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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멸종위기 백두산 호랑이, 중국 옌볜서 잇달아 포착

    멸종위기 백두산 호랑이, 중국 옌볜서 잇달아 포착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백두산 호랑이(중국명 둥베이후·東北虎)가 최근 중국 옌볜 지역에서 잇달아 포착됐다. 6일 중국 지린성 임업초원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성 옌볜조선족자치주에 있는 훈춘 일대에서만 백두산 호랑이 외에도 고려표범(중국명 둥베이바오·東北豹)이 야외에 설치해둔 적외선카메라에 23차례나 찍혔다. 이는 당국이 둥베이후·바오 국가공원 관리국의 야생동물자원관측체계를 이용해 야외에서 실시간으로 전송된 영상을 분석해 발견한 것이다. 촬영 기간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로 대부분 2월에 촬영됐다.공개된 사진은 영상 이미지를 캡처한 것으로, 백두산 호랑이와 고려표범이 북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접경지인 훈춘 일대를 이리저리 누비는 모습을 보여준다.지난달 7일에는 고려표범 두 마리가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 자란 수컷 한 마리와 암컷 한 마리가 각각 숲과 눈밭 양방향에서 모습을 드러내 합류한 것이다. 그다음 날에는 백두산 호랑이 암컷 한 마리가 설원을 지난 뒤 불과 몇 초 뒤 수컷 호랑이가 그 뒤를 따라가는 모습도 담겼다. 이런 모습은 이들 야생동물의 번식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같은 날, 표범 한 마리가 훈춘 중국 국경 표지에 다가와 그 주위를 빙 돌더니 숲 쪽으로 달려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9일 뒤 17일에는 호랑이 한 마리가 나무 한 그루 아래 멈춰서 고개를 든 뒤 눈이 쌓인 나뭇잎에 얼굴을 비비며 장난을 치는 모습도 찍혔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24일에는 호랑이 한 마리가 카메라 앞으로 뛰어와 멈춰선 뒤 냄새를 맡는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다.그다음 날에는 몸집이 큰 호랑이 한 마리가 눈 덮인 언덕을 오르는 모습이 찍혔고, 이달 들어 지난 4일에는 호랑이 한 마리가 설원에서 포효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다. 이와 같은 영상을 판독한 지린성 호랑이·표범 전문가인 장진쑹은 “둥베이후(백두산 호랑이) 6가족과 둥베이바오(고려표범) 5가족이 야생에서 생활하고 있다”면서 “이는 이들 개체 수의 상당한 증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두산 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개체 수가 500~600마리로 추정되는 멸종 위기 동물로, 흔히 아무르 호랑이라고 불리지만, 서식지에 따라서 둥베이(동북) 호랑이와 시베리아 호랑이, 조선범이라고도 불린다. 사진=중국 지린성 임업초원국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시아 최초로 ‘기후변화 소송’ 나선 한국 청소년들

    아시아 최초로 ‘기후변화 소송’ 나선 한국 청소년들

    청소년 기후행동 청소년 19명 헌법소원“정부 온실가스 감축 목표 턱없이 부족” “기후변화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문제예요. 당장 어떤 재난들이 저희를 덮칠지, 그로 인해 우리의 기본권이 얼마나 침해될지 알 수 없거든요.” 한국 청소년들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13일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지난해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를 기획한 ‘청소년 기후행동’ 소속 청소년 19명이 이번 ‘기후변화 소송’의 원고로 나섰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청소년들의 헌법소원 청구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청소년들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이상 기후로 인한 자연재해와 생태계 파괴 등 환경 위기가 심화하고 있지만 정부가 이런 기후변화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들은 이날 오전 청소년 기후행동 페이스북 계정으로 생중계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도 이하, 더 나아가 1.5도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2015년 12월 국제사회가 체결한 ‘파리협정’을 지킬 수 없다”면서 “헌법에서 보장한 생명권과 행복추구권, 정상적인 환경에서 살아갈 환경권 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청구 이유를 밝혔다. 원고 청소년들은 정부의 감축 목표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원고로 참여한 김유진(18)·성경운(19)씨를 전날 인터뷰를 해서 이번 소송을 준비한 배경과 소송이 갖는 의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2009년 이후로 지켜지지 않은 약속 -기후변화 대응 행동으로 헌법소원청구를 선택한 배경은. 김유진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처음으로 열린 유엔 청년 기후정상회의에서 참석했고, 지난해 여러 차례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도 기획·참여했고,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도 만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후위기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정부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으로 소송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성경운 “지난해 9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때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2009년 이래로 한 번도 지키지 않았어요.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도,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아요.” 2015년 12월 12일 당시 196개국 대표가 모여 채택한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도보다 ‘훨씬 아래’로 유지해야 하고, 1.5도까지 제한하도록 노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11월 3일 이 협정을 비준했다. 2018년 4월 18일 기준으로 175개국이 비준했다. 이 175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8%를 차지한다. 앞서 2009년 11월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BAU·현재 시점에서 전망한 목표 연도의 배출량) 대비 30% 감축한다’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최초로 설정했다. 국제사회와의 약속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부는 2015년 6월 “기존의 2020년 감축 목표 달성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후 2016년 5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해 ‘2030년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2030년 배출전망치 대비 37%까지 감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했고, 지난해 12월에는 ‘2030년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2017년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24.4%만큼 감축한다’고 시행령을 개정했다. 최근 목표대로라면 정부는 2017년 7억 910만t이었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5억 3600만t으로 줄여야 한다. 2030년 배출전망치 8억 5080만t의 37%를 줄여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결국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표현만 달라졌을 뿐 2016년과 차이가 없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다섯 번째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청소년들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려한다면 현재 목표에서 최소 27% 이상을 추가로 감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만큼 청소년들에게는 기후변화가 절박한 문제다.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 소송 진행 -청소년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면. 성경운 “기후변화가 정말 심각한 문제고,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한지 한참 됐잖아요. 정부도 온실가스 증가가 인류 생존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동안 노력을 안 한 거죠. 우리는 지금 당장 기후변화를 눈으로 보면서 살고 있어요. 폭염, 가뭄, 홍수 등 기상재해뿐만 아니라 몇 달씩 이어지는 산불까지…. 기후변화가 닥치면 안전한 환경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지킬 수가 없으니까요.” 김유진 “저는 7살 때부터 자연 속에서 야생 동식물을 연구하는 생태학자가 되고 싶었어요. 어릴 때는 전 세계를 다니면서 다양한 생태계를 연구하고 싶었는데, 수천 년이 지난 원시림이 분 단위로 불타 사라지고, 수만 년 동안 얼어붙어 있던 땅이 녹아내리고, 알록달록한 산호초가 새하얗게 죽어가고 있어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너무나 무서운 속도로 생물종들이 멸종되고, 곳곳에서 생태계가 통째로 무너지고 있는 이대로라면 제가 오랫동안 품어 온 꿈은 이룰 수 없습니다. 그런데 꿈을 꿀 권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져야 하는 거잖아요.” 원고 청소년들은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에 “청소년들은 현재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피해를 받고 있고, 청소년들이 성인으로 살아갈 시대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적 재난이 이미 회복이 불가능한 피해를 보게 된다”면서 “이로 인한 피해는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에 차별적으로 발생함으로써 세대 간 불평등의 문제도 야기한다”고 적었다. 세계 곳곳에서도 기후변화 소송이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현지 환경 단체 우르헨다(Urgenda) 재단이 네덜란드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네덜란드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억제할 의무가 있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2018년 4월 콜롬비아 대법원은 콜롬비아 청소년 및 청년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콜롬비아 정부에게 “아마존 산림 파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벨기에 시민들이 발족한 ‘기후소송’이라는 이름의 원고인단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하라”면서 벨기에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최종 판결은 올해 가을쯤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한국의 툰베리들 “기후변화는 모두의 문제” -이번 헌법소원 청구를 통해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유진 “헌법재판소(헌재)가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대해 위헌 결정을 해서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더 과감하게 설정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제 또래 청소년들, 그리고 저희보다도 어린 동생 세대들이 마음껏 꿈꿀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미래를 꿈꿨을 때 기후위기가 없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권리는 당연히 보장돼야 하는 거잖아요.” 성경운 “헌재가 청소년들이 권리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서 국회와 정부에서 더 과감하고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세웠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계획으로만 남지 않았으면 해요. 정부 입장에서는 ‘한국이 온실가스를 감축한다고 해서 반드시 기후변화가 방지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이 나서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식의 주장을 할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렇게 작지도 않고, 또 우리나라 국민은 우리나라가 보호하는 게 맞잖아요. 국가가 할 일을 먼저 해야지 다른 나라의 행동만 기대할 문제가 아니에요.” 원고 청소년들은 이번 기후 소송이 비단 청소년들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유진씨는 “소송은 비록 우리가 제기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는 청소년 등 미래세대뿐만 아니라 기성세대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번 소송을 공감하고 지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경운씨는 “사실 저희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서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다양한 개인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행동들을 같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소년 기후행동은 지난해 3월과 5월, 9월, 11월 네 차례에 걸쳐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결석시위)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스웨덴의 ‘기후 투사’ 그레타 툰베리(17)가 시작한 기후 파업의 한국판이다. 툰베리는 지난해 등교를 거부하고 스웨덴 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통해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지난해 9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는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여러분은 헛된 말들로 내 꿈을 빼앗아 갔다”고 일갈해 화제를 모았다. 청소년 기후행동은 오는 5월 전국 단위의 결석시위를 준비하고 있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미스터트롯’ 12세 정동원, 심야 시간 생방송 출연 논란

