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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公슐랭 가이드] 지친 입맛 샤르르 史르르

    [公슐랭 가이드] 지친 입맛 샤르르 史르르

    # 소라 스테끼와 칼제비(옛 소라네스테이크 하우스) 서울시청 근처엔 오래된 맛집이 많은데요, 이곳은 1978년부터 운영해 40년이라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면 문 바로 위에 있는 ‘민초전문식당’이라는 팻말도 인상적입니다. 오래된 만큼 무교동칼국수 맛집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알려진 곳입니다. 점심 주 메뉴는 칼국수, 수제비, 칼제비(섞어)로 여름철엔 진한 콩국수도 내놓습니다. 칼국수 양도 넉넉하게 줄 뿐 아니라 원하는 만큼 공기밥도 그냥 내어주는 인심이 후한 곳입니다. 칼국수의 영원한 단짝 김치도 신김치, 금방 한 김치를 입맛에 맞게 골라먹을 수 있습니다. 점심 때에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2층 계단부터 줄을 서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합니다. 저녁엔 1978년 초창기부터 선보였던 한국식 모둠 스테끼를 안주 삼아 삶의 애환을 풀어내는 곳입니다.# 라 칸티나(LA CANTINA) 무교동 삼성화재 건물 지하에 자리한 라 칸티나는 1967년에 문을 연 국내 최초 이탈리안 레스토랑입니다. 50년이 넘은 라 칸티나는 지하의 ‘포도주 저장창고’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스토랑도 오래됐지만 항상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임승환 지배인도 여기서 근무한 지 30여년이 됐습니다. 시청 주변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제법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공무원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내부 인테리어와 메뉴판에는 없는 ‘서울시’ 메뉴를 주문하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늘빵, 어니언수프, 그린샐러드, 스랄로피네 알라 볼로네제, 커피가 나오는데요, 이곳을 이용한 지 오래된 선배 공무원들은 메인요리 이름이 어려워 ‘10-8번 코스’(메인요리 번호)로 주문하기도 합니다. 다른 곳보다 국물이 많은 봉골레 스파게티와 양파로 우려낸 육수에 후추를 넣고 식빵과 치즈를 넣은 어니언수프도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습니다.# 광화문국밥 서울 시의회 건물 뒤편을 돌아 동화면세점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보이는 정동 주차장 안쪽 낡은 건물 1층에 자리한 광화문국밥은 그야말로 요즘 핫한 핫플레이스입니다. 후미진 곳에 있는데도 점심이면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데요. 이탈리안 셰프인 박찬일 셰프가 오픈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주 메뉴는 국밥, 냉면, 수육입니다. 점심엔 주로 돼지국밥과 평양냉면을 많이 먹습니다. 우리가 아는 돼지국밥과 달리 국물이 맑은 게 특징입니다. 다른 잡부위없이 흑돼지 살코기로만 깊은 맛을 낸다고 하는데 국물이 담백하고 깔끔합니다. 1970~8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인테리어, 메뉴판 등은 돼지국밥을 오감으로 먹을 수 있는 즐거움을 줍니다. 저녁엔 차가운 수육(전지)과 따뜻한 수육(후지)이 반반 나오는 수육과 저염명란오이무침이 인기입니다.권진영 명예기자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주무관)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성공 바란 ‘장삼이사’, 처세·계발론으로 희망 꿈꾸다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성공 바란 ‘장삼이사’, 처세·계발론으로 희망 꿈꾸다

    “대인 관계가 원활하다는 것은 일을 잘 처리해 낸다는 말과도 같고, 그것은 곧 그 사람의 능력을 좌우하는 말이므로 보다 빠른 성공을 목표로 하는 샐러리맨이라면 복장 연출 솜씨가 뛰어나야 하는 것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지혜이다.” 이 말은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1981년에 쓴 책 ‘야망의 날개’ 서문에서 패션과 사회생활의 관계를 설명한 부분이다.그가 말한 대로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부 업계 종사자들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패션에 무관심했다. 패션이라는 말은 배우, 가수 같은 연예인이나 돈 많은 상류층에서 주로 관심 두는 분야였다. 앙드레 김은 우리나라 성인들이 한국전쟁 때 청소년기를 보냈고 그 후 정치적, 경제적 변혁 시대를 정신없이 거치며 지금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평가했다. 말하자면 국민 모두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허물어진 국가 기반을 다시 세우는 일에 열중해 있었기 때문에 개인의 행복과 성장, 발전에 대해서는 눈을 돌리기 힘든 시기였다. 한국전쟁 이후 1970년대까지는 이렇듯 국가 혹은 회사가 성공해야 자신도 성공한다는 등식이 지배적이었다. 사회생활은 대부분 남자의 영역이었고 어떤 분야든 일을 할 때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비즈니스라고 하면 보통은 대인 관계를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가정이나 학교에서 이런 방면의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처세술이나 대인 관계 등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은 서점에서 언제나 인기가 많았다. 당시에 유행했던 책들은 일본에서 먼저 출판됐던 것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 주류를 이뤘다. 그 외에는 ‘삼국지’나 ‘손자병법’ 등 중국 고전을 통해 간접적으로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배웠다. 중국 고전이 인기 있었던 것은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성공의 의미는 주로 ‘권력, 명예, 돈’을 함께 갖는 것을 뜻하는 것이었기에 영웅호걸들의 삶의 방식은 훌륭한 처세술 교과서가 됐다. 1980년대 역시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1986년 아시안게임과 뒤이어 열린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사회 분위기는 세계화라는 이미지에 익숙해졌다. 성공적인 삶을 살려면 이제 세계인들과 경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특히 대표적인 선진국인 미국은 모든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성공하려면 미국을 배워야 했고 미국 기업인들의 성공 스토리에 관해 쓴 책을 읽는 게 유행이 됐다. 그즈음 밑바닥에서부터 집념 어린 노력 하나로 대기업의 꿈을 이룬 대우의 김우중 회장이 쓴 책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젊은이들에게 큰 도전 의식을 안겨 주었다.문민정부가 들어선 1990년대 우리나라는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대한민국도 미국 같은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성공과 행복의 가치는 남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는 쪽으로 옮아갔다. 벤처 사업으로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사람들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세계 최고 부자 순위에 매번 이름을 올렸다. 그가 쓴 책 역시 히트 상품이 됐다.서양의 부자들은 대부분 철저한 자기 관리로 성공을 이끌어 냈다. 그 시작은 영국의 저술가 새뮤얼 스마일스의 책 ‘자조론’(自助論)이다. 1859년에 쓰인 이 책의 핵심 주장은 제목 그대로 외부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노력으로 목표를 성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유명한 문장은 전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목표를 이루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호걸들의 삶을 모방할 필요는 없어졌다. 개인의 행복은 회사나 국가 같은 공동체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해 나갈 때 의미가 있다. 역사가 길지 않은 미국이 최대의 강대국이 된 이유는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신화적인 인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사태로 경제가 파탄 나기 전까지 많은 사람이 그런 인물들의 일대기를 그린 책을 참고서 삼아 저마다 부자의 꿈을 키워 나갔다. 자동차 왕으로 불리는 헨리 포드, 철강왕 카네기, 석유재벌 록펠러, 그리고 철도 건설로 엄청난 부자가 된 밴더빌트까지. 이들이 돈을 번 방법은 시기와 운이 잘 맞아떨어진 것도 있지만 결국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갔다는 데 핵심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미국 재벌들에 관한 책은 엄청난 판매 부수를 올렸다. 특히 카네기는 인간 관계와 처세술, 협상의 능력, 그리고 벌어들인 돈을 적절하게 투자하는 것은 물론 인생 후반기에는 ‘기부왕’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질 만큼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바람직한 자세까지 이어지면서 수많은 카네기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기계발서 혹은 자기개발서라는 말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이후 평범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건 더욱 힘들어졌다. 이런 시기에 색다른 책이 등장했다. 론다 번이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쓴 책 ‘시크릿’은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돕는다”는 말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데, 자기계발서의 시초격이라 부를 만한 ‘자조론’의 내용에 신비주의적인 요소를 가미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지금에 와서는 ‘시크릿 기법으로 돈을 모은 사람은 정작 론다 번 한 사람뿐’이라는 자조 섞인 비판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추종자들도 많다.최근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자기계발서는 단순히 부자가 되는 방법뿐만 아니라 마음을 단련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기 위한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내용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웰빙(well-being)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그 후로 힐링(healing)이, 요즘에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의 약자)에 이르기까지 삶의 방식은 점점 더 다양화되고 성공이나 행복을 가름하는 가치관의 범위도 넓어졌다. 그렇게 된 만큼 자기계발서의 내용도 그저 돈을 벌거나 사회생활을 잘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을 넘어서서 인문학이나 고전문학을 소재로 삼는 책이 많아졌다. 무명 작가였다가 2007년 ‘꿈꾸는 다락방’으로 일약 유명인이 된 작가 이지성도 2016년에는 인문고전을 중심으로 한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펴내며 저서의 분위기를 바꿨다. 말 그대로 요즘은 인문학 열풍이다. 빅데이터의 시대다. 지혜와 지식의 개념이 마구 뒤섞이는 시대이기도 하다. 지금은 돈 많은 부자라고 해서 무조건 우러러보거나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권력이나 명예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해 갈지 알 수 없지만, 성공적인 삶과 행복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의 기준이 중요하다는 단순한 진리는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다. 그렇기에 매번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태도야말로 가장 훌륭한 자기 계발 방법이라고 믿는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 우승 뒤 볼트에 무릎 꿇은 개틀린 “야유 이겨내려고 더 뛰어”

