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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8·15 야스쿠니 참배 안할 것”

    “아베, 8·15 야스쿠니 참배 안할 것”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오는 15일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 당국자는 이 같은 아베 총리의 방침을 밝힌 뒤 “한국·중국과의 긴장 관계가 높아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앞서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15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참의원 선거 대승을 계기로 영토와 역사인식 문제 등으로 악화된 한국·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 더 이상 이들과의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라고 일본 언론은 설명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사설] 日 집권세력 쇼비니즘으로 뭘 얻겠다는 건가

    엊그제 나온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의 ‘나치식 개헌’ 발언은 현 일본 집권세력의 쇼비니즘, 즉 맹목적·배타적 애국주의가 어디까지 튈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불길한 징조로 다가온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 29일 도쿄에서 가진 한 강연에서 “독일 나치 정권이 헌법을 무력화한 수법을 배우자”고 말했다. 아돌프 히틀러가 1933년 총리에 오른 뒤 정부가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수권법’(授權法)을 만들어 기존 바이마르 헌법을 무력화했듯 일본도 소리 소문 없이 현행 평화헌법을 개정해 군사대국의 길로 나아가자는 얘기다. 불과 한 세기 전 동아시아를 유린한 일제 침략의 역사를 까맣게 잊은 게 아니라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실언이다. 주지하다시피 교전권과 전쟁 참여, 군대 보유를 금하고 있는 일본의 현행 평화헌법은 선대의 침탈 행위를 응징하고 억지하기 위한 국제적 공동선의 소산이다. 일본이 2차세계대전 패배 후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물적 지원을 받아 오늘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평화헌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 점에서 나치식 개헌도 불사하겠다는 아소 부총리의 발언은 자신들의 침략사와 성장사를 모두 부정하고, 보통국가화를 미명으로 군사대국의 길을 걷겠다는 일본 내 극우세력의 쇼비니즘에 기대는 발언이라 할 것이다. 안으로 국민 다수가 반대하고, 밖으로도 주변국 모두가 우려하는 길이건만 한사코 내 길을 가고 말겠다는 독선과 아집을 거듭 내보인 것이다. 지난 주말 동아시안컵 축구 한·일전 때 관중석에 펼쳐진 현수막에 대한 반응에서도 일본 지도층의 국수주의가 드러난다.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은 우리 응원단이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펼쳐 보인 데 대해 “그 나라의 민도(국민수준)가 문제가 된다”고 운운했다. ‘울트라닛폰’이든, ‘붉은 악마’든 스포츠 경기에 어울리지 않는 깃발과 플래카드로 경기장을 민족감정의 대결 무대로 변질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원인을 제공한 나라의 일개 장관이 공개적으로 이웃나라 국민의 수준을 폄하하는 것이야말로 스스로 낮은 격(格)을 드러내는 일이 아니겠는가. 보름 뒤면 일본 제국주의 패전일이다. 어느 때보다 야스쿠니 신사를 찾는 일본 지도층의 행렬이 길 것이라고 한다. 국수주의로 치닫는 것은 일본의 장래에도 이롭지 않음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
  • “獨 나치처럼 비밀 개헌하자” 또 망언 뱉은 아소

    “獨 나치처럼 비밀 개헌하자” 또 망언 뱉은 아소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지난 29일 강연에서 독일 나치 정권이 헌법을 무력화한 수법을 배우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도쿄에서 행한 강연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전 나치 정권 시절을 언급하면서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은 어느새 바뀌어 있었다”고 소개한 뒤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변했다. 그 수법을 배우면 어떤가”라고 말했다. 개헌 논의는 조용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나치 정권을 거론한 대목은 논쟁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현대 헌법의 효시로 불리는 바이마르 헌법은 나치의 지도자인 아돌프 히틀러가 1933년 총리가 된 뒤 정부가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만든 ‘수권법’(授權法)에 의해 무력화됐다. 아소 부총리는 “호헌을 외치면 평화가 온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면서 “개헌의 목적은 국가의 안정과 안녕이며, 개헌은 단순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최근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51%가 집단적 자위권 도입 및 개헌에 반대한 결과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아소 부총리의 ‘독일 나치식 개헌’ 발언에 대해 헌법 제96조 개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평화헌법’의 핵심인 제9조 개정 여론이 좋지 않아 96조를 개정, 언제든지 헌법 내용을 바꿀 수 있는 초석을 만들겠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96조에 개헌 의결정족수가 3분의2 의결로 돼 있어 아소가 이를 바꾸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및 각료들이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인 8·15때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에게 경의와 감사의 뜻을 표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면서도 “조용히 참배하면 된다. 특별히 전쟁에 진 날에만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 4월 야스쿠니 춘계 제사 때 참배했고, 한국 정부가 그에 항의하는 의미로 당시 예정돼 있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일본 방문 일정을 취소함에 따라 한·일 관계는 급격히 냉각됐다. 우리 정부는 아소 부총리의 언행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런 발언이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개헌 문제를 떠나 유럽의 과거 한 정권(나치 정권)에 대한 언급이 오늘의 양식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일본 제국주의 침략 피해를 본 주변국 국민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명백하다”고 밝혔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storysun@seoul.co.kr
  • [일본 참의원 선거 현장을 가다] 지상 대담 ‘자민당 압승 이후의 일본’

    [일본 참의원 선거 현장을 가다] 지상 대담 ‘자민당 압승 이후의 일본’

