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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비의 시작은 배려심”

    “자비의 시작은 배려심”

    “그동안 쌓였던 노하우도 전수해 주고 같은 일을 하는 비구니 스님들과 정보도 공유하며 불법을 함께 펴 나가자는 것입니다.” 최근 창립된 한국비구니복지실천가회(한비복회) 초대 회장에 추대된 상덕 스님(64·옥수복지관장). 이른 아침 서울 옥수동 옥수복지관 사무실에서 기자를 맞은 스님은 “그리 요란한 일도 아닌데 주목받아 송구하다”며 “여법하게 출가 비구니 복지 수행자의 사명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상덕 스님은 어릴 적 옥수동의 천년 고찰 미타사 정수암과 인연을 맺어 사회복지에 천착해 살아온 독특한 비구니다. 1997년 서울 옥수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 운영하면서 최초의 복지시설 관장이 된 이후 20여년간 출가승이면서 사회복지가로 활동해 왔다. 한비복회는 상덕 스님이 주도해 지난달 21일 창립한 비구니 단체로 전국 복지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구니 관장 스님 50여명이 참여했다. 20년 전이라면 불교계에선 복지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 스님은 어떻게 절집들에선 생각도 못 하던 사회복지에 뛰어들게 됐을까. 느닷없이 동진 시절부터 자신에게 각별한 애정과 교훈을 전했다는 은사 법성 스님 이야기를 꺼낸다. “은사 스님은 생전 삭발하고 승복 입을 때마다 복 짓는 일을 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지금까지도 은사 스님의 말씀을 새겨 살고 있단다. 명성여중고를 삭발한 채 다녔던 스님은 18세 때 은사 스님이 입적하면서 절집 살림을 맡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법의 꽃을 피워 보겠다’는 원을 세웠다. 그 다짐 아래 어린이·청소년 포교와 영등포교도소, 구치소 법회를 줄곧 이끌었고 성동구청, 한국은행불자회, 한국전력불자회, 동대문시장 직품계불자회 등 수많은 신행단체 법회를 창립해 지도법사로 활동했다. 동국대 승가학과를 졸업한 이후에도 30여년간 불교 교리와 사회복지 공부에 매달렸다. 동국대 입학과 졸업 횟수가 무려 7번에 이르며 대학원 3곳을 수료하고도 사찰 경영, 최고경영자(CEO) 과정에 도전했다고 한다. 그 이력으로 해서 불교계에선 ‘공부하는 비구니, 실천하는 스님’으로 유명하다. “입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아요. 밝은 표정과 부드러운 말만으로도 많은 갈등과 아픔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질병과 빈곤, 고독, 결손가정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에게 소외받지 않고 안정된 정서를 갖게 해 주는 일이야말로 종교계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수행과 포교는 분리된 게 아니라 함께 행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모든 악은 짓지 않으려 노력하고, 많은 선을 받들어 행하라’라는 ‘제악막작 중선봉행’(諸惡莫作 衆善奉行)의 교훈을 귀띔한다. “자비 실천의 시작은 배려심이지요. 자비야말로 말만으로 그칠 게 아니라 살면서 행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행위 없는 신심은 이 사회에서 아무 소용 없다”는 스님은 말미에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 주변에는 선을 실천하려 힘겹게 사는 성직자들, 특히 비구니, 수녀들이 많아요. 절실한 그들이 더 많이 나누고 베풀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협조했으면 합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대형마트 6곳에 포위된 시장 역발상의 힘… 반격 시작됐다

    대형마트 6곳에 포위된 시장 역발상의 힘… 반격 시작됐다

    공동구매·직거래로 가격 30%↓… 상인들 선행·이벤트 매출 ‘효자’ “어제만 150명 왔으니까 이번 설 대목에는 평소보다 손님이 2배 넘게 늘어난 셈이 되네요.” 4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 우림골목시장에서 만난 윤영원(40)씨는 “10년째 수산물을 팔고 있는데,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지난해 설보다 사람이 많이 몰리고 있다”고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40년째 정육점을 운영해 온 안모(65·여)씨도 “일손이 부족해 직장에 다니는 아들이 내일부터 연차를 내고 와서 돕기로 했다”고 전했다. 183개 점포가 있는 우림골목시장은 인근에 대형마트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코스트코 상봉점, 이마트 상봉점, 홈플러스 상봉점 등이 있고 차로 20분 거리에 또 다른 3개가 더 있다. 이런 열악한 조건에서도 우림시장협동조합은 올 설 연휴 직전 일주일(1월 29일~2월 5일)의 하루 평균 방문객을 6500여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정도 많은 수치다. 방문객이 늘면서 상인들 사이에서 “그동안 땀나게 노력한 결과가 빛을 보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1970년대부터 자생적으로 생겨난 우림골목시장은 2000년 6월 불과 400m 거리에 이마트 상봉점이 생기고 2001년 그 옆에 코스트코가 들어서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2013년 홈플러스 상봉점이 들어설 때는 상인들이 나서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역발상으로 마트의 장점을 찾아내 시장에 도입했다. 쇼핑카트 100대를 마련했고 매월 6만원씩 회비를 모아 차량 100대가 들어갈 수 있는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도둑을 막기 위한 폐쇄회로(CC) TV 48대를 시장 곳곳에 설치했고 배달서비스를 위한 운송차량도 3대 구입했다. 채소나 고기 등은 시장 상인들 4~5명이 조를 짜서 도매상에서 공동구매를 해 비용 절감을 꾀했다. 주방용품의 경우 공장과 직거래해 가격을 20~30% 낮췄다. 이날 만난 지옥준(81·여)씨는 “설에 쓸 떡을 사려고 30년 단골 떡집을 가는데 저쪽 마트보다 값도 싸고 덤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열린 떡 썰기 대회는 5년째 계속된 설 명절의 인기 이벤트다. 참가자에게 약 40㎝의 가래떡 2가락을 나눠 주고 이들 중 가장 예쁘게 썬 사람에게 가래떡 10㎏을 준다. 1등을 포함해 20명 이상이 총 120㎏의 가래떡을 상으로 받게 된다. 박철우(55) 시장협동조합장은 “옛날 명절 때 신나고 훈훈했던 시장 분위기를 만들려는 목적을 이뤘다”며 “우리 상인들은 고객 지향적으로 변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손님들은 시장을 자주 찾는 걸로 호응해 주시니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게 아니냐”고 말했다. 상인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1990년대부터 인근 복지관에 기부를 했는데 그게 인연이 돼 그곳에서 매월 300만~400만원어치의 식료품을 사 주고 있다. 2014년부터 중랑구 관내 어린이집 20여곳도 우림골목시장에서 월 6000만원 규모의 식자재를 구입한다. 이건 중랑구가 연결해 줬다. 두부가게를 운영하는 조헌주(43)씨는 “우리 시장은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며 “이번 명절도 주민들과 훈훈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더민주, 본회의서 원샷법 표결 참여키로…김종인 위원장 결정 이유는?

    더민주, 본회의서 원샷법 표결 참여키로…김종인 위원장 결정 이유는?

    더민주, 본회의서 원샷법 표결 참여키로…김종인 위원장 결정 이유는? 더민주 원샷법 표결 참여 더불어민주당은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여야 쟁점법안 중 하나인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의 표결 처리에 참여하기로 했다. 더민주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원샷법에 대한 자율투표 방침을 정했다고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의총 모두 발언에서 “오늘 의사일정을 보니까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은 절차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상정이 안 되고, 원샷법은 상정되는 것 같다”면서 “이것(원샷법)이 원만히 이뤄져서 일반 국민이 국회에 대한 지나친 혐오감을 갖지 않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이종걸 원내대표는 오전 정의화 국회의장 면담에서 정 의장이 선거구획정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늦어도 12일까지 획정기준을 정해 선거구획정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한 뒤 “선거법은 처리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이 원내대표는 또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통화했다면서 “(원 원내대표와의 통화에서) 쟁점법안은 국회의장의 처리(입장)표명을 전제로 논의하는 것으로 하고, 원샷법은 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다면 처리할 수도 있다는 시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에 의해서 그야말로 킬링필드가 되고 있는 국회를 되살리는 것이 우리의 또다른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설 연휴에 국회의 정상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또다른 우리 입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 “與의원들, 법안 통과위해 피를 토하면서 연설하세요”

     박근혜 대통령이 3일 노동개혁·경제활성화 법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언급하며 여당 의원들에게 “국회에 가서 피를 토하면서 연설해서 통과시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설맞이 민생행보의 일환으로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에서 입주기업 대표 및 근로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뿌리산업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해달라”는 입주기업 대표들의 호소를 청취한 박 대통령은 동행한 새누리당 함진규(시흥갑)·김명연(안산단원갑) 의원에게 “두 분이 (국회에) 가서 오늘 얘기 열심히 보고 전달을 하고 피를 토하면서 연설을 하라. 수출에도 기여하고 애국하는 분들 이렇게 피눈물 나게 해서 되느냐고 열변을 토해 19대 국회 끝나기 전에 통과시키라”고 말했다.  또한 “장수기업을 육성하자는 중소기업진흥법을 내놨는데, 뿌리산업 경제를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야말로 애국자인데 이렇게 피눈물나게 하는 게 맞는 일이냐”며 “법을 통과시키지 않아 많은 분들이 고통받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담회를 마친 박 대통령은 ‘민생법안 입법촉구 천만 서명운동’ 서명대 앞을 지나다 멈춰서 “최선을 다하겠다. 이렇게 애쓰시는데…”라며 격려했다. “서명을 해달라”는 부탁에 박 대통령은 “(지난번에 해서) 하고 싶어도 못해요”라며 농담을 던졌다.  박 대통령의 산단 방문은 노동개혁 쟁점법안인 파견법이 55세 이상 고령자와 주조·금형·용접 등 뿌리산업 종사 업무에 대한 파견 허용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점을 감안, 파견법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뤄졌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수행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北 미사일 발사로 자멸 재촉할 텐가

