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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자호란 다시 읽기] (10) 누르하치,명(明)에 도전하다 Ⅱ

    [병자호란 다시 읽기] (10) 누르하치,명(明)에 도전하다 Ⅱ

    건주여진을 통일하고, 해서여진과 몽골의 연합군마저 물리친 누르하치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누르하치는 하다, 호이파, 울라 등 해서의 여러 부족들을 강온(强穩), 양면으로 통제하여 가장 강한 예허부(葉赫部)를 고립시키는 정책을 취했다. 당시 해서여진이 누르하치에게 맞서려면 4부 사이의 단결이 절실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그들 사이의 알력 때문에 누르하치에 대해 연합전선을 펼 수 없었다. 하다, 호이파, 울라는 차례대로 누르하치에게 각개격파되었고, 혼자 남은 예허는 결국 명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누르하치는 예허의 그 같은 전략을 꿰뚫었다. 그는 해서여진을 공략하는 동안, 자신을 견제했던 명에 몸을 낮추었다. 명의 견제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취하여 명분을 축적하고, 내실을 다졌다. 결정적인 기회를 엿보기 위해 숨고르기를 했던 것이다. ●하다와 호이파를 멸망시키다 1599년 하다의 국주(國主) 멩게불루는 예허와의 갈등으로 전쟁을 하게 되자 누르하치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멩게불루가 셋째아들을 볼모로 보내자 누르하치는 2000명의 병력을 동원하여 하다를 원조하려 했다. 다급해진 예허는 개원(開原)에 주둔한 명군 지휘부를 움직여 멩게불루를 질책했다. 누르하치와 동맹을 맺은 것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한편으로는 멩게불루에게 자신을 딸을 아내로 주었다. 멩게불루는 예허의 요구를 받아들여 누르하치와의 동맹을 철회했다. 누르하치와 예허, 명 사이에 끼여 있는 약소국의 ‘눈치보기’였다. 격분한 누르하치는 하다를 공격하여 멸망시키고 멩게불루를 사로잡았다. 그러자 명이 개입했다.1601년 명의 만력제(萬曆帝)는 사신을 보내 누르하치를 질책하고, 하다의 유민들을 멩게불루의 아들 우루구다이(武爾古岱)에게 반환하라고 강요했다. 누르하치는 명의 요구에 따라 유민들을 송환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예허가 하다를 공격하여 우루구다이를 자신의 세력권에 편입시켰다. 누르하치는 명에 서신을 보내 항의했다. 자신이 하다를 격파한 것은 문제삼고, 예허의 침략은 그냥 넘어가는 이중적 태도를 따졌다. 하지만 명에 대해 정면으로 반발하는 것은 삼갔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호이파를 정벌하는 과정도 하다의 경우와 유사했다.1607년 9월, 호이파의 신료들이 모반하여 예허로 귀순하자, 국주 바인다리는 누르하치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7명의 볼모를 보내왔다. 그러자 예허는 바인다리에게 “누르하치에게 볼모 보낸 것을 취소하면 귀순한 자들을 송환하겠다.”고 제의했다. 바인다리는 예허에게 속아 누르하치에게 다시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 누르하치는 결국 정벌에 나서 바인다리 부자를 살해하고, 호이파를 병합했다. 예허의 고립은 더욱 심화되었다. ●울라 격파와 조선에 미친 파장 누르하치와 예허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해서 부족 가운데 가장 늦게까지 살아남았던 것은 울라였다.1596년, 울라에서 내분이 일어났을 때 누르하치는 자신이 억류하고 있었던 부잔타이(布占泰)를 송환하여 국주로 즉위시킨 바 있다. 부잔타이는 누르하치의 은혜에 감사하여 혼인 관계를 맺고 동맹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는 수시로 향배를 바꾸어 배신과 복종을 반복했다. 부잔타이는 국주가 된 이후 모두 7차례나 누르하치에게 복종할 것을 맹세했다. 누르하치 또한 자신의 딸을 포함한 세 명의 여인들을 부잔타이에게 아내로 주어 다독였다. 부잔타이는 끝내 누르하치와 예허 사이에서 양단을 걸치는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누르하치가 압박하여 곤경에 처하면,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조선에 손을 내민 것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1610년, 누르하치의 압박 때문에 위기에 처하자 부잔타이는 조선에 사신을 보내 직첩(職帖)을 하사해주고 교역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울라의 세력은 두만강 너머까지 미치고 있었는데 광해군(光海君)은 부잔타이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 그에게 직첩을 주고, 관복을 하사했다. 광해군의 의도는 그들을 회유하여 두만강 너머에서 벌어지고 있던 상황을 탐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광해군의 의도는 맞아떨어졌다.‘광해군일기(光海君日記)’를 보면 당시 조선 조정은 누르하치와 해서 부족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던 격변의 추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1610년 2월14일의 경우,‘이 오랑캐가 겉으로는 누르하치와 화해하고 있으나 속으로는 사이가 좋지 않은 형상이 있다. 예허와의 중간 길이 끊기고, 교역의 통로가 막혔기 때문에 우리나라 변방에서 교역하기 위해 우리의 의도를 떠보는 것이다.’라는 대목이 있다. 참으로 정확한 정세 판단이었다. 광해군과 조선 조정은 이 같은 정보를 기초로 누르하치의 실체를 명확히 인식했다. 나아가 곧 닥쳐올 ‘누르하치와 명의 대결’이라는 파장에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팔기제(八旗制)를 완성하다 누르하치는, 향배가 무상했던 부잔타이를 공격하여 1613년 마침내 울라부를 멸망시켰다. 예허만 빼놓고 해서여진을 통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누르하치는 이윽고 1616년, 국호를 아이신(金)으로 고치고, 칸(汗·한)으로 즉위했다. 바야흐로 12세기 한족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아구다(阿骨打)의 위업을 계승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제 지배하는 종족이 다양해지고,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새로운 통치 체제가 필요했다. 주목되는 것은 바로 팔기제(八旗制)였다. 팔기제는 니루(牛)라는 만주족 고유의 조직에서 기원했다. 만주인들은 수렵 등을 나갈 때 10명을 한 조로 삼고 그 가운데 한 사람을 우두머리로 뽑아, 그를 니루라고 불렀다.‘니루’란 ‘큰 화살’을 뜻한다. 누르하치는 성년 남자 300명을 1니루로,5개의 니루를 1자란(甲喇)으로, 다시 5개의 자란을 1쿠사(固山)로 편제했다.1쿠사는 결국 7500명인 셈인데 그것을 한자로는 기(旗)라고 했다. ‘기’는 군사조직이자 정치, 사회조직으로 모든 만주인은 예외 없이 여기에 소속되었다. 각 기에는 고유한 깃발이 있는데 황색, 백색, 홍색, 남색만으로 제작된 것을 정기(正旗), 황색, 백색, 남색 깃발에 홍색의 테두리를 두른 것과 홍색 깃발에 백색의 테두리를 두른 것을 양기(旗)라고 한다. 1616년 누르하치는 본래 4기였던 것을 8기로 확충했다. 해서여진을 통합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귀순해 오는 한족과 몽골족이 늘어나면서 한군팔기, 몽골팔기가 등장했다.“나가면 병사가 되고 들어오면 인민이 되는(出則爲兵 入則爲民)” ‘군민일체’,‘군정일체’의 팔기제의 효용성은 엄청났다. 평소 일상 생활과 전쟁에 동시에 대비할 수 있게 편제된 팔기제 아래서 후금(後金)의 백성들에 대한 통제력과 전투 능력은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당시 쇠망의 조짐이 뚜렷했던 명군이, 조직화된 팔기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았다. 실제 팔기는 1644년, 청이 베이징으로 입성한 뒤에도 중원(中原)을 제압하고 통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중원 장악 이후, 팔기에 소속된 사람들을 기인(旗人)이라 불렀는데 그들은 별도의 호적에 편입된 특수 신분이 되었다. 그들은 기지(旗地)라 불리는 토지를 하사 받고, 그들만을 위한 독자적인 과거에 응시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중원 입성 이후 기인들은 오로지 만주어를 익히고 궁술(弓術)을 연마하여 관리나 군인으로 등용되었다. 다른 농공상의 직업을 갖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특권도 컸지만 의무도 명확했다. 기인들에게 만주어를 익히게 하고, 궁술을 연마시킨 것은 결국 만주족이 지닌 정체성과 야성(野性)을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수십만에 불과한 만주족이 1억 이상의 한족을 270여년이나 통치할 수 있었던 비책이기도 하다. 요컨대 1616년, 팔기제를 완성하면서 누르하치는 명과 일전을 겨룰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던 셈이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CEO칼럼] 야성을 잃지 마라/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CEO칼럼] 야성을 잃지 마라/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이제 곧 2월이 되면 계곡의 얼음이 녹고, 나무에는 물이 오르고 새순이 돋아나는 봄이 온다. 봄이 오면 대지의 새 생명만 태동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도 새로운 활력이 흐른다. 요즘 회사마다 신입사원 연수가 한창이다. 강의에 집중하는 진지한 표정과 동료들과의 팀워크 훈련에 열중하는 모습은 나무에 물이 오르고 새순이 돋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신입사원은 엊그제까지 들판에서 뛰어놀던 야생마라 할 수 있다. 야생마의 가장 큰 특징은 야성(野性)이며, 나는 그 야성을 좋아한다. 그동안의 학교생활에서 몸에 밴 자유분방한 행동, 창의적인 사고, 엉뚱할 정도로 기발한 아이디어는 입사 초기단계에는 조직 내에서 다소의 부적응과 충돌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잠재력과 패기, 그리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통해 다가오는 새 시대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야성이 갖는 더 큰 매력은 야생적 본능, 즉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살아나가려는 강한 본능에 있다.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도전과 승부근성, 때로는 저돌적이고 때로는 전략적인 상황대응은 모두 야생적인 본능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변화가 빠르고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국제적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은 야생의 들판과 같은 척박한 경쟁환경을 이겨나가야 하므로 그 직원들도 야성이 필요하다. 시베리아 들판의 새끼 호랑이는 젖을 떼고 나면 곧바로 광활한 벌판에서 독립적으로 성장하며 생존을 위한 투쟁에 들어간다. 사냥을 위해 전략을 짜고, 바람의 방향을 읽고, 매복하고, 때로는 전력 질주한다. 모든 것을 스스로 터득한다. 그러나 만일 사람이 데려다가 배부르게 먹이고 보살핀다면 새끼 호랑이는 자연의 지배자는커녕 야생적 본능을 잃고 재롱을 부리며 살아가는 길들여진 고양이에 불과하다. 첫출발을 하는 신입사원들은 모두 새끼 호랑이다. 차디찬 들판에서 살아남기 위한 야생적 본능을 잃지 말고 자신만의 특성과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젊은 인재들이 따뜻한 온실 속에서 기존 틀에 익숙해져 야성을 잃고 현실과 타협한다면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이 어떻게 살아남겠는가. 아직 다듬어지지 않고 전문적 능력도 부족하지만, 그 잠재력만으로도 충분히 축복받을 만하다. 모든 기업이 ‘인재’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최선의 교육훈련 투자를 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고 신입사원다운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사고, 긍정적인 자세,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특히 능동적인 도전의식과 자기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인내력이 중요하다. 여기에다 자기만의 특기와 적성을 결합시켜 전문성까지 갖춘다면 비로소 새끼 호랑이는 동물의 제왕인 맹호(猛虎)로, 야생마는 준마로 재탄생할 것이다. 심장에서 끊임없이 깨끗한 새 피를 만들어 온 몸에 내보내는 것처럼 신입사원은 조직에서 새로운 피가 되어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개인에게나 회사에나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사는 것은 변화가 없는 것이다. 변화가 없는 것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새롭게 출발하는 회사에서 야성을 잃지 말고 개개인의 독특한 끼를 살려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른 봄에 꽃망울이 피어나듯이 순수하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새로운 조직에서 예쁘고 활기찬 야생화로 피어나기를 기대한다.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남편을 잡아먹는 ‘그레비 얼룩말’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남편을 잡아먹는 ‘그레비 얼룩말’