    이변은 없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21일 열린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현행 제도에서 역대 최대인 65석을 획득, 연립 정당인 공명당과 함께 과반수(122석)를 훌쩍 넘는 135석을 확보했다. 국민의 열렬한 지지를 등에 업은 아베 총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한국 정부는 ‘자민당 천하’의 일본과 양국간 현안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서울신문은 22일 긴급 지면 대담을 마련해 한·일관계와 안보 문제 전문가인 미치시타 나루시게 일본 정책연구대학원 교수와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에게 이번 선거의 의미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선거 결과가 일본 정치에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미치시타 교수 ‘네지레’(여소야대) 정국이 해소되면서 일본 정치가 안정화됐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 지금까지는 정치 안정이 안 됐기 때문에 주요 정책에 대해서는 논의를 미뤄왔는데 앞으로는 굵직한 정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정계 개편 문제가 거론될 것이고, 민나노당이나 일본유신회는 자민당과 협력하면서 영향력을 발휘하려고 할 것이다. -진 센터장 자민당이라는 강한 여당이 ‘1강’ 체제를 구축했다는 것이 가장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는 여야 대표정당이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을 띠고 있어 자민당이 여당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도대로 정책을 관철하기 힘들었다. 여기에 자민당내 반주류 파벌의 힘도 강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민당 안팎으로 아베 총리에 대항할 세력이 없다. ‘강한 여당, 지리멸렬한 야당’이라는 구도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의 특징을 꼽는다면. -미치시타 교수 저조한 투표율을 들 수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52.61%로, 직전인 2010년보다 5.31%포인트 하락해 역대 3번째로 낮았다. 이번 선거의 초점은 특정 정책이 아니라 자민당의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느냐, 즉 여소야대를 해소할 수 있느냐 여부가 관건이었다. 그런데 자민당이 인기가 있으니 내가 투표하지 않아도 자민당이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 헌법 개정에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관심이 없었던 것도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여론조사를 하면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사람이 과반수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헌법 개정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나 투표하는데 중요한 판단 요소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진 센터장 20~30대의 젊은 층이 아베 총리의 자민당을 지지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자민당 지지세력은 공통 이익을 갖고 있는 농민이나 자영업자, 건설업자 등 이익집단이었다. 그런데 경제가 나빠지면서 젊은 층의 실업률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경제를 내세우고 있는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점이 상당히 새롭다. 지금까지 일본의 젊은 층은 기득권을 바꾸자는 측면에서 항상 야당 지지 성향을 보였다. →아베 총리가 고이즈미 전 총리(2001년 4월~2006년 9월, 1980일 재임)를 뛰어넘는 장기집권을 할 수 있다고 보나. -미치시타 교수 다음 참의원 선거가 있는 2016년 7월까지는 선거가 없어 사실상 임기가 보장된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앞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소비세 인상 등 당면 정책 추진이나 외교관계에 있어서 실수가 나오면 그 전에라도 물러날 수 있다. -진 센터장 3년간 정권을 유지할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복병이 몇 가지 있다. 첫번째로 아베노믹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년 가을까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지지율이 내려가면서 2015년 9월에 있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연임에 실패할 수도 있다. 경제 이외에도 TPP나 후텐마 기지 이전, 집단적 자위권 확보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내 반발을 가져올 가능성도 높다. 이것을 잘 극복한다면 아베 총리가 최장기 집권을 할 가능성도 있다. →선거 이후 자민당은 어떤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나. -미치시타 교수 헌법 개정 논의는 이미 후퇴됐고, 더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이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 역시 상당히 반대 목소리가 많이 나오니 ‘이게 아니다’라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진 센터장 아베 총리의 지지세력은 두 개로 나눌 수 있다. 헌법 개정을 지지하는 우경화 세력과 현실적인 보수 세력이다. 전자는 ‘아베 총리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니 여세를 몰아 헌법도 개정하고 야스쿠니 신사도 참배해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것이다. 후자는 ‘경제정책에 집중해 지지율을 유지한 뒤 장기 집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 중에서 일단은 현실적인 입장이 우세할 것으로 본다. 아베 총리는 장기 집권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당장 헌법 개헌이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무리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헌법 개정에 대해서도 노력하는 모습은 보이겠지만 진짜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들이 ‘아베 총리는 경제에 관심이 없고 본인의 이념에만 관심이 있구나’라는 인상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강해진 아베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미치시타 교수 한국이나 중국은 앞으로 아베 총리가 3년 정도 집권한다는 전제로 일본과의 관계를 설정해야 할 것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실무적인 방향으로 관계 개선을 추진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걱정되는 것은 한국이 전략적으로 일본보다 중국을 중시하고 있는 외교를 펼치고 있는 점이다. -진 센터장 한·일 관계에 있어 ‘정경분리’를 해야 한다. 역사인식과 경제, 안보 등의 문제를 분리해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 아베 총리의 행보를 주시하면서 천천히 협력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 너무 아베 총리를 몰아붙이는 것은 한·일 관계를 더 경색시켜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정리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美 레이더 추가배치 안돼”… 日 작은 마을이 분노하는 이유는

    “美 레이더 추가배치 안돼”… 日 작은 마을이 분노하는 이유는

    지난 21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대승하면서 아베 정권은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했다. 앞으로 평화헌법 개정,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을 강행하며 한층 강화된 보수 기조를 내세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3일 오후 10시 방영되는 KBS 1TV ‘시사기획 창’은 아베 정권의 ‘강한 일본’에 대한 열망과 함정을 집중 취재한다. 지난해 말 출범한 아베와 자민당 정권은 ‘강한 일본’을 내세우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헌법 아래의 현 상황, 즉 ‘전후 체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군복을 입은 아베의 탱크 탑승, 여야 의원 168명의 신사 참배 등 연이은 우경화 행보는 집단적 자위권 확대 시도, 평화헌법 개헌 논의로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강한 일본’에 대한 열망은 일본 안팎에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동해를 사이에 두고 한반도와 마주하고 있는 교토 단고반도의 최북단 ‘소데지 마을’은 7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최근 이 지역에 미군의 고성능 레이더인 ‘X-밴드 레이더’의 추가 배치가 예정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왜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X-밴드 레이더 추가 배치를 반대하는지, 그럼에도 방위성은 왜 소데지 마을에 미군 기지를 설치하려고 하는지, 제작진은 지난달 미국에서 실시된 미·일 합동 군사 훈련에서 그 이유를 찾아봤다. 1987년 열린 일본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는 한 시민이 국기 게양대에 올라 일장기를 끌어내려 불태우는 사건이 벌어졌다. 주인공은 식료품점을 운영하며 평범하게 살던 오키나와인 지바나 쇼이치였다. 오키나와에서는 일본에서 독립하자고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키나와인들은 일본 본토인을 ‘야마톤추’(일본인)로, 오키나와인 자신들은 ‘우치난추’(오키나와인)라고 구별해 부른다.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기지를 둘러싸고 이들은 일본, 특히 아베의 일본에 분노하며 일장기를 혐오한다. 제작진은 오키나와 현지에서 지바나 쇼이치를 직접 만나고, 미군 기지를 둘러싼 갈등을 심층 취재해 오키나와인들의 일본에 대한 분노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살펴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아베, 야스쿠니 신사 참배 말라”

