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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주 만에 돌아온 K리그…전북 vs 서울 ‘빅매치’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덕에 2주간 휴식을 취했던 K리그 클래식이 4월 1일과 2일 주말에 다시 축구팬들을 유혹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경기는 역시 지난 시즌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던 FC서울과 전북이다. 두 팀은 2일 전북 전주에서 양보할 수 없는 승부를 펼친다. 올 시즌 나란히 2승1무(승점 7점)를 기록 중인 둘의 맞대결은 올해 처음이다. 지난 시즌에는 전북이 서울을 상대로 3승1패로 앞섰다. 그런데 전북으로선 지난 시즌 유일한 1패가 바로 다 잡은 우승을 놓치게 만든 뼈아픈 패배였다. 전북은 지난 시즌 압도적인 성적으로 K리그 클래식 1위를 달리다가 심판 매수 사건으로 승점 10점이 삭감된 뒤 안방에서 열린 최종전에서 서울에 0-1로 패해 우승 트로피를 내줘야 했다. 이 때문에 전북으로서는 그날 패배 이후 약 4개월 만에, 그것도 안방에서 맞붙는 이번 경기야말로 설욕을 위한 놓칠 수 없는 한판이다. 하지만 팀의 중심 이재성이 개막 직전 정강이뼈를 다쳤고 이승기도 2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쳐 출전이 불투명한 게 불안 요소다. 김진수, 이용, 최철순 등 주요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전력을 쏟아부었다는 것도 변수다. 서울도 최상의 전력은 아니다. 지난달 다친 수비수 곽태휘는 아직도 재활 훈련 중이다. 공격수 박주영은 발목, 미드필더 하대성은 허벅지 통증이 남아 있다. 아울러 서울은 K리그 클래식에서 3경기 무패 행진을 펼치고 있지만 경기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가장 최근 경기인 19일 광주FC와의 경기에서는 페널티킥 오심 논란 끝에 2-1로 승리했다. 2일 제주에서 열리는 1위 제주와 7위 광주의 경기도 눈에 띈다. 올 시즌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며 3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제주 바람’이 이번에도 불지 주목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대선 후보들에 바란다-교육 7대 이슈 점검] 대학들 1조 국비 따내려 혈안…교육부 줄세우기 논란도

    [대선 후보들에 바란다-교육 7대 이슈 점검] 대학들 1조 국비 따내려 혈안…교육부 줄세우기 논란도

    “교수들이 모두 대학재정지원사업 계획서 쓰느라 정신 없어요. 평가를 앞두고 교수들끼리 프레젠테이션하고 서로 코치해 주는 게 일상입니다.” 수도권의 한 4년제 대학 교수는 대학가가 대학재정지원사업 준비로 항상 바쁘다고 말했다. 연구비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계획서를 잘 쓰고 대학재정지원사업 평가 기준인 ‘지표’ 관리만 잘 하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을 받을 수 있다. 사업을 준비하면서 대학의 경쟁력도 올라간다. 이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는 “대학이 재정지원사업 때문에 교육부에 휘둘린다는 비판이 많은데, 자생력이 떨어지는 대학으로선 어쩔 수 없지 않으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대학재정지원사업 준비를 하다 보면 연구를 위해 돈이 필요한 건지, 돈을 위해 연구를 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교육부가 주는 연구비는 고맙지만, 대학이 과연 제 방향으로 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연구 위한 사업인지, 돈을 위한 연구인지…” 대학재정지원사업은 대학의 교육, 연구, 산학협력 역량 강화와 사회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 국고를 연 단위로 지원하는 사업들을 통칭한다. 교육부가 사업계획을 수립해 공고하고, 사업 운영과 관리를 한국연구재단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 수탁기관이 위탁해 진행한다. 수탁기관이 대학과 사업단에서 사업계획서 등 신청서를 받아 이에 맞는 평가위원을 구성하고 평가를 진행하고, 선정된 대학은 순위에 따라 지원금을 받는다. 교육부는 대학재정지원사업 전체 규모를 올해 1조 5000억원으로 추산한다. 전체 정부 부처에서 관여하는 사업까지 합치면 2조원 이상으로 셈하기도 한다. 다만 국립대나 전문대학만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뺀 이른바 ‘주요 사업’은 모두 9개로, 올해 규모가 1조 1945억원이다. 2015년 4개 사업, 6301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8개, 9207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평생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을 비롯해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지원사업(PRIME), 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CORE), 여성공학인재 양성사업(WE-UP) 등 수백억~수천억원 단위의 굵직한 사업들이 신설됐다. 여기에 올해에는 무려 3271억원 규모의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LINC+)도 생겼다. ●지방대선 “정부 개입 없었으면 무너졌을 것” 그동안 진행된 대학재정지원사업이 대학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경쟁력도 높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예컨대 학문후속세대가 안정적으로 학업 및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업단을 선정해 대학원생 연구장학금, 신진연구인력 인건비 등을 매년 2000억원 이상씩 지원하는 BK21 사업은 대학이 독자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1999년 사업이 생긴 이후 매년 대학원생 1만여명 안팎이 혜택을 받았다. 매년 2000억원 이상 대학들에 지원하는 대학특성화 사업도 대학 체질 개선에 힘을 실었고, 지역사회와의 산학협력도 끈끈하게 한다는 평가다. 이 밖에 이른바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은 사업비 규모는 작지만 대학에 큰 자극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교육부가 대학재정지원사업으로 대학 사회를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예컨대 대학이 등록금을 올리면 대학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되면서 대학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몇 년째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한다. 일정 인원을 줄이는 대학구조개혁 평가로 재정지원의 한 요인으로 삼으면서 대학들이 제 살을 깎는 일마저도 기꺼이 동참한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교육부가 대학에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으면 경쟁력 없는 대학이 자연히 사라질 것이라고 하는데, 그야말로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며 “정부가 사업당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돈을 내걸고 방향을 잡고 끌고 가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학이 여기까지 성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국의 사립대는 기업과 교육 기관의 속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적자생존에 따라 지방의 무수한 대학이 붕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사업 따내려 제 살 깎아” vs “체질개선 요구 무기” 지금의 사립대 행태를 보면 대학이 정부 돈만 타고 불평만 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사립대학이 설치·경영하는 학교법인은 관련법령에 따라 교지, 교사, 교원, 수익용 기본재산 등을 확보하고 전입금을 부담해야 한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법적으로 부담해야 할 전입금 비율이 100%에 못 미치는 사립대는 152곳 가운데 113교, 전체 대학의 74%에 이른다. 사립대 총수입에서 전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평균 4.7%에 불과했다. 등록금 의존율도 지나칠 정도다. 2014년 기준 사립대 152곳의 수입 총액은 모두 18조 8870억원이었는데, 이 중 등록금 수입은 10조 3354억원으로 수입 대비 54.7%에 이르렀다. 재단이 보유한 기본재산 대부분은 토지를 비롯한 저수익 자산이었다. 저금리 탓에 재산을 운용해 봐야 수익률이 기준치(연 3.5%)를 밑돈다. 사립대 재단은 ‘제2캠퍼스 준비’ ‘건물 증축’ 등을 이유로 기를 쓰고 적립금을 쌓는다. 재정이 부실한 데다가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 우선 남는 돈은 적립금으로 비축해야 한다는 게 대학의 주장이다. 대학교육연구소가 145개 법인 적립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0년 7조 6677억원이었던 적립금 총액은 2014년 8조 1872억원으로 5195억원 증가했다. 학생은 줄었지만 적립금이 늘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사립대 재단 전입금은 쥐꼬리이고, 학교 운영경비를 등록금으로 의존하며, 제대로 된 자체 수익도 부족한 상황에서 남은 돈은 적립금으로 쌓인다. 4년제 대학의 한 기획처장은 “가용할 수 있는 돈이 없는 상황에서 교수들로선 연구와 교육, 산학협력을 위해 교육부가 내놓는 대학재정지원 사업에 몰릴 수밖에 없고 교육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거용(상명대 교수) 대학연구소장은 이를 두고 “교육부 정책에 따르지 않으면 각종 사업에서 배제당하기 때문에 사업 자체가 교육부의 큰 무기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학재정지원사업 규모가 해마다 뛰면서 교육부의 과도한 방향 설정으로 대학의 지향점도 흔들린다는 지적이 많다. 예컨대 이명박 정부에서는 재정지원사업 평가지표에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 비중을 높게 뒀다. 취업률을 올리고, 기업들에 맞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본래 ‘교육’과 ‘연구’를 존립 목적으로 하는 4년제 일반대학의 지향점이 ‘취업’으로 옮겨 가기 시작했다. 4년제 대학의 전문대학화를 부른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돈줄을 쥔 교육부가 자연스레 사업을 쥐고 흔드는 일도 발생한다. 감사원이 지난 24일 발표한 이화여대 감사에서도 이런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앞서 이화여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해 학사 특혜를 주고, 그 대가로 각종 정부 대학지원사업에 선정됐다는 의심을 받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연계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지원사업은 애초 공고된 기본계획에 본·분교 동시 신청이 가능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교육부가 지원 대학 선정 과정에 개입해 이를 뒤집었다. 지난해 사업 공고 이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이 교육부에 상명대 본교와 분교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의견을 전달해 상명대 본교는 탈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화여대가 지난해 55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대학가에서는 이를 두고 “터질 게 터진 것”이라 보고 있다. ●사업 방향도, 기준도 다시 생각해야 이어지는 비판에 박근혜 정부는 2014년 1월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내고 정량평가 외에 정성평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정량평가에서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신설·재편되는 정부 대학재정지원사업 선정을 지금의 교육부가 끌고 가는 ‘하향식’에서 대학이 주도하는 ‘상향식’ 방식으로 전면 개편하는 ‘대학재정지원사업 개편 방향’을 지난해 7월 또다시 내놨다. 2019년부터 사업이 ▲연구·교육(대학특성화) ▲산학협력 ▲학부교육으로 단순해지고, 정량평가는 축소된다. 교육부가 내놓은 안을 차기 대통령이 다듬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지금처럼 대학을 선별해 줄세우기식으로 지원하는 재정지원 방식을 개선하고, 취업으로 무게중심이 쏠린 4년제 일반대학의 교육·연구력을 키우도록 전면 개편하자는 것이다. 국가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대학재정지원사업을 만들거나 관리·운영을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맡기자는 주장도 대두된다. 교육부와 대학의 균형을 적절히 잡은 대학재정지원사업안을 내놔야 할 차기 대통령의 어깨가 무겁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관용 “朴 가택연금 다를바 없는데…굳이 그렇게까지”

