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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 2년 실직눈물 닦고 창업 열기 확산

    휴일인 21일 오후 서울 강남 G백화점 명품관과 H백화점 수입매장,L백화점등에는 값 비싼 수입품을 사려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이들 백화점에서는 ‘페레가모’‘구찌’‘베르사체’ 등 한 벌에 100만∼300만원씩 하는 외제 정장과 100만원짜리 이탈리아제 핸드백,30∼40만원대의외제 화장품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서울 L백화점 영등포점도 이날 하루 170만원대의 ‘버버리’ 정장이 20∼30벌 팔리는 등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70% 이상 급성장했다.백화점측은 최근수입매장을 2곳에서 7곳으로 늘렸다. G백화점 관계자는 “올들어 10월까지 명품관의 매출액은 1,0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4% 늘었다”고 밝혔다. 주말인 지난 20일 밤 대형 룸살롱 100여곳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 유흥가는 유흥업소에서 내뿜어져 나오는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뤘다.벤츠,BMW 등의 고급 외제차와 취객들로 밤새 흥청거렸다. 140평 규모에 120여명의 접대부가 있는 G룸살롱 지배인은 “대부분 예약 손님이며 평일에도 새벽까지 30여개 룸이 모두 찬다”고 말했다.강남구청 관계자는 “100여평이상 고급 룸살롱이 관내에만 50여곳이나 된다”면서 “대부분 하루 평균 5,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린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운송담당 관계자는 “지난 여름부터 해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여행지도 방콕 괌 도쿄 등 동남아에서 수백만원대의경비가 드는 유럽·하와이 등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17개 대형 연회장이 있는 인터콘티넨탈호텔과 웨스틴조선 등 서울시내 특급호텔들은 이미 망년회 예약을 끝냈다.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은 밀레니엄을앞두고 2,000만원짜리 2박3일 밀레니엄 패키지를 내놨다. ‘노숙자 다시 서기 지원센터’ 김영술(金榮述·34)사무국장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서울시내 노숙자는 지난해에 비해 갑절 이상 늘어 6,000여명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2년을 맞은 우리사회의 그릇된 단면이다. 그러나 어두운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묵묵히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봉사자들이 늘고 있고,생활이 쪼달려도 알뜰하게 건전소비를 하며 살아가는중산층이 대부분이다. 21일 오후 서울역과 용산역,탑골공원 등 서울시내 20∼30곳의 노숙자 무료급식소는 노숙자들에게 무료 급식을 했다.앞서 지난 9일에는 종로구 궁안마을에서 천막생활을 하는 철거민 30여명이 서울역 등에서 모은 1,070만원을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이석주(2)군의 아버지 이해원(34)씨에게 전달,주위를 흐뭇하게 했다. 조현석 장택동기자 hyun68@
  • [考試플라자]고시촌 24시(3)

    한낮의 땡볕이 수그러들기 시작하는 오후 5시30분.한산하던 서울 신림9동고시촌의 거리가 갑자기 붐비기 시작한다.고시원과 학원에 틀어박혀 있던 고시생들이 저녁식사 시간에 맞춰 한꺼번에 몰려나오는 것이다.고시촌의 ‘러시 아워’이자 또다른 얼굴인 밤이 시작되는 것이다. 고시촌의 아침은 조용하게 시작한다.대부분 수험생들은 새벽 2∼3시까지 공부하기 때문에 기상 시간은 9∼10시 정도로 늦은 편.고시생 전문식당의 아침식사 시간은 7시30분∼9시 무렵이지만 식사를 하는 수험생은 그리 많지 않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가까운 산에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며 체력을 다지는 고시생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점심식사가 시작되는 오전 11시 30분을 전후해서 고시촌은 비로소 기지개를켠다. 아침을 거른 수험생이 많은 만큼 점심시간은 빠른 편이다.식사를 마치고 서점을 찾거나 자동판매기 앞에서 커피 한 잔을 하기도 하고 골목길에서몸을 풀기도 한다.오후 2시 무렵이면 학원의 오후 강의를 들으러 수험생들이흩어지면서 고시촌은 다시 정적 속에 빠져든다.저녁이 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고시촌의 밤은 10시30분쯤 학원 저녁강의가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수험생들은 인근 분식집이나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나 오뎅,샌드위치같은 간식을 먹는다.서점 앞에 서너명이모여 그날 배운 수업내용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다정스러운 연인들의모습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시간이기도 하다. 수험생 황모(28)씨는“대개수험생이 아침 10시면 공부를 시작하는데 이 시간이 되면 다들 지치기 때문에 휴식을 취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비디오방,PC게임방,오락실,만화방 등 휴식 시설을 둘러본다.고시생들이 발디딜 틈 없이 북적거린다.특히 요즘 큰 인기를 끄는 게임 ‘스타 크래프트’는 수험생들이 몰려 높은 인기를 반영한다.일부 매니아 들은 새벽녘까지 PC방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게임방 주인은 귀뜸했다. 자정이 지난 시간.고시촌의 술렁거림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달기서점 앞 거리와 신림9파출소 앞 길은 먹거리와 놀거리가 몰려 있어 불야성을이룬다. 놀이터 구석에서 술 한잔을 나누면서 대화를 나누는 수험생들 모습이 쉽게 눈에 띤다.야식으로 인기가 있는 몇몇 분식집이나 포장마차에서는음식을 먹기 위해 줄을 늘어서기도 한다.한 분식집 주인은 “낮에도 문을 열긴 하지만 본격적인 장사는 밤 11시 이후”라고 말했다. 골목 하나를 건넌 녹두거리는 고시생과 대학생,직장인 등이 섞여 불야성을이룬다.한 술집 주인은 “심야영업 규제가 풀리고 난 뒤 오히려 손님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울상이다. 심야영업규제가 있을 때에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고시촌 주변에 사람들이몰렸지만 이제 봉천동이나 신림4거리 등 유흥가로 흩어진다는 얘기다. 새벽 2시.서서히 수험생들은 내일을 위해 숙소로 돌아간다.한 수험생은“고시생들이 답답한 마음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해 늦은 밤까지 오가는 것같다”면서“특히 여름철에는 한낮의 더위를 피해 밤에 움직이는 수험생이 더욱 많아진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美 잉스터 그랜드슬램…맥도널드 LPGA/박세리 보완해야 할 점