    ‘미스터트롯’ 12세 정동원, 심야 시간 생방송 출연 논란

    ‘미스터트롯’ 문자 투표가 폭주하면서 진(眞) 발표가 보류되는 오디션 프로그램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결승전 생방송에 등장한 미성년자 정동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12일 밤 10시부터 13일 새벽 1시반까지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는 장민호, 김희재, 김호중, 정동원, 영탁, 이찬원, 임영웅 7인의 결승전 무대가 열렸다. 이날 무대는 사전 녹화와 생방송을 이어 붙인 형태로 진행됐다. 당초 사전 녹화를 통해 우승자까지 가려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결승 녹화를 진행했고, 이에 따라 생방송 문자 투표를 더해 결승전 방송 당일 순위 발표를 하기로 한 것. 결승 1, 2라운드 총 14곡의 녹화 무대가 전파를 탔고 실시간 문자 투표가 진행됐다. 이후 실시간 문자 투표를 합산한 순위 발표가 이뤄지는 생방송은 새벽 12시 50분께 시작됐다. 생방송에는 7명의 후보가 결승곡 녹화 때의 모습 그대로 등장했다. 시청자들도 견디기 힘들었던 심야시간대, 어린 참가자 정동원 또한 무대 위에 있었다.정동원은 2007년 3월 19일생, 방송일 기준 만 12세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22조 2항에 따르면, 15세 미만의 청소년은 밤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시간에 방송에 출연할 수 없다. 다만, 다음날이 학교의 휴일인 경우에는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동의를 받아 자정까지 출연이 가능하다. 해당 법에 따르면 정동원은 자정이 지난 시간에는 생방송 출연이 불가능 했던 것. 앞서 Mnet은 해당 법안을 지키지 않아 법의 철퇴를 맞은 바 있다. 걸그룹 육성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아이돌학교’ 촬영 당시 미성년자가 다수 임에도 심야생방송을 강행해 다시보기(VOD) 및 관련 클립이 모두 삭제됐다. 이후 방송된 ‘프로듀스 48’에서는 만15세 미만인 장원영이 결승에 진출하게 되면서, 자정 전에 생방송을 끝낼 수 있게 방송 시간을 앞으로 당겨 편성하기도 했다. 우승자를 발표하지 못하는 역대급 방송사고를 낸 ‘미스터트롯’이 법까지 준수하지 못하게 된 것. 정동원의 인권과도 직결된 문제다. 한편 ‘미스터트롯’은 773만 1781콜이라는 유례없는 문자 투표수에 집계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생방송을 끝냈다. MC 김성주는 “우승자는 다음주 방송에서 발표하겠다”고 알렸으나, 제작진은 방송 이후 공식입장을 내고 “집계가 완료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개고기는 자랑스러운 문화…식용금지 안돼!” 中업체 주장

    “개고기는 자랑스러운 문화…식용금지 안돼!” 中업체 주장

    중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감하면서 종식 선언이 머지 않았다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현지의 한 식품회사가 개고기 섭취를 권장하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텅쉰신원 등 현지 언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장쑤성에서 개고기식품을 제조 판매하는 한 업체는 8일 현지 SNS를 통해 “개고기를 먹는 것은 2000년 넘게 장쑤성에서 이어져 내려온 역사적 전통이며, 우리는 언제나 우리의 식문화에 대한 문화적 자신감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개고기 섭취를 금지하는 것은 극단적인 동물(개) 애호가를 위한 별도의 법안일 뿐이며, 광범위한 여론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다”라면서 “개고기 금지 법령을 제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업체는 또 “야생동물 범위에 속하지 않는 가축을 거래 금지 품목에 포함하거나 확장할 수 없으며, 국가식품안전법 역시 개의 번식을 규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개고기 소비는 검역 및 식품안전법의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하며, 중국 내에서 개고기로 인한 전염병이 발병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달 광둥성 선전시가 동물을 매개로 한 전염병을 막기 위해 야생동물 식용 금지법안을 내놓으면서, 여기에 개와 고양이 등을 포함시킨 것에 반발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선전시의 법안에는 돼지, 소, 닭, 비둘기, 생선 등 식용으로 쓰일 수 있는 9가지 동물을 ‘화이트 리스트’로 명시했고, 반대로 이 리스트에 없는 다른 동물은 식용으로 쓸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위반시 최대 2만 위안(한화 약 35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선전시 인민대표법 상사위원회는 “가장 엄격한 법률을 통해 대중이 건강 및 위생 개념과 문명화된 식습관을 유지하도록 촉진해야 한다”면서 “인간이 개와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키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동물보다 더 긴밀한 관계를 맺었으므로 이를 식용으로 쓸 수 없다. (개,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도 식용 금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인류 문명의 합의”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현지의 동물보호법 및 동물학대방지법 프로젝트를 이끄는 수석 연구자 창지원 역시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2016년 우리 연구진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만 명의 참가자 중 64%가 개고기 식용 금지를 지지했으며, 24.4%가 반대, 11.6%가 중립을 밝혔다”면서 “경제 발전과 생활 수준 향상으로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더 이상 개고기 식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부 지역의 전통적인 식습관을 고려핼 때, 국가 차원에서 완전히 금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각 지방 단체가 민족 습성 및 관습 조건에 따라 (개고기 식용 금지 법안)을 양보해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기는 중국] “개고기는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 中업체 주장

    [여기는 중국] “개고기는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 中업체 주장

    중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감하면서 종식 선언이 머지 않았다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현지의 한 식품회사가 개고기 섭취를 권장하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텅쉰신원 등 현지 언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장쑤성에서 개고기식품을 제조 판매하는 한 업체는 8일 현지 SNS를 통해 “개고기를 먹는 것은 2000년 넘게 장쑤성에서 이어져 내려온 역사적 전통이며, 우리는 언제나 우리의 식문화에 대한 문화적 자신감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개고기 섭취를 금지하는 것은 극단적인 동물(개) 애호가를 위한 별도의 법안일 뿐이며, 광범위한 여론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다”라면서 “개고기 금지 법령을 제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업체는 또 “야생동물 범위에 속하지 않는 가축을 거래 금지 품목에 포함하거나 확장할 수 없으며, 국가식품안전법 역시 개의 번식을 규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개고기 소비는 검역 및 식품안전법의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하며, 중국 내에서 개고기로 인한 전염병이 발병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달 광둥성 선전시가 동물을 매개로 한 전염병을 막기 위해 야생동물 식용 금지법안을 내놓으면서, 여기에 개와 고양이 등을 포함시킨 것에 반발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선전시의 법안에는 돼지, 소, 닭, 비둘기, 생선 등 식용으로 쓰일 수 있는 9가지 동물을 ‘화이트 리스트’로 명시했고, 반대로 이 리스트에 없는 다른 동물은 식용으로 쓸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위반시 최대 2만 위안(한화 약 35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선전시 인민대표법 상사위원회는 “가장 엄격한 법률을 통해 대중이 건강 및 위생 개념과 문명화된 식습관을 유지하도록 촉진해야 한다”면서 “인간이 개와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키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동물보다 더 긴밀한 관계를 맺었으므로 이를 식용으로 쓸 수 없다. (개,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도 식용 금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인류 문명의 합의”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현지의 동물보호법 및 동물학대방지법 프로젝트를 이끄는 수석 연구자 창지원 역시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2016년 우리 연구진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만 명의 참가자 중 64%가 개고기 식용 금지를 지지했으며, 24.4%가 반대, 11.6%가 중립을 밝혔다”면서 “경제 발전과 생활 수준 향상으로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더 이상 개고기 식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부 지역의 전통적인 식습관을 고려핼 때, 국가 차원에서 완전히 금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각 지방 단체가 민족 습성 및 관습 조건에 따라 (개고기 식용 금지 법안)을 양보해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홍석경의 문화읽기]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아침에 일어나면 시차를 두고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바이러스와의 전쟁 결과를 접한다. 동아시아를 먼저 공격했다가 이제 지구 전체로 전투를 확대한 외계인과 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바이러스가 각국의 취약한 곳을 먼저 공략하는 게 보인다. 한국의 경우 종교단체였듯이. 결국 소외된 계층의 피해가 훨씬 크겠지만, 바이러스는 부자와 가난한 자를 가리지 않는다. 영화 ‘기생충’이 보여 줬듯이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양극화된 지구인의 삶은 사실 누가 누구에게 기생하는지 모를 정도로 빈자와 부자, 강자와 약자가 서로 기생하며 살아간다. 이란,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고위 공직자의 감염은 계급, 인종, 젠더와 상관없이 지구인 누구나 이러한 공생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바이러스는 국가공동체 사이 규범마저 공격했다. 국가 간 이동의 원천봉쇄가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다는 과학적 진단과 전문가 견해가 무색하게, 자국 내 공포와 혐오를 다스리고 단기적 목적을 위해 정치인들은 외교적 긴장을 가져오는 국가 간 봉쇄를 결정했다. 오래된 ‘동에서 온 역병’의 공포에 다시 떨어진 유럽과 북미의 거리에서 동아시아인에 대한 인종혐오 언행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승객이 없는 대륙 간 항공기, 도시를 잇는 철도 객실의 공허함, 급격한 소비활동의 감소, 관중이 없는 공연과 경기. 바이러스가 가져온 새로운 일상의 장면은, 이 코로나19가 극복된 이후 더는 우리의 삶이 전과 같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알려준다. 바이러스 위험이 상존하는 사회에서 자가격리는 향후 공동체 삶의 일반 예절이 될 것이다. 1인 가족이 최대 가구 형태인 나라에서 자가격리가 의미하는 단절은 어떤 것일까. 자가격리를 위해서는 일단 격리할 수 있는 자기 집이 있어야 한다는 엄격한 현실이 있고, 한국의 청년과 노인세대는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이어서 격리된 상태의 1인은 어떻게 사회적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궤도에 오른 우주선의 비행자처럼 바깥세계와 온라인으로만 소통하는 삶? 우리는 새로운 일차집단, 작은 돌봄의 공동체를 만들면서 동시에 온라인으로 가능한 거대한 연대의 양극화된 사회성을 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러스는 이 세계의 모든 ‘사나이성’(Virility)을 단숨에 무용화시켰다. 테러와의 싸움에서처럼 공포에 무릎 꿇지 않겠다고 광장에 나와 모임을 지속하는 유럽인의 시민적 ‘용기’나 중무장한 GI로는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없다. 일상의 위생화, 공동체를 구하기 위한 세심한 배려와 희생, 자가격리의 일상에서 아이들과 노인과 가능한 한 즐겁게 버티려는 노력같이 여성적이고 세심한 손길이 인류를 구한다. 강한 남자 트럼프, 시진핑, 아베, 마크롱이 아니라 차분하고 변함없는 질병관리본부장이 지금 세상을 구하고 있고, 앞으로 다른 바이러스와의 전투에서도 그럴 것이다. 바이러스가 국가 간 봉쇄를 가져오면서, 세계화 자체의 취약성마저 드러냈다. 앞으로 지구의 공장을 중국에 의존할 수는 없다는 인식 아래, 향후 재지역화가 진행될 것이다. 유럽과 북미와 한국과 일본은 중국이 아닌 제3의 지역으로 공장들을 재분배할 것이고, 이에 따라 노동의 기회도 변할 것이다.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지구상 모든 자원을 최대착취 운송하며 번영하던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지구에 미치는 환경적인 해악이 일단 줄어들 것이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이 바이러스를 어머니 지구가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해석하는 이유이다. 코로나19는 수십년간 환경운동가들이 외쳤으나 지구의 강자들이 듣지 않았던 자연과 환경파괴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단숨에 실현해 버렸다. 자연 서식지 파괴로 인간과 야생동물의 접촉이 이루어지면서 인간은 면역체계가 적응할 시간 없이 새로운 인수공통 바이러스에 직면하게 됐다. 기온상승은 동토에서 잠자던 과거의 바이러스들을 깨울 것이다. 인류는 코로나19를 통해 무책임한 세계화와 환경파괴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 지금 선거에 정신없는 한국과 미국의 정치인들이 지구가 보낸 이 경고 메시지를 들을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우리의 사랑하는 자식들은 툰베리의 눈으로 우리에게 “어떻게 감히?”라고 묻고 있다. 이들에게 미래가 있으려면, 바이러스가 가져올 변화는 긍정적이어야 한다.
  • [안녕? 자연] 툰드라·사바나 생태계 위험…기후변화로 관목지대 급증

