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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국민들 못지키면 지금 당장 물러나야”…여당에서도 비판

    “아베, 국민들 못지키면 지금 당장 물러나야”…여당에서도 비판

    ‘2주일 후에는 도쿄가 현재의 뉴욕처럼 될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이 나올 만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일본 내 불안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 방역대책의 사령탑인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비판과 의혹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아사히신문 계열 시사주간지 주간아사히는 최신 4월 17일자를 통해 아베 총리 주도의 부실한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집권 자민당 내에서까지도 “국민을 지키지 못하는 총리라면 사퇴해야 마땅하다”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주간아사히는 특히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 ‘전 법무상 부부의 부정선거 스캔들’ 등 아베 총리와 직접적으로 얽힌 정치적 추문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지연시키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주간아사히는 “현재는 신문도 방송도 온통 코로나19 뉴스 일색이지만 그게 아니었더라면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무상과 가와이 안리 참의원 의원(자민당) 부부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연일 톱 뉴스였을 것”이라는 자민당 간부의 말을 전했다. 가와이 안리 의원이 지난해 7월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당선될 때 지역구인 히로시마에서 불법자금을 뿌렸다는 의혹은 현재 검찰 수사가 한창이다. 결과에 따라 부부가 둘 다 구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자민당 본부가 지출한 1억 5000만엔 규모의 선거자금이 가와이 부부의 선거 부정에 연관돼 있어 직접적으로 아베 총리에게 화살이 겨눠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아베 총리 부부가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모리토모라는 극우성향 사학재단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2017년 진상 은폐를 위해 이뤄진 재무성의 공문서 조작에 연루됐다가 사태가 확산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공무원의 자필 수기가 공개되면서다. 향후 추가조사 여부에 따라서는 아베 총리가 사퇴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파급력을 갖고 있는 사안이다. 주간아사히는 “이런 사안들에 모두 아베 총리가 관련된 정황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대책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자민당 내에서 일고 있다”는 총리관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자민당 소속의 한 의원은 “아베 총리 본인의 의혹 때문에 코로나19 대책이 지연되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일본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대책이 늦어지면 앞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잇따를 것”이라며 “국민의 목숨을 지키지 못하는 총리라면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與 180석’에 읍소나선 野…박형준 “의회 장악 막아 달라”·安 “누구도 과반 안돼”

    ‘與 180석’에 읍소나선 野…박형준 “의회 장악 막아 달라”·安 “누구도 과반 안돼”

    유시민 “범진보 180석도 가능”민주당, 150석에서 목표치 상향 조정박형준 “의회독점, 친문패권이 국가 장악”안철수 “여의도가 국민 무서운줄 알아야”4·15 총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11일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정당의 판세 예측이 과반인 150석을 훌쩍 뛰어넘자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이 ‘의회독점 견제론’을 내세우며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민주당은 애초 지역구 130석,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이 20석 안팎을 차지해 최종 의석 과반을 목표로 했으나 최근 “승기를 잡았다”며 목표 의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야권은 특히 전날 여권 핵심 인물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80석’을 언급한 데 당혹한 분위기다. 180석은 독자 개헌이 가능한 의석수다. 유 이사장은 유튜브 ‘알릴레오’ 방송에서 “민주당에서는 조심스러워서 130석 달성에 플러스 알파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너무 (의석 확보를) 많이 한다고 하면 지지층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선거 판세가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며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전망했다.●통합당 “의회독점, 친문패권 나라 막아야” 통합당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SNS 글을 통해 “섬찍한 일들은 막아야 한다”며 “견제의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그(유시민)가 여권의 핵심 인물이고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단독 과반을 얘기하는 것으로 봐서 이것이 여권 핵심부의 판세 분석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예측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섬찍했다”며 “만에 하나라도 이런 일이 현실로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예상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사법 장악, 검찰 장악과 지자체 독점에 이어 의회 독점마저 실현돼 그야말로 민주주의 위기가 눈앞에 닥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공천을 통해 민주당은 철저히 ‘친문(친문재인)패권 정당’으로 확립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문패권 세력이 국가를 완전히 장악하게 되는 것”이라며 “문제는 이들이 진정한 민주주의자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윤석열 검찰총장 몰아내기 본격화’도 박 위원장의 주장 중 하나다. 박 위원장은 “각종 권력형 비리 게이트 수사는 덮어질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통합당이 우려했던 대로 조국(전 법무부 장관)을 지키고 윤석열을 몰아내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조기에 만들어져 권력의 ‘칼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최근 통합당의 잇단 실책과 신뢰 상실을 의식한 듯 “통합당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 통합은 했지만, 혁신은 제대로 못 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총선만큼은 염치를 무릅쓰고 읍소하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제발”이라는 표현을 쓰며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총선에서 의회독점까지 이루어져 친문패권의 나라가 되는 것만은 막아달라”고 읍소했다.●안철수 “누구도 과반 못 넘는 여소야대로 최소한의 견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혹시라도 코로나19 분위기를 타고 집권여당이 승리하기라도 한다면 대한민국의 국정운영이 정말 걱정된다”며 ‘6가지 우려’를 지적하고 국민의당 지지를 호소했다. 안 대표는 먼저 ‘민주당 승리’의 가장 우려할 점으로 통합당과 마찬가지로 윤석열 검찰총장 거취를 꼽았다. 안 대표는 “윤 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한 온갖 공작과 술수를 다 동원할 것”이라며 “감추고 싶은 자신들의 비리를 덮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울산시장 부정선거 ▲라임과 신라젠 등 대형 금융사건 ▲버닝썬 사건을 언급하며 “현 정권의 4대 권력형 비리의혹이 묻힐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안 대표는 “소득주도성장, 기계적인 주52시간, 탈원전 등 우리 경제를 망가뜨리는 망국적인 경제정책의 오류는 계속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영 간 충돌이 일상화되고 그 속에서 민생은 실종되고, 증오와 배제의 이분법 사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반드시 어느 정당도 과반을 넘지 못하는 여소야대 구도를 만들어주셔야 한다”며 “그래야 여의도 정치가 국민 무서운 줄 알게 되고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될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씨줄날줄] 코로나 극복의 한국적 조건/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코로나 극복의 한국적 조건/황성기 논설위원

