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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이 꿀꺽하기 직전… ‘사냥하는 박쥐’ 생생 포착

    먹이 꿀꺽하기 직전… ‘사냥하는 박쥐’ 생생 포착

    어둠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박쥐의 사냥모습을 포착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 미국의 한 야생동물 전문사진작가가 오랜 기다림 끝에 ‘1초 후’ 모습이 궁금해지는 박쥐의 사냥을 포착했다. 사진작가 마이클 더함은 미국 오리건주의 자연보호지정구역인 더슈츠국유림(Deschutes National Forest)에서 박쥐 2마리의 생동감 있는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박쥐 2마리는 당시 물가에서 빠르고 고요하게 이동하며 먹잇감을 찾아 헤맸고, 공중에서 나방 한 마리를 발견한 뒤 곧장 ‘행동’에 나섰다. 박쥐는 날개를 활짝 펼치고 빠르게 날아가는 나방의 뒤꽁무니를 쫓았다. 소리가 거의 없이 조용했고 마치 금방이라도 나방을 한입에 삼킬 듯 입을 크게 벌린 모습이었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박쥐가 상공을 나는 동시에 물가에서 물을 마시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저 스치듯 지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도의 민첩함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더함은 매일 밤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이들 박쥐를 기다렸다 촬영했다. 컴컴한 밤에 야행성 박쥐의 일상을 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보기 드문 장면을 담는데 성공한 것에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박쥐는 완전히 어두운 공간에서 날아다니는 습성을 가졌다. 게다가 비행속도도 매우 빨라 쉽지 않은 작업 이었다”면서 “하지만 쉽게 다가가기 어렵고 쉽게 목격하기도 어려운 박쥐를 볼 수 있어서 매우 놀라웠다”고 전했다. 한편 박쥐는 포유류 중 새처럼 날아다니는 유일한 동물로, 몸의 구조와 기능이 모두 날기에 편리하도록 발달돼 있다. 박쥐의 비행 속도는 조류 중 가장 빠르다는 칼새와 비견될 정도. 물건으로부터 반사되는 공기의 진동으로 장애물을 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날아다니는 곤충을 주로 먹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저승사자라도 만났나? 악몽 꾸는 사자의 잠꼬대 포착

    저승사자라도 만났나? 악몽 꾸는 사자의 잠꼬대 포착

    사자가 악몽을 꾸는 듯 신음소리를 내며 잠꼬대 하는 영상이 한 조련사에 의해 공개되어 화제다. 영국 매체 텔레그라프는 지난 23일(현지시각) 위험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사자 한 마리가 으르렁 거리며 신음 소리를 내는 모습이 영상에 찍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사자의 조련사는 구조된 사자인 만큼 자신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꿈을 꾸는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이 사자는 콜로라도 야생동물보호소의 약 80제곱미터나 되는 안전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며 살고 있다. 한편 이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사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와~사자도 악몽을 꾸는구나!”와 같은 반응을 보이며 신기해 하고 있다. 사진·영상=Pat Craig/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사랑스러워” 호랑이와 껴안고 ‘키스’하는 女

    “사랑스러워” 호랑이와 껴안고 ‘키스’하는 女

    맹수중에 맹수, 사나운 호랑이와 껴안는 것도 모자라 키스까지?! 호랑이와 ‘절친한’ 관계를 자랑하는 한 여성의 일상이 공개돼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란도에 사는 자니스 할리(57)라는 여성은 인도 호랑이(벵골 호랑이) 암수 2마리와 ‘동거’ 중이다. 암컷 호랑이의 무게는 182㎏, 수컷은 272㎏에 달하는 거구를 자랑하며, 사나운 성질을 가졌지만 주인이자 가족인 할리에게는 그저 온순하기만 하다. 할리는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이들에게 먹이를 주며, 특히 수컷 호랑이는 잠깐 잠을 잘 때에도 할리를 찾을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는 20년 전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호랑이 조련 훈련을 받았다. 이후 차례로 새끼 호랑이들을 입양했고, 지금은 한 가족처럼 함께 먹고 자며 생활한다. 그녀가 두 호랑이와 포옹하거나 입을 맞추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하지만, 할리의 표정은 평화롭기만 하다. 먹이를 던져주는 일반 동물원과 달리, 할리는 이들에게 맨손으로 직접 먹이를 먹여주기까지 한다. 이들 호랑이는 사라 뿐 아니라 사라의 또 다른 가족인 작은 강아지에게도 적대감을 보이지 않고 마치 형제처럼 지내 더욱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할리와 그녀의 남편은 “시간이 날 때마다 호랑이들과 함께 보내고 있다”고 전했고 네티즌들은 “맹수의 순한 모습을 보니 매우 놀랍다”, “호랑이들을 가두고 키우기 보다는 야생으로 되돌려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사진=Top photo/Barcroft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야수’ 호랑이-사자-곰 ‘한가족’ 된 사연

    ‘야수’ 호랑이-사자-곰 ‘한가족’ 된 사연

    백수의 왕 사자, 위압적 덩치의 흑곰, 고독한 야생의 1인자 호랑이는 각자의 영역에서 절대적인 패권을 자랑하는 자연 생태계의 큰형님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고 가정해보자. 동료는 고사하고 보자마자 서로 물고 뜯고 싸우지만 않아도 다행인 것처럼 생각되는데 심지어 이들이 우정을 나누고 있다면 어떨까? 이 거짓말 같은 상황은 ‘실화’다. 미국 데일리뉴스 등 현지언론은 조지아 주 ‘노아의 방주 동물원’(Noah‘s Ark Animal Sanctuary)에서 서로를 위하며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고 있는 미국 흑곰 발루(Baloo), 아프리카 사자 레오(Leo), 뱅갈 호랑이 시어 칸(Shere Khan)의 근황을 전했다.이들의 소식은 작년 해당 동물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세히 전달된 바 있어 그리 낯설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세 야생맹수가 사이좋게 지낸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환상적인 이야기다. 세 동물은 본래 미국 마약 거래상이 키우던 맹수들이었다. 그러나 (마약상이) 제대로 먹이도 주지 않고 치료도 하지 않아 이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던 상황에서 때마침 경찰이 마약상의 집을 급습했고 자연스럽게 세 맹수들도 구조될 수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01년 조지아 주 ‘노아의 방주 동물원’(Noah‘s Ark Animal Sanctuary)에 인도됐고 다행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죽을 고비를 함께 넘겨서일까? 이들은 다른 종에 한 성질을 하는 맹수들임에도 무척 사이가 좋다. 호랑이, 흑곰, 사자가 서로를 쓰다듬고 재밌게 노는 모습은 절로 훈훈함을 자아낸다. 흡사 중국 고전 삼국지의 역사적인 ‘도원결의(桃園結義)’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최근 동물원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여전히 이들은 사이좋게 잘 지내는 것 같다.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동물원 부책임자 다이앤 스미스(Diane Smith)는 이들이 서로 싸울 것을 우려해 처음에는 떼어놓으려고 했지만 “그들이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낸 만큼 가족같이 서로를 챙기는 것을 보고 그냥 함께 두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Noah’s Ark Animal Sanctuary 페이스북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대한민국 따오기, 멸종 35년 만에 날다