    김관용 “朴 가택연금 다를바 없는데…굳이 그렇게까지”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30일 “국민 대통합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전직 국가원수를 구속해서는 안 된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에 대해 “가택연금이나 다를 바 없는 상태에 있는 분을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정치권도 전직 국가원수를 모욕·저주하고,이를 정치에 끌어들이는 일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경선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박정희 대통령은 지긋지긋한 가난의 한을 끊어내기 위해 국민적인 단합을 끌어내고 이를 국가발전 동력으로 연결했다”며 “이러한 지도력이야말로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나라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덩샤오핑이 마오쩌둥을 ‘공칠과삼’(功七過三·공로가 7이고 과오가 3) 논리로 끌어안았던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도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업적을 올바르게 평가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미켈란젤로의 소네트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미켈란젤로의 소네트

    푸른역사아카데미의 미술사 강의를 준비하다 그의 소네트를 보았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미술가인 미켈란젤로(1475~1564)는 조각가이자 화가이고 건축가이며, 300편이 넘는 시를 쓴 시인이었다. 어떤 평론가는 미켈란젤로를 16세기 이탈리아의 가장 뛰어난 시인이라 칭송하기도 하지만, 글쎄. 내가 이탈리아 시에 정통하지 않아 그의 견해에 동조할 수는 없지만, 미켈란젤로가 말년에 썼다는 소네트는 내 가슴을 두드렸다. 내 기나긴 인생의 여정은 폭풍 치는 바다를 지나, 금방 부서질 것 같은 배에 의지해, 지난날의 모든 행적을 기록한 장부를 건네야 하는, 모든 사람이 거쳐 가는 항구에 도달했다네. 예술을 우상으로 섬기고 나의 왕으로 모신, 저 모호하고 거대하며, 열렬했던 환상은 착각에 지나지 않았네. 나를 유혹하고 괴롭혔던 욕망도 헛것이었네. 옛날에는 그토록 달콤했던 사랑의 꿈들, 지금은 어떻게 변했나, 두 개의 죽음이 내게 다가오네. 하나의 죽음은 확실하고, 또 다른 죽음이 나를 놀라게 하네. 어떤 그림이나 조각도 나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네. 이제 나의 영혼은,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껴안기 위해 팔을 벌린 성스러운 사랑을 향해 간다네. The course of my long life hath reached at last, In fragile bark o’er a tempestuous sea, The common harbor, where must rendered be Account of all the actions of the past. The impassioned phantasy, that, vague and vast, Made art an idol and a king to me, Was an illusion, and but vanity Were the desires that lured me and harassed. The dreams of love, that were so sweet of yore, What are they now, when two deaths may be mine, One sure, and one forecasting its alarms? Painting and sculpture satisfy no more The soul now turning to the Love Divine, That oped, to embrace us, on the cross its arms.조르조 바사리가 쓴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가전’에 나오는 소네트인데, 존경하는 이근배 선생의 번역도 훌륭하지만 내가 감히 번역해 보았다. 한국에서 최초로 바사리의 전기를 (이탈리아어판을 우리말로) 번역해 책으로 펴낸 분은 전문 번역가도, 미술인도 아닌 의사였다. 의과대 교수였던 이근배 선생의 20년에 걸친 노고와 예술 사랑에 이 자리를 빌려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근배 선생 같은 분이 진짜 영웅이다. 이근배 선생 같은 분이 더 나타나야 한국의 문화가 살고 나라가 산다. 이탈리아어를 몰라서, 미국의 시인 롱펠로의 영역을 다시 한국어로 옮기는 중역이라 좀 부끄럽다. 성실한 시인 롱펠로의 번역을 믿는 수밖에. 두 번째 행은 그냥 약한 배가 아니라 ‘금방 부서질 것 같은’ 돛단배라고 해야 더 의미가 산다. 당대의 이탈리아인들에게 ‘성스러운 사람’이라 불리던 그 대단한 미켈란젤로의 인생도 ‘금방 부서질 것 같은 배’였다니. 살아서 온갖 영예를 누리고, 죽으며 어마어마한 재산을 남기고(나 같은 사람은 천년을 일해도 못 모을 돈이라고 어느 이탈리아 교수가 말했다) 교황 율리우스 2세에 맞서 싸우기까지 했던 위대한 예술가도 나이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세 번째와 네 번째 행이 번역하기 까다롭다. 지난날의 모든 행적을 기록한 장부를 건네야 하는 항구. “여기를 통과하려면 그들 자신의 과거 행동, 악덕과 탐욕에 대한 설명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뜻이렸다. 이근배 선생은 “선과 악을 영원히 심판받으려고 사람 다 모여드는 항구에 닿았네”(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가전, 탐구당, 1379쪽)라고 의역하셨다. 예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던 사람이 노년을 맞아 예술을 버리는 심정이 담담하고 절절하게 표현된 시를 보며, 시스티나 예배당의 벽에 그려진 ‘최후의 심판’이 떠올랐다. 균형과 조화라는 르네상스의 이념을 버리고, 뒤틀린 인체로 가득한 화면에서 내가 읽은 건 불안과 두려움이었다.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위기를 맞은 유럽의 기독교 세계. 미켈란젤로는 신앙심이 두터운 가톨릭 신자였다. 사춘기에 메디치의 예술교육을 받은 그는 메디치를 둘러싼 인문주의자들의 영향을 받아 “아름다움을 통해 신에게 도달한다”는 신플라톤주의(Neo-Platonic)를 신봉했다. 이상적인 인체의 아름다움을 조각해 신에 이르려 했던 그의 욕망은 종교개혁의 회오리를 지나며 흔들린다. 흔들리는 자신이 두려웠기에, 그는 신앙심을 고백하는 그토록 많은 소네트를 써야 했다. 시를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을 게다.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식도 없고, 자기를 따르는 제자들과 추종자들에 둘러싸여 그는 행복했을까. 젊은 날에 자신을 사로잡았던 예술이라는 위대한 환상을 걷어차고, 십자가에 의지하는 그의 모습은 그가 죽기 며칠 전에 조각한 ‘론다니니 피에타’를 닮았다. “예술은 착각이었네. 욕망도 헛것이었네.” 또 다른 시에서 지난날을 회고하며 그는 이렇게 한탄한다. “아- 내 자신에게만 오로지 속했던 날은 하루도 없었네.” 정말일까? 미켈란젤로가 남긴 조각과 그림과 건물들은 그의 것이 아니었나. 그의 엄살을 나는 좀 귀엽게 봐주련다. 예술은 원래 과장이다. 자신의 과거를 송두리째 처절하게 반성하는, 인간적인 참으로 인간적인 그의 태도야말로 르네상스적인 것이다.
  • 경기 성적만으로 뽑고… 뒤늦게 공부해라… 대학 선수들, 운동도 학업도 둘 다 놓칠판