    “아베, 야스쿠니 신사 참배 말라”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대승을 이끈 아베 신조 총리의 대외정책 향배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 대표가 아베 총리에게 8·15 때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말 것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NHK에 따르면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22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인 다음 달 15일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지 여부와 관련, “아베 총리는 제1차 아베 정권 때 매우 배려하는 행동을 했다”며 “아베 총리가 현명한 대응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러한 자세를 유지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또 전날 자민당의 대승이 사실상 확정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 참배 문제와 관련해 “외교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야스쿠니 신사에) 간다 안 간다는 것을 밝힐 생각이 없고 각료들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판단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노믹스’ 지지 확인…장기집권 열쇠는 경제·개헌·외교

    ‘아베노믹스’ 지지 확인…장기집권 열쇠는 경제·개헌·외교

    “참의원(상원) 선거 이후가 진짜 시작이다.” 일본의 한 정치 전문가가 전한 최근 자민당 내 분위기다.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예상대로 공명당과 함께 과반수(122석)를 훌쩍 넘어서는 압승을 거뒀다. 특히 전국 도도부현별로 설정된 47개 선거구 가운데 이와테현을 제외하고 모든 선거구에서 당선자를 내면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과시했다. ‘자민당 천하’의 일본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번 선거를 통해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확인한 자민당은 경제 정책에 당분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 직후 외국인 매수세로 일본 증시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분수령은 다음 달 12일 내각부가 발표할 예정인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치다. 전 분기 4.1%에 이어 계속 상승세가 나타나면, 아베 총리는 가을에 발표하겠다고 공언한 2차 성장전략에서 과감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현지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의 성과가 이르면 내년 봄, 적어도 내년 가을에는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노믹스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 가능성도 더욱 높아진다. 이번 참의원 선거 승리로 중의원은 자민당, 참의원은 민주당이 다수였던 ‘네지레’(여소야대) 정국을 해소했기 때문에 아베 총리는 다음 선거 때까지 향후 3년간 임기가 보장되는 셈이다. 아베 총리는 선거 이후 다음 달 초 임시국회를 소집해 참의원 의장 등 의회 지도부를 자민당 중심으로 구성하고 9월 말 자민당 지도부 개편을 통해 국정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숙원 정책인 헌법 개정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적극적인 개헌파로 분류되는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민나노당, 신당 개혁 등을 합치면 140석을 넘어서 전체 242석의 3분의2(162석)에 육박한다. 이는 민주당 일부 의원 등 국회 내 개헌파가 힘을 합칠 경우 헌법 96조의 개헌안 발의 요건을 ‘상·하원 의원 각각 3분의2 이상 찬성’에서 ‘과반수’로 바꾸는 개헌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1947년 5월 3일 시행된 뒤 한번도 바뀐 적이 없는 헌법 개정 논의가 궤도에 오를 여지가 생긴 셈이다. 96조 개헌의 노림수는 결국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를 바꾸려는데 있다. 자민당은 지난해 발표한 헌법 개정 초안에 ‘자위권의 명기’, ‘국방군의 설치’ 등을 포함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날 NHK와의 인터뷰에서 헌법 개정에 대해 “국회가 발의하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고 국민 투표에서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진행할 수 있다. 안정적인 상황에서 논의를 계속하고 싶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주변국들과의 마찰도 심해질 공산이 크다. 한국으로서는 당장 아베 총리가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다음 달 15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지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서울의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과 일본 이시카와현에 있는 윤봉길 의사 순국비에 ‘말뚝 테러’를 자행한 극우파 스즈키 노부유키는 도쿄에 출마했지만 20명의 입후보자 중 최하위권을 맴돌며 낙선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이슈 & 논쟁] 한국사 수능 필수