    대한민국 따오기, 멸종 35년 만에 날다

    2017년 10월 17일. 경남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천연기념물 따오기 20마리가 ‘따옥~따옥~’ 울음소리를 내며 세계적인 자연습지 우포늪 푸른 하늘로 날아오른다. 2008년부터 센터에서 진행된 따오기 복원·증식 사업을 통해 태어난 120여 마리 가운데 20마리를 자연의 품으로 보낸 것이다. 따오기 야생 방사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다. 대통령을 비롯해 국내외 인사와 지역 주민 등 1000여명이 35년 만의 따오기 야생 복귀를 축하한다. 중국,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이날 대한민국의 성공적인 따오기 복원·방사에 뜨거운 눈길을 보낸다. 대통령은 산과 들에서 나날이 식구를 불려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둥지를 틀기를 빌며 붉은 머리와 긴 부리에 깃털이 하얀 따오기 한 쌍을 직접 우포늪 하늘로 날려 보낸다.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따옥 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동요에도 나올 만큼 친숙한 새인데도 멸종돼 안타까움을 사는 따오기가 야생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3년 뒤면 볼 수 있을 것 같다. 환경부와 경남도, 창녕군이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따오기 복원을 위해 6년 전 첫발을 뗀 따오기 복원·증식 작업이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따오기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농촌 환경의 지표종이다. 1954년엔 서울에서 관찰된 기록도 있다. 1979년 1월 18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판문점 근처에서 한 마리가 관찰된 것을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2008년 이 前대통령 방중 기념 후 주석 기증 약속 조류 전문가들은 농약 살포와 환경훼손 등으로 서식환경이 나빠진 게 따오기 멸종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중국에서도 1960년대 따오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중국은 멸종을 막기 위해 1979년 탐사에 나서 1981년 산시(陝西)성 양현에서 일곱 마리를 발견하고 자연 번식을 통해 증식할 수 있도록 특별보호에 돌입했다. 해마다 한 마리씩 생포해 인공 증식도 진행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현재 중국엔 따오기가 야생과 사육을 합쳐 2600여마리로 늘어났다. 일본도 1981년 야생 따오기가 멸종되자 1999년 중국에서 한 쌍을 기증받아 복원·증식을 시작해 200여 마리로 불었다. 2008년에는 10마리를 방사했다. 우리나라 따오기 복원사업은 2008년 5월 27일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한 쌍을 기증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계기로 본격 추진됐다. 따오기 서식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우포늪 옆 산속 1만 9810㎡ 부지에 복원센터를 세우고 2008년 10월 17일 중국에서 수컷 양저우(洋洲)와 암컷 룽팅(龍亭)을 전세기로 들여왔다. 당시 중국인 전문가 2명이 따라와 1년 6개월이나 머물며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했다. ●따루·다미 출생 후 1년 새 54마리로 늘어 우포 따오기 식구는 54마리로 늘어났다. 철통 보호를 받으며 2000여㎞를 날아온 녀석들은 이듬해 한국 따오기 첫 세대인 암컷 따루와 다미를 낳았다. 2010년에는 2세대인 수컷 다소미와 암컷 포롱이가 태어났다. 지난해에는 따루와 다소미가 처음으로 짝짓기를 해 암수 4마리씩 낳았다. 올해 8쌍이 26마리를 낳아 식구를 크게 불렸다.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직원들의 연구관리동과 따오기 전용 시설인 부화 및 육추동, 검역동, 번식케이지, 사육케이지, 분산케이지 등으로 이뤄졌다. 따오기가 방사되기 전에 야생과 비슷한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게 널찍한 케이지를 내년 5월까지 건립한다. 방사되면 건강하게 자라도록 센터 앞 논밭 19만㎡에 서식지도 조성하고 있다. 현재 비어 있는 사육케이지에 내년부터는 따오기를 사육해 관람객들이 구경할 수 있게 한다. 사육케이지 사방에는 도랑을 만들어 관람객이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 따오기 복원·증식은 센터에서 철저한 관리와 통제 아래 진행된다. 센터에는 박사를 비롯해 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외부인 출입은 엄격하게 통제된다. 외부로부터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를 비롯한 질병이 유입돼 따오기가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직원들도 들어갈 때마다 20여초 동안 소독을 거친다. ●올 초 AI 확산 땐 전 직원 센터서 격리 생활 올해 1월부터 진수이(水)와 포롱이 등 2쌍의 따오기는 센터에서 10㎞쯤 떨어진 창녕군 장마면에 따로 마련된 따오기 분산번식케이지로 이사해 살고 있다. 센터에 있는 따오기가 질병 등으로 몽땅 죽거나 따오기를 전부 매몰해야 하는 등의 비상 상황에 대비해 종족을 보존하려는 것이다. 올해 초 AI가 한창 확산됐을 때 전체 직원은 설 연휴를 포함해 2주일 동안 아예 외부 출입을 하지 않고 합숙까지 했다. AI가 전염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집에도 가지 않고 산속에서 격리 생활을 한 것이다. 번식케이지를 비롯해 따오기가 있는 시설은 1.5㎞에 이르는 전기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다. 전기 울타리에는 24시간 전류가 흐르는 여러 가닥의 전선이 설치돼 있다. 야생 동물 등이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센터 출입구에서부터 번식, 육추, 사육시설, 전기 울타리 등 곳곳에 30여개의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구석구석을 비추며 감시한다. 사무실에서 모니터를 통해 외부 침입자나 따오기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관찰한다. 센터에서 증식된 따오기 식구는 암컷이 많다. 이에 따라 복원 따오기의 근친 교배를 피하고 유전자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추가로 수컷 진수이와 바이스(白石)를 들여왔다. 진수이는 포롱이를 짝으로 맞았고 바이스도 2012년 우포에서 태어난 암컷과 짝짓기를 해 올해 2세를 봤다. 따오기는 일부일처제 습성을 가진 조류다. 창녕군 따오기 담당 이성봉 팀장은 “서로 호감을 보이는 암수끼리 짝을 지어 한 케이지 안에 넣어 기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장가온 진수이와 우포 2세인 포롱이는 남다른 부부애를 뽐낸다. 올해 새끼를 8마리나 낳았다. 따오기는 출생 1~2년 뒤부터 20여년 산란을 한다. 3~5월 1~5개의 알을 낳는다. 부화기간은 28일이다. 부화율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어미가 산란을 하면 1~2주일쯤 알을 품게 한 뒤 부화기로 옮겨 인공부화를 시킨다. 새끼는 부화하면 바로 인큐베이터에서 1주일을 지내는 등 육추동에서 45일에 걸쳐 직원들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아 스스로 먹이를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란 뒤 사육 케이지로 옮겨진다. 육추동에는 신생아용 인큐베이터 4개가 있다. ●야생동물 침입 막으려 전류 울타리로 ‘철통보호’ 따오기가 육추동에 있는 동안 직원들이 하루 3~4차례 먹이를 먹이고 수시로 목욕을 시킨다. 따오기는 주위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 낯선 사람이 보이거나 시끄러우면 난폭한 행동을 한다. 화려한 색깔을 봐도 불안한 반응을 보인다. 경남도와 창녕군은 따오기가 100마리를 넘으면 야생에 잘 적응할 것으로 보이는 10~20마리를 골라 방사를 시작한다. 또 연차적으로 방사량을 조절해 야생에서 자연번식을 통해 개체 수를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창녕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따오기, 내가 궁금해요? →황새목 저어샛과에 속한다. 국제자연보존연맹 멸종위기종에 등록된 국제 보호 조류다. 다 자라면 몸길이가 약 76㎝에 이른다. 머리·몸은 흰색, 얼굴·다리는 붉은색이다. 1968년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지정됐다. 병아리처럼 감별사가 없어서 태어난 지 1년쯤 지나 유전자(DNA) 검사를 거쳐 암컷인지, 수컷인지를 알 수 있다.
  • [길섶에서] 이상 더위/문소영 논설위원

