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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남미] 베네수엘라 노인, 푼돈 연금 받으려 밤새 줄서다 사망

    [여기는 남미] 베네수엘라 노인, 푼돈 연금 받으려 밤새 줄서다 사망

    경제적 혹한기를 지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부끄러운 민낯이 또 드러났다. 극도로 체력이 약해진 노인이 연금을 받으려 은행에서 줄을 서고 기다리다 쓰러져 숨졌다. 노인이 받으려던 연금은 그야말로 푼돈에 불과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바리나스주의 산타바르바라에서 벌어진 일이다. 사망한 노인은 연금을 받기 위해 전날 비센테나리오은행을 찾았다. 워낙 엄청난 인파가 몰린 탓에 줄은 은행 밖으로 길게 늘어져 있었다. 노인은 바로 줄을 섰지만 영업시간이 끝나도록 은행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했다. 결국 밤샘 줄서기로 이어졌다. 이튿날 은행이 다시 문을 열면서 천천히 줄이 짧아지는가 싶었지만 노인은 은행에 들어가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베네수엘라의 인권단체 '베네수엘라 오퍼레이션'은 "이틀 연속 줄을 선 노인이 끝내 은행에 들어가지 못하고 정문에서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쓰러져 숨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노인의 신원을 확인하고 사건을 고발했다. 노인이 꼬박 이틀 동안 줄을 서서 받으려 한 연금은 35만 볼리바르, 현지 암달러로 환산하면 우리돈 1600원 정도다. 시장에서 계란 24개 또는 소고기 1kg 정도를 살 수 있는 돈이다. 연금으로 푼돈을 받기 위해 줄을 서다 노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베네수엘라의 민심은 또 한번 분노했다. 한 주민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를 곯게 하는 경제모델이 국민을 모두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수페를라노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절벽 위에서 떨어진 돌덩이 피한 운전자

    절벽 위에서 떨어진 돌덩이 피한 운전자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앞에 커다란 바위가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1일 글로벌뉴스에 따르면, 최근 대만의 한 도로에서 타이페이에 사는 차이 쯔앙(38)이 머리털이 쭈뼛 서는 경험을 했다. 당시 그는 화롄시에서 차를 몰고 타이베이에 있는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편안하게 도로를 달리고 있던 그때, 절벽 위에서 커다란 바위가 그의 차 바로 앞에 떨어지더니 그야말로 와장창 부서졌다. 포탄처럼 도로에 강하게 떨어진 바위의 부서진 파편들은 그의 자동차를 향해 여기저기 튀었다.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봉변을 당한 차이 쯔앙은, 비록 자동차 곳곳이 긁혔지만 다행히 부상당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대만에는 강진이 발생하면서 낙석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 영상=ViralHo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文대통령, 北김영철에 ‘비핵화’ 직접 거론…‘2단계론’ 언급한듯

    文대통령, 北김영철에 ‘비핵화’ 직접 거론…‘2단계론’ 언급한듯

    전날 평창 접견서 강력한 비핵화 의지 강조…北 반응없이 경청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가차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직접 천명했던 것으로 26일 알려졌다.청와대 및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평창올림픽 폐회식 직전 강원도 평창 모처에서 김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을 1시간 동안 비공개 접견한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문 대통령이 그간 천명해온 ‘동결→폐기’라는 2단계 북핵 해법을 김 부위원장 등에게 직접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2단계 북핵 폐기론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논의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경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단계별 상응 조치를 협의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문 대통령은 이런 점을 김 부위원장 등에게 설명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북미대화를 위한 여건이 성숙되는 과정인 지금이야말로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고,북한 대표단도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북한도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했다”고 전한 바 있다.여기에서 문 대통령의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이라는 언급이 ‘한반도 비핵화’를 우회적으로 거론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결과적으로 직접적인 비핵화 언급이 없던 것으로 비쳤지만,실제로는 비핵화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물론 평소 가지고 있던 비핵화 방안까지 언급됐던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김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은 문 대통령의 비핵화 언급에 특별한 반응 없이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미투 운동, 정략적 수단 돼선 안 된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미투 운동, 정략적 수단 돼선 안 된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미투(#me too) 선언이 들불처럼 번져 가고 있다. ‘나도 그랬어’ ‘나도 당했어’ 등 권력형 성폭력의 피해자들이 오랜 시간 가슴속에 묻어 왔던 상처를 뜨겁게 토해 내고 있다. 문화예술계 여성들이 시작한 이 운동은 최근 서지현 검사의 인터뷰를 계기로 정부기관과 언론, 대학 등 곳곳으로 퍼져 가고 있다.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에야 비할 수 없겠지만 이 사태를 바라보는 시민들, 특히 여성들의 심정은 놀라움, 충격, 분노…. 그 어떤 언어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문제가 있다. 미투 운동은 피해자들이 겪었던 권력형 성폭력 사건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낮은 인권의식과 높은 성폭력 불감증을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런 점에서 2018년 현재 우리 사회에서 미투 운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수용되는지는 본질적인 문제다.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어떤 울림을 얻고 사회 구성원들이 어떤 성찰과 각성의 시간을 보내는지가 사건 자체만큼이나 중요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필자는 최근 미투 운동과 관련한 몇 가지 현상들을 주목하고 있다. 첫째, ‘고발’의 목소리에 대한 불편함이다. 소수지만 사석에서 만난 몇몇은 이 운동으로 인한 사회 갈등을 우려한다. 남성들 중에는 의도하지 않은 행동으로 타인을 괴롭힌 적은 없는지 걱정하는 분도 있다. 여성들 역시 방조 책임에서 자신을 제외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우려는 미투의 본질이 아니다. 미투는 누구를 공격하거나 불안에 떨게 하거나 죄책감에 휩싸이게 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권력형 성폭력이라는 인간의 생존과 인격, 생계를 짓밟는 폭력의 피해자가 세상을 향해 상처를 열어 보이고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지지를 얻는 시간이라는 데 미투의 기본적 의미가 있다. 그녀의 고백을 듣는 우리들이 할 일은 아픔에 공감하고 살아남은 그녀를 격려하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둘째, ‘가해자는 누구인가’라는 점과 관련한 혼란이다. 대개 성폭력 사건은 처리 과정에서 가해자보다 피해자에게 더 많은 관심이 주어진다. 이 과정에서 2차, 3차 피해를 입는다. 그러므로 우리의 시선은 가해자에게로 돌려져야 한다. 누가 가해자이며 그의 행위는 어떻게 은폐됐는지 물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방조자의 역할이다. 권력자의 성폭력에 눈을 감고 심지어 돕기까지 하는 방조자들은 엄격히 가려내지고 처벌받아야 한다. 이들이야말로 성폭력을 지속시켜 온 공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권력자의 수족일 뿐, 가해 행위의 ‘몸통’에 대한 시선이 흐려져서는 안 된다. 이 때문에 성폭력 대응 과정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루된 사람들보다는 가해자와 협력한 사람들로 초점을 국한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셋째, 미투 운동의 정치화다. 최근 정치인이나 일부 언론이 미투 운동을 특정 진영이나 정치인들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경향도 발견된다. 소위 진영 논리를 투사해 진보나 보수를 표방하는 정당이나 조직이 권력형 성폭력을 조장하거나 묵인해 왔다는 지적이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을 정당이나 조직, 정치인과 연결해 비난하는 행위도 보도되고 있다.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힘겹게 시작한 싸움을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위해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면 이것은 최초의 가해 행위만큼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누구도 미투 고백 앞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내가 사건에 직접 연결되지는 않았다 해도 우리 사회의 수많은 조직과 공간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인격과 자존감, 생업을 위협당하고 그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화돼 왔다는 사실. 그런 현실에 둔감한 채 고통받는 누군가들이 도처에 있지만 손을 내밀어 주지 못했다는 사실. 권력형 성폭력이 폭력이자 범죄이지만 용기 있게 도전하지 않았다는 사실. 이제 우리의 책임을 돌아보면서 미투 운동을 제대로 전개해 가야 한다. 그리고 행여 잘못된 방향으로 불어 가는 바람이 있다면 감시하고 차단해야 한다. 그 누구도, 그 어떤 목적으로도 미투 운동을 수단화해서는 안 된다.
  • “평창올림픽은 한민족 통합대축전”

