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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국토기행] 경기 안산시

    [新국토기행] 경기 안산시

    경기 안산시는 수도권의 보물섬이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즐비한 데다 서울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있어 수도권 나들이객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시화방조제와 대부해송길, 풍도, 탄도 바닷길, 안산갈대습지공원, 다문화거리, 동주염전 등 안산 9경을 눈여겨볼 만하다. 안산 출신으로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성호 이익 선생을 비롯해 조선시대 대표 풍속화가인 단원 김홍도, 소설 상록수로 유명한 최용신 선생의 계몽사상 등 다양한 학문과 문화·예술의 전통을 가진 곳이다. 인근에 인천국제공항과 평택항, 경부고속철도역사가 있고 수도권 전철망을 비롯해 서해안 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영동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곳이어서 접근성이 용이하다. 안산시는 대부도를 중심으로 한 관광 인프라를 대한민국 최고의 보물섬으로 조성한다는 ‘보물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그야말로 국내 대표 관광지로 비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볼거리>> 안산 여행의 중심은 단연 대부도이다. 안산의 하와이로 불리는 대부도는 시화방조제로 연결돼 육지가 된 섬이지만 아직도 섬이 가진 낭만과 서정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곳이다. 대부도를 방문한다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가 시화조력발전소이다. ●‘안산의 하와이’ 대부도 필수 코스 시화조력발전소 2011년 완공된 세계 최대 규모로 연간 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연간 31만 5000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조력발전은 하루 두 번 밀물 때 발생하는 수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청정에너지를 말한다. 시화호는 최고 9m의 조수간만 차가 있어 국내에서 조력발전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티라이트 공원은 발전소를 조성할 때 발생한 토사를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해상공원으로 여가공간, 휴식공간, 편의공간 등 약 15만㎡ 규모로 조성됐다. 휴게소는 식당과 카페 등이 있고 2층에는 전망대가 있어 시원한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조력문화관은 조력발전의 원리를 알아볼 수 있는 과학체험 학습공간으로 아이들은 물론 어른에게도 볼만한 구경거리다. 지난해 6월 개장한 75m 높이의 전망대는 시화호와 서해를 조망할 수 있는 안산의 랜드마크로 연간 150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032)890-6520. ●대부도 해안선 따라 걷는 대부해솔길 제주올레길처럼 대부도의 해안선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대부관광안내소에서 시작해 구봉도, 대부남동, 선감도, 탄도항을 거쳐 대송단지까지 연결돼 있다. 대부도 전체를 빙 둘러 걷는 해솔길은 대부도라는 섬이 가진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전체 길이 74㎞, 7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특히 방아머리에서 돈지섬안길까지 이어지는 구간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개미허리 다리’로 연결된 ‘낙조전망대’는 바닷길 산책의 즐거움과 함께 붉게 물드는 아름다운 낙조까지 감상할 수 있다. 1899-1720. ●1953년부터 재래 방식으로 최상급 소금 채취하는 동주염전 단원구 동주길 대동초등학교에서 대부황금로를 따라 선감도 방향으로 가다 보면 ‘바람과 태양, 하늘 그리고 소금’ 등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동주염전’이 있다. 1953년부터 염전을 시작해 지금까지 재래 방식을 고집해 소금을 채취하고 있다. 동주 천일염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고 한다. 갯벌 위에 옹기판을 깔아 생산하는데 옹기 사이 틈을 통해 갯벌과 소금이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 틈으로 중금속과 같이 인체의 나쁜 성분은 갯벌이 흡수하고 대신 갯벌이 가진 미네랄과 같은 좋은 성분은 소금이 흡수한다. 이처럼 최상급 천일염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 ‘염전 체험학습’을 운영하고 있다. (032)886-0900. ●사진작가가 사랑하는 섬 탄도… 누에섬 풍력발전기도 장관 탄도는 대부도 본 섬과 선감도, 불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섬이다. 누에섬 등대전망대가 자랑거리다. 최대 높이 8m 내외로 밀물과 썰물이 하루 두 차례씩 드나든다. 이때 바다가 갈라지며 길이 드러나는 현상과 서해안의 낙조는 장관을 연출하기 때문에 사진작가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부해솔길 제6코스에 해당하는 탄도항에는 안산어촌민속박물관과 누에섬 등대전망대가 있다. 가족단위 낚시를 즐기는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다. 바닷길을 통해 누에섬에 가다 보면 연간 1300여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는 국내 최초(2009년 완공)의 750㎾급 풍력발전기 3기도 만날 수 있다. 1899-1720. ●‘최고의 포토존’ 구봉도 낙조전망대·작지만 아름다운 섬 풍도 구봉도 끝자락에 있는 낙조전망대로 구봉도를 대표하는 구조물이다. ‘석양을 가슴에 담다’라는 뜻을 가진 동그란 띠와 석양 모양의 구조물 사이로 보이는 석양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서해안 낙조를 즐길 수 있는 대부도 최고의 포토존으로 손꼽히고 있다. 1899-1720. 방아머리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고 1시간 30분가량 가면 넓이 1.84㎢, 해안선 5㎞의 조그마한 풍도를 만날 수 있다. 풍도라는 이름 때문에 바람이 많으리라 생각하지만 풍도는 단풍나무가 많아 풍도(楓島)라고 불린다. 우럭·노래미·야생화·몽돌이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1899-1720. ●외국 이색문화 체험할 수 있는 ‘국경 없는 마을’ 다문화거리 아시안 문화권의 음식점이 늘어선 이곳은 여기가 과연 한국일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이국적인 장소이다. 외국의 이색적인 문화를 체험해 보고 싶다면 이곳을 찾으면 된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몽골, 베트남 등 60여개국 6만여 외국인의 생활공간으로 2009년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됐다. 일명 ‘국경 없는 마을’로 통하며 다문화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031)481-2232. ●노적봉공원 인공폭포·국내 최대 규모 안산갈대습지공원 노적봉공원 내에 설치된 인공폭포는 국내 최대의 장엄한 폭포수와 음악분수, 인공암벽 등을 갖추고 있다. 공원에는 장미원과 철쭉원, 야외결혼식장 등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 장소도 마련돼 시민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안산갈대습지공원은 시화호로 유입되는 지천의 수질 개선을 위해 조성한 104만㎡의 국내 최대 규모 인공습지 공원으로 나무다리와 옥상전망대, 조류관찰대가 있다. ●‘한국의 무라노’ 유리섬박물관·음악이 흐르는 정문규미술관 한국의 무라노를 꿈꾸는 유리섬박물관은 대부도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유리 공예품을 세계 전역으로 수출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이탈리아 무라노섬이 모델이다. 2012년 4만 3000㎡ 공간에 복합문화체험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한 유리조각공원이다. 현대 유리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유리 작가들이 눈앞에서 직접 작품을 만드는 공예시연장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가득하다. (032)885-6262. 정문규미술관은 원로작가가 운영하는 곳으로 음악과 미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1관은 단체나 개인이 대관할 수 있으며 제2관은 정문규 작가의 상설전시관으로 마련돼 있다. 1층에 있는 갤러리카페 ‘아르페지오네’에서는 수준급의 오디오시스템을 갖추고 고음질의 음악을 제공하고 있다. 매년 3월부터 12월까지 작은 음악회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032)881-2753.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먹거리>> 안산에서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곳곳에 13개 음식거리를 조성해 언제든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 ●‘방아머리 먹거리타운’ 바지락 칼국수 대부도 제일 북쪽에 있는 음식문화시범거리로 바지락칼국수가 대표 음식이다. 커다란 솥에다 지척에 널린 바지락을 넣어 칼국수를 끓여 먹던 풍습이 육지와 연결되면서 소문이 났고, 지금의 바지락칼국수 거리가 생겨났다. 이곳에선 활어회나 조개구이도 인기지만 식당마다 간장게장과 바지락고추장찌개 등 향토 음식을 개발해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댕이골 전통음식거리’ 비빔국수·유기농 쌈밥·두부요리 1990년대부터 전통음식을 주 메뉴로 하는 음식점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조성된 사동의 먹자골목이다. 댕이골은 처녀의 댕기모양을 한 마을 지형에서 따온 이름이다. 30년 전통의 비빔국수에서부터 20여종의 유기농 쌈밥, 가마솥에 끓여 만든 두부요리, 송어, 시골밥상, 갈치조림, 매운 소갈비찜, 추어탕, 곤드레밥 등 먹거리 천국이다. ●‘다문화음식거리’ 중국식 호떡·파파야 샐러드·나시고랭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산다는 원곡동은 세계음식백화점으로 불린다. 6만여명의 외국인이 모여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을 위한 음식점들이 생겨났다. 외국에 가지 않고도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어서 주말에는 내국인 미식가들도 많이 찾는다. 다문화음식거리에서는 외국인들이 직영하는 100여곳의 음식점이 성업 중이다. 지하철 4호선 안산역 앞에서 원곡본동 주민센터까지 500여m에 이르는 구간에 밀집해 있다. 거리의 명물이 된 꽈배기빵과 중국식 호떡, 만두, 월병을 맛볼 때면 여기가 중국인가 싶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태국음식점에서는 파파야 샐러드 ‘쏨땀’, 매운 돼지고기덮밥 ‘팟카파오무’, 볶음 국수 ‘팟타이’, 볶음밥 ‘까오팟푸’를 맛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볶음밥 ‘나시고랭’이나 꼬치 요리인 ‘사테가이’, 인도의 ‘난’과 ‘커리’, 베트남 쌀국수 ‘퍼’ 등도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본오동에서는 양푼홍합탕, 신석기 숯불고기, 창고 곱창집, 장단콩 청국장, 곤드레수제비집 등이 인기다. 상록수역 1번 출구에서부터 최용수기념관까지 먹자골목이 형성돼 있다. 선부동 먹자골목에서는 전국 3대 짬뽕이라는 중국집이 유명하다. 바닷가재에서부터 회까지 해산물종합세트를 먹을 수 있는 횟집도 있고 활전복회, 몽골리안 숯불바비큐, 쪽갈비, 두루치기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 ●‘송호맛길’ 산채 정식·감자옹심이·메밀 막국수·굴튀김 안산 사람 치고 ‘송호맛길’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한식부터 중식, 일식까지 없는 게 없다. 고향의 정감이 담긴 산채 정식부터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강원도식 감자옹심이와 메밀 막국수, 삼대를 잇는 두부요리, 굴튀김과 굴국밥 등도 인기 품목이다. 성포동은 조선시대 배가 드나드는 포구가 있던 곳이다. 이곳에서 영업 중인 횟집의 생선구이는 점심 메뉴로 손색없으며 불고기 백반과 통큰 냉면을 맛보려는 미식가도 많이 찾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단독]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 가족 장기요양, 재산 4분의1 날려… 가난은 도둑같이 찾아왔다