    ‘팜므 파탈(Femme Fatale)’은 불어로 남성을 유혹해 죽음 등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게 만드는 ‘숙명의 여인’을 뜻하는 사회심리학 용어다. 흔히 ‘요부’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동물사회에서도 존재한다. 서울대공원 제3아프리카관에는 고혹적인 자태를 보이는 콧대 높은 암컷 얼룩말(1980년생)이 있다. 국내에는 하나뿐인 그레비얼룩말이다. 나이가 들어 예전보다는 못하다 해도 저 좋다는 수컷들을 줄 세운 녀석이다. ●그녀와 자면 죽는다. 맑고 깊은 눈에 마치 화공이 정성들여 그려놓은 듯 반듯한 얼룩무늬, 부드러운 갈기까지 사람의 눈에도 ‘순수’ 그 자체다. 하지만 빠져버릴 듯 해맑은 눈을 가진 녀석 뒤에는 공포영화에나 나올 법한 괴담이 숨어 있다. 바로 ‘남편이 되면 죽는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맞은 상처로 인한 염증이나 쇼크가 원인이다. 사연은 이렇다.1983년 서울대공원은 개원과 함께 태어난 지 3년 된 암컷 그레비얼룩말을 들여왔다. 그후 10년, 별 탈 없이 자란 암컷이 어엿한 숙녀가 되자 동물원은 건강한 새끼를 기대하며 짝찾기에 나섰다. 사육사들은 당시 무리 중 가장 건장한 수컷을 골라 합사시켰다. ●“NO거든. 건드리지 마.” 드디어 첫날밤. 암컷의 미모 탓인지 수컷은 초반부터 적극적이었다. 수컷은 마치 묵은 회포라도 풀어보려는 듯 집요하게 들이대기 시작했다. 뭔가 내키지 않는 암컷은 이리저리 피했지만 수컷의 구애는 계속됐다. 순간, 암컷의 뒷발차기에 수컷이 맥없이 나동그라졌고 배를 정통으로 맞은 수컷은 며칠을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암컷의 거부의사를 무시한 ‘무시무시’한 결과다. 암컷이라 해도 말의 뒷발질 위력은 상상이상이다. 한방에 너비 10㎝가 넘는 각목이 속절없이 부러질 정도. 사자 같은 맹수도 제대로 맞으면 죽음에 이른다.1년 후인 94년 10월. 이번에는 암컷보다 네다섯 살 연하의 청년 얼룩말이 도전장을 던졌다. 무난히 합방까지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냉랭했다. 암컷의 채취에 흥분한 어린 수컷이 급히 달려드는 순간 비극은 반복됐다. 이후 녀석에게 ‘남편 잡아먹는 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시 3년 후, 사육사들은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외부에서 들여온 수컷 얼룩말을 합사시켰다. 하지만 세 번째 남편 역시 자세 한번 잡아보지 못한 채 뒷발차기에 비명횡사했다. 결국 까칠한 이 녀석은 ‘짝짓기 불가판정’을 받고 23년째 독수공방 신세다. 미스터리한 것은 짝짓기 때를 제외하고 녀석의 성격은 온순하기 이를 데 없다는 점이다. 동물원 관계자는 “여러 수컷 중 한 마리를 선택하는 야성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면서 “어찌보면 예쁜 암컷의 치명적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태백의 청정 진화’