    “평창올림픽은 한민족 통합대축전”

    “세계에 안전한 한국 보여준 것…2021년 동계亞게임 공동유치” “남은 평창동계패럴림픽 대회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평창동계올림픽이 세계 최고의 올림픽이었다’는 평가를 받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5일 강릉 미디어센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성과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최 지사는 “이번 올림픽은 한국전쟁 이후 최초로 한민족 모두가 하나로 뭉친 한민족 통합 대축전이란 평가를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108만 관중을 목표로 했는데 목표치를 넘어섰다”면서 “전남 신안에서 부산 동구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에서 함께해 주신 국민과 북한 예술단·응원단·선수단, 그리고 멀리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에서까지 함께해 주신 동포 여러분 등 그야말로 모두가 함께한 한민족 대축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회가 평화와 안전 올림픽으로 평가받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지사는 우선 “올림픽을 통해 평창과 강원도,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이라는 것을 보여 준 것은 귀중한 경험”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올림픽이 한반도를 지배했던 허위 대결 구도를 깬 것은 자랑스러운 유산”이라면서 “개·폐회식에 참석한 세계 귀빈들도 (안전을) 체험하고 돌아갔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많은 분들이 노력해 주신 덕분에 평창동계올림픽이 안전한 올림픽으로 인식될 수 있었다”면서 “하루에 6만명 정도의 군과 경찰, 민간 자원봉사자, 그리고 민간 보안인력들이 함께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주셨다. ”고 말했다. 최 지사는 향후 올림픽 유산을 잘 관리해 지역 자산으로 만드는 데에도 힘쓴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올림픽 경기장이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 온 만큼 가장 완벽한 사후관리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2021년에는 동계아시안게임이 예정돼 있다”면서 “아직 공식 제안을 하지는 않았지만 남북 공동 개최라는 경기 외적인 의미도 중요한 만큼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강원도민들을 상대로 합의 과정도 거쳐 일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여자 컬링 대표팀 응원하는 의성군민들 영상 ‘화제’

    여자 컬링 대표팀 응원하는 의성군민들 영상 ‘화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대한민국 컬링 사상 최초다. 온 국민이 선수들을 응원했다. 컬링팀의 고향 경북 의성 군민들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 미디어몽구는 ‘여자 컬링 결승 진출, 의성여고 응원 방식 대 폭소’라는 제목으로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영상에는 여자 컬링 대표팀과 일본 경기가 있던 지난 23일, 의성여고 체육관에 모인 군민들의 열띤 응원을 엿볼 수 있다. 한 군민은 인터뷰에서 “영미는 태어날 때 내가 받았다. 집에서 태어났다”며 “집은 좀 가난해도 그 집 식구들이 다 착하다”라며 풋풋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트로트 음악에 맞춰 응원하는 군민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피켓을 든 채 몸을 흔들며 “영미, 영미”를 외쳤다.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에는 그야말로 춤판이 벌어졌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한마음으로 동네 식구를 응원하는 모습이 정겹다”, “어르신들 기분이 좋으니 나도 기분이 좋다”며 훈훈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우리 여자컬링 대표팀은 평창동계올림픽 결승전에서 스웨덴에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 최초로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거는 역사를 썼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금태섭이 받은 한통의 무시무시한 카톡 “이재용 집유 선고날, JTBC서···”

    금태섭이 받은 한통의 무시무시한 카톡 “이재용 집유 선고날, JTBC서···”

    ‘나도 당했다’는 미투(#metoo) 흐름이 진보적 인사들에 대한 ‘공작’으로 흐를 수 있다고 예언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부 누리꾼에게서 글 삭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금태섭 의원이 “그간 성폭력 피해를 털어놓고 힘들어하던 피해자들의 얼굴을 떠올릴 때 저는 조금도 그럴 생각이 없다”며 글 삭제 요구를 일축했다.금태섭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모르는 사람이 카카오톡으로 글을 보내 왔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카카오톡엔 “의원님께서는 이재용 집행유예 직후 JTBC 뉴스룸을 통한 서지현 검사 성추행 폭로 보도가 뭔가 석연치 않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라는 내용의 글이 담겨 있었다. 이재용 집행유예 보도 물타기로 미투운동이 활용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금태섭 의원은 “이런 태도야말로 우리가 절대로 가져서는 안 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어제 김어준씨 발언에 대해 많은 분들이 ‘미투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걸 이용하려는 사람이 문제인데, 오독하고 비판한 것이 아니냐’라는 취지의 문제제기를 하셨다. 바로 그런 생각에서 저런 카톡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것을 걸고, 뻔히 보이는 고통을 무릅쓰고 용기를 내는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이용당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할 수 있는지, 혹은 앞으로 그럴 수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고 예언(!) 할 수 있는지 저로서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금태섭 의원은 김어준씨가 ‘지금 나와있는 뉴스에 그렇단 얘기가 아니에요. 누군가들이 나타날 것이고, 그 타겟은 어디냐. 결국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진보적 지지층…’이라고 한 것에 대해 “앞으로 나타난다는 ‘누군가들’은 분명히 피해자들”이라며 “김어준씨는 그 피해자들(누군가들)로 인해 타겟이 될 대상으로(혹은 피해를 입게 될 대상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진보적인 지지층’을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금태섭 의원은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발과 문재인 정부가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왜 어렵게 용기를 내려는 피해자들에게 그런 말을 해서 상처를 주고 망설이게 해야 합니까”라며 “김어준씨의 저 발언을 본, 아직까지 피해사실을 얘기하지 못한 피해자들 중에는 ‘내가 나서서 피해사실을 밝히면 어떤 사람들은 나로 인해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진보적인 지지층이 타겟이 된다고 생각하겠구나. 내가 댓글공작을 꾸미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 이라고 우려했다. ☞ 김어준 “미투, 공작의 관점서 보면”···금태섭 “진보 성폭력 감춰야 하나?” 앞서 김어준씨는 24일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미투운동이 ‘공작적 사고방식’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 진보적 지지층들을 타겟으로 피해자들을 좀 준비시켜서 진보매체를 통해서 등장시키는 방식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김씨는 “지금 나와있는 뉴스에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에요”라면서도 “댓글공작의 흐름을 보면 다음엔 뭘할 지가 보여요. 걔들이 밑밥을 깔기 시작하기 때문에, 흐름이 그리로 가고 있다.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컬링 스톤’ 이렇게 만들어진다…가격은?

    ‘컬링 스톤’ 이렇게 만들어진다…가격은?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은메달을 확보하면서 그야말로 컬링 열풍이다. 동시에 선수들이 사용하는 컬링 스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영국 가디언은 컬링 스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했다. 지난 19일 공개된 영상은 현재(25일, 10시 기준) 68만이 넘는 재생수를 기록했다. 올림픽에 사용되는 스톤은 스코틀랜드 연안의 에일사 크레이그에서 캐낸 화강암으로 제작된다. 이곳은 철새도래지로 아무 때나 화강암을 채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뤄진 채석은 2013년이다. 11년 만이다. 경기용 스톤은 두 가지 화강암이 사용되는데, ‘에일서 크레이그 블루혼’과 ‘에일서 크레이그 일반 초록 화강암’이다. 보통의 화강암은 얼음의 수분을 빨아들인 뒤 팽창하며 갈라진다. 하여 바깥 부분은 충격에 강한 ‘초록 화강암’이 사용되고, 스톤 중심은 흡수율이 낮은 ‘블루혼’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스톤의 무게는 19.96kg으로, 공식 경기에 사용되는 스톤에는 전자 장비가 붙어 있다. 이는 투구할 때 호그라인(투구 지점에서 약 10m 거리에 있는 가로선) 전에 손을 떼었는지를 판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가격은 약 125만원이다.영상팀 seoultv@seoul.co.kr
  • ‘키스 먼저 할까요’ 감우성의 놀라운 유연성 ‘40대 맞아?’