    학사경고 3회 이상임에도 학생을 제적하지 않은 대학. 부실한 출석에도 학생에게 학점을 준 교수. 대리로 출석하고 공문서까지 위조해 학점을 받은 학생…. 교육부가 29일 발표한 17개 대학의 체육특기생 관리 실태에는 체육강국 이면에 숨은 우리 대학 체육계의 민낯이 여실히 담겨 있다. 엘리트 체육인에 집중된 스포츠 정책 환경, 그리고 유명선수를 유치해 학교의 명예와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대학의 그릇된 인식과 관행, 그리고 운동을 본업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별도의 노력 없이 대학 학위를 얻어 은퇴 후의 진로를 대비하려는 학생선수들의 안이한 자세가 삼위일체의 체육특기생 비리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체육특기생의 현실과 엘리트 스포츠 중심의 체육 정책이라는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학사 관리만을 대학과 학생선수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한 정부의 책임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로·국대 되려면 훈련 시간 부족” 정부는 과거 엘리트 선수 육성 차원에서 1972년부터 체육특기자 제도를 시행해 왔다. 당시에는 고등학교 선수들이 성적에 상관없이 경기 실적만으로 대학에 갈 수 있었다. 경기력만 키우면 된다는 인식에 대학 체육계는 공부보다는 운동을 권하고, 관련한 부작용을 눈감아 왔다. 그러나 이후 선진국들처럼 ‘공부도 잘하는’ 운동선수를 원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고, 이에 맞춰 각 대학들도 점차 학생선수들에 대한 학사관리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런 딜레마 상황에서 운동선수들은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서울지역 한 대학 운동선수는 “일반 학생들과 동일하게 수업을 듣고 학점을 받는 게 마땅하지만 그러면 운동할 시간을 못 갖는다. 프로선수, 국가대표 선수가 되려면 자연스레 학업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 “교수들도 이런 사정을 이해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수업에 빠지거나 다소 소홀해도 학점을 받는 사례가 있다”고 했다. 딜레마 상황에 대학도 고충을 호소한다. 예컨대 전주대는 운동부 학생이라도 일반 학생과 마찬가지로 정규수업을 모두 듣도록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새벽 6시에 1시간 안팎, 저녁 8시에 한 시간 안팎만 단체훈련을 한다. 정진혁 전주대 축구부 감독은 “입대를 앞둔 대학 운동선수로선 현역으로 다녀오면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면서 “이런 상황을 고려치 않은 채 교육부에서는 무조건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라고 요구한다”고 했다. 이를 강요한 교육부 역시 관리·감독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년 넘게 고질적인 문제가 반복됐지만, 교육부는 장시호 사건을 계기로 처음 전수 조사에 나섰다. 특히 여기에다가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가 학점 평점 C 미만인 대학생 선수의 경기 출전을 금지하는 ‘C제로 룰’을 이후 급조해 올해부터 부랴부랴 시행하면서 어려움이 커졌다. 대학의 한 운동부 감독은 “지금 체육특기생 상황은 고려치 않고 상대평가 체제에서 일반 학생과 경쟁해 학점을 동일하게 받으라고 강요하고, 이에 뒤처진다고 경기를 못 나가게 해 선수생활을 끊는 것은 그야말로 현실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출석 50% 인정 등 현실적 대안 필요 교육부는 급기야 이번 실태조사를 거쳐 5월 중 대책을 내놓는다. ‘특혜’가 되지 않는 선에서 대학 체육계의 현실을 얼마나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출석 일수가 4분의3, 또는 3분의2 이상이 되어야 인정해 주는 대학 학칙을 운동선수에 한해 2분의1 이상이어도 인정해주는 완화책 등이 거론된다. 이진석 교육부 학술장학지원관은 “이번 실태조사를 계기로 체육특기생의 현실을 최대한 반영한 대책을 마련하겠다. 그렇지만 무조건 사정을 봐주기보다 대학도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재명 “예상했던 수준…文 과반 저지하고 결선서 결판내겠다”

    이재명 “예상했던 수준…文 과반 저지하고 결선서 결판내겠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9일 더불어민주당 충청 지역 경선 결과와 관련해 “(문재인 후보의) 과반을 저지하고 결선으로 갈 확고한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충청 순회경선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충청권 투표 개표 결과는 저희가 대체로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남에서 2위권 싸움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누계 2위가 될 것”이라며 “수도권은 56%의 선거인단이 몰려있고 상대적 강세 지역이다.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서 확고한 2위를 하고 50% 득표를 막은 다음에 결선에서 결판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지금까지 성과가 그야말로 바닥에서 상당 정도 올라왔기 때문에 수도권 선거인단이 저에게 확고히 투표해주시면 새로운 역사,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모든 사람 삶 바뀌는 진짜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며 참여를 당부했다. 이 시장은 또 29일 예정된 방송 토론회와 관련해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 될 준비가 돼 있을지는 몰라도 정책과 철학과 신념 이런 것을 보면 대통령이 돼서 뭘 할지 아직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론회에서 입증하겠다”고 예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콘텐츠 산업의 트렌드를 알고 지원해야/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협의회 자문교수

    [In&Out] 콘텐츠 산업의 트렌드를 알고 지원해야/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협의회 자문교수

    올 하반기면 새 정부가 들어선다. 정권을 누가 잡든, 새 정부는 박근혜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아 공직 기강을 잡고 정책의 신뢰와 권위를 회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나라의 장래와 산업의 흥망성쇠를 올바로 읽고 대내외적인 경쟁력을 키워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방송 산업에 있어 중요한 트렌드는 지상파의 축소와 케이블 및 인터넷(IP)TV 등 유료방송의 성장이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미디어와 플랫폼, 채널을 본인에게 맞춰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산업 흐름에서 정책적으로 간과하기 쉬운 점은 미디어와 플랫폼의 경쟁과 부침에 현혹되는 것이다. 플랫폼 사이의 경쟁이 치열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핵심은 어디까지나 내용물, 즉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바닷가에 서면 물결과 파도와 거품에 눈길을 빼앗기기가 쉽지만, 중요한 것은 조류와 간만을 아는 일이고 더 중요한 것은 바닷물의 내용과 수온의 변화를 읽는 눈이다. 어류와 수초, 바다 생태계의 변화가 바닷물에 달려 있는 것이다. 방송 및 영상 산업에 있어 플랫폼이나 디바이스 등은 파도와 조류이고 콘텐츠는 바닷물이다. 콘텐츠의 중요성을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 역대 정부는 모래나 쌓고 방파제나 만들어 조류와 파도를 다스리는 일만 했다. 그래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탄생한 지 30년 가까이 되지만 별다른 지원책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 정부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콘텐츠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콘텐츠의 제작, 생산과 유통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 그렇게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답은 이미 나와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흥기금을 조성해서 콘텐츠 친화적인 금융투자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출 전담기구를 설립해 해외 진출 인큐베이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또 PP산업 활성화를 위해 에인절투자, 정책자금 등 여러 가지 자금 조달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청의 팁스(TIPS) 프로그램은 국내 유망기업을 민간 주도로 선발해 에인투자·보육·멘토링·연구개발(R&D)자금 매칭을 지원해 주는데 방송콘텐츠 산업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드라마·영화 외의 전문장르 문화콘텐츠에 대한 제작비도 세액을 공제해 줄 필요가 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가 있고 드라마, 영화를 제외한 전문 프로그램의 제작환경은 평균적으로 매우 열악한 편이다. 인기장르 외에 다큐멘터리, 스포츠, 어린이 등의 방송 콘텐츠에도 혜택을 넓혀 주면 좋겠다. 법제도 정비도 필요하다. 경쟁력 있는 PP사업자를 키우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콘텐츠 진흥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정책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및 각종 산하 단체, 협회 등으로 흩어져 있는 미디어, 콘텐츠 관련 법 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추가로 유료방송 수신료(ARPU)를 정상화해 결합상품으로 판매할 때, 방송 부문의 과도한 할인 방지책을 강구한다면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이 들어올 때와 나갈 때를 알아야 배를 조타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정부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산업의 트렌드를 읽고 선취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새 정부가 신뢰와 권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판단의 단초는, 이용자들이 그야말로 전 국민인 콘텐츠 산업 정책에서 비롯될 것이다.
  • 제약사 회장보다 ‘우리말 광부’ 택한 시인

