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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 문재인 대통령 내년도 예산안 제출 시정연설문

    [전문] 문재인 대통령 내년도 예산안 제출 시정연설문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국회에서 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위기극복 정부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항상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라며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사명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시정연설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박병석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임기 6개월을 남기고 마지막 시정연설을 하게 되어 감회가 깊습니다. 임기 내내 국가적으로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정부 출범 초기부터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했습니다.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 보호무역주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국제 무역질서에 대응해야 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세계적인 코로나 대유행에 맞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경제와 민생을 지키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위기극복에 전념하여 완전한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편으로 우리는, 인류문명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대전환의 시대를 마주했습니다. 코로나 위기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기후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며 탄소중립이 전 지구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우리에게도 국가의 명운이 걸린 중대한 도전입니다. 정부는 대전환의 시대를 담대하게 헤쳐 나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저력을 믿습니다. 윈스턴 처칠은 “낙관주의자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고, 비관주의자는 기회 속에서 위기를 본다”고 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언제나 할 수 있다는 낙관과 긍정의 힘으로 위기를 헤쳐 왔고,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며 더 큰 도약을 이뤄냈습니다. 북핵 위기는 평화의 문을 여는 반전의 계기로 삼았습니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며 평화의 물꼬를 텄습니다. 아직 대화는 미완성입니다.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도록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이 자립하는 역전의 기회로 바꾸었습니다. 국민이 응원하고, 정부와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손을 맞잡아 대응했습니다. 그 결과 100대 핵심품목에 대한 대일 의존도를 줄이고, 수입선 다변화 등 공급망을 안정시키면서 일본을 넘어 세계로, 소재·부품·장비 강국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 속에서 K-방역은 국제표준이 되었으며 대한민국이 방역 모범국가로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선진적인 방역전략과 의료체계, 의료진의 헌신과 성숙한 공동체 의식이 만들어낸 성과입니다. 세계가 함께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우리의 역량을 재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백신 접종은 늦게 시작했지만 국민의 적극적 참여로 먼저 시작한 나라들을 추월했습니다. 전체 인구 대비 1차 접종률 80%, 접종 완료율 70%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접종률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방역과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우리는 이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합니다. 11월부터 본격 시행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의 평범한 일상이 회복되고 위축되었던 국민의 삶에 활력을 되찾을 것입니다. 특히 방역 조치로 어려움이 컸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영업이 점차 살아나고 등교 수업도 정상화될 것입니다.복지시설들도 정상 운영되며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돌봄 문제도 해소될 것입니다. 치유와 회복, 포용의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은 코로나와 공존을 전제로 방역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일상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마스크 쓰기 등 기본적인 방역지침은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방역·의료대응체계로 전환해 나갈 것입니다. 이제 희망의 문턱에 섰습니다. 정부는 국민과 함께 일상회복에서도 성공적 모델을 창출하여 K-방역을 완성해 내겠습니다. 코로나 위기로 인해 크게 걱정했던 것이 경제였습니다.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에 모든 역량을 쏟았습니다. 비상경제체제로 신속하게 전환하여 과감하게 대응했습니다. 국회와 협력하여 여섯 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등 전례 없는 확장재정을 통해 국민의 삶과 민생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하였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이끌었습니다. 그 결과 주요 선진국 중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을 가장 빨리 회복했고, 지난해와 올해 2년간 평균 성장률이 가장 높을 전망입니다. 수출은 올해 매달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여 무역 1조 달러를 이달 안으로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 최고의 실적입니다. 소비와 투자도 활력을 되찾고 있고 가장 회복이 늦은 고용에서도 지난달, 위기 이전 수준의 99.8%까지 회복됐습니다. 최근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경제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국가신용등급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사상 최저 가산금리로 외평채가 발행되는 등 대외신뢰도 또한 굳건합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경제위기 국면에서 정부는 무엇보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을 첫 번째 사명으로 여겼습니다. 적극적 재정지출을 통해 피해 업종과 계층에 폭넓고 두텁게 지원하는 노력과 함께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과 고용안전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코로나 장기화로 큰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 지원을 집중했습니다. 네 차례에 걸쳐 18조3천억 원 수준의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고, 금융과 세제지원 등 다방면의 지원책을 더해 어려움을 덜어드리려 노력했습니다. 모레부터는 손실보상법에 따라 영업제한 조치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대해 보상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법을 통한 손실보상은 세계적으로 처음이어서 제도적으로 큰 진전입니다. 조금이라도 격려가 되고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손실보상법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피해 업종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함께 어려움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국회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지혜를 모아주시면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고용유지 지원금을 확대하여 기업의 고용유지 노력을 뒷받침하고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등 취약계층에게 네 차례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공공일자리도 대폭 확대했습니다. 고용안전망 확충을 위한 노력도 지속했습니다.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을 마련하여 고용보험 대상자를 늘리고, 예술인,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신규로 고용보험 혜택을 드렸습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하여 취약계층의 취업과 생활안정을 도왔습니다.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는데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한 포용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격차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복지·노동 분야 예산을 계속 늘려 출범 초기 130조 원에서 내년 217조 원 수준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확대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했고, 이번 달부터 완전 폐지했습니다. 제도 도입 60년 만의 일입니다.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을 월 30만 원으로 조기 인상하고 저소득 근로계층에 대한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을 크게 확대했습니다. 보호종료아동 자립수당을 신설하고,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습니다. 농어민들을 위한 공익직불제도 도입했습니다. 한편으로, 보편적 아동수당을 최초로 도입하여 지급 연령을 확대하고 있고, 2019년부터 시작한 고교 무상교육을 올해 모든 학년에 시행함으로써 초·중·고 전체 무상교육 시대를 열었습니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도 꾸준히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연간 노동시간이 2016년 2천52시간에서 지난해 1천952시간으로 크게 줄었고,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5년 만에 23.5%에서 16%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특히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상당히 낮추었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여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문제를 해소하고 본인 부담금을 대폭 줄였습니다.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하여 치매 의료비와 가족의 돌봄 부담을 크게 완화했습니다. 완전한 경제회복은 포용적 회복으로 달성됩니다. 아직 경제회복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회복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우리 경제는 위기 속에서도 혁신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 방안으로 ‘한국판 뉴딜’을 강력히 추진했습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에 이어 지역균형 뉴딜, 휴먼 뉴딜로 확장했고, 투자 규모도 5년간 총 160조 원에서 220조 원으로 확대했습니다. 우리가 먼저 걷기 시작한 한국판 뉴딜은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세계가 함께 가는 길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역량은 선도형 경제로 나아가는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강한 디지털 역량과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 주력품목이 수출을 주도하고 경제회복을 넘어 도약을 이끌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수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더욱 긍정적입니다. 신산업이 경제 반등과 도약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에 더해 시스템반도체도 크게 성장하면서 종합반도체 강국을 향해 힘있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차도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미래차의 심장, 배터리는 기술 우위를 앞세운 차별화된 전략으로 중국 외의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헬스 분야도 10대 수출품목으로 진입하여 차세대 성장동력이 되고 있고,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과 국내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위기에 처해 있던 기존 주력 산업도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혁신을 무기로 힘차게 재도약했습니다. 조선업은 세계 1위 수주 행진을 이어가며 완전히 부활했고 전 세계 고부가가치 선박과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석권하며 K-조선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운업도 정부가 재건에 시동을 건 지 3년 만에 기적같이 살아났습니다. 첨단산업 경쟁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열 번째로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약정’에 가입했고,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자체 발사체로 1톤 이상의 물체를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일곱 번째 나라가 되었습니다. 위성을 목표 궤도에 정확하게 진입시키는 마지막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우리의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게 되고 기술 이전을 통해 민간 우주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혁신벤처와 스타트업은 선도형 경제의 주역이 되고 있습니다. 