    ‘키스 먼저 할까요’ 감우성의 놀라운 유연성 ‘40대 맞아?’

    ‘키스 먼저 할까요’ 감우성(47)의 놀라운 유연성이 화제다.SBS 새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극본 배유미, 연출 손정현, 제작 SM C&C)가 방송 첫 주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월화극 왕좌를 거머쥐었다. 때론 유쾌하게, 때론 가슴 떨리게, 때론 눈물이 툭 떨어지게 만드는 ‘리얼어른멜로’의 탄생이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키스 먼저 할까요’가 방송 첫 주부터 이토록 화제를 모을 수 있었던 여러 요인 중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명품배우들의 열연이다. 감우성(손무한 역), 김선아(안순진 역)는 물론 오지호(은경수 역), 박시연(백지민 역), 김성수(황인우 역), 예지원(이미라 역)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매력적인 6인6색 언니 오빠들의 차진 연기가 드라마의 매력을 배가시켰다는 반응이다. 이중에서도 4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감우성의 활약은 기대에 부합했다. 감우성은 온몸을 내던진 코믹연기부터, 눈빛 하나로 안방극장을 뒤흔드는 감성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극을 이끌었다. 이런 가운데 24일 ‘키스 먼저 할까요’ 제작진이 멋진 배우 감우성의 반전 가득한 촬영현장 비하인드컷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해당 사진은 본격적인 촬영 시작 전, 촬영 준비 중인 그의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공개된 사진 속 감우성은 ‘키스 먼저 할까요’ 세트장 바닥에 앉아 스트레칭을 하며 대본을 보고 있다. 놀라운 유연성을 자랑하며 다리를 일자로 쭉 편 것도 모자라, 대본에 한껏 집중한 표정과 진지한 눈빛까지. 연기에 대한 열정과 함께 그의 반전 매력이 폭발한 컷이다. 이와 관련 ‘키스 먼저 할까요’ 제작진은 “실제 촬영장에서도 감우성은 정말 멋진 배우다. 빈틈 없고 완벽한 촬영 준비와 연기는 물론, 함께 하는 배우들과의 호흡도 탁월하다. ‘키스 먼저 할까요’를 통해 펼쳐질 특별한 그의 특별한 매력과 연기에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SBS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는 매주 월, 화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SM C&C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얼굴만 보면 안다, 진화의 속내

    얼굴만 보면 안다, 진화의 속내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가/덤 윌킨스 지음/김수민 옮김 을유문화사/672쪽/2만 5000원“내가 왕이 될 상인가?” 2013년 개봉한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은 관상쟁이 김내경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이렇게 말한다. 수양대군이 왕위를 뺏으려 일으킨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얼굴에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힘이 있다는 관상학에서 사건을 바라본다. 수양대군 역할을 맡은 배우 이정재의 잘생긴 얼굴을 보노라면 다윈의 성 선택설이 설득력 있는 학설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얼굴이 사람의 운명까지 결정하는지는 제쳐 놓더라도 얼굴은 분명히 개인의 큰 자산임이 틀림없다.●인간만 얼굴에 다양한 감정 표현 가능 얼굴을 미추(美醜)가 아닌 과학적 차원에서 살펴보자. 분류학자들은 동물을 30개 집단으로 분류한다. 대다수 종은 ‘얼굴’이라는 게 없다. 갑각류와 곤충류를 포함하는 절지동물과 인간이 속한 척추동물 두 종만 얼굴을 가진다. 그리고 수많은 척추동물 가운데 오직 인간만 감정에 따라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 우리는 얼굴이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지만, 인간의 얼굴이 어떻게, 그리고 왜 지금 모습이 됐는지 제대로 설명한 학설은 아직 없다. 35년을 유전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로 지낸 애덤 윌킨스가 ‘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가’를 쓰게 된 배경이다. 2011년부터 이 궁금증에 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 그는 각종 화석을 비롯해 유전학, 생물학, 인류학 등 인간 진화에 관한 방대한 이론을 살폈다. 저자는 5억년 전 최초 척추동물인 무악어류(턱이 없는 어류)부터 유악어류, 포유류, 영장류, 그리고 인간으로 이어지는 진화의 역사를 촘촘히 따라갔다. 그리고 진원류(원숭이, 유인원, 인간으로 구성된 영장류)의 얼굴을 분석해 5000만~5500만년 전 인간의 얼굴이 만들어진 과정과 그 특징을 뽑아냈다. 우선 벌레와 다른 작은 동물들을 먹는 식생활에서 과일을 먹는 식생활로 바뀌며 송곳니가 작아지고 주둥이가 축소됐다. 성 선택설, 환경 등에 따라 털은 점차 적어졌다. 두뇌 크기가 증가하면서 이마가 드러나고, 머리는 둥글어졌다. 눈의 간격은 좁아지고 전방을 향하게 됐다. 이런 변화는 표정을 더 잘 드러나게 했다.●두뇌 커지면서 표정 잘 읽을 수 있게 돼 얼굴의 진화는 두뇌 진화와 불가분 관계였다. 저자는 얼굴을 인식하는 능력이 인간 진화에 혁신을 가져왔다고 설명한다. 바로 ‘사회적 상호작용’이다. 두뇌가 커지면서 표정을 잘 읽게 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표정도 더 잘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표현력이 커지면서 무리의 동료와 사회적 상호작용도 촉진됐다. 저자는 이런 사회성 증가가 또다시 두뇌 진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으리라 추측했다. 사회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다시 말해 표정을 더 잘 읽으려고 두뇌가 더 복잡해진 것이다. 자발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자 대뇌피질에 새로운 연결 요소가 추가되면서 진화가 뒤따랐다. 다만 이런 일들은 순차적으로, 모든 종에서 일관되게 일어난 게 아니라 수많은 유전자 조합 바탕 위에 비순차적으로, 불규칙하게 진행됐다. 저자는 이런 진화를 가리켜 ‘비틀거리는 모습’이라 표현했다. 이런 연구를 통해 저자가 얼굴의 미래에 관해 내린 추론들도 흥미롭다. 미래에는 인간의 얼굴이 균질화하면서 동시에 세계화한다는 것. 5만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세계로 흩어지면서 여러 유형으로 나뉘어 제각각 달라졌던 인간의 얼굴은 세계화 현상에 따라 지역 차가 줄면서 또다시 합쳐지는 추세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새로운 유전자가 추가·혼합되면서 얼굴은 또다시 다양해질 것이다. 하버드대 진화생물학자인 스티븐 J 굴드는 저서 ‘풀하우스’를 통해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라고 했다. 인간의 얼굴이 계속 진화하게 되는 이유인 셈이다. ●얼굴과 성격의 연관성도 찾게 될 것 저자는 또 얼굴 유전학이 계속 발달한다면 얼굴과 성격 사이의 연관성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얼굴 형성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에 대한 연구를 이어 가면 결국 관상가들의 말이 사실이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다만 이런 일들이 결과적으로는 인간 존재에 대한 경이감을 더 깊게 할 것이라고 저자는 자신했다. 방대한 자료와 이론을 검토한 끝에 저자가 내린 결론은 얼굴이야말로 진화의 최종 산물이자, 사회 구성원으로서 생존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 그러니까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떠나 자신의 얼굴에 자신감을 좀 가져도 되겠다. 물론 그래 봤자 원빈 옆에 서면 내 얼굴은 ‘오징어’가 되겠지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토요 진단] 조재현ㆍ오달수도 휘말렸다… 떨고 있는 방송ㆍ연예계