    [단독]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 가족 장기요양, 재산 4분의1 날려… 가난은 도둑같이 찾아왔다

    번듯하게 살던 사람들도 노년에 ‘불의의 악재’를 만나면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쉬운 게 2015년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남편이나 아내 가운데 한 명이 몇년씩 긴 병치레를 하거나 준비 없이 사별을 하게 되면 빠르게 재산이 축나며 당장의 생계가 위태로운 지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황혼기 때 가난에 발 들인 노인 10명 중에서 빈곤에서 탈출하는 사람은 1명이 채 되지 않는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김재호 부연구위원)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유정미 책임연구원),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이봉주 교수팀) 등에 의뢰해 분석한 통계와 복지시설, 병원, 노인단체, 거리 등에서 만난 노인 43명의 사연을 바탕으로 ▲병환 ▲이혼·사별 ▲이른 재산 증여 ▲조기 은퇴 및 연금 공백 ▲자기 집에 대한 집착 등 ‘노인을 가난하게 만드는 5가지 경로’를 확인했다. 가난 탓에 생의 끝자락에서 힘겹게 버티는 노인들의 사연을 살펴봤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① 빈곤노인 71% 만성질환… 남편 건강 악화 땐 소득 11% 줄어 “병원비로 날린 재산이 집 한 채 값이야. 늙어서 아픈 게 죄지.”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학병원 재활치료실 앞에서 만난 김인수(70·가명)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아내 오가분(69·가명)씨의 치료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참이었다. 60세가 되던 해 건강하던 아내를 쓰러트린 뇌졸중은 9년 새 3번이나 재발했다. 중산층이었던 김씨 부부가 빈곤층으로 전락한 건 그야말로 한순간이었다. 김씨는 “중환자실에 1주일만 입원해도 병원비가 1000만원씩 나왔다”면서 “아내를 돌봐야 했기 때문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10년째 재산을 까먹고 살아왔다”고 했다. 평생 건설 기능공으로 일하며 마련한 서울 강북 지역의 112.4㎡(34평)형 아파트를 비롯해 모든 재산을 병원비로 날렸다. 지금은 아내와 월세 10만원짜리 장기임대주택에 산다. 노환은 평범한 노인을 빈곤의 늪으로 잡아당기는 가장 일반적인 ‘사건’이다. 유 연구원은 한국노동패널 4~15차(2001~2012년) 자료를 기반으로 국내 노인들의 삶 속에서 어떤 변수가 생겼을 때 자산이나 연소득이 감소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노인 가구주 가구(65~84세)는 가구원이 2년 이상 장기 요양을 하게 되면 발병 후 2년 내에 자산과 연소득이 각각 27%(조사 대상 평균 2억 1448만원→1억 5726만원)와 2%(2004만원→1421만원) 줄었다. 또 2년 이상 요양은 하지 않았지만 만성질환을 앓게 되는 등 남편의 건강이 나빠지면 발병 후 2년 안에 연소득이 11% 감소(평균 2698만원→2390만원)했다. 같은 경우 아내의 건강이 악화하면 연소득이 9% 감소(1884만원→1708만원)했다. 김재호 보사연 부연구위원이 국민노후보장패널 5차(2013년) 자료를 통해 노인의 경제상태별 만성질환 여부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빈곤 노인 중 71.3%가 만성질환을 앓아 비(非)빈곤 노인(63.0%)의 비율을 웃돌았다. ② 관계 무너지면 여성 불리… 남편과 사별 2년 뒤 소득 29% 뚝 헤어짐이나 사망 등으로 가족 관계가 갑자기 무너져도 가난에 빠지기 쉽다. 특히 경제 활동 경험이 적은 여성은 이혼과 사별 등 악재에 더욱 취약하다. 유 연구원의 분석 결과,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여성 노인은 사별 후 2년 내에 자산은 17%(1억 3083만원→1억878만원), 연소득은 29%(2004만원→1421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숙희(80·여·가명)씨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 통계가 실감이 난다. 공기업 과장이었던 안씨의 남편은 1980년대 초 월급으로 30만원을 받았다. 4~5년을 꼬박 모으면 서울 잠실 지역에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 하지만 심장질환을 앓던 남편이 쓰러져 숨진 뒤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46세 전업주부였던 안씨는 당장 아들 1명과 딸 2명을 먹이기 위해 무작정 거리로 나섰다. 노점상부터 청소, 신문·우유 배달 등 돈 되는 일을 닥치는 대로 했다. 자녀 3명을 어렵게 키워 모두 결혼시켰지만 안씨의 노년에 남은 것은 가난뿐이다. 팔순에 접어들었는데도 막일조차 하지 않으면 당장의 월세와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안씨는 “한 달에 공공근로 임금 20만원, 기초 연금 20만 2600원 등 40만원 버는 게 전부인데 집세와 공과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65세 이상 여성 중 근로 활동기에 일을 했던 사람들의 비율이 높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모아놓은 재산은 물론이고 국민연금 수급권 등도 없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의 이봉주 사회복지학과 교수 연구팀이 한국복지패널 9차(2013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노인 빈곤 가구 중 가구주가 여성인 비율은 68.8%로 남성인 비율(31.2%)보다 2.2배 높았다. ③ IMF 이후 재산 줬는데 부양 소홀 속출… ‘불효자식 방지법’도 노인 빈곤을 읽는 또 다른 키워드는 자녀에 대한 재산 증여다.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97년 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많은 부모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파산한 자녀들에게 재산을 일찍 증여했다”면서 “그 부모가 지금 60~80대인데, 자신들도 돈이 없고 자녀들도 여전히 어려운데다 20~30대인 손자들은 취업 못한 캥거루족으로 살아 기댈 곳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송인혁(78·가명)씨도 이른 재산 증여로 빈곤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그는 31세 때 상경해 공사현장 잡부부터 건물 관리·경비원 등으로 쉴 새 없이 일했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정미소를 샀다. 남에게 정미소 운영을 맡기고 거기에서 세를 받아 노년을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들이 “먹고 살 게 없다”며 읍소하는 통에 정미소를 넘겨줬다. 그러나 아들의 미숙한 장사 솜씨 탓에 불과 1년 만에 가게 문을 닫아야 했다. 손씨는 이후 폐지 줍는 공공근로로 월 20만원을 벌어 근근이 연명을 했지만, 최근 위암에 걸려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됐다. 부모가 재산을 물려줬는데 자식이 부모 부양을 소홀히 하는 사례가 속출하자 정치권은 재산 증여 이후 부양 의무를 소홀히 한 자녀에 대한 증여를 환수하는 내용 등의 이른바 ‘불효자식 방지법’(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 대표 발의)을 발의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형편이 좋은 자녀가 가난한 부모를 돌보지 않는 사례도 있지만, 빈곤의 대물림 탓에 자녀도 돌볼 형편이 되지 않는 사례가 더 많다”고 말했다. ④ 연금 받아도 소득대체율 46%… 75세 이상 수급률은 14.3%뿐 법정 근로자 정년퇴직 연령은 만 60세로 늘어났지만 현실적으로 50대 초·중반이면 회사를 나가야만 하다 보니 준비 없이 소득이 끊겨 가난해지는 사례도 많다. 김 위원은 “국민연금은 만 60세부터 수급이 가능(1952년 이전 출생자 기준)해 50대 때 퇴직하면 소득이 끊기는 ‘소득 절벽’ 상태를 4~7년 견뎌야 한다”면서 “연금을 받기 전까지 임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먹고살 만한 좋은 자리는 많지 않다”고 했다. 퇴직금도 소득 절벽을 거치는 동안 동이 나고 만다. 국민노후보장패널 분석을 바탕으로 노인 가구주가 퇴직금을 어디에 썼는지 추적해 보니 ▲본인 생활비 58.0% ▲교육비·결혼·사업 자금 등 가족 지원 25.8% ▲부채상환 3.2% ▲자산 9.9% ▲기타 3.1% 등으로 나타났다. 돈 쓸 일이 집중되는 퇴직 뒤 50~60대 동안 가족의 장기 입원이나 사기 피해 등 예상 못한 지출이 생기면 빈곤층으로 추락한다. 또 연금을 받기 시작해도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연금소득의 비율)이 46.5%(2015년 기준)에 불과해 넉넉한 삶을 유지할 수 없다. 국민연금 수급률이 매우 낮은 75세 이상 고령 노인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후기 노인’(만 75세 이상)의 국민연금 수급률은 14.3%로 ‘전기 노인’(만 65~74세) 수급률(42.7%)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유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초기에는 1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만 의무가입 대상이었기에 현재 70대 중에는 혜택을 받는 사람이 적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의 한 복지관에서 만난 김기선(76)씨는 “나 젊었을 때는 예순까지 일해 번 돈으로 10년쯤 살면 죽겠지’라고 생각해 노후 준비를 하지 못했다”면서 “평균수명이 길어진 것도 가난한 노인이 많아진 이유 같다”고 했다. ⑤ 빈곤 노인 65% 집 있지만… 非빈곤 노인 주택 가격의 절반 집의 소유가 역설적으로 노년을 가난하게 만들기도 한다. 국민노후보장패널 자료로 국내 노인의 거주 주택 형태를 분석해 보니 빈곤 노인 가구의 주택 보유율은 65.4%였다. 빈곤 노인 가구의 순자산액(평균 9049만 6200원) 중 97.7%가 부동산(8841만 3700원)인 것만 봐도 우리 국민의 주택 자산 선호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빈곤 노인에게 집은 허울뿐인 자산이기 쉽다. 김 위원은 “빈곤 노인이 보유한 집에 실제 가보면 시골의 허름한 수천만원짜리 집과 같이 자산으로서 실속은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빈곤 노인이 보유한 주택 가격을 분석해 보니 평균 1억 132만원으로 비빈곤 노인이 보유한 주택 가격 1억 9132만원의 절반 수준(53.0%)이었다. ‘최소한 집은 자녀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도 생활고를 겪는 노인들이 주택 자산을 팔지 못하는 이유다. 집이 있으면 자산 기준상 기초생활수급권을 얻기 어려워 오히려 집이 빈곤 노인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노인이 빈곤의 늪에 빠지기는 점점 쉬워지고 있다. 한국복지패널 1차(2005년)~9차(2013년) 자료 분석 결과 중산층 이상이었던 노인 가구가 1년 만에 빈곤층으로 추락한 비율(빈곤 진입률)은 2013년 14.5%로 2011년(9.5%)보다 5.0% 포인트 늘었다. 빈곤 탈출률은 2013년 9.8%였는데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 비율이 66.1%인 반면 여성은 절반인 33.9%였다. 여성 노인의 빈곤 고착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 특별기획팀 유영규 팀장 whoam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정호균 셰프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에서 예능감 발휘...이젠 스타셰프