    소셜미디어에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이 세계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는 이유가 우스갯소리처럼 떠돈다. 첫째 주민등록번호, 둘째 국민건강보험, 셋째 미친 규모·속도·퀄리티의 인터넷 통신망, 넷째 초과 근무에 익숙한 공무원, 다섯째 경찰 및 군의 가용 인력이다. 주민등록번호 제도가 없었다면 3월 초부터 실시하는 마스크 5부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1968년 도입된 주민등록번호는 인권 침해, 국민 통제의 수단이라 폐지론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 편리성으로 “개인정보 관리만 잘된다면”이란 조건으로 납득하고 받아들인다. 한국의 의료보험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저렴하고도 선진적인 제도다. 매일 오전 10시 공표되는 ‘코로나19 현황’과 확진자 동선 또한 세계 1, 2위를 다투는 한국의 인터넷 통신망이 있기에 가능하다. 수도권 광역지방단체의 코로나19 상황실에 근무하는 직원은 2월부터 두 달 넘게 하루 평균 4시간씩 매일 초과근무를 한다. 이 직원은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 해외에서 들어온 입국자, 검사를 마친 유증상자에 관해 현장에서 올라오는 자료로 코로나 관련 통계를 만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집계된 자료를 올린다. 각 시도의 이런 자료가 밤새 모여 세계에서 가장 신속·정확하고 신뢰 가능한 ‘코로나19 현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직원은 “상사가 퇴근을 종용하지만 오후 늦게 환자가 발생하면 밤 12시까지 초과근무를 자청한다”고 한다. ‘60만 육군’도 마찬가지다. 육군은 3월 2일부터 한 달간 380명의 병영생활전문상담관 가운데 희망자 13명을 대구시에 보내 집에서 격리 중이던 확진자의 상담에 응했다. 대구의 상황이 좋아져 3월 31일자로 상담 활동을 마쳤는데 연인원 8500명인 확진자의 우울증, 불안 심리에 대해 상담했다. 피 부족 사태에도 신속히 움직였다. 어제까지 4만 9000여명의 장병이 헌혈을 자원해 1977만㎖를 기부했다. 한국의 9일치 소요량에 해당하며 종합병원 혈액 사용량의 3년치에 이른다고 한다. 마스크 공급난 속에 군 인력이 마스크 제작업체에 투입돼 포장 등의 작업을 돕고 있는가 하면 코로나의 해외 유입을 제1선에서 차단하고 있는 인천공항에서도 1월 말부터 연인원 6600명의 장병이 검역을 돕고 있다. 위기나 재난이 발생하면 ‘빨리빨리 한덩어리’가 되는 한국적 특수성이 코로나 극복에서 발휘되고 있지만 소셜미디어에서 빼놓은 게 있다. 의료진과 국민이다. 240명 넘게 감염됐지만 물러서지 않고 코로나와 사투하는 헌신적인 의료진과 19일까지 연장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묵묵히 견디는 국민이야말로 코로나 극복의 영웅들이다. marry04@seoul.co.kr
  • 가난의 내부자가 전하는 가난의 속내

    가난의 내부자가 전하는 가난의 속내

    스코틀랜드 하층민으로 살아온 저자 “좌파도 우파도 가난 해결에 도움 안돼”가난 사파리/대런 맥가비 지음/김영선 옮김/돌베개/354쪽/1만 6500원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재래시장과 쪽방촌을 찾아 ‘서민 코스프레’를 한다. 여기서 서민들은 볼거리로 전시되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사파리도 시작된다. 물론 사파리가 끝나면 그 안의 삶도 금세 잊혀진다. ‘가난 사파리’는 이처럼 빈곤이 피상적 배경으로 소비되는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이 짙게 깔린 책이다. 스코틀랜드의 하층계급으로 태어나 꼬박 36년을 가난과 술, 마약에 절어 살다 이제 막 분노의 강을 건너온, 한편으론 여전히 가난의 ‘내부자’인 저자의 ‘현재진행형’ 성공담이 담겨 있다. 그가 그려 낸 사파리는 놀랍게도 현재 우리 사회와 매우 닮았다. 저자는 주삿바늘을 팔에 꽂은 채 젊은 나이에 죽어 갔던 마약쟁이 엄마의 눈에서 이미 결정돼 버린 자신의 미래를 봤다. “가난을 개인의 탓으로 몰아세우는” 우파도, “걱정스러울 만큼 자기 인식이 부족하고 우리의 분노가 언제나 정당하다고 병적으로 믿고 있는” 좌파도 가난과 마약, 술, 폭력의 해결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절박한 순간에 저자가 택한 건 개인의 변화였다. 책의 마지막 장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에 인상적인 내용이 많다. 저자는 이 장을 “나의 청춘 시대에 이상의 묘지”였던 스타벅스에 앉아 썼다. 저자 앞에는 주황빛 유모차와 잠든 젖먹이가 있다. 그의 아들이다. 젊은 시절의 그는 “내가 이 세상에 주는 가장 큰 선물이 번식은 아닐 거라는, 그래서 내 DNA를 (2세에게) 주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을 가졌다. 지금은 “내가 사회에 할 수 있는 최선의 기여가 건강하고 행복하며 안정된 아이를 길러 내는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변화는 두렵다. 변화가 배신으로 간주되는 건 아주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가장 급진적인 혁명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나는 다만 나 자신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거나 감추는 것이 나와 내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훨씬 큰 배신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은 한 개인이 일으킬 수 있는 가장 급진적인 변화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조선인 소녀를 위한 투쟁…일본의 양심이 움직였다

    조선인 소녀를 위한 투쟁…일본의 양심이 움직였다

    인간의 보루/야마카와 슈헤이 지음/김정훈 옮김/소명출판/360쪽/1만 7000원 “일본 가서 일하면 공부도 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바다를 건넌 이들을 기다린 것은 군수공장의 가혹한 노동이었다. 1944년 12월 7일에는 도난카이 지진으로 공장 건물이 무너져 6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아시아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던 때 일본에 건너간 14~16세 소녀 300여명. 이들의 이름은 ‘조선반도 여자정신대 근로봉사대’다.‘인간의 보루’는 일본인 작가 야마카와 슈헤이가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유가족 김봉곤씨와 만나면서 겪은 일을 그린 에세이다. 평범한 일본인이었던 저자가 김씨를 통해 조선여자근로정신대를 알게 되고, 일본의 잘못을 이해하기까지 과정을 담았다. 건설회사에서 일하던 저자는 1992년 제주도 골프여행에서 김씨를 만났다. 김씨에게 들은 이야기는 저자를 움직였다. 그의 동생 순례는 1944년 도난카이 지진으로 14살 생을 마감했다.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녀들은 해방 후 고국에 돌아왔지만, 한 푼도 손에 쥐지 못했고 일본에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파혼·이혼당하는 일도 잦았다. 저자는 유가족과 이들을 지원하는 일본 나고야 지원회에 동참해 1999년 일본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참여했다. 이 과정이 소설만큼 극적이다. 일본인 저자와 한국인 김씨가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 책 전반에 잘 녹았다. “일본인이지만, 이 싸움에 참가하는 것이야말로 나 자신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보루”라는 저자의 말은 일본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대한민국 대법원은 2018년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근로정신대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유가족과 나고야 지원회가 일본과 미쓰비시중공업에 낸 소송은 ‘한일조약의 청구권협정에 의한 배상·보상 문제 해결’을 이유로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기각됐다. 조만간 나올 일본 최고재판소의 판결이 주목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행운 찾느라 수많은 꽃을 놓친 건 아닌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행운 찾느라 수많은 꽃을 놓친 건 아닌지