제2벤처붐이 확산되며 우리 경제를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유니콘 기업 수가 우리 정부 출범 당시 세 개에서 열다섯 개로 늘었고, 벤처투자액은 올해 8월에 이미 사상 최대치를 돌파하여 연말에는 6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우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습니다. K-팝과 드라마, 영화, 게임, 웹툰 등 우리 문화가 세계를 매료시키며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흑자 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K-푸드, K-뷰티 등 연관산업으로 파급되며 농식품과 화장품 수출도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장밋빛만은 아닙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고, 첨단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탄소중립 시대로 나아가며 세계 경제 질서와 산업지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 중대한 도전을 또 다른 기회로 만드는 것이 국가적 과제입니다. 공급망 재편을 우리 기업의 시장진출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고 탄소중립을 신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산업인 수소경제를 국가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하여 수소 선도국가, 에너지 강국의 꿈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정부는 K-반도체, K-배터리, K-바이오, K-수소, K-조선 등 주요 산업별 지원전략으로 강력히 뒷받침하겠습니다.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산업별 ‘K-동맹’을 구축하여 어느 때보다 강고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 대응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이겨내며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이제 대한민국은 과거의 대한민국이 아닙니다. 방역과 경제회복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었고, 세계 10위 경제 대국, 수출 6위 무역 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도 처음으로 G7을 추월했습니다. 군사력도 강해져 종합군사력 세계 6위 국방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 등 외교의 지평이 크게 넓어졌고 G7정상회의에 2년 연속 초대될 만큼 국제적 위상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한국의 문화가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위상도 자랑할 만합니다. 대한민국은 경제력과 군사력뿐 아니라 민주주의, 보건의료, 문화, 외교 등 다방면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소프트 파워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유엔무역개발회의가 만장일치로 결정했듯이 우리나라가 명실공히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된 것입니다. 우리 국민이 만들어 낸 대단한 국가적 성취입니다. 위기 속에서 만들어낸 성취이기에 더 대단합니다. 우리 국민은 위기 때마다 놀라운 역량을 보여주었습니다.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우리 국민은 단결하고 협력했습니다. 방역의 주체로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고, 모든 경제주체들이 경제회복과 도약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위대한 국민 여러분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선진국은 우리에게 큰 자부심입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또한 커졌습니다. 지금 세계가 공동으로 풀어야 할 핵심과제는 기후위기 대응입니다. 우리 정부는 ‘2050 탄소중립’에 동참했습니다. 또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에도 동참하여 2018년 대비 기존 26.3%에서 40%로 상향하기로 했습니다. 보다 일찍 온실가스 배출정점에 도달하여 온실가스를 줄여온 기후 선진국에 비하면 2018년에 배출정점에 도달한 우리나라로서는 단기간에 가파른 속도로 감축을 해야 하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30% 이상 줄이자는 ‘국제메탄서약’에도 가입하여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함께 하겠습니다. 2050 탄소중립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하며 에너지구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산업계의 목소리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 혼자서 어려움을 부담하도록 두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가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기업도 스스로 생존과 미래경쟁력을 위해서 과감히 나서고 있습니다. 국민도 행동으로 나설 때입니다. 탄소중립을 위한 국민실천운동이 필요합니다. 일상에서 작은 실천들이 모일 때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절약과 재활용을 습관화하고 대중교통 이용,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줄이기, 나무 심기, 재생에너지 사용 등 국민 누구나 탄소중립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지금 바로 시작합시다. 정부도 국민의 행동과 실천을 지원하며 함께하겠습니다. 한국은 다른 글로벌 이슈에서도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글로벌 백신 협력을 강화하면서 개도국 백신 공급을 위한 코백스 2억 달러를 차질없이 지원하겠습니다. 여유가 생긴 백신을 백신 부족 국가에 지원하는 협력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형편에 맞게 국제사회에 기여하면서 글로벌 현안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겠습니다. 민주주의, 인권, 평화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더욱 앞장서겠습니다.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도 계속 채워 나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초고속 성장해 온 이면에 그늘도 많습니다. 세계에서 저출산이 가장 심각한 나라이며 노인 빈곤율, 자살률, 산재 사망률은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입니다.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문제이면서 개혁과제입니다. 더욱 강한 블랙홀이 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현상과 지역 불균형도 풀지 못한 숙제입니다. 불공정과 차별과 배제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입니다. 미래 세대들이 희망을 갖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들입니다. 정부는 마지막까지 미해결 과제들을 진전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고 다음 정부로 노력이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국회도 함께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정부는 ‘완전한 회복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년도 예산을 604조 4천억 원 규모로 확장 편성했습니다. 올해 본 예산과 추경을 감안하여 확장적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확장재정은 경제와 고용의 회복을 선도하고 세수 확대로 이어져 재정 건전성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완전한 회복을 위해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는 적기를 놓쳐서도 안 될 것입니다. 내년에도 재정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한편으로 재정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지금까지 위기극복을 위해 재정의 여력을 활용하면서도 재정건전성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고심했고, 그 정신은 내년도 예산안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올해 세수 규모는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당시 예상보다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과적으로 세수 예측이 빗나간 점은 비판받을 소지가 있지만 그만큼 예상보다 강한 경제 회복세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전체 국가 경제로는 좋은 일입니다. 정부는 추가 확보된 세수를 활용하여 국민들의 어려움을 추가로 덜어드리면서 일부를 국가채무 상환에 활용함으로써 재정 건전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년도 예산은 코로나 위기로부터 일상과 민생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한 예산입니다. 탄소중립과 한국판 뉴딜, 전략적 기술개발 등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강한 안보와 국민 안전, 저출산 해결의 의지도 담았습니다. 첫째, 코로나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피해 계층을 두텁게 보호하는 데 최우선을 두겠습니다. 코로나 백신 9천만 회분을 신규 구매하여 총 1억7천만 회분의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일상회복을 위해 충분한 병상 확보와 함께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도 확충해나가겠습니다. 특히 손실보상법에 따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두텁게 보상받을 수 있는 예산을 담았습니다. 제도적 지원 범위 밖에 있는 분들에게도 긴급자금을 확대하고 금융절벽을 해소하며 소상공인들의 재기와 재창업 지원도 확대하겠습니다. 둘째, 코로나 격차와 불평등을 줄이면서 회복의 온기를 모두가 느낄 수 있는 포용적 회복을 이루겠습니다. 내년에는 기준중위소득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인상되어 7대 급여의 보장수준이 큰 폭으로 높아집니다.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로 5만3천여 가구가 추가로 혜택을 받게 될 것입니다. 263만 명을 대상으로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아프면 쉴 수 있는 나라’의 첫걸음을 내딛겠습니다. 또한 대리운전, 퀵서비스 기사 등 플랫폼 종사자들이 신규로 고용보험 혜택을 받게 될 것입니다. 국가유공자에 대해서는 기본보상금을 인상하고 생계지원금도 신규 지급할 것입니다. 특별히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일자리, 자산형성, 주거, 교육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청년 일자리 지원 예산을 확대하고 청년내일 저축계좌, 청년희망적금 등을 신설하여 청년의 자산형성을 도울 것입니다. 주거 부담 경감을 위해 저소득 청년들에게 월세 지원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하고 대학 국가장학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여 전체적으로는 물론 개인별로도 중산층까지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습니다. 지역 간 격차 해소에도 중점을 두었습니다. 2단계 재정 분권에 따라 지방 재원이 크게 확충될 것입니다. 스물세 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되고 생활SOC 3개년 계획도 완성될 것입니다. 부울경 초광역 협력이 성공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다른 권역으로 확산시키고, 새로운 국가균형발전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미래형 경제구조로 전환하는데 과감히 투자하겠습니다. 2022년은 탄소중립 이행의 원년으로 12조 원 수준의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할 것입니다. 친환경차를 올해보다 두 배 이상 확대 보급하여 누적 50만 대 보급 목표를 달성하겠습니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더욱 확산하고 도시숲도 크게 늘려나가겠습니다. 2조5천억 원 규모의 기후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온실가스감축 인지 예산제도도 시범 도입하겠습니다. 진화된 ‘한국판 뉴딜 2.0’을 더욱 힘차게 추진하는데 33조7천억 원을 배정했습니다. R&D 예산은 30조 원 규모로 정부 출범 당시보다 50% 이상 확대했습니다. GDP 대비 R&D 투자 세계 1위의 연구개발 강국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정부는 국방예산을 55조2천억 원으로 확대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연평균 6.5%의 높은 국방예산 증가율을 기록하게 됩니다. 군 장병 봉급과 급식비를 크게 인상하는 등 장병 복지를 강화하고, 첨단 전력 확보와 기술개발에 중점 투자할 것입니다. 한미동맹 강화와 주변국 협력 증진에 더하여 다자외교와 중견국 외교를 강화하고, 그린·디지털·보건 부문을 중심으로 ODA 예산도 크게 늘렸습니다. 자연재해 예방, 국민생명 보호, 생활환경 개선 등 3대 재난 안전을 위해 20조 원 이상을 과감하게 투자하겠습니다. 아동수당 지원 대상을 8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처음으로 영아수당과 첫만남이용권을 신설하여 지원하겠습니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더욱 확충하여 공보육 이용률을 높이는 등 가족과 육아에 더 친화적인 사회 기반을 조성하겠습니다. 내년 예산은 우리 정부의 마지막 예산이면서 다음 정부가 사용해야 할 첫 예산이기도 합니다. 여야를 넘어 초당적으로 논의하고 협력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 정부가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데 국회가 많은 힘을 모아주셨습니다. 매년 예산안을 원만히 처리하고 여섯 번의 추경을 신속히 통과시켜 주셨습니다.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민생법안들도 적잖이 통과되었습니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입법 성과에 대해 국회의원 여러분 모두에게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항상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위기극복 정부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소명 또한 마지막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홍남기 “신규계약 전월세 상한제, 표준임대료 도입 쉽지 않다”