    정호균 셰프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에서 예능감 발휘...이젠 스타셰프

    정호균 셰프, 탤런트 이해우와 케미 선보여... 요리를 통해 셰프의 모습도 보여줘 최근 정호균 셰프가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되는 채널A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에서 연예인 못지 않은 예능감을 발휘하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보여주는 진솔한 모습과 요리실력이 공개되면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방송에서는 정호균 셰프와 탤런트 이해우가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정호균 셰프는 첫 방송에서 약간 허당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 방송에서는 매장 5개를 운영하고 있는 오너셰프의 면목을 보여줬다. 더덕무침을 만드는데 요리노하우를 적극 활용했다. 더덕이 깨지지 않게 넓은 쪽으로 일정한 힘으로 두드려야 한다고 말하면서 양념에는 집주인 할머니가 담근 파김치를 적극 활용했다. 침착하게 요리를 만들면서 이해우에게 자세하게 설명하는 모습에서 전문 셰프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맛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맛을 본 이해우는 ‘정말 맛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한 다른 사람들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정도로 칭찬을 했다. 정호균 셰프는 “방송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앞으로도 멤버들과 조화롭게 호흡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의 많은 시청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정호균 셰프는 서래마을 맛집으로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르지우’와 퓨전 레스토랑 ‘비스트로누’, 와인바 ‘바림(BAR RIM)’, 스테이크전문점 ‘블랙스완’, 현대백화점 판교점 ‘셰프 스테이션’ 등 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nownews@seoul.co.kr
  • 美회사 로고 박힌 중고차가 하필 시리아 반군에…소송 사연

    美회사 로고 박힌 중고차가 하필 시리아 반군에…소송 사연

    자신의 회사 로고가 박힌 중고차가 시리아 반군에게 넘어가 비난을 받게 된 회사의 사장이 참다못해 결국 '칼'을 빼들었다.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 등 현지언론은 텍사스 소재 배관업체 사장이 중고차 판매상을 상대로 총 100만 달러(약 1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황당한 사연의 시작은 2013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텍사스에서 '마크-1 배관'(Mark-1 plumbing)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던 마크 오버홀처는 업무용으로 쓰던 오래된 트럭 한대를 자동차 딜러업체인 오토네이션 포드 걸프 프리웨이에 팔았다. 뜻하지 않은 '사고'가 생긴 것은 로고가 박힌 이 트럭이 흘러흘러 시리아 반군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에 까지 넘어가면서다. 반군들이 이 트럭에 중화기를 싣고 싸우는 모습이 트위터 등을 통해 전세계로 퍼져 나간 것. 이에 회사 이름은 물론 전화번호까지 노출되는 등 뜻하지 않은 광고(?)에 회사는 그야말로 비난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오버홀처는 "1년 전 처음 트위터를 통해 이 사진이 유포된 이후 세계 각국에서 약 1000통의 항의전화를 받았다"면서 "대부분 욕하고 비난하는 전화였지만 이중에는 살해협박까지 있었다"며 난감해했다. 이어 "항의 전화를 받던 직원 중 한 명은 공포에 질려 회사까지 그만뒀다"고 덧붙였다. 결국 오버홀처는 자동차 딜러회사를 상대로 사기, 명예훼손, 직무태만 등 여러 이유로 지역 법원에 총 1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소송장을 냈다. 오버홀처는 "트럭 판매 당시 부착된 회사 스티커를 직접 떼던 중 딜러회사 직원이 흠집이 난다는 이유로 만류했다"면서 "자신들이 깨끗하게 제거하겠다고 해 이를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IS(이슬람국가)등 테러가 일어날 때 마다 협박전화가 더 쇄도한다"며 가슴을 쳤다. 미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트럭은 경매를 통해 터키를 거쳐 시리아까지 흘러 들어갔으며 오버홀처는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가안보국(DHS)으로부터 신변보호를 위한 조언까지 듣는 신세가 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우주]은하의 대형 충돌 포착…새로운 은하가 생긴다고?

    [아하!우주]은하의 대형 충돌 포착…새로운 은하가 생긴다고?

    크고 작은 충돌 사고는 인간이 사는 작은 지구뿐 아니라 광활한 우주에서도 수시로 발생한다. 그중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충돌사고는 바로 은하의 충돌이다. 물론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은하들은 서로 멀어지기는 하지만, 가까이 있는 은하들은 서로의 중력에 의해 충돌하면서 더 커지게 된다. 사실 우리 은하나 안드로메다 같은 대형 은하들은 여러 차례 충돌과 합체를 통해서 지금처럼 크기가 커졌다. 그래서 이 두 은하가 수많은 위성은하를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역시 30억 년 후 미래에는 서로 충돌해서 새로운 거대 은하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은하의 충돌은 은하의 생성과 진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현상이다. 유럽 남방 천문대(ESO)의 거대 망원경(VLT)은 지구에서 대략 2억 광년 떨어진 은하인 NGC 5291에서 매우 독특한 충돌을 관측했다. 사진 중앙에 있는 은하 앞에 존재하는 솜털 구름 같은 구조물은 은하 충돌의 결과물이다. 이 은하는 대략 3억6천만 년 전 다른 은하와 충돌했다. 그런데 하필 은하 중심부를 관통하는 대형 충돌이었고, 그 후유증으로 이 은하와 충돌 은하의 가스가 밖으로 튀어나와 여러 가지 구조물을 만들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대형 충돌이 항상 파괴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은하끼리의 충돌은 성간 가스의 밀도를 높이면서 여기서 새로운 별이 탄생할 환경을 만든다. 이 충돌의 경우 은하 밖으로 튀어나간 가스들이 뭉치면서 주변에서는 새로운 왜소은하가 탄생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주변에 새롭게 생긴 왜소은하인 NGC 5291N을 관측했다. 이 은하는 나이 든 별이 하나도 없고 젊은 별로만 구성된 독특한 은하다. 보통 다른 위성은하들이 우연히 거대 은하의 중력에 포획되거나 혹은 충돌 시 별과 가스를 빼앗겨 작은 왜소은하가 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위성은하라고 할 수 있다. 은하의 충돌은 이렇게 뜻밖의 창조를 이뤄낸다. 이런 예상 외의 현상이야말로 인간이 우주를 연구하고 동경하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사진=EOS 고든 정 통신원
  • ‘결혼 90주년’ 맞은 110세 남편과 103세 아내 화제

    ‘결혼 90주년’ 맞은 110세 남편과 103세 아내 화제

    부부의 나이를 합쳐 무려 213세에 달하는 노부부가 최근 결혼 ‘90주년’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부부 사이의 영원한 사랑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백년해로’를 실제로 실천한 보기 드문 사례다. 영국 일간 메트로는 20대에 처음으로 만나 100세가 넘은 지금까지 행복한 결혼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인도계 영국인 카람 찬드(110)와 카타리 찬드(103) 부부의 사연을 1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두 사람의 결혼은 1925년 12월 1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직 영국의 식민지배하에 있던 인도에서 두 사람은 시크교 풍습에 따라 전통혼례를 올려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후 부부는 1965년에 영국으로 이민해 왔으며 현재는 브래드퍼드 시에서 막내아들네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두 사람의 슬하에는 총 8명의 자녀와 27명의 손주, 23명의 증손이 있다. 카람은 결혼 90주년을 맞이한 소감에 대해 “이토록 장수하며 결혼생활을 유지해왔다는 것은 기쁜 일”이라며 “결국 삶과 결혼의 목표는 행복해지는데 있으며 행복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전했다. 부부는 과거에도 외신에 의해 ‘가장 완벽한 커플’ 등으로 소개되며 주목받았던 바 있다. 2014년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이 좋은 관계 유지의 비결이라고 설명하며 돈독한 부부사이를 자랑하기도 했다. 막내아들 폴은 부모가 언제나 상대를 소중히 여겼으며 서로 다투는 일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오랜 기간 부모님을 모시고 살았지만 그 동안 단 한 번도 언성을 높이거나 화를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폴은 “이토록 많은 나이에도 부모님이 건강을 유지하고 계시는 것은 기념할 만한 일”이라며 “온 가족이 다 함께 노력해 두 분의 건강을 지켜드렸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두 분이 이렇게 살아계셔서 자식인 내게 아직도 잔소리를 하신다는 점은 내게 큰 축복”이라고 덧붙였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北매체 “남측 비방이 대화분위기 해쳐” 주장

    제1차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북한 매체는 13일 “상대방에 대한 비방중상은 대화와 관계개선의 분위기를 해치는 화근”이라며 남한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비방중상은 대화 분위기를 해치는 화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남 사이의 대화와 관계 개선을 실현하자면 (남한이) 그것에 저촉되는 언행부터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어 “얼마전 남조선의 현 집권자는 유네스코에서의 특별연설이라는 데서 그 누구의 핵위협과 인권문제에 대해 거론하며 ‘국제사회 전체의 위협요인’이라느니 뭐니 하고 요란스레 떠들어댔다”면서 “지금이야말로 북남관계개선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로부터 말과 행동을 심중하게 하여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언론들은 회담 전에도 여러 차례 “(남한에서) 반공화국 대결망동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남한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회담 결렬 직후 “남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 토의를 거부하면서 부당한 주장을 고집해 나섰다”며 결렬의 책임을 남한 측으로 떠넘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천체망원경을 선물하려는 당신이 알아야할 것들