    한 대학의 원예학과 학생들에게 식물세밀화 강의를 한 적이 있다. 나 역시 원예학을 공부했지만 원예란 대체로 화려한 재배식물을 다루기 때문에 이 수업만큼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생식물을 관찰하도록 교정의 들풀을 그리도록 했다.햇볕은 따뜻하고 바람은 선선한 사월 중순 학교 잔디밭과 화단에는 그야말로 봄꽃과 연둣빛 잎들이 한창 자라나고 있었다. 그중엔 특히 ‘클로버’라 불리는 토끼풀이 많았다. 토끼풀은 햇볕이 잘 드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유럽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워낙 적응력과 생명력이 강해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간 식물. 당연하게도 토끼풀을 그리기로 하고 채집을 하기 시작한 학생들이 있었고, 그중에는 꼭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아 그리겠노라며 허리를 구부리고 열심히 잔디밭을 뒤적이는 학생도 있었다.그러나 누구도 네 잎은 그리지 못했다. 네 잎을 발견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식물세밀화는 식물종의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형태 모습을 그리는 기록물이기 때문이다. 네 장의 잎은 일반적이지도, 유전적 돌연변이도 아닌 일시적인 현상이며, 보통의 토끼풀은 세 잎이다. 식물세밀화를 그릴 때만큼은 네 잎은 보편적인 형태를 관찰하는 데 방해일 뿐 행운의 의미는 퇴색한다. 대신 평범한 세 잎과 땅 표면을 기는 뿌리, 그리고 생식기관인 꽃(화서)에 무게중심이 실린다. 학생들이 행운의 네 잎을 찾으려 밟고 지나간 토끼풀 꽃은 식물세밀화에서 가장 중요한 기록 부위다. 이 꽃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개 꽃송이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한 송이를 떼어 보면 꽃은 마치 토끼의 얼굴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토끼풀이란 이름에는 많은 속설이 따른다. 토끼가 잘 먹기 때문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토끼 모양의 이 꽃송이를 관찰하다 보면 왜 토끼풀이라 불리는지 꽃이 이미 말해 주고 있는 듯하다. 게다가 이 수많은 꽃송이들은 한꺼번에 피고 한꺼번에 지지 않는다. 아래에서부터 위로 순차적으로 피고 진다. 이것은 토끼풀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꽃이 피는 것처럼 보여 수분을 도울 더 많은 곤충을 불러들이기 위한 방법이다. 우리가 하나의 꽃으로 알고 있던 것이 사실은 100여개 꽃과 1000개의 수술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꽃 한 송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된다. 결국 식물세밀화를 그리는 수업은 그림 기술을 익히거나 수술과 꽃잎 개수를 학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식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경험을 통해 자연의 현상을 이해하는 교육인 셈이다. 토끼풀과는 전혀 다른 식물이긴 하지만 지난달에는 향신료로 쓰이는 딜을 그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유럽에서는 대부분 요리에 딜잎이 들어간다고 할 정도로 익숙한 식재료다. 아직 노지에서는 잎조차도 볼 수 없는 때라 서울에 있는 한 온실에서 딜을 관찰해야 했다. 방문한 온실의 정중앙에서 딜은 꽃을 피우고 있었다. 희미하고 가느다란 잎 사이사이에 핀 노란 복산형화서의 꽃은 마치 페넬 꽃과도 비슷했다. 꽃까지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없었는데 이왕 꽃도 그려야겠다는 마음으로 다가갔다. 꽃에 손바닥을 대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지름 0.2㎝도 되지 않는 수백 개의 작은 꽃이 각자 수술 4개와 암술 1개를 내보인 채 만개 중이었다. 멀리에서 ‘딜 꽃 하나’라고 불렀던 것은 300여개 꽃이었고, 꽃 하나에 수술 4개와 암술 1개, 5장의 꽃잎이 있었다. 이들 꽃은 가장자리에서부터 피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봉오리를 맺고 있었다. 딜잎만 이용하느라 이 치밀하고 세세한 꽃의 구조와 아름다움은 놓치고 살았다는 것이 왠지 억울했다. 식물세밀화를 그리지 않는다면 나는 결코 꽃과 수술의 개수를 일일이 헤아려 보거나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이 일을 하며 안으로 들여다볼수록 더 넓은 세상이 펼쳐진다는 것을, 그리고 어느 특별하고 희귀한 존재가 아닌 평범하고 보편적인 존재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깨달아 가고 있다. 몇 년 전에 본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가 문득 떠오른다. ‘드라마에서나 주연, 조연이 있지.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 각자가 주인공이지 않으냐.’ 식물의 세상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그토록 찾는 네 잎 클로버나 향신료로 이용하는 딜의 잎 외에도 식물에겐 보통의 세 잎 클로버와 수백 개의 작은 꽃이 있고, 평범한 기관들이 보편적인 규칙 속에서 자연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벌써 2020년의 일 분기가 지났다. 이럴 때일수록 네 잎 클로버처럼 확신할 수 없는 불투명한 목표를 향하느라 수많은 꽃송이와 같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를 돌아보는 건 어떨까.
  • ‘방역 전쟁’ 치르는 당신들도 영웅입니다

    ‘방역 전쟁’ 치르는 당신들도 영웅입니다

    본지에 보내온 검역관·공무원 수기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사투를 벌이는 이들은 의료인뿐만이 아니다. 하루 평균 7000여명의 입국자가 쏟아지는 인천공항 검역소, 경증환자가 머무는 생활치료센터 등 방역 현장 곳곳에서 수많은 공무원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며 ‘방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진정한 영웅’인 이들은 8일 서울신문에 보내온 수기에서 “포기만 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첫 관문인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일하는 최지혜·김승연 검역관은 지난 1월 감염자가 속출한 중국 우한에서 8시간 동안 보호복을 입고 국내 이송을 앞둔 우한 교민 300여명을 검역하던 때가 차라리 그립다고 했다. 2월 인천공항 검역소로 복귀한 뒤로 두 달간 제때 밥을 먹어 본 적이 없다. 최 검역관은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새벽에 나온 앞 팀 근무자들이 항공기 유증상자를 처리하느라 정신없이 일하는 광경을 본다”며 “사무실에 사람은 붐비고 양성자가 나왔다는 알림이 오고 컴퓨터와 복사기는 한정돼 그야말로 북새통”이라고 말했다. 유증상자가 발생하면 해당 항공기의 선별진료가 모두 끝날 때까지 최소 2시간이 걸린다. 승객들이 서로 접촉하지 않도록 하려면 입국장으로 빨리 내보내야 하는데, 이것을 막는 가장 큰 장벽이 위탁수화물이다. 김 검역관은 “항공사 직원들이 무급휴가로 출근하지 않아 야간에는 검역관이 직접 가져다주는 일도 있다”고 밝혔다. 확진환자가 발생하면 병상을 배정해야 하는데, 지난달 초만 해도 수도권의 국가지정격리병상 배정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어서 해당 확진환자의 거주지인 전북 군산, 경북 김천 등으로 직접 출동한 적도 있다고 한다. 전영현 검역관은 “지난 2월에는 중국에서 오면 강제격리된다는 소문이 돌아 중국발 입국자들의 문의로 전화기에 불이 났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익명의 국민들이 보내 주신 감사와 응원에 뿌듯함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했다.보건복지부 곽동순 사무관은 지난 1월 우한 교민이 머문 진천 임시생활시설에서 일하다가 격리된 교민의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곽 사무관은 “환자 동선을 협의해 병원에 방문객이 오지 않는 새벽 시간대에 레벨D 보호복을 착용하고 의료지원반 파견 간호사와 동행해 아버지를 면회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 교민이 시설로 돌아올 때까지 곽 사무관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부친은 이틀 후 눈을 감았다. 격리해제까지 사흘 남은 시점이었다. 곽 사무관은 “이 교민이 그래도 생활시설 수칙을 지켜야 한다며 장례를 4일장으로 연장해 퇴소 후 직접 발인했다”면서 “너무 고마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권영우 복지부 주무관은 지난달 18일 유증상 입국자가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임시로 대기하는 시설인 인천 영종도 경정훈련원에 파견돼 1~2시간 쪽잠을 자면서 일했다. 권 주무관은 “증상이 심한 분은 밤새 전화로 모니터링해야 했다”고 말했다. 권 주무관은 두 주간의 근무를 마치고 복귀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자가격리 중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항공·해운’ 지원 공회전… 일자리 흔들린다