    제약사 회장보다 ‘우리말 광부’ 택한 시인

    투덕투덕(얼굴이 두툼하고 복스럽게 살찐 모양), 숭굴숭굴(성질이 수더분하고 원만한 모양), 떼걸다(관계하던 일에서 손을 떼다)….국적 불명의 외래어와 정체 불명의 조어들의 홍수 속에서도 그의 시집에는 낯설면서도 감칠맛 나는, 토종의 원형이 생생한 우리말이 풍성하다. 원로 김두환(82) 시인이 최근 펴낸 12번째 시집 ‘영원한 영원을 오르는’(고요아침)에 실린 시들은 마치 우리말 대사전의 용례집처럼 알짜배기 표현들이 흥을 돋운다. 1987년 서정주 시인의 추천으로 문청(문학청년)에서 시인으로 등단한 지 올해 30년을 맞은 그가 쓴 씨는 1837편. 그중 1500편이 순우리말로만 쓴 시다. 이번 시집에는 ‘만발’, ‘보리밭 풍경’, ‘봄바람은 그런다네’ 등 노(老)시인의 고향인 전남 순천의 풍경을 빼닮은 긴 호흡의 연작들을 담아냈다. 김 시인은 28일 “스스로의 상상력을 확인한답시고 밤에 덜 자면서까지 쓰며 고치며 뜯이했던(헌 옷을 빨아서 뜯어 새로 만들다) 소출들이자, 샛별 눈빛 뜨더귀(가리가리 찢어 낸 조각)가 묻어 있는 시집”이라며 순우리말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그의 우리말 사랑은 ‘오매 단풍들것네’의 김영랑 시인을 기린 ‘영랑문학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시인의 말은 우리말인데도 그 의미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평생 우리말에 심취해 캐내 온 그야말로 세월이 켜켜이 쌓인 사라진 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조계사 인근에 있는 그의 서재 책상 위에는 1991년 11월 28일이라는 인지가 붙은 벽돌 크기의 금성출판사 국어대사전 두 권이 놓여 있다. 늘 들여다보니 손때가 묻어 해질 대로 해졌다. 그동안 너덜너덜해져 바꾼 대사전이 세 질이다. 책상 한쪽에는 깨알 만한 글씨로, 30여년간 수집해 온 우리말을 적어 놓은 노트도 놓여 있다. “우리말로 된 시어 하나를 찾아 사전을 뒤지기도 하고, 고민도 합니다. 우리말이 사장되지 않도록 시를 통해 되살려내는 게 내게 주어진 사명이 아닌가 싶어요.” 김 시인은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한 약사 출신이다. 그가 1964년 서울 낙원동 허리우드극장 인근에 차린 ‘가야약국’에서 제조해 팔던 피부병 연고는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365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가난한 시절이라 피부병이 흔했어요. 군 병원에서 익힌 피부병 치료 경험이 인생을 바꿨죠. 한미약품 창업주인 임성기씨가 당시 동대문에 차린 임성기약국과 함께 서울 3대 약국으로 불렸어요. 제약회사를 설립할까도 고민했지만 이 나이가 되어 보니 제약회사 회장보다 시인의 삶이 더 좋아요. 지금도 시에 취해 살고, 시를 쓰는 기쁨을 만끽하며 살아요.” 그는 2000년 약국을 접고 은퇴한 뒤 시작(詩作)에만 전념했다. 그는 책상 서랍에서 원고지에 육필로 쓴 20여편의 시를 꺼내 들었다. “이번 시집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또 시를 쓰고 있더라구요. 내년에는 그동안 쓴 시 가운데 150편을 추려 시선집을 낼 생각이에요.” 글 사진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불공정 인사·악취·불신 없는 ‘3無 광진’… 섬김 행정 통했다

    [자치단체장 25시] 불공정 인사·악취·불신 없는 ‘3無 광진’… 섬김 행정 통했다

    “주민이 주인입니다.”김기동(71) 서울 광진구청장의 신념이다. 공직자는 주인인 주민을 섬기는 공복이 돼야 한다는 철학은 오래 묵어 숙성됐다. 단순명쾌하지만, 권력을 쥔 윗자리에 오르면 망각하기 십상이다. 실천은커녕 ‘내가 주인’이라는 전도된 인식으로 그릇된 길을 가기도 한다. 28일 구청에서 만난 김 구청장은 ‘섬김 정신’을 매일 되새기며 자신의 철칙에 어긋나는 삶을 살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한다고 했다. “주민이 주인인 행정을 구현하고 싶어 구청장에 출마했습니다. 이는 직원들이 공감하지 않으면 절대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취임 이후 직원들에게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제 스스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이제는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섬기는 행정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아 사랑방 등 감동 행정 김 구청장의 섬김 정신은 감동 행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2015년 4월 중증장애인들 쉼터인 ‘작은예수의집’을 찾았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바깥나들이도 하지 못하고 방에서만 지낼 아이들을 생각하니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아이들에게 햇볕이라고 마음껏 쬐게 해 주고 싶었다. 토요일을 이용해 아이들을 승합차에 태워 경기 양평 시골집으로 데리고 왔다. 아이들은 따뜻한 봄볕을 쬐며 김 구청장 아내가 마련한 감자도 먹고 점심도 배불리 먹었다. 김 구청장은 기타 동아리도 초청해 연주도 들려줬다. 작은예수의집에서 장애인들을 돌보는 한 수녀는 “구청장이 아이들을 야외로 데리고 나가 햇볕을 쬐게 해 줘야겠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고,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해 환대해 줘 또 한 번 놀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작은예수의집에 가면 아이들이 저를 보고 오빠, 삼촌이라고 하며 반가워해요. 양평에서의 추억이 좋았는지 요즘도 저만 보면 그때 일을 이야기합니다. 저도 아이들과 보낸 그때를 생각하면 코끝이 찡해집니다.” 2014년 4월엔 장애아를 둔 학부모들의 소통공간인 사랑방을 만들었다. 김 구청장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출근한 어느 날이었다. 바깥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곧장 현장으로 나갔다. 장애아를 둔 학부모들이 모여 시위를 하고 있었다. “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이 모여 서로 의지하고 정보도 공유하고 하소연할 곳을 좀 마련해 달라고 하더군요. 집에서 장애아를 키우며 마음고생할 그분들을 생각하니 진즉 그런 시설을 마련해 주지 못한 게 안타까웠습니다. 자양2동의 한 상업용 빌딩 2층을 월세로 빌려 사랑방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들도 학교가 끝나면 그곳에 와서 놀고, 부모들은 서로 이야기하고, 무척 좋아하더군요. 저도 가끔 혼자 가보는데, 정말 좋습니다.” 김 구청장의 ‘섬김 행정’은 유관기관들을 직접 접촉하고 이해를 구하는 데서 정점을 찍는다. 지역 내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한국전력, 우체국, 경찰서, 교육청, 소방서, 세무서 등 구민 생활과 직결되는 기관들을 일일이 찾아 협조를 구한다.유관기관 발로 뛰는 적극 행정 “관내 유관기관에 찾아가 구민 편의를 최우선으로 해 달라고 당부합니다. 때로는 밥도 사며 잘해 달라고 사정도 합니다. 구청장이 직접 찾아와 밥까지 사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관계 기관과 협치를 이뤄 주민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게 구청장 본연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도 직접 챙긴다. 광진구의 사업을 담당하는 서울시 공무원을 만나 구의 사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시의원이 하는 일 아니냐고 하는데 시의원은 자기 지역구 외에는 잘 모릅니다. 서울시 담당 주무관이 광진구를 제대로 알아야 무엇이든 제때 처리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서울시와의 소통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김 구청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야말로 국민이 대한민국 주인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 줬다고 역설했다. “국민의 힘으로 법률에 의해 나쁜 권력을 응징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줬습니다. 정치인들이 주인을 무시하고 나쁜 행동을 하면 국민이 법으로 엄벌하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광진구는 3무(無)로도 유명하다. 인사 불공정 시비, 악취, 관에 대한 주민 불신이 없다. 김 구청장은 취임 이후 ‘인사 민주화’를 구현했다. 혈연, 지연, 학연 등 온갖 인맥을 동원한 인사 청탁을 일소했다. 승진 기준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인사권을 쥔 이들의 인사 전횡도 차단했다. 철저히 원칙에 따른 인사로 인사 관련 잡음을 없앴다. 승진 기준 세워 인사 청탁 근절 “공무원들이 주민 편에 서서 자발적으로 일하는 것, 이게 인사 원칙입니다.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서울 자치구 중 인사 부분은 우리 구가 제일 낫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구 전역의 악취도 모두 제거했다. 2014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하수악취 관련 용역을 의뢰해 전국 최초로 악취 지도를 완성했다. 구 전체를 악취 농도에 따라 쾌적한 1등급부터 불쾌한 5등급까지 구분하고 시각화해 악취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전국 최초로 악취 지도 완성 “조사해 보니 악취 원인과 처리 방법이 다 달랐습니다. 700여곳에 달하는 악취 리스트를 만들고 전문가들을 불러 모두 해결했습니다. 주민들에게도 악취가 나면 즉각 신고하라고 했고, 신고가 접수되면 곧장 현장으로 출동해 해결했습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악취를 제도권에서 해결한 사례로 회자하고 있습니다.” 행정에 대한 주민 신뢰도도 높였다. 섬김 행정이 낳은 최대 성과이다. 김 구청장은 2010년 취임 첫해 ‘구민과 소통하는 희망 광진’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구민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 민원실’, 구청장실을 개방하는 ‘구청장과의 대화’, 365일 열려 있는 온라인 민원창구 ‘구청장에게 바란다’ 등 여러 통로를 통해 지역민과 소통하며 수요자 중심의 행정을 펼쳤다. 조금이라도 미흡한 부분이 있을 것에 대비해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과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정책자문위원회도 꾸렸다. 위원회를 통해 구정 방향, 계획, 추진 상황 등과 관련해 평가와 자문은 물론 검증까지 받고 있다. “공무원들의 공감·소통 능력을 키우고, 민원이 제기되면 즉각 반응·조치하는 조직으로 만드는 게 꿈이었습니다. 그래야 불신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실현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우리 구는 민원이 들어오면 지체 없이 신속하게 처리합니다. 미결이라는 게 없습니다. 저는 검토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검토라는 말은 모른다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직원들에게 공부하고 또 공부해서 주민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 주라고 주문합니다.”365일 민원 창구 등 소통 강화 그는 ‘암행 청장’으로 통한다. 공영주차장, 공원, 공중화장실 등 관내 곳곳을 홀로 찾아 문제점은 없는지 점검한다. “공공건축물 같은 게 이상 없이 잘 운영되는지, 지역민들의 불편 사항이나 불만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려고 혼자 현장을 찾곤 합니다. 직원들이 꼼꼼하게 챙기지만 혹시나 못 보고 지나친 부분은 없는지 살피고 개선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지역민들은 김 구청장에 대해 “조용하게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며 “무슨 말이든 들어주는 귀가 있고, 말하면 꼭 해내는 뚝심과 저력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에게 속으로 끙끙 앓지 말고 무엇이든지 말하라고 합니다. 돈이 없으면 돈이 없다고, 아프면 어디가 아프다고, 말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잖습니까. 주민들이 하는 말은 법을 위반하는 게 아닌 한 들어줍니다. 주민들도 구정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라는 생각으로 구정에 동참해 구민 모두가 행복하고 안전한 광진을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정미홍 “불도저로 다 밀어버리고 싶다” 세월호 인양 반대