    장자연사건 등 추악한 성추문 비일비재 신인 배우ㆍ가수 스타 꿈 좌절 우려 참아 대중들 피해자와 연대… 폭로 확산될 듯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로 촉발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문화·예술계 전반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고은(85) 시인, 이윤택(66) 연극연출가, 조민기(53) 배우 등이 저지른 적나라한 성추행에 대한 잇단 폭로가 불을 댕긴 모양새다. 이 미투 운동이 성폭력의 ‘복마전’으로 불리는 방송·연예계로 옮아 붙을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 깊숙이 곪아 있던 ‘성 적폐’를 이번 기회에 완전히 솎아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23일 방송 프로듀서(PD), 연예기획사 등에 따르면 최근 예술이라는 가면 뒤에서 은밀하게 이뤄진 성추행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방송·연예계 관계자들이 좌불안석이다. 무명 시절 연극 무대를 발판 삼아 실력을 쌓은 뒤 방송과 영화계로 진출해 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쉽게 넘기지 못하는 분위기가 짙게 형성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미투 운동의 대상이 되지 않을지 떨고 있는 관계자가 한둘이 아닐 것”이라는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성폭력 폭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데 이어 유명 배우의 실명이 추가로 거론되면서 방송·연예계는 그야말로 ‘폭풍전야’인 상황이다. 배우 최율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가 너 언제 터지나 기다렸지. 생각보다 빨리 올 게 왔군. 이제 겨우 시작. 더 많은 쓰레기들이 남았다”라는 글과 함께 톱배우 조재현의 프로필을 캡처한 사진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최율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배우 오달수의 실명도 꾸준히 입에 오르고 있다. “여자 개그맨들이 상습적인 성희롱에 시달렸다”고 고발하는 글도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랐다. 한 방송 관계자는 “성폭력이라는 이름의 뇌관은 방송·연예계 모든 곳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 잇따른 성폭력 폭로에 방송·연예계가 노심초사하는 이유는 성 상납으로 대표되는 추악한 과거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우·가수 등 연예인들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PD나 감독,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이 여배우나 여가수를 상대로 ‘술자리 갑질’이나 추행을 종종 일삼아 왔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009년 신인배우 장자연이 소속사 대표의 강요로 유력 인사 성접대에 내몰린 끝에 우울증을 앓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유력 인사들은 죄다 법망을 피해 갔다. 방송·연예계 내 성추문이 철저히 묵인·은폐·축소돼 온 것은 이들이 철저한 갑을 관계 속에서 ‘을의 성공’을 거래해 왔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캐스팅’에 민주적인 절차나 규칙이 존재하지 않다 보니 서로의 욕망이 교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신인 배우나 가수들은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해도 문제제기를 했다가 스타라는 꿈이 좌절될까 봐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희주 영화감독도 “고용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폭로를 하는 일이 훨씬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의 미투 운동은 어떻게든 묻고 넘어가려 했던 장자연 사건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피해자를 ‘꽃뱀’으로 지칭하며 폭로에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물타기가 먹혀 왔지만 이제는 쉽게 무마될 수 없다”면서 “대중들이 피해자들의 폭로를 용기 있는 선택으로 바라보고 그들과 연대하고 있기 때문에 연예계 미투 운동은 계속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강릉 얼음에 몸 맞춘 김태윤… 소치ㆍ삿포로 악몽 떨쳤다

    강릉 얼음에 몸 맞춘 김태윤… 소치ㆍ삿포로 악몽 떨쳤다

    “소치선 30위 부진ㆍ삿포로행은 무산…몸무게 감량ㆍ스케이트 날까지 바꿔”“저도 어떻게 땄는지 모르겠네요.”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를 뛴 김태윤(25·서울시청)은 처음엔 스스로도 믿지 못하는 듯했다. 그야말로 ‘깜짝 메달’이었다. 입상권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유망주란 말을 듣긴 했지만 인상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올 시즌 네 차례의 월드컵 1000m에서 10위-17위-14위-14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세상은 주목하지 않았지만 마침내 동료 국가대표 김민석(1500m 동메달), 차민규(500m 은메달)에 밀리지 않음을 알렸다. 그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메달을 따서 무척 기쁘다. 올림픽 첫 출전인 2014년 소치대회 땐 어린 나이에 욕심을 부렸는데 이번엔 긴장하지 않고 즐기니까 좋은 결과를 얻었다. 관중석에서 응원으로 힘을 보탠 덕분에 몸을 안 풀어도 가벼운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김태윤은 23일 강원 강릉빙상장에서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18개 조 가운데 15번째로 출발했다. 첫 200m 구간을 제법 빠른 16초39로 돌파하자 관중석에선 환호가 쏟아졌다. 힘을 낸 그는 600m 구간을 당시 선두에 0.60 앞선 41초36으로 매섭게 달렸다. 결국 1분8초22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중간 순위 1위에 오르자 레이스에 만족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석규(42)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 조까지 레이스를 마쳐 동메달이 확정되자 눈물을 글썽였다. 코칭스태프의 축하를 받다가 태극기를 한 손에 쥐어 들고 링크를 돌았다. 이로써 우리 선수단은 빙속에서만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합작하며 순항 중이다. 금 1개(여자 500m), 은 1개(남자 팀추월)를 기록했던 4년 전 소치올림픽에 비해 크게 늘었다. 김태윤이 영광을 맛보기까진 길고도 힘든 시간을 이겨야 했다. 소치대회 1000m에선 의욕만 앞서 30위(1분10초81)로 한참 처졌다. 2016년 2월 세계스프린트대회에선 종합 5위를 달리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지만 그해 1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넘어져 티켓을 놓치는 아픔을 겪었다. 김태윤은 주저앉지 않고 곧장 평창올림픽 준비에 나섰다. 경기장 얼음이 무른 편이라 판단하고 적응하기 위해 저녁 식사량을 줄이며 80㎏였던 몸무게를 3~4㎏ 줄였다. 파워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라 무른 빙질에 불리할 수 있어서다. 스케이트 날 강도도 높였다. 그는 새롭게 출발하는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어떻게 타면 속도를 올릴 수 있는지, 어떻게 몸을 관리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어요.”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강릉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우주를 보다] 14년째 연장근무… 화성서 5000번째 아침 맞은 ‘장수 로봇’

    [우주를 보다] 14년째 연장근무… 화성서 5000번째 아침 맞은 ‘장수 로봇’