    ‘항공·해운’ 지원 공회전… 일자리 흔들린다

    83만여명 일하는 항공산업 고사 직전 관련 부처간 이견에 상정조차 못 해 美·獨, 대규모 전폭적 지원과 대조적 수출보험 만기 연장 등 무역금융 36조 서비스업 소비 활성화 20조 이상 투입‘코로나발(發) 경제 충격’으로 국내 항공·정유·자동차·해운 등에서 대량 실업 사태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기간산업 지원안은 8일 4차 비상경제회의 안건으로도 상정되지 못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항공·해운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음에도 부처 간 입장차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탓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경제위기 때 기업·노동 정책의 최우선 순위인 ‘일자리 유지’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문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수출 기업 지원과 내수 활성화 등을 위해 총 56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내용의 코로나19 경제 대응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수출 기업의 수출보험 한도를 1년간 만기 연장하는 등 36조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새로 공급하고, 비축 가능한 물품·자산 조기 구매, 도로·철도 등 건설 투자 조기 집행 등을 추진한다. 또 서비스업 소비 활성화를 위해 음식·숙박업과 여행업 등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업종에 대한 신용·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을 오는 6월까지 80%(현행 30~60%)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모든 개인사업자의 종합소득세·지방소득세 납부 기한을 8월 31일까지 3개월 미뤄 준다. 하지만 이미 일자리가 사라지기 시작한 기간산업에 대한 지원책은 후순위로 밀렸다. 자금 지원을 맡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을 포함해 자구안이 먼저’라는 입장인 반면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기간산업이 무너지면 대규모 실직이 발생할 수 있어 지원책이 먼저’라는 의견이어서 서로 맞서며 대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항공산업을 놓고 입장이 팽팽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저비용항공사(LCC)뿐 아니라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도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한진해운 사태보다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주 일가의 갑질과 경영권 다툼으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대한항공을 지원하기 위해선 오너가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러는 사이 국내총생산(GDP)의 3.4%(60조원), 직간접 일자리 83만 8000여개인 항공산업은 그야말로 고사 직전이다. 지난달 4주차 기준으로 국제선 여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6%, 국내선 여객은 60% 줄었다. 국적 여객기 374대 가운데 324대(86.6%)가 멈춰 섰다. 전 세계 항공산업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미국은 여객항공사에 보조금 250억 달러(약 30조 7000억원)를, 화물항공사에는 40억 달러(약 4조 9000억원)를 긴급 지급한다. 독일은 자국 항공사에 대해 무이자 대출 기한을 연장하고, 프랑스는 에어프랑스에 11억 유로(약 1조 5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 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노동자들은 이미 직장을 잃었거나 잃을 수 있다는 불안에 끝을 정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있다”며 조건 없는 지원을 요청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전 경영 상태를 파악하는 등 지원에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면서도 “건실한 기업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는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서울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방역현장 ‘전쟁’ 치르는 당신들이 영웅입니다

    방역현장 ‘전쟁’ 치르는 당신들이 영웅입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사투를 벌이는 이들은 의료인뿐만이 아니다. 하루 평균 7000여명의 입국자가 쏟아지는 인천공항 검역소, 경증환자가 머무는 생활치료센터 등 방역 현장 곳곳에서 수많은 공무원이 하루를 힘겹게 버티며 ‘방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8일 서울신문에 보내온 수기에서 “포기만 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첫 관문인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일하는 최지혜·김승연 검역관은 지난 1월 감염자가 속출한 중국 우한에서 8시간 동안 보호복을 입고 국내 이송을 앞둔 우한 교민 300여명을 검역하던 때가 차라리 그립다고 했다. 2월 인천공항 검역소로 복귀한 뒤로 두 달간 제때 밥을 먹어 본 적이 없다. 최 검역관은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새벽에 나온 앞 팀 근무자들이 항공기 유증상자를 처리하느라 정신없이 일하는 광경을 본다”며 “사무실에 사람은 붐비고 양성자가 나왔다는 알림이 오고 컴퓨터와 복사기는 한정돼 그야말로 북새통”이라고 말했다. 유증상자가 발생하면 해당 항공기의 선별진료가 모두 끝날 때까지 최소 2시간이 걸린다. 승객들이 서로 접촉하지 않도록 하려면 입국장으로 빨리 내보내야 하는데, 이것을 막는 가장 큰 장벽이 위탁수화물이다. 김 검역관은 “위탁수화물을 찾아 가져다줄 항공사 직원들이 무급휴가로 출근하지 않아 야간에는 검역관이 직접 가져다주는 일도 있다”고 밝혔다. 확진환자가 발생하면 병상을 배정해야 하는데, 지난달 초만 해도 수도권의 국가지정격리병상 배정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어서 해당 확진환자의 거주지인 전북 군산, 경북 김천 등으로 직접 출동한 적도 있다고 한다. 전영현 검역관은 “지난 2월에는 중국에서 오면 강제격리된다는 소문이 돌아 중국발 입국자들의 문의로 전화기에 불이 났고, 지금도 수많은 유학생 부모와 다국적 가족들로부터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익명의 국민들이 보내 주신 감사와 응원에 뿌듯함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곽동순 사무관은 지난 1월 우한 교민이 머문 진천 임시생활시설에서 일하다가 격리된 교민의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생활시설을 이탈해서는 안 되지만 자식의 도리마저 지키지 못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곽 사무관은 “환자 동선을 협의해 병원에 방문객이 오지 않는 새벽 시간대에 레벨D 보호복을 착용하고 의료지원반 파견 간호사와 동행해 아버지를 면회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 교민이 시설로 돌아올 때까지 곽 사무관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부친은 이틀 후 눈을 감았다. 격리해제까지 사흘 남은 시점이었다. 곽 사무관은 “이 교민이 그래도 생활시설 수칙을 지켜야 한다며 장례를 4일장으로 연장해 퇴소 후 직접 발인했다”면서 “너무 고마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권영우 복지부 주무관은 지난달 18일 유증상 입국자가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임시로 대기하는 시설인 인천 영종도 경정훈련원에 파견돼 1~2시간 쪽잠을 자면서 일했다. 권 주무관은 “증상이 심한 분은 밤새 전화로 모니터링해야 했고, 한 입소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호흡곤란과 복통 증상을 호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음성이 나왔는데도 퇴소하면 갈 곳이 없다며 더 머물다 가겠다는 입소자를 달래 퇴소시키는 일도 그의 몫이었다. 권 주무관은 두 주간의 근무를 마치고 복귀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자가격리 중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황교안·김종인, ‘애마·시종’ 비난 윤호중 고소 “끝까지 단죄”

