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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맞댄 정의장·與野원내대표…“올림픽처럼…” 교착정국 물꼬

    “남미에서는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데 국회에서는 좋은 소식이 없다”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12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연일 전해지는 우리 대표선수들의 낭보가 화제에 오르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추가경정 예산안 논의에 물꼬가 트였다. 정 의장은 이날 회동 모두발언에서 “남미에서는 열심히 뛰는 좋은 선수들이 있어 국민이 더위를 잊을 수 있는데 국회에서는 좋은 소식이 들리지 않아 국민이 매우 덥게 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림픽 대표선수들처럼 국회에서도 국민에게 낭보를 전해야 한다는 ‘압박성 발언’이었다. 하지만 회동 초반 만해도 여야 원내대표간 기싸움은 팽팽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번 추경은 야당에서 먼저 건의했고, 구조조정과 일자리·실업 대책 등이 담긴 그야말로 민생추경”이라며 “하루 속히 처리돼 폭염 속 국민의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씻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번에 국회로 넘어온 추경안은 더민주가 우려한 대로 졸속으로 짜여졌다”며 “애초 정부·여당이 얘기했던 추경의 목적에 부합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고 공세를 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현장이 아비규환이니 어떤 경우에도 빠른 시일 내에 추경안은 통과돼야 한다”면서 “서별관회의 등 이런 청문회에 대해선 과감하게 양보해 최소 오는 25일까지 추경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하자”며 ‘캐스팅보트’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정 의장과 여야 3당의 원내사령탑으로서는 정쟁에 골몰한 채 경제와 민생 관련한 현안 처리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약 1시간 만에 추경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에 합의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여야 3당 원내대표의 서명이 나란히 적힌 합의서에는 오는 22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어 2015년도 결산안 및 대법관후보동의안과 함께 2016년도 추경안을 처리키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합뉴스
  • [이광식의 천문학+] 빛의 속도도, 우주팽창도 …별빛이 선생이다

    [이광식의 천문학+] 빛의 속도도, 우주팽창도 …별빛이 선생이다

    흔히들 "천문학은 구름 없는 밤하늘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구름이 없어야 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재 우주에 대해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지식은 알고 보면 별들이 가르쳐준 것이다. 만약 밤하늘에 별들이 없다면 세상은 얼마나 적막할 것인가. 수천 수만 광년의 거리를 가로질러 우리 눈에 비치는 이 별빛이야말로 참으로 심오하다. 별에 대해 꼭 기억해야 할 점은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천문학과 우주에 관한 지식은 그 대부분이 별빛이 가져다준 것이란 점이다. 우주의 모든 정보들은 별빛 속에 담겨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별빛으로 별과의 거리를 재고, 별의 성분을 알아낸다. 우리은하의 모양과 크기를 가르쳐준 것도 그 별빛이요, 우주가 빅뱅으로 출발하여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류에게 알려준 것도 따지고 보면 별빛이 아닌가. 이 심오하기 짝이 없는 별빛에 대해 지금부터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광속'도 별빛이 알려준 것이다 지구-태양 간 거리, 곧 1AU는 1억 5000km다. 지구 행성에서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이 거리가 얼마나 먼 거리인지 가늠이 잘 안 된다. 시속 100km의 차로 밤낮 없이 달려도 170년이 걸리는 거리라면 그래도 조금은 감이 잡힐 것이다. 이 먼 거리를 빛은 8분 20초 만에 주파한다. 이 빠른 빛이 1년간 달리는 거리를 1광년(Light Year 또는 LY)이라 한다. 미터 단위로는 약 10조km쯤 된다. 그런데 카시니 시대에 이르도록 빛이 입자인지 파동인지, 또는 속도가 있는 건지 무한대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인류에게 빛이 속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도 역시 '별빛'이었다. 이 경우는 위성이기는 하지만. 카시니는 제자인 덴마크 출신 올레 뢰머에게 목성의 위성을 관측하는 임무를 맡겼는데, 1675년부터 목성에 의한 위성의 식(蝕)을 관측하던 올레는 식에 걸리는 시간이 지구가 목성과 가까워질 때는 이론치에 비해 짧고, 멀어질 때는 길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목성의 제1위성 이오의 식을 관측하던 중 이오가 목성에 가려졌다가 예상보다 22분이나 늦게 나타났던 것이다. 바로 그 순간, 그의 이름을 불멸의 존재로 만든 한 생각이 번개같이 스쳐지나갔다. “이것은 빛의 속도 때문이다!” 이오가 불규칙한 속도로 운동한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것은 분명 지구에서 목성이 더 멀리 떨어져 있을 때, 그 거리만큼 빛이 달려와야 하기 때문에 생긴 시간차였다. 뢰머는 빛이 지구 궤도의 지름을 통과하는 데 22분이 걸린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지구 궤도 반지름은 당시 카시니에 의해 1억 4천만km로 밝혀져 있는만큼 빛의 속도 계산은 어려울 게 없었다. 그가 계산해낸 빛의 속도는 초속 21만 4300km였다. 오늘날 측정치인 29만 9800km에 비해 28% 정도의 오차를 보이지만, 당시로 보면 놀라운 정확도였다. 무엇보다 빛의 속도가 무한하다는 기존의 주장에 반해 유한하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 커다란 과학적 성과였다. 이는 물리학에서 획기적인 기반을 이룩한 쾌거였다. 1676년 광속 이론을 논문으로 발표한 뢰머는 하루아침에 광속도 발견으로 과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우주의 크기를 알려준 '별빛' 그 다음으로 별빛에서 중요한 단서를 찾아낸 사람은 페루의 하버드 천문대 부속 관측소에서 사진자료를 분석하던 여류 천문학자 헨리에타 리비트였다. 1902년 변광성을 찾는 작업을 하던 리비트는 사진자료를 근거로 소마젤란 은하에서 적색거성으로 발전하고 있는 늙은 별인 세페이드 변광성 32개를 발견했다. 이 별들이 지구에서 볼 때 거의 같은 거리에 있다는 점에 주목한 그녀는 변광성들을 정리하던 중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한 쌍의 변광성에서 변광성의 주기와 겉보기 등급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감지한 것이다. 곧, 별이 밝을수록 주기가 느려진다는 점이다. 레빗은 이 사실을 공책에다 "변광성 중 밝은 별이 더 긴 주기를 가진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짤막하게 기록해 두었다. 이 한 문장은 후에 천문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장으로 꼽히게 되었다. 이들 변광성은 일정한 변광 주기를 가지고 있는데, 밝은 것일수록 주기가 길다. 광도는 거리에 따라 변하지만, 주기는 거리와 관계가 없기 때문에 변광성은 우주의 거리를 재는 표준촛불이 되었다. ​이것은 우주의 크기를 잴 수 있는 잣대를 확보한 것으로, 한 과학 저술가가 말했듯이 천문학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대발견이었다. 이로써 인류는 연주시차가 닿지 못하는 심우주 은하들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천문학자들은 표준 촛불이라는 우주의 자를 갖게 됨으로써, 시차를 재던 각도기는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었다. 리비트가 밝힌 표준 촛불은 그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2년 뒤에 위력을 발휘했다. 에드윈 허블이 안드로메다 성운에 있는 변광성을 발견하고 이를 표준촛불로 삼아 성운까지의 거리를 확정함으로써, 그때까지 우리은하 내에 있는 것으로 믿어졌던 안드로메다 성운이 우리은하 밖의 외부은하임이 밝혀졌던 것이다. 이로써 우리은하가 우주 전체로 알고 있었던 인류의 우주관은 일대 혁신을 맞게 되었다. 밤하늘에서 빛나는 모든 것들이 우리 은하 안에 속해 있다고 믿고 있던 인류에게 이 발견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갑자기 우리 태양계는 자디잔 티끌 같은 것으로 축소되어버리고,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빛을 주는 태양은 우주라는 드넓은 바닷가의 한 알갱이 모래에 지나지 않은 것이 되었다. ​따지고 보면, 우주의 팽창이라든가 빅뱅 이론 같은 것도 레빗의 표준 촛불이 있음으로써 가능한 것이었다. 리비트가 변광성의 밝기와 주기 사이의 관계를 알아냄으로써 빅뱅의 첫단추를 꿰었다고 할 수 있다. 허블은 이러한 리비트에 대해 그의 저서에서 “헨리에타 리비트가 우주의 크기를 결정할 수 있는 열쇠를 만들어냈다면, 나는 그 열쇠를 자물쇠에 쑤셔넣고 뒤이어 그 열쇠가 돌아가게끔 하는 관측사실을 제공했다”라며 그녀의 업적을 기렸다. 별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 1835년, 프랑스의 실증주의 철학자 콩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밝혀진 모든 것을 가지고 풀려고 해도 결코 해명할 수 없는 수수께끼가 있다. 그것은 별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나 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 철학자는 좀 신중하지 못했다. ‘절대 불가능하다’란 말은 참 위험한 말이다. 콩트가 죽은 지 2년 만인 1859년, 하이델베르크 대학 물리학자 키르히호프가 별이 어떤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가 하는 계산서를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무엇으로? 바로 별빛에 그 답이 있었다. 키르히호프는 태양광 스펙트럼 연구를 통해, 태양이 나트륨, 마그네슘, 철, 칼슘, 동, 아연과 같은 매우 평범한 원소들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간이 ‘빛’의 연구를 통해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곳의 물체까지도 무엇으로 이루어졌나 알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키르히호프의 스펙트럼을 얘기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어느 불우한 유리 연마공의 라이프 스토리에 잠시 귀 기울여보지 않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이 무학의 유리 연마공이 이미 한 세대 전에 키르히호프의 길을 닦아놓았기 때문이다. 그가 요제프 프라운호퍼(1787~1826)다. 유리공장에서 일하면서 광학과 수학을 독학으로 공부하여 망원경 제작자가 된 프라운호퍼는 스펙트럼의 색들이 유리의 종류에 따라 어떻게 굴절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망원경 앞에 프리즘을 달았다. 역사상 최초의 분광기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 실험에서 프라운호퍼는 그의 이름을 불멸의 것으로 만든 놀라운 검은 띠들을 발견했다. 빛의 성질에서 유래한 '프라운호퍼 선'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태양 이외의 천체에 대해서도 스펙트럼 조사를 했다. 달과 금성, 화성을 분광기에 넣었을 때도 똑같은 선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망원경을 항성으로 겨누었을 때는 상황이 달랐다. 별마다 각기 특유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햇빛 스펙트럼의 세밀한 조사를 통해 모두 324개의 검은 선을 발견했는데, 이 선들이 무엇을 뜻하는 건지 끝내 알 수 없었지만, 이것이야말로 저 천상의 세계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밝혀낼 수 있는 열쇠로서, 19세기 천문학상 최대의 발견이었던 것이다. 프라운호퍼의 암선이 뜻하는 것은 그로부터 한 세대 뒤 키르히호프에 의해 완벽하게 해독되었다. 태양을 해부한 사나이​ ‘별의 물질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정한 콩트의 말을 보기 좋게 뒤집은 키르히호프는 칸트가 태어난 지 꼭 백년 만인 1824년 칸트의 고향 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쾨니히스베르크 알베르투스 대학에서 전기회로를 연구하고, 졸업 후 하이델베르크 대학 교수로 갔다. 거기서 키르히호프는 유황이나 마그네슘 등의 원소를 묻힌 백금막대를 분젠 버너 불꽃 속에 넣을 때 생기는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 원소의 스펙트럼 속에서 나타나는 프라운호퍼 선을 연구한 결과, 각각의 원소는 고유의 프라운호퍼 선을 갖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말하자면 원소의 지문을 밝혀낸 셈이었다. 특정한 파장의 빛은 특정한 원소의 가스에 흡수되어 프라운호퍼 선을 만든다. 따라서 어떤 별빛을 분광기로 조사해 프라운호퍼 선을 찾암내면 바로 그 별의 성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는 “해냈다!”고 외쳤다. 이것이 바로 반세기 전 프라운호퍼가 그토록 알고 싶어한 수수께끼였던 것이다. 별의 수수께끼는 모두 별빛 속에 답이 있었던 것이다. 콩트가 죽은 후 2년 뒤인 1859년, 그는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이로써 키르히호프는 태양을 최초로 해부한 사람이 되었고, 항성물리학의 기초를 놓은 과학자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태양이 무엇을 태워 저처럼 막대한 에너지를 분출하는지, 그 에너지 원이 밝혀지기까지는 아직 한 세기를 더 기다려야 했다. 아시다시피 별은 천하 만물의 고향이다. 수소와 헬륨 외의 모든 원소들은 별 속에서 만들어졌으며, 초신성이 폭발할 때 생성된 것이다. 우리 인간의 몸을 만들고 있는 철, 칼슘, 요드 같은 모든 원소들도 별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니, 별이 없었으면 우리 인간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별이 일생을 다하고 우주공간에다 장렬히 제 몸을 흩뿌림으로써 우리는 그에서 몸을 받고 마음을 받아 지금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별은 우리 인간의 어버이다. 별은 그처럼 위대하다. 별빛은 그처럼 심오하면서 자애롭다. 지금이라도 바깥으로 나가 밤하늘의 별들을 우러러보라. 오늘밤도 무한 공간을 달려온 별빛이 바람에 스치우며 우리를 비춘다. 우리 모두는 거기서 왔다. 별이 우리의 고향이다. ​그런 마음으로 별에의 아련한 그리움을 느낀다면 당신은 우주적 사랑을 가슴에 품은 사람일이 틀림없을 것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리우 럭비] 한국축구에 뺨맞은 피지, 럭비로 사상 첫 금메달

