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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무성과 ‘호형호제’ 여·야·청 가교 잇나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신임 정무수석비서관에 현기환(56) 전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현 신임 수석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외협력본부장 등을 지낸 노동계 출신의 전직 의원”이라며 “정무적 감각과 친화력,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해 정치권과의 소통 등 대통령을 정무적으로 원활하게 보좌할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현 신임 수석은 부산시장 정책특보,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거쳐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 본격 합류, 대외협력단 부단장으로 활동했다. 2008년 18대 총선 부산 사하구갑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2011년 말에는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적 쇄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친박(친박근혜) 자발적 용퇴론’에 맞춰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듬해 4·11 총선에서는 친박 몫의 당 공천위원으로 활동했으나 이 과정에서 현영희 전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으로부터 공천 대가로 3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무죄 입증 후 복귀하겠다”며 당을 떠났고, 무혐의가 확정된 2013년 4월 재입당했다. 청와대는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지난 5월 18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무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전직 의원 위주로 후임자를 물색했으나 대부분 내년 20대 총선 출마에 뜻을 두고 있어 인선에 난항을 겪었다. 현 신임 수석도 재기를 준비해 왔지만 박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공석 53일 만에 이날 임명이 이뤄졌다. 현 정부 출범 이후로는 이정현, 박준우, 조윤선 수석에 이은 네 번째 정무수석이다. 화통한 성격의 현 신임 수석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이후 당·청 관계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당·청 관계뿐 아니라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가교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논평했고,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대통령 때문에 나라가 불안한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인 조선희씨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부산 대동고,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유승민 사퇴 이후의 정국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유승민 사퇴 이후의 정국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논란은 오늘 안에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크게 흔들렸던 정국이 쉽게 안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도 새누리당과 청와대 간에, 여당과 야당 간에, 여와 야 내부에 해소해야 할 갈등 요인이 산적해 있다. 정국 안정을 위해서는 결국 청와대부터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유승민 사퇴 이후의 정국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정치권은 물론 많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지난 4월 27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여파로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히는 등 정국이 극도로 어수선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박 대통령에게 정국 수습책을 보고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실장은 박 대통령을 만날 수 없었다. 박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고열과 복통으로 귀국 비행기에서의 기자간담회를 생략하기도 했다. 이 실장은 어쩔 수 없이 문서로 된 보고서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 실장의 보고 내용이 실제로 정국 수습에 반영됐을까. 박 대통령이 정말로 이 실장의 보고를 받지 못할 만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일까. 만일 박 대통령과 이 실장 사이에 ‘신뢰의 문제’가 있다면 그 이유는 열 가지가 넘을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고, 핵심 측근인 이른바 ‘3인방’과의 관계가 좋지 않고, 언론에 지나치게 역할이 부각되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유 원내대표와 너무 가까운 듯하고…. 그러나 박 대통령이 이 실장을 신뢰했던 기억, 또 신뢰해야 하는 이유는 그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른다. 박 대통령이 지금 이 실장을 믿지 않는다면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궁금하다. 박 대통령의 주변을 둘러보자. 말이 3인방이지 적어도 그 가운데 한 명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마음이 예전 같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통령의 당선에 공을 세우고 청와대로 들어온 이른바 ‘어공’들 가운데 열 명 정도가 이런저런 의심을 받으며 청와대를 떠났다. 그중 적지 않은 수가 민정수석실의 감찰을 받았다고 한다. 