    우승 뒤 볼트에 무릎 꿇은 개틀린 “야유 이겨내려고 더 뛰어”

    결승선을 맨먼저 통과하고도 네 살이나 어린 ‘황제’ 앞에 무릎을 꿇었다. 8년 가까이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의 등만 보고 달리던 저스틴 개틀린(35·미국)이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92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볼트를 100분의 3초 차로 따돌린 뒤 오히려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개틀린은 마지막 대결에서 마침내 그를 앞선 뒤 “정말 꿈같은 일”이라며 감격했다. 그는 “볼트는 모든 걸 이룬 스포츠 스타다. 그와 경쟁하고자 나는 최선을 다했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훈련했는지는 볼트도 안다”며 “오늘 그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볼트가 등장하기 전 개틀린은 그야말로 남자 최고 스프린터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이듬해 헬싱키 세계선수권 남자 100m를 제패했다. 하지만 그는 금지약물을 복용한 게 적발돼 2005년 말 4년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개틀린이 자리를 비운 사이 볼트는 단거리 황제로 등극해 군림했다. 개틀린은 2010년 트랙에 복귀했지만 볼트의 들러리 노릇만 했다. 2013년 모스크바·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100m에서 모두 볼트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개틀린은 볼트가 은퇴 무대로 삼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볼트를 넘어서며 오랜 숙원을 풀었다. 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우승했을 때와 같은 기분이다. 볼트의 축하를 받아 더 기쁘다“고 밝혔다. 하지만 런던 스타디움을 메운 팬들은 개틀린에게 야유를 보냈다. 볼트의 인기가 워낙 높은 데다 개틀린이 두 차례나 약물 복용 징계를 받았던 전력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날도 선수 소개 때 적지 않은 야유를 들었던 개틀린은 “예선과 준결선에서도 야유를 들었다. 야유에서 벗어나고자 더 열심히 달렸다. 난 야유를 이겨내야 했다”며 “국제대회에서 야유를 자주 받지만 날 좋아하는 팬들도 있다. 특히 가족과 코치들은 나를 위해 헌신했다. 내겐 강한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안철수 때리기 나선 천정배·정동영…“독불장군”, “사당화의 그늘”

    안철수 때리기 나선 천정배·정동영…“독불장군”, “사당화의 그늘”

    국민의당 당권 도전에 나선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와 정동영 의원이 5일 안철수 전 대표 때리기에 나섰다.우선 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독불장군에게 미래가 없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대선 패배와 당의 위기를 초래한 당사자가 반성과 성찰 없이 나서는 것이야말로 우리 국민의당을 또 한 번 죽이는 길이다”고 덧붙였다. 천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선 패배와 당의 위기를 초래한 당사자’란 표현으로 안 전 대표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천 전 대표는 안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난 3일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께도, 우리 국민의당에도, 안 전 후보 자신에게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최악의 결정”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정 의원도 이날 주요 당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안 전 대표를 향한 날 선 비판을 했다. 전북을 찾은 정 의원은 전주 갑 지역위원회를 열고 “그동안 국민의당은 안철수의 지도력 안에 있었고, 이것이 바로 ‘사당화의 그늘’이었다”며 “(전당대회를 앞둔) 지금 국민의당은 강력한 공당으로 가느냐, 사당에 머무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졌다. 최근 당의 잇따른 잡음으로 당원의 자존심이 땅에 떨어졌다”며 “당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천 전 대표와 정 의원이 안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의 포문을 열면서 당권 레이스는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천 전 대표는 6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지지기반을 다지고 여론전을 펼친다. 정 의원 역시 6일이나 7일 기자간담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도 천 전 대표와 같은 날 오후 2시 ‘국민의당 혁신비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의 향후 노선과 혁신 방향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천정배, 안철수 겨냥 포문… “독불장군에게 미래가 없다”

    천정배, 안철수 겨냥 포문… “독불장군에게 미래가 없다”

    국민의당 당권 도전에 나선 천정배 전 대표가 5일 경쟁자인 안철수 전 대표를 겨냥해 “독불장군에게 미래가 없다”고 비판했다. 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선 패배와 당의 위기를 초래한 당사자가 반성과 성찰 없이 나서는 것이야말로 우리 국민의당을 또 한 번 죽이는 길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전 대표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선 패배와 당의 위기를 초래한 당사자’란 표현으로 안 전 대표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천 전 대표는 안 전 대표가 8·27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난 3일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께도, 우리 국민의당에도, 안 전 후보 자신에게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최악의 결정”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두 당권 주자는 모두 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전대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의 8·27 전당대회 출마 선언 이후 ‘한지붕 두가족’의 집안싸움이 점점 심해지는 양상이다. 안 전 대표의 등판으로 국민의당은 ‘호남·비안(비안철수)파’ 대 ‘비호남·친안(친안철수)파’로 극명하게 갈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접촉, 사랑의 혁명

    접촉, 사랑의 혁명

    터칭/애슐리 몬터규 지음/최로미 옮김/글항아리/620쪽/2만8000원흔히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한다. 수도사와 출가승들의 뼈를 깎는 고행을 통한 깨달음과 해탈도 같은 맥락에서 정신의 우위를 지향한다. 실제로 인류의 사상사, 특히 서구 사상사에선 정신에 대한 육체의 하위개념이 오래도록 지배적이었고 그 근본적인 경향은 큰 변함이 없다. 영국 출신의 미국 인류학자 애슐리 몬터규(1905~1999)가 반세기 전인 1971년 펴낸 이 책은 그런 정신 우위의 인식을 깨면서 육체에 관한 선지적 일깨움을 전해 도드라진다. ‘정신은 육체를 통해 형성된다’는 일관된 주장이 새삼스럽다.육체적 고통의 경험은 육체뿐 아니라 결국 정신적 가학을 낳는다는 사실은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된다. 아동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이 어린 시절 부모 등으로부터 학대받은 경험을 갖고 있다는 사회과학적 발견은 대표적인 예다. 저자가 끈질기게 주장하는 핵심은 바로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을 할 줄도 안다’는 것이다. 사랑을 만지고, 쓰다듬고, 껴안는 체감을 수반한 ‘행동하는 애정’으로 본다. 그러면서 동·서양, 대륙권과 해양권, 문명권과 비문명권, 여성과 남성, 계층 간 스킨십 문화를 비교해 사회적으로 학습되는 촉각 경험에 따라 인간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무려 620쪽에 걸쳐 펼쳐보인다. 64만개의 감각수용기가 포진한 매체인 사람의 피부는 체내 보호나 체온 조절, 호흡 보조 같은 역할을 하는 물리적 기관이다. 하지만 피부에 대한 저자의 시선은 단순히 생체적 기능에 머물지 않은 채 사랑을 존속시키는 ‘정신의 기관’으로 치닫는다. “촉각에서 인간애가 싹튼다”는 저자는 미각, 후각, 촉각 같은 ‘근접 감각’을 이탈해 시각, 청각 같은 ‘원격감각’에 길들여지는 세계를 우려한다. ‘사람이 마땅히 익혀야 하는 친절’이라는 인간애야말로 온기를 직접 주고받는 접촉의 순간에 생긴다고 보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저자는 영·유아기 촉각 경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특히 어머니와 어린아이의 피부 접촉을 중시한다. 모유 수유는 단순히 갓난아기의 몸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일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때 일어나는 신체 접촉을 통해 아기와 어머니가 누리는 혜택은 막대하다고 한다. 아이가 엄마의 젖을 빠는 과정을 통해 구강과 인두 구조 훈련을 자연히 경험하게 된다. 호흡의 물꼬를 트는 데 주효한 역할을 하며 발화(發話)의 테크닉을 익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신생아는 가능한 한 언제든 엄마 품에 놓아 줘야 마땅하다고 역설한다. “유모차 대신 아기는 중국의 포대기나 에스키모의 파카와 동등한 무언가에 싸여 엄마나 아빠 가슴에 안기거나 등에 업혀 다녀야 한다”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피부 자극의 영향과 효과는 성장의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출생 직후 시각과 청력을 모두 상실하고도 피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힌 헬렌 켈러의 사례가 눈에 띈다. 노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노인의 욕구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도 등한시되고 있는 게 바로 촉각 자극 욕구라고 한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나이 든 사람들이 애무와 포옹, 손을 다독이거나 꼭 잡아 주는 행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만 봐도 이러한 경험이 이들의 행복에 얼마나 결정적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접촉 결핍을 모든 인간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의 큰 원인으로 지목하는 등 요즘 상식으론 선뜻 이해하기 힘든 주장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를테면 접촉 결핍이 동성애 문제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주장은 대표적인 예이다.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니라는 사실은 1974년 이래 미국 정신의학회의 공식입장이다. 그런 흠결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사례나 과학적 성과에 기대어 요즘 디지털 시대에 던진 촉각의 가치와 중요성은 신선하다. 책 서문에 붙인 미국 시인 니키 지오바니의 일갈이 저자의 주장을 함축하는 듯하다. “접촉은 과거에도 그랬거니와 현재에도 그렇듯, 미래에도 단연 진정한 혁명으로 자리매김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죽어야 사는 남자’ 최민수, ‘장트러블’ 위기 봉착..1차원 코믹 연기 폭발

