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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촌호수길, 보행자 대표거리로 재탄생 한다

    석촌호수길, 보행자 대표거리로 재탄생 한다

    석촌호수 서호남측 일대가 서울시가 추진하는 지역중심 대표보행거리 대상지에 선정되고 예산까지 확보되어 이 지역의 명소화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서울시의회 강감창 부의장(송파, 새누리)은 “그동안 제2롯데월드 건설에 따른 외국관광객의 증가수요, 석촌호수 일대를 중심으로 펼쳐진 우수한 자연환경, 석촌고분으로 연결되는 역사적 가치를 활용하며 추진해 온 명소화사업들이 하나씩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석촌호수 서호 교차로~석촌호수사거리 구간인 석촌호수길 610m 구간이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환경 조성 △차로 수 및 폭원 조정을 통한 가로이용 형평성 제고 △녹지공간 확충으로 가로 쾌적성 향상 △가로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정비방안을 마련하는 등, 서울의 대표보행거리로 재탄생 된다. 강 부의장은 “지난해 서울시가 지역중심 대표보행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할 당초에는 석촌호수길이 고려대상이 아니었지만, 석촌고분 일대의 명소화사업 추진에 따른 향후 석촌호수변의 발전가능성을 제시하며 제안한 대표적인 의원제안 사업의 사례였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사업대상 25개 후보지 중에서 송파 석촌호수길이 서울의 지역중심 대표거리 사업지로 선정되었고, 금년도 서울시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4억이 증액된 14억의 사업비가 확보될 수 있었다. 지역중심대표보행거리 조성사업은 보행 활성화를 위한 상징적 공간을 발굴하여 대표 보행중심거리로 재편하기 위하여 부도심권 주요도로를 보행중심거리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시가 본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자동차중심의 교통문화를 보행자 중심의 ‘걷는 도시, 서울’구현을 통한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데 있다. 강 부의장은 “석촌호수길을 석촌호수~석촌고분 명소화 사업과 연계 시켜서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서울의 명소로 만들어 가게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환경개선 위주의 접근을 지양하고 거리에 담아낼 가치, 즉 컨텐츠가 있는 거리를 조성해야 생명력과 지속성이 유지되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거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중심 대표보행거리 조성사업은 서울시에서 예산지원과 기본설계, 실시설계를 추진하게 되고, 자치구에서 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공사를 시행하게 된다. 향후 2~3차례의 자문회의를 거친 후 6월까지 주민설명회와 실시설계를 완료한 후 사업을 시행하여 금년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석촌호수 서호일대의 1차 사업 결과에 따라 내년에 동호일대를 중심으로 2차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한편 석촌호수길 대표보행거리 사업추진위원회의 자문위원 위촉과 함께 첫 자문회의가 8일 개최되었는데, 4차로 중 1개 차로를 줄이는 방안, 등 역사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부터 다양한 의견이 도출됐다. 이날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서울시의원 강감창, 송파구의원 임춘대·김상채, 송파구청 부구청장을 비롯한 유관부서 국과장, 외부전문가 8명, 서울시 보행자전거정책팀장, 등 22명이 위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의 감동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의 감동

    유배인들의 일상은 고통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유배지를 일컬어 ‘산무덤’(生塚)이라고 했으니 오죽했겠는가. 그들은 죽음 외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는 자기 상실의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와중에도 유배지 주민들과 어울려 의미 있는 자취를 남긴 유배인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다산 정약용은 유배지 강진에서 황상(?裳)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과 사제의 연을 맺었는데 대부분 현지인들이었다. 그 인연이 오죽 깊었으면 스승이 돌아가신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간밤에 선생님 꿈을 꾸었다”(昔夜夢夫子)고까지 할까. 더욱이 제주 유배인 추사 김정희는 “귀양 사는 집에 머무르니 멀거나 가까운 데로부터 책을 짊어지고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장날같이 몰려들어서 겨우 몇 달 동안에 인문이 크게 개발됐다”고 할 정도였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동파 소식도 해남도 유배 시절 자신의 억울함과 굴욕은 제쳐 놓고 주민들과의 어울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덕에 해남 인문이 흥성했고 영재가 배출됐다. 그러기에 “동파는 불행했지만 해남은 행복했다”고 한다. 러시아의 이르쿠츠크도 서유럽의 분위기를 경험한 장교들이 일으킨 데카브리스트 혁명으로 많은 지식인들이 유배를 가게 되면서 크게 변한다. 보잘것없던 개척 도시가 유배인들의 영향으로 ‘시베리아의 파리’라 불릴 정도로 문화예술을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이다. 차관을 지내고 데이콤 회장까지 했던 박운서씨는 지난 10년간 필리핀에서 교회 14곳을 세우고, 농사 기술을 가르치다가 지난해 교통사고로 초주검이 돼 서울로 후송됐다. 오른발은 엄지발가락 하나만 남은 채 죽음 직전에 의식을 찾았는데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고 있다. 그런가 하면 명문 예일대를 졸업하고 잘나가던 앤드루 윤(윤수현)은 학창 시절 아프리카에서 받은 충격을 잊지 못해 빈곤퇴치 사업에 뛰어들었다. 농사 자금을 저리로 대출해 주고, 물류창고를 지어 좋은 씨앗과 비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농사 기술을 교육시켜 주는 ‘원 에이커 펀드’를 설립했고 10년 만에 40만 가구를 지원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그 도움으로 약 200만명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필리핀의 민도로섬이나 아프리카의 케냐, 르완다는 현대판 유배지다. 그곳은 여전히 궁핍한 오지라는 점에서 과거의 제주도나 시베리아와 다르지 않다. 이런 꿈과 미래가 없는 곳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려 의미 있는 자취를 남기고 있는 현대판 유배인들도 적지 않다. 그들 중에는 40년을 봉사하다 귀국해 “눈을 뜨면 한국 생각을 하고, 잠이 들면 소록도 꿈을 꾼다”는 독일 수녀도 있다. 유배는 철저히 이율배반적이다. 닫혀 있으면서 열려 있고 열려 있으면서 닫혀 있다. 패배하면서 승리하고 승리하면서 패배한다. 우리 인생 자체가 이런 유배 생활이다. 그렇기에 편한 곳이 없고, 편한 날이 없다. 또 혼자 편하면 무얼 할 것인가. 퇴계 이황이 “푸른 하늘 높이 솟아오를 때까지(待得昂靑霄), 풍상을 몇 번이나 겪어야 할 것인가(風霜幾昂靑霄)”라고 했던 소나무처럼 인생의 풍상은 당연한 것이고 함께 겪는 것이다. 이런 이치를 일찍 깨닫고 어려운 곳에서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현대판 유배인들이야말로 누구 말마따나 ‘완전 감동’이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그렇게 살아야 한다. 그것이 유배의 교훈이며 감동이다. 제주대 교수
  • [송혜민의 월드why] 중국은 왜 ‘호화 화장실’에 집착할까?

    [송혜민의 월드why] 중국은 왜 ‘호화 화장실’에 집착할까?

