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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부 일본과장에 첫 여성 발탁

    외교부 일본과장에 첫 여성 발탁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과거사 도발로 한·일 관계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대일 관계의 실무를 담당하는 외교부 동북아1과장(일본 과장)으로 여성 외교관이 처음으로 발탁됐다. 외교부에서 한반도 주요 4강(미국·중국·일본·러시아)을 담당하는 과장으로 여성이 중용된 것 자체가 처음이다. 외교부는 16일 오진희(40) 동북아시아국 서기관을 동북아1과장(일본 담당)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오 신임 과장은 서울대 출신으로 1998년 외시 32회로 입부한 후 동북아 1과, 주일대사관 1등 서기관 등을 거쳐 국제법률국 영토해양과에서 독도 영유권 업무를 맡는 등 여성 외교관 중 눈에 띄는 ‘일본통’으로 꼽힌다. 오 과장은 일본 아베 신조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12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올 4월 일본군 위안부 기술 삭제 등의 역사 교과서 수정, 지난달 고노담화 검증 발표, 이달 집단적 자위권 행사 공언 등 일본의 도발 사태에 대한 대응 실무를 맡았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 등 4강 외교의 경우 선이 굵은 남성 외교관의 아성이었다는 점에서 이번에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었다는 의미가 있다. 오 과장은 외교부 내에서 꼼꼼한 일처리 능력뿐 아니라 한·일 관계와 북·일 관계에 대해 밝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여성 인권 문제인 일본군 위안부 현안을 푸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문화 In&Out] 한·일 역사인식 이보다 다를 수 있을까

