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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자 인터뷰 22]남기정 “일본의 저강도 복합전술, 잘 읽어야”

    [2000자 인터뷰 22]남기정 “일본의 저강도 복합전술, 잘 읽어야”

    한일 총성없는 전쟁 본격화 7·4 조치, 고강도 단일전술로 오독 안돼 참의원 선거 후에도 대한국 공세 지속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日 존재 각인 의도 남북관계 개선 브레이커 역할 가능성 1+1 민간해결에 한국 단독의 피해자 보상돼야 65년 체제 안정화 위한 외교노력 필요“한국과 일본 양국이 백기를 들고 양보하는 일은 없다. 무기를 들지 않은 총력전에 대비해야 한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저강도 복합전술을 고강도 단일전술로 잘못 읽어서는 안된다”면서 “강제동원 문제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밀려난 일본이 존재를 각인시키고, 남북관계의 브레이커를 할 수 있음을 알리는 메시지도 포함된 포석”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남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Q: 강제징용 피해자 원고들이 법원에 신청한 일본 기업 국내 자산의 현금화가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일본 경제산업성이 7·4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기습적으로 단행한 배경은 무엇인가. A: 첫째 이유는 현금화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조치를 취하면 빼도 박도 못하는 보복이기 때문에, 국제법 위반이 된다. 그런 상황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둘째는 7·4 조치를 보면 경제보복이라고 하기엔 애매하다. 그레이존 같은 조치들을 던져 놓고는 강제동원 문제 등에 대해 일본 정부가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조치를 내렸고, 한국에는 위기의식을 갖도록 한 것이다. 실질적인 보복조치라기보다는 심리적 효과를 노린 게 아닌가 싶다. 포괄적 허가에서 개별적 허가로 넘어가는 데 90일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금화 되는 시기에 맞춘 조치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일본이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청한 상태에서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가져간다고 하는데 실은 일본 내부에서도 부담스러워 하는 소리가 있다. 일본으로서도 사태 해결을 한국에 촉구한 뜻도 담겨 있다. Q: 일본 외무성은 18일로 설정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중재위원회 구성 요청에 대한 답변이 한국 측에서 없을 경우, 대항조치를 취한다고 예고하고 있다. 청와대는 중재위 구성은 없다는 결론을 내려놓았다. 일본 측 대항조치가 예상되고, 거기에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까지 내달 이뤄지면 그야말로 한일의 총성없는 전쟁이 본격화된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이 최악의 파국을 달리고 있다. 향후 전망은. A: 양국이 백기 들고 양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타협의 가능성과 진전을 기대한다면 당사자 간 화해가 최선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현금화가 진행되고 일본이 보복으로 나서게 되면 무기만 들지 않은 총력전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Q: 21일의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정권이 낙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대한국 공세는 어떨 것으로 예상하는가. A: 한마디로 ‘저강도의 복합전술’로 규정하고 싶다. 우리는 그것을 ‘고강도의 단일전술’로 오독(誤讀)하고 있다. 실질적인 위협보다 우리는 위협의 강도를 세게 보고 있고, 강제동원 문제에 국한해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는 그렇지 않다. 일본은 저강도로 시작한 것이고,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 포석을 갖고 있다. 일본의 수를 읽어야 한다. 따라서 경제 뿐만 아니라, 외교·통일·여가·교육·복지부 등 관련부처가 다 모여 대응해야 한다. 참의원 선거라는 시점을 아베 신조 총리와 그 측근들이 고려했겠지만 결정적인 타이밍은 아닐 것이다. 한국 내의 ‘참의원 용’이란 해석은 단락적이다. 오히려 7·4 조치로 아베는 재미를 못 보고 있는 게 실상이다. Q: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 포석’의 의미는. A: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밀려난 일본이 동원가능한 자원을 가지고 일본의 존재를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고 본다. 대북 제재를 걸고 나왔고, 사린 가스를 들고 나왔다. 이런 대응은 치밀한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 아베와 아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평소 생각이 여과없이 분출된 측면은 있다.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와 관련한 일본의 메시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화이트리스트 유지에 필요한 통상협의에 한국이 성실하지 대응하지 않았다는 게 일본 논리다.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일본이 우리 측에 요청한 협의가 있었던 모양인데 대응하지 않은 것이 빌미가 되었던 것 같다. 과거 중유제공 거부 사례를 생각해보면, 일본이 남북미 협상 구도에 끼어들어 오면 껄끄럽기 때문에 한국이 일본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일본이 협의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여기에 우리가 응할 경우 일본은 대북 제재라든가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를 문제삼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 입장에서 봤을 때는 한국이 일본을 거치지 않고 남북화해로 갈 수 없다는 메시지, 앞으로 남북관계의 브레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런 의도는 2017년 미국과 일본의 안보경험자, 정치인, 학자들로 구성된 ‘후지산 모임’이 펴낸 전략보고서에서도 드러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전에 나온 거지만, 한국이 한미일 공조체제를 깨고 너무 급속히 일방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면 미국과 협력해서 브레이크를 걸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런 인식이 아베와 아베 측근에 있다. 여러가지 포석의 의미란 단기적으로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에 대한 일본식 메시지인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일본 존재를 각인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 공세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이 경제적이면서도 군사안보적이고 정치외교적인 파장을 갖는 수를 구사할 가능성이 있으니 여기에 준비하고 대응태세를 갖춰야 한다. Q: 정부는 ‘1+1’(일본기업+한국기업의 출연금에 의한 배상) 방안을 내놓고 일본 측에 협의를 촉구하고 있다. 일본은 곧바로 거절했다. 지금의 한일 갈등을 푸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1+1 방안, 즉 6·19 제안은 한국 정부의 역할이 명시돼 있지 않다. 정부는 부인하지만 시중에 떠도는 ‘1+1+알파’는 한일 기업의 출연금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이것과 분리해서 한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귀속되는 책임을 해결하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1+1이라는 민간 영역은 민간이 알아서 하도록 놔두고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년이란 역사 해석에 입각한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임시정부가 채택했던 임시헌법 1조에는 “대한민국은 대한인민으로 조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국의 강점하에서 국민이 고통받고 있었고, 국가가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다해 임시정부의 명맥을 이으려는 현 정부가 책임을 다 하라는 것이다.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는 일부분이다. 모든 피해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책임을 이행한다는 태도로 나간다면, 우리 스스로도 명예롭고 일본에도 떳떳할 것이다. 다만 일본이 공세를 강화하는 시점에서 이런 방안은 마치 일본에 양보하는 모양새가 되어 곤란하다. 전세를 역전시키는 한 수가 있어야 한다. 일본은 청구권 협정 1조와 2조가 법률적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청구권 협정을 통해 지불된 자금은 한국의 독립축하금 명목의 경제협력이고, 이와는 별도로 대일 청구권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입장이다. 일본 측 요구를 읽어보면,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하는데, 그게 덫이었다. 왜 한국 정부가 이런 공세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지 의문이다. 반박 논리를 내세워 국제 여론전을 펼쳐야 한다. 2조 위반이라는 일본 논리를 잘 따져보면 사실 위반이 아니다. 오히려 일본 정부가 일본 기업에 빗장을 걸어놓고 화해에 응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 것이, 일본 스스로 포기한 외교보호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어서 2조를 위반하여 국제법 위반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Q: 지금의 제반 문제가 불완전한 1965년 체제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있다. 즉,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협정에 담지 못했는데, 65년 체제의 보완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보완이라기보다는 ‘65년 체제의 안정화’라고 말하고 싶다. 한일관계가 발전하면서 협력과 갈등이 동시에 증대되는 모순이 발생했다. 65년 체제, 즉 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상 해석의 불일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식민지배의 합법, 불법을 놓고 ‘어그리 투 디스어그리’, 즉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봉합하는 형태로 불완전한 협정이 생겨났다, 한일이 결단해야 한다. 당시 협정 체결에 참가했던 당사자들조차도 이러한 불안정한 봉합 상태가 영구히 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양국 관계가 성숙해지면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봉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결국 봉합이든 미봉이든 언젠가는 터지는 건데, 지금은 하도 많이 기워서 더 기우지 못할 정도로 깊게 벌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조약을 만들거나 개정하는 게 아니다. 65년 체제를 안정화시켜야 한다. 즉 불일치했던 해석을 일치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협정 1, 2조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일본의 해석이 무엇인지 물어야 하고,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에 대해서도 확인해야 한다. 2010년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의 첫머리에는 ‘한국인들의 의사에 반해 행해진 식민지지배에 의해 나라와 문화를 빼앗기고 민족의 긍지에 깊은 상처를 냈다’라는 대목이 있다. 풀어쓴 말이긴 하지만 이 부분은 한일병합의 불법성을 증명하는 핵심 문장이기 때문에, 법률적인 용어로 ‘불법성’을 인정하도록 하는 외교적 압박을 가해 나아야 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산수국으로부터 배우는 기록자의 마음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산수국으로부터 배우는 기록자의 마음