    5월인데 푹푹 찐다. 올해는 봄도, 더위도 빨리 왔다. 산과 들에서 야생화를 계절마다 찍는 사람들은 그래서 올해 혼비백산했다. 봄꽃과 여름꽃 등은 꽃피는 시기와 순서들이 따로 있는데, 올해 뒤죽박죽 된 탓에 기대한 꽃을 찍지도 못한 때문이다. 이를테면 경기도 북부 축령산에서 나도바람꽃이나 홀아비바람꽃은 5월에 피는 꽃인데 날이 더워지자 4월 중순에 얼른 피었다가 흔적도 없이 져버렸다. 남쪽에선 3월 목련, 4월 벚꽃이란 등식도 사라지고 3월 중순 무렵 함께 피었다 함께 사라졌다. 6월에 필 찔레꽃과 아카시아꽃도 보름이나 일찍 피어 진한 향기를 날리고 있다. 한여름에 피는 큰뱀무와 기린초 같은 꽃도 벌써 등장했다. 어제오늘 서울은 섭씨 27~29도다. 대구, 경남 합천 등은 30도를 넘기도 했다. 느닷없이 작동시킨 에어컨도 더위에 허덕허덕한다. 기온이상은 저온현상도 가져왔다. 지난 5월 5일 전후로 소백산 쪽에는 서리가 내리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더위에 업무 능률이 떨어진다. 대청에 누워 책을 읽다가 솔솔 잠들던 여름방학이면 좋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동물원 100배 즐기기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동물원 100배 즐기기

    과거엔 단순히 오락을 위해 동물원에 갔다면 요즘 동물원은 교육과 힐링을 위한 곳이다. 살아 숨쉬고 있음을 일깨우는 동물, 자연을 맛보게 하는 숲과 어우러진 동물원에서 감동과 함께 힐링 여행을 하는 팁 10개를 소개한다. 서울동물원 초입 제1아프리카관에선 우뚝한 기린을 볼일까지 보면서 구경할 수 있다. 기린화장실에 들어가 볼일 볼 준비를 하려는 순간 눈앞에 동물사 풍경이 펼쳐지고 기린과 맞닥뜨린다. 기린이 쳐다볼 새라 볼일 보는 게 쑥스러울 수도 있는 이색 경험을 선사한다. 그렇다고 볼일 보는 일을 잊진 말라. 2001년 아름다운 화장실 최우수상을 받은 곳이다. 지름 90m, 높이 30m나 되는 큰물새장 한가운데 섬에는 6m 길이의 폭포가 있다. 하늘을 가르는 새들만의 세상이다. 커다란 부리를 가진 바다새 분홍펠리컨, 경계심 많은 황새, 교황처럼 머리에 빨간 모자를 쓴 듯 품위를 갖춘 두루미, 조용한 자태의 백조와 풍만한 체격의 캐나다기러기 등 철새 20종 200여 마리를 만날 수 있다. 2006년부터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두루미, 홍부리황새도 매년 번식을 제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할 정도로 새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다. 홍부리황새의 번식을 제한하기 위해 알을 낳았을 때 둥지에 올라가 알을 꺼내고 대신 가짜 알을 넣어 품게 만든다. 낳은 알이 없어지면 곧바로 알을 낳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짜 알은 나무를 깎거나 석고로 본을 떠 만든다. 중요한 것은 진짜와 크기가 비슷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동물원 아시아코끼리 네 마리 중엔 10세 가자바, 11세 수겔라 한 쌍이 있다. 스리랑카 대통령이 한국에서 본국 노동자에게 베푼 사랑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선물한 녀석들이다. 코끼리는 동물보호단체의 반대와 정부의 까다로운 규제 탓에 국가 간 교류가 없이는 들여올 수 없는 귀한 몸이다. 가자바와 수겔라는 스리랑카 왕과 왕비의 이름을 따 지은 것으로 피나왈라 동물보호소에서 태어나 2009년 한국에 왔다. 전망대를 ‘피나왈라 빌리지’라고 이름 짓기도 했다. 코끼리 무리가 살아가는 조형물도 들여놨다. 야생에서 더 이상 상아 때문에 죽임을 당하는 코끼리가 없고, 이곳의 코끼리가 건강하게 지내도록 돕다는 뜻에서다. 제3아프리카관 방사장에는 사자 19마리가 살고 있다. 동물원에선 사자들이 번식이 너무 잘 돼 특별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암컷 수컷 떼어놓기’다. 새끼를 기를 공간이 부족해 내린 혹독한 처방이다. 야외 전시장 안쪽으로 10여m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향긋한 커피향을 내뿜으며 관람객을 유혹하는 곳이 있다. 라이언 카페다. 젊은 연인들에게 좋은 데이트 코스다. 발 아래 사자들이 뒹굴거나 튀어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커피 한 잔을 즐기자. 여자친구가 사자의 포효에 놀라지 않도록 손을 꼭 잡아 주는 매너도 필요하니 남성들은 명심하시길. 아쉽게도 지금 잠시 휴장 중이지만 곧 새로 단장한 카페를 만날 수 있다. 곰사를 지나 동물원 맨 위쪽 조절저수지 아래로 가면 1998년 개봉한 심은하, 이성재 주연의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촬영지가 나타난다. 벌써 40~50대 중년에 접어든 이들에게 심은하는 아직도 청순가련한 스타로 기억될 것이다. 영화에서 서툰 연애를 막 시작한 주인공 춘희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이란 게 처음부터 풍덩 빠져버리는 줄만 알았지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가는 것인 줄 몰랐어.”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사이라면 이처럼 사랑 고백을 해 보시길. 남미관 동물사 뒤에는 동물위령비가 고즈넉이 자리했다. ‘오는 세상에는 천국에서 누리거라. 가련한 넋들이여!’라는 제목이 달렸다. 1995년 3월 위령비를 세운 뒤 매년 동물위령제를 지낸다. 2009년에는 개원 100주년 기념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105년 동물원 역사 속에 숨진 동물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잠시 묵념하는 것도 괜찮겠다. 동물을 사랑하는 영혼에 휴식이 찾아올 테니. 100주년 광장 옆 제2아프리카관 2층에는 옥상정원이 있다. 발 아래에 무시무시한 피그미하마, 벌거숭이쥐, 흰오릭스, 시타퉁가, 미어캣 등이 살고 있다는 생각은 아무도 못할 것이다. 다행인지 이곳을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모양이다. 작은 들꽃 옆 벤치에 앉아 있노라면 숲속에 편안히 안긴 느낌이다. 이따금 대여섯이 모여 참새처럼 떠들어대는 여학생이 보인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연신 깔깔대며 웃음꽃을 피우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여고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진다. 동물원 둘레에는 관리도로라고 불리는 길이 있다. 30년 넘게 자란 플라타너스가 하늘을 가릴 듯한 이곳을 걷다 보면 적막함 속에 가끔씩 들리는 늑대의 울음소리로 동물원임을 떠올리곤 한다. 길을 가로질러 지나가는 청설모와 다람쥐들의 바쁜 발걸음도 마주친다. 이곳에서 맛보는 최대의 힐링은 아름다운 산새들을 만난다는 것이다. 동물원 주변에 살고 있는 새는 딱따구리, 물총새, 울음새, 박새, 직박구리 등 65종을 웃돈다. 지난해부터는 동물원 동물이 아닌 자연과 야생조류 탐조교육인 버드와칭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갇혀 있는 동물이 아닌 자연과 벗삼아 사는 야생을 느끼고 싶은 가족에게 알맞다. 서울동물원은 크기로만 따지면 세계 1~2위를 다툰다. 동물사 몇 곳만 돌면 금세 다리에도 힐링이 필요한 시간을 맞는다. 다행히 친환경 전기버스를 15분마다 운행한다. 10개 정류장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편의를 위해 중간중간에 내려주는 센스도 발휘한다. 이름하여 ‘땅콩 버스’다. 땅콩처럼 가운데가 살짝 들어간 몸매를 가졌고, 바깥엔 각종 동물이 그려져 동물원 느낌을 물씬 풍긴다. 버스에 앉아 있으면 멋진 아가씨 운전사가 동물 해설도 곁들인다. 무료다. 관람객이 몰리는 주말, 공휴일엔 안전을 위해 쉰다. 어린이동물원 건너편 테마가든에서는 6만 6000㎡(2만평)짜리 꽃밭에 293종의 장미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24일부터 일~목요일은 오후 9시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10시까지 동물원 옆 장미원을 야간 개장한다. 온 가족과 연인들의 밤 데이트 장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올해는 야간조명으로 몽환적인 분위기에 흠뻑 젖을 수 있다. 장미의 여왕이라는 핑크색 ‘마리아 칼라스’, 짙은 향을 풍기는 ‘튜프트볼켓’ 등 다양한 종류의 장미를 볼 수 있다. 장미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도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는 장미 말고도 형광색처럼 붉은 색을 띠는 꽃양귀비와 수레국화 등 30여종의 꽃으로 꾸민 꽃무지개원이 매혹적이다. 꽃양귀비를 아편의 원료인 양귀비와 착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잎의 끝이 뾰족해 쉽게 구별되는 양귀비를 키우는 것은 불법이다. 그래서일까. 중국 4대 미녀 중 하나인 양귀비에 대한 당나라 현종의 중독적인 사랑 이야기가 들리는 듯하다. 동물과 식물이 한데 어우러져 만드는 힐링의 공간, 동물원은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순간이 모두 힐링이다. kbs6666@seoul.go.kr
  • 사자·곰·호랑이가 한 가족? 야생 큰형님들의 ‘우정’

