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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화→국회연설→국민과 대화順 정국돌파

    담화→국회연설→국민과 대화順 정국돌파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일 듯하다. 뒤엉킨 정국을 풀어나갈 실마리를 ‘대국민 사과’로 잡은 것이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첫 사과다. 야당의 요구이기도 하고, 달리 마땅한 해법이 없기도 하다. 대국민 소통 강화를 위한 이 대통령의 행보는 빨라질 듯하다. 다음달 초 17대 국회 개원연설과 ‘국민과의 대화’를 갖기로 한 것이 단적인 예다. 정책홍보를 강화하기 위한 다각도의 방안들도 강구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다수 의석을 점하는 18대 국회 개원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이명박 국정’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이 대통령이 금명 발표할 대국민 담화는 ‘소통 부재에 대한 자성(自省)’과 초읽기에 몰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조기 처리에 대한 호소가 주제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쇠고기 수입 협상을 둘러싸고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국민 불안과 사회적 갈등을 일으킨 점에 대해 진솔한 자세로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리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말이다. 아울러 침체일로의 우리 경제를 되살릴 방안으로 한·미 FTA 비준안이 17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하며, 이를 위해 정치권이 적극 협조해 달라고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을 통해 “한·미 FTA비준안이 18대 국회로 넘어가면 안건 제출부터 모두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야당의 협력을 거듭 요청했다. 이 대변인은 “비준안 처리가 지연되면 미국 의회의 흐름은 접어 두고라도 시간과 국력의 낭비일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경제살리기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그 피해는 국민들이 짊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역사적 용단을 내린다면 공은 정치권 전체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이 마이크를 잡았지만 발언 내용은 고스란히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내놓을 사과의 내용이다. 쇠고기 협상의 내용에 대해 사과하느냐, 아니면 협상 타결 이후 소통에 대해 사과하느냐의 문제는 큰 차이를 지닌다.FTA비준안 처리를 비롯해 정국의 향배와도 직결된다. 협상 내용에 대해 사과한다면 이는 협상 관계자 문책과 재협상을 약속하는 수준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또다른 부담이다. 반면 소통 부재에 대해 사과한다면 이는 협상 잘못을 주장하는 야당의 인식과 거리가 멀다. 이들의 공감을 얻어 내기도 쉽지 않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의 고민은 그래서 크다. 청와대는 일단 소통 부재를 사과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청와대 관계자도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해 심려를 끼친 점을 사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이 말은 손 대표가 19일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요구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20일 서로의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청와대는 특히 내부 논의와 별개로 민주당 손 대표측과 직·간접 접촉을 통해 사과의 내용과 수위 등에 대해 의중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모들은 민주당측의 강경기류를 들어 ‘사과 무용론’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최대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개원 ‘코앞’… 18대 원구성 협상 교착

    18대 국회 원 구성 협상 등 개원 준비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례적인 5월 임시국회로 논의 자체가 늦어진 데다 쇠고기 협상 문제가 겹쳐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18대 국회는 원 구성을 하지 못한 채 임기를 시작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걸림돌 되는 3題 (1) 쇠고기 재협상과 연계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원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한 것은 없다. 여기에 민주당은 쇠고기 협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추후 협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18일 “쇠고기 문제에 대한 한나라당의 전향적인 자세가 없다면 원 구성 협상에 대한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당 모두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새 원내 지도부에 공을 넘기는 게 맞다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이다. 민주당은 이른 시일 내에 농림해양수산위를 열어 쇠고기 재협상 촉구 결의안과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만 수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2) 상임위 재조정과 위원장 배분 여야가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는다면 상임위 조정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다. 정부조직개편으로 과학기술부가 교육부와 합쳐진 데 따른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폐지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과기통위 외에는 상임위를 1개도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업무 효율성 등을 고려해 상임위 전체를 놓고 재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우 환경은 행정자치위, 노동은 보건복지위 등으로 업무를 합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신설된 방송통신위원회 담당 상임위를 놓고도 여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업무 연관성을 내세우며 문화관광위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대통령 직속기구인 만큼 운영위에 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도 만만치 않다.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한나라당은 관례적으로 ‘여당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17대 국회에서 야당인 한나라당에서 법사위원장을 맡았다는 전례를 들어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 소관 상임위인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도 여야가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3) 친박 복당 문제 4·9총선에서 대거 당선된 한나라당 바깥의 친박 진영의 교섭단체 구성도 18대 원구성의 주요 변수다. 친박 진영은 한나라당 복당을 첫번째 목표로 삼고 있지만 복당이 무산됐을 때의 대안 카드로 교섭단체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 당선자를 합치면 28명이다. 몇 명이 이탈한다고 해도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 이 경우 친박연대에도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분해야 하는 등 셈이 더욱 복잡해진다. 복당이 이뤄진다면 한나라당은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차지할 수 있는 ‘절대 과반’인 168석을 넘길 수 있다. 단순히 의원 비율에 따라 한나라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지 않더라도 153석일 때보다는 더 많은 자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정부가 한은총재 함부로 흔들면 안돼”

    “정부가 한은총재 함부로 흔들면 안돼”