    산에 올라 식물을 관찰하고 채집해 가져온 후 현미경을 통해 미세한 부위까지 관찰해 그림으로 그려내는 식물세밀화 기록의 과정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작업실 의자에 앉아 스케치를 채색하는 것도 그림을 완성했을 때도 아닌, 식물을 보러 숲에 가는 시간이다.장마가 시작돼 풀 내음이 가득한 이맘때의 숲에선 수십년을 살아온 거대한 침엽수 아래 자그마한 여름 풀꽃들이 꽃을 피우고, 그 사이 죽어 쓰러진 나뭇가지에선 버섯이 발생을 준비한다. 거대한 돌덩이 위에 이끼가, 주황색 동자꽃 주위에선 벌과 나비가 서성이고, 그 옆의 풀잎 위엔 온갖 곤충들이 기어 다니는 풍경을 보면서 이상적인 자연의 공존을 실감한다. 물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식물의 생장 과정을 관찰하는 것이야말로 식물세밀화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그 곁에 사는 나무와 풀, 벌과 나비, 버섯이 꼼지락꼼지락 각자의 할 일을 해나가는 모습을 덤으로 볼 수 있고, 이 모습들을 볼 때면 나도 이들과 같은 생물 한 개체로서 내게 주어진 이 기록의 일을 오랫동안 열심히 해나가야겠다는 다짐 비슷한 걸 하게 된다. 자연의 관찰과 기록은 그들의 형태를 들여다보고 그림으로 재현하는 것을 넘어 나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깨달음으로 번진다. 요즘엔 숲에서 산수국을 자주 본다. 초여름부터 산과 도시 가릴 것 없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꽃. 산수국은 하이드렌자라고도 하는 수국속에 속하는 식물 중 한 종이다. 수국속 중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것으로는 산수국 외에도 수국, 등수국, 바위수국, 탐라산수국 등이 있다. 수국을 개량한 원예종은 전 세계 정원식물과 절화로서 사랑받고 있다. 며칠 전 근처 수목원에서 수국축제가 열리고 있어 다녀왔다. 축제의 대부분은 산수국을 개량한 것이었고, 세계에서 수집한 100품종이 넘는 다양한 색과 형태의 산수국들을 보면서 가장 좋아하는 꽃이 산수국이라던 지인들의 말이 떠올랐다. 이토록 화려하고 풍성한 꽃이라니. 그런데 이 화려함에는 비밀이 하나 숨겨져 있다. 우리가 꽃이라 부르며 좋아하는 가장자리의 커다란 꽃은 암술과 수술이 없어 생식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이들을 중성화 혹은 가짜 꽃이라고도 부르는데, 나만큼은 이들이 생식을 못 한다는 이유로 ‘가짜’라는 단어를 붙이고 싶지는 않다. 이 중성화는 생식 기능을 하지 못하는 대신 화려한 모습으로 중심의 작디작은 양성화의 수분을 돕는 매개곤충을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 암술과 수술이 있는 양성화는 우리 두 눈으로 보기에도 작아 이들의 존재만으로는 곤충을 가까이로 유인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장자리에 유인 꽃을 만든 것이다. 산수국의 생존 전략인 셈이다. 꽃에는 비밀이 한 가지 더 있는데, 이들의 꽃색은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아 토양의 산도에 따라 푸른색을 띠기도, 붉은색을 띠기도 한다. 토양이 산성일수록 파란색, 염기성일수록 분홍색, 중성일 땐 흰색에 가깝다. 우리나라는 토양이 산성에 가까워 푸른색의 수국을 많이 볼 수 있지만 석회암 지대에 가면 붉은색 수국이 많다. 외국의 플로리스트들은 작업할 때 자신이 원하는 수국 색을 얻기 위해 개화 시기에 흙에 석회질 비료를 주어 산도를 조절하고, 꽃색을 붉게 만드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어제 산을 오르는 중에 푸른 산수국의 가운데 양성화에 벌이 서성이는 장면을 보았다. 이 꿀벌은 커다란 중성화를 보고 찾아왔겠지. 이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니 어쩐지 중성화가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을 불러들였으니 중성화는 제 역할을 다 했고, 이제 벌은 가운데에 있는 양성화의 수분을 도울 일만 남았다. 가장자리의 중성화, 작디작은 양성화, 그리고 그에 달라붙어 있던 작은 꿀벌. 하나도 허튼 존재가 없다.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일을 고요히 해나갈 때 비로소 산수국은 열매를 맺고 종자를 틔워 또 다른 생명을 낳을 것이다.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겠지. 누군가는 양성화로, 또 누군가는 중성화로, 또 누군가는 벌과 같은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모두가 세상의 중심에서 참꽃 혹은 진짜 꽃이라 불리는 양성화로 살아가기를 꿈꿀지 모른다. 그러나 중성화 없이 양성화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양성화 없는 중성화 역시 존재에 의미가 없다. 산수국 잎을 적시는 빗물과 이들이 뿌리를 내린 흙까지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해내는 숲속에서, 내가 지금 하는 이 작업 역시 작은 풀 한 포기의 기록일지라도 세상엔 가치 없는 일은 없다는 것을, 긴 관찰의 여정에서 생물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오늘도 힘을 얻는다.
  • 할머니 증언 없는 위안부 다큐 더 날카롭게 日 우익 찔렀다

    할머니 증언 없는 위안부 다큐 더 날카롭게 日 우익 찔렀다

    어려서 ‘일본군 위안부’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말해주지 않았다. 커서는 일본 내 인종 차별에 관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가 일본 우익의 공격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 보도했던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도 비슷한 처지에 놓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을 만든 일본계 미국인 2세 미키 데자키(36) 감독 얘기다. 2015년부터 3년간, 그는 한미일을 오가며 일본 우익 논객, 위안부 이슈 활동가, 사회학·법학자, 인권 변호사 등 30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16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한 카페에서 만난 감독은 “그때부터 머릿속에 ‘주전장’이 펼쳐졌다”고 했다. “원래 ‘주전장’은 일본 우익이 싸움터를 미국으로 확대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다양한 인터뷰이를 만들면서 제 머릿속에서 일어났던 현상이 치고받고 싸우는 주(主) 전쟁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는 ‘20만’이라는 위안부 숫자, 매춘부인가 성노예인가 하는 문제, 강제 징집 여부 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별 설명 없이 서로 상반되는 발언을 짧게짧게 교차 편집했다. ‘위안부 여성이 매춘의 대가로 1만엔을 받았다’는 사료를 근거로 내세우는 우익의 주장에 아베 고키 국제법 교수는 말한다. “노예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 의해 완전히 지배당하는 상태입니다. 이때 그녀들이 고액의 보수를 취하고 있었건 아니건 이는 노예제의 성립 여부와 상관이 없습니다.” ‘주전장’은 감정에 소구하지 않고, 논리로 날카롭게 파고들기 위해 잘 벼린 칼 같다. 위안부 할머니 보호시설인 ‘나눔의 집’까지 갔지만, 할머니들을 직접 인터뷰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다. “현재 위안부 이슈가 처해 있는 입지는 ‘증언’보다는 ‘논쟁’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피해자들 진술에서 일관성이 떨어지는 걸 트집 잡아 신뢰할 만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미 선입견 가진 사람들에게 피해자 증언을 제시하는 것보다 이분들 증언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증언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말하고 싶었습니다.” 영화에서 ‘위안부’라는 용어를 주로 쓰는 까닭도 본인 생각에 ‘매춘부’와 ‘성노예’라는 극단적인 입장들 사이 중립적인 용어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일본 개봉 후, 영화에 출연했던 우익 인사 3명은 상영 중지 요청 기자회견을 열어 그에게 ‘반일’ 딱지를 붙였다. 그러나 영화를 본 한 관객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반응은 “미키 데자키야말로 애국자”였다. 3년의 영화 제작 끝, 감독이 내린 결론은 이렇다. “성노예, 강제징집 등에 대한 정의를 합의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용어들의 법적 정의에 기초해서만 당시 사건에 대해 국제법정에서 다시 다룰 수 있을 거예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봉오동전투 최진동, 임정 김희선… 민낯 드러난 가짜 유공자

