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야말
    2026-02-03
    검색기록 지우기
  • 부녀
    2026-02-03
    검색기록 지우기
  • 동맹
    2026-02-03
    검색기록 지우기
  • 장미
    2026-02-03
    검색기록 지우기
  • 남녀
    2026-02-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871
  • 표정 없고 잘못 읽고… 스가의 첫 연설 ‘최악’

    표정 없고 잘못 읽고… 스가의 첫 연설 ‘최악’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첫 중요 연설에서 역대 최악에 가까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직되고 단조로운 목소리는 전혀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으며 원고와 다르게 발음한 대목도 여러 곳 있었다. 집권 자민당에서는 스가 총리의 발언·소통 능력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스가 총리는 취임 후 40일 만인 지난 26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국정운영 방침을 밝히는 ‘소신표명 연설’을 했다. 마스크를 쓰고 연단에 오른 그는 원고를 양손으로 누른 채 7000자 분량의 연설문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수시로 고개를 들어 좌중을 바라보기는 했지만, 마스크 위로 드러난 눈매에서는 어떠한 표정도 느낄 수 없었다. 역대 총리들이 양념처럼 활용했던 옛 고사의 인용 같은 것도 없었다. 지루한 낭독이 이어지자 야당석을 중심으로 신문을 읽거나 팔짱 끼고 잠을 청하는 의원들이 생겨났다. 도쿄신문은 27일 “스가 총리의 얼굴을 100장 찍어도 모두 다 같은 얼굴”이라는 사진기자들의 불평을 전하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스가 총리가 연설문을 여섯 군데나 잘못 읽었다고 전했다. 이를테면 코로나19 의료지원과 관련, “중증자에게 중점을 두겠다”란 문장에서 ‘중점’의 발음을 ‘원점’으로 오인되도록 읽었다. 야당석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스가 총리는 그동안에도 발언력이나 답변력에서 적잖은 우려를 사 왔다. 7년 8개월간 정부 대변인으로 하루 두 차례 기자회견을 했지만, 그때는 실무자들이 써 준 것을 거의 그대로 읽은 것이어서 지금과 상황이 다르다. 그는 총리관저 로비 등에서의 기자들 질문에도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자민당 중진 의원은 마이니치신문에 “총리의 답변 능력이야말로 정권의 명운을 좌우하는 것”이라며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불교, 통일 마중물 될 희망의 종교”…법타 스님이 말하는 북한불교의 모든 것

    “불교, 통일 마중물 될 희망의 종교”…법타 스님이 말하는 북한불교의 모든 것

    불교계 대북 선구자 법타 스님 ‘북한불교 백서’ 펴내출가승들은 입적 때까지 수행과 포교라는 두 바퀴의 수레를 끌며 정진한다. 하지만 조계종 원로의원 법타(은해사 회주) 대종사는 남다른 이력으로 회자된다. ‘남북 불교 교류의 물꼬를 튼 통일운동가.’ 그 유명한 ‘밥이 통일이다’라는 명제를 남긴 불교계의 대북 분야 선구자가 ‘북한불교 백서’(조계종출판사)를 출간해 화제다. 30년 이상 쌓은 경험과 자료를 토대로 북한 불교계, 특히 유일 종단인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을 심도 있게 해부해 눈길을 끈다. 북한불교의 유일한 종단이자 종무기관인 조선불교도연맹에 대한 백과사전이랄까. 스님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그 백서를 앞에 두고 “불교는 북한에서 미약한 가운데에도 정권과 상관없이 명맥을 이어온 유일한 종교”라며 “승려로서 북한불교에 대해 바른 견해를 국민과 불자들에게 전해야겠다는 원을 세워 유언, 유서처럼 정리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법타 스님은 북한을 방문한 첫 한국 스님이다. 1989년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제전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통일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30여년간 100여 차례나 북한을 방문, 평양·개성·금강산·묘향산 등지의 지역사찰을 찾아 북한불교를 조사했다. 1992년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를 조직하고 북한 지역에 국수·빵 공장을 설립해 굶주린 동포를 도우면서 조불련과의 깊은 신뢰를 쌓아 왔다. 한국전쟁기 불에 탄 금강산 신계사 복원 등에 발벗고 나섰고, 북한사찰의 단청지원 불사도 이어 갔다. 덕분에 쉽게 구할 수 없는 북한불교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집대성해 한 권의 책으로 냈다. 1989년 북한 방문 후 본격 통일운동...100여 차례 방문 스님은 승려로는 처음으로 동국대 대학원 북한학과에서 ‘북한 조선불교도연맹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북한 전문가다. 백서에는 그 공력을 볼 수 있는 희귀 자료들이 수두룩하다. 북한 최고 지도자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문화재·불교에 대한 관심이 특히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역사박물관 등지에서 입수한 김일성 주석의 사찰 현지 지도자료를 보면 집안 내력에서 기독교와 가까왔던 김 주석이 해방 직후부터 1994년 사망 때까지 현지 지도한 2만 600개 단위 중 126곳이 역사유적 현지 지도였다. 역사유적 중 50곳이 사찰 방문이었고 그중 묘향산 보현사 방문이 17회로 가장 많았다.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김 위원장이 해방 이후부터 2011년 사망 때까지 찾은 역사 유적지 72곳 중 34곳이 사찰이었다. 법타 스님은 이를 두고 “북한식 사회주의를 외쳤던 두 지도자는 종교를 인민 밖으로 밀어내려고 했으나 한국의 오랜 전통이 담긴 사찰, 불교를 멀리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한다. “남북이 모두 수용하는 애국 종교...불교야말로 통일의 희망” “미래지향적인 사회통합에 종교 통합이 중요합니다. 그중에서도 불교는 남북 모두 가장 거부감을 갖지 않는 종교인 만큼 애국 종교로 봐야 해요. 서산·사명, 만해 한용운 같은 분들을 북측에서도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어요.” 스님은 책에서 만해 한용운의 아들이 한국전쟁 이후 월북했고, 그 후손이 평양에 살고 있다는 사실도 밝힌다. 스님은 북한에서의 불교신앙을 개인이 아닌 집단에 의해 이뤄지는 정치적 종교활동으로 평가한다. 북한 지역엔 68개 사찰이 남아 있지만 자발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채 모두 국가 주도로 통일전선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북한의 승려들은 모두 통일전선부 소속 공무원”이라고 밝힌 스님은 “상황은 암울한 편이지만 남북이 유일하게 공통적으로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은 분야인 불교에서 희망을 봤다”고 강조했다. “불교가 남북 교류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법타 스님은 조계종 총무부장, 은해사 주지, 동국대 정각원장을 지냈다. 2017년부터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 은해사 회주로 있으며 2018년 동화사에서 조계종 최고 법계인 대종사를 받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기고] 2021년엔 한국 관광벤처의 글로벌 도약을/송인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기고] 2021년엔 한국 관광벤처의 글로벌 도약을/송인혁 유니크굿컴퍼니 대표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고 국경을 넘는 대신 200마일 이내의 근거리 여행을 가고 실내에서 줄을 서는 대신 야외에서 걷고 라이딩하며 즐기는 새로운 여행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광 및 여가 산업이 ‘체류형’에서 ‘유동형’ 경험으로 크게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안을 살펴보면 ‘관광중소기업 혁신 바우처 지원 사업’이 올해 37억원 규모에서 내년 65억원 규모로 증액된 것을 알 수 있다. 관광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관광선도기업 글로벌 육성지원’ 사업도 올해 15억원에서 내년 51억원으로 대폭 늘려 인공지능(AI), 서비스 플랫폼, 실감형 콘텐츠 등 관광 혁신 3대 분야의 30개 관광기업에 지원한다. 특히 3년에 걸친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돕겠다는 것이 눈에 띈다. 다만 해외 컨설팅 기관이나 투자자를 소개하는 선에 머물지 말고 진출 기업의 직접 소통 채널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 7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관광투자조합 결성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2015년 처음으로 관광 분야 투자조합을 결성한 이래 2019년까지 연평균 135억원의 정부자금을 출자하고 민간자금을 포함해 누적 규모 1190억원에 달하는 5개 투자조합이 생겼다. 올해는 300억원을 투입해 총 441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3개 더 만들어 누적 1631억원 규모의 8개 투자조합이 운영되고 있다. 이는 혁신적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관광벤처에 점차 매력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관광 분야의 연구개발(R&D) 지원 사업 역시 몸집이 커졌다. 지역과 일상의 경험을 혁신할 융복합적 신시장 출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2년 10억원 규모였던 것이 올해 22억원, 내년에는 40억원 규모에 과제당 평균 8억원을 지원한다. 이는 기술기반의 기업들에 충분히 도전과제로 활용할 만한 수준이다. 개인과 기업은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고 시장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때다. 정부 역시 긴급 수혈을 통해 어려운 상황의 기업을 돕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시장을 열어내는 도전들에 대해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 CES 기조연설에서 향후 10년을 ‘경험의 시대’로 선포했다. 코로나는 지역의 가치에 다시 눈뜨게 했고 지역의 가치를 창발시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비하는 관광기업 모두와 정부의 노력에 응원을 보낸다.
  • 돈 없으면 깡으로, 이 없으면 잇몸으로…농구판 머니볼

