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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인국공 논란에 “사단장 다녀간 내무반 꼴”

    안철수, 인국공 논란에 “사단장 다녀간 내무반 꼴”

    “정규직 전환하려면 기존 인력, 취준생과 같은 조건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6일 인천공항공사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논란이 벌어진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공항에) 다녀가고, 직접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은 단기적인 정치 홍보와 인기 영합용 지시를 했고, 대통령의 말에 충성 경쟁하는 관료들과 기관장에 의해 노동시장의 질서가 흔들리고 혼란에 빠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옛날 군대에서 사단장이 방문하는 내무반은 최신식으로 꾸미고, 다른 낙후된 시설은 나 몰라라 방치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정규직 전환을 한다면 기존 인력과 외부 취준생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며 “청년들의 사회적 공정에 대한 요구와 분노를 철없는 밥그릇 투정이라고 매도하는 세력이야말로 공정사회의 적”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영국 본머스 해변에 몰려든 인파, 우리는 이러지 않았으면

    영국 본머스 해변에 몰려든 인파, 우리는 이러지 않았으면

    이제 곧 휴가철이 시작되는데 우리 해수욕장 등에서는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국 도싯 해변에 몰려든 인파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50만명 정도였다. 영국에 섭씨 40도 가까이의 이상 열파가 덮친 지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일광욕이나 해수욕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도로 체증도 장난이 아니었고 싸움에 밤샘 캠핑에 대한 불만 신고가 폭주했다고 한다. 본머스와 풀 지방자치단체들과 샌드뱅크스 페리 운항사 등은 제발 좀 사람들이 그만 왔으면 좋겠다고 소셜미디어 등에 알리느라 분주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가 950만 4233명, 사망자가 48만 4356명으로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이 26일 오전 4시 40분(한국시간) 집계하는 가운데 영국은 30만 9455명이 감염돼 4만 3314명이 목숨을 잃었다. 감염자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고, 사망자는 미국(12만 2320명)과 브라질(5만 3830명)에 이어 세 번째이고, 여전히 2차 감염 파고의 위험성이 경고되는데 사람들은 다닥다닥 모여 해수욕을 즐기겠다고 기를 쓰는 것이다. 잉글랜드 의료 최고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25일 해변 사진들을 보고 트위터 댓글을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지 않으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본머스 크라이스트처치 풀 시의회 지도자인 비키 슬레이드는 “우리네 해변에서 눈에 띈 장면들 때문에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며 “너무 많은 사람들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충격을 받고,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젖먹던 힘까지 짜내야 할 상황이다. 중대 사건이라고 선언하고 비상한 조치를 취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주차 위반 딱지만 558장을 발급했다. 전날 8톤의 쓰레기를 수거한 데 이어 이날은 33톤이나 됐다. 길이 막히니 앰뷸런스나 소방차 등 긴급 출동 차량들의 발이 묶였다. 경찰서는 비번 인력까지 모두 나와 근무해줄 것을 호소했다. 본머스 이스트 의원인 토비아스 엘우드는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이기적이고 위험하게 행동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아주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 정부가 조금 더 능동적으로 움직여 본머스 사태를 보고 국민들에게 ‘제발 좀 해변에 나가는 일을 삼가달라’고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서구 ‘자신감 시험’서 실패… 코로나 극복한 한국, 국제 지위 향상”

    “서구 ‘자신감 시험’서 실패… 코로나 극복한 한국, 국제 지위 향상”

    전염병은 어느 나라나 전쟁 다음으로 대처하기 힘든 도전이다. 그것은 한 국가의 통치, 사회적 결속력, 그리고 무엇보다 그 나라의 자신감을 시험한다. 해설자들은 대부분 치사율과 전파율 등의 의료 지표에 초점을 맞춰 왔지만, 결국 중요한 지표는 경제적 탄력성, 거버넌스, 사회적 결속력뿐이다. 이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슬픔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내가 언급했던 이들 지표가 팬데믹 이후의 세계에서 한 국가의 위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현재 코로나 대유행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대부분의 서구 국가가 이들에 대한 시험에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 실패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내가 사는 영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세 가지 모두를 실패했다. 물론 나는 지금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시아를 포함한 여러 비서구 국가 정부들도 자국 국민에게 피할 수도 있었을 끔찍하고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주기도 했고, 그 반면에 서구에서도 일부 국가는 대유행병에 비교적 잘 대처해 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대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은 서구다.●팬데믹 이후 세계에서 한 국가의 위치 결정 서구의 실패는 이들 국가가 택한 접근법이 대부분의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취한 것보다 더 자유를 허용했기 때문이 아니다. 서구 나라들이 채택한 조치는 아주 다양했다. 독일은 봉쇄 조치를 단행함과 동시에 확진 검사와 동선 추적 같은 한국 모델에 신속하게 접근해 잘 대처한 결과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낮은 사망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도 이런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반면 스웨덴은 훨씬 더 자유주의적인 접근법을 취했고 봉쇄나 심지어 광범위한 접촉자 추적에 의존하지 않았다. 그 결과 다른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 비해 사망률이 높지만, 폐쇄 조치를 취한 일부 국가(영국 등)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다. 이들 국가 가운데 어느 나라가 대유행병의 질곡에서 더 신속하게 빠져나올 것인가. 이를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그것이 사망자 수에만 전적으로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다. 독일은 자국이 택한 접근 방법에 힘입어 비교적 빨리 봉쇄 조치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그 나라 경제도 특별히 심각한 고통을 겪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웨덴 경제는 대유행병의 악영향을 훨씬 덜 받았으며, 이 나라의 개방 조치로 인해 현재 스웨덴은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가 되고 있다. 스웨덴은 과거에 사회문제, 특히 이민과 관련된 심각한 불안으로 고통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일부 극우단체가 이런 상황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음에도 이 불안이 코로나 위기에 대처하는 자유주의적 접근 방법에 의해 심각하게 불붙지 않았다. 반면 독일은 사회 불안을 심각하게 겪었다. 5월 첫 2주 동안 베를린 거리에서는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속한 사람들이 봉쇄 조치에 항의하면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이러한 소요는 봉쇄에 대한 불만뿐 아니라 이민이나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다른 문제들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내가 말하려는 요지는 전염병에 대처하는 어떤 특정한 접근법이 다른 것보다 낫거나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특히 사회의 단층선이 이미 노출된 상황에서 전염병의 타격을 받을 경우 그동안 억눌렸던 강력한 사회적 긴장을 폭발시킬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830년대 콜레라가 처음 유럽을 엄습했을 때, 이 질병이 퍼진 여러 나라에서 사회 불안과 소요가 있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러시아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격리돼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자 모스크바에서 폭력적인 소요를 일으켰다. 이들 폭동은 무자비하게 진압당했다. 파리에서 콜레라는 군주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는 시기에 내습해 1832년 오를레앙파의 반군주제 봉기를 촉발했다. 1832년 영국도 정확하게 말해 갈등이 없는 나라는 아니었지만, 러시아와 프랑스에 비해 사회 분열이 덜했고 콜레라와 관련된 불안도 심하지 않았다. 실제로 일어난 시위는 주로 해부용으로 시체를 가져갔다고 의심받는 의사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번 코로나19는 또한 많은 서구 국가들이 이런저런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 시기에 엄습했으며, 그에 따라 몇 년간 쌓여 온 불만이 수면 위에 떠오르게 됐다. 봉쇄 기간 내내 서구 여러 나라가 극심한 불안을 겪었다.●억눌리고 쌓였던 불만 수면위로 떠올라 유럽에서 최악의 국가는 그리스와 프랑스였다. 그리스에서는 이 봉쇄로 심각한 경제 상황과 대량 이민에 대한 우려가 악화돼 아테네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방화 사건이 일어났다. 정부 건물과 풍요의 상징물이 그 표적 대상이었다. 정치적 스펙트럼의 다른 쪽 끝에는 이민 문제 및 유럽연합(EU)의 무기력한 조치와 관련해 극우 민족주의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실제로 EU는 코로나에 강타당한 국가들을 돕기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유행병의 가장 큰 희생자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교외 및 기타 도시들에 거주하는 노동계급, 특히 주로 소수인종의 변동성이 주된 문제였다. 이들 주민사회는 오랫동안 소외돼 왔고 국민통합의 호소를 인상 깊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도시 근교의 젊은이들은 그들의 이동을 통제하려는 시도에 분노를 표명하고, 강압적인 치안 유지에 맞서 심각한 폭동을 일으켰다. 폭동은 자기들에 대한 감시를 훼방하고 ‘정상으로의 복귀’를 막기 위해 휴대전화 송수신 안테나와 CCTV 카메라를 부수고, 이와 동시에 인터넷 케이블을 절단했다. 이는 서구 여러 나라에서 극좌와 극우 모두에 공통된 행위이며, 많은 사람이 느끼는 소외감의 정도를 보여 준다. 최근 몇 주 동안 이 문제들은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여러 유럽 국가들에서 흑인의 죽음 문제로 촉발된 일련의 시위에 의해 일시적으로 가려지기도 했다. 겉으로 보기에 이러한 문제들은 코로나19와 직접 관련은 없다. 그러나 대유행병에 따른 문제들은 인종주의 문제와 서로 교차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흑인과 일부 소수민족이 코로나19로부터 불균등하게 고통을 받아 감염 확률과 사망률이 모두 높다. 그 이유는 복잡하지만 구조적 불평등과 연관돼 있다. 코로나19와 반인종주의 시위는 또한 치안 문제와 서로 교차되고 있다. (흑인과 소수인종에게 피해의 정도가 높은) 봉쇄 조치가 차별적으로 취해진다고 보기 때문에 인종차별에 대한 기존의 관심사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봉쇄 조치도 차별로 인식해 인종문제로 증폭 이러한 긴장감의 밑바탕에 깔린 불평등은 일부 서구 국가들에서 특히 극심한 대유행병에 이어진 경제 충격의 결과에 따라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전염병 발생 이후 4260만명이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청구 건수가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일자리 감소 규모는 미국 현대사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다. 이러한 감소는 대부분 빈곤층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집단인 미숙련 노동자층에서 발생한 것이다. 영국에서도 실업률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대유행병에 대처한 봉쇄 조치로 직장에 복귀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부의 유행병 시기 직장 유지 계획 때문에 그 충격이 완전히 와닿지 않는다.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 일부는 복직할 수 있지만 다른 일부는 갈 곳이 없어질 것이다. 기존 일자리에 대한 정부 지원은 오는 10월에 끝날 예정이어서 그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 이 계획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과 봉쇄 기간의 세수 손실이야말로 영국이 미래의 충격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4월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사상 최저였고, 국내총생산(GDP)은 20% 이상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주요 국가 중에서 영국이 가장 극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中러 평판 타격… 美 국제적 신뢰 추락 이 모든 문제들은 형편없는 정치적 리더십에 의해 야기되거나 악화됐다. 미국과 영국은 국가의 장기적인 이익보다 대중매체 이미지와 여론에 대한 우려로 인해 무대책과 과잉반응 사이를 오가는 갈지자 행보를 거듭했다. 그 결과 유행병 창궐기 두 나라 정부의 지지율은 급속하게 떨어졌다. 영국 정부는 실제로 봉쇄 기간에 상당한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봉쇄 상태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정부는 최근의 사회 불안을 포함한 여러 이슈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 영국 정부의 입장은 불분명하고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 무수한 사람들의 지지로부터 멀어졌다. 미국의 심각한 상황은 이미 한국 독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국제적으로 신뢰를 많이 잃었다. 가장 중요한 경쟁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그 평판에 타격을 입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에 비해 덜 심각할 것이다. 적어도 대유행의 첫 단계에서 전염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나라는 오직 대만, 한국, 싱가포르 같은 더 작은 나라들뿐이다. 이들 나라는 그 실제 무게를 훨씬 상회하는 과학 혁신, 기술 시스템, 국제 보건 등의 분야에서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낼 기회를 갖게 됐다. 물론 더 힘 있는 강대국들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고, 또 더 큰 권력을 행사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나라들의 권위와 국제적인 지위는 향상될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구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강타당하고 말았다. 이들 나라의 많은 사람이 자신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어느 문명에서나 가장 위험한 질병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 글은 마크 해리슨 옥스퍼드대 교수가 써온 글을 이영석 광주대 명예교수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명예교수는 해리슨 교수의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를 번역했습니다. ■마크 해리슨 옥스퍼드대 교수로 최근 국내에 출간된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푸른역사 간행)의 저자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 정부를 대상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방안들에 대해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 슬기로운 아파트 생활을 위하여