    고향에서 7700만㎞ 떨어진 화성 땅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 중인 탐사로봇 오퍼튜니티 가 5000번 째 떠오른 태양을 맞이했다.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17일(현지시간)부로 오퍼튜니티가 ´5000솔´(SOL·화성의 하루 단위으로 1솔은 24시간 37분 23초로 지구보다 조금 더 길다)이라는 기념비적인 업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힘도 세고 덩치도 커진 ‘후배’ 큐리오시티 에 밀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오퍼튜니티는 2004년 1월 24일 밤 화성 메리디아니 평원에 내려앉았다. 대선배 소저너( 1997년)와 20일 먼저 도착한 쌍둥이 형제 스피릿 에 이어 사상 세 번째. 그러나 두 로봇이 착륙 후 각각 83일, 2269일 만에 작별을 고한 반면 오퍼튜니티는 태양빛만 먹으며 1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오퍼튜니티의 당초 기대수명이 90솔이라는 점. 결과적으로 오퍼튜니티가 머나먼 화성 땅에서 55배 이상이나 연장근무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과학자들의 일자리도 보장해 주고 있는 셈이다. NASA 오퍼튜니티 프로젝트 매니저 존 캘러스 박사는 “지금도 여전히 오퍼튜니티가 놀라운 화성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내주고 있다”면서 “그간의 성과와 업적은 그야말로 기념비적”이라며 자축했다.물론 14년의 세월 동안 오퍼튜니티는 수많은 위기를 겪었다. 태양열 패널이 화성 먼지에 덮여 작동이 중단된 적이 있고 메모리 문제로 포맷 후 OS를 원격으로 재설치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그간 오퍼튜니티는 자신의 셀카를 포함, 총 22만 5000장의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으며 총 4개의 크레이터를 탐사했다. 오퍼튜니티의 노력 덕에 전문가들은 고대 화성에 물이 존재했다는 지질학적 증거를 찾아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바닷물에서 ‘리튬’ 얻는 차세대 담수화 기술

    [와우! 과학] 바닷물에서 ‘리튬’ 얻는 차세대 담수화 기술

    리튬은 우주에서 드문 원소는 아니지만, 지구 지각에는 그렇게 흔하지 않은 원소입니다. 따라서 리튬 자원 자체도 충분치가 않은데 일부 국가에 편중되어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리튬이 현재 사용되는 배터리의 가장 흔한 원료로 점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기 자동차처럼 배터리의 양이 매우 많은 기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리튬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튬은 땅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소량이지만 바닷물에도 리튬이 녹아 있습니다. 바닷물 1리터에 0.17mg이라는 매우 소량의 리튬이 존재하지만, 바닷물의 양을 생각하면 그 양은 엄청납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지하 지원이 부족한 나라도 문제없이 채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이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호주와 미국의 연구팀은 리튬과 담수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여과막을 개발했습니다. 이 여과막은 금속 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 MOFs)라는 소재로 만들어졌는데, 내부에 수많은 구멍이 뚫린 독특한 소재로 1g의 금속 유기 골격체 내부에 축구장 크기의 내부 공간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큰 반응 면적을 지녀 촉매로 많은 연구가 진행될 뿐 아니라 여과막이나 물질을 저장하는 용도 등 다양한 목적으로 주목받는 신소재입니다. 호주 연방 과학원, 모나쉬 대학, 텍사스 대학의 연구팀은 금속 유기 골격체가 바닷물을 여과해서 마실 물을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바닷물을 마실 물로 바꾸는 기술은 크게 증발식과 역삼투압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두 방법 모두 기술 발전과 대규모 담수화 플랜트를 통해서 비용이 저렴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에너지가 많이 든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여과막을 이용하는 역삼투압 방식의 경우 강한 압력을 주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연구팀은 금속 유기 골격체 기반의 이온 선택적 (ion selectivity) 여과막을 개발했습니다. 이는 생물체의 막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큰 압력 차이 없이도 용액에서 이온을 걸러내는 기능을 합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리튬 이온이 금속 유기 골격체 내부의 스펀지 같은 구조에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바닷물에서 리튬 이온을 건져내는 일이 가능합니다. 물론 해수 담수화 여과막도 여러 가지가 존재하고 해수 리튬 채취 기술도 다양해서 이 방법이 다른 방법보다 더 효과적인지는 검증이 필요하지만, 바닷물에서 마실 물은 물론이고 리튬까지 채취할 수 있다면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 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원이니까요. 특히 우리나라처럼 주변에 바다가 많은 국가에서 전망이 밝은 기술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해수 리튬 채취 및 담수화에 대한 연구는 국내에서 상당히 진행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포스코와 합작으로 세운 해수 리튬 연구센터는 흡착제를 이용해서 바닷물에서 리튬을 채취하고 있습니다. 물론 상업적으로 경제성이 있는 리튬 채취까지는 앞으로 많은 후속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겠지만, 바닷물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천연자원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당장 결과물이 나오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리튬과 담수처럼 유용한 자원을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도 필요할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열린세상] 인면조는 어디로 갈까/황두진 건축가

    [열린세상] 인면조는 어디로 갈까/황두진 건축가

    몇 년 전 케이팝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논의 과정에서 소위 진정성에 대한 고민이 제기됐다.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역시 케이팝 아이돌 스타를 직접 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날 수 있는 빈도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첨단 영상으로 그 모습을 재현한다고 해도 허상일 뿐 실제는 아니다. 그 간극을 무엇으로 메울 것인가. 이 고민에 대해 공연에 사용했던 무대 소품을 전시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이 나왔다. 스타들이 직접 사용했던 진품이므로 충분히 의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막상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다. 특별히 보관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으며 대부분 그냥 버린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천만다행으로 그 직전에 진행된 국제 순회공연의 각종 소품이 경기도의 어느 창고에 아직 남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이들은 폐기되는 운명을 밟지 않고 많은 팬에게 기쁨을 주는 전시물로 활용됐다. 아마 지금도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이다. 자료 관리, 즉 아카이빙의 개념이 케이팝에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다. 언젠가 이 자료들만 따로 모아 방대한 전시를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미 이런 전시 가능성을 보고 한국을 찾아오는 해외의 전시 전문가들도 있다. 한국을 기록의 나라라고 하지만 그것은 ‘조선왕조실록’ 등 일부에만 적용되는 이야기일 뿐이다. 일반적으로는 기록에 대한 개념이 오히려 희박한 편에 속한다. 도시연구가 손정목 교수는 저서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에서 훗날 불리한 증거가 될 것을 우려, 조직적으로 공공 기록을 파기하는 당시 공직사회의 관행에 대해 증언했다. 건축계만 해도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최초의 한국인 근대 건축가들에 대한 기록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본인들도 자신에 대한 기록을 충실히 남기지 않았고 주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960, 70년대에 지어진 건물에 대한 기록을 찾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기록이 남아 있지 않으면 후대에 물려줄 것도, 역사로부터 배울 것도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 기록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은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인면조가 큰 화제를 몰고 왔다. 고구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적 서사,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각적 매력, 그리고 상당히 정교한 만듦새 등이 큰 매력이었다. 첫 대면에서의 낯섦과 충격은 이내 호기심으로 변했고, 결국은 다들 즐거워하며 그 존재를 반기게 됐다. 국내외의 여러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인면조를 포함한 85가지 인형의 기획과 기본 디자인은 먼저 한국에서 진행됐다. 이어 세부적 디자인과 구동 메커니즘 등 그다음 단계의 작업은 뉴욕 브루클린의 니컬러스 마혼이라는 인형 전문가의 손을 거쳤다. 마지막으로 인형을 최종 제작한 것은 말레이시아의 한 팀이었다. 국내외를 망라하는 글로벌한 시스템적 접근이었다는 점에서 케이팝과의 공통점도 있다고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시작에 고분 벽화에 인면조를 그려 넣은 고구려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각종 문헌에서 인면조를 언급하고 또 이를 연구해 온 수많은 사람도 빼놓을 수 없다. 한마디로 시대를 꿰뚫고 공간을 가로지르는 작업이었던 셈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집단창작물 인면조는 수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남을 존재가 됐다. 그 평화와 축원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에 등장한 인면조는 고구려 벽화에 이은 또 하나의 역사적 존재가 됐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물어야 한다. 인면조는 어디로 갈까?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첫 골을 만들어 낸 퍽은 현장에서 즉시 회수돼 국제아이스하키연맹 명예의 전당으로 직행했다. 인면조가 행여 폐기 처분돼 쓰레기가 되거나, 상자 속에 처박혀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는 생각할 수조차 없다. 하지만 그런 선례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안심할 수도 없다. 위에서 이야기한 케이팝 소품들처럼 어디에선가 소중하게 보관되고 기록되고 또 활용돼야 마땅하다. 국가적 문화기관들이 이를 확보하기 위해 올림픽 못지않게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는 즐거운 상상을 해볼 만도 하다. 기록의 중요성, 이것이야말로 고대로부터 긴 시간을 넘어 다시 우리를 찾아온 상서로운 존재 인면조가 던지는 또 다른 문명적 메시지다.
  • ‘펀스토어’ 출격… 오프라인 매장 힘준다