    봉오동전투 최진동, 임정 김희선… 민낯 드러난 가짜 유공자

    2017년 8월 우리 사회에 놀라운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한 70대 시민이 ‘자신의 증조할아버지가 가짜 독립유공자였다’는 사실을 솔직히 밝혀 정부로부터 이를 인정받은 것이다. 조상의 독립운동을 부풀리는 사례는 허다했지만, 그 반대로 조상의 허위 공적을 스스로 바로잡은 것은 처음이었기에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독립유공자에 이름을 올렸던 김정필(1846-1920)의 증손자 김종갑(77)씨. 그는 2015년 용기를 내 광복회 대전충남지부 김영진 감사를 찾아가 오랜 세월 숨겨온 이야기를 털어놨다. 국가보훈처의 대한민국 독립유공자 공훈록에 따르면 김정필은 충남 대덕 출신으로 1907년 의병장 한봉수(1883~1972)의 밑에 들어가 경기 용인, 여주 등에서 격전을 치렀다. 중국 만주로 망명한 뒤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에 참가했다가 일본 경찰에게 살해됐다. 1968년 김씨의 당숙(아버지의 사촌형제)이 서훈을 신청했고 정부는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1991년에는 건국훈장 애국장(4등급)도 추서했다. 하지만 종갑씨는 모든 것이 이상했다. 자신의 증조부가 그토록 엄청난 활동을 했는데도 집안 사람 누구도 이를 알지 못했다. 증조부가 봉오동 전투에 참가했던 나이도 75세로 격한 신체활동을 하기 힘들 때였다. 공훈록에는 그가 1920년 사망했다고 나오지만 실제 증조부는 1925년 세상을 떠났다. 알고 보니 당숙이 보훈 연금을 타내려고 똑같은 행적의 동명이인 공훈을 가로채 서훈을 신청한 것이었다. 진실을 알게 된 종갑씨는 고민 끝에 국가보훈처에 “증조부에 대한 서훈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사실이 아닌 것을 묻어두는 것이야말로 선대를 욕보이는 죄악이다. 정부가 유공자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가짜 유공자’ 논쟁을 없애는 계기가 돼야 한다”면서 “가짜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하루빨리 서훈을 자진 반납하고 역사를 바로잡는 데 동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식적 서훈 취소 ‘가짜 유공자’는 39명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독립유공자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가짜’들을 솎아내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학계와 시민사회는 입을 모은다. 아직도 수많은 가짜 독립운동가가 버젓이 예우받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이다.●보훈처, 서훈자 1만 5180명 전수조사 17일 보훈처가 내놓은 ‘독립유공자 서훈 취소 현황’을 보면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서훈이 취소된 ‘가짜 독립유공자’는 39명이다. 2011년에는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2005~2009)가 내놓은 반민족행위자(1006명) 명단을 토대로 허위 공적자 19명에 대한 서훈을 취소했다. 2017년에도 동일인 중복 서훈 등 가짜 유공자 15명을 추려냈다. 지난해 2월에는 동아일보 설립자 김성수(1891~1955)의 서훈이 박탈됐다. 학계에서는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가짜 독립유공자가 100명이 넘을 것으로 본다. 이용창 민족문제연구소 편찬실장은 “과거 자료가 워낙 부실하다 보니 같은 공적으로 이중 포상이 이뤄진다거나 흠결이 있는 분들까지도 잘못 서훈된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공적 도용 등 가짜 유공자 30~40명 추가 가짜 유공자 논란이 끊이지 않자 보훈처는 지난해 11월 “서훈자 1만 5180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겠다”고 약속했다. 1976년 이전 서훈자 가운데 우선 검증 대상 587명에 대한 1차 조사 결과를 먼저 발표한다. 이들 587명은 1949~1976년에 당시 문교부와 총무처가 서훈한 독립유공자 가운데 1990년 재검증에서 빠진 이들이다. 과거에는 건국훈장이 3등급(중장, 복장, 단장)이었다가 1990년부터 5등급(대한민국장, 대통령장, 독립장, 애국장, 애족장)으로 확대됐다. 이때 보훈처는 새로 생겨난 4~5등급(애국장, 애족장)에 해당하는 이들을 선정하고자 일부 유공자에 대해 재검증 작업을 벌였다. 그간 유공자 전수조사를 주장해 온 윤석경 전 광복회 대전충남지부장은 “이번이야말로 역사를 바로 세우고 보훈처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학계에 따르면 보훈처는 이번 조사에서 독립운동 행적이 지나치게 부풀려지거나 남의 공적을 도용한 가짜 유공자 30~40명 정도를 추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인물로는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김희선(1875~1925)과 봉오동 전투의 주역으로 알려진 최진동(1883~1945) 등이다. ●김희선의 상하이 임시정부 행적 지나치게 과장 김희선은 조선 말기 육군참령(소령)으로 활동하다가 1907년 일제가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하자 항전을 주도했다. 평안도 안주군수로 있다가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관직을 버리고 중국 상하이로 탈출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에 참여해 군무부차장(국방부차관)을 지냈고 1920년 만주로 건너가 대한청년단연합회·대한독립단·서로군정서를 통합한 대한광복군총영을 설치했다. 1980년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이 추서됐다. 그는 1925년 지린성 지안현에서 일본군과 싸우다가 전사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백범일지에는 그가 “임정 군무부차장 때 일본군에게 항복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적혀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그의 행적이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주장해 왔다. 최진동은 함경북도 온성 출생으로 중국 만주로 망명해 1919년부터 청년들에게 군사훈련을 시켰다. 1920년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군 제19사단 보병부대와 교전해 500여명을 사살하는 전과를 거뒀다. 이후에도 북간도와 시베리아 등지에서 무장항일운동을 이어 갔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이 추서됐다. 하지만 그는 1937년 중일전쟁에서 일본의 위력을 확인한 뒤 돌연 친일파로 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군 토벌대의 선두가 돼 항일무장세력 진압에 앞장섰고 자신의 독립운동 과거를 속죄하고자 일제에 거액의 국방헌금을 냈다는 의혹도 있다. 막대한 재산으로 독립운동과 친일행각을 동시에 벌인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최진동의 유족은 “(친일 의혹은) 몇몇 학자들이 감정에 기반해 작성한 그릇된 자료가 바탕이 됐다”면서 “특히 일제의 비행기 제조를 돕고자 헌금을 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가짜 유공자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친일 행적 인물들의 현충원 안장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되고도 국립묘지에 묻히는 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보훈처와 민족문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현충원에만 친일 인사 37명이 안장돼 있다. 이 가운데는 국가기관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된 인물도 7명이나 있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친일 행위가 확인됐음에도 여전히 현충원에서 진짜 독립유공자들과 함께 있다. 7명 가운데 한 사람인 이종찬(1916~1983)은 일본육군사관학교를 나와 1942년 2월 일본군 최고 영예인 금치훈장을 받을 정도로 일제에 협력했다. 그럼에도 해방 이후 육군참모총장을 지냈다는 이유로 현충원에 묻혔다. 2015년 9월 안장된 김홍준(1915~1946)은 만주국이 세운 간도특설대에서 항일무장세력을 소탕하는 데 가담했다. 하지만 그 역시 대한민국 국방경비대총사령부 근무 경력을 인정받아 국립묘지 안장 자격을 얻었다.●‘김구 암살 배후 의혹’ 김창룡도 국립묘지에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친일인사 28명을 더하면 그 수는 65명으로 늘어난다. 대전현충원에 있는 친일 인사 가운데 일본군 헌병 오장(분대장) 출신 김창룡(1920~1956)은 김구(1876~1949) 암살의 배후에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다.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관계자는 “현충원에 반민족·민주행위자들이 버젓이 묻혀 있는 것은 민족정기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하루빨리 개정해 이미 안장돼 있는 자도 이장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 갔다, 하와이] 시내 살려면 시급 5만원 벌어야…악명높은 주택난

    [임지연의 내가 갔다, 하와이] 시내 살려면 시급 5만원 벌어야…악명높은 주택난

    하와이의 높은 주거비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서도 가장 악명이 높다. 하와이 중심지 호놀룰루 시내에서 방 두 개 수준의 주택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1인당 무려 시급 40달러(약 4만 7000원) 이상의 고소득을 유지해야만 한다는 통계는 현지 주민들이 겪고 있는 거주 문제가 얼마만큼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공개된 전국 저소득 주택 연합(National low income housing coalition) 조사에 따르면, 하와이 주에서 방 2개 수준의 공동주택(아파트 형태)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시간당 36.82 달러를 벌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8곳의 섬 가운데 가장 주택 임대료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호놀룰루(Honolulu) 시에서 거주하기 위해서는 시간당 39.95달러를 벌어야 하는 형편이다.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나 각종 편의 시설이 밀집한 도심 인근에 거주할수록 그에 대한 값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것은 주민들 각자의 몫이겠지만, 호놀룰루 시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현지 최저 임금인 시간당 10달러 10센트에 무려 약 4배에 해당하는 시간당 40달러를 유지해야만 가능하다는 이번 조사는 많은 현지인들의 무릎을 꺾이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부동산 시장이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시간당 34달러와 메사추세츠주의 33달러, 그리고 뉴욕의 30달러보다도 무려 10달러 가량 높은 수익을 유지해야만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그야말로 ‘악명 높다’는 소문 그 이상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하와이 거주민의 대부분은 자신들의 월 소득의 약 30% 이상을 오로지 거주를 목적으로 한 임대료에 지출해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미국 연방 정부가 추정하는, 근로자 개인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에 사용하는 가정의 경우 하우스 푸어로 전락하는 등 자녀의 교육비, 의료비 등의 지출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분석에 부합하는 심각한 수준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최근 퍼시픽 자원 파트너십(Pacific Resource Partnership)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하와이 주민 중 상당수는 중저가 주택 부족 문제를 이유로 주(州)를 떠나거나 그것에 대해 고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현지 주택 임대료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하와이 주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로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로 인해 오는 2025년까지 신규 주택 수를 최소 약 6만 5000채 이상 늘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와이 총 인구 148만 명 중 약 96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섬 ‘오아후'(oahu)의 부동산 매매가는 매년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월 호놀룰루 부동산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오아후 섬의 주택 평균 거래가는 올 6월 기준 78만 9000달러(약 9억 3000만원)로 지난해 2월보다 약 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이지만, 집 값 부담 탓에 일부 주민들은 집 대신 차에서 거주하는 일명 ‘카족'(Car 族)이 되거나, 그들 중 상당수는 홈리스가 되어 거리를 떠도는 처지에 내몰리기도 한다. 때문에 이 같은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스탠리 창 주 상원의원은 일명 ‘알로하 홈즈'(ALOHA Homes·Affordable Local Owned Homes for All)로 불리는 공공 임대 주택 사업에 대한 강력한 추진 의사를 밝혔다. 해당 법안은 현행 4인 기준 가족 연간 9만 6400달러 이하의 저소득층을 대상에게 우선적으로 분양하는 정부 주도의 장기 임대 주택 사업이다. 다만, 이들 저소득층을 위한 3000여 채의 주택을 우선 분양한 이후에는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자신의 명의로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는 하와이 거주자 모두에게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큰 정부’는 지양하는 미국 사회 내에서 매우 이례적인 ‘정부 주도’의 주택 지원 방침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이목이 집중된 상태다. 실제로 이번 계획안은 싱가포르의 공공주택 프로그램을 모델로 한 것으로 알로하 홈즈 사업으로 불린다.주목할 점은 해당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스탠리 창 주 상원의원이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그가 추진하는 알로하 홈즈 계획안이 사실상 아시아 다수의 국가에서 진행되는 정부발(發) 서민 주택 지원 사업과 매우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미국의 50번째 주이지만,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는 주택 지원 사업이라는 새로운 혁신은 아시아 다수의 국가에서 이미 지난 20세기부터 진행됐던 서민 지원 사업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 스탠리 창 주 상원 주택위원회 위원장의 주도로 진행 중인 알로하 홈즈 주택 지원 사업은 향후 99년 임대 계약 조건의 장기 임대 아파트 건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정부는 1차적으로 약 3000채의 공공 장기 임대 주택을 건설, 이후 2025년까지 총 6만 5000채, 20개의 고층 빌딩 형태의 공공 임대 주택을 완공, 분양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분양가는 1채 당 약 30만 달러(약 3억 5000만원)에 거래될 예정이다. 이는 현재 하와이 주 같은 조건의 주택 평균 거래 가격이 약 42만 5천 달러, 오아후 시의 단독 주택의 경우 약 80만 5천 달러라는 점과 비교해 매우 합리적인 공급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해당 장기 임대 아파트는 4인 가족이 살기 적합하도록 설계, 싱가포르의 공공주택과 유사하게 임대 주택 200채 당 1곳의 수영장과 정원, 실외 바비큐 파티장, 테니스 코트, 옥상 정원, 소매점 같은 편의시설을 갖추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동시에 해당 주택에 대한 투기 행위 방지 대책도 함께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 정부 관계자는 향후 해당 주택에 대한 입주자의 투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구입 아파트를 매각할 때는 차액의 75%를 주 정부가 회수 ◇해당 주택에 대한 임대 행위 일체 금지 ◇임대금지 조항 위반 시 정부에 의한 ‘ALOHA’ 주택 강제 판매 승인 등 부동산 투기 방지를 위한 방책을 도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스탠리 장 상원의원의 알로하 홈즈 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이들 중 다수는 현재 하와이 주 정부의 경우, 올해 기준 약 130억 달러에 달하는 공적 연금 제도 부채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부채를 부담을 안은 정부 주도 사업은 곧 실패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해당 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인 하와이 그라스로트 연구소의 사장 겸 CEO인 켈리이 아키나 박사는 “이 법안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지만, 정답은 아니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오고 있다. 그는 “정부가 더 많은 하와이 주민들이 자가 주택을 소유할 수 있도록 더 나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그것은 절대로 정부 주도 정책으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는 오히려 주민들이 더 부유해지는 직접적인 방책을 마련해야 하며, 그 대표적인 사례로 세금 비율을 낮추는 등의 정책이 가장 필요할 때”라고 했다. 반면, 데이비드 아이지 주지사는 알로하 홈즈 정책에 적극지지 표명을 밝힌 상태다. 데이비드 아이지 주지사는 “우리가 진행 중인 주택 임대 사업은 하와이 주민들을 위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임대 주택을 판매하는 매우 경제적인 사업”이라며 해당 법안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이끄는 주택 보조 사업 등 ‘아시아’ 모델을 차용한 정책이 미국의 한 가운데에서 과연 성공적으로 실행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7월 현재 상원을 통과, 하원으로 이관된 상태라는 점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대대적인 정부 주도 주택 지원 사업에 거는 현지인들의 기대는 고조된 분위기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정미경 “세월호만 들어가면 막말인가. 뭐가 막말이냐”