    황교안·김종인, ‘애마·시종’ 비난 윤호중 고소 “끝까지 단죄”

    명예훼손·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고소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8일 ‘돈키호테’, ‘애마’, ‘시종’ 등으로 비유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정원석 통합당 선대위 상근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사무총장은 선대본부장직을 즉각 사퇴하고 수준 이하 발언에 대한 법적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통합당은 선거와 관계없이 윤 총장에 대한 단죄를 끝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당이 문제 삼은 윤 총장의 발언은 전날 회의에서 나온 것이다. 윤 총장은 김 위원장을 ‘돈키호테’에 비유하며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앞에 데리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상의 풍차를 향해서 장창을 뽑아 든 모습”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또 김 위원장이 제시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한 100조원 재원 마련’에 대해 “경제학 원론 공부를 마친 대학교 2학년생들의 리포트 수준에 불과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정 상근대변인은 “코로나 국면 속 제1야당의 종합 대응책과 리더십을 수준 이하의 철학 감성으로 왜곡·비하한 윤 총장의 수준이야말로 민주당의 돈키호테급 정치 품격”이라며 “윤 총장은 정치의 지적 수준과 품격 모두를 하향 평준화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윤 총장이 통합당의 대국민 우한코로나19 종합대책에 관한 내용을 왜곡해 허위사실을 유포했음이 확인됐다”며 “지원대책 예산 100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허위 발언으로 코로나 국면 속 국민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왜곡시켰다”며 윤 총장 혐의에 허위사실 유포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기고] AI에 ‘레이블’을 붙이자/박정호 선문대 SW융합대학장

    [기고] AI에 ‘레이블’을 붙이자/박정호 선문대 SW융합대학장

    그야말로 인공지능(AI)이 대세인 세상이다. ‘21세기 석유’라고도 불리는 AI는 어느새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미국 법원에서는 피고인이 재판 중에 도망을 갈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그리고 유죄 판단을 받은 사람의 형량이나 가석방 여부를 결정하는 데도 AI를 이용하고 있다. 미국의 모 기업에서는 카메라를 이용해 잡초에만 정확하게 제초제를 분무하는 데 AI 기술을 이용하기도 한다. 반면 AI로 발생하는 부작용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미국의 자산 관리용 AI가 계산을 잘못함으로 인해 뉴욕 증시가 폭락한 사례, 일본 취업정보 사이트에서 특정 학생이 특정 기업 취업을 포기하고 다른 회사로 옮겨갈 확률을 예측해 고객사에 유료로 제공한 사례 등이 있다. AI 역기능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AI 역기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법제도적 측면과 윤리적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AI시대 준비를 위한 첫 번째 제안으로 법제도적 측면에서 AI에 레이블을 부착해서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상품에는 레이블 부착이 법으로 의무화돼 있다. 가령 ‘원산지 표시제’와 같은 레이블을 모든 수입상품에 부착해야 한다. AI의 개발자는 자신이 개발한 AI가 어떤 동작을 하는지 알 수 있겠지만, 일반인들은 전혀 알 수 없는 블랙박스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AI가 만든 아들 AI는 원래 AI를 만든 개발자조차 아들 AI가 어떻게 동작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블랙박스이다. 일반 상품과 마찬가지로 투명성 확보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AI에 레이블을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AI 레이블에는 해당 AI가 어떤 동작을 하는지, 이용자가 해당 AI를 이용할 때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는지 등이 포함돼야 한다. AI가 블랙박스가 아닌, 화이트박스여야 한다는 것이다. AI 레이블 부착이 법제화로 이어지게 되면 AI로 인해 발생 가능한 여러 역기능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AI시대 준비를 위한 두 번째 제안으로, 윤리적 측면의 접근을 제안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야기된 역기능 문제 해결을 위해 AI윤리 교육이 필요하다. AI윤리란 인간과 AI가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인간이 알아야 할 내용을 말한다. AI 역기능 문제를 소홀히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사회적 손실을 고려하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AI윤리 교육이 시급하다. 윤리적 측면에서의 접근을 통해 본격적으로 다가올 AI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 물건너간 단일화…정의당 “독자생존”

    물건너간 단일화…정의당 “독자생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지역구 후보 단일화 논의가 사실상 무산됐다. 비례연합정당 논란에서 비롯된 갈등이 지역구로까지 번진 모양새로 양당은 이번 4·15 총선을 아무런 연대 관계 없이 치르게 됐다. ●“민주, 권력 독식” 유감 표명 정의당 지도부는 6일 인천 연수을, 경남 창원성산 등에서 민주당과 후보단일화 논의가 사실상 무산된 것과 관련해 민주당에 유감을 표했다. 김종민 공동선대위원장은 “정의당은 그 어느 선거구에서도 단일화를 구걸한 바가 없다”면서 “미래통합당 심판을 이유로 권력을 독식하겠다는 민주당의 태도야말로 유권자의 냉정한 판단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해당 지역에서 후보 단일화를 모색해 왔지만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이날까지 어느 지역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지난 3일 창원성산 이흥석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다른 정당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는 이미 강을 건넜다”고 일축한 바 있다. ●정의당 비례 지지율 상승세 정의당은 연수을과 창원성산 외에 심상정 후보가 출마한 경기 고양갑까지 모든 지역에서 완주해 독자 생존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연수을 이정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자체 판세분석을 해 봤을 때 독자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단일화가 어려워진 만큼 정의당의 경쟁력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총선을 앞둔 정의당의 비례대표 지지율은 상승 추세를 타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30일∼이달 3일 전국 유권자 2521명에게 비례대표 투표 의향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 포인트)한 결과 정의당은 8.5%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정통 저널리즘, 신문의 가치이자 존재 이유”

    “정통 저널리즘, 신문의 가치이자 존재 이유”