이 실장 임명 당시 여당은 물론 야당과 언론에서도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런데 이 실장이 몇 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심상치 않은 일이다. 박 대통령은 선택해야 한다. 이 실장을 쓰려면 믿고 힘을 실어 주고,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빨리 새로운 비서실장을 찾아야 한다. “나는 싫고, 다른 사람들은 못 미더우니까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 김무성 대표가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영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렇게 답변했다고 한다. 유 원내대표가 물러나면 김 대표 차례라는 말이 나오는데, 사실 최근에 나온 말도 아니다. 지난 3월 이른바 차기 대선주자와 인터뷰를 한 뒤 그에게 정국 전망을 들었다. 그는 현재의 여당 지도부가 여름쯤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정치권에서는 이미 생각하고 있던 시나리오다. 박 대통령이 김 대표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아마도 백 가지가 넘을지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말리는데도 원내대표 자리를 맡고, 상하이에서 개헌 발언을 하고, ‘자기 정치’를 위해 의원들을 ‘줄 세우고’…. 그러나 김 대표는 현재 여당과 보수세력이 갖고 있는 중요한 정치적 자산 가운데 하나다. 그는 내년 7월까지 임기가 정해진 여당의 대표고, 여권의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당·청은 한몸’이라는 말을 달고 사는 김 대표를 납득할 만한 명분도 없이 끌어내리는 것이 옳은 일일까, 또 가능한 일일까. 박 대통령은 늘 신뢰를 말하지만, 주변을 믿기보다 의심할 때가 많은 것처럼 비쳐진다. 의심은 배신자를 만들지만, 믿음은 동지를 만들 수 있다. 도덕적·정치적 공허를 치유하는 길도 의심보다는 믿음 쪽에 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와 당 운영과 관련해 나머지 임기 동안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은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결국 최종 판단은 박 대통령의 몫이다. dawn@seoul.co.kr
  • 크라우드펀딩법→ 창업투자 활기…하도급 공정거래·대부업법도 처리

    여당이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의 불참 속에 단독으로 처리한 61개 법안 중에는 경제·민생법안도 상당수 포함됐다. 정부의 국정 운영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우선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꼽혀 온 이른바 ‘크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 바 있다. 창업 기업이 온라인을 통해 소액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사모투자펀드(PEF) 설립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또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하도급 거래의 보호 대상을 중견기업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부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거대 대부업체의 감독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서 금융위원회로 옮기고 대부업체의 TV 광고를 제한하도록 했다. 아울러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금융회사 전반으로 확대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지금까지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은행과 저축은행에 대해서만 적용됐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심사 대상이 제2금융권 등 금융업계 전반으로 넓어진다. 이 밖에 내부고발자의 보호 조치를 엄격하게 하는 공익신고자보호법 개정안, 상조회사에 의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할부거래법 개정안 등도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당초 이날 본회의에 상정 예정이었던 야당 몫 국회 상임위원장 교체 안건은 야당의 불참으로 처리가 미뤄졌다. 앞서 야당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박주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산업통상자원위원장에 같은 당 노영민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이에 따라 야당 몫 상임위원장 교체 안건은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오후 9시에 속개될 예정이었던 본회의는 야당 의원 전원이 빠지면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탓에 40분 가까이 지연됐을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열렸다. 본회의 최종 참석 인원은 새누리당 151명, 무소속 2명 등 총 153명이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열린세상] 우리는 바른길을 가고 있는가/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우리는 바른길을 가고 있는가/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광복 70주년을 눈앞에 둔 이 시점에 우리는 바른 길을 가고 있는가? 지난 수십년간 숨 가쁘게 달려온 덕분에 먹고살 만하고, 정치적 민주화를 이룬 것도 사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세계은행 등에서는 한국의 존재 자체가 개발도상국에는 희망이라고까지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공권력의 권위는 땅에 떨어져 경찰과 검찰은 조롱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툭하면 데모하면서 경찰차를 때려 부수고 불 지르는 것을 당연한 권리로 생각한다. 검찰 조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정치권은 늘 특별검사를 주장한다. 영해를 지키기 위해 제주도 남단에 해군 기지를 건설하는 데도 십년이 넘도록 착공조차 못했고, 착공 후에도 이에 반대하는 시위로 몸살을 앓는다. 