    “취임 3개월도 안돼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것은 프로페셔널한 솜씨를 기대했던 정부가 경제는 물론 인사, 정책 등에서 노무현 정부보다 더 아마추어적이기 때문입니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15일 새 정부에 대한 비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탄생부터 국정 운영에까지 참여정부 5년 내내 한 축을 맡았던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4일 사단법인 ‘공공경영연구원’을 열고, 이사장에 취임했다. 김 전 실장은 “이명박 정부가 실수를 거듭해서 10%까지 지지율이 내려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이 스스로 주목할 만한 가치를 내걸지 않는 한 다음 선거에서 표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야당이 된 민주당에도 쓴 소리를 잊지 않았다. 권력에 깊이 관여해 본 학자이자 정치인인 그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2개월20일 만에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이유가 무엇인가. -야당 시절 이명박 정부 사람들이 참여정부를 ‘아마추어’라고 비판했기 때문에 국민들은 새 정부에는 ‘프로페셔널’을 기대했다. 그런데 국민들이 기대한 프로의 솜씨와 이명박 정부의 솜씨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노무현 정부보다 더 아마추어 같은 느낌이다. 특히 ‘고소영’으로 대변되는 인사와 잦은 정책적 혼선이 정권인수위원회부터 계속되고 있어 국민들이 피로를 느끼고 있다.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큰 그림을 가지고 가야 하는데 일관성을 잃고 정책이 번복되는 일이 너무 많다. 특히 ‘국민적 기준’에 맞지 않는 인사가 문제다. 노무현 정부 때 인사를 두고 ‘탕평인사’를 하지 않고 ‘코드인사’를 한다고 비판하더니 현재 이명박 정부의 인사도 ‘코드인사’다. 선거를 도와주었다고 영주권자를 대사로 임명하지 않았나. 인사 검증도 덜 됐고 정책적 전문성도 많이 떨어진다. ▶새 정부의 정책혼선은 어디서 생기나. -새 정부에서 참여정부가 가지고 있던 정책조정의 메커니즘이 무너졌다. 청와대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작은 그림들을 각 부처나 정당 단위에서 그릴 수 있다. 그 그림들을 조정해야 하는 것이 청와대의 몫이다. 우리 때는 총리실을 강화해 각 부처의 정책을 총리실에서 조정했다. 경제정책은 경제 부총리가 정리하고 책임장관회의 등을 통해 사회부문, 외교통일부문 등의 갈등을 정리했다. 국정과제위원회도 큰 그림들을 조정하고 속도를 조정했다. 그런데 새 정부는 총리실 기능을 대폭 축소시켰고 청와대 정책실장도 없앴다. 경제·교육부총리와 국정과제위원회도 없앴다. 책임장관회의도 소집하지 않는다. 우리 때는 당·정·청 고위급 회담으로 ‘8인회의’,‘11인 회의’도 했다. 추경예산 편성과 관련해서 당과 정부가 갈등하는 것을 보면 여당과의 관계도 노무현 정부보다 훨씬 시끄러울 것 같다. 참여정부와 비교해 조정 시스템이 다 사라진 것이다. 작은 정부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물가보다 성장을 중심에 놓은 경제정책은 어떤가. -국민들은 경제, 특히 서민경제 살리기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런데 소비자물가가 4%대로 올라가고 일자리도 줄고 있다. 기대감이 벌써 실망감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관리능력 부족이 문제다. 거시경제를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즉 성장은 정부가 내버려둬도 4∼4.5% 성장하게 돼 있다. 하지만 물가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생기면 계속 올라간다. 참여정부 때도 물가상승 압력이 꽤 높았다. 유가가 26달러에서 68달러까지 올랐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예견하고 잘 통제했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성장 우선’ 발언으로 물가를 올렸다. 성장보다 물가를 앞세워야 서민경제가 산다. ▶공약으로 7% 성장한다고 했기 때문 아닌가. -우리도 대선에서 7% 성장 공약했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6% 공약했는데 우리가 5% 공약하면 분배주의자라고 비난할 것 같아서 차라리 7%로 공약하고 ‘7% 가능한가’ 하는 논쟁으로 가자고 했다. 그 공약 때문에 당시 인하대 김대환 교수(나중에 노동부 장관)는 ‘경제 망친다.’고 탈퇴를 선언해 설득하느라고 혼난 일화도 있다.7%는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1조달러 규모로 커져서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집권한 다음에는 7% 싹 잊어버리고 경제정책을 폈다. 이명박 정부도 7% 공약을 잊어버리고 새로 경제정책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감사원장의 사표를 받고 공기업 기관장들의 사표도 받았는데. -헌법이 보장하는 감사원장의 임기는 보장했어야 했다. 일부에서 한국은행 총재도 교체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 한은은 절대로 건드리면 안된다. 한은의 직분인 금리결정, 물가안정 등에 대해 정부가 함부로 손을 대면 안 된다.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이 “한은의 독립성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발언하던데 그런 발언조차 부적절하다. 공기업 기관장 인사는 어떻게 보면 장관 인선보다 더 중요하다. 장관 인사는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책임지면 되지만 공기업 인사는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활동이 잘 보이지 않으면서 서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친소 관계보다 전문성을 봐야 한다. ▶공기업을 민영화하면 혁신도시는 물건너가는 것 아닌가. -이명박 정부가 혁신도시, 지방균형발전을 완전히 무효하거나,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역의 발전 욕구가 강하다. 공기업 민영화도 단시간에 많이 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영화되지 않은 공기업들은 지방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다. ▶쇠고기 시장 개방과 관련해 중·고등학생들이 촛불시위를 하고 있는데. -참여정부 때는 저 정도로 다 내주자는 것은 아니었다. 너무 심하게 내줬다. 당시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아주 강하게 반대해서 노무현 대통령도 물러섰었다. 촛불시위는 중·고생들이 광우병을 걱정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나왔을 것이다. 여기에 ‘0교시 수업’,‘영어몰입교육’,‘우열반 허용’ 등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들도 합쳐져서 표현됐을 것이다. 투표권도 없는 어린 학생들의 첫 정치 경험일 텐데, 정치권과 사회에 해결할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與 중진들 “국토·문광·행안위장은 내 것”

    與 중진들 “국토·문광·행안위장은 내 것”

    제18대 국회 원구성 협상을 앞둔 가운데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한 한나라당 중진들의 자리 다툼이 뜨겁다. 야당에서 여당으로 바뀐 동시에 과반 의석 확보로 상임위원장 몫이 크게 늘어나는 데다, 차기 당 지도부체제가 ‘관리형’으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3선 의원의 상당수가 당직보다는 상임위원장으로 방향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토해양위·문화체육관광위·행정안전위 등 ‘노른자위’ 상임위는 원구성 협상 전인데도 본격 경쟁이 시작된 분위기다. 여야간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여당으로서는 이들 핵심 상임위는 반드시 차지하겠다는 각오여서 당내 경쟁도 그만큼 치열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법사위원장은 입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인 만큼 원구성 협상에서 여야 모두 당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자리다.17대 국회에서는 한나라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해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번번이 본회의 법안 상정에 각고의 진통을 겪었다. 우선 방송과 신문 등 언론정책을 포함해 방송·통신 융합까지 관장할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는 고흥길·심재철·정병국·정진석 의원 등 4명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의원들간 조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원내 경선이 불가피하다. 정진석 의원은 정보위원장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줄곧 인기 상임위인 국토해양위원장(구 건설교통위원장)은 윤두환 의원과 18대 원내 재입성에 성공한 3선의 송광호·장광근·조진형 당선자의 신경전이 뜨겁다. 김학송 의원도 국토해양위원장과 국방위원장 가운데 한 자리를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위원장(구 행자위원장)에는 친박계의 정갑윤·서병수 의원이 서로 눈치를 보며 물밑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15,16대 의원을 지내고 이번에 재기한 원유철 당선자도 내심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경제위원회(구 산자위)의 경우 이병석·원희룡 의원 등이 의욕을 보이는 가운데 최초의 여성 국회부의장을 노리는 4선의 김영선 의원도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지식경제위원장으로 방향 전환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기 상임위를 제외한 다른 상임위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 가는 분위기다. 보건복지가족위원장에는 4선의 남경필 의원이 단수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 의원은 당초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자리에 욕심을 냈으나, 최근 방향을 선회했다는 후문이다. 예산 전반을 관장하는 핵심 위원회인 예산결산특위원장에는 17대 국회 교육위원장을 지낸 4선의 황우여 의원이 의사를 내비치는 외에 아직까지 특별한 지원자가 없다. 통일외교통상위와 국방위도 각각 박진 의원과 김학송 의원이 단수로 위원장을 희망하고 있으며,17대 교육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위가 합쳐지는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은 전재희 의원이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당 관계자는 11일 “원구성 협상이 시작되지 않아 여당몫 상임위가 확정되지 않았고, 의원들 입장도 아직은 유동적이다.”면서 “원구성 협상이 마무리되면 자연스럽게 조정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黨政靑정책조정 ‘마비’ 禍키운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연이어 열리는 등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새 정부 초기부터 민심이반 현상이 심해지는 이유는 단순히 광우병 논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정책조정 시스템 구축 미비에 따른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우병 논란과 함께 대운하 공방, 혁신도시 재검토, 경제정책 기조를 둘러싼 당·정·청간 엇박자 등 정부발 정책들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나오면서 정책 불신을 더욱 키웠다는 것이다. ●‘괴담´ 난무해도 내각차원 조치 없어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밀어붙이기 식으로 정책을 추진한 것도 민심이 등을 돌리는데 한 몫하고 있다. 청와대가 독주함으로써 총리실이 과거처럼 범정부적 차원에서 정책조정이 불가피한 현안에 대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 총리는 매주 부처 장관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국정현안조정회의를 주재, 각 부처의 정책 조정에 나섰다. 하지만 지금은 적극적인 조정에 나서지 못하고, 업무량이 과중한 청와대는 제대로 조율을 못함으로써 정책 부실을 낳고 있다. ●대통령 중심서 벗어나 분할통치 필요 정부 고위관계자는 4일 “현재 최대 쟁점인 광우병 논란 등에서 총리실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다른 부처도 청와대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기는 마찬가지다. 청와대만 쳐다볼 뿐 적극적인 정책 결정에 주저하고 있는 분위기다. 광우병 괴담설이 난무하는 데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지난 2일 뒤늦게 기자회견을 갖고 진화에 나선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의 행보가 그렇다. 청와대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지 못한 상황은 더욱 문제다. 청와대 정무와 홍보 라인이 정책현안 발생시 대응력에 허점을 보이는 것이 여러차례 도마에 올랐다. 자연 이 대통령이 정책현안 전면에 자주 등장하게 되고, 그 부담도 대통령에게 모두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의 한 측근은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한 야당 및 시민단체의 공격이 대통령 한 사람에게 집중되고 있다.”면서 “총리를 비롯, 장관들이 대통령을 위해 장렬히 ‘전사’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실의 역할을 자원외교 등으로 한정하다 보니 한 총리가 국정 전반에 대해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대통령의 자신감이 오히려 정책 운영에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면서 “정부정책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과거 정부가 지역·이념적 지지기반이 확고한 것과 달리 현 정부의 지지층은 이해관계에 얽혀 있어 광우병 논란처럼 이해관계 문제가 발생하면 지지층이 응집할 수 없다는 점이 민심이반의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와대의 정무·기획 라인을 정책경험 및 정치력이 있는 팀으로 보강해야 하며 청와대와 내각은 대통령 중심의 일처리 방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면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처럼 비서실장, 자문그룹, 정책실장 등을 중심으로 ‘분할통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은 ‘통합’, 총리는 ‘개혁’으로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면서 “총리에게 과거처럼 부처를 통괄할 수 있도록 정책조정 권한을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검증 사각지대’ 비례대표들

