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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쏭달쏭+] 육지 최대 동물 코끼리, 하루에 몇 시간 잘까?

    [알쏭달쏭+] 육지 최대 동물 코끼리, 하루에 몇 시간 잘까?

    육지에 사는 가장 큰 동물인 코끼리는 하루에 몇 시간을 잘까. 남아프리카공하국 요하네스버그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 연구진은 보츠나와 초베국립공원에서 서식하는 야생 아프리카 코끼리 2마리에게 모니터링 기기를 부착한 뒤 35일간 관찰했다. 연구진이 이 기기를 통해 코끼리의 수면 패턴 및 수면 자세 등을 분석한 결과, 코끼리들은 하루에 평균 2시간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끼리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육지에 사는 그 어떤 포유류의 평균 수면시간보다 짧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또 먼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에는 최대 46시간까지 잠을 자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약 30㎞를 이동하는 동안 46시간 연속 수면을 취하지 않은 것은 사자나 밀렵꾼 등으로부터의 위협이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동물원 등에 사육되는 코끼리의 수면 시간은 하루 4~6시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야생 코끼리의 수면시간이 이보다 짧은 것은 다른 동물들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외부 환경 탓에 급속안구운동(REM)을 하는 수면 단계가 오래 지속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진은 “몸집이 큰 포유류일수록 수면 시간이 짧다는 가설이 입증됐다. 더불어 코끼리는 그 어떤 지상의 포유류보다 더 적게 잔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면서 “코끼리가 REM 단계에 돌입하면 어떤 꿈을 꾸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됐다”고 밝혔다. 이어 “코끼리의 수면 특징은 육지 포유동물 중에서도 매우 독특한 편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국제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길섶에서] 3월, 봄, 시작/손성진 논설실장

    어느덧 3월. 입춘을 봄이라고 부르기에는 성급하지만 이젠 정말 봄이다. 남악(南嶽)을 넘고 한수(漢水)를 건너온 온기가 몸속으로 스며든다. 웃옷을 벗고 느껴 본다. 이제 곧 가지마다 새순이 움트고 야생화가 들판을 졸망졸망 물들일 것이다. 가슴이 뛴다. 3월은 사실상 1년의 시작이다. 학기가 시작되고 농부는 씨를 뿌리고 스포츠 경기가 개막된다. 새 출발로 마음이 설레는 달이다. 실제로 고대 로마력에서는 3월이 첫 달이었다. 1월과 2월은 전설의 고대 로마왕 누마 폼필리우스가 기원전 713년쯤 마지막으로 추가한 달이라고 한다. “돌아왔구나 노오란 배냇머리/넘어지며 넘어지며 울며 왔구나/돌은 가장자리부터 물이 흐르고/하늘은 물오른 가지 끝을 당겨올리고…”(봄, 성낙희)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봄, 이성부) 3월, 너는 정녕 잠자는 만물을 깨우는 눈부신 존재여라.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 [고진하의 시골살이] 불편당이 주는 선물

