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야바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4
  • 日소재 경복궁 관월당 100년만에 돌아온다

    日소재 경복궁 관월당 100년만에 돌아온다

    일본에 있던 19세기 경복궁 부속 건물이 거의 한 세기 만에 우리나라로 돌아온다. 조계종 총무원은 일본 가네가와현 고도쿠인(高德院) 사찰에 있는 관월당(觀月堂) 건물을 한국으로 귀환시키기로 일한불교교류협회(회장 미야바야시 쇼겐)와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협약식은 오는 25~27일 자승 총무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 교토에서 열리는 제31차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 기간에 열린다. 관월당은 문화재적 가치는 높지 않지만 민간 차원의 문화재 환수 작업에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게 불교계와 고미술계의 평가다. 정면 3칸에 맞배지붕을 올린 목조건축물인 관월당은 명성황후의 원당(願堂·기도하는 곳)으로 추정된다. 애초 조선왕실에서 금융담보로 조선척식은행에 제공한 것을, 이후 야마이치 증권의 설립자 스기노 기세이가 소유하고 있다가 1924년 고도쿠인에 기증했다. 고도쿠인에서는 관음보살을 모시는 법당으로 사용해 왔다. 환수 문제는 한·일 불교계 차원에서 꾸준히 논의해온 사안이다. 그러다 일한불교교류협회 이사장 니오카 료코 스님이 3일 자승 스님과 만나 환수를 약속하며 공식화됐다. 조계종 총무원 심주완 문화재팀장은 “한국과 일본 불교계가 지난 30여년간 교류하면서 처음으로 건물을 돌려받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며 “2차대전 때 희생된 한국인 유골 반환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일 불교계는 1977년부터 해마다 국제학술 세미나 및 세계평화기원대법회를 함께 봉행하며 민간 차원의 문화교류와 한·일 과거사 청산 노력 등을 기울이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한글 덕에 우리말 의미상실 없이 기록”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와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 간 문화예술교류와 협력에 관한 의향서 체결식” 인도네시아의 한글섬 ‘바우바우’의 찌아찌아족 학생 삐드리아나(16)양이 또박또박 행사장 뒤편에 걸린 현수막을 읽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22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서울시와 찌아찌아족 방한단의 협약체결식은 ‘한글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한글 교육받은 사람 75% 유창하게 사용 주미아니 바우바우시 카르야바루 초등학교 교장은 “삐드리아나양은 고작 하루 2시간씩 8번 한글을 배웠을 뿐인데 이미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면서 “지난 8월 공식교육이 시작된 지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교육 받은 사람 중 75%가 한글을 유창하게 읽고 쓸 수 있다.”고 전했다. 아미룰 타밈 바우바우 시장은 “아랍어나 라틴계열 문자로 우리말을 기록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말하는 대로 그대로 표현할 수 없어 의미가 잘못 전달되는 일이 많았다.”면서 “한글을 사용하면서 의미 상실 없이 기록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행사장에 동석한 찌아찌아족 학생 삼시르(16)군은 한글을 배우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받침을 밑에 써야 하는지 뒤에 써야 하는지 구별하기 힘들다는 점이 가장 어렵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타밈 바우바우 시장이 ‘문화예술 교류와 협력에 관한 의향서(LOI)’에 사인한 후 오 시장과 찌아찌아족 학생들의 한글쓰기, 선물교환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남녀 학생이 각각 ‘찌아찌아족’ ‘삼시르’라고 쓴 종이는 동판으로 제작돼 광화문 세종대왕 기념관 내에 신설되는 ‘찌아찌아족 한글이야기’ 코너에 전시된다. 서울시는 이들을 하이서울 페스티벌 문화공연단으로 초청하고 시 주관의 해외 공무원 연수 프로그램 등에 동참하도록 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같은 문자를 공유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인연”이라며 “문자 공유가 문화공유로, 이어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우바우시에 서울문화센터 건립 특히 서울시와 바우바우시는 바우바우시 중심가에 서울문화센터를 만드는 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이날 처음으로 공개했다. 타밈 시장은 “부지 선정이 완료됐고 빠른 시일 내에 완공해 양국 문화교류의 상징으로 삼을 것”이라며 “찌아찌아족 학생들이 한국의 놀라운 발전상과 애국심, 조상들의 헌신 등에 대해 한글을 배우면서 깨우치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탐사보도-2009 마약리포트] 국제우편, 밀반입 통로 급부상

    국제우편도 마약류의 주요 밀반입 창구로 부상했다. 공항이나 항만보다 더 용이하다는 게 마약계통 관계자들의 지적이다.국제우편은 인터넷을 통한 거래에서 주로 이용된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술·뽕·한잔·짝대기·최음제·마취제·진통제·흥분제·건강식품 등 마약을 의미하는 은어나 비유어를 입력하면 관련 블로그나 카페가 줄줄이 뜬다. 해당 카페나 블로그에 수록된 글에서는 마약 판매와 관련된 내용을 찾을 수 없다. 댓글과 그것에 연결된 리플에 관련 내용이 짧게 언급돼 있다. 한 마약 판매책은 “해외에 거점을 둔 한국인들이 마약과 관련 없는 것처럼 위장해 사이트를 개설한 뒤 리플에 관련 정보를 슬쩍 띄워놓는다. 해당 사이트들은 잠깐 오픈된 뒤 곧바로 폐쇄된다.”고 말했다. 마약사범 중 수배를 피해 중국으로 건너간 이들도 국제우편을 통해 국내 판매책에게 마약을 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마약사범 중 수배자들이 여러 명이나 된다. 그들은 한국 판매책들과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우편을 통한 밀반입 수법은 교묘하다. 한 판매책은 “필로폰·야바·엑스터시 같은 마약류를 ‘파라핀’(촛농)으로 싼 뒤 향수를 뿌리고 비닐 랩으로 싼다. 이것을 다시 굴비 속이나 녹차 봉지, 화장품 등에 밀봉한다. 마약 탐지견도 냄새를 맡지 못한다.”며 “국제우편도 밀고에 의해 적발될 뿐”이라고 말했다. 탐사보도팀
  • [탐사보도-2009 마약리포트] 밤 10시이후 역주변은 ‘유사마약’ 거래시장