    돈 없으면 깡으로, 이 없으면 잇몸으로…농구판 머니볼

    샐러리캡 25억 중 15억밖에 못 채워이대헌·김낙현·탐슨 활약 속 5승1패상한 99% 채운 DB는 6위로 대비돼억대 연봉 박혜진·최은실 부상 공백둘 빠지면 최저 연봉팀인데도 ‘펄펄’‘인생을 걸고’ 농구를 하는 인천 전자랜드의 초반 돌풍이 거세다. 구단 역대 최저 샐러리캡 소진율로도 단독 1위 자리를 지키며 농구판 ‘머니볼’을 보여 주고 있다. 전자랜드는 지난 25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종료 1.5초를 남기고 에릭 탐슨(27)의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으로 73-71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자랜드는 5승1패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1라운드 목표로 잡았던 5승을 일찌감치 달성했다. 전자랜드의 초반 돌풍은 샐러리캡 소진율을 보면 그야말로 기적 같은 성적이다. 이번 시즌 남자농구 샐러리캡은 25억원이다. 26일 한국농구연맹(KBL)에 따르면 전자랜드 선수단 총연봉은 15억 693만원이다. 샐러리캡 소진율이 60.28%로 전체 구단 중 꼴찌인 것은 물론 구단 역대로도 최저다. 프로농구 역대로는 2012~13시즌 창원 LG(53.7%), 1998~99시즌 대구 동양(57.3%)에 이어 3위다. 해당 시즌에 LG는 8위, 동양은 10위로 부진했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최소 연봉으로도 최대의 효율을 내며 최저 연봉팀의 반란을 보여 주고 있다. 이대헌(28)이 경기당 평균 15.2득점, 김낙현(25)이 12.8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고 탐슨과 헨리 심스(30)도 각각 12.3득점으로 거들고 있다. 주장 정영삼(36)도 중요할 때 한 방씩 터뜨리며 리더십을 보여 주고 있다. 전자랜드의 깜짝 활약은 26일 기준 3승4패로 공동 6위인 울산 현대모비스(99.52%·샐러리캡 소진율 2위), 원주 DB(99.12%·3위)와 비교하면 더욱 대비된다. 소진율 99% 이상인 구단 가운데 선전하는 팀은 2위 서울 SK(99.97%·1위)뿐이다. 올해 미국프로농구(NBA) 역시 연봉과 성적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 준 바 있어 전자랜드의 ‘머니볼’이 더욱 기대된다. 2019~20시즌 우승한 LA 레이커스는 선수단 총연봉 순위가 17위였지만 3위 마이애미 히트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여자농구 역시 아산 우리은행이 샐러리캡 14억원의 32.9%를 차지하는 박혜진(30·3억원), 최은실(26·1억 6000만원)이 부상으로 빠진 채 1라운드를 치렀음에도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선수가 빠지면 최저 연봉팀이 되는 우리은행이지만 탄탄한 저력을 바탕으로 순위를 지킴으로써 성적은 연봉순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미 보건부 2800억원 들여 산타 등에 백신 우선 접종 계획 세웠다”

    “미 보건부 2800억원 들여 산타 등에 백신 우선 접종 계획 세웠다”

    아직 개발되지도 않은 코로나19 백신을 누가 먼저 맞느냐를 놓고 입씨름을 벌이는 일은 웃기지만 서글픈 일이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2억 5000만달러(약 2825억 7500만원)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산타클로스로 분장해 공연하는 사람들에게 우선 맞혀 누구나 백신을 맞도록 홍보하는 캠페인을 벌이려다 그만 뒀다고 영국 BBC가 25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가을철 대유행으로 성탄 시즌 자체가 불투명해 백화점이나 놀이공원 등에서 산타클로스나 미시즈 산타, 사슴으로 분장하는 예술인들을 기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정부 부처가 한심한 계획이나 꾸미고 있었던 것이다. 알렉스 에이자 보건부 장관은 지난 23일 CNN 방송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 대형교회의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하기 위해 군대까지 동원했다”고 황당한 주장을 펼쳤는데 산타 우선 접종 계획은 보건부의 작품이었다. 보건부는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이런 계획이 실제로 검토되고 추진된 사실을 시인했다. 진짜 수염 달린 산타들의 우애 조합(the Fraternal Order of Real Bearded Santas)의 릭 어윈 의장은 이 내용을 가장 먼저 보도한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이 소식을 듣고 “아주 실망스럽다”면서 “무료 백신 접종이야말로 2020 성탄 시즌의 가장 커다란 소망이었는제 이제 그런 일은 벌어질 것 같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이 어처구니없는 계획을 맨처음 공개한 이는 마이클 카푸토 전 보건부 차관보다. 그는 지난달 정부 내 과학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시한 뒤 휴가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카푸토는 지난달 어윈 의장에게 백신이 11월 중순쯤 승인돼 같은달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까지는 방역 일선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배포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WSJ가 배포한 통화 녹취록에는 카푸토가 “당신과 당신 동료들이 필수 일꾼들이 아니라면 난 그게 누구들인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어윈은 “호! 호! 호!”라고 산타다운 웃음을 터뜨린 것으로 나온다. 카푸토는 이에 “진지한 선의를 갖고 산타 일을 하는 것이니까 산타도 분명히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부 대변인은 NYT에 에이자 장관은 이런 계획이 검토되는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어윈 의장은 보건국 관리들이 그 계획이 9월 중순까지 확정될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그에 따라 100명 가까운 산타들이 자원했던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그들(관료들)이 산타를 데리고 거짓말을 쳤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박용진 “이재용과 삼성은 분리해야…상속세 꼼수 안될 것”

    박용진 “이재용과 삼성은 분리해야…상속세 꼼수 안될 것”