    ‘태백의 청정 진화’

    “3∼4년 전만 해도 죽어가던 회색도시가 이제는 북적이는 관광객들로 연일 불야성입니다.” 폐광지역인 강원도 정선·태백지역이 카지노장과 겨울산을 찾는 관광객들로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 석탄 산업이 활황이던 1970년대의 활기 띤 모습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폐광지가 관광도시로 빠르게 변모 태백시는 1980년대 초 석탄산업이 활황일 때는 인구가 12만여명까지 늘어 전국 최고의 산업도시였다. 이후 5만 2000여명까지 급격히 줄던 이 지역 인구가 최근 하강곡선을 멈췄다. 인근 정선군에 들어선 강원랜드 임직원들이 전입해 오고 유흥업이나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그만큼 지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청신호이다. 실제로 정선지역에 강원랜드가 들어서면서 태백 시가지로 관광객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3∼4년 전부터는 전국 최고의 영산(靈山)인 태백산을 찾는 등산객이 급격히 늘면서 태백 경제 활성화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1∼2월 태백산을 찾는 등산객은 주말에는 3만∼5만, 평일에도 4000∼5000명을 웃돈다. 최근에는 직장인들이 수십명에서 수백명씩 단체로 찾아 새해 소망을 바라는 터전으로 자리잡아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연간 수백만 태백산·강원랜드 찾아 봄(철쭉제)·여름(쿨시네마축제)·가을(단풍) 등 계절마다 특성을 살린 이벤트로 평상시에도 하루 수백명씩의 관광객들이 태백산을 오른다. 겨울철 눈과 얼음을 이용해 10년 넘게 펼쳐지는 ‘태백산 눈축제’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올해도 26일부터 2월4일까지 태백산도립공원 당골광장에서 눈조각 경연대회 등이 열린다. 올 축제에도 줄잡아 40만∼50만명의 외지 관광객들이 찾을 전망이다. 서울에서부터 눈꽃열차 등이 운행되면서 수도권 관광객들에게 인기 관광코스가 됐다. 이렇게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유동인구가 연간 400만∼500만명에 이른다. 태백시 관광과 김용만씨는 “산업도시의 풍성했던 옛 시절을 이제는 관광으로 되살리고 있다.”면서 “10년 안에 전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청정도시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군도 2000년 사북·고한읍 지역에 카지노장인 강원랜드가 들어선 뒤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하고 있다. 더구나 2년 전 골프장이 개장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스키장까지 문을 열어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됐다. ●땅 한평에 1000만원 웃돌기도 한때 연탄 가루만 날리던 사북·고한 지역에 유흥점과 여관들이 들어서면서 요즘에는 땅 한평에 1000만원을 웃도는 곳도 있다. 철길과 구불구불 산길로 이어지던 접근도로망이 좋아진 것도 발전을 앞당기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제천∼영월∼정선∼태백을 잇는 국도 38호선이 부분 완공(현재 영월까지)되면서 수도권과 2시간30분대로 좁혀졌다. 좋아진 접근도로망과 관광객 수가 늘면서 음식점, 술집, 여관업이 호황을 누리고 재래시장까지 활기를 띠고 있다. 유창식 정선군수는 “전국 최고의 관광인프라를 갖추고 2009년까지 국도 38호선이 완전개통되면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부상할 것이다.”고 말했다. 태백·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전북 무주 덕유산

    [산이 좋아 산으로] 전북 무주 덕유산

    덕유(德裕), 덕이 넉넉하다는 말이다. 넉넉한 덕은 넓은 품으로 산을 빚었다. 덕유산은 그 이름처럼 전북 ‘무진장’이라 불리는 무주, 진안, 장수와 경남의 첩첩산중 거창과 함양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덕유산은 남한 산줄기들의 중심에 놓여 탁월한 조망을 보여준다. 특히 남쪽과 동쪽이 좋은데, 그래서인지 향적봉 대피소에는 사시사철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남한제일의 일출뿐 아니라 산정에서 지는 석양도 덕유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덕유산에 올라 산처럼 넉넉한 마음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떤가. 향적봉(1614m)을 정점으로 한 원점회귀 산행은 구천동의 계곡미와 덕유산 최고봉에서 빼어난 조망을 볼 수 있어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구천동 계곡은 무주군 설천면 소천리 나제통문부터 시작하지만 산행은 삼공리 매표소에서 시작해야 한다. 구천동 33경 중 절반은 건너뛰게 되는 셈. 그래도 한해를 마무리하는 산행으로는 손색이 없다. 예전 계곡길은 운치 있는 오솔길이었지만 이제는 넓은 비포장도로가 되어버렸다. 길은 인월담·사자암·금포탄 등의 명소를 지나게 된다. 겨울이어서 소와 담은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어우러진 풍경은 심신을 포근하게 정화시킨다. 백련사까지는 6㎞로 1시간 30분이면 닿는다. 백련사는 그 명성에 비해 볼거리가 많은 절은 아니다. 절 입구에 오수자굴로 오르는 등산로가 보이는데 그곳으로 하산하게 된다. 향적봉 가는 길은 대웅전 오른쪽으로 나 있다. 헐벗은 상수리나무들에 연초록 겨우살이가 잔뜩 붙어 겨울을 나는 모습이 보이는 길이다. 백련사계단(白蓮寺戒壇)이라고 씌어있는 우람한 부도를 지나면서는 아이젠이 필요하다. 응달이 많아 길이 얼어 붙었기 때문이다. 이제 2.5㎞를 비지땀 흘리며 올라서면 향적봉에 도착한다. 산행을 계속할 것이라면 중봉에서 오수자굴 쪽으로 내려가자. 중복은 역동적인 덕유 주릉과 무룡산 왼쪽 허공에 친 지리 능선이 장관이다. 여기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백암봉에서 지봉으로 흘러가는 백두대간 능선을 바라보며 하산한다. 뒤돌아보면 주목으로 가득찬 향적봉을 볼 수 있다. 오수자굴까지는 1.4㎞로 40분이 걸린다. 겨울 오수자굴 안은 각양각색의 얼음기둥 전시장이다. 굴 안 낙숫물이 얼어붙으며 얼음종유석을 만들기 때문이다. 오수자굴에서 백련사까지는 호젓한 길이 이어진다. 길은 눈으로 덮여 있고 길섶에는 푸른 산죽들이 도열해 있다. 계곡은 태초의 시간처럼 고요하다. 굴에서 백련사까지는 2.8㎞,50분이 걸린다. # 여행 정보 무주 읍내에 금강식당(063-322-0979)은 어죽이 유명하다. 얼큰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아 산행 중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좋다. 구천동과 무주리조트 입구에는 숙박업소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향적봉대피소(063-322-1614)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운치 있다. 산 너머로 지는 석양을 보며 한해를 마무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단, 보온의류는 꼼꼼히 준비하길. 글 이영준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 “이번에 꼭 金따서 연금 받을래요”