    [문화 In&Out] 한·일 역사인식 이보다 다를 수 있을까

    순간 귀를 의심했다. “이 갈등을 누가 초래했느냐. 그래서 (필요하다면) 일본의 시민과 유권자가 새로운 ‘무엇’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구도 야스시(56) 겐론NPO 대표의 발언 때문이다. 최근 방한한 구도 대표는 한·일 관계에 대한 양국 국민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양국, 특히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나비효과’를 몰고 왔다고 주장했다. 아베 정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결정’으로 양국의 거리감이 점점 멀어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이목을 끌었다. 행사 뒤 따로 구도 대표를 만나 일본 유권자가 바꿀 수 있다는 ‘무엇’이란 정권교체를 뜻하는지 물었다. 그가 속한 겐론NPO는 아베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때 거의 유일하게 반대 성명을 낸 일본의 민간 싱크탱크이며 구도 대표가 편집장을 지냈던 경제잡지 ‘동양경제’는 과거 2차 세계대전을 반대하는 논지를 펼치기도 했다. 단체의 이름 앞에 붙은 겐론(言論·언론)은 일본에선 ‘여론’이란 뜻에 가깝다. 그의 성향으로 미뤄 ‘무엇’은 현 정권에 대한 반대 노선으로 추정할 수 있었으나 그의 입에선 사뭇 다른 답변이 나왔다. “아베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결정은 분명 잘못됐으나, 이 또한 아베 정권이 선거 당시 내건 공약의 하나로 결국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는 것이다. 선거공약을 지키려는 매니페스토운동에 충실했다는 표현까지 튀어 나왔다. 나아가 “이 결정의 배경에는 미·일 협약이 자리하고 주변국의 오해도 상당하다”면서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이 벌이는 언행도 문제지만 이를 요란하게 보도해 여론을 왜곡하는 일본 매체들도 문제”라는 양비론을 꺼내 들었다. 이 같은 오해를 외교로 풀어야 하는데 아베 정권은 이런 점에서 부족하다는 자평도 내놨다. 최근 동아시아연구원(EAI)과 겐론NPO가 함께 발표한 양국 여론조사 결과는 팽팽한 긴장관계를 대변한다. 양국에 대한 호감은 더욱 떨어졌고, 심지어 한국인들은 북한(83.4%)에 이어 일본(46.3%)을 군사적 위협이 되는 두 번째 국가로 꼽았다. 일본인들도 한국(15.1%)을 네 번째 위협국으로 바라봤다. 양국의 군사충돌을 전망하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각각 40.8%와 9.2%를 보였다. 여론조사 발표 뒤 “왜 일본인들은 위안부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한가”라는 질문이 겐론NPO 측에 쏟아졌다. “일본인의 약 60%는 양국의 악화된 국민감정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두루뭉술한 답변이 돌아왔다. 구도 대표가 “한국인들은 과거 일본의 잘못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사죄를 요구하는 반면 일본인들은 현재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답을 줄 뿐이었다. 역사 인식의 현격한 벽만 확인한 대화였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한·일 관계를 시작하자”며 동아시아연구원과 겐론NPO가 매년 이어가는 ‘한·일미래대화’는 새로운 좌표 설정이 필요할 듯 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베 “야스쿠니 안 간다는 건 부총재 생각”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자신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는 고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의 발언이 그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아베 총리는 14일 보도된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사 참배와 관련해 “그것은 고무라의 생각이며 (그가) 잘 알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무라 부총재는 전날 마이니치신문과의 대담에서 지난 5월 장더장(張德江)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 등을 만났을 때 사견임을 전제로 “일·중 관계가 진전되면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올해 패전일(8월 15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싸우다 고귀한 목숨을 희생한 분들에게 존중의 뜻을 표하는 마음을 계속 지닐 것이지만, 내가 신사를 참배할지에 대해 말하는 것은 삼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니가키 사다카즈 법무상, 하야시 요시마사 농림수산상, 네모토 다쿠미 부흥상,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 담당상, 이나다 도모미 행정개혁 담당상 등 아베 내각 각료 5명이 야스쿠니 신사의 ‘미타마 마쓰리’를 맞이해 지난 13일 등(燈)을 봉납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매년 7월 13∼16일 전몰자의 혼을 위로하는 행사의 하나로 미타마 마쓰리를 열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 야스쿠니 신사 안 갈 것”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고무라 마사히코 부총재가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또 야스쿠니 신사에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전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3일 보도했다. 고무라 부총재는 이날 이오키베 마코토 구마모토 현립대 이사장과의 대담 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고무라 부총재는 당시 중국 내 서열 3위인 장더장(張德江)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 등을 만났을 때 사견임을 전제로 “일·중 관계가 진전되면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는 오는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때 중·일 정상회담을 할 것을 중국 측에 사실상 촉구한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중국과 일본은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취임, 지난해 3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취임 이후 한 번도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중국은 중·일 정상회담에 응하는 조건으로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도록 요구해 왔다. 고무라 부총재는 방중 때 장 위원장 등 여러 요인과 회담한 결과 중·일 정상회담에 대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아베 총리가 제1차 아베 내각(2006~2007년) 때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보류한 것은 “자신이 참배하지 않으면 중·일 관계가 좋아진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지난해 말 참배 당시에는 “참배를 보류했음에도 이런 (경색된 관계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면 참배한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아베 총리의 생각을 대변했다. 고무라 부총재는 이어 시 주석에 대해 “아베 총리도 시 주석도 ‘전략적 호혜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정상회담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MLB]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밀어내고 하루 만에 선두 탈환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하루 만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다저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1사 만루에서 나온 A.J. 엘리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53승 43패(승률 0.552)가 된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51승 43패·승률 0.543)를 밀어내고 하루 만에 자리바꿈을 했다. 전날 승차는 같으나 승률에서 앞서며 11일 만에 지구 1위를 탈환했던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0-2로 완패하며 다저스와의 간격이 1게임 차로 다시 벌어졌다. 경기는 다저스 선발 폴 마홈과 샌디에이고 선발 이언 케네디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엉덩이 부상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조시 베켓을 대신해 임시 선발로 투입된 마홈은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의 깜짝 호투를 선보였다. 케네디 역시 야시엘 푸이그의 경기 초반 퇴장으로 파괴력이 떨어진 다저스 타선을 8회까지 삼진 8개를 곁들여 3피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푸이그는 3회말 2사 3루에서 3구 삼진을 당한 뒤 심판의 볼 판정에 항의하다 올 시즌 첫 퇴장을 당했다. 다저스는 7회말 득점 기회가 아쉬웠다. 다저스는 7회말 볼넷과 안타로 1사 1, 2루의 기회를 엮어냈으나 A.J. 엘리스, 미겔 로하스가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다저스는 선발 마홈에 이어 브랜든 리그와 J.P. 하웰이 각각 7회와 8회를 탄탄하게 막아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켄리 얀선은 불안한 모습을 드러내며 2사 1, 2루의 기회에 몰렸으나 4번 타자 야스마니 그랜달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한숨을 돌렸다. 위기를 넘긴 다저스는 곧바로 기회를 잡았다. 다저스는 9회말 선두 타자 애드리언 곤살레스가 중견수 방면 2루타를 치고 나가 기회를 열었다. 맷 캠프의 삼진과 앤드리 이시어의 고의사구로 이어진 1사 1, 2루에서 후안 우리베가 볼넷을 골라내며 순식간에 베이스가 꽉 찼다. 샌디에이고는 만루 위기에 내야에만 5명을 배치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엘리스는 이에 개의치 않고 우익수 방면 깊숙한 희생플라이로 승부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본 집단 자위권 첫 위헌 소송…아베는 파푸아뉴기니서 세일즈

    뉴질랜드·호주에 이어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 세일즈’를 이어갔다. 아베 총리는 지난 10일 피터 오닐 파푸아뉴기니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한 각의 결정에 대해 설명하며 “‘적극적 평화주의’ 아래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오닐 총리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NHK가 11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앞서 뉴질랜드와 호주에서도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에 대한 이해와 지지의 입장을 이끌어낸 바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아베 총리가 이달 말 멕시코·브라질 등 중남미 순방과 새달 초 방글라데시·스리랑카 등 외국 방문 기회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집단적 자위권에 대해 설명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산케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 이후 29년 만에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배경에 ‘중국 견제’도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한국, 일본 규슈, 필리핀 등을 잇는 ‘제1열도선’을 지나 태평양의 괌과 사이판, 파푸아뉴기니 부근을 잇는 ‘제2열도선’ 근방에서 원양 훈련을 실시하는 등 해양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해 아베 정권이 파푸아뉴기니 등 태평양 도서국과의 관계 강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파푸아뉴기니에 향후 3년간 200억엔(약 1999억원) 규모의 정부개발원조(ODA) 제공 의사도 밝혔다. 아베 총리는 11일 오전 태평양전쟁에서 많은 일본인이 사망한 북부 지역의 전몰자위령비를 방문해 헌화하고 희생자를 추모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한편 이날 일본 미에현의 전 현청 직원인 진도 도키나오가 일본 정부가 지난 1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각의결정을 한 것은 헌법 위반이라며 각의결정 무효를 요구하는 소송을 도쿄지방법원에 냈다고 NHK가 11일 보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판할의 한수’ 실패