    천체망원경을 선물하려는 당신이 알아야할 것들

    ​ 천체망원경 비싸다는 건 '편견'​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가까왔다. 아이들에게 무슨 선물을 해주는 게 좋을까 고민하는 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되도록이면 뜻깊은 선물, 투자대비 효용성 높은 선물을 찾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오랫동안 별과 우주를 관측해온 필자의 생각으로는 천체망원경이 퍽 괜찮은 선물이 아닐까 싶다. '우주를 보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에게 별과 우주를 보여주고 느끼게 해준다면 사고의 폭도 넓어질 뿐더러, 과학지식과 교양도 얻게 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아이들 치고 망원경으로 밤하늘 보는 것 싫어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아이들은 알고 보면 호기심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한 별지기에게 이런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동네 학교 운동장에서 망원경 세워놓고 관측을 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다가왔다. 천체관측하는 것을 보고는 침도 찍찍 뱉어가면서 저들끼리 뭐라고 주고받고 하는 걸 보고는 별지기가 말했다. "야, 오늘밤은 목성이 정말 잘 보이네. 저 예쁜 줄무늬 좀 봐." 하고는 아이들에게 말을 건넸다. "얘, 너들도 목성 좀 봐볼래?" 아이들이 우루루 망원경으로 달려들었다. 목성이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고, 옆에 나란히 보이는 별들은 목성의 달이라고 설명해주면서 모두에게 목성을 한번씩 관측하게 해줬다. 관측이 끝난 후 아이들은 너무나 공손하게 꾸벅 고개를 숙이면서 "잘 봤습니다" 하고는 돌아가더라는 것이다. 우주와 별이 사람에게 겸손을 가르친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위의 일화는 그런 예의 하나일 것이다. 인성교육 효과도 탁월 어쨌든 자녀들과 이렇게 같이 천체관측을 한다면 자녀과 부모 사이의 관계도 더욱 끈끈해질 게 아닌가. 천체망원경은 이래저래 무척 괜찮은 품목 선택이 되리라 본다. 다만 천체망원경이라면 엄청 고가일 거라고 지레 걱정이 앞설지 모른다. 하지만 이건 순전히 오해다! 요즘 망원경 값이 정말 많이 싸졌다. 옛날이면 장난감 망원경 값밖에 안될 금액으로 지금은 제법 그럴 듯한 망원경을 손에 넣을 수 있다. 20만원대의 고투(go-to) 굴절 망원경까지 장에 나왔다. 자동추적 기능을 갖춘 구경 90mm의 이 망원경에는 대략 400 개 이상의 관측대상 데이터가 내장되어 있어 단추만 누르면 망원경이 알아서 대상을 찾아서 보여준다. 이 정도만 해도 초보자에게는 훌륭한 장비다. 그밖에도 50만원 이하로 입문자용으로 추천할 수 있는 망원경들도 꽤 많다. 다만 국내에는 망원경 제조사들이 없다시피 하니 수입품이 대세다. 미국 회사들이 중국에 위탁 생산하는 기종들은 비교적 저렴하므로,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또 하나 좋은 방법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 친지가 있다면 입국할 때 하나 들고 들어오라고 부탁하는 방법도 있다. 가격이 국내에 비해 심할 때는 반값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외국에 부탁할 만한 사람이 없으면 인터넷으로 해외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망원경은 수준에 따라 늘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장비이므로, 초보 때부터 비싼 것을 살 필요는 없다. 보통 초보자용으로 80~90mm 굴절 망원경과 경위대 가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성과 운반성, 편의성을 고려할 때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사진보다는 관측에 치중할 생각이라면 8~10인치 돕소니언이 좋다. 덩치가 커서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구경 대비 가격이 낮아 권할 만하다. 신품은 100-150만원 정도이지만, 천체용품 몰이나 별지기 카페의 중고시장으로 가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장만할 수 있다. 쌍안경도 훌륭한 초보 천체망원경쌍안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쌍안경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첫번째 천체망원경'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첫째, 값이 부담없다는 점, 둘째 시야가 넓어 대상을 찾기 쉬우며, 덩치가 작아 들고다니기 쉽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달이나 별자리 등을 감상하는 데는 쌍안경이 적격이다. 쌍안경의 미덕 중 하나는 다른 망원경들은 도립상을 보여주지만, 쌍안경은 직립상을 보여주므로 훨씬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쌍안경으로 은하수를 처음 본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광경에 하나같이 감탄을 금치 못한다. 보통은 7~10배율의 쌍안경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보다 큰 것은 고정용 삼발이가 필요하다. 혹 집안에 먼지 뒤집어쓴 쌍안경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잘 닦아 천체관측에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망원경 기종을 선택하기 전에 인터넷이나 책 등을 통해 사전에 망원경 공부를 약간은 해둘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에만도 정보들이 넘쳐나므로, 문제는 자신의 관심일 뿐이이다. 천문학 책과 함께 시작한다면 금상첨화 별지기 카페에 가입해 고수들에도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별지기들의 특성 중 하나는 그런 도움 요청에는 팔 걷어붙이고 나선다는 점이다. '우주를 공유하자' -이게 별지기들의 진정한 목표다. 덧붙여, 재미있고 쉬운 교양 천문학 책을 찾아 함께 선물한다면 선물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성장기의 자녀들에게 우주와 별을 보여주는 것은 어떤 투자보다 가치있고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이다. 올해 연말 뜻깊은 선물로 당신과 자녀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한해의 마무리가 되기 바란다. 사진 1=스페이스닷컴 사진2=정성훈 이광식 통신원 ​
  • “한보루 싸게 살 기회마저 뺏나” “정책 일관 위해 판매 말아야”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제주공항 등의 내국인 면세점에서 면세 담배 판매가 중단될 것이라는 서울신문 보도<12월 11일자 1, 9면>가 나간 뒤 포털 사이트 등에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 “1인당 겨우 1보루인데 그것마저 싸게 살 기회를 막느냐”는 볼멘소리에서부터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판매를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옹호론까지 여러 의견이 인터넷 공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규정상 공항 이용객 한 사람당 담배는 한 보루씩밖에 못 사게 돼 있는데 이게 어떻게 사재기냐”고 성토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해외로 나가 돈을 펑펑 쓰고 오는 사람들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면세 담배를 사는데 제주도로 여행 가서 숙박비에 식비, 렌트비까지 내며 내수 경기 진작에 기여한 사람들에게는 면세 담배를 못 사게 하는 것이야말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되레 내국인 면세점에서는 담배를 여러 보루 살 수 있게 혜택을 줘서 (외국 대신) 제주 여행을 유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비흡연자라고 소개한 네티즌은 “국민 건강을 위한다면 술도 판매 중단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담배가 다른 품목과 다른 대접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차라리 면세점을 없애라”는 극단적 주장과 “세금 몇 푼 더 걷으려는 술책”이라는 날 선 비판도 들끓었다. 정부는 국내용 면세 담배를 없애 봤자 세수 효과는 미미하다며 일각의 ‘증세’ 의심을 일축했다. JDC면세점의 담배 매출액은 지난달 말 기준 691억원이다. 동일한 양의 담배가 과세로 팔려 나간다고 가정하면 한 해 약 700억원의 세금이 더 걷히게 된다. 담뱃값 2000원 인상에 따른 전체 세수 증대 효과는 3조 5000억여원이다. 찬성 의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담배를 사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면세가 아니면 아예 담배를 사지 않을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내국인 면세점에서 팔리는 면세 담배는 우리 국민(내국인)이 피우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정부가 국민 건강을 위해 담뱃값 인상을 단행한 만큼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취해야 할 조치”라고 주장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지금 이순간,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지금 이순간,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잔뜩 찌푸린 하늘. 오락가락하는 안개비. 습기에 묻어 온 냉랭한 기운이 몸 구석구석에 스민다. 유럽의 겨울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날씨다. 하긴 고풍스러운 건물, 고통과 번뇌를 그린 조각들이 즐비한 곳에 모래알이 반짝일 정도로 햇볕이 쨍쨍하다면 그것도 좀 어색한 풍경이지 싶다. 도시에 스멀스멀 어둠이 내리면 파리한 낯빛의 사람들이 가로등 아래를 유령처럼 흘러간다. 발걸음의 방향은 대개 같다. 밝고 화사하고 왁자한 웃음이 있는 곳,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잿빛 도시의 탈출구와 같은 곳이다. 독일은 지금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다. 가족, 연인, 친구들이 옛 음식 함께 먹으며 정담을 나누는 자리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가장 먼저 시작됐다는 옛 동독의 고도(古都) 드레스덴, ‘음악의 도시’이자 장벽 붕괴의 발원지였던 라이프치히 등을 돌아봤다. 독일은 맥주가 유명한 나라. 하지만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맥주를 볼 수 없다. ‘부어라 마셔라’보다는 지인들과 정을 나누며 조용하게 한 해를 갈무리하려는 뜻일 터다. 유럽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설날과 같다.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다시 만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눈다. 그 매개체 노릇을 하는 게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말 그대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열리는 장터다. 성당, 광장 등의 명소를 끼고 열려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개 11월 말쯤 시작돼 12월 23일께 끝난다. 독일어로는 바이나흐츠마르크트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독일 드레스덴과 뉘른베르크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것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드레스덴은 동화 같은 도시다. 아름다운 엘베 강을 중심으로 구시가와 신시가로 나뉘는데 드레스덴 성, 츠빙거 궁, 대성당 등 고풍스럽고 화려한 건물들은 대부분 구시가에 몰려 있다. 대가의 작품들로 치장된 건물 사이를 걷다 보면 시간을 몇 백년쯤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이 풍경을 두고 드레스덴 사람들은 흔히 ‘엘베 강 위의 플로렌스(피렌체)’라 부른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열리는 지역별로 이름을 달리한다. 드레스덴에서 가장 유명한 마켓은 구시가 초입의 슈트리첼마르크트다. 1434년 시작됐으니 올해로 581번째 장터가 열린 셈이다. 크기는 달라도 마켓의 형태는 비슷하다. 대관람차가 돌아가고 주변으로 빨간 지붕을 인 상점들이 들어섰다. 가게에서 파는 건 주로 호두까기 인형 등의 장난감과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물, 수공예품, 양초 등이다. 독일의 명물 소시지와 케이크, 구운 견과류 등 다양한 먹거리도 맛볼 수 있다. 지역과 규모는 달라도 모든 마켓에서 빠짐없이 파는 게 있다. 글뤼바인이다. 와인에 계피 등을 넣고 데운 전통 음료다. 저물녘이면 사람들이 글뤼바인 가게 앞으로 모여든다. 우리가 포장마차에서 어묵 국물을 홀짝이듯 독일 사람들은 차가워진 몸을 녹이기 위해 글뤼바인을 마신다. 글뤼바인의 알코올 도수는 그리 높지 않다. 덥히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증발하기 때문이다. 글뤼바인을 담아 주는 컵은 도시마다 형태와 문양이 다르다고 한다. 차곡차곡 모아 두면 썩 괜찮은 기념품이 될 듯하다. 글뤼바인 한 잔 마셨으면 드레스덴의 숱한 명소들을 둘러볼 차례다. 들머리는 당연히 구시가다. 바로크 시대 건축과 미술의 중심지라는 상찬을 받는 곳이다. 한데 ‘영원한 공사장’이란 마뜩잖은 별칭으로도 불린다. 거기엔 사연이 있다. 2차대전 끝자락이던 1945년 2월, 1250대가 넘는 미국과 영국의 폭격기들이 드레스덴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건물의 높낮이는 사라졌고 도시는 잿빛으로 변했다. 당시 무시무시한 폭격은 이후 ‘융단폭격’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됐다. 종전 후 독일 사람들은 폐허 속에서 벽돌 하나하나를 찾아내 복원했다. 건물 외벽에 검은빛의 옛 벽돌과 흰빛의 새 벽돌이 섞여 있는 건 이 때문이다. 복원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 ‘영원한 공사장’이다. 하지만 별명 이면엔 드레스덴이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역설도 담겨 있다. 구시가에서 첫 번째로 맞는 드레스덴 성이 웅장하다. ‘르네상스 시대의 진주’라 불리는 건축물이다. 흰 벽돌 못지않게 많은 수의 검은 벽돌이 섞여 있다. 융단폭격의 와중에도 완파되는 비극만큼은 피했던 모양이다. 성 안의 보석박물관은 꼭 둘러보는 게 좋겠다. 여러 개의 방에 서로 다른 보물들이 전시돼 있다. 가장 알려진 건 보석방의 녹색 다이아몬드다. 크기가 무려 41캐럿에 달한다. 무굴제국 왕의 생일잔치를 묘사한 작품도 인상적이다. 5000개의 다이아몬드와 각각 500개의 루비, 에메랄드가 쓰였다고 한다. 전시된 보물들은 진품이다. 2차대전 동안 드레스덴 외곽 ‘작센의 스위스’ 국립공원에 보관된 덕에 화를 피할 수 있었다. 드레스덴 궁에서 대성당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슈탈호프다. 교통박물관으로 사용되는 건물 외벽엔 그야말로 압도적인 규모의 벽화가 조성돼 있다. 2만 4000여개의 마이센 자기 타일로 만든 벽화 ‘군주의 행렬’이다. 길이가 무려 101m에 이른다. 아우구스트 2세 등 35명의 작센 군주들이 말을 타고 행진하는 모습을 그렸다. 행렬 마지막 부분에는 작가가 몰래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니 한번 찾아보시길. 도로 건너는 츠빙거 궁전이다.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꼽힌다. ‘축제의 장소’라는 이름처럼 각종 연회가 열렸던 건물이다. 1710~1729년 지어졌으나 2차대전 때 완파됐고, 이후 20년 간 복원 작업을 거쳐 옛 모습을 되찾았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루벤스, 렘브란트 등의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 도자기 박물관, 역사박물관 등이 입주해 있다. 아우구스트 왕의 심장이 묻혀 있다는 대성당, 독일에서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로 꼽히는 젬퍼 오페라 하우스 등도 빠짐없이 돌아보는 게 좋겠다. 프라우엔(성모) 교회 앞 마켓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프라우엔 교회는 루터의 종교개혁부터 2차 세계대전 등 굵직한 역사의 흔적이 깃든 루터파 개신교회로, 96m짜리 초대형 돔 건물이 인상적이다. 구시가의 여러 명소들 사이를 느릿느릿 걷다 마켓에 들러 독일식 주전부리로 요기를 하는 것도 좋겠다. 마켓은 엘베 강 위에 놓인 아우구스트 다리를 건너 신시가지 노이슈타트에서도 열린다. 글 사진 드레스덴(독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인천에서 라이프치히나 드레스덴까지 가는 직항편은 없다. 어느 지역에선가 한 번은 경유해야 하는데, 요즘 여행가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곳이 터키 이스탄불이다. 터키항공(www.turkishairlines.com/ko-KR)이 이스탄불을 ‘유럽의 허브’로 만들겠다며 유럽의 소도시에까지 항공편을 확대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항공은 전 세계 110개국 278개 도시를 운항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유럽에서만 107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그야말로 거미줄이다. 독일에선 14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이스탄불에서 라이프치히까지는 매일 운항한다. 3시간 30분 소요된다. 인천~이스탄불 구간은 매주 11회 왕복 운항한다. →여행 정보:독일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무려 150여개에 이른다. 독일관광청 홈페이지(www.germany.travel/kr/specials/christmas/christmas.html)에서 각각의 운영 시간과 링크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엘베 강을 따라 유람선이 오간다. 드레스덴의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넉넉한 주변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매일 오전 11시, 오후 1시· 3시 아우구스트 다리 옆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어른 16유로.
  • “웃기는 사람이네”…세계는 왜 ‘유머’에 빠졌을까