    우려했던 대로 북한이 미사일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 도발 예고로 동북아에는 또다시 긴장의 격랑이 일고 있다. 북한은 그제 국제해사기구(IMO)를 비롯한 관련 국제기구에 오는 8~25일 ‘국가우주개발계획’에 따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을 쏘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인공위성을 빙자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겠다는 속셈이다. 설령 북한이 진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다 해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것이므로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기술 사용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다. 4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이런 움직임을 비웃기라도 하듯 미사일 발사를 예고했다. 자멸의 길을 재촉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김정은 정권의 무모함에 절로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 혹독한 대가를 도대체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걱정스럽다.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 움직임에 소극적인 중국과 러시아도 장거리 미사일 도발까지 목도한다면 더이상 북한을 두둔할 명분도 이유도 없게 된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흘려듣지 않길 바란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도모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오는 5월 초로 예정된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강성대국’ 치적을 안팎에 과시하려는 김정은의 허황한 욕심일 수도 있겠고, 국제사회의 어떠한 제재 위협에도 끄떡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엿보이기도 한다.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전격 방북 시점을 노려 공표했다는 점에서 협상전술적 목적이 다분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유가 어찌 됐든 장거리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른다면 그 찰나의 환호성은 얼마 안 가 탄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위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대를 17m 정도 증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의 사거리가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1만 300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물체도 500㎏까지 늘렸을 가능성이 크다. 성공한다면 소형화된 핵탄두를 장착해 워싱턴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얘기여서 북핵은 이제 가상의 위협이 아닌 실체적 위협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를 결사적으로 막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규탄과 성명 등 선언적 경고만으로는 결코 북한을 멈춰 세울 수 없다. 국제사회가 단호하고도 일치된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중요하다. 때마침 방북한 우다웨이 특별대표의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한·중 정상회담 등 기회 있을 때마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며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는가. 중국은 이번에야말로 북한을 설득해 미사일 발사를 중지시켜야 한다. 그것이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길이다. 북한도 자멸을 재촉하는 악수(惡手)를 거둬야만 할 것이다.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진실한 사람’ 키케로/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진실한 사람’ 키케로/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기원전 63년 로마의 탁월한 정치가이자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BC 106~BC 43)는 로마 공화정 최고의 공직인 집정관 후보로 출마했다. 키케로는 귀족 출신이 아닌 기사 계급인 데다 정치 신인이었다. 당시 안토니우스와 같은 쟁쟁한 명문가 출신 정치인들과 경쟁하면서 승리를 위해 분투했다. 집정관이 되겠다고 나선 형을 보면서 동생 퀸투스가 키케로를 위해 권고한 선거 전략 가운데 흥미로운 게 여럿 있다. ‘출신 환경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천성과 노력으로 얻은 풍부한 자질을 적극 활용하라’, ‘유권자의 호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주제를 택해 기대감을 주도록 애써야 한다’는 대목 등이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띄는 전략은 지지자와 협력자를 확보하기 위해 키케로가 ‘진실한 사람’임을 확신하게 만들라는 조언이다. 일시적이고 선거용이 아닌 지속적이고 굳건한 우정이 유지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라는 취지의 권고다. 이는 예산 폭탄과 특혜의 보장 등 선심성 거래를 통해 우정과 유대를 만들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철저한 공화주의자였던 키케로의 정치 철학에 대한 불변성을 유권자에게 강조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동생 퀸투스의 선거 전략이 주효했는지 키케로는 절대 다수의 지지를 얻어 집정관에 당선됐다. 그리고 그 뒤로 로마 시민의 믿음에 부응하면서 로마 공화정을 끝까지 사수하다 최후를 마쳤다. 요즘 시중에도 ‘진실한 사람’들의 경합이 주목을 끈다. 세상에는 진실한 사람이 넘친다. 하지만 인간사의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진실의 기준은 여럿이다. 사랑하는 남녀 간에는 지고지순한 사랑이 최고의 진실일 테다. 학자에겐 치열한 탐구정신과 독창성이 탁월한 진실이 될 터. 정치인에겐 당파적 이익보다 국민들이 염원하는 시대적 화두에 충실히 응답하는 것이 진실의 덕목이 아닐까. 국회의원은 입법자이자 국정의 감시자다. 국회의원은 선량(選良)이라 불리기도 한다. 말의 뜻 그대로 무언가 탁월하기에 뽑힌 사람들이다. 따라서 응당 가장 탁월하고 진실해야 할 사람들이다. 특히 약속을 지키는 신뢰의 정치인이라면 금상첨화. 모든 정당의 후보들이 이런 사람들이라 믿고 싶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야말로 탁월한 입법과 정책 창안을 이끌 사람들이 선출돼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탈피하고 경제 위기를 극복함으로써 기필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들어설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송혜민의 월드why] ‘세뱃돈’에 울고 웃고…韓·中 차이 보니

    [송혜민의 월드why] ‘세뱃돈’에 울고 웃고…韓·中 차이 보니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아이들에게는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또 하나의 즐거움이 있으니, 바로 세뱃돈이다. 뿌리는 유사하지만 부르는 이름도, 형식도 그리고 평균적인 액수도 각기 다른 세뱃돈 문화의 과거와 현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세뱃돈은 중국서 유래?…한국의 세뱃돈 역사, 그리 길지 않아 세뱃돈 문화는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보편적이다. 중국은 송나라 때부터 정월 초하루, 즉 음력 1월 1일이 되면 결혼하지 않은 자녀에게 ‘나쁜 일을 물리치는 돈’ 이라는 의미로 덕담과 함께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줬다. 귀신이나 요괴 등이 어린아이를 해치려고 할 때 돈을 공물로 바쳐 위기를 넘기라는 데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를 압세전(壓歲錢·재앙을 막는 돈이라는 뜻), 현지어로는 ‘야수이첸’이라 부른다. 중국인이 세뱃돈을 건넬 때에는 반드시 악귀와 불운을 물리친다는 의미의 붉은색 봉투를 사용하는데, 이를 홍바오(紅包·붉은 주머니)라고 부른다. 홍바오는 설 뿐만 아니라 다른 명절이나 결혼, 출생, 환갑 등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지폐가 나오기 전에는 홍바오가 아닌 붉은색 끈에 엽전을 꿰어 줬다. 한국에 세뱃돈 문화가 전파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세뱃돈의 역사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민속학자들은 1800년대 조선의 풍습을 모은 ‘동국세시기’에 세뱃돈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밝힌다. 설에 세배를 받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떡이나 과일 등을 내주었다는 기록은 있지만 정확히 돈을 건넸다는 기록은 찾아보기 어렵다. 때문에 학자들은 한국의 세뱃돈 문화가 1900년대에 들어 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달라지는 세뱃돈 문화 과거 끈에 꿴 엽전이나 과일, 떡 등으로 받았던 세뱃돈은 지폐가 나오면서 현금으로 ‘지급되기’ 시작했고, 최근에 들어서는 다양한 금융 수단의 등장에 힘입어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세뱃돈 관련 금융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인 중국망의 보도에 따르면, 이제 갓 5살을 넘긴 야오링허우(10後·2010년 이후 출생자) 세대들은 야수이첸을 붉은색 봉투에 담긴 현금으로 받기 보다는 주식으로 받는 것이 대세다. 취학 전인 어린아이들에게는 당장 쓸 수 있는 현금보다는 시장이 상황을 장기적으로 보고 굴려야 하는 주식이 더 적격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야수이첸을 주식도 현금도 아닌 모바일로 ‘결제’하는 문화도 생겨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올해 모바일 야수이첸 시장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100억 위안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뱃돈 시장’의 급변하는 기류는 한국도 만만치 않다. 세뱃돈을 각국 외화로 전할 수 있는 ‘외화세뱃돈세트’가 등장한 것은 물론이고, 자녀의 올바른 경제관념을 확립시킬 수 있다는 문구와 함께 세뱃돈으로 시작할 수 있는 각종 어린이금융상품 광고가 줄을 잇는다. 전문가들은 “자녀명의의 예금통장에 세뱃돈을 그저 예치해 두는 것만으로는 자녀에게 별다른 의미도 없고 도움도 되지 않는다”면서 증권사 CMA(종합자산관리계좌)와 (어린이용)적금·적립식펀드를 이용해 올바른 저축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액운을 물리치고 복과 건강을 받으라고 건네는 세뱃돈에 이리도 ‘엄중한’ 의미를 부여해야하나 싶기도 하지만, 요새 아이들이 원하는 혹은 실제로 받는 세뱃돈 액수를 보면 금융회사들이 욕심을 낼 만도 하다. ◆“베이징 어린이 세뱃돈 평균 89만원” 중국 신징바오(新京報)의 지난해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에 사는 10~13세 어린이 90명을 대상으로 세뱃돈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한 명당 평균 세뱃돈은 무려 4867위안(약 89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도인 2013년보다 5% 상승한 것이며, 올해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어린아이에게 고가의 세뱃돈을 주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은지에 대해 고민할 법도 한데, 중국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세뱃돈이 고위 공직자들의 뇌물로 세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내놓자 자녀의 세뱃돈이 뇌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한 일부 공직자들은 자녀가 일가친척 외에 타인으로부터 세뱃돈 받는 것을 금지시킨다는 보도가 나왔을 정도다. 한국인의 경우, 지난해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3명을 상대로 실시한 ‘2015년 한국인의 설 풍경’ 설문에 따르면 초등학생에겐 1만원, 중학생에겐 3만원 정도의 세뱃돈이 가장 적절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건 어른들의 생각일 뿐이고, 실제 ‘수혜자’인 아이들의 생각은 다르다. 초등학교 6학년을 앞두고 있다는 한 네티즌이 포털사이트 질문란에 ‘내 나이면 보통 얼마 정도의 세뱃돈을 받는지 알고 싶다’는 질문을 올리자, 비슷한 또래라고 밝힌 네티즌은 “5~6학년이면 5~10만원이 일반적”이라고 답변을 달았다. 세뱃돈을 건네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온도차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세뱃돈에 얽힌 웃지 못 할 해프닝 2007년, 중국의 14세 소녀는 관영 CCTV에 '설에 받은 세뱃돈 2800위안을 돌려받기 위해 부모를 고소하려 한다'는 제보를 했다가 네티즌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2011년에는 세뱃돈 100위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10대 아들과 아버지가 다툼을 벌이다 아버지가 사망하는 불행한 사건도 발생했다. 한국 포털사이트에는 이맘쯤이면 ‘세뱃돈 뺏기지 않는 방법’이란 제목의 질문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세뱃돈의 소유권과 액수를 둘러싸고 아이와 어른이 전쟁을 벌이기 보다는, 액운을 물리치고 부와 건강을 기원한다는 본래의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하겠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침형 인간이 ‘올빼미족’보다 더 날씬하고 건강

