함께 초고속 인터넷 대리점을 열었다. 인터넷이 전국에 막 깔리기 시작한 때라 가입에 두세 달이 걸렸고 설치가 안 되는 지역도 많았다. 당연히 최씨의 수중에 들어오는 돈이 있을 리 없었다. 그러던 중 친구가 신용유의자가 되자 최씨의 빚을 끌어안았다. 순식간에 빚 2000만원이 생겼다. 이듬해부터 카드 돌려막기를 했다. 2003년 카드대란이 오기 전까지는 아무에게나 마구 카드를 발급해주던 때라 간신히 터져나오는 빚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오래 못갔다. 2003년 최씨와 그의 아내는 신용유의자가 됐다. 최씨는 “그저 열심히 일해 가족들하고 먹고 살려고 한 것밖엔 없는데 신용유의자의 나락에 떨어져 버렸다.”며 울먹였다. 그는 “빚 원금이 5000만원이었는데 얼마 전 파산신청을 하려고 계산해보니 1억원이 됐다. 그동안 파산할 돈이 없어 파산도 못하고 있었다.”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과 파산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중복처방 약값 새달부터 전액 본인부담

    8월부터 여러 병원을 다니며 같은 약을 중복 처방 받으면 약값 전액을 본인이 내야 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9일 건강보험 환자가 3곳 이상의 병원에서 동일한 성분의 약을 중복으로 처방받을 경우 약제비를 환수토록 하는 법령을 마련, 8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이와 같은 기준이 제정된 후 환자가 중복처방을 2회까지 받으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환자에게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안내를 하게 된다. 3회 이상이 되면 중복된 약제비 중 공단부담금이 환수돼 위반자는 약값 전액을 부담하게 된다.이는 약물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약품을 불법으로 재판매하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복지부에 따르면 72세 김모씨는 지난 2006년 1월부터 5월까지 서로 다른 42개 의료기관에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프로스카정’을 총 4200일 분량이나 처방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006년 하반기 6개월간 동일성분 중복투약 건 수는 총 67만 8165건이었으며, 200일 이상 처방받은 건수만도 355건에 달했다. 이로 인해 낭비되는 비용은 건 당 5780원, 총 39억 2000만원에 육박했다.복지부 관계자는 “의약품 중복처방으로 발생하는 보험재정 손실이 연간 약 90억원에 달한다.”면서 “중복투약은 환자의 건강을 해치고 약물중독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정책진단] 리베이트 규모 매년 급증

    [정책진단] 리베이트 규모 매년 급증

    의약품 리베이트의 가장 큰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온다. 리베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약값을 적정 수준으로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 의약품 리베이트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정확하게 통계로 밝혀내기는 어렵지만 1999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에 비춰 검은 뒷거래에 사용되는 금액은 1조~2조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의약분업 이전인 1999년 경실련이 전국 200개 제약사와 의약품 도매상 130곳, 약국 70곳, 병원 70곳 등 400개 기관을 설문·방문 조사한 결과 국내 의약품 리베이트 규모는 연간 9069억원으로 추정됐다.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는 단 10개 제약사가 골프접대, 세미나 지원 등으로 뿌린 리베이트가 5200억원, 소비자 피해는 2조 1800억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당시 조사에서 제약사들은 매출액의 20%를 리베이트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에서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35.2%로, 일반 제조업 평균(12.2%)의 세 배에 이르렀다. 지난해 보건산업진흥원 조사에서 일부 기업은 판매관리로 전체 매출액의 50%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의약품 총 생산액이 13조 7636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가운데 리베이트로 20%만 쓰여도 2조원이 넘는 액수가 나온다. 복제약(제네릭) 위주의 기형적인 국내 제약시장 형태와 중·소형 제약사의 난립은 리베이트 규모가 매년 늘어나는 한가지 원인이 되고 있다. 의사에게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약을 처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제약사가 리베이트에 기대는 사례가 빈번하다. 신약개발조합 이강추 회장은 “정부가 신약개발 촉진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신약 상용화 촉진을 위한 지속적인 예산지원이 가능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연출·연기 직접하며 이방인 설움 훌훌~