    홍남기 “신규계약 전월세 상한제, 표준임대료 도입 쉽지 않다”

    정부가 임대차 3법 시행 후 급등한 전세가격 안정을 위해 추가 대책을 강구 중인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각에서 거론된 신규계약 전월세 상한제와 표준임대료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동행 취재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시장 가격을 규제하는 것에 대해선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큰 전제를 깔고 (전월세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신규 계약에 대해 인상률을 제한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고, 표준(임대료) 계약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주택 임대차 시장은 지난해부터 임대차 3법 개정을 통해 규제가 강화됐다. 지난해 7월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기존 계약에 대한 전월세상한제가 도입됐고, 올 6월엔 전월세신고제까지 도입됐다. 하지만 이런 규제 여파로 계약갱신이 아닌 신규계약 전세는 가격이 급등했고, 갭투자 증가와 함께 집값을 자극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연말까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일각에선 신규계약에도 상한제를 적용하거나 표준임대료제를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있지만 홍 부총리가 선을 그은 것이다. 홍 부총리는 “임대차 3법으로 혜택을 입고 정책적 효과가 발휘된 부분도 있지만, 매물 변동이나 같은 아파트 내에도 전셋값이 다른 문제 등 부작용이 나타난 분야도 있다”며 “여기에는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이중가격이 나타난 것 자체가 시장의 반응이니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민간 전문가도 있지만, 정책 당국자로서는 그럴 수 없다”며 “시장에서 혼돈이 있다면 그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집값 하락‘ 경고 메시지도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막연히 생각한 것이 아니라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정상화 단계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주택 가격이 마구 오를 수 없고, 이제 금리가 올라갈 상황이고, 부동산 시장에 유입된 유동성 조정 문제를 따져 본다면 주택 가격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 방역·소방·안전 공무원들 “현장인력 여전히 태부족” 대책은

    방역·소방·안전 공무원들 “현장인력 여전히 태부족” 대책은

    “입국자는 늘어나는데 검역인력이 부족해 군 파견인력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보호관찰관 5명이 하루 한명씩 교대근무하면서 907km²를 담당합니다.” “저희 부서에선 ‘칼퇴’가 밤 9시입니다.” 질병관리청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정민영 검역관은 지난해 6월 임용된 신참 공무원이다. 정 검역관은 29일 “검역2과는 코로나19 이후 6명에서 14명으로 늘었지만 일손 부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검역법 개정으로 건강상태질문서 제출대상이 모든 입국자로 확대됐고 PCR 음성확인서 제출도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그는 “3~5명씩 조를 이뤄 하루 주간근무를 하고 다음날 야간근무(오후 3~다음날 오전 9시)를 한 다음 이틀 쉬는 ‘주야비비’로 순번을 간신히 맞추고 있다”면서 “그나마 군 지원인력이 상주하는 덕분”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광주보호관찰소 순천지소에서 일하는 이요빈 보호관찰관은 전자발찌 대상자 보호관찰 등 전자감독 업무를 담당한다. 순천지소에는 전자감독 전담직원이 5명이다. 하루에 한명씩 24시간 교대근무를 한다. 이 보호관찰관은 “혼자 근무하다가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에 갈 수가 없다”면서 “순천은 지역도 넓어서 전체 지역을 모두 담당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중소벤처기업부 전통시장육성과 김은성 주무관은 온누리상품권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온누리상품권은 2019년 1조 6852억원을 판매했지만 지난해엔 4조 138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7월까지 판매액이 2조 756억원이다. 김 주무관은 “공무원이 되면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일을 정신없이 해도 계속 야근을 해야 한다”면서 “현실적인 충원이 이뤄진다면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공무원 규모는 2017년 63만 9000명에서 지난해 73만 6000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공무원 증가에도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령 인천검역소 검역관은 2019년 12월 말 142명에서 9월 현재 163명으로 21명 늘어났고 보호관찰관 신규인력은 지난해 180여명, 올해 190여명 충원에 그쳤다. 지방자치단체 한 곳에 1~2명밖에 충원할 수 없는 수준이다. 공무원 규모 증가는 경제 규모가 커지고 사회가 복잡해지는 데다 감염병 등 각종 재난 대응 등 국민들이 국가의 역할을 요구하는 분야가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들어선 게 대표적이다. 반면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장급 핵심부서였지만 지금은 현원 8명에 불과한 과장급 부서로 축소된 물가관리 업무처럼 구조조정되는 분야도 적지 않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1980년 43만 8000명이었던 국가공무원 정원은 1990년 54만명, 2000년 54만 6000명, 2010년 61만 3000명, 2020년 73만 6000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추세다. 2008년 60만 8000명에서 2012년 61만 5000명, 2016년 62만 9000명으로 늘어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1980년 이후 1980년 이후 국가 공무원 정원이 줄어든 건 지방자치제 실시에 따른 지방직 전환, 외환위기에 따른 구조조정, 정부부처 통폐합 등으로 인한 5차례 뿐이었다. 신규 공무원 배치를 담당하는 이찬희 인사혁신처 인재정책과장은 “소방, 경찰·해양경찰, 유치원·특수교사 등을 중심으로 충원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역학조사와 검역, 환자 관리 등에서 보듯 일손 부족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면서 “현장 수요를 반영한 내년도 공무원 선발 계획을 위한 정부부처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국가공무원 선발인원 가운데 질병청에는 요청받은 50명 전원을, 법무부에는 보호직 합격자 190여명 등 880여명을 10월까지 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탈레반 장악 한달…학교 문 닫고 은행은 “현금 바닥”

    탈레반 장악 한달…학교 문 닫고 은행은 “현금 바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다시 잡은 지 한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과도정부 내각을 발표한 탈레반은 앞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정상 국가로 인정받겠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자국 내 시민들을 강경하게 억압하면서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중고교 학생들이 한달째 학교에 가지 못하며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달 15일 수도 카불을 장악한 뒤 전국적으로 휴교령을 내렸다. 탈레반 고등교육부장관 압둘 바키 하카니는 지난달 말 “아프간 국민은 남녀가 분리돼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고등 교육을 계속 받을 것”이라고 했고, 이에 따라 일부 대학교 수업과 6학년 이하 초등학교 수업이 시작됐다.하지만 7학년 이상 중고등학교 수업에 대해서 탈레반 과도정부는 “추후 통지가 있을 것”이라며 기다리라고 지시한 것이다. 중고교생과 학부모는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몇 달간 수업에 지장이 있었는데, 이제는 정치적 상황 탓에 휴교가 이어지고 있다며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전 아프간 정부의 교육부 고문이었던 파르위지 칼릴리는 “전체 학생 900만명 중 70%가 정치 사회적 문제로 학교에 갈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교육뿐 아니라 경제 분야도 위태롭다. 시중 은행들은 외화가 거의 바닥났다며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야 한다며 거듭 요청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아프간 중앙 은행은 미국이 조달하는 달러화에 크게 의존했는데, 미군 철수 이후 자금 흐름이 중단된 것이다. 은행들은 현금 부족 사태가 식량, 전기 등 필수요소의 가격을 폭등시키고 있다며 이미 파탄 직전인 경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린다고 우려한다.아프간 내 외교 공관 대부분이 폐쇄하면서 불법 비자 가격도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전에 암시장에서 15달러(약 1만 8000원)면 살 수 있던 파키스탄 비자는 현재 350달러(약 41만원)까지 올랐다. 가장 비싼 건 유럽 진입 길목에 자리 잡은 터키 비자로, 무려 5000달러(약 589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가격은 120달러(약 14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정상적인 비자를 구하기 어렵지만 여전히 탈레반 체제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시민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국제사회에 자국 내 기존 외교 공관을 다시 열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대부분 국가가 응하지 않는 상황이다.해외에 체류 중인 아프간 정부 소속 외교관 수백명도 난감한 신세다. 본국 자금 지원이 사실상 중단돼 경제적 어려움이 커졌고, 탈레반이 정식 정부로 인정되지 않는 만큼 아프간 외교관으로서 현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또 이들은 보복 우려 때문에 귀국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에 발이 묶인 아프간 외교관과 대사관 소속 직원과 가족은 3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 [김경민의 한국의 미래] 대한민국, 선진국의 꿈을 꾸어야 한다/한양대 명예교수