    아침형 인간이 ‘올빼미족’보다 더 날씬하고 건강

    이른 아침 일어나는 이른바 ‘아침형’ 사람들과 밤늦게 활동하는 ‘올빼미형’ 인간들은 DNA 차원에서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미국의 유전자검사기업 23앤드미(23andMe) 연구팀은 최근 약 9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설문조사를 통해 총 8만9283명에게 자기 자신이 주간/야간형 인간 둘 중 어느 쪽인지 물어본 뒤, 이들의 DNA 정보를 서로 비교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분석 결과, 주간형 인간과 야간형 인간 사이에는 총 15가지 유전자에서 유의미한 차이점이 발견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또한 이들 유전자를 통해 두 유형의 사람들이 가지는 전반적 건강상 차이 또한 알아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우선 야간/주간형 인간을 나누는 15개 유전자 중에는 인간의 몸무게에 관여하는 유전자도 포함돼 있었는데, 이 유전자를 기준으로 분석해본 결과, 주간형 인간들은 야간형 인간들에 비해 더 날씬한 경향을 띠었다. 더 나아가 주간형 인간은 야간형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낮았으며, 불면증에 시달릴 가능성도 더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간의 생활패턴이 주간/야간형으로 나뉘는 것이 진화학적 원인 때문이라는 일부 학자들의 기존 주장에 부합하고 있다. 예컨대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은 초기 인류 중 아침 일찍 일어나 채집을 하던 사람들의 후손이며, 올빼미형 인간들은 밤에 일어나 보초를 서던 사람들의 후손이라는 것. 23앤드미 연구원 데이비드 하인즈는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거나 밤에 늦게 자는 등의 개인적 선택과 행동적 특성이야말로 인간 정체성의 핵심이라고 여긴다”며 “그러나 사실 이러한 요소들이 생물학적 원인에 따라서도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라고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Fun 한 영상] ‘이랴!’ 하자 공중으로 뛰고... 돌고도는 개의 인생 外

    [Fun 한 영상] ‘이랴!’ 하자 공중으로 뛰고... 돌고도는 개의 인생 外

    최근 미국의 홈비디오 소개 프로그램 ‘아메리카 퍼니 홈 비디오’에 띄워진 것 중 화제의 영상 세 편을 모아봤습니다. 말에서 낙마하는 여성부터 회전놀이기구에서 발생한 돌발 사고 순간과 자신의 목줄과 추격전을 펼치는 강아지의 모습까지, 모두 짧지만 큰 웃음을 선사합니다. 1. 출발하려고 신호를 준 건데…말(馬)에서 떨어진 여성 첫 번째 영상은 낙마하는 여성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영상은, 말에 올라탄 여성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여성은 조심스럽게 말의 목줄을 잡아당기며, 발로 몸통을 살짝 건드립니다. 그러자 녀석이 순식간에 상체를 일으켜 세우더니 여성을 바닥에 떨어뜨립니다. 물론 녀석도 함께 바닥에 고꾸라집니다. 2. 회전놀이기구 돌리던 남성의 굴욕 두 번째 영상은 회전놀이기구에서 발생한 황당 사고 순간이 담겨 있습니다. 영상을 보면 여성이 매달려 있는 작은 회전놀이기구를 남성이 돌리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 남성, 에너지가 과해 보입니다. 즐겁게 소리를 지르는 여성의 반응에, 그는 신이 나서 더욱 힘차게 놀이기구를 돌립니다. 하지만, 기구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남성은 결국 여성의 다리에 가격당하고 난 후 바닥에 나가떨어집니다. 그야말로 계산착오가 부른 굴욕 순간입니다. 3. 잡히기만 해봐, 가만두지 않겠어! 마지막 영상은 목줄과 추격전을 펼치는 귀여운 강아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영상에는 강아지 한 마리가 노란색 상자 주변을 뱅글뱅글 돌고 있습니다. 녀석이 노려보는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목줄입니다. 하지만, 녀석의 발걸음이 빨라질수록 목줄이 달아나는 속도로 빨라질 뿐입니다. 이를 알지 못하는 강아지는 그렇게 목줄과 끝없는 추격전을 이어갑니다. 사진·영상=America‘s Funniest Home Video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수요 에세이] 행정의 합목적성이 중요하다/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수요 에세이] 행정의 합목적성이 중요하다/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서울의 도로 정체는 참으로 심각하다. 주말엔 더욱 그렇다. 알면서도 부득이 차를 끌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 어느 날 이미 결혼식이 곧 시작될 시간인데 도로 위에 갇혀 있게 되었다. 초조하게 발을 동동거리며 좌회전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차량 몇 대가 지나가면 어김없이 신호가 바뀌고 있었다. 좌회전만 하면 교통지옥에서 벗어날 것 같은데, 좌회전만 하면 그렇게 늦지는 않을 것 같은데, 거의 다 와서 시간이 무참히 흘러가고 있었다. 거리는 점점 차량이 많아져 혼란은 가중되고 있었다. 사고가 난 것인가? 오늘 무슨 날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시간은 많이 흘러 어느덧 신호가 있는 네거리에 도달했다. 그런데 네거리에는 아무런 사고도 없었고, 열심히 일하는 교통경찰관이 있었다. 그는 신호를 위반하며 좌회전을 하는 차량을 열심히 단속하고 있었다. 아마도 운전자들은 너무나 오래 기다려서 노란불에도 진행을 하고, 꼬리물기를 하면서 신호를 위반하는 사람도 있었으리라. 그는 위법 부당을 눈 뜨고 볼 수 없는 경찰관이다. 그는 교통 혼잡이 마치 신호를 위반하는 차량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단속하는 데 온 신경을 쓰고 아까운 시간을 보내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이를 본 운전자들은 더욱 움츠러들었다. 그가 이렇게 모범적으로 공무를 집행하는 동안 교통정체는 더욱 심해졌다. 갈 길이 바쁜 시민들은 짜증이 더욱 높아만 갔다. 조금만 생각하면 잘 해결할 수 있는 일인데, 답답하기만 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바삐 가야 할 길이었지만, 벗어나던 길을 멈추고 그에게 한마디 하였다. “좌회전 차량이 많아서 그러니 좌회전 신호를 길게 주세요.” 점잖게 말한다고 했는데 “알아서 하니, 간섭하지 마세요”가 돌아온 답이었다. 혹시 내 목소리에 짜증이 담아져 있었을까? 문득 의문을 가지며, 교통지옥을 빠져나왔다. 공무방해를 하면 안 되니까. 평생 공무원으로 살았던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행정이란 무엇일까? 국민에게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 법과 원칙이 중요하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런 것들은 모두 국민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행정이 합목적적으로 이루어져야 제값을 한다. 나는 그날 그 거리의 교통경찰관이 이렇게 해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좌회전 신호를 더 길게 해서 빨리 차량이 빠져나가도록 해 주어야 했다. 평상시에도 그 거리의 교통사정을 심사숙고해서 살펴보고, 더 잘 맞는 신호체계와 도로체계를 생각해 주고, 그리고 필요하면 관련부서에 개선방안을 건의해 주었더라면 하고 말이다. 요즈음 공무원들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앉아서 원칙과 규정만 얘기하고, 안 된다는 말만 한다는 것이다. 규제완화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업무태도가 아닐까. 제도가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그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이를 따라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공무원들의 비전, 윤리, 태도 등 정신적 기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것이야말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요체이다.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늘 생각하면서 공무를 수행해야 한다. 때와 경우에 따라서 필요한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교통경찰관은 거리에 서 있는 단순한 거수기가 아니다. 교통을 물 흐르듯이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모든 공무원에게도 적용되는 원리이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사회가 돌아가게 하는 것이 공무원의 역할이고 정부의 기능이다. 공무원이 원칙대로만 일하면 되고, 불법이나 비리만 저지르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은 불충분하다. 선진국으로 가려면, 공무원이 창의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일을 해결하는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 일을 잘못하면 많은 국민에게 불편과 직접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 그리고 불편을 하소연하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국민께 감동을 주는 공무원들이 많은 나라가 되기를 꿈꾸어 본다.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황인철 정부서울청사 방호실장에 들어본 ‘청사 24시’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황인철 정부서울청사 방호실장에 들어본 ‘청사 24시’