    슬기로운 아파트 생활을 위하여

    저자 입주자 대표 경험 담은 연구서 부정·비리 고치는 공동체 노력 필요 지자체 관리소장 임명 등 개입 시급주민 갑질로 자살하는 경비원, 층간 소음이 빚은 입주민 유혈 분쟁, 관리비 부정을 둘러싼 법적 소송…. 우리네 아파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탈이지만 그저 바라만 볼 뿐, 누구 하나 선뜻 나서 없애려 들지 않는다. `아파트 민주주의´는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이 경험으로 쓴 아파트 연구서다. 지인의 권유로 아파트 동 대표, 입주자대표회장을 맡아 겪은 온갖 모함과 수모, 법정 소송을 반추하며 아파트 공동체야말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강조한다. 저자가 인용한 통계를 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50.1%)이 아파트에 거주한다. 연간 아파트 관리비 총액은 15조원에 달한다. 엄청난 관리비를 동 대표나 입주자대표회의가 휘두르지만 운영을 둘러싼 분쟁은 대부분 입주민의 패배로 끝난다. 그 부정과 비리의 복판에는 한몫 챙기려는 이들의 폭력적 담합이 있다. 대다수 입주민들의 무관심과 수수방관도 한몫한다. 저자는 바로 그 부분을 지적한다. 아파트 민주주의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고쳐 나가려 할 때 정착된다고 거듭 강조한다. 저자는 2015년 11월부터 17개월간 15번 고소를 당했다. 형사재판 증인 출석 2회, 가처분소송 3회, 민사재판 2회 등을 치러내며 결국 적폐세력의 설계자 격인 관리소장을 축출했고 행동대장인 감사를 주저앉혔다고 한다. 책은 아파트 민주주의 회복에 지방자치단체의 적극 개입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관리소장이 ‘아파트 회장’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지자체가 임기제 관리소장을 파견하는 임면권을 갖고, 아파트 감사를 도맡는 감사공영제를 실시하자는 것이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외부 감사업체를 선정하는 현행 제도로는 내부 비리를 막지 못하는 한계를 갖는다. 저자에 따르면 지금 우리네 아파트는 `주민주권의 무덤´이다. “나처럼 고통받는 아파트 회장이 다시는 나와선 안 된다”는 저자는 서문에 “이 책이 아파트 민주주의를 위한 하나의 교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삼성 ‘K칩 시대’ 도전 성과 나타나

    삼성 ‘K칩 시대’ 도전 성과 나타나

    ‘이오테크닉스’와 레이저 설비 독자 개발 ‘솔브레인’과 3D 공정 핵심 소재 만들어삼성전자가 중소 설비·부품 업체와 손잡고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협력사 지원, 산학협력 강화, 친환경 경영에 힘쏟으며 국내 반도체 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만 홀로 잘나가는 ‘S칩 시대’보다는 국내 반도체 시장 업계가 함께 성장하는 ‘K칩 시대’를 만들겠단 것이다. 삼성전자는 25일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이오테크닉스’와 함께 그동안 주로 수입에 의존했던 고성능 레이저 설비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큰 돈을 들여 레이저 설비를 수입했지만 반도체 회로가 점점 미세화되면서 불량이 발생하자 이오테크닉스와 함께 독자 개발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레이저 설비를 통해 지난해 3월 세계 최초로 3세대 10나노(10억분의1m)급 D램 양산에 돌입했다.또 반도체 소재 생산업체인 ‘솔브레인’은 최근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3차원(3D) 낸드플래시 식각공정(반도체 회로를 깎는 공정)의 핵심소재 중 하나인 ‘고선택비인산’을 개발해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품질을 크게 끌어올렸다. 솔브레인이 개발한 것은 세계 최고 품질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의 이런 행보는 지난해 4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멈추게 하지 않는 힘”이라고 강조한 것에 따른 것이다.‘동행’을 꾸준히 강조해온 이 부회장은 반도체 산업의 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상생 협력을 필수로 여겨야 한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올해에만 ‘반도체·부품(DS)부문 사장단 간담회’(1월), ‘EUV 전용 생산라인 V1 점검’(2월), ‘평택 EUV 파운드리 라인 투자’(5월), ‘반도체 연구소 간담회’(6월)를 직접 챙겨왔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DS부문 사장단 간담회에서는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이라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일 경제 갈등이 재현될 조짐이기 때문에 이 같은 상생협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탄자나이트 원석 캐내 36억원 돈벼락, 근데 자녀가 서른 명이나

    탄자나이트 원석 캐내 36억원 돈벼락, 근데 자녀가 서른 명이나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의 소규모 광산업자가 탄자나이트 원석 둘을 캐내 자고 일어나니 억만장자가 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탄자나이트는 탄자니아 북부에서만 채굴되는 조이사이트(zoisite, 유렴석)의 변종으로 짙은 감색을 띠며 4대 보석(다이아몬드,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과 같은 급으로 여겨진다. 화제의 주인공은 사니니우 라이저(52)로 부인 넷에 자녀가 서른 명이 넘는단다. (BBC 기사 원문은 분명히 ‘서른 이상’이라고 돼 있다. 자녀 수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뜻인 것 같다.) 그가 캐낸 원석의 무게는 각각 9.2㎏와 5.8㎏, 둘을 합치면 15㎏이나 된다. 이 나라에서 캐낸 원석 가운데 지금까지 가장 컸던 것은 3.3㎏ 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주 캐낸 뒤 24일 북부 만야라 지방의 원석 거래 시장에서 탄자니아 광물부에 240만 파운드(약 36억원)를 받고 팔았다. 그는 소 한 마리를 잡아 “내일 큰 파티를 열 것”이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도 직접 전화를 걸어와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대통령은 “소규모 광산업자의 쾌거이며 탄자니아가 부자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탄자니아는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풍족한 경제를 자랑하고 사회도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광산업이야말로 이 나라의 최대 산업이며 정부 수입을 이것을 통해 늘리겠다고 공언해 2015년 집권했다. 탄자나이트는 장신구를 꾸밀 때 쓰이며 지상에서 가장 희귀한 보석류 가운데 하나다. 한 현지 지리학자는 앞으로 20년 안에 완전히 고갈될 것이라고 예상할 정도로 귀하다. 원석 안에 녹색, 붉은색, 자주색, 푸른색이 다채롭게 어우러져 많은 사랑을 받는다. 제련을 통해 색깔을 더 영롱하게 만들면 값어치가 그만큼 올라간다. 라이저는 만야라 지방의 시만지로 마을공동체 사업에 투자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쇼핑몰도 학교도 짓고 싶다. 우리 집 근처에 학교를 짓고 싶다. 집 주위에 가난한 사람 천지인데 돈이 없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도 못한다. 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이런 일들을 프로 답게 해냈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프로 답게 사업들을 벌여나갔으면 좋겠다.” 다만 횡재했다고 살아가는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00 마리의 소들을 계속 돌보고 싶다고 했다. 갑자기 재산이 늘었지만 특별히 주의를 기울일 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여기 보안은 충분하다. 어떤 문제도 없을 것이다. 한밤 중 나돌아다녀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라이저와 같은 소규모 광산업자는 정부 면허를 취득해야 탄자나이트를 채굴할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 광산 근처에서 몰래 채굴하는 이들은 널려 있다. 2017년 마구풀리 대통령은 군대에 명령해 만야라의 메렐라니 광산 주위에 24㎞의 장벽을 세우도록 했다. 일년 뒤 정부는 장벽 덕에 광산 부문의 수입이 늘어났다고 자랑했다고 BBC는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제28회 공초문학상] “미덥게 펼쳐진 순수회귀의 시학”