    ‘교체의 신’의 선택이 빗나갔다. 루이스 판할 네덜란드 감독은 브라질월드컵에서 귀신 같은 용병술로 이름을 떨쳤다. 멕시코와의 16강전에서 공격수 클라스얀 휜텔라르(샬케)를 투입해 결승골을 만들었고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 직전에 주전 골키퍼 야스퍼르 실레선(아약스)을 팀 크륄(뉴캐슬)로 교체해 승리를 일궜다. 그러나 10일 아르헨티나와의 준결승전에서는 웬일인지 승부수가 통하지 않았다.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고 연장전에서 경기를 끝낼 작정이었던 판할 감독은 연장 전반 5분 체력이 다한 공격수 로빈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대신 휜텔라르를 넣었다. 아껴 뒀던 마지막 교체 카드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수비에 발이 묶인 휜텔라르는 득점은커녕 변변한 슈팅 한 번 날리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교체 카드를 다 써 버린 판할 감독은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두 골이나 막아 낸 골키퍼 크륄을 기용할 수 없었고, 실레선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부터 막시 로드리게스(뉴웰스)까지 아르헨티나 키커 4명에게 연달아 골을 허용했다. 판할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가능했다면 (승부차기 직전에) 실레선을 교체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세 장의 교체 카드를 다 사용한 뒤였다”고 말했다. 그는 “브루누 마르팅스 인디가 옐로카드를 받고 움직임까지 느려져 다릴 얀마트(이상 페예노르드)를 넣었다. 또 부상 위험이 있는 나이절 더용(AC밀란) 대신 요르디 클라시(페예노르트)를 투입했다. 지친 판페르시도 불러들여야 했다”면서 교체 인원이 많아 크륄까지 투입할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문화단신]

    [문화단신]

    이문열 ‘변경’ 개정판 출간 소설가 이문열이 1998년 발표한 대하소설 ‘변경’의 개정판(민음사)을 펴냈다. 절판된 지 11년 만이다. 작가는 2001년 정치적 발언 논란으로 작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자 2003년 책을 절판시켰다. 작품은 ‘월북한 아버지’라는 공통의 죄의식을 공유한 세 남매를 통해 한국 현대사를 추동시킨 1960년대를 그려냈다. 당초 작가는 ‘변경’ 후속편으로 1980년대 이야기를 쓰려 했으나 이를 별도의 작품으로 내놓기로 하면서 완결편인 12권을 고쳐 써냈다. 작가는 펴내는 말에서 “절판을 결정한 그해 봄의 분개와 격앙이 이제는 울적함으로 떠오른다”면서 “‘변경’은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한 세대 우리가 헤쳐 온 세계를 조망하는 데 매우 유용한 인식 틀일 수 있다”고 밝혔다. 철학과 대화 ‘문학과 실존’ ‘철학으로 문학을 해석하고 문학으로 철학을 이해한다.’ 신옥희 이화여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20여년간 가르쳤던 문학철학 강의를 ‘문학과 실존: 현대문학과 실존철학의 대화’(이화여대출판부)로 엮었다. 레프 톨스토이, 프란츠 카프카, 버지니아 울프 등 근현대 작가들의 대표작 11편과 프리드리히 니체, 칼 야스퍼스, 마르틴 하이데거 등 실존주의 철학자 11명의 사상을 짝지웠다. 장폴 사르트르, 알베르 카뮈의 작품에서는 존재의 무의미 앞에 절망하는 현대인의 정신적 위기를,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의 작품에서는 인간 정신의 위대함과 낙관적인 신념을 읽어낸다.
  • 서경덕 교수, ‘동해’ 동영상 배포, 다음은 ‘고노담화’

    서경덕 교수, ‘동해’ 동영상 배포, 다음은 ‘고노담화’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교수가 ‘동해’에 관한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배포 했다고 9일 밝혔다. 서 교수는 지난해 9월부터 ‘한국인이 알아야 할 역사이야기’라는 타이틀 하에 ‘일본군 위안부’, ‘독도’, ‘일본 전범기’,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을 차례로 제작해 왔다. 이번에 제작한 ‘동해’ 편이 다섯 번째다. 공개된 6분여 분량의 영상에는 동해 명칭의 역사적인 유래를 비롯해 일본 정부의 잘못된 주장과 민간단체들의 동해 표기 노력 등을 담고 있다. 서 교수는 “전 세계 주요 지도 및 대표 언론사 기사들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 명칭 대부분이 ‘일본해’로 잘못 표기가 되어 있어 이를 ‘동해’로 바로잡고자 동영상을 제작하여 배포했다”고 영상을 기획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서 교수는 “한국어로 제작된 동영상을 통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먼저 ‘동해’에 대해 잘 파악하고, 또한 영어 동영상을 통해서는 전 세계에 널리 알려 세계적인 여론을 환기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동해’ 영상을 공개하기에 앞서 서 교수는 5개월여 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난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중국 청년보’에 동해광고를 실었다. 중국 청년보에 동해광고가 게재된 후 BBC, 신화통신, 인민일보, 아사히신문 등 전 세계 주요 언론에서 관련 기사를 다루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중국 내 주요 언론 100여 곳에서 집중 보도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이처럼 각 나라 대표 언론사의 움직임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AP, CNN, NYT, WP 등 전 세계 주요 200여 개국 대표 언론사 650여개 매체의 트위터와 웨이보 계정을 통해서도 해당 동영상을 배포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 교수는 ‘한국인과 세계인이 알아야 할 역사이야기-동해 편’에 이어 여섯 번째 이야기로 ‘고노담화’에 관한 영상을 준비 중이다. 사진·영상=서경덕 교수, 유튜브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네가 어디로 찰지 안다” GK 크륄의 심리전 논란