    정미경 “세월호만 들어가면 막말인가. 뭐가 막말이냐”

    ‘세월호 1척’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17일 “세월호만 들어가면 막말인가. 더불어민주당이야말로 진짜 해산돼야 하는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을 언급했을 때 외교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없는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반일감정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내년 총선전략으로 가려는구나 생각했다”며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네티즌 댓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남도청에서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며 이순신 장군을 입에 올렸다. 이 기사를 본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며 “‘어찌 보면 세월호 1척 갖고 이긴 문 대통령이 낫다더라’는 댓글이 눈에 띄어 소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임진왜란 때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개인만 생각하며 무능하고 비겁했던 선조와 그 측근들 아닌가”라며 “스스로 나라를 망가뜨리고 외교를 무너뜨려 놓고 이제 와서 어찌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입에 올리나”라고 반문했다. 정 최고위원이 ‘세월호 1척’ 댓글을 읽자, 일부 당 지도부는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여야 4당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일제히 ‘막말’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한국당은 “해당 발언은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관련 보도 30여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정 최고위원은 당시 발언에 대해 “‘세월호 1척으로 이긴 문 대통령이 배 12척으로 이긴 이순신 장군보다 낫다’는 반어적 표현으로, 반일감정과 외교 파탄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도를 정확히 인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세월호 단어만 들어가면 막말이냐. 도대체 무슨 내용이 막말이냐”며 “한국당이 쓴소리를 하면 다 막말이냐. 청와대와 민주당이 듣기 싫은 비판은 모두 막말이라 치부하려 작정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제 발언을 막말이라고 공격하기 시작했지만, 어떤 부분이 막말인지 제대로 명시해준 기사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표창원 민주당 의원의 사례를 들어 오히려 민주당이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표 의원은 여자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 얼굴을 (나체사진에) 합성해 국회에 전시했는데 이것이야말로 막말 이상의 행동이다. 그런데 표현의 자유라고 했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에서는 이 사람 제명하지도 않았다. 지금도 버젓이 방송에 나가 버젓이 궤변을 늘어놓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2014년 7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재선의원으로 국회에 다시 돌아왔을 때 세월호 유가족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느냐 마느냐로 싸우고 있었다”며 “당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연찬회에서 고민 끝에 ‘일정한 자격이 있는 자에 한정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세월호 유가족에게 주자’고 주장했었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로 인해 당내에서는 엄청난 비난을 듣고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세월호와 아이들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그 누구라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주장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개각 8월로 늦춰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 3년차 정기국회가 다가오면서 개각 시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에 나갈 장관들의 교체 시기가 다가온 데다 최근에는 군의 각종 기강해이 사태로 외교·안보라인 교체설이 불거지며 7월 말 개각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9일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개각과 관련해 “날짜를 정해 놓고 준비하는 건 아니지만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여권 주변에선 이달 중에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여성가족,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정보통신,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7~9명 안팎의 장관급이 교체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 내에서는 후임자 인선 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지며 이달 안에 개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개각이 늦어지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로 꼽힌다. 우선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검증 문제다. 검증이 다 이뤄져야 인사 발표가 가능한데, 이달 말까지 보름 남짓한 기간 안에 다 마치기는 어렵다는 게 청와대 인사들의 얘기다. 둘째, 인물난이다. 적당한 후임자를 찾아내는 일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간 공방이 점차 거칠어지고 있어 자칫 장관 후보자가 됐다가 본인은 물론 집안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셋째,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청와대 참모진들에 대한 정리와 비서진 개편이 다음달이 돼야 끝난다는 이유다. 청와대 수석은 정태호 일자리수석과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이, 비서관은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과 복기왕 정무, 김영배 민정, 김우영 자치발전, 민형배 사회정책 비서관 등이 출마 예상자다. 청와대가 검증 과정과 인물난 탓에 개각을 늦추는 것은 너무 한가한 소리다. 지금 일본의 경제 보복, 미중 무역전쟁, 북한 목선의 황당한 ‘대기 귀순’ 이후 군심(軍心) 이반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따라서 개각을 이달 내에 단행해 정부의 흐트러진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 청와대가 인물난을 손꼽지만 코드에 국한된 인사들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이 총리에게 “회전문 인사를 하지 말라. 세상이 깜짝 놀랄 대탕평 인사를 꼭 건의해 달라”고 요청한 것을 청와대와 여당은 깊이 새겨듣길 바란다. 이념과 정파를 넘어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를 발탁하려고 시도하고 노력해야만 현재의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려고 당청이 노력한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이 위기를 잘 넘어야 안정적인 집권 후반기를 맞을 수 있다.
  • 벼랑 끝 아재들의 수중발레, 뻔한데… 자꾸 웃음이 나네

    벼랑 끝 아재들의 수중발레, 뻔한데… 자꾸 웃음이 나네

    이럴 줄 알았다. 예상했던 대로다. 중년 남성들이 수중발레팀을 결성해 대회에 나간다는 내용의 영화에서 등장 인물들은 보나 마나 저마다 애잔한 사정이 있을 테고, 비웃음을 받으면서도 꿋꿋이 도전할 것이다. 시련이 닥쳐오지만 마음을 다잡고 노력하겠지. 이런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토록 뻔하게 이야기가 흘러가는 데도 왜 이렇게 재미있는 건지. 18일 개봉하는 질 를슈르 감독의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은 2년째 백수인 중년 남성 베르트랑(마티유 아말릭 분)이 수영장에 갔다가 남자 수중발레팀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영화다. 과거 수중발레 선수였던 코치 델핀은 별다른 테스트도 하지 않고 베르트랑을 수중발레팀에 받아준다. 수중발레팀 멤버들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항상 화만 내는 로랑(기욤 카네 분)을 비롯해 파산 직전 수영장 판매점 사장 마퀴스, 히트곡이 전무한 로커 시몽, 인기 없고 존재감도 별로인 티에리까지, 멤버 하나하나 참으로 변변찮다. 모두가 그저 심심해 수중발레팀에 지원했으니 연습이 제대로 될 리 없다. 배 나온 중년들은 라커룸에 퍼질러져 자신의 고민을 꺼내고, 사우나룸에서 수건만 걸친 채 농담을 나누며, 연습을 끝내면 맥주를 마셔댄다. 그러다 티에리가 장난으로 세계선수권 대회에 도전하자고 제안하면서 일이 커진다. 대회를 앞두고 코치 델핀에게 시련이 닥치고, 그의 옛 동료였던 아만다가 코치로 대신 나서면서 영화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 뻔한 영화가 될 뻔한 작품을 빛나게 하는 건, 단연 정감 가는 인물들이다. 감독은 여러 인물의 개인 사정을 초반부터 세세히 보여 준다. 각자의 에피소드가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고, 여기에 선수들이 고민을 털어놓고, 서로 격려하고, 때론 다투는 모습을 차곡차곡 덧붙여 나간다. 각자의 이야기는 초반 따로따로 놀다 수영장을 중심으로 ‘헤쳐 모여’ 한다. 베르트랑을 맡은 프랑스 국민 배우 마티유 아말릭뿐 아니라 조연 배우들 연기가 현실감을 더하고, 때론 능청스럽기까지 하다. 그야말로 프랑스 대표 선수급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산만하지 않게 끝까지 끌고 가는 감독의 연출력은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다. 운동을 소재로 한 여타 영화처럼 ‘파이팅’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아 더 좋다. 영화는 지난해 프랑스 개봉 당시 ‘블랙팬서’, ‘아쿠아맨’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제치고 관객 400여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여러 인물이 보여 주는 다양한 재미는 물론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선사하는 감동 덕분일 터. 잔잔하면서 끝까지 즐거운 영화를 원한다면 분명 후회 없는 선택이 될 듯하다. 특히 배 나온 ‘아재’들은 꼭 보시길. 힐링 영화로 ‘강추’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그 작가의 북캉스는 [   ]다