    자유와 허무, 방랑의식과 민족혼을 처연한 감성과 큰 스케일로 노래했던 공초 오상순 선생의 시적 위의(威儀)는 오늘날 한없이 왜소해지고 사사로워진 우리 삶의 성찰적 역상(逆像)이 되어주기에 족하다. 선생을 기리는 공초문학상 제28회 수상자로 선정된 오탁번 시인은 이러한 공초 선생의 면모에 최대한 부합하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활달한 언어 그리고 인간과 자연을 실물적으로 포착하고 재현하는 능숙한 역량으로 이미 우리 문학사의 고전이 된 분이다. 그의 시세계는 기억 속의 유년과 고향에서 시작하여, 가장 순수한 원형을 간직한 ‘원서헌’ 근처의 생명들을 보살피고 어루만져온 과정을 담아낸 것이었다.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우리 기층언어에 대한 지극한 헌신을 이루어낸 시집 ‘알요강’(2019)은 이러한 만유 공존의 상상력을 극점에서 드러낸 명품이다. 거기 실린 수상작 ‘하루해’는 ‘하루해’ 아래서 때로 부지런하고 때로 느리게 움직여가는 자연의 풍경을 부조하면서도 “낮곁 내내/보행기 미는 노인 한 둘”을 대조적으로 배치함으로써 더디게 스러져가는 삶을, 쓸쓸하지만 환하고, 비어 있지만 가득한 삶의 역리(逆理)로 노래하고 있다. 오탁번만의 천진성과 반(反)근대적 시법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순은(純銀)이 빛나는 아침으로부터 뉘엿하게 기울어가는 해거름까지, 하루해의 시간을 근원적 시선으로 발견한 순수 회귀의 시학이 미덥게 펼쳐진 것이다. 심사위원 이근배·유자효 시인, 유성호 문학평론가
  • ‘폭우에 싼샤댐 붕괴’ 루머, 또 후베이성 재난 덮치나

    ‘폭우에 싼샤댐 붕괴’ 루머, 또 후베이성 재난 덮치나

    중국 남부 지역에 ‘역대급’ 폭우가 쏟아져 인명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번 홍수로 세계 최대 규모의 싼샤댐이 무너질 것이라는 루머가 퍼지고 있다. 공교롭게 댐이 있는 곳은 코로나19의 발원지인 후베이성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후베이성에서 또 한 번 재난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며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24일 과기일보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가 싼샤댐 붕괴 위험을 인지하고 담당부처인 수리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소문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장보팅 중국수리발전공정학회 부비서장은 과기일보 인터뷰를 통해 “싼샤댐이 위험하다는 것은 굉장히 악의적인 루머”라면서 “댐이 붕괴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지난해에도 나왔던 해프닝”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올해 초 감염병 발생 초기에도 정부는 ‘별 문제 아니다’라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장 비서장의 주장을 반신반의하고 있다. 싼샤댐 붕괴설은 황샤오쿤 중국 건축과학원 교수로 추정되는 SNS 계정에서 시작됐다. 이 계정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한다. 후베이성 이창 아래 지역에 사는 이들은 달아나라”고 경고했다. 이창은 싼샤댐이 있는 곳이다. 누리꾼들은 “전문가가 싼샤댐 붕괴를 경고했다. 바이러스 사태에 이어 후베이성이 재차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며 게시물을 퍼나르고 있다. 중국에서는 1975년 8월 태풍 ‘니나’로 동부 허난성의 반차오댐이 무너져 하루 만에 17만명 넘게 사망했다. 이후 중국인들에게 댐이 무너지는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정신적 충격)가 생겨났다. 때마침 지난 17일 쓰촨성의 한 마을이 산사태로 사라져 불안감이 더욱 커진 상태다.싼샤댐은 중국 지도자들의 숙원이었다. 창장(장강)을 관리해 홍수를 예방하고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야말로 수천년간 꿈꿔온 ‘치수’(治水)의 실현이자 조국 근대화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1919년 쑨원(1866~1925)이 처음 아이디어를 냈고 1932년 장제스(1887~1975)가 타당성 조사에 나섰다. 마오쩌둥(1893~1976)과 덩샤오핑(1904~1997)도 큰 관심을 가졌다. 1992년 리펑 당시 국무원 총리가 공식 제안해 1994년 건설에 착수했다. 하지만 2009년 완공 뒤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사고 시 초대형 참사가 우려되서다. 댐이 무너져 소양호의 14배에 달하는 393억t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이창에서만 50만명이 수몰돼 희생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한과 광저우, 난징, 상하이에도 피해를 줘 4억명 이상 이재민이 나올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에는 2㎞ 길이의 싼샤댐이 전반적으로 휘어진 것처럼 보이는 구글 위성사진이 공개돼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일본 추가 보복 맞서…당정 “소재부품장비 강화로 선제 대응”

    일본 추가 보복 맞서…당정 “소재부품장비 강화로 선제 대응”

    일본이 또다시 수출 보복 조치를 예고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여한 가운데 소부장 산업 현안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추가 보복 시 (대응)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그동안의 소부장 대책 추진 현안을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등 기존 주력산업과 바이오, 미래차 등 신산업이 발전하려면 소부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위해서도 경쟁력 강화는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경제가 곧 안보란 인식 하에 기업인과 정부와 합심해 소부장 산업 경쟁력을 더 강화하겠다”며 “정부 역시 우리 경제가 일본의 추가 보복으로 또 위기에 노출되지 않게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회의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황철주 소재·부품·장비상생협의회 위원장이 참석했다. 성 장관은 “경쟁력 있는 소부장 육성이야말로 글로벌 가치 사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고, 최 장관은 “범용 소부장 품목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거치면서도 소부장에 사전 투자한 것이 오히려 2020년 한국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충격이 덜한 하나의 예로서, 위기를 기회로 만든 좋은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한일 관계에는 긴장감이 팽배하다. 일본 수출규제의 정당성을 두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양국 간 다툼이 본격화한 데다 한국 법원이 일본 전범기업 자산에 대한 강제 매각(현금화) 절차도 진행한 상태다. 이에 일본 정부는 추가로 보복성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예고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미래통합당이 사는 길/이창구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미래통합당이 사는 길/이창구 정치부장