    윌밍턴(미 델라웨어) 외신 종합 박세리(22)가 ‘뒷심 부족’으로 2연패에 실패했다.그러나 ‘미국의 자존심’ 줄리 잉스터(39)는 올시즌 4승째(메이저 2승 포함)를 올리며 ‘그랜드슬램’의 금자탑을 쌓았다. 박세리는 28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듀퐁골프장(파 71)에서 벌어진 LPGA선수권 마지막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 각 2개로 이븐파에 그쳐 합계 9언더파 275타로 공동 7위에 머물렀다.3라운드까지 선두에 1타 뒤져 우승 희망을 남겼던 지난대회 챔피언 박세리는 7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으나 8·9번홀에서 연속되는 버디 기회를 놓친데다 11번홀(파 5)과 13번홀(파 3) 연속 보기로 우승에서 멀어졌다. 반면 올 US여자오픈 우승자인 노장 줄리 잉스터는 마지막 4개 홀에서 버디2개,이글 1개를 작성하는 등 6언더파 65타를 쳐 16언더파 268타로 우승,시즌 메이저 2연승과 함께 4대 메이저타이틀을 모두 차지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잉스터는 84·89년 나비스코다이나쇼,84년 듀모리어클래식,89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었다. 초반부터 단독선두를 지키던 잉스터는 13·14번홀에서 가까스로 파를 세이브하는 사이 낸시 스크랜튼과 리셀로테 노이만의 추격에 공동선두를 허용했다.그러나 잉스터는 16번홀에서 약 3.5m짜리 이글퍼팅을 성공시켜 달아난 뒤 17번홀(파3)에서도 1m짜리 버디퍼팅을 그대로 홀컵에 집어넣어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었다.잉스터는 마지막 18번홀에서도 3m가 넘는 긴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며 완벽한 우승을 연출했다. 김미현과 펄 신은 나란히 4언더파 280타로 경기를 마쳐 공동 26위를 차지했다. 한편 박세리는 이번 대회 상금 3만5,224달러를 보태 시즌 총상금 32만5,086달러로 켈리 로빈스(32만662달러)를 제치고 지난 주 8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또 우승 상금 21만달러를 추가한 잉스터는 총상금 95만2,994달러로 이 대회에서 예선탈락한 캐리 웹(94만1,198달러)을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 줄리 잉스터 누구인가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는 줄리 잉스터는 낸시 로페스와 함께 지성과 야성을겸비한 여자 골퍼로서 유명하다.필드에서는 냉정한 승부사로 갖가지 기록을쏟아내고 가정에서는 모범적인 주부로통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잉스터는 새너제이주립대 시절인 80∼82년 아마추어골프의 최고 대회인 US여자선수권을 3연패했다.이는 남녀를 통틀어 사상 처음이었고 지금도 깨지지 않는진기록이다. 84년 24살의 나이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다이나쇼와 듀모리어클래식을 석권해 신인상을 거머쥐며 화려한 루키시절을 보냈다.그는 올시즌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과 LPGA선수권을 휩쓸어 83년 현재와 같은 4개 대회가 메이저대회가 된 뒤 팻 브래들리(86년)에이어 두번째 ‘그랜드슬래머’가 됐다.프로데뷔 16년만이다.올해만 4승을 챙긴 그는 프로통산 20승을 기록했으며 정식데뷔 직전인 83년 세이프코클래식우승을 포함하면 21승째가 된다.앞으로 1승만 더하면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된다. 잉스터는 90년 첫째딸 헤일리 캐롤(9)과 94년 둘째딸 코리 심슨(5)이 태어나면서 어머니의 역할을 충실하기 위해 93∼96년에는 투어보다 가정에 충실했다.아이들이 어느정도 성장한 97년 본격적인 투어에 나선 그는 그해 서울에서열린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제2의 전성기를 열기 시작했다.그는 이 대회의 우승으로 한국에 대한 깊은 인상을 갖게 됐고 혜성처럼나타난 박세리에게 낸시 로페스와 더불어 각별한 친절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대회장에는 두 어린딸이 아빠 브라이언의 손을 잡고 나와 엄마를 따라다니며 열렬히 응원했다.이때마다 잉스터는 윙크를 하며 미소를 보냈다.프로골퍼인 브라이언은 “집에서는 평범한 주부처럼 접시도 잘 닦고 세탁도 한다”며 잉스터를 추켜세웠다.잉스터는 “저녁식사 자리에서 남편은 더 없이 훌륭한 조언자이자 코치”라고 말했다.미국인들은 LPGA 정상의 무대에 모처럼미국인 선수가 섰다는 점에서,아울러 모범적인 가정을 꾸리며 위업을 이룬선수가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잃었던 자부심을 되찾았다. 김경운기자 kkwoon@- 박세리 보완해야 할 점 “앞으로도 20∼30년은 더 선수 생활을 해야한다.서두를 이유가 없다.배우는 자세로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할 뿐이다”-지난주 숍라이트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을 때박세리가 내뱉은 첫 소감이다.이같은 자세는 2년차인그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하지만 우수선수로 남기위해서는 다듬어야 할부분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박세리가 자주 지적받는 부분은 ▲찬스 또는 위기에서의 관리능력 ▲마지막라운드에서의 집중력 ▲트러블 샷의 세기 등을 다듬어야한다. 찬스나 위기에서의 관리능력 부족은 이번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첫 홀부터 6번홀까지 파행진을 거듭하던 박세리는 7번홀(파 4)에서 첫 버디를 잡으며 공동선두(합계 10언더파)로 올라서 치고나갈 기회를 맞았지만 8·9번홀에서 연속되는 버디 기회를 놓쳐 흔들리기 시작했고 버디를해야 할 11번홀(파 5)에서 어이없는 보기를 범했다.이후에도 만회의 기회는있었지만 오히려 13번홀(파 3)에서 다시 보기를 범해 추격의 의지를 스스로꺾었다.16번홀(파5)에서는 2온에 성공하고도 약 3m짜리 이글퍼팅에 실패,버디에 만족해야 했다. 이같은 관리능력 부족이 유독 마지막라운드에서 두드러지는 점도 박세리가극복해야 할 과제다.올시즌 첫라운드부터 상위권에 포진한 것은 웰치스-서클K(1라운드 공동 1위),군제컵(1라운드 공동 2위),여자US오픈(1라운드 공동 4위) 등 이번 대회를 포함해 4차례나 되지만 대부분 2∼3라운드까지 상위권을 유지하다 마지막라운드에서 흔들리는 바람에 주저 앉았다.막판 집중력 보강이 필요하다. 기술적인 면은 투어생활을 계속하면서 나아질 부분이긴 하지만 특히 그린주변에서는 좀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이번 대회 4라운드 13번홀(파 3) 그린 주변에서 보여준 칩샷 미스는 세기만 보완하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다. 박세리는 “경기 때마다 좋아지고 감이 좋기 때문에 단점을 보완해 과감한플레이를 한다면 앞으로 더욱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나타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되살아난 과소비…IMF 잊었나

    지난 10일 밤 11시 서울 강남역에서 역삼역으로 이어지는 강남 일대 유흥가.거리는 단란주점과 나이트클럽,노래방 등 1,000여곳의 유흥업소들이 내뿜는네온사인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뤘고 오가는 취객들로 밤새 흥청거렸다. 유흥업소 주변은 국산 대형차뿐만 아니라 벤츠,BMW 등 고급 외제차들이 몰려 일대 교통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차에서 내린 젊은 남녀는 ‘조르지오아르마니’ ‘페라가모’‘구찌’ 등 캐주얼 한 벌에도 100만∼200만원 하는 고급 외제옷과 외제품으로 치장했다.이들은 짝을 지어 하룻밤 술값이 100만원을 넘는다는 유명 호텔의 나이트 클럽으로 향했다. 역삼동 S단란주점 지배인은 “올해 초부터 손님들이 늘기 시작해 요즘은 예약 손님들만 받고 있다”면서 “주말에는 새벽 4시까지 50개의 룸이 모두 찬다”고 말했다. 최근 ‘옷로비’ 사건으로 부유층들의 과소비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지만 이날 오후 1시 고급 백화점인 강남의 G백화점은 평일인데도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구찌’‘베르사체’‘질샌더’‘막스마라’등 외제 브랜드가 입점한 H백화점 의류매장이나 ‘로데오거리’에 있는 N, L, B, C, K 등고급 의상실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G백화점 관계자는 “최근들어 매출액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경기회복추세에 비해 기형적인 매출액 증가가 오히려 부담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벼랑 끝에 섰다가 간신히 고비를 넘긴 우리들의자화상이다.IMF 사태를 맞은 지 겨우 1년 6개월.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망국병’ 과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월 대형승용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66.9%나 증가했다.전체 승용차 판매 증가율 33.5%를 훨씬 웃돈다.1∼4월 해외여행자 수는 11만8,200명으로 48.2%,이들이 쓴 해외여행경비(유학 및 연수 제외)는 8억5,210만달러로 74%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사치성 소비재의 수입도 급증했다. 지난달 골프용품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7.4%,승용차는 258.8%,보석 및 귀금속 제품은 95.4%가 각각 늘었다. 소비재 수입 증가율은 61.2%로전체 수입 증가율 25%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밖에 외환위기 이후 수요가 급감했던 위스키 등 고급 양주의 소비도 올들어 급격히 늘고 있다. 과소비추방 범국민운동본부 박찬성(朴讚星) 사무총장은 “경기회복에 대한지나친 기대감 때문에 ‘망국병’인 과소비가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면서 “건전한 소비는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지만 과소비는 회복세에 있는경제를 다시 망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승호 조현석기자 hyun68@
  • 윤도현 ‘타잔’과 또 인연

    '꿈많던 어린 시절 아득한 기억속에/타잔이라는 아저씨가 있었어/그 아저씰 너무너무 좋아했었지/아∼나는 타잔 아∼누렁인 치타’.지난 95년 여름 짧은 머리에 앳된 얼굴로 한 젊은이가 타잔을 흉내내며 목청높여 노래를 불렀다.군에서 막 제대해 데뷔앨범을 낸 신인가수 윤도현(27).이 노래가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그는 촉망받는 로커로 떠올랐고,한동안 ‘타잔’이란 별명을달고 다녔다. 그로부터 4년후,그가 다시 ‘타잔’을 부른다.다음달 17일 국내 개봉되는월트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 ‘타잔(Tarzan)’의 한국어 주제가를 부르게된 것.세계적 팝 아티스트 필 콜린스가 작곡한 ‘눈부신 아침’‘잘자라 아가’‘용감한 타잔이 되리’‘궁금해요’‘함께 사는 세상’등 5곡을 녹음했다.작사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유명한 양인자씨가 했다. 월트디즈니 한국지사는 지난 3월 내로라하는 국내 가수들의 음반을 미국 본사에 보냈다.‘타잔’이 수록된 윤도현의 1집도 끼어있었다.본사에서는 야성적이고 생동감있는 그의 목소리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고,2·3집을 모두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모든 노래를 들어본 다음 그를 낙점했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고 노래하는 건 아니지만,(실력을)알아주니 기쁩니다”.데뷔곡이 ‘타잔’인데다 록 영화 ‘정글스토리’에도 출연했고,이제 애니메이션 주제가까지 맡은 걸 보니 타잔과는 ‘뗄레야 뗄수 없는 인연’인 모양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한다.“남이 만든 노래를 한다는게 쉽지 않더군요.내가 만든 노래면 맘대로 할텐데.코러스를 직접 소화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그가 부른 ‘타잔’한국어 주제가는 필 콜린스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과 함께 음반으로 제작돼 다음주중 국내에 발매된다.자신의 이름을 딴 밴드를 이끌며 지금까지 3장의 앨범을 낸 그는 록 뮤지컬 ‘개똥이’(95년)‘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97)‘하드록카페’(98)등에 출연했다.영화 ‘정글스토리’에서는 주연 겸 음악을 담당했다.장르는 다르지만 록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다.여름이 가기 전 새 앨범을 낼 계획.또 올초 ‘김광석추모콘서트’를 계기로 엄태환,이정열,서우영 등과결성한 ‘프로젝트밴드 김광석’이름으로도 앨범을 구상중이다. 이순녀기자
  • 규제개혁 현장점검-유흥업소 심야영업 허용