    [고진하의 시골살이] 불편당이 주는 선물

    우리 집 당호는 불편당(不便堂)이다. 처음 우리 집을 찾아오는 이들은 낡은 대문 위에 붙어 있는 당호를 쳐다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묻곤 한다. “왜 하필 불편당이죠?” “하하, 글자 그대로입니다. 사람 살기에는 좀 불편한 집인데, 불편을 즐기면서 살자는 거죠.”잠시 다녀가는 분들은 야생의 자연이 살아 있는 집과 풍경에 매혹되는 이들도 있으나, 며칠쯤 머물다 가는 이들은 이런 집에서 어떻게 사느냐며 불편을 호소하며 떠나기도 한다. 그럴 만도 하다. 편리한 생활에 길든 이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잡초를 뜯어 먹고 사는 우리 집 안엔 온갖 풀들이 자란다. 정확히 헤아려 보진 않았지만, 먹을 수 있는 풀들만 30종이 넘는다. 동네 노인들은 우리 집을 들여다보고 호랑이가 새끼를 치겠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기도 한다. 풀들이 넉넉히 자라니 야생 동물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개구리, 맹꽁이, 뱀, 박쥐, 땅강아지 같은 동물들은 물론이고 봄이 되면 제비들이 날아와 처마 밑에 집을 짓고, 길고양이들과 동네 개들도 제 집처럼 드나든다. 사람에겐 불편한 집, 그러나 식물이나 동물들에게는 낙원이다. 지난여름엔 이런 일도 있었다. 아침나절에 돌담에 올린 애호박을 따러 뒤란으로 돌아갔다. 넓적넓적한 호박잎을 들추며 애호박을 찾고 있는데, 바로 곁에 꽃뱀 한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꽃뱀은 내 키만큼 큰 왕고들빼기 줄기에 온몸을 칭칭 감고 몸을 말리고 있었다. 화들짝 놀란 나는 뒤로 주춤 물러났다. 쉭쉭 위협해도 놈은 물러날 기미가 없었다. 그 순간 나는 삽이나 몽둥이를 가져다 놈을 때려잡아야 하느냐 마느냐로 잠시 갈등을 하다 그냥 두기로 했다. 꽃뱀은 왕고들빼기에 핀 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애호박을 따서 돌아오는데, 뒤란이 더 환하게 느껴졌다. 불편을 감수하는 대가로 받는 선물이다. 또 다른 선물도 있다. 변소가 바깥에 따로 있어 겨울이면 몹시 불편한데, 그래서 식구들이 모두 요강을 사용한다. 매일 아침이면 요강의 오줌을 텃밭에 내다 버리고 요강을 씻어야 한다. 요강을 쓰면서 우리는 천연의 거름으로 텃밭을 기름지게 가꾸고 물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요강을 사용하면 자신의 건강을 체크할 수도 있다. 탁한 음식을 먹으면 몸은 정직하여 요강의 오줌 빛깔이 탁하고 냄새도 고약하다. 그러나 정갈한 음식을 섭취하면 오줌 빛깔도 맑고 냄새도 별로 나지 않는다. 불편을 받아들이며 누리는 선물이다. 무엇보다 불편당에 살며 고마워하는 것은 생태적 감수성의 회복이다. 시골에서 자란 어린 시절에 그랬듯이 나는 불편당의 식물, 동물들과 교감을 나누며 산다. 집 안에 자라는 식물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풀꽃에 날아와 붕붕거리는 벌이나 나비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으려 노력하고, 봄이면 찾아와 집을 짓고 새끼를 까는 제비들에게서 이 불임의 세상을 헤쳐 갈 지혜를 얻는다. 멀리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려 심각한 기후변화를 염려해야 하는 때,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의 움직임에서 이 척박한 시절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내 삶의 방향성을 읽곤 한다. 며칠 전 일이다. 어디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아내가 아궁이에 불을 지펴 놓았다. 아내에게 고맙다고 하니, 아내가 울적한 낯으로 대꾸했다. 오늘 아궁이 앞에 앉아 장작을 밀어 넣는데, 아궁이 앞 흙바닥에서 쪼그만 땅강아지 한 마리가 불쑥 나오더란다. 멸종된 줄만 알았던 땅강아지를 보니 반가워 놈을 살려 주려 손으로 움켜잡으려 했다. 그런데 녀석이 불타는 아궁이 속으로 뻘뻘 기어들어가 버리더라고. 아내는 마치 자기가 잘못해 희귀한 생명 하나를 죽였다고 자책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이런 일들을 겪으며 불편당에 사는 걸 고마워한다. 불편당에 안 살았으면 생명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땅강아지, 어찌 생각하면 하찮은 생명이다. 흙 속을 파헤치고 다니며 흙 속에 신선한 숨을 불어넣는 땅강아지. 그러나 이런 작은 생명들이 있어 하나뿐인 지구가 지속 가능한 우리 삶의 터전일 수 있는 게 아닐까.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옹알이·자장가… 음악도 생존을 위한 수단이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옹알이·자장가… 음악도 생존을 위한 수단이었다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며 피곤한 삶이자 유배당한 삶이기도 하다.”‘망치를 든 철학자’라는 별명 때문에 음악과는 전혀 거리가 멀어 보이는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가 남긴 말입니다. 음악은 인간의 희로애락과 떼려야 뗄 수 없다는 말로 들립니다. 지난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가 6개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관객의 호평을 받은 것은 다채로운 영상과 배우의 명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영화와 밀착하면서 감정을 돋운 음악 덕분이기도 합니다. 그럼 대체 인간은 언제부터 음악을 듣기 시작했을까요. 그리고 음악이 만들어진 이유는 뭘까요. 음악은 진화학자들과 뇌신경과학자들에게 남아 있는 어려운 수수께끼 중 하나입니다. 인간의 뇌에서 음악과 관련한 부위가 언어 중추보다 훨씬 넓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음악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과 특징들이 뇌의 어떤 경로와 과정을 통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음악과 그 기원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누구인지 이해하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자들이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시도를 했지만 밝혀낸 것은 ‘인간이 유일한 음악적 동물’이라는 사실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하버드대의 유명한 인지과학자이자 진화심리학자인 스티븐 핑커 교수는 ‘음악은 청각의 치즈케이크’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식사 후 디저트로 나오는 치즈케이크처럼 진화에서 나타난 부수적 요소라는 것입니다. 하버드대 진화심리학과 맥스 크라스노 교수와 새뮤얼 메어 박사는 기존의 문헌들과 유아들의 옹알이를 분석해 아이들의 노래가 부모나 어른들에게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졌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음악 본능은 원시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며 고대인들에게 음악은 ‘생존’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함께 생존경쟁을 벌였던 수만년 전, 엄마의 자장가는 위치를 감추기 위한 방식이었을 겁니다. 자장가를 들은 아기는 애착과 안정감을 느끼면서 울음을 그칩니다.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육식동물이 찾아올 위험을 막는 것이죠. 또 말문이 트이기 전 아이들의 옹알이 같은 음악은 자원분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방식이라는 설명도 있습니다. 어른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도록 하는 방법인 거죠. 엄마의 자장가든, 아이의 옹알이든, 음악은 인간의 유대감과 결속력을 높여 생존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물학 및 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진화와 행동’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현대인에게 음악은 먼 옛날 우리 조상들처럼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살면서 부딪히는 각종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또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위해 음악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대인들의 생존 현장만큼 치열해진 현대의 정글에서 ‘생존’하기 위해 오늘 당신이 듣고 싶은 음악은 어떤 것인가요. edmondy@seoul.co.kr
  • [新전원일기] 개구리가 펄쩍, 동심이 팔딱… 곤충과 오감을 나누다

