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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MBC ‘! 느낌표’

    외국인 노동자들의 소외된 삶을 조명해 호평받고 있는 MBC ‘!느낌표’(오후 9시45분)의 ‘아시아!아시아!’코너가 이번엔 일본에서 땀흘리는 한국인 근로자를 찾아나선다. 야쿠자의 위협이 도사리는 험한 환경에서 불법 체류자로 생활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생생한 생활을 전달하고,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을 만나 한국에 있는 가족과의 만남을 시도한다. ‘하자!하자!’에서는 MC 송은이와 신정환이 이명박 서울시장을 만나 학생이 아닌 청소년들에게 교통비와 각종 시설이용료를 할인해주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한다. 또 ‘책책책,책을 읽읍시다!’코너에서는 책 주인공을 찾기 위해 육군 모부대 훈련장을 찾아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 장면을 공개한다. 이순녀기자 coral@
  • 팬터지의 바다에 열흘간 푹 빠지자/ 새달 10일 개막 부천영화제…프로그래머 추천작 9편

    ‘열흘 동안 팬터지의 바다에 푹 빠져보자.’ 제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새달 10일부터 19일까지 열린다.‘사랑·환상·모험’을 주제로 35개국 188편(장편 98편,단편 90편)의 팬태스틱 작품이 기다린다. 영화제는 ▲경쟁부문인 ‘부천초이스’ ▲세계 각국의 다양한 팬태스틱 영화를 모은 ‘월드판타스틱시네마’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어린이·가족영화를 모은 ‘패밀리 섹션’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 개막작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자존심을 걸고 7년 동안 만들어온 장편 SF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2142년 에너지전쟁 뒤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인공·폐허·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폐막작은 두 편.제3회 영화제 때 ‘큐브’로 화제를 모은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사이퍼(Cypher)’와,예술여고생들의 사랑·경쟁심·우정 등의 소재를 공포물로 다룬 윤재연 감독의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여우계단’이 상영된다. 한편 한국영화 걸작 회고전에서는 80년대 초반을 풍미한 공포영화의 대가 박윤교 감독의 ‘월하의 사미인곡’ 등 4편을 만날 수 있다. 또 특별 프로그램으로 인도의 대중영화를 집중조명한 ‘매혹과 열정의 볼리우드(봄베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어)’,무성영화 특성을 빌려 새로운 영화문법을 선보인 ‘가이 매딘 감독 특별전’ 등이 마련된다.60∼70년대 홍콩영화의 모든 것을 담은 ‘쇼브러더스 회고전’과 일본 야쿠자 영화의 대부 후카사쿠 긴지 추모전도 볼 만하다. 자세한 목록과 상영 일정 등의 정보는 www.pifan.or.kr에 들어 있다.효과적인 영화 감상을 위해 부천영화제의 프로그래머 김영덕·김도혜씨가 추천하는 9편의 작품을 섹션별로 소개한다. 깝스=10년째 사고가 없는 스웨덴의 마을을 배경으로,너무 평화로워서 경찰이 말썽을 일으킨다는 기상천외한 설정.따뜻하고 익살 넘치는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 부바 호-텝=‘팬터즘’ 시리즈의 돈 코스카렐리 감독의 2002년작으로 고전적 괴물영화 기법을 차용.엘비스 프레슬리가 번잡한 스타생활을 벗어나려 다른 사람으로 변신을 시도한다는 내용이다. 머리 잘린 닭 마이크 Chick Flick=도끼에 맞은 뒤 1년6개을 더 산 수탉을 다룬 기록영화.황당한 소재와 인물들의 우스꽝스러운 연기가 인상적.자극적 소재에 매달리는 미디어와,현상만 파헤치는 학계를 꼬집는 내용. 드라이브=야쿠자를 소재로 감각적인 유머와 폭력을 조화시켜온 일본 사부 감독의 작품.3인조 복면강도의 협박에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드라이브와 그 앞에서 속터지는 강도들의 이야기. 데스워치=1차대전 중 낙오된 영국군을 소재로 집 자체가 괴물인 영화,즉 하우스 호러의 전통에 충실한 작품.‘반지의 제왕’에서의 골룸으로 나온 앤디 서키스 주연. 이다는 은행강도=아이들의 은행털이 과정을 다룬 앙증스러운 ‘꼬마 액션물’.엄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털려는 12세 소녀와 두 꼬마가 경찰과 벌이는 추격전이 볼 만하다. 데브다스=2002년 인도의 필름페어영화상 10개부문 수상작.신분차이로 좌절된 사랑,실연과 방황,연적 사이의 질투와 우정 등 플롯은 한국인에게도 익숙할 듯.동명의 소설이 인도에서 여러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다. 드라큘라의 춤=그로테스크한 이미지와 기발한유머감각을 자랑하는 가이 매딘의 감각이 드라큘라와 만났다.매딘 특유의 뒤집기에 힘입어 드라큘라가 동양적 요염함을 물씬 풍기며 발레 형식으로 거듭난다. 의리없는 전쟁=2차대전후 히로시마에서 벌어진 야쿠자들의 전쟁을 연대별로 그렸다. 무자비한 전쟁을 통해 야쿠자 세계의 권력다툼을 담았다.후카사쿠 감독에게 명성을 안긴 시리즈의 첫 작품. 이종수기자 vielee@
  • 방황의 편린으로 가득찬 청춘 그땐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 오늘 개봉 ‘밀레니엄 맘보’

    대표작 ‘비정성시’를 이름표처럼 달고 다니는 허우 샤오시엔 감독.그의 새 영화 ‘밀레니엄 맘보’(Millennium Mambo·30일 개봉)는 지나간 젊음을 응시하는,아련한 후일담 같은 영화다. 영화는 10년 전 한 여자의 ‘시간’을 메웠던 젊음의 빛깔과 방황의 편린들로 가득차 있다.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남자친구 하오하오와 동거하며 호스티스 클럽을 전전하는 여자 비키(수치·서기)가 화면의 중심에 선다.비키는 음악 말고는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는데다 자신을 의심까지 하는 하오하오를 몇번이나 떠나려 하지만,마음대로 되질 않는다.무기력하게 되풀이되는 일상에 작은 느낌표를 찍어준 이는 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야쿠자의 중간보스 잭.비키는 그에게 기댄 채 새로운 삶의 실마리를 찾고 싶어한다. 이 영화의 줄거리를 설명한다는 건 의미가 없다.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끊임없이 삶의 주변인으로 서성이는 젊음의 이미지들이 특별한 지향점 없이 화면을 둥둥 떠다닐 뿐이다.영화 속 젊음의 색채들은 다양하고도 역설적이다.밀린 집세를 못 내 스트립바에서옷을 벗는 비키의 젊음은 무기력하고 옹색하다.그런가 하면 얼마 뒤,스치듯 만난 남자 잭에게 사심없이 마음을 여는 비키의 젊음에는 순수와 용기로 넘쳐난다. 청춘을 하이톤으로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영화는 그것을 지루할 만큼 차분한 어조로 멀찍이서 관조한다.수북한 먼지를 털어내고 문득 들춘 앨범 속에서 잊었던 사진 몇장을 만날 때의 아련한 감상.그러나 내러티브를 곱씹는 재미를 원하는 관객에겐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길게 늘여 찍은 CF 같은 영화라면,‘거장’ 감독에게 실례가 될까. 전작들과 비교하면 감독의 카메라에는 속도가 좀 붙었다.핸드헬드 카메라로 들고 찍기를 한 덕분인지 현대인들의 가파른 생활리듬을 투영한듯한 화면에는 생동감이 느껴진다.영화가 끝나기 직전에 노출되는 반전 아닌 반전.주인공이 추억하는 10년 전의 시점은 2001년.관객에게 영화는 어쩌면 ‘현재’다. 황수정기자 sjh@
  • 탈북2명 美청문회 증언 내용/ “北, 이란에 무기팔고 원유 구입”