    ‘죽어야 사는 남자’ 최민수, ‘장트러블’ 위기 봉착..1차원 코믹 연기 폭발

    MBC 수목 미니시리즈 ‘죽어야 사는 남자’(연출: 고동선 | 극본: 김선희 | 제작: ㈜도레미엔터테인먼트)에서 고품격 카리스마와 럭셔리한 분위기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으로 분한 최민수가 물오른 코믹 연기로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2일 방송에서 백작은 ‘이지영A’(강예원)와 ‘압달라’(조태관)와 함께 장터 맛집 투어를 다니던 도중 위급 상황을 맞게 됐다. 번데기, 곱창, 그리고 매운 닭발에 이르기까지 35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평소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모조리 섭렵한 이후 갑작스러운 화장실 신호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하기 충분했다. 백작은 한껏 일그러진 표정과 트위스트를 연상시키는 몸짓을 선보이며 보는 이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백작의 품위 유지를 위해 호텔 화장실을 찾는 그의 모습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안방극장은 초토화 됐다는 후문. 백작의 코믹 활약은 ‘왕미란’(배해선)의 한의원에서도 이어졌다. 침을 맞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특급 엄살을 보이고, 맥을 짚기 위해 손을 잡는 ‘미란’의 행동에 기겁하는 등 평소 고상한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인간적인(?) 면모로 빵 터지는 웃음을 유발했다. 뿐만 아니라 백작은 ‘미란’과 ‘지영A’와의 관계의 시작을 보여주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한껏 고조시켰다. 클럽에 이어 의사와 환자로 재회하게 된 백작과 ‘미란’은 복통 치료를 목적으로 자주 만나게 될 것을 예고해 두 사람 사이를 응원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기대가 모아진다. 또한 악연으로 만나 장터 데이트를 함께 즐긴 백작과 ‘지영A’는 보다 친밀해지고 미묘한 관계의 진전을 엿볼 수 있어 앞으로 이들이 겪게 될 상황과 감정의 변화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 ‘죽어야 사는 남자’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입증하듯 3일, 시청률 조사 전문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일 방송된 10회는 10.9%(닐슨 수도권 가구 기준)를 기록, 수목드라마 왕좌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것은 물론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한편, 최민수, 강예원, 신성록, 이소연 주연의 MBC 수목 미니시리즈 ‘죽어야 사는 남자’는 초호화 삶을 누리던 작은 왕국의 백작이 딸을 찾기 위해 한국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그린 코믹 가족 휴먼 드라마로 오늘 밤 10시 11,12회가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절집 이야기…순천 선암사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절집 이야기…순천 선암사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중 일부> 시인 정호승(68)에게 순천의 선암사(仙巖寺)는 위로이고 한(恨)이다. 그는 우리에게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서라도, 걸어서라도 선암사에 꼭 가라고 한다. 왜 굳이 저 멀리 순천의 선암사일까? 선암사야말로 눈물의 절이기 때문이다. 더 큰 눈물은 작은 눈물을 덮는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선암사가 소개된 이후 선암사에는 예전에 비해 부쩍 방문객들의 숫자가 늘었다고 한다. 그러나 순천의 선암사를 방문하기 전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선암사만의 힘든 역사를 미리 알고 가자. 전라남도 순천의 선암사다. 선암사는 익히 알다시피 조계종(曹溪宗)이 아닌 태고종(太古宗)의 대표 사찰이다. 태고종은 대처승 제도를 수용한 종법에 혼인이 허용된다. 바로 이 대처승 제도 때문에 해방 이후 많은 갈등이 불교계에 일어난다.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의 “대처승은 사찰에서 물러가라”라는 요지의 유시가 본격적인 갈등의 시작이었으나 실은 해묵은 갈등의 표출에 불과하였다. 이후 대처승 측과 비구승 측은 오랜 힘겨루기를 한다. 이후 대처승 측이 1970년 ‘한국불교태고종’이라는 이름으로 창종하고 양측은 법적인 싸움을 일단락 짓는다. 하지만, 아직도 여러 사찰의 관할권을 놓고 해묵은 갈등은 그대로 남아 있다. 바로 선암사가 당시 대처승려 측의 대표 종찰로서 사찰 내외부에서 물리적 충돌 및 많은 갈등을 겪어 오면서 지금까지 한국 불교의 한 맥을 지키고 있는 눈물과 한(恨)의 사찰이다. 실제 일반인들에게 선암사가 널리 알려진 시기는 1990년 후반부터였다. 이는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75) 작가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조정래 작가의 부친이자, 현대시 ‘나도 푯말이 되어 살고 싶다’의 저자인 조종현(1906∼1989) 시인이 선암사 부주지를 지낸 철운(鐵雲)스님이었다. 선암사는 말 그대로 천년사찰이라는 명칭이 어울린다. 사찰의 시작은 백제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백제성왕 5년(527)에 현재 비로암 자리에 해천사(海川寺)를 창건한다. 이후 고려시대에는 의천대각국사에 의해 호남지역의 중심사찰로 거듭난다. 하지만, 정유재란(1597) 시기에 거의 모든 전각이 불타고, 몇몇 부도와 보탑만이 남게 된다. 이후 거듭된 중건을 거치지만, 영조 때에 이르러 또다시 화재로 폐사지경까지 이른다. 이후 반복된 중건과 화재를 거듭하다, 결국 6·25전쟁으로 대부분의 전각들은 소실되어 지금은 20여 동의 당우(堂宇)만이 남아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오랜 사찰로서의 풍광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현재 사찰 경내에는 보물 제395호 선암사 삼층석탑과 보물 제1311호 순천 선암사 대웅전 등 다수의 주요한 문화재가 있어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쉽게 돌려보내지는 않는다. <선암사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꼭! 가 보았으면 한다. 송광사와 더불어 호남의 대표 사찰이다. 2. 누구와 함께? -혼자. 정호승의 시처럼 눈물이 난다면 걸어서라도. 3. 가는 방법은?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길 450/ 061-754-5953/ 순천역 시외버스정류장에서 1번 버스 4. 감탄하는 점은? -깊은 산세와 더불어 남아있는 사찰이 지닌 시간의 무게. 선암사 가는 길.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원래 호남지역에서는 유명했으며, 최근 방문객들이 부쩍 더 늘었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해우소, 대웅전, 삼층석탑, 승선교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호남의 한상 ‘대원식당’(744~3582), ‘명궁관’(741-2020), 돼지고기 김치찜 ‘진일 기사식당’(754-5320), 마늘통닭 ‘풍미통닭’(744-7041), 짱뚱어탕 ‘대대선창집’(741-3157), 떡갈비‘금빈회관’(744-5553)/ 지역번호 (061)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seonamsa.net/index_sas.ph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태백산맥 문학관, 순천만 정원, 낙안읍성 10. 총평 및 당부사항 -사찰로 가는 길이 아름답다.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여름 한낮 더위도 따라오지 못할 듯.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獨국민 60% “정부 통제 받는 실업수당 대신 기본소득 달라”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獨국민 60% “정부 통제 받는 실업수당 대신 기본소득 달라”