    [리우 럭비] 한국축구에 뺨맞은 피지, 럭비로 사상 첫 금메달

    한국축구에 뺨 맞은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의 남자 럭비 대표팀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지는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데오도루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럭비 7인제 결승에서 영국에 43-7 대승을 거두고 9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복귀한 해 우승을 차지했다. 인구 90만명에 제주도 면적의 10배 정도 밖에 안되는 피지가 올림픽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지는 7인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하고 7인제 월드시리즈에서 16번이나 우승한 럭비 강국이지만, 정작 올림픽에서는 럭비가 정식 정목에서 제외돼 메달을 노릴 수 없었다. 그러다 92년 만에 럭비가 재편입되면서 피지에게 기회가 찾아왔고 이를 놓치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 피지는 리우올림픽 조별 예선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미국을 모두 꺾고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8강전에서 만난 뉴질랜드를 12-7로 격파한 피지는 이날 4강전에서도 일본을 20-5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올림픽 메달에 목 말랐던 피지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게다가 자신들을 지배했던 영국을 상대로 거둔 역사적 승리라 더욱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피지는 1874년부터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다가 1970년 영국연방의 일원으로 독립했다. 재미있는 것은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1987년 공화국 수립을 선언하고 영국 연방에서 탈퇴하기까지 한 피지에게 금메달을 안긴 럭비 대표팀 감독이 영국 출신이라는 점이다. 대표팀을 이끄는 벤 라이언 감독은 피지에서는 영웅이나 다름 없다. 리우올림픽 조직위는 앞서 “피지에서 라이언 감독의 인기가 축구 선수 베컴에 대한 영국인들의 사랑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민심 놓고 격론 벌이는 당·청 회동을 하자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새로 구성된 새누리당 지도부가 어제 오찬 회동을 가졌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 대표는 물론 이른바 친박 인사가 최고위원 자리에 대거 포진한 새누리당이다. 따라서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가 과연 할 말을 하면서 건전한 당·청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적지 않았다. 이날 회동 역시 대통령과 ‘특수 관계’인 이 대표가 얼마만큼 여당 대표로서 위상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여 주느냐가 관심이었다. 결론적으로 박 대통령은 이 대표의 다양한 건의에 “여러 말씀을 잘 참고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동안 ‘소통 부재’의 논란이 없지 않았던 대통령이다. 적어도 이 대표 체제의 여당을 대(對)국민 소통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만큼은 분명히 밝혔다고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물론 이날 회동으로 친박이 주도권을 장악한 이후 당·청 관계가 일부에서 우려하는 수직 관계가 아니라 수평 관계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큰 틀에서 다양한 국민적 관심사의 해법을 박 대통령에게 제시하고, 대통령은 또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은 현명했다고 본다. 청와대 의중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당 대표 이미지로는 역설적으로 어떤 국정 현안도 돌파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당·정 모두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이 대표는 개각과 관련해 “탕평인사, 균형인사, 능력인사, 소수자에 대한 배려 인사도 조금 반영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박 대통령에게 밝혔다. 그동안 줄기차게 나돌았던 개각설(說)에 청와대는 일언반구도 내놓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여당 대표의 건의를 빌려 대통령의 결단이 다가왔음을 기정사실화하는 방법도 때로는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 대표는 이 밖에 최근 가장 중요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전기요금 누진제의 개편과 8·15 특사에서 민생 경제 사범에 대한 ‘통 큰’ 특사도 요청했다. 현안을 짚는 모습을 보였지만, 야당에서 요구하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해임’을 언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으로 박 대통령과 이 대표는 오찬에 이어 25분 동안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런 ‘독대’야말로 당 대표가 민심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 대표는 그제 “대통령과 정부에 맞서는 것이 마치 정의이고 그게 전부인 것처럼 인식한다면 여당 의원으로 자격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인식에는 ‘여당이 민심을 제대로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필요하면 최선을 다해 설득하는 노력을 다한 이후에도…’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런 역할을 수행해야 할 당사자가 자신이라는 사실 또한 이 대표는 잊지 말아야 한다. 상견례를 겸한 이날 오찬 회동이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당·청 밀월이 민심을 아랑곳하지 않고 지속되는데도 아름답게 바라봐 줄 수 있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 [지금, 이 영화]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사건