    당을 불문하고 18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자들이 14일 무더기로 구설에 올랐다. 일부는 검찰 수사를 받는다. 각 당이 지역구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 내홍에 휩싸이면서 정작 당의 색깔과 지향점을 드러내는 비례대표 후보자 검증에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입법부의 전문성을 보완하는 제도인 비례대표제 자체에 대한 회의도 깊어졌다.집권당이 과반을 아슬아슬하게 넘긴 의석을 확보, 정국 혼란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각 당의 비례대표 공천 잡음이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통합민주당은 손학규 대표 측근으로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정국교 비례대표 당선자를 옹호하는 논평을 자제했다. 앞서 야당탄압 의혹을 제기하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유종필 대변인은 “정 당선자측에서 ‘조용히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알려 왔다.”고 전했다. 민주당으로서도 선거 관련 범죄가 아닌 금융감독원이 고발한 사건을 ‘정치공세’로 몰아붙이기는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혐의가 인정됐을 때 여론이 악화될 수도 있어 섣불리 ‘방어’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본인이 해명했지만, 곤혹스럽다.”고 했다.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2번인 이한정 당선자는 2건의 사기와 공갈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앞선 선거에서 고등학교 졸업증을 위조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김석수 대변인은 “2000년 사면돼 각종 증명서나 범죄기록이 깨끗하게 나와 당에서는 몰랐다.”고 했다. 창조한국당 홈페이지에는 “대안야당 당선자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이 당선자에게 당선 포기를 권유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당 실세들의 ‘나눠먹기식 비례대표 공천’도 뒤늦게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15번 김유정 당선자가 짧은 당료 경력에도 불구하고 박상천 공동대표 추천 몫으로 당선권에 배치된 데 대해 불만이 터졌다. 한나라당에서는 당 지지율이 낮은 호남 출신 비례대표 7번 김소남 당선자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호남향우회 전국 여성회장인 김씨가 임향순 호남향우회 전국연합 총회장보다 상위 순번을 받아서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고려대 경영대 대학원 교우회장을 해서 배려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최연소 당선자인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 당선자도 건설업체 대표인 어머니 김순애씨가 서청원 대표와 막역한 관계라서 김씨의 후광으로 국회의원이 됐다는 의혹 등을 샀다.홍희경 박창규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노 정부 청와대 비서관들의 불법 선거운동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별정직 공무원 116명 중 비서관 21명을 포함한 106명이 아직 사표를 내지 않고 이명박 정부에서 월급을 받고 있다고 한다.3월에 이들이 수령한 월급이 4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이들 중 일부는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채 이번 총선에 출마한 야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노무현 정부는 ‘역사상 가장 완벽한 정권이양’이라면서 물러났다. 하지만 수하의 사람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면 이는 자화자찬에 그칠 뿐이다. 공무원 신분으로 다른 사람의 선거운동을 돕는 것은 명백히 공직선거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아울러 노 정부의 청와대 별정직 공무원들은 속히 사퇴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현행 공무원법에 따르면 별정직 공무원은 ‘특정한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채용된 사람들로 원칙적으로 하나의 업무만 계속 수행한다. 정권교체로 고유 업무가 사라졌으니 사퇴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직전 정부의 청와대 직원이 새 보직을 받지 못할 경우 일반직 공무원은 1년, 별정직 공무원은 3개월간 월급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한 대통령실 직제규정 탓이다. 일반직 공무원들은 소속 부처로 돌아가면 된다. 따라서 이 규정은 순전히 별정직 공무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본다. 그러나 이번 경우가 전례로 남으면 다음 정권에서도 반복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두고두고 부담을 안길 대통령실 직제규정을 하루빨리 바로잡기 바란다.
  • [최태환칼럼] 공천혁명 완성 국민 몫이다