    14일 서울 남대문 지하수입 상가. 추운 날씨에도 발 디딜 틈이 없이 붐볐다. 대부분 40대 이상 중년 여성들이었다. 마약 성분이 함유된 중국산 ‘살 빼는 약’이 거래된다는 제보를 받은 ‘건강식품(또는 약품)’ 코너를 찾았다. 한 상점 주인에게 “살 빼는 약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체지방만 제거하는 약은 두 달치 5만 2000원, 전체 지방 제거 약은 한 달치 3만원”이라며 “물만 먹으면 되기 때문에 복용 후 두 달만 지나면 몰라보게 달라진다.”고 자랑했다. “중국산이냐.”고 했더니 그는 좀 전과 달리 정색을 하고선 “미국산”이라고 말했다. 다른 상점의 점원들도 ‘중국산’이라는 질문에 거부감을 보였다. 한 마약 판매책은 “단골이나 뚱뚱한 여성들에게 중국산 약을 건네준다. 8~10알에 8000~1만원에 판다.”며 “먹으면 식욕이 완전히 없어지고 물만 먹게 돼 일주일에 5~10kg 빠진다.”고 설명했다. ‘살 빼는 약’ ‘건강 식품’ 등으로 둔갑한 중국산 마약류가 시중에 버젓이 팔리고 있다. 국내 유통 중인 중국산 ‘살 빼는 약’은 러미라·S정·안비납동편·펜플루라민정·분기납명편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산 살 빼는 약은 100% 마약이라고 보면 된다.”며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위해 구입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집창촌 여성들은 러미라나 S정을 암거래로 구입한다. 먹은 뒤 성관계를 하면 아픔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 약에는 펜터민 등 마약 성분이 들어 있다. 아티반·옥타리돈 등 향정신성의약품도 건강식품으로 포장돼 거래된다. 한 판매책은 “필로폰보다는 유통량이 적다. 서울역·용산역·영등포역 뒷골목에서 밤 10시가 넘으면 거래된다.”고 말했다. 10, 20대 사이에서는 코프렐정·기가에이 같은 감기약이 마약 대체약물로 애용되고 있다. 태국산 마약 ‘야바’도 2006년부터 경기 안산시 등 수도권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태국인 근로자들이 주로 밀반입한다. 소량은 몸에 지녀 오고, 대량은 국제택배로 받는다. 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불법 사설 나이트·주점 등에서 팔린다. 태국에선 한 알에 2000~3000원이지만 국내에선 3만~5만원에 팔린다. 검찰 관계자는 “태국은 야바 투약을 처벌하지 않아 태국인들이 국내에서도 별 죄의식 없이 한다.”고 밝혔다. 탐사보도팀
  • [서울신문 탐사보도-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 타이마사지 업소 거점…조직원수 안갯속

    [서울신문 탐사보도-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 타이마사지 업소 거점…조직원수 안갯속

    태국 폭력조직은 외국인 폭력조직 중 국내 최대의 ‘불법인력알선망’을 구축했다. 이들은 본국 여성을 위장결혼 등을 통해 국내에 입국시킨 뒤 마사지업소 등 유흥업소에 불법 취업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태국 폭력조직은 싸만코차호타이파, 반타이파, 딸라타이파, 차이파 등 4개 조직이다. 이중 인력알선 조직인 ‘싸만코차호타이’파가 전국 조직을 표방하며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 조직은 결혼비자를 악용해 태국 여성들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남성과 서류상 위장결혼을 시킨 뒤 국내에 입국시키는 방식이다. 비용은 1인당 600만원이다. 태국 여성을 국내에 들여온 뒤에는 전국 마사지업소에 취업을 알선하고, 알선 수수료 명목으로 첫 월급의 10~20%를 받는다. 총책, 태국 내 모집책, 입국 브로커, 마사지업소 연결책 등 역할분담을 통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기 화성을 활동 거점으로 삼고 안산·안양 등지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한안마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안마업소는 1200~1300개(허가 업소) 정도 되는데, 타이마사지 업소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 타이마사지 업소가 전국에 성행하며 국내 안마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 업소는 모두 불법이다. 현행 의료법(82조)은 ‘시각장애인만이 안마사 자격증을 취득, 안마 영업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안마사협회 관계자는 “정부 당국이 태국 여성들의 불법 취업을 방조하고 있다.”면서 “국세청은 세금을 거두는 데만 중점을 두고 있어서 허가도 없는 불법업소들을 대거 사업자로 등록해 줬다. 전국에 퍼져 있는 업소가 너무 많아 손을 댈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원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전국 타이마사지 업소 수를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성 공급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만큼 자금줄도 탄탄하다.”고 말했다. 반타이파는 태국인 밀집지역마다 도박장을 개설하고, 자국민을 상대로 불법 도박을 일삼고 있다. 5명 정도의 소규모로 조를 짜서 움직이고 있다. 고율의 도박자금을 빌려준 뒤 갚지 못하면 집단폭행도 서슴지 않는다. 딸라타이파는 안산 일대를 활동무대로 하고 있다. 자국민이 운영하는 술집의 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갈취하고 있다. 차이파는 마약 야바(알약)를 국내로 들여와 자국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단 지역마다 봉고차를 끌고 다니며 마약을 팔고 있다.”면서 “점조직에다 음성적으로 움직여 적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탐사보도팀
  • 日불교계 “한국침략 역사 참회” 여주서 공생기원비 제막

    한·일불교 문화교류대회에 참석한 일본 불교계가 일본이 한국민에게 고통을 끼친 과거사를 반성하고 참회하는 내용을 새긴 비석을 경기도 여주 신륵사에 세웠다.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와 일한불교교류협의회는 13일 오전 신륵사에서 가진 제30차 한·일 불교문화교류대회에서 양국 스님들이 세계평화기원대법회를 봉행하면서 일본 측의 과거사 반성 내용을 새긴 인류화합공생기원비를 제막했다. 비문에는 “불행한 일이 여러 번 있었고 특히 근세에 일본이 한국민에게 다대(多大)한 고통을 끼친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 반성과 참회의 염(念)을 깊이 하고 있습니다.”라는 문안이 새겨졌다. 이 비문은 일한불교문화교류협의회장 미야바야시 쇼겐 스님이 과거사를 참회한다는 내용의 문안을 직접 작성했으며,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장 지관 스님이 비 앞면의 글귀를 썼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학술·종교플러스]

    내일까지 한·일 불교대회 ●제30차 한·일불교대회가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에 걸쳐 경기도 여주 신륵사에서 개최된다. 대회에서 조계총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 일본 정토종 광명사법주 미야바시 쇼겐 스님을 비롯한 양국 300여명이 모여 학술세미나와 법회를 연다. 특히 올해 대회는 한·일 불교 민간교류 30주년을 맞아 신륵사에 30주년 기념비를 세운다. ‘조선총독부… ’ 국제학술회의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은 15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통치와 정치 사이, 조선총독부 관료의 내면과 현실’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연다. 일본 내 조선식민지배 연구의 개척자인 미야타 세쓰코 가쿠슈인대 객원연구원이 기조발제를 하고, 김제정 경인교대 강사가 ‘1920~30년대 조선총독부 경제관료의 조선인식’을, 장신 연세대 강사는 ‘조선총독부 인사정책과 조선인 경찰’을 주제로 발표한다. ‘지구촌 빈곤… ’ 생명포럼 ●평화방송·평화신문과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 운동본부는 21일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제2회 ‘생명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창립 21주년을 맞아 ‘지구촌 빈곤과 생명의 위기, 어떻게 극복하나?’를 주제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촌 빈곤과 생명위기를 진단하고 효율적인 해외 원조 방안을 모색한다.
  • 기원정사 등 초라해도 “스스로를 등불로 하라” 부처 가르침은 오롯이