    정부청사는 국가보안시설 ‘가’급입니다. 청와대, 국가정보원, 국방부, 인천국제공항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라는 뜻입니다. 기록으로 남지 않아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옥상엔 방공포까지 갖췄었습니다. 역사는 반세기를 헤아립니다. 당연하게도 드나들기엔 아주 까다롭습니다. 이곳에서 상근하거나 정부 허가를 받은 사람이 아니면 공무원을 대동해야 출입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 가방을 검색받아야 하며, 스캐너를 통과해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답니다. 2012년 10월 어느 휴일에 가짜 출입증으로 침입(?)당하는 뜻밖의 사고를 겪은 뒤 출입 절차가 한층 강화됐습니다. 황인철 정부서울청사 방호실장에게 ‘청사 24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나라를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이 없다면 버거운 업무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방호관 94명 모두가 마찬가지입니다. 1인당 한 달 평균 근무시간이 296시간에 이릅니다. 하루에 거수경례만 500번 넘게 한다는 얘기도 그저 우스개만은 아닙니다. 근무 매뉴얼을 그야말로 손금을 보듯이 꿰뚫고 있어야 합니다. 유사시 한꺼번에 대피시킬 인원이 1만 4624명이나 된다는 사실도 기억할 만합니다. 방호관들은 3부제로 근무합니다. 이른바 ‘경계지대’로 불리는 제1지대, 즉 청사 울타리 외부는 종로경찰서와 수도경비사령부·56사단, 울타리 내부인 ‘제2지대’(주방어지대)는 청사경비대, 건물 안을 가리키는 ‘제3지대’(핵심방어지대)는 우리 방호상황실과 검색 담당인 특수경비원 관할입니다. 청사경비대는 경찰 32명과 의경 1개 중대급인 131명으로 이뤄졌죠. 유사시 외교부 111명을 주축으로 한 직장예비군대대 156명이 투입됩니다. 또 오랜 근무체계 덕분에 19층 건물을 순찰하는 노하우가 쌓여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하죠. 1시간마다 2명이 반대 방향에서 거꾸로 돌기 때문에 30분 간격으로 같은 지점을 교차 점검하는 셈입니다. 바로 옆 사직로 별관과 경복궁 옆 창성동 별관을 합쳐 폐쇄회로(CC)TV 226대로 24시간 빈틈없이 관찰하며 화재, 붕괴, 테러, 침입, 단전·단수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은 말 그대로 기본입니다. 대통령령인 보안업무 규정과 통합방위법, 청사 출입보안지침 및 정부청사 위기관리 매뉴얼에 충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위기경보 수준은 관심(블루), 주의(옐로), 경계(오렌지), 심각(레드) 4단계로 나뉩니다. 국가를 상징하는 청사를 관리하는 업무라 매뉴얼엔 보통 허드렛일로 여기는 것들도 많습니다. 예컨대 요즈음 같은 겨울철을 따지면 폭설 대응책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세부 조치 내용을 보면 ‘넉가래로 1차 작업 후 빗자루 및 삽으로 정돈, 차량 주변에 눈덩이를 방치하지 말고 리어카로 구석진 곳에 쌓아둠’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화재 땐 층별 유도요원을 배치하는 한편 ‘비상계단 이용 불가시 옥상으로 대피’(곤돌라 및 헬기 구조)하도록 규정해 놓았습니다. 입주자와 출입하는 국민들의 협조를 이참에 당부합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현장 다큐] 취객은 일상·몰카범은 복병…지하철 보안, 종점이 없다

    [현장 다큐] 취객은 일상·몰카범은 복병…지하철 보안, 종점이 없다

    지난 26일 아침 출근길 서울지하철 1호선 전동차 안에서 노숙자가 흉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린 일이 있었다. 그는 얼마 후 경찰에 붙잡혔지만 붐비는 출근 시간 밀폐된 공간에서 승객들은 한동안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그러나 수천량의 전동차가 수백개의 지하철역을 오가는 현실에서 경찰의 힘만으로 지하철 치안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2011년부터 ‘지하철 보안관’을 운용하고 있는 이유다. 현재 활동 중인 지하철 보안관은 총 221명. 성범죄, 폭력, 절도 등 지하철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는 현실에서 이들의 역할은 한층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지하철 범죄는 총 3040건으로 전년(1992건)에 비해 53%가 늘었다. 지하철 보안관은 통상 2인 1조로 적게는 6~7개, 많게는 9~10개의 지하철역을 전담한다. 10량짜리 열차 기준으로 하루 8시간 근무하면서 30~40편 정도를 순찰한다. 개별 전동차량으로 치면 300~400량을 도는 셈이다. 지하철 보안관은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 계약직 신분으로, 경비·경호 업무 경력자들이 많다. 상당수가 태권도, 합기도, 유도 등 무술 유단자들이다. 지난 27~28일 김성태(40), 조민형(39) 반장 등 지하철 보안관들과 동행하며 서울지하철 2호선 서부 구간에서 매일 이뤄지는 그들의 활동을 따라가 봤다. 김 반장 등은 사당-낙성대-서울대입구-봉천-신림-신대방-구로디지털단지-대림-신도림 구간을 맡고 있다. PM 7:29 신도림역 - 흐느끼는 노숙자, 쉼터로 인계 사람 많기로 유명한 신도림역이 퇴근길 인파로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김시형(42) 보안관과 함께 순찰을 하던 김 반장의 휴대전화로 “2133호 열차 안에 노숙자가 있다”는 연락이 왔다. 노숙자가 전동차에 누워 자고 있어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함과 불쾌감을 주고 있다는 승객의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 2011년 보안관 출범 때부터 근무해 온 6년차 김 반장은 많이 겪어 본 일이라는 표정으로 “2호선은 순환 열차라 종점이 없어 겨울철에 유독 전동차 안에 잠자리를 펴는 노숙자가 많다”며 “승객에게 불편만 주면 다행인데 혹시라도 시비가 붙을 수 있으니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하철 보안관들이 사용하는 ‘지하철 안전지킴이 앱’을 통해 2133호 열차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했다. 신도림역에서 전동차를 타고 당산역까지 가서 내린 뒤 반대 방향 승강장에 서 있는 2133호 열차에 올라탔다. 휴대전화 통보로부터 2133호 탑승까지 걸린 시간은 6분. 노숙자 박모(64)씨가 의자에 가로로 누워 있었다. 술 냄새가 진동했다. 조심스럽게 깨워 영등포구청역에서 함께 내렸다. 박씨는 쑥스러운 듯이 웃으며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 반장이 사는 곳을 묻자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조용히 눈물만 떨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씨를 위해 김 반장은 노숙자 쉼터 몇 곳에 전화를 돌렸다. 영등포 쪽에서 빈자리가 있는 쉼터를 찾아낸 김 반장은 그를 부축해 1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신도림역으로 이동했다. 메모지에 쉼터 이름과 담당자의 연락처를 적어 주고 1호선 전동차에 태워 준 김 보안관은 “우리는 담당 구간이 있기 때문에 끝까지 인도를 책임지지는 못하는데 이럴 때가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PM 9:11 사당역 - 오늘만 세 번째 취객 난동 신고 사당역을 순찰 중인데 취객이 열차 안에서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또다시 뛰기 시작했고 9분이 흐른 9시 20분 해당 열차를 봉천역에서 탔다. 하지만 이미 취객은 사라진 상태였다. 김 반장은 “우리야 허탈하지만 시민들이 안전하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취객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허탕을 친 게 이날만 세 번째. 취객이 많은 사당역으로 가기 위해 반대 방향 열차를 타고 봉천역에 도착했을 즈음이었다. 갑자기 열차에서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뒤쪽 두 번째 칸에 응급 환자가 발생했으니 조치 후 출발하겠습니다.” 긴박한 순간. 온 힘을 다해 달려가 보니 만취한 20대 초반 남성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옷에 토사물이 묻어 있었지만 외상은 없어 보였다. 전동차 밖으로 끌어낸 뒤 그의 휴대전화를 통해 보호자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했다. 남성은 어눌하게나마 묻는 말에 반응을 보였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걷지 못했다. 김 반장은 남자를 부축해 위층에 있는 역무실로 옮겼다. 김 반장을 밀쳐 내며 버둥거리는 남자 때문에 힘을 주느라 김 반장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PM 9:33 사당역 - 치마 입은 여성 따라가는 남자를 쫓다 열차를 기다리는데 김 보안관이 조용히 에스컬레이터를 주시했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20대 여성의 뒤를 한 중년 남성이 따라갔다. 다행히 수상한 사람은 아닌 듯했다. 하지만 볼펜, 안경 등 몰래카메라의 형태가 워낙 다양해지고 은밀해져서 적발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김 반장은 “어제도 신도림역에서 여성의 치마 속을 손목시계에 달린 카메라로 찍은 30대 남성을 현행범으로 붙잡았다”며 “여성들 뒤를 쫓아가며 빈손으로 각도를 맞추는 게 의심스러워 확인해 보니 ‘몰카범’이었다”고 설명했다. 보안관들의 조끼 오른쪽에는 삼단봉, 왼쪽 주머니에는 카메라가 있다. 삼단봉은 보안관들의 유일한 호신 무기다. 하지만 승객의 폭력을 막으려다 쌍방 폭행이 될 수 있어 실제로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카메라는 반드시 필요하다. 성추행 사건은 증거가 없으면 90% 이상이 발뺌하기 때문에 현장 포착이 중요하다. 자정을 1시간 넘겨 신도림역에서 서울대입구역으로 가는 막차에 올라탔다. 김 보안관은 “취객을 상대로 한 성추행이나 소매치기 사건이 막차에서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만취해 잠든 승객들이 있어서 한명 한명 깨워서 내보내야 했다. 10여명과 씨름을 하고서야 고된 하루 일정이 마무리됐다. 종일 지하철에서 일했는데 정작 퇴근할 때는 택시를 타야 했다. AM 11:15 신림역 - “왜 밥줄 끊냐” 상인 처지 딱해도… 퇴근한 김 반장 팀에 이어 조민형(39) 반장, 이재민(35) 보안관 팀이 주간 근무조로 순찰을 돌았다. 지하철 내 순찰을 하다가 신림역 인근에서 지하철 이동상인 강모(47)씨를 적발했다. 밤에는 취객 상대가 가장 큰 일이라면 주간에는 이동상인과 실랑이하는 게 업무의 태반이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라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약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불법을 그대로 보고 넘어갈 수는 없는 일. 보안관들은 강씨와 함께 신림역에서 내려 신분증과 조사서 작성을 요구했다. 하지만 강씨는 “왜 남의 밥줄을 끊으려 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 반장은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안타까운 경우도 만나고 밤낮 없이 폭언·폭행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신고를 한 뒤 스톱워치를 켠 채 기다렸다가 ‘출동이 늦었다’며 욕설을 퍼붓는 사람도 있고, 이동상인에게서 뇌물을 받았다고 의심하는 승객도 있죠. 하지만 언제 어느 때나 감정이 앞서면 안 됩니다.” 신도림역 역사를 순찰하다 여성용 지갑·브로치를 파는 노점상과 맞닥뜨렸다. 조 반장 일행을 본 상인은 빠르게 좌판을 접어 사라졌다. 열차 안이나 역사에서 물건을 파는 행위는 철도안전법으로 금지돼 있다. 조 반장은 “지하철 보안관이 떠난 후 다시 그 자리로 되돌아오면 그만”이라며 “더 자주 순찰하고 계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PM 2:00 순찰 종료 - “수백만명 안전 지킨다는 자부심” 순찰을 마치면서 조 반장이 말했다. “저희도 나름대로 매일 힘든 생활을 합니다. 그렇지만 가끔씩 승객들이 감사의 인사 한마디씩 건네면 힘이 나죠. 매일 수백만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의 일상을 지킨다는 자부심도 있어요. 우리처럼 많은 사람을 가까이에서 도와줄 수 있는 일도 드물지 않을까요.”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왕따’ 아이… ‘취포자’ 삼촌… ‘혼포자’ 이모