    [이슈 & 논쟁] 한국사 수능 필수

    반만년 역사를 한 학기에 가르치는 파행적 교육법으로 청소년들의 역사 인식과 한국사 교육이 위기에 처했다. 고등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6·25전쟁을 ‘북침’이라 일컫고, ‘3·1절’을 제대로 읽을 줄 아는 학생이 드문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뒤늦게 역사교육 강화 방안 마련에 나서며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학생들이 한국사 교과서를 다시 손에 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학 입시 반영만큼 효과적인 대책이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과 중국과 일본이 촉발시킨 ‘역사전쟁’에 맞서기 위해 한국사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 하지만 한국사 수능 필수가 능사일까. 입시 위주 암기식 역사교육이 우리 역사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양측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들어 본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 조법종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357시간 교육…中·日보다 적어 더이상 외면받는 과목 방치 안돼” 최근 국가적 이슈가 돼 버린 역사교육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으로 역사교육 강화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역사교육은 매우 기형적인 교육방식과 입시제도에 의해 ‘학교에서 가르치지만 배우지 않는 과목’으로 전락했다. 또 중국·일본과의 역사 갈등으로 인해 국가적으로 한국사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정작 학생들은 소 닭 보듯이 역사 과목을 보고 있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중국에서는 애국주의 교육의 핵심으로 중국사가, 일본에서는 과거 영광 재현을 위한 과목으로 일본사가 강조되는데 한국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교육에 손을 대더니 학생에게 외면받는 한국사를 만들어 버렸다는 현실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중국·일본과 역사전쟁을 한다면서도 현재 시행 중인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역사교육 시간을 총 357시간(초등 102시간, 중등 170시간, 고등 85시간)으로 중국(446시간), 일본(375시간)에 비해 가장 적게 만들었다. 게다가 ‘집중이수제’라는 학원주입식 단기 속성 방식이 도입되면서 중·고교에서는 2년에 배울 한국사 내용을 1년 또는 1학기에 몰아서 가르쳤다. 결국 이미 중학생 때부터 한국사는 재미없고 짜증만 나는 과목이 돼 버렸다. 더욱이 한국사는 2005학년도 대입수능 필수에서 선택과목이 되면서 27.7%만 선택하더니 서울대 진학생만 공부하는 과목이 된 이후인 2013학년도 수능에서는 전체 응시생의 7.1%(4만 3918명), 그리고 201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는 6.7%(4만 243명)가 선택했다. 만일 서울대마저 입시 과목에서 한국사를 제외한다면 한국사는 선택 0% 과목으로 전락할지도 모를 상황이 됐다. 이는 대입이란 지상목표 앞에 입시와 관련이 없는 과목이면 어떤 명분과 논리로도 선택받지 못하는 가슴 아픈 우리 교육의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다. 최근 고등학교에서 특강을 하는 도중 극소수 학생만이 기초적인 역사 관련 물음에 답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중에 특강이 끝나고 고 3학생이 자신은 서울대를 준비하지 않아 진작 한국사를 포기해 우리 역사를 잘 몰랐는데 1학년 후배가 답을 잘하는 것을 보고 너무 부끄럽고 화가 났다고 했다. 솔직히 한국사를 공부하고 싶어도 서울대에 갈 학생이 아닌 사람은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해 선택할 수 없는 현재 상황이 너무 화가 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반면 미국 조기 유학을 준비하는 지인의 아들은 미국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시험인 SAT를 준비하면서 미국 역사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우수한 인재가 유학을 가면서 미국사는 열심히 하지만 한국사는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 없이 성장한 ‘우수한 해외유학 인재’가 우리나라에 돌아와 국가 운영에 참여할 때 과연 무엇을 근거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까. 이공계 학생들은 더더욱 역사 과목을 접할 길이 없다. 정말 역사가 필요 없는 것일까. 1980년대 철길을 도로로 바꿔 확장하는 공사가 실시됐는데, 일제가 의도적으로 우리 역사 유적을 파괴하고 한반도의 혈맥을 끊기 위해 부설한 철길을 도로로 덮게 됐다. 뒤늦게 이를 알려 주니 당시 지역 국토관리청장이 공사 설계 때 그 내용을 알았으면 유적을 복원한 뒤 도로 방향을 바꿨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당시 5억원이면 될 유적 복원이 이제 1000억원이 넘는 대공사가 돼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는 우리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역사 지식과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는 사례다. 인문계뿐만 아니라 이공계 학생들에게도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절실히 필요함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사 교육 정상화는 대입수능 필수화가 아니면 현실적인 효과가 없다는 것이 교육계의 답이다. 학생들의 부담이 문제이긴 하지만 우리 미래의 주역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국가 백년을 아니 만년을 위해 할 것은 해야 한다. [反] 나인호 대구대 역사교육과 교수 “시험 위한 역사교육 본질 흐려져…정치·이데올로기의 도구로 전락” 얼마 전 여러 언론은 청소년들의 역사에 대한 무식함을 연일 질타했다. ‘3·1절’과 ‘6·25’에 대한 무지, ‘야스쿠니 신사(神社)’의 ‘젠틀맨’(紳士)으로의 오해와 같은 비난이 그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사교육의 강화와 한국사의 수능 필수 과목 지정’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정확한 진단에 입각한 타당한 주장일까. 먼저 정량적 기준에서 볼 때 한국사가 경시되고 있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많은 사람들이 개탄하기를 국사 과목이 서울대 입시를 위한 소수에게 한정돼 대다수의 학생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예를 들어 2012학년도의 경우 사회탐구 영역 가운데 ‘국사’를 선택한 학생은 12%에 불과했으나, 같은 한국사 계열인 ‘근현대사’ 과목은 45%로 세 번째로 많이 선택된 과목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역사 지식은 모두 ‘근현대사’에서 가르치는 것들이다. 국사 과목이 외면을 당해 한국사 지식이 빈곤하다는 말은 사실과 어긋난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사를 모르고는 각종 공무원 시험 및 공기업 시험에서 엄청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해야겠다. 9급 공무원, 경찰 공무원 그리고 소방공무원 시험에서 한국사는 필수 과목이다. 또 외무·행정고시에 지원하려면 한국사검정능력시험 2급에 합격해야 한다. 올해부터 중등교원임용시험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 시험 3급 합격이 필수적이다. 이 밖에 각종 공기업 시험에서 이 시험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둘째, 시험 준비를 위한 한국사 교육 및 학습이 더 큰 문제다. 네덜란드의 역사가 호이징가가 말했듯이 역사란 과거가 우리에게 던져 주는 의미를 해석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시험을 위한 역사교육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역사교육 과정에 담긴 이론과 현장 교사들의 교육학적 고민은 시험이라는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역사는 이제 필연적으로 암기 위주의 딱딱하고 지루한 과목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몇 가지 주제를 선택해 심도 있는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역사 에세이를 쓰게 하는 유럽 및 미국의 역사교육과 단 1점이라도 더 높은 점수를 올리기 위해 주입식으로 교과서의 진도를 끝내야 하는 우리의 역사교육은 결코 같은 것일 수 없다. 그럼에도 한국사의 수능 필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암기 위주의 수업이 아닌 토론과 이해 위주의 역사 수업을 주장한다면 이는 공허한 수사학에 불과하다. 셋째, 한국사만을 강조한다면 이는 외눈박이 역사교육에 불과하다. 앞서 언급한 수능 관련 통계를 한 번 더 언급하자. 불과 8%의 응시자만이 선택한 세계사는 사회탐구 과목 가운데 꼴등을 차지했다. ‘세계화’의 시대에 우리의 세계사 인식은 쇄국시대에나 걸맞은 수준이다. 미국 및 유럽, 그리고 일본의 역사교육에서 자국사와 세계사의 비중은 거의 반반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개정 7차 교육과정 이후 ‘세계사 속의 한국사’ 교육의 틀이 갖춰졌다. 그러나 현재 국제 역사학계의 흐름이 초국사(transnational history), 더 나아가 글로벌 히스토리의 패러다임 속에서 진행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사와 세계사가 더욱 유기적으로 통합된 역사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사 교육을 강조하는 목소리 가운데 역사교육을 국가안보와 애국주의, 즉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도구로 간주하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현재 동아시아의 평화를 해치는 한·중·일 삼국의 ‘역사전쟁’은 ‘과거를 현재의 욕망으로 해석’하려는 이러한 민족주의 역사학의 산물이다. 더 나아가 근래 과열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이념 논쟁을 보자. 역사가 정치와 이데올로기를 위한 날카로운 무기로 사용되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역사가 정치와 이데올로기의 도구로 기능하는 한 나는 역사교육의 강화에 반대한다. 이런 역사의 과잉은 니체가 말했듯이 현재의 삶을 질곡시킨다. 미래를 향한 창조성과 에너지를 고갈시키기 때문이다.
  • 朴대통령 하반기는 다자외교