    유흥업소의 심야영업 규제가 해제된지 3주일이 지난 27일 밤과 28일 새벽. 단란주점과 나이트클럽,노래방 등 유흥업소 1,200여곳이 밀집한 서울 강남일대 유흥가에는 붉은 네온사인으로 불야성을 이뤘고 오가는 취객들로 밤새흥청거렸다. 지난달만 해도 경찰의 단속을 피해 은밀하게 영업을 하던 업소들이 ‘24시간영업’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손님을 맞았고 이른바 ‘삐끼’들은 거리에나와 노골적으로 손님들을 잡아끌었다.오는 5월8일까지 청소년출입이 금지된 노래방에서는 10대들이 쏟아져 나왔다.같은 날까지 심야영업이 규제된 비디오방들도 버젓이 심야영업을 하고 있었다. 지난 1일 심야영업해제로 바뀐 유흥업소 주변의 밤거리 풍경이다.심야영업해제는 판도라 상자를 열어 주었다. 업주들은 물론 경찰과 구청 등 단속 기관들도 그동안 골칫거리였던 ‘시간외 영업’으로 인한 실랑이가 크게 줄었다며 반기고 있다. 하지만 손님 유치 경쟁이 심해져 변태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이런 분위기가청소년 탈선을 부추기는등 심각한 사회문제도 나타나고 있다.또 룸살롱 등고급 유흥주점과 나이트클럽 등은 호황을 누리는 반면 접대부 고용이 금지된 곳은 오히려 손님이 줄어드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최근 소득의 양극화 현상도 이를 부채질한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S단란주점 업주 韓모씨(44·여)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시설규제 해제 및 접대부 고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韓씨는 “업소간에 경쟁이 붙어 속칭 ‘홀딱쑈’ 등을 보여주지 않으면 손님이 찾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 朴讚星사무총장은 “지난 19일 밤 구청직원과 함께 서울 강남지역에서 ‘불법·퇴폐업소 시민감시단’활동을 벌인 결과,185개 업소 가운데 절반인 93개 업소가 미성년자 출입 및 접대부고용,변태영업등을 해오다 적발됐다”면서 “불법 퇴폐영업이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식품위생팀 李春衡팀장은 “심야영업 해제로 공무원들의 부정 여지를 줄이고 미성년자 접대부 고용 및 퇴폐행위 조장시설 설치 등을 집중단속할 수 있어 긍정적인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이런사람이 대접받는 사회] 어린이대공원 사육사 文允植씨

    “동물들이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어린이대공원 사육사 文允植씨(45)는 ‘동물박사’다.지난 25년간 사육사로 일하면서 동물들의 ‘아버지’ 역할에 충실했다.文씨의 손을 거쳐간 동물 종류만도 100여종에 이른다. 文씨의 하루는 아침 8시 동물원을 한바퀴 도는 것으로 시작된다.2시간에 걸쳐 동물들의 건강을 살펴보고 사육시설의 안전도 꼼꼼하게 확인한다. “동물의 눈빛만 봐도 어디가 아프고 무엇이 불편한지 알 수 있습니다” 처음 동물원에 들어와 5년 동안 사슴이나 당나귀 등 순한 동물들을 돌봤다. 지금은 불곰,호랑이 등 맹수는 물론,신경이 예민한 온갖 조류(鳥類)에 이르기까지 모든 동물들이 자식과도 같다. 文씨는 “맹수가 재롱을 떨 때면 어린아이처럼 귀엽지만 야성이 남아 있어항상 긴장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 사육사 생활 끝에 文씨가 익힌 특기는 ‘맛난 먹이 만들기’.동물원가족에게 제공하는 30여가지 사료를 활용,이들의 입에 맞도록 조리(?)할 수있게 됐다.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의 결과다.동물들을 지나치게 가까이 한 탓에 직업병도 얻었다.직접 먹이를 주고 청소를 하다 보니 팔·다리에 신경통이 생겼다.그러나 분뇨와 깃털 때문에 피부병을 앓는 후배들이 걱정된다.시간이 날 때마다 후배들에게 자신이 체득한 동물 사육법 등을 전수하는 것으로 후배 사랑을 대신한다. 文씨는 관람객이 던진 돌이나 비닐 때문에 동물들이 고통을 받거나 죽었을때면 누구보다 가슴아파한다.말 못하는 짐승이기에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않도록 더욱 신경을 곤두세운다.文씨는 “동물 냄새가 난다며 집안에서도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지만 하루라도 동물들을 보지 않으면 잠자리가 편치 않다”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김미경기자
  • “國監 D데이” 긴장속 작전회의/여야 막판 최종점검 분주한 하루

    ◎국민회의­“정책대결 환영” 정치공세 팀플레이로 차단/자민련­稅風·銃風 진실규명·부패근절책 주력 방침/한나라당­‘경제살리기’ 정부 질타… 銃風도 엄중 추궁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22일 여의도 정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여야 수뇌부는 국정감사 기획팀을 구성하고,전략을 최종 점검하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의원회관은 국감 스타를 꿈꾸는 의원들로 밤 늦게까지 불야성을 이뤘다.의원보좌관들은 질의 자료를 피감기관별로 정리하고,분류하느라 눈코 뜰새없는 하루를 보냈다.자문팀과 구수회의를 갖고 국정감사에서 추궁할 내용을 최종 정리하는 의원들도 많았다. ▷국민회의◁ 趙世衡 총재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당 3역 회의에서 韓和甲 원내총무를 사령탑으로,金榮煥 정세분석실장을 실무팀장으로 하는 ‘국감 태스크 포스’를 구성했다.이 팀은 국정감사 기간동안 각 상임위별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지휘본부’역할을 하게 된다.또 ‘국감뉴스’를 제작,국감성과를 평가·홍보한다. 국민회의는 국감 30분 전에 상임위별로 소속의원총회를 갖고 전략을 재점검하도록 했다.이와 함께 ‘국감이 달라졌다’‘국감은 이런 것이구나’하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공격과 수비에서 철저한 팀플레이를 펼치도록 주문했다. 의원들은 이에 따라 상임위별로 예상되는 야당의 공세를 ‘팀플레이’로 차단하는 리허설을 갖는 등 전략 마련에 만전을 기했다.자민련과의 공조체제를 극대화,팀플레이의 진면목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韓총무는 “합리적인 비판과 정책 대결은 환영하지만 정치 공세에 대해서는 단호히 차단할 것”이라면서 “생산적인 국감을 실현,새로운 여당상을 정립하고 국민이 행정부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자민련◁ 대안 제시에 주력,정책 정당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목표 아래 국감 준비를 서둘렀다.국회 원내 행정실과 정책위사무실에 각각 마련된 국감상황실에서는 상임위별 쟁점 등을 최종 점검했다.그동안 세 차례 국감대책회의에서 세운 국감전략을 재확인하는 작업을 벌였다. 李良熙 수석부총무는 이날 국회에서 각 상임위 간사위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비상연락체제를 갖추도록 지시했다.또 국감장에 배치할 당 전문위원과 해당 상임위 보좌진에게 상임위별 국정감사 주안점을 다시 주지시켰다. 車秀明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정감사에 임하는 기본 입장을 밝혔다.정치 분야에서는 △정치개혁을 위한 제도적 방안 △국세청 불법모금사건과 총격요청사건 등 실체적 진실 규명 △공직자 부정부패 근절대책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경제 분야에서는 △금융개혁과 자금경색 완화책 △5대 재벌개혁 문제점 추궁 △정부시책의 허구성 적시 등을 짚어나가기로 했다. ▷한나라당◁ 우선 ‘경제살리기’에 주안점을 두고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집권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회생 대책을 제시,정부가 소신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책무를 다하도록 질타하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다. 이는 李會昌 총재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가슴을 짓눌렀던 이른바 ‘총풍(銃風)’‘세풍(稅風)’사건 등의 굴레에서 웬만큼 벗어났다는 자신감에서다. 그렇다고 이들 사건을 집요하게 추궁하지 않고넘어가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와 관련,朴熺太 총무는 “특히 총풍사건의 경우 당과 총재의 관련 사실이 없는데도 마치 관련이 있는 것처럼 떠벌린 정부 당국의 책임을 규명하겠다”면서 “안기부의 고문조작의혹사건도 철저히 진상규명을 한 뒤 책임자를 엄중조치토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당사 ‘비리고발센터’에 깜짝 놀랄 만한 제보가 많이 들어와 국감현장에서 이를 공개할 것이라고 큰소리치고 있다.현 청와대비서관의 전력(前歷)과 여당 지도부의 비리 혐의 등이 포함돼 있다는 전문이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일부 상임위의 증인채택문제는 당의 요구가 관철되도록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정보위의 柳興洙 의원을 鄭亨根 의원으로 교체할 때까지 싸우겠다며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강력히 내비쳤다.
  • ‘與 단독 개회식’ 밖에선 野 연좌농성/정기국회 첫날 이모저모