    [안녕? 자연] 툰드라·사바나 생태계 위험…기후변화로 관목지대 급증

    기후변화 탓에 고온다습한 날씨가 빈번해짐에 따라 척박한 땅에서도 관목 등 나무가 자라는 곳이 급격히 늘면서 현지 동물의 서식지가 줄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든버러대 마리아나 가르시아 크리라도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다습한 날씨가 많아지면서 세계 토지의 약 40%를 차지하는 툰드라(북극권 동토지대)와 사바나(열대 초원지대)에서 관목 등 나무가 자라는 곳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툰드라 등 척박한 땅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을 조사하는 여러 기관의 생태학자로 구성된 ‘팀 슈럽’의 일원이기도 한 가르시아 크리라도 박사는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매년 캐나다 유콘주의 허셜섬 공원을 방문해 기후변화가 야생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식생의 변화를 관찰했다. 이들 연구자는 6개 대륙의 약 900개 지역에서 1000여건의 식생 변화에 관한 기록을 기온 및 강우 변화 자료와 비교 분석해 목본식물(나무)의 잠식이 지리적으로 그리고 기후변화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초본식물(풀)이 줄었음을 시사한다. 연구는 캐나다와 미국 그리고 그린란드의 북부 지역 외에도 북유럽과 러시아를 아우르는 툰드라 지대에서 급격한 기온 상승으로 지난 50년간 관목 등이 서식하는 지대가 20%까지 넓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아프리카 평야와 호주 아웃백(오지) 그리고 남미 건조지 등 사바나에서는 같은 기간 강수량이 증가함에 따라 이런 지대가 30%까지 넓어졌다. 이에 대해 가르시아 크리라도 박사는 “이 연구는 기후변화가 지구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광활하고 개방적이며 독특한 생물 다양성을 지닌 툰드라와 사바나의 극적인 변화가 세계 탄소 평형과 기후계를 급격히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풀로 대표되는 초본식물이 있어야 할 곳에 나무로 대표되는 목본식물이 늘면서 탄소 저장량 변화에 영향을 줘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 이하로 유지하겠다는 파리협약의 목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또 이런 변화는 툰드라의 순록과 사바나의 코끼리 등 다양한 동물이 서식하는 지역의 독특한 생물 다양성마저 바꿀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 생태학과 생물지리학’(Global Ecology and Biogeography)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케냐서 백골로 발견된 희귀 흰기린 모자…밀렵에 ‘고요한 멸종’

    케냐서 백골로 발견된 희귀 흰기린 모자…밀렵에 ‘고요한 멸종’

    아프리카 케냐에서 희귀 흰 기린 모자(母子)가 밀렵꾼 손에 희생됐다. 10일(현지시간) CNN과 BBC등은 케냐 가리샤주 히롤라의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흰 기린 모자가 백골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동물단체는 기린 모자가 최소 4개월 전 밀렵꾼에게 도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흰 기린 모자를 보호하고 연구하는 차원에서 줄곧 추적 관리하고 있었으나 얼마 전부터 생존신호가 끊겨 수색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흰 기린 두 마리는 이미 숨진 뒤였다. 희귀 흰 기린의 고기와 가죽을 노린 밀렵꾼은 기린들의 뼈만 남겨둔 채 사라졌다. 이로써 케냐에는 죽은 어미가 지난해 8월 출산한 수컷 새끼 단 한 마리만 남게 됐다.동물단체는 “흰 기린은 관광 상품으로서는 물론 유전학 연구 대상으로서도 귀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밀렵꾼들의 도살로 그간 공을 들인 연구는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라고 전했다. 희생된 흰 기린 두 마리는 2017년 처음 발견된 이후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알비니즘(albinism, 백색증)이 아닌 루시즘(leucism)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연구가치는 더욱 높았다. 알비니즘이 멜라닌 결핍 때문이라면, 루시즘은 멜라닌을 포함한 다수의 색소 결핍으로 나타난다. 보통 알비니즘 개체는 눈이 붉은 데 반해 루시즘 개체는 정상적인 검은 눈을 가진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2016년 1월 탄자니아 타랑기르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흰 기린 역시 루시즘 개체다.밀렵과 서식지 감소, 아프리카 곳곳에서 벌어지는 내전 속에 전 세계 기린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1985년 15만 마리 이상이었던 개체 수는 2016년 9만 7000마리까지 감소했다. 멸종위기종으로 잘 알려진 코끼리보다도 적은 숫자다. 전문가들은 기린이 '고요한 멸종'을 맞이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IUCN은 2018년 기존 ‘관심필요종’(LC)에서 ‘취약종’(VU)으로 기린의 멸종위기등급을 두 단계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아직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것은 아니라서 사냥과 유통, 판매 모두 자유로운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기린 무역이 멸종을 부추기고 있다. 2017년 생물다양성센터를 비롯해 미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등 동물단체가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에 제출한 청원서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3만9516점의 기린 표본이 미국으로 수입됐다. 여기에는 살아있는 기린뿐 아니라 뼛조각 2만1402개, 살점 3008개, 박제 3744개가 포함돼있다. 일부 아프리카 문화권에 기린 골수와 뇌가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이 퍼져 있는 것도 무분별한 밀렵에 한몫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케냐의 희귀 흰색 기린 두 마리 밀렵꾼들에, 단 한 마리 남아