    미래통합당은 요즘 총선에서 당한 역대급 패배의 후과를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통합당 의원들은 지난 15일 민주당(176석)을 위시한 반(反)통합당 의원 187명이 국회 본회의에서 6개 상임위원회 구성안을 간단히 처리하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바라봤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조용히 절간으로 들어갔다. 상임위에서 여당이 밀어붙인 법안을 본회의 상정 직전에 틀어막을 수 있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친 통합당의 무기력은 짧으면 2년, 길면 4년 동안 이어질 것이다. 더 답답한 것은 국회에서 절대 약자가 됐는데도 국민들은 통합당을 동정할 마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여당의 단독 원 구성이 왜 문제인지 아무리 설명해도 발목 잡기라는 비난이 더 크게 들린다. 좋아하지도 않고 필요로 하지도 않는 정당이기에 통합당의 미래에 별 관심이 없다.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나. 총선 이후 무수히 많은 생존 방안이 쏟아져 나왔는데, 필자도 몇 줄 보태고자 한다. 통합당이 수용할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지만. 먼저 통합당은 스스로 사고하는 법을 길러야 한다. 좀 구체적으로 말하면 오직 문재인 정부만 거꾸러뜨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보수 언론의 훈시와 결별하는 게 좋을 듯하다. 예전 취재 경험을 돌이켜 보면 당 지도부는 아침 회의를 앞두고 보수 언론의 사설과 논평을 밑줄 치며 읽은 뒤 회의에 들어와서 앵무새처럼 읊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총선에서도 일부 언론은 기승전‘문재인 반대’만 외쳤고 황교안 대표는 이를 선거운동의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보수 언론에서 독립해 스스로 새 전략을 짜야 비로소 문재인 정부와 맞설 수 있는 전략이 나올 것이다. 자기 이익이 아닌 지지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여론조사를 분석해 보면 통합당 지지층은 서울 강남3구 부자들을 제외하면 연령으로는 고령층, 지역은 대구·경북, 사회경제적으로는 저학력·저소득층이 많다. 사회경제적 약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통합당은 이들로부터 수십년 동안 맹목적 지지를 받았으면서도 해준 게 별로 없다. 부의 불평등을 완화하고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는 정책에 천착하는 것이야말로 충성 지지층에게 보답하는 길이요, 외연을 확대하는 길이다. 마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과 같은 진보적 의제를 계속해서 던지고 있다. 통합당 의원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만 보지 말고 김 위원장의 아이디어를 법과 제도로 실현해야 한다. 복지 확장을 문재인 정부의 좌파 포퓰리즘 정책으로 계속 매도하면 국민과 더 멀어질 뿐이다. 지금 통합당은 민주당이 아닌 정의당과 혁신 경쟁을 벌여야 한다. 체질 개선을 위해 새 당원을 늘리는 것도 시급하다. 통합당 당원 중 상당수는 이번 총선에서 심판받은 과거 정치인들의 조직원이나 지지자들이다. 이런 당원들이 주류인 상황에서는 참신한 인물이 리더가 될 수 없다. 새 리더를 만들지 못하면 다음 대선도 어렵다. 초선부터 나서 새 피 수혈 운동을 펼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겸손하고 도덕적인 정당으로 변신해야 한다. 통합당에는 재산이 많거나 명문대를 나와 고시에 합격했거나 미국에서 박사를 딴 의원들이 수두룩하다. 근거 없이 민주당 정권을 얕잡아 보고 맹목적으로 미국 편에서 중국을 혐오하는 경향은 ‘금수저 DNA’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은 학벌과 돈만 믿고 우쭐대는 사람들을 경멸한다. 겸손하고 도덕적인 정당으로 거듭나는 감동을 보여주는 게 기득권을 세습하는 단계까지 왔으면서도 도덕적 우월주의를 내려놓지 않는 민주당을 이기는 지름길이다. window2@seoul.co.kr
  • 거리두기 집관시대, 그가 온다… Mr. K당구

    거리두기 집관시대, 그가 온다… Mr. K당구

    무관중으로 대회 10개에서 7개로 ‘초구 배치’ 계속·공격 35초 단일화 팀 리그 병행… 쿠드롱·차유람 한 팀 “거리두기 기본인 당구로 재미 줄 것” 야구, 축구, 골프, 모터 레이싱에 이어 한국 프로당구도 마침내 다음달 6일 두 번째 시즌 시작을 시작하며 ‘K’ 대열에 합류한다. ‘코로나19 시대’의 한복판에서 철저한 방역으로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떨치게 될 또 하나의 ‘K시리즈’ 스포츠다. 프로당구협회(PBA)가 주관하는 남녀 프로당구 투어는 올해가 두 번째 시즌이다. 원년인 지난해에는 6월 개막전 파나소닉오픈 이후 각각 7개 대회를 치렀지만 지난 2월 예정된 파이널대회가 코로나19 확산 탓에 열리지 못한 건 두고두고 아쉬웠다. 올 시즌 개막전도 5월에서 두 달가량 미뤄지고 대회 수도 10개에서 7개로 줄었지만 투어 일정은 지난해와 비슷하다. 7월 6일 SK렌터카오픈으로 막을 올려 내년 3월 파이널대회까지 9개월간의 대장정이다. 지난해와 견줘 달라진 몇 가지가 눈에 띈다. ‘무관중’은 물론이다. 예선 서바이벌 경기에 한해 사전 발표된 ‘초구 배치’를 계속 적용해 경기를 치르고 공격 제한 시간을 35초로 단일화했다. 상금 규모는 남자부 대회 총상금은 2억 5000만원, 우승 상금은 1억원으로 전 시즌과 같지만 여자부 총상금은 4000만원으로 1000만원이 늘고, 우승 상금도 종전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증액됐다. 가장 큰 변화는 팀 리그와의 병행이다. 6개팀이 겨루는 팀 리그(혼성) 역시 올 시즌 7개 대회로 PBA 투어와 번갈아 개최된다. PBA는 신한금융투자와 웰컴저축은행, SK렌터카, TS샴푸·JDX, 크라운해태에 이어 최근 블루원엔젤스 등 6개팀 창설을 완성했다. 8월 20일 첫 라운드를 시작으로 내년 3월 플레이오프 및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왕좌를 가린다. 한 팀당 5~6명의 선수로 구성되며 1명 이상의 외국인 선수가 의무적으로 포함된다. 이에 따라 세계 3쿠션 ‘4대 천왕’ 중 한 명인 프레데릭 쿠드롱(52·벨기에)과 3쿠션으로 전향한 포켓볼 여제 차유람(33)이 웰컴저축은행 팀으로 번갈아 큐를 잡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김가영(37)은 신한금융투자 팀에서 마민캄(베트남) 등과 큐를 맞잡는다. 김영진 PBA 사무총장은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가로 2.84m, 세로 1.42m의 당구대를 사이에 두고 펼치는 당구 경기야말로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적합한 실내 스포츠”라고 강조하며 “프로당구가 팀 리그라는 새로운 포맷으로 또 다른 재미를 팬들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포켓볼에서 3쿠션으로 전향한 지난 시즌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던 김가영은 “올 시즌 몇 승을 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면서 “다른 선수들이 나를 라이벌로 두려워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볼턴 회고록 폭로에 뿔난 민주당…윤건영 “착각과 오만에서 벗어나라”

    볼턴 회고록 폭로에 뿔난 민주당…윤건영 “착각과 오만에서 벗어나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비사를 담은 회고록을 발간해 논란을 일으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내며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등의 실무를 담당한 윤건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6·30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의 실무 책임자로서 이야기한다”며 “자신이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 착각과 오만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은 사실 관계에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며 “모든 사실을 일일이 공개해 반박하고 싶지만 볼턴 전 보좌관과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어 참는다. 할 말이 없어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통합당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의 말은 믿지 못하고 자신의 책 판매에 혈안이 된 볼턴의 말은 믿나”라며 “이런 야당의 행태야말로 국격을 떨어트리는 ‘자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경협 의원도 페이스북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결렬시키기 위한 존 볼턴 보좌관의 솔직한 고백, 이것이 바로 미국 네오콘(무기장사들)의 진심”이라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윤건영 “볼턴, 책 판매 혈안…할 말 없어 안 하는 줄 아느냐”

    윤건영 “볼턴, 책 판매 혈안…할 말 없어 안 하는 줄 아느냐”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싶지만볼턴처럼 될 수 없어 참는다”통합당엔 “정쟁에 더 참담”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보좌관을 향해 “당신이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 착각과 오만에서 벗어나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시절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실무 책임자였던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실무 책임자로서 팩트에 근거해서 말한다”며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은 사실관계에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모든 사실을 일일이 공개해 반박하고 싶지만, 볼턴 전 보좌관과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어 참는다”며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래통합당을 향해선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라’, ‘북미 외교가 한국의 창조물로 가짜 어음이다’ 등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 상황이 호기인가 싶은가 보다. 한반도 평화마저 정략적 관점으로 접근해서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삼는 말들에 더욱 참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의 말은 믿지 못하고, 자신의 책 판매에 혈안이 된 볼턴의 말은 믿느냐”며 “이런 야당의 행태야말로 국격을 떨어트리는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윤 의원은 “한반도 평화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여야가 없고, 진보·보수가 따로 없는 우리의 목표”라며 “통합당도 평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승적으로 함께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출간 예정인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2차례에 걸친 북미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한미 정상회담과 정상 간 통화를 비롯해 북미, 한미 간 외교전의 막후에서 일어난 내밀한 비화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폭로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에 대해 “조현병 같은 생각”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등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폄훼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자신을 북미 관계의 ‘방해자’로 몰아가며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한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최재림 “11년 만의 콜린 많이 달라져… ‘렌트 정신’으로 코로나 이기는 힘 얻길”

    최재림 “11년 만의 콜린 많이 달라져… ‘렌트 정신’으로 코로나 이기는 힘 얻길”