    “웃기는 사람이네”…세계는 왜 ‘유머’에 빠졌을까

    현대인은 그야말로 ‘핵노잼’ 시대에 살고 있다. 핵폭탄 급으로 재미가 없는 상황 또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인 핵노잼은 경제위기, 테러, 가난, 질병 등 고난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세상을 대변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에서 즐거움과 재미, 유쾌함을 주는 유머 감각은 미덕으로 자리 잡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세계 정치무대에서 호감을 이끌어냈고, 한국에서는 개그맨이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활동한다. ‘웃기는 사람이네’라는 말은 더 이상 조롱이나 비난이 아닌 칭찬과 부러움의 표시가 됐다.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이 인기도 높다는 관념은 그저 설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2012년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 연구진은 대학생 250명을 대상으로 어떤 성격의 배우자를 원하는지 조사한 결과, 여성 응답자는 ‘유머 감각’, ‘놀기 좋아함’, ‘장난기 많음’을 ‘친절하고 이해심 많은 성격’에 이어 2~4위에 올렸다. 재밌는 사람, 특히 재밌는 남자가 호감도도 높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국적과 인종을 떠나 많은 이들이 핵노잼 보다는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길 원한다. 왜 세계는 이토록 유머에 푹 빠졌을까. 그토록 원하는 유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인생이 엄숙하면 엄숙할수록 그만큼 유머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마치 무기없이 전투를 치르듯 살아가고, 매체들은 이 세계가 얼마나 절망에 빠져있는지 알려주는 기사를 쉴 새 없이 쏟아낸다. 좀처럼 웃을 일을 찾기 힘든 각박한 현실에서, 유머는 짧은 시간이나마 휴식을 제공한다.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명언인 ‘인생이 엄숙하면 엄숙할수록 유머가 필요하다’는 왜 현대인들이 재밌는 것과 재밌는 사람에 열광하는지를 알게 한다. 작금의 세계가 유머에 빠지고, 유머러스한 사람에게 환호를 보내는 이유는 그만큼 세상이 지나치게 어렵고 엄숙하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현대인과 유머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유머러스한 사람과 언어가 주는 웃음이 질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2014년 미국 로마 린다 대학 의과대학 연구팀이 60, 70대의 건강한 노인 2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따르면 코미디 비디오를 본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고 기억력이 상승했다. 유머러스한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핵노잼 시대에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머 감각은 남성의 본능이다? 이처럼 삶의 휴식과도 같은 유머 감각이 남성에게는 본능에 가깝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2007년 영국 노리치대학병원의 샘 슈스터 교수가 직접 길거리에서 외발 자전거를 타며 남녀 400여명의 반응을 살핀 결과, 여성들은 대부분 슈스터 교수를 칭찬하거나 격려했지만, 남성의 75%는 도리어 거친 농담을 건네거나 조롱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슈스터 교수는 “남성들의 농담에는 일종의 공격성이 숨겨져 있다. 이러한 공격성은 남성 호르몬의 분비량과도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남성은 외발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 다른 남성을 보면 주변 여성들의 관심이 쏠릴 것을 두려워하며 그를 경쟁자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남성은 경쟁자로 낙인찍은 다른 남성 앞에서 유머감각의 탈을 쓴 공격성이 높아지고, 이러한 현상은 짝짓기 경쟁에 막 발을 내딛은 젊은 남성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유독 남성에게서 강한 유머 욕심이 발현되는 까닭은 본능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핵노잼’ 원인? “친구를 탓해라” 재밌고 웃기는 사람(특히 남성)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유머 욕심을 내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모든 사람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유머 DNA’의 부재 외에도 최근에는 가장 가까운 친구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영국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교 연구진이 11~13세 남녀 청소년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는 누구인지, 또 각자의 유머감각은 어떠한지 등을 나타내는 질문지에 답하게 했다. 6개월이 지난 뒤 다시 실험참가자들의 유머감각과 관련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처음에는 서로를 ‘베스트 프렌드’라고 칭한 친구 사이에서 유머 코드의 공통점은 찾을 수 없었지만 6개월이 지난 뒤 두 사람의 유머 코드가 유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친한 친구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공격적인 유머를 좋아할 경우, 또 다른 한 친구도 전과 달리 공격적인 유머에 관심을 가지고 즐겨 한다는 것이다. 즉 A라는 사람이 즐겨하는(또는 좋아하는) 유머가 타인의 웃음을 유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A의 친한 친구가 재미없는 유머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미래에는 친구의 재미없는 유머에 전염될 바에 차라리 로봇에게 유머를 배우겠다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른다. ◆가벼운 유머가 가진 진지한 의미 2006년 붕괴된 지하갱 속에서 14일 간 갇혀 있다가 구조된 호주 광부 토드 러셀은 2010년 칠레 광산에 매몰됐던 광부 33인에게 “유머 감각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러셀은 “(매몰 당시)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 고통이 훨씬 힘들었다”면서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행동 중 하나가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헬조선’, ‘난세’ 등의 표현이 난무하는 요즘, 유머가 주는 의미는 자뭇 진지하다. 때때로 유머는 극한 상황에서 삶의 희망을 놓지 않게 해주는 동아줄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시대가, 그리고 사람들이 유머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음식이 감정을 지배한다