    기원정사 등 초라해도 “스스로를 등불로 하라” 부처 가르침은 오롯이

    네팔의 룸비니와 인도의 슈라바스티, 쿠시나가르.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부터 깨달음을 얻은 정각(正覺), 그리고 전법(轉法)후 열반까지의 궤적이 담긴 불교 성지들이다. 비록 옛 모습을 잃거나 많은 부분 훼손됐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의 정신과 철학, 흔적을 더듬어 전세계에서 찾아드는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조계종 총무원이 이 성지 순례 프로그램을 마련, 본지 김성호 선임기자가 동행했다. 지난 14일,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이른 아침의 슈라바스티. 전날 델리발 새벽기차에 몸을 실어 8시간만에 발을 디딘 럭나우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6시간을 더 달려 밤늦게 슈라바스티에 도착한 순례 일행은 잠을 설친 채 첫 순례지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어둠 속 ‘갈 길이 머니 서둘러 버스에 오르라.’는 안내자의 성화에 일행들이 눈을 비비며 오른 버스. 비포장도로나 다름없는 거친 길을 막춤 추듯 덜컹거리며 질주하기 시작하자 스님의 강의가 시작된다. “부처님 재세 당시의 16개 나라 중 가장 강력했다는 코살라국의 수도 슈라바스티(사위성)는 신라의 옛 이름인 ‘서라벌’의 기원이 된 도시”라는 설명에 귀를 세우다보니 어느새 기원정사 입구. 80년을 살았던 석가모니 부처님이 금강경을 비롯, 현재 전하는 경전의 3분의2 정도를 설한 곳이자 24회의 안거를 날 만큼 생전 가장 오래 머물렀다는 곳이 바로 기원정사가 아닌가. 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혀 입구를 들어서자니 한국말로 ‘석가모니불’을 외치며 손을 벌려 한푼 적선을 애타게 청해오는 어린 걸인들이 빙 둘러 막아선다. 첫 순례지에 가졌던 부푼 기대와는 달리, 조금 ‘헐렁하다’ 싶은, 일말의 허탈감을 안고 들어서니 붉은 벽돌 더미와 오랜 수령의 나무들이 갇힌 듯 큰 정원에 듬성듬성 서있다. 부처님 아들인 라훌라와 제자 사리불존자의 이름을 딴 스투파(탑)들. 이름만 스투파일 뿐, 붉은 벽돌로 나지막이 쌓아놓은 벽돌더미가 초라하다. 2500년 전엔 석가모니 부처님이 주석하던 집이며 대중 설법이 줄곧 이어지는 큼직큼직한 승원들이 줄지어 섰을 터이지만 대부분 파괴·훼손된 채 지금은 부분적으로 복원된 조촐한 스투파며 승원터가 순례객들을 무심하게 맞을 뿐. 처음 시작된 그 나라에서 이젠 명맥조차 잇기 힘든 작은 종교로 쇠퇴한 불교의 위상이 그대로 읽힌다. 사위국의 큰 부자인 급고독(수닷타 장자)이 성도(成道)한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기 위해 사위국 기타 태자의 땅을 어렵게 사들여 지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기수급고독원’, 즉 기원정사. 석가모니 부처님은 이 기원정사에선 1년 중 안거철 3개월 동안만 주석했다고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개인 거처이던 향실과 강의가 열리던 거대한 승원 터를 지나 걷다보니 이윽고 금강경을 설한 그 유명한 자리 간다 쿠티. 미얀마를 비롯한 각지에서 찾아온 스님과 신도들이 제각각 터를 잡고 앉아 불교 경전들을 독송하는가 싶더니 한국 순례단의 즉석 법회가 시작된다. 조계종이 가장 중요시하는 소의경전인 금강경 표준본을 최근 완성한 사실을 부처님께 알리는 법회. 금강경을 처음 설한 곳에서 여는 금강경 봉정 법회여서일까.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성지를 찾은 한국 스님, 신도들의 낭랑한 반야심경 독경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기원정사를 나와 1.5㎞쯤 차로 달리다보니 그 옛날 막강한 힘을 자랑했다는 사위국의 너른 영토가 펼쳐진다. 옛 사위국 영토에서 맞닥뜨리는 불교 경전 속 흔적들. 스승 부부의 꼬임에 빠져 99명을 죽여 살인마로 전락한 앙굴리마라가 석가모니 부처님에게 감화되어 개종한 뒤 살았던 굴속 생활, 멸종된 망고 나무를 순식간에 키워내 이교도들을 굴종시킨 기적, 석가모니 부처님에게 기원정사를 지어준 수닷타 장자의 눈물겨운 이야기들이 차례로 머릿속을 스쳐간다. 뭔가 빠진 듯한 허전함을 갖고 국경을 넘어 도착한 네팔 땅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 서둘러 찾은 탄생지 룸비니 동산. 이른 시각인데도 순례객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어느 나라인지 모를 옷차림의 순례객 틈에 끼어 걷다 보니 마야부인이 석가모니 부처님을 낳은 곳에 세웠다는 마야데비 사원이 눈에 든다. 탄생지의 발굴 현장 자체를 사원으로 만든 독특한 기념공간. 신발을 벗고 안에 드니 탄생 직후 ‘천상천하유아독존’을 외치며 발걸음을 떼었다는 아기부처의 족적을 보려는 순례객들로 북적인다. 사방에 회랑처럼 두른 관람로를 떼밀리듯 순례객들에 밀려 돌아나오니 마야 부인이 몸을 씻었다는 너른 사각 연못 언저리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일본 사람들이 복원을 맡아 엉뚱하게도 이렇게 큰 목욕지를 만들어놓았다.”는 어느 스님의 볼멘 소리. 열반지 쿠시나가르행 버스에 몸을 실어 룸비니 동산을 떠난 지 한참 됐는데도 스님의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다시 국경을 넘어 전날 왔던 길을 거슬러 7시간만에 만난 열반의 땅 쿠시나가르. 먼저 다비장을 들르자는 일행의 의견을 모아 찾은 붉은 벽돌 스투파가 황혼의 햇살을 받아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화장례를 치렀던 역사적 현장. 순례객들의 탑돌이 행렬을 따르다보니 탑 뒤쪽에 8개의 작은 스투파가 눈에 들어온다. 부처님 사후 이곳에서 다비해 수습한 사리를 차지하려 전쟁까지 벌이려 했던 당시 여덟 나라가 사리를 가져가 각각 세웠다는 사리탑의 모형들. “먼 훗날 내 몸이 한 군데로 모일 것”이라 예언했다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하나된 몸, 즉 평화로운 정토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두 그루의 사라나무 사이에 몸을 뉘어 열반에 들었다는 부처님의 열반상을 모신 열반당은 다비장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주말과 공휴일이면 주민들의 가족공원으로 변하는 이곳이 과연 불교 4대 성지인지 의심스럽다.”는 안내자의 귀띔. 열반당까지 이어진 잔디밭 위의 쓰레기들이 눈에 거슬리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이 그 아래 마지막으로 몸을 뉘었다는 사라쌍수에서 위안을 찾는다. 오른 팔로 머리를 괴고 오른쪽 옆구리를 침상에 붙인 채 두 발을 포개어 고요히 누운 석가모니 부처님. 열반당 뒤편엔 열반 길까지 스승을 끝까지 모셨던 제자 아난다 스투파가 서 있다. 결국 열반지가 된 쿠시나가르로 향하기 전 마지막 안거에 든 석가모니 부처님은 아난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난다여, 너는 네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자신을 집으로 삼아라. 그리고 법으로써 등불을 삼고, 법으로써 집을 삼아 이에 귀의하여야 한다.” 부처님 생전의 모든 말씀을 생생하게 기억해 나중에 불경 편찬의 결정적 역할을 한 아난다 존자. 그는 이렇게 지금도 부처님 뒤에 앉아 묵묵히 스승의 말을 전하고 있다. kimus@seoul.co.kr
  • 조계종 첫 표준 금강경 2년 산고 끝 편찬