    [김경민의 한국의 미래] 대한민국, 선진국의 꿈을 꾸어야 한다/한양대 명예교수

    일본 총리 중 가장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총리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일 것이다. 101세로 작고한 나카소네 총리는 늘 입버릇처럼 선진국이 되려면 두 가지 거대과학 기술 분야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 두 분야라는 것이 하나는 원자력 분야이고 또 하나는 우주 분야다. 나카소네는 과학기술청 장관 시절 우라늄 원소번호 235를 따서 235억엔의 국가예산을 원자력 연구 분야에 투입했다. 우주 분야도 미일우주위원회를 발족시켜 우주개발의 기초를 닦았다. 그래서 원자력 분야의 기술은 세계 정상급이고 우주 분야에서도 강대국이 됐다. 원자력은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들이 쓰나미가 덮치는 바람에 2050년을 목표로 말끔히 폐쇄한다지만 수백조원을 쏟아부어도 2050년 목표는 어려울 것 같다. 한때는 55기의 원전을 돌리며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라 불릴 만큼 막강한 제조산업을 돌리는 데 원자력발전이 큰 공헌을 했지만 자연재해지만 인재나 다름없는 사고를 겪은 후 원자력은 전성시대의 활력을 잃었다. 그러나 일본은 현재 가동 중인 원자로 9기에 재가동 심사를 받고 있거나 받게 될 원자로 27기 등 총 36기의 재가동을 목표로 잡고 있다. 재앙에 가까운 사고를 당하고도 원자력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은 한국처럼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나라이기에 원자력발전을 계속하는 것이고 ‘탄소 제로 사회’를 선언했기에 원자력발전 없이는 탄소중립의 목표도 어렵다는 판단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자력안전규제위원회가 강도 높은 안전기준을 성취하지 못하면 재가동 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후쿠시마와 같은 원전사고가 또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한국도 일본을 교훈 삼아 안전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원전사고가 있었지만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들은 여전히 원전을 가동 중이고 러시아와 중국은 아직도 수십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있는 원자력 강대국들이다. 한국도 아랍에미리트에 140만㎾의 원전 4기를 수출하고 1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갔으니 원자력이란 거대과학 분야는 세계 정상급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은 탈원전의 국가정책하에서도 여당, 야당 과방위 위원들이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을 위한 포럼을 발족시키면서 원자력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는 모양새다. 나머지는 우주 분야인데 개발의 속도가 너무 더디다. 올 10월에 순국산 로켓 누리호가 발사될 예정이지만 성공을 한다 해도 최소 7번은 성공해야 로켓기술의 안정성을 확인하게 되는데 내년 5월 두 번째 발사 이후 다섯 번의 발사도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모두가 자체 대형 로켓을 갖고 있고 자체 GPS(전지구적 측위시스템)도 갖고 있다. 일본도 2023년이면 완성된다. 일본은 2025년이면 북한을 여러 번 들여다볼 수 있는 첩보위성만 10기를 보유할 예정이다. 한국은 자체 로켓도 아직 없지만 한국형 GPS 계획도 2035년이나 돼야 운용이 가능하다고 하나 시간을 앞당겨 추진해도 모자랄 판에 지금처럼 진행된다면 2035년도 장담을 못 할 판이다. 주변국들은 모두 우주강국인 선진국들이고 국력이 점점 더 강성해지고 있는 만큼 한국도 국가가 이 문제를 직접 챙겨야 선진국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이 강대국이 되는 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나카소네 총리는 미국과의 외교에서도 레이건과 야스히로의 이름을 딴 론ㆍ야스 관계를 맺어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경제력을 크게 키웠기 때문에 선진국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다. 선진국이 되려면 막강한 경제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경제대국이 되려면 일본처럼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안보 협력 구조를 강화시키고 경제대국이 돼야 선진국이 된다는 사실을 국민과 정치지도자들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선진국에 필요한 담론을 설정하고 선진국이 되는 과정과 내용 등에 대해 정책개발들을 해 나가야 한다. 지금이 아니면, 우리가 선진국이 될 수도 있다는 꿈을 언제 가져 보겠는가? 지금의 젊은 세대가 중장년층이 됐을 때 대한민국이 경제, 안보, 정치, 사회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이라는 자부심을 갖는 날이 반드시 오기를 기원해 본다.
  •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임상시험 3년간 3배 이상 증가

    인공지능(AI)·가상현실(VR)·디지털 치료기기 등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임상시험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 건수가 2018년 6건에서 2019년 19건, 2020년 21건으로 3년간 3배 이상 늘었다. 진단 보조 및 의료영상 검출·분석 등 임상 품목 종류도 다양해져 2018년 2개에서 2019년 5개, 2020년 7개로 늘었다.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란 소프트웨어 형태로 개발된 의료기기다. 내장형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는 특정 장비나 장치에 내장돼 의료기기를 작동시킬 목적으로 사용된다. 엑스선발생장치와 초음파영상진단장치 등에 설치돼 해당 기기에서만 작동 가능하다. 독립형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는 컴퓨터·태블릿 PC·모바일폰 등 범용 장비나 장치에 설치할 수 있다. 의료영상전송처리장치, 뇌영상검출진단보조소프트웨어, 모바일 심전계 등이 있다. 의료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하며 새로운 형태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도 주목받고 있다. 의료 영상에 AI 기술을 적용해 특정 질환 여부를 진단하거나, 질환 치료 및 재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다. 현재 식약처가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한 14개 제품 중 9개 제품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식약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임상시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해변서 실종된 美 자폐 아동…야간투시경 동원해 구조 (영상)

    해변서 실종된 美 자폐 아동…야간투시경 동원해 구조 (영상)

    미국 경찰이 야간투시경과 열화상카메라까지 동원해 실종 자폐 소년을 찾아냈다. 지난 31일 CBS뉴스는 미국 뉴욕에서 실종된 자폐 소년이 첨단장비를 동원한 경찰 수색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새벽 1시쯤, 뉴욕 퀸즈의 한 해변 공원에서 14살 자폐 소년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사방이 뚫린 해변 공원에서 실종자를 찾기란 사막에서 바늘찾기와 같았다. 8년 전 비슷한 사건으로 아까운 목숨을 잃은 기억이 있는 경찰은 즉시 수색 헬기를 띄웠다. 하늘로 올라간 뉴욕경찰(NYPD) 항공순찰대는 야간투시경과 열화상카메라 등 첨단 장비를 싣고 상공에서 해변 공원을 샅샅이 훑었다. 그리고 얼마 후, 홀로 바다에 들어가 파도를 맞고 있는 실종 아동을 발견했다.경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열화상카메라에 잡힌 실종 아동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실종 아동은 시야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해변에 앉아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발견 지점은 비교적 수심이 얕은 해변이었지만 산책로에서 한참 떨어져 있어 사고 위험이 높았다. 현지언론은 조금만 더 깊은 바다로 걸어 들어갔으면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실종 아동 위치를 파악한 경찰은 즉각 현장으로 출동해 실종 아동을 구조했다. 바다 쪽을 바라보고 앉아 놀던 실종 아동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해변으로 걸어 나와 경찰 손을 잡고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경찰에게는 과거 비슷한 사건으로 자폐 아동을 잃은 아픈 기억이 있다.2014년 1월, 뉴욕 퀸즈에서 실종된 자폐 소년 아본테 오켄도(당시 14세)가 끔찍한 변사체로 발견됐다. 2013년 10월 수업 도중 아무도 모르게 학교를 빠져나가 소식이 끊긴 지 4개월 만이었다. 소년의 시신은 한인밀집지역인 칼리지포인트 강변에서 토막 난 상태로 발견됐다. 이번에 자폐 아동이 구조된 해변 공원과 불과 30㎞ 떨어진 곳이다. 사건 이후 현지에서는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는 비판과 반성이 잇따랐다. 뉴욕시의회는 사망한 소년의 이름을 따 일명 ‘아본테 법’이라 불리는 학교안전강화조례안 발의, 2014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외부로 통하는 모든 학교 출입문에는 의무적으로 알람을 설치하도록 했고, 자폐아 가정에는 위치추적장치(GPS)를 무료로 지원했다.
  • 과기부 내년 예산안 올해보다 1조1000억 증가한 18조 6000억원