    [新전원일기] 개구리가 펄쩍, 동심이 팔딱… 곤충과 오감을 나누다

    ‘충사’(蟲師)는 설화를 바탕으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이형의 존재인 벌레와 인간의 세계를 몽환적이고 신비하게 그려 나간다. 각 화마다 다른 에피소드를 보여 주는 옴니버스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다루고 있는 주제나 이야기는 물론이고 그것이 보여 주는 철학적 깊이도 눈여겨볼 만하다. 자연과 생명이라는 대전제를 중심으로 인간의 본능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과 공존하는 삶에 대해서도 고민할 계기를 만들어 주니 말이다.‘충사’에서 다루고 있는 벌레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곤충과 다르다. 다양한 성질과 힘을 지닌 가장 원초적인 생명체로서 인간 세계에 기이한 현상을 일으킨다. 이런 낯선 생명체와 인간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주인공 ‘긴코’라는 인물이다. 긴코는 벌레와 인간을 이해하고 두 존재 사이의 갈등을 해결한다.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자연에 대한 묘사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숲과 바다, 갖가지 꽃과 곤충과 동물들을 수채화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빛이 감싸 안는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의 시초였던 자연 속으로 스며드는 것만 같다. 최근 ‘김포곤충농장’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내내 ‘충사’의 이미지에 사로잡혔다. 벌레라는 단어의 쓰임새는 다르지만 곤충농장의 장동귀(55) 대표 역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모색하는, 깅코와 같은 인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잊고 살아가는 것들이 품은 세계 김포곤충농장은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김포 IC를 거쳐 아파트촌을 빠져나오면 거짓말처럼 시골 향기가 물씬 풍기는 농장이 펼쳐지고, 입구에 자리한 익살스러운 매표소에서는 맑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매표소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잇대고 페인트칠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는 일 모두 가족이 힘을 합했기 때문일 테다. 딸 셋의 아버지이기도 한 장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연친화적인 삶이다. 우리는 모두가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니만큼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장 대표가 서울에서의 삶을 접고 김포에 곤충농장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수많은 것들 중에서 그래도 마음 한쪽을 채우고 있는 것은 어릴 적 뛰어 놀던 고향 산천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요. 너무도 소중한 그 추억들을 내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아이들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터전을 마련해 주고 싶었어요. 삭막한 도시 문명 속에서 그나마 동심을 키워 나갈 수 있는 그런 곳을 만들고 싶었죠.” 장 대표는 땅을 이용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오랜 시간 고민했다. 농사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용 작물을 키울 깜냥이 되지도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TV를 보던 딸의 말에 이끌려 곤충을 키우기로 결심했다. “우와, 저거 귀엽다”며 손가락으로 가리킨 것이 장수풍뎅이였던 것이다. 곤충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곤충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던 장 대표로서는 무모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평소에도 무언가 키우는 것에 재미를 느껴 왔던 터라 시도를 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 같았다. 결심이 선 후 곧장 곤충연구센터나 농업기술원 같은 곳을 찾아다니며 곤충에 대해 공부했고 도서관에 가서 곤충 관련 책자를 찾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2003년 당시 우리나라에는 애완 곤충과 관련한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고 일반인이 곤충을 사육하고 분양하는 곳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나라의 경우 애완 곤충에 대한 관심과 보급률이 컸지만 역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자료가 없어 참고로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장 대표는 우선 하우스 한 동에 사육장을 마련하고 2004년 8월에 김포곤충농장을 정식 오픈했다. 어떤 일이든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는 더 단단해질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입구에 플래카드를 걸어 놓은 게 전부였지만 곤충을 키우는 데는 전력을 다했다. 처음에는 부화가 되지 않거나 유충으로, 혹은 성충이 돼서도 금세 죽어 버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점차 실패가 줄었고 장 대표의 기쁨도 커졌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는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부조리한 사회에 항거한 함석헌 선생 역시 “자유는 감옥에서 알을 까고 나온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를 둘러싼 보편적인 속성과 부조리함을 깨야 새롭고 자유로운 세계로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일 텐데, 이는 애초에 그 알이 새로움과 자유를 품고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알이 번데기가 되고 그 번데기가 성충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역시 우리가 잊고 있던,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는 경이로움과 같지 않았을까.# 함께 나누고 자연을 이해하다 시행착오 끝에 2005년과 2006년에는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사육이 크게 늘었고 연매출도 1억원으로 급신장했다. 때마침 애완 곤충에 대한 관심도 점차 증가해 매스컴에서 다루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나 이는 장 대표에게 양날의 검이 됐다. “TV나 지면에서 다루는 일이 많아지니까 매출이 눈에 띄게 늘더라구요.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자연산 곤충이 대량 보급되기 시작했어요. 퇴비에 곤충들이 알을 까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걸 채집해서 도심 대형마트나 대형 행사장에 납품을 하는 거죠. 매출이 반으로 줄더라구요. 그래서 2006년부터 체험학습장을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장 대표는 곤충 체험은 물론이고 동물 체험, 농촌 체험도 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농장 한켠에 동물원을 꾸며 양과 염소, 토끼와 닭, 거위와 오리 등 여러 가지 동물과 함께 뛰놀 수 있도록 했고 주변 농가와 연계해 감자와 고구마, 배추 등을 직접 심고 캐거나 겨울에는 김장 김치를 담그는 시간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나무를 이용해 곤충 표본이나 액자를 꾸미는 식의 만들기 체험도 운영하고 있다. 이에 소비되는 나무는 모두 장 대표가 직접 벌목하고 다듬어 놓은 것들로, 그의 말에 따르면 아이들이 물고 빨아도 인체에 전혀 무해하단다. 올봄부터는 숲체험도 가능해졌다. 농장 주변에 예쁘게 살아 있는 숲 속에서 한 마리 사슴처럼 뛰놀거나 숲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야생의 생물들과 만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모든 체험은 오감을 통해 이루어진다. 직접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는 등의 감각적인, 살아 있는 체험만이 유의미하다는 생각에서다. 충사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감각을 나누기란 힘든 일이지. 상대가 만져 보지 못한 감촉을 상대에게 그대로 전할 수 없는 것처럼 본 적 없는 사람에게 그 세계를 이해시키기란 어려운 일이야.” 이 대사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감각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면 하는 장 대표의 철학이 그대로 묻어나는 부분이다. “저는 농장이 가급적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기를 바랍니다. 그 속에서 아이들도 자연 상태로 지냈으면 하구요. 농장 주변에 약을 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에요. 풀이 어마어마하게 올라와도 절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요. 자연의 생명력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것들이 많을수록 좋고 아이들에게도 해가 되지 않아야 하니까요. 대신 한 달에 한 번씩 손으로 풀을 베요. 사흘이 꼬박 걸리지만 그게 좋아요.” 장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이들이 야생마처럼 뛰어노는 모습이다. 등나무 넝쿨과 풀숲에서 이름 모를 애벌레를 발견하며 탄성을 지르거나 벌집을 발견하고 메뚜기처럼 튀어 오르거나 손등에 곤충을 올려놓고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뿌듯하다. 가끔씩 걸려오는 전화도 장 대표를 행복하게 만든다. 곤충의 생육조건을 묻는 전화도 기껍지만 가장 흐뭇한 것은 아무래도 데려간 애벌레가 성충으로 변태한 것을 알려오는 전화다.# 곤충이 자라는 만큼 아이들 웃음도 커간다 “징그럽다면서도 아이들 성화에 못 이겨 애벌레를 데려가는 부모님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이 소식을 전해 오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쌀벌레만 하던 것이 손가락 마디만큼 자라고 그게 또 손가락만 해지고, 그러다 어느 날 그놈이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로 변하는 것을 보면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대요. 짝짓기하고 알을 낳는 모습은 말할 것도 없고요. 녀석들 때문인지 아이들 짜증도 줄고 주변 것들 모두에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것 같다며 고맙다고 하는 분들도 계세요.” 장 대표는 2011년 곤충농가시설지원사업에 선정돼 시설을 보강했다. 현재는 곤충사육장과 제1학습장(작업실, 만들기실), 곤충·파충류 전시관, 휴식공간, 밤나무숲터 등 하우스 5개동 외에도 연못과 동물원 등 야외시설과 주차장을 포함해 5000여평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동종 업계에서 자기 살 깎아 먹기 식의 가격 경쟁을 하는 통에 운영이 수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는 자신이 직접 필요한 만큼만 사육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대량 사육하고 판매로를 찾지 못해 곤충을 떼죽음하게 만드는 경우를 종종 보아 왔기 때문이다. 방문객에 한해 판매를 한 뒤 지속적인 관리를 해 주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장 대표에게 곤충과 자연은 생명 그 자체인 것이다. 낮이 제법 길어졌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도 커졌다. 봄이 시작되는 3월에는 장 대표의 가족이 함께 만든 매표소도 문을 열 것이다. 봄꽃이 지천인 곳에서 아이들이 새떼처럼 지저귀고, 자연을 어루만지며 사방을 웃음소리로 물들일 것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생명의 깊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의 소중함을 깨우쳐 나갈 아이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런 자리를 마련해 준 김포곤충농장에도.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패들보드 탄 여성 가방 노리는 굶주린 야생 너구리