    정미홍 “불도저로 다 밀어버리고 싶다” 세월호 인양 반대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가 “바닷물에 쓸려갔을지 모르는 그 몇 명을 위해서 수천억을 써야겠냐”는 발언을 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5일 정씨는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3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에 참석해 “세월호를 이제 건져내니까 오늘도 밤이 되니 광화문 앞에 또 기어나와서 축제판을 벌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씨는 “아직도 세월호 7시간을 운운하면서 광화문 세월호 천막을 치우지도 않아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치솟게 만든다. 마음같아선 제가 불도저로 다 밀어버리고 싶다. 이제 세월호를 건져졌으니 진실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겠다”고 했다. 이어 28일에는 “대한민국 엉터리 정치 검찰, 헌재 재판관들, 그리고 모든 어거지 탄핵 주도 세력들 모두 천벌을 받을 날이 올 것”이라며 “주는대로 받아 먹는 국민들이야말로 저들로 부터 개돼지 취급을 받는 줄도 모르고 있으니 한심하다”는 글을 남겼다. 앞서 정씨는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 “목을 내놓겠다”고 발언했다가 하루만에 이를 번복했다. 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을 두고 “미쳤다”며 비판해 논란이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미홍 “개돼지 취급받는 줄 모르는 국민들 한심”

    정미홍 “개돼지 취급받는 줄 모르는 국민들 한심”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가 28일 탄핵 주도 세력을 비판하면서 “주는 대로 받아먹는 국민들이야말로 저들로부터 개돼지 취급을 받는 줄도 모르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전 아나운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서원이 국정원장임명에까지 관여했다고 알고 있는 국민들도 상당수”라면서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장 임명 관련 기밀 문서를 최(서원)에게 유출했다는 건데, 검찰에서 정호성이 최서원에게 유출한 문서라며 증거로 내놓은 게, 다름 아닌 ‘국정원장으로 남재준을 임명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대변인 발표문은 이미 세상이 다 아는 내용인데 검찰은 이걸 기밀문서 유출로 우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한민국 엉터리 정치 검찰, 헌재 재판관들, 그리고 모든 어거지 탄핵 주도 세력들 모두 천벌을 받을 날이 올 것”이라며 “21세기 대명천지에 이런 천인공노할 음모와 사기가 판을 치는 싸구려 대한민국의 현실을 개탄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전 아나운서는 “이런 중차대한 사실의 심각성을 모르고, 주는 대로 받아먹는 국민들이야말로 저들로 부터 개돼지 취급을 받는 줄도 모르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누구나 법과 원칙을 말하지만/이순녀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누구나 법과 원칙을 말하지만/이순녀 문화부장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를 했을 뿐인데 눈이 번쩍 뜨이고, 귀가 활짝 열렸다. 막혔던 속까지 뻥 뚫렸다. 며칠 전 뉴스에서 본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자 닐 고서치(49) 인준 청문회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2006년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된 고서치는 지난 1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대법관 후보로 지명됐다. 전통적인 보수 성향 인사인 데다 트럼프의 후광을 입은 그가 청문회에서 밝힌 ‘소신’은 놀라움을 넘어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대통령에게 미국의 법을 위반할 권한이 있나”라는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 공화당 의원이 “대통령이 만약 판결을 뒤집으라는 요청을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했을 때도 그는 망설임이 없었다. “(대법원) 문밖으로 나가겠다.” 굳은 표정으로 잠시 침묵을 유지하던 그는 쐐기를 박듯 한마디를 덧붙였다. “(대통령 요청을 수용하는 건) 판사들이 해선 안 되는 일이다.” 법관이 법치를 강조하는 당연한 발언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고 힐난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 영상이 꽤 많이 공유된 걸 보면 비슷한 생각을 한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권력이 아닌 법치의 편에 서는 걸 당연하게 여기지 못하고, 보통 이상의 신념인 양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 현실을 반영한다고 하면 지나칠까. 한때 ‘법과 원칙의 정치인’으로 불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바로 그 ‘법과 원칙에 따라’ 어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최종변론 때 제출한 의견서에서도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했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피의자는 막강한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케 하거나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권력 남용적 행태를 보였고, 중요한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등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법과 원칙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박 전 대통령이 낙점한 인물이다. 공교롭게도 2015년 취임식에서 한비자의 ‘법불아귀’(法不阿貴·법은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를 인용했는데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이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지금의 이 불행한 사태는 청와대 참모와 공직자들이 권력을 법과 원칙보다 더 중히 여겼기에 벌어졌다. 단적인 예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다.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보다 정부에 비판적인 세력을 배제하라는 권력자의 명령을 우선한 것이 블랙리스트 사태의 본질이다. 온당하지 않은 지시와 명령에도 ‘그러면 그만두겠다’고 한 고위 공직자들이 거의 없었다는 게 이 정부의 불행이자 우리 모두의 불행이다. 세상이, 사회가 늘 법대로, 원칙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자신을 지명한 트럼프의 정책에 반대 의견을 내며 “우리에겐 헌법이 있고,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발언하는 고서치의 당당한 태도는 민주국가 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되새기게 하는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도 들게 한다. 헌법재판관들이 탄핵 심판 판결문에 썼듯 “어떤 경우에도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 가야 할 가치”이기 때문이다. 법과 원칙까지 갈 것도 없다. 상식만 잘 지켜도 웬만큼 나라는 잘 돌아간다. coral@seoul.co.kr
  • [고진하의 시골살이] 너와 나를 살리는 녹색의 시간