    과기부 내년 예산안 올해보다 1조1000억 증가한 18조 6000억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6.3%포인트(1조 1000억원) 증가한 총 18조 6000억원으로 편성됐다. 31일 과기부에 따르면 18조 6000억원 중 연구개발(R&D) 예산안은 올해 8조 7000억원보다 8%포인트 증가한 9조 4000억원이다. 내년도 과기부는 5대 중점 투자분야로 ▲디지털 뉴딜 ▲기초·원천·첨단전략 기술개발 ▲3대 신산업 ▲미래인재 양성 ▲포용사회 실현을 설정했다. 예산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은 기초·원천·첨단전략 기술개발 분야로 올해보다 8%포인트 증가한 7조 4500억원이 편성됐다. 연구자 중심 기초연구 생태계 구축과 백신 및 소재부품장비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투입되는 예산으로 세부적으로는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직할기관의 연구역량 강화에 3조 4196억원, 기초연구에 2조 4261억원, 원자력·방사능 핵심기술 및 양자·핵융합에 6503억원, 소재·부품·장비분야 4459억원, 우주개발에 4098억원, 백신허브구축에 1020억원 등이 투입된다. 또 전년 대비 예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부분은 디지털 뉴딜이다.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인공지능, 5G 융합지원을 통해 산업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는 디지털 뉴딜은 올해보다 35.7%포인트 증가한 2조 8300억원으로 편성됐다. 데이터댐에 1조 4642억원, 인공지능 및 5G 융합에 9012억원, 디지털콘텐츠에 2342억원, K-사이버방역에 2343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바이오헬스, 차세대반도체, 미래차 3대 신산업 분야에도 올해보다 25.2%포인트 증가한 5800억원이 편성됐다. 또 우주나 양자 등 미래유망기술 분야 핵심인재 양성과 청년연구자, 신진연구자,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을 위한 미래양성 분야도 올해보다 3.4%포인트 증가한 7300억원이 편성됐고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과 재난안전, 사회문제 대응 기술역량 강화를 위한 포용사회 실현 부분도 9100억원이 편성됐다.이번에 편성된 예산안은 31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9월 3일 국회에 제출돼 정기국회에서 상임위원회 예비심사, 예결위 본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통해 수정·확정된다. 임혜숙 과기부 장관은 “사람 중심의 과학기술, 정보통신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을 선도할 수 있는 국가역량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조국 아들 포함 고교생 인턴한 적 없다” 증언에 조국 “아들과 무술 대화 나눴지 않나” 반박

    “조국 아들 포함 고교생 인턴한 적 없다” 증언에 조국 “아들과 무술 대화 나눴지 않나” 반박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전직 사무국장이 1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조 전 장관 아들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 인턴을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 마성영 등)는 이날 업무방해·뇌물수수·공직자윤리법 위반·증거위조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15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은 당시 인권법센터에 사무국장으로 재직했던 노모 교수가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장관과 정 교수는 2013년과 2017년 각각 아들 조모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활동 예정증명서’와 ‘인턴십 활동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거나 직접 작성했다. 검찰은 조씨가 고교생이던 2013년 외국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학교 수업에 빠지기 위해 조 전 장관이 한인섭 당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현 형사법무정책연구원장)에게 부탁해 허위 인턴 예정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2017년에는 조 전 장관이 인턴 예정증명서를 이용해 허위 인턴증명서를 만들어 아들 대학원 입시에 사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조 전 장관 측은 당시 조씨가 실제 노 교수의 지도를 받아 인턴 활동을 했으며 확인서의 내용이 허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날 노 교수는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으로 일했던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고등학생이 인턴을 하는 걸 본 적이 없고 조씨가 누군지도 모른다”며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장이었던 한인섭 교수가 이름, 소속, 활동 예정 등이 기재된 포스트잇 크기의 메모를 주면서 증명서를 만들어달라고 해 발급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교수는 “증명서 파일을 만들고 직인을 찍은 뒤에 어떤 여학생이 증명서를 받으러 왔다고 해서 주었고, 그게 기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조 장관의 아들인 조씨의 검찰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한인섭 교수의 이름도 몰랐고,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 노씨 성을 가진 사람에게 지도를 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당시 인권법센터에 노씨 성을 가진 사람은 노 교수밖에 없어, 진술대로라면 노 교수가 조씨의 인턴활동을 지도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노 교수는 “나의 연구 분야는 사회법, 노동법으로 조씨의 주제였던 학교폭력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또 노 교수는 “고등학생인데다 연구 분야도 다른 학생을 한인섭 교수가 도와주라고 했다면, 이례적인 경우라 기억을 못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공판에서 자신의 아들을 만난 기억이 없는지 증인에게 직접 묻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013년 7월쯤에 증인이 ‘카포에이라’라는 브라질 무술을 배우러 브라질에 간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아들로부터 들었다”며 “아들이 키가 크고 마른 학생인데 기억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노 교수는 “그 브라질 무술을 예전에 한 게 맞고, 주변에서 나를 특이하게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그 얘기를 고등학생에게 한 기억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오후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김모 교수는 현재 피의자 신분이라 진술할 수 없다며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이후 재판부가 절차를 진행하려 했지만, 변호인이 정 교수의 건강상 문제를 제기하며 재판이 마무리 됐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의 다음 공판은 오는 27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재판이 열리기 전 조 전 장관은 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경심 교수의 2심 판결의 충격이 크고, 많이 고통스럽다”면서 “대법원에서 사실 판단과 법리 적용에 대해 다투겠다”고 심정을 언급했다. 앞서 정 교수의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11일 정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 관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일부 혐의에 대해 조 전 장관을 공범으로 지목했다.
  • [열린세상] 환경경제통합계정, 잘 키운 소를 모으는 일/안소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환경경제통합계정, 잘 키운 소를 모으는 일/안소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도쿄올림픽이 마무리됐다. 나는 올림픽 팬이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같이 그들과 기뻐하고, 아쉬워하고, 눈물 흘리게 된다. 이번 올림픽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치러졌지만, 참가하는 선수들이나 지켜보는 국민이나 메달의 획득 여부를 떠나 경기 자체를 즐기고 격려하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이 고개를 푹 숙이고 울먹이며 죄송하다고 인터뷰를 했던 걸 떠올리면 말이다. 특히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지원이 많지 않았을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볼 때면 참 대견하다. 그들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그냥 운동이 좋아서 열심히 훈련하고 밝은 얼굴로 파이팅을 외치며 결과에 상관없이 스스로 칭찬한다. 그들의 순수한 표정에서 나는 진정한 챔피언의 모습을 본다. 잘 살펴보면 스포츠뿐만 아니라 이런 챔피언들은 우리 주위에 의외로 많다. 내가 생각하는 환경 부문의 챔피언들은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이다. 데이터를 수집·가공하고 DB화해 연구와 정책에 활용 가능하도록 기반을 만들어 주는 사람들 말이다. 체계적인 지원도 부족하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비인기 종목 선수들과 비슷하다. 어디에나 묵묵히 ‘소를 키우는’ 사람들은 있는 법이다. 공공정책 분야에서 증거 기반 또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강조돼 온 지 오래다. 객관적으로 검증된 증거 또는 통계에 근거한 정책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환경 부문처럼 의사결정에서 과학적 엄밀성 내지는 실증 분석이 요구되는 분야도 드물 것이다. 또한 환경정책은 여타 공공정책에 비해 통합적 접근이 매우 중요한 특성이 있다. 대기, 물, 토지, 생태계는 모두 연결돼 있다. 어느 매체 하나를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문제는 환경 관련 데이터가 매체별로 흩어져 있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지 못한 데 있다. 통합적 접근이 필수적인 환경의 경우 데이터가 흩어져 있다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적성을 가진 시스템이 필요한데, 환경경제통합계정(SEEAㆍSystem of Environmental-Economic Accounting)은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이제 부문별로 잘 키운 소를 한 장소에 모을 때다. SEEA는 환경과 경제적 웰빙 사이의 연관성을 측정하기 위해 유엔통계위원회를 중심으로 개발돼 온 계정 틀이다. 국가의 경제 수준과 경제주체의 거래 활동을 기록한 국민 계정을 보완 내지는 대체할 수 있는 계정 틀이기도 하고, 국가 간의 경제적 성취를 비교할 때 사용되는 국내총생산(GDP)의 대안 지표를 생성할 수 있는 틀이기도 하다. 경제성장을 넘어서 환경을 고려한 진정한 의미의 웰빙인 지속가능한 성장과 맞닿아 있다. SEEA는 2012년 국제 표준 틀이 완성됐는데, 2020년 현재 80여개 국가에서 시범 편제 중이다. 특히 2012년 채택된 SEEA 중심 체계는 물, 에너지, 산림 및 수산자원과 같은 자산이 어떤 경로로 환경으로부터 추출되며, 어떻게 경제활동에 사용되고, 경제활동으로 인한 오염물질은 어떤 형태로 다시 환경에 배출되는지 주목한다. 개별 자산의 물질 흐름을 확인함으로써 환경과 경제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이를 계정 체계에 반영한다. 이러한 물질 흐름 분석을 통해 환경과 경제의 연결 지점이 명확해지는 것이다. 데이터에도 축약 정도를 기준으로 위계가 존재한다. 하단으로부터 원시데이터-계정-지표로 구성된다. 원시데이터로부터 계정이 구축되고, 계정으로부터 지표가 도출된다. 환경과 경제를 연계한 계정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은 경제를 넘어 환경과 삶의 질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지표 생산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고, 환경을 포함한 다양한 공공정책의 증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다. SEEA를 매개로 하여 흩어져 있는 환경 부문 데이터를 동일한 계정 체계로 묶고 국민 계정과 연결해 GDP를 대체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 보자. 지속가능성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국가 발전을 측정하는 지표도 거기에 걸맞은 지표로 대체돼야 한다. 이제 그럴 때도 됐다.
  • 강제로 귀국할 뻔했던 벨라루스 육상선수 폴란드 망명 급진전