    패들보드 탄 여성 가방 노리는 굶주린 야생 너구리

    ‘먹을 거 내놔!’ 2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북아메리카의 한 강에서 패들보드 타던 여성을 습격한 너구리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친구들과 함께 패들보드를 즐기기 위해 강을 찾은 여성에게 다가온 야생 너구리. 숲에서 나온 야생동물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사람들은 운행을 멈추고 너구리를 구경한다. 곧이어 한 여성의 보드 주변으로 호기심 많은 너구리가 근접해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그 위로 올라온다. 예상치 못한 너구리의 행동에 보드 위 여성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노를 이용해 너구리를 막아보려 하지만 너구리는 그녀의 가방에 코를 들이대며 음식을 노린다. 결국 여성이 필사적으로 너구리를 쫓아내 가방을 되찾지만 너구리는 물에 빠진 뒤 그대로 도망친다.한편 너구리는 음식을 씻어 먹는 습관을 가진 동물인데 이는 시각 대신 촉각이 발달해 물에 씻으면 먹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함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Mailonlin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모바일 픽!] “쿼카가 내 가슴 속으로 뛰어들었다”

    [모바일 픽!] “쿼카가 내 가슴 속으로 뛰어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야생 동물로 꼽히는 ‘쿼카’ 한 마리가 웃는 얼굴로 사람에게 뛰어드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호주 랜즈데일에 사는 21세 남성 캠벨 존스는 최근 서호주 로트네스트 섬에서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던 중 고양이만한 유대류 쿼카 한 마리를 발견하고 잠시 멈춰섰다. 쿼카는 ‘쿠아카 왈라비’라고도 부르는 캥거루과 소형동물로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셀카를 잘 찍기로 유명하다. 이어 그는 그 쿼카와 함께 기념사진 몇 장을 찍은 뒤 다시 자전거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자 쿼카가 자신을 쫓아왔다는 것이다. 그는 현지 매체 퍼스나우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자전거로 돌아가려 하자 쿼카가 내 뒤를 쫓아왔다”면서 “쿼카가 내게 ‘돌아와’라고 말하듯 나를 향해 점프하는 순간이 액션 카메라에 찍혔다”고 말했다. 존스는 쿼카와 찍은 기념사진 여러 장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는 데 그중에서도 카메라를 향해 점프하는 쿼카 사진이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4·19 묘지 쇠기러기 폐사체 고병원성 AI확진

    지난 24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발견된 쇠기러기 폐사체에서 나온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최종 확인됐다. 서울시는 국립환경과학원 검사 결과 이 폐사체에서 검출된 H5N8형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최종 판명됐다고 27일 밝혔다. 이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전북 김제 농장과 전북 순창·전주·고창 등지의 야생 조류에서 발견된 바 있다. 서울 시내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것은 지난달 뿔논병아리와 이달 한강 쇠기러기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다. 시는 이에 따라 4·19 민주묘지는 내달 3일까지 임시 휴장하고, 살수차, 분무 소독기 등으로 물청소와 소독을 하기로 했다. 또 발견지 반경 10㎞ 이내는 ‘야생조수류 예찰 지역’으로 정하고, 이 지역 가금류의 반출·입과 가축 분뇨 등 이동을 제한했다. 이동제한 지역에는 종로구·중구·성동구·동대문구·중랑구·성북구 등 서울 11개 자치구와 경기 고양·구리·남양주·양주·의정부시 등 5개 시가 포함된다. 이 지역에서는 22곳에서 가금류 268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길냥이’보다 더 위험…‘집냥이’ 위협하는 환경호르몬 (연구)

    ‘길냥이’보다 더 위험…‘집냥이’ 위협하는 환경호르몬 (연구)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집고양이가 야생고양이보다 훨씬 건강할 거라는 ‘집사’들의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다. 최근 스웨덴 연구진은 건강한 집고양이도 집에 오래 있을 경우 ‘이것’ 때문에 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과거 연구에서는 혈중 브롬계 난연제(BFR·Brominated flame retardants) 수치가 높은 고양이일수록 고양이 갑상성기능항진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입증된 바 있다. 브롬계 난연제란 불에 잘 타지 않도록 첨가하는 화학물질 브롬계의 물질을 뜻하는데, 주택단열재, 커튼, 핸드폰, 노트북 등에 들어있다. 이 물질에 과다노출될 경우 갑상선호르몬 과다분비로 체중감소와 다뇨, 구토, 무기력증, 신경쇠약, 식용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브롬계 난연제는 제품 표면에서 방출돼 공기와 먼지를 매개로 체내에 들어가는데,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대학 연구진이 집고양이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실내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고양이일수록 혈중 브롬계 난연제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집고양이일수록 브롬계 난연제 수치가 높았다. 이는 고양이갑상성기능항진증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브롬계 난연제가 고양이 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갓난아기들은 자신의 손을 비롯해 장난감 등을 입에 넣기 쉬운데, 이 과정에서 브롬계 난연제를 함유한 먼지를 함께 들이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브롬계 난연제가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호르몬이며, 소각시에는 다이옥신 등을 발생해 암 발병과도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환경공학 분야 저널 환경과학기술(Journal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소년 잡은 대어 낚아채 가는 거대 악어