    [지금, 이 영화]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사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종교적 가르침이 있다. 그에 대해 프로이트는 다음과 같이 쓴다. “낯선 사람인 나를 존중해 주고 너그럽게 대하면,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명령과는 관계없이 나도 기꺼이 그 사람을 그렇게 대할 것이다. 그 젠체하는 명령이 ‘네 이웃이 너를 사랑하는 만큼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이었다면, 나도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다.”(김석희 옮김, ‘문명 속의 불만’) 그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그러는 ‘나’ 또한 타인의 이웃이다. 상대방의 환대를 기대하려면 이웃으로서 ‘나’는 먼저 살갑게 다가가지 않으면 안 된다. 공포 스릴러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이러한 명제들을 둘러싼 독특한 의문을 제기한다. ‘오싹한·기이한’이라는 뜻을 가진 영화 ‘크리피’(creepy)에서다. 한적한 동네로 이사 온 다카쿠라(니시지마 히데토시)와 야스코(다케우치 유코) 부부는 이웃집에 인사차 들른다. 그런데 옆집에 사는 니시노(가가와 데루유키)는 왠지 모를 섬뜩한 분위기를 풍긴다. 위화감을 느낀 부부는 그와 거리를 두려 한다. 그러나 생활 공간이 겹치는 한 그들의 삶은 어떤 식으로든 얽힐 수밖에 없다. 안온하던 ‘나’의 일상은 이웃의 등장으로 깨진다. 다카쿠라와 야스코 부부만이 아니다. 니시노의 입장에서도 그렇다. 영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구로사와는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범인이 가장 가까이 있는 옆집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서스펜스 스릴러의 기본적인 아이디어가 매우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그는 그야말로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언급했을 뿐이다. 구로사와는 그보다 훨씬 더 풍부한 함의를 담은 영화를 만들었다. 니시노가 범죄자·악인이라는 사실은 스포일러라고 할 것도 없다. 그러한 설정을 가진 작품은 이미 많이 있다. ‘크리피’는 ‘이웃은 괴물’이라는 테제를 재확인하는 데만 그치지 않아서 흥미로운 영화다. 구로사와는 이렇게 되묻는 것 같다. ‘누군가의 이웃으로서 실은 나도 괴물이다. 그렇지 않은가?’ 이웃의 방문을 니시노는 극도로 경계한다. ‘나’를 위협할지도 모르는 미지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크리피’는 다카쿠라·야스코 부부가 서로가 서로에게 생소한 이웃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한 집에 살아도 남편과 아내는 한 몸이 아니다. 이들은 “네 이웃이 너를 사랑하는 만큼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프로이트의 등가교환 논리를 충실히 따른다. 허나 그것으로는 이웃 간의 빈틈을 완전히 메우지 못한다. 그 지점을 또 다른 이웃 니시노가 파고든다. 공백의 자리에서 세 사람은 쾌락을 향유하며 몰락해 간다. 이것이 구로사와가 그리는 진짜 이웃의 공포다. 18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아뿔싸 6.6점… 벼랑 끝에 몰리자 평정 찾은 ‘강심장’

    아뿔싸 6.6점… 벼랑 끝에 몰리자 평정 찾은 ‘강심장’

    “진종오 다운 경기하자” 혼잣말 마지막 2발로 극적 역전 일궈193.7점으로 올림픽 신기록 경신 “6.6점을 쏘고 정신 차렸어요.” 진종오(37·kt)가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 이래 120년 동안 사격 한 종목을 세계 최초로 3연패한 선수로 역사에 남게 됐다. 진종오는 50m 권총에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2016년 리우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진종오가 이날까지 수확한 올림픽 메달은 모두 6개(금4·은2)다. 그는 개인전 기준 역대 사격 역사상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왕이푸(금2·은3·동1)와 메달 수가 같아졌다. 여자 양궁 김수녕(금4·은1·동1)이 보유한 한국 올림픽 최다 메달(6개)과 타이기록도 세웠다. 본선 성적을 모두 0으로 처리하고 8명이 한 명씩 차례로 탈락하는 숨가쁜 결선에서 진종오는 라이벌 팡웨이(30·중국)가 8위로 떨어지자마자 아홉 번째 격발을 그만 6.6점에 맞히고 말았다.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명사수가 6점대를 쏜 것은 이변 중의 대이변이라 할 수 있어 10일(현지시간)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장 관중석이 크게 술렁댔다. 하지만 진종오는 그때부터 차츰 순위를 끌어올려 19번째 격발에서 선두로 올라서는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본선 193.7점은 올림픽 신기록이다. 4시리즈를 마쳤을 때 7위 콥 파볼(슬로바키아)이 67.2점이고 진종오는 75.9점으로 비교적 여유가 있었지만 5시리즈를 마쳤을 때 6위 블라디미르 콘차로프(러시아)는 111.0점이고 진종오와의 간격은 0.7점밖에 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백척간두의 위기였던 셈이다. 여느 선수 같으면 크게 흔들릴 상황이었지만 진종오는 끄떡하지 않았다. 두 발씩 쏜 뒤 한 명씩 탈락할 때마다 진종오의 착점은 더 10.9 만점에 가까워졌고 순위는 올라갔다. 김성국(북한)이 172.8점으로 동메달리스트로 확정되고 총알이 두 발만 남은 상황에서 진종오는 10m 공기권총 금메달리스트 호앙쑤안빈(베트남)에게 0.2점 뒤져 있었다. 호앙의 첫 발이 8.5점에 그치고 진종오는 10.0점을 쏴 드디어 역전에 성공했다. 관중들이 환호하자 진종오는 조용히 하라는 듯 뒤를 돌아보며 팔을 내저었다. 운명의 마지막 한 발을 앞둔 그의 손짓은 그만큼 여유를 과시한 것이었다. 진종오가 9.3점, 흔들린 호앙이 8.2점을 쏘았다. 호앙은 191.3점으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승우(33)는 151.0점으로 4위에 머물러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그는 “(6.6점을 쏘는) 실수를 한 게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긴장하지는 않았는데 오조준한 상태에서 격발했다”라고 돌아본 뒤 “자책을 하다가 ‘진종오다운 경기를 하자’고 마음먹고 다시 사대에 섰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3위까지 올라갔을 때 ‘동메달은 따겠다’고 잠깐 생각했는데 예전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런 생각을 하면 꼭 3등만 했더라. 그래서 더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은퇴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한 태도를 밝혔다. “후배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아직 은퇴할 생각이 없다.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라’고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자제해 주셨으면 한다. 난 정말 사격을 사랑하고 정정당당하게 경기하고 싶다. 은퇴하라는 건 나에게 가장 사랑하는 사격을 빼앗는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답답했던 77분 빵 터진 ‘빵훈이’… 2연속 메달 보인다