    자연경관이 수려하기로 유명한 중국 윈난성(云南省)을 여행할 때의 일이었다. 함께 여행하던 친구가 길거리의 공중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온 뒤 ‘소감’을 밝히길, “취두부 느낌이 난다”고 했다. 소금에 절여 삭힌 취두부의 냄새는 고약하기로 유명하다. 그야말로 끔찍했다는 소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일명 ‘취두부 느낌의 화장실’ 상당수가 철거되긴 했지만, 중국의 화장실은 여전히 개혁해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아예 ‘화장실 혁명’(厕所革命)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초 공식석상에서 언급하면서 ‘시진핑 키워드’로 꼽힌 이후 최근까지도 연일 관련 기사가 생산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왜, 굳이, 개혁의 대상이 화장실이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관광산업 걸림돌 제거다.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외국 관광객 유치에 힘써 온 중국 입장에서, 화장실은 장애물 중 하나였다. 문이나 칸막이가 없는 것은 예사, 긴 도랑으로 배설물이 흘러가는 ‘레전드 급 화장실’은 여전히 중국 화장실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현지에서는 중국이 G2대열에 들어선 만큼 전반적인 국가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를 ‘관광 화장실 혁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 국무원신문판공실이 운영하는 뉴스사이트인 중국망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관광객 비중이 높은 중국 남부 하이난성(海南省)의 경우 ‘스산우’(十三五·2016~2020년까지 중국 중장기 경제전략을 담은 ‘13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총 1305개의 화장실을 새로 짓거나 보수해야 하는 임무가 생겼다. 새로 짓는 화장실이 총 732개, 개조해야 하는 화장실은 573개에 달한다. 당장 2017년까지 새로 건축되거나 개보수 되어야 할 화장실은 900여 개에 달하는데, 여기에 투입되는 자금만 4억 65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755억 원 규모다. 화장실이 3A, 2A, 1A 등으로 급이 나뉘어져 있다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하이난성이 실행해야 할 ‘화장실 혁명 4대 행동’은 ▲용지확보 및 용수(用水), 전기 문제 해결 등을 포함한 ‘건설 행동’ ▲관광객 편의 확보 및 만족도를 높이는 ‘기술 혁신 행동’ ▲국가 표준에 의거해 A급 화장실 유지를 위한 ‘관리 행동’ ▲사용자의 의식 개선을 위한 ‘문명 향상 행동’ 등이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과 행정적 지침을 총동원해 ‘후진국 화장실’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본격적인 중국의 노력은 시진핑 주석의 키워드 발표 이후부터 시작됐지만, 일부 도시에서는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부터 화장실에 공을 들여왔다. 화려한 것을 특히나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에 맞게 붉은색, 황금색 계열로 치장한 화장실이 속속 공개됐다. 2009년,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정부는 마치 금빛 황궁을 연상케 하는 초호화 공중화장실을 세웠다. ‘서유기’의 한 대목을 그린 18폭짜리 그림도 눈길을 사로잡았고, 바닥에는 최고급 대리석을, 문에는 금박을, 천장은 옥으로 장식했다. ‘6성급 화장실’이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로 화려한 이곳을 짓는데 시 정부가 쓴 돈은 무려 8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5억 원에 달한다. 규모도 무시할 수 없다. 2007년 쓰촨성 충칭시에는 1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3000㎡(약 910평) 규모의 화장실이 등장한 바 있다. 충칭시는 당시 이곳을 ‘세계 최대 화장실’로 기네스기록 등재 신청을 요청했지만 현지에서는 “이런 것이 과연 자랑스러운 기록인가” 등의 의문과 비난이 제기되면서 등재가 무산되기도 했다. 초호화·대규모 화장실이 등장하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했다. 2009년 장쑤성 난징시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공자의 사당 내부에 40만 위안(약 7500만원)을 들여 호화 화장실을 만들었다. 내부에는 화려한 인테리어는 물론 에어컨과 대형 텔레비전, 고급 의자 등이 구비돼 있어 오픈 당시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 화장실의 ‘생명’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용객들이 고가의 화장실 장식품을 하나 둘 가져가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2011년 말에는 화장실 유리창까지 도둑맞자 시 당국은 결국 화장실 철거를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화장실 혁명의 가장 크고 어려운 과제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즉 사용자의 의식 혁명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간 일부 중국인들의 비위생적이고 무개념적인 화장실 사용 백태가 전 세계인들의 비난과 웃음거리가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화장실에서 생선을 손질하는 여성, 외국의 공항 화장실에서 버젓이 세면대에 발을 올리고 닦는 모습, 빨래를 하고 이를 공공장소에 걸어놓는 행동 등이 ‘인증샷’과 함께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이를 비난하는 내부 목소리도 커졌다. 그래서 최근 등장한 것이 바로 충칭시 대로변에 세워진 공개 화장실이다. 밀폐된 공간 내에서의 비문명적인 행동을 규제하기 위해 등장한 이 화장실은 허리부터 허벅지까지 가려주는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 볼일을 봐야 한다. 불가피하게 여성은 사용할 수 없으며, 거리 미관을 위해 다양한 컬러의 무늬까지 칠해 놓았다. 중국 국가여유국(관광청)은 공중화장실을 몰상식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불시에 공중화장실을 급습해 적발하고 과태료를 물게 한다는 계획인데, 문제는 ‘범행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일’이 녹록지 않다는데 있다. 프랑스의 대문호인 빅토르 위고는 대표작 ‘레미제라블’에서 “인류의 역사는 곧 화장실의 역사다” 라고 했다. 국가를 막론하고 지저분한 화장실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해왔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의 건강과 위생을 위해서라도, 중국의 화장실 혁명이 실효를 거두고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길 기대해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男, 女의 외모보다 ○○을 중시하도록 진화중 (연구)

    男, 女의 외모보다 ○○을 중시하도록 진화중 (연구)

    이성 취향이나 이상형 등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연애 상대를 선택할 때 외모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남성에게서 확연했다. 그런데 최근의 남성은 여자 친구나 아내 등 오랜 기간을 함께 할 파트너를 선택할 때 여성의 외모보다 지능이나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미국 노스웨스턴대와 호주 인스브루크대의 최신 연구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사람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의 판단 기준은 뇌에 하드웨어적으로 존재하지만 사회 환경의 변화 등으로 이런 물리적인 연결조차도 다시 새롭게 만들면서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뇌의 유연성이야말로 파트너를 선택 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창출하는 상대’를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하고 이런 판단 기준은 그때의 사회 환경에 적응하는 것으로 항상 변화하는 것이라고 연구를 이끈 앨리스 이글리 노스웨스턴대 심리학과 교수는 말했다. 연구진은 남성이 파트너를 선택할 때 외모보다 지적 능력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증거로 다음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남녀가 평등한 사회일수록 남성의 경제력(earning power)과 여성의 젊음과 아름다움(youth and beauty)은 거래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다양한 나라와 지역에서의 가치를 비교 검증으로 밝힌 것인데, 예를 들어 핀란드와 같은 남녀평등 선진국에서는 지적 능력이 높은 파트너를 원하는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다는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사회 환경이 아니라 개인 각각의 남녀평등에 관한 생각에 따라 선택하는 파트너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생각을 하는 남성은 여성을 선택할 때 아이를 낳는 능력이나 가사 전반의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남녀평등의 생각을 지닌 남성은 그런 경향이 적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이른바 전통적인 여성 ‘전업주부’(homemaker)와 남성 ‘가장’(breadwinner)이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18세 이하의 자녀를 둔 여성의 70%가 직업을 갖고 있으며, 38%의 부부는 아내가 남편보다 소득이 높다는 것이다. 한때 남성은 여성의 가정 내에서의 능력을 중시했지만, 지금은 여성의 교육과 소득 수준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이는 본래 여성이 남성에게 요구해온 능력이기도 하지만, 오늘날에는 남성도 기존 여성처럼 높은 능력을 갖춘 파트너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 사회심리학 평론’(European Review of Social Psychology) 최근호(2015년 12월 21일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불안은 영혼도 잠식?… 유일호 “경제는 심리” 위기설에 일침

    불안은 영혼도 잠식?… 유일호 “경제는 심리” 위기설에 일침

    3월 글로벌 경제 위기설이 다시 나올 정도로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짙게 깔린 먹구름을 젖히고 반등의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교역량이 줄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모든 나라가 불안 요인에 흔들리고 있다. 소비 등 내수 중심의 양호한 성장세로 돌아선 미국 말고는 유로존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기준금리 인하, 마이너스 금리 등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살려 보고자 하지만 아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 역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수출에 이어 지난해 우리 경제를 떠받쳤던 소비마저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향후 내수 회복 여부에 영향을 주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마저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3월 경제동향’을 통해 “주요 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2월 중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100.0)보다 하락한 98.0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가계의 지갑을 꽉 닫았던 지난해 6월과 똑같다. 최근 10년 새 최저치인 2012년 1월의 97.0과 비슷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책 당국은 최근 경제지표에 비해 가계의 불안심리가 과도하며 이로 인해 경기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고 본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주재한 확대간부회의에서 “냉정한 현실인식이 중요하나, 경제는 심리인 만큼 과도한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면서 “최근 경제지표를 들여다보면 자동차를 제외한 1월의 소매판매 증가세, 2월의 물량기준 수출의 증가 등 어려운 가운데 긍정적 신호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3.1%인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유지할 방침이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은 “성장률이 더 떨어질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부 전망치는 정책상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하향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제심리 악화를 막아내더라도 ‘수출·소비 감소→재고 증가→가동률 감소→투자 감소→고용 악화→소득 감소→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경기 침체의 악순환을 막을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 진작을 위해서는 고용을 안정시키고 가계의 소득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12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와 하락하기 시작한 아파트값, 끊임없이 오르는 전셋값도 소비심리를 위축시킨다. 대출 담보가치는 떨어지고 소비 여력은 더 줄기 때문이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고 대출 규제를 푸는 것은 그야말로 ‘약탈적 대출’을 방조하는 것”이라면서 “가계는 이미 쓸데없는 소비를 줄이고 있고 정부는 가계부채가 사회문제로 전이될 때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3%대 성장은 이미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정부는 적극적인 정책, 즉 선제적이고 과감한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저소득층 중심의 재정정책, 실업 방지를 전제로 한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초등생 둔 직장맘, 3월은 전쟁이다