    조계종 첫 표준 금강경 2년 산고 끝 편찬

    ‘금강반야바라밀경’,즉 금강경은 한국불교 장자 종단인 조계종이 소의경전(所依經典)으로 삼는 대표적 대승경전. 한국 최대 종단이 교리나 사상적 근거의 으뜸으로 삼는 경전인 만큼 신자들이 가장 즐겨 독송하는 경전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불교계에서 독송하는 금강경은 대부분 개인적 차원에서 번역,보급돼온 탓에 신자와 스님들이 제각각 서로 다른 경전을 써 불경의 원뜻 이해와 신행 차원에서 개선 목소리가 높아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소장 현종 스님)가 작심하고 2년간의 촘촘한 불사 끝에 조계종 종단본 금강경을 완찬,오는 20일 오후 3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정법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불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강석 같은 지혜로 깨달음(반야)의 세계에 이르는(바라밀) 길을 알려 주는 경전’이라는 금강경은 동진시대 서역 출신 승려인 구마라집(鳩摩羅什)에 의해 402년 처음 한문으로 번역 된 이후 6종이나 되는 한역본이 세상에 흘러다녔다. 한국에서는 주로 한문본이 유통되다가 훈민정음이 제정되면서 ‘언해본 금강경’이 간행되었고 일제강점기인 1924년 백용성 스님이 한글로 다시 번역한 ‘상역과해금강경’을 펴낸 이후 다양한 번역본이 간행돼, 현재 100여 종이 넘는 한글 금강경이 유통되는 실정이다. ●기준되는 경전 부재로 편찬 필요성 대두 조계종이 이번 표준 금강경 편찬 작업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한국불교의 대주류를 이루는 선불교의 핵심이랄 수 있는 공(空) 사상을 천명하는 대표적인 대승경전 가운데 종단적 검증을 거친 소의불경이 없다는 점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말이 통해야 뜻이 통하며, 뜻이 통해야 종지(宗旨)가 드러나는 만큼 종도들의 뜻이 하나로 모아질 수 있기 위해서는 종단본 소의경전이 편찬되어야 한다.”는 조계종 불학연구소측의 주장은 그 위기의식을 그대로 보여 준다. 불학연구소가 지난 2년간 진행해온 금강경 편찬작업은 간단치 않은 내공과 공력의 결집. 위원장인 연관(전 화엄학림 학장) 스님을 비롯해 각묵(화엄학림 강사)·무애(송광사 강사) 스님, 김호성 동국대 교수, 김호귀 동국대 연구교수 등 범어·교학·한학 등 각계의 금강경 전문가 6인을 편찬실무위원으로 위촉해 모두 21차례의 편찬 실무회의를 열어 왔다. ●전문가 6인 21차례 회의 통해 집대성 현재 가장 흔한 구마라집 역본 금강경으로 저본을 삼고 고려대장경 판본을 선택했지만 판본 대조 결과 고려장경 판본과 다른 대장경 판본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불학연구소측은 전하고 있다. 금강반야바라밀경(구마라집, 402년), 금강반야바라밀경(보리유지, 509년), 금강반야바라밀경(진제, 562년), 능단금강반야바라밀다경(현장, 660-663년) 을 비롯한 여섯 종의 이역본, 판본을 놓고 대교작업을 벌여 모두 여섯 곳의 자구를 수정한 끝에 조계종 표준 한문본을 완성했다. 기존 한역본 토대의 번역과는 다르게 번역된 부분에 주석을 달아 이해를 돕도록 한 것도 눈에 띈다. 그동안 불경 번역에서 한문 텍스트에만 의존해왔던 것과는 달리 범본과 한문 텍스트를 비교 연구했다는 사실을 불교계는 높이 사고 있다. 표준 금강경은 불자들의 신행용으로 만든 독송본과 주석이 포함된 주석본이 함께 출간될 예정이며 편찬과정서 있었던 학술회의와 공청회 논문을 묶은 논문자료집도 함께 나온다. 한편 오는 20일 조계사 대웅전서 있을 봉정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 교육원장 청화스님, 포교원장 혜총스님, 종회의장 보선스님 등이 참석하며 종정 법전 스님의 출간 기념 법어도 내려질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2009 희망 프리허그](중)서울 다문화촌 사람들의 소망

    [2009 희망 프리허그](중)서울 다문화촌 사람들의 소망

    “더불어 사는 행복한 대한민국 공동체를 가꿀 거예요.” 새해 첫날 서울 곳곳의 ‘외국인 거리’에서는 가깝고도 먼 이웃들의 ‘희망의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풍습은 사뭇 달랐지만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소망은 소박하고 알찼다. 1일 0시에 찾은 광장동 몽골거리에 모여 있는 몽골인들의 가정에서는 저마다 파티가 시작됐다.에르뎀툭스(34·여·재한몽골인학교 수학교사)는 기꺼이 취재진을 초대했다.그의 가족과 직장동료 10여명이 옹기종기 모였다. ●“한국 경제 다시 일어서길” 에르뎀툭스의 남편 감야바르(32)는 “경기 남양주시의 자동차카펫 공장에서 일하는데,요즘 일감이 많이 줄었다.”고 걱정했다.산타클로스와 비슷한 차림의 몽골 ‘겨울 할아버지’가 깜짝 등장해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줬다.“한국 경제가 좋아야 우리도 행복해진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같은 시각 구로구 가리봉동 중국거리의 중국인 교회에서도 파티가 열렸다.불법체류자 신분으로 9년간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동포 정모(40)씨는 “신분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한국사람들의 편견이 많이 사라져 생활하기가 편해졌다.”면서 “한국이 우리를 사회구성원으로 따뜻하게 맞아주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로돕는 평화로운 세상을” 동대문역 근처 네팔거리에서 만난 부루 조시(28)는 “한국에서 번 돈으로 고국의 가난한 아이들을 돕겠다.”면서 “5000원이면 네팔에서는 한 달 교육비”라고 말했다.한국생활 6년째에 접어든 그는 ‘네팔 어린이 후원회’를 만들었고,동료 30명이 매월 5000원씩 기부를 약속했다.오는 15일 첫 송금이 이뤄진다. 혜화동 서울대 의대 기숙사에서 만난 인도인 부부 수수르다(34·서울대 의대 연구소 박사)와 스판다나(28·여)는 파야삼(우유와 설탕,햅쌀을 넣어 만든 우유죽)을 준비했다.스판다나는 “인도에서도 1월1일이 큰 명절중 하나이고,주부들의 명절증후군도 한국만큼이나 심각하다.”고 소개했다. 이태원 이슬람사원에서는 많은 무슬림들이 평화를 기도했다. 이슬람력으로는 12월29일이 새해 첫날이지만 한국에 있는 무슬림들에게는 1월1일도 특별한 날이었다. 중고차 수입업을 하는 타지키스탄 출신 바후루르(31)는 “어서 빨리 중동에 평화가 깃들기를 한국 친구들도 기원해 달라.”고 부탁했다. 글 사진 이경주 박창규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케냐 그린벨트 운동 현장 공 포레스트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케냐 그린벨트 운동 현장 공 포레스트