전력 공급을 위해 발전소를 짓는 것도 어렵지만 애써 발전소를 지어도 지역 주민의 반대로 송전탑을 제때 세우지 못해 전력 공급이 차질을 빚는 나라다. 법은 있어도 지키면 손해인 나라다. 같은 일을 해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저임금을 감수해야 하고 그나마 2년마다 실직의 공포를 겪어야 한다. 나이 50이면 직장에서 내몰려 자영업에 허덕이다가 빈곤층으로 주저앉는다. 취업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 일자리를 나누려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지만 노동계는 요지부동이다.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는데 대기업의 횡포는 나아지지 않는다. 나라를 지키라고 월급 주고 키운 직업 군인들이 돈에 눈이 멀어 무기 획득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나라다. 부실한 무기를 가지고 전투에 임해야 할 병사들에 대한 생각은 어디에도 없다. 생때같은 자식들을 군에 보내고 그들이 목숨을 바쳐 영해를 수호했건만 전사가 아니라 순직이라는 나라다. 수년간 그들을 추모하는 자리에 대통령은 물론 국무총리도 찾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는 있어서는 안 될 비운의 사고이며 인재(人災)였다. 이의 근본 원인은 밝혀야 하지만 조사특위 구성과 조사 1과장을 공무원이 맡느냐, 민간인이 맡느냐를 놓고 허송세월하고 있는 나라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우왕좌왕한 것은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서로 옳다고 싸우는 나라다. 격리 명령을 거부하고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 나라다.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경제성장을 위한 법안을 경제 외적 이유로 질질 끌고 있는 나라다. 여야 모두 입으로만 국민을 걱정하면서 진정 국민을 위한 민생 법안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미룬다. 그러고는 서로 남의 탓만 한다. 대다수 국민들이 복지 혜택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싫어한다. 아니 혜택은 내가, 부담은 다른 사람이 해야 한다는 것이 더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정치는 이러한 혼란스러움을 극복하고 국민의 역량을 한 곳으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는 중심이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정반대다. 국민의 역량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갈기갈기 찢어 놓기 일쑤다. 계파 간 경쟁이나 갈등은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정당 내부에서 협의되고 처리돼야 한다. 마치 부부 싸움이 집 경계를 넘어 동네 전체에 퍼져 마을 사람 전체가 분열돼 싸우는 것처럼 한국의 정치는 통합보다 분열, 협력보다 갈등이 구조화돼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통령과 집권 여당 원내대표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게 한다. 이쯤 되면 과거 경제발전과 민주화처럼 우리가 지금 이만큼 하고 사는 것도 기적이다. 이제 더이상 허비할 시간이 없다. 박근혜 정부의 골든타임은 분초를 다투는 상황으로 몰려간다. 이제는 누구를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모두가 지금까지의 생각이나 입장을 내려놓고 허심탄회하게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해야 한다. 대통령도,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지난 시간은 덮어 두고 이 시점에서 민생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만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야당이 먼저 경제 회생을 위한 법안과 추경예산을 즉시 통과시키자고 하면 어떨까? 만일 그럴 수 있다면 단언컨대 2017년 대권은 누가 되든 야당의 몫이 될 것이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국민을 외면한 정치인은 결국 역사의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 [구본영 칼럼] 모두가 지는 ‘거부권 정국’ 속히 끝내야

    [구본영 칼럼] 모두가 지는 ‘거부권 정국’ 속히 끝내야

    월드컵 열기로 뜨거웠던 2002년 여름의 ‘연평해전’을 영화로 봤다. 북한 경비정의 기습 포격으로 시작된, 31분간의 교전 신에서 자꾸 눈물이 났다. 처절하게 피 흘리며 응전하다 승조원 여섯 명이 희생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괴감 탓인지도 모르겠다. 당시 대통령은 희생자들의 영결식에 앞서 월드컵 폐막식을 보러 도쿄로 떠나고, 금강산 관광객들도 안전하게 돌아왔다는 내레이션을 들으면서…. 당시 참수리 357호는 적선이 우리 해역을 침범하더라도 선제 포격을 하지 말고 ‘밀어내기 기동’만 하라는 교전수칙을 하달받았단다. 그래야 남북 화해 무드를 깨지 않는다는 정치적 오산에 이름 없는 민초였던 수병들의 생사가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 연평해전이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요즘 민생과 동떨어진 명분 다툼에 올인하는 한국 정치의 고질이 되살아난 건가.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국정은 마비 상태다. 새누리당에서는 유승민 원내대표 퇴출을 놓고 ‘밀당’이 한창이다. 야당은 그제까지 모든 국회 일정을 보이콧했다. 가뜩이나 여당의 친박·비박이 부딪치고, 야당의 친노·비노가 드잡이를 하던 터였다. 이제 청와대와 여야의 3각 갈등이 폭발하면서 조선시대 4색 당쟁을 다시 보는 느낌이다. 당파 싸움의 주된 특징이 뭔가. 국상을 맞아 왕이 상복을 입는 기간을 놓고 벌인 ‘예송 논쟁’처럼 민초들의 삶과 유리된 공리공담을 다퉜다는 점이다. 입법부에 행정입법에 대한 수정 요구권을 준 국회법 개정안이 촉발한 ‘거부권 정국’이 그런 양상을 띠고 있다. 애당초 공무원연금법에 국회법 개정안이란 혹을 단 게 잘못 끼운 첫 단추였다. 국회가 법을 만들면 변화무쌍한 민생 현장의 수요에 맞춰 시행령을 만드는 건 정부의 몫이다. 시행령이 모법에 어긋나는지는 사법부가 가리고, 정부의 자의성이 의심되면 국회는 모법을 고치면 되는 것이다. 이번에 여야가 이런 삼권분립 정신을 거스르는 국회법을 합작해 낸 형국이다. 공무원연금 협상에는 소극적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위헌 소지가 큰 국회법 개정안을 끼워 넣은 이면에 국정 발목 잡기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는 별개로 치자. 