    그 작가의 북캉스는 [   ]다

    바야흐로 여름 바캉스 ‘극성수기’ 시즌이다. 해마다 요맘때 꼼짝 말고 출근하는 것이 되레 시원하다고들 하지만, 또 마음은 어디 그러한가. 더우면 짜증이 나고, 짜증 나면 ‘지금 여기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이 소용돌이친다. 소설을 읽는 일은 제일 저렴하게 여행을 떠나는 일이다. 휴가를 가는 이에게는 이중삼중의 여행을 즐기시라는 의미에서, 휴가를 안 가는(또는 못 가는) 이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지금 이곳을 잊으시라는 의미에서 소설을 물색했다.극성수기만큼 독자들이 열광하는 소설가 8인이 ‘여름 휴가에 가져갈 책’을 꼽아주었다. 의례적인 추천이 아닌, 실제로 여행가방에 넣을 책으로 말해 달라고 했다. ‘스릴러퀸’ 정유정은 최고의 좀비 소설을, ‘문단 아이돌’ 박상영은 뜻밖에 고전을 골랐다. 이외 신인 작가의 최신작부터 SF, 무더위를 날릴 범죄 스릴러까지 이야기의 바다가 펼쳐질 만하다. 이것이 김금희·김봉곤·김연수·김초엽·박상영·장강명·정유정·편혜영 작가(가나다 순)의 캐리어, 혹은 머리맡에 놓일 책들이다.김금희 이번 휴가는 동네와 가까운 곳으로 갈 예정이다. 공원이나 야외 수영장에서 평소와 다르지 않은 풍경과 사람들을 구경하며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느 정도의 슬픔을 감당할 수 있을까” 묻는 윤성희의 새 장편소설 ‘상냥한 사람’(창비)을 읽는 것이다. 윤성희 소설에서 나는 가장 멋쩍고 심드렁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대목에서조차 삶의 상냥한 위안을 발견해왔으므로 충분히 환한 날들이리라 생각한다. 먼 곳을 다녀오지 않아도 긴 휴식을 하다 돌아온 사람처럼 달라져 있을 것이다, 당연히 더 깊어져 있을 것이다. 김봉곤 최은미의 소설과 잘 연결되지 않는 계절이 있다면 그건 바로 여름이었다. 낙하하거나 쓸쓸하거나 얼어붙게 만드는 소설들. 하지만 ‘아홉번째 파도’(문학동네)에는 이 모든 것을 포함해 뜨거움과 물기 역시 가득하다. 어제는 없었고 내일은 없을 듯 흥청흥청한 여름. 의외로 여름은 여름 아닌 계절을 생각하기에 좋은 계절이며, 어쩌면 바캉스는 내게도, 너에게도 ‘비어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거나 채우려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바로 이 소설이 여름과 바캉스, 그 자체로 느껴진다. 김연수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내가 여기 있나이다 1·2’(민음사)를 읽을 예정이다. 몇 년 만에 새 작품인지 모르겠다. 테드 창의 ‘숨’(엘리)도 오랜만의 신작이었는데 좋았다. 포어 역시 늘 다음 작품이 궁금했던 우리 시대 작가라 기대가 크다. 김초엽 휴가지에서는 역시 밀실 살인사건이다. 그냥 밀실이 식상하다면 우주선이 나오는 무르 래퍼티의 ‘식스 웨이크’(아작)를 추천한다. 고립된 우주선 안에서 깨어난 승무원 마리아는 공중에 둥둥 떠있는 동료들과 자신의 시체를 목격한다. 대체 누가 ‘나’를 죽였을까? 승객들은 모두 냉동 수면 중이고, 범인은 우리 중에 있다. 복제인간이 보편화한 미래에 벌어지는 밀실 추리게임은 상당히 혼란스럽고, 아주 재미있다. 박상영 유대계 러시아인, 미혼모 가정, 가난…. 로맹 가리와 어머니, 둘뿐인 가정은 프랑스 사회에서 온갖 사회적 마이너리티로 점철돼 있다. 로맹 가리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새벽의 약속’(문학과지성사)은, 어머니가 어린 아들에게 꿈을 불어넣고 그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 유머러스한 어조로 그려져 있다. 낄낄 웃으며 화자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상처와 고난을 극복하기 위한 안간힘이 느껴져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야말로 로맹 가리적인, 로맹 가리만이 쓸 수 있는 소설. 장강명 아내와 7박 8일로 몽골로 떠난다. 몸과 마음 모두 최대한 21세기 한국에서 멀어지고 싶다. 고비 사막의 별 아래서 읽을 책으로 톰 롭 스미스의 ‘차일드 44’(노블마인) 시리즈를 골랐다. 옛 소련을 배경으로 한 범죄소설물이다. 평이 엄청 좋고, 박산호 번역가의 추천도 믿는다. 1~3권을 합하면 1500쪽이 넘지만 나는 전자책으로 볼 예정이라 짐 부담은 없다. 정유정 독자의 기대를 배반할 때 소설은 존재를 드러낸다. 전형적인 좀비 소설이 아니라는 단언에도, 숨 막히는 열기를 식혀주기를 기대하며 콜슨 화이트헤드의 ‘제1구역’(은행나무)을 펼치면, 그렇다. 핏빛 좀비들에게 쫓기며 유혈이 낭자한 길을 달리는 대신, 발목을 붙들고 늘어지는 망령 같은 기억의 구조물과 마주 서게 된다. 다만 그 기억이 서늘함을 자아낸다는 것이 여름에 읽는 이 소설의 미덕. 편혜영 휴가 때는 대개 세 권 정도 챙긴다. 한 권은 장편, 두 권은 단편 소설집으로. 장편은 다시 읽으려고 벼르던 고전으로 고른다. 올해는 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문학동네)이다. 단편소설집은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창비). 발표 당시 이미 다 읽은 소설이지만, 유머와 슬픔을 넘나드는지라 다시 읽어도 좋을 것이다. 나머지 한 권은 신인 작가 임승훈의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문학동네). 휴가는 그게 어디든 지구 밖으로 떠나는 기분일 테니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문 대통령 “일본, 우리 성장 가로막아…결코 성공 못할 것”

    문 대통령 “일본, 우리 성장 가로막아…결코 성공 못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높은 성장을 도모하는 시기에 경제 성장을 가로막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일본의 의도가 거기에 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을 경고한다”며 “일본 정부는 일방적인 압박을 거두고 이제라도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공개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3번째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한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제한으로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의 의도가 거기에 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일본이 이번 조치를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강력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은 당초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판결을 조치의 이유로 내세웠다가 개인과 기업 간 민사 판결을 통상문제로 연결 짓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우리에게 전략물자 밀반출과 대북제재 위반 의혹이 있기 때문인 양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이는 4대 국제수출 통제체제를 모범적으로 이행할 뿐 아니라 유엔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제재 틀 안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는 우리 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동참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 불신을 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그런 의혹을 실제로 갖고 있었다면 우방으로서 한국에 먼저 문제 제기하거나 국제 감시기구에 문제 제기하면 되는데 사전에 아무 말도 없다가 느닷없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논란의 과정에서 오히려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점에 대해서는 양국이 더는 소모적 논쟁을 할 필요가 없다”며 “일본이 의혹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면 이미 우리 정부가 제안한 대로 양국이 함께 국제기구 검증을 받아 의혹을 해소하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과거 여러 차례 전 국민이 단합된 힘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했듯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라며 “오히려 일본과의 제조업 분업 체계에 대한 신뢰를 깨뜨려 일본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 다변화나 국산화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이번 일을 우리 경제의 전화위복 기회로 삼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외교적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한편으로 기업이 이 상황을 자신감 있게 대응해 나가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왕 추진해오던 경제 체질 개선 노력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우린 어떤 경우에도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경제는 깊이 맞물려 있고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을 서로 도우며 경제를 발전시켰다”며 “특히 제조업 분야는 한국이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겪으면서도 국제분업 질서 속에 부품·소재부터 완성품 생산까지 전 과정이 긴밀하게 연결돼 함께 성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본의 조치는 상호 의존·공생으로 반세기간 축적해온 한일경제협력의 틀을 깨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를 엄중히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더군다나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자국 산업 피해를 막기 위한 통상적인 보호무역 조치와는 방법과 목적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사 문제는 한일관계에서 주머니 속 송곳과 같아 때때로 우리를 아프게 찌른다”면서도 “그러나 양국은 과거사 문제를 별도 관리하면서 그로 인해 경제·문화·외교·안보 분야 협력이 훼손되지 않게 지혜를 모아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 역시 여러 차례 과거사 문제는 그 문제대로 지혜를 모아 해결해나가면서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일본이 이번에 전례 없이 과거사 문제를 경제 문제와 연계시킨 것은 양국 관계 발전의 역사에 역행하는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거듭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한 대법원판결 이행 문제의 원만한 외교적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에 제시했다”며 “우리 정부는 그 방안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 바 없다. 양국 국민과 피해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 함께 논의해보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일본 정부는 아무런 외교적 협의나 노력 없이 일방적 조치를 전격적으로 취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도 자신감을 갖고 기업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도록 힘을 모아 달라”며 “우리 국력은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키워온 것으로, 지금보다 더 어려운 도전을 이겨내면서 오늘의 대한민국 이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숱한 고비와 도전을 이겨낸 것은 언제나 국민의 힘”이라며 “저와 정부는 변함없이 국민의 힘을 믿고 엄중한 상황을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와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력도 당부드린다”며 “지금 경제 상황을 엄중히 본다면 협력을 서둘러주실 것을 강력히 당부드린다. 그것이야말로 정부와 우리 기업이 엄중한 상황을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렌즈 낀 채 샤워? 안돼!” 한쪽 눈 실명한 英 남성의 경고