    |나이로비(케냐) 이재연특파원|케냐 수도 나이로비 중심가에서 자동차로 30분을 달려 도착한 ‘공 포레스트(Ngong forest)’ 입구.‘그린벨트 운동(Greenbelt Movement)’ 재단이 있는 곳임을 알려 주는 녹색 철제 입간판이 서 있다. 붉은 흙길을 따라 들어가니 녹음이 우거진 야산(1274㏊ 규모) 기슭에 생나무로 울타리를 쳐놓은 종묘장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1977년 시작된 왕가리 마타이 여사의 나무심기 운동의 총본산인 공 포레스트다.“마타이가 지난 15년간 이 숲에 직접 심은 나무만 9000여그루입니다. 한 나라의 수도에 이런 큰 숲이 조성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의 덕분이죠.” 환경부 소속 공무원인 숲 매니저 버나드 은유구나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공 포레스트는 카루라, 나이로비와 더불어 나이로비를 대표하는 3대 숲이다. 촉촉히 물기를 머금은 붉은 흙이 깔린 종묘장에선 맨발에 작업복 차림의 직원들 손길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호스로 종묘장에 물을 주는 데만 반나절이 꼬박 걸린다.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연두빛 묘목 새싹들이 종묘장 한 가운데 12줄로 가지런히 줄지어 서 있다. 한쪽엔 카야바, 코르디아, 블루감, 마호가니 등 케냐 토종 묘목들이 월별로 분류돼 화분에 심어져 있다. 묘목 종류만 25종. 대부분 목재용 수목이거나 과실수다. 묘목은 숲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종묘장에서 1년여간 ‘그린벨트 운동’ 재단 직원들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는다. 생장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77년 마타이 여사 나무심기 시작 종묘장에서 23년간 일한 소디아는 그린벨트 운동의 산 증인이다. 그는 “산이 헐벗었다고 해서 아무 나무나 심는 게 아니다.”며 자신들은 토종 나무만 심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숲 관리 및 운영은 어떻게 할까. 공 포레스트 사무소장인 시몬 카게는 “대부분 국유지인 430여개의 케냐 숲은 산림청의 관할이지만 묘목관리와 후원자 접수, 식수작업은 산림청과 제휴를 맺은 그린벨트 운동 재단이 도맡아 한다.”고 소개했다. 말하자면 재단은 국립공원 관리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공 포레스트는 1년에 약 10㏊의 땅에 1만그루의 나무를 심는다. 산림청에서 받는 한 해 예산은 250만케냐실링(약 3500만원). 예산이 나오면 계절별 묘목관리 계획을 짜고 후원 기업, 자원봉사자들과 연계해 준다. 일반인들은 신청 후 무료로 나무를 심을 수 있다. 앞으로 5년간 식목 계획이 이미 잡혀 있다.1년 중 식목일에 집중적으로 나무심기 이벤트를 벌이는 우리 현실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마타이가 주도한 그린벨트 운동은 지난 30여년간 케냐의 사막화를 막아낸 일등공신이었다. 재단은 지금까지 8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이 가운데 반절인 4000만 그루가 살아 남았다. 나무를 심은 면적은 축구장 7만 2000개에 해당하는 넓이다. 케냐 전체 국유지의 50%를 숲으로 보존한다는 게 케냐 정부의 마스터플랜이다. ●향후 5년간 식목계획 이미 잡혀져 그린벨트 운동은 아프리카를 고질적인 가난에서 탈출시켜 주는 실마리가 되고 있다. 숲 경비, 묘목장 관리 인력 덕분에 고용 창출 효과가 덤으로 생겼다. 묘목장에서 흙고르기 작업을 하는 일용직원 캐트린은 “하루 200케냐실링(약 3400원)을 받는다.”고 했다. 케냐 일반 노동자의 한달 월급이 약 6000실링, 전체 국민의 55%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액수다. 그녀는 “당장 급할 땐 나무를 땔감으로 쓰기도 하지만 우리가 심은 나무가 지구온난화를 막는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나중에 더 큰 숲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료 여직원 마거릿은 “집에서 노는 친구들이 많아 여기에서 일하는 것을 부러워한다.”고 자랑했다. 시몬 카게 관리소장은 “1950년 이후 개발정책이 추진되면서 케냐 숲은 90% 이상 파괴됐다.”면서 “현재 케냐 산림은 전 국토의 2%밖에 안되지만 그린벨트 운동으로 개발 열풍과 사막화에 필사적으로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oscal@seoul.co.kr ■ 아프리카 기후변화 노력·문제점 취약한 경제·지역불균형 피해… 태양발전시설 도난도 아프리카는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대륙이다. 지구온난화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온실가스만 배출하고 있지만 취약한 경제·인구구조, 지역간 불균형 등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게 무척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 사태는 지구 온난화가 원인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시 홍수로 아프리카 전역에서 수백명이 죽고 1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앞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등)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규모가 점차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개별 국가들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네갈의 경우 2000년부터 각 마을이 태양광 발전을 통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 50여개 마을이 태양열 발전 시설을 통해 독립적으로 전력을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 전지판 도난 등이 잦아 관리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6월 남아공의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아프리카 환경장관회의에서도 이러한 아프리카의 열악한 기후변화 대응 능력이 집중 논의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현재 아프리카의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연간 최소 10억달러 이상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한그루 나무심기 실천이 기후변화 대처의 첫 걸음” 마타이 그린벨트운동재단 설립자 |나이로비(케냐) 이재연특파원|‘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한다.’ 200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68) 여사가 기후변화와 사막화에 대처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다름아닌 ‘실천’이었다. 가능한 곳이면 어디에나 나무를 심었다. 그녀는 전 국토의 2%에 불과한 숲을 지키기 위해 30년 넘게 나무심기 운동을 펼쳤다.‘나무의 어머니’로 불리는 그녀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한 해법을 들어봤다. ▶왜 그린벨트 운동을 하게 됐나. -나이로비 대학 수의과 교수 시절인 1970년대 연구를 위해 시골을 돌아다니다 의문이 들었다. 숲은 헐벗었고 언젠부턴가 물과 식량도 부족했다. 내가 어렸을 때는 깨끗한 물을 마셨고 식량도 그다지 부족하지 않았다. 뭔가 잘못돼 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나무를 마구잡이로 베어내기만 하고 새로 심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숲을 살리는 게 바로 사람을 살리는 일이었다. ▶케냐는 아프리카에서도 손꼽히는 빈국이다. 왜 하필 시간이 많이 걸리는 나무심기 운동을 택했나. -나무심기는 단기적으로도 매우 효과적인 빈곤 타개책이다. 나무는 흙과 물을 보호해준다. 땔감은 생계를 책임지는 케냐 여성들에게 즉각적인 수입원이 돼준다. 장기적으론 목재가 요긴한 돈줄이 된다. 나무가 기후변화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건 말할 나위가 없다. ▶그린벨트 운동이 케냐 사람을 비롯한 아프리카인들에게 갖는 의미는. -아프리카에선 가뭄에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다. 숲을 있는 그대로 보호하는 게 무엇보다 절실하다. 그러나 영국 식민지 시절, 호주에서 들어온 나무들이 지역 생태계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한국도 외래종이 많이 유입돼 고유 생태계가 많이 훼손됐다고 들었다. 벌목하는 순간 생태계는 파괴된다. 나무는 아프리카인은 물론 인류의 가장 중요한 친구다. 우리는 친구없이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세계 각국이 지금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문제점은 없는가. -온실가스 저감 방안을 고민하기에 앞서 자원 분배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세계적 온실가스 배출국들은 자원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반면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는 분배면에선 소외돼 있다. 이것은 매우 불공정하다. 세계 곳곳에서 분쟁을 겪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당신의 노벨상 수상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나. -그린벨트 운동은 환경과 자원보호, 지속가능한 발전간의 연관성을 이해하도록 하는데 나름대로 기여했다. 자원 분배와 자원 공유, 그리고 자원 관리를 제대로 해야 평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줬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나 국민들이 고민해야 할 점이 있다면. -정부의 효율적인 ‘거버넌스(governance·행정관리)’가 필요하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릴 인적·교육적 네트워크가 작동돼야 한다. 한국과 같은 민주국가에선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 재단(‘그린벨트 운동’)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모여든 사람들에게 나무심기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인들이 공통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숲과 공기를 비롯한 자연자원은 공공재다. 정부가 잘못 관리하거나 사유화하면 시민들이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결코 포기하면 안 된다. 내 좌우명은 ‘투쟁하라.’이다. 과격하게 들릴지도 모른다.(웃음)그린벨트 운동을 하며 수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 갖게 된 좌우명이다. 권위주의적인 정권이 대부분인 아프리카에서도 하고 있는 일을 다른 대륙에서 못할 리 없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라. oscal@seoul.co.kr ■ 왕가리 마타이 여사는 아프리카 여성 첫 노벨상 케냐 환경부 차관 출신으로 2004년 아프리카 여성으로는 처음 노벨상(평화상)을 받았다. 당시 노벨상 위원회는 “아프리카의 생태·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한 투쟁의 최전선에서 세계 평화에 이바지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마타이(68)에게는 항상 ‘나무들의 어머니’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1977년 ‘그린벨트 운동(Greenbelt Monement)’ 재단을 세워 케냐 전역에 나무심기 운동을 주도했다. 숲을 지켜 사막화 방지와 온실가스 저감, 가난 탈피를 꾀하자는 실천적 운동이다.1986년 범아프리카 그린벨트 네트워크를 창설, 전아프리카로 운동을 확대했다. 미국 피츠버그대, 독일 뮌헨대에서 수학했다.1977년 나이로비대학 수의학과 교수가 돼 동아프리카 첫 여성 교수라는 기록도 남겼다.1999년 나이로비 카루라숲이 도시화 개발로 파괴 위기에 놓였을 때 경찰에게 구타를 당하면서도 온몸으로 숲을 지켜낸 일화는 유명하다.
  • [종교플러스] 해인사 비로자나불 유물 특별전시