    “금메달 따면 연금도 나오잖아요.” 대기업 총수의 막내아들에게 금메달을 왜 따려 하는지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다. 왜 연금이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라고 답했다. 도하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에 출전하는 김동선(17·갤러리아승마단)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이다. 하지만 1일 도하 승마클럽 훈련장에서 만난 그는 여느 고등학생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대한승마협회 관계자들도 그의 소탈함에 색안경을 벗었다. 마방에서 선배들과 라면을 끓여먹기도 하고 말에게 먹일 사과를 한 입 베어물고 던져주기도 한다. 김동선은 “아버지 위주가 아닌 제 얘기를 써달라.”고 주문했다. 김동선이 처음 말 고삐를 잡은 것은 2001년. 아버지는 물론, 할아버지인 고(故) 김종희 선대 회장도 승마 사랑이 남달랐다. 고 김 회장은 경기마가 없어 대회 참가를 고민했던 1964년 도쿄올림픽때 사재를 털어 지원하기도 했다. 김동선도 승마의 매력에 대해 “보통 무게가 600㎏ 나가고 근육질인 말의 야성을 내 마음대로 조정하다 보면 힘이 느껴진다.”고 소개했다. 네 차례 대표선발전에서 3위로 태극마크를 단 김동선은 서슴없이 이번 대회 목표를 개인, 단체 2관왕이라고 밝혔다. 개인전까지 욕심내는 건 과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이왕이면 많이 따는 게 좋지 않으냐.”고 되물었다.도하 연합뉴스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사막의 불’ 아시아 밝힌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사막의 불’ 아시아 밝힌다

    |도하(카타르) 임일영특파원|‘사막의 성화가 32년 만에 아시아를 밝힌다.’ 30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의 수도 도하 전역은 그야말로 불야성이었다. 아랍 전통의상을 입은 카타르인들은 도하아시안게임 개막식 리허설을 보기 위해 삼삼오오 주경기장인 칼리파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바로 옆에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돔인 ‘아스파이어’가 오색찬란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개막 이틀을 남겨 뒀지만 사막 한 가운데서 펼쳐지는 불꽃쇼와 함께 ‘40억 아시아인의 축제’는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제15회 하계아시아경기대회(이하 도하아시안게임)가 2일 새벽 1시 마침내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보름간의 열전에 돌입한다.1974년 테헤란아시안게임 이후 32년 만에 중동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역대 최다 규모. 아시아 45개국에서 선수와 임원 1만여명이 참가해 39개 종목에서 모두 424개의 금메달을 놓고 각축을 벌인다. 선수단 832명이 참가한 한국은 70개를 웃도는 금메달을 획득,3회 연속 종합 2위를 지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도하에 입성했다. 세계 최강을 넘보는 중국이 최소 150개 이상의 금메달로 7회 연속 종합우승을 장담하는 가운데 한국은 2위 자리를 놓고 숙적 일본과 치열한 접전을 벌일 전망. 모두 910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일본은 육상과 수영 등 금메달이 수두룩하게 걸린 기초종목 강세를 앞세워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 또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일본의 추격을 뿌리치는 것 외에도 중국의 독주도 견제해야 할 입장.2년 뒤 ‘안방올림픽’에서 미국을 제치고 종합 1위를 꿈꾸는 중국은 이번 ‘아시아 잔치’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 싹쓸이 메달사냥으로 ‘2008년 수능’을 치른다는 계획이다. 3차례 연속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북한도 18개 종목에 250여명을 보내 5위 탈환에 나선다.1998년 방콕에서 8위,2002년 부산에서 9위로 부진했던 북한은 최근 세대교체를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사상 역대 최고인 28억달러(약 2조 6600억원)를 투자한 이번 대회 호스트 도하는 이미 축제분위기. 지난달 9일 도하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DAGOC)위원장인 셰이크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 후계자가 직접 채화한 성화는 인도와 한국, 필리핀, 일본 등 55일 동안 15개국을 돌아 지난달 25일 알 샤말 항구로 귀환,29일밤 도하시내로 입성했다.2일 새벽 칼리파스타디움의 60m짜리 성화대에 불꽃이 붙여지면 스포츠를 위한 아시아 젊은이들의 열정도 함께 타오르기 시작한다. argus@seoul.co.kr
  • [사설] 돈 쌓아둔 기업, 정부 탓만 할텐가

    기업들이 자본금의 6배가 넘는 현금을 쌓아놓고도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적용대상인 14개 기업집단은 출자여력이 20조원을 넘고, 출총제를 완화한 개정법안이 입법되면 여윳돈은 33조원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과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등의 핑계로 투자에 열의를 보이지 않으니 참으로 걱정이다. 기업이 움직이지 않아 성장잠재력은 갈수록 약해지고 일자리 창출도 부진해 나라경제는 지금 말이 아니다. 물론 투자를 주저하는 기업의 처지를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당장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재계가 요구한 출총제 폐지는 완화에 그쳐 불만스럽기도 할 것이다. 기업에 대한 이렇다할 정책적 지원도 손으로 꼽기 민망하다. 게다가 참여정부 들어서 반기업 정서는 더 심해졌고, 노조활동 또한 예전보다 훨씬 격렬해졌다. 어찌 보면 투자환경이란 말을 꺼내기조차 머쓱하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이 투자부진을 마냥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행태도 바람직한 건 아니지 않은가. 이성태 한은 총재의 말대로 기업이 ‘야성’을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기업의 투자기피는 일자리 부족과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결국 기업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그런데 내년 투자규모도 여전히 확대될 기미가 없다니 매우 실망스럽다. 재정의 한계를 민간투자로 보완해 줘야 하는데, 기업이 나몰라라 하면 나라경제는 또 어떻게 될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기업은 제발 정부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을 보고 투자에 적극 나서 주기 바란다. 최근 일본기업들이 공격경영으로 투자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역할에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 부츠 각선미 ‘쭉쭉’ 보온 ‘빵빵’

    부츠 각선미 ‘쭉쭉’ 보온 ‘빵빵’