    ◎여­‘국회·사정 분리’ 재확인… 단독운영 배제안해/야­의원 80명 “야 파괴” 규탄… 일부 참석론 역부족 정기국회가 개회된 10일 여의도 의사당에는 팽팽한 여야 대치 기류가 흘렀다.반쪽짜리 개회식이 진행되는 동안 야당 의원들은 의사당 본청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본회의◁ ○…하오 2시 제198회 정기국회 개회식은 국민회의 자민련 등 여당 의원들만 참가한 가운데 약 20분 동안 진행됐다.朴浚圭 의장은 개회사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인 국회,의회가 정책의 중심이 되는 새로운 의회상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듣지 못했다. 개회식에는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여권에 합류한 權正達,金佶煥,李在明,朴宗雨,宋勳錫 의원 등이 보이지 않았다.반면 국민신당에서 국민회의에 입당한 朴範珍 의원 등은 동료 의원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국민회의 소속 의원들은 의장에게 한나라당측이 본청 앞에서 확성기를 동원,집회를 갖도록 방치한 데 대해 강력 항의했다.朴의장은 “앞으로 어떤 종류의 집회도 본회의장 앞에서는 개최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朴의장은 이어 여당 의원들에게 “국회 정상화를 위해 며칠만 기다려 달라”고 당부한 뒤 “그러나 야당이 등원을 계속 거부할 경우 본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혀 여당 단독으로 국회를 운영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여당◁ ○…여권은 이번 정기국회를 사정(司正)문제와 분리한다는 원칙을 세웠다.정기국회가 산적한 민생문제와 개혁과제를 다룰 수 있도록 운영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국회 개회 직전 열린 국민회의 의총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확인했다. 趙世衡 총재대행은 “사정을 핑계로 국사처리를 거부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무책임한 일이며 실망스럽다”고 개탄했다. 韓和甲 총무도 “李信行 의원 보호를 위해 5번이나 임시국회를 연 한나라당이 편파수사를 문제삼아 농성하는 것은 의원들의 권위와 품위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鄭東泳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국회 보이콧은 반(反)의회적인 발상이며 국민에 대한 배신 행위”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의원들은 이날 한나라당이 등원을 거부할 경우 2∼3일간 공동운영 노력을 꾀하되 이 노력이 무산되면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경우에 따라서는 시급한 안건의 단독처리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야당◁ ○…한나라당은 개회식이 열린 시각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야외 의원총회를 겸한 연좌농성을 벌였다.뙤약볕 속에 李會昌 총재와 8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30여분 동안 ‘야당 파괴공작’을 규탄했다.옛 여권의 내로라하던 장관,장성,법조계 출신 의원들도 주먹을 쥐고 구호를 외치는 등 ‘야성(野性) 익히기’ 대열에 동참했다. 朴熺太 총무는 “더 때묻은 사람이 덜 때묻은 사람을 어떻게 비난할 수 있나”라고 반문하고 “온 몸을 던져 투쟁의 열기를 달구자”고 역설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본청 146호실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개회식 불참’을 결의했다.李重載 李佑宰 李康斗 朴承國 金映宣 의원 등이 앞장섰다.李雄熙 朴是均 金在千 金光元 의원 등이 개회식 참가를 주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李會昌 총재도 “더 이상진흙탕에 뒹굴리고 정치에 오염된 불명예스러운 삶을 살지 않겠다.저의 삶을 언제든지 명예롭게 마칠 각오가 돼 있다”며 “성스러운 발걸음으로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비장한 심경을 토로했다.
  • 1,400년만에 다시보는 가야문화/국립김해박물관 개관

    ◎출토유물 마을·무덤모형 전시/시대·물질별 문화흐름 한눈에 국립김해박물관(경남 김해시 구산동)이 지난 29일 문을 열었다. 이 박물관은 4∼6세기 낙동강 중심으로 형성됐던 가야제국의 유물들을 전시하는 동시에 가야사를 연구하고 복원하는 기능을 맡은 고고학 전문박물관이라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93년부터 5년여동안 2백6억원 가량을 들여 완공한 이 박물관은 1만5천여평의 부지에 지상 3층,지하 1층에 연건평 3천평의 현대식 건물. 박물관은 외양부터 철기문화의 이미지를 풍긴다. 건물외벽 윗부분은 ‘철의 왕국­가야’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강판을 사용했다. 또 고분의 봉분을 상징하는 몸체는 검은 벽돌로 쌓아 철광석과 숯의 이미지를 나타냈다. 이와함께 가야문화의 발전과정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실의 입구와 출구를 별개 구조로 설계하는 한편 유물을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수장고에 오동나무로 만든 특수시설을 설치했다. 900평 가량의 전시장은 상설전시실과 2개의 기획전시실로 구성했으며 신석기시대부터 가야시대까지 시대별,물질별 문화흐름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전시물을 배치했다. 또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선사시대의 마을모형,무덤모형 등을 만들어 놓았고 컴퓨터 안내시스템과 가야유적의 문화권별,종류별 유적분포 전광판도 설치했다. 상설전시실인 제1 전시실의 ‘신석기시대’ 코너는 김해 수가리,부산 영선동,통영 연대도,통영 욕지도 등의 유적에서 출토된 돌도끼와 흑요석,조개팔찌,골각기 등을 전시한다. ‘청동기시대’는 삶의 공간과 죽음의 공간으로 나눠 ‘삶의 공간’에는 울산 검단리,산청 묵곡리 등의 유적에서 출토된 민무늬 토기와 방추자,갈돌을,‘죽음의 공간’에는 산청 강루리에서 옮겨온 고인돌을 전시해 놓았다. 또 ‘초기 철기시대’코너는 철이 등장했던 당시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도록 했다. ‘가야성립기’는 창원 다호리 1호묘에서 출토된 통나무관과 출토유물을 실물크기로 재현,김해 양동유적에서 출토된 칠조동검과 와질토기,칠기 등을 전시해 놓았고 ‘금관가야’ 코너에는 김해 대성동 고분군,김해 회현리 조개더미 등에서 발굴한 다양한철기 및 토기와 외래계 유물을 전시한다. 제2 전시실에 있는 ‘아라가야’ 코너에는 함안 마갑총 출토 말갑옷과 함안 말이산고분군에서 출토된 금입사고리자루칼,차륜식 토기,마늘쇠 등을 시대별로 배치해놓고 있다.‘대가야’는 고령을 중심으로 한 대가야문화권의 결속을 화려한 금세공품과 통형기대 등 제사토기를 통해 보여준다. 고령 지산동고분군,합천 옥전고분군,남원 월산리고분군의 유물과 자료도 있다. 이밖에 ‘소가야’는 고성 연당리고분군과 고성 동의동 조개더미 등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문화상을 알려준다. 김해국립박물관은 개관 이후 한달동안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 삼엄한 경계에 피서객 ‘썰물’/무장간첩 침투­이모저모

    ◎軍작전 장기화따른 지역경제 타격 우려/침투지역 수심깊고 외진 대진항 가능성 북한 무장간첩 수색 이틀째인 13일 강원도 묵호항 주변을 비롯한 동해안은 삼엄한 경계망이 펼쳐진 가운데 피서객의 발길이 크게 줄어 매우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인근 산간지역을 수색 중인 군은야산이지만 숲이 무성하고 녹음이 짙어 96년 강릉 잠수함 침투 때보다 더 힘들어 하는 모습. 한 장교는 “수풀이 우거져 땅바닥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면서 “탐침봉으로 의심나는 곳을 조사하고 있지만 정밀수색이 이만저만 힘든 것이 아니다”라고 하소연. ○…군 당국의 수색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동해시와 강릉시 등은 해수욕장 및 산간지역 출입 통제로 지역경제가 피해를 입을까 걱정이 태산. 군은 12일 낮 12시부터 동해시 망상 등 6개 해수욕장의 백사장 출입과 산간지역 예상도주로 및 은신이 가능한 지역의 입산을 통제 중이다. 또 동해시와 강릉시 강동면 옥계면 등에서는 12일 밤부터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야간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동해시는 낮 동안만이라도해수욕장을 개장할 수 있도록 군 당국의 양해를 얻어내는 등 피서객 감소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96년 북한잠수함 침투로 경제적 시련을 겪었던 주민들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기상청은 무장간첩들이 침투 때 동해상을 뒤덮었던 해무(海霧)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 동해 레이더기상대에 따르면 침투 시간으로 추정되는 11일 밤부터 12일 새벽 사이 동해시 앞바다는 육안으로는 간첩 침투를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개가 많이 끼어 있었다는 것. ○…동해시 어달동 횟집거리 해변에서 시체로 발견된 무장간첩의 침투지점은 어달동이 아닌 2㎞ 북쪽 대진항 부근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대두. 대진항 일대는 수심이 깊고 해발 200m의 바위로 이루어진 봉화대(烽火臺)가 해안과 인접해 침투가 쉽기 때문. 군 당국도 어달동 해변은 횟집이 불야성을 이루는 곳으로 침투 적지(適地)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 당차고 강인한 그리스 女神

    가부장제 끈질긴 공작에 속불꽃을 사위어버린 여성들.하지만 반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그래서 당당하고 욕망에 직설적이고 냉혹한 여성성의 원형과 만나면 한차례씩 끓어오른다.그리스 여신들.현대 문화계에서 그런 원형의 상징으로 인기다.무용계도 그들이 탐났다.서울현대무용단의 5∼6일 정기공연 ‘여성속의 여신’은 그리스 여신들의 여성성을 춤사위로 드러내본 연작.하오 7시30분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 이들이 살려낸 여신은 5명.여신 하나를 소품 하나로 다룬다.△‘헤스티아의 불씨’는 화덕을 밝히는 창조적 열정과 사랑(안무 김옥주) △‘아르테미스의 질주’는 사냥터에 선 불굴의 야성(윤일청) △‘아테나의 잃어버린 기억찾기’는 가부장제를 비틀어 새롭게 본 모성(배인영) △‘아프로디테 신드롬’은 사랑과 열망에 거침없는 솔직성(길현정) △‘페르세포네의 거울’은 무기력한 순응의 역사(조동희)를 불러내고 되돌아 본다.마지막 △‘누가 황금사과를 딸 수 있나?’(이상 5인 공동안무)는 이같은 다양한 잠재속성을 인식한 여성의 자아찾기를 형상화한다.안무자들과 정유라,최재연,정황수,김선희 등 출연.3672­8633.
  • 인문학자의 외로운 몽상/최혜실 KAIST 교수·국문학(굄돌)