    “네가 어디로 찰지 안다” GK 크륄의 심리전 논란

    하루 아침에 네덜란드의 영웅이 된 팀 크륄(뉴캐슬) 골키퍼가 지난 6일 코스타리카와의 브라질월드컵 8강전 승부차기 도중 상대 키커에게 다가가 뭐라고 얘기하는 장면을 혹시 기억하시는지. 120분 동안 무실점으로 선방한 주전 골키퍼 야스퍼르 실레선(아약스)과 연장 종료 1분 전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크륄은 코스타리카의 두 번째 키커인 브라이언 루이스(에인트호번)와 다섯 번째 키커 마이클 우마냐(사프리사)의 슛을 막아내 4-3 승리와 네덜란드의 4강행을 이끌었다. 하지만 크륄이 루이스가 공을 차기 전 다가가 주위를 맴돌며 건넨 말이 스포츠맨십에 어긋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크륄은 세 번째 키커 잔카를로 곤살레스(콜럼버스)를 상대로도 같은 행동을 하다가 주심으로부터 제지당했다. 크륄은 7일 독일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잘못한 게 없다. 못되게 말한 것도 아니다”며 “어디로 슛을 찰지 안다고 했을 뿐이다. 상대의 속내를 들여다보려고 했고 그게 먹혔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전의 일환이었다”면서 “그들도 나도 큰 압박을 받고 있었다.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 것이고 다행히도 잘 통했다”며 스포츠맨십의 선을 넘은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크륄은 “(10일) 아르헨티나와의 준결승에서도 승부차기를 막을 기회가 온다면 똑같이 할 것”이라며 “하지만 90분 안에 경기를 끝낼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골키퍼로 뛴 경험이 있다고 밝힌 미국 ESPN 칼럼니스트는 2006년 독일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8강전에서 독일 골문을 지켰던 옌스 레먼이 했던 것보다 크륄의 행동은 훨씬 점잖고 상궤를 벗어나지도 않았다고 돌아봤다. 레먼은 키커로 나설 법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킥 성향을 모두 메모한 뒤 양말 속에 넣어뒀다. 그리고 키커가 찰 때마다 꺼내 읽었다. 아니 적어도 읽는 척했다. 심지어 레먼은 메모에 빠져 있던 네 번째 키커 에스테반 캄비아소가 공을 향해 다가올 때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기분이 상했는지 캄비아소가 실축했고, 아르헨티나는 2-4로 졌다. 존스는 크륄의 행동이 스포츠맨십에 어긋났다기보다 게임맨십이란 측면에서 정당한 것이었다고 옹호했다.   아울러 이탈리아의 전설적 수비수 파비우 칸나바로는 루이스 판할 네덜란드 감독이 연장 종료 직전 골키퍼 를 교체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라질 방송 ‘글로보’와의 인터뷰에서 “모두가 판할 감독의 골키퍼 교체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고 있지만 솔직히 난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승부차기를 앞두고 골키퍼를 교체한 것은 골키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다음 경기에서 판할 감독은 누구를 선발로 내세울 것인지 궁금하다. 아마 선수들과 감독의 신뢰는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할 감독은 경기 직후 “월드컵에서 승부차기 상황이 온다면 크륄을 투입할 생각을 하고 있었고 선수들도 알고 있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크륄은 “경기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감독과 골키퍼 코치로부터 준비하고 있으란 얘기를 들었다. 다만 그들은 ‘너만 알고 있으라’고 당부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를 몰랐던 실레선은 교체돼 벤치로 돌아오는 과정에 물병을 발로 걷어찼지만 크륄이 두 차례나 선방하자 누구보다 환호하며 반색했다. 이 두 사안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판할 ‘신의 한수’ 통했다

    6일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펼쳐진 코스타리카와의 브라질월드컵 8강전에서 네덜란드는 신(神)이 외면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루이스 판할 감독의 신들린 듯한 한 수가 결국 해피엔딩을 만들었다. 판할 감독은 이날 3장의 교체카드를 아끼고 아꼈다. 후반 31분 멤피스 데파이(PSV 에인트호번), 연장 후반 1분 브루느 마르팅스 인디(페예노르트)를 각각 바꾼 뒤에는 더이상 교체카드를 쓰지 않았다. 판할 감독은 승부차기에 가서야 마지막 교체를 단행했다. 120분 동안 실점하지 않은 주전 골키퍼 야스퍼르 실레선(아약스)을 빼고 월드컵 무대에 한 번도 서지 않은 팀 크륄(뉴캐슬)을 집어넣은 것. 2011년 대표팀 발탁 이후 A매치는 고작 5번. 지난 4시즌 소속팀의 20차례 페널티킥 중에서 2차례만 막아내 방어율도 그저 그랬다. 그러나 판할 감독은 실레선보다 6㎝나 큰 키(193㎝)에 반사신경까지 읽어낸 크륄을 선택했다. 슈팅 방향을 꿰뚫은 크륄은 두 번째, 다섯 번째 키커를 주저앉혀 4-3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中·日 6개월 만에 외교국장급 협의… 정상회담 포석