    朴대통령 하반기는 다자외교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한 양자 외교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상반기 외교 활동을 마무리했다. 하반기에는 양자보다는 다자 외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오는 9월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박 대통령의 다자 외교 데뷔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만큼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국 정상들과의 연쇄 회담도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대표되는 박 대통령 대북 정책의 순항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순방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유럽연합(EU) 소속 주요국들을 순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초청으로 박 대통령이 올가을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영국 외에 독일과 프랑스 등을 추가로 방문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아시아를 중심축으로 한 다자 외교 일정도 포함돼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외교적, 경제적으로 미국이나 중국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로 부상했다. 박 대통령은 오는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브루나이에서 개최되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한·중·일 정상회의 등에 참여할 계획이다. 하반기 외교 활동 중 남은 관심은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다. 역대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에 이어 두 번째 방문국으로 일본을 택했지만 일본 정치인들의 극우 발언과 각료 및 의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이 잇따르면서 현 정부에서는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윤병세 “역사는 혼” 기시다 “기존 인식 계승”… 싸늘한 첫 상견례

    윤병세 “역사는 혼” 기시다 “기존 인식 계승”… 싸늘한 첫 상견례

    ‘회담은 냉랭했고, 앙금은 남았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개막을 하루 앞둔 1일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다.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 양국 외교장관 회담 이후 9개월 만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4월 아베 신조 내각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자 방일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그러나 윤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간의 첫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일본의 우경화와 역사 인식의 현 주소만 재확인한 채 장기화되는 양국 경색 국면을 풀어낼 반전은 도출하지 못했다. 윤 장관은 기시다 외상에게 “역사는 혼이라는 어느 역사학자의 말을 상기시키고자 한다”며 “역사 문제는 존중하면서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한 개인, 한 민족의 영혼이 다치게 된다”고 역사 성찰을 강조했다. 윤 장관이 인용한 역사학자는 일제 침략기 때 대한매일신보 주필을 역임하며 국혼(國魂)을 강조했던 독립운동가 박은식 선생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박은식 선생은 저서인 한국통사에 “나라는 형(形)이요, 역사는 혼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외상은 “아베 정권은 일본이 과거 많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는 기존 인식을 계승하고 있고,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통역을 포함해 25분간 이어진 양국 장관의 회담장 분위기는 냉랭했다. 기시다 외상이 이날 수차례 확실한 역사 인식을 통해 한국과의 신뢰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전날 스가 요시히데 일 관방장관의 발언 여파가 컸다. 스가 장관은 지난달 30일 도쿄의 한 강연에서 “한·일 간 통화스와프 계약이 연장되지 않은 것은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그 결과 양국 외교장관 회담이 빨라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이 3일 만료되는 30억 달러 규모의 원·엔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것이 양국 외교장관 회담 성사와 관련 있는 듯한 뉘앙스가 담긴 발언이다. 정부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브루나이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 외환 보유고가 3000억 달러를 넘었고, 한·일 간 통화스와프 규모는 외환 보유고의 1%도 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기시다 외상은 한·일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에서 기존 전례를 깨고 한·중 정상회담이 먼저 이뤄지면서 일본의 역내 고립감이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회담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한·일 관계가 안정될지는 불확실하다. 이달 일본 참의원 선거와 8월 15일을 전후로 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방위백서, 역사교과서 문제 등 암초가 산적해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진정성 있는 행동에 양국 관계 회복이 달렸다는 입장이다.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미·일 외교장관 北 비핵화 공조 회동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회담한다. 핵심 의제는 한·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 공조 방안이다. 외교부는 28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다음 달 1일 브루나이에서 3국 외교장관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3국 외교장관들은 북한의 ‘6자회담을 포함한 대화 참여’ 카드에 대해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재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하면서 뒤에서 핵능력을 고도화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장소에서 오는 2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도 참석해 양자 및 다자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박의춘 외무상이 대표단을 이끌고 ARF에 참석한다. 1일 각국 외교장관들이 브루나이 국왕을 합동 예방할 때 남북 외교장관이 조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남북 간 별도의 회동은 검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외무상이 기시다 일 외무상과 같은 호텔에 묵을 것으로 알려져 북·일 간 접촉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한편 지난 4월 일본 각료 및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전격 취소됐던 한·일 외교장관 회담도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이날 한·일 양국이 브루나이에서 양자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윤 장관은 일본 내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아베 신조 총리의 역사 인식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고, 기시다 외무상은 한·일 관계 회복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열린세상] 한중 정상회담 이후 대일 외교를 준비하자/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한중 정상회담 이후 대일 외교를 준비하자/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오늘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한·중관계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남북 당국회담 무산과 북한의 북·미 고위급회담 제의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중 정상회담의 중요성은 한층 커졌다. 박 대통령이 미국, 일본 순이던 역대 대통령들의 해외 순방 관행을 깨고 일본에 앞서 중국을 먼저 방문하는 파격을 택한 것은 그만큼 한반도 정세 안정에 중국의 역할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현실적으로 중국이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만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 확대 등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를 풀어가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한·중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후에 남아 있는 외교적 과제는 일본과의 관계이다. 현재 한·일관계가 경색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아베 총리의 ‘침략’ 발언 이후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의 망언이 이어지면서 일본에 대한 이미지가 ‘역사퇴행적인 국가’로 굳어졌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는 일본에 대한 분노를 넘어서 무시하는 현상마저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일본 나름대로 이웃 국가 한국에 대한 섭섭한 감정이 노골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 관련 발언, 3·11(후쿠시마 원전 사고) 2주기 기념식에 중국과 한국만이 불참한 것, 그리고 미국에서 역사문제를 지적한 것 등으로 일본의 감정은 그 어느 때보다 격화되어 있다. 한·일 양국이 서로를 불신하면서 오해하는 상황은 역사적으로도 흔히 있었다. 현재 한·일관계가 심각한 이유는 이전과는 달리 한·일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상실한 데 있다. 실제로 한·일 양국 정부는 일본 문제(또는 반대로 한국 문제)만 나오면 ‘골치 아프다’는 생각에서인지 피하려고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말로는 중요한 국가라고 하면서도 실제적으로 한·일관계를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다. 국민 여론이 두렵고, 용기를 내어 상대방과 타협을 하려고 해도 상대방이 언제 이를 뒤집을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일 양국 정부는 상대방이 계기를 만들어 줄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심정일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국익을 위해 균형 잡힌 대일외교가 필요하다. 한국이 바라는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은 이제 더욱더 힘들어진 상황에서 일본이 변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우물 앞에서 슝늉을 찾는 꼴’이다. 우선, 한·일 간에는 전략적인 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지난 4월 일본 정치가들의 야스쿠니 참배 이후 정부 간 대화는 사실상 멈췄다. 현재의 변화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일 양국은 북한문제, 동북아 질서에 대한 전략 대화를 통해 서로의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일본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도록 일본에 국제적인 여론을 전달해야 하며, 이는 양국의 전략적인 이익이 맞아떨어질 때 더욱더 효과를 볼 수 있다. 둘째, 과거사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해결의 자세가 필요하다. 역사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과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단칼에 해결하려는 조바심을 버리고 미래를 설계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 특히 한·일 간에는 2015년(한·일 수교 50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2015년이 한·일 악몽의 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한·일이 지혜를 만들어 내야 하는 시점이다. 셋째, 한국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도 일본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아시아의 패러독스를 해결하기 위해 비전통적인 안보에서 전통적인 안보로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어느 국가도 반대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동북아는 지각 변동이 일어나면서 서로의 국익을 우선하겠다는 각축장이 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협력하여 새로운 동북아를 만들고자 할 때 중국에 기울어지는 동북아 질서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이 점에서 한·일 양국은 전략적인 이익이 일치할 수밖에 없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문제를 관리하고, 동북아 질서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박근혜 정부의 외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제 일본과의 관계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 아베 “3년간 개헌보다 경제에 집중”