    케냐의 희귀 흰색 기린 두 마리 밀렵꾼들에, 단 한 마리 남아

    세상에 단 세 마리 뿐인 흰색 기린 가운데 두 마리가 밀렵꾼들에게 희생됐다. 케냐 북동부 가리사 카운티에서 야생동물을 감시하는 레인저들이 한 마을에서 암컷과 새끼의 사체를 발견했다고 영국 BBC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소식을 전한 동물보호단체는 나머지 한 마리의 흰색 기린은 살아있어 이제 세계에서 단 한 마리 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17년 사진을 통해 처음 알려져 세계인의 눈길을 끈 흰색 기린은 백변종(白變種,Leucism) 때문에 살갗 세포에 착색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알비노라고 하는 백색증(선천성 색소결핍증, Congenital albinism)과 달리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능력은 정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듭하며 생존을 위해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겨나 극히 정상적인 유전자 정보를 지녔다.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알비노와 완전히 다르다. 알비노 동물들은 눈동자가 핑크색인데 반해 백변종 동물들은 눈동자가 검은 것도 차이점이다. 새, 사자, 호랑이, 물고기, 공작, 펭귄, 독수리, 하마, 말코손바닥사슴, 뱀 등이 이렇게 태어날 수 있다. 이샤크비니 히롤라 공동체 보존회의 모하메드 아메드누르 국장은 두 마리가 마지지막으로 사람들의 눈에 ? 것은 석달 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이자라 공동체는 물론 케냐에 아주 슬픈 날이다. 우리는 흰색 기린을 돌보는 세상에서 유일한 공동체인데 희귀한 종이 죽임을 당한 것은 공동체가 해온 보존 노력에 타격이며 보존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경종을 울린 셈”이라고 밝혔다. 밀렵꾼들의 신원은 물론, 이런 끔찍한 짓을 한 이유도 밝혀지지 않았다. 케냐야생동물재단이 조사에 착수했다. 이 기린들은 담을 두르지 않고 마을들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광범위한 지역에 살고 있었다. 보존단체의 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3월 케냐 땅에서 처음 사람들의 눈에 띄었고, 석달 뒤에는 탄자니아 국경 근처에서 목격됐다. 아프리카야생동물재단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기린 개체수의 40% 정도가 고기와 가죽을 얻으려는 밀렵꾼들에 희생됐다. 자연보호 국제연맹(IUCN)에 따르면 1985년 15만 5000마리였는데 2015년에는 9만 7000마리로 줄어들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올가미에 긴 목이…밀렵꾼이 놓은 덫에 걸린 기린의 눈물

    올가미에 긴 목이…밀렵꾼이 놓은 덫에 걸린 기린의 눈물

    아프리카 초원에서 올가미에 목이 걸린 기린 한 마리가 대만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대만 ET투데이는 8일(현지시간) 다큐멘터리 촬영차 아프리카를 찾은 자국 방송사 제작진이 올가미에 목이 걸린 기린과 마주쳤다고 보도했다. 대만 EBC의 유명 진행자 바이신이(白心儀)는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프리카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기린 한 마리가 갑자기 차 앞을 가로막았다. 자세히 보니 올가미가 기린 목을 옥죄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기린이 자신들에게 도움을 청하려 한 게 분명하다면서 분통해 했다. 바이신이는 아마 기린이 나뭇잎을 뜯어 먹으러 나무에 다가갔다가 밀렵꾼이 설치해놓은 올가미에 걸렸을 것으로 추측했다. 또 기린은 눈물길이 없어 실제로 울 수 없지만 많은 이들이 기린이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제작진이 보호 당국에 기린의 피해 상황을 전달한 덕에 기린은 올가미에서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밀렵과 서식지 감소, 내전 속에 전 세계 기린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1985년 15만 마리 이상이었던 개체 수는 2016년 9만 7000마리까지 감소했다. 멸종위기종으로 잘 알려진 코끼리보다도 적은 숫자다. 이 때문에 IUCN은 2018년 기존 ‘관심필요종’(LC)에서 ‘취약종’(VU)으로 기린의 멸종위기등급을 두 단계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아직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것은 아니라서 사냥과 유통, 판매 모두 자유로운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기린 무역이 멸종을 부추기고 있다. 2017년 생물다양성센터를 비롯해 미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등 동물단체가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에 제출한 청원서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3만9516점의 기린 표본이 미국으로 수입됐다. 여기에는 살아있는 기린뿐 아니라 뼛조각 2만1402개, 살점 3008개, 박제 3744개가 포함돼있다.일부 아프리카 문화권에 기린 골수와 뇌가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이 퍼져 있는 것도 무분별한 밀렵에 한몫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악’(CITES) 위원회는 지난해 기린 보호계획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탄자니아, 보츠와나 등 남아프리카 국가들은 자국 기린 개체 수가 안정적이라며 기린 규제 계획에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각종 보호규제의 사각지대에서 기린은 그야말로 ‘고요한 멸종’을 맞이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코로나19 청정지 하동군, 발생 지자체에 하동녹차 전달

    코로나19 청정지 하동군, 발생 지자체에 하동녹차 전달

    경남 하동군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김해시·거창군·창녕군·합천군 등 4개 시·군 재난안전대책본부에 하동녹차를 전달했다고 밝혔다.군은 이들 4개 시·군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밤낮 고생하는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하동홍차 음료 각 30박스씩 모두 120박스를 전달했다.하동군에 따르면 각종 연구결과 녹차에는 바이러스 침입과 체내 증식을 막아주는 카테킨과 데아플라빈 성분이 있어 항바이러스 효과와 면역세포 방어력을 높이는 효능이 확인됐다. 또 녹차는 긴장을 분해하는 효소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피로회복과 심신안정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앞서 하동군은 지난달 초 아산시와 진천군 격리시설에 입소한 우한교민에 이어 지난달 말 의료진 코로나19 확진으로 집단격리에 들어갔던 창원 한마음병원 에도 녹차제품을 전달했다. 하동군은 우리나라 야생차 시배지로 향과 맛이 뛰어난 야생 녹차를 생산해 해외에 수출도 한다.특히 하동 지역 야생 녹차밭에서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 전통적인 녹차 재배·생산 방식은 농업 보전을 위한 유산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등재됐다. 하동군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연일 고생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 직원들이 녹차 음료를 마시고 힘을 내 근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맹수 사자와 ‘호형호제’하는 남성의 ‘클라쓰’ 다른 삶 (영상)

    맹수 사자와 ‘호형호제’하는 남성의 ‘클라쓰’ 다른 삶 (영상)

    가까이 가기는커녕 멀리서도 맹수의 위용에 두려움을 느끼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사자와 ‘호형호제’ 할 수 있을 정도의 우정을 나누는 한 남성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출신의 야생동물보호가인 딘 슈나이더(27)는 자신의 일생 대부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냈다. 슈나이더가 공개하는 영상은 그가 거대한 몸집의 사자와 뒹굴거나 부둥켜안은 채 마치 가족처럼 보내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영상에 등장하는 사자는 몸집이 80㎏에 달하고,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이 확연히 드러나 보는 것만으로도 위험해 보이지만, 슈나이더에게는 그저 ‘형제’나 다름없다. 덱스터라는 이름의 이 사자는 슈나이더가 새끼 때부터 키워온 수사자로, 슈나이더를 보면 품에 안겨 재롱을 떨거나 얼굴을 부비는 등 애교를 부리기 바쁘다. 슈나이더는 “많은 사람들이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드러내는 맹수 사자와 함께 노는 것이 두렵지 않냐고 묻지만, 단 한 번도 두려워한 적이 없다. 내가 사자들을 두려워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는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사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 오랜 시간 함께 했기 때문에 서로의 의사를 전달할 수도 있다”면서 “사실 사자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종종 다치는 일도 있지만, 이는 매우 일상적인 일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사자들이 그를 경계하지 않는 이유는 오랜 시간 함께 하며 슈나이더가 서열 또는 먹잇감을 두고 다퉈야 하는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슈나이더는 “나와 사자는 서로를 가족의 일부 또는 형제처럼 생각한다. 또 나는 그들의 언어를 배웠고, 그들의 언어로 말할 수 있다. 내가 눈동자나 머리를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는 행동 자체가 그들에게는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슈나이더는 자신의 SNS를 통해 사자 등 다양한 야생동물과 인간의 우정을 엿볼 수 있는 사진 및 영상을 공개하고 있으며, 사자들이 더욱 안전한 야생에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겨울이 따뜻하네…겨울잠 설친 곰들 한달 빨리 ‘기지개’