    중국과 일본이 지난 1일 중국 베이징에서 외무성 국장급 협의를 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일 협의를 위해 1일 베이징을 방문한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이날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아시아 국장과 만찬을 겸한 협의를 했다. 중국과 일본이 외교부 국장 간 협의를 한 것은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처음이다. 외무성 관계자는 “약 2개월 전 취임한 쿵쉬안유 국장과의 첫 인사가 주요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와 역사 인식을 둘러싸고 냉각이 지속되고 있는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들은 이날 보도했다. 특히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방안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보고 있다. 또 납북 일본인에 대한 재조사와 이에 따른 일본의 대북 제재 해제 논의를 위한 북·일 국장급 협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 국민·주변국 속여온 셈”

    “아베, 국민·주변국 속여온 셈”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허용한 일본 정부의 1일 각의(국무회의) 결정과 관련, 하세베 야스오(58) 와세다대 대학원 법무연구과 교수는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헌법 해석을 바꾸는 것은 정부가 헌법 9조의 올바른 의미에 대해 국민과 주변국을 속여 온 셈이 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각의 결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그동안 일본 정부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 9조에 의해 인정되지 않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필요하다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누차 말했다. 헌법 해석을 변경하는 이번 각의결정은 헌법에 기초한 정치라는 입헌주의의 원칙에 도전한 것이다. 헌법 해석 변경은 즉 정부가 지금까지 잘못해 왔다고 인정하는 셈이다. 헌법 9조의 의미에 대해 국민과 주변국을 속여 온 것이 된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반대하지만, 실행하려면 정식 절차를 거쳐 개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반대하는 이유는. -일본의 국익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은 사이가 좋았지만 이라크에 같이 가서 영국에 득이 된 것은 없었다. 미국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행동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이 안 된다는 이유로 군사적 행동을 거부해 왔는데, 앞으로 미국으로부터 요구받았을 때 거부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득보다 실이 많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헌법 해석 변경’이라는 무리한 수단을 써서라도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아베 총리와 주변인들은 헌법 9조를 개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 안에서도 대단히 특이한 위치에 있다. 그만큼 민족주의가 강한 이는 자민당 내 총리 후보자 중에 없다. 아베 총리의 정책을 이어받을 사람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래서 아베 총리가 재직 기간 중 가능한 한 자신의 생각대로 정책을 실현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관련법 정비로 실제로 집단적 자위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무력 행사의 신(新) 3요건을 보면 상식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도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실제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제2차 세계대전 전 일본 정치가들이 ‘만주·몽골은 일본 제2의 생명선’이라는 말을 썼던 것처럼 ‘호르무즈 해협(이란과 아라비아반도 사이에 있는 해협으로, 전 세계 해상 수송 원유가 40%나 통과)이 일본의 생명선이다. 이곳에서 군사적 위기가 생긴다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정부가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에서는 한반도 유사시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경우에 대해 우려가 많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본다. 북한은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게 최대의 목적이어서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위험성이 있는 곳은 오히려 타이완이다. 중국은 현상을 변경하려는 생각이 강하다. 중국이 국지적인 군사 불균형을 통해 타이완을 손에 넣으려고 하면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고, 이렇게 되면 미국과 타이완이 일본에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정부 ‘동북아 안보질서 파장’ 주시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이 1일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결정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동북아시아 안보 질서의 ‘새로운 현상 변화’라는 점에서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과거 침략 역사를 부인하는 태도를 견지하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부터 독도 영유권 주장, 고노 담화 검증까지 한반도를 향한 과거사 도발을 이어 가고 있는 아베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 총괄 기획의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기류가 짙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전후 방위안보정책의 중대한 변경’으로 규정하는 동시에 한반도 안보와 우리 국익에 대한 영향은 ‘불용’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본이 이날 집단적 자위권 행사 사례로 제시한 낙도(외딴섬)에서의 불법 행위 대처 관련 내용은 ‘독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별도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또 성명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 범위를 ‘미·일 안보 동맹의 틀’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힌 것은 후속 조치로 일본과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에 나선 미국을 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일본 및 주변 지역에서의 유사시 자위대와 미군의 역할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진정으로 과거의 침략 역사를 청산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이 전후 체제의 탈피를 시도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리 요청 없이 한반도에서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건 한·미·일 3국 모두 불가능하다고 본다는 데 이견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주일 미군이 주한 미군의 후방기지 역할을 하는 현실과 유사시 한반도 내 일본인 보호를 명분으로 일본의 군사적 개입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갖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으로 묶인 미국과 일본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방위 확약 및 중·일 영토 분쟁 등 미·일 대 중국의 대결 구도 강화가 한반도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야스쿠니 방화 범죄인 인도 청구 사건 (류창 사건)