    “스물 다섯에 연기한 콜린과 서른 여섯에 다시 만난 콜린, 많이 달라졌어요.” 뮤지컬 배우 최재림(35)은 자신감이 넘쳤다. “이게 이렇게 쉬웠나?”, “정말 편해졌다”며 무대를 이야기할 때마다 여유가 흘렀고, 자신의 역할 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과 무대 전체를 둘러봤다. “자신감은 옛날부터 있었고 거기에 좋은 인간관계와 정서적인 충족이 이뤄지면서 묻어나 삶에 여유가 더해진 것 같다”는 최재림을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09년 뮤지컬 ‘렌트’의 콜린 역으로 데뷔한 최재림은 지난 16일 막을 올린 ‘렌트’ 국내 초연 20주년 공연에서 다시 콜린이 됐다. ‘렌트’는 1990년대 암울한 미국 뉴욕의 거리가 배경으로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과 꿈을 그린 작품으로, 최재림이 연기한 콜린은 무정부주의자로 에이즈 환자인 동성애자 엔젤을 만나 사랑을 키우는 인물이다. 마약, 에이즈, 동성애 등 파격적인 소재로 브로드웨이에서도 화제가 된 극의 무대는 그야말로 시끌벅적하고 혼란스러운데 이 가운데 엔젤과 콜린가 유쾌한 분위기를 주도하는 장면이 특히 많다. 꿈을 좇는 젊은 예술가들이 월세를 내지 못해 쫓겨날 처지에 놓인 것도 안타깝지만 콜린과 엔젤은 더욱 처절하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동성의 사랑을 때로는 발랄하고 때로는 애틋하게 표현한다. 최재림은 데뷔 무대였던 스물 다섯살의 콜린과 서른 여섯이 된 지금의 콜린에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최재림이라는 사람 자체도 많이 어른이 됐고, 어른이 된 만큼 작품을 보고 느껴지는 감정이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로 설명을 시작했다. “스물 다섯, 처음 작품을 마주했을 땐 신난다, 에너지가 폭발한다는 느낌이 제일 컸다면 이번에는 로저와 마크가 철이 없다, 주인공들이 왜 이렇게 이기적일까 생각도 들고 달리 보이더라”면서 “콜린이 엔젤과 사랑을 시작하는 것도 굉장히 큰 두려움이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훨씬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11년 전엔 콜린이 엔젤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접근했다면, 지금은 낯선 엔젤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다가 서서히 엔젤이 매력적인 사람이고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빠져들어 마음을 열게 된다”고도 덧붙였다.그렇다면 왜 또 콜린이었을까. ‘렌트’로 시작해 11년간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실력과 매력을 보여준 최재림이 다시 콜린을 찾은 이유를 묻자 그는 “데뷔했을 때 역할로 돌아간다면 뭐가 달라져 있을까, 내가 어떻게 알을 깨고 나왔을까 궁금증이 컸다”고 답했다. 이어 “당연히 로저도 탐나고 마크도 탐나고, 베니(건물주)도 잘할 자신이 있다”면서도 “제가 가진 능력치를 제일 잘 보여줄 캐릭터가 뭔가 했을 때 콜린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해가 국내 초연 2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무대이기도 했다. 오랜만에 만난 이 역할이 “마치 오랜만에 옷장에서 옷을 꺼내 먼지를 툴툴 털어 입었는데 옷이 딱 잘 맞는 느낌처럼 좋고 편하다”며 연기를 한다는 생각보다 그냥 그 자신인 것처럼 푹 빠져 무대를 즐긴다고 했다. “제 건 많이 내려놓은 것 같다. 내가 해야할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무대에 더 초점을 두고 더 넓은 시야로 무대를 보게 됐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암담한 현실에서도 꿋꿋이, 오히려 더 격렬하게 사랑하고 꿈을 위해 나아가는 ‘렌트’의 무대와 지금의 현실은 어쩐지 비슷한 느낌이다. 코로나19라는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 넉 달 남짓 동안 이어지며 특히 무대에 서는 자체가 소중해졌다. 최재림은 “배우들과 스텝 모두 마음 한 켠에는 우리가 조금이라도 잘못되거나 자기관리를 못하면 공연이 취소나 연기가 될 수 있어 조심하고 있다”면서 “작품 속의 질병과 이름도 다르고 상황도 많이 다르지만 흐름이 너무 맞닿아 있어 공감되는 부분이 더 많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조심스럽게 찾았을 객석에서 보내는 응원도 남다르다. “보통 노래가 끝날 때까지 박수를 안 치고 조용했던 공연장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번 공연은 관객들이 암전되기 전부터 박수를 보내고 더 빠르고 크게 호응해주고 있어 관객들이 확실하게 공감을 했구나, 우리가 잘 가고 있구나 하는 확신을 들게 해준다”며 감사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이른바 어려움 속에서도 꿈과 사랑을 놓지 않는 이른바 ‘렌트 정신’을 언급하며 “지금 누구와 만나는 것도 조심스럽고 많이 지치고 힘든 상황인데, ‘렌트’의 무대 위 모든 역할들이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어떻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대처할까’를 고민하고 싸우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도 충분히 힘을 느끼고 얻어가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림은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방패’로 뛰어난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오는 8월에는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드래그퀸(여장 남자) 롤라 역으로 또 다시 팬들과 만난다. ‘렌트’는 오는 8월 23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남한이 침공’ 北 “6·25 침략전쟁 벌인 美역적에 감사라니”

    ‘남한이 침공’ 北 “6·25 침략전쟁 벌인 美역적에 감사라니”

    노동신문 “북남 관계, 더는 논할 수 없다 결론”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빌미로 대남 비난전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 매체들이 북한의 침공으로 시작됐던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 70주년과 관련, 남한과 미국이 북한을 침략해 전쟁이 난 것처럼 역사를 왜곡 언급하며 한국이 ‘친미사대주의’ 행보를 고수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2일 6·25 전쟁 70주년을 기념하는 남측의 동향에 대해 “미제와 매국역적들이 우리 민족에게 커다란 희생과 불행을 들씌운 침략전쟁을 ‘기념’한다는 것이 과연 제정신이냐”면서 “어떻게 침략자들과 매국노 무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하느냐”고 비난했다. 수백만명의 민간인과 군인들이 목숨을 잃은 6·25 전쟁의 책임이 미국에 편승한 남한의 북한 침략에서 시작됐는데 왜 미국에 감사의 뜻을 표하느냐는 전형적인 역사 왜곡을 통한 남측에 책임 떠넘기기로 보인다.北 “南, 운명 경각인데 상전 바지자락 매달려” 한국전쟁으로 불리는 6·25 전쟁은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이던 38선 전역에 걸쳐 불법 남침함으로써 일어난 전쟁으로 3년간 이어졌다. 당시 수도 서울은 3일 만에 북한 공산군에 함락됐다. 전쟁으로 인해 남북한 민간인과 16개국 유엔국제연합군 등을 포함 공식적으로만 300만명이 넘는 희생자를 냈고 500만명이 행방불명되는 아픔을 겪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고질적인 사대와 굴종의 필연적 산물’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남북관계가 최악의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남측 당국이 ‘친미사대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더는 논할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최근 남조선 당국자들은 미국의 결단이 ‘적대관계 해결의 열쇠’라느니, 미국의 설득이 필요하다느니 하는 따위의 엉뚱한 나발을 늘어놓고 있다”면서 “참으로 괴이하기 짝이 없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은 저들의 운명이 경각에 달한 오늘까지도 상전의 바지자락에 매달려 지지와 방조를 구걸하고 있다”면서 “이토록 비굴하고 굴종적인 상대와 더이상 민족의 운명과 미래가 걸린 북남관계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가 다시금 내리게 된 결론”이라고 밝혔다. 北, 美겨냥 “南, 제집 난도질한 강도에 구걸”“사대·굴종에 쩌들대로 쩌든 자들의 망동” 앞서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영상축사도 겨냥, “며칠 전에는 북남(남북)합의를 운운하던 끝에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어가는 노력을 꾸준히 하겠다는 황당한 소리까지 쏟아냈다”고 힐난했다. 신문은 이어 “북남관계가 오늘과 같은 파국에 이른 마당에 와서까지 제집을 난도질한 강도에게 구걸의 손길을 내민단 말인가”라면서 “그야말로 사대와 굴종에 쩌들대로 쩌든자들만이 벌여놓을 수 있는 망동”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한미워킹그룹 등을 언급하며 “벼랑 끝에 몰린 현 북남관계는 남조선 당국의 고질적인 사대와 굴종의 필연적 산물”이라면서 “미국의 반공화국 압살 책동과 그에 추종하는 남조선당국의 사대굴종정책이 지속되는 속에서 북남 사이에 해결될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북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도 “8000만 겨레가 보는 앞에서 북남(남북)군사분야합의서에 도장을 찍고도 돌아앉아 동족을 해칠 군사장비들을 끌어들이며, 평화의 흐름에 역행한 자들이 바로 남조선 군부호전광들”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매체들은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 따른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로 그해 9월 19일 일체의 군사적 적대 행위를 중단하는 남북 군사 합의를 체결했지만 그 뒤 자신들의 숱한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한반도 위기 고조 행위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트럼프, 하노이 후 김정은 바래다주겠다 선심” 볼턴 회고록 정상회담 막후 1