    “기본소득으로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면 인간은 의미 있는 일, 창조적인 일을 할 겁니다.” “일하지 않는 사람까지 왜 공짜로 먹여살려야 하나요. 국가의 역할은 기본소득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지난달 18일 독일 베를린 시내 포츠담 광장, 알렉산더 광장 등에서 만난 시민들의 기본소득에 대한 견해는 크게 세 부류로 나뉘었다. 기본소득을 무조건 찬성하는 입장과 기본소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시행을 위해서는 포퓰리즘을 경계하고 충분한 논의 끝에 단계적으로 과정을 밟자는 입장, 그리고 실업자들에게 수당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며 기본소득 시행으로 들어가는 재정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비관적 입장이다. 훔볼트대에서 화학과 학술조교로 일하면서 박사과정 공부를 하고 있는 카타리나 그로거(27·여)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시대가 변함에 따라 노동시장 구조도 바뀌고 있다”면서 “불로소득으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은 소득이 높고, 힘든 노동을 하는 이들이 낮은 소득으로 생존 위기에 몰리는 등 불평등한 체계가 기본소득으로 조금이라도 해소돼야 한다”고 찬성했다. 반면 위그르 클라스만(61·회사원)은 “기본소득보다는 직업교육, 전문교육 등을 강화해 실업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 방법”이라며 “임금을 공정하게 지급하고 최저임금을 받아도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시민사회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매우 뜨겁다. 교민 노선정(49·여)씨는 “기본소득을 주제로 한 토론은 최근 라디오, 신문, TV를 가리지 않고 언론에서 단골 소재로 다뤄지고 있다”며 “사적인 자리에서 독일 사람들을 만나도 기본소득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다가 목소리가 커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를린에서 만난 시민들은 기본소득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갖고 있었으나 대체로 기본소득 개념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었다. 기본소득에 대한 인식도 나쁘지는 않다. 지난 5월 독일 시장조사기관 달리아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인 60% 이상이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기본소득 이슈가 독일 시민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이유는 유럽에서 독일이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이어서 해당 이슈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논의의 출발점은 1982년, 실업자들이 새로운 형태의 경제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한 캠페인이다. 정치학 박사인 세르게 엠바허 시민참여연방네트워크 프로젝트 팀장은 “사회보장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민주주의 사회인 독일에서 당시 실업과 의료, 노인 문제 등이 대두되기 시작했고 국가에서도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자 자본주의 체제의 부작용으로 사회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기계화, 디지털화로 실업이 가속화되면서 그나마 전 인구의 50%가 누려웠던 4대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기본소득 논의가 구체화됐다”고 분석했다. 실업정책인 ‘하르츠4’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도 기본소득 논의 열풍을 불러오는 데 한몫했다. 하르츠4는 2005년 게르하르트 슈뢰더 사회민주당 정부가 추진해 시행된 새 실업정책이다. 이전에는 고용보험으로 실업수당 3년을 보장받았지만 하르츠4를 실시하면서 이 기간이 1년으로 단축되고 이후에는 국가가 지급하는 하르츠4 수당을 받아야 한다. 하르츠4 수당은 기한이 없다. 장기실업자, 고용보험 미가입자도 수당을 받을 수 있다. 대신 국가가 수급자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수급자들은 정기적으로 구직 활동에 충실했음을 증명해야 하며 국가가 알선해 준 일자리를 거부할 경우 수당이 삭감된다. 하르츠4 실업수당은 1인당 한달에 700~800유로(약 91만~104만원)씩 지급되지만 임대료가 포함된 돈이어서 실질적으로 수급자가 손에 쥐는 돈은 300유로 남짓이다. 일자리센터에서 질이 낮은 일자리를 알선해 주었을 때 이를 거부할 경우 수당은 200유로로 깎인다. 또 자기 명의의 재산이 있으면 받지 못한다. 엠바허 박사는 “하르츠4는 국가가 개인을 통제하고 인간이 게으르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정책”이라며 “국가의 통제를 받느니 차라리 (수당을) 받지 않겠다는 실업자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독일의 공식 실업률은 6%이지만 이는 55세 이상을 통계에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연금은 67세 이후부터 받을 수 있다. 취업을 위해 재교육을 받는 사람들도 포함되지 않아 실질 실업률은 6%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엠바허 박사는 “장기 실업자들이 2만명이나 되지만 하르츠4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반면 주요 정치권에서는 아직 기본소득을 주요 이슈로 다루지는 않고 있다. 집권 기독민주당과 제1 야당인 사민당은 기본소득보다는 기존 복지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기본소득 관련 논의와 연구가 가장 활발한 제3당 좌파당에서조차 내부 의견이 갈리고 있어 아직 정식 당론으로 채택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들이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첫 번째 이유는 재정 문제다. 좌파당에 따르면 독일 시민 모두에게 최저생계비용인 매달 약 1000유로(약 130만원)씩 지급하기 위해서는 연간 9000억 유로(약 1200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이는 독일 국내총생산(GDP·약 2조 9000억 유로)의 약 3분의1을 차지하는 금액이다. 기본소득을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광범위한 복지정책 중 일부를 기본소득과 합치고 일부는 남겨 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본소득으로 나머지 복지 정책을 모두 대체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기본소득을 받으면서 의료, 양육수당 등 기본적인 복지수당은 따로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엠바허 박사는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기존 복지체계에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이므로 이에 대한 신중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기민당, 사민당 등 주요 정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기본소득 찬성론자들은 기본소득에 들어가는 연간 9000억 유로라는 재정을 독일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독일 사회보장제도에 들어가는 연간 예산이 6000억~7000억 유로(약 788조~920조원)이므로 여기에 2000억 유로(약 263조원)만 보태면 된다는 것이다. 이 2000억 유로는 부자 증세 등 대대적인 세금개혁으로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좌파당 로날트 블라슈케 학술위원은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으면서 전 세계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거둬들이는 분위기로 치우쳤다”며 “물론 엄청난 조세저항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불공평한 세금 구조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에선 소득세가 20~40%인 반면 임대료 등에서 오는 불로소득이 25% 고정세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재산세를 신설하고 불로소득에 대한 세율을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복지정책을 강화하겠다는 기성 정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기성 정당이야말로 최근 15년 동안 의료, 연금 혜택을 줄이는 등 계속 복지를 줄여 왔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오는 9월 독일 총선에서 기본소득 이슈가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기본소득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정당(기본소득당)이 존재하긴 하나 당원 수 2만 5000명의 해적당보다 작은 초미니 정당이어서 영향력은 미미하다. 대신 기본소득 전 단계인 세금개혁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좌파당에서는 적극적으로 부자 증세 세금개혁을 지지하고 있고 사민당에서도 뒤늦게 관련 세금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본소득 시행에 앞서 세금개혁뿐만 아니라 노동의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보는 단계도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엠바허 박사는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 임금 노동만 노동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가사노동, 봉사활동, 예술 활동 등 사회 전반적으로 다양한 노동의 형태를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기술(IT)이 발달한 한국에서는 기계화 속도가 더욱 빨라 일자리 시장도 더욱 빠른 속도로 교란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지금 당장은 기본소득이 현실적이지 않아 보이겠지만 머지않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것이며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 사진 베를린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북적이는 관광지 말고, 여기 어때