    초등생 둔 직장맘, 3월은 전쟁이다

    만 6~7세 자녀 둔 육아휴직자 작년 30% 증가… 3월 비중 높아 입학 초 일·육아 병행하다 포기 “기간 연장·의무 규정 신설 등 부모 맞춤형으로 사용 가능해야” “첫째가 지난주에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요. 급한 대로 퇴근할 때까지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데 육아휴직을 고민 중이에요. 말만 ‘육아 친화’ 직장이지 제 자리에서 아이와 전화 한 통 하는 것도 상사의 눈치가 보여서요.” 직장인 강모(39·여)씨는 근무시간에도 마음이 졸여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집에 일찍 와도 저녁 7시 30분이다. 저녁을 급하게 먹고 학교 알림장을 들여다 보지만, 과제나 준비물은 제대로 적혀 있지 않다. 절로 한숨이 나온다. 다른 ‘워킹맘’(직장에 다니는 엄마)에게 카톡으로 묻지만 사정은 매한가지다. “전업주부가 주축인 ‘엄브’(엄마의 브런치 모임)에 끼지 못하면 소용없어요. 잘못하면 운동하는 그룹에도 못 껴서 혼자 놀아야 해요.” 워킹맘들에게 ‘공포의 3월’이 시작됐다. 특히 아이를 올해 초등학교에 보낸 부모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학교 급식당번, 교통봉사는커녕 휴가를 못 내 담임교사와 첫 상담도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직장과 양육을 병행하려고 아등바등하다가 육아휴직을 택하지만 회사에서의 눈치가 따갑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인 만 6~7세 자녀를 둔 육아휴직자는 2014년 4843명에서 지난해 6292명으로 29.9%가 늘었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의 25.1%(1579명)는 4월부터, 11.5%(726명)는 5월부터 육아휴직 급여를 받았다. 육아휴직 급여는 휴직을 신청하고 1개월 후에 나오기 때문에 3월과 4월 휴직자가 전체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요즘에는 아이들 사이의 따돌림만큼이나 ‘엄따’(엄마 왕따)도 문제다. 워킹맘은 낮에 열리는 엄마 모임에 참석하는 게 어렵다. 두 초등학생 자녀를 둔 워킹맘 임모(39)씨는 “너무 바빠서 담임교사 상담 시간에 못 갔더니 엄마들 사이에서 ‘관심 엄마’로 찍혔더라”며 “방과 후에 집에 놀러오라고 아이들끼리 서로 초대 행사를 하는 모양인데 우리 아이는 거기에 끼지 못해 너무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이모(35·여)씨는 “직원이 부족한 것은 알지만 아이의 학교 적응 문제로 2주간 연차를 쓰려 했더니 상사가 ‘가뜩이나 바쁜데 휴가를 가려느냐’는 말만 했다”며 “남편은 ‘놔두면 알아서 큰다’고만 하니 답답하다”고 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37·여)씨는 “휴식시간에 아이와 통화하니 여자선배가 나서서 ‘보기에 안 좋다’며 핀잔을 주는데 더 황당했다”며 “직장문화는 그대로인데 제도만 이것저것 만들어 놓으니 현실과 괴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워킹맘 사이에서는 최대 1년의 육아휴직 기간을 젖먹이 때 7개월, 초등학교 1학년때 5개월로 나누어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핀란드·노르웨이는 육아휴직 기간이 1년이 넘고 일본·덴마크·캐나다 등은 육아휴직 사용 비율이 80%를 넘는데, 우리나라는 기간도 1년이고 사용 비율도 20% 남짓에 불과하다”며 “육아휴직 기간을 늘리고 의무규정도 신설해 부모들이 사정에 따라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15일 부터 승자독식제… 상승세 탄 크루즈, 트럼프 역전 가능성

    15일 부터 승자독식제… 상승세 탄 크루즈, 트럼프 역전 가능성

    크루즈 4곳 중 2곳서 예상 밖 압승…패배한 2곳도 트럼프와 4%P 차 상승 기류를 탄 테드 크루즈(45·텍사스주) 상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74)를 꺾는 이변을 연출할 수 있을까.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판이 중반에 접어들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항마’를 자처했으나, 이렇다 할 뒷심을 보여주지 못했던 크루즈 후보가 지난 5일(현지시간) ‘슈퍼 토요일’ 경선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며 이변 가능성을 높인 덕분이다. 4곳 중 2곳에서 압승한 크루즈는 패한 2곳에서도 불과 4% 포인트 차로 1위 트럼프를 따라잡았다. 경선 직전 여론조사에선 모두 트럼프의 압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CNN은 “사실상 크루즈의 대승”이라고 판정했고, 워싱턴포스트는 “크루즈야말로 트럼프를 저지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최선의 희망”이라고 분석했다. AP도 이날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공화당 경선판이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지 언론들은 크루즈의 역전 가능성을 따지기 시작했다. 반(反)트럼프 연대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불붙은 것이다. 반면 이날 8~16%의 지지율로 약세로 돌아선 마코 루비오(44·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은 벼랑 끝에 내몰렸다. 오는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 때 홈그라운드인 플로리다에서 진다면 ‘크루즈 쏠림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트럼프의 턱밑까지 추격한 크루즈의 역전은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희박하지도 않다. 크루즈는 대선 풍향계로 불린 지난달 1일 아이오와 첫 코커스를 비롯해 지금까지 6곳에서 승리했다. 대의원 확보 경쟁에선 트럼프에게 크게 밀리지 않는다. 이날까지 트럼프(378명)와 크루즈(295명)의 대의원 확보 격차는 83명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슈퍼 화요일’ 당시 87명 격차를 조금 줄인 것이다. 미니 슈퍼 화요일은 크루즈에게 운명의 날이다. 당내 반트럼프 진영이 크루즈에게 베팅할 가능성이 높아진 때문이다. 공화당의 독특한 경선 방식도 일조하고 있다. 이날부터 일부 지역에선 승자 독식 혹은 부분 승자 독식 경선이 진행된다. 미니 슈퍼 화요일에는 6개 경선지 가운데 플로리다(99명), 오하이오(66명), 미국령 노던 마리아나스(9명) 등 3곳이 승자 독식제, 일리노이(69명)가 승자 부분 독식제를 적용한다. 강경파인 크루즈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나, 온건합리주의 노선인 루비오 지지층이 반트럼프 연대를 의식해 크루즈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은 커졌다. 40%를 웃도는 득표율만 확보한다면, 크루즈는 단박에 트럼프와의 대의원 격차를 줄이거나 역전할 수 있다. 이런 식이라면 적어도 오는 7월 공화당 전당대회까지 트럼프의 대의원 과반(1237명) 확보를 저지하면서, 당 지도부의 의지대로 후보를 낙점하는 중재 전당대회를 가능케 한다. 공화당은 애리조나(58명)·위스콘신(42명) 등 모두 16개 지역에서 승자(부분)독식제로 경선을 이어간다. 다급해진 트럼프는 이날 경선 직후 “루비오가 양보해 크루즈가 단일 후보로 나서야지만 겨우 내 적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반트럼프 연대에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는 또 크루즈가 메인에서 승리한 것에 대해 “그런데 그곳(메인)은 캐나다와 가깝다. 현실을 직시하라”고 꼬집었다. 크루즈가 캐나다에서 태어났다는 점을 들어 미국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한 자신의 주장을 다시 한 번 에둘러 말한 것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하! 우주] ‘다이아몬드’로 뒤덮인 슈퍼지구 분석해보니