    “지켜보는 사람 많아서 편법은 안 될 것선대의 재산, 국민이 보는 불로소득의 전형박정희 시절에는 상속세율 70% 넘었다”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속세 문제와 관련해 “지켜보는 사람이 많아서 더 이상 꼼수, 편법은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연달아 출연해 “법은 다 지켜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의원은 약 10조원으로 예상되는 이 부회장의 상속세에 대해 “선대의 재산이야말로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불로소득의 전형”이라며 “상속세 혹은 개별소득세는 사회적 기준과 정치적 함의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상속세율이) 70%가 넘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상속세로 인한 지배구조 변화 우려에 대해 “지배력을 잃는다고 하는 이야기는 다른 게 아니라 그냥 이 부회장 개인의 문제”라며 “이 부회장과 삼성이라고 하는 기업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삼성그룹 경영의 핵심은 삼성전자를 누가 얼마나 장악하느냐”라며 “상속세 때문에 제가 이 부회장 입장이면 아직 좀 아슬아슬하다, 이른 느낌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러 부담이 있어서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해나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 부회장이) 세금을 내다가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영향력을 잃는 방식을 채택하지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가지고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서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해놓은 법을 위반한 상태가 26조원 정도”라며 “권위주의 시대에는 이런 걸 그냥 눈 감아줬지만 국제회계기준에도 안 맞고 또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그룹감독법에도 안 맞아서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소의 지점을 어떻게 만들거냐는 정치권에서도 얼마든지 논의하고 도와줄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이 전혀 달라진 국민적 상식, 눈높이를 맞춰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기 위한 제안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예술의 섬’ 꿈꾸는 신안에 김환기가 빠진다면/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예술의 섬’ 꿈꾸는 신안에 김환기가 빠진다면/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전남 신안군 증도면 병풍리에 속한 기점·소악도는 하나이면서 다섯이다.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 등 크고 작은 섬 5개가 노두길(징검다리)로 이어져 밀물 때는 흩어졌다가 썰물이 되면 하나가 된다. 오래전 갯벌에 돌을 던져 만들었던 노두길은 시멘트 도로로 바뀌었지만 하루에 두 차례 길이 끊기는 일은 여전하다. 군청이 있는 압해도에서 뱃길로 70분 떨어진 이곳이 요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주민 110여명이 사는 한적한 섬마을에 지난해 11월 ‘12사도 순례자의 길’이 문을 열면서 알음알음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지인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토요일인 지난 17일 방문했을 때도 중년의 단체 여행객과 청춘 남녀로 북적였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힌 데 따른 반사이익의 영향이 없지 않으나 순례길 곳곳에 공공 건축미술 작품을 설치한 점도 한몫을 했다. 국내외 작가 10명이 1년간 작업한 12개 건축미술 작품들은 한두 명이 들어가 기도나 묵상, 명상을 할 수 있는 작은 예배당이다. 저마다 특색 있게 지어져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행복의 집, 건강의 집 등 별칭이 있어 종교인이 아니어도 거부감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예수의 12사도 이름을 딴 작품 전부를 보려면 12㎞를 걸어야 하는 이 길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빗대 ‘섬티아고’로 부르는 이들도 있다. 국토 서남 끝 신안이 예술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1025개 섬을 품고 있어 상징적으로 ‘천사(1004)의 섬’을 브랜드로 내건 신안군은 천혜의 자연경관에 문화예술 콘텐츠를 더하는 ‘1도(島) 1뮤지엄’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기존 건축물이나 폐교를 리모델링하거나 신축을 통해 박물관·미술관 18개, 전시관 2개, 공원 4개 등 총 24개의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이 목표다. 저녁노을미술관(압해도), 에로스서각박물관(암태도) 등 11개는 완료됐고, 군도형미술관(안좌도)과 인피니또뮤지엄(자은도) 등 11개는 추진 과정에 있다. 자수박물관 등 2개는 계획 단계다. 낙후된 섬에 문화예술 재생 프로젝트를 가동해 재기에 성공한 최상의 본보기는 일본 시코쿠 가가와현의 나오시마다. 구리 제련소의 산업폐기물로 뒤덮였던 이곳에 안도 다다오, 구사마 야요이, 이우환 등 당대 최고 예술가들의 손길이 닿으면서 현대미술의 성지로 탈바꿈했다. 나오시마는 섬을 관할로 둔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부러워하는 롤모델이다. 신안 역시 ‘한국의 나오시마’를 꿈꾸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가장 아쉽고 안타까운 점은 신안이 배출한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1913~1974) 프로젝트다. 지난해 11월 크리스티홍콩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 최고가(132억원)를 기록한 작가의 고택이 안좌도에 남아 있지만 환기재단과의 갈등으로 미술관 건립 등 어떤 기념사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냈고,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작품 활동을 했던 집 앞에는 표지석만 달랑 놓여 있을 뿐 저작권 문제로 복사본 그림 한 점조차 걸려 있지 않다. 신안군은 2007년 김화영 당시 환기재단 이사장과 협약을 맺어 의욕적으로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으나 이듬해 환기재단 내분으로 김 이사장이 물러나면서 모든 사업이 중단됐다. 그로 인한 후유증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작가가 즐겨 사용한 특유의 푸른 색인 ‘환기블루’가 고향 안좌도의 바다와 하늘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면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나오시마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는 세계적인 스타 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이다. 신안의 예술섬 프로젝트에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로 발돋움하는 김환기가 빠진다면 그야말로 맥 빠지는 노릇이다. 신안군과 환기재단이 대승적 차원에서 하루속히 상생의 결단을 내리길 기대한다. coral@seoul.co.kr
  • [자치광장] 삼성역 고속철,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자치광장] 삼성역 고속철,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의 많은 것들이 멈췄다. 하지만 강남구 삼성역 일대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개발 열기로 여전히 바쁘다. 먼저 2026년 삼성동에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105층 규모의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완성된다. 여기에 잠실야구장의 35배 크기(연면적 50만㎡)라는 ‘국내 최대 지하도시’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과 국제교류복합지구까지 완성되면 삼성역 일대는 그야말로 전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게 된다. 문제는 국토교통부가 사업비와 신규 수요 불투명 등을 이유로 수서고속열차(SRT)의 삼성역 연장 운행 불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가 삼성역에 SRT 운행 연장이 어렵다고 내세운 이유는 정차를 위한 승강장과 회차선 건설 등에 적지 않은 사업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역에 고속철도가 도입돼야 하는 당위성은 충분하다. 우선 신규 수요와 경제성이 충분하다. 삼성역은 영동대로 일대의 대규모 개발을 기반으로 기존 지하철 2·9호선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GTX C노선, 위례~신사선까지 들어오는 미래 대한민국 교통의 허브다. 심지어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비용대비편익(B/C) 분석과 계층화분석(AHP) 평가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승객의 환승 편의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도심지 직결 교통수단은 철도뿐이다. 전문가들은 하루 20회라도 삼성역 출발 고속철도가 운행되면 시간 절약은 물론 도심 진입이 훨씬 편리해진다고 분석한다. 수도권 동북부까지 고속철이 연장되면 지역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한다. 특히 남북평화시대를 대비하는 측면에서도 필수적이다. 남북평화시대 고속철은 유라시아선(북한~중국·러시아~유럽)과 연결되는데, 삼성역은 지방과 북한(원산)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최적의 거점으로 기능하게 된다. 고속철도 같은 광역교통망을 만들 때는 지금 당장이 아닌 30년, 50년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당장 늘어나는 비용을 이유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후손들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미래 대한민국의 중심이 될 삼성역에 고속철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개발사업들이 서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
  • 탬파베이, 9회말 2아웃 극적 역전승… 최지만 2볼넷 1득점