    해인사는 다음달 2일부터 31일까지 경내 성보박물관에서 신라 목조 불상인 비로자나불의 복장에 있던 유물 33건 38점을 전시하는 특별전인 ‘서원(誓願)’을 연다. 전시물은 인도 승려인 지공이 고려에 와서 수제자 각경에게 준 계첩인 ‘감지금니문수최상승무생계법’을 비롯해 허리 아래 부분을 주름 치마 형태로 만든 ‘요선철릭’, 후령통, 반야바라밀다심경 등이다.
  • [Local] 경주엑스포공원 상시 개장

    경주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는 5일 경북 경주엑스포공원이 4월1일부터 상시 개장한다. 지난해 행사에서 호응을 얻은 프로그램을 수정, 보완하는 등 대표 콘텐츠 10개를 엄선했다. 입체영화제에서는 신라의 도제기마인물상을 소재로 한 ‘토우대장 차차’를 비롯 신라의 문화유적을 가상현실 기법으로 재현한 ‘서라벌의 숨결 속으로’, 신라의 설화와 화랑의 애국심을 다룬 ‘천마의 꿈’, 캄보디아의 황제 자야바르만 7세의 이야기를 그린 ‘위대한 황제’가 매일 2회씩 상영된다.CT체험관은 궁궐, 중간계, 가시덤불, 마왕성, 지옥 등 5개의 주제로 나눠 ‘토우대장 차차’의 가상세계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공원은 연중 무휴로 개방되며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오후 8시까지 개장 시간이 2시간 연장된다.경주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묻지마 등록’… 논술전쟁