    북적이는 관광지 말고, 여기 어때

    본격 피서철이 시작됐다. ‘광속’으로 ‘클릭질’을 해본들 검색하는 곳마다 인파로 북적일 터다. 다만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곳들은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특별한 휴가’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8월에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무더위를 이기는 여행’이 테마다.인천 송도국제도시, 해수공원서 ‘도심 바캉스’ 수도권 주민이라면 먼 곳까지 가지 않고 송도국제도시에서 도심 바캉스를 즐길 수 있다. 지하철로 빠르게 연결되는 게 장점이다. 해풍이 불고, 보트가 떠다니고, 물길과 어우러진 카페 거리는 더위 탈출을 돕는다. 송도국제도시의 상징인 센트럴파크는 바닷물을 활용해 수로를 만든 해수 공원이다. 주말이면 수로를 채운 ‘아마추어 뱃사공’들을 만날 수 있다. 미니 보트와 카약을 타면 토끼섬, 연인섬 등을 돌아볼 수 있다. 센트럴파크 주변에는 숲 사이로 산책로가 이어진다. 트라이볼 등 현대 건축물들이 곳곳에 들어섰다. 송도국제도시에서 바다 구경을 놓칠 수 없다. 인천대교 전망대 오션스코프는 컨테이너 세 개로 제작된 건축물이 인상적이다. 전망대 계단에 오르면 간척지 너머 멀리 인천 앞바다가 보인다. 좀더 호젓한 바다 산책을 원한다면 솔찬공원이 제격이다. 인천대 뒤쪽에 있는 솔찬공원은 바닷가를 따라 늘어선 데크 길이 멋지다. 풍차 모양 건물과 바닷가 그네도 운치를 더한다.단양 고수동굴, 바위산 속 숨은 ‘천연 냉장고’ 단양은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여행지다. 그 가운데 약 200만년 전에 형성된 고수동굴은 여름철 단양 여행의 대표 주자다. 동굴 내 평균기온은 15~17℃. 냉장고 속에 들어앉은 듯 시원하다. 왕복 1.9㎞ 구간에서 종유석과 석순, 동굴 호수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머리 위의 동굴 생성물은 오로라를 보는 듯 환상적이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단양 여행의 키워드는 패러글라이딩이다. 카페 ‘산’도 이름값이 높아지는 중이다. 해발 600m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 커피도 마시고 멋진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도담삼봉이나 선암계곡처럼 잘 알려진 여행지와 새로 개장한 만천하 스카이워크가 어우러지면 더 흥미로운 여정이 된다. 만천하 스카이워크는 7월 개장했다. 단양읍을 굽어보는 언덕에 120m 철골을 올리고 세운 유리 전망대다. 데크에 서면 단양읍과 남한강 물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구석기 시대 유물을 모아 놓은 수양 개선사 유물전시관, 수양 개빛터널 등도 돌아볼 만하다.구례 수락폭포, 남도 ‘넘버 원’ 물맞이 명소 한여름 무더위를 쫓는 데 폭포만 한 게 있을까. 수락폭포는 남도에서 으뜸가는 물맞이 명소다. 피서에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낙차가 큰 물줄기를 맞으면 더위는 물론 근육통 등 통증까지 말끔히 사라지는 듯하다. 지리산에서 굽이굽이 흘러온 물줄기가 높이 15m 절벽 아래로 떨어져 소리만 들어도 더위가 싹 가신다. 동편제의 대가인 국창 송만갑처럼 소리 공부를 위해 다녀간 소리꾼도 많다. 폭포 맞은편에 이를 기리는 득음정이 조성돼 있다. 인근 야생화 테마랜드는 지리산 야생화 100여종을 심어 놓은 곳이다. 한국압화박물관에선 수준 높은 국내외 압화 작품을 관람하고, 간단한 압화 체험도 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섬진강 어류생태관에 가볼 만하다. 조선 후기에 지은 구례 운조루 고택에서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타인능해’(他人能解) 정신을 배울 수 있다. 쌍산재와 더불어 구례의 대표적인 고택 체험 명소로 꼽힌다. 오일장도 볼만하다. 구례 읍내에서 끝자리 3, 8일에 장이 선다.포항 희망대로, 낭만을 품은 ‘철의 도시’ ‘철의 도시’ 포항은 이미지와 달리 말랑말랑한 여행지들이 많다. 대중가요로 잘 알려진 영일만, 낭만이 가득한 도심 속 운하와 크루즈, 204㎞ 해안선 곳곳에 들어선 해수욕장, 죽도시장에서 만나는 싱싱한 해산물, 뼛속까지 시원한 물회 등 먹거리와 볼거리가 즐비하다. 요즘 포항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는 포항운하와 영일만을 돌아보는 포항 크루즈다. 1.3㎞ 길이의 운하를 거쳐 바다까지 나갔다가 돌아온다. 어린이를 위한 무료 물놀이장도 올해 처음 개장했다. 오전 10시~오후 7시 문을 연다. 해도치안센터 인근 운하에 있다. 도심과 가까운 영일대 해수욕장은 횟집과 분위기 좋은 카페 등이 많아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다. 1.2㎞ 구간에 데크와 야외무대, 자전거도로, 버스킹 공간 등을 갖춘 테마거리도 만들었다. 호미곶 쪽에서는 해안을 따라 걷는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상생의 손’으로 유명한 호미곶 해맞이광장, 구룡포 근대역사문화거리 등이 대표적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붉게 탄 소양강, 격렬한 내린천… 여름이 흐른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붉게 탄 소양강, 격렬한 내린천… 여름이 흐른다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읊조렸을 대중가요 ‘소양강 처녀’의 첫 구절입니다. 그럼 그 소양강에 황혼이 질 때면 어떤 풍경이 펼쳐지는지 본 적 있으신지요. 열여덟 딸기 같은 소양강 처녀를 애끓게 했던 그 풍경 말입니다. 저물녘에 강원 인제군 남면 일대의 소양강 상류를 찾으면 그 장면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가을보다 더 서정적이고 겨울보다 더 가슴 시린 풍경이 펼쳐집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내린천에서 격렬하게 래프팅을 즐기고, 비밀스러운 동아실 계곡의 가마소로 숨어들 수 있는 건 이 여름 인제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지요. 여기에 목마를 타고 떠난 시인 박인환의 발자취를 좇다 보면 어느새 하루해가 집니다.소양강 하면 대개는 춘천을 먼저 떠올린다. 소양호와 소양댐이 춘천에 속해 있어 그렇다. 한데 춘천 쪽의 소양강은 품이 넓다. 외경스러워 선뜻 다가서기가 쉽지 않다. 이보다 폭이 작은, 그러니까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소양강을 만나려면 좀더 상류로 거슬러 올라야 한다. 거기가 인제 남면 일대다. 소양강은 인제 북쪽 무산에서 발원한다. 설악산에서 흘러내린 북천과 방천 등의 지류를 끌어안고, ‘인제의 두물머리’ 합강정에서 내린천까지 품은 뒤에야 비로소 강의 모습을 갖춘다. 합강정에서 제 이름을 얻은 소양강은 인제와 양구를 적시고 춘천으로 흘러든다. 바로 이 구간, 그러니까 합강정에서 춘천에 이르기 전까지 구간에서 소양강은 유장하게 흐르는 강의 모습을 유감없이 펼쳐 낸다. 여름의 소양강 주변은 초록빛 초원이다. 초여름에 강변을 푸르게 물들였던 청보리는 베어졌지만, 그 자리에 키 낮은 잡초들이 자라 또 한번 초록으로 일렁거린다. 신남 배터 주변은 언제 가도 한갓진 풍경을 내어 준다. 특히 저물녘 풍경이 일품이다. 한낮을 달궜던 해가 산자락 너머로 모습을 감출 때면 하늘도, 강물도 붉게 탄다. 때마침 고기잡이배라도 한 척 지나가면 그야말로 선경이 따로 없다.주변에 소양강 둘레길도 조성됐다. 빼어난 강변 풍경을 갈무리하고 있는 길이다. 인제 읍내에서 시작해 인제 38대교 일대까지 걷는다. 현재 3구간까지 조성된 상태다. 외지인이 전 구간을 걷기는 사실 쉽지 않다. 둘레길 2코스 출발점인 38대교나 살구미교, 둘레길 들머리인 남북리의 자유수호희생자위령탑 공원 등 일부 구간을 택해 걸어 볼 만하다. 신남 배터를 지나 인제 38대교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남전리 가는 길을 만난다. 저 유명한 원대리 자작나무숲도 이 길을 따라간다. 원래 남전리는 일반 여행객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던 오지였다. 남전과 원대, 내린천을 잇는 포장도로가 놓이면서 이제 첩첩 오지의 느낌도 많이 사라졌다. 반장동 고개를 넘어 작은 마을을 하나 지나면 오른쪽으로 이정표를 잔뜩 매단 교통 표지판과 만난다. 이 길이 바로 동아실 계곡으로 드는 길이다. 동아실은 남전리 초입에 있는 마을 중 하나다. 오래전엔 복숭아나무가 마을을 뒤덮을 정도로 많았다 해서 ‘도화실’이라 불렸다고 한다. 한때 화전민이 촌락을 이루고 살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애써 민가를 찾아야 할 만큼 띄엄띄엄이다. 초입부터 펼쳐지는 계곡은 제법 그늘이 깊다. 장마철 뒤끝이라 그런지 계곡물의 양도 풍성하다. 기암절벽 아래로 크고 작은 소와 폭포가 연이어 펼쳐진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폭포와 만난다. 가마소 폭포다. 폭포 주변의 소가 가마솥과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낙폭은 크지 않지만, 기암이 곧추서 있고 주변의 나무들이 짙은 숲 그늘을 만들어 퍽 웅숭깊은 자태다. 턱거리 폭포라고도 불린다. 동아실 계곡을 오르느라 숨이 턱까지 찰 때쯤 만난다는 뜻인 듯하다. 여름이면 폭포 주변은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빼곡하다. 동아실 계곡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도 사실 이맘때뿐이지 싶다. 대개 폭포 주변마다 피서객의 출입을 막는 금줄이 쳐 있기 마련인데, 가마소엔 없다. 주변에 매점 등 피서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설들도 전혀 없다. 여느 폭포에 견줘 한결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일 터다. 동아실 계곡과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사실 같은 산의 다른 사면이다. 원대리가 동북쪽, 동아실 계곡이 서남쪽이다. 두 곳을 묶어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코스다.인제 하면 역시 내린천이다. 특히 이맘때면 래프팅을 빼놓을 수 없다. 소와 급류가 번갈아 펼쳐져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원대리에서 밤골 쉼터까지 약 8㎞ 구간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인제 읍내의 합강교 근처에선 번지점프 등 아슬아슬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홍천에서 인제로 접어드는 내린천을 따로 미산계곡이라 부르기도 한다. 미산계곡은 미산마을을 지나 10㎞ 가까이 이어진다. 이 일대에서도 리버버깅, 래프팅 등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인제는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다. 그 흔적이 여태 곳곳에 남아 있다. 리빙스턴교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장교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안내판에 따르면 1951년 6월 리빙스턴 소위(중령이라는 견해도 많다)의 부대가 인북천을 건너다 적의 공격으로 많은 병력이 목숨을 잃었다. 자신도 중상을 입은 리빙스턴 소위는 미국으로 후송된 뒤 부인에게 다리를 지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에 따라 1957년 다리가 놓여졌다. 당시 교량 전체가 붉은빛을 띠어 ‘붉은 다리’라 불리기도 했다. 인제 38대교 주변에도 몇몇 기념물과 공원이 조성돼 있다. 다리 아래쪽의 38선 휴게소에서 저무는 해를 보며 커피 한잔 마시는 재미도 쏠쏠하다.인제는 30세의 나이로 요절한 ‘모던 보이’ 박인환(1926~1956)의 고향이다. 해방 전후의 격동기에 모더니즘 시인으로 활동하며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의 시를 남겼다. 한잔의 술을 마시고, 버지니아 울프의 생을 노래하던 시인의 흔적이 인제 읍내 박인환 문학관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꼭 둘러보길 권한다. 입장료는 없다. 문학관 앞마당에 서면 박인환의 동상이 객을 맞는다. 시상을 떠올리는 듯, 코트를 입은 시인은 넥타이를 휘날리며 만년필을 꼭 쥔 모습이다. 작품명은 ‘시인의 품’.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하나로 2011년 조성됐다. 문학관은 박인환의 생가터에 조성됐다. 안으로 들어서면 박인환이 활동했던 해방 전후의 서울 종로와 명동거리가 펼쳐진다. 박인환이 스무 살 무렵 종로에 세운 서점 ‘마리서사’, 시인들이 모여 모더니즘 시를 논했던 선술집 ‘유명옥’, ‘봉선화 다방’ 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문학관 옆은 인제산촌민속박물관이다. 인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역시 무료입장이다. 문학관 뒤편으로 ‘박인환의 거리’가 이어진다. 그의 시가 새겨진 공공미술작품과 조형물들이 늘어서 있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서울양양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와 44번 국도로 갈아타고 곧장 간다. 38선 휴게소와 신남 배터 주변의 소양강 풍경이 곱다. 동아실 계곡은 38선 휴게소를 지나 남전리 방향으로 우회전해 원대리 자작나무숲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맛집:내린천 일대에 맛집이 많다. 피아시 매운탕(462-3334)은 잡어 매운탕이 맛있다. 양념이 강하지 않아 약한 불로 끓여 가며 먹어야 맛있다. 미산막국수(463-0539)는 상호처럼 막국수를 내는 집이다. 부린촌(463-8055)은 능이백숙으로 이름났다. →잘 곳:부린촌(463-8055), 미산마을(463-9036) 등에 펜션 등 숙박단지가 조성돼 있다. 미산마을의 경우 리버버깅 등 다양한 레포츠 체험 장비가 준비돼 있다. 일반 숙박업소는 인제읍에 몰려 있다.
  •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무슨 차이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무슨 차이지