    판례의 재구성 10회에서는 2011년 12월 일본 야스쿠니 신사 기둥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붙이고, 이듬해 1월 주한 일본 대사관 건물에 화염병을 던져 국내에 수감된 중국인 류창을 인도해 달라는 일본 정부의 요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서울고법 2012토1)을 소개한다. 법원의 결정이 갖는 의미를 비롯한 관련 해설을 최태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듣는다. ‘야스쿠니 방화 범죄인 인도 청구 사건’(일명 ‘류창 사건’)이란 중국인 류창(40)이 2011년 말 일본 야스쿠니 신사 일부 기둥에 불을 붙인 범행에서부터 출발한다. 류창은 그의 외할머니가 1942년쯤 전남 목포항을 통해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중국으로 끌려가 위안부가 돼 고초를 겪은 이야기와 함께 외증조할아버지가 1940년대 초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던 중 몰래 한국어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고문을 받아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일본의 반인륜적 만행에 반감을 갖게 됐다. 류창은 2011년 10월 일본으로 건너가 같은 해에 일어났던 ‘동일본 대지진’ 재해 지역 주민에 대한 심리 치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1년 12월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과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반성과 해결을 일본 측에 요구했지만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오히려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을 철거하라며 맞서는 것을 보고 류창은 분노를 느꼈다. 그는 외할머니의 기일인 그해 12월 26일을 범행 날로 정하고 그날 새벽 3시 50분쯤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전혀 없었다. 범행 직후 류창은 우리나라에 와서 ‘수요 집회’가 1000회째가 될 때까지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사과하지 않자 2012년 1월 6일 주한 일본 대사관 건물에 화염병을 던져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2002년 4월 8일에 체결해 그해 6월 21일 발효된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범죄인 인도 조약’(이하 인도 조약)에 따라 야스쿠니 신사에 불을 붙인 범행을 기물 손괴가 아닌 방화 피의 사건으로 규정하고 류창을 일본으로 인도해 줄 것을 2012년 5월 21일자로 청구했다. 범죄인 인도법에 따르면 범죄인의 인도 심사 및 심사 청구와 관련된 사건은 서울고법과 서울고검이 ‘전속 관할권’을 갖는 것으로 돼 있다. 전속 관할권의 영향으로 서울고법에서 내린 결정은 상고가 인정되지 않는다. 즉 범죄인 인도 심사에 있어 서울고법의 결정은 법원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서울고법은 류창 사건을 ‘정치적 범죄’ 중 사인 또는 사적 재산, 사적 이익을 침해하지 않고 오로지 해당 국가의 정치 질서에 반대하거나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으로 저지른 ‘상대적 정치범죄’로 간주했다. 서울고법은 사건 안에 존재하는 일반범죄(방화, 기물 손괴 등)로서의 성격과 정치적 성격 중 어느 것이 더 주된 것인지를 판단해 ‘인도 거절’ 결정을 내렸다. 서울고법은 “범죄인에게서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동기를 찾아볼 수 없고 야스쿠니 신사가 법률상 종교단체 재산이기는 하나 국가시설에 상응하는 정치적 상징성이 있다고 평가되며 범행과 정치적 목적 사이에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된다”는 점을 거절 결정을 내린 근거로 제시했다. 이 외에도 범행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전혀 없고 범행 목적이 일본 정부 정책을 변화시키거나 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압력을 가하려 했던 것인 점 등이 인정됐다. 여기에 서울고법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대다수 문명 국가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 등을 종합해 볼 때 인도 대상 범죄는 일반물건 방화라는 일반범죄 성격보다 정치적 성격이 더 강해 정치적 범죄에 해당하므로 달리 범죄인을 인도해야 할 예외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日 고노담화 검증 이후] 靑 “日 국격·신뢰 문제”… 아베 불신 팽배

    [日 고노담화 검증 이후] 靑 “日 국격·신뢰 문제”… 아베 불신 팽배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일본 정부 스스로 훼손한 건 국격과 신뢰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12월 집권 이후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 기술 등을 삭제한 역사교과서 검정 통과, 고노 담화 검증까지 한·일 관계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박 대통령의 불신감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고노 담화 검증은 일본 정부의 신뢰도와 국격을 보여 준 것 아니겠느냐”면서 “우리는 그런 점을 감안해 외교 활동을 할 것이며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정부가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특히 일본 정부가 한국과의 외교적 교섭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표하며 마치 양국의 정치적 협상의 결과물인 양 고노 담화 훼손에 이용한 건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왜곡한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현 정부 출범 후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시기조차 모색하기 어려운 한·일 정상회담은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박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는 지난 15일 이병기 전 대사가 귀국한 후 일주일째 공석인 주일대사 지명을 통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주일대사에는 외교부 일본과장과 아시아·태평양국장 등을 역임한 ‘일본통’인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유력하다. 그가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만큼 대통령의 뜻을 읽고 일본 측에 전달할 복심으로 적합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박 전 수석이 업무에서는 합리적이지만 외교관 시절 일본 관계에서는 강골 성향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 전 수석은 지난해 8월 방한한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를 비공개로 만나 박 대통령의 뜻을 전하는 등 대일 메시지 작업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자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는 2015년에도 격랑이 예고되고 있다. 고노 담화를 적대시하면서도 국제사회를 의식해 계승을 표명한 아베 총리가 내년에 발표할 이른바 ‘아베 담화’에 어떤 폭탄 내용을 담을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아베 정부 고노담화 흔들기, 일본의 비극이다