    [아하! 우주] ‘다이아몬드’로 뒤덮인 슈퍼지구 분석해보니

    지구에서 약 40광년 떨어진, 우주적 관점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는 ‘슈퍼지구’라 불리는 특이한 외계 행성이 존재한다. 바로 지구와 비교해 크기는 2배, 질량은 8배인 ‘55 캔크리(Cancri·게자리)e’다. 최근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이 사상 처음으로 슈퍼지구의 대기를 파악하는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허블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로 얻어진 이 연구는 외계행성의 대기성분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차후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 또한 인류가 살기에 적합한 행성을 찾는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처음 빛이 탐지된 55캔크리e는 그간 천문학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같은 해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행성의 표면이 흑연과 다이아몬드로 덮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해 일약 ‘다이아몬드 행성’ 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55캔크리e가 슈퍼지구라 불린 이유는 지구와 사이즈가 비슷하고 암석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성 주위를 불과 18시간에 공전할 만큼 바짝 붙어있어 행성의 표면온도는 무려 2000°C에 달한다. 다이아몬드가 가득한 행성이지만 생명체가 살기에는 너무 뜨거운 그야말로 '불의 지옥'인 셈. 이번에 UCL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55캔크리e의 대기는 질소와 헬륨으로 가득차 있으며 물의 흔적은 전혀없다. 연구에 참여한 올리비아 베노 박사는 "55캔크리e의 대기는 성운(星雲)으로부터의 형성과정에서 온 질소와 헬륨이 들러 붙어있다"면서 "독성이 강한 시안화수소(hydrogen cyanide)가 대기에 가득해 생명체가 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의 많은 행성이 55캔크리e와 유사한 대기 성분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55캔크리e의 온도변화를 사상 최초로 측정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NASA의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사용해 측정한 이 행성의 표면 온도는 무려 1000~2700°C. 연구팀은 이 그 변화 이유를 행성에 존재하는 거대한 화산 활동 때문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핵 발사 준비” 김정은의 광기 자멸 재촉할 뿐

    북한의 핵실험 도발을 응징하기 위한 초강력 대북 제재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되자 북한이 ‘핵 발사 준비’ 운운하며 광기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그제 “실전 배치한 핵탄두를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 사격을 현지지도하는 자리에서다. 김 위원장은 또 “이제는 적들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응 방식을 선제 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 중앙통신은 이번에 시험 사격한 300㎜ 신형 방사포에 대해 “남조선의 주요 타격 대상들을 사정권 안에 두는 대구경 방사포 체계”라고 강조했다. 최대 사거리 200㎞로 수도권은 물론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사정권 안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 지도부의 이런 극렬한 반응은 북한이 현재의 상황을 엄중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제재안이 실행되면 김 위원장과 핵심 측근들의 ‘돈줄’이 꽁꽁 묶일 가능성이 큰 데다 중국으로의 광물 수출 봉쇄로 북한 경제가 극도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엊그제 국회에선 11년 만에 북한인권법이 통과됐고, 테러방지법도 곧 시행된다. 7일부터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이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된다. 핵추진 항공모함과 스텔스 전략폭격기(B2) 등 미군 전략자산도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핵탄두까지 언급하면서 으름장을 놓은 것은 이처럼 전방위로 옥죄어 오는 압박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벼랑 끝 ‘도발 전략’은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사례가 이를 잘 보여 준다. 북한은 4차 핵실험 도발 이후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안이 논의되기 시작하자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달 7일 ‘광명성 4호’를 쏘아 올렸다. 큰 힘을 과시함으로써 제재를 무력화하거나 수위를 낮춰 보려는 전략으로 비쳤다. 하지만 이는 북 지도부의 착각이었다. 오히려 역대 최강의 유엔 안보리 제재안이 채택되고, 한·미·일의 독자 제재 강도까지 높아지면서 북한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몰리는 처지가 됐다. 미사일 발사 직전 본지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은 자멸을 재촉하는 악수를 두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무시했다. 이번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북한의 태도로 보아 전문가들은 북한의 5차 핵실험과 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만에 하나 북한이 오판해 장사정포라도 남한을 향해 쏠 경우 한반도 정세는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 북한은 한반도 주변의 긴장을 최고조로 높여 남한과 미국의 양보를 얻어 내려는 속셈이겠지만 오히려 자기 발등만 찍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북한의 폭정을 중지시키겠다”면서 북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이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북의 도발을 겁내 이런 기조가 꺾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북한이 살기 위해서는 결국 핵을 포기하고 변화하는 길밖에 없다.
  • “유엔 새 제재안은 포위·봉쇄 아니다”… 中, 벌써 북한 달래기?

    “유엔 새 제재안은 포위·봉쇄 아니다”… 中, 벌써 북한 달래기?

    “제재 실행에 2~3개월 걸릴 것” 단둥서만 은행별 대북 송금 중단 비핵화-평화협정 필요성 홍보 “민생 아닌 핵·미사일 겨냥한 것” “성실 집행” 불구 대화 재개 무게 유엔 대북 제재안이 통과되면서 제재를 사실상 책임진 중국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결의안을 “성실하게 집행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민생과 인도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복잡한 속내가 함축적으로 표현됐다. 중국은 유엔 제재안을 토대로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행 계획을 세운 뒤 해관(세관) 등 해당 부처와 지방정부에 지침을 내려보낼 전망이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제재가 실제로 실행되려면 2~3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 제재의 경우 결의안이 외교부로 송부되면 외교부가 검토한 뒤 은행감독위원회(은감회)로 넘기고, 은감회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은행감독국(은감국)으로 전달한다. 이날 공상은행 등 중국 4대 시중은행의 베이징 시내 지점을 찾아 문의한 결과 대북 송금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북한과의 거래를 제한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시나 공문도 내려오지 않았다. 다만, 북·중 접경 지역인 단둥에서는 은행별로 대북 송금을 중지하고 있다. 제재안이 통과된 첫날 중국은 제재안을 찬성한 이유와 비핵화·평화협정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북한을 향해 제재안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미국을 향해서는 북·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제재안이 통과되자마자 곧바로 ‘중국이 제재안에 찬성한 세 가지 이유’를 밝혔다. 첫째, 북한이 핵 비확산 체제와 안전보장이사회의 권위를 위협했고 둘째, 제재가 북한의 민생이 아닌 핵과 미사일 개발을 겨냥했기 때문이며 셋째, 북핵 문제를 대화의 궤도로 복귀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통신은 “새로운 결의는 북한의 잘못된 행위에 대한 반응이지 포위와 봉쇄가 아니다”라면서 “담판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북한 민생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한 것은 앞으로 핵과 관련된 인물과 물자에 대해서만 제재를 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중국이 선뜻 받아들인 금융 제재와 석탄 수입 제한과 같은 제재가 겉으로 보기에는 강력하지만 사실은 별 효과가 없다는 점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둥에서 무역업을 하는 북한 국적 김모씨는 “이곳에서의 대북 송금은 이미 3년 전부터 차단돼 새로울 게 없다”면서 “중국과 북한의 무역 거래는 대부분 현금으로 이뤄지거나 중국인 차명계좌를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무역 업자는 “중국이 자국의 석탄 과잉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북한산을 살 이유가 있겠느냐”면서 “북한 석탄이 돈이 된다면 아무리 제재가 강해도 중국 사업가들이 달려들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 선박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항구인 다롄항을 총괄하는 코트라 다롄 무역관 관계자도 “북한산 광물은 품질 대비 가격이 비싼 데다 선적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등 거래 자체가 불안정해 중국 업자들이 고개를 내젓고 있다”면서 “다롄항에서 북한 원자재를 실은 벌크선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향후 3년 동안 5억t의 석탄 재고를 소진할 계획이며 올해 석탄업계 종사자 120만명을 구조조정할 예정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착한 서비스 업체’를 위한 대기오염 저감기술/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열린세상] ‘착한 서비스 업체’를 위한 대기오염 저감기술/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우리나라의 환경오염 문제와 관련된 핫이슈 중 하나로 대기오염 문제를 들 수 있다.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이 한반도의 대기오염 수준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뉴스가 새해 벽두부터 나올 정도로 중국발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극심한 스모그로 인해 형상만 보이는 도로와 빌딩, 마스크를 낀 채 달리는 국제마라톤대회 참가자들 등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 실태를 알리는 영상들은 그야말로 위협적이다. 중국에서는 캐나다 로키산맥의 맑은 공기가 든 공기캔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많은 가정이 방독면을 구비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중국의 대기오염 물질이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도달하기 때문에 우리도 대기오염 문제에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대기오염 문제 중에서도 심각한 것이 미세먼지다. 우리도 이제 봄철이 됐으니 미세먼지 주의보가 연이을 것이고 예년처럼 미세먼지 마스크 판매량도 급증할 것이다. 물론 중국에서 날아드는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도 연례행사가 될 것이다. 그런데 중국이 우리나라 미세먼지 문제의 주범일 것이라는 통념은 사실과 좀 다르다. 겨울철의 경우 우리나라 전체 미세먼지의 50~60% 정도는 우리 영토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주로 어디서 오는 걸까. 흔히 공장이나 자동차 등 제조업 생산과 소비 부문을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떠올린다. 그러나 서비스산업 비중이 크게 증가한 오늘날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이 발생시키는 미세먼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직화구이 음식점이나 세탁소, 빨래방, 인쇄소, 세차장 등 우리가 주변에서 매일 접하는 서비스 업체도 미세먼지 농도에 적잖이 기여한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대기오염 문제로 악취가 있다.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 생활 악취 관련 민원이 수도권에서만 2005년 1200여건에서 2012년에는 3700여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생활 악취의 주요 발생원 역시 근린 상업시설들이다. 생활 악취의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경우 그 자체로도 인체에 해가 되지만, 공기 중에서 화학반응해 2차 오염물질을 만들 수 있기에 더욱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환경부는 최근 생활주변의 대기오염원 관리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금까지 개별 오염물질 위주로 대기오염을 관리해 오던 정책 방식뿐만 아니라 이제는 인체 위해성 관점에서 생활 현장의 대기오염 문제에도 대응하는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생활오염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한다거나 수도권 대기환경 관리 기본계획에 생활환경 오염원 관리 방안을 도입하는 노력 등이 그것이다. 특히 올해는 미세먼지 문제와 생활악취 문제를 ‘5대 환경 난제’로 포함해 집중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생활 주변의 대기오염원 관리가 원활히 추진되려면 선결 과제가 남아 있다. 생계형 서비스 업체들이 시중에 나와 있는 대기오염 저감 설비를 설치하고 운영하기에는 돈도 전문지식도 부족하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렴하고 관리도 쉬운 대기오염 저감 장치가 개발돼야 한다. 기존 대기오염 저감 기술은 주로 제조업체용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생계형 서비스 업체의 오염 저감을 위한 맞춤형 기술이 필요하다. 물론 기술력 있는 우리 환경기업들이 이 맞춤형 기술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봄직도 하지만 이들 역시 돈과 인력이 부족하고 관련 시장의 개척에 힘겨움을 느낄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소형 서비스 업체를 위한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는 이유다. 이에 환경부는 ‘생활체감형 대기오염 저감 기술개발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규모 환경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돼 오던 대기오염 관련 기술개발 정책이 대기오염 저감만을 위한 국가 환경기술 개발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오염 문제의 해결을 위한 큰 진전이 아닐 수 없다. 머지않아 음식점, 세탁소 등 소형 서비스 업체가 오염 배출원이 아니라 환경보전에 동참하는 ‘착한 업체’가 될 날이 올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이 우리나라 환경산업에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 [자치단체장 25시]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