    |워싱턴 백문일특파원|2명의 탈북자가 20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서 각각 증언한 북한의 마약 밀매와 미사일 개발·수출 실태 내용을 요약한다. ●북한의 마약 커넥션(전 북한 고위관리) 1998년 남한으로 망명하기 이전까지 북한 정부에서 15년간 일했다.북한은 1970년대 말부터 함경도와 양강도 등의 산간지대에서 비밀리에 마약을 생산,밀매했다.아편을 대대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부터다.당시 김일성이 함경도 연사군에서 아편을 재배해 외화를 벌어들이라고 지시했다. 이후 함북 연사군,무산군,온성군,회령 등지의 협동농장에서 아편을 재배,헤로인 등을 만들었다.일반 주민들이 모르게 아편꽃을 ‘백도라지’로 불렀다.1997년 말에는 협동농장마다 10정보씩 아편을 재배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아편을 수확해 함북 청진시 나남구역에 있는 제약공장에서 마약을 만들었다.태국에서 데려온 7∼8명의 마약 전문 제조업자들이 참여했다.중앙 정부의 통제와 감독아래 진행됐으며 평양 근교에도 마약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고 들었다.무력성 보위국 산하의 현역군인들이 경계를 선다. 북한은 헤로인과 필로폰을 생산한다.한달에 1t씩 만들며 헤로인은 330g짜리 태국산으로,필로폰은 1㎏짜리 국적불명으로 포장된다. 마약시장이 커지자 북한은 현재 일본 야쿠자,러시아 마피아 등의 국제 범죄조직과 결탁,마약 밀매를 조직적으로 벌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커넥션(가명 이복구·전 북한 미사일 기술자) 1988년부터 1997년까지 자강도 미사일 공장에서 유도장치의 부품 생산을 담당했다.청년전기연합기업소 산하 소공장 가운데 603,604 분공장을 맡은 기술과장이었다.이곳에선 전자제품을 만들며 미사일 유도장치의 생산과 조립,개발에 관련된 일을 했다. 1989년 여름에는 5명의 다른 기사들과 이란에 가서 미사일 유도차량 발사실험을 했다.남포항에서 출발했으나 15일 동안 선창에서 외부와 차단됐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도착지에서 아랍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사일 유도차량에 탑승,20분간 전파를 발송했다.미사일 발사체는 다른 곳에 있어 직접 보지 못했다. 평양에 돌아온 뒤 김철만 제2경제분과위원장이 “이란에 갔다오느라 수고많았다.”고 해 처음 알았다.당시 연형묵 총리가 이란에 미사일 유도장치를 팔고 22만t의 원유를 받아 왔다. 이후 미사일 유도장치 생산이 본격화했으며 여러해에 걸쳐 아랍국에 팔았다.이란이 아닌 다른 아랍권에 판 중장거리 미사일 중 일부가 걸프전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mip@
  • 민생침해 조폭 2238명 구속

    정부 교체의 시기와 경제위기 등 어수선한 사회분위기를 틈타 조직폭력배의 민생침해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조직폭력배는 흔히 알려진 기업이나 유흥업소 주변의 활동영역에서 벗어나 영세상인과 노점상 등 서민에게까지 폭력과 협박을 행사하며 금품을 뜯어내고 있다. ●영세상인과 노점상도 갈취 피해 경찰청은 4일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한 지난 2월10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50일 동안 갈취·폭력배를 일제히 단속해 모두 3631명을 검거,이 가운데 223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구속된 폭력배에는 신흥 폭력조직 6개파 80명을 포함,조직폭력배 284명이 포함돼 있다.”면서 “관리대상으로 정해 감시하고 있는 전국 폭력조직은 208개파,4431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붙잡힌 조직폭력배 중 29명은 영세상인과 노점상을 상대로 갈취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야쿠자들이 기존의 활동영역에서 벗어나 영세업자들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는 등 이익이 적은 분야까지 손을 대고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범죄 유형 지난달 15일 서울 수색동 수색시장 일대에서 무허가 음식점을 하는 정모(53·여)씨 등 영세상인 15명은 ‘보호비’를 요구하며 폭력을 행사한 지역폭력배 8명에게 330만원을 빼앗겼다. 또 조직폭력배 64명은 건설사를 상대로 콘도미니엄,상가 등의 운영권을 갈취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거나 교통사고를 위장,보험회사로부터 거액의 보험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충남 서산 일대 유흥업주를 협박해 업소보호비 등 명목으로 2억원을 갈취한 ‘서산식구파’ 9명 등 유흥업소를 상대로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빼앗거나 조직원을 종업원으로 고용시켜 금품을 착취한 조직폭력배도 많았다. 장택동기자 taecks@
  • 무도의 전설과 신화/흥미진진 동양무술 뿌리찾기

    무술이 동양사회와 문화에 끼친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생존과 투쟁을 위해 만들어진 무도는 정신과 육체의 조화를 추구하면서 마침내 생활철학의 길을 걷게 됐다.일상 깊숙이 스며든 무도는 좌선이나 기공 같은 수련법을 낳았고,심지어 종교를 만들어 우리 정신생활을 지배한다.동양의 모든 무술에서 채택해 수련하는 기(氣)라든가 선(禪)은 곧 진정으로 열린 마음을 만들기 위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세계가라테연맹 국제심판을 지낸 영국 출신 작가 피터 루이스가 쓴 ‘무도의 전설과 신화’(김일현 옮김,황금가지 펴냄)는 가라테·백학권·취권·스모·태극권·유도 등 수많은 무술의 뿌리를 밝히고 무술 창시자의 일화와 그들의 지혜를 담은 색다른 책이다.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무술들의 내력과 역사를 소상히 수록해 자료적 가치도 적지 않다. 빠른 연속 공격과 접근전이 강점인 영춘권,티베트 라마승이 창시한 백학권,족쇄를 찬 탓에 기이한 발차기를 주된 공격 방법으로 삼는 흑인 노예의 무술 카포에라,우연히 벼랑에서 떨어졌다가 옛도인이 남긴 문헌을 발견하고 태극권을 터득한 복건 수도승 등의 일화를 통해 무술의 기원을 밝혔다. 무술의 역사를 살펴 보면 무도가들은 힘을 바탕으로 정권에 항거하거나 공익을 위해 활동했음을 알 수 있다.황산벌 전투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싸운 신라 화랑 관창,강희제의 정권 유지에 일익을 담당한 소림사,일본 전국시대에 암살과 첩보활동을 수행하며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닌자(忍者·둔갑술을 쓰는 사람),1824년 미얀마를 침략한 영국군에 대항한 렛훼이 전사들,19세기 말 무도가인 홍희관이 조직해 구미 제국주의에 대항한 의화단 등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귀가 솔깃해지는 이야기는 ‘소림사 전설’.소림사는 중국영화 등을 통해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지만 실상은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 있다.중국 허난(河南)성의 소림사는 기원후 495년을 전후로 북위의 효문제가 발타선사를 위해 숭산에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소림사 수도승들은 당 태종을 도와 반란세력을 토벌,‘천하제일관’이라는 이름을 부여받기도 했다.이런 소림사가 어떻게 무참히공격받고 파괴됐을까.곳곳에서 쟁의와 분쟁이 일어나는 시기,혁명의 중심이 될 소지가 있는 소림사의 영향력에 두려움을 느낀 만주의 통치자가 사원을 부수고 수도승들을 죽인 것이다.살아남은 사람은 단지 다섯명.황허(黃河)를 타고 내려가 겨우 목숨을 구한 이들은 이른바 소림오로(少林五老)로,중국의 비밀 범죄조직인 삼합회를 창립한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 ‘소림사 학살’에서 살아남은 수도승 가운데 한 사람이 매화권의 달인인 비구니 오매다.영춘권은 중국 남부 복건성의 처녀 엄영춘이 오매의 인도 아래 완성한 권법이다.다른 중국권과는 달리 직선적인 움직임이 특징인 영춘권은 유일하게 여성이 창안한 무술이며,이소룡이 처음 배운 무술로도 유명하다.이소룡은 영춘권을 바탕으로 각종 격투기의 장점을 보태 절권도(截拳道)라는 무술을 만들어냈다.중국 무술의 남상(濫觴)이 된 소림사.숱한 우여곡절 속에서도 소림사는 건재하다.역사 기념물을 보존하려는 중국 정부의 재건사업으로 지금도 세계의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동양무술과 관련한 이야기로 빼놓을 수 없는 게 스모와 ‘주신구라(忠臣藏)’.현존하는 씨름 종류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가 스모다.20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모는 초기 동양무술의 선배 격인 셈이다.씨름은 사실상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고대 스포츠로,고대 로마·스코틀랜드·몽골·구 소련·터키·스위스·아프리카 등지에서 유행했다. 이 책에는 이밖에 강철 같은 복부로 상대방의 주먹을 부술 정도였던 형의권의 대가 상운상,우연히 술을 먹고 시비를 걸다 생긴 취권,이소룡의 스승이자 영춘권을 현대화한 엽문 노사,1초에 8.3번의 주먹을 날린 윌리엄 청,중국 권법을 배운 뒤 패망한 일본에서 쇼린지켄포(少林寺拳法)를 퍼뜨려 야쿠자에 대항한 도신 소,주변국가와의 싸움에서 당당히 나라를 지킨 샴(현재의 태국)의 국기 무에타이의 고수 나이 카놈 톰 등 숱한 무술가 이야기가 펼쳐진다.흥미롭게 읽는 가운데 무도가들의 노력과 긍지를 엿볼 수 있다.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책꽂이/판매인 외