    아베 “3년간 개헌보다 경제에 집중”

    일본 참의원은 26일 아베 신조(얼굴) 총리에 대한 문책 결의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쳐 야당 찬성 다수로 가결했다. 참의원의 생활당·사민당 등 야당은 아베 총리가 지난 24~2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결석한 것은 “국민 주권을 업신여긴 것”이라며 총리 문책 결의안을 상정했다. 일본 참의원에서 총리 문책 결의안이 가결된 것은 지난해 8월 민주당 정권하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가 가장 최근이며 자민당 정권하의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전 총리도 재임 중에 문책을 받았다. 참의원의 문책 결의안은 중의원의 내각 불신임 결의와는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다. 아베 총리는 문책 결의안이 가결된 것과 관련, “(중의원은 여대야소, 참의원은 여소야대인) ‘뒤틀린 국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한 뒤 7월 선거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정기국회 폐회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고 참의원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개헌보다는 3년간 디플레이션(장기적 물가 하락) 탈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일본에선 15년간 디플레이션이 계속됐다.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는 것은 역사적인 대사업이고 금방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정치 안정을 바탕으로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인 절반 이상이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이 최근 한 달간 전국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17%가 ‘강하게 찬성’, 39%가 ‘약간 찬성’이라고 답해 찬성이 56%에 달했다.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시마네현 의회는 이날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에 입각해 위안부 문제에 대응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의견서를 가결했다. 의견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성실하게 대응하는 것이 국제사회에 대한 일본의 책임”이라고 지적하고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지키기 위해 진지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시론] 일본의 역사인식, 우리의 역사교육/방민호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