    [고진하의 시골살이] 너와 나를 살리는 녹색의 시간

    하늘엔 국경이 없구나. 거침없이 날아온 스모그로 온통 뿌옇다. 맑은 날이면 잘 보이던 앞산의 삿갓봉우리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거니 말거나 텃밭에 나가 오전 내내 어정거렸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도 완전히 풀려 일찍 돋아난 봄풀들이 연둣빛 고개를 쳐들고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부르는 듯 느껴졌기 때문이다. 꽃다지, 광대나물, 냉이, 개망초, 민들레 등 풀들이 내 발소리를 들었는지 저마다 색색의 꽃미소를 살랑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텃밭에서 어정거리고 있는데, 삐걱 대문이 열리며 아내가 곁으로 다가왔다. 오늘 이발하셔야죠? 며칠 전부터 아내는 내 긴 머리에 시비를 건다. 나는 긴 머리가 좋은데, 아내는 짧고 단정한 머리를 선호한다. 새뜻한 성품의 아내는 뭐든 구중중한 걸 못 참는다. 성깔이 살아 있던 젊을 때 같으면 그냥 냅두슈 했겠지만 이젠 그런 걸로 다투지 않는다. 하여간 아내는 내 머리칼이든 뭐든 자기 존재의 일부로 여기는 것 같다. 나는 곧 고물 스쿠터를 끌고 나와 부릉부릉 시동을 건다. 이발을 하려면 면 소재지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얼굴이 환해진 아내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이발소로 향한다. 납작한 슬레이트집, 드르륵 나무문을 열면 담배 찌든 냄새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 시작되는 푸시킨의 낡은 시 액자가 정겨운 예스런 이발소. 오늘따라 손님이 별로 없는 듯 백발의 이발사가 ‘어서 오쇼, 고선상’ 하며 주름 가득한 미소로 반겨 준다. 의자에 앉아 지그시 눈을 감고 재게재게 가위질하는 소리를 듣다 보면 50년 경력의 능숙한 솜씨가 전해져 온다.머리 손질이 끝나 돈을 지불하고 나오려는데, 문득 이발사가 벽시계를 쳐다보며 중얼거린다. 어, 벌써 소중한 한나절이 다 갔네. 그동안 이발하러 올 때마다 도인 같은 언사로 놀라게 했던 이발사를 돌아보며 내가 큰 눈을 뜨자 한 말씀 더 보태신다. 그렇잖아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잖아요. 암요, 그렇다마다요. 집안이 가난해 초등학교 문턱도 못 넘어 봤고, 평생 남의 머리만 만지고 살아온 이발소 주인, 늙어 백발이 성성해도 살아가는 지혜는 시들지도 않고 언제나 파릇파릇하다. 스쿠터를 타고 돌아오는 내내 이발소 주인의 말씀, ‘소중한 한나절이 다 갔네’가 귓가에 쟁쟁거린다. 좋아하는 심보르스카의 시구도 문득 겹쳐 떠오른다.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두 번은 없다’) 집에 도착하자 아내는 텃밭에 나와 땅을 호미로 파고 뭘 심느라 분주하다. 머리를 깎고 온 날 쳐다보더니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공치사를 늘어놓는다. 거봐요, 십 년은 젊어 보이잖아요. 그건 그렇고 뭘 하는 거예요? 차풀 씨를 뿌리고 있어요. 작년 늦가을에 받아 둔 차풀 씨다. 당신이 오늘은 군말 없이 내 비위를 맞춰 줬으니, 이야기 선물 하나 줄게요. 그러면서 아내는 주저리주저리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차풀이나 괭이밥은 저녁이 되면 잎을 오므리고 잠을 잔단다. 그런데 이렇게 잠을 자는 식물들은 불면증을 해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그게 사실이오? 거 참 신기하네. 우리 가족은 잡초 연구에 폭 빠져 있지만, 식물의 세계는 정말 알면 알수록 무궁무진이다. 나는 아내를 거들어 땅에 쪼그리고 앉아 차풀 씨를 뿌린다. 차풀 씨를 다 뿌린 뒤엔 쇠비름 씨도 뿌린다. 쇠비름 씨도 작년 여름에 뙤약볕 아래 쪼그리고 앉아 구슬땀을 흘리며 정성껏 받아 둔 것이다. 하여간 씨를 심는 시간이야말로 세상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 아닌가. 모든 씨앗은 너와 나를 살리는 시간의 종자(種子)가 아니던가. 내 주변에는 토종 씨앗을 모으고 연구하는 아름다운 녹색 모임도 있다. 이마빼기가 새파랄 땐 나도 몰랐다. 생명의 씨앗을 모으고, 그 씨앗을 땅에 넣느라 쪼그리고 앉아 땀 흘리는 일이 그렇게 소중한 일인 줄. 하지만 이제는 안다. 아무리 천대받고 괄시를 당해도 씨앗을 넣어 생명을 가꾸는 농사일이야말로 천하에 으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것을. 까짓 내 머리야 길게 기르나 짧게 깎으나 백발이지만, 지구의 머리는 항상 푸르러야 함을.
  •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과학은 도대체 뭐가 그리 특별한가?

    [남순건의 과학의 눈] 과학은 도대체 뭐가 그리 특별한가?

    1927년 호기심에 가득 찬 25세의 청년은 당시 이미 유명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많은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또 이 청년은 당시 막 떠오르기 시작한 양자역학에도 관심이 컸다. 미시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향한 호기심이었다. 그는 어느 날 매우 단순한 질문을 한다. “두 이론을 함께 적용하면 어떤 일이 있을까?” 그는 몇 달 동안 이 문제를 고민하다가 매우 간단한 방정식을 발견한다. 1928년 초 청년 디랙은 이와 관련한 논문을 발표한다. 디랙 방정식은 전자의 상대론적, 양자론적 성질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이 방정식에서 새로운 또 한 가지 사실이 도출됐다. 전자와는 전하가 반대이고 이제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반물질의 존재였다. 이듬해 양전자라 불리는 이 입자는 실제로 발견됐고, 1933년 31세 청년은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이 낭만적 과학사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과학에서 창의적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주위에서 예측할 수 없고 연구 성과의 경제적 효용 가치에 대해 연구자 스스로도 알 수 없다. 탄생 90여년이 지난 지금 양자역학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0%에 해당하는 산업을 만들어 냈다. 또 양전자는 암, 심장질환, 뇌질환 진단에 많이 쓰이는 양전자 단층촬영 장치에 응용되고 있다. 창의성 있는 젊은이가 마음껏 자신의 호기심을 추구했을 때 간혹 이런 엄청난 파급효과가 따라올 수 있다.그럼 이런 연구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사회와 정부는 어떻게 과학을 지원해야 할 것인가? 해답은 비교적 간단한 데 있다. 191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막스 플랑크는 ‘빛의 존재’라는 책에서 “지식이 응용을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철학은 독일의 최고 연구기관인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설립 취지에 분명히 각인돼 있고 덕분에 2차 세계대전 후 거의 20건의 노벨상을 배출할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세계 최고 석학들이 거쳐 간 미국의 최고 연구기관인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초대 소장을 지낸 에이브러햄 플렉스너는 1939년 ‘쓸데없는 지식의 유용성’이란 글에서 방향을 잃은 듯해 보이지만 거기서 나오는 탐구들이 가장 중요한 연구 결과들을 가져다주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효용성을 따져 연구비를 배분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인간의 영혼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논조는 21세기에도 유효하다. 윌리엄 프레스는 2013년 ‘사이언스’에 기고한 ‘과학이 뭐가 그리 특별한가?’라는 글에서 호기심에 기반을 둔 기초과학 연구가 대중의 이익을 위해서도 가장 효과적인 투자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창의적 인재들의 호기심에 기반한 기초과학은 국가와 사회에서 지원이 필수적이다.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의 경우 백화점 사업으로 크게 돈을 번 기업가 뱀버거가 사재로 만든 연구소다. 그의 이름은 인류에 기여한 공로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런 기업인을 찾기 어렵다. 자신과 가족의 이윤을 위해 불법도 불사하는 기업인이 더 많다. 보다 공적이어야 하는 정부는 아직도 과학을 기술과 묶어 동류로 여기면서 헌법 127조 1항에 ‘국가는 과학기술의 혁신과 정보 및 인력의 개발을 통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하는 말처럼 경제 발전의 도구쯤으로 여기고 있다. 과학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을 완전히 바꾸고 영혼이 자유로운 창의적 인재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국가적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왜 그럴까’ 하는 질문의 불씨가 계속 타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과학이 무엇인지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새로운 연구 주제로 연구비 지원을 신청하면 사전 연구가 없고 국제 동향과 동떨어져 있다고 거부하는 낮은 수준의 연구 지원 방식은 사라져야 한다.
  • “어떤 이유로든 병역면제자는 장관으로 임명 안 할 것”