    사자·곰·호랑이가 한 가족? 야생 큰형님들의 ‘우정’

    백수의 왕 사자, 위압적 덩치의 흑곰, 고독한 야생의 1인자 호랑이는 각자의 영역에서 절대적인 패권을 자랑하는 자연 생태계의 큰형님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고 가정해보자. 동료는 고사하고 보자마자 서로 물고 뜯고 싸우지만 않아도 다행인 것처럼 생각되는데 심지어 이들이 우정을 나누고 있다면 어떨까? 이 거짓말 같은 상황은 ‘실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미국 조지아 주 ‘노아의 방주 동물원’(Noah‘s Ark Animal Sanctuary)에서 서로를 위하며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고 있는 미국 흑곰 발루(Baloo), 아프리카 사자 레오(Leo), 뱅갈 호랑이 시어 칸(Shere Khan)의 근황을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의 소식은 작년 해당 동물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세히 전달된 바 있어 그리 낯설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세 야생맹수가 사이좋게 지낸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환상적인 이야기다. 세 동물은 본래 미국 마약 거래상이 키우던 맹수들이었다. 그러나 (마약상이) 제대로 먹이도 주지 않고 치료도 하지 않아 이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던 상황에서 때마침 경찰이 마약상의 집을 급습했고 자연스럽게 세 맹수들도 구조될 수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01년 조지아 주 ‘노아의 방주 동물원’(Noah‘s Ark Animal Sanctuary)에 인도됐고 다행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죽을 고비를 함께 넘겨서일까? 이들은 다른 종에 한 성질을 하는 맹수들임에도 무척 사이가 좋다. 호랑이, 흑곰, 사자가 서로를 쓰다듬고 재밌게 노는 모습은 절로 훈훈함을 자아낸다. 흡사 중국 고전 삼국지의 역사적인 ‘도원결의(桃園結義)’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최근 동물원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여전히 이들은 사이좋게 잘 지내는 것 같다.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동물원 부책임자 다이앤 스미스(Diane Smith)는 이들이 서로 싸울 것을 우려해 처음에는 떼어놓으려고 했지만 “그들이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낸 만큼 가족같이 서로를 챙기는 것을 보고 그냥 함께 두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Noah’s Ark Animal Sanctuary 페이스북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바라만 봐도 미소가…동화서 튀어나온 아기동물들

    바라만 봐도 미소가…동화서 튀어나온 아기동물들

    보기만 해도 “귀엽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아기동물들의 사진이 공개돼 네티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호주 출신 야생동물 전문 사진작가 알렉스 시언스(40)가 촬영한 각종 아기동물들의 사진을 1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갓 태어난 새끼 유대하늘다람쥐, 입 맞추는 아기 돼지 2마리, 눈 감은 강아지 5마리,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새끼 고양이 3마리,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것 같은 오리 형제 4마리 등 동화에서 이제 막 튀어나온 것 아기동물 사진들은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따뜻해지고 미소가 절로 난다. 그러나 사진 속 아기동물들은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있다. 특히 아기 돼지의 경우 농장에서 학대받던 것을 시언스가 구출한 경우다. 그렇다면 왜 시언스는 아기 동물들을 위한 삶을 살게 되었을까? 본래 시언스는 서부 호주 경찰국에 근무하던 여경이었다. 19세부터 경찰관 생활을 했던 그녀가 인생의 변화를 모색했던 시기는 근무 14년 차였던 지난 2006년이다. 카메라 하나와 함께 호주 남부 태즈매니아 지역으로 떠났던 여행에서 그녀는 버림받은 각종 동물들을 보며 이들을 돕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이후 버림받은 고양이, 강아지는 물론 삶이 위태로운 각종 희귀동물들을 구조하고 이들의 밝은 모습을 카메라 렌즈에 담는 것이 시언스의 낙이 됐다. 그녀의 사진은 페이스북에 올려지지 마자 150만 명이 넘는 인원에게 열렬한 반응을 얻었고 한 자선행사에서는 불과 3시간 만에 출품된 사진 판매로만 1만 5,000 달러(약 1,533만원)를 모금하기도 했다. 현재 그녀는 동물 사진 강좌에 출강하면서 야생 곰 보호를 위한 자선단체에서도 활동 중이다. 시언스는 “남은 평생을 동물들과 함께 하고자한다”고 밝혔다. 사진=Alex Cearns/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고래 머리위에 뜬 무지개…“마법같은 순간” 포착

    고래 머리위에 뜬 무지개…“마법같은 순간” 포착

    무지개 삼킨 돌고래? 많은 사람들은 망망대해에서 고래가 물살을 가르며 힘차게 헤엄치는 장관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하지만 최근 운이 좋은 몇몇 사람들은 이보다 더 기가 막힌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이를 카메라에 담아 부러움을 샀다. 영국 런던 일간지인 데일리익스프레스의 14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남동부의 케이프코드 반도와 워싱턴주의 태평양 연안에서 물 위로 힘껏 점프하거나 물을 내뿜는 고래 머리의 분수구멍 위로 아름다운 무지개가 포착됐다. 내리쬐는 태양과 고래 머리에서 솟아오른 물방울이 만나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낸 것. 당시 이 장면은 해안가를 여행하는 크루즈 보트에 탄 탑승객들이 고래의 움직임을 구경하던 중 포착한 것이다, 물방울에 반사·굴절되는 태양광선이 고래의 머리위로 아름다운 일곱빛깔의 반원을 만들어냈고, 이는 마치 고래가 무지개 빛 모자를 쓴 듯한 황홀한 광경을 연출했다. 이를 포착한 랜디 맥코넬은 “당시 무지개는 우리를 매우 놀라게 했다. 이 무지개는 특정한 빛과 장소, 시간과 공기가 만나야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전 세계 많은 곳을 여행해봤지만 이토록 마법 같은 순간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환상적인 장면을 목격하기 위한 관광객들 때문에 일부 동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야생동물전문사진작가인 사라 시마주는 “보트와 근접한 고래들이 보트의 프로펠러에 부딪혀 지느러미를 다치는 일이 많다”면서 “고래 무리를 관찰할 때 가능한 거리를 두고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울진 서면 금강소나무 숲길