    64회 신문의날 기념대회 열려“진실보도·언론 자유 지켜야”제64회 신문의 날 기념대회가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공동 주최로 열렸다. 홍준호 신문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정통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언론 본연의 자세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최고의 가치이며 존재 이유”라며 “각종 권력으로부터 언론을 지키고 가짜뉴스로부터 진짜뉴스를 지키기 위해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부당한 외부 압력과 간섭을 배격하고 진실보도라는 언론 본연의 가치를 생명줄로 여겨야 한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신문이 기존 종이매체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뉴미디어와 신기술을 활용하면 새로운 중흥을 이뤄낼 수 있다”면서 “포털과 신문의 관계도 미래지향적으로 재정립해, 포털은 뉴스 이용자가 각 신문의 독자로 전환될 수 있도록 뉴스서비스 정책의 대전환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신문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더욱 과감한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시행 1년이 넘은 정부광고법의 왜곡·변질도 더 늦기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구 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은 개회사에서 “위기 속에서 오히려 희망을 본다”며 “온라인에는 오염된 정보가 가득하지만 우리 신문인에게는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객관적이며 무엇이 정확한 정보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협회장은 독자 여러분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신문은 권력을 감시하고 독자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며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는 세상에 신문이 나오면서부터 시작된 숙명이자 앞으로도 지켜가야 할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번 기념대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자 규모를 축소해 진행했다. 언론 3단체장을 비롯해 손현덕 신문협회 부회장, 이영만 한국신문상 심사위원장과 수상자 등 20여명이 참석해 제64회 신문의 날 표어와 2020년 한국신문상 시상만 진행했다. 앞서 협회는 제64회 신문의 날 표어 대상 수상작으로 김윤하(51)씨의 ‘신문, 진실을 발견하는 습관’을, 우수상에는 ‘정보의 홍수시대, 신문이 팩트입니다’(유의태·63)와 ‘신문, 세상을 보는 행복한 즐겨찾기’(김태훈·25) 2편을 뽑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김부겸 “재난지원금 국민 100%에 선지급하고 나중 회수해야”

    김부겸 “재난지원금 국민 100%에 선지급하고 나중 회수해야”

    김부겸 대구 수성구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가 6일 코로나19 확산 피해에 따른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 모두에게 100% 선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회 원내 4당이 모두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원하는 데 동의했다”며 “일단 먼저 지급하고 코로나로 피해를 입지 않거나 오히려 이익을 본 사람은 나중에 환수하자”고 제안했다. 그 이유로 김 후보는 긴급재난지원금은 그야말로 긴급히 지원되어야 효과를 발휘하고 대상을 선별해서 빠르게 지급하는 것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민 전체 가운데 하위 70%를 가려내려면 사실상 전 가구의 건강보험료나 소득을 다 파악해야 하므로 당연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서두르면 5월초까지도 지급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기획재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준비해 오는 15일까지 제출하면 국회가 20일 회기를 시작해 24일쯤 의결한 뒤 열흘 정도면 지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열흘 정도 지급 기간이 필요한 것은 선불카드, 상품권 등과 같은 지급수단이 준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시의 예를 들어 국민을 선별해 지원금을 지급하면 행정비용도 많이 드는데 선거사무 때문에 일손이 바빠서 빨리 지급 못 한다는 시장의 발언으로 국민을 돕자고 한 일이 국민의 화만 돋군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지금과 같은 재난 시기에는 모든 행정을 빨리 그리고 간단하게 집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민 70%에게 지급하려면 두 달이 걸리지만 100% 지급으로 하면 보름이면 끝낼 수 있다”며 “그게 행정안전부(장관으로)에서 일해본 제 추산”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후보는 지난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재난지원금 70% 지급안을 밝혔을 때 야당과 보수 언론이 ‘왜 70%로 제한하느냐, 전부 다 주자’라는 입장이 나올 것이라 ‘예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그래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100%로 변경하려 했는데, 야당의 흔쾌한 결정 덕분에 일이 아주 잘 풀릴 것 같다”며 기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길섶에서] 추억의 소환/손성진 논설고문

    추억 또는 기억이라는 것이 머릿속에만 있다면 그저 환상처럼 빙빙 돌 뿐이다. 추억을 떠올려 줄 장소나 물건이 있다면 추억은 꺼냈다가 다시 넣어 둘 유형의 존재처럼 될 수도 있다. 사진이 그런 것이 될 수 있고 움직일 수 없는 집이나 동네도 그렇게 될 수 있다. 기억을 되살려 줄 것들이 오래도록 한자리에 있다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다. 자고 나면 달라진다고 할 정도로 변화가 많은 세상인 까닭이다. 지금까지 6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 달이라도 살았던 공간을 헤아려 보니 20여곳쯤 된다. 그중에 온전히 남은 것은 근래에 거주한 몇 곳밖에 없다. 간혹 유년기에 살았던 곳을 떠올리며 기억을 머리에서 짜내 보는 적이 있다. 어렸던 10년의 시간 중에 기억할 수 있는 장면을 영상으로 만든다면 1시간짜리도 안 되지 싶다. 추억의 소환을 쉽게 하기 위해 살던 곳을 지도로 탐색해 보지만 골목길이 이어지던 그곳은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돌아가고 싶어도 갈 곳이 없는 것이다. 변화의 바람을 덜 타는 농촌이나 벽촌 출신의 사람들은 오랜 세월을 버틴 고택이 있다면 유년의 추억을 금세 되살려 줄 그곳을 당장 내일이라도 찾을 수 있을 터다. 그래서 부럽기만 하다. sonsj@seoul.co.kr
  • 김황식 전 총리 “나경원, 5선하면 대권 도전 커리어”

    김황식 전 총리 “나경원, 5선하면 대권 도전 커리어”

    김 전 총리, 나경원 지지유세 “당선돼야 여야 균형”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5일 4·15 총선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 지지 유세에 나섰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동작구 남성역 인근 골목시장에서 진행된 나 의원 유세차량에 올라 “나 의원이 다시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 여야가 손을 맞잡고, 민생경제를 살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을 회복하는데 앞장설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라고 응원했다. 이어 “선거 끝나면 다시 정치 싸움이 벌어질 그런 상황이 될 것이다. 만약 더불어민주당과 그 위성정당들이 과반을 득표해 의석을 차지하면 모든 것을 힘으로 몰아붙이는 그런 시대가 올 것”이라며 “그걸 막으려면, 통합당 등 야권이 세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참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 의원이 당선돼야 여야가 균형을 이루면서 여권과 정부가 정신을 차려서 대화하고 타협하면서 정치하는 풍토와 여건이 조성된다”라며 “나 의원이 여기서 떨어져 야권의 패배로 이어지면 범여권은 모든 것을 힘으로 몰아붙이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런 사태를 막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이 여성 정치인이 5선이 되면 당 대표, 나아가 대권에 도전하는 커리어를 갖게 된다. 이건 여야를 떠나 국가의 자산”이라며 “여성이 남성과 어깨를 맞대고 경쟁하는 국가의 장래를 위해 나 의원이야말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지원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아울러 “나 의원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다”라며 “가정의 아픔조차도 나쁜 쪽으로 이용하는 사람 있다. 인간적으로 그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는 최근 장애가 있는 나 의원의 딸이 유세에 나와 발언한 것을 비판한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논평을 비판한 것이다.김 전 총리는 총선을 앞두고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것은 나 의원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데서 저에게 유세를 해달라고 해도 안 갈 것”이라고도 했다. 대법관을 지낸 김 전 총리에게 나 의원은 판사 후배다. 김 전 총리는 이뿐 아니라 소록도에서 40여년 한센병 간호 봉사를 펼친 오스트리아의 마리안느 스퇴거·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의 노벨평화상 추천위원회에서 자신이 위원장을 맡고 나 의원이 추천위원을 한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나 의원의 생각이나 인품, 능력을 잘 안다. 저를 믿고 나 의원을 지지해도 후회함이 없을 것이다. 내가 보증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나 의원은 김 전 총리 연설이 끝나자 마이크를 잡고 “김 전 총리께서 주신 말씀은 그만큼 더 잘하라는 뜻”이라며 “4선 의원 될 때까지 정말 쉼 없이 달려왔는데 (요새는) 제가 때로는 부족함이 없었나, 지나침이 없었나 많이 성찰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텅 빈 수족관, 동물에겐 다신 없을 호시절…펭귄과 벨루가 만남 성사