    겨울이 따뜻하네…겨울잠 설친 곰들 한달 빨리 ‘기지개’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 속에 겨울잠을 설친 곰들의 기상 시기도 앞당겨졌다. 특히 러시아 모스크바 동물원은 예정보다 일찍 잠에서 깬 곰들을 돌보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동물원 측은 "올 겨울이 평년보다 포근했던 탓에 곰들이 벌써 겨울잠에서 깨어났다"라면서 "그만큼 빨리 관람객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동물원에 사는 히말라야큰곰 두 마리는 애초 4월쯤 기상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보다 한 달 빨리 동면을 끝냈다. 스베틀라나 아쿨로바 동물원장은 “곰들은 2월부터 이미 뒤척거리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훨씬 더 활발한 징후가 포착돼 24시간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특수 제작된 저온창고를 이용해 동면을 계속 유도했지만, 소용없었다.지난 1월 17일 모스크바의 낮 기온은 영상 4.3도까지 치솟았다. 같은 날짜를 기준으로 1880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40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모스크바 주립대 정원에서는 한겨울에 몽우리가 맺힌 라일락과 목련이 관찰되기도 했다. 러시아 기상청은 올겨울 러시아의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7.4도나 높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관측 이래 가장 더운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잠을 자야 하는 곰들은 혼란스러워했다. 시베리아 동물원의 곰들은 12월 중순에도 불면증에 시달리며 어슬렁거렸으며, 겨울잠에 실패한 야생곰이 주민을 공격해 사망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겨우 잠에 들어도 숙면을 하지 못했다. 러시아 보르네슈 지역 동물원에 사는 갈색곰 ‘마샤’는 평상시보다 소리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다 결국 예정보다 한 달 빨리 잠에서 깼다.북유럽 핀란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헬싱키타임스는 포근한 겨울 탓에 철새들이 떠나지 않고 곳곳에 수풀이 우거지는 등 여름을 방불케하는 풍경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핀란드 최대동물원인 코르케아사리 동물원에서는 갈색곰 두 마리가 동면에 들어간 지 겨우 두 달 만인 지난달 중순 잠에서 깨어나 사육사들을 당황하게 했다. 일반적으로 11월에서 1월 사이 동면에 드는 곰은 약 4개월간 겨울잠을 청한 뒤 3월에서 5월 사이 기지개를 켠다. 곰이 겨울잠을 자는 이유는 체온 유지와 관련이 있다. 곰은 먹이를 섭취해 외부 온도와 관계없이 체온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항온동물이다. 하지만 겨울에는 먹이가 부족해 체온을 유지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미리 먹이를 섭취해 에너지를 비축한 뒤 나무 밑이나 땅속에서 잠을 자며 겨울을 난다.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한 포근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체온 유지 역시 어렵지 않게 됐고 겨울잠을 잘 필요도 없어졌다. 문제는 곰이 깨어있는 동안 섭취할 먹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애매한 겨울 잠 못 들고 주택가를 어슬렁거리며 먹이를 구하는 곰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올 겨울 미국 북동부 뉴햄프셔주에서는 아예 동면에 들지 못하고 어슬렁거리며 먹이를 찾는 여러 마리의 곰이 목격됐으며, 지난달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80㎏에 달하는 곰 한마리가 주택가를 배회해 소동이 일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기는 중국] 中 당국, 야생동물 식용 및 인공 양식업 전면 금지

    중국이 야생동물 식용 및 인공 양식업 행위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명 ‘금야령’(禁野令)으로 불리는 이번 금지 정책에는 야생동물 포획 행위 외에도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인공 양식업’을 일체를 금지했다는 점에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 ‘국가임업초원국’(國家林業草原局)은 중국 우한 시 일대에서 발병한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의 주요 원인이 야생동물 식용과 관련이 깊다는 점을 지적, 향후 야생 동물 인공 양식업체에 대한 ‘야생동물 인공번식 및 이용허가증’(이하, 허가증) 일체를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국가임업초원국이 공개한 통보에 따르면, 기존 양식 업자가 가지고 있는 야생동물 인공 번식 및 이용 허가증이 전면 철회됐다. 국가임업초원국에 등록된 야생동물 인공 번식 및 판매 허가증 소지 업자에 대한 내용이 정부에 의해 모두 철회된 것. 실제로 지금껏 약 700만 명의 인공 번식 업자가 공식적으로 정부 인증을 받은 채 야생 동물 인공 번식 및 판매를 주도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주로 판매해 왔던 야생동물에는 뱀, 자라, 사슴, 너구리, 황소개구리, 기러기, 비둘기 등이다. 국가임업초원국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해당 업자들에 의해 인공적으로 번식된 야생동물은 이후 식용 및 약용을 목적으로 중국 전역과 해외 유통망을 통해 팔려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야생동물 식용 산업의 규모는 지난 2017년 기준 1300억 위안을 넘어선 바 있다. 야생동물 불법 포획 후 판매하는 업체의 수를 포함할 경우 연평균 최소 1000만 명 이상의 이들이 이 분야에 종사해오고 있을 것이라고 국가임업초원국은 예측했다. 이는 미국, 일본 등 기타 국가에서의 야생동물 포획 사례가 매년 감소, 멸종 위기 야생동물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것과 대비되는 점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동물 복지 차원에서 사육장의 적절한 환경 및 규모, 포획 방법 적절성 여부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진행 중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부했던 허가증의 기간은 공식적으로 10년 동안 총 50여 종의 야생동물에 대해서 해당 허가증을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해당 기간 동안 업자들은 공식적으로 야생 동물 인공 양식 및 판매 일체를 합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던 셈이다. 특히 이들 업자들이 선호했던 인공 양식 야생 동물 증에는 자라, 황소개구리, 토끼, 비둘기, 뱀, 기러기 등과 녹용을 사용한 녹용주 등의 가공품이 대표적이었다. 때문에 일부 지방 소도시에서는 야생 동물들을 인공적으로 기르는 것은 이미 그 지역 농부들의 주된 수입원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실제로 장시성(江西省) 완안현(万安县)의 일부 야생동물 인공 번식 업체들은 너구리 등을 포함한 야생동물 양식으로 연간 3500만 위안의 수입을 거둬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이 일대에서 양식돼 판매된 너구리의 수는 2만 8000여 마리에 달했다. 또 다른 야생동물 양식 업체가 자리한 광둥성 일부 소도시에서는 지난해 기준 총 8775만 마리 자라 양식이 광범위하게 진행됐다. 해당 야생 동물 양식을 생업으로 하는 업체의 수가 광둥성 일대에서만 9만 1000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같은 야생동물 인공 양식 및 판매에 대한 금지령에 대해 관계 업체의 생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 상황이다. 최근 가장 먼저 해당 허가증을 취소한 지역은 장시성 완안현 관할 임업국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내의 허가증을 발부, 관리해왔던 임업국은 최근 인근 지역에 소재한 허가증 소지 업체 22곳에 대해 야생동물 번식 허가증 일체의 취소를 통보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 관계자들은 즉각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제기한 상태다. 이들 22곳의 업체들이 매년 생산해 내는 야생동물 인공 번식 및 재판매 수입의 규모가 연간 1000억 위안에 달하기 때문이다. 해당 관련 업체들에 대해 정부가 통보하는 방식의 허가증 철회는 생업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비난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중국 당국은 현재 관계 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정상적으로 사육 후 식용할 수 있는 가축 목록을 구성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금야령’으로 피해를 입은 업체들에 대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재정 지원을 약속한 것. 그러면서도 중국 당국은 야생 동물 번식 및 재판매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가임업초원국 관계자는 “야생 동물을 양식을 금지하는 것은 이미 일부 지역에 그치는 수준이 아니라 중국 전역에 대한 일체의 금지를 통보한 것”이라면서 “다만 이번 통보로 피해를 입은 업체에 대해서는 향후 우선적으로 가축 사육 및 유통 망 지원 등 생계에 대한 지원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야생동물의 인공 번식 및 판매 행위는 돼지, 소, 닭 등 일반 가축에 대한 행위와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면서 “야생동물의 경우 본래 생산된 지역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해당 야생 동물 체내 병균 감염 여부 등을 확인 할 수 없다. 이는 곧 야생동물 식용 시 사람에게 병균 전염 가능성 등을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사람에게 전염된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할 경우 코로나19 사태처럼 무수한 사람을 희생시킬 치명적인 병균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전염병 70% 야생동물서 유래…동물이 건강해야 인간도 건강”

    “전염병 70% 야생동물서 유래…동물이 건강해야 인간도 건강”