여당 원내대표가 야당 이종걸 원내대표의 전략에 동조한 건 실책이었다. 유 원내대표는 뒤늦게 개정안에 강제성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김무성 대표의 말처럼 “똑똑하지만 까칠한” 그답지 않게 스타일을 구긴 꼴이다. 강제성이 없다면 괜히 평지풍파를 일으킬 필요도 없었고, 강제성이 있다면 위헌이란 얘기가 아닌가. “여당 원내 사령탑이 ‘자기 정치’에는 열심이면서 민생 현안 처리엔 소극적”이라는, 박 대통령의 비판을 자초한 배경이다. 어떻게 발단이 됐든 거부권 정국이 오래 이어져선 안 된다. 지금이 어느 땐가.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문명사적 전환기다. 어찌 보면 요즘 청년들도 저 참수리호 갑판에서 사투를 벌이던 박동혁 상병이나 한상국 하사에 버금갈 만큼 절박한 처지다. ‘청년실신’(졸업 후 실업자·신용불량자가 된다), ‘인구론’(인문계 졸업자 90%가 논다)이란 말이 괜히 나왔겠나. 더욱이 지금 온 국민이 메르스 공포에 떨고 있고 서민 경제에도 큰 주름이 잡혔다. 그런데도 정치권이 민생과 무관한 권력 투쟁을 벌인다면? 여·야·청(靑) 모두를 루저로 만들고, 종국엔 국민을 최대 피해자로 만드는 제로섬 게임일 뿐이다. 청년 일자리나 노인 복지 등 실질적 정책을 놓고 싸워야 진정한 승자가 가려진다. 박 대통령이 진작에 여당 지도부와 머리를 맞대며 소통했다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겠는가. 유승민을 찍어 낸다고 정국이 말끔히 정리될 리도 없다. 성공한 정부로 기억되려면 지시보다 대면 설득으로 공감대를 이루도록 대통령의 리더십부터 바뀌어야 한다. 국정 마비의 또 다른 원인 제공자인 새정치연합도 “만년 야당처럼 행동한다”(대니얼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특파원)는 제3자의 고언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가 꼬집은 건 대안 없이 국정의 발목만 잡는 야당의 구태였다. 경제활성화법들을 가짜 민생법안이라고 비판하면서 정작 본격적 토론과 심의는 차일피일 미루는 게 딱 그런 증상이다. 논설고문
  • [거부권 정국] 친박, 전격 회동… 서청원 “유 사퇴 내게 맡겨라”

    박근혜 대통령발(發) ‘국회법 거부권’ 소용돌이가 정국을 휩쓸고 지나간 다음날 새누리당 곳곳에 내상의 흔적이 남았다. 비박(비박근혜)계와 친박계는 서로를 겨눈 칼을 완전히 거둬들이지 않은 채 일시적 휴전에 돌입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26일 당 정책위원회 정책자문위원 위촉식에서 별안간 안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읽었다. 그는 박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께서 국정을 헌신적으로 이끌어 나가려고 노력하고 계신데, 충분히 뒷받침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높은 수위로 사과했다. ‘진심으로’라는 표현도 세 차례 써가며 진정성을 전달하려 애썼다. “마음을 푸시라”며 용서를 간청하기도 했다. 평소 원칙을 중시하고 소신을 잘 굽히지 않는 유 원내대표의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비박계 지도부는 이런 유 원내대표의 사과를 명분 삼아 당·청 관계 회복에 포커스를 뒀다. 친박계의 사퇴 촉구는 전혀 괘념치 않았다. 전날 의원총회에서의 재신임이 버텨 내는 동력이 됐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의 ‘고두사죄’(叩頭謝罪)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유 원내대표는 직을 유지하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회로 돌아온 국회법 개정안을 폐기하기로 당론을 정하면서 야당과도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다. 유 원내대표 역시 이날 사과를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제스처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완고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 더이상 유 원내대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이번 주말 전격 자진 사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발언에서 하나하나 언급한 관광진흥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박근혜표’ 경제활성화법 처리가 관계 회복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야당과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간단치 않다. 김무성 대표도 지난달 15일 이후 40여일간 중단된 당·정·청 간 대화 채널을 복원하지 못한다면 그 역시 박 대통령의 서슬 퍼런 맹공의 타깃이 될 수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박 대통령의 뜻에 따르자”는 결의와 함께 유 원내대표 사퇴를 목표로 집단 행동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는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윤상현 의원 등 친박계 핵심 8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유 원내대표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입을 모았고 서 최고위원은 “잘 알겠다”며 “나에게 맡겨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박 대통령의 도움이 없으면 ‘큰 한방’이 되기 어렵다는 점은 한계다. 현재 친박계의 최대 목표는 내년 총선에서의 지분 확보로 볼 수 있다. 이번 당직 개편에서 친박계 몫을 확보하는 게 첫 단추로 여겨진다. 현재 사무총장 인선이 난항을 겪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전북교육감 누리과정 예산 ‘소신 변화’ 구설수

    전북교육감 누리과정 예산 ‘소신 변화’ 구설수