    답답했던 77분 빵 터진 ‘빵훈이’… 2연속 메달 보인다

    멕시코에 끌려가던 후반 32분 한국 첫 유효슈팅을 끝내기 골로 2선-수비-공격까지 전천후 활약 신감독 “8강전도 아이들 해낼 것”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권창훈(수원)은 신태용호의 간판이나 다름없다.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을 겸한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대표팀의 최대 강점인 2선 공격을 주도한 선수다. 최전방과 미드필더 사이를 쉴 새 없이 드나들면서 화끈한 공격력을 갖춘 현재의 신태용호를 떠받쳤다. 그렇다고 그의 역할은 그저 공격라인과 미드필더를 조율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수비가 무너지면 라인을 밑으로 내려 수비벽을 두껍게 쌓고 공격이 신통치 않으면 ‘해결사’로 변신한다. 10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리아 마네 가힌샤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조별리그 C조 3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도 그의 진가는 유감없이 드러났다. 이 경기가 치열할 수밖에 없었던 건 같은 시각 독일이 최약체 피지를 이긴다고 가정했을 때 나란히 1승1무를 기록 중인 한국은 어떻게든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하고, 골득실에서 밀리던 멕시코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창과 방패의 대결, 그야말로 끝장승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대표팀은 전반전은 물론 후반전 중반이 되도록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대표팀은 후반 30분까지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고 볼 점유율까지 크게 밀렸다. 신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자신도 모르게 비겨도 올라간다는 생각에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멕시코는 전반부터 거친 플레이로 대표팀을 압박했다. 전반 11분 페널티박스 안의 정면에서 부에노 마르코의 오른발 슈팅을 시작으로 26분에는 세자르 몬테스의 헤딩 슈팅이 박용우를 맞고 굴절되면서 골대 위 그물을 흔들더니 3분 뒤에는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기회를 얻어내기도 했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은 16분 카를로스 시스네로스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는 결정적인 상황에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계속됐지만 가장 필요할 때 가장 소중한 골이 권창훈의 왼발에서 터졌다. 후반 32분 얻어낸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잡아챈 권창훈은 멕시코 문전 오른쪽에서 왼쪽 깊숙한 곳으로 상대 수비 3명을 제치고 들어간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멕시코의 골망을 갈랐다. 그가 이날 멕시코전에서 기록한 첫 유효슈팅은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권창훈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 경기는 독일전보다 더욱 강한 정신과 간절함으로 준비했지만 생각보다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아 아쉬웠다”면서 “그러나 나와 동료들이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하다 보니 기회가 찾아오더라”고 말했다. ‘끝내기 안타’와 같은 권창훈의 결승골 덕에 골득실을 따지는, 숫자놀음을 내던지고 조 1위로 8강에 오른 대표팀의 신 감독은 “지금 대표팀이 ‘골짜기 세대’라는 말을 흔히 듣지만 권창훈처럼 경험과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가 의외로 많다”면서 “8강전에서도 이들이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라고 굳은 믿음을 나타냈다. 리우데자네이루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원조를 뛰어넘은 한국형 판메밀국수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원조를 뛰어넘은 한국형 판메밀국수

    메밀은 추운 지방,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는 곡식으로 바이칼 호수 일대와 중국 동북부가 원산지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평안도, 강원도 등지에서 많이 생산되었던 곡식이다. 척박한 곳에서 쉽게 재배되어 구황식품으로도 역할을 했던 메밀은 칼로리가 낮고 좋은 단백질이 많아 혈관을 맑게 유지해 주는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메밀을 이용한 면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각종 메밀국수, 냉면, 막국수 등 다양한 향토 음식들이 특색 있는 먹을거리로 등장했다. 이 중 판메밀국수는 메밀가루로 만든 면을 차갑게 하여 장국에 찍어 먹는 일본식 요리 ‘소바’에서 유래했다. 한국형은 일본 소바에 비해 면의 식감이나 장국 맛 등에서 전혀 다른 새로운 맛의 국수다. 차가운 물에 갓 씻어낸 싱싱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면과 심심하고 약간 달짝지근한 장국이 그 특성이다. 장국에 간 무와 잘게 썬 파를 넣고 겨자를 가미한 후 면을 장국에 담그거나 듬뿍 찍어 먹는다. 이에 비해 일본식은 메밀향은 진하지만 다소 건조한 느낌의 면에 짠 ‘쓰유’(간장)를 살짝 묻혀 먹는 스타일이다. 필자에게는 한국형 메밀국수가 훨씬 입맛에 맞다. 오랜 입맛 때문인가? 어린 시절 서울에서 공부하던 형이나 누나들이 방학 때 집에 오면 기분 내며 쏘던 귀한 메뉴가 메밀국수였다. 메밀국수를 잘하는 식당들이 도처에 있으나 습관적으로 찾게 되는 집들이 있다. 예전에 서울 서초동 옛 제일생명 뒷골목에 70년 전통의 ‘제남’이라는 조그만 집이 있었다. 몇 년 전 주인아주머니가 돌아가셔서 없어졌지만 지금도 그 동네를 지날 때마다 생각난다. 일제 강점기에 개업해 1990년쯤 서초동으로 옮겨 온 집으로, 거의 하얀색의 면에 멸치만 쓰는 장국맛이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우리 부부가 ‘외식’하면 가장 많이 갔던 곳이다. 얘기를 즐기시던 주인아주머니의 메밀면과 장국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장국을 그렇게 아껴서, 남기면 우동이라도 찍어 먹으라고 권할 정도였다. 오랜 단골들 때문에 문을 못 닫고 어려운 장사를 한다고 했다. 1954년 개업한 ‘미진’이란 곳이 있다. 학창시절에 돈 생기면 가던 곳으로, 얼마 전 피맛골 재개발로 인근 오피스텔로 이전했다. 부드러운 면발과 장국맛이 자랑으로, 점심때면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지금도 볼 수 있다. 남대문시장 인근 북창동에도 ‘송옥’이라는 메밀전문집이 있다. 1961년 광화문에서 창업해 1970년 지금 이곳으로 옮겨 왔다. 면발이 굵어 식감이 좋고 장국은 약간 달큼하면서 진한 맛이다. 점심때 줄 서고 합석하는 것은 기본이다. 서소문 덕수궁 옆에도 1962년 문을 연 ‘유림면’이라는 집이 있다. 깨끗하게 단장한 집이다. 면발이 가늘고 쫄깃해 특별한 식감을 자랑한다. 여의도에도 주인장이 직접 면을 뽑고 직장인들이 줄 서서 먹는 ‘청수’라는 곳이 있다. 판메밀국수는 이제 일본의 ‘소바’를 넘어선 고유의 한국형 메뉴가 됐다. 애호가가 나날이 늘고 있고 역사와 맛을 자랑하는 식당들이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뜨거운 여름을 나면서 음미해 보기를 권한다.
  • 거제 갈매기야, 너도 절경에 놀라 우느냐