    반려동물 키우는 국민 1500만명 달해 동물복지와 인간복지 따로 갈 수 없어 야생동물 식용, 개·고양이 도살 금지를“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민이 1500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제 동물복지와 인간복지는 따로 갈 수 없습니다. 20세기 들어 인간 전염병의 70%가량이 야생동물로부터 유래됐다는 점에서 우선 코로나19의 원인인 야생동물 거래와 식용을 금지하고 개·고양이 도살도 전면 금지해야 합니다.” 이원복(55)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뒤늦게 야생동물과 개 식용을 금지하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 소수 멸종 위기종을 빼고는 이러한 규제가 미흡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동물이 건강해야 인간도 건강하다’고 강조하는 이 대표가 2000년 설립한 한국동물보호연합은 동물복지를 위한 비영리단체로 회원이 8000여명에 이른다. 동물보호연합을 비롯한 국내 43개 동물단체는 지난 1월 이 대표의 제안으로 ‘동물복지 전국선거연대’를 결성해 정치권에 동물복지정책을 촉구하는 릴레이식 입법청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각 정당에 개·고양이 도살을 금지할 것과 개를 가축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정책 제안서를 전달했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이 대표는 20여년 전 채식을 시작하면서 동물보호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어느 날 밥상에 오른 고기를 보고 문득 동물도 우리처럼 고통과 행복을 느끼는 존재인데 하나의 먹거리로만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국내 1만여개의 개농장에서는 살아 있거나 죽은 야생동물과의 접촉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고, 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중국처럼 인수공통전염병과 신종 바이러스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개 식용 금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개농장에서는 폐사한 닭 사체를 개들에게 먹이는데, 이 때문에 조류인플루엔자(AI)에서 변이된 개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을 가능성도 크다”고 경고했다. 동물보호연합의 꾸준한 노력은 2018년 동물 임의 도살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면서 빛을 보는 듯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11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계류 중이다. 이 대표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여러 후보들이 개 식용을 단계적으로 폐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면서 “중국에선 한 해 30억~5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식용으로 희생되는데, 국내에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손을 놓고 있어 정확한 야생동물 식용 통계조차 얻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비주류 내추럴와인…즐기니 ‘주류’ 인생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비주류 내추럴와인…즐기니 ‘주류’ 인생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일로 즐기는 사람들을 가리켜 축복받은 인생을 산다고 하죠. 많은 사람이 ‘덕업일치’를 꿈꾸는 것도 일로 얻는 만족감이 행복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이 세상이 외면하는 ‘비주류’라면 선택한 길을 걷는 데는 굳은 용기와 의지가 필요합니다. 주변의 만류를 뿌리칠 만큼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겠죠. 프랑스 와인 에이전시 비노필의 최영선(52) 대표가 수년 전 내추럴와인을 국내에 처음 소개했을 때 이 와인은 철저한 마이너리티였습니다. 내추럴와인이란 포도 재배부터 와인을 만드는 양조 과정까지 제초제, 산화방지제(SO2) 등 화학적 첨가물을 넣지 않고 소량 생산하는 와인을 뜻합니다.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라이프스타일 흐름을 타고 이미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고 시장이 형성됐지만 이제 막 와인 대중화 물꼬가 트일 무렵의 당시 한국에선 매우 생소한 술이었죠. 최 대표는 “(내추럴와인을 한국 시장에 알리는 것이) 막막했지만 ‘깨끗한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의 철학이 담겨 있는 술이기에 언젠가 내추럴와인의 진가를 알아주리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현지 생산자들과 국내 수입사들을 연결해 2014년 처음 내추럴와인을 한국에 들여온 그는 2017년부터 매년 내추럴와인 축제 ‘살롱오’를 개최해 저변을 확대, 국내 식음료(F&B) 트렌드의 지형을 바꾼 인물입니다. 최근엔 프랑스의 전설적인 내추럴와인 생산자 15명을 일일이 찾아가 인터뷰해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내추럴와인 메이커스’라는 책을 펴내기까지 했습니다. 내추럴와인을 진짜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이죠.파리에 거주하는 그에게 보이스톡을 걸어 물었습니다. “대체 어떻게 내추럴와인에 빠지게 된 것이냐”고요. 시작은 ‘메이저리티 와인’이었습니다.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투자은행(IB)에 다니던 그는 1990년대 흔치 않았던 와인 애호가였습니다. 그는 “대학생 시절 프랑스에 다녀온 교수님이 샤블리 와인 한 병을 들고 왔는데, 이날 와인에 매료돼 와인 관련 서적은 다 뒤졌다”고 했습니다. 당시 국내에선 수입 와인을 구하기조차 힘들었지만 회사 특성상 외국인 직장 동료들이 있어 맛있는 와인을 종종 마실 수 있었고, 어느덧 좋은 사람들과 좋은 와인, 음식을 나누는 시간을 사랑하게 됐다고 합니다. 직장 생활 10년차, 안정된 커리어가 지루해진 어느 날 “와인을 마실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회사와 집을 모두 정리하고 불현듯 프랑스로 떠났습니다. 와인비즈니스 석사 과정을 밟고 나서 와인 에이전트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내추럴와인에 대한 별다른 인식이 없었죠. 대학원 시절 우연히 내추럴와인을 맛볼 기회가 있었지만 체계적인 와인 교육을 받은 그에겐 기존 와인 문법에서 완전히 벗어난 내추럴와인이 오히려 낯설기만 했습니다. 내추럴와인에 번쩍 눈이 떠진 건 2013년 무렵 이 와인을 통해 숙취 없는 ‘신세계’를 경험하고 나서부터입니다. 하루는 랑그도크에서 파리로 놀러 온 친한 생산자 한 명과 내추럴와인 4병을 나눠 마셨는데 평소의 주량을 한참 초과하고도 다음날 두통이 없었습니다. 과음에 장사는 없지만 화학적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내추럴와인은 일반 와인에 비해 숙취가 훨씬 덜하답니다. 이후 내추럴와인과 함께 건강, 친환경 먹거리에도 관심을 갖게 된 그는 현지에서 내추럴와인 생산자와 거래를 하는 첫 한국인이 됐습니다. 땅에 살아 있는 미생물을 생각하며 포도 농사를 짓고 와인을 만드는 내추럴와인 생산자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이들은 단순한 양조사가 아니었습니다. 땅을 사랑하는 농부이자, 야생 효모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발효 과학자이자, 다수가 가지 않은 길을 힘겹지만 뚜벅뚜벅 걸어가는 철학자였습니다. 대량 생산되는 ‘메이저리티 와인’의 이면에선 볼 수 없는 ‘사람’이 보였습니다. 그가 전 세계 최초로 내추럴와인 1세대 생산자들을 추적해 책을 써낸 이유입니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은 비주류 아르티장들을 만나면서 저 또한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역경이 있어도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음을 이들은 스스로 만드는 내추럴와인을 통해 증명했어요. 이들의 인생과 와인을 통해 우리 모두 세상에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macduck@seoul.co.kr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네가 그렇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네가 그렇다