    “트럼프, 하노이 후 김정은 바래다주겠다 선심” 볼턴 회고록 정상회담 막후 1

    볼턴 회고록이 그야말로 일파만파 대단한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는 미북, 남북미 정상회담 막후의 민낯을 그대로 내보여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22일 새벽 연합뉴스는 모두 일곱 꼭지의 한반도 관련 볼턴 회고록 내용을 발췌해 소개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해 여러 신문들의 보도를 갈무리했다. 정신이 없을 정도다. 물론 볼턴의 회고록 주장을 모두 사실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우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을 대표하는 매파로 철저히 자신의 렌즈로 이들 사안을 바라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그런 점을 덜어내고 바라봐야 한다. 자신의 취향이나 시각, 가치관에 따라 사태나 국면을 왜곡할 여지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22일 새벽 연합뉴스 보도를 중심으로 23일(현지시간) 공식 출간되는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원고의 한반도 관련 대목을 들여다본다. 양이 너무 많아 둘로 나눈다.하노이 노 딜 후 김정은 달래려 파격 제안, 김정은 “그럴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확대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행기로 평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이 웃으면서 그럴 수 없다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그림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전날 만찬에서부터 이틀째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2016년 이후 모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포기하는 방안을 거듭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뭔가 더 내놓을 것이 없느냐고 계속 묻자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포기가 북한으로서는 얼마나 중요한지, 이런 구상이 미국 언론에 얼마나 많이 실릴지 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의 완전 해제보다는 단 1%의 완화라도 요구하는 게 어떻겠냐는 식으로 예를 들었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날 회담에서 최악의 순간”이었다. “만약 김 위원장이 ‘예스’라고 했다면 그들은 미국에 형편없는 합의를 타결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김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협상 패키지’를 더욱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하면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의 제거를 포함시키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제안은 한국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두 나라의 우려를 명백히 무시한 것이었다. 당시 협상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 의견을 물어보자 “북한의 핵무기,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 계획과 관련해 포괄적인 기준선에 대한 선언이 필요하다”고 선을 긋는 답을 했다. 또 김 위원장은 북한 안보에 대한 법적인 안전 보장이 없다고 우려하면서 미국과의 외교 관계가 수립되지 않았음을 염려했다. 김 위원장이 ‘미국 전함이 북한 영해에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묻자,트럼프 대통령은 ‘내게 전화하라’고 답했다. 정상회담 결렬 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하노이에서 너무 까다롭게 군 것이 아닌지 우려하기도 했다. 1차 북미 정상회담 첫 제안한 사람은 정의용 실장 1차 북미정상회담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다. 2018년 4월 12일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태의 와중에 카운터파트인 정 실장을 백악관 국가안보 사무실에서 만났는데 그는 “(2018년) 3월에 집무실에서 정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만나자는 김 위원장의 초청장을 건넸고 트럼프 대통령은 순간적인 충동으로 이를 수용했다”며 “역설적으로 정 실장은 나중에 김 위원장에게 먼저 그런 초대를 하라고 제안한 것은 자신이었다고 거의 시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외교적 판당고(스페인의 열정적인 구애 춤)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며 “김정은이나 우리 쪽의 진지한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어젠다와 더욱 관련이 있었던 것”이었다. 이어 “내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북한 비핵화 조건에 대한 한국의 이해는 근본적인 미국의 국익과는 하등 관계가 없는 것이었다”며 “그것은 내 관점에서 보면 실질적인 내용이 아니었다.“ “나는 정 실장에게 다가오는 4·27 남북 정상회담 때 비핵화 논의를 피할 것을 촉구했다”며 “평양이 서울과 일본, 미국(한미일) 사이의 틈을 벌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라고 전하며 한미일간 균열 심화가 북한이 선호하는 외교적 전략 중 하나라고 평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이 워싱턴과 서울의 틈을 벌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가능한 한 긴밀하게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는 미국과 한국이 보조 맞추기를 유지하고 ‘트럼프가 한국의 타협’을 거부했다는 헤드라인을 피하길 원했다. 그러나 그(트럼프 대통령)는 개의치 않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와 함께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도 “우리의 논의에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는 한국전에 대한 종전선언이었다”며 “나는 처음에는 종전선언이 북한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후에 이것이 자신의 통일 어젠다를 뒷받침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아이디어라고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지 않을 만한 또하나의 이유였다”며 “실질적으로 종전 아이디어는 그것이 좋게 들린다는 점을 빼고는 (채택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났다는 것과 ‘평화 정상회담’을 열었다는 것으로 인해 김 위원장을 합법화하고 제재를 약화할 위험성 등을 우려, 법적 구속력이 있는 어떤 것도 막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전했다. “나는 문 대통령이 이런 나쁜 아이디어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유하는 데 대해 우려했다”며 “그러나 나는 결국 그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김정은 한미군사훈련 걱정하자 트럼프 참모와 상의 없이 “중단” 트럼프 대통령은 첫 북미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지적하자 즉각 ‘돈 낭비’라며 중단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개최 직후 언론용 모두 행사가 끝나자 일대일 회담이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두 지도자가 이후 전화로 직접 접촉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웃으면서 미국의 전임 대통령 3명은 정상회담을 개최할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두 사람이 거의 즉시 친해질 것이라는 점을 안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로 똑똑하고 상당히 비밀스러우며 완전히 진실하고 훌륭한 성격을 가진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고 답했고, 김 위원장은 정치에서 사람들은 배우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 질문은 긍정적 반응을 끌어내거나, 아니면 회담을 바로 끝낼 위험이 있도록 설계된 것이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낚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자신은 전임자들과 다르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일들을 완전히 바꿨다고 동의했다. 김 위원장은 북미간 힘든 과거를 과거 미국 행정부의 적대정책 탓으로 돌렸고,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만남으로써 불신을 떨쳐버리고 비핵화 속도를 내기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측에 일부 매우 공격적인 사람이 있다며 김 위원장의 판단에 동의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어떤 핵 합의라도 상원 인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순간 폼페이오 장관이 “그는 거짓말쟁이”라고 적힌 쪽지를 내게 건넸다. 이어 김 위원장은 추가적인 핵실험이 없고 핵 프로그램은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해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강경파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쉽게 극복할 수 없는 내부 정치적 장애물이 있다면서 북한 내에서 대중의 지지를 얻을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색한 얼굴을 유지한 채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지쳤다면서 훈련 범위를 축소하거나 없애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뒤 4·27 남북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군사훈련 문제를 제기했지만 미국만이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연합훈련이 도발적이고 시간과 돈의 낭비라고 대답한 뒤 군 장성들의 생각을 꺾겠다면서 양측이 선의로 협상하는 동안 훈련이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에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환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에 있던 폼페이오 장관과 켈리 비서실장에게 동의하는지 물었고, 두 사람 모두 ‘예스’(yes)라고 답했다. 그러나 연합훈련 문제는 사전에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강경파가 군사훈련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감명받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로켓 엔진 시험 시설의 해체에 동의하면서 미국은 더이상 북한의 위협 아래 있지 않기 때문에 더는 각자의 핵 단추 크기를 비교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단지 한 시간 동안 성취한 모든 것에 대해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을 축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사람은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동의했다. 김 위원장은 좋은 논의를 했다며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대 행동’ 접근법에 따르기로 동의한 데 기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이 접근법에 대해 양보했는지에 대해서는 그 순간을 놓쳤다며 정확하지 않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이 양보를 얻어 회담장을 떠난다고 생각할 것이었다. 김 위원장은 또 유엔 제재가 다음 조치가 되겠냐고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열려 있고 생각해보길 원한다면서도 발표할 수 있는 수백개의 새로운 제재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신속히 전진하는 데 낙관적이라며 왜 전임자들이 그렇게 할 수 없었는지 의아해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어리석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미국 배석자들의 생각을 물었고, 폼페이오 장관은 오직 두 지도자만이 역사적 문건에 동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측의 공식 사진 촬영 행사가 진행된 회담은 끝났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In&Out] 갈 수밖에 없는 길, 비대면 플랫폼 서비스/장영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In&Out] 갈 수밖에 없는 길, 비대면 플랫폼 서비스/장영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발한 지 어느덧 반년 가까이 지났다. 미증유의 전염병은 우리 일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장보기, 영화 감상, 학교 수업, 은행 업무, 외식은 물론 심지어 회사 업무까지 전시와 다름없는 위기 상황에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큰 불편함 없이 삶이 영위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반면 최강국이라 불리는 미국은 어떠한가? 신규 확진자는 여전히 매일 1만명을 훌쩍 넘기고 있다. 대공황 수준의 실업, 시민들의 사재기, 때아닌 인종차별 문제 등으로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반면 3개월 만에 기어코 ‘V자’ 반등을 만들어 낸 우리의 주식시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 경제의 저변에 흐르고 있는 위기 대응력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코로나19 대응력의 원천에는 성숙한 공동체 의식과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 체계를 실현한 보건 당국과 의료진의 헌신이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대응 역량은 ‘플랫폼’ 비즈니스와 결합해 꽃을 피웠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는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유일한 대응 수단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과 광속 배송 등 각종 비대면 플랫폼 서비스는 이러한 사회적 거리를 메워 줬고, 이를 인지한 국민들은 뱅크런이나 사재기 같은 불안 행동 없이 편안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었다. 쿠팡, 카카오뱅크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다른 국가들이 치르고 있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의 상당 부분을 절약해 준 셈이다. 전시에 비유하면 일종의 방위산업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플랫폼 기업 중 일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안타깝게도 확진자 수가 늘어났고, 여기에 확인되지 않은 각종 루머와 가십 등이 더해져 이들 기업의 이미지는 코로나19 시대의 수호자에서 가해자처럼 여론에 인식되기 시작했다. 비상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현시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전파됐다는 이유로 이들 기업과 노동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소모적인 일이다. 비대면 플랫폼 비즈니스의 대명사인 아마존에서도 지난 3월 이후 최근까지 1000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감염자가 발생했다. 국내외 어느 기업도 코로나19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비난은 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현시점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인식하고 우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발전적 논의를 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비대면 방식의 플랫폼 비즈니스 수요는 더욱더 커질 것이고, 더 많은 기업과 서비스가 생겨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플랫폼 기업들의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동시에 규제의 유연성을 보장해야 한다. 기업들은 플랫폼 노동자들의 처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고도화된 직원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 역사 속 시인 윤동주·송창근 목사…그의 집요한 고증, 진실 복원하다