    ●판매인(이태희 지음,디자인 예닮 펴냄) 20여년동안 자동차 판매 현장을 지켜온 저자가 들려주는 자동차 판매 노하우.긍정암시법·추정승락법·결과지정법 등 고객에 맞는 다양한 판매기법을 소개한다.6000원. ●우익에 눈먼 미국(데이비드 브록 지음,한승동 옮김,나무와숲 펴냄) 보수파 정치잡지 ‘아메리칸 스펙테이터’ 등의 기자를 지낸 저자가 고발하는 미국 보수진영의 어두운 면.기득권에 집착하는 현대 미국의 보수 내지 우익 주류세력의 위선과 기만,이기주의를 비판한다.이 책은 ‘섹스 매카시즘’이 현대 우익정치에 도입된 대표적인 예로 클린턴 시절의 모니카 르윈스키,폴라 존스,제니퍼 플라워스 사건 등을 꼽는다.철저하게 미국 우파의 이익에 봉사하는 헤리티지 재단 관계자들이 왜 한국이나 일본을 들락거리는지도 엿보게 한다.한국은 헤리티지 재단 금고를 채워준 주요 해외 자금제공처 가운데 하나다.1만 3900원. ●히타이트(비르기트 브란다우 등 지음,장혜경 옮김,중앙M&B펴냄) 기원전 17∼12세기 지금의 터키 아나톨리아 일대에서 세력을 떨쳤던 철기문명 국가 히타이트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이집트나 바빌로니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수많은 속국을 거느리며 영화를 누렸고,이집트인 못지 않은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히타이트 왕국은 왜 권력의 절정기에 멸망하고 말았을까.고고학의 최신이론을 토대로 이 불가사의한 민족의 역사를 살핀다.히타이트인들은 전쟁에서 승리하면 정복한 민족의 신을 자기 나라로 데려와 모시는 습성이 있었기 때문에 히타이트의 신전에는 늘 신상이 넘쳐났다는 사실도 밝힌다.1만 3500원. ●이름 없는 하느님(김경재 지음,삼인 펴냄) 기독교의 유일신 신앙에 대한 비판서.기독교 신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성경이 주장하는 강렬한 배타적 유일신 신앙 때문에 지독한 종교적 이기심에 젖어 있다.이 책은 그러한 명목론적인 일신론 신화를 비판한다.서로 다른 종교에 대한 열린 마음과 포용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1만원. ●영국(박우룡 지음,소나무 펴냄) 영국의 국회의원들은 2∼3명이 한 사무실을 공동으로 쓰며 손수 커피를 끓이고 단 1명의 사무보조원으로부터 함께 도움을 받으면서 업무를 수행하는데,그런 사회적 풍토는 어떻게 가능할까.또 아일랜드는 80년전에 독립했는데 어째서 북아일랜드는 여전히 영국에 속하는가.이 책은 ‘근대 서구문명의 어머니’로 인식되는 영국의 사회와 문화,지역,일상생활 등을 우리가 잘 모르는 사실들에 초점을 맞춰 살폈다.1만 8000원. ●순간의 미학(가스통 바슐라르 지음,이가림 옮김,영언 펴냄) 프랑스 철학자 바슐라르가 베르그송 철학을 비판하면서 제시한 새로운 시간론.“시간은 본질적으로 비연속이다.”라는 주장을 펼친다.바슐라르는 물·불·공기·흙 등 4원소에 대한 독자적인 ‘물질 상상력’이론을 정립,프랑스 신비평 분야의 대부로 추앙받는 인물.그의 초기 베르그송주의 비판서인 ‘순간의 직관’이 ‘순간의 미학’이란 이름으로 국내에 처음 출간됐다.9000원. ●세상을 뒤바꾼 책사들의 이야기-일본편(이수광 지음,일송 북 펴냄) 일본 신화에서 태양의 신으로 등장하는 아마테라스,경부선 건설의 책략가 오오미와 초오베,가마쿠라 막부를 연 미나모토 요리토모,일본 야쿠자 대부인 고다마 요시오 등 시대를 풍미한 책사들의 이야기.8500원. ●나눔의 집,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찾아서(나눔의 집 역사관 후원회 엮음,역사비평사 펴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에는 과거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역사의 현장이 있다.이곳에는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생활공간 등으로 이뤄진 ‘나눔의 집’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 들어서 있다.우리나라 최초의 ‘인권박물관’이자 세계 최초의 ‘군위안부 박물관’이다.생생한 역사체험장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 실었다.9000원.
  • [대한포럼] 野人과 超人

    요즘 ‘야인시대’라는 드라마가 안방을 평천하했다고 한다.첫 방송이래 50% 안팎의 경이적인 시청률을 8주 이상 이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거품 인기만은 아니다.출연진이 호화로운 것도 아니다.오히려 드라마의 간판으로 내세울 만한 유명 배우도 없다. 스토리 또한 뻔하다.종로를 무대로 삼았던 김두한파가 장안의 조폭계를 평정해 가는 얘기다.딱히 내세울 게 없는 드라마가 야인시대 신드롬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야인시대는 처음부터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엊그제는 김두한이 마지막으로 마포의 용식이파와 결전을 벌였다.무대는 액션 드라마가 늘 그렇듯 외진 곳에 버려진 허름한 창고였다. 바바리 차림에 옆으로 비스듬히 눌러쓴 중절모도 떨어뜨리지 않고 몽둥이로 무장한 30여명의 주먹을 거꾸러뜨렸다.보통 사람이 아니라 초인이다.일본도를 휘두르는 야쿠자 패거리도 맨주먹에 초개처럼 쓰러진다.세상에 거칠게 없다.말발이 먹혀 들어가는 그런 사람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김두한의 세계는 단순하다.주먹이 잣대다.대결은 한번이 전부다.패자가 어느 날 입산하여 가공할 무공을 터득하는 식의 무협극과 격이 다르다. 그들의 사전엔 없는 단어들이 많다.배신,음모,철새,물밑 접촉,밀실,,경선 불복 뭐 이런 말들이 없다.흔해 빠진 무슨 무슨 풍(風)도 없다.‘있다’와 ‘없다’만 있을 뿐이다.사람들에게 세상이 단순하면서도 명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드라마의 야인시대는 도리가 통하는 세계다.왕발이는 김두한의 관자놀이에 권총을 대고 같이 파멸하자고 울부짖지만 허공을 쏜다.구마적이 만주로 떠나며 부하들에게 김두한에게 충성을 당부한다.요즘 사람들에겐 충격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했다.패배를 인정하기 싫어 몸부림치면서도 끝내는 무대에서 사라져가는 그들의 모습이 승자의 당당함 못지않게 화제가 된다.야인(野人)이라며 경멸하는 주먹들이 도리를 지켜 가는 모습이 두고두고 여운을 남긴다. 김두한의 주먹 행각은 명분이 있다.일제 식민 통치에 대항하는 모습이 독립운동으로 비쳐진다.개인의 영달을 꾀하거나 조직의 안일과 치부를 하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야쿠자와 싸움으로 일제에 대한 응징을 대신한다.맨주먹으로 일본도를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야쿠자를 격파한다.일본의 비호를 두려워한 나머지 야쿠자와 타협을 은근히 바라는 주위를 단호히 거부한다.대의를 실천하는 일련의 행보가 새삼 예사롭잖게 느껴진다. 야인시대 신드롬은 세상의 잘못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이다.사회에서 지탄받는 자들을 가차없이 응징하는 김두한의 모습에서 대리 만족을 만끽하는 것이다.폭력을 미화했다는 지적에 소재를 보지 말고 메시지를 주목하라고 항변한다.주먹도 잣대냐고 꾸짖으면 술수와 음모보다는 낫다고 대꾸한다.패배하면 남의 허물을 부각시켜 트집을 잡아 결과를 뒤엎으려 해서는 안된다고 항변한다. 우리 사회는 요즘 ‘어른’이 없다.야인을 꾸짖고 나무랄 초인(超人)이 없다.사회의 지표도 없다.개인의 영달과 당리 당략이 있을 뿐이다.승패 윤리가 실종됐다.승자도 패자도 없는 세상이 됐다.패자가 무릎을 꿇는 대신 뒤편에서 야합을 준비한다.밑도 끝도 없는 폭로가 꼬리를 문다.혼란스럽고 복잡하다.세상이 드라마‘야인시대’에 빨려 들어가는 이유일 게다.김두한으로 요약되는 초인에게 넋을 잃는 까닭일 게다.세상은 지금부터라도 손금을 보듯 야인시대를 꼼꼼히 들여다 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TV리뷰/ 야인시대 ‘폭력’ 미화만 할것인가