    “렌즈 낀 채 샤워? 안돼!” 한쪽 눈 실명한 英 남성의 경고

    콘택트렌즈를 낀 채 샤워하는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공개됐다.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미러 등 외신은 한 영국인 남성이 평소 콘택트렌즈를 낀 채 샤워하는 습관 탓에 실명하게 된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슈롭셔주(州) 슈루즈베리에 사는 29세 남성 닉 험프리스는 오른쪽 눈에 가시아메바(아칸트아메바) 각막염이 생겨 실명에 이르렀다. 이는 평소 콘택트렌즈를 낀 채 샤워하던 그의 습관이 원인이었다. 어릴 때부터 눈이 나빠 만 4세 때 안경을 쓰기 시작한 험프리스는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기 전인 2013년부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를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해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그는 “20대 중반에 축구에 빠졌는데 안경은 경기하는 데 방해가 됐다”면서 “콘택트렌즈에 익숙해지자 이전에 느껴본 적 없는 편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다는 그는 콘택트렌즈를 일주일에 5번이나 착용했다. 아침에 일어나 콘텍트렌즈를 착용한 뒤 잠들기 전에 뺐다는 것. 물론 운동이 끝나고 나서 샤워할 때도 콘택트렌즈를 빼지 않았고 이런 사소한 습관이 오른쪽 눈이 멀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콘택트렌즈를 낀 채 샤워하면 안 된다는 생각 자체를 못했다. 특별히 누군가로부터 주의를 받은 적도 없고 단골 안경원에서도 별다른 조언을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그러던 지난해 1월 그는 오른쪽 안구에 미세한 상처가 났다는 것을 알았지만, 콘택트렌즈를 낀 채 자신도 모르게 눈을 비빈 게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상태는 좋아지지 않아 검안사를 찾아가자 눈에 이상이 보이니 곧바로 병원에 가보라는 말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당시 그는 안과 전문의로부터 가시아메바 각막염일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한 진단은 일주일 뒤 검사 결과를 봐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그는 곧바로 인터넷으로 자신의 눈에 나타난 증상을 조사했다. 그러자 때에 따라서는 안구를 적출할 수밖에 없는 사례까지 있다는 것을 알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일주일 뒤 자신이 실제로 가시아메바 각막염에 걸렸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충격에 휩싸였다고 그는 떠올렸다. 이 염증은 이름 그대로 가시아메바 또는 아칸트아메바로 불리는 세균에 의한 감염증으로, 연못이나 강물 또는 수돗물 등에 존재하며 감염되면 눈의 통증이나 시력 저하, 또는 실명에 이를 수 있다. 그의 경우 각막염 진단 뒤 3주 동안 항생제가 든 안약을 투여하는 처방을 받아 안구 적출이라는 최악의 경우는 피할 수 있었지만, 한 달여 만인 3월 차를 운전하던 중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고 말았다. 그 후 그는 더욱 강력한 약을 처방받았는데 이 약은 밤 중에도 매시간 일어나서 넣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는 심한 통증 탓에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그가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병원에 갔을 때뿐이었다. 증상은 나아지지 않아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 수술을 받아야 했다. 현재 비영리단체 ‘파이트 포 사이트’(Fight for Sight)와 함께 콘택트렌즈를 낀 채 샤워하거나 수영하는 행위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그는 잃어버린 시력을 되찾기 위해 각막 이식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그는 “만일 수술로 시력을 되찾는다면 다시는 콘택트렌즈를 낀 채 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막말 논란’ 전광훈 목사, 은행법 위반 등으로 경찰 조사

    ‘막말 논란’ 전광훈 목사, 은행법 위반 등으로 경찰 조사

    “금융위 인가 없이 ‘선교은행’ 설립신도들로부터 모금…횡령 의혹도”전광훈 목사 측 “사업 유보 상태…단 한 푼도 모금한 적 없다” 반박 문재인 대통령에 하야를 요구하는 등 ‘막말 논란’으로 고발당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은행법 위반·사문서 위조 등 다른 혐의로도 고발돼 수사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경찰과 교계에 따르면 전광훈 목사는 이른바 ‘선교은행’을 설립한 뒤 신도들에게 기금을 걷고, 또 이를 착복했다는 혐의 등으로 고발당해 지난 12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전광훈 목사는 2014년 한국 교회의 빚을 탕감하고 목회자 처우를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한국교회선교은행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은행법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고발장을 낸 교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법상 은행을 운영하려면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야 한다. 또 한국은행이나 은행이 아닌 자는 상호에 은행이라는 문자를 써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전광훈 목사는 금융위 인가를 받지도 않았고, 은행 설립 요건도 갖추지 않은 채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은행’이라는 상호를 썼다”고 지적했다. 전광훈 목사가 전국 각지에서 은행 설립기금 명목으로 신도들로부터 돈을 모았지만, 그 돈의 행방을 알 수 없어 횡령이나 배임 혐의 수사도 필요하다고 고발인은 주장했다. 전광훈 회장이 한기총 대표회장에 출마할 당시 소속 교단 경력증명서와 추천서 등을 위조해 제출했다는 의혹으로도 고발돼 수사 대상이 된 상태다. 선교은행 관련 은행법 위반과 횡령·배임 고발장은 지난 4월,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와 관련한 사문서 위조·행사 고발장은 지난 2월 각각 서울중앙지검에 제출됐다. 검찰은 한기총 소재지를 관할하는 혜화경찰서에 수사를 지휘했다. 전광훈 목사 측은 고발인들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광훈 목사 측 관계자는 “선교은행 주식회사는 자금이나 사업계획 등 준비가 덜 돼 현재까지 유보한 상태”라면서 “고발인 측 주장과 달리 한 푼도 모금하지 않았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어 전광훈 목사의 사문서 위조 혐의에도 “이전에도 일부 목회자들이 전광훈 목사의 추천서 위조 의혹을 제기하며 법원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1심에서 기각됐다”면서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전광훈 목사는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는 전광훈 목사가 지난해 말 목회자 집회에서 ‘청와대를 습격해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자’고 발언했다면서 전광훈 목사를 내란선동 및 내란음모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달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 낸 성명에서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권으로 인하여 종북화, 공산화돼 지구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이했다”면서 문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해 파문이 일었다. 이와 관련, 전광훈 목사와 한기총은 평화나무 김용민 이사장을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민 이사장은 15일 광진경찰서에 피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한기총이야말로 한국 교회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지난 3월 한기총 해산 촉구 기자회견에서 말한 ‘한기총은 바닥에 던져버릴 쓰레기’ 등의 발언을 문제삼은 것 같은데,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전광훈 목사의 내란음모 혐의 수사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찔끔 오른 최저임금, 으쓱한 경영계…주휴수당 폐지 관철 나설 듯

    찔끔 오른 최저임금, 으쓱한 경영계…주휴수당 폐지 관철 나설 듯

    공익위원 15대 11로 사용자위원안 채택 금융위기 이어 역대 3번째 낮은 인상률 최근 2년간 16.4% 10.9% 상승과 대조 소상공인연합회 “근본 문제해결 안돼”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40원 오른 8590원으로 결정되면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2년간 30% 가까이 질주하던 최저임금의 ‘과속스캔들’은 막을 내렸지만 업종·규모별 차등 적용과 주휴수당 폐지 등을 놓고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대내외적 경제 상황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앞세운 경영계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14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안의 인상률(2.9%)은 역대 세 번째로 낮고 인상액(240원)은 역대 14번째로 높다. 지난해(16.4%)와 올해(10.9%)를 지나 3년 만에 한 자릿수대로 복귀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IMF 외환위기(1998~1999년) 당시 2.7%,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2.75% 다음으로 낮다. 최저임금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그리 관심을 받는 정책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최저’ 수준의 낮은 임금이라 이에 해당하는 노동자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최저임금은 ‘소득주도성장’을 이끌어 갈 핵심 과제로 지목됐다. 최저임금을 높여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보장하고 내수경제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것이었다. 최임위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적게는 137만명에서 많게는 415만명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권이 간과한 것은 최저임금이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이라는 사실이다. 사회적으로 또 다른 ‘을’인 영세 소상공인들이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아우성쳤다. 정부가 부랴부랴 ‘일자리 안정자금’ 등 세금을 풀어 이들을 구제하겠다고 나섰지만 돌아선 민심을 붙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최저임금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지난해 말 정부에서도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소상공인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여당 정치인들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초 ‘최저임금 결정체계 이원화’ 법안을 내놨고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을 주도했던 공익위원들은 전부 물갈이됐다. 박준식 최임위원장을 비롯해 이번 심의에서 새로 임명된 공익위원들은 지난 12일 표결에서 사용자위원안(8590원)과 노동자위원안(8880원) 중 사용자위원안에 힘을 실었다. 노·사·공익위원 27명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15대11(기권 1)로 사용자위원안이 최종 채택됐다. 최저임금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심의 과정에서 힘을 받은 경영계가 자신들이 요구하는 업종·규모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주휴수당 폐지 등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직후 소상공인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고용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주휴수당이 더욱 강고해져 임금 인상 부담을 고스란히 안은 소상공인들은 현재 상황에서 이번 결정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면서 “최저임금 차등화와 고시 월 환산액 삭제 등을 무산시킨 최임위의 방침은 최저임금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소상공인들의 요구를 외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왓쳐’ 한석규X서강준X허성태, 날 선 눈빛 “살얼음판 공조”