    [시론] 일본의 역사인식, 우리의 역사교육/방민호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

    얼마 전 하네다 공항을 통해서 들어간 도쿄는 새로운 활기가 엿보였다. 엔저 정책으로 일본의 자동차 산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뉴스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른다. 공사가 끝난 하네다 공항은 말끔해 보였다. 전철 환승역에 북적거리는 사람들은 활황을 향해 나아가는 일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가 하룻밤을 묵게 된 요코하마의 뉴그랜드 호텔은 미국의 맥아더 장군이 점령군 사령부를 차린 곳이다. 그때, 일본의 주전파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자고 했다. 이미 숱한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그들이었다. 1945년 8월 14일 밤이 되어서야 항복하기로 최종 결정을 했고 이를 연합국 쪽에 통보했다. 8월 15일 정오, 일본 국왕의 목소리가 라디오 방송을 탔다. 일본인들은 그때 처음으로 일왕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날 텔레비전에서는 오사카의 젊은 시장 하시모토 도루에 관한 기사가 흘러나왔다. 위안부 관련 발언으로 지지도가 추락했다고 했다. 젊은 시장으로 인기를 등에 업고 일본유신회라는 ‘고풍스러운’ 정당을 만든 인물이었다. 그의 의식구조가 젊은 정치인답지 않게 시대착오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이 텔레비전 보도조차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 하시모토 발언을 “어불성설”이라고 한 미국 쪽 반응에 당황한 일본 언론이 급조해낸 여론조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시모토는 이 발언 탓에 옹색한 처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야스쿠니 신사를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비유한 아베 신조 총리, 태평양전쟁을 침략전쟁이 아니라고 한 이시하라 신타로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위안부를 매춘부에 비유한 정신없는 의원까지, 일본은 지금 시대착오적인 우익들이 그득하다. 경제 회복 때문에 이들은 더 자신 있어 한다. 국민 지지를 업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제적으로야 어떤 비판에 시달릴지언정 이들은 뼛속 깊이 우편향이다. 유신회 같은 ‘새끼’ 정당의 지지도는 출렁거릴지언정 자민당 지지세는 흔들리지 않는다. 잠시 주도권을 잃었을 뿐 일본은 다시 자민당 체제로 귀결되어 버렸다. 일본 안에도 비판적 지식인, 양식을 가진 시민은 있다. 그러나 자기 신조를 평생 버리지 않는 것이 덕목일 뿐, 대중들로부터는 고립되어 있다. 대다수 일본인들은 자민당과 아베 신조를 따른다. 미국의 반응에는 불안해한다. 그러나 한국을 향해서는 자신만만하다. 그동안의 한류에 자존심 다친 젊은이들은 인터넷 공간 같은 곳에서 한국인 따위는 어떻게 되어도 좋다고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한국을 생각하면, 역사교육이라는 한 단어밖에 떠오르는 것이 없다. 일본인들을 향해 정신 차리라고 한들 한가한 푸념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가 바짝 정신 차려야 한다. 무엇보다 중·고등학교 과정의 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 고등학교에서 ‘국사’는 선택과목이다. 수능시험 사회탐구 영역의 선택 가능한 11개 과목 중 하나일 뿐이다. 이마저 시험공부가 까다롭다고 생각한 나머지 응시 학생수가 해마다 격감하고 있다. 왜들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학생들의 수업 부담을 줄이는 게 능사가 아니다. 우리는 ‘작은’ 나라다. ‘국어’와 ‘국사’를 잊어버리면 나라가 반드시 위태롭게 되는 법이다. 일본도, 중국도 모두 무서운 자기 논리를 가지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10여년간 학계에서는 민족주의 비판이 능사가 되었다. 대학에서도 ‘국어’와 ‘국사’를 추방해 나가고 있다. 그런 필수 교양과목이 왜 필요하냐고들 한다. 민족주의 비판이 곧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에게 늘 자기 논리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라는 것이다. 시인 김수영은 이사벨라 비숍의 여행기를 읽으며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다’고 했었다. 이 역설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이웃한 나라가 진정한 친구가 되는 일은 정말 어렵다. 무엇보다 우리 자신이 우리 스스로를 부단히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
  • 쉼없는 망언… 아베 “야스쿠니와 美알링턴 다를 바 없다”

    최근 왜곡된 역사 인식을 드러내 국제적 파문을 일으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와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가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을 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 최신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인터뷰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질문에 “미국 국민이 전사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장소인 알링턴 국립묘지를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도 그곳(알링턴 묘지)에 가고, 나도 일본 총리 자격으로 방문했다”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에 대해 기도하는 것은 일본 지도자로서는 아주 당연한 것으로, 다른 국가의 지도자들이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야스쿠니 신사에 A급 전범이 안장된 이후 중국과 한국은 몇 년간 이곳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이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나는 앞으로 (야스쿠니) 신사 방문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의사를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또 최근 논란이 된 ‘침략 해석’에 대해서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나는 한번도 일본이 침략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침략에 대해 얼마나 잘 정의하느냐는 내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 역사학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이와 함께 북한의 도발 위협 등을 언급하면서 평화헌법 개정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는 외국의 다른 묘역들과는 전혀 다른 시설”이라며 “전범들을 참배하면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야스쿠니 신사는 종교법인시설로 정치인들이 이를 참배하는 것은 정경 분리 원칙인 일본 헌법 정신에도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아베 총리의 발언과 삼국유사