    역사 속 시인 윤동주·송창근 목사…그의 집요한 고증, 진실 복원하다

    초여름 햇살 따가운 금요일 낮에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송우혜 선생을 만났다. 그동안 여러 번 뵈었지만 선생은 그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내 기억 속에 추가해 주신다. 그때그때 휴대전화의 녹음 기능을 쓰게 된 것이 벌써 상당량이 된다. 송우혜 선생은 말할 것도 없이 저 ‘윤동주 평전’의 눈부심을 완성한 저자로 가장 유명하다. ‘윤동주 평전’은 윤동주가 살아 냈던 북간도의 역사와 상황을 사실적으로 복원하고, 당시의 극비 취조문서나 판결문 같은 자료를 섭렵하고 추적해 짧았지만 파란만장했던 윤동주의 삶을 구성해 낸 한국 평전문학의 정점으로 남았다. 정작 선생은 이 책의 가장 빛나는 성과를 무엇이라 생각하실까 한번 여쭈었다.●진실을 바로잡는 귀한 순간들 “북간도 역사에 대한 제대로 된 복원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평전을 쓰면서 발견하게 된 가장 귀한 것은 북간도 혹은 명동촌의 실상에 있다는 말씀이었다. 특별히 윤동주의 4학년 때 담임교사였던 한준명 목사의 말씀을 들으면서 소스라쳤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게 다가온다고 한다. “목사님 말씀 가운데 명동학교에서도 일본어를 가르쳤고 은진중학에서도 일본어 교과서를 가지고 동시통역하듯이 우리말로 읽으면서 수업했다는 것을 듣고 많이 놀랐어요.” 또한 선생은 명동 사람들이 기독교를 받아들인 것도 신앙적 차원보다는 기독교 세계가 제국처럼 자신들을 보호해 준다는 걸 기대한 현실적, 정치적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떠올린다. 아닌 게 아니라 평전 앞부분에 다룬 윤동주 출생 과정은 명동과 용정을 포함한 북간도의 역사이자 일제강점기 이산(離散)의 역사로도 모자람이 없다. 어쩌면 송우혜 선생은 정직한 역사 기록을 통해 그분들의 신산했던 삶이 역사 한복판으로 살아 나오는 순간을 부조(浮彫)한 것인지도 모른다.“아무도 이러한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 때였어요. 그때 진실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진실이 왜곡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신앙과 민족이라는 키워드로 신성화됐던 북간도 역사를 사람살이의 현장으로 재현해 낸 이 장면은 선생을 뛰어난 사학자로 세우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윤동주 생애에 송몽규가 빠지면 안 된다는 점을 알아낸 것이다. 송몽규라는 존재를 알려 윤동주의 생애를 입체적으로 구성해 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귀한 성과라고 선생은 강조했다. 아닌 게 아니라 선생은 평전 서문에서 “나의 아버지 송두규 목사님의 삼종형인 송몽규 어른이 윤동주 시인의 동갑내기 고종사촌 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점이 더욱 집필의 동력이 됐다고 고백한 바 있는데, ‘송몽규 이야기’야말로 다른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는 선생만의 창의적 궤적인 셈이다. 윤동주와 송몽규라는 형제요, 친구요, 운명적 동지에 대한 고증과 각인은 선생의 노고가 없었다면 이 땅에 그 모습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을 것이다. 더불어 시집 초판의 서문과 발문을 쓴 정지용과 강처중, 육필 시집 원본을 보관했다가 세상에 알린 정병욱 그리고 윤일주, 윤혜원, 윤영춘 등 가족들, 김정우, 문익환 등 북간도 친우들의 기억 속에서 윤동주는 선하고 치열한 삶을 살아간 모습으로 충일하게 번져 온다. 이분들의 기억과 증언이 없었다면 아마도 우리가 아는 윤동주는 몇 편의 텍스트 안에 옹색하게 갇혀 버렸을 것이다. 송우혜 선생의 걸작 ‘윤동주 평전’ 초간본은 1988년에 열음사에서 나왔고, 1차 개정판은 1998년에 세계사에서, 2차 개정판은 2004년에 푸른역사에서 나왔다. 그리고 현재는 서정시학에서 출간되고 있다. 이렇게 여러 번 판을 거듭할 때마다 선생은 매우 중요한 자료들을 공개하고 그에 대한 예리하고도 전문가적인 해석을 덧대 갔다. 특별히 소설가로서의 정확하고 에두름 없는 문장은 이러한 성과를 대중에게 선명하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야말로 수많은 인터뷰를 하고 발로 뛰면서 귀납한 자료들을 적정한 곳에 배치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거쳐 윤동주와 송몽규의 연대기를 차근차근 구축해 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선생의 섭렵과 고증의 결실을 후학들이 전거를 전혀 달지 않고 인용하거나 심지어 자신이 알아낸 것처럼 쓰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 같다. 객관적 사실이나 정보는 공유돼야 마땅하겠지만, 선생이 직접 인터뷰하고 찾아낸 사실만은 반드시 그 출처를 밝혀야 할 것이다.●정확성과 집념,뛰어난 문재의 ‘큰 문학가’ 송우혜 선생이 쓴 평전이 또 하나 있다. 선생은 1947년 송두규 목사의 차녀로 출생했다. “송창근 목사님은 아버지의 오촌 당숙이셨지요. 제 이름도 지어 주셨어요. 이분의 생애와 활동이 개신교 역사는 물론 한국 근대사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생전에 강원용 목사가 들려주신 말씀 하나를 옮겼다. “평양역 생기고 군중이 가장 붐볐을 때가 두 번 있었는데, 도산 안창호 선생이 감옥에서 나와 평양에 왔을 때 환영 인파가 어마어마했고, 송창근 목사가 평양을 떠날 때 또 한 번 그러했다는 거예요. 오랫동안 그게 전설처럼 전해졌다고 하세요. 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다 온 거지요.” 이 책은 개신교 지도자로서 송창근 목사의 생애를 그려 가면서, 한신대학교 설립자를 송창근 목사로 바로잡는 데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기록하는 이의 정확성과 집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알려 준 셈이다.선생은 어렸을 때부터 문재(文才)가 남달랐다고 한다. 1951년 1·4후퇴 때 얘기다. 당시 목사와 장로들이 거제도로 피신하면서 바다를 처음 봤다. “잔잔한 바다를 보고는 어린 제가 ‘바다 위에서 물이 살금살금 기어가’ 그랬대요. 그러니까 배에 함께 탄 교인 한 분이 이 아기는 자라서 큰 문학가가 될 거라고 하셨대요. 자랄 때 그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정말 그 아기는 바다 위를 살금살금 기어가는 물의 흐름으로 군살 없는 문장을 쓰는 ‘큰 문학가’가 됐다. 이후 꾸준히 자신만의 서사를 온축해 온 그 아이는 전문적 고증과 작가적 상상력을 결합해 굵직한 작품을 쓰는 소설가가 됐다. 1980년 등단이니 올해 40주년을 맞는 소회가 있을 듯하다. “그간 쓴 작품 가운데 장편 ‘하얀 새’는 정말 마음먹고 쓴 거예요. 역사물이라기보다는 환향녀를 주인공으로 해 권력과 전통과 인간 내면의 모습을 쓴 작품이지요. 그때 독자들이 한번 손에 들면 놓을 수가 없다고 했어요.” 병자호란 때 나라로부터 보호받지 못해 적진으로 끌려가 온갖 수모를 당한 여인들은 살아 돌아왔지만 다시 모진 세월을 살아야 했다. 더럽혀졌다는 남성 권력의 손가락질을 견디며 살아온 여인들의 삶을 두고 여성주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평론가도 있었다. 이처럼 ‘하얀 새’는 홍제천에 몸을 씻어야 입성이 가능했던 여인들의 삶을 충격적으로 전해 주면서, 국가권력이 전란 후 체제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여인들을 속박한 역사를 담았다. “병자호란 이전인 정묘호란 때부터 벌써 이러한 논리를 편 여성들이 사료에 남아 있어요. 사료를 철저히 읽고 나서 사실에 근거한 소설을 썼습니다.” 이처럼 선생은 집요한 고증의 노력과 문학적 감수성을 결속해 읽는 이들로 하여금 작품에 빨려들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불끈 주먹을 쥐었다가 쓰라린 마음에 눈물을 훔치게끔 하기도 한다. 그동안 선생의 브랜드는 이순신, 전봉준, 홍범도, 윤동주 같은 남자들로 알려졌지만, ‘하얀 새’에 그려진 여성들의 삶이 대칭적인 데칼코마니를 이뤄 줄 것이다.●행복 체험으로서의 역사와 문학 “저는 목사의 딸로 태어났어요. 출생 따라 생의 틀이 결정됐지요. 어릴 때부터 성경 인물 이야기를 듣고 자라면서 인간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힘을 키웠다고나 할까요? 신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가치관이 세상살이에 초연한 기질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선생은 세속적 성공이나 인기에 집착하지 않고, 인간과 역사에 대한 정확하고 철저한 이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그 결과로 ‘윤동주 평전’을 내놓았고, 이순신에 관한 중요한 연구 결과들을 발표했으며, 그녀만의 문장을 오롯이 담은 소설들을 썼다. 1994년에 선생은 한 일간지로부터 동학 관련 소설을 부탁받고는 직접 연구해 쓰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일본 정부 기밀문서인 정보 보고서들, 현지 조선인의 체험 기록 등 당대 사료들 안에 동학의 실상이 눈부시도록 생생하게 살아 있었어요. 그 사료들을 통해 전봉준이라는 영웅의 위대함을 발견하고 깊이 전율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어요.” 선생의 연재물은 동학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전봉준 평전’을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선생은 이때의 행복 체험을 떠올리면서 누구도 넘보지 못할 결과를 내놓을 것이다. 한다면 하는 분이니. 역사를 가로지르며 진실을 복원해 가는 송우혜 선생이 필생의 업적으로 남길 이순신, 전봉준 작업을 마음 깊이 응원해 마지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아하! 우주] 진정한 ‘아기별’?…형성된지 240년밖에 안 된 중성자별 발견