    [명인·명물을 찾아서] 울진 서면 금강소나무 숲길

    산림욕 열풍과 함께 숲길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19세 이상 성인의 41%가 한달에 한번은 산에 오르고, 연간 산행 인구는 4억 600만명에 달한다. 전국 숲길은 등산로 3만 3000㎞와 트레킹·둘레길 1800㎞ 등 모두 3만 4800㎞에 이른다. 이 중 으뜸으로는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에 있는 금강소나무 군락지 내의 숲길을 친다.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전국 1호 숲길이다. 2274㏊에 이르는 광활한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는 우리나라 어디에도 없는 수령 30~500년 된 금강송 160여만 그루가 하늘을 찌를 듯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다. ㏊당 나무의 축척도가 300㎥ 이상으로 세계에서 소나무로 유명한 독일의 평균 268㎥보다 높다. 사계절 인체에 유익한 물질인 피톤치드가 쏟아진다. 소광리 금강송 숲은 산림청에서 실시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미국 CNN에서 선정한 세계 50대 명품 트레킹 장소로도 소개됐을 정도다. 경북도와 울진군은 이 숲에 대해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소광리 금강송 숲길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금강송 군락지가 1959년 육종림으로 지정된 후 오랫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왔기 때문이다. 이런 소광리 금강송 숲길을 트레킹해 볼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 동절기 안전사고와 산불 예방 등을 이유로 패쇄됐다가 지난달 말부터 일반인에게 다시 속살을 드러냈다. 2009년 첫 개방에 이어 5번째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에서 예약 및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예약자들의 홈페이지(www.uljintrail.or.kr) 방문이 폭주하면서 홈페이지가 다운될 정도다. 소광리 금강송 숲길은 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3개 탐방 구간(전체 41.8㎞)이 조성돼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산림 보호를 위해 구간별 인원은 하루 최대 80명으로 제한되지만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14만 900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명소가 됐다. 1구간은 두천1리~소광2리 간 13.5㎞, 2구간은 소광2리~광회리 간 12㎞, 3구간은 소광2리에서 500년 소나무를 순환하는 16.3㎞다. 어느 구간을 택하든 신선한 솔향과 하늘로 쭉쭉 뻗은 금강송들이 도열하듯 서서 입산객들을 맞는다. 산길이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고 흙길이라 편안하다. 특히 금강송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에는 테르펜, 칸텐, 탄닌 등의 방향성 물질이 많아 스트레스 해소와 여성들의 피부 미용에 좋다. 숲해설가와 숲길체험지도사가 동행하며 지명 유래, 전래 구전 전설, 나무 이름과 특징 등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운이 좋으면 천연기념물(제217호)이자 야생동물 멸종 위기 1급으로 분류된 산양을 볼 수 있다. 이곳은 비무장지대를 빼고는 산양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천운이 닿는다면 이곳을 수호신처럼 지켜주는 하얀 멧돼지를 만날 수 있다. 구간별로 왕복 7~8시간이 걸린다. ‘보부상길’ 또는 ‘12령 고갯길’이라고도 일컬어지는 1구간은 1960년대까지 소금 장수들이 드나들어 주막이 번성했던 두천1리가 시발점이다. 옛날 보부상들이 동해안의 해산물을 경북 북부 지방으로 짊어지고 오르내리던 길이다. 김주영의 소설 ‘객주’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길이다. 보부상길이 겹치는 2구간은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 구간이 많아 아쉽다. 하지만 낙엽과 부식토에 덮여 있는 원시림을 지날 때는 100여년 전 보부상들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다. 천연기념물 제408호로 지정된 산돌배나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3구간은 금강송을 제대로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수령 530년 된 보호수(일명 오백년소나무)와 350년의 미인송, 200년이 넘은 금강송 8만 그루가 가득 찬 보호림을 거닐 수 있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와” 하는 탄성을 연발하게 된다. 금강송과 참나무가 서로 붙어 한몸이 된 공생목(共生木)도 눈길을 끈다. 80살 먹은 졸참나무와 120살 먹은 금강송이 서로 살을 섞어 자라는 나무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두고 태백에 있는 참나무가 이곳 금강소나무에 반해 시집온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산행 도중 숲길 인근 주민들이 소득 사업의 하나로 길손들에게 직접 내놓는 점심은 꿀맛이다. 무공해 산채 나물 반찬은 천하 일미다. 1인분 6000원. 금강송 숲길 진입로를 따라 늘어선 불영계곡(명승 제6호)도 빼놓을 수 없다. 계곡은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맑고 푸른 물줄기,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명승지다. 특히 계곡의 중간 지점인 선유정과 불영정에서 내려다보는 계곡은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계곡 입구에는 천년 고찰 불영사가 있다. 이종화(47) 울진국유림관리사무소 금강소나무생태관리팀장은 “금강소나무 숲의 보전적 활용을 통해 잊혀 가는 문화, 역사를 복원하고 인근 산촌 마을의 경제 활성화를 유도해 나가고 있다. “탐방객들은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숲임을 깊이 인식하고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돌 하나도 소중히 하는 자세를 가져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울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희귀 ‘춤추는 개구리’의 마지막 춤? 멸종위기 ‘신종’ 발견

    희귀 ‘춤추는 개구리’의 마지막 춤? 멸종위기 ‘신종’ 발견

    최근 인도 서부 정글에서 ‘춤추는 개구리’라는 희귀 개구리 신종 14종이 새롭게 확인됐다. 이로써 이런 특이한 춤 동작을 선보이는 개구리는 24종으로 늘어났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몸길이 13~35mm 정도인 이 작은 양서류들은 10여 년간에 걸친 장기연구 끝에 인도 서해안을 따라 남북 1600km에 걸쳐 종단하는 ‘서가츠 산’(Western Ghats)에서 발견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인도의 양서류생물학자 사티야바마 다스 비주 델리대학 교수는 독특한 생김새로 유명한 인도 자주색 개구리(학명: Nasikabatrachus sahyadrensis)를 포함한 수많은 개구리를 발견한 전문가로 알려졌다. 비주 교수팀은 서가츠 산에서 발견한 개구리를 식별하기 위해 물리적 특징과 분자 DNA 마커를 모두 사용했다. 그 결과 이들 개구리는 공룡시대부터 뛰어다닌 ‘미크리사루스’(Micrixalus)라는 고대 개구리 종에 속하는 것도 밝혀졌다. 비주 교수는 “이들 개구리는 꿀벌만큼 작은 크기에 완벽한 위장술을 갖고 있어 발견하기 매우 어렵지만, 번식기가 되면 비교적 찾기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개구리 중 9종의 수컷은 ‘풋 플래깅’(foot-flagging)이라는 이상한 과시 행동을 통해 암컷들에 자신을 어필한다. 이 행동은 뒷다리를 몸에서 멀리 뻗은 채 물갈퀴가 달린 발가락을 완전히 펼쳐 흔드는 것으로, 때때로 수컷들은 이런 동작으로 경쟁자를 밀쳐내기도 한다고 전해졌다. 이는 호주에서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세계에 걸쳐 서식하는 일부 개구리에서도 수차례 보고된 바 있으며, 이런 시각적 과시 행동은 짝짓기 상대를 부르는 소리가 주변 환경의 잡음에 묻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오스트리아 빈대학 동물학연구소의 월터 호들 박사는 설명했다. 또한 이번 신종 개구리들의 발견으로 인도 서가츠 산은 과학자들에게 개구리는 물론 다른 양서류를 발견할 수 있는 생물 다양성의 관심 지역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비주 교수는 농업이나 기타 인간 활동으로 야생동물 서식지가 점차 파괴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지난 12년에 걸친 조사에서 개구리들의 서식지는 극적으로 감소했거나 변화를 겪었으며 개체 수 급감이 확인됐다”면서 “이 중 약 30%는 보호구역이 아닌 곳에 서식하며 일부는 단 한 곳에서만 발견됐다”면서 “이는 일부 개구리에는 ‘마지막 춤’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인도 과학저널 ‘실론’(Ceylon Journal of Science) 최신호를 통해 발표됐다. 사진=사티야바마 다스 비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어어어~’ 자동차 타이어에 봉변당한 카메라맨