    ‘왕따’ 아이… ‘취포자’ 삼촌… ‘혼포자’ 이모

    “북한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북한 땅을 밟아 본 적도 없는데 제가 왜 ‘빨갱이’ 소리를 들어야 하나요.” 이용성(20·가명)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빨갱이라는 놀림을 받으며 자랐다. 이씨는 탈북한 부모가 중국에 숨어 지낼 때 태어났다. ●말 의미·습관 달라 현실에서도 ‘벽’ “2003년 한국에 들어올 때 ‘이제부터 나는 한국인’이라고 믿었죠. 하지만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이 무심결에 반 아이들에게 저를 탈북자 출신이라고 소개했고, 그때부터 ‘왕따’가 됐습니다.” 결국 이씨는 주위의 따돌림과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고등학교를 중도에 포기했다. 공부를 잘했던 그에게 담임 교사가 “성적이 아깝다”며 대학 입학 때까지만이라도 참아 볼 것을 권했지만 학교를 하루라도 더 다니면 미쳐 버릴 것 같았다. 이씨는 검정고시를 본 뒤 지난해 말 수도권의 한 대학에 합격해 입학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도 체육 시간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저에게 합창하듯 ‘빨갱이, 빨갱이’ 놀리던 게 환청처럼 들립니다. 중국에서 지낸 기억밖에 없는데 왜 탈북자 딱지를 평생 붙이고 살아야 하나요.” 이씨의 사례는 그리 특별한 게 아니다.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가 3만명에 근접하고 있지만 탈북자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은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말투나 생활 습관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고 대안학교로 간다. ‘바늘구멍’을 통과해 취업을 하고도 탈북자 신분이 들통나면 해고되기 일쑤다. 탈북자가 사회적 약자라는 생각에 급여를 떼어먹는 고용주도 많다. 탈북 여성들은 남한 출신 남성의 신붓감에서 처음부터 제외된다. 한 탈북 여성은 “아이는 ‘왕따’, 청년은 ‘취포자’(취업 포기자), 여성은 ‘혼포자’(혼인 포기자)가 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분식집에서 일하는 김경은(35·여·가명)씨는 한국 남자와 결혼하고 싶었지만 마음을 접었다. 전 남자 친구는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해 한달 월급 210만원 중 150만원을 저축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돈에 너무 집착한다며 무시만 했죠. 카페 같은 데서 만나면 말투가 달라 이목이 집중되는 것에 굉장히 신경 썼어요. 이후로 결혼도 포기했어요. 한국은 결코 드라마에 나오는 것과 같은 ‘약속의 땅’이 아니에요.” ●출신 알려지면 해고당하기 일쑤 성기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탈출한 탈북자에 대한 편견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남북 통일을 준비하는 첫걸음”이라며 “우리 사회가 탈북자를 보듬고 껴안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설득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직장인이 의미있게 휴일 보내는 법 7가지

    직장인이 의미있게 휴일 보내는 법 7가지

    모처럼의 휴일을 만끽하고 싶지만 그래도 뭔가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당신에게 최근 미디어 매체 타비 라보가 공개한 사회인이 의미 있게 휴일을 보내는 방법 7가지를 소개한다. 1. 운동을 즐겨라 직업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사무직은 만성적으로 운동 부족인 사람이 많다. 아직 신입인 사람은 실감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직장인이 되면 대다수가 급격히 살찐다. 5년 차에 몸무게가 10kg이 늘어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운동을 습관화해두면 5년 뒤 혹은 10년 뒤에도 주위 사람과 비교할 때 체형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날 것이다. 조깅이나 축구 등 돈이 안 드는 운동도 좋고 자전거나 승마 등 돈이 드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일의 자본이 되는 몸에 투자한다고 생각해도 좋을지도 모른다. 2. 일에 도움되는 공부를 하라 취업했다고 끝이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배움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럴 여유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은 입사한 뒤에도 자신의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계획을 짜고 자격증 시험이나 토익 등 다양한 공부에 힘을 쓴다. 만일 당신이 실력이 출중하다면 스스로 직장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3. 대청소를 해라 바빠서 평일에 제대로 못 한 청소를 휴일 동안 집 안 구석구석 깨끗이 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또한 경제력이 있다면 값이 조금 나가더라도 좋은 청소 도구를 장만해 청소에 임하면 자신감이 생길지도 모른다. 사이클론 청소기나 스팀 청소기, 로봇 청소기, 빗자루 등 어떤 것도 좋다. 스스로 구매한 도구로 청소하면 자신의 벌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기분이 들 것이다. 4. 온천 스파나 마사지를 즐겨라 스스로 번 돈으로 조금 사치스러운 휴일 생활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딱 맞는 것이 온천이나 스파이다. 최근에는 스파와 온천 시설이 늘어나 마음만 먹으면 온천에 갈 수 있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일상의 피로를 풀고 낮부터 와인 한 잔 마시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은 뒤 마사지로 몸을 풀며 휴일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평소와는 다른 길을 걷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되고 그 속에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5. 취미에 몰두하라 휴일이야말로 취미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다. 취미를 갖는 것으로 인생은 일이라는 관념에서 해방돼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생활할 수 있다. 또한 취미를 통한 사람과의 만남이 이후 일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취미를 하나 갖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나의 무언가에 집중하는 시간은 머리를 깨끗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일상의 잡념에서 해방하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6. 맛집을 탐방하라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학생 때보다 인간관계가 넓어지고 다양한 사람과 만나게 된다. 그럴 때는 서로 맛집을 공유한 뒤 휴일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친구나 지인, 애인과 갈 수 있는 맛집을 미리 알아두자. 이를 위해 인터넷이나 잡지, 입소문 등을 통해 미리 알아본 뒤 휴일에 맛집 탐방을 하면 의미 있는 휴일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곳에 가보는 것을 통해 좋은 자극이 돼 일상에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7. 멀어진 것 같은 오랜 친구에게 연락하라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만나게 되는 사람이 많아지므로 새로운 친구가 늘어나지만 학창 시절 친구들과는 멀어지기 쉽다. 그런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등 연락해보자. 만일 당신이 무언가 걱정·고민이 있거나 자신감을 잃어가는 상황에도 오랜 친구는 근본적인 조언을 해주는 소중한 존재가 될 것이다. 또한 거리낌 없이 친구들과 마음껏 놀고 옛이야기를 통해 추억을 되살리면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15년 후 소빙하기… 인간 피부색 옅어질 것”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15년 후 소빙하기… 인간 피부색 옅어질 것”

    그야말로 ‘겨울왕국’이 따로 없다. 지구 곳곳이 폭설과 혹한에 바들바들 떨었고, 끝도 없이 떨어지기만 하는 수은주에 피해도 속출했다. 각국 전문가들은 저마다 지나친 추위의 원인과 배경을 분석하고 나섰는데, 그 와중에 빈번하게 등장한 단어는 바로 빙하기다.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百戰不殆), 상대를 알고 자신을 알아야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처럼 인류가 어쩌면 빙하기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더 자세히 파헤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빙하기를 대비해야 할 위기에 봉착했는지도 모른다. 영화에서나 보아 왔던 빙하기가 정말 현실로 다가온다면 지구와 인류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 ●태양 활동 약해져 2030년부터 평균기온 1.5도↓ 공룡이 멸종했을 정도의 강력한 빙하기가 당장 오늘 내일 시작되는 것은 아니지만, 약한 빙하기로 볼 수 있는 미니 빙하기 즉 ‘소빙하기’가 불과 15년 내에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영국 노섬브리아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열린 국립천문학회의에서 태양 흑점 활동이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태양의 흑점은 4만~5만개로 관측되지만 17세기 소빙하기에 관측된 흑점은 50개에 불과했다. 태양의 활동이 줄어들고 흑점의 숫자가 낮아지면 지구 기온도 내려가고, 반면 태양의 활동이 왕성해서 흑점이 많아지면 지구 기온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태양 흑점 주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약 15년 후인 2030년이 되면 태양의 활동이 60%까지 감소하고 이후 약 10년간은 지구 평균 기온이 1.5℃ 낮아지는 소빙하기가 찾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오로라의 출연 횟수가 소빙하기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의 천문학자 J 에디는 1976년 발표한 논문에서 과거 소빙하기 때 오로라가 훨씬 적게 출현했던 만큼 오로라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하는 것이 소빙하기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인간 체온 보호 위해 근육·체모 많아질 가능성 과거 소빙하기의 흔적과 영향은 역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약 13세기에서 19세기까지 소빙하기가 찾아왔을 무렵 유럽에서는 마녀사냥이 급속하게 증가했다. 마녀가 날씨를 조종해 신의 노여움이 시작됐다는 대중의 오해가 아픈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든 것이다. 추워진 날씨로 시작된 대기근은 프랑스 역사에 길이 남은 프랑스혁명과 같은 대규모 시민혁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추위로 인해 포도 생산이 힘들어지고 와인을 마실 수 없게 돼 본격적으로 보리를 이용한 맥주를 음용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현재의 ‘맥주 명가’ 자리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과학적 분석과 기록은 빙하기가 우리 인류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어떤 변화를 유발했는지를 확인케 한다. 그리고 빙하기를 포함한 기후변화는 유명한 역사적 사건이나 먹거리의 변화뿐만 아니라 인류의 외모, 더 나아가 유전자까지 바꾸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국 켄트대학 연구진은 지구온난화로 극지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며 일명 ‘워터 월드’가 되거나 소행성 충돌로 인해 빙하기가 찾아오거나, 혹은 인류 전체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게 되는 시나리오에 따라 미래 인류의 외모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인류의 피부는 지금보다 훨씬 창백한 빛을 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피부빛이 옅어지면 적은 양의 자외선만으로도 비타민D 합성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또 체온 보호를 위해 체모와 근육이 현재보다 더 많아질 수 있으며, 차가운 공기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뜨거운 공기를 더 많이 들이마시기 위해 코의 크기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외모의 변화는 유전자의 변화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전문가들은 인류가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유전자 변형을 택하며, 특히 신체 일부는 자연적으로 변화하기보다 필요에 의해 변화를 선택한다고 설명한다. 즉 빙하기와 같은 기후변화가 유전자의 변형을 유발하고, 이러한 현상이 지금과는 다른 인류의 외모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기 10만년 지연” 주장도 빙하기를 향한 두려움이 높아지는 가운데, 문젯거리로 인식돼 온 지구온난화가 빙하기를 지연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는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시작된 지구온난화 때문에 빙하기를 유발할 만한 요소가 줄어들었고, ‘훈훈한 지구’가 적어도 10만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지구상의 생명체 90%를 멸종시킨 빙하기를 미뤄 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사실은 매우 역설적이다. 지구와 인류는 빙하기로 인한 격한 변화를 피할 수 있게 되면서 졸지에 지구온난화의 덕을 보게 생겼지만, 온실가스와 지구온난화는 여전히 다양한 부작용과 황폐화를 유발하는 ‘공공의 적’과 다름없다. 급격한 빙하기와 온난화 등의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은 개인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와 역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huimin0217@seoul.co.kr
  • 한국쌀 중국 가던 날… 군사작전 같았던 150일간의 뒷이야기