    지난 4월부터 빚어진 전북 지역 누리과정 예산 파행 사태가 일단락됐으나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소신 변화’가 구설에 올랐다. 김 교육감은 25일 “전북도의회와 조율해 이른 시일 내에 어린이집에 지원할 누리과정 예산 편성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보육은 정부의 몫’이라며 추경예산 편성을 거부해온 전북도교육청의 ‘어린이집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은 다음달 정상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김 교육감은 지난 23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만난 뒤 “누리과정 예산 해결을 위해 실질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꿔 지역 정치권의 비난을 사고 있다. 그동안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물론 지역 국회의원, 도의회 등에서 여러 차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뜻을 굽히지 않던 김 교육감이 야당 대표와의 짧은 만남 이후 소신을 바꾼 것은 ‘지역 정치권의 뒤통수를 때린 것’이란 지적이다. 이들은 “김 교육감의 처신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교육자치를 스스로 훼손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양용모 도의회 교육위원장은 “지역 주체들끼리의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결을 마다하고 중앙정치에 기대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는 지역사회에 내재된 갈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전북도당도 “도지사와 도의회, 국회의원, 사회단체의 바람을 외면했던 김 교육감의 당찬 소신이 야당 대표와의 짧은 만남을 통해 전향됐다”고 비꼬았다. 누리과정 예산 확보를 위해 장기간 장외투쟁을 계속했던 어린이집 관계자들마저 “그렇게라도 해결되는 게 다행이지만 ‘정치적 쇼’를 보는 것 같아 뒷맛이 찝찝하다”고 비아냥거렸다. 한편 김 교육감은 그동안 “무상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명확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교육청이 빚을 내 예산편성을 하는 것은 미봉책”이라며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지난 4월부터 도내 어린이집에 대한 지원이 중단된 상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재보선 최대 패인은 야권 분열… 친노 프레임도 패착”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내홍까지 겹치면서 벼랑 끝에 몰렸던 새정치민주연합이 2일부터 경기 양평 가나안농군학교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단결과 변화, 민생총력국회 의원 워크숍’에 돌입했다. 당 지도부에서 중도 이탈은 물론, 외출·외박을 금지해 소속의원 130명 중 110여명이 참석한 워크숍에서는 4·29 재·보선 패배에 대한 자성의 시간과 함께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첫날의 하이라이트는 재·보선 패인 분석이었다. 당 지도부는 워크숍을 앞두고 4곳의 여론조사 기관에 재·보선지역 선거구 결과 분석 및 평가를 의뢰했다. 기관들은 대부분 야권 분열을 최대 패인으로 꼽았으며 전략공천 배제 등 공천 전략 실패를 지적했다. 또 정권심판론을 부각시킨 것도 패착이었다고 지적됐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여론분석센터장은 위크숍에 참석하며 “재·보선 패배원인 가운데 하나는 성완종 특사 논란 등에 대한 ‘참여정부 무오류론’을 내세운 당의 대응”이라며 ‘친노(친노무현) 프레임’을 패인으로 지적했다. 윤 센터장은 “친노 프레임은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야당을 분열시킨다”며 “공세에 대한 야당의 대응이 매우 취약한 프레임”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표가 이어지자 문재인 대표의 표정은 밝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성준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재·보선 평가 분석과 관련, “4개 선거구 대부분이 낙후지역으로서 지역개발 욕구가 강하고, 따라서 ‘지역일꾼론’이 상당한 설득력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혁신기구 운영 및 향후 로드맵에 대한 김상곤 혁신위원장의 발표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총선 불출마 의사를 다시 한번 밝히며 “여러분도 여러 기득권을 내려놓고 집단 이기적 방식이 아닌 함께 만드는 방식으로 생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워크숍 기조발제자로 나선 이종걸 원내대표는 “경제정당, 안보정당 등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 전략보다는 절대다수 국민 삶의 문제, 경제 민주화 담론과 노동 담론을 치밀하게 다룸으로써 보수적 중산층과 서민층의 민심을 얻을 필요가 있다”면서 보육 분야에서 보편적 복지가 아닌 ‘맞춤형 보육’으로 재편하겠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워크숍에 불참한 안철수 의원은 TBS라디오에 출연해 “2017년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며 즉답을 피하다 질문이 거듭되자 “그럼요”라고 답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빈손으로 마무리된 4월 국회에 이어 5월 국회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구 행사가 많은 ‘가정의 달’이자 제20대 총선을 1년도 안 남긴 시점에서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은 뒷전으로 미루고 ‘총선 모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구 예산 확보가 상대적으로 쉬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입성하려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져 민생보다는 ‘지역구 챙기기’에만 급급한 고질병이 재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로 5월 임시국회가 열린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각종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상임위원회는 가동되지 않고 있다. 연금개혁을 둘러싼 여야 협상 난항의 여파로 상임위 소집 일정에 대한 조율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새누리당은 지난 14일 유승민 원내대표 명의로 당 소속 상임위원장과 간사들에게 상임위 소집을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다. 