    ‘펀스토어’ 출격… 오프라인 매장 힘준다

    재미 강조 이마트 새 점포 구상 트레이더스 勢 확장 본격 예고 최대 2곳 추가… 매출 2조 목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온라인사업 강화에 이어 오프라인 성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스토리 있는 콘텐츠’를 강조해 온 만큼 재미를 강조한 새로운 형태의 점포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도 공격적인 확장을 예고했다.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재미(Fun)와 독창성을 가미한 ‘펀 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창적인 아이디어 소품들과 각종 잡화, 생활용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판매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최근 정 부회장이 호주와 일본 등으로 잇달아 출장을 다녀온 것도 새 매장 구상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라는 전언이다. 정 부회장은 일본의 ‘돈키호테’나 미국의 ‘TJ맥스’를 벤치마킹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매장 모두 특이한 아이디어 제품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 관광객이 일본과 미국을 찾으면면 꼭 찾는 ‘관광명소’로도 이미 자리잡았다.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 개발’을 강조해온 정 부회장 철학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정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야말로 경쟁사와 근본적으로 차별화하고 고객들과의 공감을 통해 고객이 우리를 찾을 수 있게 만드는 강력한 무기”라면서 “상품, 점포, 브랜드 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콘텐츠를 다양한 스토리로 연결해 고객의 수요에 맞춰 재편집해 낼 수 있는 역량을 새로운 핵심 경쟁력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360도로 관찰하고 이해해야 하며, 임직원 모두가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 개발자가 돼야 하고, 고정관념을 넘어 일상의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진솔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마트는 신중한 태도다. 한 관계자는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인 출시 시점이나 브랜드 성격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다양한 형태의 해외 매장을 분석하고 이를 국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도 2조원 매출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이다.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12월 13호점인 군포점과 14호점 김포점을 잇따라 열면서 코스트코를 넘어 국내 창고형 매장 중 점포 수 1위를 차지했다. 이마트는 올해도 1~2곳을 추가로 문열 계획이다. 지난해 트레이더스 매출은 전년 대비 27.2% 증가한 1조 5214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1호점인 구성점을 문 연 후 7년 만에 매출이 3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마트는 올해 목표를 전년 대비 27.5% 증가한 1조 9400억원으로 잡았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2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해남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2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해남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

    “물가의 외로운 솔 홀로 어이 씩씩한고 / 배 매어라 배 매어라 / 머흔 구름 한치 마라 세상을 가리운다. /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중략) ” <고산 윤선도, 어부사시사 중 일부> 한 겨울 갓 지나왔지만, 아직은 눈을 이고 있는 고산 윤선도 종택 뒤 비자 숲의 풍광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봄 아지랑이 같은 늦겨울 골안개가 수런거리면서 올라오는 모양은 고산의 시조 그대로의 모습이다. 뜻하지 않게 등장한 녹우당(綠雨堂: 윤선도의 종택) 주변 경치는 여행의 진미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조선시대 양반의 품격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긴다. 40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귀에 익은 시조인 ‘어부사시사’의 작가, 고산 윤선도(孤山 尹善道, 1587~1671)의 삶은 한 마디로 파란만장하였다. 우리에게는 단지 정철, 박인로와 더불어 조선의 대표 시조 시인으로만 알려진 인물이지만, 실제로는 시인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본이었다. 그의 집안은 대표적인 동인 가계였으며, 그 중 윤선도는 동인 내에서 다시 갈라졌던 북인과 남인 중 남인을 대표하는 문신이었다. 그러다보니 서인으로 있던 송시열(宋時烈, 1607~ 1689)과는 예송논쟁을 비롯하여 각종 현안에 대해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는 없었다. 이런 연유로 서인이 집권한 시기에는 그는 항상 함경도 경원(慶源)이나 경상도 기장(機張) 등지에서 유배 생활을 해야만 했다. 효종의 스승이었지만, 서인이 득세한 세상에서는 윤선도의 정치적인 야망은 항상 좌절될 수밖에는 없었다. 이런 마음은 오우가(五友歌)나 어부사시사를 통해 잘 드러난다. 단순한 강호한정(江湖閑情)을 넘어선 정치적 낙향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의 작품에는 잘 드러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로 이러한 고산 윤선도의 삶의 모양과 궤적을 잘 보존한 곳이 바로 전라남도 해남에 자리잡은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이다. 이곳에는 호남의 대표적인 명문 종가이자 오랜 전통과 문화를 간직한 해남 윤씨 가문의 고택, 녹우당을 비롯하여 4600여점에 달하는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소장 전시되고 있다. 이 중에서 고산의 대표적인 작품인 산중신곡(山中新曲), 어부사시사 등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후손인 공재 윤두서의 국보급 작품들, 해남 윤씨 가문 내에서 전통 대대로 내려오는 귀한 생활 물품 등도 접할 수 있다. 또한 효종이 고산에게 하사한 수원의 집을, 고산이 82세 되던 1669년에 뱃길로 옮겨와 다시 이 곳 해남에서 복원하여 지은 녹우당(綠雨堂)의 이야기는 이 곳을 방문하는 모든 여행객들에게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고산 윤선도의 시조를 안다면, 조선 중기 사림 역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2. 누구와 함께? - 역사적, 문학적 지식을 나눌 수 있는 지인들과 함께라면 더더욱 좋다. 3. 가는 방법은? -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 녹우당길 130 / 530-5548(061) 4. 감탄하는 점은? - 녹우당 뒤 덕음산의 산세, 윤두서의 자화상과 해남 윤씨 가문의 유품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명성에 비해 내실이 튼튼하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녹우당, 고산사당, 고산의 여러 작품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떡갈비 ‘천일식당’, 김치찌개 ‘소망식당’, 토종닭 ‘원조장수통닭’, 한정식 ‘거빈’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gosan.haenam.go.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두륜산 대흥사, 다산초당, 해남우항리공룡화석지, 땅끝마을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고산 윤선도는 대표적인 남인 계열의 문인으로, 호남 양반가의 적통을 잇고 있다. 조선 중기 역사적인 지식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뜻깊은 여행이 될 수 있다. 윤선도는 다산 정약용의 외5대 조부이기도 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가깝고도 먼 일본의 맛, 야키토리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가깝고도 먼 일본의 맛, 야키토리