    한국쌀 중국 가던 날… 군사작전 같았던 150일간의 뒷이야기

    “실사단 5분 내 도착.”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 오후 2시 13분. 농림축산식품부 대중국 쌀 수출 추진 태스크포스(TF) 팀원들의 스마트폰에서 동시에 ‘카톡’ 신호음이 울렸다. 팀원들은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에 있는 광복영농조합의 쌀 가공공장에 집결해 있었다. 팀원들이 현장에 출동한 것은 중국 쌀 수출의 마지막 관문인 중국 실사단의 가공시설 현지 실사를 앞뒀기 때문이다. 남들은 성탄절을 앞두고 한껏 들떠 있었지만 팀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을 넘어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살펴봅시다.” 전병순 광복영농조합 대표가 채근하자 15명의 직원은 잽싸게 공장 구석구석을 다시 살폈다. 정확히 5분 뒤 중국 실사단이 도착했다. 이들은 TF 팀원과 직원들의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고는 공장 안으로 직행했다. 실사단 3명은 공장 안을 그야말로 ‘이 잡듯이’ 뒤졌다. 조합 직원 최성현씨는 “군대 시절 군사령관 부대 방문 준비, 그 이상이었다”며 “실사 직전 청소하다가 창틀을 닦으면서 직원들과 ‘설마 여기까지 보겠느냐’고 웃으면서 이야기했는데, 실사단 한 명이 진짜 창틀을 손으로 문질러 보더라”고 말했다. 실사단은 공장을 샅샅이 뒤진 뒤 나락이 브랜드 계량 시스템, 진동체 선별기, 자동 현미기 등을 거쳐 백미와 현미로 분류되고 다시 포장돼 운반 로봇을 이용해 옮기는 모든 과정을 확인한 후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전 대표와 직원들, TF팀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전 대표는 “중국 실사단이 검사를 마치고 돌아가기 전에 ‘이 시스템도 함께 수출할 생각은 없느냐’고 물어봤다”며 “그전에 세 번이나 국내 점검단과 모의고사를 치렀지만 긴장감을 떨치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전국 6개 쌀 가공공장에서 모인 중국 수출용 쌀이 전북 군산항에서 처음으로 선적된 29일은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우리 쌀의 빠른 수입 허용을 요청한 지 정확히 150일째 되는 날이다. 일본 쌀의 중국 수입 허용에는 5년이 걸렸다. 그것도 수출용 가공공장 지정은 단 한 곳에 그쳤다. 중국과의 농식품 수입 검역 협상이 어렵고 기준도 까다롭다는 뜻이다. 농식품부 식량산업과 노규진 주무관은 “중국은 우리와 달리 쌀 수입을 ‘농산물’이 아니라 ‘식품’의 관점에서 접근했다”며 “통념과 달리 중국 측은 식품에 대해 아주 높은 수준의 검역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9년째 넘지 못하고 있는 만리장성 같은 중국과의 검역 협상과 기준 통과를 위한 4개월은(검역 절차가 완료된 것은 지난 13일이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우리 정부는 2009년부터 중국 측에 쌀 수입을 허용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청해 왔다. 검역 당국 간 수차례에 걸친 협의, 양국 농업장관회의 및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수입 허용을 촉구했지만 중국은 쉽게 문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 뒤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2일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박 대통령의 쌀 수입 허용 요청에 화답하고 난 뒤 중국 쪽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면서 “국가 최고지도자의 관심 사항이 되고 난 뒤 소극적으로 ‘튕기기’를 반복했던 모습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다음달이었던 지난해 10월 15일 중국이 먼저 ‘쌀 수출 검역 기본 요건(안)’을 제시하며 같은 달 31일에 열릴 관계 장관급 회담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자고 제안해 왔다. 6년 넘게 애만 태우게 했던 중국의 태도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달 만에 바뀐 것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쌀 수출 작전’이 시작됐다. 시 주석은 ‘대국적 풍모’를 보였지만 실제 중국 협상단이 제안한 검역 요건은 까다로웠다. 기존에 수입을 허용한 일본 등 다른 나라의 검역 요건과 비슷한 안을 들고 와서 우리 측이 무조건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우리 측은 수출 전 30일 동안 병해충 발생 예찰(예비검사) 등 수출 경작자나 쌀 가공공장에서 이행이 어려운 요건을 완화하기 위해 마라톤협상으로 중국을 끌고 들어갔다. 10월 21일부터 2박 3일 동안 베이징에서 열린 실무진 협상은 서로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매일 저녁식사를 거른 채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었다. 당시 협상팀은 “쌀을 수출하겠다면서 저녁밥도 못 먹다니…”, “밥도 못 먹고 협상하는데, 중국이 반드시 우리 쌀로 밥을 짓게 해야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전의를 불태웠다. 결국 다른 나라보다 완화된 요건을 관철시켰다. 그 결과 정미만 수출할 수 있는 일본과 달리 우리는 현미, 정미, 절미(낟알이 깨져서 토막 난 쌀)까지 중국에 수출하게 됐다. 또 우리는 일본이 매주 실시해야 하는 가공시설 해충 예찰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일본은 ‘훈증제 침투가 가능한 통기성이 있는’이라는 복잡한 조건의 포장재를 써야 하지만 우리는 그저 ‘깨끗한’ 포장재만 쓰면 된다. 이와 함께 일본은 수출 직전 검역을 중국 검역관에게 받았지만 우리는 우리 검역관이 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10월 31일 장관급 회담에서 이런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그런데 이것저것 양보를 거듭했던 중국 측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품목의 수입을 허용할 때는 해당 농산물을 선별, 가공, 포장하는 시설을 지정하고 승인하는 것을 수출국의 검역 당국에 맡기고 수입국은 그 결과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중국 검역 당국은 수입하는 쌀을 가공, 보관하는 시설을 직접 현지 점검한 뒤 최종 승인하겠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농식품부는 MOU 체결 직후 TF팀을 꾸리고 쌀 수출 가공공장 선정, 무역·유통업체에 수출 절차 안내, 상표 붙이기 작업 등 사전 수출 준비에 돌입했다. 전국 각지의 60개가 넘는 쌀 가공공장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6군데 업체가 선정됐다. TF팀은 올해 1월 수출을 위해 지난해 말까지 6개 공장 전원 지정·승인을 목표로 세운 뒤 서둘러 움직였다. 탈락하는 공장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중국 측에 “상대평가를 하지 말고 양국이 합의한 검역 요건을 이행하는 데 적합한지를 절대평가로 하자”고 수차례 요청해 예봉을 꺾었다. 충북도와 청주시도 공장 진입로나 주변 조경 개선을 지원하는 등 힘을 보탰다. 세 번의 자체 모의고사를 치르면서 실사 전까지 개선 및 보완을 끝냈다. 실제 실사와 비슷한 예행연습도 했다. TF팀은 중국 측에 제공하는 모든 자료를 중국어로 작성하고 브리핑 역시 중국어로 했다. 콧대 높은 중국 측도 이런 세심한 배려에 “감명 깊었다. 최대한 신속히 승인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응답했다. 실사 과정에서의 돌발 상황에 대비해 TF팀 및 6개 공장의 ‘카톡망’도 구축했다. 결국 중국 검역 실사단은 모든 공장을 돌며 “유즈”(優質·최상)라는 감탄사를 연신 퍼부었고 6개 공장이 모두 지정·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29일 군산항에서 열린 합동 수출식에 참가한 전 대표는 “이번에 나가는 쌀은 5t이지만 50t, 500t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며 “농촌이 힘들고 벼농사가 갈수록 어렵다고 한다. 힘들고 멀어 보이지만 언젠가는 꼭 가야 할 길의 첫 발걸음을 뗀 날이 오늘”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선적된 우리 쌀은 중국인들이 주로 먹는 ‘훅 불면 날아가는 쌀’인 안남미나 중국 동북 지방에서 생산되는 쌀 가격의 3~5배에 달하는 고급 제품이다. 값은 비싸지만 중산층 이상을 주요 타깃으로 중국의 백화점과 현지 롯데마트, 알리바바 등 온라인몰, TV 홈쇼핑 등을 통해 팔리게 된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균형발전·혁신도시 대해부] ‘120년 만의 재도약’ 나주 혁신도시