    계절을 넘나드는 시즌리스(seasonless) 아이템에 부츠도 이름을 올렸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방한용으로 신었던 부츠는 늦여름, 초가을에도 멋내기용으로 애용된다. 올해는 다리에 딱 붙는 스키니 바지, 미니스커트와 찰떡궁합을 이루는 아이템으로 더욱 인기를 끈다. 기온이 낮아짐에 따라 쑥쑥 커지는 부츠에 대한 애정, 이제는 멋스럽게 풀어내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시즌리스 부츠 필수아이템 지난해에는 웨스턴부츠와 장식술, 문양으로 멋을 낸 러시안풍의 부츠가 거리를 점령했다. 올해는 여기에 고급스럽고 화려한 분위기를 한층 더했다. 단순미를 강조한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전체적인 라인은 심플하다. 대신 이국적인 문양과 금·은 세공 느낌의 단추, 종아리 부분을 접은 라펠(lapel), 구두 소재와 동일한 끈 등 은근한 포인트를 주는 장식으로 단정하지만 지루한 느낌은 없다. 볼륨감과 로맨틱한 느낌을 살린 디자인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 짧고 도톰하게 둥근 앞코는 귀여운 복고 스타일의 대표적인 디자인이다. 굽 역시 전체적인 분위기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자로 두툼하게 뻗은 블록힐(Block-heel) 이 주류를 이룬다. 많은 디자인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스타일이 있는 법. 올해는 단연 튜블러(tubular) 부츠다. 다리에 딱 붙지 않은 통부츠 스타일로, 스키니 바지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 군더더기 없는 라인에 앤티크한 소재로 된 것이 고전적인 느낌을 준다. 접었다 폈다 할수 있는 라펠 부츠는 길이 조절이 가능해 두 가지 분위기를 낸다. 라펠 부분을 펴 무릎을 덮는 길이로 만들면 짧은 스커트와 잘 어울린다. 라펠을 접어 스키니 바지나 레깅스와 입어도 좋다. 라펠 부분을 레이스, 트위드 등 다른 소재로 만들면 색다른 분위기를 낸다. 이외에도 헐렁한 듯 주름이 잡히거나, 다리를 감싸는 딱붙는 스타일, 끈을 올려서 묶는 레이스업(lace-up) 등도 사랑받는 스타일이다. 소재의 차별화도 스타일 표현의 중요한 요소다. 금강제화 강주원 디자인실장은 “가을의 깊이감을 한층 더해줄 소재가 강조된다. 자연스러운 힘줄무늬가 그대로 살아있는 스웨이드, 오래된 듯한 느낌을 주는 무광 타입의 가죽 등이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또 자연스럽게 모공을 살려 가공한 슈렁큰(shurunken), 화려하면서도 야성적인 호피 무늬, 다소 낡아 보이는 듯한 소재들도 고급스러움을 살리는 데 한몫한다. ■ 이런 스타일 NG다 방한용이 아닌 멋내기용 부츠라면 내 스타일에 맞는 디자인이 선택의 첫번째 기준이 돼야 한다. 발목까지 오는 앵클부츠부터 무릎을 덮는 니하이(knee-high)까지 다양한 길이의 부츠 중 내게 맞는 부츠는 어떤 것일까. # 통통한 종아리에는 긴 부츠로 부츠를 신을 때 다리가 길어보이려면 스커트 밑단과 부츠 통 끝 사이에 무릎이 보이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다리가 전체적으로 굵다면((1) (2)) 신었을 때 붙지 않고 여유가 있는 통부츠(튜블러 부츠)를 선택하자. 얇고 부드러운 소재로 되어 자연스럽게 주름이 잡힌 주름 부츠라면 더욱 좋다. 모피 부츠, 어그 부츠 등 부피감이 있는 소재나 장식이 달린 부츠는 다리가 더욱 통통해 보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다리가 짧다면((3) (4)) 바지보다는 스커트와 코디할 것을 권한다. 가능하면 치마는 짧은 길이로 고른다. 무릎 바로 아래선까지 오는 길이의 롱부츠가 다리를 가장 길어보이게 한다. 허벅지가 얇고 종아리가 두껍다면((5) (6)) 종아리 중간에서 끝나는 미들 부츠나 다리 모양을 드러내는 스판 부츠는 절대 금물. 까만색의 타이즈를 신고 통이 넓은 라이딩 부츠를 신어주면 다리가 한결 날씬해 보인다. # 간단 부츠 스타일링 미니스커트와 짧은 바지에는 튜블러 부츠가 제격. 발목까지 오거나 종아리 부분에서 끝나는 길이보다는 롱부츠가 적당하다. 부츠의 라펠 부분을 과감하게 펴서 니하이로 연출해도 좋다. 원피스 스타일의 긴 상의에 스키니 바지나 레깅스를 입고, 무릎까지 오는 롱부츠로 마무리해주면 세련돼 보인다. 통이 넓은 큐롯 팬츠에는 고전적인 갈색의 광택이 없는 라이딩 부츠를 신으면 활동적인 매력을 살릴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움말:금강제화 홍보팀 김현주 대리
  • [데스크시각] ‘늑대와 춤을’ /심재억 사회부 차장

    혹시 ‘존 J 던바’를 기억하십니까.. 미국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마이클 블레이크의 소설 ‘Dance with wolves(늑대와 춤을)’에서 ‘늑대와 춤을’이라는 인디언 종족 코만치풍의 이름을 가진 주인공, 던바는 그 사내의 미국식 본명입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주목을 받은 소설입니다. 아카데미상 7개 부문을 석권했으니 꽤 괜찮은 영화임에 틀림없을 겁니다. 문득, 그 사내를 떠올립니다. 코만치족들에게 둘러싸인 고립무원의 요새에 홀로 남은 그는 두려움과 외로움 속에서 ‘미 합중국 육군 중위’라는 자신의 분식된 꺼풀을 한겹씩 벗겨 내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작위라기보다 인간 본성에의 자연스러운 회귀였습니다. 그런 그에게 즐거움이 찾아옵니다. 모든 인간들이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야생 늑대와의 교분입니다.‘하얀 발’이라는 이름의 이 늑대는 이 땅의 주인인 인디언들에게조차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닥친 외로움은 극한의 경계조차 두려움없이 넘게 하나 봅니다. 던바는 비탈 위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이 늑대에게 적대감 대신 우호의 손짓을 보냅니다. 자신이 먹을 베이컨을 잘라 던져주며 ‘넌 나의 적이 아님’과 ‘나 역시 너의 먹을거리가 아님’을 가르친 것입니다. 거칠고 사나운 늑대가 던바에게 유일한 벗이 됩니다. 출근부 도장 찍듯 매일 찾아와 주변을 맴돕니다. 베이컨 맛에 길들여져 그랬을 수도 있지만 서로 마음까지 나누는 나중 일을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이런 던바에게 코만치족은 ‘늑대와 춤을’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요새 그 ‘춤’이 문젭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개성공단을 찾았다가 식사 도중 춤판을 벌였다는 겁니다. 묵은 구닥다리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공당의 대표가 때려 잡아야 할 ‘북괴’잔당과 한 자리에서 밥 먹고, 춤까지 췄다면 생각하기에 따라 내통도 되고, 직분을 내버린 망동도 됩니다. 혹 춤을 추면서 북한 노래는 안 불렀던가요. 그러면 죄는 더 무거워집니다. 그 정도면 ‘내통’이나 ‘망동’ 수준이 아니라 아예 빨갱이 하겠다는 의도로 봐야겠지요. 우리는 이런 험한 세상을 헤쳐 왔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언감생심 춤이라뇨. 목에 핏대 세워가며 몰아세우고, 삿대질해가며 ‘네 죄를 네가 알렷다.’식으로 몰아붙여 단호한 우리의 ‘반공 의지’,‘불퇴전의 기상’을 보여줬어도 부족한 판에 적지에서 어리버리한 사단을 벌였으니, 물어뜯고 싶은 판에 목덜미 내민 격 아닙니까. 하루도 빠짐없이 ‘늑대와 춤을’을 찾던 ‘하얀 발’이 어느날 살오른 뇌조를 사냥해 물어다 놓고 갑니다. 만날 던져준 베이컨 조각이나 주워먹던 늑대가 한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사건(?)이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 늑대의 야성을 잠재운 것일까요. 피가 같은 것도 아니고 말이 통하는 것도 아니지만 던바의 변함없는 ‘춤’의 의지에 사나운 금수도 결국 머리를 조아리고, 마침내는 제 것을 나누는 미덕을 보인 것입니다. 늑대가 그럴진대 하물며 민족을 두고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눈치코치없이 때를 못 가렸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핵 실험의 주체도 아니요, 도발이나 전쟁과는 더더욱 무관한 그 쪽 장삼이사 별 볼일 없는 동포들과 남쪽의 정당 지도자가 막간에 춤으로 ‘동족’의 우호감을 표한 일이 아무리 생각해도 ‘맞아 죽을 일’은 아닌 듯한데 이곳 분위기는 영 아닙니다. 세상 참 많이 변했습니다. 사람들 생각도 덩달아 바뀌었습니다. 북한의 핵 실험 와중에 관광객들이 금강산을 찾고, 기업가들이 개성공단을 찾으니 변했달 수밖에요. 이런 판국에 ‘총’이나 ‘대포’가 아닌 ‘춤’이 문제가 된다니 이상합니다. 동서고금 없이 춤은 애정과 화해의 다른 표현입니다. 그러니 정치적인 것 빼고 말합시다. 사나운 늑대와도 화해하게 한 그 춤이 왜 우리한테서만 문제가 될까요. 심재억 사회부 차장 jeshim@seoul.co.kr
  • [책이야기] 나의 이웃