    거침없다.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은 말과 행동이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거침없다. 대화는 명쾌하지만 가끔 아슬아슬하다. 때가 때인 터라 올해 구정 계획을 듣는 자리에서도 이런 줄타기가 이어졌다. 1997년 장을병 국회의원의 정책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이미경 의원의 정책비서관과 입법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정치를 배웠다. 정치판을 잘 아는 만큼 쓴소리도 독하다.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구청장이니까 정치적인 발언은 자제하라’고 하더라”면서 국내 정치 논평보다는 ‘안전한’ 해외 정치 논평으로 슬쩍 넘어갔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니 샌더스 돌풍’을 잘 보세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라는 운동이 있었죠. 시민의 세금으로 거대 금융기업에 구제자금을 투입했는데, 흥청망청 썼어요. 금융회사를 망치고 고객 돈을 떼먹은 핵심 인물들은 처벌받지 않았죠. 정의롭지 못한 집단의 민낯이 드러났어요. 그런데 월스트리트를 개선해야 할 정치권이 거기서 후원금을 엄청 받아요. 변화가 있겠어요? 서민이 공분할 수밖에 없죠. 샌더스 돌풍의 원인은 그런 사회경제적 원인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김 구청장은 우리 사회의 화두는 “경제민주화와 서민경제”라고 했다. 국내 정치로 논제가 되돌아가나 했더니 구정을 거론한다. 그는 올해의 핵심 가치로 ‘금융복지’를 꺼냈다. 가계부채가 1200조원을 넘은 상황이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대출 금리가 상승한다면 300조원 수준의 생계형 대출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경제적으로 허덕이는 서민을 위해 중앙정부가 적극적인 복지정책을 펴야 한다고 그는 생각한다. 정부의 부자 감세 기조는 그대로라 복지예산을 늘리기 위한 세수 확대는 요원하다. 중앙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은 교육청에, 기초연금과 무상보육은 재정 빈곤 상태에 빠진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는 편법을 쓰고 있다. 은평구의 올해 예산 5400억원 중 60%가 기초연금(1000억원), 무상보육(1000억원), 기초생활수급비, 의료급여 등에 들어간다. 그는 이런 상황을 조목조목 따지면서 “서민들의 수입과 소비가 영양실조에 가까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영양 공급을 위한 구청장의 첫째 숙제는 ‘빚에서 구제’하는 것이다. 그는 금융복지상담센터 설립을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빚의 노예’가 돼 고통당하는 주민을 위해 상담을 통해 대처법을 알려주는 기관이다. 오는 4월 구청 민원실이나 지하철 3호선 녹번역의 사회적경제센터에 금융복지상담센터를 만들 예정이다. ‘빚 구제’를 위해 은평구는 부실·악성 채권을 소각하는 ‘빚 탕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가계부채는 개인 문제를 넘어 사회문제”라는 김 구청장은 “정부는 대출을 부추기고 금융기관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라도 나서 어려움에 빠진 서민을 살려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를 위해 사회적경제활성화기금 40억원 중 1억원 정도를 긴급금융구제에 편성했다. 지난해 말 은평제일교회에서 1000만원을 지원받아 은평구민의 부실 채권 46억원어치를 소각했다. 1억원이면 400억원의 부실 채권을 소각할 수 있다. 많은 주민을 빚에서 탈출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적 구제만큼 김 구청장이 올해 심혈을 기울이는 사안이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사업’이다. 시인 윤동주와 정지용, 소설가 이호철·최인훈 등 한국 근현대문학의 거장들이 은평에 살았거나 인연이 깊다. 세계사에서 유일한 ‘기자촌’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은평이야말로 문학의 고향”이라는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 기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은평구에 기자마을을 만들었어요. 기자들에게 주택을 공급했지만 언론 통제적인 접근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위 ‘긴급조치’에 반대한 글을 썼던 해직 기자들도 기자촌에서 많은 애환을 쏟아냈다는 겁니다. 그 흔적을 기록하고 이어 갈 수 있는 은평이야말로 국립한국문학관이 들어서기에 적합한 곳입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학 진흥을 위해 추진하는 시설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은평구 진관동에 들어서는 것이 유력해 보였다. 구가 지리적 토대, 문학적 의미, 접근성 등을 내세워 적극적인 유치 노력을 하면서 마무리에 다다르는 듯했다. 그런데 다른 지자체가 확대 공모를 요청하면서 문체부가 모든 과정을 제자리로 돌렸다. “2차로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김 구청장은 “역사적인 주요 문인들과 문인과 다름없는 기자들의 노고가 새겨진 이곳의 이야기를 살리려면 국립한국문학관을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정지가 북한산 자락이라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신분당선 연장이 결정되면서 기자촌까지 지하철이 닿으니 은평에서 강남까지 30분 거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문학은 꽃을 노래하는 겁니다. 자유로운 상상의 영역이죠. 북한산 자락에서, 웅장한 자연 속에서 얼마나 풍부한 문학적 상상력을 키워낼 수 있겠어요. 통일로가 있는 은평에 한국문학관이 들어서면 통일시대에 우리 문학이 판문점을 넘어서, 휴전선을 건너고 평양을 넘어 널리 퍼질 수 있겠죠.” 상기된 표정으로 그는 “문학으로 남북을 하나로 엮고, 통일의 전초기지가 되는 곳이 국립한국문학관”이라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이 취임한 2010년(민선 5기)부터 은평에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불광동 질병관리본부가 떠난 자리에 서울혁신파크가 안착했다. 수색역세권을 쇼핑·문화·교통의 중심지로 만드는 서울시 개발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은평뉴타운엔 8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인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이 올라가고 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요인들이 ‘은평 3대 축’을 그리고 있다. 큰 그림이 완성되는 가운데 마을공동체 사업과 공직사회 내실화 작업도 진행된다. 특히 주민 참여형 도시 재생 사업이 활발하다. 개발·재건축의 전면 철거 방식이 아니라 주택 관리나 개·보수, 방범, 커뮤니티센터 등의 기반시설을 구가 보조하면서 주민 주도로 추진하는 ‘두꺼비하우징’은 김 구청장의 대표적인 사업이다. 40년 이상 개발 소외지였던 신사동 산새마을은 두꺼비하우징으로 새로운 마을이 됐다. 낡은 도로를 정비하고 경관을 바꾸면서 주민들이 텃밭 조성, 자율 방범 활동 등을 펼쳐 마을공동체의 모델을 만들었다. 산골마을(녹번·응암동), 토정마을(역촌동), 수리마을(불광동) 등에도 주민 참여형 재생 사업이 한창이다. 또 지난해를 ‘청렴도 회복의 원년’으로 삼은 구는 구청장을 포함한 전 직원이 청렴 실천 결의대회를 열고 주민 불만을 꾸준히 점검하면서 외부 통제 기능도 강화하는 한편 직원 간 소통을 활발히 해 공직 청렴도와 투명성을 높였다. 그 결과 지난해 전국 청렴도 평가에서 최고 상승 점수(1.03점)를 기록하면서 청렴도 순위도 69위에서 27위로 수직 상승했다. 김 구청장은 “청렴 사업은 일상 속에서 실천해야 할 공직자의 자세”라며 지속적으로 추진할 청렴종합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은평은 경제적 여유는 크지 않지만 8년 연속 적십자회비 모금에서 1등을 한, 사람 사는 정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착한 흥부에게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줬듯이 선량한 은평구민들은 큰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어요. 은평살이 자체가 큰 선물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사설] 주민 인권문제 적극 제기해 北 변화 이끌어야