    거제 갈매기야, 너도 절경에 놀라 우느냐

    늙은 동백나무 얽힌 지심도… 포세이돈 삼지창 닮은 해금강… 웅혼한 홍포 앞바다 굽어보는 계룡산 물놀이를 즐기기 좋은 아름다운 해변이 17개나 된다. 시 단위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학동 농소 여차는 몽돌, 구조라 와현 명사 등은 고운 모래로 이름났다. 늙은 동백나무들이 거미줄처럼 얽힌 지심도, 포세이돈의 삼지창 닮은 해금강도 멋들어지다. 이뿐이랴. 웅혼한 홍포 앞바다와 이를 낱낱이 굽어볼 수 있는 계룡산 풍경도 장쾌하다. 또 있다. 편안하게 ‘세월 낚으라’고 지세포 바다 위로 긴 낚시공원까지 만들어 뒀다. 이만하면 머리 위에 맴도는 뜨거운 공기를 피해 달아나기 딱 좋지 아니한가. 거기가 바로 경남 거제다. 먼저 시원한 바다부터 간다. 모래 곱기로 이름난 구조라 해수욕장이 목적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전국 청정 해수욕장 20선’ 가운데 하나로 선정한 곳이다. 동쪽으로 거제의 ‘풍경 전망대’ 망산, 서쪽으로 수정봉, 앞쪽의 안섬, 윤돌섬 등이 어우러져 수려한 풍경을 펼쳐 내고 있다. ●사자바위·부처바위 등 기암괴석 즐비한 해금강 구조라 해변에서 좀더 아래로 내려가면 해금강과 만난다. 바다에 뜬 기암괴석이 금강산을 닮았다는 곳이다. 해금강은 유명세만큼이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옛 이름은 ‘갈도’(葛島)였다. 기암괴석의 형태가 칡뿌리 뻗은 듯하다는 뜻이다. 삼신산(三神山)이란 이름도 있다. 하늘에서 보면 세 개의 봉우리로 나뉘는데 각 봉우리를 바다와 하늘, 땅의 신이 관장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다 위에 곧추선 기암들의 모양새를 보자면 꼭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닮았다는 느낌도 든다. 약초섬으로도 불린다. 기원전 210년께 중국 진시황의 방사였던 서불이 불로초를 캐러 왔다가 해금강에 반해 돌아가지 않고 머물렀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별명이다. 해금강 옆 우제봉엔 ‘서불과차’(徐市過此) 이야기가 전해 온다. 서불과차는 ‘서불이 이곳을 지났다’는 뜻. 어린 남녀 3000여명과 함께 우제봉 일대에 머물던 서불은 절벽에 ‘서불과차’ 네 글자를 새겨 넣었다. 그런데 1959년 사라호 태풍 때 하필 암벽에 새겨진 글씨들이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해금강은 뭍에서 보는 것과 바다에서 보는 모양이 확연히 다르다. 둘 가운데 진면목을 꼽으라면 당연히 바다 쪽에서 보는 풍경이다. 배를 타고 가며 보는 해금강은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보는 방향과 각도에 따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사자바위, 부처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코발트 블루의 바다 위에 즐비하다. 특히 사자바위 위로 해가 뜨는 모습은 TV ‘애국가 영상’에 등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금강마을과 도장포, 학동, 구조라, 와현 등 거제도 곳곳에서 해금강을 돌아보는 유람선이 출발한다. ●대병대도 등 한려수도 섬 한눈에 ‘바람의 언덕’ 해금강 들머리의 ‘바람의 언덕’은 탁 트인 바다 전망이 일품이다. 맞은편의 신선대 풍경도 빼어나다. 멀리 대병대도, 소병대도 등 한려수도의 섬들이 보석처럼 떠있다. 코발트빛 바다 위로는 수많은 어선들이 분주히 오간다. 멸치잡이 배들이다. 보통 선단을 이뤄 멸치를 잡는데, 어군 탐지를 위한 어탐선 1척과 쌍끌이 그물로 멸치를 잡는 본선 2척, 잡은 멸치를 즉석에서 삶는 가공선 등 5~6척의 배가 1개 선단을 이룬다. 많을 때는 두어 개의 선단이 동시에 조업하는 경우도 있다. 이맘때만 볼 수 있는, 역동성이 물씬 풍기는 모습이다. ●옛 사람들이 ‘혁파 수도’라고 부른 홍포 바다 거제 바다는 웅혼하다. 특히 남쪽 홍포의 빨려들 듯 망망한 바다는 거제 바다의 본성이라 할 만하다. 이 모습 엿볼 수 있는 곳이 여차 해변에서 홍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다. 거리는 3.5㎞ 정도로 길지 않지만 담고 있는 풍경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세 곳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옛사람들이 혁파(赫波)수도, 혹은 적파(赤波)수도라 불렀던 서정적인 홍포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여기서 팁 하나. 해안도로 아래에 색다른 풍경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 몇 곳 있다. 홍포 바다를 자신만의 것으로 갈무리할 수 있는 곳들이다. 들머리가 꼭꼭 숨겨져 있어 외지인이 찾기는 쉽지 않지만 방법은 있다. 현지인들의 차가 주차돼 있거나, 사람이 오간 흔적을 따라가면 된다. 숲을 헤치고 내려가면 해안도로에서 볼 수 없었던 거제 바다와 만날 수 있다. 낚시인들이 알아 둘 것도 있다. 지세포 바다 위로 교량 형태의 낚시공원이 조성돼 있다. 누구나 쉽게 낚시 포인트에 접근할 수 있다. 인근 낚시점에서 낚싯대도 빌려준다. 맨손으로 가도 서너 시간가량 바다와 놀다 올 수 있다. 주차장 쪽에는 캠핑 사이트도 구축돼 있다. 발걸음을 재촉해 산으로 간다. 계룡산 안부 어름에 있는 고자산재가 목적지다. 거무튀튀한 폐허 너머로 지는 해가 슬프도록 아름답다는 곳. 계룡산은 거제도 중심부에 우뚝 솟은 산이다. 정상 못 미친 곳에 한국전쟁 때 쓰였던 미군 통신대 건물의 잔해가 남아 있다. 옛 통신대 건물이 길게 땅그림자를 남길 때쯤 용광로처럼 타올랐던 태양도 뉘엿뉘엿 다도해의 섬들 사이로 빨려들어 간다. 이 모습이 더없이 장엄하고 화려하다. 고자산재까지는 차로 오를 수 있다. 같은 장소에서 해돋이 장면도 마주할 수 있다. ●장승포항서 5㎞ 떨어진 지심도 동백숲의 자태 마지막으로 지심도를 덧붙이자. 거제 여정에서 가장 ‘깜놀’했던 섬이다. ‘동백섬’이란 명성은 익히 듣고 있었지만, 고백하건대 늙은 동백 우거진 숲이 그리 깊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지심도는 거제 장승포항에서 5㎞ 남짓 떨어져 있다. 둘레는 1.5㎞ 정도. 섬 안에 후박나무 등 37종의 식물이 뒤섞여 자라는데 10그루 가운데 7그루가 동백이다. ‘7할’이 동백숲인 지심도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역시 동백꽃이 봉오리째 뚝뚝 떨어지는 봄이다. 그런데 진초록으로 반짝이는 여름날 동백 터널의 자태도 그에 못지않게 곱다. 늙은 동백들이 이끼 낀 가지를 뒤틀고 선 모습은 괴기스럽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슬슬 걸어 섬 한 바퀴 도는 둘레길 코스도 추천 지심도 선착장에서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면 섬 둘레길이 나온다. 거리는 3.7㎞ 정도. 섬을 한 바퀴 둘러보는 길이다. 높낮이가 별로 없는 순탄한 길이어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돌아볼 수 있다.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섬 곳곳에 아픈 역사의 흔적도 스몄다. 일제강점기 때의 포진지와 탄약고, 서치라이트 보관소, 욱일기 게양대, 방향지시석 등 일본군이 주둔했던 흔적들이 남아 있다. 글 사진 거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통영대전고속도로 통영 나들목으로 나가 거제 방면 국도 14호선을 타고 가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엔 거가대교를 이용해 부산과 거제를 묶어 여행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장승포에서 14번 국도를 따라 지세포∼와현∼구조라∼해금강 방면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다. 해금강을 지나 다포삼거리에서 여차마을 쪽으로 이어지는 왼쪽 길로 접어들면 여차∼홍포 해안도로와 연결된다. 여차∼홍포 해안도로는 비포장도로와 시멘트 포장도로가 뒤섞였다. 승용차로도 갈 수 있다. 계룡산 통신대 유적지는 장승포에서 상동동 방향으로 가다 용산마을에서 좌회전해 임도를 따라 오른다. 역시 군데군데 비포장도로가 섞였지만 승용차로 오르는 데 문제는 없다. →맛집:요즘 거제의 이색 먹거리로 멸치가 꼽힌다. 지세포와 외포항 일대에 멸치쌈밥 등 요리집들이 몰려 있다. 거제멸치쌈밥(682-0317), 양지바위횟집(635-4327) 등이 이름났다. 거제포로수용소 옆 백만석(638-3300)은 멍게비빔밥, 장승포의 항만식당(682-3416)은 시원한 해물뚝배기를 잘한다. →잘 곳: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지세포의 대명 거제 마리나 리조트(733-7333)를 권할 만하다. 516개 객실이 전부 ‘오션 뷰’다. 요트 계류장인 ‘마리나 베이’도 운영한다. 피싱투어, 선셋투어, 요트투어 등을 할 수 있다. 워터파크 ‘오션베이’도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야외 파도풀, 부메랑고 등 어트랙션 시설 면에서 수도권 대형 워터파크 뺨치는 규모다. 와현해수욕장에 있는 리베라 호텔(730-5000)도 계단을 통해 바다와 연결된다.
  • [고전으로 여는 아침] 도전하라, 도전하라, 또 도전하라

    고난의 시대일수록 대중은 영웅을 기다린다. 기원전 13세기 그리스에는 숱한 영웅들이 탄생했다. 페르세우스, 헤라클레스, 이아손, 테세우스,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 등이 그들이다. 그리스인들은 문명의 이 여명기에 갖가지 자연의 야수들을 물리쳐야 했고, 식량과 주석 획득을 위해 척박한 그리스 땅을 떠나 흑해와 지중해 연안 각지로 교역로를 개척해야 했다. 영웅이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불확실한 미래에 목숨을 걸어야 했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험난한 모험과 시련을 이겨내야 했다. 당시 그리스 청년들은 당돌하리만큼 도전적이고 진취적이었다. 미지의 땅으로 떠나는 모험의 여정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은 고난 극복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탁월함을 입증하는 것을 영웅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로 여겼다. 야수 같은 헤라클레스도 모든 면에서 자신보다 용렬했던 에우리스테우스의 종이 되어 10년이 넘도록 12고역을 과업으로 받아 수행했다. 인간이 성취하기 어려운 고역을 이겨내야만 신이 될 수 있다는 신탁이 그에게 영웅적 도전을 부추겼기 때문일 것이다. 이아손 역시 숙부에게 찬탈당한 왕위를 되찾기 위해 살아 돌아올 수 없으리라는 흑해 연안 콜키스 왕국으로 황금양털을 구하러 항해를 떠났다. 이 모험담을 아폴로니오스 로디우스(BC 295?~215?)는 서사시 ‘아르고나우티카’로 전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연상시키는 대모험이야기다. 흥미로운 것은 이아손이 이 ‘죽음의 항해’에 동행할 벗들을 공모하자 그리스 전역에서 날고 긴다는 영웅들이 54명이나 몰려들었다는 점이다. 살아서 돌아오면 그나마 다행이고, 그렇지 않으면 야만족의 손에 죽게 될 상황이 불 보듯 예견됨에도. 황금양털을 탈취해오면 이아손은 테살리아 왕이 될 자격을 얻겠지만, 동료에게 주어질 보상은 아무것도 약속된 것이 없었다. 그리스의 영웅들을 가슴 뛰게 한 유인책은 무엇이었을까.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땅을 향해 거센 파도와 풍랑을 이겨내고 거칠고 용맹한 야만족을 물리쳐 영웅이 되는 것. 그들은 그것이야말로 단 하나뿐인 목숨을 걸 만한 명예로운 일이라 생각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 이아손은 콜키스 왕국의 공주 메데이아의 사랑을 얻고 그녀의 마술의 도움을 받아 황금양털을 획득한다. 이아손은 과업을 달성하고 귀환했다. 하지만, 그는 메데이아의 계략으로 숙부 펠리아스를 죽이고도 왕위를 이어받지 못했다. 2% 부족한 영웅 이아손. 이아손은 주체적으로 고난을 극복해내지 못해 대중의 폭넓은 인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요즘 청년들이 지나치게 안전한 직업에 몰리고, 가족과 주변, 사회와 국가의 도움에 의지하려는 풍조가 커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인생을 열어가려는 진취적 도전 정신이 아쉬운 때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사회적기업, 시야 넓힌다면 혁신의 메카”