    강제로 귀국할 뻔했던 벨라루스 육상선수 폴란드 망명 급진전

    독재국가로 악명 높은 벨라루스의 여자 육상 선수가 코칭 스태프에 불만을 토로했다는 이유로 지난 1일 강제 귀국당할 뻔했는데 이를 모면하고 폴란드 망명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 하네다 공항에 끌려나왔다가 일본 경찰에게 신변 보호를 요청해 공항 내 호텔에서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하루를 보낸 크리스티나 티마노브스카야(24)가 다음날 밴 승합차를 타고 도쿄 주재 폴란드 대사관 앞에 도착, 대사관 안에 들어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녀를 돕는 활동가 단체인 벨라루스스포츠연대재단(BSSF)은 폴란드 정부가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의 이웃 나라인 폴란드의 외무차관은 트위터에서 티마노브스카야가 폴란드에서 자유롭게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돕겠다고 제안해 티마노브스카야도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남편도 이미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탈출해 있으며 조만간 폴란드에서 아내를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그녀는 전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게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국제적인 관심사를 만들었다. 2일 여자 200m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었는데 전날 갑자기 한 시간 안에 짐을 꾸리라는 엄명이 떨어져 도쿄 하네다 공항 터미널에 끌려 나왔다면서 갑자기 경찰관들에게 다가와 자신을 보호해 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공항에 나왔는데 이대로 귀국하면 자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터키 이스탄불행 여객기에 오르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여객기는 그녀를 태우지 않고 이륙했다. 그녀가 경찰관들에 둘러싸인 모습이 로이터 통신 카메라 등에 포착됐는데 “내 생각에 이제 안전하다. 경찰과 함께 있으니”라고 말한 것이 확인된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녀는 코칭스태프가 자신에게 별다른 설명이나 이해를 구하지 않고 5일 4X100m 계주에 출전하라고 명령한 것을 BSSF의 텔레그램 계정에 폭로한 것이 화근이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2일 아침 브리핑을 통해 티마노브스카야가 일본 당국의 돌봄을 받고 있으며 유엔난민기구(IMO)가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옛 소련 국가인 벨라루스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대통령이 체제를 비판해온 세력을 탄압해 왔다. 지난해 8월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재선된 뒤 부정 선거와 개표 조작 의혹으로 대규모 시위가 몇 개월 동안 계속됐고, 3만 5000명 이상이 당국에 체포됐다. IOC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아들 빅토르가 NOC 회장으로 선출되자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루카셴코 대통령과 빅토르의 도쿄올림픽 경기 참관도 금지했다.
  • 법조문에 ‘젠더 감수성’ 담다… 양성 평등·균등 초점

    법 조문에 숨어 있는 성별, 외모, 사회적 신분 등에 의한 차별 요소들이 잇따라 개정되고 있다.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하는 ‘젠더 감수성’이 주목받으면서 변화가 느린 법률 분야도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22일 법제처에 따르면 2019년부터 최근까지 차별적 요소가 숨은 현행법이 차례로 개정됐다. 여성에 대한 차별 요소에만 주목하지 않고, 남녀 모두 차별받지 않고 균등하게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양성 평등 요소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개정 사례를 보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제7조 ‘사업주는 여성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 용모·키·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등을 제시하거나 요구해서는 안 된다’라는 문구 중 ‘여성근로자’라는 표현을 ‘근로자’로 정비했다. 남녀 모두 어떤 이유로든 실력 이외의 요소로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시행령상 보험 보상한도 규정에서는 7급 상해 내용(보험금액 3200만원) 중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여자’를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사람’으로 개정했다. 법제처 관계자는 “동일한 외모의 흉터에 대해 남성보다 여성의 부상 등급과 보험 금액을 더 높게 규정한 사항을 개선한 사례”라고 밝혔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는 선정성이 있는 픽토그램(그림)에 여성의 모습만 담겨 있던 것을 남녀 모두 표시하는 그림으로 대체했다. 선정성 그림에 여성만 표시함으로써 차별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군인사법 시행규칙에서는 신체장애인이 된 군인의 계속 복무 가능 기준에서 외모에 대한 차별적 요소가 담긴 조항이 개선됐다. 기존의 ‘외모 또는 의사소통이 단체 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가 아닐 것’이라는 조항에서 ‘외모’를 삭제했다. 또 한부모 가족 지원 대상자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에 따라 지원을 받고 있어도 한부모 가족지원법에 따른 아동양육비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개선됐다. 다른 법령으로 지원을 받는 경우에는 그 범위 내에서 중복 지원을 하지 않는 기존 한부모 가족지원법의 단서 조항을 삭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상 전동휠체어 등 장애인 보조기기 보험급여 기준액이 상향돼 장애인의 경제적 부담을 줄인 사례도 있다. 종아리 보조기기의 경우 기준액이 기존 최고 148만원에서 223만원으로 조정됐다. 군형법상 성범죄자가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됐다. 군형법상 성범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가중 처벌하도록 돼 있는데도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해야 하는 성범죄 항목에서는 제외돼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 둘이서 버디 13개… 쭈타누깐 자매, LPGA투어 팀 대회 우승

    둘이서 버디 13개… 쭈타누깐 자매, LPGA투어 팀 대회 우승

    에리야-모리야 쭈타누깐(태국) 자매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팀 대회에서 우승했다. 쭈타누깐 자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다우 그레이트 레이크스 베이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30만 달러) 4라운드에서 11언더파 59타를 합작했다. 이로써 최종 합계 24언더파 256타를 기록하며 재스민 스완나뿌라(태국)-시드니 클랜턴(미국)을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었다. 이번 대회 1·3라운드는 두 명이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포섬, 2·4라운드는 각자 공으로 경기해 매홀 더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하는 포볼 방식으로 진행됐다. 동생 에리야가 버디 9개를 쓸어담으며 우승을 이끌었다. 언니 모리야도 버디 4개로 힘을 보탰다. 에리야는 5월 혼다 클래식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통산 12승을 올렸다. 모리야는 2018년 휴젤-LA오픈 우승 이후 3년 만에 2승 고지에 올랐다. 에리야는 인터뷰에서 전속 캐디 피트 갓프리와 동료 선수 제인 박(미국) 부부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들은 원인불명의 뇌질환을 앓는 딸 그레이스의 간호를 위해 투어를 중단했다. 에리야는 “그레이스에게 우승을 바치겠다”면서 “그레이스, 힘내라!”고 말했다.
  • 여수 육지·섬마을 잇는 삼계탕 3000마리 나눔

    여수 육지·섬마을 잇는 삼계탕 3000마리 나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렇게 귀한 걸 가져다주셔서 너무나 고맙기만 하지요.” 임인현(63) 여수시 화정면 제도 이장은 “아주 굵고 포장도 잘돼 있어서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며 “외딴섬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 자체가 마냥 기쁘기만 한데 몸보신하라고 선물까지 가져와 감사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임 이장은 “마을에서 준비한 기정떡과 같이 각 가정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금액으로 섬 주민들에게 삼계탕 3000마리를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섬 주민들의 복지 향상에 힘을 쓰고 있는 여수섬복지지원센터가 8일 코로나19로 2년째 고립된 상태인 섬 어르신들께 영양식을 대접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오전 10시 백야도를 시작으로 배를 타고 30분 걸리는 개도와 월호도 등에 들어가 삼계닭 1100마리를 전달했다. 9일 남면 화태도 등에 1200마리, 15일에는 여객선으로 2시간 소요되는 거문도에 500마리 등 총 3000마리를 보낸다. 닭 크기는 800~900g이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6회째 섬 주민들을 위해 삼계탕 데이를 실천하고 있는 임채욱(63) 여수섬복지지원센터 이사장은“마음대로 시내를 나가지 못하는 섬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 오하려 죄송스런 마음이 더 든다”고 말했다. 여수한영대 사회복지과 교수로 33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다 2015년 정년퇴임한 임 이사장은 이론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재능 기부자들과 함께 10개 섬을 매월 한 차례씩 찾아가고 있다. 임 이사장은 “섬은 복지 사각지대여서 항상 안타까움이 든다”며 “주민들이 기쁨을 가져야 섬도 같이 행복해지기 때문에 섬 복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여름은 ‘소설의 시간’… 어떤 작가와 만날까요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여름은 ‘소설의 시간’… 어떤 작가와 만날까요