    부산이 고향이라고 하면 으레 듣는 것이 “바다가 가까워서 좋았겠네”라는 소리다. 살면서 바다가 가까워서 좋다고 느낀 적은 특별히 없었다. 집이 바닷가 근처가 아닌 이상 부산 사람이라도 바다 구경은 꽤 수고스러움을 요하는 일이다. 가까운 곳은 언제라도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먼 곳보다 잘 찾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다. 서쪽으로는 유라시아 대륙의 끝에서부터, 북쪽으로는 노르웨이, 남쪽으로는 적도 아래 인도네시아까지 부지런히 다녀 보았건만 정작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짧은 일정으로 도쿄를 방문한 건 말로만 듣던 일본의 수준 높은 외식산업과 식문화를 엿보기 위해서였다. 요리사의 눈으로 도쿄 구석구석을 다녀 보니 우리나라보다 10년은 앞서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이탈리아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는 이탈리아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도쿄라고 한다. 그야말로 각국의 요리를 최고 수준으로 맛볼 수 있는 미식의 성지이지만, 정작 마음을 앗아간 건 엉뚱한 곳이었다.신주쿠 역 서쪽 출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오모이데요코초’라는 골목이 있다. 직역하면 ‘추억의 골목’이라고 불리는 이곳엔 서너 평 안팎의 작은 꼬치구이(야키토리)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닭꼬치구이는 이미 익숙한 음식이지만 수십 가지로 세분화되어 있는 메뉴와 어수선하면서 동시에 묘하게 정갈한 분위기, 그리고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놀라운 미각 경험은 한국에서 흔히 접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먹기 좋게 작게 자른 고기를 나무 꼬챙이에 꿰어 숯불이나 철판 등에 구워 내는 요리를 야키토리라 한다. ‘야키토리’의 ‘토리’가 닭을 뜻하기에 ‘닭꼬치’로 번역되지만 돼지고기나 소고기, 말고기를 이용한 꼬치구이도 모두 야키토리로 통용된다. 돼지고기, 특히 각종 특수부위를 이용한 야키토리는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 지방의 명물이다. 믿기 어렵지만 일본에서는 7세기부터 19세기까지 닭을 비롯한 소, 말 등 가축의 고기를 먹는 것을 금했다. 살생을 금하는 불교의 영향이라고 하지만 실은 생활에 쓸모가 있는 가축의 도살을 막기 위한 일종의 재산보호 차원의 이유가 컸다. 닭은 시간과 낯선 이의 침입을 알려 준다는 명목으로 식육이 금지됐다. 그렇다고 그동안 누구도 고기를 먹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사냥으로 잡은 야생동물이나 생선을 먹는 것은 허용됐다. 기록에 따르면 닭꼬치구이가 일본 사회에 등장하기 시작한 건 17세기 무렵이다. 이미 한 세기 전부터 일본 땅에 상륙한 남만인을 통해 닭 요리법이 전해졌지만 대다수의 일반 서민들에게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였다. 당시는 지금처럼 양계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닭꼬치구이는 지체 높은 분들이나 먹을 수 있는 고급 요리로 통했다. 야키토리가 저렴한 술안주의 대명사가 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1923년 벌어진 간토 대지진과 태평양전쟁 패전 이후 저렴한 길거리 음식을 파는 포장마차가 도쿄 시내 곳곳에 탄생했다. 간장과 설탕 대용으로 쓰는 사카린으로 만든 소스를 발라 구운 야키토리가 성행하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육계 산업이 육성되면서 공급이 많아지자 닭은 저렴한 식재료로 자리잡았고 주로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쏟아져 나오는 역 근처에 야키토리 집들이 들어섰다. 퇴근 후 지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는 한 잔의 술과 어울리는 값싼 안주로 이만 한 것이 없었으리라. 요리의 관점에서 보면 야키토리는 매력적인 음식이다. 야키토리의 스타일은 크게 보면 두 가지다. 소금과 양념(다레)이다. 재료 위에 가볍게 뿌려지는 소금은 원재료가 신선하고 좋을 때 빛을 본다. 양념은 각종 내장으로 만든 야키토리에 더 어울린다. 집집마다 비장의 양념 레시피가 존재하는데 대부분 간장과 된장, 설탕, 미림, 청주의 범주 안에서 만들어진다. 흥미로운 건 야키토리는 가게 수만큼 각각의 스타일이 무수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맛이나 스타일에 정답이 없듯 야키토리를 구워 내는 요리사들은 다양한 변주를 시도한다. 단지 소스를 얇게 펴 발라 굽는 곳도 있는 반면 된장과 미림을 푼 국물에 푹 담갔다가 간장을 발라 구워 내는 곳도 있다. 감칠맛을 내는 된장과 간장 그리고 단맛, 거기에 숯에 구워 풍미를 한층 배가시킨 야키토리는 공식으로 따지면 결코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제아무리 무적의 공식이라고 해도 야키토리를 굽는 기술과 정성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육즙을 많이 증발시키지 않으면서 동시에 타지 않고 속이 고루 익게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뜨거운 열원 앞에서 무서울 정도로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완벽한 야키토리를 굽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면 ‘장인’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야키토리 집이 수없이 많아도 같은 맛을 내는 야키토리 집은 없다고 한다. 디테일에 강한 일본인다움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 겨울, 맑은 이별… 봄, 붉은 마중