    서글픈 봄이 지나고 있다. 어느 계절보다 찬란해야 할 봄이지만 예년에 견줘 생기 잃은 기색이 역력하다. 그래도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다. 아직은 차가운 들녘 여기저기에서 봄꽃들이 겨울을 털어내고 있다. 전북 부안의 내변산 일대는 나라 안에서도 내로라하는 봄꽃 명소다. 변산바람꽃, 노루귀, 복수초 등 봄의 전령들이 힘차게 꽃대를 밀어올리고 있다. 변산은 변산바람꽃이란 이름이 비롯된 곳. 어느 곳보다 아리따운 변산바람꽃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가 몽실몽실 피어난다.사람이 그렇듯, 새침한 것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관심을 바라지도 않는다. 허리 굽혀 살펴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봄꽃 중에서도 변산바람꽃이 특히 그렇다. 참 희한한 일이지, 처음엔 잘 보이지 않던 꽃인데 한 번 눈에 띄면 여기저기서 아우성치듯 제 자태를 드러낸다. 그 모습이 꼭 반짝이는 별을 닮았다. 변산바람꽃은 부안에서도 내변산 지역에 특히 많다. 그 가운데 내소사 뒤 산자락은 비교적 덜 알려진 들꽃 자생지로 꼽힌다.내소사로 드는 길. 전나무 숲이 객을 맞고 있다. 수령 150년을 넘긴 전나무들이 일주문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500여m 거리에 빼곡하다. 청량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폐가 개운하게 씻기는 듯하다.곧 터질 듯, 가지 끝에 붉게 움을 틔운 벚나무 숲을 지나면 곧 내소사다. 치장을 하지 않은 다소곳한 모습이 인상적인 절집이다. 대웅보전(보물 291호) 역시 쇠못 하나 쓰지 않고 나무로만 매끄럽게 이음매를 맞췄다. 단청이 없는 수수한 외모 덕에 한결 더 고색창연하게 느껴진다. 한데 건물 내부는 다르다. 화려한 색감의 후불탱화 등이 장엄한 불화의 세계를 선사하고 있다. 내소사를 뒤로하고 산자락을 오른다. 머리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때쯤 관음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내소사에 속해 있으면서도 경내를 벗어난 곳에 터를 잡은 독특한 건물이다. 관음전 앞 뜨락에 서면 내소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새의 시선으로 내소사를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관음전 옆으로는 계곡이 펼쳐져 있다. 아직 시린 바람이 골짜기를 휘감아 돌고 있다. 이 차가운 계곡에도 꽃이 피었을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 무렵 누런 낙엽 틈에서 반짝이는 뭔가가 눈에 띄었다. 변산바람꽃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꽃은 산의 선물처럼 다가왔다.변산바람꽃은 하얀 꽃받침에 파란 수술이 인상적인 꽃이다. 꽃받침엔 수줍은 듯 연분홍빛이 감돈다. 이 꽃을 ‘변산아씨’라고 부르는 것도 이 자태 때문일 것이다. 변산바람꽃은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1993년 변산에서 처음 발견돼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요즘엔 전국적으로 꽤 많은 서식지가 알려지면서 신비감이 다소 덜해졌지만, 봄꽃을 찾는 탐화객, 이른바 ‘꽃쟁이’들에겐 여전히 첫손 꼽히는 볼거리다. 봄꽃들이 종종 그렇듯, 변산바람꽃도 독특한 구조로 이뤄졌다. 꽃잎처럼 보이는 하얀 잎 다섯장은 사실 꽃받침이고, 꽃술 주변에 있는 열 개 안팎의 깔때기 모양 기관이 퇴화한 꽃잎이라고 한다. 꽃받침이 꽃잎의 역할을 하도록 진화한 것이다. 활짝 핀 변산바람꽃은 옛 여인들이 머리를 가꿀 때 썼던 떨잠을 닮았다. 꽃대는 콩나물 줄기보다도 가늘다. 저 여린 꽃대로 어떻게 저리 단단한 땅을 뚫고 나왔을까. 변산아씨는 존재 자체로 감동이다.노란 복수초도 비탈면에 가득하다. 변산바람꽃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피는 꽃이다. 복수초(福壽草)는 글자 그대로 복(福) 많이 받고 오래 살라(壽)는 축복의 뜻이 담겨 있는 들꽃이다. 꽃잎에 햇빛이 비치면 어두운 숲에 노란 등불을 켜놓은 것처럼 도드라져 보인다. 복수초를 달리 ‘황금잔’이라 부르는 건 그 때문이다. 벌써 꽃잎을 활짝 연 개체도 있고, 이제 막 돌 틈을 비집고 나오는 봉오리도 있다.개체수는 적지만, 노루귀도 드문드문 눈에 띈다. 노루귀는 잎이 솜털 보송보송한 어린 노루의 귀와 닮았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 꽃의 이름을 잎 모양에 따라 지은 셈이다. 노루귀는 흔히 여러 개체가 다발로 핀다. 워낙 가녀린 녀석들이라 꽃을 다 합쳐 봐야 어른 손톱보다 작다. 꽃대엔 솜털이 보송보송 나 있다. 해를 정면에 두고 보면 솜털들이 은빛으로 반짝인다. 부안에서 변산바람꽃 자생지로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사실 청림마을이다. 쇠뿔바위봉 등 수려한 내변산의 암봉을 품고 있어 등산객들이 종종 찾는 마을이다. 봄이면 변산바람꽃을 보기 위해 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다만 오랜 기간 들꽃 군락지로 입소문 나면서 철마다 탐화객들이 몰리는 통에 주민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차량을 마을 입구에 두고 걸어가거나 발걸음 자체를 줄이는 게 좋을 듯하다. 봄꽃을 만나러 간다는 건 첫걸음부터 죄가 쌓이기 시작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실수로 갓 피기 시작한 꽃을 밟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돌 틈에 핀 꽃은 그나마 잘 보이지만 낙엽 속에 숨은 꽃은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걸음 내려놓기 전에 정말 꼼꼼하게 주변을 살펴야 한다.변산아씨를 만나러 가는 길에 내변산의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서 직소폭포까지 다녀오는 길은 내변산 최고 절경을 만나는 트레킹 코스로 꼽힌다. 청림마을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내변산탐방지원센터가 있다. 여기서 직소폭포까지 완만한 트레킹 코스가 조성돼 있다. 거리는 약 2.3㎞ 정도다. 직소폭포 일대는 ‘실상용추’(實相龍湫)라 불리는 소(沼)와 분옥담, 선녀탕 등이 이어져 경관이 빼어나다. 화산암에서 생겨난 주상절리와 침식 지형 덕에 지질학적 가치도 크다. 이 일대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이유다. 직소보 절벽에 세워진 ‘하트 전망대’, 봉래곡 등 소소한 볼거리도 많다. 직소보는 직소폭포 등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을 가둔 저수지다. 관음봉 등 내변산 암봉이 병풍처럼 저수지를 둘러싸고 있다. 하루 두번만 허락된 인생샷 여기가 인생사진 맛집… SNS서 핫한 부안의 명소들변산반도는 자체가 국립공원이다. 내소사, 직소폭포 등이 있는 변산의 안쪽 산악지대를 내변산, 새만금방조제에서 곰소항에 이르는 바닷가 일대를 외변산이라 부른다.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채석강, 곰소만 등 외변산의 풍경도 내변산 못지않게 빼어나다. 그 가운데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는 곳이 있다. 채석강과 솔섬 등의 바닷가 풍경이다. 특히 여성들을 중심으로 채석강 일대가 인증샷의 성지처럼 확산되고 있다. 채석강(명승 13호)은 변산반도 나들이의 하이라이트다. 중국 당나라의 시성(詩聖) 이태백이 술에 취해 강물에 뜬 달그림자를 잡으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고사에서 이름을 따온 해안절벽이다. 책을 수만 권 쌓아 놓은 듯한 퇴적암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채석강 암벽엔 동굴이 몇 개 있다. 수만년 세월에 걸친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해식동굴들이다. 이 동굴 속에서 보는 낙조가 일품이다. 요즘 이 해식동굴이 새로 각광받고 있다. 이른바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채석강의 모습만 둘러보고 가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요즘은 완전히 바뀌었다. 채석강은 그저 조연에 불과할 뿐 해식동굴이 압도적 주연이다. 밖에서는 평범한 동굴이지만 안에서 보면 확연히 다르다. 동굴 형태가 한반도를 닮았다고 하는 이도 있다. 다소 억지스런 주장이긴 해도 해질녘 풍경은 확실히 아름답다. 해가 수평선 아래로 잠길 때마다 동굴 밖 하늘도 붉게 물든다. 이때 암벽 위에 서서 실루엣 사진을 찍는데, 꽤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암벽 위 공간엔 한 커플 정도만 설 수 있다. 이 때문에 순서를 기다리느라 동굴 밖에선 길게 줄이 이어지기도 한다. 채석강을 직접 답사할 수 있는 바닷길은 하루 두 번 썰물 때만 열린다. 시간을 잘 맞춰 가야 한다. 해식동굴까지 가는 길도 상당히 미끄럽다. 물이 빠진 뒤에도 그렇다. 가방 등을 바닷물에 빠트리는 경우는 흔하고, 미끄러져 넘어지는 이들도 드물게 있다. 하이힐 같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가는 건 피하길 권한다. 원래 안전상 출입금지 구역이었지만, 워낙 많은 이들이 몰려들면서 유명무실해졌다.도청리 전북 학생해양수련원 앞에 있는 솔섬도 꽤 알려진 일몰 명소다. 작은 섬 위로 몇 그루의 소나무가 있는데, 해질 무렵 오른쪽 끝에 있는 소나무 가지 사이로 해가 걸린 모습이 꼭 용이 여의주를 문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유명세를 얻었다. 솔섬에서 500m 정도 떨어진 바닷가엔 액자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사각형 액자 왼쪽에 한 신사가 멋진 자세로 서 있고, 액자 안엔 사다리를 탄 소년이 붓질을 하는 모습이 표현돼 있다. 뭔가 공원 등의 시설을 조성하려다 만 듯한 모습인데, 부안 초입에서 만났던 조형물처럼 이 액자 조형물 역시 작품에 대한 아무 설명이 없다. 이곳 또한 최근 SNS를 중심으로 인증샷 명소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우동리는 조선 후기 실학자인 허균과 ‘반계수록’을 쓴 유형원이 반세기 시차를 두고 살았던 곳이다. 내변산의 웅숭깊은 풍경을 갈무리한 곳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선계폭포가 이 일대의 명소로 꼽힌다. 비가 올 때만 드러나는 폭포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개국하기 전 머물며 수도했다 해서 ‘성계폭포’라고도 불린다. 선계폭포의 깎아지른 벼랑 위에 세워진 정사암엔 허균이 머물렀다고 전해진다.내변산 일대는 최고봉인 의상봉(509m), 쌍선봉 등 암릉들이 펼쳐내는 선 굵은 풍경이 인상적인 곳이다. 이 일대를 관통하는 736번 도로는 기암괴석에 둘러싸인 내변산의 아름다운 숲길과 만날 수 있는 길이다. 놓치면 후회할 풍경들을 줄곧 차창에 매달고 달릴 수 있다.도청리의 금구원야외조각미술관도 둘러볼 만하다. 1966년 농민 교육을 위한 농장으로 문을 열었다가 2003년 개인 미술관으로 정식 개관했다. 조각공원엔 김오성 관장이 평생 조각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전시된 작품들은 대부분 여성상이다. 목석같은 사내라도 얼굴을 붉힐 법하다. 공원 안엔 천문대도 있다. 별 관측에 관심이 많은 김 관장이 직접 천문대를 꾸미고 일반에 개방하고 있다. 변산반도 남쪽의 줄포만 갯벌생태공원은 갯벌 일부를 막아 만든 공원이다. 100종이 넘는 생물종이 서식하는 등 생물종 다양성이 높아 2010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갯벌생태공원 안쪽으로 갈대숲 10리길, 야생화단지, 바람동산, 조각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인증샷 찍으며 자박자박 걷기 딱 좋다. 글 사진 부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봄꽃이 만개하는 3~4월이면 내소사 주변은 상춘객들로 몸살을 앓는다. 특히 벚꽃 필 무렵이면 내소사는 구경도 못하고 주차장으로 변한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탓에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만 성수기에는 가급적 일찍 서두르는 것이 좋다. -곰소만 일대에 ‘곰소쉼터’ 등 젓갈 정식을 파는 집들이 몰려 있다. 어지간한 젓갈은 죄다 맛볼 수 있다. 값도 1만원 정도로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이다. 곰소항 ‘슬지네찐빵 슬지제빵소’에선 달콤한 찐빵을 맛볼 수 있다.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고 했다. 격포항이나 궁항, 모항 등의 어촌계 직판장 회센터에서 쫄깃한 주꾸미를 맛볼 수 있다. 부안소방서 앞의 ‘계화회관’은 백합죽으로 이름난 집이다.
  • 모성애는 공통…새끼 지키려 코브라 이빨에 맞선 어미 다람쥐