    SBS 대하드라마 ‘야인시대’가 승승장구하고 있다.6주째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면서 동대문옷시장에서는 ‘야인시대’풍 중절모와 더블단추 양복,바바리 코트가 날개돋친듯 팔린다.대형서점에서도 소설 ‘야인시대’가 하루 40∼50권씩 팔려나간다.그 열광적인 인기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30억원을 넘게 들였다는 촬영세트,지난 89년 김두한을 다룬 ‘무풍지대’로 팀워크를 검증받은 이환경 작가·장형일 감독 콤비,이원종(구마적)·박준규(쌍칼)·이재용(미와)같은 탄탄한 조연진 등등 이유는 많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흥미거리를 잇따라 제공하는 줄거리 자체가 재미없었다면 폭발적인 인기가 가능했을까.최영묵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는 “김두한이 난관을 하나하나 돌파해나가는 컴퓨터게임 형식의 전개방식이 흥미를 유발한다.”고 분석한다.주철환 이화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도 “복수,장애 제거 과정 등 극구조에 남녀노소가 좋아할 요소가 골고루 담겼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그 ‘장애’와 ‘난관’을 돌파해나가는 방법이 폭력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야인시대’의 주요갈등은 ‘주먹’들의 세력다툼이고,해결방법은 언제나 폭력이다.빈번하게 등장하는 폭력 자체를 문제삼자는 것이 아니다.폭력을 빼놓으면 ‘야인시대’의 재미는 사라질 것이다.문제가 되는 것은 그 폭력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야쿠자 조직에 맞서는 김두한의 통쾌한 액션,거리를 어지럽히는 불량배들에 대한 화끈한 응징,전설적인 주먹들과의 화려한 ‘맞장(일대일 결투)’등 ‘화려한’ 폭력과 그것이 가져오는 카타르시스는 이른바 협객물의 묘미다.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시스템에 무력감을 느끼면,합의과정을 생략하고 신속히 ‘일을 처리’하는 폭력에 매력을 느끼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제도로 어찌할 수 없는 ‘불의’를 어딘가에서 온 협객이 단칼에 해결한다.’는 설정은 분명 매력적이지만,매우 위험한 해결책이다. ‘야인시대’에 난무하는 폭력을 단순히 “시청자들의 욕망이 투영된 결과일 뿐”이라고 말해서는 안된다.‘제품’의 일차적인 책임은 제작자들에게 있다.한쪽에만 치우친 접근방식이 작품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정당화·미화된 폭력만 보여주지 말고,상인들로부터 ‘자발적’인 ‘세금’을 걷는 비겁하고 추한 폭력도 가끔은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균형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채수범기자 lokavid@
  • 국내 이권개입 야쿠자 첫 구속

    부산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조영곤)는 23일 부산 K호텔과 B나이트클럽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110억원의 상속세를 탈루한 사실이 적발될 위기에 놓이자 야쿠자 조직원과 연계해 국내 상속재산을 빼돌린 혐의(부동산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재일동포 배모(35)씨 등 8명을 구속기소했다. 배씨를 도와 폭력을 휘두르고 10억원을 받아 일본으로 빼돌린 혐의(재산 국외 도피)로 야쿠자 간부 기무라(40·재일동포)도 함께 구속기소했다. 일본 야쿠자 조직원이 국내 이권에 개입해 폭력과 협박을 일삼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무라는 6억원을 환치기 수법으로 일본으로 밀반출했으며 평소 알고 지내던 국내 폭력계 대부격인 조모(62)씨와 부산의 재건연산파 및 칠성파 조직원들과 연계해 배씨의 100억원대 나이트클럽 부지와 건물을 갈취하려 하기도 했다. 검찰은 일본 야쿠자 3대 조직인 스미요시가이(住吉會)의 자금책인 기무라가 배씨의 탈세 및 재산 은닉 과정에 자문역을 맡아 거액을 챙겼고 부하를 통해 국내 폭력조직과 함께 배씨의 은닉 재산을 갈취하려 한 점에서 일본 폭력조직이 본격적으로 국내활동을 시작한 것이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사설] 노예계약에 조폭자금까지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 거래’조사는 그동안 연예기획사가 연예인에게‘권력’으로 군림했다는 것을 보여준다.예컨대 HOT의 멤버가 계약을 해지하려면 통상의 계약해지 배상액의 2∼3배,투자액,잔여 기간 예상 이익의 2∼3배와 5000만∼1억원을 별도로 지급해야 했다니 그 계약서는 노예 또는 노비문서가 아니고 무언가.인기 그룹이 그러했으니 연예계에 갓 들어온 신인들의 계약서가 어땠을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여기에 연예기획사들이 공동으로음반 유통사를 설립해 시장의 독점을 꾀하며 다른 회사의 진입을 막았다고하니 소속 가수들은 꼼짝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연예기획사가 ‘신권력’이라면,가수들을 출연시키고 가요를 방송시켜 주거나 가요 순위 프로그램 등을 조작해 주고 돈을 받은 방송사의 간부급 PD와 고참 연예기자들은 뿌리 깊은 ‘구권력’이다.신·구 권력은 검은 거래로 연결돼 연예계를 복마전으로 이끌어 왔다.검찰 수사도 신·구 ‘거악’(巨惡)의 핵심까지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일부 인사가 사법처리되기는 했지만검찰 수사는시작에 불과하다.예컨대 코스닥 등록 전후의 연예기획사 주식의 검은 거래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신·구 거악의 커넥션은 조직폭력배까지 부르고 있다.예전부터 검은 돈이오가는 곳에 조직폭력배가 개입하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마피아가 그랬고,야쿠자도 마찬가지였다.검찰은 ‘조폭 마누라’ 등 일부 영화와 음반 제작과정에 조직폭력배들이 자금을 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연예산업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이번에 신·구 거악을 단죄하지 못하면 그들이 저질러 놓은 비리의 관행이 속속 깊이 파고들어 되돌이킬수 없는 ‘질서’가 될지도 모른다.거기에 조폭까지 개입하면 연예계는 비리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 책/ 피의 문화사 -피할 수 없었던 피의 인류문화사

    피.인류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결코 소진되거나 변질되는 법 없이 장구한 맥락으로 흐르는 가장 영원하고 장엄한 의식의 향료 혹은 근원.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에게 이렇게 말한다.“피 한방울로 서명을 해주시오.…피는 아주 특별한 액체니까요.” 인간은 태초부터 이 피의 영향권에 갇혀 살았다.스스로 몸안에 가두고 있으면서도 피에 대해서는 무엇 하나 조절하거나 강제하지 못했다.피가 죽으면 생명체도 죽었고,피가 불편하면 어김없이 병고를 겪어야 했다.그런가 하면 문명은 피의 지배,피의 논리를 결코 벗어날 수가 없었다.종교가 그렇고,신화가 그렇고,과학이 그랬다. 우리에게도 피가 특별하기는 마찬가지였다.피를 단순하게 생체의 일부라고 보는 시각은 지극히 단순하고 무지한 이해다.전쟁을 겪은 사람들은 그 참혹함을 시산혈해(屍山血海)라며 전율했는가 하면 결연한 각오는 “피를 보고야 말겠다.”는 말로 표현했다. 종교적 제의에 나타나는 포도주는 신성의 상징이었으며 가장 근친한 가족은 혈육이라고 불렸다.인간은 예로부터 이 붉은체액의 도그마에 갇혀 살았다.생사를 가르는 생명의 근원인가 하면 신성한영약이기도 했으며 가장 원초적인 터부의 대상이기도 했던 까닭이다. 이런 피가 종교와 신화,전쟁,의학,동화,소설,영화,예술 등 인류 역사에 스며 있는 흔적을 추적한 구드룬 슈리의 책 ‘피의 문화사(Lebensflut)’(장혜경 옮김)가 이마고에서 출간됐다.1만 2000원. 만병통치약으로 인식돼 온 방혈에서부터 예수의 피 대신 사용된 포도주,동화 백설공주에 묘사된 세 방울의 피,마피아와 야쿠자의 피로 나누는 결연,사디즘과 뱀파이어,피를 통해 표현하는 행위예술에 이르기까지 피에 관한 모든 것이 망라돼 있다. 저자는 책에서 피를 다면체적 현상 혹은 모두가 공유하는 객체로 인식하고 이를 정밀하게 분석해 보인다.예컨대 신화의 시대를 거쳐오면서 유력한 카타르시스의 수단이라고 믿었던 피가 여성의 생리혈일 때는 원죄의 상징으로 둔갑했으며,합스부르크 왕가의 아랫입술 모양새나 프랑스 왕가의 혈우병은 근친상간을 경고하는 피의 목소리라고 이해하기도 했다.그런가 하면 지금도 혈액형이 인생을 결정한다는 터무니없는 ‘피의 속설’이 심지어는 가장 과학적이라는 의학계에까지 널리 퍼져 있는가 하면 한때 결핵에 따른 객혈은 문학가의 마패처럼 통용되기도 했다. 전쟁과 피의 상관성도 재미있다.인류는 서기전 카르타고 전쟁때부터 가장최근의 체첸전쟁에 이르기까지 900만명의 목숨을 전쟁의 제단에 바쳤으며 이들이 흘린 피는 1인당 평균 1.5ℓ씩 모두 125만ℓ나 됐다는 통계를 제시하기도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
  • “신인가수 PR비 최소2억”,연예계 비리 실상은