    연출·연기 직접하며 이방인 설움 훌훌~

    지난 6일 오전 서울 구로아트밸리 소강당. 여성 10여명이 아이처럼 이리저리 오가며 소리쳤다. 신나게 게임을 즐기는가 싶더니 어느새 서너명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이들은 최근 수년간 한국으로 이주해온 외국인 여성들. 20, 30대의 가정주부들로 낯선 한국에서 겪어온 마음의 상처를 눈물로 털어냈다. 중국출신 이수화(36)씨는 “낯선 곳에 처음 와 남편과 시장을 나갔다가 언어 때문에 큰 불편을 겪었다.”면서 “이후 두달 동안 집 밖에 나가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주변에 머물며 언제나 이방인 취급을 받아왔던 이주여성들이 작은 반란을 꿈꾼다. 연극공연을 통해 각박한 한국생활의 상처를 털어내고 삶의 모습을 스스로 바꾸겠다는 다짐이다. ●올해 2회째… 12일 구로아트밸리서 구로구와 구로문화재단, 극단 마실은 이주여성을 위한 연극 ‘내마음에 물주기’를 12일 오후 6시 구로아트밸리 소강당 무대에 올린다. 이주여성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으며 연기까지 하는 일종의 역할극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연극의 배역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주여성 8명이 나눠 맡았다. 한국인 주부 서너명도 자원봉사 차원에서 동참했다. 연극 내마음에 물주기의 부제는 ‘까오싱위의 비밀상자’. 2년 전 중국에서 시집온 까오싱위가 한국에서 살아가며 겪는 팍팍한 삶을 다뤘다. 까오싱위는 남편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고민하면서도 회사에 취직해 삶을 꾸리려는 진취적 여성이다. 그녀의 비밀상자에는 눈물 어린 어머니의 약값, 자전거 여행의 추억, 고향의 울창한 숲 등 다양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다. 연극에 참여한 한 여성은 명절 때 만두 속에 동전을 넣어먹는 중국 풍속을 얘기하다 “가족들이 부르는 것 같다.”며 흐느껴 울기도 했다. 중국인 귀화여성의 얘기를 다룬 만큼 올해 연극은 모두 중국 출신 여성들로 채워졌다. 지난해 말 다른 주제로 올려진 첫 공연에는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등 다양한 국적의 이주여성들이 참여했다. ●마음의 상처 치유해 주인공을 맡은 이영월(33·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어학교실에 다니다 극단측이 연극에 참여하지 않겠냐고 권유해 함께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5년 전 중국 톈진에서 회사 친구 소개로 만난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이주해 왔다. 그녀는 “사람들이 중국에서 왔다고 하면 ‘돈 많이 벌었냐.’고 냉소적으로 바라볼 때 가끔 속이 상한다.”며 “5살된 딸 아이는 한국어가 다소 서툴지만 잘 적응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진행되는 연극연습을 거르지 않아 동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애초 함께 시작했던 이주여성 중 일부는 남편과 시댁 등의 반대 등으로 꿈을 접어야했다. 이들 이주여성들은 공연 당일에도 마지막 연습을 위해 구슬땀을 쏟는다. 공연은 오후 6시부터 한시간 가량 진행된다. 연극을 기획한 손혜정(35) 극단 마실 대표는 “공부방 봉사를 해오다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접하면서 이주여성을 위한 연극을 해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내용들은 모두 이주여성들이 직접 겪은 얘기”라고 소개했다. 또 “어떤 분은 귀가 잘 안들려 병원에 갔다가 마음의 병이란 진단을 받았는데 연극을 통해 조금씩 치유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4대병원 감기 진료비 하루 4만4000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4대 대형병원의 1인당 감기 진료비가 하루 4만 4000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7년 기준으로 국내 4대 대형병원의 감기환자 외래진료비를 분석한 결과 4만 4102원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의원급의 4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외래방문 1인당 약값을 제외한 감기 진료비는 의원이 평균 1만 971원으로 가장 저렴했으며, 병원 1만 4088원, 종합병원 2만 222원, 종합전문병원(대학병원) 3만 4856원 등의 순으로 점차 높아졌다. 약값까지 고려하면 주요 대형병원의 감기진료에는 회당 6만~7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감기가 아닌 다른 대표적 외래 질환도 동네 의원과 주요 대형병원의 진료비는 4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빅4 병원의 위염·십이지장염 진료비는 1회 방문당 5만 5395원으로, 의원의 1만 4284원에 비해 3.9배 높았다. 대학병원은 동네 의원에 비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항목이 많아 진료비가 월등히 비싸다는 게 건보공단의 설명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약값 리베이트 병원·도매상 적발

    의약품 도매상이 약값을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검은 뒷거래’ 관행이 사실로 확인됐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4~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와 전국 시·도 합동으로 ‘의약품 불공정거래 조사’를 실시한 결과 병원 4곳과 의약품 도매상 6곳의 리베이트 내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병원과 도매상 사이의 리베이트 관행을 직접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서울·광주·대구·전북 등의 지역에 위치한 도매상과 광주·울산·전북 등지의 병원들은 최소 3%에서 최대 15%까지 약값을 할인하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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