    ‘어어어~’ 자동차 타이어에 봉변당한 카메라맨

    방송이나 영화현장, 또는 취재현상에 몸담고 있는 카메라맨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그 순간’을 담아야 한다는 투철한 직업정신 때문에 취재 중 간혹 봉변을 당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운동 경기장에서는 선수들에게 의도치 않은 공격을 받는다거나, 야생의 공간에서는 동물들의 습격을 받기도 한다. 특정 상황에서 예고 없이 봉변을 당하는 경우가 다양할 수밖에 없다. 때론 카메라맨들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곤 하는데, 지난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서 열린 자동차 랠리에서 촬영 중이던 카메라맨 또한 봉변을 당하는 위험천만한 순간이 벌어졌다. 당시 카메라맨이 봉변을 당하는 순간이 포착된 장면이 공개됐는데, 이 영상은 바로 본인이 직접 촬영한 분량 중 일부다. 이 영상에는 경주용 차가 S자 코너를 돌아 나오는 순간 왼쪽 앞바퀴가 빠진다. 이때 카메라맨은 진귀한 장면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바퀴가 빠진 경주용 차량을 따라간다. 하지만 좀 전에 빠진 타이어가 카메라맨을 덮치고 만다.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다행히 이 카메라맨은 가벼운 타박상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영상=유튜브: JukinVideo 영상팀 sungho@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근현대 동물원과 수의병리학의 역사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근현대 동물원과 수의병리학의 역사

    야생동물을 가둬 놓고 구경한 것은 기원전 1500년쯤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근대적 개념의 동물원은 유럽에서 시작됐다. 오스트리아 쇤부른(1752), 프랑스 파리(1793), 영국 런던(1826), 독일 베를린(1844), 스위스 바젤(1874) 순서다. 미국에서는 필라델피아(1859), 시카고 링컨파크(1868), 신시내티(1881), 워싱턴 스미스소니언(1889), 뉴욕 브롱크스(1899) 순이다. 이후 플로리다 탬파의 부시가든(1959), 샌디에이고 시월드(1963), 디즈니랜드 애니멀킹덤(1998)과 같은 동물 테마파크들이 문을 열었다. 일본 우에노동물원은 1882년, 독일에선 동물무역상이었던 칼 하겐베크(1844~1913)에 의해 하겐베크동물원이 1907년 함부르크에 개원했다. 우리나라 창경원 동물원은 1909년에 들어섰다. 동물원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진귀한 생김새의 동물이나 사나운 맹수를 우리에 가둬 사람들에게 구경시켜 주던 시절이 오래지 않다. 한때 야생동물이란 감옥과 같은 철제 우리에 가뒀다가 죽으면 언제든 야생에서 다시 채워 놓으면 되는 존재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 서식지 파괴, 밀렵 등으로 야생 개체수가 줄어들어 멸종위기에 놓이게 돼 동물원이 나서서 보호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선진동물원에서 사육하는 야생동물의 보전뿐 아니라 자연서식지의 야생동물 보전에도 노력하고 있다. 또한 야생동물이 질병에 감염돼 멸종 위험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질병을 다른 동물이나 장소로 옮길 수도 있다. 특히 동물원 수의사나 병리학자들은 사육 상태든 야생 상태든 동물들을 건강하게 생존하도록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질병에 걸린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때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다른 동물에게 전염될 수 있는지, 사람도 감염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게 수의학 중에서도 병리학 분야에 해당한다. 미국수의학회(AVMA)는 일반의학에서처럼 수의학을 전문화해 내과, 외과, 피부과, 치과, 방사선과, 미생물학, 병리학, 야생동물학 등 20개 전문 분야로 나눴다. 지금껏 야생동물 치료와 질병 진단엔 동물원 수의사와 수의병리학자들의 활약이 컸다. 1999년 미국 전역에 퍼졌던 웨스트나일바이러스(WNV)는 브롱크스동물원 조류의 폐사 원인이라는 점을 밝혀냄으로써 알려졌다. 동물원에서 동물이 죽을 때 수의사들이 부검을 하고 검안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수의사의 기본 임무다. 그래야 진료를 위한 처치가 옳았는지, 다음에 같은 사례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부검을 통해 결핵, 살모넬라 외에도 영양결핍 또는 과다에 따른 질병에 대한 정보를 얻어 내는 경우가 많다. 수의병리학 발달 전인 1900년대 초 동물원의 부검은 과학자, 해부학자, 의사들에 의해 이뤄졌다. 1901년 들어 필라델피아동물원 동물연구소는 동물원 연구소의 효시다. 현재 런던동물학회의 동물연구소는 병리 분야 외에 동물건강, 복지, 야생동물 전염병을 연구하는 분야도 두고 있다. 동물원의 병리기록은 과거 질병연구에 매우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수의사의 손으로 기록된 브롱크스동물원의 병리보고서는 1890년대부터 지금까지 잘 기록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필라델피아동물원의 펜로즈연구실 또한 1901년 찰스 펜로즈 박사와 엘런 화이트 박사가 부검을 시작한 이래 그 기록과 슬라이드들이 고스란히 보관돼 있다. 샌디에이고 동물학회의 병리자료는 1964년 7월 1일 이후의 2만 2000건을 웃도는 부검 케이스에 대해 부검보고서, 병리조직 슬라이드 및 기타 표본을 정리해 놨다. 이 자료는 미국 박물관협회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기도 했다. 필라델피아동물원의 경우 동물원 동물의 폐사 원인 중 3분의1 이상이 영양학적인 문제에서 비롯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원숭이류에서는 결핵이 주 폐사 원인이라는 점을 알아냈으며, 그 진단을 위해 1911년 펜로즈연구소에서 원숭이에 대한 투베르쿨린 반응검사가 최초로 이뤄졌다. 아울러 아시아코끼리에 대한 결핵 연구로 코끼리의 사육·관리 방법을 개선했다. 에이즈(AIDS)처럼 많은 종류의 원숭이류에서 발병하는 면역결핍증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처음 보고된 것도 동물원의 연구 덕분이었다. 한편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야생동물의 번식은 반드시 조절돼야 하며 최근 약제의 사용이나 외과적 피임기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어떤 종류의 약제가 효과적인 피임제로 쓰일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동물 폐사 후 번식 관련 장기들에 대한 세밀한 부검을 실시하고 자료를 모으는 것도 동물원 수의사나 전문 병리학자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서울동물원도 아픈 동물에 대한 진료뿐 아니라 질병의 진단과 예방에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종의 동물에 대한 균형 잡힌 영양 관리를 위해 전문 동물영양사에 의한 식단 개선도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꾸준히 한다고 자부한다. 예컨대 이제 볼 수 없지만 북극곰 ‘대한’이를 괴롭힌 고질적인 피부염의 원인을 밝혀 완치했다. 큰물새장의 고니, 두루미, 저어새 등 희귀한 조류가 죽어 나갈 때 수의과대학, 수의과학검역원과 같은 전문가의 현장 자문을 통해 원인을 캐냈다. 재발 방지를 위해 큰물새장 바깥의 100여개 왜가리 둥지를 철거한 뒤로는 같은 질병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공연하던 돌고래와 물개가 이물질을 삼켜 위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탓에 내시경을 이용해 끄집어내는 시술도 성공했다. 이런 사례를 정리해 국내외 야생동물 관련 학회에 정례적으로 발표도 한다. 구제역이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악성 전염병을 막기 위해 전 직원이 방역과 소독에 최선을 다했다. 동물원 폐장이라는 극약 처방을 통해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야생동물을 지켜 냈다. 물론 부족한 점도 많다. 그러나 애쓰고 있다는 점에 이용객들의 넓은 이해를 당부한다. 거듭 말하지만 동물이 살기 좋은 곳이야말로 인간에게 좋은 세상이다. 어경연 서울대공원 동물연구실장 vetinseoul@seoul.g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토마토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토마토