    소년 잡은 대어 낚아채 가는 거대 악어

    소년이 낚은 대어를 낚아채 도망치는 악어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2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호수 전망대에서 낚시 중인 소년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게재된 영상에는 호수 전망대 위에서 아빠와 함께 낚시 중인 소년 코너(Connor)의 모습이 담겨 있다. 코너의 낚싯줄에 거대한 물고기가 걸려 씨름하고 있는 사이, 먹잇감을 포착한 악어가 전망대 주변으로 헤엄쳐온다. 코너가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는 순간, 주변 남성은 “넌 물고기를 잡을 수 있어!”라고 격려한다. 악어의 출현에 코너가 서둘러 릴을 감자 카메라로 촬영 중인 남성이 코너가 낚은 물고기를 비추며 “곧 악어가 올 거야, 코너!”라고 말한다. 곧이어 거대한 악어가 수면으로 모습을 드러내 코너의 물고기를 한입에 낚아챈 뒤, 유유히 헤엄쳐 달아난다. 코너는 힘겹게 잡은 물고기를 포기하고 곧바로 가위를 이용해 낚싯줄을 잘라낸다. 한편 플로리다에 서식하고 있는 악어 중 암컷은 2.7m 크기 이상이며 수컷은 그보다 훨씬 크다.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위원회에 따르면 가장 큰 수컷은 워싱턴 호수에서 잡힌 4.2m 악어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Bass Masters and Fish Experts Facebook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서울서 세 번째 AI

    올 들어 서울에서 세 번째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서울시는 지난 24일 국립4·19민주묘지에서 발견된 쇠기러기 폐사체에서 H5N8형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쇠기러기 폐사체는 24일 오전 묘지관리소 관리인이 순찰 중 발견했으며, 국립환경과학원으로 보내 검사 중이다. 최종 결과는 27일에 나올 예정이다. 국립4·19민주묘지는 이 폐사체가 고병원성 AI로 확진될 경우를 대비해 임시 휴장에 들어갔다. 시는 “휴장 기간은 고병원성 확진 여부와 방역 상황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검사 결과 고병원성으로 확진되면 반경 10㎞ 이내를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예찰지역 내에선 가금류 반·출입이 금지되고 가축 분뇨 이동도 제한된다. 쇠기러기 폐사체 발견 장소를 기준으로 볼 때 반경 10㎞엔 강북·노원·도봉·종로 등 서울 11개 자치구가 있으며 고양·구리·남양주 등 경기 북부 일부 지역도 포함된다. 앞서 서울에선 지난달 한강 성동지대 앞 도선장에서 발견된 뿔논병아리와 지난 15일 한강 인근 뚝섬로에서 나온 쇠기러기에서 각각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뿔논병아리는 H5N6형, 쇠기러기는 H5N8형이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목 마른 야생동물 위해 ‘물 배달’하는 남성 화제

    목 마른 야생동물 위해 ‘물 배달’하는 남성 화제

    지구 온난화의 심화로 기상 이변이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에서는 가뭄과 사막화의 진행으로 많은 야생 동물이 목숨을 잃고 있다. 그런데 이런 힘겨운 상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나선 사람이 있어 화제다. 그는 거의 매일 2시간이나 걸리는 먼 거리에 있는 서차보 국립공원으로 물탱크가 달린 트럭을 몰고 가 야생 동물들의 생명수가 되고 있는 물웅덩이에 1만 ℓ가 넘는 물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케냐에서 ‘워터 맨’으로 불리고 있는 패트릭 킬론조 음왈루아(41)는 가뭄 때면 거의 매일 야생 동물들에게 물을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현지 마을에서 콩을 재배하는 농부인 그는 “해마다 강우량의 감소로 케냐에서는 야생 동물들이 물을 충분히 얻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을 무시하지 못해 그런 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벌써 몇 개월 째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그는 “트럭을 몰고 공원에 도착하면 어떻게 알았는지 코끼리와 얼룩말 등 많은 동물이 웅덩이 쪽으로 모여든다”면서 “마치 그들은 물의 냄새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때로는 500마리가 넘는 버펄로 떼가 웅덩이 주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적도 있다고 그는 회상했다. 이어 그는 “만일 내가 물을 공급해주지 않으면 이런 야생 동물들은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노력은 공원을 방문했던 몇몇 관광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야생 동물들을 위해 애쓰고 있는 패트릭을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부해 19만 달러(약 2억 1400만 원)가 넘는 자금이 모였다. 물론 아직 25만 달러라는 목표 금액까지는 꽤 남은 상황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야생 동물에게 물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생업을 갖고 있으면서 거의 매일 2시간씩 그것도 사비를 들여 물을 공급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도 그의 활동이 더 널리 알려져 더 많은 사람이 도와주길 기원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야생 악어에 안경 씌었더니…

    야생 악어에 안경 씌었더니…

    최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에 게재된 영상에는 연못에 있는 악어 한 마리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한 남성이 악어의 얼굴 위로 안경을 씌어줍니다. 수면 위로 얼굴을 내밀고 휴식을 취하던 악어가 적에게 위협을 가할 때 사용하는 치찰음을 내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냅니다. 아무래도 남성의 행동이 귀찮은가 봅니다. 한편 악어는 머리와 꼬리를 물 밖으로 들어 올리며 일종의 ‘소리주머니’를 확장시켜 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영상= Liveleak / Julien New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맹독거미 물린 10세 소년, 놀라운 회복