    탬파베이, 9회말 2아웃 극적 역전승… 최지만 2볼넷 1득점

    탬파베이 레이스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4승제)의 균형을 맞췄다. 한국인 야수 최초로 WS 무대에 나선 최지만은 2볼넷 1득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탬파베이는 2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WS 4차전에서 8-7로 승리했다. 9회 말 다저스에 6-7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지만 2사 후 동점 적시타가 터졌고 다저스의 실책까지 겹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시리즈 전적은 2승2패.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뒤집힌 승부였다. 탬파베이는 9회 말 1사 후 케빈 키어마이어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2사 1루 상황에서 랜디 아로자레나가 볼넷을 얻어내며 2사 1, 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는 최지만의 대주자로 8회 말 교체된 브렛 필립스. 다저스의 마무리 켄리 잰슨이 1볼 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지만 필립스는 잰슨의 4구째를 우전 적시타로 만들어 냈다. 2루 주자 키어마이어가 홈을 밟았다. 1루 주자 아로자레나도 홈을 노렸다. 아로자레나는 포수 쪽으로 공이 날아오는 걸 보고 멈칫해 아웃될 위기에 처했지만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홈으로 쇄도해 극적인 승리를 만들어 냈다. 최지만은 이날 다저스가 좌완 훌리오 우리아스를 선발로 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음에도 2볼넷 1득점의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최지만은 6회 말 대타로 들어가 볼넷을 얻어냈고 브랜던 로의 홈런 때 홈을 밟았다. 8회 말에도 선두 타자로 나와 애덤 콜라렉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정치권, 이건희 추모 물결 속에도 평가는 꼼꼼하게(종합)

    정치권, 이건희 추모 물결 속에도 평가는 꼼꼼하게(종합)

    정치권은 25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에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하면서도 고인의 공과 과에는 분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 회장이 남긴 부정적 발자취와 과제에 집중했고, 국민의힘은 기업가로서 고인이 세운 공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민주당은 주요 정당 중 가장 늦게 공식 논평을 내는 등 추모 메시지 내용에 고민의 흔적이 역력했다. 이낙연 대표는 “고인의 빛과 그림자를 차분하게 생각한다”며 양면을 모두 조명했다. 이 대표는 “고인께서는 고비마다 혁신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끄셨다”면서도 “재벌중심의 경제 구조를 강화하고, 노조를 불인정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셨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불투명한 지배구조, 조세포탈, 정경유착 같은 그늘도 남겼다”고 평가했다.허영 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삼성은 초일류 기업을 표방했지만, 이를 위한 과정은 때때로 초법적이었다”며 “경영권 세습을 위한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 등 그가 남긴 부정적 유산들은 우리 사회가 청산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정호진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건희 회장은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이라는 초법적 경영 등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어두운 역사를 남겼다”며 “이제 그 어두운 역사의 그림자를 지우고, 재벌개혁을 자임하는 국민 속의 삼성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데 무게를 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가족 빼고 모두 바꾸자는 파격의 메시지로 삼성을 세계 1등 기업으로 이끈 혁신의 리더, 이건희 회장이 별세했다”며 “삼성과 함께 대한민국의 위상까지 세계 속에 우뚝 세운 이건희 회장의 기업사를 후대가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도 “고인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혁신과 노력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차기 잠룡들도 추모 메시지 동참 차기 대권 주자들도 저마다의 방법으로 이 회장을 추모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질곡의 현대사에서 고인이 남긴 족적을 돌아보고 기억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또 “기업들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가 공평하고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고인의 넋을 기리는 일이자 우리가 짊어져야 할 과제”라고 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고인께서는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반도체, 휴대폰, 가전으로 삼성을 세계 일등기업으로 일으켰고,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성장을 견인하면서 우리 경제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신 분”이라고 했다. 또 “한국경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신 기업가의 죽음을 애도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삼성 같은 기업이 별처럼 쏟아져 나오는 대한민국을 만들 책임은 우리의 몫으로 남았다”며 “선대의 유훈인 사업보국의 임무를 완수하신 이건희 회장님의 영면을 빈다”고 추모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기업가정신으로 도전해 삼성전자라는 글로벌 리더기업을 우뚝 세워내셨다”며 “고인의 선지적 감각 그리고 도전과 혁신정신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 4차 산업혁명과 새로운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한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70m 질주여 다시 한 번…손흥민, 27일 번리 상대 10호골 도전

    70m 질주여 다시 한 번…손흥민, 27일 번리 상대 10호골 도전

    ‘다음 상대가 번리네.. 오! 또 한 번 넣자…’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손흥민(28)이 오는 27일 새벽 5시(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리는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번리를 상대로 시즌 10호골을 정조준 한다. 올시즌 해리 케인과 ‘대단한’ 콤비네이션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은 그야말로 활화산이다. EPL 5경기에서 7골 2도움, 유로파리그 3경기(예선 2경기 포함)에서 2골 2도움으로 모두 8경기에서 9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3일 유로파리그 본선 LASK(오스트리아)와의 조별 리그 경기에서 시즌 첫 교체 출장에 30분을 뛰며 1골을 넣었다. 이제 한 골만 더 넣으면 공식 경기 4경기 연속골로 시즌 10호골 고지에 오르는 한편,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다. 이 경기를 앞두고 토트넘은 구단 소셜 미디어에 지난해 12월 8일 손흥민이 번리를 상대로 한 홈 경기에서 터뜨렸던 ‘70m 드리블 원더골’ 영상을 올렸다. 그러면서 ‘다음 상대는 번리. 오! 한 번 더 넣자’(Burnley up next. Oh, go on then…)라는 문구를 남겼다. 당시 손흥민은 전반 32분 자기 진영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공을 잡은 뒤 ‘폭풍 질주’를 하며 상대 수비수 6명을 줄줄이 제치고는 득점에 성공했다. 이날 번리전에서 손흥민은 1골 1도움으로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기도 했다. 번리전 원더골은 또 EPL 사무국이 선정하는 ‘2019~2020 골 오브 더 시즌’으로 뽑혔다. LASK전에서 로테이션으로 30분가량 뛴 손흥민은 번리전 선발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LASK전을 아예 뛰지 않았던 케인과의 파괴력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똑같이 나눔’ 이해 못하는 아이… 어른들에게 보내는 SOS 신호