    북한이 어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직후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6발을 쐈다.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이번 ‘결의안 제2270호’는 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 경제 제재안을 담고 있다. 그런데도 동해상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것은 김정은 정권이 여하한 제재도 감수하면서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일 것이다. 이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가뜩이나 곤궁한 북한 주민들일 수밖에 없다. 그제 북한인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리는 이를 계기로 북 인권문제를 국제사회에서 적극 공론화함으로써 북한 체제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때라고 본다. 이번 안보리 결의안은 북한 수출입 화물에 대한 육·해·공 입체 검색을 포함해 촘촘한 제재 방안을 망라하고 있다. 빈틈없는 이행을 전제로 국제사회가 북측에 ‘체제 유지냐, 핵 보유냐’를 선택하도록 압박한 형국이다. 그럼에도 북이 동해상 도발이라는 어깃장을 놓은 배경은 뭘까. 중·러가 결국 뒷문을 열어 줄 것으로 보는 등 뭔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습 왕조’나 다름없는 김정은 체제가 변화할 의지가 없다는 게 근본적 요인이란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북측에 “북녘 동포들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폭정을 중지하라”고 요구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된다. 사실 김정은 정권의 비핵화를 유도하는 데 경제 제재로만 충분하지 않음은 불문가지다. 역대 서독 정부가 동독 정권을 변화시키기 위해 그랬듯이 ‘인권 카드’를 포함한 가용한 방안을 총동원해야 한다. 주민들의 삶이 도탄에 빠지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는 김정은 정권에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라고 백번 말해도 쇠귀에 경 읽기였지 않은가. 때마침 제네바에서 북한 인권문제 등을 의제로 제31차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1일 참석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우리의 인권 상황을 지목하는 회의에 더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북측의 이런 인권이사회 보이콧 선포야말로 인권문제가 북한 정권의 급소임을 역설적으로 말해 준다. 국제사회에서 북의 인권문제를 우리가 앞장서 제기할 때 경제 제재안도 상승 효과를 얻을 듯싶다. 예컨대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노예노동’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첫 발의 후 11년 만에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다. 그간 우리 내부에서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는 세력도 적지 않았다. 이들을 죄다 종북으로 몰아선 안 되겠지만, 북한 정권을 자극하면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진다는 주장은 진실에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주민의 1년치 식량을 조달할 돈을 장거리 미사일 한 방으로 날리곤 하는 북한 정권의 행태를 보라. 거듭 강조하지만 북한판 극단적 전체주의를 변화시키지 못하면 핵문제도, 인권문제도 영구미제로 남게 될지 모른다. 냉전기에 주민을 탄압하던 구소련이나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 정권이 국제 여론의 지탄과 함께 무너진 전례도 있다. 정부는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에 대한 국제 여론을 환기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기 바란다.
  • [SSEN리뷰] ‘태양의 후예’ 송혜교x송중기x그리스 해변의 콜라보

    [SSEN리뷰] ‘태양의 후예’ 송혜교x송중기x그리스 해변의 콜라보

    ‘태양의 후예’가 시청자들의 눈을 제대로 호강시켜주고 있다. 송혜교 송중기 두 비주얼 스타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태양의 후예’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연출 이응복 백상훈, 극본 김은숙 김원석)에서 송중기는 특전사 대위 유시진 역을 맡아 남자다운 매력을 어필하며 여심을 들끓게 했다. ‘얼짱’ 의사 강모연 역의 송혜교 또한 뽀얀 피부에 청순한 미모를 한껏 드러내며 남심을 저격했다. 두 사람의 은혜로운 비주얼이 그리스 해변을 만났다. 지난 2일 방송에서 유시진은 강모연을 해변으로 데려갔다. 안방극장에 지중해의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그야말로 눈이 호강하는 순간이었다. 그림 같은 배경을 뚫고 유시진은 “잘 지냈어요?”, “오래 같이 있고 싶거든요”라는 ‘심쿵’ 유발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으며 보는 이들을 설레게 했다. 두 사람이 데이트를 즐긴 장소는 그리스의 자킨토스 섬으로 아름다운 해변이 유명한 곳이다. ‘태양의 후예’ 팀은 ‘우르크’라는 가상의 지역을 그려내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한달 동안 그리스 현지에서 이국적인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는 지난 3회부터 본격적으로 전파를 탔다. 그리스의 황홀한 배경 아래 펼쳐지는 송혜교 송중기의 러브라인에 시청자들의 눈이 즐겁다. 거기에 ‘김은숙 표’ 맛깔 나는 대사가 더해지며 안방극장에 설렘주의보가 내렸다. ‘태양의 후예’는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20%(23.4%, 닐슨코리아 제공)를 훌쩍 돌파하며 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KBS ‘태양의 후예’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봄의 신부’ 오승현, 우아함과 사랑스러움 가득한 ‘웨딩화보’

    ‘봄의 신부’ 오승현, 우아함과 사랑스러움 가득한 ‘웨딩화보’

    따뜻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봄과 아주 잘 어울리는 3월의 신부가 될 오승현의 격이다른 웨딩화보가 공개되었다. 럭셔리 웨딩메거진 ‘월간웨딩21’과 포토그래퍼 김보하, 웨딩드레스 이명순, 제니하우스 프리모 김현숙원장의 디렉팅으로 이뤄진 이번 웨딩화보는 그야말로 최고들이 모인 특별한 자리였다. 아름다운 꽃과 함께한 웨딩화보는 행복한 결혼을 앞둔 오승현의 다양한 모습이 그대로 담겼으며, 웨딩화보 현장엔 그녀의 훈남 예비신랑도 함께해 더욱 화기애애했다. 완벽한 서구적 몸매와 팔색조같은 이미지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이었다는 현장 스태프의 이야기처럼 클래식한 우아함과 소녀의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이번 화보는 ‘월간웨딩21’에 단독 공개됐다. 한편, 오승현은 3월 1세 연하의 전문직 종사자와 경기도 소재의 한 성당에서 웨딩마치를 울린다고 했으며 개인 인스타그램에 ‘혼인교리’를 이수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월간웨딩2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산시장은 영화제 운영에서 손떼시오!

    부산시장은 영화제 운영에서 손떼시오!