    맹독거미 물린 10세 소년, 놀라운 회복

    호주의 10세 소년이 세계 최강으로 손꼽히는 맹독성 거미에 물렸음에도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텔레그라프 보도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에 사는 매튜 미첼은 최근 집에서 청소하며 자신의 신발 안에 있던 거미를 치우는 과정에서 손을 물렸다. 거미에 물리자마자 땀을 비오듯 쏟았고, 입에 거품을 물며 쓰러졌다. 매튜를 문 거미는 깔때기그물거미라고 하는 호주산 맹독 거미였다. 15분 내에 생명을 뺏을 수 있는 정도의 독을 갖고 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진 매튜는 한꺼번에 12병의 해독제를 맞았다. 병원 측에 따르면 호주 의료계에서 전례없는 막대한 양의 해독제였다. 일반적으로 깔때기그물거미에 물린 경우 3~5병의 해독제를 맞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고나서 매튜는 빠른 시간 내에 회복했다. 하루 만에 병원에서 걸어나가게 된 것. 의료진은 "의심할 여지 없이 치명적인 상처였고, 어린아이는 물론, 성인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맹독이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야생전문가 팀 폴크너는 "이렇게 빠른 회복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놀라워했다. 매튜를 공격한 깔때기그물거미는 붙잡힌 뒤 호주야생공원으로 보내졌다. 맞춤형 해독제 개발을 위해 독을 추출해 연구될 예정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꿀벌, 친구 따라 축구… 학습 능력 뛰어나

    英 연구진, 곤충 지적 능력 편견 뒤집어 “빠른 학습, 야생 꿀벌 생존에 도움 줄 것”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무작정 따라 한다는 부정적 의미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꿀벌은 ‘친구 따라 강남 가는’ 모방전략을 통해 새로운 행동을 빠르게 학습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런던 퀸메리대 생명과학·행동심리학과 연구진은 꿀벌이 스스로 몸을 움직여 배우는 과정 없이 동료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행동패턴을 학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2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름 7㎝의 원형축구장을 마련하고 중심부에 공이 들어갈 수 있는 동그란 구멍을 만들었다. 구멍에 공이 들어가면 벌이 좋아하는 설탕물이 나오도록 했다. 축구장에 들어간 벌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공을 골인시켰다. 특히 훈련을 반복할수록 벌의 축구 실력이 좋아져 골대까지 이동거리도 짧아졌다. 이 같은 행동은 축구장의 크기를 두 배로 넓힌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이 특히 주목한 것은 경기장 밖에서 동료의 행동을 관찰만 했던 다른 꿀벌들도 축구장에 투입되자마자 시행착오 없이 공을 골인시키는 한편 최적 이동거리를 빠르게 찾는 모습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이처럼 새로운 환경에 대한 빠른 학습능력이 개체 감소에 직면한 야생 꿀벌의 생존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동생태학자 올리 루콜라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곤충의 지적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벌이 진화의 과정에서 전혀 만나볼 수 없었던 물건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관찰했다”며 “벌이 꽃을 찾아 꿀을 채집하는 행위 이외에 복잡한 작업도 동료 꿀벌의 행동을 보고 쉽게 학습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곤충의 학습 능력이 단순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을 뒤집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드론 ‘잡아먹는’ 백두산 호랑이? 진실은? (영상)

    드론 ‘잡아먹는’ 백두산 호랑이? 진실은? (영상)

    중국 하얼빈의 한 동물원에서 벌어진 호랑이와 드론의 한판 승부가 중국 관영 CCTV를 통해 공개됐다. 백두산호랑이(시베리아호랑이) 100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는 하얼빈 동북호림원에서 촬영한 이 동영상은 드론이 윙윙거리며 머리 위를 날아다니자 이를 잡기 위해 점프를 하거나 뛰어다니는 호랑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호랑이 약 10마리는 눈 위에 배를 깔고 한가롭게 누워있다가 드론이 등장하자 육중한 몸을 날려 드론을 두 발로 ‘사냥’하는데 성공한다. 마치 야생에서 닭이나 토끼 등을 사냥하는 듯한 모습이다. 언뜻 보면 이러한 장면은 드론의 성능을 테스트 하거나 드론에 카메라를 장착해 호랑이를 관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숨겨진 목적이 하나 더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동물원이 드론을 등장시킨 이유는 호랑이들의 다이어트 때문이다. 사육사들은 지나치게 살이 찐 ‘비만 호랑이’들을 움직이게 해 다이어트를 시킬 요량으로 드론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애초 드론은 호랑이 관찰 및 촬영용으로 사용된 것이 사실이지만, 사육사들은 호랑이가 먹이를 쫓듯 드론을 쫓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곧장 비만 호랑이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드론을 투입했다. 드론을 낚아 채 땅으로 끌어내린 호랑이들은 드론 부품을 먹어치우려는 듯 앞발로 강하게 잡고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기도 한다. 그러다 드론에서 연기가 피어오르자 겁을 먹은 듯 다 함께 물러서는 모습도 보인다. 동물원 측은 “비만 호랑이를 특별 관리하고 있다”면서 “이 호랑이들이 드론을 쫓는 장면을 보면 여전히 야생의 기질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中 조류독감 3개월 새 99명 사망… 여행객 감염 주의

    질병관리본부는 23일 중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인체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중국 여행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중국 내 AI 인체감염 사례는 지난해 10월 이후 429명으로 1월까지 99명이 사망했다. 이는 2015년 하반기에서 지난해 상반기까지의 전체 환자 수(121명)의 3배를 넘어선 수치다. 중국 내 AI 오염지역은 저장성, 광둥성, 장쑤성, 푸젠성, 상하이시, 후난성, 안후이성, 산둥성, 베이징시, 허베이성, 후베이성, 장시성, 구이저우성, 쓰촨성 등 총 14곳이다. 중국에서 유행하는 H7N9형 AI 바이러스는 현재 국내에서 유행하는 H5N6, H5N8형과는 다른 것으로, 가금류 시장 등에서 감염된 가금류나 야생 조류와의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사람 간 전파는 가족이나 의료진 등에게서 제한적으로 나타나며, 중국으로부터 여행객이나 철새를 통해 국내에 유입될 수 있지만 확산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규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H7N9형에 감염된 여행객을 통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고, 가금류에 감염됐을 때 증상이 없는 상황에서 확산할 우려가 있다”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질병관리본부와 농식품부 등 관계 부처 실무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느릿느릿 섬을 품다 시나브로 쉼이 되다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느릿느릿 섬을 품다 시나브로 쉼이 되다