    ‘묻지마 등록’… 논술전쟁

    “일단 무조건 예약을 해놓고 마음에 드는 학원에 등록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학원을 찾아 나섭니다. 도서관 여기저기에 자리 맡아 놓듯이 학원 등록을 하고 있어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수리논술학원을 운영하는 최모(42) 원장은 “수능 이후 대치동에서는 ‘논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수시모집이 임박해 함량 미달 강사를 써도 학부모와 학생들은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논술 입시학원가를 ‘야바위판’에 비유하며 “학원 강사들이 ‘잘 가르친다.’고 말하면 학생이나 학부모는 무조건 믿는다. 강사는 패를 볼 수 있지만 학생은 절대 못 본다.”고 털어놓았다. 수능등급제가 처음 적용되는 2008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논술이 당락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르면서 서울시내 학원가에 ‘묻지마 등록’이 번지고 있다. 학원비가 회당 5만∼10만원에 이르지만 학부모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돈을 싸들고 다닌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자연계 논술은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강사들의 강의에도 학생과 학부모들이 구름처럼 몰린다. 수능이 치러진 지 일주일이 지난 21일 서울 대치동, 목동, 종로 등 유명 입시학원가는 밤 10시가 넘어서도 학생들로 북적거렸다. ●학부모들 돈 싸들고 좋은 학원 ‘사냥´ 학생들은 “수시모집 논술 시험이 닥친 데다 수능 변별력이 떨어져 정시모집에서조차 논술이 당락을 좌우한다.”며 실낱 같은 희망을 걸며 논술 강의에 열중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강사들조차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Y학원 김모(30) 상담실장은 “자연계 논술 강사는 거의 다 수능 강사들이 과목만 논술로 바꿔서 넘어 왔다.”면서 “뾰족한 강의 방법이 없어 모의고사나 기존 논술(비공식 수리논술)의 기출문제만 풀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 수리논술 강사는 “모 대학의 경우 모의고사 세 차례 중 처음에는 언어와 자연계 문제가 혼합된 형태였다가 뒤로 갈수록 수리과학 내용으로 출제됐다.”면서 “서울대가 처음부터 수리과학으로만 출제하니까 다른 대학들도 다 따라가는 것인데, 이러다 보니 출제경향 파악이 전혀 안 된다.”고 털어놨다. 고3 학생들은 좌절감을 토로했다. 목동의 대형 논술학원에서 부모와 함께 등록을 마치고 나온 조모(18)양은 “지난주 토요일에 성균관대 수시 전형에서 수리논술을 봤는데, 물리문제가 나왔다.”면서 “수능에서 지학, 화학, 생물을 선택했는데 막상 물리가 논술문제로 나오니까 황당했다.”며 울먹였다. 조양의 아버지(45·무역업)는 “이 학원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에 맞는 논술연구를 해왔으니까 좀 낫지 않겠냐.”면서 “집에서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왔지만 솔직히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함량미달 강사에도 학생 북적 ‘통합형 논술’로 바뀐 인문계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재수생들이 몰리는 종로의 학원가에는 ‘알면서도 속는’ 학생들의 한숨이 끊이지 않았다.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논술 강의를 듣는다는 삼수생 이태민(20)씨는 “통합형 논술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학원 수업 내용은 별로 바뀐 게 없다.”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내용을 가르쳐 주고 있지만 불안해서 여기저기 다녀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수생 신상진(19)씨는 “지난해 논술을 치러 봤지만 올해부터 통합형으로 바뀌어 전혀 유리하지 않고 불안감도 마찬가지다.”면서 “재수생들이 몰리는 바람에 고3반에도 재수생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황비웅 김정은 신혜원기자 stylist@seoul.co.kr
  • 3m높이 거대 ‘목조 관음상’ 中서 공개

    최근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구이양(貴陽)시에서 거대 목조 관음상(觀音像· 관세음보살의 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구이양시의 한 수집가가 공개한 이 목조 관음상은 높이 3m, 무게 1.86t의 거대한 크기로 2000년 된 녹나무(색과 결이 고와 건축의 내장재로 많이 쓰이는 나무)한 그루를 통째로 깎아져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이 목조상의 관음보살은 연꽃 위에서 승려들이 손을 씻을 때 쓰는 그릇을 들고 있는 형상이며 녹나무의 뿌리부분을 통째로 살려서 만든 하단은 생생한 나무결의 모습으로 자연의 미를 엿볼 수 있다. 또 관음상의 좌측 머리부분에는 봉황의 형상을, 오른쪽에는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을 섬세하게 조각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관음상의 주위에는 나무에서 나오는 은은한 향기가 퍼져 이 목조상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목조 전문가들은 “이렇게 큰 재료와 섬세한 조각솜씨 그리고 양호한 보존상태를 가진 목조 관음상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 것”이라며 극찬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고려시대 ‘보협인다라니경’ 빛 보다

    고려 후기 불교조각사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만큼 뛰어난 13세기 목조관음보살좌상이 경북 안동에서 발견됐다. 이 불상에서는 1007년(고려 목종 10년) 개경(개성) 총지사(摠持寺)에서 찍어낸 보협인다라니경(寶印陀羅尼經)을 비롯한 9종의 희귀 목판인쇄물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더불어 비단으로 만들어진 여자용 저고리가 나와 고려시대 복식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 문화유산발굴조사단은 200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불교문화재 일제조사 사업에 따라 안동 보광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각종 유물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박상준 조계종 조사단 문화재조사팀장은 “지난 5월29일 불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몇몇 유물이 흘러내렸다.”면서 “확인 결과 내부에 봉안된 대부분의 복장유물은 사라졌고, 나머지도 훼손이 진행될 위험이 높아 부득이하게 수습조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목조관음보살좌상은 높이 111㎝에 무릎 너비가 70.5㎝이다. 신라 금관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보관을 비롯해 섬세하고 아름다운 장식으로 멋을 냈다. 손영문 문화재청 상임전문위원은 “12∼13세기 조각은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다.”면서 “화려하게 꽃피운 고려시대 불교문화의 높은 품격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5개의 목판으로 이루어진 보협인다라니경은 32×45㎝ 크기의 종이에 각각 3개와 2개의 목판이 찍혀 있다. 소형 목판인쇄물을 이렇게 찍은 뒤 잘라서 연결하여 두루마리로 만드는 것이 보통이라는 점에서 목판인쇄물의 제작방법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총지사 보협인다라니경은 월정사 석탑 출토품이 현재 보존처리되고 있으며, 일본도쿄국립박물관도 소장하고 있다. 국내 개인 소장품도 있으나 현재는 소장처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조사단은 이처럼 13세기 불상에 11세기 인쇄물이 봉안되어 있는 것은 다라니경을 비롯한 목판을 오랜 기간에 걸쳐 사용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수습된 목판인쇄물은 다음과 같다.▲보협인다라니경 ▲범서총지집(梵書摠持集) ▲정원신역(貞元新譯)화엄경소 권6 ▲금강반야바라밀경 ▲백지묵서불설인왕반야바라밀경 ▲소전동(所詮童) ▲잡문 ▲범자(梵字)다라니 ▲인본(印本)다라니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사설] 자기 당 허물고, 남의 경선에 끼어들고

    청와대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맞고소전에 나서고,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후보 지지를 선언한 노무현 대통령을 사법당국에 고발하기로 했다. 그런가 하면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소속의원들의 줄탈당으로 당이 와해되는 와중에서도 마치 한나라당 후보를 자신들이 고르기라도 할 것처럼 중요자료 운운하며 한나라당 경선에 끼어들고 있다. 과거 대선에선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던 괴이한 행태다. 난전(亂戰)이고, 난장판이다. 대체 여권은 이번 대선을 어디로 이끌려고 이처럼 혼탁선거에 앞장서는가.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후보 지지 발언은 위법 여부를 떠나, 대선에 개입할 뜻을 노골적으로 내비쳤다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 선거법을 무력화하는 차원을 넘어 이를 둘러싼 논쟁까지도 대선 전략으로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법 질서를 앞장서 흔들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를 떨어뜨릴 중요자료를 갖고 있다는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 발언은 비열하기까지 하다. 자료가 있다고 말한 이상 이를 공개하는 것이 정도(正道)일 것이다. 대선에 임박해 써먹을 요량이라면 입을 닫았어야 했다. 그것이 최소한의 상도의다. 그런데도 장 원내대표는 내용을 묻는 기자들에게 “앞으로 서너달은 궁금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제 말에 출렁이는 한나라당 경선판을 즐기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사술 가득한 야바위 정치다. 선거법에도 배치된다. 소속의원 16명의 추가 탈당으로 국민이 안겨준 원내 과반의석을 반토막낸 처지에 웃음이 나오는가. 그 파렴치는 어디서 배웠는가. 제 스스로 당을 허무는 무책임 정치에 일말의 가책을 느낀다면 여권은 당장 네거티브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 눈을 안으로 돌리고 국민에게 어떤 정치를 펼쳐보이겠다는 다짐만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 “뱃놀이하자고 백두대간 가르나” 범여권도 ‘대운하’ 공세 봇물