    “우리 가족을 위해 영양이 많고 안전한 음식을 차리는 게 가장 중요하죠. 맛을 어느 정도 희생하더라도요.”취재 중에 만났던 주부의 말이다. 집밥이 돌아왔다. 웰빙이 각광을 받고, 건강하게 먹는 법이 유행이다. 건강한 밥상의 핵심은 좋은 재료다. 어떤 식품을 재료로 써야 당뇨 수치가 높은 가장에게 좋은 음식인지, 공부에 지친 아이의 잠재력을 일깨워 주는지, 엄마의 혈압을 낮추는지 말이다. 식품에 대해서 최고 전문가인 농촌진흥청의 연구원들이 일주일마다 식품에 대해 말한다. 첫 번째 주제는 토마토.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질리는 이유에 대해 들어보자.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 가면, 의사의 얼굴은 파랗게 질린다.’ 유명한 서양 속담이다. 2002년 미국 주간 타임지도 건강에 좋은 10대 식품을 선정하면서 토마토를 가장 먼저 꼽았다. 토마토가 ‘슈퍼푸드’로 불리는 이유는 리코펜 때문이다. 미국국립암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주 10회 이상 토마토 요리를 먹는 사람은 먹지 않는 사람보다 전립선암 발병률이 45% 낮아졌다. 토마토가 중년 남자에게 좋은 채소로 알려진 이유다. 리코펜은 암과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리코펜은 우리 몸의 피부, 혈액, 간, 콩팥 등에 있는데 특히 전립선에 많다. 리코펜은 주로 음식을 통해 체내에 흡수된다. 토마토를 통해 섭취되는 경우가 85% 이상이다. 또 리코펜은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줄여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마토는 익혀 먹을수록 좋은데 리코펜이 가열될수록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리코펜은 기름과 함께 조리했을 때 체내에 잘 흡수된다. 햄버거 등 육류와 토마토의 음식 궁합이 좋은 이유다. 토마토는 시력 강화에도 좋다. 스크린을 많이 보며 자라는 요즘 아이들에게 토마토가 필요한 이유다. 토마토에 들어 있는 루테인은 눈을 구성하는 망막의 구성 성분이다. 시력 감퇴나 실명의 위험을 낮춰준다. 또 루테인은 동물 실험에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를 나타냈다. 실제 토마토는 만성 고혈압 환자의 식이요법에 활용되기도 한다. 토마토 100g의 열량은 16㎈로 밥 100g(148㎈)의 9분의1이다. 과식을 억제하고 변비 해소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좋다. 당근이나 김에는 토마토보다 비타민 A가 더 많다. 비타민 C는 참다래나 딸기가 더 많다. 하지만 토마토는 비타민 A·B·C를 고르게 함유하고 있다. 종합비타민 격으로 하루에 2~3개를 먹으면 비타민 필요량이 충족된다. 토마토는 채소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물으면 과일이라고 답하는 경우도 많은데, 실제 토마토는 소송을 통해 과일이 아닌 채소가 됐다. 19세기 말 미국 뉴욕에서는 과일과 채소의 관세가 달랐는데 채소를 수입하려면 19%나 되는 세금을 물어야 했다. 뉴욕 세관이 토마토에도 19%의 세율을 매기자 수입업자들은 소송을 제기했고, 1893년 연방대법원은 토마토를 채소로 판결했다. 과일처럼 후식으로 먹지 않고, 음식과 함께 조리해서 먹는 식사의 중요한 일부분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토마토의 어원(語源)은 ‘tomatl’이다. 멕시코 말로 ‘불룩한 열매’라는 의미다. 토마토의 원산지는 페루, 에콰도르 일대로, 남미 인디언들은 700년쯤부터 토마토를 재배해 먹었다. 16세기 초 대항해시대에 스페인에 전파되면서 ‘tomate’라고 불렸다. 이후 영국에 건너가면서 현재 이름인 ‘tomato’가 됐다. 유럽에 처음으로 상륙한 토마토는 관상용으로 재배됐고, 18세기 이탈리아에서 식용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토마토를 처음 본 유럽 및 미국인들은 토마토가 독초인 맨드레이크와 닮았다는 이유로 먹기를 꺼렸다. 맨드레이크는 환각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전통적으로 마법의 의식에 사용됐다. ‘사탄의 사과’로 불리기도 했다. 미국 육군의 로버트 존슨 대령이 1820년 뉴저지 주 셀럼 재판소 앞에서 군중을 모아놓고 토마토를 공개 시식하면서 미국에서도 식용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토마토는 이후 미국에 의해 필리핀을 거쳐 말레이시아로 전파됐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거쳐 일본으로도 건너갔고, 우리나라에는 조선 선조나 광해군 시기에 건너온 것으로 보인다.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1613)에 토마토를 의미하는 ‘남만시’(南蠻?)가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남만시란 ‘1년을 사는 감’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 토마토의 대중화가 시작된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방울토마토가 앙증맞은 모습과 새콤달콤한 맛으로 인기를 얻으면서다. 2002년 이후 토마토가 건강식품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토마토 재배면적은 연평균 14%씩 증가했다. 토마토 종자는 금보다 비싸기로 유명하다. 품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g에 12만 6000원~24만원 정도다. 1g당 4만 5000원 정도인 순금 가격의 두 배 이상이다. 사실 비싼 종자 가격은 토마토 농가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농가의 생산비에서 종자 가격은 10% 이상 차지한다. ‘빨간 토마토’가 가장 많이 알려졌지만, 아주 연한 크림색부터 노란색, 주황색, 녹색, 분홍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깔의 토마토가 있다. 일반종과 야생종을 교배해 원하는 색깔의 토마토를 개발하고 있어서다. 2001년 이스라엘에서는 아주 짙은 보라색을 띠는 ‘블랙 토마토’를 개발한 바 있다. 흔히 토마토의 크기도 일반과 방울토마토의 두 가지로 구분하지만, 콩알만 한 것부터 사람 얼굴만 한 것까지 다양하다. 대과종(200g 이상)은 스테이크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중과종(60∼200g)은 가공용으로 쓰인다. 야생종 중에는 직경 1㎝에 불과한 토마토도 있다. 과실의 모양도 원형, 타원형, 계란형, 사각형, 표주박형, 납작형 등으로 나뉜다. 최학순 농촌진흥청 채소과 연구원(농학박사) ■문의 kdlrudwn@seoul.co.kr
  • 청원 폐기물 매립 예정지 금개구리 40여마리 서식