    [최동호 새벽을 열며] 아베 총리의 발언과 삼국유사

    일본 아베 총리의 좌충우돌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생들의 삼국유사 독후감 토론회를 찾았다. 일본 의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싸이의 젠틀맨에 대해 묻는 거냐’고 되묻는 젊은이가 있다는 말을 들은 터에 아직도 자발적으로 책을 읽는 학생들이 있다는 게 대견해 그들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 그들은 진지하게 토론했다. 하지만 그들의 역사 인식은 상식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아베 총리가 대의를 망각하고 소의를 위해 발언하고 있다는 상식적 결론에 도달하고 있었다.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베 총리가 왜 그런 발언을 계속하고, 일본 국민들 상당수는 왜 그를 지지한다고 생각하는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려면 아베의 입장에서 사태를 바라봐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 입장에서 일방적인 비난이나 항의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까닭이었다. “침략의 정의는 경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자신은 정치가로 그 해석은 역사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아베 총리는 발언했다. 그의 이 발언에는 분명한 목적이 내포돼 있다. 평화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정규군으로 육성하겠다는 것, 통화를 무제한 방출해 내수를 진작시키고 수출을 늘려 일본 경제를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다. 중국과 한국의 반응을 의식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그가 얼마나 강하게 작심하고 있는지를 말해 준다. 미국에서 일본의 극단적 우경화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제기되기 시작한 지난달 말 아베 총리는 발 빠르게 러시아와 우호조약을 체결하고 나섰다. 이는 그동안 일본이 치밀하게 준비한 국제 전략이 작동하고 있음을 뜻한다. 타이완과 러시아를 잇는 국제전략은 중국과의 영토분쟁에서 물러서지 않고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하겠다는 새로운 전략일 것이다. 북에서 핵 위협을 극대화하자 이를 빌미로 평화헌법을 폐기할 명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전략적 후원자였던 미국이 한국과 밀착하자 그 틈새를 일본이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20세기 초 일본은 청일전쟁(1894~1895)과 러일전쟁(1904~1905)을 벌이면서 동북아시아에서 자신들의 세력 확장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던 정치군사집단이었다. 한반도 식민 지배에 만족하지 않은 일본은 중국 대륙을 정복하기 위해 중일전쟁(1937)을 촉발하고 나아가 미국과 태평양전쟁(1941~1945)을 일으킨 나라다. 자국에 이익이 된다면 역사의 왜곡뿐 아니라 전쟁도 불사하는 나라다. 역사교과서 왜곡으로부터 시발된 일련의 사태는 임진왜란(1592~1598) 이후 일관되게 진행된 일본의 정치적 책략의 하나다. 여기서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 해답은 자명해진다. 일본은 중국 지안(集安)에 있는 ‘광개토대왕비’의 비문 일부를 변조·왜곡 해석해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해 왔다. 이미 삼국시대 한반도 남부 가야지역에 진출해 일본의 지방정부를 운영했다는 것이다. 1980년 천관우 선생을 비롯한 학자들의 노력으로 그 허구성이 대부분 밝혀졌지만 아직도 일본은 임나일본부설을 사실로 믿고 싶어 하고 그러한 역사 해석은 아베 총리가 말하는 일본의 역사학자들이 제공했다.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젊은 세대의 역사인식 부재다. 아베 총리를 비판하는 것만으로 이 난관을 돌파할 수 없다. 한국사 교육은 세계화의 걸림돌이 아니다. 다민족 국가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나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서나 동북아 정세 파악을 위해서나 한국사 교육은 필수적이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우리로 하여금 역사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다. 과거를 부정하거나 모르는 민족과 국가에 미래가 있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아베 총리는 우리에게 한국사의 참다운 길과 그 맥락을 깊이 생각하라고 가르쳐 주는 살아 있는 교사다. 한국사를 제대로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 아베 총리의 생생한 교훈이 올바로 전달되지 않을까 두렵다.
  • 日유신회 대표, 아베 침략정의 지지… “전쟁 중 위안부 필요했다”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망언을 일삼은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이번에는 “침략의 정의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주장을 두둔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13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하시모토 시장은 오사카 시청에서 취재진에게 일본의 과거 전쟁에 대한 역사인식과 관련, “침략에 학술적인 정의는 없다는 것은 총리가 이야기한 그대로다”라고 강변했다. 그는 또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대해서도 “그 정도로 총탄이 오가는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신경이 곤두서 있는 강자 집단에 위안부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망언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어 “왜 일본의 종군 위안부 제도만 문제가 되느냐. 당시는 세계 각국이 (위안부 제도를) 갖고 있었다”면서 “폭행, 협박을 해서 납치한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정했다. 앞서 하시모토 시장은 지난해 8월 “위안부가 (일본군에) 폭행·협박을 당해서 끌려갔다는 증거는 없다”며 “있다면 한국이 내놨으면 좋겠다”고 말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반발을 샀다. 하시모토 시장은 또 아베 내각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정치인은 외교적 태도를 생각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등 역사 인식에 있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는 “전쟁 혹은 어떤 상황에서라도 여성이나 약자의 인권을 짓밟고 성노예화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라며 “하시모토의 망언은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의 희생자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일본은 이미 1990년대 초 국가와 군이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방법을 통해 강제적으로 이 같은 범죄를 자행했다고 스스로 조사해 발표한 바 있다”며 “일본의 일부 우익 정치인들이 역사 문제에 대해 혼란스러워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미국 의회조사국이 미·일관계 보고서에서 자신을 ‘강경한 민족주의자’라고 평가한 데 대해 “우리나라의 생각이 충분히 이해되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며 “정확하게 이해되도록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일본의 입장을) 발신하겠다”고 밝혔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아베 과거사 왜곡, 美 국익에 악영향”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극우적인 역사관이 주변국들과의 갈등을 불러일으켜 미국의 국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의회에서 제기됐다. 9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발간한 ‘미·일 관계 보고서’에서 “논쟁거리인 과거사 문제에 대해 최근 아베 총리와 일본 내각이 내놓은 발언과 행동은 일본이 역내 관계를 잘못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고 진단했다. 이는 최근 미국 정부가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 발언 및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에 비공식적으로 우려를 전달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여겨진다. 보고서는 “이른바 위안부로 불리는 성노예, 역사 교과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한국과의 영토 분쟁에 대한 아베 총리의 접근은 미국은 물론 일본의 이웃 국가들로부터 면밀한 감시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역내 외교 관계 갈등은 미국의 국익을 훼손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신사참배·역사왜곡 日총리·의원에 항의서

    일본 극우 의원 연맹에 대응하는 초당적 여야 의원 모임이 7일 평화헌법 개정 추진과 역사 왜곡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에게 보내는 항의서를 채택했다.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의원모임’은 이날 국회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일본 각료와 국회의원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사과와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승인 철회를 요구하는 공개항의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항의서를 외교부를 통해 일본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또 일본 극우 의원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의원모임’에 양국 의회 간 공개토론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 모임은 해마다 야스쿠니 집단 참배를 되풀이하고 있다.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의원모임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침해,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새누리당 48명, 민주당 46명, 진보정의당 1명 등 여야 의원 9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창립총회에서 새누리당 원유철·김을동 의원, 민주당 강창일·유기홍 의원을 공동대표로 추대하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이재오 의원, 민주당 정세균·문희상 의원을 고문으로 추대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태환·길정우 의원 등 한·일의원연맹 관계자 3명은 이날 일본을 방문, 연맹의 일본 측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전 재무상 등과 도쿄 도내 한 호텔에서 만나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아베 총리의 침략 부정 발언 등에 항의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韓·中·日 대기오염 함께 대처하기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과거사와 영토문제로 한국,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경색돼 고위급 대화가 단절된 가운데 3국이 대기오염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당국 간 정책대화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가 3국 정부 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일본의 이시하라 노부테루 환경상, 중국의 리간제(李幹傑) 환경부 부부장(차관)은 6일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에서 열린 제15차 환경장관회의에서 한국, 일본까지 날아오는 중국발 이동성 대기오염물질인 PM 2.5(지름 2.5㎛ 이하 미세먼지) 등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한·중·일은 정책대화를 활용해 대기오염 관련 정책을 둘러싼 정보교류와 대기오염 모니터링, 오염 예방 및 통제기술 교류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주최국인 일본은 국장급 협의체 창설을 제안했지만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 등을 이유로 일본과의 당국 간 대화에 소극적인 중국은 ‘민간 전문가 간 협의체’ 안을 들고 나왔다. 결국 한국이 회담 참가자의 격을 명시하지 않은 채 세 나라 정부 당국자가 참여하는 ‘정책대화’를 만들자는 중재안을 제시해 채택됐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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