반면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여당이 하고 싶으면 다 하고 야당의 요구는 하나도 안 받아 주겠다는 심보”라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상임위를 정상화하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막상 상임위 전체회의가 소집돼도 해외 출장 및 각종 지역구 일정 등으로 참석률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열리는 여야 공식회의에서도 빈자리가 유독 눈에 띈다. 이처럼 의정활동에는 관심이 떨어지는 반면 오는 6월부터 새롭게 구성되는 제19대 국회 마지막 예결위에는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 예결위에 입성해 지역 예산을 많이 확보할수록 능력을 인정받아 내년 총선 준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새누리당의 경우 신청서를 제출한 66명과 구두로 의사를 밝힌 의원을 합치면 지원자가 약 70명에 달한다. 새누리당 몫 예결위원이 25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약 2.6~2.8대1로, 지난해 50명이 신청한 것보다 경쟁이 치열해졌다. 또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도 인기 상임위로 분류된다. 4·29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새누리당 안상수(인천 서·강화을)·신상진(경기 성남중원)·오신환(서울 관악을) 의원은 공약 이행을 위해 국토위 배치를 요구했다. 무소속 천정배(광주 서구을) 의원도 국토위원이었던 오병윤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자리를 이어받아야 한다며 국토위 배정을 신청한 상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재보궐 선거 끝… 檢, 속도 내는 ‘성완종 리스트’ 3대 포인트

    재보궐 선거 끝… 檢, 속도 내는 ‘성완종 리스트’ 3대 포인트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결 발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통상 정치권 수사가 선거 시기와 맞물리면 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수사 속도를 조절해 왔다. 그런 걸림돌이 사라진 현재, 검찰의 향후 수사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3대 포인트를 짚어 봤다. ●이완구 비서관 조사 등 수사 박차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리스트에 등장하는 유력 정치인 8명 중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관련 의혹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단서가 가장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양측의 일정 담당 비서를 불러 조사했던 수사팀은 30일에도 이 전 총리 측 신모 비서관을 불러 조사하는 등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 대한 수사를 조기에 매듭짓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사팀은 상대적으로 단서가 부족한 나머지 6명도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라 진위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경남기업 측이 빼돌린 내부 자료를 확보해 성 전 회장이 메모지와 인터뷰에서 거론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그리고 서병수 시장으로 추정되는 부산시장과의 연관성을 확인 중이다. 이는 금품 공여자가 사망한 ‘서울 강서구 재력가 피살 사건’에서 다소간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1991년부터 22년간 재력가 송모(67)씨의 금품 로비 내역이 상세히 기록된 장부를 확보했지만 김형식 서울시의원 1명에 대해서만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김 의원의 경우 금융계좌 거래내역, 차용증,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지만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는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수사가 단순히 ‘리스트’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정치권 금품 전달 사건은 수수자가 한 명에 그치는 경우가 드물다. 한 명이 꼬리를 잡히면 추가 수수자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성 전 회장이 홍문종 의원에게 건넨 2억원은 ‘2012년 대선 박근혜 캠프의 선거 자금’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은 자살 직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대선 때 홍 의원이 (캠프에서) 같이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돈을) 해줬다.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냐,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언급했다. 수사팀은 리스트 수사를 통해 수사 범위를 불법 대선자금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 사건은 공여자가 살아 있더라도 혐의 입증이 매우 어렵다. 결국 리스트 수사에는 실패하더라도 더 큰 파괴력을 지닌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서 ‘성공한 수사’로 매듭짓겠다는 게 수사팀 복안이다. ●檢, 특별사면 수사 착수 시기 저울질 정치권에서 불거진 ‘특별사면 특혜 의혹’ 규명도 결국 검찰 몫이 될 전망이다. 야당은 ‘친박 게이트’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여당의 물타기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 28일 참여정부에서 이뤄진 성 전 회장에 대한 두 차례 특별사면 과정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이튿날 황교안 법무부 장관까지 수사 필요성을 언급, 사실상 검찰이 저울질할 수 있는 것은 수사 착수 시기뿐이다.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과정에 누가 개입했는지, 부당한 영향력이 행사된 것은 아닌지, 청탁과 금품이 오간 것은 아닌지 등이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가이드라인 논란도 있지만 범죄 단서가 나온다면 수사를 해 처벌하는 게 검찰의 의무가 아니겠냐”며 수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커버스토리] 대독·식물·방탄총리 오명… 멀고 먼 분권형·책임총리