    지난해 3월 신인가수 K군을 띄우려고 그의 아버지가 ‘PR비’(로비에 드는 돈)로 10억여원을 썼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는 얘기가 연예가에서 공공연하게 떠돌았다.당시 내로라하는 연기자를 동원해 해외에서 뮤직비디오(뮤비)도 찍었는데 뮤비 제작만 잠깐 화제가 됐을 뿐 가수나 노래는 전혀 빛을 보지 못했다. 연예가에서는 ‘자질이 있는 신인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누구나 말한다.그러면서도 스타는 키워지는 것인 만큼 연줄을 동원해 돈을 쓰는 등 막강한 기획과 PR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 ◆방송사 PD와 연예기획사는 한솥밥?-TV에 얼굴이 나오고 라디오에서 노래를 틀어주는 등 대중매체가 바람을 잡아주지 않으면 장사하기 힘들다고 음반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A기획사 매니저는 “작심하고 키우는 신인가수 PR비는 최소 2억원이 든다.”면서 “PR비는 공식 홍보비와는 별도로 방송사 간부와 일선 PD,특정 매체기자들에게 건네지는 데 방송사 PR비가 절대적으로 많이 책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룸살롱 등에서 접대하는 일은 기본”이라면서 “PR비를 전문으로 전해주는 홍보매니저가 배달사고를 내는 일이 종종 발생해 요즘은 안면있는 기획사 간부들이 직접 전해주거나 아예 관계자의 차에 놓고 온다.”고 말했다. 기획사가 신인가수의 컨셉트를 잡아오면 PD가 프로그램의 어떤 코너에 출연시키고 조명은 어떻게 잡아줄지까지 세세히 고려해 함께 스타를 만드는 시스템이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때문에 PR비란 위험을 공유하는 데 따른 당연한 대가로 받아들인다는 설명이다. B기획사 매니저는 “연예사업이 산업화되면서 스타급을 확보한 기획사들은 방송사에 이들을 출연시키는 대가로 같은 사 소속 신인가수를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 ‘맞바꾸기’ 관행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예능국이 너무 큰 게 문제-가요 PR비 문제를 지난 2월 검찰에 제보한 문화개혁시민연대의 이동연 사무차장은 “가요순위를 정하는 음악 프로그램이나 가수들의 개인기 등을 보여주는 오락·쇼 프로그램 등이 채널을 주도할 만큼 예능국의 힘이 과도한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기업화한 기획사와 방송권력이 유착관계를 형성하면서 음반 매니지먼트가 음반제작이나 라이브공연에는 소홀해지는 반면 비주얼한 댄스가수를 키워 가요계를 독점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는 것이다. C기획사 매니저는 “로비는 1960년대 쇼 프로그램이 생길 때부터 시작된 관행”이라면서 “팝 위주로 편성되던 음악 프로그램이 가요 중심으로 된 데다 오락 프로그램까지 가수들로 채워지기 때문에 요즘 방송은 산업화한 기획사의 로비력이 집중된 마당”이라고 말했다. ◆방송계 입장-수사 초기만 해도 으레 몇 년에 한 번 치르는 ‘행사’처럼 여기던 방송계에서는 음악전문 케이블TV와 유수한 기획사 대표,인기가수들이 잇따라 소환되고 방송사 국장급 간부들에게도 수사가 미치자 크게 당황하고 있다. 각 방송국은 겉으로는 “유착관계가 있다면 엄중히 처벌해야 하지만 개인비리를 방송국 전체의 비리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한 방송국 관계자는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고액의 금품을 받은 적은 없지만 작은 선물이나 상품권 등을 거부감없이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젊은 PD들 사이에서는 “이 기회에 잘못된 관행을 청산하고 자체적으로 정화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방송계는 이번 수사의 여파로 가요·오락 프로그램이 상당 기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미 연락이 되지 않는 매니저가 많아 연예인 출연 섭외가 쉽지 않은 데다,시청자들도 출연자를 곱지 않게 볼 것이 뻔해 출연을 기피하는 연예인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가요계 해법은-평소 가수·매니저들로 들끓던 방송국 라디오 제작국 근처 휴게실은 요즘 썰렁하다.월드컵이 끝나면 홍보를 하겠다던 음반발표를 속속 미루고 있다.지난해부터 불황에 빠진 가요계는 검찰 수사로 회생의 기미를 잃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가요평론가 강헌씨는 “방송국이 대중가요에 너무 큰 힘을 갖는 바람에 생긴 부작용인 만큼 가요 순위 프로그램은 아예 폐지하고,실력있는 가수들의 라이브 무대 위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연대 이동연 차장은 “음반사는10대 댄스가수를 키우는 관행을 탈피하고 라이브 무대 등 방송국 이외의 홍보 루트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방송사도 연예인 캐스팅과 관련해 자정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요평론가는 “과거의 예를 볼 때 수사가 끝나면 관계자들이 더욱 몸을 조심해 PR비 액수만 커지는 결과를 낳는다.”면서 “제도 개선이 따르지 않는 일회성 수사는 역효과만 크다.”고 꼬집었다. 주현진 이송하기자 jhj@ ■‘연예계 악폐' 뿌리뽑기 검찰이 연예계 거악(巨惡) 척결에 나섰다. 특히 돈을 매개로 연결돼 연예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대형 연예기획사와 방송사 간부급 인사들이 이번 수사의 타깃임이 분명해지고 있다.검찰의 한 관계자도 “과거처럼 일회성 수사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구조적 연예 비리의 핵(核)을 제거하는 게 이번 수사의 목표임을 시사했다. 같은 맥락에서 대형 연예기획사 최고경영자들과 방송사 간부급 인사들이 검찰에 줄소환되고 있다. 이미 음악전문채널 m.net 상무 김종진(43)씨가 앨범홍보비 명목으로 5000여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된 데 이어 대형 연예기획사인 GM기획의 권승식(45) 대표,음악전문채널 KMTV 사장 장찬정(50)씨 등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았다. 검찰 수사의 칼날이 자신들에게 미치고 있음을 감지한 듯 상당수 ‘막후 실력자’들은 자취를 감췄다.또다른 대형기획사인 도레미미디어의 박남성(50)사장과 GM기획 대주주인 김광수(41)씨 등은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인 이수만(50)씨는 명목상 해외출장중이다.거액의 앨범홍보비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일부 방송사의 간부급 PD들도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국내 연예관련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요계에서 앨범홍보비라는 ‘검은 돈’이 유통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에 주목하고 있다.이른바 ‘스타메이킹시스템’이라는 명분으로 기획사와 방송사 간부들이 유착됐고,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악어와 악어새’관계가 고착·관행화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일부 기획사에 조직폭력 집단과 일본 야쿠자의 자본이 유입됐다는 첩보도 확인하고 있다.한 기획사 관계자는 “조폭이나 야쿠자 자본을 받아들인 일부 기획사는 풍부한 자본력으로 앨범홍보비를 쏟아붓고 있다.”고 폭로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치밀한 내사를 벌여온 검찰이 ‘연예계 거악과의 전쟁’에서 만족할 만한 수사 성과를 얻을지 주목된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부천영화제 11일 팡파르/월드컵 열기 영화로 식히세요