    일본 아베 정부가 또 한번 한·일 관계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독도 영유권 주장 강화, 역사교과서 왜곡 확대도 모자라 일본군 위안부 징발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마저 훼손하고 나섰다. 앞서 그제는 우리 군의 동해 사격훈련에 대해 독도 영유권을 운운하며 중단을 요구하는 주권 침해의 도발마저 불사했다. 그들의 수구적 역사 부정 행태가 대체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지, 정녕 한·일 관계의 파탄을 보고자 하는 것인지 아베 정부의 퇴행적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어제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부장관이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보고한 고노 담화 검증 결과를 통해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이름으로 담화를 발표하기에 앞서 한·일 정부 당국자가 문안을 조율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시 미야자와 기이치 정부가 ‘한국 측과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은 사실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고노 담화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다 양국 간 정치적 타협의 결과라는 해석을 낳게 하는 것이자, 향후 과거사 부정의 또 다른 길을 열어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부터 시작된 양국 간 위안부 피해 보상 논의에 새로운 걸림돌을 깔아 놓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고노 담화 작성 당시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조세영 전 외교부 동북아국장에 따르면 당시 일본 정부가 한국 측에 의논을 요청했고, 이에 ‘일본 자신의 판단에 따라 발표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의견과 ‘뒤에서 한국에 책임을 전가할 생각은 없다’는 일본 측 의견이 오간 뒤에 일본 측 상담 요청에 우리 정부가 응했다고 한다. 그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 해도 이는 국가 간 외교에 있어서, 특히 과거사 사죄와 같은 민감한 현안에 대한 입장을 천명하는 데 있어서 당사국이 상대국의 의견을 묻고 그 뜻을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하는, 통상적이고 기본적인 절차로 볼 일이다. 이를 두고 마치 고노 담화가 양국 간 정치적 타협의 산물인 양 호도하는 것은 외교적 기망이자, 또 다른 과거사 부정이 아닐 수 없다. 아베 내각이 제아무리 부끄러운 과거사 지우기에 몰두한다고 해서 엄존하는 실체적 진실이 바뀔 수는 없는 일이다. 위안부 강제 징집을 증명하는 역사적 자료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차고 넘친다. 중국 지린성 기록보관서에서만 해도 지난 1월과 4월 일본군이 자체 예산으로 직접 위안부를 ‘구매’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 등이 57건이나 발견됐다. 지난 2일에는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본군위안부문제아시아연대회의가 일본군의 위안부 징집과 관련한 공문서 529점을 공개하기도 했다. 고노 담화를 아무리 흔들고 깎아내린들 과거사가 지워질 수는 없는 일인 것이다. 고노 담화는 일본이 자신들이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를 반성하고 사죄함으로써 침략국의 오명을 씻고 정상국가의 반열에 오르기 위한 조치였다.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라는 외교 목표에 앞서 일본 스스로를 위한 자구적 조치였던 것이다. 이제 와서 이를 흠집낸다는 것은 저들 스스로 퇴행의 역사 속으로 뛰어들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아베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하든 과거사가 지워지고 독도의 주인이 바뀔 수는 없다. 역주행을 하면 할수록 후손들에게 물려줄 유산은 국제적 고립일 뿐이다. 일본의 비극이고, 동북아시아의 불행이다.
  • 멀어진… 일본의 16강

    일본 월드컵대표팀의 알베르토 자케로니(61)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목표는 4강”이라고 큰소리쳤다. 그런 일본이 20일 나타우의 두나스 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그리스와의 2차전 전반 38분 상대 수비수 코스타스 카추라니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등에 업고도 0-0으로 비겨 일찍 짐을 싸게 생겼다. 1무1패(승점 1)로 3위로 처진 일본은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렵게 됐다. 25일 3차전 상대가 2승(승점 6)을 챙기며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한 콜롬비아이기 때문. 일본에 골 득실에서 뒤진 4위 그리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한 코트디부아르를 만난다. 전날 ‘티키타카의 몰락’과 빼닮은 ‘스시타카의 몰락’이었다. 일본은 662개의 패스를 시도, 570개를 성공해 패스 성공률이 86%였다. 243개를 시도해 144개를 성공한 그리스(59%)보다 질과 양에서 앞섰다. 점유율도 68%로 그리스(32%)의 곱절을 넘었다. 그러나 창조적인 움직임이 부족했고 측면에서의 크로스 패스는 그리스 장신 수비수들에게 번번이 막혔다. 동료의 퇴장에 투쟁심이 발동한 그리스가 오히려 전반 40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바실리스 토로시디스(AS로마)가 일본 수비수에게 맞고 굴절된 공을 재차 잡아 강력한 슈팅을 날렸는데 그만 일본 수문장 가와시마 에이지(스탕다르 리에주)의 선방에 걸렸다. 일본은 후반에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를, 후반 12분에는 ‘히든카드’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16분 테오파니스 게카스(코니아스포르)의 헤딩슛을 골키퍼 가와시마가 선방해 한숨을 돌린 뒤 후반 23분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력가와가 수비수 키를 넘겨 우치다 아쓰토(샬케)에게 정확하게 연결했고 우치다는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오쿠보 요시토(가와사키 프론탈레)에게 원터치 패스를 보냈다. 오쿠보의 슈팅은 골대를 크게 벗어났고, 일본 열도는 깊은 탄식에 빠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無能 함대’