    “사회적기업, 시야 넓힌다면 혁신의 메카”

    ‘행복도시락 1호점’ 확장 이전 10년간 매출 245억 규모 성장 “SK가 10년 동안 ‘행복도시락’에 15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같은 돈으로 4000원짜리 도시락을 기부했다면 1년 만에 바닥날 규모의 재원입니다. 경쟁력 있는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면 이처럼 좋은 가치가 오래 지속됩니다.” SK행복나눔재단 김용갑 사회적기업 본부장은 9일 “재단이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인 행복도시락은 기부 형식에서 진화한 비즈니스모델 형식의 사회공헌사업이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행복도시락은 결식아동이나 독거노인처럼 끼니를 거르는 취약계층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사업을 한다. 이날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2006년 문을 연 행복도시락 1호점이 성동구 마장동으로 확장 이전해 ‘행복도시락 중부 플러스센터’로 새롭게 태어났다. 전국 27개 센터로 행복도시락이 늘어나면서 2007년 84억원이던 이 기업의 매출은 지난해 245억원으로 성장했다. 약 400명이 행복도시락에서 일자리를 얻었는데, 이 중 70%가 취약계층 출신으로 도시락을 만들며 자립기회를 얻었다. 10년 동안 전달된 행복도시락은 약 3130만식에 이르고, 도시락을 받는 아이를 대상으로 식이 상담과 정서 상담까지 이뤄지고 있다. 김 본부장은 “중부 플러스센터 개소식을 계기로 기업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복도시락은 이미 지난해 유명 셰프들의 재능기부를 받아 특식메뉴를 선보이는 시도를 하고, 지난 5월부터 SK임직원을 대상으로 양질의 아침도시락을 배달하는 수익사업인 ‘행복한아침’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행복한아침 수익금은 행복도시락에 재투자되는 구조다. 장애인을 고용하거나 취약계층을 돕는 사업만 사회적기업의 업무로 보는 인식에 대해 김 본부장은 ‘시야 확장’을 요구했다. 지금의 사회와 시장 속 불편을 찾아내 경제적·사회적 효용을 높이는 사업모델을 찾아내는 게 사회적기업가의 자세라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사회적 필요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풀어낸다는 점에서 사회적기업이야말로 혁신의 메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연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마이크임팩트, 발달 장애인을 위한 수학교육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에누마, 법률서비스 대중화를 모색 중인 로앤컴퍼니 등을 혁신적인 사회적기업의 예로 꼽았다. 모두 2010년부터 SK행복나눔재단이 개최한 사회적기업 콘테스트를 거쳐 SK로부터 투자를 받아낸 동시에 시장에서 다른 투자유치까지 성공한 곳들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종걸 “반전은 이제부터… ‘더민주 샌더스’ 찾겠다”

    이종걸 “반전은 이제부터… ‘더민주 샌더스’ 찾겠다”

    컷오프 통과는 명분 승리 드라마 정권교체 실패시 정계 은퇴 고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당 대표 후보는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주류 당 대표는 이래도 저래도 힘이 없다. 오로지 정권을 되찾겠다는 하나의 목표만 보고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컷오프’(예비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본선에 진출한 그는 “반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예비경선 통과를 예측했나. -예측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반전 드라마’였다. ‘명분’이 ‘조직’을 이겼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김상곤 후보는 ‘2약’으로 평가되지 않았나. 하지만 이제는 나와 함께 ‘2강’으로 자리잡았다. 결선에서도 반전을 확신한다. →당 대표로 선출돼야 하는 명분은 무엇인가.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다. 3자 대결이라는 취약한 환경에서 치러진 총선에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졌다. 그만큼 국민들의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의미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당의 중차대한 과제와 나의 책무를 깊게 통감했다. 하지만 더민주가 정권 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후폭풍은 더 클 것이다. 가슴 아픈 가정이지만 만약 더민주가 다음 대선에서도 집권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정계 은퇴를 고려할 것이다. 만약 정권 교체에 실패하면 더민주도 더이상 존속할 수 없을 것이다.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문재인) 전대’라는 말이 회자된다. 비주류 대표 후보로서 대선 경선 관리 방안은. -더민주의 대선 주자는 사실상 정해져 있다. 그래서 아무도 뛰어들려고 하지 않는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로 결정되는 판이었다면, 어떻게 ‘샌더스 돌풍’이 일어날 수 있었겠는가. 샌더스와 같은 후보들이 더 들어와야 한다. 지금 당장 전혀 떠오르지 않은 분들도 더민주의 샌더스가 될 수 있다. →원내대표 시절 당무거부 논란이 아직까지 따라붙는다. -당이 쪼개지는 비상 상황이었다. 당무를 거부한 게 아니라 ‘통합여행’을 다니며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나머지 두 후보는 당시 관전자에 불과했다. 한 분(김 후보)은 분당의 원인이 된 혁신안을 만들었던 사람이다. 당을 혁신하라고 했더니, 뺄셈 정치를 했다. 다른 한 분(추미애 후보)은 탈당 행렬이 계속되는 와중에 분당 책임의 중심에 서 있는 지도부를 옹호했다. 그런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야권 통합에 나설 수 있겠는가. →최고위원제 폐지를 골자로 한 ‘김상곤 혁신안’에 부정적이었다. 당 대표가 되면 지도부 체제를 변경할 계획인가. -혁신안은 계파 갈등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전국 단위로 선출하던 최고위원제를 권역·부문별 대표위원제로 바꿨지만 오히려 더 계파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이대로 특정 계파를 중심으로 지도부가 꾸려지면 당 대표의 독주를 견제할 힘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시행도 한 번 안 해 보고 폐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앞으로 운영 과정에서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계파 불문 ‘오더 투표’ 진흙탕

    계파 불문 ‘오더 투표’ 진흙탕

    친박→ 이정현, 비박→ 주호영… ‘투표 지령’까지 새누리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8·9 전당대회에 임박해 친박(친박근혜)계는 이정현, 비박(비박근혜)계는 주호영 의원에게 투표하라는 ‘지령’이 각각 내려졌다. 계파 갈등이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목됐는데도 반성과 쇄신은커녕 아직도 권력 쟁탈에만 눈이 먼 모습이다. 친박계 의원 20여명은 지난 6일 서울 모처에서 회동을 하고 이정현 의원에게 표를 몰아주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 주 의원이 정병국 의원을 따돌리고 비박계 단일 후보가 되자 위기의식을 느낀 친박계가 긴급 회동을 통해 ‘교통정리’를 시도한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청와대 개입설도 불거졌다. 이와 함께 주말 동안 당원들 사이에는 특정 후보를 찍으라는 ‘오더(명령) 문자메시지’가 나돌았다. 당 대표 후보 1명, 최고위원 후보 2명 등의 실명을 콕 집어 이들에게 투표하라고 안내하는 내용이었다. 친박계에선 ‘이정현·조원진·이장우’, 비박계에선 ‘주호영·강석호·이은재’ 후보가 세트로 묶였다. 보낸 이는 전 의원, 당원협의회 사무국장 등 지역 조직을 관리하는 당원들로 확인됐다. 친박, 비박 할 것 없이 ‘오더 투표’ 메시지가 난무하면서 경선은 그야말로 ‘진흙탕 경쟁’ 속에 빠져 ‘막장’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이름이 빠진 ‘중립’ 주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주영 의원은 7일 “분열과 패권의 망령이 되살아나 당을 쪼개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선교 의원은 “뒤에서 조종하는 분들은 이제 손을 떼라. 그 정도 했으면 됐다”며 친박계를 겨냥했다. 주 의원은 친박계의 ‘오더 투표’를 비난하면서도 비박계의 ‘오더 투표’는 자신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원을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투표 기계로 여기는 친박 패권주의를 심판해 달라”면서도 “우리 측에선 돌린 게 없다.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아니면 돌리는 건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정현 의원은 “말로만 계파 청산을 외치면서 상대 후보의 오장육부를 뒤집어 놓은 뒤 나중에 화합하자는 것은 옳지 않다”며 비박계를 겨낭했을 뿐 자신에게 유리한 ‘오더 투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당원 선거인단의 투표율은 20.7%를 기록했다. 9일 대의원 당원 9100여명의 현장 투표가 더해지면 최종 투표율은 22%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무성 체제’가 출범한 2014년 7·14 전대 때보다 8% 포인트 가량 낮고, ‘황우여 체제’를 탄생시킨 2012년 5·15 전대 때보단 7% 포인트 정도 높은 수치다. 휴가철·올림픽 등의 변수 탓에 투표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당원 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30%가 더해져 당 대표 1명, 최고위원 5명이 선출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양 유일 김정은 추종자’, 스페인에 친북 카페 열어