    “어떤 이유로든 병역면제자는 장관으로 임명 안 할 것”

    “어떤 이유로든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은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겠다.” 지난달 16일 일찌감치 정의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심상정(58)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한 안보’를 강조하며 집권 시 병역 기피는 물론 민주화운동 등으로 수감됐던 병역면제자까지도 장관직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약했다. 국방의 의무에 대한 국민 불신을 씻으려면 “책임 있고 상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평범한 교사지망생(서울대 역사교육과 78학번)에서 구로공단 미싱사로 위장 취업한 순간부터 10년 가까운 수배 생활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간부를 거쳐 3선의 진보정당 대표가 되기까지 마음속에 품어 온 ‘노동 있는 민주주의’를 슬로건으로 5월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왜 지금 ‘노동 있는 민주주의’가 시대정신인가. -두 번의 정권 교체가 있었지만, 결국 친재벌 정부였다. 경제 살리기에 밀려 노동은 늘 뒷전이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양극화다. 노동 있는 민주주의를 실현하지 않고서는 촛불이 원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다. 극단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최초의 친노동 정부를 구성하고자 한다. →노동 부총리를 세우겠다고 했는데. -그동안 고용노동부는 재계 노무사 역할을 해 왔다. 노동부 장관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권력의 힘이 노동에 실려야 개혁이 가능하다. 보건복지부에서 보건 분야를 ‘국민건강부’로 떼어내고 노동과 복지를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래야 노동 부처 장관이 의제를 주도할 수 있다. →연립정부는 상수라고들 말하는데. -이번 대선에서 선거 연대는 없다. 단일화나 사퇴도 없다. 우리 지지자들이 요구하는 개혁이 연립 정부를 통해 이뤄질 수 있는지가 연정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연정 조건을 구체적으로 구상하진 않았다. 대선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보 정당의 안보관을 불안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정의당이야말로 진짜 안보를 할 수 있다. 보수는 안보 제일주의를 내세우면서 안보를 이용해 왔다. 저는 집권 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분들은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을 것이다. 저마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국가 고위직 가운데 병역 회피 또는 면제자가 많고, 신성한 국방 의무에 국민이 의문과 불신을 갖고 있어 책임 있고 상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인지도에 비해 지지율이 좀처럼 안 오르는데. -지난 1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후 선거 공고가 나기 전까지 언론에서 심상정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우선 후보를 알아야 지지율이 오를 텐데, 심상정은 알아도 대선 후보인지는 모르는 분들이 많다. 각 당 경선이 끝날 때까지 지지율 5%를 돌파하려고 한다. 본격적으로 촛불 대선의 의미와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면 유권자가 주목할 것이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에서 인지도가 낮은 걸로 나오는데. -아픈 대목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다. 30~50대는 사회운동이나 진보 정치를 경험해 본 분들이 많다. 하지만 20대는 진보 정당이 실패를 거듭하던 시기에 진보 정당을 접했다. 진보 정당에 대해 긍정적인 체험을 해 본 적이 없다 보니 호감도가 낮다. 하지만 현재 정의당 당원의 80%가 40대 이하이고 그중 절반이 20~30대다. 대학 강연에도 좌석이 부족할 정도다. 빠른 속도로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청년 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복안은. -청년 실업은 정책이 없어 안 풀리는 게 아니다. 대기업을 비롯한 상위 1%의 사회적 책임을 이끌어 내야 해결할 수 있다. 19대 국회 때부터 긴급조치 차원에서 청년고용특별법을 제정,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공기업이 전체 고용인의 5%에 해당하는 수만큼 청년을 고용하도록 ‘한국형 로제타 플랜’(1990년대 후반 벨기에의 혁신적 청년실업 대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지금 대선 주자들이 내놓은 해법은 단편적이다. 노동시간 단축은 ‘가족 있는 노동’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오후 6시에 퇴근해선 저녁 시간을 온전하게 쓸 수 없다. 4시나 5시에 퇴근하면 밥을 지어 가족과 먹을 수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차별을 없애고, 일상을 누리는 가족 있는 노동이 제가 구상한 노동 시간 단축 공약의 핵심이다. →무엇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하나. -원전 해체 기술과 재생에너지, 바로 녹색성장이다. 4차 산업혁명도, 정보통신기술(ICT)도 전략 제조업을 업그레이드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비중을 두고,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해체 기술 등 생태 환경 에너지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대선 공약 1호인 ‘슈퍼우먼방지법’이 화제다. -여성들은 일도 하고 싶고 좋은 엄마도 되고 싶어 한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육아휴직 3년’을 공약했는데, 실제 3년 휴직하면 영원히 퇴출당할 수 있다. 휴직 기간을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다. 슈퍼우먼방지법은 아빠들이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의무화하고, 육아휴직자가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기업에 페널티와 어드밴티지를 적용해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성소수자 보호 등을 담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견해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당연하다. 보수와 진보가 함께 차별금지법을 냈다가 일부 개신교계의 압박으로 철회했는데, 이 법은 종교, 직업, 성별 그 어떤 것으로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헌법 정신을 담고 있다. 동성 결혼 합법화 여부와는 또 다르다. 동반자등록법도 제정해 혼인하지 않고 사는 동거 노인, 동성 커플, 비혼 커플 등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정리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강부영 판사, 박근혜 전 대통령 영장심사 “유능하다고 알려진 사람”

    강부영 판사, 박근혜 전 대통령 영장심사 “유능하다고 알려진 사람”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 담당 강부영 판사(43·사법연수원 32기)가 피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이와 관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김경수 변호사는 27일 YTN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전담 판사들은 그야말로 법원의 아주 유능하고 검증된 판사들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영장전담 판사로 강부영 판사로 결정됐다고 하는데, 이분에 대해 인물평을 해주실 수 있나’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강부영 판사는 제주 출신으로서 아주 동기 중에서도 유능한 판사로 다들 알려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강부영 판사는 오는 30일 오전 10시30분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하는데 검찰 측이 법원에 낸 청구서를 검토한 뒤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강 판사는 제주 출신으로 제주 제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공익법무관을 거쳐 2006년 부산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창원지법과 인천지법 등을 거쳐 올해 2월 법원 정기인사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일하게 됐다. 창원지법 시절에는 언론 대응 등을 담당하는 공보관 업무를 맡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배에 낚싯바늘 박힌 상어 구해준 다이버