    아름다운 패스를 뽐냈지만 거기까지였다. 스페인이 19일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B조 칠레와의 2차전에서 0-2로 완패해 24일 호주와의 3차전 결과와 관계없이 16강에서 탈락했다. 필드골 하나 없는 상태에서 승점도 없이 2경기 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사실상 쫓겨난 것이다. 전 대회를 제패한 팀이 1라운드에서 탈락한 것은 스페인이 다섯 번째다. 특히 남아공대회 앞뒤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을 2연패한 스페인으로선 메이저대회 4연패는 물론 월드컵 2연패의 영예를 차지할 기회도 놓쳤다. 1930년 시작한 월드컵에서 2010년까지 19차례 대회를 치르는 동안 2연패를 이룬 나라는 이탈리아(1934·1938년)와 브라질(1958·1962년)뿐이다. 기록을 보면 스페인이 압도적인 축구를 했다. 705개의 패스를 시도한 가운데 579개를 성공해 패스 성공률 82%로, 464개를 시도해 332개를 성공시킨 칠레(72%)를 앞질렀다. 또 15개 슈팅 가운데 9개가 골문 안을 향한 유효슈팅이 돼 7개 중 4개에 그친 칠레보다 많았다. 다만 칠레가 117.58㎞를 뛴 반면 스페인은 109.25㎞에 그쳤다. 특히 두 팀 선수 가운데 칠레의 마르셀로 디아스가 12.5㎞로 가장 길게 달렸는데 공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도 5.9㎞로 가장 멀리 내달렸다. 그러나 스페인의 다비드 실바는 공을 갖고 있는 상태로도 5.4㎞를 뛰었다. 왜소한 칠레 선수들은 스페인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앞과 옆은 물론 뒤까지 에워쌌고 당황한 상대가 실수한 틈을 파고들어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칠레는 전반 20분 미드필드에서 스페인의 패스를 가로챈 뒤 빠르게 치고 올라가 찰스 아랑기스가 문전으로 살짝 내준 패스를 에두아르도 바르가스가 골키퍼를 따돌린 뒤 오른발로 슛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43분에는 알렉시스 산체스의 프리킥을 스페인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가 펀칭한 공을 잡은 아랑기스가 오른발로 감아 차 골대 오른쪽 구석에 찔러 넣었다. 후반 7분 스페인에도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프리킥 상황에서 디에고 코스타가 오버헤드킥으로 올려준 크로스를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빗맞혀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19분 코스타 대신 페르난도 토레스를 투입하며 칠레 문전을 두드렸지만 클라우디오 브라보 골키퍼의 선방에 번번이 막혔다. 납득이 안 가게 길었던 추가 시간 6분은 무적함대의 몰골을 더 처참하게 드러낼 뿐이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도전과 어느 총리 후보자/김경운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정도전과 어느 총리 후보자/김경운 정책뉴스부장

    “삼봉이 생각하는 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태조 이성계) “듣는 것이옵니다.” “참는 것이옵고 품는 것이옵니다.”(삼봉 정도전) 요즘 TV 대하사극 ‘정도전’이 인기를 끄는 데에는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명대사도 한몫한다. 곱씹을수록 절묘하고, 또 지금 현실 정치를 빗댄 것 같기도 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도전이 꿈꿨던 조선은 백성을 최고의 선으로 여기는 민주적 복지국가였다. 그런 조선의 건국을 민본대업(民本大業)이라고 했다. 권력과 부를 모두 거머쥔 족당들의 수탈 아래서 노비에 가깝던 농민들은 조선에 이르러 비로소 제 땅을 갈고 천하의 근본으로 대접받았다. 출산한 관비의 남편도 육아휴직을 보장받은 곳이 조선이다. 당시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시대를 앞선 이상국가, 이상향이 아닐 수 없다. 느릿느릿 쟁기질을 하고, 아무 때나 흥얼거리는 구한말 농부의 모습이 영국의 여행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 여사에게는 게으른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어린 아이들마저 공장에 나와 값싼 노동력을 보태야 했던 산업혁명기의 본국과 비교하면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동양의 낯선 나라에 점차 애정을 느꼈고 돌아갈 땐 아쉬움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런데 요새 입에 오르내리는 국무총리 후보자는 정도전의 앞선 조선을, 비숍 여사의 다정한 조선을 애써 폄하하는 데 열을 올렸던 모양이다. 구한말에 우왕좌왕하다가 일제강점을 맞은 사실이 분하고 뼈아픈 교훈을 되새기자는 의미에서, 낯익은 교인들에게 한 것이라고 해도 이해되지 않는 뭐가 있다. 일관된 논리로 우리 역사에 대해 자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조선을 헐뜯고 싶었던 세력은 아마 일본의 국가주의자들이었을 것이다. 일본은 16~17세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막부시대를 열면서 조선과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즉 수도를 신도시 도쿄로 옮긴 뒤 군사정권의 특성대로 산업과 상업을 중시하며 국력 양성에 매진한다. 이 과정에선 민본 등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일본이 제국주의로 치달을 때도 여유를 부리던 조선은 기계문명 중심인 근대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만다. 당시 일본은 조선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게으른 나라를 산업화로 구제한 것이라는 식민사관을 필요로 했다. 여기에는 어느 한 시기에 개방화, 산업화, 군사화 등이 뒤처졌다고 조선의 가치를 통째로 무시하는 태도가 담겼다. 총리 후보자가 말하는 ‘게으르고 남(일본)한테 신세나 지는 우리 민족의 DNA’에도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구석이 엿보인다. 역사시대 이래 세계 문명의 흔적은 거의 예외 없이 반도에서 열도로 넘어갔다. 이는 반도인들의 DNA가 더 우수해서가 아니고, 열도인들의 그것이 열성이어서도 아니다. 신문명이 세계 대륙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흘러드는 과정일 것이다. 하물며 근세기에 얼마간 열도의 기술력이 반도를 앞질렀을 뿐인데, 이를 두고 DNA까지 운운하는 것은 기어코 역사인식을 의심받을 만하다. 더욱이 할 말이 없는 게 ‘일본군 위안부 배상 요구는 떼쓰기’라는 말이 피해 할머니들을 울렸고, ‘욕망의 땅 세종시’가 충청인들을 뿔 나게 했으며 끝내 ‘표현을 잘하지 못해서’라는 해명은 표현도 직업 기술인 후배 기자들을 속 터지게 했다. 정승감으로서 민심을 되돌리기엔 너무 늦은 것 같다. 김경운 정책뉴스부장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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