    [최태환칼럼] 공천혁명 완성 국민 몫이다

    지난 정권 초반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곧잘 “구시대 정치의 막내가 되겠다.”고 했다. 완곡했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3김(金) 유산의 청산 다짐이었다. 그는 지역주의 정당구도를 깨려 했다. 고비용·저효율의 정치 구조를 타파하려는 노력도 남달랐다. 대통령 중임제 도입, 연립정부 제안도 다름아니었다. 정치개혁 구상의 연장이었다. 그는 DJ 정치가문의 서자였다. 비주류였다. 동교동계 적자그룹의 위세에 눌렸다. 때론 범동교동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끝자리에서 눈치를 살피는 처지였다.2002년 가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때까지도 그랬다. 하지만 돌풍을 일으켰다. 노사모 바람을 타고 대통령에 올랐다. 그는 미래 가치, 새 정치의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어했다.3김의 그림자를 걷어내길 원했다. 노대통령은 좌고우면하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다. 자신을 권좌에 앉힌 민주당을 내쳤다. 새로운 정치, 전국정당 추구가 명분이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17대 총선 이후 선거 때마다 참패했다. 시련의 연속이었다. 지역주의의 벽을 넘지 못했다. 협량의 국정운영, 경제 실정은 정치개혁의 덫이었다. 지난 대선은 그를 더욱 초라하게 했다.DJ가 부활했다. 다시 범여권의 대부로 나섰다. 후보단일화와 반한나당 연합을 끊임없이 주문했다. 오로지 대선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명분 없는 통합·단일화를 반대한 노 대통령이었다. 굴욕이었다. 그의 말대로 우리 정당정치의 후퇴였다. 다시 정치권이 요동이다.10년만의 정권교체가 준 충격파는 예상보다 컸다.4월 총선을 향한 폭발음이 정가를 흔들고 있다. 정권을 내준 뒤 지리멸렬 위기를 맞았던 구 여권이다. 다시 하나가 됐지만 앞날은 험하기만 하다. 환골탈태의 기회이기도 하다. 박재승발 민주당 공천쿠데타는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나왔다. 호남의 수술이 관전 포인트다. 구시대 인물들은 이미 벼랑으로 내몰렸다. 의도했든 안 했든, 동교동계는 고사 직전이다.DJ의 침묵이 위기의 정도를 대변한다. 그는 호남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공천개혁의 바람이 그를 호남과 떼어 놓으려 하고 있다.16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을 연상시킨다. 김윤환, 이기택, 신상우 등 거물들을 내쫓았다. 이회창 총재의 칼바람이었다.YS그림자 지우기의 완결편이었다. 한나라당이라고 지금 속이 편할 리 없다. 공천 광풍이 당사 주변을 휘감고 있다. 총선에서 압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옛 얘기가 됐다. 불과 몇 주 사이다. 완승·독주는 달콤했던 꿈이었다. 이제 야당에 가위 눌리는 악몽으로 변했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텃밭 물갈이가 포인트다. 경상도 개혁이 당의 미래를 좌우한다. 이명박 정권의 승패와 관련이 있다. 집권연장 가능성도 점칠 수 있는 단초다. 국민들의 선택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정치지형은 어떤 모습일까. 지역주의 정당구도는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까. 민주당, 자유선진당, 진보정당의 입지 역시 관심이다. 누구도 점치기 어렵다. 공천탈락 정치인들의 재기 여부도 향후 정국의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어쨌든 10년만의 정권교체가 노도와 같은 물갈이 요구의 동인이 됐다. 그것만으로도 희망이다. 이제 다시 유권자 차례다. 정당의 진보, 정치의 진화, 새 정치 패러다임의 진척은 유권자의 손에 달렸다.3김의 그림자를 완전히 걷어내도록 한 민심이다. 국민 뜻이 모아진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있을까.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사설] 민주당, 총리 인준 연기 옳지 않다

    장관 제청권을 가진 국무총리 인준이 지연됨에 따라 새 정부 구성도 차질을 빚고 있다. 여야는 그제 심야까지 국회에서 한승수 총리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펼치다가 끝내 내일로 처리를 연기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과 구 정부 내각의 기형적 동거체제가 더 이어지게 됐다. 통합민주당이 총리후보자에 대한 찬반을 떠나 인준절차를 미루는 것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한 후보자가 총리로서 적격한 인물인지에 대한 여야간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내정자가 외교통상 분야의 요직을 섭렵한 국정경험에다 국제감각까지 갖춰 적합한 인물이라고 본다. 반면 민주당 내에선 그와 부인의 재산형성 과정이나 자녀의 병역 문제 등을 감안할 때 부적격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우리는 그런 견해차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이 한 총리후보자를 부적격이라고 판단한다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민주당은 야당으로 위치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진 원내1당이다.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과 공조하면 동의안의 부결도 가능하다. 그럴 경우 새 정부의 출범에 발목잡기를 한다는 비난을 들을 수 있지만 이도 민주당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 그러나 총리후보자의 인준절차를 지연시키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옳지 않은 일이다. 민주당은 그제 수차례 의원총회를 하고도 찬반 당론을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러니 임명동의안 처리를 연기해 놓고 흥정을 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민주당은 새 정부 출범에 발목을 잡을 의사가 없다면 내일 본회의에서는 당당하게 반대표를 던지든지, 아니면 자유투표에 임해야 한다. 그래야 새 후보를 정하든지, 아니면 한 총리의 제청으로 조각을 완료할 수 있는 길이 트이지 않겠는가.
  • 꼬리문 의혹들… 결국 낙마

    ●남주홍 후보 안보관·국적논란… 투기의혹까지 ‘통일은 없다’의 저자인 남주홍(56·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27일 결국 통일부 수장 자리에 앉지 못하고 낙마했다. 당초 통일장관 몫의 국무위원으로 내정됐을 때는 보수주의적 안보관과 대결적 대북관이 도마에 올라 과연 통일장관에 맞는 인사인지에 대한 논란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후 후보 검증 과정에서 부인·자녀의 미국 영주권·시민권 취득 문제가 불거져 한·미 공조를 강조하는 안보관과 함께 지적 대상이 됐다. 통합민주당측이 청문회 거부 의사를 시사하자 남 후보자는 “공직 진출이 예상돼 부인은 지난달 영주권을 포기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념 및 가족 국적문제에 이어 재산 형성 과정에서의 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부부 소유로 부동산 34억여원을 신고한 그는 지목(地目) 변경을 통해 수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서울신문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이에 대해 남 후보자는 “교수 부부가 35억원을 모았다면 많은 것이 아니다.”라며 발뺌해 분노를 샀다. 투기 의혹에 이어 100편으로 신고한 논문 건수가 과장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교수로서의 도덕성에도 상처를 입었다.6년간 교육비 이중공제를 받았다는 지적이 사실로 밝혀져 이날 오전 1500만여원을 뒤늦게 납부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남 후보자에 대한 교체를 검토하면서 결국 스스로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그는 이날 사퇴 발표문을 통해 “더 이상 저의 문제로 인해 새 정부의 출범에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오늘 기꺼이 장관 내정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박은경 후보 “땅을 사랑” 황당한 해명 사태악화 ‘명예를 쌓는 데는 50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잃는 데는 5일이면 충분하다.’는 말은 27일 자진 사퇴한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정확히 적용됐다.YWCA·환경정의시민연대 등 주요 환경단체를 이끌며 깨끗한 환경운동가로 이름이 높았던 박 후보자는 결국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치르지 못한 채 낙마하고 말았다. 첫 의혹이 제기된 것은 지난 22일.IMF사태 직후인 1998년 경기도 김포시에 농사를 짓지 않는 외지인은 살 수 없는 ‘절대농지’ 3817㎡를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김포에 사는 친척이 권유해 구입했다.”면서 “IMF 당시 외지인의 농지구입이 완화돼 살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은 곧바로 거짓임이 밝혀졌다. 정부의 절대농지 보유 자격 기준이 완화된 적이 없으며, 구입을 권유했다는 이도 친척이 아닌 부동산업자였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투기의혹에 대해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 투기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그의 해명은 국민의 분노만 키우면서 야당으로부터 거센 사퇴압력에 시달렸다. 이어 강원도 평창군 아파트(84.29㎡·25평형), 제주도 임야(4만여㎡·1만 3000여평)의 투기의혹이 불거졌고, 농지 2325㎡(700평)를 증여받기 위해 인천시 북구(현 계양구)에 위장전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여기에 14억 5000만원에 달하는 서울 목동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의 편법 증여 의혹과 논문 표절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말 그대로 ‘사면초가’ 신세가 됐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퍼스트레이디 첫발 김윤옥 여사