    ‘서양 유일 김정은 추종자’, 스페인에 친북 카페 열어

     최근 스페인 지중해변 도시인 타라고나에 북한 김정은 체제를 지지하는 카페인 ‘평양 카페’가 오픈했다고 AFP가 전했다.  이 카페는 스페인 공산주의자인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41)가 열었다. 카페 뒤편에 대형 인공기를 게양했으며 카페 구석에는 김정은 일가의 저서로 채운 책장을 들여놓았다.  카오 데 베노스는 미국 등 30개국 이상에 대표단이 있는 조선우호협회(KFA)의 설립자이자 회장이다. KFA는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옹호하는 대표적인 해외 친북 단체로 2000년 만들어졌다. 카오 데 베노스는 ‘김정은을 추종하는 세계 유일의 서양인’이라는 비아냥섞인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북한은 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국가로 북한에 대한 조작과 허구를 깨뜨리고 싶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절차가 복잡하고 거리가 멀어 북한에 쉽게 갈 수 없지만 우리 카페에는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카오 데 베노스는 유엔의 2014년 보고서에서 지적된 북한의 처형과 노예노동, 고문, 강간, 강제 낙태, 정치범 처형 등에 대해 “다른 어떤 자본주의 국가보다 북한에서 식량이나 주택, 일자리를 확보하기가 쉽다”며 “그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믿는 진짜 인권”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북한이 서구 시스템을 따르지 않거나 미국에 복종하지 않기 때문에 비방의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에 대한 비판적 보고서도 탈북자 증언에만 의존했다는 이유로 믿지 않았다.  카오 데 베노스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KFA의 회원이 1만 7000명에 이르며 카페가 문을 연 첫날 35명이 방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평양 카페를 북한 음식과 전통을 토론하고 영화를 상영하거나 강연을 하는 ‘문화 센터’로 키워갈 계획이다.  아울러 그는 여행사를 통해 북한 방문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신청자 수가 10명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AFP는 전했다.  북한의 관광객은 연간 5만명으로 대부분 중국인이며, 북한 관광을 알선하는 스페인 여행사는 지난해 약 60명의 스페인 관광객을 모은 바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아하! 우주] ‘유황불 지옥’ 목성의 화산 위성 이오의 비밀

    [아하! 우주] ‘유황불 지옥’ 목성의 화산 위성 이오의 비밀

    태양계에는 유황불 지옥이라 부를만한 천체가 하나 있다. 바로 목성의 위성인 이오다. 이오는 목성에서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어 공전 주기가 1.7일 정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목성과 다른 위성의 중력으로 인해 내부에서 열이 발생해서 화산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이오의 화산은 지금도 활동 중이며 사실 규모로도 태양계 최대의 활화산이다. 여기서 나오는 유황을 포함한 거대한 가스는 지상에서 150km 높이로 뿜어져 나오며 지표에는 녹은 유황 성분이 있는 용암이 흐른다. 하지만 태양에서 먼 목성 궤도에 있으므로 용암이 흐르지 않는 땅은 낮에도 온도가 -148℃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유황불과 얼음의 지옥인 셈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오에 화산 활동에 의한 대기가 존재한다. 물론 매우 희박한 밀도의 대기이나 이산화황(SO2)의 대기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대기는 태양계에서 이오에 유일하다. 최근 사우스이스트 연구소(Southwest Research Institute)의 과학자들은 8m 구경의 제미니 노스 망원경을 통해 이오의 이산화황 대기를 조사했다. 본래 이산화황은 녹는점이 -75.5℃, 끓는 점이 -10℃ 정도인데, 이오의 낮은 기압과 온도에서는 일부가 기체로 존재한다. 그리고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드라이아이스처럼 승화(고체에서 바로 기체가 되는 것)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오의 대기는 하루에 2시간씩 이오가 목성의 그림자에 들어가면 그 크기가 감소한다. 이때는 아예 태양 빛이 전혀 이오에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온도가 더 내려가 -168℃가 되기 때문이다. 이산화황은 얼어붙어 서리가 된 후 그림자에서 벗어나면 태양 빛을 받으며 다시 기체가 된다. 이오에 희박한 대기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하루에 2시간씩 대기가 얼어붙어 감소한다는 것은 처음 밝혀진 사실이다. 이런 식으로 대기가 변하는 천체는 현재까지 이오가 유일하다. 이번 연구는 아직 태양계에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를 다시 보여준 셈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사설] 與 전당대회, 계파 떠나 국정 희망 보여줘야

    새누리당의 당 대표 선거가 지긋지긋한 계파싸움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당대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기는커녕 극도의 절망감만 안겨주고 있다. 올해 말 미국 대선, 내년 말 우리나라 대선 등 나라 안팎이 불덩이 같은 격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데 이래서 그 운명적 순간을 제대로 타개해 나갈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집권 여당의 당 대표를 맡겠다며 나선 후보들이 마지막까지도 ‘계파론’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니 국민들이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단 말인가. 만회할 시간은 사흘뿐이다. 어제 비박계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됐고, 이에 자극받은 친박계 후보의 단일화 조짐도 엿보인다. 합종연횡을 통해 계파별 결집 현상이 나타나는 등 친박·비박 간의 혈투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하지만 막판까지 양대 계파끼리 으르렁대며 난타전을 벌이느라 당 쇄신 계획이나 국정 어젠다 같은 정작 중요한 리더십은 뒷전으로 내팽개쳐졌다. 후보들은 합동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의 약점만 물어뜯을 뿐 건설적인 토론을 이어가지 못했다. 와이셔츠의 소매를 걷어붙이고, 목젖이 떨릴 정도로 격정적 연설을 토해냈지만 상대 계파 비판 외에 내용은 지극히 빈약했다. 사실 계파의 실력자들이 빠지고 고만고만한 후보들이 ‘대리전’에 나섰을 때부터 ‘우물 안 개구리’식 전당대회는 예견됐던 바이다. 친박계 서청원 의원과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 등 장외 세몰이로 이전투구를 독려한 계파 좌장들의 책임도 크다. 총선 참패의 원인 제공자들이 반성은커녕 오히려 계파 싸움을 독려하고 있으니 도대체 새누리당이 공당(公黨)인지, 사당(私黨)인지 국민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러고도 내년 대선에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손을 내민다면 그야말로 몰염치한 일 아닌가. 이제라도 진지한 반성의 토대 위에서 혁신을 다짐해야 할 것이다. 그렇잖아도 대통령의 소통 부재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가 점점 쌓여가고 있다. 국민은 4·13 총선을 통해 16년 만에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정치 역학구도를 만들어냈다. 집권 여당으로서는 혹독한 ‘시련의 계절’이라 할 만하다. 소모적인 계파 싸움에 매달려 있을 계제가 아니다. 이번에 뽑히는 새누리당의 대표는 앞으로 1년 반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정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그러자면 특정 계파의 대변자가 돼서는 안 된다. 계파를 떠나 국민에게 희망의 국정 비전을 보여줘야만 한다.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를 날려보내지 않기 바란다.
  • [사설] ‘새로운 세상’ 꿈 펼치는 리우 올림픽