    이번 8·2 부동산 대책에는 규제 종류에 따른 각종 지구의 명칭이 등장해 다소 헷갈릴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가 6년만에, 투기지역이 5년만에 재등장하면서 기존에 있던 청약조정지역과 어떻게 다른지 살펴본다. 대상 지역의 크기로만 보자면, 투기지역의 모든 대상 지역을 투기과열지구가 포함하고 있고, 또 투기과열지구의 모든 대상 지역을 청약조정지역이 내포하고 있다. 우선 ‘청약조정지역’은 작년 11·3 대책과 함께 등장한 것으로, 투기과열지구의 주요 내용 중 청약과 관련한 내용을 주로 빼내 만든 규제 지역이다. 청약 1순위 자격 제한, 재당첨 제한, 분양권 전매제한 등이 적용된다.정부는 예전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 중 정량 요건의 일부를 준용해 주택시장의 과열이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청약조정지역으로 묶었다. 11·3 대책과 6·19 대책을 거치며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성남·하남·고양·광명·남양주·동탄2 등 경기 7개시, 부산 해운대구 등 7개구와 세종시가 지정됐다. 하지만 청약조정지역 제도가 시장에서 통하지 않자, 훨씬 더 수위가 높은 ‘극약 처방’이라고 할 수 있는 ‘투기과열지구’ 카드를 이번에 내놓은 것이다. ●투기과열지구 -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투기과열지구는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조합설립인가 이후 전면 금지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가 40%로 내려가는 등 20개 가까운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그야말로 ‘부동산 규제 종합세트’다. 원래 규제 개수가 14개였지만 이번에 재개발 분양권 전매 금지, 정비사업 분양 재당첨 5년 제한 등이 추가되면서 19개로 불어났다. 투기과열지구는 2002년 서울 전역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적용됐다가 2011년 말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마지막으로 해제되면서 사라졌다. 6년 만에 부활한 투기과열지구에는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세종시가 들어갔다. ●투기지역 - 주택담보대출 세대당 1건 제한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특정 지역 규제에 효과가 가장 크지만 시장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기 때문에 정부가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며 “분양권 전매 최대 5년간 제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이 들어있기 때문에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강남 재건축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에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지역 가운데 서울 일부와 세종시는 ‘투기지역’으로도 중복 지정됐다. 투기지역은 투기과열지구보다는 규제 정도가 다소 약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등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규제다. 투기지역으로 선정되면 양도세 가산세율이 적용되고,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세대당 1건으로 제한된다. ●청약조정지역 - 청약 1순위·재당첨 자격 제한 따라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 중 일부에 대해서 투기지역을 ‘중복 지정’한 것은 이들 지역에 추가로 ‘세제 및 금융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투기지역은 2012년 5월 서울 강남3구에서 마지막으로 해제된 이후 지정된 곳이 없었으나, 이번에 서울 강남 등 11개구와 세종시가 새로 선정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가 공급, 청약 등 주택시장 자체에 대한 규제라면 투기지역은 돈과 관련한 금융 규제로, 두 가지가 중복 지정되면 투기과열지구의 ‘규제 패키지’에 더해 금융 규제까지 더해지며 더 강력한 규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에서 과열이 더 심한 곳만 골라내서 투기지역으로 지정한 것”이라며 “과거에도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동시에 지정해 적용한 사례가 많았다”고 부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대성 기후 한국의 북극곰 전시…남극이는 그렇게 죽어갔다

    열대성 기후 한국의 북극곰 전시…남극이는 그렇게 죽어갔다

    에버랜드에 있던 북극곰 통키가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홀로 방치돼 울부짖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북극곰의 열악한 서식 환경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한국에 전시 중인 또 다른 북극곰 남극이는 이미 지난 1월 4일 하늘나라로 떠났다. 남극이는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사망 당시 나이 33세. 그 중 15년을 전시동물로 갇혀 살았다. 대전 오월드는 환경부에 폐사 신고를 했지만 이 사실을 언론이나 동물보호단체에는 6개월 이상 쉬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동물원들이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케어가 만나본 북극곰 사육사는 북극곰 내실의 온도도 제대로 알지 못했고, 통키의 환경을 본 전문가들은 서식 환경이 최소한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동물원들은 노후된 시설물을 개조하거나, 동물의 복지를 개선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들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야생에서 하루에 80 km이상을 이동하는 북극곰이 좁은 공간에서 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일. 케어는 “북극곰처럼 특수한 생태를 가진 동물의 경우 사육사를 철저히 교육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얻는 등 동물원이 적절한 사육 환경을 제공했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북극곰 통키의 상황을 조사하면서 알게 된 남극이의 폐사. 영하 40도의 강추위와 시속 120km의 강풍을 견디며 용맹하게 살아가야 할 북극곰에게 30도를 육박하는 한반도의 여름, 그리고 평생 좁은 공간에 갇혀 살아야 하는 고통은 그야말로 동물 학대일지 모른다. 남극이 역시 생전 좁은 공간을 의미 없이 오가며 불안정한 행동을 보였다. 세계적으로 북극곰의 전시는 금지되고 있다. 케어는 “마지막 남은 북극곰 통키의 환경 개선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며, 에버랜드에 대한 감시의 눈을 떼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더 이상 극지방 해양동물의 수입과 전시를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여름 무더위 속의 통키의 절규는 남극이의 긴 감금의 시간을 위로해 주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오랜 시간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오월드에서 외로이 눈을 감은 남극이에게 가슴 깊은 미안함과 더할 수 없는 슬픔을 담아 보낸다. “남극아, 넓디넓은 북쪽 하늘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영원히 행복하렴” - 남극이 추모 게시판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articleId=206152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北 미사일 보고도 더 격화되는 ‘사드 반대’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의 추가 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후 반발이 거세다. 경북 성주 소성리 주민들과 성주·김천 투쟁위원회를 비롯한 반대 단체들은 어제 서울로 올라와 청와대 앞에서 ‘사드 추가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데 이어 국방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전날에는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부 사드 추가배치 규탄집회’를 갖기도 했다. 배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발사대 6기로 이루어진 사드 1개 포대 가운데 2기만 배치된 상황에서도 강력하게 저항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4기 추가 배치가 사실상 확정됐으니 반발의 강도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에도 귀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던 국민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후에는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문 대통령의 지시도 국민 생존권 차원의 결단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반대파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새 정부가 국민의 요구와는 상관없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는 문제를 협의했다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고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사드 장비를 기습 반입한 5월 9일 대통령 선거 이전의 박근혜 정부와 다를 게 없는 상황”이라면서 “사드 배치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다면 장비를 우선 철수하고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좌고우면하지 않는 국방정책’이란 있을 수 없다.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존권을 수호하는 것 이상의 소임이 무엇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이들은 “사드 추가 배치가 북한 ICBM급 미사일 발사의 대응책이 될 수 없다”고도 했다. 당연히 사드가 유일하고 결정적인 대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강력하고 효율적인 리더십 아래 다양한 대책이 씨줄과 날줄로 정교하게 짜였을 때 성과를 낸다는 것은 상식이다. 반대파는 앞으로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와 사드 기지 보완공사, 연료를 포함한 물자 공급을 저지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사설 검문소를 설치하고 군 차량의 통행을 막고 있는 이들의 행동은 누가 봐도 지나치다. 북한의 위협이 그야말로 참을 수 있는 한도인 ‘레드라인’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남남(南南) 갈등이 더욱 격화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일단 반대파를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필요하면 문 대통령이 직접 대화에 나서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 ‘브로드웨이 42번가’ 최다 배역 전수경 “시집가는 딸 같은 작품… 꿈꾸는 배우 등용문 됐으면”