    ‘월드컵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면 부천으로 오세요.’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제6회 부천영화제(PiFan 2002)는 개막작으로 영국 축구스타 베컴을 소재로 한 ‘슈팅 라이크 베컴’을 선정했다.베컴이 나오는 영화는 아니다.축구선수를 꿈꾸는 18세 소녀의 사랑과 꿈을 다뤘다.개막작에 뒤이어 38개국 170여편의 영화가 푸짐한 잔칫상을 차린다. 아시아권의 공포영화가 돋보이는 ‘부천초이스’,동유럽과 아프리카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판타지영화를 선보이는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북유럽의 정통 가족영화를 볼 수 있는 ‘패밀리 섹션’,제한상영가 등급 수준의 충격을 던지는 ‘제한구역’등 마니아부터 가족 단위까지 다양한 관객층을 아울렀다.폐막작은 빔 벤더스,스파이크 리,짐 자무시,천 카이거 등 거장 감독 7명의 단편영화를 모은 ‘텐 미니츠-트럼펫’과 안병기 감독의 새 공포영화‘폰’으로 정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다시 접하기 힘든 명작들이 여럿 상영된다.우선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피터 잭슨 감독이 뉴질랜드에서 만든 공포영화를모두 상영한다.특히 10대 소녀가 상상의 세계에 빠져 어머니를 살해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문제작 ‘천상의 피조물’은 마니아들이 오래 기다린 작품.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와 1994년 타임지 선정 10대영화에 올랐다.국내 영화사가오래전 수입했지만 개봉하지 못해 창고에 처박혀 있다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부대행사에 눈을 돌려도 쏠쏠한 재미를 얻을 수 있다.12∼15일 시민회관 대강당에서는 오후 6시30분부터 4시간동안 영화를 본 뒤 어어부프로젝트·이상은·롤러코스터 등의 공연을 즐기는 ‘시네 록 나이트’행사가 열린다.17일오후 8시 부천시청 앞 잔디광장에서는 한영애·장필순·오!부라더스 등이 출연하는 그린콘서트가 한여름 밤의 운치를 더해준다. 예매는 19일까지 인터넷(www.pifan.com)또는 전화(1588-1555)로 24시간 가능하며,신용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다.일반 상영작 5000원,개·폐막식과 심야상영·시네 록 나이트는 1만원씩. 김소연기자 purple@ ■프로그래머 추천 영화 10선 마니아가 아니라면 수많은 영화 가운데 맛보기 순서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듯.송유진·김영덕 프로그래머가 ‘누가 봐도 재미있는’영화 10편을 뽑아주었다. ◇릴리스 페어= 사라 맥라클란,셰릴 크로 등 정상급 여성 록 뮤지션의 투어를 쫓아가는 다큐멘터리.‘시네록 나이트’상영작이다. ◇슬립워커 =수면제와 술을 섞어먹다 몽유병에 걸린 주인공이 벌이는 밤의 행각.술을 마시면 ‘필름이 자주 끊기는’관객이 뜨끔할 만한 영화다. ◇도쿄 파라다이스= 이별의 블루스 킬러와 야쿠자의 거래에 끼어든 밴드의 좌우돌.일본의 젊은 감독 혼다 류이치의 작품으로 지난해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오프시어터 대상을 받았다. ◇온라인= 사이버상에서만 인간관계를 맺는 웹 세대에 관한 보고서.올해 선댄스·베를린영화제에 출품된 미국의 제드 와인트롭 감독 작품이다. ◇짖어대는 여자 =갑자기 개처럼 짖어대는 여자를 통해 타인의 삶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비밀의 화원’‘토탈 이클립스’의감독 아그테츠카 홀란드의 딸 카시아 애더믹의 데뷔작이다. ◇브리트니 베이비,원 모어 타임= 브리트니 스피어스 흉내내기 대회에서 1등한 여장 남자가 자아를 발견하는 이야기.팝스타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을 코믹하게 풍자한다. ◇웨스트 엔드= 독일 웨스트엔드에 사는 어리벙벙한 두 ‘백수’가 빚어내는 블랙 코미디.마르쿠스 미슈코브스키,카이 마리아 슈타인퀼러 감독은 영화 속주인공으로도 출연한다. ◇소나기= 황순원의 단편소설을 서정적인 영상으로 그려낸 고영남 감독의 78년작. ◇에덴= 신화·전설·전래동화를 차용한 풍부한 알레고리와 상상이 관객을 매혹시키는 폴란드의 성인용 애니메이션.6년간 60명이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미노스=갑자기 사람이 된 고양이 미노스의 모험담을 그린 벨기에의 가족영화.
  • [일본에선] 한국 실력 당당... 亞 첫 4강 유력

    ■매스컴 한·스페인전 전망 [도쿄 황성기특파원] 22일의 한국-스페인전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21일 조심스럽게 스페인이 한 수 위인 것만은 틀림없으나 한국의 거센 기세로 볼 때 한국의 4강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점쳤다. 아사히(朝日)신문은 “한국은 강팀을 상대로 한걸음도 물러나지 않는 당당한 싸움을 전개하고 있으며 경기장 분위기에도 도움을 받아 실력 이상의 것을 보여 주고있다.”면서 “스페인을 잡고 아시아 최초의 4강 진출을 이룰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신문은 그러나 “순리대로 한다면 스페인 실력이 한 수 위”라면서 “부상한 라울이 정상 상태로 돌아온다면 스페인쪽이 보다 결승에 가까울 것”이라고 덧붙였다.도쿄신문은 전 국가대표 황보관(皇甫官·일본 오이타 청소년팀 감독)씨의 칼럼을 통해 “한국과 1990년 대전(1-3 패배)했을 때보다 스페인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좋은 팀이 되어 있지만 한국은 그 이상의 속도로 성장했다.”면서 “자신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면 승리할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보도했다.스포츠 신문인 산케이스포츠는 한국 4강의 필승 전략을 상세히 보도했다.신문은‘무적함대를 무찔러라’라는 기사를 통해 “히딩크 감독이 스페인전에서 월드컵사상 본 적이 없는 초 공격적 전술 ‘5톱’이라는 비책을 선보인다.상대의 약점인 고령 수비수에 대해 5명의 공격진을 전선에 보내 맹공을 퍼붓는다.아시아 최초의 4강 진출을 위해 한국이 무적함대를 기습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와 한국을 이끌어 11번 싸워 한번밖에 패하지 않은 명장이 준준결승의 대무대에서 대승부를 거는 이유가 있다.”면서 “스페인수비인 34세의 이에로와 35세의 나달은 경험은 풍부하지만 체력은 금세 떨어지기 때문에 한국은 지구력으로 승부하게 된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탈리아전에서도 한국의 승리는 누구도 생각 못했다.그러나 스태미나를 축적해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면 다시 놀라움은 찾아 올 것”이라는 히딩크 감독의 말을 전하고 “5톱의 대 함포가 투입될 때 무적함대는 침몰한다.”고 한국전 승리를 기원했다.스포츠 호치(報知)는 ‘한국,광주에서 금자탑’이라는 기사를 통해 “포르투갈,이탈리아를 연파해 ‘유럽 킬러’가 된 한국 대표에 이제 두려움은 없다.”고 보도했다. marry01@ ■경기 끝난 삿포로 르포 [삿포로(일본) 간노 도모코 객원기자] “그들이 이제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정말 섭섭해요.”8일간의 ‘반짝 축제’를 끝내고 평상심으로 돌아간 삿포로(札幌).삿포로는 너무나 짧은 축제를 아쉬워하고 있었다. 삿포로시 남동부 삿포로 경기장 앞에서 라면집 ‘후쿠하치(福八)’를 경영하고 있는 스즈키 미치코(鈴木美智子·66·여)는 영국인 기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중하게 가져와 기자에게 보여주며 입을 뗐다. 5월 중순부터 삿포로에 취재온 그들과는 금세 단골이자 친구가 됐다.“덮밥이나 된장라면이 인기였어요.영어 한마디 못해도 손짓,발짓으로 사람이란 통하기 마련인가봐요.그렇게 세계의 많은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기회란 다시 오지 않겠죠.” 그런 그녀이지만 일본 언론의 과열된 훌리건 보도로 어쩔 수 없이 대회가 개막한 5월31일부터 삿포로에서의 마지막 경기 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이 열렸던 지난 7일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게 문을 닫았다. 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이 결정된 올해 초부터 삿포로는 초비상이 걸렸다.실체도 없는 ‘훌리건 내습’에 대비하느라 개최지가 누려야 할 축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야쿠자도 겁낼 필요가 없다는 훗카이도(北海道) 최대의 번화가 스스키노에서 문을 닫은 가게도 많았다. 훌리건을 겁내지 않고 문을 열어 월드컵 기간 중 개점 22년 만에 최고 매상고를 올렸다는 삿포로 시내 스포츠바 ‘비루테’의 주인 프레드 카프먼은 “8년 전 미국 월드컵 때에도 훌리건은 오지 않았다.”면서 “가난한 훌리건들이 삿포로까지 올리가 없었는데도 언론들이 극성을 떨었다.”고 과잉보도를 꼬집었다. 삿포로는 여름의 ‘요사코이 마쓰리’(춤 경연대회의 하나)나 겨울의 ‘유키 마쓰리(눈 축제)’로 유명한 축제의 고장.이번에도 분위기를 달구기 위해 삿포로 경제계에서는 어떤 이벤트를 추진할 것인가 의논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상표규제나 훌리건 대책 때문에 손발이 묶여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다른 개최지보다 일찍 경기를 끝낸 가쓰라 시부오(桂信雄) 삿포로 시장은 지난 12일 “성공했다.”고 선언했다.무엇이 성공일까. 삿포로시 ‘2002 FIFA 월드컵 추진실’의 야마가타 가즈아키(山形一彰) 과장은 “빈 자리 문제가 있어 유감이었지만 장마가 없는 계절의 홋카이도를 충분히 알릴 수 있었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시민들 생각은 엇갈린다.한 주부(42)는 “내 고장에서 월드컵이 열린다기에 기대했지만 화제는 온통 훌리건뿐이었다.”면서 “너무 질려서 축구를 보고 싶지 않았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탈리아어 통역 자원봉사로 월드컵에 참가한 모리타카 다미코(森高多美子·39)의 생각은 다르다.그녀는 “시내는 마치 외국같았어요.정말로 이상한 기분이었어요.지금도 꿈만 같습니다.” 모두에게 의미가 다른 ‘축제,월드컵’이었다. ktomoko@muf.biglobe.ne.jp
  • [선택 6.13 7대 승부처] (2) 제주