    ‘똑같이 나눔’ 이해 못하는 아이… 어른들에게 보내는 SOS 신호

    ‘케이크 삼등분해 보라’ 문제 못푸는 소년원 아이들인지 능력 떨어져… 세상이 뒤틀려 보일 가능성도남의 말 듣거나 상황 파악 어려워 인간관계도 엉망 아이큐 70~84 ‘경계선 지능’ 학생 내버려 둬선 안돼 “자, 여기에 케이크가 있어요. 3명에게 똑같이 나눠 주려면 어떻게 잘라야 할까요?” 소년원의 한 소년은 위에서부터 두 줄을 그었고, 다른 소년은 반으로 가른 다음 나머지를 반으로 또 갈랐다. 똑같은 크기와 모양을 만들 거라는 예상을 벗어난 답. 아동정신과 의사 미야구치 코지는 이들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일본 오사카 공립 병원에서 일하던 그는 아동 상담과 치료뿐 아니라 살인 등 중대 범죄를 저지른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 감정도 맡았다.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의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는 병원을 나와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돌보는 의료 소년원으로 향했다. 그들을 관찰하면서 쓴 게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동그란 케이크를 삼등분해 보라’는 식의 간단한 문제를 냈는데, 대부분 풀지 못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들의 인지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던 탓이다. 예컨대 다소 복잡한 도형으로 심리 상태를 확인하는 레이복합도형검사를 시켜 보니, 다들 뒤틀린 그림을 그렸다. 이들에겐 세상 전체가 뒤틀려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였다. 보는 힘이 약하면 듣는 힘도 약하다. 남이 하는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하거나 알아듣더라도 왜곡할 수 있다. 보고 듣는 기초적인 인지 기능이 부족하니 학교 수업도 제대로 따라갈 수 없다. 덧셈, 뺄셈은 물론이거니와 글을 제대로 읽고 쓰지도 못한다. 짧은 문장조차 제대로 외우지 못하고, 남의 이야기를 알아듣거나 주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다 보니 인간관계 역시 원만하지 않다. 일본에서는 현재 아이큐가 70 미만일 때 ‘지적 장애’라고 한다. 전체 인구의 2% 수준이다. 70~84는 ‘경계선 지능’으로 부르는데, 전체의 14%쯤이다. 일곱 명 가운데 한 명 정도로, 주로 초등학교 2학년 전후에 이런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지적 장애는 아니라서 일반 학생과 같은 교육을 받는다.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머리가 나쁜 아이’이자,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 괴팍한 아이’로 보이기도 한다. 칭찬을 해서 자존감을 높인다거나 야단을 쳐서 바로잡으려고 하지만 별 소용이 없다. 저자는 이들이 결국 학교와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나중엔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런 아이들이 우리에게 ‘SOS’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가 외면하는 것 아니냐고도 지적한다. 학습적인 면뿐 아니라 신체적·사회적인 면의 3가지 차원에서 지원을 강화하고, 인지 기능을 향상하는 훈련을 하루 5분이라도 매일 꾸준히 시키는 등 방법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코로나19로 학생들의 등교가 미뤄지자 일각에서 학력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시에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사회에서 멀어질 가능성도 더 커졌다. “학교에서 공부를 가르치는 일도 중요하지만,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최종 목표”라는 저자의 주장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케이크를 3등분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내버려두는 교육이 아닌, 보듬고 함께 가는 교육을 고민할 때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박범계 의원“尹 총장이 가진 정의감·동정심에 의심” 윤석열 총장“과거엔 저에 대해 안 그러지 않았느냐”

    박범계 의원“尹 총장이 가진 정의감·동정심에 의심” 윤석열 총장“과거엔 저에 대해 안 그러지 않았느냐”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생각합니다.”(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그거야말로 선택적 의심 아닙니까?”(윤석열 검찰총장)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여당 법사위원들의 맹공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작심한 듯 한마디도 지지 않고 맞서며 극도의 긴장감이 연출됐다. 윤 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박 의원이 과거 사건을 거론하며 “안타깝게도 윤 총장이 가진 정의감, 동정심에 의심을 갖게 됐다”고 발언하자 윤 총장은 “과거에는 저에 대해 안 그러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사청문회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을 옹호했던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연이어 윤 총장의 가족 비리를 꺼내 공격하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과거 민주당 김종민·송기헌 의원이 윤 총장을 비호했던 발언을 공개하며 “민주당 의원들께서 충실하게 공부하고 의혹을 완전히 해결해 준 사건”이라고 역공했다. 같은 당 윤한홍 의원은 “3년 전에는 여당 의원님들은 윤 총장에 대해 국민들의 희망이다. 법에 충성한다. 칭찬 릴레이를 했다”고 비꼬았다. 이날 윤 총장의 적극적인 소명에 답변 시간이 길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수차례 이의 제기를 했다. 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증인이 하나를 물으면 10개를 답한다”며 “도대체 누가 누구를 국감하는지 모를 지경”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추가 답변에 위원장 허가를 구하라며 윤 총장에게 주의를 줬다. 여기에 장 의원은 “(윤 총장의) 답변이 길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보다는 수십 배 예의 바르게 답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윤 총장은 오전에는 피감기관장 신분임을 강조하는 여당 의원의 지적에 자세를 바로잡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국감에서는 분위기가 가열되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잦았고 발언 중 책상을 한 차례 내려치는 모습도 보였다. 또 자신을 향한 질타에는 “질의를 하려면 제게 답할 시간을 주고, 의원님이 그냥 말하려면 묻지 말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월드포토+] 보라색 비?…인도경찰, 색소 물대포로 시위대 색출

    [월드포토+] 보라색 비?…인도경찰, 색소 물대포로 시위대 색출

    인도 경찰이 색소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인도 ANI통신과 AP통신 등은 인도 북서부 잠무카슈미르주 경찰이 보라색 염료가 섞인 물대포를 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고 전했다. 이날 잠무카슈미르주 스리나가르에서는 최저임금제 도입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평범한 노동자부터 공무원까지 다양한 이들로 구성된 시위대는 경찰 설득에도 집회를 강행했다.해산 경고에도 시위가 계속되자 경찰은 급기야 물대포를 동원했다. 시위대 식별을 위해 보라색 염료가 섞인 물대포를 쏜 경찰은 참가자를 색출해 연행하기도 했다. 시위대와 경찰이 뒤섞이면서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홍콩 경찰도 지난해 8월 시위 당시 푸른색 염료를 섞은 물대포를 동원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특히 물대포가 이슬람사원(모스크)의 흰색 대문과 계단을 물들여 빈축을 샀다.우리나라도 2008년 촛불집회 때 경찰이 형광 색소를 혼합한 물대포를 발사해 논란이었다. 당시 경찰은 색소가 묻은 시위대를 끝까지 추적, 연행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연습벌레 키운 독사에서 우승 DNA 심는 신사로