    [아하! 우주] 진정한 ‘아기별’?…형성된지 240년밖에 안 된 중성자별 발견

    지난 3월 12일 지구에서 궁수자리 방향으로 1만6000광년 떨어진 곳에서 중성자별이 새롭게 발견됐다. 이 중성자별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망원경 ‘닐 게렐스 스위프트’에 의해 발견돼 ‘스위프트 J1818.0-1607’(Swift J18.0-1607)로 명명됐다. 그 후 유럽우주국(ESA)의 ‘XMM-뉴턴’과 NASA의 ‘누스타’라는 두 우주망원경으로 추가 관측한 결과, 해당 중성자별은 형성된 지 불과 240년밖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우리 인간의 나이로 치면 꽤 오래된 것이지만, 형성된 시기가 보통 몇천만 년에서 몇억 년이 넘는 별의 세상에서 보면, 여전히 갓 태어난 신생아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별이야말로 진정한 ‘아기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중성자별은 질량이 큰 별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뒤 남는 천체이다. 지름이 15~30㎞ 정도로 작지만 대형 천체가 내뿜는 빛과 동등한 밝기를 갖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우주에서 블랙홀에 버금가는 초고밀도를 자랑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중성자별은 질량이 태양의 2배나 되는데, 크기는 태양의 1조 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거기에 모든 질량이 담겨 있어 상당한 고밀도라고 할 수 있다. 놀라운 점은 이 중성자별이 무려 극히 보기 드문 ‘마그네타’라는 것이다. 이는 매우 강력한 자기장을 갖는 중성자별의 한 종류로,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는 별 10개 중 1개가 이런 마그네타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자기장은 일반적인 중성자별의 1000배, 지구의 몇백만 배에 이른다. 하지만 실제로 발견된 마그네타의 수는 매우 적은 데 지금까지 발견된 중성자별 3000여개 중 31개밖에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이번 중성자별은 기존에 알려진 마그네타 중에서도 가장 젊어서 탄생한 지 얼마 안 된 상태를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연구에 따르면, 마그네타는 X선에 가세해 미약한 빛인 ‘전파선’이나 우주에서 가장 에너지가 강한 빛인 ‘감마선’도 내는 것을 알려졌다. 마그네타는 젊었을 때 가장 활동적이며 해마다 물리적 성질이나 행동을 바꾼다. 따라서 이번과 같이 젊은 마그네타는 그 형성이나 성장 과정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 레터’(ApJL·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③]조국vs김태우 ‘원칙’ 놓고 장외공방…재판장 “檢 기소, 반격으로 보일 수도”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③]조국vs김태우 ‘원칙’ 놓고 장외공방…재판장 “檢 기소, 반격으로 보일 수도”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이른바 ‘조국대전’이 벌어졌습니다. ‘정치 검찰의 횡포’라는 입장과 ‘강남 좌파의 민낯’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여러 의혹의 진위를 밝히는 일은 이제 법원의 몫이 됐습니다. 법정으로 옮겨 온 조국대전의 공방을 전합니다.조국 “원칙 어기고 날 고발한 김태우” 19일 3차 공판 출석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을 찾은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은 앞선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특감반은 이른바 ‘사직동팀’의 권한 남용을 근절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대통령 비서실 직제 7조에 따라 감찰 대상자가 엄격히 제한되고, 감찰 행위는 비강제적 방법으로 첩보수집을 하고 사실 확인을 하는 것에 한정된다”고 못박았다. 눈에 띄는 대목은 그 이후부터다. 조 전 장관은 “이러한 원칙을 어긴 사람이 (오늘) 증인으로 소환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라고 지목하면서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 내부 감찰을 통해 비위가 확인돼 징계 및 수사의뢰가 됐고 이후 대검에서 해임처리 됐으며 기소까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로 이 사람이 작년 1월 저를 유재수 사건으로 고발했다. 지난 총선에서 통합당 후보로 출마까지 했다”면서 “(검찰은) 김씨의 고발을 기화로 저에 대한 수사 진행하다 작년 하반기 전격 수사 확대했다. 이유 무엇인지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감반의 원칙을 어긴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김 전 수사관이며, 김 전 수사관의 고발을 계기로 검찰이 자신에 대한 수사를 확대했다고 자신의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김태우 “원칙 어긴 건 감찰 무마한 조국” 김 전 수사관은 자신의 재판을 이유로 이날 예정됐던 증인신문에 불출석했으나, 공방은 법정 밖에서 이어졌다. 조 전 장관의 이러한 발언 소식을 들은 김 전 수사관이 “원칙을 어겼다는 말은 조국 본인에게 해야 한다”고 받아친 것이다. 수원지법을 찾은 그는 “유재수 감찰을 해야 하는데 (조 전 장관이) 무마했지 않았냐”면서 “그것이야말로 감찰의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인데, 왜 내게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전 수사관은 ‘감찰 대상과 방법을 엄격히 제한했다’는 조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16개월간 매일 1건 이상씩, 백 수십건의 보고서를 올렸다. 그 많은 감찰 보고서를 받아 본 사람은 조국”이라고 꼬집으며 “조국의 승인 내지 지시가 있어 특감반에서 업무를 했는데 그렇다면 원칙을 지키지 않은 지시를 누가 한 것이겠냐.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고 응수했다. 김 전 수사관은 유재수 사건을 비롯해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 청와대 근무 시절 알게 된 공무상 기밀 등을 처음으로 폭로한 인물이다. 특감반 근무 당시 특감반장과 반부패비서관, 민정수석 등 ‘윗선’의 지시에 따라 민간인 사찰이 포함된 첩보를 생산했다고도 주장했다. 청와대는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하며 2018년 12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김 전 수사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국회에서 “김 전 수사관이 희대의 농간을 부린다”고 말했고,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전 수사관을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 전 수사관은 이듬해 2월 조 전 장관을 감찰 무마 혐의(직권남용)으로 고발했고 조 전 장관의 말처럼 이 고발로 계기로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확대됐다. 검찰은 지난해 4월 김 전 수사관에 대해 우윤근 주러시아대사의 금품수수 의혹 등 비위 첩보, 김상균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비위 첩보 등 5개 항목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한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다만 유재수 사건이나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했다. 이날 조 전 장관과 김 전 수사관의 입장 차가 두드러짐에 따라 향후 법정에서도 특감반의 ‘원칙’이 무엇인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재판장 “檢기소, 검찰개혁 반격으로 보일 수 있어” 이날 조 전 장관의 재판에서는 지난 공판에서 문제가 됐던 증인들의 참고인 조서 열람 문제를 놓고 재판부와 검찰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이 시작되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의 재판장은 증인들의 법정 출석 전 검사실 방문이 “자칫 잘못할 경우 진술 회유처럼 보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이 사건의 경우 특수성이 있어서 검사가 신청한 증인들은 일반인이 아니라 검사 혹은 수사관을 장기간 재직했거나 재직중”이라면서 “(증인들은) 참고인 조사를 마쳤을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상당부분 진술을 했다”고 부연했다. 재판장은 나아가 “이 사건의 경우 검찰 개혁을 시도한 피고인(조국)에 대한 검찰의 반격이라고 보는 일부 시각이 존재한다”면서 “다른 사건과 달리 더더욱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검찰에서도 이런 점을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지난 공판에서 처음 불거졌다. 지난 5일 열린 조 전 장관의 2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이모 전 특감반원은 “검찰 조사에서는 하지 않았던 말”이라고 운을 떼며,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감찰에 응하지 않고 있었을 당시 “항공권의 경우 유 전 부시장이 예매 시 연락을 나눴던 대한항공 직원을 통해 알아보거나 FIU(금융정보분석원)에 공문을 보내 자료를 받아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변호인이 이 전 특감반원에게 “해당 진술을 왜 검찰 조사 때는 하지 않았냐”면서 “여기 나오기 전에 검찰에 갔었냐”고 되물었다. 이 전 특감반원이 “진술조서 확인 차 한 번 갔다”고 답하자 재판장은 “증인들이 법정에 나오기 전에 검찰 가서 조서를 확인해도 되는거냐”면서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은 “증인들이 (조서에 대한) 열람·등사를 신청하면 검사실에서 이를 보기도 한다. 검찰 규정에 따른 것으로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서 “재판장님이 이런 것을 처음 들었다는 것에 놀랐다”고 항변했다. 이날 검찰은 재판장의 주의 당부에 “공감하고 유념하겠다”면서도 “형사소송법 규칙에 따르면 ‘검사가 신청한 증인은 적절한 신문이 이뤄지도록 준비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면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일반인에 대해서만 (사전면담이) 가능하다’는 재판장의 의견은 어디서 도출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여기서 말하는 규정은 검찰사건사무규칙 115조의 4로 ‘검사는 증인신문을 신청한 경우 검사가 신청한 증인 및 그 밖의 관계자를 상대로 사실을 확인하는 등 적절한 신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다른 검사는 “검찰 측이 유리한 증언을 얻기 위해 증인 상대로 회유를 하거나 증인을 유도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재판장은 그러나 “나중에 문제가 된다면 검토하겠다”면서 “검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신빙성의 문제가 항상 있어서 특수성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재차 주의를 당부했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도 “일부 증인의 경우 공범일 수도 있고, 증인으로 소환된 사람 중 하나가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면서 “신빙성 관련해 유념해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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