    [균형발전·혁신도시 대해부] ‘120년 만의 재도약’ 나주 혁신도시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구상’이 나온 지 13년이 흘렀다. 그새 ‘쇠락하던 도시’인 전남 나주시는 ‘혁신도시’로 승부수를 던졌다. 2007년 9월 첫 삽을 뜬 나주시의 ‘광주전남공동 혁신도시’는 나주시 금천·산포면 일대 7361만㎡(축구장 1000여개)에 1조 4175억원을 투입한 국책사업으로 진행됐다. 시는 2012년 11월 부지 조성을 마쳤으며 지난해까지 한국전력 등 14개 기관이 이전을 마치는 등 혁신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신문과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은 국가 균형 발전 10년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 보기 위해 한국전력 등이 내려간 나주시를 들여다봤다. 나주시가 120년 만에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 나주는 영산강 포구로 전남평야의 곡식과 목포 등 남해의 수산자원, 중국의 교역선까지 드나들면서 수백 년 동안 전남 최대의 물류창고 지위를 누렸다. 하지만 1896년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지역 상권이 고사 직전까지 갔고 인구도 해마다 줄었다. 이런 나주시를 살리기 위해 전남도가 ‘광주전남공동 혁신도시’란 특급 영양제를 투여했다. 2013년 혁신도시에 공기업이 이전하면서 나주시 전체가 새로운 변화로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2014년 12월,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 본사가 자리잡으면서 변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한전은 ‘먹고 마시는’ 지역 상권을 살리는 역할뿐 아니라 지역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바로 ‘에너지밸리’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공기업의 이전만으로 지역이 살아나지 않는다”면서 “한전은 2020년까지 협력사 등 500여개 에너지기업을 광주전남공동 혁신도시에 유치해 첨단 에너지산업의 메카인 ‘빛가람 에너지밸리’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돼지축사 악취 진동하던 지역에 31층 빌딩이 광주전남공동 혁신도시는 ‘나베리아’(나주+시베리아)에서 ‘나와이’(나주+하와이)로 변신했다. 허허벌판에 돼지축사의 악취가 진동하던 지역은 2년 만에 31층짜리 빌딩이 들어서고 곳곳에 파리바게뜨, 롯데리아와 한정식 연우 등 식당 등이 성업하는 도시로 변했다. 또 작지만 몇 개 카페가 모여 있는 ‘나로수길’(나주+가로수길)이 생겨났다. 가족을 두고 떠나온 1만 2000여 ‘외로운 영혼들’이 밤마다 헤매는 ‘좀비의 거리’도 형성됐다. 이곳에는 맥주집과 선술집 4~5개가 모여 있다. 이정복 한전 경영평가실장은 “한전이 처음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한 2014년 12월에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벌판뿐이었고 인근 돼지축사의 악취로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였다”며 “어느 순간 아파트가 곳곳에 들어서고 나로수길 등이 만들어지면서 이젠 다른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16개 기관 중 14개가 이전을 완료하는 등 빠르게 성장했지만 아직 편의시설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가족과 함께 나주로 내려온 정종철 한전 경영개선처 차장은 “가장 시급한 게 병원”이라면서 “혁신도시 내에 병원은 내과 한 곳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가장 불안한 점”이라고 덧붙였다. 대형마트와 학원가, 보육시설 등도 거의 없는 상태다. 또 혁신도시 안을 순환하는 교통수단이 택시밖에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동호회 활동 활발… 한전 직원들 삶에도 변화 직원의 삶도 별로 나아진 게 없다는 평이다. 김혜림 한전 영업부장은 “출근 시간이 줄어든 것 외에는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오히려 남편, 자녀와 떨어져 있으니 평일에는 야근이 더 잦아졌고 주말 서울행으로 더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남편을 따라 혁신도시로 온 전업주부 이은혜씨는 “친구도, 친척도 없는 나주시에 처음 왔을 때는 아이와 둘이서 섬에 갇힌 기분이었다”며 “지금은 한전 어린이집에서 또래 엄마들을 사귀면서 차도 마시고 고민도 같이 공유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역 연고가 없는 젊은 엄마들은 아프거나 일이 생겼을 때 서로 아이를 돌봐 주고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오는 등 ‘품앗이’를 한다”면서 “이제는 이웃사촌이 많이 생겨서 든든하다”고 말했다. 손쉽게 여행을 떠날 곳이 많은 점도 장점이다. 남편만 서울에 두고 광주에 자리잡은 오향주 한전 재무처 차장은 “남편이 내려오는 주말에는 무조건 아이들과 여행을 했다. 조금만 나가면 곳곳에 캠프장과 산, 강이 있어서 아주 좋았다”며 “지난 1년간 여행한 게 거의 평생 한 것과 비슷할 정도”라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1년 만에 직원들의 삶도 변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밤마다 좀비의 거리를 헤매는 직원이 많았지만 지금은 각종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자기 계발에 나서는 분위기다. 8개였던 직원 동호회는 20개로 늘었다. 풋살과 배드민턴, 요가 등 운동부터 밴드 등 음악 동아리까지 생겼다. ‘드론’(무인비행기)을 날리는 동호회도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다. 또 외부 강사를 직접 초빙해 여는 인문학이나 외국어 강의도 많아졌다. 조기형 한전 홍보팀장은 “친구나 지인들과의 저녁 약속 때문에 서울에서는 동호회 활동을 하기가 힘들었다”며 “혼자 내려온 직원을 중심으로 퇴근 후 취미 활동이나 자기 계발에 나서는 등 나주시 이전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산학연 연구·개발에 연 100억원 투자” 한전은 혁신도시를 첨단 에너지기업이 가득한 에너지밸리로 만들 꿈을 꾸고 있다. 몇 개 기관이 지역 발전을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장동원 홍보실장은 “한전은 수백 개 에너지기업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혁신도시로 끌어들여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뿐 아니라 지역 인재 고용 등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을 다른 혁신도시와의 차별점으로 두고 있다. 지난해 벌써 크고 작은 77개 기업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 30개 기업을 더해 100여개를 유치하고 2020년에는 첨단 에너지기업 500개가 함께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에너지산업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장 실장은 “한전의 최종 목표는 이전 정착이 아니라 나주시 발전에 있다”며 “지역 산학연 연구·개발(R&D)에 연간 100억원을 투자하고 지역대학 대상 채용박람회, 지역 대학생의 한전 해외 진출국 봉사 활동 등 지역 인재를 개발하고 고용하면서 나주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120년 만에 새로운 희망을 쏘아 올린 나주시가 한전 등 이전 공기업과 어디까지 새로운 발전의 역사를 써 내려갈지 기대감을 모으는 이유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2016 ‘강남 뷰티 벨트’는 지금, ‘히알루론산’ 화장품 열풍

    2016 ‘강남 뷰티 벨트’는 지금, ‘히알루론산’ 화장품 열풍

    대한민국 뷰티 트렌드의 출발지는 단연 강남이다. 성형외과, 피부과, 헤어샵, 코스메틱 플래스십 스토어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라 청담, 압구정, 신사 일대는 일명 ‘강남 뷰티 벨트’로 불린다. 이곳에서 지금 가장 핫한 이슈는 뭘까? 2016년 상반기를 강타한 뷰티 트렌드 중 코스메틱 분야라고 하면 단연 ‘히알루론산’이다. 히알루론산은 피부 보습과 탄력 유지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가장 주목 받는 화장품 원료다. 히알루론산은 원래 사람의 체내에 존재하는 천연 보습 인자로 나이가 들면서 점점 줄어든다. 때문에 피부 결이 거칠어지고 탄력이 떨어져 노화 증상이 나타난다. 히알루론산을 피부에 주입하거나 도포해주면 흡수가 되면서 수분을 끌어당겨 보습 효과를 주고 탄력을 채워준다. 필러와 같은 피부 시술에 사용되는 원료이기도 해서 많은 피부전문가들이 시술 후 에프터케어 용으로도 히알루론산 원료 화장품을 추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열풍이 불기 시작해 최근에는 수많은 코스메틱 브랜드에서 히알루론산을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샤, 이니스프리, 네이처리퍼블릭 같은 로드샵까지 히알루론산 경쟁에 뛰어들면서 그야말로 히알루론산 화장품 춘추전국시대. 그 중에서도 히알루론산 원료의 특장점을 살려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입소문난 브랜드를 알아봤다. ■ 유세린 ‘하이알루론 라인’독일 피부과학의 명가를 자부하는 유세린은 ‘하이알루론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유세린에 함유된 히알루론산은 고분자, 저분자 히알루론산으로 나뉘어져 깊은 주름과 잔주름에 각각 작용해 주름 개선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유세린의 특허 성분 콩배아 추출물인 글라이신 사포닌 성분이 피부 자체의 히알루론산 생성을 촉진시켜 주름 개선 효과을 한층 더 높여준다. 데이크림, 나이트크림, 아이크림 등이 출시되어 있고, 특히 아이크림은 올리브영 3년 연속 아이크림 판매 1위에 오를 정도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레스틸렌 스킨케어 ‘탄력 필업(FILL UP) 크림’스위스 피부제약전문기업 갈더마가 생산하는 유명 필러 브랜드 ‘레스틸렌’에 사용하는 히알루론산을 그대로 화장품에 사용해 출시한 스킨케어 라인이다. 레스틸렌의 히알루론산은 특허 받은 NASHA 기술을 적용하여 인체 히알루론산과 97% 유사하게 만들어져 피부 내에 흡수되었을 때 안정성 있게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미국 FDA승인과 유럽 CE 인증을 받은 제품과 같은 히알루론산으로 신뢰도 높은 원료로 만들어졌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데이크림, 아이세럼, 나이트크림 등의 제품을 선보였는데, 그 중에서 나이트크림의 효능이 가장 사랑 받고 있다. 실제 사용해본 블로거들은 후기를 통해 “촉촉함이 다르다. 밤에 바르고 자면 다음날까지 보습 효과가 뛰어나고 탄력이 생겨 피부가 탱탱하다”고 호평을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전 제품을 직수입하는 제품으로 일반 유통은 하지 않고 있다. 전국 700여 개 피부 관리 전문점과 CJ홈쇼핑을 통해서만 판매하는데, 수입 물량이 딸릴 정도로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필레리나 ‘필레리나 그레이드2’스위스 화장품 기업 라보(LABO)에서 출시한 필레리나는 최근 ‘필레리나 그레이드2’ 앰플 세트를 선보였다. 필레리나의 히알루론산은 모공보다 300배 작은 초미세 6종 히알루론산이 주름 개선을 돕고 볼륨을 채워주는 기능을 한다. 특히 필레리나가 사랑받은 요인은 독특한 어플리케이터에 있다. 주사기 모양의 어플리케이터에 앰플을 넣어 피부에 도포하기 때문에 마치 전문가에게 관리 받는 듯한 느낌을 주며, 셀프 스킨케어라는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프랑스 건강 뷰티 관련 안전성 검사 및 인증 기관인 파코덤에서 주름개선과 윤곽 리프팅 효과를 입증 받아 효능면에서도 신뢰를 준다. ■ 키엘 ‘슈퍼멀티 콜렉티브 크림’더모코스메틱 브랜드 이미지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키엘은 올인원 안티에이징 크림 ‘슈퍼멀티 콜렉티브 크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름, 탄력, 리프팅, 피부결, 보습 등 노화의 고민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크림으로 비치 트리 추출물, 재스몬산 등과 함께 보습과 탄력에 도움이 되는 히알루론산 성분을 함께 함유 했다. 수분 크림으로 정평이 난 키엘 답게 촉촉하고 부드러운 제형에 안티에이징의 기능을 더해 자기 전에 바르고 자면 탄력과 보습 케어를 함께 도와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톡!톡! talk 공무원] ‘5대 국새 제작 총괄’ 이수길 인사처 사무관