    ***黨보다 ‘인물론' 뚜렷 “누가 될지 모릅니다만 두 사람 싸우는 걸 보면 넌더리가 납니다.” 제주시 동문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김 윤분(45)씨는 “왜 제주도지사감이 우씨와 신씨밖에 없느냐.”면서 ”그렇게 많은 김씨,이씨,박씨는 다 어디 갔느냐.”고 흥분했다.민선 시작 후 두 사람만 나와 엎치락뒤치락 하는 싸움을 계속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신구범(愼久範·한나라당) 후보와 우근민(禹瑾敏·민주당) 후보 두 사람 사이에 끼어 들 공간이 없다는 데 있다.신두완(申斗完·민국당) 후보가 뒤늦게 참여했으나 양자 대결인 싸움이라는 게 중론이다. 두 사람 대결을 전제로 서귀포시에서 약국을 하는 강충경(53)씨는 “감귤,국제자유도시 공약 등 두 사람 주장이 서로 상충되지만 모두 옳아 보여 어느 쪽으로 기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사람 좋아 보이는 쪽 편을 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누가 지사가 돼도 결국은 한뼘 차이뿐인 도정을 펼 것”이라며 “그럴진데 어질게 보이는 지사가 낫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경찰이나 지방 언론기관들의 암묵적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까지 50대50이다.과거 민선 1기와 2기 선거 때는 선거일 보름전쯤부터 어느정도 당락이 점쳐졌으나 이번은 난다 긴다하는 경찰정보도 시계 제로 상태다. 지난 1일 한나라당 신 후보가 이회창 대통령후보를 내세워 서귀포시에서 정당연설회를 가졌고,2일에는 민주당 우 후보가 남제주군 남원읍에서 민주당 당직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정당 연설회를 가졌으나 경찰은 ‘청중수 비슷’‘우열 점치기 곤란’이라는 보고서를 올렸을 뿐 후보간 강약은 진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지사 선거가 후보 소속 정당이 문제되지 않고 인물 본위라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제주에 와 신 후보의 어깨를 두드려주고,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우 후보를 치켜세워도 도민들은 작위적 행사라고 느낄 뿐이다. 제주시 서문시장 앞에서 ‘전원일기’라는 옷가게를 하는 이혜정(36)씨는 “어눌하면서도 편안하게 느껴지는 우 후보와 카리스마적이지만 예지가 번뜩이는 신 후보를 반반씩 닮은 후보가 나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20대 유권자들의 사고는 노골적이고 직선적이다. 제주 관광대 학생 오진국(20)씨는 “애매모호한 지도자는 원치 않는다.”면서 “배를 째도 확실한 자기 주장이 있는 지사가 믿음직하지 않겠느냐.”고 국회 할복사건의 신 후보를 두둔하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제주대 유경진(25)씨는 “야쿠자적 행위와 도지사와는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연결되지 않는다.”면서 “중앙정부와의 대립과 절충이 녹록지 않을 텐데결국은 ‘유방’적 인물이 이기지 않겠느냐.”고 ‘초한지’까지 들먹였다. 어쨌든 ‘삼판 양승’의 마지막인 이번 선거전은 한 사람이 이기고 질 수밖에 없고,선거전이 너무 치열하고 골이 깊어지고 있는 만큼 진 사람은 제주에서 못 살고 육지나 이민 가서 살 수밖에 없는 ‘죽기 아니면 살기’식 싸움이 되고 있다.도민들은 지난 70년대 말 신 후보가 교육차 미국에 온 우 후보를 노스캐롤라이나 현지에서 따뜻하게 맞았던 것처럼 두 사람의 우정이 영원하기를 바라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chejukyj@ ■인생역정 닮은꼴… 3번째 승부 한나라당 신구범(愼久範),민주당 우근민(禹瑾敏) 두 제주지사 후보는 ‘영원한 맞수’다. 제주지사 자리를 놓고 벌이는 대결이 민선 단체장 체제 이후 벌써 세번째다.지금까지의 전적은 1승1패로 ‘무승부’를 기록했다.주위에서는 이번이 두 사람간 마지막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이들의 대결이 더욱 관심을 모으는 것은 두 사람이 지금까지 걸어온 과정에서 여러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올해 60세로 동갑내기인 이들은 모두 어려운 가정형편을 이긴 입지전적인 인물로 우 후보는 총무처에서,신 후보는 농림부에서 각각 공직의 대부분을 보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관선 제주지사를 지낸 점도 같다.우 후보는 91년 8월부터 93년 12월까지 제주 도정을 맡았고,신 후보가 그의 바통을 바로 이어받았다.신 후보는 임명직 지사를 하다 민선 지사가 됐지만,지난 98년 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섰다가 민주당후보로 나선 우 후보에게패했다. 지난 1970년대 후반엔 우 후보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유학중이던 신 후보와 20여일간 같은 방을 쓴 적도 있다.또 두 사람 다 제주출신 공무원 모임인 제공회(濟公會)의 핵심 멤버이기도 하다. 하지만 업무 스타일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축협중앙회장 재직시 농협과의 합병에 반발해 할복까지 기도했던 신 후보가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인 반면 우 후보는 지나칠 정도로 신중한 형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문화 단신/ ‘한국전통 문양집’발간

    ◆국립중앙박물관은 소장 유물 가운데 기와와 전돌(벽돌)문양 자료만을 뽑아 정리한 ‘한국전통문양집3’을 발간했다.고유문화에 바탕을 둔 문화콘텐츠 개발 및 문화DB구축사업의 하나로 간행된 이번 문양집은 200여점의 실물 유물 사진과 문양 도판을 정리한 것으로 책자와 컴퓨터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CD롬 세트로 제작됐다. ◆ ‘철도원’과 ‘러브레터’(영화 ‘파이란’의 원작)를쓴 일본의 작가 아사다 지로의 단편집 ‘장미 도둑’이 번역 출판됐다.정리해고를 당한 카메라맨,퇴락한 온천가의스트리퍼 등을 등장시킨 여섯 작품은 애절한 페이소스와짙은 향수를 자아낸다.유복하게 태어났으나 가계의 몰락으로 야쿠자 생활까지 하게 된 저자의 체험이 곳곳에 배어있다.양윤옥 옮김.문학동네. ◆한국과 중국간 문화콘텐츠 교류행사인 ‘한·중 디지털네트워크 2002’가 내달 27∼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한·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양국 정부차원에서 마련된이 행사 기간에 애니메이션,음반,캐릭터,만화,방송영상,게임,영화,디지털콘텐츠 등 국내 문화콘텐츠 업체들의 전시회가 열린다.이와 관련,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은 15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진흥원 세미나실에서 사업설명회를 연다.(02)2166-2011.
  • 집중취재/ 일본계 사채 ‘기승’