    겨울, 맑은 이별… 봄, 붉은 마중

    남도의 한 시인에게 물었습니다. 이맘때 가볼 만한 섬이 어디냐고. 그는 전남 완도의 보길도를 찾으라 했습니다. 섬 전체를 에두른 동백들이 이제 막 붉은 꽃술을 열었을 것이고, 도끼날 같은 해안절벽에 올라 목을 빼면 바다 너머 꿈틀대는 봄의 기운도 볼 수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어부사시사’를 남긴 윤선도의 부용동 유적이야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보길도의 보석이지요. 무엇보다 난대림의 섬이란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올겨울 시베리아‘급’의 맹추위에 시달리다 보니 초록빛을 마주하는 것 자체로 위안이 될 듯했습니다.보길도는 난대림의 바다다. 어디라 할 것 없이 사방이 난대림이다. 섬 곳곳의 난대림 가운데 주변 풍경과 가장 잘 어우러진 곳을 꼽으라면 단연 예송리 해변이다. 예송리는 보길도 남쪽의 갯마을이다. 활처럼 휘어진 바닷가를 따라 상록수 방풍림이 1㎞ 가까이 펼쳐져 있다. 여기가 바로 천연기념물(40호)로 지정된 ‘예송리상록수림’이다. 한창 꽃이 피고 지기 시작한 동백을 비롯해 곰솔과 녹나무, 팽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다. 숲에 들면 동박새가 요란스레 운다. 동백꽃 꿀을 빨다 외지인의 방문에 화들짝 놀란 게다. 바람이 불 때마다 들리는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도 정겹다. 예송리 마을엔 250년 묵은 감탕나무도 있다. 상록수림과 별개로 천연기념물(338호)로 지정돼 있다. 상록수림 앞은 몽돌해변이다. 검은빛의 자갈들이 방풍림과 비슷한 크기로 펼쳐져 있다. 안내판은 이 해변을 ‘흑명석자갈해변’이라 적고 있다. 이름을 풀자면 ‘파도가 칠 때마다 차르륵~ 소리를 내는 검은빛의 몽돌 해변’ 정도 되겠다. 해변의 모습은 안내판에 적힌 대로다. 몽돌의 빛은 거무튀튀하고, 파도가 들고 날 때마다 독특한 소리를 낸다. 몽돌해변의 아름다운 자태는 이른 아침에 더욱 도드라진다. 단언컨대 이 장면 놓치면 보길도 여정은 ‘말짱 꽝’이다. 해뜰 무렵 햇살이 길게 붉은빛을 드리우면 몽돌도 붉게 물든다. 자갈 하나하나가 추위 속을 내달린 어린아이의 홍조 띤 볼을 닮았다. 오래된 돌담과 만나는 즐거움도 짜릿하다. 펜션과 구멍가게들이 가득한 해변에선 이 모습을 볼 수 없다. 마을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 노란 유자와 탱자가 돌담 안에서 어울려 자라고, 고샅길 돌담 위엔 동백꽃이 봉오리째 떨어졌다. 돌담 앞엔 허름한 정자가 팽나무를 타고 앉았다. 외형이야 옛 선비들이 지어 올린 고풍스러운 정자에 견줄 수 없지만, 넉넉한 분위기로는 전혀 뒤질 게 없다.●고산 윤선도 말년 은둔지 ‘부용동 유적’ 뭐니 뭐니 해도 보길도의 ‘프랜차이즈 스타’는 고산(孤山) 윤선도다. 그의 문학적 감수성이, 말년의 삶이 보길도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그의 행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적인 시각이 따라다닌다. 병자호란으로 백척간두에 선 나라를 외면하고 섬에 들어가 혼자만 유유자적했다거나, 백성들의 고달픈 삶을 외면했다는 것 등이 비판의 요지다. 한데 그가 보길도에 남긴 유적들만 놓고 보면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이를 뭉뚱그려 부용동 유적, 혹은 윤선도 원림(명승 34호)이라 부른다. ‘부용’(芙蓉)은 연꽃이다. 격자봉 등 사방을 둘러친 산자락들이 내려와 맺힌 자리다. 고산은 이곳을 ‘선계’(仙界)라 이르고 말년의 은둔지로 삼았다. 부용동으로 드는 들머리는 청별항이다. 보길대교를 사이로 노화도 이목항과 마주하고 있는 포구다. 이름이 곱다. ‘맑은(淸) 이별(別)’이란다. 윤선도가 손님을 배웅하던 곳이어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청별항에서 부용동까지는 지척이다.부용동에 가장 먼저 만나는 명소는 세연정이다. 부용동 유적 가운데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정자다. 세연(洗然)은 주변 경관이 물에 씻은 듯 깨끗하고 단정해 기분이 상쾌해지는 곳이라는 뜻이다. 계류를 돌둑(판석보)으로 막아 연못(세연지)을 조성하고, 그 물을 끌어들여 사각형의 인공 연못(회수담)을 만든 뒤, 두 연못 사이에 세연정을 세웠다. 세연정의 문은 모두 위로 들어올릴 수 있는 구조다. 그 덕에 바람과 풍경, 사람과 시간이 정자 문지방을 무시로 넘나든다. 막힘 없이 흐르는 것이 자연의 본질이라면 세연정은 말 그대로 자연과 하나가 된 정자라 부를 수 있겠다. 고산은 이 아름다운 정자에 앉아 어부사시사 등의 시를 짓고 읊조렸을 것이다. 정자는 뒤편 산자락과 판석보로 연결됐다. 판석보는 ‘굴뚝다리’라고 불리는 물막이다. 건기에는 돌다리, 우기에는 폭포의 역할까지 했다. 판석보를 건너 산자락을 거슬러 오르면 옥소암이 나온다. 세연정 전경을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세연정에서 도로를 따라 좀더 위로 거슬러 오르면 낙서재, 곡수당 등의 고풍스러운 건물과 만난다. 낙서재는 고산이 세상을 뜰 때까지 생활했던 곳이다. 낙서재에서 멀리 맞은편 산자락에는 동천석실이 있다. 고산이 은거하며 책을 읽었다는 곳이다. 고산은 이처럼 하나하나 발품 팔아 땅을 정하고, 방위를 정하고, 주변과 어울리는 건물을 쌓아올려 자신의 은거지를 완성해 나갔다.●서정적 해넘이 풍경 간직한 망끝전망대 보길도에서 잊지 말고 찾아야 할 명소 몇 곳만 덧붙이자. 섬 서남쪽의 망끝전망대는 저물녘 풍경이 곱다고 소문난 곳이다. 망끝전망대 아래쪽에 있는 선창리 마을의 해넘이 풍경도 퍽 서정적이다. 격자봉의 완만한 능선과 청잣빛 바다가 기막히게 어우러져 있다. 망끝전망대 옆은 공룡알 해변이다. 진짜 공룡알만 한 둥근 바위들이 해변에 가득하다. 공룡알 해변 주위에도 난대림이 있다. 난대림 초입의 동백꽃이 붉은 꽃술을 활짝 열어 객을 맞고 있다. 백도마을 바닷가엔 ‘송시열 글씐바위’가 있다. 제주도로 유배를 가던 우암이 풍랑을 만나 보길도에 머무는 동안 임금에 대한 서운함과 그리움을 시로 적어 바위에 새긴 것이다. 글씨체도 아름답고 주변 풍경도 빼어나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1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글씐바위는 목재 데크 끝부분의 벽에 있다. 꼼꼼하게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글 사진 완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가는 길 : 보길도로 곧장 가는 배는 없다. 먼저 노화도까지 간 뒤 보길대교를 타고 보길도로 들어가야 한다. 군내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섬 여기저기를 둘러보려면 차를 싣고 가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노화도까지는 전남 완도의 화흥포항과 해남 땅끝마을에서 각각 카페리호가 운항한다. 두 곳 모두 한 시간에 한 대꼴로 운항된다고 보면 무리가 없다. 화흥포항에서 출발하는 배는 노화도 동천항, 땅끝마을은 산양진항을 각각 잇는다. 들고 나는 항구를 달리해서 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천항 인근에 구도, 충도리 갯벌 등 볼거리가 있다. 거리는 화흥포~동천항 구간이 다소 멀지만 소요시간은 두 곳 모두 40분 정도 잡으면 된다. 요즘 이 일대가 겨울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제한급수 등으로 다소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화흥포항 매표소 555-1010. 땅끝마을 매표소 535-4268. ▶잘 곳 : 이른 아침에 해맞이를 하겠다면 예송리 해변 쪽에 숙소를 잡는 게 좋다. 달밤에 파도소리 들으며 몽돌 해변을 걷는 맛도 각별하다. 낙원펜션(554-9624), 원룸형 펜션인 풀하우스(010-4065-7455), 황토한옥펜션(553-6370) 등이 있다. 골목 안쪽에 있는 별장펜션(553-2747)은 약간의 ‘네고’가 가능하다. 면사무소가 있는 청별항 일대의 음식점들도 대부분 민박을 겸하고 있다. 노화도 이목항 쪽에도 크로바모텔(555-5656), 갈꽃섬모텔(553-8888) 등의 숙박업소가 있다. ▶맛집 : 청별항 쪽에 식당들이 몰려 있다. 거의 대부분 횟집들이다. 혼자 여행하는 이의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극히 제한적이다. 민박집에서 숙박객의 주문을 받아 아침 식사를 차려내기도 한다. 자연밥상뷔페(552-4077)는 전복죽, 전복구이 등을 고루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노화도에서 보길대교 건너기 전에 있다.
  • 거실에 ‘벌집’ 어때요?…꿀벌 멸종 막는 인테리어 화제

    거실에 ‘벌집’ 어때요?…꿀벌 멸종 막는 인테리어 화제

    꿀벌이 멸종위기에 처했다. 꽃을 오가며 식물의 수분을 돕는 이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많은 식물 역시 사라지고 인류에게도 큰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 최근 꿀벌 개체 수를 조금이라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인테리어용 이색 벌통이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코시스템’(BEEcosystem)이라는 이름의 이 벌통은 마치 거실 벽에 장식된 그림처럼 보인다. 하지만 액자 속에는 실제 벌집이 들어 있고 거기에는 꿀벌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꿀벌이 급격히 감소한 원인 중 하나는 인류에 의한 환경 파괴로 서식지가 줄어든 것을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도시에라도 꿀벌이 살 새로운 서식지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비코시스템은 집안 거실 등에 육각형의 벌통을 설치해두고 꿀벌을 불러들여 이를 통해 꿀벌 개체 수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 벌통이 집 안에 있어도 꿀벌들에게 쏘일 염려는 전혀 없다. 벌들은 전용 통로를 통해 벌통과 외부 세계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꿀벌들은 도시 환경에 적응하며 그 수를 늘려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도 꿀벌을 보며 이들의 중요성과 생태를 이해하는 교육적인 목적도 있어 그야말로 일거양득인 셈이다. 넓은 땅, 큰 비용 없어도 꿀벌들이 살아가는 데 공헌할 수 있는 이 장치에 관심이 있다면 홈페이지를 한 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비코시스템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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