    ‘왓쳐’ 한석규X서강준X허성태, 날 선 눈빛 “살얼음판 공조”

    완벽한 편도 적도 없는 살얼음판 공조가 진실을 향해 날을 세운다. OCN 토일 오리지널 ‘WATCHER(왓쳐)’(연출 안길호, 극본 한상운,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이하 ‘왓쳐’) 측은 4회를 앞둔 14일,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위험한 공조의 현장을 공개하며 궁금증을 증폭했다. 비리수사팀과 검경이 뒤엉킨 혼란 속에서 날카로운 눈빛을 주고받는 도치광(한석규 분), 김영군(서강준 분), 장해룡(허성태 분)의 모습이 예측 불가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지난 13일 방송된 3회에서 검찰이 연루된 장기매매사건을 포착한 한태주(김현주 분)의 활약으로 비리수사팀의 첫 공식수사가 펼쳐졌다. 단순한 장기매매로 보였던 사건의 이면에는 권력의 돈세탁을 도맡는 거물 신오성(이남희 분)과 그의 스폰을 받는 검사 이동윤(채동현 분), 장기밀매조직 김실장(박성일 분)까지 얽혀있음이 드러났다. 장기공여자 이효정(김용지 분)의 증언과 협조를 약속받은 비리수사팀은 광역수사대 장해룡과 합동 수사까지 감수하며 완벽을 기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이효정의 배신으로 비리수사팀은 위기를 맞았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위험 속에서 시작된 공조는 그야말로 살얼음판. 그런 가운데 공개된 도치광과 김영군, 장해룡의 날 선 대치는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한태주가 이효정과 함께 이동윤 검사를 만나는 사이, 비리수사팀과 광역수사대는 김실장의 본거지에서 증거를 포착하려 했던 상황. 이어진 사진 속 비리수사팀과 광역수사대, 김실장의 수하들은 물론 검찰 수사관까지 뒤섞여 몸싸움을 벌이는 혼란스러운 현장은 궁금증을 더한다. 급변한 상황에 도치광은 한껏 날이 선 모습으로 누군가를 응시하고 있다. 김영군의 예리한 시선이 닿은 곳에는 장해룡 반장이 서 있다.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상황을 응시하는 장해룡은 속내를 읽을 수 없어 긴장감을 증폭한다. 예상치 못한 이효정의 배신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위기를 맞은 비리수사팀과 광역수사대 장해룡 반장의 공조가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늘(14일) 방송되는 ‘왓쳐’ 4회에서는 이효정의 배신으로 위기에 몰린 비리수사팀의 반격이 시작된다. 이동윤 검사와 오성 캐피탈 신오성, 장기밀매조직 김실장의 연결고리를 풀어낼 유일한 열쇠였던 이효정이 이동윤과 다시 손을 잡은 만큼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건에 접근하는 비리수사팀의 공조가 반전을 거듭하며 진실을 좇을 것으로 기대를 높인다. ‘왓쳐’ 제작진은 “끝날 때까지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예측 불가한 전개가 펼쳐진다. 위기를 맞은 비리수사팀의 반격과 함께 장기매매 사건 이면에 얽힌 진실들이 드러날 것”이라며 기대 심리를 자극했다. 한편 OCN 내부 감찰 스릴러 ‘왓쳐’ 4회는 오늘(14일) 밤 10시 20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비공인 만루홈런 남기고 축제가 된 꽃범호 은퇴식

    비공인 만루홈런 남기고 축제가 된 꽃범호 은퇴식

    ‘만루홈런의 사나이’ KIA 타이거즈의 이범호(38)가 비공인 만루홈런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범호는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통산 2001번째 경기. 17개의 만루홈런으로 한국프로야구 최다 만루홈런 기록을 보유한 그의 마지막 현역 출전이었다. 이날 경기는 일찌감치 이범호의 공식 은퇴 경기로 지정되며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올해 KIA는 홈평균 관중이 지난해에 비해 2000명 가까이 줄었지만 이날 만큼은 발디딜 틈 없이 들어차며 올시즌 두 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구단 측에서도 사인회, 만루홈런 도전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성대한 은퇴식을 마련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원정팀 응원단도 초청해 친정팀과의 경기에서 은퇴식을 치르는 의미를 살렸다. 투수진의 연이은 실점으로 경기는 비록 KIA가 한화에 5-10으로 패배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분위기는 그야말로 축제였다. 경기 시작 전부터 구단에서 준비한 기념 영상시연을 비롯해 친정팀 한화의 기념 선물 전달, 가족 시구 등이 마련됐다. KIA 선수들 모두가 등번호 25가 새겨진 이범호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이닝이 끝날 때마다 유재석, 김제동 등 이범호와 친분이 있는 이들의 영상이 등장했다. 이범호가 2010년 일본에 진출하기 전까지 한화에서 함께 뛰었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32)도 이범호의 앞날을 응원하는 영상을 보내왔다. 백미는 5회말 이범호의 현역 마지막 타석이었다. 2사 1, 2루 상황에서 들어선 안치홍(29)의 유격수 앞 땅볼로 프레스턴 터커(29)가 2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은 것을 놓고 한화 측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다. 결과는 그대로 원심이 유지됐다. 다음 타자로 들어선 이범호 앞에 거짓말처럼 투아웃 만루의 상황이 펼쳐졌고 팬들은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함성으로 이범호를 응원했다. 결과는 좌익수 플라이 아웃. 다음 이닝 수비 도중 박찬호(24)와 교체된 이범호는 “함성 소리 때문에 교체되고 나올 때 눈물이 났다”고 고백했다. 경기가 끝나고 2만 500명의 관중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이범호의 은퇴식에 함께했다. 이범호는 구단에서 준비한 만루홈런 이벤트에서 김선빈(30)의 3구째를 받아쳐 비공인 만루홈런을 기록하며 마지막 타석의 아쉬움을 달랬다. 고별사를 읊으며 울먹거린 이범호를 보며 관중들도 눈물을 훔쳤고, 그라운드를 돌 때는 통산 329홈런을 기리는 의미로 외야에서 329명의 팬들이 꽃을 뿌리며 그의 앞날을 응원했다. 뜨거운 환호 속에 이범호는 후배 박찬호에게 자신의 등번호를 넘겨주는 것을 끝으로 20년간 정든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광주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뽕 따러 가세’ 송가인, 첫 단독 리얼리티 “불러주는 곳이 무대”

    ‘뽕 따러 가세’ 송가인, 첫 단독 리얼리티 “불러주는 곳이 무대”

    “이런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TV CHOSUN 신규 프로그램 ‘뽕 따러 가세’로 첫 단독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송가인이 타이틀롤을 맡아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게 된 감격과 떨림의 소감을 전했다. ‘송가인이 간다-뽕 따러 가세’(이하 ‘뽕 따러 가세’)는 송가인이 접수된 시청자들의 사연과 신청곡에 따라, 본인 혹은 가족, 연인, 친구, 직장동료 등 사연의 주인공에게 직접 찾아가 특별한 노래를 선물해주는 프로그램. 송가인과 특급 도우미 붐이 전국 방방곡곡 대한민국은 물론 해외 오지까지 찾아가 자신의 노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 힐링을 선사하는 글로벌 로드 리얼리티가 될 예정이다. 송가인은 “이런 날이 올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고 감격스러워하며 “내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이라서 부담이 크긴 하지만, 때론 자식처럼 때론 친구처럼 다가가 진실된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실제 송가인은 뜨거운 사랑과 애정을 보여주고 있는 수많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직접 ‘뽕 따러 가세’ 기획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보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송가인은 “우리나라에서도 소외되고, 공연을 보고 싶어도 못 보시는 분들에게 한번 찾아가서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송가인은 화려하게 마련된 정식 무대가 아닌, 사연 신청자를 직접 찾아가 장소를 불문하고 공연을 펼치는 로드 리얼리티 콘셉트에 대해서도, “무대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오히려 딱딱한 정식무대 보다 가까이에서 편하게 보여드릴 수 있는 무대를 더 좋아하는 편”이라며 “무명시절에도 홀로 짐을 들고 각지를 돌아다니며 공연했다. 나를 불러주는 곳이 바로 무대라고 생각했다”고 웃어보였다. 특히 송가인은 이번 ‘뽕 따러 가세’를 통해 정통 트로트 뿐 아니라 발라드, 케이팝, 팝송, 민요, 동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이에 대해 송가인은 “그동안 정통 트로트만 보여드렸는데, 송가인이 이런 곡까지 할 수 있구나 생각이 드시게끔 매 회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불러 감동을 드리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송가인은 전라도 탑은 물론 ‘미스트롯’ 탑을 찍은 것도 부족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게 만드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터. 특히 전작 ‘미스트롯’은 종편 예능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그야말로 초대박을 터트렸다. “‘뽕 따러 가세’도 자신하냐”는 질문에 “‘미스트롯’은 저를 포함한 모든 참가자가 함께 열심히 한 결과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은 것 같다”며 “‘뽕 따러 가세’는 저 혼자 보여드리는 거라서 사실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더욱이 송가인은 여전히 절친한 ‘미스트롯’ 출연진들과의 콜라보에 대해 “숙행언니나 소유 양과 함께 듀엣 무대를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송가인은 ‘미스트롯’ 당시 마스터와 참가자로 만났던 붐과 ‘뽕 따러 가세’에서 ‘뽕남매’로 의기투합한 것에 대해 “붐오빠는 보이는 그대로다. 재치 있고 재미있고 케미가 너무 잘 맞아서 촬영 내내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고 즐거운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끝으로 늘 남에게 기쁨과 위로를 주려 노래를 불러주는 송가인이 정작 본인이 힘들 때 들으면서 치유받는 노래에 대해 “김보경의 ‘혼자라고 생각말기’라는 노래가 떠오른다”며 “나와 내 노래가 팬들에게 이런 존재가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끝까지 팬들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 감동을 안겼다. 한편 TV CHOSUN ‘뽕 따러 가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송가인을 만나고 싶은 이유가 담긴 사연과 듣고 싶은 노래, 신청곡을 접수 받고 있다. 송가인이 선사할 힐링 로드 리얼리티쇼 ‘뽕 따러 가세’는 오는 7월 18일 목요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KIEP “日 수출 제한에 따른 성장률 저하 제한적”