    [커버스토리] 대독·식물·방탄총리 오명… 멀고 먼 분권형·책임총리

    “역대 힘센 총리라는 말은 맞지 않아요. 본래 힘센 자리가 아닌데 뭘…. 총리가 무엇을 하려고 들면 안 됩니다. 실제로 무엇을 할 것도 없지만,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통령의 깊은 의중을 잘 헤아려야 하기 때문에 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 조문의 그 ‘통할’(統轄·통괄과 관할)이라는 말처럼 애매모호한 게 총리의 역할입니다. 한자 뜻은 거느리고 다스린다는 것인데, 그게 어디 총리의 몫입니까. 대통령제하에서 대통령의 권한이지.” 과거에 대한민국 국무총리를 지낸 한 원로의 말씀이다. “총리가 무엇을 하려고 들면 안 된다”는 말에서 왠지 현재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칩거에 들어간 제43대 이완구 총리가 떠오른다. 3대 정부 과제(공공, 민생, 경제·금융), 해외자원 개발비리 수사 촉구, 부정부패 척결, 일본 역사왜곡에 ‘팩트 대응론’ 등 재임 두 달여 동안 무엇에 쫓기듯 여러 이슈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은 총리의 권한에 대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국무위원에 대한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지녔고, 중앙행정기관장의 명령이나 처분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중지 또는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총리가 장관들을 거느리기는 하는데, 반드시 대통령의 명을 받아 관할하도록 했다. 또 장관들에 대한 임명과 해임은 현실적으로 대통령이 모두 행사한다. 이에 대해선 대통령이 총리보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더 많이 숙의를 하는 게 현실이다. 총리가 공공기관의 책임자를 제어하는 것도, 그 책임자를 그 자리에 앉도록 배려한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통령중심제는 의원내각제의 수반인 국무총리를 두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한국과 남미의 일부 국가에만 대통령과 총리가 병존한다. ‘대통령제와 내각제의 사생아’라고 불리는 우리 체제에서는 장관이 전권을 갖고 고유의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 층층시하의 처지이기 때문이다. 국무회의를 진행하는 부의장이 필요하다면 다른 나라처럼 부통령이나 국무부 등 선임 장관이 맡으면 된다. 장관이 언제든 대통령과 대면보고를 하고 상의하는 미국식 방식에서는 ‘소통 부재’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이유다. 총리라는 자리는 국가 정책을 집행하는 직무가 아니기 때문에 서열이 높아도 그만큼 실제 위상이 높지 않다는 자조 섞인 말이 떠돈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저서 ‘최고의 총리 최악의 총리(2001년)’에서 “1990년 초 남북총리회담 당시 정원식 총리가 북한 연형묵 총리에 대해 ‘이름만 총리지, 당 서열이 10위도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총리실 서기관 자격으로 참석한)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그건 남한도 똑같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 책은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게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선물한 책이기도 하다. 과거 15년 동안 총리실에서 18명의 총리와 일했던 정 의원은 저서를 통해 그나마 권한과 기능을 제대로 행사한 총리로 ‘강영훈’, ‘이회창’을 꼽았다. 총리에게 권한이 없고 총리실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불분명하니까, 다른 부처 공무원들은 총리실 직원을 ‘스템플러’(종이찍개)라고 조롱한다. 자료를 독촉하기에, 올리면 스템플러로 다시 찍어 위에 보고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과거부터 이런 힘없는 총리에 대해 ‘대독(代讀)총리’, ‘식물총리’, ‘방탄(防彈)총리’, ‘의전총리’, ‘고진욕래(苦盡辱來·갖은 고생을 다해도 욕만 먹는) 총리’ 등 온갖 비아냥이 있었지만, 의미 있는 시도도 있었다. ‘분권형 총리’와 ‘책임총리’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 2기 때부터 이해찬 총리에게 사회·복지·환경·노동 등 내치(內治)를 맡겼다. 대통령 자신은 통일·외교·안보·국방 등 외치(外治)를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의도대로 뚜렷한 성과를 냈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래도 시도 자체는 평가받을 만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책임총리도 ‘급한 일이 생기면 대통령 대신 옷 벗고 나가는 방탄총리’가 아니라 국정 운영에 권한을 지닌 총리를 말한다. 잘해 보려다 세월호 참사, 공공 개혁, ‘성완종 리스트’ 등에 가려 의미가 퇴색됐지만, 나중이라도 되새겨볼 만한 시도를 했다는 말을 들을 만하다. 상황이 이 지경이니, 총리 인사청문회 무대에 기꺼이 서겠다고 나서는 후보자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 총리는 장관과 달리 청문회에서 국회의 동의(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를 얻어야 대통령이 임명한다. 동의를 받지 못한 채 총리 역할을 한 김대중 정부 시절의 장상 총리 서리 등 역대 19명의 서리가 헌정 기록에 안타까운 이름을 남겼다. 따라서 총리 후보자로서의 능력과 자질, 도덕성을 갖추고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함께할 뿐만 아니라, 야당 의원들로부터도 어느 정도 인정받는 인물, 청문회에서 본인은 물론 가족의 신상마저 노골적으로 털려도 신망에 금이 가지 않는 원로급 인사, 이런 총리 후보자를 찾는 고민을 지금 박 대통령이 다시 해야 할 순간에 이르렀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사설] 檢, 李총리 ‘3000만원 의혹’ 제대로 수사해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3000만원을 줬다는 발언이 공개되면서 이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어제 성 전 회장이 자살하기 직전의 인터뷰를 또 공개했다. 