    퍼스트레이디 첫발 김윤옥 여사

    “조용한 내조. 그러나 쓴소리는 아끼지 않겠다.”25일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과 동시에 부인 김윤옥 여사도 공식적으로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김 여사는 취임식 직후 청와대에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의 부인인 후쿠다 기요코 여사와의 만남으로 퍼스트레이디의 첫 일정을 시작했다. 그동안 과외수업을 통해 갈고닦은 외교에티켓의 첫선을 내보이는 자리였다. 취임식장에서 연두빛 한복을 입었던 김 여사는 이웃나라 정상 내외의 방문을 환영하는 뜻에서 화려한 금색 한복으로 갈아입었다. 김 여사는 후쿠다 총리 내외가 취임 축하 선물로 보내 준 달마 인형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후쿠다 여사는 “취임사 때 힘찬 인사말이 일본에도 해당되는 말씀이어서 저도 실감을 많이 했다.”고 화답했다. ●소외계층 돌보는 조용한 내조 김 여사는 대선 이후 가급적 외부 활동은 줄이고 대통령 부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에티켓 과외수업을 받아왔다. 당분간 외부 행사보다는 청와대 기능과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익히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때도 외부에 얼굴을 드러내기보다는 여성·아동·복지 현장을 찾았던 김 여사는 소외계층을 챙기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경제현안 챙기기에 비중을 둔다면 다소 소홀하기 쉬운 분야는 김 여사를 통해 커버한다는 뜻이다. 김 여사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육아·보육 문제. 김 여사 스스로가 4명의 자녀와 손주들을 직접 길러낸 경험이 있어 육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게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대선 이후 취임 전까지 보육·복지 정책에 대해 전문가들로부터 ‘과외교습’을 받으면서 주로 육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부인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장에 박명순 경인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를 발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쓴소리 마다않는 조언자 그동안 ‘집안 내 야당’‘Mrs. 쓴소리’로 불려 온 김 여사가 청와대 안주인으로서 궂은 역할을 계속 할지도 주목된다. 대선 기간 중에 이 대통령에게 “여자와 싸우지 말라.”“극한 표현은 쓰지 말라.”“연설하면서 코를 훌쩍이지 말라.”며 작은 것까지 세심하게 코치해 준 것도 김 여사다. 언론에 반영된 민심을 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것도 김 여사의 몫이다. 취임 전부터 명품 가방, 자녀들의 위장취업 등으로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우선은 집안단속도 신경쓸 부분. 한 측근은 “세 딸 내외와 아들은 대통령의 가족으로서 최대한 몸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씨줄날줄] 리베로 장관/구본영 논설위원

    전설적 축구 스타 프란츠 베켄바워는 ‘야전 사령관’ 같은 선수였다. 주장 완장을 찼든, 않든 그의 발끝에서 독일 대표팀의 모든 전술이 시작됐다. 중앙 수비수였지만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공격에도 적극 가담했다. 이처럼 축구 포메이션 전술의 역사를 바꾼, 그의 창조적 플레이에 힘입어 서독팀은 1974년 뮌헨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베켄바워가 이탈리아어로 ‘자유인’이란 뜻의 ‘리베로’란 신조어의 주인공이 된 배경이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중 하나가 특임장관직 신설이다. 정부조직법상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될 2명의 특임장관은 일상적 국정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굳이 유사한 직제를 찾자면 3공 때의 ‘무임소 장관’(부·처의 수장이 아닌 장관)이나, 김영삼 정부 때까지 유지됐던 ‘정무장관’을 꼽을 수 있겠다. 그러나 인수위 측의 설명은 다르다. 과거 정무1장관은 대 국회·야당 업무를 관장하고, 정무2장관이 현 여성가족부의 양성평등 업무를 맡았던 식과는 판이하다는 것이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들은 “특정업무에 제한받지 않고 대통령이 관심을 갖는 여러 프로젝트를 맡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미 “해외 자원 개발이나 투자유치를 맡을 것”,“남북관계에 특별한 사항이 발생하면 특임장관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당선인의 뜻”이라는 등 구체적 활용 아이디어까지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특임 장관=리베로 장관’인 셈이다. 정부내 계선조직에서 비켜나 핵심 국정과제를 수행할 특임장관에 대한 관계의 반응을 떠보았다. 한 인사는 “공사 수주가 이뤄지면 그때부터 팀을 꾸리는 건설업계식 인사 스타일로 보인다.”고 평했다. 잘만 활용하면 대단히 효율적이지만, 잘못하면 독이 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축구에서도 베켄바워처럼 제몫을 다하는 리베로는 약이 되지만, 잘못 운용되면 게임을 망치게 된다. 기왕 할 바에야 다채로운 역량과 도덕성을 갖춘 리베로 장관을 뽑아 운용의 미를 살려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 일부 정무장관들처럼 과도한 권한으로 밀실 거래를 일삼다 국정운영을 그르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신당 “최고위 멤버에 386 다 뺐다”

    손학규 대표가 지난 11일 취임한 이후 대통합민주신당이 빠르게 체제 정비를 갖춰 가고 있다.그동안 미뤄 오던 최고위원 인선을 17일에 확정하고 손 대표의 ‘민생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는 분위기다. 손 대표는 최근 서울 중구 신당동으로 전입신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오는 4월 총선에서 대표 자리를 걸고 정면승부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된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에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박홍수 전 농림부장관, 유인태·박명광·홍재형 의원을 새로 선임하고, 정균환·김상희 최고위원을 유임시켰다. 박명광 의원은 정동영계, 정균환 최고위원은 호남, 홍재형 의원은 충청, 유인태 의원은 수도권·중진, 김상희 최고위원은 여성 몫으로 안배됐다. 당초 2명은 외부 인사를 위해 남겨둘 계획이었지만 강금실·박홍수 전 장관으로 대신했다. 공천심사위원회가 꾸려지지 않은 가운데 공천 약속이나 다름없는 외부인사의 지도부 영입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당초 최고위원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던 386의원들을 배제했다. 대신 지도부 구성에 불만을 갖고 있던 정동영계를 선택했다. 측근 배치냐, 내부 결속이냐의 두 갈림길에서 후자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취임 후 지난 일주일 동안 최고위원 선임에 고심한 것과 더불어 새로운 야당 만들기에 몰두했다. 크게 ‘민생 챙기기’와 ‘책임있는 야당상 제시’ 등 두 가지로 압축된다. 손 대표는 취임식에서 1가구 1주택 양도세 인하와 같은 구체적인 정책으로 민생 카드를 꺼내든 데 이어 태안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민심 대장정’을 연상케 하는 민생 행보를 지속해 왔다.이날 오전에도 ‘대통합민주신당-정부 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민생을 우선적으로 챙기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통합신당은 이 자리에서 유가문제와 관련, 시행령 개정을 통한 탄력세 30% 적용을 주문했다. 정부가 난색을 표시하자 2월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가 취임사에서 “정략적인 이유로 발목잡는 야당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이 기존 야당과 차별화하려는 노력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난 16일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되자 김효석 원내대표가 “방향은 옳지만 통일부는 살려야 한다.”고 밝힌 것도 손 대표의 이러한 취지를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전해진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泰 PPP, 연정 합의… 탁신 귀국 ‘성큼’