    KIEP “日 수출 제한에 따른 성장률 저하 제한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와 관련해 “큰 폭의 성장률 저하를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일본의 경제 제재가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 GDP 감소폭이 2~3%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3가지 품목(레지스트, 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한 규제 외에 한국을 수출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배제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경우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12일 열린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 분석과 전망’ 토론회에서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진경제실장은 “단기적으로 보면 (현재 조치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규제 대상에 오른 포토레지스트(극자외선 노광장비)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주로 생산하는 메모리반도체와는 무관한 소재”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실장은 “극자외선 노광장비에 사용되는 레지스트는 차세대 산업인 시스템 반도체와 연관되기 때문에 제한 조치가 이어지면 삼성전자의 중장기적 성장을 위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찬권 무역통상실장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배 실장은 “큰 폭의 성장률 저하는 안될 것으로 측정된다”며 “단기적으로 반도체 전후방에 있는 업체들에게 생산 차질이 부정적일 수 있지만 전체 반도체 산업의 경쟁구도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 실장은 “미국이나 일본처럼 반도체 강국들이 이미 국제 분업체제 아래서 가장 효율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각 국가가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을 들여 메모리반도체에 투자를 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일본 언론에서도 수출규제 강화 품목이 우리나라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는 상태다. 무엇보다 에칭가스(불화수소) 등을 일본의 해외공장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조달할 수 있는 탓이다.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불화수소의 경우 43.9% 가량을 일본에서 수입하지만 중국 46.3%, 대만 등 나머지 국가들의 비중도 9.8%로 작지 않다. 한편 한일 간 갈등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양쪽 모두 피해를 입는 만큼 조기 종결을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규판 선진경제실장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이뤄지면 차량용 2차 이온전지, 공작기계분야, 화학약품 등 대일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파괴적일 것”이라며 “양국 정부간 협의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배제시키는 것과 관련해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에 대한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이재영 연구원장은 “화이트리스트 제외까지 가면 그야말로 ‘정면 충돌’이라고 할만 하다”며 “지금까지 이뤄진 일본의 조치는 WTO체제에 대한 균열을 내고 역내 공동번영의 원칙을 파괴하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말했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바른미래당 또 내분…오신환 “주대환 사퇴 유감”

    바른미래당 또 내분…오신환 “주대환 사퇴 유감”

    바른미래당 주대환 혁신위원장이 혁신위 출범 열흘 만에 급작스럽게 사퇴하면서 당내 내분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 전 위원장이) 혁신안 발표 직후 사퇴한 것은 혁신위 결정에 위원장 스스로 불복하는 모양새라 유감”이라며 “혁신위 구성을 보면 최고위에서 추천한 혁신위원은 소수인데 (주 전 위원장이) 마치 최고위가 배후에서 혁신위를 좌지우지한 것처럼 사실과 다른 말을 해서 수습국면에 들어선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주 전 위원장이 ‘젊은 혁신위원을 위에서 조종하고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크게 분노를 느끼고 규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 “상당히 부적절한 언급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어 “계파를 막론하고 합의를 통해 임명된 사람들이다”라며 “검은 세력이 누군지 명백히 밝혀야 하고 의결 이후 절차적 문제를 다음날 꺼내고 사퇴한 건 그야말로 검은 세력이 개입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혁신위원장 문제는 손학규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며 “젊은 혁신위원들이 하는 일에 기성세대가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 오늘 혁신안을 최고위에서 다뤄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수민 최고위원도 “혁신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혁신을 거부하는 것은 구태”라며 “혁신위가 예정된 일정을 안정적으로 마쳐서 당의 미래를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반면 손 대표 등을 앞세운 당권파는 주 전 위원장을 옹호했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1호 혁신안이 계파싸움 논란에 빠질 만했다”며 “혁신위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우리 당이 추락한 원인을 객관적으로 찾는 것인데 지도체제 재신임을 1호 안건으로 하는 것을 누가 공정하다고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혁신위는 당 대표 퇴진이나 유지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2030 세대] 독서는 삶에 무기가 되는가/한승혜 주부

    [2030 세대] 독서는 삶에 무기가 되는가/한승혜 주부

    예전에는 TV채널도 많지 않았고 그나마도 어린이프로는 하루에 30분 남짓이었다. 유치원이 끝나면 자기 전까지 달리 할 일이 없었던 나는 집에 있던 몇 권 안 되는 동화책을 반복해서 읽고, 그마저도 질리면 요리책부터 시작해서 정체불명의 고서적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레 독서에 재미를 붙였다. 자라면서 별다른 노력 없이도 국어 성적이 늘 좋았는데 아마도 이러한 책읽기 습관 덕이 컸으리라 짐작하고 있다. 독서와 언어능력 간의 상관관계는 오랫동안 여러 학자가 연구하는 주제이다. 학자들은 읽기야말로 학습의 기본이며, 책을 읽는 과정이 우리의 사고력을 증진시키고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발달시킨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러한 효용을 안다고 한들, 오늘날 실제로 책을 읽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과거와 다르게 TV에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수백 개의 채널이 있다. 그밖에도 유튜브, 영화, 게임 등 여러 분야에서 매일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진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책을 읽을 수 있겠는가. 얼마 안 되는 독서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출판계는 매해 새로운 위기를 맞는다. 사람들은 더이상 길고 어려운 글을 읽지 않는다. 그 때문일까.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책 읽는 방법’에 관한 책이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 독서할 마음은 있지만, 환경이 따라주지 않는 현대인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자기계발 강사들이 이끄는 온갖 ‘독서모임’ 또한 성행한다. 수십 만원의 가입비를 지불하고 들어가는 곳을 비롯해 무료인 대신 가이드라인에 맞춘 상업용 서평을 제출해야 하는 곳까지 다양하다. 방법이야 어찌됐든 책 읽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면 그 자체는 좋은 일일 테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많은 자기계발 서적을 비롯해 대부분의 자기계발 강사들이 책읽기를 오로지 ‘수단’으로만 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들은 책을 읽음으로써 서울대에 갈 수 있다고, 성공할 수 있다고, 돈을 벌 수 있다고 광고한다. 인간이란 본디 욕망하는 존재이므로 그러한 욕구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문해력과 사고력을 기르는 목적이 오로지 성적, 돈, 사업 등 세속적 욕망에만 맞추어져 있는 데에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사실 그와 같은 방식의 책읽기는 그다지 효과적이지도 않다. 의도와는 다르게 결국 독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 즉 성공에서도 점차 멀어지게 만든다. 책을 읽으며 얻을 수 있는 가장 깊은 수준의 문해력과 통찰력은 피상적 욕망에 매몰되지 않고 타인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선행될 때에야 비로소 길러지기 때문이다. 읽는 뇌 분야의 선구자인 매리언 울프는 최근의 저서인 ‘다시, 책으로’에서 공감능력과 깊이 읽기 사이에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말하자면 책을 읽는다고 무조건 사고력과 통찰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마음, 즉 공감능력이 바탕이 됐을 때만 진정으로 문해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3D프린터로 람보르기니 제작한 아빠와 아들…가격은 ‘30분의 1’

    3D프린터로 람보르기니 제작한 아빠와 아들…가격은 ‘30분의 1’

    슈퍼카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는 가격만 평균 6억 원이 넘어 많은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자동차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콜로라도주(州) 덴버에 사는 한 아빠와 아들은 자기들만의 슈퍼카를 만들기 위해 3D 프린터를 사용해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고 뉴욕포스트 등 현지언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물리학자이기도 한 스털링 배커스와 11살짜리 아들 샌더는 지난 1년 4개월 동안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 차체는 물론 내부까지 비슷하게 재현한 모습이다. 두 사람은 비디오 게임 ‘포르자 허라이즌 3’을 플레이하다가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에 푹 빠졌고 직접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었다.배커스는 한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12살 때부터 기계광이었다. 7년 전 일할 때 3D 프린터를 다루기 시작했다”면서 “3D 프린터의 설정과 배치를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자동차 제작에 참여한 것이 이번 작업에서 가장 즐거운 점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난 아이들이 스템(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 Mathematics: 과학, 기술, 공학 등 다양한 분야를 융합 교육)에 관심을 갖기를 원한다. 이번 작업 역시 좋은 교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그는 아들과 함께 제작 중인 슈퍼카에 드는 총비용은 약 2만 달러(약 2300만 원)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설계는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만큼 충분한 수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즉 똑같은 차는 아니지만, 슈퍼카를 30분의 1 가격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아울러 그는 “우리는 이 차를 제작하는 데 첨단 기술을 쓰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는 저렴하게 제작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다양한 자동차 제작 기술을 연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차가 안전하길 원했고 그래서 차대에 강철을 사용했다. 결국 차제의 대부분은 3D 프린터로 만들어도 이를 튼튼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면서 “거의 모든 부분을 솔리드워크스 소프트웨어로 설계했으며 헤드라이트 같은 부품은 직접 구매했다”고 덧붙였다.사진=스털링 배커스/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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