    모성애는 공통…새끼 지키려 코브라 이빨에 맞선 어미 다람쥐

    아프리카 초원에서 새끼를 지키기 위해 코브라와 맞서 싸우는 용감한 어미 다람쥐가 포착됐다. 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국립공원 측은 인근 다른 공원에서 어미 다람쥐 한 마리가 잔뜩 독이 오른 코브라와 목숨을 건 대결을 펼쳤다고 전했다. 사파리 가이드 데이브 퍼시(41)는 며칠 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보츠와나 경계에 위치한 대규모 야생동물보호구역 ‘크갈라가디 국립공원’에서 코브라와 대치 중인 다람쥐 한 마리를 목격했다.쉿쉿 소리를 내며 먹잇감을 노리는 코브라 앞에서 다람쥐는 바짝 꼬리를 세운 채 물러나지 않았다. 코브라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들면 다람쥐는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피하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하지만 같은 자리를 맴돌 뿐 코브라를 피해 멀리 달아나지는 않았다. 가이드는 가까운 굴속에 새끼가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모성애가 발동한 다람쥐가 새끼를 지키기 위해 코브라 앞을 가로막아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코브라의 이빨에 걸릴 듯 말듯 아슬아슬한 싸움을 계속하던 다람쥐는 어느 순간 코브라 바로 앞까지 몸을 날려 먼저 도발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다람쥐와 옥신각신 대치하던 코브라는 결국 다람쥐에게 두손 두발을 다 들고 패배를 인정했다.가이드는 “30분쯤 지난 뒤 코브라는 스르르 덤불 속으로 피신했고 이내 땅굴 사이로 사라졌다”라고 밝혔다. 코브라가 떠나자 어미 다람쥐도 이내 안정을 되찾은 듯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을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다람쥐의 빠른 속도와 용기에 놀랐다”라면서 “실로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경험일 것”이라고 감탄했다. 코브라의 위협 속에서 새끼를 지키기 위해 몸을 날린 다람쥐는 ‘케이프땅다람쥐’ 종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츠와나, 나미비아까지 이남 아프리카 대부분의 지역에서 볼 수 있다. 용맹함이 특징인 이 다람쥐는 과거부터 독사와 맞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캐나다 매니토바 대학 연구팀은 2012년 논문에서 케이프땅다람쥐가 포식자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꼬리 털을 바짝 세우고 몸을 부풀리는 방법을 자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미 다람쥐는 독성에 대한 방어능력이 전혀 없음에도 새끼를 보호하려 더 오랫동안 더 치열하게 코브라와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앵무새도 사람처럼 확률 따진다…최대 보상 얻으려 숫자 세고 예측

    앵무새도 사람처럼 확률 따진다…최대 보상 얻으려 숫자 세고 예측

    앵무새는 미래의 일을 ‘사람처럼’ 예측하기 위해 확률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고 뉴질랜드 과학자들이 밝혔다. 오클랜드대 연구진은 현지 토착 앵무새인 ‘케아’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실험 연구를 통해 이들 새가 자료를 합쳐 불확실한 미래의 일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런 통계 능력은 사람 외에도 고릴라와 오랑우탄 같은 유인원들에게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연구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결과는 이들 새가 사람의 말을 따라하는 능력 외에도 유아나 원숭이를 뛰어넘는 확률 개념을 지녔다는 것을 보여준다. 케아 앵무새에 관한 이 실험 연구는 이들 종이 간식이라는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막대(교환품)를 연구원이 어느 손에 숨겼는지를 선택하는 데 확률을 이용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들 연구자는 앵무새가 어느 통에서 보상을 주는 검은색 막대를 꺼내 들고 있는지를 맞추기 위해 이용 가능한 모든 자료를 더해 결정을 내린다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 주저자인 어멀리아 바스토스 박사는 “케아 앵무새는 불완전한 정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움으로써 불확실한 미래의 일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영장류나 유아를 대상으로 한 기존 실험 연구들을 반영한 것으로, 연구자들은 같은 실험으로 케아 앵무새가 아기와 원숭이보다 수행 성과가 뛰어나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바스토스 박사는 “만일 파란색 사탕이 대부분이고 노란색 사탕은 몇 개밖에 안 들어있는 통에 내가 손을 넣어 어떤 사탕을 꺼낸다면 당신은 내 손 안에 있는 사탕을 볼 수 없어도 그게 파란색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옥스퍼드대 출신으로 현재 오클랜드대에 재직 중인 이 생물학자는 케아 앵무새도 이와 같이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연구진은 본격적인 실험에 앞서 블로펠트와 브루스, 로키, 네오, 플랑크톤 그리고 테즈라는 이름의 앵무새 6마리를 대상으로 검은색 막대와 주황색 막대 중 검은색 막대를 선택했을 때만 간식을 줘 검은색 막대를 선택해야만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도록 훈련시켰다. 이후 일련의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두 개의 투명한 통 안에 각각 손을 넣은 뒤 막대를 꺼냈는데 어떤 색상인지 모르게 한 상태에서 앵무새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쪽을 선택하도록 했다.이들 새는 연구원의 손을 자기 부리로 대는 방식으로 손을 선택해야 했는데 거의 항상 검은색 막대가 더 많이 들어있는 쪽의 통을 선택했다. 이는 이들 새가 맛있는 간식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연구진은 또 투명한 통 안에 있는 막대들의 비율을 바꿔가며 실험을 반복했다. 한쪽 통의 내용물을 절반으로 줄이거나 중간에 물리적인 장벽을 설치했는 데 이런 실험 환경에서조차 이들 새는 보상을 얻을 확률이 변했다는 것을 인지했다. 즉 이들 새는 보상받을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통을 선택한 것이다. 바스토스 박사는 “이들은 검은색 막대가 들어있을 확률이 높은 쪽을 바탕으로 손을 선택하고 있었다. 이는 사람 외에도 유인원에게서만 볼 수 있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케아는 두 연구원이 각각 한 통에서 한 손으로 막대를 꺼내는 실험에서 이전 실험에서 검은색 막대를 손에 집어드는 성향을 보여준 연구원 쪽을 선호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바스토스 박사는 “우리는 케아가 판단을 내리기 위해 심지어 사람의 편향을 알아차린다는 점을 발견해 크게 놀랐다. 이들은 어느 연구원이 특정 유형의 막대를 더 잘 선택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검은색 막대와 주황색 막대가 같은 비율로 들어있는 두 통에서 두 연구원이 각각 막대를 꺼내는 실험에서도 검은색 막대를 주로 꺼내는 연구원을 선택했다”면서 “이는 사람 외에도 대형 유인원들만의 독특한 능력이라고 생각됐던 또 다른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종의 새에서 이런 유형의 복잡하고 높은 수준의 인지 과정을 보는 것은 통계 추론의 진화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앵무새의 뇌는 영장류의 것과 매우 비슷하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들 뇌에 있는 내측나선핵(SpM·medial spiriform nucleus)이라는 회백질 부위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 뇌 부위는 이들에게 정교한 문제 해결 기술을 제공하는 초고속 정보처리 장치로써 기능하는 데 여기에는 도구 사용 능력도 포함된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고 숫자를 세고, 더하고 뺄 수 있다. 놀랍게도 이들은 심지어 제로(0)라는 개념까지 이해할 수 있다.세계에서 유일하게 고산지대에 사는 케아는 다 자라면 몸길이가 48㎝쯤 되며, 전체적으로 올리브색을 띄고 호기심이 많은 종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 종은 최근 몇 년간 멸종위기에 처해 현재 5000마리도 채 안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종은 사람을 잘 따르는 성향을 지녀 종종 등산객에게 가서 간식을 얻어먹지만 이런 습성이 고착되면 스스로 먹이를 구하는 능력을 잃게 돼 자연에서 토태될 수 있다. 따라서 야생 개체에게는 먹이를 주지 않아야 한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3월 3일자)에 실렸다. 사진=어멀리아 바스토스 제공, 이미지=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새끼 떨어질라!”…나무에 매달려 새끼 출산하는 나무늘보 포착

    “새끼 떨어질라!”…나무에 매달려 새끼 출산하는 나무늘보 포착

    세상에서 가장 느린 포유류로 알려진 나무늘보가 나무 위에서 새끼를 출산하는 아찔하고 희귀한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달 27일 남아메리카의 코스타리카에서 여행객을 이끌던 여행가이드 스티븐 벨라는 우연히 숲에서 흥미로운 광경을 목격했다. 당시 나무늘보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포유류라는 수식어와 달리, 알려진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동해 한 가지에 매달려 자리를 잡았다. 벨라와 관광객들이 넋을 놓고 나무에 매달려 있던 나무늘보를 바라보고 있을 때, 갑자기 매달려 있던 나무늘보가 출산을 시작했고 이내 새끼 한 마리가 몸 밖으로 툭 떨어졌다. 이를 보던 벨라와 일행들은 갓 태어난 새끼가 곧장 땅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은 아찔함에 놀랐지만, 다행히 새끼와 어미가 탯줄로 연결돼 있던 덕분에 우려했던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어미 나무늘보는 탯줄을 잡아당겨 새끼를 품에 안았고, 이내 몸을 핥으며 모성애로 새끼를 돌보기 시작했다. 코스타리카의 나무늘보보호재단의 창립자이자 10년 이상 나무늘보를 관찰해 온 레베카 클리프 박사는 “나무에 매달려 출산하는 나무늘보를 포착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면서 “나무늘보는 열대우림에서도 나무 높은 곳에 살며 위장을 잘 하는 동물이다. 야생에서 단 한 마리를 포착하는 것만으로도 운이 좋지만, 이렇게 출산하는 장면까지 보는 일은 매우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8년간 코스타리카에서 여행 가이드로 일한 벨라 역시 “지금까지 원숭이나 뱀, 이구아나, 큰부리새 같은 동물들은 자주 봤지만, 나무늘보가 나무에 매달려 출산하는 장면은 처음 본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나무늘보는 하루 18시간 나무 위에서 잠을 자며, 열대우림과 같은 기온차가 심하지 않은 곳에서 서식한다. 근육량이 적어 다른 포유류보다 가벼운 편이며, 이 덕분에 열대우림의 가는 나뭇가지에도 오랫동안 매달릴 수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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