    연습벌레 키운 독사에서 우승 DNA 심는 신사로

    첫 통산 200승 달성… 혹독한 훈련량으로 얇은 선수층 극복… “男 농구 안 가고 女농구 발전 힘쓸 것”‘명선수는 명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스포츠 격언이 있다. 선수 시절 아무리 훌륭했어도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현역 시절 빛을 보지 못하다가 명지도자의 반열에 오르는 사례는 종종 볼 수 있다.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위성우(49) 감독은 한국 스포츠계에서 이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위 감독은 지난 시즌 여자농구 최초로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지난 10일 개막한 이번 시즌을 포함해 위 감독은 통산 213승55패 승률 79.5%의 독보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위 감독이 우리은행 지휘봉을 잡은 2012~13시즌부터 우리은행은 6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아직 3경기밖에 안 했지만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에도 1위를 달리며 벌써 실력을 보여 주고 있다. 감독으로서 누구보다 화려한 길을 걷고 있지만 위 감독은 현역 시절 식스맨이었다. 프로 통산 7시즌 동안 경기당 평균 13분 11초를 뛰었고 평균득점은 3.4점에 불과했다. 서울 성북구 우리은행체육관에서 지난 19일 만난 위 감독은 “선수 땐 농구를 잘하는 선수가 워낙 즐비했고 정말 열심히라도 안 하면 프로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선수로서 성공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계약기간을 버틸 수 있을까 고민하며 선수 시절을 보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비록 벤치 멤버였지만 위 감독은 벤치에서의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았다. 선수 기용에 대해 고민하고 경기를 파악하는 시야를 길렀다. 위 감독은 “훈수를 두면 더 잘 보이는 것처럼 벤치에서 보니 경기가 더 잘 보였다”고 웃었다. 위 감독이 부임하기 전 우리은행은 4년 연속 리그 최하위에 그쳤던 팀이다. 성적에 따라 감독 수명이 결정되는 프로의 세계에서 초보 감독이 맡기엔 그만큼 위험부담이 컸다. 특히 위 감독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코치직을 맡았던 인천 신한은행이 2011~12시즌까지 6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를 구축하고 있었기에 위 감독의 선택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가 많았다.●꼴찌팀 감독서 트로피 올린 사령탑으로 그러나 위 감독은 첫 시즌부터 우승을 차지하며 세간의 우려를 보기 좋게 씻어냈다. 지독한 훈련으로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렸고 우리은행은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강팀이 됐다. 위 감독은 “첫 시즌을 우승했지만 나도 언제 밑으로 내려갈까 걱정이 컸고 선수들도 그전에 연속으로 꼴찌한 탓에 자칫하면 내려갈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연달아 우승하며 달콤한 영광을 맛봤지만 위 감독이 마냥 호평받은 것은 아니다. 특히 위 감독의 훈련을 못 견디고 팀을 떠나는 선수들이 나온 영향이 컸다. 혹독한 훈련은 현역 시절 살아남기 위한 위 감독의 생존전략이자 선수층이 얇은 여자농구에서 살아남으려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이탈이 발생하면서 위 감독의 마음도 편하지 않았다. 위 감독은 “연속우승을 하면서도 훈련량이 달라지지 않아 그만두는 선수가 있었는데 왜 더 여유를 갖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면서 “선수들이 나가면 딜레마에 빠진다. 좋은 성적을 얻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역할을 못 주고 게임도 못 뛰는 선수가 나가면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선수들 위해 마음가짐까지 바꿔 선수들을 혹독하게 단련시키며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에 위 감독에겐 ‘독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힘들어하는데 자신의 방식을 계속 고집할 수 없었다. 변하기 위해 심리상담을 받기도 했다. 생각만 하고 막상 변화가 더뎠던 위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의 에이스 박혜진(30)이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날 상황이 되면서 변화를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게 됐다. 박혜진은 위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 털어놨고 위 감독도 변화를 약속했다. 위 감독의 표현대로 “내가 와서 리그 최고의 선수로 커 정말 뿌듯한 선수”로 생각하는 박혜진이었기에 허투루 약속할 수 없었다. 위 감독은 “연습 땐 화를 내더라도 시합 땐 화를 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잘 안 되더라”며 “애초에 연습 때부터 화를 줄이면 시합 때도 덜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도 솔직하게 화를 내고 있다는 위 감독은 “전에는 화를 내는지 몰랐다면 지금은 화를 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알고 있다는 건 그만큼 내가 자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달라진 자신을 설명했다. 바뀐 마음가짐은 훈련에서도 나타났다. 위 감독은 “전에는 내가 훈련을 100을 책임졌다면 지금은 50을 하고 선수들에게 50을 맡긴다”고 했다. 이날 오후 진행된 훈련에서도 위 감독은 선수들을 엄하게 지도하는 한편으로 “잘했다”, “지금 플레이 좋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자농구 발전 위해선 어디든 갈 것 지도력을 인정받은 만큼 농구팬들 사이에선 ‘위 감독이 남자농구로 가도 잘할까’라는 주제로 토론이 이뤄지곤 한다. 선수별 수준 격차가 여자농구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남자농구에서도 위 감독이 성적을 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다. 위 감독은 “주변에서 같은 농구라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남자농구로 가면 선수들 파악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면 경험만 하다 끝날 것 같다. 열심히는 가르치겠지만 성적은 열심히만 한다고 따라오는 게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여자농구에 오래 종사한 만큼 위 감독은 여자농구에 대한 사명감이 강했다. 위 감독은 “농구 인기가 침체기인데 미약한 힘이나마 여자농구 인기가 좋아지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며 “고교 팀도 없어지고 걱정이 많이 된다. 매년 신인드래프트 할 때 보면 선수가 없어 마음이 아픈데 어린 학생들이 농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언젠가 현장을 떠날 날을 생각할 때도 위 감독의 시선은 여자농구를 향해 있었다. 위 감독은 “선수층이 적다 보니 고등학교만 봐도 1~3학년에 통틀어 6~7명이 전부”라며 “5대5 농구를 안 하고 오는 선수들이 태반이라 프로에 오면 다시 배워야 한다”고 솔직하게 현실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여자농구는 열심히 하고 운이 잘 맞으면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선수 생활도 오래할 수 있다”며 “기회가 되면 여자농구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 초등학교 선수를 가르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래의 일만 생각할 수는 없는 일. 위 감독은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고 그 이후의 일은 이후에 생각하려고 한다”며 “아직 3경기만 치렀지만 이번 시즌이 그렇게 일방적이진 않은 것 같다.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인데 좋은 시즌을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공짜로 카페 운영하세요”…스페인 시골 마을의 파격 제안

    “공짜로 카페 운영하세요”…스페인 시골 마을의 파격 제안

    “큰 욕심 부리지 말고 조용한 마을에서 카페나 운영하며 살아볼까?”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번이 최고의 기회일지 모르겠다. 카페를 차릴 만한 자금이 없는, 무일푼 희망자에겐 더더욱 그렇다. 스페인 사라고자 지방의 작은 마을 올베스가 공짜로 카페를 운영할 사장님을 초빙한다고 공모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공지된 조건은 파격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에겐 숙소가 제공되고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마을이 일정 부분 분담한다. 카페의 월세는 없다. 그야말로 무일푼으로 몸만 들어가면 순식간에 카페 사장님으로 변신이 가능한 셈이다. 마을은 왜 이런 조건으로 카페 사장님을 모시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일까?올베스엔 카페가 단 한 곳뿐이다. 마을회관 역할까지 하던 소중한 곳이었지만 그나마 주인들이 사업을 접으면서 올베스는 이제 ‘카페 없는 마을’로 전락했다. '세상에 카페 없는 곳이 있을 수 있어?' 이런 민원이 빗발치자 올베스는 카페를 되살릴 방법을 고민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마을 주민 중 카페를 운영하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고민 끝에 올베스는 ‘카페 없는 마을은 생명 없는 마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까지 내걸고 카페 사장님을 외부에서 영입하기로 했다. 올베스 당국자는 “자격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능한 전 가족이 우리 마을로 이주해 카페를 운영하겠다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월세는 없고 각종 공과금까지 부분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올베스에서 카페로 돈 벌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마을이 워낙 작아 매출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올베스의 인구는 통틀어 고작 120여 명뿐이다. 사업자 등록은 필수다. 올베스 당국자는 “지방 당국의 권한으로 면제할 수 없는 사항이라 사업자 등록은 반드시 해야 한다”며 “다만 지방세 면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 올베스 카페를 운영해보겠다고 공모에 지원한 사람은 약 200여 명. 지원자 중에는 외국인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기고] 기후위기와 해상풍력발전/송승호 광운대 전기공학과 교수