    연구실 밖으로 5월의 햇살과 신록이 눈부시다.쾌적하고 아름다운, 그리고 사람이 없는 공간.이제는 친숙해진 이 공간이 7년전의 나에게는 무척 낯설었다.플래카드와 대자보가 나붙고 오가는 학생들로 붐비며 풍물소리,구호,노래소리로 활기찬 대학만을 경험한 나는 일년내내 조용하고 밤이 되면 건물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이 연구 중심 대학에 몹시 당황했었다. 내가 낯설어 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먼저 ‘박사님’이라는 호칭.‘선생님’이라며 스승과 제자의 인간적 측면을 강조하는 인문학의 기풍 속에서 자란 나는 어떤 분야에 전문가라는 의미가 강한 이 호칭에도 당황했다.그리고 모든 것을 구체화하고 계량화하여 설명하는 방식,일년에 논문이 몇편이고 어떤 학술지에 게재된 사실이 점수로 구체화하여 그 사람을 평가한다.어느분야에 명성이 있고 평소 대인관계가 무난하여 제자들에게 존경받는다는 식의 평가가 점잖은 것이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이 또한 새로운 것이었다.그리고 훨씬 투명한 언어습관.일종의 도제제도의 학문전수 방식에 익숙한 문과에비해 계약을 존중하는 때문인지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 훨씬 공개적이고 적극적이다. 처음에 나는 이 경향을 대상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거나 그것과 의사소통하려는 노력이전에 그것을 자신의 목적을 위한 도구로서 사용하려는 ‘이성의 도구화’경향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이 방식은 적어도 지금 현재로는 산업과 기술 발달을 위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이해가 요즈음은 들게 되었다.왜냐하면 전문성,기술,정보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후기산업사회에서 자연과학과 응용과학의 이런 방식은 비단 전공의 특수성뿐만 아니라 현 사회의 한 특징으로 일반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 현상을 보고 놀라고 그것을 이해하며 해석하려고 애쓰는 것이 한 인문학자의 외로운 몽상만은 아니지 않을까?
  • 발레리나 金純晶(이세기의 인물탐구:170)

    ◎‘동양적 발레’ 자신만의 이미지/타고난 연습벌레… 고난도 테크닉 모두 소화/안무하고 춤춘 ‘신화의 끝’ 발레팬 사로잡아 지난 해는 발레리나 金純晶에게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해였다. 87년 국립발레단 창단 25주년 기념으로 무대에 올렸던 ‘노틀담의 꼽추’를 10년만에 다시 춤춘 것과 그가 몸담고 있는 동덕여대에 무용과가 정식 출범한 것.거기다 제자들과 ‘공기의 정(精)’을 공연했고 그가 안무하고 춤춘 창작발레 ‘머물며’가 민속춤제전에서 안무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그중에서도 ‘노틀담의 꼽추’는 표현영역의 확장과 무용수로서의 도약(跳躍)을 보여준 결정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이 무대에서 그는 에스메랄다의 야성과 순결한 여심을 생기발랄과 스며드는 슬픔으로 표현하여 관객을 감동시켰다. 그의 요염함은 이미 86년 ‘튜닉 팬터지’에서 발휘되기 시작하여 그가 춤추었던 우아한 ‘백조의 호수’와는 달리 클래식의 베일을 활짝 벗고 ‘깨끗하고 담백한 느낌과 탄탄한 춤집’을 각인시켰다. ○‘머물며’로 안무상 수상 또한 쌍꺼풀이없는 고전적인 눈매와 긴 팔다리는 ‘동양적 발레’라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무리가 없었다.이후 ‘돈키호테’를 마지막으로 프리마의 지위와 호칭,주어진 공간에서는 자신의 내부에 숨겨진 철학과 사색을 쏟아놓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87년 발레단을 떠나 그는 자신만의 창작발레에 몰두하게 되었다.만약 그가 지금까지 대극장무대에 머물러 있었다면 오늘의 변화된 김순정의 창작발레는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스타를 만들지 않는 국립발레단에서 명실공히 5년간의 프리마시대를 마감하고 이번엔 부군인 朴丙煥씨(외교통상부 근무)를 따라 발레의 본고장인 영국에 유학,런던 라반센터와 로열발레 아카데미에서 마치 춤추지못해 한이라도 된 듯이 밤낮없이 연습에 매달렸고 몸을 회전시키는 필루에트와 푸에테,아티튀드와 바느질 스텝인 부레에 이르기까지 난이도가 높은 갖가지 테크닉들을 몸의 일부처럼 익혀나갔다. ○발레 본고장 런던 유학 그리고 2년만에 영국에서 돌아와서 선보인첫작품 ‘빛깔’은 ‘그의 모든 것이 그속에 다 들어있다’는평을 받을 수있었다.그때도 여전히 무용수로서 특출했던 프리마의 매력을 상실하지 않았고 격조와 힘과 꿈틀대는 생의 갈망이 춤속에 건재하고 있었다.백색 의상에 꽃을 들고 유년기의 환상을 다스리는 그의 빛깔은 거의 발레작품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파격이었으며 국립발레단의 클래식발레를 사랑하던 팬들은 더이상 김순정만의 순백의 감수성과 정결을 만날 수 없게 되었다. 그가 안무하고 춤춘 작품중에서 ‘신화(神話)의 끝’도 빼놓을 수 없는 수작이다.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간주곡과 비제의 ‘카르멘’ 전주곡에 의존한 이 작품은 ‘강렬한 음악으로 극적인 상황을 연출한 드라마틱한 분위기’로 젊은 발레팬들의 눈길을 일시에 사로잡았다. 맨발과 토슈의 대비,발끝에서 튕기는 힘의 배분은 ‘감정처리의 성숙함’과 ‘신성(神性)에서 벗어나려는 인간다운 갈망’을 보여주었고 결국은 신과의 대결이 아닌 자신과의 싸움으로 겸허하게 마무리짓는 것이 특징이다.평론가 김경애는 ‘몸선의 지시언어(指示言語)’는 시종 아름다움을 동반하면서도 필요이상으로 덧칠하지 않고 사유와 성찰,자신의 기질탐구를 세세히 제시하기를 잊지않았다’고 평한다. ○신선한 현대적 무대 창출 과연 정열적이고도 순발력있는 싱그러움으로 그는 젊은 개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끊기듯 이어지는 감정의 전이는 불협화음적인 파괴미(破壞美)마저 창조하는 가하면 억압속에서 자유롭고 싶은 의지를 스타의 카리스마로 온몸에 담아낸다.이 역시 뛰어난 기교없이는 불가능한 표현이며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의 일상적인 모습은 어느때보다 신선한 현대적 무대를 창출해낸다.이른바 성격을 연출하는 춤에서 고난도의 기교를 무기로 하는 고전발레에 이르기까지 전천후로 춤추는 김순정의 기량은 나이에 비해 이미 모든 것을 절차탁마(切磋琢磨)한 차원이라고 할수 있다. 그가 무용을 하게된 것은 어머니 김남숙씨가 딸의 남다른 재능을 발견하여 10살되던 해 남산어린이회관에 있던 부설 무용반에 데려가면서 부터다. 그곳에서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를 배울수 있었고 고3때 이화여대가 주최하는 전국무용콩쿠르에서 최우수상,서울대 사대 체육과에 진학하면서 이대와 경희대로 이어지는 무용계의 인맥에서 다소 소외되는 감이었으나 피나는 연습으로 외로움을 달래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최고의 발레리나가 될 것을 굳게 다짐했다’고 말한다.대학 3학년때 무용협회가 주최하는 신인무용콩쿠르에서 글라즈노프 작곡의 ‘사계’로 문공부장관상,다음해 동아무용콩쿠르 대상을 수상하면서 교사자격증을 반납한채 지체하지않고 그는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별로 커보이지 않는 체구에 작고 야무진 얼굴,억척스럽다고나 할만큼 노력에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그는 화려한 세트나 기괴한 몇개의 동작만으로 창작성을 부르짖는 주변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신에서 땀이 배어나는 춤’으로 삶의 절규를 간절하게 춤추어 낸다.‘일상의 지루함으로부터,정의가 죽어버린 부당함으로부터,위선과 가증스러움이 포장된 이중인격이 판을 치는 속에서’ 오로지 탈출하기 위해 그의 온몸은 솟구쳐 오르는 열기로 무대에서 언제나 활활 타오르고 있다. ○자신의 단점 보완 극복 그런 중에도 끊임없이 자기를 지키고 남의 장점을 존중하며 자신의 단점을 보완,극복하기를 잊지 않는다.가족은 그의 예술을 이해하여 역사와 철학 등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주는 부군과의 사이에 아들(재영·10) 하나.부친은 서울대 경영대 김원수 교수다. 긴 명상속에서 작품을 분석하고 기획하는 그는 디베르시티망과 트릭까지도 철저히 연구하는 학구파로서 내면에 깔린 심성을 건드려 김순정의 춤을 이룩하려는 야심에 차있다.그의 꿈은 러시아의 마야 풀리체스카야나 스승이던 이시다 다네오,불멸의 폰테인 마곳처럼 70세가 넘어서도,아니면 그 이상 무대에서 춤추는 영원한 현역으로 남고 싶은 것이다. □연보 ▲1960년 서울출생 ▲1978년 이대주최 전국학생무용콩쿠르 최우수특기상 ▲1979년 서울예고졸업 ▲1982년 신인무용콩쿠르 발레부문 특상 및 문공부장관상 ▲1983년 서울대사대 체육과졸업(임성남 박혜련 진수인 사사),동아무용콩쿠르 대상,국립발레단초청 ‘백조의 호수’및 ‘세헤라자데’출연 ▲1983­87년 국립발레단에서 ‘처용’‘배비장’‘춘향의사랑’‘고려 애가’외 ‘호두까기인형’‘카르멘 조곡’‘노틀담의 꼽추’등 주역 ▲1985­92년 충남대 한성대 숭의여전등 출강 ▲1987년 이대 교육대학원졸업 ▲1987­89년 영국 라반센터 및 R·A·D(로열 무용아카데미)연수 ▲1990­91년 국립발레단 주역 ▲1991­95년 청주대 동덕여대강사 1993­현재 한국발레연구회이사, 바탕 춤전 ‘빛깔’안무 출연 ▲1994년 개인발표회, 한일댄스 페스티벌 ‘일상의 꿈’안무·출연 ▲1995­현재 동덕여대무용과 교수 ▲1997년 국립발레단 ‘노틀담의 꼽추’,민족춤제전 ‘머물며’안무출연 올해의 안무가상(97년) ‘몽유(夢遊)’‘공주무덤’‘길위에서’‘풀피리의 춤’외 다수
  • 늘어난다는 들개… 광견병이 두렵다(박갑천 칼럼)