    [사설] ‘새로운 세상’ 꿈 펼치는 리우 올림픽

    제31회 하계올림픽이 오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막했다. 오는 22일까지 17일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다. 공식 슬로건이 ‘뉴 월드’(새로운 세상)인 이번 올림픽에 쏠리는 시선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전 세계 206개국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사상 최초로 남미 대륙에서 열리는 올림픽에는 출전 선수만 1만 500여명에 이른다. 거기에 테러와 난민 문제로 얼룩진 지구촌을 우정과 화합으로 모처럼 한데 묶는 세계 축제이니 그 의미야말로 새삼 더 값지고 귀한 것이다. 그런 지구촌의 뜨거운 열망을 반영하듯 사상 최초로 난민팀이 출전해 올림픽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여러 값진 의미에도 불구하고 이번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에는 난제가 없지 않다. 사상 최악의 올림픽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일찍이 제기됐을 정도로 위험요소가 많다. 주민들의 거센 시위와 돌 세례가 끊이지 않을 만큼 리우 올림픽에 대한 브라질 국민들의 감정은 호의적이지 않다. 환호보다는 분노와 불안, 무관심이 심각하다는 외신이 이어지고 있다. 선수촌과 경기장의 열악한 시설도 그렇거니와 심각한 치안 불안도 여전히 큰 문제다. 지카바이러스나 수질 오염 등에 따른 감염병 위험성도 올림픽 성공을 내내 위협하는 걱정거리들이다. 축제가 멋지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구촌이 함께 경계와 관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일이다. 24개 종목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들은 벌써 상쾌한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어제 피지와의 조별 리그에서 8-0의 대승 기록을 세웠다. 한국 축구의 역사를 바꾼 것이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10개 이상 획득, 종합순위 10위 진입이 최종 목표다. 아무쪼록 찜통더위와 번다한 현실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도록 소나기 같은 낭보가 잇따르기를 기원한다. 올림픽의 근본정신은 시작도 끝도 ‘세계 평화’다. 성화가 꺼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오로지 평화 속에서 지구촌에 화해의 기운이 재충전되기를 기대한다.
  • 申의 아이들 ‘신들린 골잔치’… 1분 45초에 3골, 믿을 수 없다

    申의 아이들 ‘신들린 골잔치’… 1분 45초에 3골, 믿을 수 없다

    빠른 패스 앞세운 ‘4-3-3 전형’ 위력 후반 석현준·손흥민 투입 용병술 적중 한국 올림픽 축구사를 몽땅 뜯어고친 피지와의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 8골은 그야말로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특히 후반 1분 45초 동안 터진 3골은 최고령 와일드카드인 34세의 상대 베테랑 골키퍼의 혼을 빼기에 충분했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원톱으로 내세운 ‘4-3-3’ 전형을 선택한 한국은 초반부터 수비로 나선 피지를 일방적으로 몰아쳤다. 전반 32분 권창훈(수원)의 오른쪽 크로스를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류승우(레버쿠젠)가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선취골을 성공시키며 골 잔치의 시작을 알렸다. 5분 뒤에는 류승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문창진(포항)이 찼지만 공이 왼쪽 골대를 강하게 맞고 튀어나오는 바람에 쓴 입맛을 다시며 전반을 1-0으로 마쳤다. 하지만 아쉬움은 길지 않았다. 후반 17분 문창진의 패스를 받은 권창훈의 두 번째 골로 본격 시동을 건 한국은 1분 뒤 권창훈이 류승우의 패스를 받아 다시 골망을 흔들더니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류승우가 피지 아크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의 볼을 빼앗은 뒤 자신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신태용 감독은 후반 23분 황희찬과 권창훈을 빼고 석현준(포르투)과 손흥민(토트넘)을 투입했는데, 이마저도 맞아떨어졌다. 손흥민은 후반 27분 류승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득점으로 연결했고 석현준은 후반 32분과 종료 직전인 44분 헤딩으로 두 골을 작성했다.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류승우가 자신의 세 번째 골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1차전을 마무리했다. 8골을 작성한 네 명 가운데 특히 류승우와 권창훈이 돋보였다. 류승우는 후련한 첫 골로 8-0 승리의 방아쇠 역할을 했고 5골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해 일등공신이 됐다. 한때 ‘황태자’로 주목받다 5월 말 부상으로 넘어졌던 권창훈도 말끔하지 못한 몸 상태에서도 2골을 터뜨려 ‘믿을맨’의 가치를 재확인시켰다. 류승우는 “해트트릭을 한 것보다 팀이 대량 득점에 성공하고 본선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워 기분이 좋다”며 “첫 단추를 잘 끼웠으니까 남은 2·3차전에서도 분위기를 잘 살려 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와일드카드 손흥민은 “현재 몸이 가볍고 독일전에서는 더 좋아질 것”이라며 “독일 팀에는 레버쿠젠 시절 동료들도 있지만 경기장에서는 경쟁자인 만큼 치고받고 싸우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오늘 대승으로 독일과의 2차전에 올인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한 뒤 “독일전에서만 승리하면 8강 진출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 공개할 수 없지만 다른 포메이션으로 가겠다. 준비한 것들을 잘 해낼 것”이라며 또 다른 카드를 꺼낼 것임을 시사했다. 사우바도르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뮤직뷰!] 소녀시대 9주년, 우리 처음 만났던 ‘그 여름’을 기억해

    [뮤직뷰!] 소녀시대 9주년, 우리 처음 만났던 ‘그 여름’을 기억해

    어느덧 9주년이다. 2007년 싱글 앨범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해 대한민국 대표 걸그룹으로 우뚝 선 소녀시대의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걸그룹의 수명은 ‘7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길지 않다. 그러나 소녀시대는 ‘지’(Gee)와 ‘오!’(Oh!)로 대세 걸그룹의 반열에 오른 이후, 매번 다채로운 음악들을 선보이며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걸그룹이다. 그런 소녀시대가 2016년 8월 5일, 9주년을 맞아 ‘그 여름’(0805)을 공개했다. ‘그 여름’은 디지털 음원 공개 채널 ‘스테이션’을 통해 발매되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하지만, 소녀시대의 9주년을 기념하는 곡이자, 9년이라는 오랜 기간을 함께해 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팬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따스하고 잔잔한 멜로디도 그렇지만, 추억을 상기하며 “변함없이 함께 하고 싶다”는 내용의 수영이 직접 쓴 노랫말은 듣는 것만으로 가슴을 짠하게 한다.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소녀시대의 진심이 담긴 편지가 노랫말을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담아냈다. 그런 진심이 전해진 걸까. 소녀시대의 팬송 ‘그 여름’(0805)은 지니, 네이버 뮤직, 엠넷, 벅스, 올레뮤직, 소리바다, 몽키3뮤직 등 7대 음원 차트의 실시간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사진·영상=[STATION] Girls‘ Generation 소녀시대_그 여름 (0805)_Music Video/유튜브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사설] 中 ‘사드 보복’ 거두고 국제적 책임 다해야

    중국 당국이 한국인의 상용비자 발급에 필요한 초청장 발급 대행 업무를 독점하던 자국 업체의 자격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파트너를 통해 정상적으로 초청장을 받아야 하는 등 앞으로 한국인의 중국 상용비자 발급 절차가 매우 번거롭게 됐다고 한다. 중국 측의 이번 조치가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응한 보복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제 활동을 위한 한국인의 방중 문턱이 높아졌으니 아무리 손사래를 쳐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잖아도 ‘사드 보복’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한류 콘텐츠 방영 제한 등 흉흉한 소문도 퍼지고 있는 상황 아닌가.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를 필두로 중국의 관영매체들은 사드 배치에 대한 비난의 십자포화를 연일 퍼붓고 있다. 인민일보는 그제 사설격 필명칼럼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한국의 지도자는 나라 전체를 최악의 상황에 빠뜨리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 (사드)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을 비꼬기까지 했다. 합법을 가장한 치졸한 사드 보복 신호탄을 쏘더니 아예 노골적으로 주변국 지도자를 상대로 협박하는 꼴이다. 우리 정부가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사드 배치는 순전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조치다. 사드가 아니라 그 무엇이라도 북한의 도발을 효율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면 우리는 주저 없이 도입할 수밖에 없다. 이런 주변국의 고충을 이해하기는커녕 위협받지도 않는 자국의 안보 이익을 내세우며 겁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입이 닳도록 ‘대국’(大國)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국 허언(虛言)에 불과했단 말인가. 우려했던 대로 중국과 러시아의 사드 ‘몽니’에 편승한 북한은 어제 또다시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비웃듯 추가 도발에 몰두하고 있다. 어제 발사한 미사일 중 한 발은 1000㎞를 날아가 일본 해안에서 250㎞ 떨어진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졌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EEZ에 떨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은 북핵 및 미사일 위협이 이처럼 가시화됐는데도 사드 배치에 어깃장을 놓을 셈인가. 사드 배치를 부른 것은 북핵 및 미사일 위협이다. 북핵 및 미사일 위협만 사라진다면 사드는 배치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중국은 방어용에 불과한 사드에는 날을 세우고, 공격용인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오히려 감싸고 있다. 본말전도가 아닐 수 없다. 어제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중국 대표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동도 안 된다”는 하나 마나한 얘기만 했다고 한다. 중국이 진정으로 ‘책임 있는 대국’이라면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도발을 절대 용인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중국이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책임을 다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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