    지난 23일 치러진 태국 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의 신당인 ‘국민의 힘’당(PPP)이 다른 당들과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수라퐁 수엡옹그리 PPP 사무총장은 25일 “군소 정당 3곳이 PPP와 연정 구성에 합의해 과반수를 넘는 의석을 확보했다.”면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총선 결과를 인준하는 즉시 차기 정부 구성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연정에는 ‘루암자이 타이 찻 파타나’(9석)와 마치마(7석), 프라차랏(5석) 등이 참여하며,PPP가 주도하는 연정은 총 254석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9월 군부 쿠데타 이후 15개월 만에 민정 복귀를 위해 실시된 총선에서 PPP는 총 480개 하원 의석 가운데 과반수 의석에 7석이 모자란 233석을 확보했다.탁신에게 반대하는 야당인 민주당은 165석을 차지하는 데 그치고 나머지 82석은 군소 정당의 몫으로 돌아갔다. PPP가 주도하는 연정이 구성되면 사막 순다라벳 총재가 차기 총리로 유력하다.더불어 군부 쿠데타로 쫓겨나 런던 등지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탁신 전 총리도 귀국해 정계 복귀를 노릴 수 있게 된다. 사막 총재는 앞서 총선 유세때 “PPP가 승리하면 탁신을 PPP의 경제고문으로 위촉하고 탁신에 대한 부정·불법 행위에 대한 조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탁신은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현재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총선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기 위해 거처를 홍콩으로 옮긴 탁신은 이날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르면 내년 2월 늦어도 4월까지는 태국에 돌아갈 생각”이라며 귀국 시기를 밝혔다.이어 “정치인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 없다.”면서도 “PPP의 정치 고문으로 활동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면 그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정치 개입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열린세상] 대선의 정치과정,법치로 가야/강경근 숭실대 헌법학 교수

    [열린세상] 대선의 정치과정,법치로 가야/강경근 숭실대 헌법학 교수

    제17대 대통령선거의 과정이 법과 정치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쟁점들로 우리의 법치국가적 헌법질서를 왜곡하고 있다. 삼성비자금 관련 의혹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을 통하여 폭로되면서 권력을 등에 업은 정치논리가 법치의 여과없이 틈입(闖入)하고 있다. 야당 대선후보의 BBK 투자자문회사의 실소유주 여부와 주가조작 인지에 관한 검증되지 않은 폭로가 공인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넘어선 명예훼손적 보도로 이어지고 있다. 대선이라는 전선의 향방을 가르는 태풍의 눈이 되고 있는 삼성과 BBK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5년의 대통령보다 더 긴 기간을 헌법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국민의 법치 시장에 결정적 인자가 될 것이다. 이 와중에서 법의 길과 정치의 행로를 가름짓는 것이 사법의 역할이며 그 가늠쇠가 헌법이다. 정치공동체인 국가의 규범인 헌법은 항상 당위이면서 현실이기 때문이다. 삼성비자금 정·관계 로비의혹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 논란으로 확전되고 있다. 사기업의 소유구조 문제를 사회경제적 양극화라는 유권자의 감성에 연결함으로써 대선 의제를 ‘경제살리기’에서 ‘반부패’로 바꾸려는 작위성을 드러내는 것이다.BBK 문제 역시 그것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으로 선출될 수 있는 피선거권이 정지되거나 상실되어 당선인이 될 수 없거나 당선이 무효로 될 수 있다. 이렇게 우리 사회의 경제와 정치의 전반에 상당한 충격파를 줄 삼성과 BBK 문제는 법과 정치를 구분하면서 법치 질서로 접근하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삼성비자금 의혹 관련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수정되어야 한다. 특별검사는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상명하복의 ‘검사동일체 원칙’의 지배를 받지 않는 예외적인 독립한 검사이다. 따라서 그 직무 범위와 기간은 명확하게 특정적이고 한정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한 특검은 정상의 검찰 조직을 대체하는 위헌의 제도가 된다. 삼성 불법상속 의혹 여부는 현재 재판이 진행되는 사항일 뿐만 아니라 특검이 순수하게 사기업 관련 쟁송 사항을 조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정상적 사법 체계를 무력하게 하는 위헌이 된다. 참여정부의 무분별한 위원회 제도가 정상적인 국무회의를 통한 국정의 집행을 무력화한 위헌인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지금 검찰에는 ‘특별수사·감찰본부’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 먼저 맡겨야 한다. 특검은 보충적 제도이어야 한다. 마찬가지 이유로 삼성 임직원들의 차명계좌의 조사 역시 특검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삼성의 정·관계 로비의혹도 지금과 같이 포괄적으로 하면 안 된다. 일반영장이 위헌이듯 특검 역시 이렇게 포괄적이면 안 된다. 지금까지 있었던 특검법은 모두 한정적으로 특정화한 것이었다.‘한국조폐공사 노동조합 파업유도’ ‘전 검찰총장 부인에 대한 옷로비의혹’ ‘주식회사 지앤지 대표이사 이용호의 주가조작·횡령’ 및 ‘이와 관련된 정·관계로비 의혹’ ‘남북정상회담 관련 대북비밀송금 의혹’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최도술·이광재·양길승 관련 권력형비리의혹사건’ ‘철도공사 유전개발 사업추진과정’ 등이 모두 그러했다. 청와대 당선축하금 역시 동일한 시각에서 처리되어야 한다. 특정적이고 한정적으로 정하여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될 정당성을 주지 않게 된다. 이렇게 법적인 관점을 정치적 고려에 우선하여야 한다는 점은 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언론 보도는 사법의 판단을 기다리면서 여과를 하여야 한다. 공인에 대한 알권리는 한계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법과 정치의 있어야 할 그 몫을 제자리에 배분하는 대선 정국에서 각자의 위치일 것이다. 강경근 숭실대 헌법학 교수
  •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 과거 정보기관 통제사찰 실태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 과거 정보기관 통제사찰 실태