    부산국제 영화제(BIFF)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영화단체연대회의는 3일 성명서를 통해 서병수 부산시장이 새로 위촉된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자문위원들을 비난하고, 영화인들이 부산시민의 뜻과 다르게 부산국제영화제를 뒤흔드는 것으로 매도한 것에 공분을 금할 수 없다고 서 시장을 비판했다. 앞서 서 시장은 지난 2일 부산시청 9층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 위촉된 부산국제영화제 자문위원들을 문제삼았다. 새로 위촉된 자문위원들은 최동훈 류승완 변영주 정윤철 등 감독조합 부대표 4인을 비롯한 이미연, 김대승, 방은진, 김휘 감독, 배우 유지태, 하정우, 제작자 오정완, 이준동, 최재원, 김조광수 등은 물론 한국 영화 일선에서 역동적으로 활동 중인 여러 영화 단체 관계자와 전문가들이다. 이밖에 부산지역 영화인들도 절반가량된다. 연대회의는 이날 성명서에서 “서 시장의 주장대로라면 이번에 위촉한 68명의 자문위원은 부산국제영화제에 기여한 바도 없고 양식도 없는 인물들이란 말인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아끼고 성원하는 호의로 자문위원 위촉 요청을 수락했고, 부산국제영화제의 미래를 위해 함께 뜻을 모으려는 영화인들에게 조직위원장인 부산시장이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이 선뜻 믿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서 시장은 조직위원장 자리를 민간에 이양하겠다고 발표해놓고 이렇게까지 부산국제영화제 운영에 깊이 개입하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사퇴하겠다고 밝힌 조직위원장이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이 아니다. 서 시장이야말로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운영되던 부산국제영화제를 파행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라고 덧붙였다. 영화단체연대회의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여성영화인모임, 영화마케팅사협회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부산상공회의소는 이날 부산국제영화제 사태와 관련 “논란의 중심에 있는 현 집행부는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부산상의는 이날 내놓은 ‘부산국제영화제와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상공계 입장’이란 자료에서 “영화제 최고 책임자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조직위원장직을 민간에 이양할 의사를 밝힌 것은 영화제의 초심을 되새기고, 성년을 맞은 영화제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용단이라 생각한다”며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부산상의는 이어서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조직위원이나 집행위원과 동등한 심의 의결권을 가진 자문위원을 일방적으로 대거 위촉해 영화제조직위 의사 결정에 논란을 초래한 사태에 대해서는 지역 상공계도 깊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발 물러선 김무성, 친박계 ‘전략공천 움직임’에 브레이크?

    한발 물러선 김무성, 친박계 ‘전략공천 움직임’에 브레이크?

    새누리당의 ‘살생부’(공천 물갈이 40명 리스트) 파문은 일단 외과적인 봉합 국면엔 접어들었다. 그러나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의 ‘진짜’ 샅바싸움은 이제부터라 할 수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일부터 우선·단수추천지역 선정 및 단수 예비후보자의 자격 심사에 본격 돌입한다. 비박계 3선 정두언 의원이 터뜨린 이른바 ‘공천 살생부’ 당사자들의 생환 여부가 1차적으로 자격 심사에 달려 있다. 리스트 파문 이후 김무성 대표 등 관련자들의 득실을 따져 봤다. ●체면 구겼지만 실리 챙긴 김무성 당 사정에 밝은 핵심 당직자는 1일 “결론적으로 김 대표는 사과 발언으로 인해 체면을 구기고 리더십도 일정 부분 손상됐지만 실리를 챙겼다”고 했다. 김 대표 스스로 ‘실체 없이 떠도는 이야기’였다고 인정함으로써 첨예한 공천 시국에 여당 대표로서 신뢰도·지도력에 타격을 입었지만 한편으로는 친박계인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전략공천하려는 움직임을 제어하는 목적은 일정 부분 달성했다는 것이다. 이 당직자는 “공천 결과가 조금이라도 의외로 나오면 ‘살생부가 실재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비박계를 한 명이라도 날리려면 분명한 논거와 명분을 내놔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박계의 핵심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납득할 수 없는 공천 결과가 나오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 측은 전날 했던 사과의 의미에 대해 “4·13총선 승리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중요한 공천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상황이 빚어진 데 대해 대표 차원에서 유감 표명을 한 것”이라며 “김 대표의 리더십이 자기 고집대로 가는 방식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비박계 ‘물갈이 의혹’ 잠재운 친박계 친박계는 “비박계가 의심하는 ‘물갈이 의혹’의 실체는 없다”는 명분을 쥐었다. 이 위원장이 주도하는 공천 작업에 힘이 실리게 됐다고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김 대표를 향한 분노의 여진을 가라앉히고 공천 과정에 집중하려는 모양새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김 대표가 공관위의 공정성을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만약 이를 어기면 그때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런 당 대표를 두고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분개도 여전하다. 친박계 관계자는 “김 대표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본인이 희생돼도 비박계는 지켜주겠다’는 신호를 보내며 세 결집을 유도했다는 점에도 친박계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던 일부 친박계 중진도 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친박계가 본보기로 자기 쪽 중진들의 목부터 칠 것”이라는 관측이 실재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이번 파문으로 더 커지면서 친박계 내부에 분열의 씨앗이 뿌려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원칙에 따른 공천 명분 얻은 이한구 이번 파문으로 친박계인 이 위원장이 비박계에 엄정한 공천 잣대를 들이대기가 오히려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입지가 좁아진 김 대표의 견제를 받지 않고 이 위원장이 의중대로 공천 칼날을 휘두를 수 있게 된 측면이 더 크다. 원칙주의자인 이 위원장이 “그야말로 당헌·당규대로 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수없이 많은 종류의 찌라시가 돌아다니는데 어떤 건 신경 쓰고 어떤 건 신경 안 쓰겠나”라고 반문했다. “당헌·당규가 촘촘한 만큼 그대로 따라서 좌고우면할 것 없이 심사하면 문제 될 게 없다”는 게 이 위원장의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찌라시와 관련된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지 않아 그게 제일 안타까운 일”이라고 김 대표와 다른 얘기를 했다. 그는 “내가 정 의원에게 들은 내용은 (김 대표의 사과 내용과) 전혀 달랐고, 그중 일부는 내가 확인도 했다”며 “김 대표가 부인하고 덮은 부분을 최고위원회의에서 규명하지 않겠다고 하니 방법이 있나”라고 했다. ●‘보이지 않는 손’ 의혹 떨친 청와대 공천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손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게 청와대의 득이라면 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천 이전투구를 벌일 게 아니라 여당이 할 일부터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당의 집안 다툼을 보는 청와대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당장 국회에 발목 잡힌 테러방지법안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외 민생 법안 처리, 이외 국정 운영에서 새누리당이 뒷받침을 해 주지 못하는 데 대한 불만이 팽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리스트에 대해 “건네진 게 없으니 김 대표가 공개하고 책임지라”고 반박했었다. 반면 김 대표의 사과로 파문이 싱겁게 봉합된 것을 두고선 “청와대발 명단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일말의 의혹을 말끔히 제거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이와 맞물려 청와대의 공천 개입설이 사실 여부와 별개로 여의도에서 자꾸만 부풀려지는 게 부담으로 작용하리라는 관측도 있다. ●‘물갈이’ 대상서 빠져나온 정두언 논란의 당사자인 정 의원은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와 대립했던 정 의원은 친박계 입장에선 내심 물갈이 대상 1호였다. 그렇지만 정 의원은 여당으로선 험지인 서울 3선(서대문을)으로 당내 경쟁자가 없는 현역 단수후보다. 이번 파문으로 ‘물갈이 리스트’가 없다는 공식 인증과 함께 공천 탈락 방어막을 치게 됐다. 그러나 김 대표와의 대화 내용을 곧바로 공개하는 등 가벼운 언행으로 중진 의원의 품격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천 탈락 땐 후폭풍 몰고 올 유승민 일각에선 유승민 의원은 ‘희생자’ 이미지를 얻어 공천에서 제외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공천에서 탈락한다면 리스트를 확인시키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시중에 나돌고 있는 여러 버전의 ‘비박계 물갈이 명단’ 최우선 순위에 항상 올라 있다. 반면 유 의원이 정책·비전은 뒷전으로 밀린 채 갈수록 ‘친박 대 비박’ 간 정쟁의 대상으로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점은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유 의원은 지난달 29일 의원총회에 참석했지만 말을 아꼈다. 의혹에 엮이는 것이 내키지 않는 눈치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굴까? 소아시아 지역 리디아의 왕 크로이소스(BC 595~BC 547?)는 자신이 그 주인공이라 생각했다. 동방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의 왕이었고, 그의 창고에는 금은보화가 가득했다. 그의 명성은 헬라스에까지 자자했다. 크로이소스는 이 주체할 수 없는 행복을 확인받고 싶었다. 때마침 리디아를 찾은 아테네의 솔론을 궁전으로 불렀다. 솔론은 아테네의 민중파와 귀족파가 대립하자 누구에게나 공평무사한 법률을 만들고는 자신을 왕으로까지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뿌리치고 유랑에 나선 현인이었다. 크로이소스는 이 현인에게 진수성찬을 베푼 다음 보물 창고들을 보여 줬다. 그리고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누구냐고. 솔론의 입에서 당연히 자기 이름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솔론은 아테네의 텔로스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웃 나라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뒤 장렬히 전사한 그를 기리기 위해 시민들이 국비로 장례를 치르고 그를 흠모했으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실망한 크로이소스는 그럼 두 번째로 행복한 사람은 누구냐고 물었다. 솔론은 아르고스의 클레오비스와 비톤 형제를 들었다. 이들은 어머니가 헤라 신전의 축제에 가고 싶어 하는데 달구지를 끌 소가 제때에 돌아오지 못하자 몸소 멍에를 쓰고 달구지를 끌면서 달려갔다. 남자들은 두 청년의 왕성한 체력을, 여인들은 효성스런 자식을 둔 어머니를 칭찬했다. 그런데 두 형제는 탈진하여 제전 후에 죽고 말았다. 크로이소스는 자신의 행복을 무시한 솔론에게 화를 냈지만 솔론은 담담하게 응대했다. “인간이란 전적으로 우연의 산물이옵니다. 전하께서는 거부인 데다 수많은 백성들을 다스리는 왕이시옵니다. 하지만 저는 전하께서 행복하게 생을 마감했다는 것을 알기 전에는 전하의 물음에 답할 수 없사옵니다. 누구든 죽기 전엔 그를 행복하다고 부르지 마시고, 운이 좋았다고 하소서.” 훗날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패한 크로이소스는 장작더미 위에서 불태워질 처지에 놓이고서야 비로소 솔론의 말을 떠올리며 오만했던 자신을 한탄했다. 헤로도토스(BC 484~BC 425)의 저서 ‘역사’에 기록된 이 일화는 인생의 길흉화복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임을 말해 준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명예롭거나 편안하게 죽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솔론의 행복관은 곱씹어 볼 만하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In&Out] 투자자 피해 예상되는 ISA, 보완책 서둘러야/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