    내 이웃인 고양이 얘기를 해 볼까? 2년여 전부터 내게 불편한 버릇이 생겼다. 식당에 갔을 때 생선이나 고기가 남으면 주섬주섬 챙겨 오는 것이다. 그것이 왜 불편하냐 하면 그 행태가 어딘지 구접스러울 뿐 아니라 식당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나던 그것들이 가방에 넣는 순간부터 돼지밥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 뭇시선 속에 스타일을 구기면서도 챙긴 음식이 그득할 때면 가슴이 뿌듯하다. 내가 사는 집 뜰을 드나드는 고양이들의 행복한 야옹거림이 귀에 선하기 때문이다. 노랑 얼룩 고양이 두 마리와 검정고양이 한 마리가 내 단골손님이다. 그들은 내가 있으면 절대 얼씬도 않는다. 그래서 나는 뜰에 먹이를 놓은 다음 발소리를 죽이고 옥상 난간에 가서 내려다보곤 한다. 운이 좋으면 어디선가 고양이가 나타나 조심스럽게 먹이에 다가가는 걸 볼 수 있다. 곁을 안 주는 경계심 많은 고양이가 어깨를 너부죽이 수그리고 내가 준 먹이를 먹는 걸 보는 흐뭇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요새는 얼룩고양이들이 눈에 띄지 않고 검정고양이만 보이는데 어쩐지 그동안 알고 있던 검정고양이 같지가 않다. 전의 검정고양이는 더 야성이 강하고 날씬했는데 요즘의 검정고양이는 뚱뚱하고 덜 몸을 사린다. 예컨대 어쩌다 마주치면 급히 몸을 피하다가도 내가 “요요요요” 하거나 “고양아, 이거 먹어!” 하고 안타깝게 부르면 2미터 어떤 날은 1미터 거리를 두고 멈칫 선다. 그전에는 내가 그러면 별 시답잖은 소리를 다 듣겠다는 듯이 찬바람을 쌩 일으키며 순식간 사라졌는데. 걔가 2년 동안 살도 찌면서 나름대로 나를 자기 이웃으로 인정하게 된 건가? 지금 나와 가장 가까운 이웃인 집주인 부부는 나도 그들에게 그럴 것이듯 내 안전을 걱정하고 내게 좋은 일이 생기면 기뻐할 것이다. 서로 속을 털어놓지도 않고 간섭하지도 않지만 든든하다.
  • TV에도 진출한 최선자(崔仙子)

    TV에도 진출한 최선자(崔仙子)

    TV 「드라마」 『유랑극단』 『수양산맥(首陽山脈)』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최선자(崔仙子·29). 연극밖에 모른다던 그가 최근 TV 「탤런트」 개업(開業). 안방극장의 「호프」로 등장하고 있다. 연극경력 7년만에다가 「아나운서」, 성우 등 다각도의 재능을 발휘해 온 그녀의 TV 「탤런트」개업사를 들어보면. 『TV는 보는 것으로 만족하려 했어요』 - 어떻게 들으면 최선자(崔仙子)양의 TV 출연은 자의(自意)가 아닌 것으로 표현됐다. 『너무 자신을 펼쳐 놓는 것 같아서 겁이 나요』 「베테랑」연기자인 그녀로서는 최대한의 겸손. 성우로 일 할때는 목소리 만으로 족했다. 목소리 뒤에 숨겨진 어떤 비밀, 신비감을 그녀는 스스로 즐기고 아껴온 것일까? 『연극 무대도 그래요. 개인 최선자의 정체가 그대로 드러나는 건 아니거든요. 객석과 연기자의 거리에서 나대로 감출 수 있는 비밀이 있었거든요』그 비밀을 최선자양은 「신비감」이라고 표현했다. 얼굴, 목소리, 연기력을 모두 드러내게 되는 TV는 그녀에게서 이 신비감을 앗아갔다는, 그래서 약간은 겁나는 출발이다. 그러나 崔양의 이 겸손한 개업사는 문자 그대로 겸손에 불과하다. MBC-TV의 목요연속극 『수양산맥(首陽山脈)』이 인기가 이를 입증했다. 방기환(方基煥) 작·이상현(李相炫) 각색, 이효영(李孝英) 연출의 이 『수양산맥(首陽山脈)』에서 최양의 인기는 이미 압도적이다. 이 작품에서 최양이 맡은 역은 「아마이리」라는 한 산중 야성녀. 수양대군이 집권하기 전에 만난 산속 한 실력파의 아내역이다. 야성적이고 다부지고 그러면서도 여자다운 여자, 강한 개성이 요구되는 이 역할을 최양은 깔끔하게 해내고 있다. 여기서 최양의 연기력을 다시 들추는 건 어쩌면 사족(蛇足). 극단 실험극장 무대에서 출발한 7년간의 연기생활이 바탕이니까 TV「탤런트」로서의 성공도 어쩌면 당연일지 모른다. 20편 가까운 연극무대에 출연하면서 신인예술상·동아연극상 여자주연상을 차지한 관록도 있고. 「라디오」·TV·연극 세 곳을 골고루 뛰게 됐지만 최양은 당초 MBC 성우(1기)로 출발했다. 지금도 DBS의 『우울한 겨울』, TBC의 『네가 좋다』등 「라디오」연속극을 계속하고 있다. 본격적인 성우생활을 시작한게 61년, 20세 때였고 동화낭독등 방송국 출입은 여중 3학년때(58년). 이미 10년이 훨씬 지났다. 『당초 연극을 하게 된 건 좋은 성우가 되려는 거였죠. 연극배우가 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연극이 본업이 됐다. 『가장 마음에 끌린다는 점에서-』 TV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확인과 「테스트」에 그 목적을 둔단다. 다시 말하면 TV출연은 『좋은 연극을 하기 위해서-』 얼마 전 극단여인극장 공연 『욕망(慾望)이라는 이름의 전차(電車)』에서 최양은 현실적 적응이 불가능해서 정신병원에 가는 「브랑슈」역을 해냈다. 『욕망(慾望)-』속에선 가장 어렵다는 역할이지만 그녀의 열띤 연기는 연기파 배우의 일면을 다시 확인시켜준 셈. 『배우나 「탤런트」가 얼굴 예쁘다는 걸 기준으로 삼는 건 곤란해요. 개성이 있어야죠. 그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연기력이 필요해요』 스스로 미모는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정감있는 섬세한 얼굴. 「요부형(妖婦型)」의 「섹스·어필」도 느끼게 한다는게 그녀에 대한 평판. 68년 5월에 구석봉(具錫峰·시인·방송극작가)씨와 결혼해서 5개월 전에 첫딸을 얻었다. 『아빠는 대작가(大作家)가 되고 나는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되는게』 70연대의 포부. 「아누크·에메」「모니카·비티」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지만 자신이 영화배우가 될 생각은 『아직 안해봤다』-.[선데이서울 70년 1월11일호 제3권 2호 통권 제 67호]
  • [Local] 신안 흑산도 오징어 풍년