    범여권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 30일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이날 “대통령 선거를 야바위 같은 공약으로 치르려 한다.”면서 “뱃놀이하자고 백두대간을 가르는 역사를 하려는 발상은 희극적”이라고 평했다. 전날 한나라당 정책토론회에서 이 전 시장이 대운하와 관련,“물류는 20%이며, 관광이 중요하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논평이다. 중도개혁통합신당 강봉균 통합추진위원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물류절감과 관광진흥 효과에 의문이 들고, 환경파괴와 식수오염이 우려된다.”며 한나라당 다른 후보들의 비판에 힘을 실어줬다.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확대간부회의 뒤 브리핑에서 “토론회는 구름 위에 운하를 짓겠다는 공상영화 그 자체였다.”면서 “한나라당이 집권한다고 해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당내에 많은데 국가시책으로 추진될지 국민들이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원혜영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대운하 공약은 서민을 무시한 건설 포퓰리즘적 정책”이라고 못박았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국회 브리핑에서 환경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친 경인운하의 예를 들며 “경부운하 구상은 선거공학적인 포퓰리즘의 극치로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강 하류부터 4㎞ 직선구간만 서해와 연결하면 공정이 끝나는 경인운하를 반대했던 이 전 시장이 경부운하 구상을 내놓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논리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강유정의 영화 in] 지아장커 감독 ‘스틸 라이프’

    인민폐 10위안 안에 그려진 풍경을 카메라는 잠시 보여준다. 지폐 속에는 아름다운 싼샤(三峽)가 그려져 있다.2000년이 넘게 중국의 물길이 되었던 도시, 하지만 그곳은 2년이 채 안돼 물 속에 가라앉고 만다. 그곳이 싼샤댐이 되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아내를 찾아 먼 길을 온 남자 한샨밍과 남편을 찾아 온 여자 쎈 홍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딸을 데리고 자신을 떠나버린 아내를 찾아 그녀의 고향에 온 한샨밍. 그녀가 남긴 단 한장의 주소를 들고왔지만 주소지는 오간 데 없다. 아내의 집은 물 속에 가라앉은 지 오래다. 남편을 찾아 싼샤에 온 쎈 홍은 2년간 소식이 끊겼던 남편이 돈 많은 기업가와 사귄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를 기다렸던 2년여의 시간과 결혼생활은 싼샤댐 위에서 산산조각 난다. 영화 속의 현실은 모든 것이 너무 쉽게, 그리고 빨리 변하는 중국의 현재를 보여준다.2000년의 역사도, 아내의 고향도, 결혼생활도 2년의 시간 앞에서 무참히 무너지고 만다. 지아장커의 영화 ‘스틸 라이프’는 매몰돼 가는 삶에 대한 아름답고 아픈 별사라 할 수 있다. 이 아픔은 지아장커의 차분하고 냉정한 시선으로 인해 배가 된다. 윤리적이거나 정치적 관점에서 격분할 수 있을 조국의 사태를 그는 냉정하고 차분하게 조형해 낸다. 영화의 초반 몇 장면들은 이런 점을 충분히 납득하게 한다. 아내를 찾기 위해 배를 탄 한샨밍은 유로화를 달러로, 달러를 인민폐로 바꾸는 야바위꾼들을 만나 돈을 뺏긴다. 배에서 내리자 원하는 곳에 태워다 주겠다며 3위안을 요구하는 건달들이 기다린다. 건달은 가라앉은 주소지로 그를 데려가고 또다시 관공서로 데려다주겠다며 돈을 요구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늦게 자본주의와 조우하게 된 중국의 형편은 이 한 장면 속에 압축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소한 일 모두에 사람들은 대가를 요구한다. 보존보다 개발이, 인정보다 돈이 더 먼저 요구되는 영화속 현실은 오래 전 앓았던 근대화라는 열병을 되돌아보게 한다. 소년은 지폐에 불을 붙여 담뱃불을 붙이는 주윤발을 동경하고 남자들은 좋은 차를 얻게해 줄 여자와의 만남을 바란다. 국가의 숙원사업이었던 싼샤댐 건설은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을 유랑민으로 만든다. 10위안속 풍경화로 전락한 싼샤는 모든 삶이 지폐 속에 잠식된 중국의 현재를 보여준다. 카메라에 담긴 관광엽서 같은 아름다운 풍경 속에 피와 살을 지닌 사람들의 삶은 처참히 무너져 내린다.16살 소녀도 돈을 위해 자신을 팔러 다니고, 남편은 아내를 데려오기 위해 3만 위안을 벌어야만 한다. 사소한 움직임 하나에도 돈이 요구되는 영화속 현실은 비단 중국의 현재라고만 할 수는 없다. 사람들은 돈을 이용해 행복을 얻는다. 하지만 그림속 풍경처럼 이미 행복은 돈 속에 갇혀버렸다고 말하는 편이 옳다. 넉넉한 풍경 속에 고단하게 가라앉는 삶, 자본주의 사회의 아이러니가 ‘스틸 라이프’ 안에 담겨 있다. 영화평론가
  • 열린우리 비례대표 출당 검토설

    열린우리당이 범여권의 통합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의 출당 요구를 수용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최근 당 소속 남녀 비례대표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이 같은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부진한 범여권 통합논의에 활로를 찾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하지만 현실화될 경우, 공당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과 함께 정당 중심의 정계개편이 실패했음을 자인하는 결과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커 보인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당 지도부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출당을 적극 요구하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라면서 “비례대표 의원들은 모든 권한을 의장 등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개별적 생각에 따라 다른 곳에 가서 (통합을 위해) 움직인다면 용인한다는 차원”이라면서 “당장 출당하는 것은 명분이 없으니 4·25 재보선 이후 의원들의 움직임을 보고 적절한 시기에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비례대표 의원에 대한 출당 허용 검토가 정 의장이 밝힌 ‘후보 중심의 제3지대론’과 연계,‘기획 탈당’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이에 대해 당 지도부측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비례대표 의원들을 통합의 촉매제로 삼겠다는 생각도 없고 그런 방향으로 검토가 이뤄진 적도 없다.”고 일단 부인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와 관련,“비례대표는 불쏘시개로 쓰고 정당은 땔감으로 쓰려는 것”이라면서 “정치사의 전무후무한 야바위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범여권 통합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정치적으로 당 해체를 선언함으로써 사실상 당의 공중분해를 도모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