    청원 폐기물 매립 예정지 금개구리 40여마리 서식

    충북 청원군이 산업폐기물 매립장으로 확보한 부지에서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인 금개구리 수십 마리가 발견됐다. 15일 사단법인 두꺼비친구들에 따르면 청원군 오송읍 연제리 방죽에서 지난 주말 40여 마리의 금개구리가 한꺼번에 나타났다. 박완희 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은 “현재까지 4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방죽은 2008년 10월 15일 산업단지가 준공되면서 마련된 산업폐기물 매립 예정지로 3년 전부터 새끼 두꺼비가 농로를 지나 산으로 올라가는 것이 목격됐다. 두꺼비 산란지로 확인됐지만 보호종이 아니라 방죽 보전이 어려워지자 방죽을 지키기 위해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와 맹꽁이를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현재 이 일대는 공장 건물, 전원주택, 진입도로 개설, 콘크리트 농수로 등으로 자연이 많이 훼손된 상태다. 이 단체 관계자는 “현재 개발이 진행되는 가운데 산란지 기능이 유지될 수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원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멸종위기 들꽃 사진전 25일까지

    멸종위기 들꽃 사진전 25일까지

    야생화 사진작가 정필원(59)씨가 16일부터 25일까지 대전평생학습관 대전갤러리에서 ‘멸종위기 야생화 사진전’을 연다.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찍은 100만여장의 야생화 사진 중 멸종위기 식물 1급인 광릉요강꽃 등 48점을 선보인다. 정씨는 “야생화는 원래 자란 흙을 떠나면 쉽게 죽는 성질이 있다”며 “사람들이 이를 꺾거나 다른 데로 옮겨 죽이지 말고 그대로 보호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처음 전시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대전시, 환경부, 산림청 블로그 기자로 활동 중이고, 다음 등 포털 블로그에서 ‘테리우스원’이란 닉네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 죽은 어미 곁을 밤새 지킨 새끼 코끼리 포착 ‘눈물’

    죽은 어미 곁을 밤새 지킨 새끼 코끼리 포착 ‘눈물’

    “헤어질 수 없어…” 새끼 코끼리가 이미 세상을 떠난 어미 옆에서 몸을 기댄 채 슬퍼하는 모습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케냐 북부의 삼부루에서는 생후 5개월 된 새끼 코끼리가 밤잠을 이루지 않고 죽은 어미 곁을 지키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지역 코끼리 등 동물들을 보호하는 야생보호협회 관계자는 “암컷 코끼리가 장관감염으로 목숨을 잃자 생후 5개월 된 새끼가 죽은 어미 곁에 달라붙어 떠날 줄을 몰랐다”면서 “컴컴한 한밤중에 이런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당시 협회 관계자가 찍은 사진은 작은 코끼리가 옆으로 쓰러진 채 죽어 있는 어미에게 몸을 완전히 기대고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어두운 밤인데다 다른 야생동물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새끼는 아랑곳 하지 않고 어미에게 기대 슬픈 하룻밤을 보냈다. 이 코끼리의 ‘애도’는 날이 밝을 때까지 이어졌다. 현지 동물 관리인들은 아침이 되어서도 죽은 어미 곁을 떠나지 않는 새끼를 억지로 떼어놓은 뒤 사체를 인근으로 옮겼다. 새끼는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졌고, 다른 ‘고아 코끼리’ 30여 마리와 함께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현지 야생동물보호협회의 한 관계자는 “새끼가 어미 사체를 지키는 동안 우리는 이들이 다른 맹수의 공격을 피할 수 있도록 주위를 지켰다”면서 “최근 들어 밀렵이 성행하면서 어미와 가족을 잃은 ‘고아 코끼리’가 늘고 있어 문제가 크다”고 전했다. 사진=Top photo/Barcroft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탄생확률 1/10만…희귀 ‘아기 백사자’ 삼형제 공개

    탄생확률 1/10만…희귀 ‘아기 백사자’ 삼형제 공개

    야생에서 태어날 확률이 10만 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고 알려진 백사자가 최근 중국의 한 동물원에서 3마리나 태어났다. AFP통신 등 외신은 13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항저우 와일드라이프월드’ 동물원측이 생후 3주된 새끼 백사자 형제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속 아기 사자들은 꼬물꼬물 움직이는 앙증맞은 모습. 주변 환경이 낯설어서인지 서로 꼭 붙어있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하지만 이들은 어미가 육아를 포기해 현재 한 견공의 젖을 먹으며 자라고 있다고 전해졌다. 한편 백사자는 일반적인 알비노종이 아니라 남아프리카 팀바바티라는 특정 지역에서만 발현되는 유전적 희귀종으로 1938년 최초 발견됐으며 백사자간 교배가 이뤄져도 발현 확률은 25%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무려 103살…세계서 가장 ‘오래 산’ 야생 범고래 화제

    무려 103살…세계서 가장 ‘오래 산’ 야생 범고래 화제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범고래가 해외 언론을 통해 소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무려 103년 전부터 태평양에서 산 것으로 추정되는 범고래를 소개했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시점보다 1년 전인 1911년부터 살아왔다는 범고래의 이름은 그래니(할머니). 그녀는 ‘남부 거주 범고래’(SRKW) 속하는 한 무리의 리더다. 그래니는 지난 10일 미국과 캐나다 서부 국경에 걸쳐있는 조지아해협에서 목격됐다. 그녀가 이끄는 ‘제이-포드’ 무리는 캘리포니아주 북부 러시안 강에서부터 800마일(약 1287km) 정도를 이동해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북서부 해협에 되돌아온 그래니(공식 명칭: J2)는 지난 3월 3일 이후 처음 목격됐다고 오션 에코벤처스 웨일 와칭의 사이먼 피드콕 선장은 밝혔다. 그는 그래니 무리의 모습을 망원렌즈를 사용한 카메라로 촬영했다. 피드콕 선장은 사진 속 범고래의 몸에 반달 모양의 상처와 함께 등지느러미에 흰점을 보고 그래니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니 귀환 소식은 태평양 고래관찰협회(PWWA)가 발표했다. 이 협회의 마이클 헤리스 이사는 “제이-포드가 피드콕 선장이 관측하기 8일 전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목격됐었고 거기서 이동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 범고래 무리가 단 한 주 만에 800마일(약 1287km) 정도를 이동한 것을 의미한다. 피드콕 선장은 “우리는 그녀를 보고 스릴을 느꼈다”면서 “이 고래가 100살이 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인상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야생 범고래의 평균 수명은 60~80세이지만 남부 거주 범고래에 속하는 다른 개체들도 그래니와 거의 같이 오랜 기간 살았다고 한다. 그 예로 암컷 ‘오션 선’과 ‘룸미’는 각각 85세와 98세를 기록했다. 또 다른 남부 거주 범고래인 마이애미 해양수족관의 ‘토키테’와 북부 거주 범고래인 시월드 샌디에이고의 ‘코르키’는 포획된 범고래 중 가장 오래 산 범고래들로 나이는 약 50세로 알려졌다. 해양학자들은 1970년대 초부터 거주형 범고래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당시 과학자들은 J1으로 알려진 ‘러플스’와 ‘그래니’(J2)를 1971년 처음 촬영됐다. 두 고래의 상대적 크기에 따라 촬영 당시 두 고래 모두 완전히 자란 상태였으며 이는 1971년 당시 그들 모두 최소 20세를 넘긴 것을 의미한다. 또한 두 고래의 유대 관계를 통해 러플스가 더 어리며 그래니가 그 암컷 고래의 어미라는 것이 이들 전문가의 주장이다. 러플스가 1971년 당시 최소 20살이었다면 1951년에 태어났으며 이후 그래니는 지금까지 어떤 새끼도 낳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므로 러플스가 마지막 새끼일 것이라고 한다. 암컷 범고래들은 약 40세쯤부터 임신을 멈추므로 그래니는 러플스가 태어난 1951년 당시 이미 40세이므로 출생 연도는 적어도 1911년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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