    음식이 감정을 지배한다

    감정의 식탁/게리 웬크 지음/김윤경 옮김/알에이치코리아/256쪽/1만 6000원 현대인들은 몸에 좋은 것을 찾아 몸, 마음을 낭비하기 일쑤다. 그 건강 과민증(?)에 편승한 각종 건강 음식이며 보조 식품이 활개를 친다. 하지만 몸에 좋다는 음식이나 보조제들의 효용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그다지 크지 않으며 플라세보(위약 효과)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진시황이 불사·불로초를 손에 넣으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었음은 무얼 말할까. 유전과학의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게리 웬크 교수는 “현재로선 인지력을 크게 개선하거나 뇌의 노화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가 약물과 음식이 뇌에 미치는 작용에 대한 최신 연구를 토대로 낸 ‘감정의 식탁’은 사람들의 지나친 건강 염려에 대한 예사롭지 않은 경고로 다가온다. 사람이 섭취하는 음식이 신경세포의 작용에 미치는 영향력에 주목해 ‘지금 먹고 있는 것들이 감정을 지배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과 약물이 뇌를 비롯해 일상행동이나 정신에 깊숙이 관여해 생각이나 감정, 태도 변화를 부른다는 주장과 증명이 흥미롭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역시 음식과 약물이 어떻게 뇌에 영향을 미쳐 사람의 감정을 좌우하는지를 밝혀낸 점이다. 향정신성 약물과 음식이 왜 각성과 흥분, 환각의 상태에 빠지게 만드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루이스 스티븐슨이 6일간 코카인을 대량 복용한 상태에서 그 유명한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썼다는 사례가 흥미롭다. 코카인은 뇌간의 각성계, 시상하부의 섭식중추, 전두엽과 변연계의 보상중추에 영향을 미친다. 복용하면 수면 욕구와 식욕이 떨어지고 극심한 도취감이 일지만 공급이 끊기면 심한 우울증이 온다. 암페타민은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데 장기간 노출되면 일정한 도취감을 위해 점점 더 많은 양을 사용하게 된다. 사용 몇 시간 후부터는 뇌 속 암페타민 수치가 줄어들면서 불쾌감, 우울감이 찾아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예인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마리화나나 ‘복부의 오르가슴’이라고 불리는 모르핀과 헤로인 정맥주사 등의 불법 약물에 일단 빠져들면 손을 떼기 힘들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약물이든 음식이든 모두 신경세포의 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뇌는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가 얽히고설켜 150조 개의 연결을 만드는데 무수한 신경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해 정보를 주고받게 된다. 그런 논리라면 우리 몸에 들어가는 모든 물질은 영양소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 약물인 셈이다. 커피, 차, 담배, 알코올, 코코아, 마리화나는 물론이고 초콜릿이나 리신, 트립토판 같은 필수아미노산처럼 영양소를 함유한 식품도 어김없이 약물 속성을 띠는 것이다. 많은 이들에게 철칙처럼 통용되는 상식과 인식을 뒤집는 사례들도 도드라진다. 흔히 몸에 좋다고 여겨지는 과일, 채소도 몸 상태에 따라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레와 추수감사절 파이에 쓰이는 육두구에는 향정신성 약물인 엑스터시로 전환되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고 한다. 작고 겉이 말랑말랑한 과일 스타프루트는 항산화물질의 보고로 불리지만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을 때 먹으면 구토나 딸꾹질, 발작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과학이 발전해도 뇌 촉진제는 개발되지 못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약물과 고대의 영약, 신비한 이름의 치료제를 찾고 기적의 뇌 촉진 성분에 대해 떠들어대는 수많은 광고에 현혹돼 돈을 지불한다.” 요란한 건강 세태를 이렇게 지적한 저자는 마지막으로 충고한다. “매일 적당한 칼로리를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적당한 운동을 하며 천연 공급원으로부터 비타민과 무기질을 얻으려고 애써야 한다. 이 방법이야말로 노화 과정을 늦추고 암 발병을 줄이며 건강을 향상시키는 유일하게 효과적이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입문자를 위한 천체망원경…어떤게 좋을까?

    입문자를 위한 천체망원경…어떤게 좋을까?

    -자녀 연말 선물로도 '탁월한 선택' 천체망원경 비싸다는 건 '편견'​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가까왔다. 아이들에게 무슨 선물을 해주는 게 좋을까 고민하는 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되도록이면 뜻깊은 선물, 투자대비 효용성 높은 선물을 찾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천체망원경이 퍽 괜찮은 선물이 아닐까 싶다. '우주를 보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에게 별과 우주를 보여주고 느끼게 해준다면 사고의 폭도 넓어질 뿐더러, 과학지식과 교양도 얻게 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아이들 치고 망원경으로 밤하늘 보는 것 싫어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아이들은 알고 보면 호기심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한 별지기에게 이런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동네 학교 운동장에서 망원경 세워놓고 관측을 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다가왔다. 천체관측하는 것을 보고는 침도 찍찍 뱉어가면서 저들끼리 뭐라고 주고받고 하는 걸 보고는 별지기가 말했다. "야, 오늘밤은 목성이 정말 잘 보이네. 저 예쁜 줄무늬 좀 봐." 하고는 아이들에게 말을 건넸다. "얘, 너들도 목성 좀 봐볼래?" 아이들이 우루루 망원경으로 달려들었다. 목성이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고, 옆에 나란히 보이는 별들은 목성의 달이라고 설명해주면서 모두에게 목성을 한번씩 관측하게 해줬다. 관측이 끝난 후 아이들은 너무나 공손하게 꾸벅 고개를 숙이면서 "잘 봤습니다" 하고는 돌아가더라는 것이다. 우주와 별이 사람에게 겸손을 가르친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위의 일화는 그런 예의 하나일 것이다. 어쨌든 자녀들과 이렇게 같이 천체관측을 한다면 자녀과 부모 사이의 관계도 더욱 끈끈해질 게 아닌가. 천체망원경은 이래저래 무척 괜찮은 품목 선택이 되리라 본다. 다만 천체망원경이라면 엄청 고가일 거라고 지레 걱정이 앞설지 모른다. 하지만 이건 순전히 오해다! 요즘 망원경 값이 정말 많이 싸졌다. 옛날이면 장난감 망원경 값밖에 안될 금액으로 지금은 제법 그럴 듯한 망원경을 손에 넣을 수 있다. 20만원대의 고투(go-to) 굴절 망원경까지 장에 나왔다. 자동추적 기능을 갖춘 구경 90mm의 이 망원경에는 대략 400 개 이상의 관측대상 데이터가 내장되어 있어 단추만 누르면 망원경이 알아서 대상을 찾아서 보여준다. 이 정도만 해도 초보자에게는 훌륭한 장비다. 그밖에도 50만원 이하로 입문자용으로 추천할 수 있는 망원경들도 꽤 많다. 다만 국내에는 망원경 제조사들이 없다시피 하니 수입품이 대세다. 미국 회사들이 중국에 위탁 생산하는 기종들은 비교적 저렴하므로,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또 하나 좋은 방법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 친지가 있다면 입국할 때 하나 들고 들어오라고 부탁하는 방법도 있다. 가격이 국내에 비해 심할 때는 반값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외국에 부탁할 만한 사람이 없으면 인터넷으로 해외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망원경은 수준에 따라 늘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장비이므로, 초보 때부터 비싼 것을 살 필요는 없다. 보통 초보자용으로 80~90mm 굴절 망원경과 경위대 가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성과 운반성, 편의성을 고려할 때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사진보다는 관측에 치중할 생각이라면 8~10인치 돕소니언이 좋다. 덩치가 커서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구경 대비 가격이 낮아 권할 만하다. 신품은 100-150만원 정도이지만, 천체용품 몰이나 별지기 카페의 중고시장으로 가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장만할 수 있다. 쌍안경도 훌륭한 초보 천체망원경쌍안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쌍안경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첫번째 천체망원경'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첫째, 값이 부담없다는 점, 둘째 시야가 넓어 대상을 찾기 쉬우며, 덩치가 작아 들고다니기 쉽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달이나 별자리 등을 감상하는 데는 쌍안경이 적격이다. 쌍안경의 미덕 중 하나는 다른 망원경들은 도립상을 보여주지만, 쌍안경은 직립상을 보여주므로 훨씬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쌍안경으로 은하수를 처음 본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광경에 하나같이 감탄을 금치 못한다. 보통은 7~10배율의 쌍안경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보다 큰 것은 고정용 삼발이가 필요하다. 혹 집안에 먼지 뒤집어쓴 쌍안경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잘 닦아 천체관측에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망원경 기종을 선택하기 전에 인터넷이나 책 등을 통해 사전에 망원경 공부를 약간은 해둘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에만도 정보들이 넘쳐나므로, 문제는 자신의 관심일 뿐이이다. 별지기 카페에 가입해 고수들에도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별지기들의 특성 중 하나는 그런 도움 요청에는 팔 걷어붙이고 나선다는 점이다. '우주를 공유하자' -이게 별지기들의 진정한 목표다. 덧붙여, 재미있고 쉬운 교양 천문학 책을 찾아 함께 선물한다면 선물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성장기의 자녀들에게 우주와 별을 보여주는 것은 어떤 투자보다 가치있고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이다. 올해 연말 뜻깊은 선물로 당신과 자녀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한해의 마무리가 되기 바란다. 사진=1. 여러 가지 천체 망원경들. 성장기의 자녀들에게 우주와 별을 보여주는 것은 어떤 투자보다 가치있고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이다.(사진=Space.com) 사진2=지난달 강원도 인제에서 열린 '야간비행' 스타파티에서 찍은 별들의 일주사진. 지상에는 관측에 열중인 별지기들이 보인다.(사진=정성훈)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사설] 남북 당국회담 첫 단추 실사구시에 맞춰라