    [In&Out] 투자자 피해 예상되는 ISA, 보완책 서둘러야/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

    오는 14일부터 시판 예정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와 은행사 간 마케팅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ISA는 예·적금, 채권,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과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을 한 통장에 묶어 놓은 상품이다. 일명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이 통장은 총한도 2000만원 이내에서 계좌별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종합해 총수익 200만원까지 세금을 붙이지 않는다. 금융위원회는 ISA를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라는 그럴듯한 이름까지 붙여 가며 홍보하지만, 일각에선 부유층과 증권사, 은행만 부자로 만드는 상품이라는 비판이 있다. 자칫 서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씁쓸한 생각마저 들게 한다. 많은 서민을 투자성 금융상품으로 쉽게 유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사가 ISA 장점만 부각하느라 소비자의 피해우려는 뒷전이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된 제도 개선 없이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라며 무차별적 투자성 금융상품 가입만을 부추기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홍콩H지수 ELS 사태를 겪는 지금의 상황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투자성 금융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게 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 증권사와 은행이 어떻게 파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제한 없이 영업을 허용하는 것이야말로 ISA 시행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ISA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의 제시도 없이 무조건 가입만 유도하며 ‘이사(ISA)하라’는 업계의 광고도 분명 과장된 것이다. 금융위는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 ‘금융업권별 칸막이 제거’ 등 그럴듯한 수식어로 홍보에만 집중한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국민의 피해는 크게 고려치 않고 있는 듯하다. 업계 편향적이고 어설프게 ISA를 도입하는 것도 문제다. 소비자보호제도의 보완, 금융사의 인적·물적 시스템의 여건은 고려하지 않고 제도 도입만을 서두를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유형의 금융 피해를 가져올 것이 명백하다. 앞서 금융위도 언급했지만 ISA는 잠자는 돈을 투자로 유도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투자성 상품, 다시 말해 위험한 금융상품 가입으로 유도시키는 계좌의 성격이 있다. 필연적으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금융사와 직원들은 위험한 금융상품을 과거보다 더 많이 가입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더 많은 금융지식을 갖춰야만 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불완전판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과거보다 높아졌고, 특히 시행 초기 단계에서 피해자가 다수 발생할 것이라는 건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현시점에서는 ISA가 금융사의 수익 확대에만 길을 열어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드시 ISA 시행 이전에 고객 투자성향 제도의 전면 개선과 가입 철회 제도 도입, 녹취 제도 개선, 의무 가입기간 축소 등 소비자 보호 대책을 보완해야 한다.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ISA가 불완전한 상태로 시판되고 있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서둘러 가입하기보다는 제도가 보완되고 시장에 정착된 후 가입해도 늦지 않다. 과거에는 단품별 금융상품 이해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복합적 금융상품의 이해와 판단이 필요하다. 5년이라는 장기 가입 상품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잘 비교해 보고 가입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위와 금융사도 철저한 대책과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런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ISA 불매운동’ 등 소비자와 단체들의 실질적인 행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 [서울광장] SKT- CJ헬로비전 합병, 변화 촉매제 돼야/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SKT- CJ헬로비전 합병, 변화 촉매제 돼야/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놓고 벌이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정신 나간 싸움은 과연 이들이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의 한 축을 책임질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 의심하게 만든다. 장사 잘해 이윤을 내는 것이 기업의 존재 이유인 만큼 돈 버는 일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다. 곧 닥칠, 아니 이미 닥친 엄중한 상황을 알면서도 자사 이기주의에 빠져 상대 뒷다리를 잡아채거나 내가 손해 볼 바에야 같이 죽자는 식의 돈에 눈먼 행태를 지적하는 것이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M&A) 건은 국내의 시각으로 볼 때는 초대형 이슈인지 몰라도 이미 국내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거나 호시탐탐 시장 진입을 넘보는 거대 외국 자본 입장에서는 고만고만한 업체들 간 결합에 불과하다. 인정하긴 싫겠지만 지금부터는 우리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이통 3사와 5대 종합유선방송사가 거대 외국 자본의 터치 없이 자기들만의 리그에서 배를 두들기던 좋은 시절은 끝났다는 얘기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미국 넷플릭스의 국내 상륙은 국내외 시장 구분과 경계가 없어졌음을 시사하는 신호탄이다. 이 ‘콘텐츠 공룡’이 국내 유선방송사업자에게 콘텐츠 제공 대가로 매출액의 90%를 요구했다는 기막힌 사실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살펴야 한다. 우리 방송 콘텐츠 시장을 어린아이 수준 정도로 본 것이기도 하거니와 우리가 집안싸움만 하고 있다가는 필경 다 먹히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안방을 내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가만히 있어서는 지킬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이런 공룡들과 싸워 이기려면 이들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과거의 틀을 깬 변화야말로 경쟁력을 얻는 지름길이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종합유선방송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M&A 건은 이런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변화의 적극적 상징물이다. 과감한 자본 투자를 통한 고급화된 콘텐츠로 국내 시장을 지키고, 해외 시장을 여는 것이 살 길이다. 한류가 승산이 있다는 것은 케이팝으로 이미 증명됐다. 국산 영화를 보라. 10여년 전만 해도 할리우드 영화에 짓눌렸던 한국 영화는 괜찮다 싶으면 쉽게 1000만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러한 힘의 원천은 다름아닌 CJ CGV, 롯데 시네마 같은 유통망, 즉 플랫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종합유선방송사라는 유통망을 외국 자본이 집어삼키도록 방관하거나 쉽게 내줘서는 안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들 국내 1위 사업자 간의 결합은 결코 방해 받아서도 안 되고, 정치적 흥정물이 돼서는 더더욱 안 된다. 경쟁 관계에 놓인 이통사들이 이런저런 주장을 펴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 인가를 저지하고 있다. “SKT가 방송까지 먹겠다는 거냐”, “통합방송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인수합병을 인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공성의 옷을 걸친 이런 자극적인 주장은 냉정하게 말하면 자사 이기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미디어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사실은 이통사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가만히 있으면 글로벌 공룡들한테 시장을 지배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문제라는 점도 익히 아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지금은 자사 유불리를 따져 산업이야 어찌 되든 말든 경쟁사의 발목을 잡고 늘어질 게 아니라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할 때다. 최근 CJ헬로비전이 임시 주총을 열고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승인 건을 통과시켜 정부 절차만 남아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이번 인수합병 신청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받으면 입수합병 건을 승인한 뒤 방송통신위원회에 알려줘 동의 절차를 밝으면 끝이 난다. 이번 건은 이통 3사 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만큼 해당 업계는 물론이고 산업계 전반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총선 때문에 일정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M&A 건은 정치적으로 판단하거나 좌고우면할 일이 아니다. 법대로 원칙대로 하면 될 일이다. 해라, 마라만 규제가 아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쁜 규제다. yk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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