    [기고] 기후위기와 해상풍력발전/송승호 광운대 전기공학과 교수

    풍력발전은 환경에 해로운 오염물질이나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엄청난 양의 물을 필요로 하는 기존 발전기와 달리 물도 소비하지 않는다. 당연히 연료나 기계도 수입할 필요가 없는 순수 국산 에너지다. 개발, 시공부터 운영, 유지 보수까지 다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그야말로 효자 산업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일반적인 풍력발전의 장점에 더해서 해상풍력발전의 추가적인 장점이 있다. 통상 육상보다 해상에서 풍속이 더 높기 때문에 풍속이 조금만 증가해도 전력 생산량은 크게 늘어나고 그만큼 효율도 높다. 한편 산업단지, 해안가 등을 따라 발달해 있기 때문에 해상에서 발전된 전력을 해안가 주변 지역에서 사용할 경우 전력 전송에 의한 손실이 적다. 육상에서 가장 문제가 된 소음과 송전선로 건설 관련 민원 문제도 해상에서는 비교적 자유롭다. 그 결과 해상풍력발전은 연평균 성장률이 25% 이상이 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경쟁 또한 치열하다. 터빈 대형화를 통한 효율 증대와 시공 기술 개선 등으로 전력 생산 단가는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육상과 마찬가지로 해상풍력도 실제 사업을 추진해 본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해 보는 사람이 방법을 익히며 비용을 줄여 나갈 수 있고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고 산업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는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단지의 개발이 시급히 필요하다. 해상풍력발전단지가 해양 생물이나 조류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직 완전하게 알려지지는 않았다. 이 부분은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이기에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단지가 건설된 덴마크나 영국에서도 건설 허가 당시 깊은 관심을 갖고 생태계 영향을 장기적으로 조사했다. 그중 최근 발표된 한 사례를 보면, 유럽 최대 바닷가재 어장에 위치한 웨스터모스트러프 해상풍력발전단지를 대상으로 한 6년여의 장기 연구 결과 해상풍력 건설ㆍ운영은 어획량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해상풍력발전을 빠르게 추진하되 객관적인 방법으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매년 9500만t의 석탄을 태워서 43%의 전력을 석탄발전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기후악당국가, 그리고 매년 30일 이상을 미세먼지 최악의 뿌연 하늘 아래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밖에 없다. 지금 시작해도 5년에서 7년 정도 걸리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시간이 없다.
  • [In&Out]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그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이범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In&Out]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그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이범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코로나19로 인해 거의 모든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은 사업 축소와 폐업으로 애간장이 타들어 가고, 많은 국민도 심리적 압박에 우울증을 호소한다. 그런 가운데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다. 올 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달성한 데 이어 또 한 번 큰 자부심을 줬다. 일찍이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 말미에 덧붙인 ‘나의 소원’에서 문화의 힘을 이렇게 얘기했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국토 면적이 세계 1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작은 나라에서 전 세계가 열광하는 예술가가 탄생한 것은 우리 생활 저변에서 활동하는 현장 예술인들이 보편적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문화예술 토양을 비옥하게 한 덕도 크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술인이 낮은 수입과 일자리 부재 등으로 ‘예술인의 삶=생활고’라는 공식에 빠져 있는 게 현실이다. 문체부의 ‘2018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 전체 예술인 10명 중 7명 이상이 연수입 1200만원 미만이라는 통계가 단적으로 말해 준다. 문재인 정부와 국회는 문화예술진흥기금 재정 강화, 예술인고용보험법 도입 등 다양한 예술진흥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 체감도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과 자영업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1차(11조 7000억원)와 2차(12조 2000억원) 추경을 편성하며 문화예술 분야 예산만 쏙 뺐을 때 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울분과 서글픔까지 느꼈다. 다행히 지난 7월 초 3차 추경에는 문체부 예산 3469억원을 편성해 현장 예술인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 장기화로 예술 분야도 비대면 장르 개척과 소통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그래서 정부와 국회에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공연·전시 등 현장 예술 분야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예술방송국’을 설립해 현장 예술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보편적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예술 분야에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같은 대표 민간단체와 정부·국회의 협력적 소통체계를 구축해 현장 실정에 맞는 구체적인 정책과 집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예술인들의 현재 활동 상황과 현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는 ‘문화예술인활동지수’(가칭) 같은 지표를 개발해 상시적인 정책과 소통의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130만 기초 예술인은 오늘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뉴딜정책의 성공과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세우고 힘찬 도약을 시작할 때다.
  • 항암치료는 포기했지만 ‘한 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항암치료는 포기했지만 ‘한 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근교 버밍햄에 살던 제임스 웬들 윌리엄스(77)는 올해 초 대장암이 재발했다는 소식에 더이상의 치료를 거부하고 “존엄사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가족의 반대로 윌리엄스는 결국 호스피스만 이용하기로 하고 항암치료는 포기했다. 그런 그가 포기하지 않은 것이 2020년 대선에 참여해 마지막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그는 하루가 다르게 건강이 악화하자 대선 당일인 11월 3일까지 생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9월 24일 시작하는 사전투표라도 하기로 마음먹었다. 가족에 따르면 48년간 변호사로 활동해 온 그는 민주당 당원으로, 평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혼란에 빠트리는 해로운 존재라고 생각해 왔기에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결심을 더욱 굳혔다. 사전 투표 당일 투병으로 앙상해진 체구의 윌리엄스는 며느리의 차를 타고 투표소로 이동해 어렵게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현장에 있던 사진기자에게 “나라의 건강이야말로 모두가 우려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생각이 나를 투표소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투표 8일 뒤인 지난 2일 세상을 떠났다. 아쉽게도 윌리엄스가 안간힘을 쏟으며 행사한 마지막 한 표는 무효표로 처리됐다. 미시간주 선거법은 선거일 전에 사망한 사람이 행사한 사전투표를 무효로 간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8월 미시간주에서 치러진 예비선거에서도 같은 이유로 850표가 무효 처리됐다. 이에 윌리엄스의 아들 데이비드는 “아버지의 표가 집계되지 않는다고 했을 때 너무 화가 났다”면서도 “(무효 처리가) 한 표 행사에 담긴 뜻을 흐리게 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위안과 그리움… 마종기의 詩, 무겁고 차가운 외로움 떨치다