    사람사회에 충신도 있고 역적도 있고보면 개사회에도 충견과 역견(?)은 있음직하다.예컨대 에 나오는 장성(長城)고을 갈재(蘆嶺)기슭 개떼가 그런 ‘역견’이었다고 하겠다. 그곳에 사는 한 사냥꾼이 개를 스무남은마리 길렀다.하루는 사냥꾼이 만취해서 귀가하여 화로옆에 거꾸러졌다.화롯불은 옷으로 번져 사람을 태웠다.그 냄새를 맡은 개들이 달려들어 주인을 뜯어먹었으니 개는 역시 개.밖에서 돌아온 집안사람들이 때려죽였는데 그가운데 몇마리가 숲으로 내뺐고 그 개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곧잘 해쳤다.불속에서 주인을 구하고 죽은 이웃고을 임실의 오수(獒樹)충견과는 왕청되게 달랐다. 그런 ‘개같은개’얘기는 에도 나온다.조선 중종말년께 돈의문밖에 사는 개들이 떼를 지어 북쪽산으로 올라가 시체를 파먹으며 살았다.개들은 새끼까지 쳐서 몇해가 지나자 40∼50마리로 불어나면서 산 사람한테도 달려들었다.마침내 한 늙은군사가 물려죽자 금군(禁軍)까지 동원하여 개사냥을 벌인다. 개한테는 이리라는 야성의 친친한 피가 흘러내린다.J.런던의 에 나오는 주인공개 백한테서도 그걸 느낀다.아버지는 세인트 버너드종이고 어머니는 셰퍼드종이었는데 밀러판사의 대저택에서 평화롭게 살때는 몬존하고 충직한 개였다.그런데 뜻하지않게 캐나다 북서부 크론다이크 추운 눈고장으로 끌려가 썰매끄는 신세가 되고 거기서 성질고약한 업자와 감사나운 에스키모개들한테 닦달받는 사이 야수로 바뀐다.나중에 백은 J.소튼이라는 금광업자에게 넘어가는데 그주인이 죽은다음 이리떼 울음소리에 향수를 느끼면서 그속으로 끼어들어 그들의 수령이 된다. 서울일원에 들개가 늘어나고 있다한다.사람 홈리스가 늘어난다는 세태인데 하물며 개의 홈리스이겠는가.주인이 버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저라서 뛰쳐나와 ‘야성의 자유’를 구가하기도 하는 것이리라.한데 이들 개들이 사람을 물어서 문제다.산과 들로 쏘다니며 생존에 위협을 받을때 갈재기슭의 개나 의 백과 같이 사막스러워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한데 이런 개일수록 광견병에 걸려있을 가능성이 높아서 심각해진다.서울시에서는 그같은 들개하며 들고양이를 잡아없애는데 1차로 4천만원의 예산까지 책정했다 한다.주인있는 개라도 떠돌면 들개로 오해받는다.집개는 밖으로 나돌지 않게 하자.
  • 대우 김우중 회장 임원진 독려(다시 뛰자)

    ◎“위기는 찬스” 달러박스를 찾아라/외환위기 연내 극복 의지 결연히/“수출만이 살길…” 공세 전략 촉구/밤 11시 이전 퇴근 안이한 자세 질타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 밤 11시 이전 에 퇴근하려는 심사라면 회사를 나가는 게 더 낫다”“수출을 잘 하면 현재의 위기는 제2의 도약기가 될 수 있다” 세계경영으로 앞서가는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계열사 임원들의 근무자세에 마음먹고 ‘일갈’을 퍼부으면서 수출을 현위기 돌파의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했다.이에따라 대우빌딩 주변에는 ‘대한 추위’보다 더한 냉기가 감돌고,밤이 이슥하도록 빌딩 전체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김회장은 일요일인 지난 18일 하오 경기도 용인의 그룹 중앙연수원에서 열린 ‘98년 임원세미나’에서 평소에 볼 수 없던 강한 톤으로 600여명의 임원들을 질책,참석자들의 얼을 빼놓았다.비공개로 진행된 이 세미나에는 사장단을 포함 이사부장 이상의 임원이 대부분 참석했다.“시종 무거운 분위기였으며 누구 하나 말을 꺼내지 못했다”고 그룹 회장실 관계자가 밝혔다.각 계열사의 올해 사업보고에 이어 ‘회장과 임원과의 대화’에 나선 김회장은 경영성과가 그래도 좋아 안심하고 있던 임원들을 향해 40분 남짓 동안독설에 가까운 ‘질책’을 퍼부었다. 김회장은 “각 계열사의 업무보고 내용을 보면 현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전혀 없다”면서 “구정 후에 다시 보고하라.마음에 안들면 임원들 모두 사표를 받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김회장은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은 올해 안에 끝낸다는 의지를 다져야지 2∼3년 끈다는 식의 안이한 생각으로는 모두 죽는다”면서 “회사를 위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똑바로 잘하라”“편하게 근무하려면 모두 나가라”는 등 강도높은 질책을 거듭했다. 이어 “밤 11시 이전에 퇴근해서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나.임원들이 걱정도 안되는가”라면서 임원들이 더 열심히 일할 것을 주문했다.“예전에 나는 ‘한일관’에 가서 밥도 한번 못먹었다.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성취욕 하나로 24시간 일에만 몰두했다”면서 “의지없이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하느냐.지금 임원들에겐 이런 의지가 전혀 없다”고 나무랐다. 분위기를 잡은 김회장은 ‘수출확대’를 독려했다.환율도 유리하므로 부문별로 수출확대를 위한 아이디어를 더 내라는 것.“내수가 어려울수록 수출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책상머리에 앉아 무슨 대안이 나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김회장은 이어 “현재의 위기는 제2의 도약기이며 돈벌이가 널려 있다”“국내에서 안팔리면 해외에서 팔면 된다.부품과 설비를 수출할 수 있는 방안이 아직 얼마든지 있다”며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 무엇에 말미암은 잔인성인가(박갑천 칼럼)

    10억원대 보험금을 노리고 교통사고인 양 꾸며 제 아내를 죽인 핫아비가 붙잡혔다.가끔 듣는 얘기지만 들을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인면수심이라더니 이쯤되면 짐승과 다를게 뭔가.이사건 무렵 미국의 한병원 남자간호사는 염화칼륨주사를 놓아 입원환자 100명 가량을 죽인 사실이 외신을 타기도 했다. 사람이 어째서 이렇게까지 되는 것일까.비단 아내와 남편뿐 아니라 경제문제 등으로 티격나면 어버이와 자식도 죽이는 세태를 지켜보는 마음은 어두워진다.사람에게는 그런 수성이 어느 구석엔가 잠들고 있다가 어떤 계기로 촉발되면 눈을 뜬다는 것인지.지난해 11월 동티모르 독립운동단체가 국제사회에 고발한 인도네시아군의 만행사진도 참으로 참담한 것이었다.그런 참상은 6·25를 전후해서 우리도 겪은 바 있다. ‘이상한 소년’이라는 마크 트웨인의 작품이 생각난다.오스트리아 유젤도르프의 어느 언덕길을 산책하는 세 소년 앞에 나타난 이상한 소년.그 소년은 무소불위의 초능력자였다.이름은 사탄.천지창조도 보고 시저가 죽는 것도 보았단다.나이는 1만6천살인데 어른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했다.그는 손가락 끝으로 꼬마(소인)들을 만들어냈는데 그들이 다투자 문질러 죽이고는 대수롭잖게 손가락의 피를 닦는다.그러면서 하는 말­“우리는 악을 저지를 수가 없지. 왜냐고? 악이 뭔지를 모르거든”.이 사탄과 같이 악이 뭔지를 모르기에 저지르는 그 잔인한 작태들이라 할 것인가. 인간의 본성은 본디 악하다는 것이 (성오편)의 생각이었다.그는 선이란 인위적으로 된 것이라면서 본성을 착하다고 본 의 설을 조목조목 반박한다.나면서부터 제편익과 이익을 추구하게 마련인 인간은 나쁠 수밖에 없다는 것.니체가 권력과 이익을 쫓는 인간의 잔인성을 표현하면서‘인간수’라고 규탄했던 것도(“도덕계보학”제1·제2논문) 알짬은 같다고 하겠다.짐승한테 있는 것은 야성 아니겠는가.정말 그래서 이리 무작하고도 사막스러운 행태를 보인다는 것일까. 설사 본성이 악하다해도 그걸 바로잡아 선하게 살아가야 함을 아는것이 인간.그 점에서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것 아니던가.한데 문명화따라 더욱더막가고 있는 양한 사람 마음들.다소의 차이는 있다 해도 니체가 말한 ‘인간수’의 모습을 보여준다.이 병든 정신은 마침내 자멸로 이어지는 것을….
  • 정부수립부터 오늘까지/연표로 본 대한민국 50년