    ‘브로드웨이 42번가’ 최다 배역 전수경 “시집가는 딸 같은 작품… 꿈꾸는 배우 등용문 됐으면”

    배우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블록버스터’…21년 작품 롱런엔 칼군무·탭댄스도 한몫 “곧 시집을 앞둔 딸처럼 애틋한 작품이에요. 한국 뮤지컬 역사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의 초연 무대에 올랐고, 그 이후 지금까지 서로 다른 세 캐릭터를 연기해 봤으니까요. 이 작품의 주인공 페기 소여처럼 꿈 많은 배우들이 스타가 될 수 있는 등용문으로 영원히 남기를 바랍니다.”한국 뮤지컬 1세대 배우 전수경(51)은 오는 5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1996년 국내 초연 때부터, 메기 존스를 두 번째 연기하는 이번 공연까지 다이앤 로러, 도로시 브록 등 각기 다른 캐릭터를 맡아 색다른 매력을 선보여 왔다. 한 작품에서 여러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은 뮤지컬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경쾌한 탭댄스와 화려한 군무가 압권인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뮤지컬 배우들이라면 한번쯤 서 보고 싶은 쇼뮤지컬의 대명사로 국내에서도 21년간 공연을 이어 가고 있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수경은 초연 당시 이 작품에 참여하기 위해 애썼던 순간을 떠올리며 “지난 20여년간 이 작품이 눈부시게 발전한 모습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고 돌이켰다. “지금은 1년에 뮤지컬이 수십 편씩 무대에 오르지만 1996년만 해도 신작이 몇 편 안 됐어요. 게다가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당시로서는 25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된 뮤지컬계 블록버스터였죠. 배우들 중에 이 작품을 기다리지 않는 사람들이 없었어요. 춤, 노래, 연기 모두 중요한 작품이라 이 오디션을 통과해야 뮤지컬 배우로서의 위상을 증명받을 수 있다고 여겼죠.”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시골 출신으로 뮤지컬 댄서가 되는 게 꿈인 코러스걸 페기가 다리를 다친 최고의 여배우 도로시를 대신해 ‘프리티 레이디’라는 작품에 출연, 일약 스타가 된다는 내용이다. 꿈 많은 한 소녀의 성장기이기도 하지만 사실 한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열정과 노력을 쏟아붓는 배우와 제작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니까 저희들은 더 재미있죠. 우리가 그동안 꿈꿨던 이야기이고 경험담이 그대로 녹아 있거든요. 초연 때 도로시 역에 이정화 선배님과 더블 캐스팅이 됐는데 저는 개막 20일 이후부터 도로시를 맡기로 되어 있었어요. 뮤지컬 배우들의 수입이 좋은 편은 아니어서 어떤 역할이라도 하지 않으면 실업자 신세나 다름없었어요. 그래서 개막 후 20일간은 앙상블 중 비중이 있는 다이앤을 연기했죠. 연기 트레이닝도 하고 귀한 레슨을 받는다는 생각에 재미있었어요. 지금 앙상블 배우들이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 그때의 제가 생각나곤 해요.” 이 작품의 롱런 비결로는 화려한 무대를 배경으로 배우들이 선보이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빼놓을 수 없다. 완성도 있는 ‘칼군무’를 선보이기 위해 한 장면만 며칠을 연습할 정도로 공을 들인다. 전수경도 배우들이 선사하는 청량감을 이 작품의 매력으로 꼽았다. “경쾌한 리듬에 맞춰 탭댄스를 추는 배우들을 보고 있자면 폭포수 밑에 있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두근하면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탈탈탈 털리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해도 클럽에 가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기분이 들어요. 연습을 하면서 매번 돈을 내고 공연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요.” 혹시 ‘브로드웨이 42번가’ 무대에 다시 오르게 된다면 해 보고 싶은 역할이 있는지 물었다. 그녀에게서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 보지 못한) 페기에 대한 욕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페기의 재능을 알아본 에너지 가득한 여인 메기야말로 지금 저한테 더 잘 맞는 배역인 것 같거든요. 배우로서는 줄리언 마시가 탐나죠. 남자 배역이기는 하지만요. 마시는 미국 대공황기에 최고의 공연으로 재기하기 위해 애쓰는 최고의 연출가잖아요. 제가 맡으면 잘해낼 자신이 있거든요. 제가 이 작품을 제작하면 그땐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호호호.”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회의 도중 잠 잔 시의원 “사진 찍은 사람 징계해야”

    회의 도중 잠 잔 시의원 “사진 찍은 사람 징계해야”

    회의 때 쿨쿨 잠을 잔 시의원의 사진 한 장이 시민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의회 진행 도중 잠을 자는 모습이 비판받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파장은 엉뚱하게 번졌다. 아르헨티나 지방도시 예르바부에나의 시의원 루카스 세루시코는 최근 ‘의회 도중 잠 사진 파문’의 당사자를 징계해달라고 시의회에 요청했다. 세루시코가 징계를 요청한 것은 역시 ‘문제의 사진’이었다. 사진을 보면 시의원 한 사람이 오른팔에 머리를 괸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시민들이 냉소와 비판을 던질 만했다. 역설적인 것은 사진의 주인공이 바로 세루시코 자신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그가 징계를 요청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잠자는 모습을 찍은 동료 의원이었다. 예르바부에나 시의회는 최근 교통조례 개정을 위해 회의를 열었다. 세루시코는 회의에 참석했지만 참석한 시의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을 때 쿨쿨 잠을 잤다. 그런 그가 얄미웠던 것일까? 한 동료 시의원이 잠을 자는 그의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사진을 공개한 동료의원은 단 한 마디 설명도 달지 않았지만 상황을 알아본 시민들은 분노했다.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면서 회의 때 잠이나 잔다는 게 말이 되느냐”, “잠이나 자는 시의원은 제명하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자 시의회는 징계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위기감을 느낀 세루시코 또한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세루시코는 잠을 잔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지만 “워낙 늦은 시간에 회의가 시작됐고, 긴 회의가 계속되면서 매우 피곤함을 느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체력적으로 견디기 힘들어 잠을 잔 걸 놓고 징계를 검토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징계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사진을 찍어 올린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회의에서 동료가 잠을 자는 모습을 촬영해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시의회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게 그의 해괴한(?) 논리다. 세루시코는 “잠을 자는 시의원의 사진을 찍어 올린 건 시의회와 의원들, 시의회의 직원들 나아가 시민 전체를 우습게 여긴 행동”이라면서 사진을 찍어 올린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루시코의 이 같은 주장은 공감을 사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음은 물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회의 때 잠을 잔 것이야말로 시의회와 유권자들을 우습게 본 행동 아니냐”고 반문하며 어이없는 주장에 동료의원들이 실소를 금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사설] 사드 추가 배치 더불어 대북 정책 재고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기습적인 ICBM급 미사일 발사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의 추가 배치를 지시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북한의 도발이 이른바 ‘레드 라인’에 근접함에 따라 대북 유화 정책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도 새로운 방식의 대응이 필요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압박과 대화라는 ‘투 트랙’ 대북 정책을 추구했지만 대화에 무게중심을 두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달 초 ‘신베를린 선언’으로 더욱 분명하게 화해 기조를 천명했고 연장선상에서 남북 군사회담과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도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은 더욱 위협적인 미사일의 발사로 응답했으니 변화는 불가피하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에서 이루어진 사드 발사대 2기의 국내 배치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의 부재를 지적해 왔다. 실제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당일 낮에 국방부는 사드의 최종 배치 여부는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기지에 통상 10~15개월이 걸리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배치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이 제시된 것이다. ICBM급 미사일 발사라는 사태의 진전을 고려해도 안보 위기를 맞은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국방부의 사드 일반 환경영향평가 발표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전혀 탐지하지 못한 결과라면 국민의 불안은 훨씬 더 증폭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후 긴급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필요하면 우리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 방안도 검토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당장 어제부터 외교안보 부처는 물론 경제 부처까지 제재 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부는 북한의 제5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해 12월에도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 79명과 노동당 등 69개 기관을 금융제재 리스트에 올린 적이 있지만 그야말로 상징적인 제재일 수밖에 없었다. 비슷한 제재라면 북한의 코웃음만 부를지도 모른다.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는 문 대통령의 상황 인식처럼 동북아 안보 구도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도발이다. 문제는 그럴수록 북한의 호의적인 반응을 전제로 하는 유화 정책의 효용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압박보다는 대화가 남북 평화공존을 이끄는 길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엄중한 상황이다. 우리부터 단호해야 유엔의 제재도 이끌어 낼 수 있다.
  • 3시간 기다려 겨우 탑승… 인천공항 출국 11만명 ‘역대 최다’