    배에 낚싯바늘 박힌 상어 구해준 다이버

    배에 낚싯바늘이 박힌 상어를 구하는 한 다이버의 놀라운 장면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BC뉴스는 플로리다주 주피터 인근 바닷속에서 촬영된 다이버와 상어의 영상을 일제히 전했다. 지난 22일 촬영된 영상을 보면 바닷속을 유유히 누비는 상어들 사이로 헤엄치는 한 다이버의 모습이 눈에 띈다. 이어 다이버는 달려오는 상어의 주둥이를 왼손으로 잡고는 오른손으로 배 깊이 박혀있는 낚싯바늘을 빼낸다. 위험천만해 보이는 다이버의 행동이 마치 수중 서커스를 연상시킬 정도. 전문 다이버인 조쉬 에클스는 "평소 1주일에 6번 정도 잠수를 한다"면서 "상어 몇 마리가 주위에 있었는데 그중 한마리가 계속 나를 툭툭 치고 지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자세히 보니 배에 커다란 낚싯바늘이 박혀있었다"며 놀라워했다. 실제 에클스가 상어 배에서 빼낸 낚싯바늘을 보면 크기가 어른 손바닥만할 정도로 크다. 에클스가 상어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그 상어가 사람에게 그다지 적대적이지 않은 레몬상어(lemon shark)였기 때문이다. 3m에 달하는 거대한 외형에 섬뜩한 눈빛 그리고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레몬상어는 오랜시간 함께 시간을 보내면 사람과도 장벽을 허문다.   특히 레몬상어는 누구보다 환한 ‘살인미소'(?)를 가지고 있어 수중 촬영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훌륭한 사진 모델이 되기도 한다. 에클스는 "거대한 낚싯바늘을 빼낸 후 상어가 멀리 헤엄쳤지만 다시 몇 차례 돌아왔다"면서 "마치 나에게 '고맙다'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며 웃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公슐랭 가이드] 서울 중구청 직원들의 입맛 잡는 맛집

    [公슐랭 가이드] 서울 중구청 직원들의 입맛 잡는 맛집

    서울 중구청 근처에는 오래된 맛집이 많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중구청 공무원들과 주변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많이 찾는 맛집들을 소개합니다.피로가 쌓였을 때 # 복정집 25년 전통 충무로 맛집인 이곳은 최근 ‘백종원의 3대천왕’에 방영된 이후 점심때만 되면 통오징어 찌개(9000원)를 맛보려는 인근 직장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퇴계로 남산센트럴 자이에 있는 복정집의 통오징어 찌개는 탱글탱글한 오징어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고 미더덕, 민물새우, 홍합 등 다양한 해물이 풍성하게 들어가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냅니다. 배추도 국물의 개운함을 살려 주는 데 한몫을 하죠. 점심에도 소주 한잔을 부르는 칼칼한 국물과 함께 어느새 밥 한 공기는 클리어! 온몸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쫙 풀리는 느낌이네요. 익숙한 맛이지만 계속 수저를 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의 통오징어 찌개 국물에 밥을 말아 드시는 것도 강력 추천합니다.집밥이 그리워질 때 # 잊지마식당 어디 괜찮은 백반집 없을까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충무로 진양상가 쪽에 있는 이 식당은 동료와 점심 한 끼를 가벼운 지갑으로 해결하고 싶은 직장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네요. 백반부터 제육볶음, 고등어구이를 4000원에서 7000원까지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습니다. 윤기가 좌르르 넘쳐흐르는 먹음직한 고등어구이와 고슬고슬 갓 지은 밥을 얼큰한 찌개와 함께 먹으면 그야말로 찰떡궁합이지요. 바삭바삭하게 구운 고등어 껍질과 어우러진 부드럽고 촉촉한 생선살을 입에 넣는 순간 젓가락질을 멈추지 못할 겁니다. 거기다 곁메뉴로 나오는 쌈채소와 쌈장은 피로와 스트레스로 지친 직장인에게 비타민을 듬뿍 제공해 주지요. 유달리 집밥이 그리워지는 날, 이곳에 오셔서 넉넉한 고향의 향기를 느껴 보세요.고향에 가고 싶을 때 # 고향집 이름부터 정겨움이 느껴지는 중구청 앞 고향집은 가정집과 겸하기 때문인지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고향에 온 것처럼 푸근한 느낌이 듭니다. 메뉴는 손칼국수와 보쌈 2개로 단순해 보이지만 맛은 결코 단순하지 않은 마성의 매력이 있습니다. 면발은 일반 칼국수처럼 통통한 면발이 아닌 얇은 면발이고, 기계가 아닌 손으로 직접 밀고 썰었기에 면발 굵기 차이에서 오는 묘한 식감의 변화가 독특합니다. 육수에는 멸치, 다시마, 새우, 감자, 무 이외에 육수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 주는 월계수잎과 어성초가 들어가 은은하고 구수한 국물을 완성하는 신의 한 수가 됩니다. 부드러운 면발과 기본 반찬인 무생채, 겉절이가 한데 어우러지면서 다른 반찬은 필요 없게 만듭니다.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과 친절한 서비스가 다시 방문을 하고 싶게끔 만드네요.마음이 지쳤을 때 # 송림식당 중구 오장동 중부시장 뒷골목에 위치한 이곳은 그리 잘 알려진 식당은 아닙니다. 하지만 건강식으로 제격인 우렁쌈밥을 맛본 사람들은 그 맛을 절대 잊지 못하고 다시 찾죠. 푸르싱싱한 상추 위에 구수한 보리밥과 지글지글 끓는 우렁쌈장을 얹어 같이 싸서 먹으면 기가 막힙니다. 이걸 쓰는 지금도 군침이 도네요. 계란찜과 된장찌개가 기본 반찬으로 나오고 여기에다 매콤한 제육볶음까지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바쁜 업무에 치여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았나요. 봄기운이 갈수록 완연해지는 이때, 여러분의 입맛을 책임질 건강식 메뉴 우렁쌈밥으로 힐링하고 가세요. 이은혜 명예기자(서울 중구 공보팀 주무관)
  • 김진태·홍준표, 文 맹공…“야권이야말로 적폐청산 대상”

    김진태·홍준표, 文 맹공…“야권이야말로 적폐청산 대상”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26일 야권의 유력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적폐청산’ 대표 슬로건을 놓고 “야권이야말로 적폐청산 대상”이라며 맹공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한국당 대선 경선 토론회에 참석한 김진태 의원과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공통 질문을 받았다. 이에 김진태 의원은 “그분(문재인) 자체가 적폐”라면서 “우리나라를 좌경화시킨 것 자체가 적폐인데 누가 누구를 상대로 (적폐를) 이야기하느냐”고 답했다.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문 후보는 북한 김정은과는 친구로 지내겠다고 하고 반대 정당은 청산대상이라고 한다”며 “적폐는 좌파 정권 10년 동안 더 많았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적폐는 좌파에도 우파에도 있다”면서 “내가 집권하면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고 새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홍 지사는 ‘노무현 자살 발언’의 막말 논란에 대해 “막말이 아니라 팩트를 좀 거칠게 표현할 때가 있다”며 “사실 그대로 말할 수 있는데 막말, 품격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문 전 대표가 MBC 정상화를 거론한 것과 관련해 “특정 방송사가 잘못됐다고 하는데 그 자체가 헌법 위반 아니냐”면서 “만에 하나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파면사유”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의당 안철수 첫 경선 압승...安 “문재인 꺾고 정권교체하라는 요구 증명한 것”

    국민의당 안철수 첫 경선 압승...安 “문재인 꺾고 정권교체하라는 요구 증명한 것”

    국민의당 첫 대선후보 경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60%이상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25일 광주·전남·제주 지역에서 열린 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안 전 대표가 총 투표수 6만2441표(유효투표수 6만2176표, 무효표수 265표) 중 3만7735표로 60.69%를 획득하면서 1위를 기록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1만4246표(22.91%)를 득표해 2위를 기록했고, 박주선 국회 부의장은 1만195표(16.40%)로 3위에 머물렀다. 안 전 대표 측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번 경선 결과는 안철수 후보야말로 문재인 후보와의 진검승부에서 이길 유일한 후보이며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민심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선은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주목받았다. 전체 당원 19만여명 중 7만여명이 광주·전남 지역의 당원이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의 최대 지지기반이자 첫 경선이 치러진 광주·전남 경선에서 큰 표차로 승리를 거머쥠으로써 국민의당의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될 것이 유력시된다. 정당 사상 최초로 도입되는 완전국민경선을 놓고 조직동원과 대리투표 등 각종 사고 가능성이 우려됐으나 이날은 일단 큰 잡음없이 순조롭게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 내부적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총 투표자수가 6만명을 넘어서며 흥행하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투표 결과 발표 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당에 또 한 번 기회를 준 것이라고 본다”면서 “아울러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광주시민과 전남, 제주도민의 의사가 표시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은 26일 전북, 28일 부산·울산·경남, 30일 대구·경북·강원, 4월 1일 경기, 2일 서울·인천 지역에서 순회경선을 치른 뒤 마지막 날인 4월 4일 대전에서 최종 대선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광주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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