    오늘 마침내 개성공단에서 제1차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이 열린다. 당국회담 개최는 지난 8월 우리 측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 북측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마라톤협상을 통해 ‘8·25 합의’에 이른 지 108일 만이다. 이번 회담에 우리 측은 황부기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김의도 통일부 국장, 손재락 총리실 국장이 나선다. 북측은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을 단장으로 황철 조평통 서기국 부장,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참사가 대화 테이블에 앉는다. 이번 당국회담은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남북이 박근혜 정부 출범 이전 이명박 정부 때부터 지속돼 온 대결 일색의 긴장관계를 접고 당국자 간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는 게 중요하다.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이어진다면 국회회담, 군사회담 등 다양한 대화 채널을 구축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남북 간 합의의 이행이라는 측면에서 봐도 상호 신뢰의 첫발을 뗐다는 의미가 있다. 당국회담 개최로 일단 ‘8·25 합의’는 대부분 이행된 셈이다. 앞서 추석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고, 민간 분야의 교류도 훨씬 활발해졌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키로 한 만큼 이견과 충돌이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측은 우선적으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원하고, 북측은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에 목말라 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남북 모두 관계개선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당국회담 개최에 합의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일단 대화의 정례화에만 합의해도 충분하다.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주장을 펴기보다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자세로 임하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남북 모두 대화의 모멘텀을 해칠 수 있는 경거망동은 자제해야만 한다. 서해 로켓발사장 증축공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관측되는 북한이 추가적인 로켓 시험발사에 나선다면 남북관계는 또다시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수소탄(수소폭탄) 폭음을 울릴 수 있는 강대한 핵 보유국이 됐다”고 언급한 점도 우려스럽긴 마찬가지다. 도발은 금물이다. 우리 측 민간단체 역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대북전단 살포 등을 자제하길 바란다. 이제 막 대화를 시작한 지금 시점에서는 남북 간의 신뢰를 쌓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지난 8년여간 남북관계는 비정상적으로 뒤틀렸던 것이 사실이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비무장지대(DMZ) 지뢰매설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인해 남북관계는 개선의 계기를 마련할 틈조차 갖지 못했다. 이번에야말로 남북관계 개선이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소중하게 마련된 당국회담을 남북관계 개선의 전기로 삼아야만 한다. 남북은 이번 당국회담에서 모든 것을 꺼내놓기보다는 선이후난(先易後難·쉬운 것부터 처리하고, 어려운 것은 나중에 처리한다)의 자세로 쉬운 것부터 시작해 서서히 신뢰를 쌓아 나가야 할 것이다.
  • “지금 먹고 있는 것들이 감정을 지배한다”

    현대인들은 몸에 좋은 것을 찾아 몸, 마음을 낭비하기 일쑤다. 그 건강 과민증(?)에 편승한 각종 건강 음식이며 보조 식품이 활개를 친다. 하지만 몸에 좋다는 음식이나 보조제들의 효용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그다지 크지 않으며 플라세보(위약 효과)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진시황이 불사·불로초를 손에 넣으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었음은 무얼 말할까. 유전과학의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게리 웬크 교수는 “현재로선 인지력을 크게 개선하거나 뇌의 노화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가 약물과 음식이 뇌에 미치는 작용에 대한 최신 연구를 토대로 낸 ‘감정의 식탁’은 사람들의 지나친 건강 염려에 대한 예사롭지 않은 경고로 다가온다. 사람이 섭취하는 음식이 신경세포의 작용에 미치는 영향력에 주목해 ‘지금 먹고 있는 것들이 감정을 지배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과 약물이 뇌를 비롯해 일상행동이나 정신에 깊숙이 관여해 생각이나 감정, 태도 변화를 부른다는 주장과 증명이 흥미롭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역시 음식과 약물이 어떻게 뇌에 영향을 미쳐 사람의 감정을 좌우하는지를 밝혀낸 점이다. 향정신성 약물과 음식이 왜 각성과 흥분, 환각의 상태에 빠지게 만드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루이스 스티븐슨이 6일간 코카인을 대량 복용한 상태에서 그 유명한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썼다는 사례가 흥미롭다. 코카인은 뇌간의 각성계, 시상하부의 섭식중추, 전두엽과 변연계의 보상중추에 영향을 미친다. 복용하면 수면 욕구와 식욕이 떨어지고 극심한 도취감이 일지만 공급이 끊기면 심한 우울증이 온다. 암페타민은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데 장기간 노출되면 일정한 도취감을 위해 점점 더 많은 양을 사용하게 된다. 사용 몇 시간 후부터는 뇌 속 암페타민 수치가 줄어들면서 불쾌감, 우울감이 찾아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예인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마리화나나 ‘복부의 오르가슴’이라고 불리는 모르핀과 헤로인 정맥주사 등의 불법 약물에 일단 빠져들면 손을 떼기 힘들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약물이든 음식이든 모두 신경세포의 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뇌는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가 얽히고설켜 150조 개의 연결을 만드는데 무수한 신경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해 정보를 주고받게 된다. 그런 논리라면 우리 몸에 들어가는 모든 물질은 영양소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 약물인 셈이다. 커피, 차, 담배, 알코올, 코코아, 마리화나는 물론이고 초콜릿이나 리신, 트립토판 같은 필수아미노산처럼 영양소를 함유한 식품도 어김없이 약물 속성을 띠는 것이다. 많은 이들에게 철칙처럼 통용되는 상식과 인식을 뒤집는 사례들도 도드라진다. 흔히 몸에 좋다고 여겨지는 과일, 채소도 몸 상태에 따라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레와 추수감사절 파이에 쓰이는 육두구에는 향정신성 약물인 엑스터시로 전환되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고 한다. 작고 겉이 말랑말랑한 과일 스타프루트는 항산화물질의 보고로 불리지만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을 때 먹으면 구토나 딸꾹질, 발작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과학이 발전해도 뇌 촉진제는 개발되지 못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약물과 고대의 영약, 신비한 이름의 치료제를 찾고 기적의 뇌 촉진 성분에 대해 떠들어대는 수많은 광고에 현혹돼 돈을 지불한다.” 요란한 건강 세태를 이렇게 지적한 저자는 마지막으로 충고한다. “매일 적당한 칼로리를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적당한 운동을 하며 천연 공급원으로부터 비타민과 무기질을 얻으려고 애써야 한다. 이 방법이야말로 노화 과정을 늦추고 암 발병을 줄이며 건강을 향상시키는 유일하게 효과적이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이다.” 게리 웬크 지음/김윤경 옮김/알에이치코리아/256쪽/1만 6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넌 누구냥!”…심술고양이 ‘그럼피 캣’ 복제인형 탄생

    “넌 누구냥!”…심술고양이 ‘그럼피 캣’ 복제인형 탄생

    ‘심술맞게 생긴 고양이’로 유명세를 떨친 고양이 ‘그럼피 캣’(Grumpy Cat)이 사상 최초로 로봇인형(animatronic)으로 제작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언론은 그럼피 캣과 똑 닮은 로봇인형이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유명 밀랍박물관인 마담 투소에 전시됐다고 보도했다. 고양이로서는 최초로 복제로봇으로 탄생한 그럼피 캣은 ‘사람’을 매니저로 두고있는 '귀하신 몸' 이다. 그럼피 캣은 지난 2012년 한 웹사이트에 사진이 게시된 이후 심통나고 짜증난 표정으로 네티즌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여성 주인 타바사 번데센을 '돈방석'에 올려놓은 그럼피 캣의 진짜 이름은 타르다 소스(Tardar Sauce). 소스는 인터넷의 인기를 바탕으로 유튜브 채널 개설, 광고 모델, 온라인 게임 출연, 출판작가 등 종횡무진 활약 중이며 지난해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영화에 주연배우로도 출연했다. 이같은 활동으로 소스가 벌어들인 매출은 지난해 기준 1000억원 이상으로 주인 입장에서는 소스가 그야말로 '로또 고양이' 인 셈. 워싱턴포스트는 "복제인형은 움직임이 가능한 로봇으로 미 전역 마담 투소 박물관에 이동 전시될 예정" 이라면서 "이날 공개 행사에 참석한 그럼피 캣이 인형을 그리 마음에 들어하지는 않았다" 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청소년 자살예방 생명문화버스 운영한다

    청소년 자살예방 생명문화버스 운영한다

    이신혜 서울시의원(보건복지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과 서울의료원은 12월 8일 오전 10시 30분에 서울교육정보연구원에서 생명문화버스 운영사업 우리학교 수다공방 프로젝트(이하 생명문화 프로젝트)의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생명문화 프로젝트를 최초 제안한 이신혜 의원과 김민기 서울의료원장, 박유미 보건의료정책과장, 중·고등학교 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생명문화버스 개통식과 함께 MBC 마리텔 출연자로 알려진 ‘김영만 아저씨와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2009년 이후 매년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고의적 자해(자살)로 나타남에 따라 서울시 소재 초·중·고등학교 및 청소년 쉼터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청소년들에게 생명존중문화를 집중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이신혜 의원이 제안하여 사업을 추진해왔다. 12월 19일부터 중랑구 청소년 수련관부터 운행되는 생명문화버스는 일반 버스내부를 개조하여 생명에 대한 귀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생명사랑에 관련된 사진, 포스터, 교육자료, 영상물 등의 콘텐츠를 전시하였으며, 차량 뒤편에는 청소년 우울증을 겪고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신생아 모자뜨기, 네팔 팔찌 만들기 등의 활동을 하며 일상생활에서는 말하기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생명문화 프로젝트는 내년을 기점으로 학생, 학부모, 학교관계자를 대상으로 정신건강전문의,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교육활동을 수시로 실시하며, 연 1회 서울시 교육청등과 연계하여 생명의 존엄성 및 기타 다양한 고민을 토크쇼 형식으로 풀어갈 예정이다. 이신혜의원은 축사를 통해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회야말로 그 어떤 사회보다도 진정으로 희망이 있으며 행복한 선진사회라고 할 수 있다”라며 “생명문화버스가 서울시 전 지역을 달리며 아동·청소년들이 생활하는 곳으로 다가가 생명존중, 생명사랑의 사회적 분위기를 더욱 확산시킬 수 있기를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핵노잼’ 시대…세계는 왜 ‘유머’에 빠졌나