    텅 빈 수족관, 동물에겐 다신 없을 호시절…펭귄과 벨루가 만남 성사

    코로나19 여파로 관람객 발길이 뚝 끊긴 수족관에서 북극 벨루가와 남극 펭귄이 만나는 역설적 상황이 연출됐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임시 휴업에 들어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수족관에서 펭귄과 벨루가의 특별한 만남이 성사됐다고 전했다. 시카고 최대 수족관인 셰드아쿠아리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16일부터 무기한 휴업에 돌입했다. 주말마다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던 수족관은 텅 비어 음산함마저 감돈다. 하지만 동물에게 인적 없는 수족관은 천국이나 다름없다. 좁은 곳에 갇혀 관람객을 맞이하지 않아도 되는, 어쩌면 다신 오지 않을 호시절이나 마찬가지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수족관 측은 동물들을 위해 평소 할 수 없었던 이벤트를 기획했다. 울타리를 벗어나 다른 동물을 만날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32살로 수족관에서 가장 나이 많은 펭귄인 ‘웰링턴’이 현장학습에 나섰다. 뒤뚱뒤뚱 잰걸음으로 수족관을 누빈 펭귄은 각종 열대어를 신기한 듯 바라봤다.특히 벨루가 앞에서 큰 호기심을 드러냈다. 유리벽 너머로 태어나 처음 벨루가와 마주한 펭귄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관심을 보였다. 벨루가 역시 유리벽에 바짝 붙어 펭귄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합세한 다른 벨루가 두 마리도 앞다퉈 펭귄의 발걸음을 쫓았다. 수족관 측은 “야생에서는 절대 마주칠 일 없는 북극 벨루가와 남극 펭귄이 만났다”라며 이번 만남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또 “(사육사들이) 새로운 경험과 활동, 먹이를 이용해 동물의 행동 변화를 관찰하고 야생성을 드러내도록 장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펭귄 외에 앵무새와 수달 등도 수족관을 돌아봤다. 그야말로 코로나의 역설인 셈이다.수족관이 위치한 일리노이주는 지난달 16일 밤부터 모든 술집과 식당에 휴점 명령을 내렸다. 이 같은 조치는 애초 30일까지 시행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무기한 연장됐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4일 현재 미국 일리노이주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360명으로, 51개 주 가운데 9번째로 많다. 사망자도 245명에 달한다. 미국 전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31만2237명, 사망자는 8501명으로 확인됐다. 한편 북극 벨루가와 남극 펭귄의 만남이 성사된 셰드 아쿠아리움은 1930년부터 2005년 조지아수족관 개관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실내 수족관으로 명성을 떨쳤다. 2100종, 2만5000마리 이상의 해양생물과 조류, 파충류, 곤충류를 전시 중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문 대통령 “강원 산불 1년,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나무심기는 쉬지 않고 해야”

    문 대통령 “강원 산불 1년,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나무심기는 쉬지 않고 해야”

    문대통령 부부, 강릉 옥계면 나무심기 행사 참석 “강원 산불 이겨낸 정신으로 코로나19도 이겨낼 것” 문재인 대통령이 식목일인 5일 지난해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원도를 찾아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나무 심기, 복구 조림만큼은 쉬지 않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를 찾아 산불 진화에 참여했던 주민 등 40여명과 함께 금강소나무를 심고 주민들을 격려했다. 지난해 4월 4일 발생한 강원도 고성·강릉·속초 일대 산불로 천남리는 가장 넓은 1033ha 면적의 피해를 입었다. 당시 문대통령은 산불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자 이튿날인 식목일에 기념식 참석 대신 강원도를 찾았고, 같은달 26일 다시 강원도를 방문해 임시주거시설 등을 돌아보며 실의에 빠진 주민들을 위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1년 만에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한 것은 주민들을 격려하는 동시에 피해 지역의 완전한 복구를 약속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랜 세월 동안 우리 국민들은 해마다 빠짐없이 많은 나무를 심었고, 그 결과 일제 강점기 시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아주 황폐화됐던 민둥산들을 빠른 시일 내에 푸르게 녹화된 산림으로 바꿔내는 데 성공해 낸 세계 유일한 나라”라며 “세계에서 한국을 산림녹화에서 가장 모범적인 나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중국 북부, 몽골, 중앙아시아, 메콩지역 등에서 산림 협력을 요청해오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이 뿌듯하게 여기셔도 되는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산림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이제 산림 선진국이냐, 그에 대한 답을 말하자면 절반만 맞다”며 “양적인 면에서는 산림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으나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도 펄프 원료나 목재를 많이 수입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산림 녹화를 서두르다 보니 경제성보다는 빨리 자라는 리기다소나무나 오리나무, 아까시나무, 사시나무 같은 속성수들을 많이 심었기 때문에 경제성 면에서는 조금 못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산림 정책은 속성수보다는 목재로서 가치가 있고 유실수 같은 경제수림을, 숲 관광을 위한 경관수림도 조성해야 하고, 도심 지역에서는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미세먼지 차단 숲 등 도시 숲을 조성해야 하고, 산불 발생이 많이 일어나는 곳에서는 내화수림을 조성하는 식으로 우리 산림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강원도 산불로 소실된 숲을 2022년까지 전부 복구할 계획”이라며 “국민들께서도 코로나19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시지만, 한 분당 한 그루씩 나무 가꾸기, 기부하기 등 운동으로 복구 조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심는 금강소나무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우리가 심는 금강송은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 가운데에서도 가장 우수한 품종”이라며 “아주 크게, 곧게 자라고 재질이 좋아서 최고로 좋은 목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우리가 심는 한 그루, 한 그루 나무들이 산불 때문에 황폐화된 강원도와 강릉의 옥계 지역을 다시 푸르게 만들고 우리나라를 산림 강국으로 만드는 출발이 되길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나무를 심는 현장에는 산불 진화에 헌신한 산불진화대원과 소방관을 비롯해 위험한 상황에서도 이웃을 구하는 데 앞장선 지역 공무원·주민 등 유공자들도 참석했다. 가스통 폭발 위험에도 불구하고 집에 갇혀있던 80대 치매 어르신을 구조한 강릉소방서 장충열 구조대장, 옥계면 동물원의 동물 1000여마리를 구한 강릉시청 최두순 계장 등이 문 대통령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 자신의 차로 마을 어르신들을 대피시킨 옥계면 주민 심동주·전인아씨 부부, 산불 현장에 출동해 산불진화, 교통통제를 수행한 옥계면 의용소방대장 김정오씨도 행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금강송 7그루를 직접 심었다. 함께 나무를 심은 금진초등학교 5학년 박민주 어린이가 “엄마가 (대통령) 사인을 꼭 받아오라(고 했다)”고 수줍게 말하자 흔쾌히 즉석에서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식수 작업 후 주민 다과회 마무리 발언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강원도 산불나기 전인 1년 전만 해도 울창하고 푸른 모습이었을텐데 황폐화된 모습을 보게 되어 가슴이 아프다”면서 “4월 5일 원래 경북 봉화에서 식목일 기념식을 갖게 되었는데, 기념식은 산림청장께 맡기고 저는 산불현장으로 갔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식목일 기념식까지는 하지 못했으나 복구 조림 행사는 참여할 수 있게 돼서 보람스럽게 생각한다”며 ”지난해 강원 산불이야말로 소방청, 산림청,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까지 관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마음을 모아서 재난을 극복한 모범인 사례”라고 평가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재난은 끔찍했지만 그 재난을 온 힘을 모아서 이겨냈다는데 국민들도 뿌듯함을 느꼈을 것”이라며 “그 때 그 정신으로 코로나19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그 때 그 정신’을 힘주어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덧붙였다. 한편 김 여사는 장충열 소방대장에게 소방직의 국가직 전환을 축하하는 편지와 수국 화분을 전달했다. 김 여사는 “국민이 위험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 분들, 대장님의 동료들과 선후배들인 모든 소방관이 4월 1일자로 국가직으로 전환된 것을 축하한다“며 ”강릉 산불 현장을 비롯해 수많은 위험 앞에서 소중한 생명을 구해 주시고 대장님 자신을 지켜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문 대통령 “강원 산불 이겨낸 정신으로 코로나19 극복”