    ***“대신 갚아라”친구까지 협박. 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은 대출관리에 철저하기로 소문나있다.담보없이 신용으로 돈을 빌려주지만 대출신청 서류에 기재하는 내용은 제도권 금융기관보다 훨씬 복잡하다.국내 사채업체의 연체율은 평균 30%를 웃도는 반면 일본계업체는 5% 안팎에 불과하다.연체율이 낮은 만큼 일본계 업체들은 대출금 회수과정에서 채무자와 주변 사람들을 질리게 만든다. 일본계 업체들은 대출금리가 0.1%인 일본 금융기관을 외면하고 금고 등 한국 금융기관에서 연 18% 내외로 자금을조달한다.일본의 경우 여신규정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자칫 ‘야쿠자 자금’으로 오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계 고리대금업체에 돈을 빌렸다가 이자 14만원을 내지 않았다고 약혼자까지 협박하는 바람에 파혼을 당했어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화장품가게를 하는 이모씨(28·여)는 지난해 4월 일본계 A금융사로부터 연리 84%에 200만원을 빌렸다.장사가 제대로 안돼 이자가 연체되자 새벽마다 가족뿐 아니라 약혼자에게까지 전화를 걸어폭언을 퍼붓고 대납을 요구했다. 이씨는 “이자를 연체한 내가 잘못이지만 이처럼 무차별공세를 퍼부을 수 있느냐”며 대출신청서에 주변인물들을세세히 기록한 자신의 경솔을 탓했다. 지난해 1월 일본계 B금융사로부터 연리 72%에 300만원을빌렸던 전모씨(49·여·서울 관악구 신림동)는 창피해서딸의 얼굴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이자 지급기일에서 5일이 연체되자 학원강사인 딸에게 돈을 대신 갚으라는 협박전화가 왔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으로 퇴직당한 김모씨(37·전남 순천)는 최근 급전이 필요해 일본계 C금융사에서 연리 84%로 200만원을 빌렸다가 낭패를 당했다.김씨가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자 C금융사는 김씨의 처가에 전화를 걸어 “김씨가 돈을 갚지않아 구속되게 됐다.도와줘라”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일본업체들은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면 자존심을 뭉개 버리고 주변사람으로부터 멸시받게 만든다고 울분을 토했다. 일본 고리대금업체들은 국내 사채업자들과는 달리 깨끗한 사무실과 친절로 고객들을 유혹한다.연체 고객에게 폭력을 휘두른다거나인신매매를 일삼는다는 국내 사채업자들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또 주민등록증과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한 뒤 대출서류에 양식대로 기재하면 간단한 면접절차를 거쳐 30분만에 신용대출을 해주는 ‘현장대출’로고객을 끌고 있다. 그러나 친절하고 손쉬운 대출의 이면에는 ‘또다른’ 얼굴이 감춰져 있다.대출금 연체로 한차례 망신을 당한 고객들은 두번 다시 일본계 업체를 찾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은 각종 편법을 동원,몸집 불리기를 일삼고 있다. 자기자본금의 20% 이상을 동일인에게 대출할 수 없는 금고업법의 동일인 여신한도 규정을 피하면서 자금 차입 규모를 늘리기 위해 문어발식으로 계열사를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일본계 A업체는 자본금이 50억원인 P신용금고에서 10억원 이상을 빌리지 못한다.A업체는 1억원을 출자해B고리대금업체를 만들고,B업체는 1억원을 출자해 C업체를만든다.A,B,C업체를 합치면 P신용금고에서 모두 30억원을빌릴 수 있다. 서울지역 신용금고 관계자는 “돈벌이에 혈안이 된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이 손쉽게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같은 편법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 ■문제점과 대책-부도땐 금융기관 부실화. 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은 국내 제도권 금융시장과 지하사채시장의 틈새를 파고 들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 일본계 업체들은 ‘선진 금융기법’에 따른 정당한 수혜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부작용과 폐해도 적지 않다는 게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의 수익 급증은 결과적으로 국부 유출로 이어지고,이들 업체가 부실화되면 예대(預貸)마진을 얻기 위해 거액을 빌려준 국내 금융기관들이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된다고 우려했다. 국내 금융기관이 일본계 고리대급업체에 빌려준 자금은 1,8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본금이 수억원에 불과한 일본계업체에 대출채권을 담보로 수백억원을 빌려줬다가 부도라도 나면 금융기관이 부실을 뒤집어 쓰게 된다”면서 “일본 고리대금업체와 거래를 하는 금융기관은 한마디로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부 시민단체는 사채업자들이 일정 한도 이상의 이자를받지 못하도록 이자제한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일본계 고리대금업체들이 앞다퉈 진출하는 것은 일본과는 달리 대출금리를 제한하는 법적 장치가 강구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이자제한법은 ‘서민 피해 경감’과 ‘금융시장위축’이라는 주장이 맞서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못했다.전문가들은 제도권 금융의 높은 문턱과 사채업의횡포라는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서민금융 활성화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지난해 5월부터 서민금융 안내센터를운용하며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한 서민들의 대출을 돕고있다.전화번호는 (02)397-8632. 한준규기자.
  • 日, 괴선박 격침 안팎/ ‘구명조끼 한글’ 北선박 단서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의 교전 끝에 침몰한 괴선박이 북한 배일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선박의 임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해상보안청이 인양한 괴선박 선원의 구명조끼에 한글이 씌어져 있는 점은 북한 선박으로 추정케 하는 결정적 단서이다.해상보안청은 침몰 직전 바다로 뛰어든 선원의 수색과 함께 괴선박의 임무를 밝히기 위해 선박의 잔해와 유류품 인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 일본 당국의 분석으로는 침몰한 괴선박이 북한배일 경우 공작선이기보다는 밀수 임무를 띤 선박일 것으로보고 있다. 이 배를 밀수선으로 추정하는 근거로는 해상보안청 순시선의 추격에 불과 시속 15노트밖에 내지 못한 점이 꼽힌다.1999년 일본 영해인 노토(能登)반도에 출몰했던 북한 괴선박은 35노트의 속도로 유유히 순시선의 추격을 따돌렸다. 보통 공작원과 배를 조종하는 극소수 인원으로 운용되는공작선과 달리 침몰한 선박은 무려 15명 안팎의 선원을 태우고 있었다.일본 야쿠자 조직에 밀매하는 마약이나 권총같은 소형 무기의 하선에 필요한 인원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또한 공작선의 경우 보통 무장하지 않으나 괴선박은 자동화기로 순시선에 사격을 가했으며 통상 최소한의 자위를 위해 무기를 휴대하는 밀수선의 특징을 보였다. 일본 정부 한 관계자는 “공작선을 이용한 공작원 침투는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최근 들어 거의 없어졌다”면서 “베이징(北京)을 거쳐 일본에 입국시키는 방법이 있기 때문에굳이 지금 시기에 공작선을 보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작선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지 않고 있다.이 관계자는 “재일 조선인총연합(조총련)의 북한 송금 의혹에는조총련이나 북한 노동당 인사가 수금된 돈의 전액을 송금하지 않고 가로채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면서 “북한 당국이이를 조사하기 위해 몰래 공작원을 보내려고 했을 가능성도있다”고 덧붙였다. 괴선박이 북한 배로 드러날 경우 가뜩이나 얼어붙은 북·일 관계는 더욱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아직까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으나 괴선박의 정체가 밝혀지면 최근 베이징 등에서 간간이 이뤄지고있는 실무자급 북·일 접촉마저 일본 정부가 중단할 공산이큰 것으로 관측된다. marry01@
  • 폭력조직 ‘마약장사’ 비상

    조직폭력배들이 마약류 밀매와 보복 범죄 등에 직접 개입하고 있어 대검이 전국 검찰에 긴급 단속령을 내렸다. 29일 대검 마약부에 따르면 최근 몇년 동안 부산·대구 지역 폭력조직인 칠성파 등이 일본 야쿠자 및 국내 마약조직과 연계,히로뽕 밀수·밀거래에 개입하고 일부 폭력조직은정보 제공자나 수사관을 살해하는 등 보복범죄도 저지르고있다.검찰은 전국 주요도시를 거점으로 하는 수십여개의 지역 폭력조직이 마약류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마약류 범죄와 관련돼 검찰에 검거된 조직폭력배는 15개파 25명에 이르며,99년 이후 20여개파 70여명이 붙잡혔다.검찰은 과거 폭력조직은 마약류 범죄에 개입하는 것을금기사항으로 여기고 있었으나 전통적인 폭력조직의 자금공급원이었던 유흥업소나 도박장 등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마약 밀수·밀매로 손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서울 및 수도권과 부산·대구 등의 히로뽕 밀매업자를 규합,히로뽕 2㎏(약 6만명 투여분)을 밀매한 부산지역 폭력조직인칠성파 행동대원 백모씨 등 조직폭력배 3명을 구속기소하고 3명을 수배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부산지역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히로뽕거래문제로 온천동파 두목 권모씨를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지난 99년 4월 서울 신상사파 조직원이 일본 3대 야쿠자 조직의 하나인 ‘스미요시파’ 부사장 등과 공모,히로뽕 100㎏을 일본으로 밀수출하다가 적발됐다. 검찰 관계자는 “폭력조직이 마약류 범죄에 개입하면 전국적인 조직망이 구축돼 마약류를 기하급수적으로 확산시킬것”이라면서 “마피아,야쿠자,삼합회 등 국제조직과 연계,국제적 마약조직으로 발전할 경우 비교적 마약의 안전지대로 평가돼 오던 우리나라가 마약 남용국가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검 마약부(부장 徐永濟)는 28일 전국 검찰에설치된 마약수사반과 조직폭력전담수사반의 공조 수사를 강화하고,6만2,000여개에 이르는 마약조직 전산자료와 4,500여개의 폭력조직 영상자료를 활용,강력히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앞으로 ▲서울 등 6개 지검에 ‘불법수익 몰수·추징전담팀’을 구성,마약범죄 관련 폭력조직의 계좌를 추적한 뒤 자금을 몰수·추징하고 ▲이동추적장치(GPS),착발신전화추적장치 등 첨단기법을 활용,폭력조직이 마약 범죄에개입하는 것을 봉쇄할 방침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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