    [송혜민의 월드why] ‘핵노잼’ 시대…세계는 왜 ‘유머’에 빠졌나

    현대인은 그야말로 ‘핵노잼’ 시대에 살고 있다. 핵폭탄 급으로 재미가 없는 상황 또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인 핵노잼은 경제위기, 테러, 가난, 질병 등 고난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세상을 대변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에서 즐거움과 재미, 유쾌함을 주는 유머 감각은 미덕으로 자리 잡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세계 정치무대에서 호감을 이끌어냈고, 한국에서는 개그맨이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활동한다. ‘웃기는 사람이네’라는 말은 더 이상 조롱이나 비난이 아닌 칭찬과 부러움의 표시가 됐다.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이 인기도 높다는 관념은 그저 설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2012년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 연구진은 대학생 250명을 대상으로 어떤 성격의 배우자를 원하는지 조사한 결과, 여성 응답자는 ‘유머 감각’, ‘놀기 좋아함’, ‘장난기 많음’을 ‘친절하고 이해심 많은 성격’에 이어 2~4위에 올렸다. 재밌는 사람, 특히 재밌는 남자가 호감도도 높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국적과 인종을 떠나 많은 이들이 핵노잼 보다는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길 원한다. 왜 세계는 이토록 유머에 푹 빠졌을까. 그토록 원하는 유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인생이 엄숙하면 엄숙할수록 그만큼 유머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마치 무기없이 전투를 치르듯 살아가고, 매체들은 이 세계가 얼마나 절망에 빠져있는지 알려주는 기사를 쉴 새 없이 쏟아낸다. 좀처럼 웃을 일을 찾기 힘든 각박한 현실에서, 유머는 짧은 시간이나마 휴식을 제공한다.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명언인 ‘인생이 엄숙하면 엄숙할수록 유머가 필요하다’는 왜 현대인들이 재밌는 것과 재밌는 사람에 열광하는지를 알게 한다. 작금의 세계가 유머에 빠지고, 유머러스한 사람에게 환호를 보내는 이유는 그만큼 세상이 지나치게 어렵고 엄숙하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현대인과 유머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유머러스한 사람과 언어가 주는 웃음이 질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2014년 미국 로마 린다 대학 의과대학 연구팀이 60, 70대의 건강한 노인 2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따르면 코미디 비디오를 본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고 기억력이 상승했다. 유머러스한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핵노잼 시대에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머 감각은 남성의 본능이다? 이처럼 삶의 휴식과도 같은 유머 감각이 남성에게는 본능에 가깝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2007년 영국 노리치대학병원의 샘 슈스터 교수가 직접 길거리에서 외발 자전거를 타며 남녀 400여명의 반응을 살핀 결과, 여성들은 대부분 슈스터 교수를 칭찬하거나 격려했지만, 남성의 75%는 도리어 거친 농담을 건네거나 조롱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슈스터 교수는 “남성들의 농담에는 일종의 공격성이 숨겨져 있다. 이러한 공격성은 남성 호르몬의 분비량과도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남성은 외발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 다른 남성을 보면 주변 여성들의 관심이 쏠릴 것을 두려워하며 그를 경쟁자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남성은 경쟁자로 낙인찍은 다른 남성 앞에서 유머감각의 탈을 쓴 공격성이 높아지고, 이러한 현상은 짝짓기 경쟁에 막 발을 내딛은 젊은 남성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유독 남성에게서 강한 유머 욕심이 발현되는 까닭은 본능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핵노잼’ 원인? “친구를 탓해라” 재밌고 웃기는 사람(특히 남성)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유머 욕심을 내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모든 사람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유머 DNA’의 부재 외에도 최근에는 가장 가까운 친구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영국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교 연구진이 11~13세 남녀 청소년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는 누구인지, 또 각자의 유머감각은 어떠한지 등을 나타내는 질문지에 답하게 했다. 6개월이 지난 뒤 다시 실험참가자들의 유머감각과 관련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처음에는 서로를 ‘베스트 프렌드’라고 칭한 친구 사이에서 유머 코드의 공통점은 찾을 수 없었지만 6개월이 지난 뒤 두 사람의 유머 코드가 유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친한 친구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공격적인 유머를 좋아할 경우, 또 다른 한 친구도 전과 달리 공격적인 유머에 관심을 가지고 즐겨 한다는 것이다. 즉 A라는 사람이 즐겨하는(또는 좋아하는) 유머가 타인의 웃음을 유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A의 친한 친구가 재미없는 유머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미래에는 친구의 재미없는 유머에 전염될 바에 차라리 로봇에게 유머를 배우겠다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른다. ◆가벼운 유머가 가진 진지한 의미 2006년 붕괴된 지하갱 속에서 14일 간 갇혀 있다가 구조된 호주 광부 토드 러셀은 2010년 칠레 광산에 매몰됐던 광부 33인에게 “유머 감각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러셀은 “(매몰 당시)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 고통이 훨씬 힘들었다”면서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행동 중 하나가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헬조선’, ‘난세’ 등의 표현이 난무하는 요즘, 유머가 주는 의미는 자뭇 진지하다. 때때로 유머는 극한 상황에서 삶의 희망을 놓지 않게 해주는 동아줄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시대가, 그리고 사람들이 유머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어린아이들의 지능… 유전적? 환경에 좌우?

    [사이언스 톡톡] 어린아이들의 지능… 유전적? 환경에 좌우?

    “아이들의 지능은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까.” 나는 스위스의 아동심리학자이자 논리학자인 장 피아제(1896~1980)일세. 난 원래 생물학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뇌샤텔대학에서 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지. 생물학을 연구하다 보니 사람, 특히 인지능력에 눈길이 쏠리더군. 그래서 전공을 뒤늦게 심리학으로 바꿨지.난 어린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지능을 형성하고 세계에 대해 인식하는가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네. 그래서 정신질환자들을 치료할 때 많이 쓰는 대화치료법을 응용해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했지. 그 결과 ‘아이들은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고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통해 지적능력을 발달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네. 내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유전학의 영향 때문이었을까, 지능은 타고난다고 보는 학자가 많았지. 지금이야 환경적 영향이 크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기는 하지만 말야.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학습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을 경우 더이상 발달할 수 없다는 말일세. 얼마 전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샌타바버라)의 심리학 및 뇌과학과 존 프로츠코 박사가 ‘인텔리전스’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읽었는데 아주 재미있더군. 프로츠코 박사는 7584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44개의 통제된 상황을 만들어 실험을 해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 있던 ‘페이드아웃 효과’가 실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더군. 교육을 받으면 지능지수가 상승하고 교육을 받지 않으면 지능지수가 떨어진다는 페이드아웃 효과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이것이 실재하는 것인지, 모든 아이에게 적용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한 학자가 없었다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똑똑한 아이들이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든 상관없이 교육을 받으면 지능지수가 오르지만, 일정 기간 교육을 받지 못하게 차단하면 지능지수가 서서히 떨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더군. 페이드아웃 효과야말로 지능은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아닌가 싶네. 지능의 페이드아웃 효과는 어른들 사이에서도 나타난다고 생각하네. 이것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좀 더 장기적인 추적 조사가 필요하겠지. 내가 이전에도 주장했지만 교육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지식을 체득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라네. 가장 좋은 방법이 독서지. 언뜻 들은 얘기지만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있으면 부모들이 혼을 낸다면서? 공부는 안 하고 딴짓을 한다고 말일세. 억지로 여기저기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는 다양한 책을 접하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머리를 좋게 만들고 성적도 올리는 방법이 아닌가 싶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바퀴벌레는 자신의 ‘똥냄새’로 친구들 부른다” (美 연구)

    “바퀴벌레는 자신의 ‘똥냄새’로 친구들 부른다” (美 연구)

    한마리도 무서운 바퀴벌레가 왜 '떼거리'로 몰려다니는지 그 이유가 밝혀졌다.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연구팀은 바퀴벌레는 자신의 '똥냄새'로 친구들을 부른다는 연구결과를 ‘미 국립과학원회보‘(Th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구 최강의 생명력을 자랑하는 바퀴벌레는 집단으로 몰려다니며 개체수를 늘리는 특성 때문에 주부들에게는 그야말로 공포의 존재다. 그렇다면 바퀴벌레들은 어떤 방법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연락을 취해 뭉쳐다닐 수 있는 것일까? 연구팀의 조사결과 그 비결은 바로 바퀴벌레의 배설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배설물 안에 포함된 총 40종의 화학물질을 조사한 연구팀은 그 중 24종에서 극히 미세한 양의 장 박테리아(gut bacteria)를 찾아냈다. 흥미로운 사실은 연구팀이 인위적으로 장 박테리아를 모두 제거하면 바퀴벌레가 뭉쳐다니는 행동도 사라진다는 점이다. 연구를 이끈 아야코 와다 카추마타 박사는 "장 박테리아는 다양한 지방산을 만들어 페로몬 생산에 도움을 준다" 면서 "이 페로몬이 다른 친구들을 유혹하는 역할을 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강력한 유혹물질로 널리 알려진 페로몬(pheromone)은 동물이 몸 밖으로 방출해 같은 종의 행동과 생리적인 반응을 야기시키는 물질을 말한다. 와다 카추마타 박사는 "바퀴벌레가 페로몬을 신호로 뭉쳐다니게 되면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식민지'를 건설하게 된다" 면서 "이같은 특징을 활용하면 바퀴벌레를 퇴치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 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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