    ◎36년만의 주권 회복… 6·25 상흔 딛고 산업화 대장정/시련속에 꽃피운 민주화운동… ‘문민시대’ 열며 개혁의 길로 ▷48년 정부수립 과정◁ ◇정치 ▲1월8일 유엔 한국임시위원단 방한 ▲5월10일 남한 총선거 실시 ▲5월31일 제헌국회 개원 ▲6월10일 국회의장에 이승만 박사 선출 ▲7월17일 제헌절 제정 ▲7월20일 초대 대통령 이승만,부통령 이시영 선출 ◇사회·문화 ▲1월7일 의무교육제 실시 ▲4월3일 제주도 무장폭동 ▷제1공화국◁ ◆정치 ▲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미군정폐지 ▲ 〃 9월13일 행정권의 한국 정부 완전이양 ▲ 〃 11월30일 국군조직법 공포 ▲ 〃 12월9일 유엔총회에서 한국 승인 ▲50년 6월25일 6·25동란 발발 ◇경제 ▲50년 12월10일 한·미 경제원조협정 조인 ▲55년 8월8월 증권시장 개장 ◇사회·문화 ▲48년 10월20일 여수·순천 반란사건 ▲50년 6월1일 6년제 의무교육 실시 ◇체육 ▲50년 4월12일 한국,보스톤 마라톤대회 제패 ▷제2공화국◁ ◇정치 ▲60년 3월15일 정·부통령 선거실시 ▲ 〃 4월26일 이승만 대통령 하야성명 ▲ 〃 4월28일 과도정부 구성 ▲ 〃 8월12일 제2공화국 대통령으로 윤보선 의원 선출 ▲ 〃 8월19일 초대 총리에 장면 의원 ▷제3공화국◁ ◇정치 ▲61년 5월16일 군사혁명위원회 설치 ▲ 〃 5월20일 장도영 중장을 내각수반으로 하는 혁명내각 출범 ▲62년 4월24일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 대통령권한대행 ▲62년 12월26일 헌법개정(대통령책임제) ▲63년 12월7일 제3공화국 출범(박정희 대통령 취임) ▲70년 12월23일 정부종합청사 준공 ▲72년 10월17일 박대통령,국회해산 및 계엄선포 ▲ 〃 12월15일 통일주체국민회의 첫 대의원 선거 ▲ 〃 12월27일 유신헌법 공포 ▲74년 1월8일 긴급조치 1·2·3호 선포 ▲ 〃 1월15일 고위공직자 숙정 ▲ 〃 8월15일 육영수 여사 피격 사망 ◇경제 ▲62년 1월5일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발표 ▲66년 1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사회·문화 ▲68년 11월29일 서울시내 전차철거 ▲ 〃 12월5일 국민교육헌장 선포 ▲72년 4월10일 문교부,지명의 로마식 표기공표 ◇통일·외교 ▲65년 1월8일 월남파병 결정 ▲68년 1월23일 미 푸에블로호 북한에 피납 ▲68년 11월2일 울진·삼척 무장공비 출현 ▲70년 7월7일 경부고속도로 개통 ▲71년 3월27일 첫 미군 철수 ▲ 〃 9월20일 남북적십자사 이산가족찾기 첫 예비회담 개최(판문점) ▲ 〃 12월27일 국가보안법 국회 통과 ▲72년 7월4일 남북공동성명 발표 ▲ 〃 8월30일 남북적,본회담 평양서 개막 ▲74년 1월30일 한·일 대륙붕협정 체결 ▲ 〃 8월15일 서울지하철 개통 ▷제4공화국◁ ◇정치·행정 ▲75년 2월12일 유신헌법 찬반 국민투표 실시(찬성률 73.11%) ▲79년 10월26일 박정희대통령 시해 ▲ 〃 1월6일 최규하 대통령 취임 ◇사회·문화 ▲75년 6월30일 예비군 창설 ▲ 〃 9월2일 학도호국단 발단식 ▲ 〃 9월22일 민방위대 발대식 ▲76년 4월30일 매월 말일을 반상회로 지정 ▲ 〃 8월1일 양정모 몬트리올 올림픽 첫 금메달 획득 ▲77년 9월15일 한국등반대 에베레스트 정복 ▲78년 4월14일 세종문화회관 개관 ▲ 〃 4월21일 대한항공기 소련 무르만스크강제착륙 ▲ 〃 10월5일 자연보호헌장 선포 ◇경제 ▲76년 6월18일 제4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발표 ▲77년 6월19일 국내 최초 고리원자력1호 발전기 점화 ▲ 〃 7월1일 부가가치세 실시 ◇통일 외교 ▲75년 4월29일 주월 한국대사관 철수 ▲76년 8월18일 북한군 판문점에서 집단도끼만행 사건 ▲77년 11월7일 한미연합사 사령부 발족 ▷제5공화국◁ ◇정치·행정 ▲80년 5월17일 비상계엄 전국확대 ▲ 〃 7월9일 2급이상 고위공무원 232명 숙정 ▲ 〃 7월15일 3급이하 공무원 4천760명 숙정 ▲ 〃 8월16일 최규하 대통령 하야 ▲ 〃 8월27일 전두환 국보위 상임위원장 대통령당선 ▲83년 1월1일 공직자 윤리법 발효 ▲ 〃 7월13일 입법예고제 첫 실시 ▲ 〃 10월8일 아웅산 테러 서석준 부총리 등 고위공직자 17명 사망 ▲87년 6월29일 노태우 민정당대표,대통령직선제 선언 ◇경제 ▲80년 11월8일 경제활성화대책 발표 ▲81년 8월21일 제5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발표 ▲85년 7월4일 제6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발표 ◇사회·문화 ▲80년 7월30일교육정상화 및 과열과외 해소방안 발표 ▲ 〃 8월2일 컬러TV 시판 ▲ 〃 11월1일 사회정화위원회 발족 ▲81년 9월30일 서울올림픽 개최확정 ▲82년 1월5일 야간통금 해제 ▲83년 3월2일 중고생 복장자율화 ▲ 〃 6월30일 KBS 이산가족찾기운동 ▲ 〃 9월1일 KAL기 격추 ▲86년 1월13일 대입논술고사 첫 실시 ▲88년 2월15일 예술의 전당 개관 ◇통일·외교 ▲84년 2월1일 팀스피리트 훈련개시 ▲85년 7월23일 남북 국회회담 첫 예비접촉 ▲ 〃 9월20일 남북고향방문단 서울·평양에 도착 ▲86년 1월20일 북한,남북회담 일방연기 ▲87년 11월29일 북한,KAL기 추락 ▷제6공화국◁ ◇정치·행정 ▲88년 9월17일 제24회 서울하계 올림픽 개최 ▲ 〃 11월23일 전두환 대통령 재산헌납 발표 ◇경제 ▲91년 11월12일 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 발표 ◇사회·문화 ▲89년 1월1일 해외여행제한연령 완전철폐 ◇통일·외교 ▲90년 6월5일 한소 정상회담(샌프란시스코) ▲ 〃 9월4일 남북 첫 총리회담 개최(서울) ▲ 〃 10월16일 2차 남북총리회담(평양)▲ 〃 9월18일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91년 12월18일 노태우 대통령 한반도 비핵화선언 ▲ 〃 12월31일 남북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 ▲92년 한중 수교합의 발표 ▷문민정부◁ ◇정치·행정 ▲93년 2월27일 김영삼 대통령 재산공개,국무위원 등의 재산공개 당부 ▲ 〃 8월9일 정부 공직자윤리위 가동 ▲95년 12월3일 전두환 전 대통령 구속,5일 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 ▲97년 12월18일 15대 대통령선거,김대중 후보 당선 ◇경제 ▲93년 5월26일 신경제 5개년 계획발표 ▲ 〃 8월20일 경부고속도로 차종 TGV 확정 ▲ 〃 12월13일 쌀시장개방 합의 ▲94년 5월16일 금융실명제 실시 ▲96년 12월1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97년 12월3일 IMF자금 요청으로 ‘IMF시대’ 도래 ◇사회·문화 ▲93년 4월6일 종합유선방송 허가 발표 ▲ 〃 8월20일 제1차 대학수학 능력시험 실시 ▲94년 1월6일 대입 본고사 14년만에 부활 ▲ 〃 10월21일 성수대교 붕괴 ▲96년 5월31일 한·일 2002년 월드컵공동개최 결정 ◇통일·외교 ▲94년 7월2일 남북정상회담실무절차 합의 ▲95년 6월29일 대북 경수로지원 합의 ▲97년 8월19일 대북경수로 부지공사 착공
  • 무서워하며 신성시한 ‘산중영물’/호랑이해 호랑이 이야기