    국내 방문 외국인은 16% 감소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인파가 일일 단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30일 출국 예정자 수는 10만 9439명으로 지금까지 최고치였던 지난해 7월 31일 하루 10만 4467명을 넘어섰다. 이날 인천공항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 3시쯤 공항 내 체크인 카운터 앞은 항공권을 발급받으려는 승객들로 넘쳐났다. 줄은 대기가 시작되는 라인 밖 20m 이상까지 늘어져 있었다. 승객들은 행여나 비행기를 놓칠까 초조해하며 항공사 직원들에게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느냐”고 연신 물었다. 직원들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이모(28·여)씨는 “오후 8시 출국인데 성수기임을 감안해 5시간이나 일찍 나왔다.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할지 몰랐다”며 “2시간 전에 도착했다간 큰일날 뻔했다”고 말했다. 또 캐리어를 끌고 걸어가는 사람들끼리 부딪치기 일쑤였다. 항공권 발급이 끝나면 출국심사를 받기 위한 오랜 기다림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8시 외교관, 노약자 등을 위한 패스트트랙을 제외한 4곳의 출국심사장에 각각 1700~2300여명이 몰려 심사에만 2~3시간이 걸렸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여름휴가 극성수기인 이달 15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37일간 인천공항 이용객이 약 684만명, 하루 평균 18만 4864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공사 측은 승객의 편의를 위해 이 기간 임시 주차장 6600곳을 추가로 확보하고, 국적 항공사의 체크인 카운터 운영 시작 시간을 오전 6시 10분에서 5시 40분으로 30분 앞당겼다. 이런 가운데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6월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675만 2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줄었다. 반대로 같은 기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1375만 7300명으로 전년 대비 17.4% 늘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속옷차림 젖 물린 키르기스 대통령 막내딸 “저속하다고요?”

    속옷차림 젖 물린 키르기스 대통령 막내딸 “저속하다고요?”

    현역 대통령의 막내딸이 속옷만 걸친 채 자신의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사진을 올린 혐의로 키르기스스탄 검찰에 의해 기소돼 논란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과 카자흐스탄 사이에 자리잡은 이슬람 국가인 키르기스스탄을 통치하는 알마즈베크 아탐바예프(60) 대통령의 막내딸인 알리야 샤기에바(20)다. 그녀는 지난 4월 가슴과 다리를 많이 드러나게 한 옷차림으로 젖먹이에게 젖을 물리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난 우리 아이에게 그가 먹고 싶어하는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먹이겠다”고 적었다. 그녀는 최근 검찰에 공중도덕을 해쳤다는 이유로 기소됐는데 30일 영국 BBC와의 독점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행동이 논란에 올려졌다는 사실 만으로 여성들을 성적으로만 바라보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샤기에바는 “이 몸이 제공하는 것은 저속한 것도 아니고 기능을 보여준 것이며 아이의 생리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목적이었지, 선정적이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많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도 동의하지 못하며 특히 아탐바예프 대통령과 부인 라이사 역시 받아들이지 못했다. 샤기에바는 수도 비슈케크 외곽의 자택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부모님들도 진짜 좋아하지 않더라. 부모 세대보다 젊은 세대는 덜 보수적이어서 받아들일 만하다”고 말했다.미술과 패션에 관심 많은 그녀는 사진도 무척 즐기는데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로 통하는 키르기스스탄의 광활한 초지를 배경으로 아이들에게 젖을 물리는 사진도 많이 촬영해 올렸다. 그녀는 “젖을 물릴 때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준다는 느낌이 든다. 내 아이를 돌보며 그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얘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이 나라에서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축출된 두 전직 대통령의 자녀들도 정치나 기업 비리에 연루돼 구설수에 올랐던 일이 있다. 따라서 아탐바예프 대통령은 자녀들이 정치에 끼어드는 일을 막겠다고 공언했고 샤기에바 역시 그럴 뜻이 없음을 누누이 밝히고 있다. 이 나라는 무슬림 비중이 높으면서도 옛소련의 일원이었던 전통을 갖고 있어 극히 보수적이지만 공공장소에서 젖을 물리는 여성들을 상대적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이들 여성들은 신체의 노출을 막으려 옷감 등으로 가린 채 젖을 물린다. 자연스럽게 샤기에바의 도발적인 사진들은 자국보다 유럽에서 더 많은 지지와 격려의 메시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영국과 같은 나라들에서도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는 적지 않은 입씨름을 낳고 있다. 3년 전 런던의 이름난 클래리지스 호텔 레스토랑에서 갓난애에게 젖을 물리다가 옷감으로 좀 가리라는 직원과 실랑이를 벌여 애가 울음을 터뜨린 일도 있었다. 라리사 워터스 호주 전 상원의원은 지난 5월 의회 회의 도중 딸에게 젖을 물려 세계인의 눈길을 집중시켰다.이란과 아프가니스탄, 터키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젖을 물리려면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한지를 댓글로 적고 있다. 이란 수도 테헤란 지하철역 안에도 모유 수유 공간이 따로 만들어질 정도로 무슬림 사회의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아프간 여성들은 여전히 딴 방을 찾아 젖먹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자본주의의 뿌리가 깊은 서반구에서 오히려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가 적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흥미로운 견해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토론토대학에서 여성과 성문제를 연구하는 빅토리아 타흐마세비는 트위터에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여성의 젖은 선정적일수록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 그런데 공공장소에서의 모유 수유는 여성의 젖을 덜 선정적이게 보이게 한다. 따라서 용납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적었다. 어쨌든 부모의 강력한 요청을 받아들여 샤기에바는 앞으로 젖을 물리는 사진을 더 이상 올리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그녀는 입을 다물지는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당분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상어에게 맨손으로 먹이 주는 남성 논란 (영상)

    한 남성이 상어에게 맨손으로 먹이를 주는 무모하고도 위험한 행동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9일(현지시간) 최근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한 해안에서 위와 같은 모습이 촬영된 영상 하나를 소개했다. 해당 영상은 한 남성이 낚싯배에서 잡은 물고기 중 한 마리로 에메랄드빛 바닷물 표면을 때리고 물속에 넣고 흔들며 그 밑에서 왔다 갔다 하는 상어를 유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잠시 뒤 커다란 상어 한 마리가 피 냄새를 맡았는지 수면으로 빠르게 접근해 날카로운 이빨이 빼곡히 박혀 있는 입을 크게 벌리며 덮치는 것이다. 이때 이 남성은 재빨리 자신의 손만 빼내는 데 성공한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이 장면은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상어의 입과 남성이 손이 불과 몇 ㎝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극히 가까웠던 것.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한 남성 역시 “너무 가까웠다!”고 이 남성에게 소리쳤다. 이 남성이 왜 상어에게 이런 식으로 먹이를 줬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런 행동은 누구든지 절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얼빠진 놈!”, “완벽한 얼간이다! 교훈으로 손가락 한두 개를 잃었어야 했다”, “왜 그가 용감한가? 바보와 더 가깝다” 등 혹평을 보였다. 한편 영상에 찍힌 상어는 뉴질랜드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청동 상어로도 불리는 무태상어(학명 Carcharhinus brachyurus)로, 몸길이 2m, 몸무게 270㎏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상=데일리메일/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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