    전남 신안을 흔히 ‘천사의 섬’이라 부릅니다. 관내에 1004개의 섬이 있다 해서 그리 부르는 것이지요. 수많은 섬 가운데 ‘보물섬’이라 불리는 곳도 있습니다. 바로 증도입니다. 1975년 중국 송·원대의 유물들을 싣고 가던 난파선이 섬 앞에서 발견된 이후 이 같은 별명을 얻게 됐지요. 40여년이 흐른 지금, 증도의 보물은 드넓은 염전과 청정 갯벌로 바뀌었습니다. 2010년 증도대교가 놓여 뭍과 연결되면서 섬의 습속이 급속히 사라져 가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느릿느릿 돌아보는 게 더 어울리는 곳입니다. 오가는 길에 지도와 사옥도를 잊지 말고 둘러보세요. 증도에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길목 정도로 여겨지는 곳이지만, 뜻밖에 소박한 섬 풍경과 만날 수 있으니까요.●증도로 가는 들머리 지도… 삼암봉에서 굽어본 다도해 ‘장관’ 먼저 섬이 뭍과 연결된 역사부터 살피자. 1975년에 무안 내륙과 지도가 연결됐다. 이어 지도와 송도(솔섬)가 1982년, 송도와 사옥도는 2004년에 연결됐다. 사옥도와 증도를 잇는 증도대교는 2010년에 개통됐다. 이후 네 섬은 ‘뭍이 된 섬’이 됐다. 증도로 가는 들머리는 지도다.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이 간척 돼 합쳐지면서 지금의 지도가 됐다. 지도읍에 들어서면 낡은 풍경이 객을 맞는다. 특정한 시점에 시계가 멈춰버린 듯한 풍경이다. 볕 좋은 댓돌 옆에선 비쩍 마른 개 한 마리가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얼굴 검게 탄 여자아이는 엄마의 심부름을 잊은 듯 시장 주변을 하릴없이 기웃댄다. 바다 건너온 봄이 마을 여기저기에 나른한 기운을 한껏 풀어놓은 게다. 섬 안에 도드라진 볼거리는 없다. 다만 바닷가 끝자락에 곧추선 삼암봉(196m)에서 굽어보는 다도해 경치만큼은 일품이다. ●작은 솔섬 지나 사옥도… 해안 곳곳 염전에 돌담 예쁜 동네 품어 지도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작은 솔섬을 지나면 곧 사옥도다. 한때 모래가 많고 옥(玉)이 생산됐다 해서 사옥도라 불렸다고 한다. 사옥도 역시 하탑섬, 원달섬, 고동섬 등 주변의 크고 작은 섬을 연결하는 방조제를 쌓은 뒤, 제방 안쪽을 매립해 현재의 형태를 갖췄다. 섬 안에 10개가 넘는다는 방조제가 이 같은 역사를 방증하고 있다. 간척지는 대부분 염전으로 개발됐다. 해안 곳곳에 염전이 많은 건 이 때문이다. 섬 내 당촌리는 돌담이 인상적인 마을이다. 당촌 1, 2리 모두 아름다운 돌담을 두른 집들이 많다. 다만 당촌 1리는 산자락 쪽으로 깊숙이 들어가 있어 오가기 불편하고, 당촌 2리 돌담길 풍경이 좀 더 정겹다. 당촌 2리에서 후촌마을로 넘어가는 길목엔 2기의 돌장승이 세워져 있다. 오래전 마을 입구를 지키던 목장승이 썩어 무너지자 일제강점기인 1917년쯤 지금의 돌장승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마을 안길엔 할머니 장승, 논배미엔 할아버지 장승이 각각 서 있다. 투박한 매무새에 짐짓 근엄한 체하는 표정이 정겹다.●대교로 연결된 증도엔 태평염전·짱뚱어 다리… ‘일품’ 해넘이 사옥도와 증도는 증도대교로 연결돼 있다. 다리가 놓여지기 전까지는 사옥도의 지삿개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증도까지 들어가야 했다. 증도는 흔히 ‘보물섬’이라 불린다. 신안 앞바다에서 중국 송·원나라 때의 유물이 실린 난파선이 발견된 이후 붙여진 별명이다. 이후 40여년이 흐른 오늘, 증도의 보물은 청정 갯벌로 바뀌었다. 슬로시티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구역으로 지정된 후 찾는 이가 폭발적으로 늘었다.증도에 들면 먼저 태평염전부터 찾아간다. 서울 여의도의 두 배 크기로, 단일염전으로는 국내 최대라고 한다. 염전 주변엔 소금창고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위성사진에도 선명하게 나타난다고 하는데, 건물 옆에 전신주가 하나씩 세워져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소금창고 양옆으로는 광활한 염전이다. 태평염전 초입의 소금박물관 맞은편에 ‘소금밭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10분 남짓 다리품 팔아 오르면 장쾌한 태평염전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소금박물관으로 쓰이는 건물은 옛 석조 소금창고다. 등록문화재(361호)로 지정돼 있다. 태평염전 너머는 증동리 갯벌이다. 430만㎡(130만평)에 달하는 광활한 땅이다. 햇살을 받아 번쩍이는 갯벌 표면이 눈부시게 화사하다. 갯벌 아래로 실핏줄처럼 이어진 갯골에선 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가 먹이활동에 한창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야생의 생명과 마주하다니, 뜻밖의 횡재다. 저어새는 종의 소멸이 코앞에 닥친 녀석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3000여 마리만 남았다. 밥주걱 닮은 부리를 좌우로 저어가며 갯것들을 사냥하는 모양새가 독특하다. 갯벌 위로는 ‘짱뚱어 다리’(470m)가 놓여 있다. 증도의 명물로, 짱뚱어가 뛰어가는 모습을 모티브로 조성됐다고 한다. 다리 한 끝은 우전해수욕장이다. 검은 갯벌과 모래 해변의 공존은 어디서고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우전(羽田)은 ‘새 깃털 밭’이란 뜻. 예로부터 기러기가 한겨울을 지내고 간다 해서 ‘깃밭’이라고도 불렸다. 모래 해변은 길다. 곱디고운 모래가 4㎞ 이상 뻗쳐 있다. 해변 뒤는 해송 숲이다. 천천히 걷기에 맞춤하다. 증도는 섬 안 곳곳이 낙조 전망대다. 소금밭 전망대, 화도 노둣길, 짱뚱어다리 등에서 서정적인 해넘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면사무소 뒤편의 상정봉 역시 빼어난 낙조 포인트다. 한반도 모양이라는 우전해변의 송림을 볼 수 있는 곳도 여기다. 면사무소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증동리 마을과 멀리 태평염전이 내려다 보인다. 2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태평염전에서 남쪽으로 5㎞ 정도 내려가면 ‘꽃섬’ 화도(花島)다. 해당화가 만발할 때면 섬이 마치 꽃봉오리 같다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머지않아 해당화가 꽃술을 열면 섬은 제 본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낼 터다. 꽃섬은 1.2㎞짜리 징검다리, 노두(頭)를 통해 증도와 연결돼 있다. 날물 때만 드러나는 길이다. 꽃섬 안에 장혁과 공효진이 주연한 드라마 ‘고맙습니다’ 촬영지가 있다. 섬의 서쪽, 방축리 쪽으로 가면 제법 험한 해안절벽들과 마주할 수 있다. 여기가 바로 600여년간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송·원대 도자기 등 2만 3000여점의 유물이 발굴된 곳이다. 증도를 ‘보물섬’으로 만든 곳이기도 하다. 현재 ‘송·원대 유물매장해역’(국가지정문화재 사적 74호)으로 지정돼 있다. 신안해저유적발굴기념비 아래 전망대에 서면 도덕도 등 크고 작은 섬과 너른 남녘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함평분기점에서 무안광주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북무안나들목으로 나온다. 현경교차로에서 77번 국도, 수암교차로에서 24번 국도로 각각 갈아타고 지도, 사옥도, 증도 순으로 가면 된다. 태평염전 주변에 소금 스파, 소금 카페 등 다양한 시설이 몰려 있다. 소금박물관 275-0829. →잘 곳: 증도는 물가가 비싼 편이다. 특히 숙박시설이 그렇다. 증도대교가 놓인 이후 펜션이 십여개에 이를 만큼 늘었지만 숙박비는 녹록하지 않다. 민박이 6만원에 이르고, 펜션은 비수기 평일에도 십여만원을 훌쩍 넘긴다. 지도읍내에 모텔이 몇 개 있다. 일번지모텔(275-1327)이 비교적 싸고 깔끔한 편이다. 지도에서 증도까지는 승용차로 20분 가량 걸린다.→맛집: 증도면사무소 아래 이학식당(271-7800), 고향식당(271-7533) 등의 식당들이 몰려 있다. 갈낙탕, 낙지볶음, 병어조림 등 내놓는 메뉴도 비슷한 편이다. 짱뚱어를 추어탕처럼 끓여낸 짱뚱어탕은 그저 ‘별미’ 정도로 생각하는 게 좋다. 태평염전의 소금 아이스크림은 주전부리로 딱이다. 맛이 제법 ‘고급지다’.
  • 독일, ‘희귀 백사자 4형제’ 공개… “생후 8주 됐어요”