    문 대통령 “강원 산불 이겨낸 정신으로 코로나19 극복”

    “강원산불, 재난극복 모범적 사례”“코로나에도 산림 복구는 계속해야”문재인 대통령은 식목일인 5일 지난해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본 강원도를 찾아 나무를 심으며 “재난 극복의 정신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정숙 여사와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를 찾아 산불 진화에 참여했던 주민 등 40여 명과 금강송을 심었다. 문 대통령은 식수 후 참석자들과 다과회를 하며 “작년 강원 산불 때 가슴을 졸이며 지켜본 기억이 생생하다”며 “작년 강원 산불이야말로 소방청, 산림청,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까지 관뿐만 아니라 국민이 함께 마음을 모아 재난을 극복한 모범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재난은 끔찍했으나 그 재난을 온 힘 모아 이겨냈다는데 국민도 뿌듯함 느꼈을 것”이라며 “그때 그 정신으로 지금 겪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식수 직전 인사말에서는 “작년 강원산불로 여의도 면적 10배에 해당하는 울창한 나무들이 한 순간에 소실됐다. 빠른 시일 내에 조림을 복구해야 한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지만 복구 조림은 쉬지 않고 해야 한다. 국민들도 한 그루씩 가꾸기 혹은 기부하기 등으로 참여해달라”라고 당부했다.문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는 오랜 세월 동안 국민들이 해마다 빠짐없이 나무를 심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황폐화한 민둥산을 푸른 산림으로 바꿔냈다.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어 “세계에서도 한국을 산림녹화에서 가장 모범적인 나라로 평가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산림 협력을 요청하는 나라들이 많다”며 “중국 북부나 몽골 등에서 사막화를 방지하고 황사를 막기 위한 조림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양적인 면에서는 우리가 산림선진국이지만, 산림녹화를 서두르다 보니 리기다소나무, 오리나무, 아까시나무 등 속성수를 많이 심었다”며 “이제 목재로서 가치있는 나무로 경제수림을 조성하고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하는 등 산림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박종호 산림청장으로부터 강원도 산림 복구계획에 대한 보고를 들은 뒤, 직접 모자와 장갑을 착용하고 산불 피해목을 활용해 만든 삽으로 금강송 7그루를 심었다. 문 대통령은 “금강송은 소나무 가운데에서도 가장 우수한 품종”이라며 “과거에 궁궐, 사찰 등을 금강송으로 지어서, 조선 시대에는 이 나무를 베면 무거운 처벌을 하는 금송령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구덩이를 파고 김 여사는 나무를 심고서 흙을 밟아 다지는 역할을 맡았고,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에게 “(나무 심기를) 잘한다. 선수같다”라고 농담을 건네자 김 여사는 “제가 잘 심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어진 주민 등 참석자들과의 다과회에서는 한 초등학생이 문 대통령에게 사인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글귀와 함께 사인을 해줬다. 김 여사는 참석자들과 다과회를 하며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꽃바구니와 편지를 소방관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다과회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1년 전 산불 당시 대통령이 밤새도록 진두지휘를 하고 전국 소방관들이 함께해 하루 만에 기적적으로 산불을 잡았다”고 설명했다.최 지사는 또 감자와 두릅 등을 언급하며 “코로나19 때문에 농산물을 잘 못 팔고 있다. (김정숙) 여사님이 팔아주시겠나”라고 부탁하며 “청와대에 홈쇼핑을 설치해야 한다”면서 웃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천남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을 만났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산불피해를 본 한 할머니가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눈시울을 붉히며 정부의 빠른 지원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재난 보상금으로 (피해가) 충당이 다 되겠나”라며 “한전과 구상권 문제도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천남리에서 (주민들이) 면담을 한번 하자고 편지도 보내주셨던데, 제가 응하지 못해서 송구하지만, 마음으로는 기억하고 있었다”며 “복구된 것 같은 그런 모습을 봐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황교안 신체비하 발언 구설에 “적당히 하라”

    황교안 신체비하 발언 구설에 “적당히 하라”

    ‘n번방 호기심’ ‘현충원 V포즈’ ‘국기에 목례’연이은 구설수에 “사사건건 꼬투리” 불만 토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3일 연이은 구설수에 “적당히들 하라”며 “사사건건 꼬투리 잡아 환상의 허수아비 때리기에 혈안이다. 현실을 바라보자. 사람을 바라보자”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는 전날 종로 유세에서 역대 최장 길이인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대해 “키 작은 사람은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n번방 사건 관련자의 신상공개에 대해서는 “호기심 등에 의해 방에 들어왔는데 적절하지 않다 싶어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되자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은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얘기를 했을 뿐”이라며 해명했다.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진행하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목례를 하는 실수를 하거나 현충원 앞에서 ‘브이(V)포즈’를 하고 기념촬영을 한 것 또한 지적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황교안 대표의 신체비하 발언, 진심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공당의 대표라고 하기에는 언행이 깃털보다 가볍다”며 “점입가경”이라고 비난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N번방 사건에 대해 국민적 지탄을 받은지 불과 하루 만에 신체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편협적인 사고마저 드러냈다. 비례대표 후보 정당이 난립되는 상황을 남탓하려는 황교안 대표의 태도 또한 뻔뻔스럽다”고 비난했다. 정의당 정호진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아무리 감추려 해도 사람의 인격과 가치관이 드러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며 “노골적으로 신체 비하를 내뱉는 제1야당 대표라니 개탄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야말로 ‘황’당무계”라고 비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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