    국가정보원 진실규명위원회가 24일 펴낸 보고서에는 과거 중앙정보부와 후신인 국가안전기획부가 정치·사법·언론 등 각 분야를 광범위하게 사찰, 통제한 흔적이 담겨 있다. ●여야 막론 ‘무차별´ 정치사찰 박정희 정권 때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의원까지 정치 사찰이 이뤄졌다. 특히 초대 중앙정보부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김종필(JP) 사찰’이 광범위하다. 3선 개헌 논의 때 JP가 공화당 박종태·김용태 의원을 만나 개헌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개헌이 본격 추진될 경우 자신은 표면에 나서 범국민적인 개헌반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한 내용이 기록된 문서도 발견됐다.▲전 공화당의장 김종필 동향첩보 통보 ▲김종필 동향 첩보 입수 ▲국회의원 김용태 동향첩보 통보 ▲김용태에 대한 첩보 ▲개헌 논의를 포함한 정계동향이다. ●원하는 판결위해 ‘판사 뒷조사´ 각종 시국사건 때 정보기관은 담당 재판부를 직·간접적으로 압박해 원하는 판결을 유도했다. 1982년 ‘송씨 일가 사건’은 검찰 기소 때부터 대법원 확정판결 때까지 안기부가 모두 개입, 조정했다. “북한 노동당 연락부 부부장 송창섭씨가 남파, 친인척을 간첩으로 만들어 25년간 암약했다.”는 내용의 이 사건은 안기부가 피의자를 불법으로 장기 구금하고 고문으로 진술을 받아낸 뒤 검찰에서도 그대로 말하도록 강요했다. 별다른 물증이 없고, 검찰 조서의 임의성 문제가 제기돼 대법원이 두 차례나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자 안기부는 검사와 함께 판사를 찾아가 설득했다. 이 밖에도 국가배상법 위헌 판결 등 정권의 의도와 다른 판결을 내린 판사를 뒷조사했고, 검찰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1983년 대법원 비서실장 뇌물사건을 재조사하도록 해 부장판사 2명과 검사장·지청장을 사임하도록 유도했다. ●기자연행·광고통제로 언론 탄압 정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글을 실은 매체에 압력을 가한 것도 정보기관의 몫이었다. 김지하 시인이 1970년 ‘사상계’ 5월호에 정부 비판적인 성격이 강한 시 ‘오적’을 게재하고, 신민당이 당 기관지인 ‘민주전선’ 6월1일자로 이 시를 다시 싣자 중정이 반공법 위반혐의로 그를 구속하고 사상계의 폐간을 추진했다. 정권에 부담이 되는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은 정보기관에 연행돼 조사받은 것도 국정원 보유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첫 확인됐다. 광고를 통제해 언론을 탄압하기도 했다.1973년 주요 광고주 대표를 불러 조선일보에 광고를 실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다는 점이 국정원 자료로 확인됐고,1974년 동아일보 광고탄압 사건도 중정이 주도했음이 유추된다고 진실위는 밝혔다. ●통제 가능한 노조간부 특별 관리 1961년 대한노총을 해산하고 한국노총을 조직한 장본인이 중정이었다. 중정은 직접 통제가 가능한 구성원으로 한국노총 간부를 육성하고 관리했다. 노총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력도 행사했다고 진실위는 판단했다. 중정은 또 김말룡씨 등 비판적 성향의 인물이 간부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압, 회유를 반복하며 공작을 벌였다. “용공지하서클을 결성,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했다.”며 크리스천아카데미 사회교육원 간사 등을 연행한 1979년 크리스천아카데미 사건도 중정이 유신체제를 위협하는 반체제 활동으로 간주, 사건의 실체가 과장됐다고 진실위는 강조했다. ●대학별 담당관 운영해 학원 통제 학생운동 사찰은 물론, 대학정책 입안과 학사행정 업무까지 중정과 안기부가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학원사태로 제적된 학생의 복교, 타 대학 입학을 막고, 소요가 극렬한 학과는 정원을 감축했으며 비판 성향의 교수는 승진을 불허했다. 주요 학원문제가 생길 때마다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해 교련교육, 교수 재임용제, 졸업정원제 등 범정부 대책을 마련한 것도 정보기관이 주도했다. 대학별 담당관을 지정, 운영하는 등 광범위한 정보망으로 학원을 통제한 점도 이번 조사로 밝혀졌다. ●간첩사건, 실체보다 확대·과장 우선 조사한 7대 사건에 동백림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 남한조선노동당 사건 등 3건이나 포함된 것만 봐도 정보기관이 간첩사건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월북한 친인척과 접촉, 간첩교육을 받고 국가기밀을 제공했다며 간첩으로 몬 81년 ‘박동운 사건’이나 납북귀환 어부를 간첩으로 몰아붙인 82년 ‘정영 사건’, 조총련을 찬양하고 국가기밀을 탐지 수집했다는 82년 ‘차풍길 사건’ 등 적잖은 간첩사건들이 실체보다 확대, 과장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서울광장] 차린 밥상도 받아야 임자거늘/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차린 밥상도 받아야 임자거늘/황성기 논설위원

    조지 부시 대통령의 종전 선언 제안,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수용은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가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평화 드라마의 막을 남북한과 미국이 올린 것이다. 남북 정상의 10·4선언 제4항은 이런 3자를 염두에 둔 것이지만 ‘또는 4자’라고 적시함으로써 중국이 낄 자리를 남겼다.3자든 4자든 비핵화 진전에 따른 종전선언 논의는 10월4일을 기점으로 출발했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전령에 그치지 않고 남한이 종전 선언 당사자임을 국제사회에 각인시켰다. 임기를 끝내면 차기 대통령이 한반도를 평화로 이끄는 대타협의 주역 자리를 넘겨 받을 것이다. 10·4 이후 한나라당은 ‘남남 갈등’의 축소판이 됐다.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대선 후보와 당 대표, 원내 대표의 얘기가 제각각이다. 민주 정당이니 다양한 의견이 분출된다고 좋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정권을 잡겠다는 정당이라면 대북 정책만큼은 확고한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강재섭 대표나 안상수 원내대표는 경제협력을 위장한 일방적 퍼주기이며 차기 대통령이 결제해야 할 부도 어음이라고 만년 야당 같은 흠집내기에 바쁘다.“평화정착과 남북화해를 위한 노력은 긍정적”“차기 정부에서도 남북 정상이 만나야 한다.”며 집권 이후를 내다본 듯한 이명박 후보의 생각과는 사뭇 다르다. 범여권의 부진으로 표류하는 중도·진보표는 이 후보가 끌어당기고, 반북 보수표는 강 대표 등이 붙잡아두는 작전이라면 오히려 관전이 편할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을 들여다보면 그러한 선거 전략을 처음부터 염두에 둔 것 같지 않다. 이 후보의 부시 대통령 면담 계획이나, 지난 5일 한나라당 의원들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의 간담회만 봐도 그렇다. 부시 면담은 불발로 그쳤다. 버시바우 대사는 10·4선언을 지지하고 나아가 서해평화지대가 북방한계선(NLL)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에 뿌릴 미국발 잿가루를 기대했다가 실망하고 낙담한 모습이 안쓰럽다. 손에 쥔 대북 좌표가 없으니 후보 따로 대표 따로 각개약진한 게 지금의 한나라당 ‘남남 갈등’의 실체다. 지난 7월 한나라당이 내놓은 신대북정책은 아직도 공식 당론이 아니다. 정형근 의원이 친북 386과 야합한 ‘배신자’로 몰리면서까지 대북 방향타를 왼쪽으로 꺾었으나 의원 총회를 통과하지 않아 일개 안에 머물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이미 ‘비핵 개방 3000’정책을 갖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5대 패키지 지원을 통해 10년 후 국민소득 3000달러 국가로 도약시킨다는 게 골자다.10·4선언의 해주 특구나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 개보수 합의를 뛰어넘는 북한 내 5대 자유무역지대 설치,400㎞짜리 신 경의고속도로 건설 등을 담고 있다. 비핵화를 전제로 한 것이긴 해도 통 큰 비전임에는 틀림없다. 대선 후보가 출전 채비를 마쳤다면 후보의 노선과 당론쯤은 일치해야 하지만 한나라당 대북 정책은 잡탕처럼 어수선하기만 하다. 비핵화와 종전 선언, 경협 같은 대형 이벤트는 차기 대통령 몫이다.4개월밖에 남지 않은 노 대통령은 상을 차리는 일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10·4선언이란 차린 상을 걷어찰지, 받을지를 국민들에게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대선 공약 발표를 이달 말로 늦췄다는데 표 계산에 지지층 눈치보느라 좌고우면하다간 ‘도로 한나라당’이란 소리만 듣고 양다리 걸친다는 의심만 받는다. 그릇을 넓게 키우기는 이 후보 하기에 달렸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특파원 칼럼] 남북정상회담의 부담감/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미국의 빌 클린턴 행정부로부터 조지 부시 행정부 초기까지 북한협상 특사를 맡았던 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의 설명이다. 2000년 말. 퇴임을 몇 달 앞둔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 방문을 계획하고 있었다. 클린턴 대통령측은 부시 대통령 당선자측에 북한문제 등 외교현안 전반을 브리핑한 뒤 평양 방문 등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부시 대통령측은 “그건 당신들의 권리이자 책임이니 알아서 하라. 우리는 임기가 시작된 뒤 우리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클린턴 대통령은 결국 평양에 가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워싱턴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클린턴 대통령이 방북을 포기한 이유는 ▲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결과를 받아들여 후속조치를 취할 것 같지 않았고 ▲임기말에는 새로운 정책을 벌이지 않는 것이 미 역대 대통령의 관례였으며 ▲부시 당선자와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간의 법정공방에 따른 각종 후유증을 처리해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말이지만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로 결정을 내렸다. 노 대통령이 회담을 갖기로 결정한 이유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노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야당측은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공격하면서 회담을 아예 다음 정권으로 넘기라고 종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국내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이 정상회담 결과가 차기 대통령 선택에 중요한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을 여권 후보를 돕기 위한 정치적 목적보다는 ‘레거시 빌딩(업적 만들기)’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해석했다. 평화와 번영이라는 대북정책이 노 대통령 임기중의 가장 중요한 정책 가운데 하나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설득력있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10월 열리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노 대통령은 어떤 업적을 남길 수 있을까? 만남 자체가 의미를 가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이미 첫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몫이다. 남북간에 깜짝 놀랄 만한 새로운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가 많지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야당이 집권하면 합의가 현실화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제기된다. 그렇기 때문에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과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이룰 수 있는 업적은 차기 한국 정부를 여권에서 재창출하든, 한나라당이 탈환하든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그같은 합의를 만드는 과정에서 미국 등 관계국과 충분한 사전 협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일부 미측 인사들은 한국은 통일과 같은 한반도 문제를 남북문제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실제로는 국제문제의 성격이 더 강하며, 남북관계에 진전을 이루려면 주변국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라 안팎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한 갖가지 기대와 비판, 요구, 압력들이 쏟아지기 때문에 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에 비해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 회담을 추진해야 한다. 또 북한과의 협상은 늘 불확실성을 동반한 어려운 게임이기도 하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측이 클린턴 전 대통령측에 말했듯이 결국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권한과 책임은 노 대통령에게 있다. 한달 남짓 남은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한·미 정상회담과 6자회담 등 중요한 외교일정도 많고, 북한 수해로 인한 회담 연기처럼 또 다른 돌발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노 대통령이 남은 기간동안 어떤 ‘업적’을 만들어낼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dawn@seoul.co.kr
  • [검찰 중간수사결과 발표] 李 “도곡동 땅 절대 내것 아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경선 후보는 13일 ‘도곡동 땅’에 대한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듣고 격노했다고 박형준 캠프 대변인이 밝혔다. 이 후보는 “저의 모든 것을 걸고 도곡동 땅이 제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면서 “검찰이 이 땅을 나의 차명재산으로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부당한 수사발표를 한 것은 야당의 경선에 개입하려는 정치공작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빠른 시간 내에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 캠프는 “일단 이 후보 의혹이 말끔하게 해소됐다.”면서도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상은씨 몫의 땅이 ‘제3자’ 차명재산이라는 식으로 애매하게 발표되는 바람에 마치 이 후보를 지칭하는 것처럼 ‘변색’됐다는 것이다. 박희태 공동선대위원장은 “경선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수사가 종결되지도 않았는데 왜 발표했는지, 검찰 발표가 신중하지 못했고, 국민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면서 “애매한 말로 이 후보와 관련있는 듯한 냄새를 풍기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을 비롯해 박형준·정두언·정종복·진수희 의원은 이날 오후 10시가 넘어 서울중앙지검을 항의 방문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와 참의원 선거/박홍기 도쿄 특파원