    ◎소신으로 섬기며 호환의 두려움 달래/죽림맹호 경제난 쫓는 ‘벽사의 몫’ 기대/호랑이 살상 민족성정 안맞아 사냥 엽사들 중국옷 판 올해 1998년은 호랑이 해 무인년이다. 동물을 상징으로 한 열두 개의 지지에 따라 호랑이 해는 12년만에 한 차례씩 돌아온다. 그러나 열개의 천간을 하나씩 떼어 그 해의 지지에 앞세워 붙이기 때문에 무인년은 60년만에 맞는 호랑이 해다. 이를 갑년이나 회갑,또는 주갑이라 한다. 그 호랑이는 한민족 마음속에 일찍부터 자리를 잡았다. 단군설화에 곰과 함께 호랑이가 등장하니까 꽤나 오래되었다. 곰과 호랑이는 모두 인간으로 변신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호랑이는 야성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뛰쳐나와 결국 맹수로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단군설화에 나온다. 렇듯 인간과 쉽게 동화할 수 없었던 호랑이는 무서운 동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곰과 함께 단군설화 등장 중국의 사서인 ‘후한서’동이전에도 호랑이가 기록되었다. 동이는 중국쪽에서 본 우리 한민족이다. 그 사서는 산천을 떠받드는 우리민족의 풍속을 소개하면서호랑이에게 제사를 지내고 또 신으로 섬긴다는 대목을 적어놓았다. 호랑이가 그만큼 두려워 제사로 달래준 옛 사람들의 마음이 보인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도 885년 2월에 호랑이가 궁궐마당으로 뛰어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호환이 분명하다. 조선시대 후기 실학자 이규경이 백과사전식으로 쓴 오주연문장전산고는 호랑이를 진군이라고 했다는 사실을 기록했다. 그 진군은 무당이 진산에서 올리는 도당제를 받았다는 것이다. 호랑이를 두려워하는 인간의 본능은 급기야 호랑이를 신앙의 대상으로 올려놓았다. 그래서 산신은 호랑이로 상징되었거니와 그 별칭도 산군 말고도 산군자,산령,산신령,산중영웅등 숱하게 많다. ○호랑이 신앙의 이중성 한민족은 호랑이를 신성시했고,때로는 무서운 가해동물로도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알 수있다. 이를 학문적으로 말하면 호랑이 신앙의 이중성이라고 한다. 신성시하면서도 무서운 가해동물로 여긴 한민족의호랑이 신앙은 매우 지혜로운 민족의 성정인지도 모른다. 오늘날 지극히 인위적인 생태보존운동을 버금하는 지혜인 것이다. ‘후한서’동이전의 기록처럼 산천(자연)을 떠받들었던 민족의 심성이 드러난다. 그것은 환경친화의 사고라 할 수 있다. 그러한 민족의 자연관은 호랑이 번식을 방해하지 않았다. 다른 동물에 비해 번식력이 그리 왕성하지 못한 동물이 호랑이다. 그 호랑이가 민족의 마음속에 신성하고도 무서운 영물로 자리잡은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한 우리 마음이기도 하고,호랑이를 마구하지 않은 이유가 되었다. 그래서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온 웬만한 심산에는 호랑이가 서식했던 모양이다. ○백두대간 심산에 서식 한국의 호랑이는 유명했다. 1953년 1월 일본을 방문했던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요시다(길전)일본 수상의 대화속에도 호랑이가 화제로 떠올랐던 에피소드가 전해온다. 요시다수상이 “한국에는 지금도 호랑이가 많은 가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일본인들이 다 잡아서 없소”라는 대답이 나왔다는 것이다. 사냥한 호랑이를 마치 전리품인양 내놓고 찍은 일본인들의 옛 사진첩이 지금도 돌아다닌다. 그 호랑이가 1946년 북한땅인 평북 초산에서 한 마리가 잡혔다는 풍문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우리 민족에게도 호랑이 사냥이 물론 있기는 했다. 고려 공민왕이 그렸다는 이른바 전공민왕필 ‘음산대렵도를 보면 호쾌한 호랑이 사냥을 펼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사냥에 나선 엽사들의 입성은 모두 호복차림의 변복이다. 호랑이를 잡는 일이 민족의 성정이나 생활습관에 결코 어울릴 수 없다는 생각에서 일부러 엽사들 옷 차림새를 중국옷으로 바꾸어 그렸을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왕정의 중요행사였던 정렵만을 보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았을 뿐 더러 기껏해야 매사냥 정도였다. 이는 ‘조선왕조실록’에 적혀있다. 고구려 고분인 무용총벽화 ‘수렵도’에도 박진감 넘치는 호랑이사냥이 나온다. 말을 탄 기사가 힘껏 시위를 당기는 참인데,호랑이 꽁무니를 명중할 수 있는 위치다. 시위에서 손을 떼기만 하면 화살이 호랑이 꽁무니를 꿰뚫을 찰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화살을 들여다 보면 살상용이 아니다. 호랑이를 겁주어 기절을 시킬 요량으로 살상용 화살촉대신 명적을 썼다. 석류모양을 한 명적은 그저 소리만 요란하여 맞는다 해도 호랑이가 기절하는 것으로 그치고 만다. ○산신탱화에 의레 등장 그 호랑이는 살상을 금하는 불교와도 연결되었다. 우리 고유의 산신신앙을 받아드린 불교의 산신탱화에는 의례히 호랑이가 들어있다. 탱화에 나오는 신선은 호랑이가 모습을 달리한 변화신이다. 그리고 탱화의 산신 곁에는 실제 호랑이가 늘상 자리를 같이하여 따라붙는다. 전남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 소장 산신탱화의 호랑이는 평퍼짐한 자세로 앉아있는 산신을 감싸았다. 호랑이 꼬리를 S자로 그리며 하늘을 향했다. 그러니까 호랑이는 여러 모습으로 민족 앞에 다가왔다. 호랑이는 그림의 소재로도 자주 응용되었다. 정초 세화나 부적에 호랑이를 그렸다. 그리고까지 호랑이에는 까치와 함께 호랑이가 등장했다. 대나무숲속의 호랑이 죽림맹호같은 호랑이 그림도 있다. 그런데 대나무숲의 호랑이 그림은 요사스러운 잡귀를 물리친다는 벽사의 뜻을 담았다. ‘담문록’이라는 책에 대나무를 잘라 불속에 던져 큰 소리로귀신을 쫓아버렸다는 내용과 상응하는 그림이다. 올 오랑이 해 무인년에도 호랑이가 벽사의 큰 몫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오늘의 경제위기를 물리쳐주는 그런 벽사를 호랑이에게 부탁하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 신한국­신당 숨가쁜 2위 다툼

    ◎신한국­합당후 가파른 상승세… TK지역서 선전/신당­위기돌파 겨냥 이 후보 기세꺾기 진력 여론조사 지지도 2위권 확보를 놓고 신한국당과 국민신당의 각축이 어지럽다.그동안 3위에 머물던 이회창 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부동의 2위로 보이던 이인제 후보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인제 후보 진영은 반대다.이회창 후보의 추격세를 인정하면서 확실한 2위자리 굳히기에 진력하는 기류다.청와대 지원설 등의 악재를 떨치기 위해 YS(김영삼 대통령)와의 차별화 전략도 구상하는 등 추격에 제동을 걸고 있다. 전반적인 추세는 이회창 후보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다.줄곧 이인제후보에게 1위를 내주었던 ‘대구·경북(TK)에서 이후보를 제친 것으로 나온데다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상승무드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또 흔들리던 부산·경남지역 의원 등 비주류의원들의 잔류 결정 등으로 당이 급속히 안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날 신한국당이 외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지지도에 따르면 이인제 23,이회창 22%대로 우열을 가리기가어렵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12일 한길리서치가 여론조사 결과도 두 후보간의 격차가 오차범위 한계내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회창 후보 진영은 따라서 다음주 통합전당대회 등을 거치면서 상승세가 급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맞서 이인제 후보는 이번 대선이 세대결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원내교섭단체 구성마저 불투명해졌다.신한국당과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이후보와 국민신당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이다.국민신당은 이후보의 지지도 정체가 ‘YS신당지원설’과 ‘이·조연대’라는 변수 탓도 있지만 내부 전략부재에도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여야의 중간지대에 머물러 있었고 세대교체와 정치명예혁명의 알맹이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반성이다. 이인제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핵심참모진의 조언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YS와의 차별화로 현행 금융실명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자는 주장에서부터 정치개혁안으로 국회의원 의석 3분의1 감축 등 다양한 안이 제시되고 있다.야성을 강조하되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로 나뉘어져 있는 전선을 일단 이후보의 기세꺾기로 집중시켜 병역문제와 정치스타일의 부정적 면을 알리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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