    지루한 장마가 끝나면 무더운 여름이 옵니다. 짬을 내 소설 읽는 재미가 쏠쏠한 때입니다. 실제로 이 기간 가장 많이 팔리는 분야도 소설이라 합니다. 그래서, 여름은 ‘소설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작가의 삶에 대해, 배경과 시대적 의미에 대해 알고 읽으면 재미가 두 배가 될 겁니다.우선 ‘함께하는 여름’ 시리즈를 권합니다. 프랑스 라디오채널인 프랑스 앵테르에서 2012년 몽테뉴를 주제로 시작한 방송이 성공을 거두자 이를 책으로 엮었습니다. 현지에서는 현재 10권까지 나왔습니다. 출판사 뮤진트리가 국내 번역해 지난해 여름 보들레르와 호메로스 편을 냈고, 이어 올여름 ‘파스칼과 함께하는 여름’, ‘빅토르 위고와 함께하는 여름’을 출간했습니다. 걸작 ‘팡세’를 남긴 블레즈 파스칼은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이며 철학자, 신학자이기도 합니다. 여러 방면에 두루 능한 이 천재의 삶을 좇으며 그의 저작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소개합니다. ‘레 미제라블’, ‘파리의 노트르담’으로 유명한 소설가 빅토르 위고는 정치인으로서 격변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는 거친 풍랑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인류의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를 소설에 담았습니다.유유 출판사에서 최근 출간한 ‘읽는 법’ 시리즈도 비슷한 기획입니다. 대만 유명 인문학자인 양자오 ‘신신문주간’ 부사장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분석합니다. 최근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무라카미 하루키 편을 냈습니다.‘세계문학공부’라는 부제처럼 다각도로,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예컨대 저자는 헤밍웨이 편에서 “‘노인과 바다’를 쉽게 풀거나 자세히 뜯어보자는 게 아니라 그의 삶, 생각과 기질, 시대와 작품 전반을 하나로 꿰어 교양으로서 헤밍웨이를 만난다”고 소개합니다. 하루키에 대해서는 가와바다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 등과 연결합니다. ‘이렇게 연결을 할 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전방위적입니다. 책들을 읽어보고 다시 소설로 향할까 합니다. 어떤 작가와 올여름을 보낼지,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 여수시민들, 섬 주민들에게 삼계닭 3000마리 전달 눈길

    여수시민들, 섬 주민들에게 삼계닭 3000마리 전달 눈길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렇게 귀한 걸 가져다 주셔서 너무나 고맙기만 하지요.” 임인현(63) 여수시 화정면 제도 이장은 “아주 굵고 포장도 잘 돼 있어서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며 “외딴 섬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 자체가 마냥 기쁘기만 하는데 몸 보신하라고 선물까지 가져와 감사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임 이장은 “마을에서 준비한 기정떡과 같이 각 가정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금액으로 섬 주민들에게 삼계탕 3000마리를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섬 주민들의 복지 향상에 힘을 쓰고 있는 여수섬복지지원센터가 8일 코로나19로 2년 동안 고립돼 있는 섬어르신들께 영양식을 대접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오전 10시 백야도를 시작으로 배를 타고 30분 걸리는 개도와 월호도 등에 들어가 삼계닭 1100마리를 전달했다. 오는 9일 남면 화태도 등에 1200마리, 15일에는 여객선으로 2시간 소요되는 거문도에 500마리 등 총 3000마리를 보낸다.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6회째 섬 주민들을 위해 삼계탕 데이를 실천하고 있는 임채욱(63) 여수섬복지지원센터이사장은 “오늘 다행히 날씨가 좋아 무사히 갔다왔다”며 “마음대로 시내를 나가지 못하는 섬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 오하려 죄송스런 마음이 더 든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동안 성금을 받은 결과 시민 152명과 섬 출향 인사, 단체 등에서 참여해 1500여만원을 모아 준비했다. 800~900g크기다. 여수한영대 사회복지과 교수로 33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다 2015년 정년퇴임한 임 이사장은 이론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다는 판단, 재능 기부자들과 함께 10개섬을 매월 한차례씩 찾아 가고 있다. 임 이사장은 “섬은 복지 사각지대여서 항상 안타까움이 든다”며 “주민들이 기쁨을 가져야 섬도 같이 행복해지기 때문에 섬 복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고든 정의 TECH+] 인텔, 차세대 제온 프로세서 고대역폭 메모리 달고 날아오를까?

    [고든 정의 TECH+] 인텔, 차세대 제온 프로세서 고대역폭 메모리 달고 날아오를까?

    최근 인텔은 서버 프로세서 영역에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x86 서버 영역에서는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한 에픽(EPYC) 프로세서를 앞세운 AMD의 공세에 점유율을 잃고 있고 비x86 서버 부분에서는 ARM 서버 프로세서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텔이 오랜 세월 14nm 공정 프로세서만 생산하는 사이 이미 경쟁자들은 7nm 칩을 대량으로 출시해 절대 성능은 물론 전력 대 성능비도 더 우수해진 상황입니다.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인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를 통해 반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인텔의 차세대 10nm 공정인 10ESF(10nm Enhanced SuperFin) 공정과 최신 마이크로 아키텍처가 적용된 골든 코브(Golden Cove) 코어를 사용해 성능을 높였습니다. 여기에 DDR5를 사용해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을 높이고 PCIe 5.0을 도입해 GPU 등 다른 기기와의 연결 속도도 높였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사실 남들도 곧 도입 예정인 기술입니다. 그래서 인텔은 한 가지 더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제온 프로세서에 탑재하는 것입니다. 고대역폭 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HBM) 기술은 삼성, SK 하이닉스, AMD가 협업해 개발한 고속, 고밀도 메모리로 DRAM을 아파트처럼 여러 층으로 쌓고 각 층을 통과하는 통로(TSV)를 이용해 데이터를 고속으로 전송하는 메모리 기술입니다. 2015년 AMD의 GPU에 최초로 탑재된 후 현재까지는 주로 고성능 GPU에만 탑재되어 왔습니다. 속도가 빠르고 크기도 작지만, 대신 가격이 비싸고 전력 소모도 많다는 점이 보급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HBM 보급이 더딘 것은 서버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비싸더라도 높은 성능이 필요한 서버 분야에 적합할 것 같지만, 테라바이트(TB)급 메모리 장착도 가능한 서버용 DDR 메모리와 달리 HBM은 프로세서 옆에 붙이는 방식이라 장착할 수 있는 메모리 용량이 많지 않고 원하는 만큼 확장이나 교체도 불가능합니다. 작년에 양산을 시작한 SK 하이닉스의 HBM2E 메모리도 460GB/s 대역폭을 지녀 속도는 DDR4 메모리가 범접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용량은 최대 16GB 정도입니다. HBM2E 메모리 네 개를 탑재하면 최대 64GB 용량에 1.82TB/s의 엄청난 속도를 구현할 수 있으나 GPU라면 몰라도 대부분 서버는 이보다 느리더라도 많은 메모리를 탑재하는 것이 작업에 더 유리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인텔이 개발하는 HBM 탑재 제온 프로세서인 SPR-HBM(Sapphire Rapids Xeon Scalable with High-Bandwidth Memory)는 DDR5도 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여러 가지 목적의 서버와 고성능 컴퓨터에 이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서버에는 HBM을 탑재하지 않은 제온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고속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영역에는 HBM 탑재 제온 프로세서를 DDR5와 함께 이용하거나 아예 HBM 탑재 제온 프로세서만 사용하는 방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후자의 장점은 메모리가 CPU와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시스템 크기가 매우 작아진다는 것입니다.사실 사파이어 래피즈가 이런 독특한 형태를 하게 된 이유는 올해 말 등장할 인텔 최초의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인 오로라(Aurora)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오로라의 기본 유닛은 2개의 사파이어 래피즈 프로세서와 6개의 폰테 베키오 GPU를 탑재했습니다. 고성능 연산을 위해서는 대용량보다 빠른 메모리가 더 유리한 만큼 HBM 탑재 버전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사파이어 래피즈의 초기 물량은 오로라에 우선 사용되고 이후 차례로 주요 고객사에 공급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서버 및 HPC 시장에 투입되는 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될 것입니다. HBM 탑재 사파이어 래피즈는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비싼 몸값을 성능으로 입증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메모리 기술이라면 경쟁자인 AMD 역시 비장의 카드가 있습니다. 최근 AMD의 리사 수 CEO는 L3 캐쉬 메모리를 CPU 칩렛 위에 쌓는 신기술인 3D V-Cache를 공개했습니다. 같이 공개한 벤치 마크에서는 기존 CPU에 3D V-Cache를 접목하기만 해도 게임 성능이 대폭 향상되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사실 대용량 캐쉬는 게임보다 서버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구체적인 도입 일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차세대 에픽 프로세서에 이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셈입니다. 새로운 캐쉬 기술로 무장한 AMD와 고대역폭 메모리를 탑재한 인텔 중 누가 옳은 선택을 했는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 ‘부동산 투기 의혹’ 김기표 靑반부패비서관 사퇴…文, 즉각 수용