    위안과 그리움… 마종기의 詩, 무겁고 차가운 외로움 떨치다

    마종기 시인은 우리 시단에서 퍽 이채로운 위상을 가지고 있는 분이다. 생애의 많은 시간을 미국에서 살았지만 그는 슬럼프 없이 균질적 시 쓰기를 해 온 모어(母語)의 사제요, 순수 참여의 틀을 넘어 지성적 사유를 통한 위안의 시 쓰기를 지속해 온 서정의 파수꾼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그의 열두 번째 시집 ‘천사의 탄식’이 나왔다. ‘시인의 말’에 “아주 멀고 멀리 산 넘고 바다 건너에 살고 있는 고달픈 말과 글을 모아서 고국에 보낸다”라고 적었던 그 작품들이 실렸다. 30년 동안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일정한 간격으로 귀국해 국내 독자들과 만나고 지인들과 소중한 인연을 이어 왔던 그였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그러질 못했다.시인은 시집 뒤표지 글에서 “시는 사랑의 한 표현 방법이고 체온 나눔이고 생환 훈련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한세상 시를 사랑하며 살았다”라고 했다. 그 세계에 대한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메일과 카카오톡을 동원해 지난날로부터 이번 성과에 이르기까지 귀한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올해는 봄에 귀국하려고 시집 출간도 그렇게 잡아 놓았는데 갑자기 터진 코로나 난리 때문에 귀국을 못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영시집 ‘Forty Two Greens’(마흔두 개의 초록)가 뉴욕의 코드힐 프레스(Codhill Press)를 통해 출간됐습니다.” 거기서도 여전히 그는 현재형의 시인이다.●체온 나눔의 시간들 그리고 사람들 이번 시집에 ‘아내의 꽃’이라는 정갈한 시가 있다. 평생 이국에서의 외로움을 함께해 온 아내에 대한 사랑이 묻어난다. 그에게 아내는 언제나 “따뜻해지고 느긋해져서/ 어깨가 다 가벼워지는” 세월을 나누어 온 반려자일 것이다. “아내는 평범한 여성입니다. 미국에 와서 결혼한 이후 너무 외로워 시를 썼고 서울 친구들에게 발표를 부탁하며 의사 생활을 이어 왔는데 시를 읽어 달라고 할 사람이 없었어요. 아내와는 시에 대해 나누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시인은 자신이 바로 그 외로움 때문에 시를 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영화 ‘패터슨’에도 인용된 의사 시인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시인이 되는 첫째 조건이 외로움을 아는 사람”이라는 말을 되뇌면서, 어쩌면 아내는 좋은 시를 쓰라고 그동안 자신의 시에 관심을 주지 않았는지도 모른다면서 말이다. “그런데 요즘 아내가 제 시를 읽겠다고 합니다.” 두 분의 사랑과 체온 나눔의 시간이 지극한 울림으로 전해져 온다.마종기는 1939년 일본 도쿄에서 아동문학가 마해송 선생과 서양무용가 박외선 선생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학문적, 예술적 역량과 감성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게 틀림없을 것이다. 시인은 미국으로 향할 때 손에 50달러를 쥐어주며 헤어졌던 선친의 급작스런 별세 소식에 서러움과 죄책감을 토로한 적이 있다. “아버지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전형적인 문사셨어요. 청빈한 삶을 기리셨고 가난한 삶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머니는 전형적인 예술가형이셨지요. 단 한 가지 무용에만 몰두하셨던 분이죠.” 청년 마종기는 연세대 의예과에 입학했고, 1959년 1월에 ‘현대문학’ 초회, 이듬해에 완료 추천을 받고 시인이 됐다. 올해는 그러니까 등단 갑년(甲年)이 되는 셈이다. 마종기는 드뷔시나 사티 같은 인상파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의 시도 그 방향으로 가기를 소망했다. 그런데 미국에서 의사로 일하면서 방향이 달라졌다. 우선 살아남아야 했고, 시는 자신에게 먼저 위로가 돼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마종기의 초기시에는, 이국 생활을 예감이라도 한 듯, 처연한 유랑 의식이 암시적으로 드러난다. 시인은 미국으로 거처를 옮긴 뒤에 영원한 떠돎이라는 실존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그에게 시는 천천히 위안과 그리움의 세계로 번져갔다. 그런 세계를 함께해 준 스승은 누구였을까? “한 분이라면 최민순 신부님을 들겠습니다. 가톨릭계에서는 존경받는 영성 신학자셨고 이탈리아어 ‘신곡’이나 스페인어 ‘돈키호테’를 직역해 세간을 놀라게 한 번역가셨지요. ‘현대문학’ 등단 소감도 신부님께 올리는 편지 형식으로 썼지요. 선친 장례 미사도 명동성당에서 친히 챙겨 주셨습니다.” 문인 중에는 박두진 선생을 들었다. 그분의 착하고 조용하신 성정도 좋아했고 그분의 단호한 강골도 좋아했다. 학생 때부터 선생을 따랐고, 그분이 ‘현대문학’에 등단시켜 주셨고, 첫 시집 ‘조용한 개선’(1960) 서문도 써 주셨다. 그렇게 부모님과 스승에 대한 체온 나눔의 기억으로 그는 이국 생활을 견뎌 왔고 지금까지 ‘마종기’일 수 있었으리라.●‘변경의 꽃’에서 ‘아내의 꽃’까지 1965년 공군사관학교 군의관이었던 마종기는 그해 여름 한일국교정상화 반대성명에 이름을 올렸다가 군인은 정치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조항을 위반한 혐의로 심문을 받고 감방에 수용됐다. 기소유예로 풀려난 뒤 미국으로 쫓기듯 나와 산 것이 벌서 55년째다. 그는 1968년과 1972년에 황동규, 김영태와 함께 3인 시집 ‘평균율’을 두 번 펴냈다.“그 친구들과 함께 펴낸 ‘평균율’은 제게 큰 의미가 있지요. 고국을 떠난 게 1966년이었고 5년간 미국에서 수련의로 살아낸 그 시절은 일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고 한편으로는 저를 괜찮은 의사로 만들어 주기도 했어요. 그때 두 친구가 우정의 선물을 준 거죠.” 이번 시집 표지 캐리커처도 김영태가 그린 것이 들어갔다. 언젠가 시인은 “김영태 시인이 보낸 편지가 제일 많더라”고 추억한 적이 있었는데, 그분을 향한 시인의 사랑이 깊게 전해져 온다.1969년에 방사선과 전문의에 합격한 뒤로 그는 의대 교수로서 평화로운 삶을 누린다. 그 과정에서 낸 세 번째 시집 ‘변경의 꽃’(1976)은 이국에서 살아온 이의 떠돌이 의식과 그리움을 담은 결실이었다. ‘변경의 꽃’이야말로 이국에 살던 시인의 초상이 아니었겠는가. 그러고 보니 ‘변경의 꽃’으로부터 그는 ‘담쟁이 꽃’, ‘박꽃’, ‘축제의 꽃’으로 ‘꽃’을 변형해 오다가 이번에 ‘아내의 꽃’에 이른 게 아닌가 싶다. 시인은 가장 아끼는 시집으로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1980)를 들었다. 나도 ‘이슬의 눈’(1997)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시집이다.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 혼돈의 시간을 겪어 정서적으로 시의 도움이 절실하던 때의 시집이라 더 애착이 간다”고 떠올렸다. 한 편 읽어 보자.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바람의 말’) 그 ‘바람의 말’을 넓혀 온 트라이앵글이 의학과 시와 신앙이 아니었을까? ●의사-시인-신앙인 ‘선순환의 삶’ “제 시에서 의학과 신앙이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의사였으니 의학이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것은 자연스럽지요. 신앙 역시 외국에서 살아오느라 더 깊어지거나 흩어졌을지 모르지만 가톨릭 교인으로 60년 살아왔으니까요.” 그는 의학이나 신앙이 시의 모멘텀이 되는 때는 있었지만 가급적 그 몸체가 다 보이는 것은 경계해 왔노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 시집은 조금 달랐다. 시인은 지난봄 원고를 보내고 첫 교정지를 받았는데 팬데믹으로 모든 게 정지되자 다시 찬찬히 원고를 들여다보았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후회가 없겠냐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때 등단 소감에 좋은 믿음의 시인이 되겠다고 썼던 생각이 났고, 몇 편 버리고 서너 편 신앙적 시들을 넣게 됐다고 한다. “의학은 육체의 치유, 시는 정신의 치유, 신앙은 영혼의 치유를 위한 매개체입니다. 그러나 믿음이 좋다고 믿음과 시를 합치면 감동이 떨어지게 되고, 의학과 시도 한쪽으로 기울면 둘 다 역할을 못할 것입니다. 서로 우러르고 가까이에서 아끼는 상태가 돼야겠지요.” 그만큼 ‘의사’와 ‘시인’은 어느 하나가 주(主)가 되고 다른 하나가 종(從)이었던 것이 아니라 마종기에게 상호의존적인 수평적 축이었던 셈이다. 선진 의학을 5년간만 공부하고 돌아가겠다고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틈에 시인은 그 땅에서 반세기 이상을 살았다. 오하이오에서 의사 생활을 마치고 지금은 플로리다로 옮겨 사는 시인은 아들 셋과 손주들이 멀리 살고 있어 1년에 한두 번 만나는 게 전부라고 한다. 평생 고독했지만, 자신의 시에서 위로를 받았다는 분을 만나면 갑자기 자신을 겹으로 싸고 있던 무겁고 차가운 외로움이 다 날아가버린다고 했다. 의사-시인으로 “한길로 살아온 길이 외진 길”(‘이슬의 명예’)이었다지만, 그의 ‘변경의 꽃’으로서의 시작(詩作)은 지금부터 다시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인 마종기’의 생으로 시작될 것이다. 위안과 그리움을 “내 나라도 보이던 따뜻하고 편한 그 색깔”(‘노을의 주소’)에 담은 ‘천사의 탄식’이 보내준 소중한 만남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