    지난달 말부터 전남 신안군 흑산도 일대 해상에 오징어 떼가 출현, 오징어잡이 배 300여척이 집어등을 켠 채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보통 척당 하루에 300∼500상자(1상자 20마리)를 잡고 있다. 29일 신안군 흑산수협과 진도수협 서망지소에 따르면 이들 위판장에서는 하루에 많게는 1만상자(위판고 1억원이상)를 경매한다. 경매가는 1상자에 1만∼1만 4000원이다. 서해안 오징어는 동해안 오징어에 비해 통통하게 살이 올라 쫄깃쫄깃하고 담백해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어민들은 “지난해 중국 어선들이 북한의 허가를 얻어 동해안에서 오징어를 싹쓸이한 탓에 오징어 떼가 서해안으로 이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Leisure+α] 수영복 입고 호랑이 만나러 가볼까

    에버랜드는 캐리비안 베이를 이용한 사람들이 사파리와 함께 에버랜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사파리 익스프레스’란 색다른 이벤트를 연다. 사파리 익스프레스는 캐리비안 베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캐리비안 베이 정문에서 사파리 관람차를 타고 곧장 사파리와 에버랜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특별한 상품으로 이동시간이나 대기시간 없이 사파리를 관람할 수 있는 장점뿐 아니라 야간 축제가 한창인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의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또 어슴푸레 해질녘 맹수들이 번쩍이는 눈과 야성이 그대로 느껴지는 야간 사파리의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이용 요금은 대인 1만 5000원, 소인 1만 2000원으로 정상가보다 최고 55%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오는 9월10일까지 매일 오후 3시부터 저녁 7시30분까지 운영된다.
  • [사설] 재벌지배구조 이런데 출총제 폐지라니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9월말까지 획기적인 규제혁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폐지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재계는 출총제가 기업의 투자와 경영권 위협을 가로막는 잘못된 제도의 전형인 양 폐지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도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는 출총제를 폐지하는 대신 자율규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재계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을 쌓아두고도 투자를 기피하는 것이 출총제 때문이라는 투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벌의 소유지배 구조를 보면 총수 일가가 9.17% 지분으로 39.72%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지배구조는 여전히 왜곡돼 있다. 재벌 일가의 지분율 대비 의결권행사 비율이 6.71배에 달한다. 계열사 돈과 재벌 소유 금융사에 맡겨진 고객의 돈으로 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해 지배권을 휘두르는 것이다. 이를 유럽권 기업의 의결권 승수가 1.05∼1.35배인 것과 비교하면 소유구조가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올 봄 여권에서 출총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을 때 출총제를 폐지할 만큼 재벌 지배구조가 개선됐느냐고 반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경제회복을 위해 집권여당과 재계의 ‘빅딜’을 제안하면서 재계가 먼저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결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재계가 국민이 납득할 정도의 성의 표시를 한다면 출총제 폐지와 경영권 보호장치 강구 등 상응하는 보답을 하겠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직후 출총제 폐지를 기화로 상호·순환 출자를 늘려 재벌총수의 지배력만 강화했던 재계에 대해 당연한 요구라고 본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업가의 ‘야성적 충동’을 독려했다. 기업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 “위험감수 적극 투자하라”

    “야성적인 충동을 발휘하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보수적인 투자성향 등으로 인해 성장잠재력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기업들에 대해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과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적극적인 투자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28일 오전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21세기 경영인클럽 제주포럼’의 강연을 위해 미리 배포한 원고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기업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증대되고 보수적인 경영 행태가 확산되면서 1990∼1997년 설비투자 증가율이 연평균 9.6%였으나 1998∼2005년엔 4.3%로 떨어졌으며 고용도 정규직보다 임시·계약직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학자 케인스가 기업가의 직감을 ‘야성적 충동’이라고 표현한 것을 인용, 기업들이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김승희씨 아홉번째 시집 ‘냄비는 둥둥’

    김승희(54) 시인이 아홉번째 시집 ‘냄비는 둥둥’(창비)을 냈다.6년 만에 발표하는 새 시집에는 시인 특유의 강렬한 야성적 에너지와 더불어 고통스러운 현실마저 끌어안는 생의 원초적 리듬이 넘실거린다. 표제작 ‘냄비는 둥둥’은 지구 반바퀴 거리에 떨어져 있는 두 나라의 가난의 풍경을 냄비 두드리는 소리로 형상화한다.“텔레비전을 통해/아르헨티나 아, 아르헨티나가 냄비 두드리던 소리,/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여름 밤거리를 뒤흔들던 소리,/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냄비, 프라이팬, 국자, 냄비뚜껑까지/들고 나와 두드려대던 소리”는 “조용한 밥상의 시간,/비 내리는 저녁장마,/냄비는 둥둥”떠다니는 한국의 물난리 현실과 겹쳐지며 연대감을 형성한다. 우리말의 자음과 모음을 갈라놓는 파자(破字)놀이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시도도 눈길을 끈다. 이를 테면 ‘별’에서는 별의 ‘ㄹ’이 떨어져 땅에 들어가 자란 것이 벼이고, 농부의 힘든 무릎이 ‘ㄹ’자로 꺾일 때 벼가 별이 된다고 노래한다.‘저 산을 옮겨야겠다’에서는 산을 옮기는 과정이 산에서 ‘ㄴ’을 빼고 “목놓아 바깥으로 아를 풀어놓으면/산은 마침내 ㅅ만 남게”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사람이 사랑이 되는 과정은 “ㅁ이 ㅇ이 될 때까지 아리 아리게 쓰리 쓰리게/뼈를 깎는 그 고통이 지나야”한다고 말한다. 197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그림속의 물’이,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산타페로 가는 사람’으로 등단한 시인은 다수의 시집과 소설집 등을 펴냈다. 소월시문학상, 고정희상 등을 수상했고, 현재 서강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6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동갑내기 박예진-홍수현 사극 도전기