    독일, ‘희귀 백사자 4형제’ 공개… “생후 8주 됐어요”

    독일의 한 동물원에서 희귀 백사자 형제가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백사자는 남아프리카 팀바바티라는 지역에서만 태어나는 유전적 희귀종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에서 태어나는 백사자가 밝은색 털과 연관된 열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서 털이 백색을 띠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남아프리카의 백사자는 멜라닌 세포 부족으로 태어나는 알비노 종이 아니며, 백사자간에 교배가 이뤄져도 백사자가 태어날 확률은 2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마그데부르크 동물원에서 공개된 백사자 형제 4마리의 부모(마디바, 키아라)는 백사자가 아닌 평범한 황갈색 사자다. 하지만 부모 사자가 남아프리카 팀바바티에서 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 공개된 백사자 형제들은 해당 지역의 사자들에게 이어지는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것으로 추측된다. 수컷 3마리와 암컷 1마리의 백사자 형제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태어났으며, 각각 8~11㎏으로 매우 건강한 상태다. 동물원 측은 “백사자들은 갈색 눈 대신 파란색 혹은 녹색과 회색이 섞인, 매우 아름다운 눈을 갖는다”면서 “이들은 평생 흰색 털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태어난 백사자 형제들과 달리, 팀바바티 자연보호구역에서만 서식하는 야생의 백사자는 그 희소가치만큼이나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영국의 유명 애완동물 전문가이자 애완동물 용품 업체 공동 설립자인 사이먼 부스에 따르면, 백사자 한 마리당 가치는 10만 5000파운드, 한화로 약 1억 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P연합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간처럼 다운증후군 앓는 침팬지 발견…두 번째

    인간처럼 다운증후군 앓는 침팬지 발견…두 번째

    인간처럼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침팬지가 역사상 두 번째로 확인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UPI통신 등 외신은 일본에 사는 침팬지 카나코의 22번 염색체가 정상보다 1개 더 많은 삼중 염색체(trisomy)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인간만 앓는다고 여겨지는 다운증후군은 염색체 질환이다. 인간은 염색체 23쌍(46개)을 갖고 있는데 이중 21번 염색체가 1개 더 많아 3개가 존재하면 다운증후군의 원인이 된다. 이와 달리 인간 유전자에 가장 가깝다는 침팬지는 총 24쌍(48개)의 염색체를 갖고 있으며 이중 22번 염색체가 1개 더 많은 경우 다운증후군으로 진단받는다. 지난 1992년 수용시설에서 태어나 현재 구마모토 야생연구소에 살고 있는 카나코는 암컷으로 생후 156일 만에 아픈 어미와 떨어진 후 사육사 손에 컸다. 연구팀에 따르면 카나코는 생후 1년 동안 감기, 열, 설사, 오른쪽 눈 부위가 부어오르는 여러 증상을 앓았다. 이후 카나코는 이빨 발육 저하, 선천성 심장질환 등 전반적인 성장발달 저하 현상을 보였다. 특히 7살 무렵에는 백내장으로 완전히 시력을 잃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 1969년 처음으로 학계에 보고된 다운증후군 침팬지가 2살이 되기 전에 죽은 반면 카나코는 24살이 된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사실이다. 연구에 참여한 사토시 히라타 박사는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다운증후군 증상이 카나코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됐다"면서 "침팬지의 22번 염색체는 인간의 21번 염색체에 해당하기 때문에 유전자적 차이를 규명하면 난치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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