    요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큼 바쁜 사람도 없을 것 같다. 니가타 지진의 피해를 수습하랴, 눈앞에 닥친 29일의 참의원 선거를 지원하랴, 한마디로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듯싶다.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 지진으로 중단했던 지원 유세를 이틀만에 재개했다. 원자력발전소의 문제 노출에도 불구, 지진에만 매달릴 수 없는 처지인 탓이다. 전체 참의원의 절반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의 결과에 따라 거취를 결단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이번 선거를 ‘아베 정치의 심판’,‘천하를 가르는 선거’ 등으로 부른다. 심지어 자민당이 ‘몇 의석이나 잃을까.’라는 등의 패배를 가정한 ‘포스트 아베’, 정계개편 등의 향후 정국 시나리오도 나돌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9월 취임 당시만 해도 자신의 정치가 심판대에 올려지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전후체제의 탈피’를 전면에 내세우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의 차별화를 꾀해왔던 터다. 이른바 ‘아베의 컬러’를 위해서다. 애국심을 강조한 교육기본법도, 낙하산 인사를 막는 공무원개혁법안도 “좀더 심의를” 요구하는 야당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였다. 더욱이 평화헌법을 바꾸기 위한 국민투표법 역시 강행처리한 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 한국·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국정을 맘먹은 대로 거침없이 운영했다.‘오기정치’로 비쳐질 정도였다. 그러나 정국은 변했다. 아베 총리의 인기도 식었다. 취임초 67%였던 지지율은 30%까지 떨어졌다. 취임 이후 최저치들이다. 가장 결정적인 단초는 5000여만건의 연금납부기록 분실에서 비롯됐다. 국민들은 등을 돌렸다. 노후 보장을 위한 약속을 저버린 정부에 대한 배신감에서다. 잇단 정치자금의 문제에다 국민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규마 후미오 전 방위상의 원폭투하 정당화 같은 ‘엉뚱한 발언’도 한몫 톡톡히 했다. 특히 각료들이 사고를 칠 때마다 “문제없다.”며 감싸고 돈 아베 총리가 자초한 부분도 적잖다. 잡음도 마다하지 않았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항상 일본식 표현으로 ‘아이마이(曖昧·애매)’한 자세로 넘어갔다. 최근 TV에 비친 와이셔츠 차림으로 지원 유세를 하는 아베 총리의 모습은 결연할 정도이다. 소매를 걷어붙이고 주먹을 치켜들고 특유의 빠른 말로 “개혁을 진행시킬지, 역행시킬지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국민들을 향해 열변을 토했다. 정책의 성과를 똑바로 봐달라는 호소다. 선거의 승패는 과반수 의석의 확보에 달렸다. 자민당은 121석 가운데 51석을 얻어야 공명당의 13석과 함께 64석을 확보한다. 그래야 기존의 의석과 합쳐 현행 의석의 틀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자민당이 45∼50석에 그칠 경우엔 군소정당의 의석을 ‘낚시질’해 정국을 끌고 간다지만 44석 이하로 내려갈 땐 계산법이 복잡해진다. 의석 빼오기의 한계선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아베 총리의 마지노선이다.1998년 참의원 선거에서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는 44석을 얻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했던 선례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일본 국민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아베 총리의 일방적인 개혁 추진뿐만 아니라 역사인식도 평가해야 할 시점이다. 연금, 양극화, 세금 등의 현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따져보면 ‘전후체제의 탈피’에 대해 처음으로 국민의 뜻을 묻는 절차인 셈이다. 표심의 향배에 따라 변화의 격랑은 불가피하다. 자민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 방식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듯싶다. 정책의 조정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주변국들과의 껄끄러운 외교관계도 보다 적극적으로 풀어가는 전환점으로 삼았으면 한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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