    동갑내기 박예진-홍수현 사극 도전기

    입고 있는 옷부터 차이가 난다. 한쪽은 선머슴 같고, 한쪽은 비단에 자수가 놓인 공주풍 차림이다. 그러나 눈빛만은 서로에게 뒤지지 않게 반짝인다. 9월16일 첫 전파를 타는 KBS 100부작 대하드라마 ‘대조영’(연출 김종선·윤성식, 극본 장영철)에서 대조영(최수종 분)의 첫사랑과 마지막 사랑인 ‘초린’과 ‘숙영’역을 맡은 박예진과 홍수현. 촬영이 한창인 KBS 수원 드라마센터에서 최근 만난 81년생 동갑내기들의 각오는 남달라 보였다. 무거운 머리장식에다가 몇겹의 옷을 두르고 말을 타면서 더위와 싸우고 있는 그들은 본격적인 사극 도전이라는 점에서 어깨가 무거운 듯했다. 박예진이 맡은 초린은 발해의 건국자 대조영(최수종 분)이 거란족에 붙잡히자 도망가기 위해 인질로 잡은 부족장의 딸. 초원에서 자라 거친 야성녀의 면모를 지닌 초린은 대조영과 불꽃 같은 사랑을 하고 아들 검을 낳지만 결국 대조영을 배신하고 그와 대립하는 이해고(정보석 분)에게 돌아간다. 반면 홍수현이 연기하는 숙영은 보장왕의 조카로, 먼발치에서 대조영에 대한 연모의 정을 느끼다가 위기에 빠진 그를 구해준 뒤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운다. 대조영을 사이에 두고 초린과 갈등을 빚지만 결국 운명은 그를 대조영이 세운 발해의 첫 황후로 이끈다. 대조영의 아이를 낳는 것은 둘의 공통점이지만, 결국 초린의 자식이 왕이 되면서 숙영은 아픔을 겪는다. 그러나 숙영은 백성들을 위한 국모가 돼 한국 여성의 끈기와 인내를 보여준다. 박예진은 “보통 사극에서 나오는 지고지순한 역할이 아닌, 강인한 캐릭터”라면서 “평소 운동을 좋아하고 말을 타보고 싶었는데 승마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얌전한 이미지와 상반된다는 질문에 “초린의 야성적이고 복합적인 성격을 실제로도 갖고 있어 내면에서 최대한 끄집어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1년 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는 홍수현은 “온실 속의 화초 같은 공주보다는 당차고 활발한 면이 있는 역할”이라면서 “대조영과의 사랑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예진은 KBS ‘장희빈’에서, 홍수현은 SBS ‘왕의 여자’에서 모습을 보였지만 100부작 사극에서 본격적인 주연급 연기를 하게 돼 적응하는 데 만만치 않다고 했다.“옷 매무새와 움직임, 감정 등이 일반 드라마와 달라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있어요.”(박예진)“안 쓰던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서 배우다 보니 사극이 현대극보다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홍수현) 특히 발해사를 처음 다루는 사극인 만큼, 거의 알려지지 않은 우리의 찬란한 역사에 관심을 갖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또 이덕화·최수종·정보석 등 선배 배우들과 함께 연기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예진은 “또래들에 비해 작품을 꾸준히 한 편이 아니라서 이번 사극을 통해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박예진’이라는 연기자가 확실히 박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수현은 “드라마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해 한 단계 성숙하는 배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선 PD는 “초린과 숙영은 각각 타민족과의 경쟁, 고구려의 뿌리 등을 담기 위해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이지만 드라마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이라면서 “연기의 폭이 깊기 때문에 배우들이 좋은 연기자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나라 대표경선 ‘朴·李대리전’ 양상

    한나라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전이 결국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리전 구도로 변질되고 있다.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전 시장측이 이미 지난해부터 이재오 후보를 당대표감으로 낙점하고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지자 박 전 대표의 측근그룹도 최근 들어 강재섭 후보 지지를 공식화하는 분위기다. 외형상 이 전 시장측의 이 후보 지원이 박 전 대표측의 강 후보 지원보다 강해 보인다. 이 시장은 지난달 말 시장 퇴임 직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새 당 대표는 개혁성과 야성(야당 성향)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며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은근히 내비쳤다. 이어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가 지난 4일 신문광고를 통해 ‘남민전 사건 관련자인 이재오 후보는 전향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한 데 대해 “골수보수로 가자는 것이냐.”며 이 후보를 엄호했다.이 후보의 선거운동을 주도하는 이 전 시장의 측근그룹은 ‘이명박의 복심’으로 불리는 정두언 의원과 대선캠프에 관여하고 있는 박창달 전 의원, 이춘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박영준 전 서울시 정무국장,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최측근인 장다사로 비서실장 등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 전 대표측은 드러내놓고 강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고 있지만 김무성·유승민 의원과 이성헌 전 의원 등 측근그룹은 6일 비공개 모임을 갖고 강 대표를 지원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김무성 의원 등 부산·경남지역 친박(親朴·친 박근혜) 성향 의원들은 지난 4일 부산시내 한 음식점에서 강 후보와 만찬을 함께했다. 박 대표 측근들이 이런 결정을 내린 데는 박 전 대표의 심중도 어느 정도 실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돈다. 박 전 대표는 이 후보가 원내대표 재임 중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학법 재개정을 관철시키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사학법 문제를 정기국회로 떠넘긴 데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표 경선전이 ‘강재섭 대 이재오’ 양강구도로 압축되는 양상을 보이자 군소후보들과의 연대도 가시화하고 있다. 강 후보는 강창희·이규택 후보와, 이 후보는 정형근·이방호 후보와 연대한 것 같은 인상을 짙게 풍기고 있다. 이에 대해 소장·개혁파모임인 ‘미래모임’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경선 후보들이 ‘대선주자 대리전’을 벌이고, 사상논쟁과 지역대결, 향응공세를 펴는 등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Form나게 Beauty나게] 뚱남도 여름엔 드러내는 센스

    [Form나게 Beauty나게] 뚱남도 여름엔 드러내는 센스

    “No more fat man!” 이 말만 보고 흥분하는 남성들의 얼굴이 짐작이 간다.“넉넉해 보이는 것이다.”,“어찌 저축해 놓은 살을 탓하려 하느냐.”며 항변할 듯하다. 그렇더라도 슬슬 겁이 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헐벗는’ 여름이 오지 않았는가. 다른 계절보다 여름이 되면 ‘더욱 좋은 체구’가 부담스러울 뿐이다. 본인은 괜찮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농담으로라도 “널 보면 더워.”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반짝 운동을 한다고 해서 몸짱이 되지는 않을 터. 당신의 센스를 발휘할 때다. ■ 도움말:스타일컨설턴트 이혜숙(elvira85@naver.com) <의상협찬:제스퍼, 명동 코즈니 3층 파라디소> # 재킷으로 늘씬하게(1,2,3) 사실상 여름에 재킷을 입기는 버겁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입어야 한다면 다양한 굵기의 줄무늬가 들어가 있는 것이 더욱 가늘어 보일 수 있다. 뚱뚱(?)하다고 하얀색을 피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다.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 단, 단색의 재킷은 뚱뚱한 사람에게는 피해야 할 아이템. 안에 V(브이)자가 깊게 들어간 티셔츠로 코디를 해 보자. 옛말에 단추 하나를 풀면 섹시하고, 두 개를 풀면 야성미가 넘치고, 세 개를 풀면 미친 것이라 했다. 그러나 요즘은 깊게 파일수록 더욱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주는 세상이다. 깊은 V자로 답답함을 없애 시원하다. 멋스런 디자인이 가미됐다면 더욱 좋다. 깊은 V네크라인이 부담스럽다면 살짝 파인 V네크라인으로 코디하되 앞 중심에 포인트를 준 니트나 폴로티셔츠로 코디하자. 앞 중심부의 선이 넓이를 나누어주어 늘씬한 코디를 할 수 있다. # 멀티 디자인으로 세련되게(4,5) 무늬가 많고 현란한 셔츠에 적응이 되지 않아 어색하더라도 과감하게 입어 보자. 요즘 대세다. 화려한 무늬가 시선을 분산시켜 체형의 결점을 커버하기 좋은 아이템. 마찬가지로 중심부 앞단에 다른 천으로 포인트를 주어 체형을 나눔으로써 늘씬한 코디를 할 수 있다. 소매는 길지 않은 반팔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일반 빈티지 반팔 티셔츠가 있다면 그 위에 얇은 조끼를 겹쳐 입어 보자. 잠기지 않는다면 굳이 잠글 필요는 없다. 차라리 잠그지 않는 것이 더욱 멋스러운 것. 강렬한 빨강과 하얀색으로 분산시켜 늘씬하고 세련된 멋을 연출할 수 있다. 여기에 스타일이 독특한 바지로 코디해 보자. 다소 찾기 어려운 디자인이지만 이런 바지처럼 다른 천들을 덧댄 것과 같이 절개선이 멋스러운 바지는 허벅지 비만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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