    [톡!톡! talk 공무원] ‘5대 국새 제작 총괄’ 이수길 인사처 사무관

    “그날 일을 떠올리면 아직도 등줄기에 식은땀이 납니다.” 국가상징 중 하나인 5대 국새(國璽) 제작을 도맡았던 이수길(44) 인사혁신처 대변인실 사무관은 4대 국새가 허위로 제작됐다는 사실이 보도됐던 날을 잊지 못한다. 6년 전인 2010년에 있었던 일이다. “삼국시대 때부터 국새는 국가의 역사성과 국력, 문화를 반영하고 국가권위를 상징했는데, 당시 사용 중이던 4대 국새가 가짜 기술로 제작됐다는 언론 보도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처럼 느껴졌어요.” 국새는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 나라문장 등과 함께 국가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그때 이 사무관은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 의정담당관실 국가상징계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의정담당관실은 국새 관리를 전담한다. 당시 학계는 물론 사회 각계에서 4대 국새 제작 사기 논란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결국 의정담당관실은 경찰에 공식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권위가 실추된 4대 국새를 폐기하고 5대 국새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 사무관은 “과거 문헌 어디에도 국새를 제작한 방식이나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흔적이 없다는 점이 혼란을 부추겼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국새는 그 중요성에 비해 허술하게 관리된 측면이 있었다. “정부 수립 후 처음 만들어진 1대 국새는 분실됐고 최초로 봉황 모양과 훈민정음체가 사용된 3대 국새는 손잡이 부분을 지칭하는 ‘인뉴’와 국새 밑바닥에 새겨진 글자를 뜻하는 ‘인문’ 사이에 균열이 생기는 바람에 폐기됐습니다.” 2대 국새는 인뉴 모양을 봉황으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교체됐다. 이 사무관은 “과거 중국만 봉황을 사용할 수 있었기에 사대외교 정책을 펼친 조선시대 태종 때부터 우리는 중국에서 거북이 국새를 받아와 사용했다”며 “대한제국에 와서야 자체적으로 국새를 만들 수 있게 됐는데도 2대 국새는 조선시대 국새를 본떴기에 거북이 모양이었다”고 설명했다. 더이상은 제작 사기나 분실, 훼손 등이 없어야 한다는 데 여론이 모였다. 국새만큼 교체가 잦았던 국가상징도 없었기 때문이다. 의정담당관실은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최우선으로 방점을 둔 것은 투명성이었다. 전문가 간담회는 물론 국민 여론조사, 공청회 등 가능한 한 폭넓게 의견을 수렴한 뒤 11개월 동안 제작에 들어갔다. 제작 전 과정은 문서, 사진, 영상 등 기록물로 남겼다. 국새에 생기는 균열을 막고자 인뉴와 인문이 분리되지 않는 일체형을 택했다. 의견 수렴 과정에서 논쟁도 벌어졌다. “국새를 들어 올려 찍으려면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티타늄이 제격이라는 주장도 많았어요. 논쟁 끝에 국가상징으로서 품격을 가져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여 금 합금으로 정했습니다.” 국새를 만드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이 사무관은 “합금 과정에서 자꾸 금 찌꺼기가 섞이는 바람에 애를 먹었는데 완성작을 만든 후 제작을 맡았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직원들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릴 정도로 기뻐했다”고 회상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계기가 되긴 했지만 공직자로서 국새를 만든 경험은 이 사무관에게 큰 자랑이자 보람이다. “통일이 되는 날 KIST 직원들과 다시 만나 함께 꼭 역사에 길이 남을 국새를 만들어 보자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그만큼 모두들 5대 국새 제작에 사활을 걸었던 거죠.”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인류, 다가올 빙하기를 준비하라…세상이 바뀐다

    인류, 다가올 빙하기를 준비하라…세상이 바뀐다

    그야말로 ‘겨울왕국’이 따로 없다. 지구 곳곳이 폭설과 혹한에 바들바들 떨었고, 끝도 없이 떨어지기만 하는 수은주에 피해도 속출했다. 각국 전문가들은 저마다 지나친 추위의 원인과 배경을 분석하고 나섰는데, 그 와중에 빈번하게 등장한 단어는 바로 ‘빙하기’다. 마치 당장이라도 빙하기가 시작될 것만 같은 조짐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워싱턴과 뉴욕 등 미국 동부는 무려 100년 만의 폭설로 28명이 숨지고 재산피해만 1조 2000억 원에 달했다. 중국 내몽고 지역에는 영하 60℃의 혹한이 찾아왔고, 아열대 지역인 대만에서는 60여 명이 갑작스러운 한파로 인한 저체온증과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그리고 서울의 기온은 영하 19℃까지 떨어졌고 ‘따뜻한 남쪽’ 제주는 폭설과 한파로 공항이 폐쇄되면서 수만 명의 발이 묶이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상대를 알고 자신을 알아야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처럼 인류가 어쩌면 빙하기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더 자세히 파헤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빙하기를 대비해야 할 위기에 봉착했는지도 모른다. 영화에서나 보아 왔던 빙하기가 정말 현실로 다가온다면 지구와 인류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 ◆‘빙하기 예언’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 공룡이 멸종했을 정도의 강력한 빙하기가 당장 오늘 내일 시작되는 것은 아니지만, 약한 빙하기로 볼 수 있는 미니 빙하기 즉 ‘소빙하기’가 불과 15년 내에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영국 노섬브리아대학교 연구진은 지난해 열린 국립천문학회의에서 태양 흑점 활동이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태양의 흑점은 4만~5만개로 관측되지만 17세기 소빙하기에 관측된 흑점은 50개에 불과했다. 태양의 활동이 줄어들고 흑점의 숫자가 낮아지면 지구 기온도 내려간다. 반면 태양의 활동이 왕성해서 흑점이 많아지면 지구 기온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태양 흑점 주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약 15년 후인 2030년이 되면 태양의 활동이 60%까지 감소하고 이후 약 10년 간은 지구 평균 기온이 1.5℃ 낮아지는 소빙하기가 찾아올 것으로 내다 봤다. 오로라의 출연 횟수가 소빙하기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의 천문학자 J. 에디는 1976년 발표한 논문에서 과거 소빙하기 시기에 오로라가 현저히 뜸하게 나타났음을 감안하면, 오로라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하는 것이 소빙하기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빙하기가 가져온, 혹은 가져올 변화 과거 소빙하기의 흔적과 영향은 역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약 13세기에서 19세기까지 소빙하기가 찾아왔을 무렵 유럽에서는 마녀사냥이 급속하게 증가했다. 마녀가 날씨를 조종해 신의 노여움이 시작됐다는 대중의 오해가 아픈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든 것이다. 추워진 날씨로 시작된 대기근은 프랑스 역사에 길이 남은 프랑스 혁명과 같은 대규모 시민혁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추위로 인해 포도 생산이 힘들어지고 와인을 마실 수 없게 되자, 본격적으로 보리를 이용한 맥주를 음용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현재의 ‘맥주 명가’ 자리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과학적 분석과 기록은 빙하기가 우리 인류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어떤 변화를 유발했는지를 확인케 한다. 그리고 빙하기를 포함한 기후변화는 유명한 역사적 사건이나 먹을 거리의 변화뿐만 아니라 인류의 외모, 더 나아가 유전자까지 바꾸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국 켄트대학교 연구진은 지구가 지구온난화로 극지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해 일명 ‘워터 월드’가 되거나 소행성 충돌로 인해 빙하기가 찾아오거나, 혹은 인류 전체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게 되는 시나리오에 따라 미래 인류의 외모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중 빙하기가 찾아올 경우, 인류의 피부는 지금보다 훨씬 창백한 빛을 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피부빛이 옅어지면 적은 양의 자외선만으로도 비타민D 합성이 쉬워지기 때문. 또 체온보호를 위해 체모와 근육이 현재보다 더 많아질 수 있으며, 차가운 공기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더 많은 뜨거운 공기를 들이마시기 위해 코의 크기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외모의 변화는 유전자의 변화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전문가들은 인류가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유전자 변형을 택하며, 특히 신체 일부는 자연적으로 변화하기보다 필요에 의해 변화를 선택한다고 설명한다. 즉 빙하기와 같은 기후변화가 유전자의 변형을 유발하고, 이러한 현상이 지금과는 다른 인류의 외모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빙하기 지연시킨다는 지구 온난화, 아군인가 적군인가 빙하기를 향한 두려움이 높아지는 가운데, 문젯거리로 인식되어 온 지구 온난화가 빙하기를 지연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는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시작된 지구 온난화 때문에 빙하기를 유발할만한 요소가 줄어들었고, ‘훈훈한 지구’가 적어도 10만 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지구상의 생명체 90%를 멸종시킨 빙하기를 미뤄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사실은 매우 역설적이다. 지구와 인류는 빙하기로 인한 격한 변화를 피할 수 있게 되면서 졸지에 지구 온난화의 덕을 보게 생겼지만, 온실가스와 지구 온난화는 여전히 다양한 부작용과 황폐화를 유발하는 ‘공공의 적’과 다름없다. 급격한 빙하기와 온난화 등의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은 개인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와 역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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