    ‘부동산 투기 의혹’ 김기표 靑반부패비서관 사퇴…文, 즉각 수용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27일 사퇴했다. 청와대는 이날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표 비서관이 자진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논란 발생 하루 만의 조치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늘 김기표 반부패비서관은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반부패비서관은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것이 아니더라도 국민이 바라는 공직자의 도리와 사회적 책임감을 감안할 때 더 이상 국정운영에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고위공직자 수시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김기표 비서관은 39억 2417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중 부동산 재산이 91억 2000만원, 금융 채무가 56억 2000만원에 달했다. 부동산 재산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14억 5000만원), 서울 강서구 마곡동 상가 2채(65억 5000만원), 경기도 광주 송정동 근린생활시설(8억 3000만원) 등으로, 상당 부분 대출로 매입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 4900만원 상당의 경기도 광주 송정동 임야도 2017년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 이 토지는 도로가 연결돼있지 않은 ‘맹지’(盲地)이지만, 경기 광주 송정지구 개발로 신축되고 있는 아파트·빌라 단지와 인접해있다. 청와대는 김 비서관 임명 20일 전인 3월 11일 비서관급 이상을 대상으로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벌여 투기의심 거래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비서관은 당시 임명 전이어서 조사 대상은 아니었으나 부동산 민심이 악화한 상황에서 인사 검증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 개발지역 인근 맹지 매입도...靑 반부패비서관 투기 논란

    개발지역 인근 맹지 매입도...靑 반부패비서관 투기 논란

    지난 3월 임명된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부동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26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6월 고위공직자 수시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39억2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 재산이 91억2000만원, 금융 채무가 56억 2000만원에 달했다. 부동산 재산의 경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14억5000만원), 서울 강서구 마곡동 상가 2채(65억5000만원), 경기도 광주 송정동 근린생활시설(8억3000만원) 등으로, 상당 부분 대출로 매입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 채무의 경우 54억6441만원(KEB하나은행 53억6215만원, 스탠다드차트은행 8000만원, 현대캐피탈 2226만원), 건물임대채무 1억5000만원을 신고했다. 4900만원 상당의 경기도 광주 송정동 임야도 2017년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토지는 도로가 연결되지 않은 ‘맹지’이지만, 경기 광주 송정지구 개발로 신축되고 있는 아파트·빌라 단지와 인접해있다. 앞서 청와대는 김 비서관 임명 20일 전인 3월 11일 비서관급 이상을 대상으로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벌여 투기의심 거래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 비서관은 임명 전인 만큼 조사 대상은 아니었다. 다만 부동산 민심이 악화된 상황에서 인사 검증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가 이뤄진 것은 김 비서관이 변호사로 일하던 시점”이라며 “공직에 들어오면서 오피스텔을 처분했고 나머지 부동산에 대해서는 처분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열린세상] 조금만 천천히/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조금만 천천히/박산호 번역가

    “칙칙.” “에취, 에취.” “칙칙.” “에취, 에취.” 다음달이면 한 살이 되는 시바견 해피를 데리고 매일 산책을 나가기 전에 치르는 의례. 밖에만 나가면 우거진 풀숲으로 달려가 코를 박는 해피의 몸에 진드기 방지 스프레이를 뿌리면 세상에서 밥 다음으로 산책을 좋아하는 해피는 기뻐 어쩔 줄을 모르는 와중에도 그 냄새에 연신 재채기를 한다. 잠시 실랑이 끝에 목줄을 맨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가면 총알처럼 튀어나가는 해피. 그 속도를 감당하지 못해 쩔쩔매면서 허둥지둥 끌려가는 나. 그렇게 누가 누구를 산책시키는지 모르겠는 산책길에서 이제는 낯이 익은 해피의 친구들과 종종 마주치게 된다. 이름은 모르지만 인형처럼 작고 예쁜 갈색 포메라니언은 항상 목줄도 없이 할아버지 옆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정하게 걷는다. 천천히 걷는 할아버지를 쫄래쫄래 따라가며 풀 냄새도 맡고, 잠시 멈춰서 나비랑 놀기도 하고, 한쪽 다리를 들고 쉬야도 하는 포메라니언을 처음 봤을 때 정말 신기해 한참 바라봤다. 할아버지와 그 강아지는 아주 오랫동안 같이 걸으며 호흡을 맞춰 온 커플처럼 서로가 서로의 속도에 맞춰 평화롭게 산책한다. 천수도 종종 마주치는 산책 동무다. 천수는 블랙탄 시바견인 해피와 달리 갈색 시바견인데 틱이 있어서 쉴 새 없이 몸을 움찔거리느라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주인은 펫 숍에서 어리디어린 천수를 샀다가 몇 달 후 틱이 있는 걸 알았다고 한다. 그때 천수를 숍에 돌려보낼 수도 있었지만, 이미 정이 듬뿍 들어 버린 아이를 차마 보낼 수 없어 그냥 키우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몇 달 동안 본 천수는 해피보다 몸집은 작지만 아주 천천히 크면서 조금씩 상태가 좋아지는 듯했다. 주인은 그날그날 천수의 컨디션에 맞춰 조금 걷다가 천수가 힘들어하면 벤치에서 오랫동안 같이 쉬면서 많이 쓰다듬어 주고, 다정한 말을 속삭인다. 그들에게도 둘만의 속도가 있었다. 천수 커플을 보고 있자니 최성연 작가가 쓴 ‘딱 1년만 청소하겠습니다’에 나온 말이 떠올랐다. “누군가를 배려할 때 우리는 결코 빨리하라고 다그치지 않는다. 길이 막혀 늦는다는 친구에게 `서두르지 말고 조심해서 와’라고 말하고, 걸음마가 서툰 아기에게는 `천천히 가자’라고 말한다. 함께 밥상에 앉은 사람에게 건네는 `천천히 많이 먹어’라는 말에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천천히’는 가장 따뜻한 사랑의 언어라고 생각한다. 해피에게 정신없이 끌려다니다 보면 가끔 엄마가 떠오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전엔 엄마 생신이나 어버이날 같은 행사가 있는 날엔 엄마와 같이 식사를 하러 서울에 갔다. 그러던 어느 해 고기가 맛있다는 식당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엄마가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려 보니 엄마는 한없이 천천히 걷고 계셨고, 그런 엄마 옆에서 동생이 보조를 맞춰 걷고 있었다. 엄마랑 같이 살지 않는 나는 몰랐는데 당시 엄마의 고관절이 너무 상해 걷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평생 나보다 빨리 걸었던 엄마의 그런 모습을 보며 마음이 한없이 미어지던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엄마는 그 후로 인공고관절 수술을 받고 이제 좋아지셨지만 지금도 엄마와 걸을 때면 항상 엄마의 속도에 맞춰 옆에서 천천히 걷는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얼굴로 어서 나가자고 깡충거리는 해피와 산책길을 나설 때면 우리의 속도에 대해 생각한다. 해피는 나와 맞춰야 하고, 나는 해피에게 맞춰야 한다. 세상엔 그 할아버지와 강아지 커플처럼 오랜 세월 시간을 들여 서로 완벽하게 맞춘 커플도 있고, 천수 커플처럼 주인이 천수에게 맞춰야 하는 커플도 있다. 같이 산다는 건 그런 것. 서로의 속도를 알고 배려해서 맞춰 주는 것이다. 허나 강아지 세상만 그럴 뿐 정작 인간 세상은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광란의 트럭처럼 미친 듯이 달리는 세상과 자본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사람들은 거기에 깔리는 것이 요즘 풍토처럼 보인다. 300㎏짜리 컨테이너 벽에 깔려 지난 5월에 사망한 청년 노동자 이선호씨가 그러했고, 지난 1년 동안 사망한 8명의 쿠팡 노동자가 그러했다. 우리가, 세상이 조금만 더 느리게 갈 순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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