경향신문은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로 가서 3000만원을 주고 왔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성 전 회장은 3000만원은 회사 돈을 빌려서 준 것으로, 현금으로 전달했다고 한다. “이 총리가 당시 회계 처리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뭘 처리해요. 꿀꺽 먹었지”라고 성 전 회장은 대답했다. 성 전 회장은 또 “개혁을 하고 사정을 한다고 하는데 이완구 같은 사람이 사정대상 1호”라고 비난했다. 이 총리는 전면 부인했지만, 성 전 회장이 진술한 액수와 돈을 준 장소 등은 매우 구체적이다. 신빙성을 갖춘 근거로 볼 수도 있다. ‘성완종 리스트’ 공개 이후 이 총리의 언행에는 미심쩍은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성 전 회장의 지인인 충남 태안군의회 의원 두 명에게 15번이나 전화를 걸어 성 전 회장과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캐물었다는 것부터가 의심을 사고 있다. 이 총리가 거짓말을 했다는 정황도 나온다. 이 총리는 그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오전에는 “암투병 중이라 2012년 대선에 관여하지 못했다”고 했다가 오후 들어서는 “유세장에는 한두 번 간 적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그래서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한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이 총리는 어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 총리의 말대로 한 푼도 받지 않았을 수도 있다. 성 전 회장이 3000만원을 줬다는 게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성 전 회장이 자신에게 섭섭하게 대했던 실세를 겨냥한 일방적인 주장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 총리의 이상한 행동과 거짓말이 이어지면서 신뢰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총리의 금품수수 의혹은 검찰이 밝혀야 할 몫이다. 새누리당은 어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검찰이 제일 먼저 총리부터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총리부터 수사해 줄 것을 검찰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현직 총리가 검찰에 불려가 수사를 받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이 총리는 지난달 12일 뜬금없어 보이는 ‘부정부패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에 본인이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되는 기막힌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 총리는 부패와의 전쟁을 주도하기는커녕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선 기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야당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총리직을 유지한 채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하는지, 사퇴하고 수사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 총리 본인의 판단이 중요할 수 있다. 총리가 검찰에 불려가는 것만으로도 정상적으로 집무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총리도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검찰은 국정 2인자인 총리부터 소환해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 검찰은 이번 ‘성완종 리스트’로 불거진 수사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 [옴부즈맨 칼럼] 공감하지 않는 기억은 정의롭지도 않다/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공감하지 않는 기억은 정의롭지도 않다/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금요일엔 돌아오겠다던 아이들이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맹골수도에 갇혔다. 그리고 1년이 지났지만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은 “지질하기 짝이 없다”(3월 31일자 사설).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가 국가적 재난을 이겨 내고 거듭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우리는 무관심과 무책임, 야만으로 일관했다. 국가는 책임을 회피했고, 의회는 정치적 이익만 챙겼다. 정략에 따라 비인간적 선동과 희생자까지 모욕하는 야만적 폭언이 난무했다. 친박 핵심이라는 대통령 특보는 ‘특위는 세금도둑’이라 매도하고, 여당 추천 특위위원은 진상 규명 요구를 ‘떼쓰기’로 폄하했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 뒤에 숨은 야당은 여당과 야합 수준의 세월호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언론은 “만족스럽지 못하겠지만 대승적으로 받아들이고 동참하자”(지난해 10월 1일자 사설)고 했다. 하지만 해수부는 지난 3월 모법을 무시한 채 특별법 시행령(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했다. 여당마저도 해수부의 폭주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의 시행령(안)은 ‘주객전도된 황당한’(4월 3일자 4면) 내용으로 생명 구조를 판단하고 결행하지 못했던 해수부가 특위의 행정 보조가 아닌 자신들의 과오를 직접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유체이탈이다. 이러한 교만은 “의회 권력이 정쟁에 눈멀고 … 정부는 진상 규명의 바람을 차벽으로 에워싸고 … ‘대통령의 7시간’ 방어에만 몰입”하기 때문이다(지난해 10월 8일 박찬구 칼럼). 견제장치가 없기에 초법적 궤도 이탈이 발생한다. 그 사이 세월호 피해자 가족은 또다시 광화문으로 내몰려서 경찰의 최루액을 맞아야만 했다. “팽목항만 보고 일해야 할 세월호 특위”(2월 14일자 사설)는 “독립성과 객관성을 가지고 조사에 임하지”(3월 31일자 사설) 못하고 제2의 반민특위가 돼 가고 있다. 정부는 진실 규명에 앞서 배·보상안부터 내놓았다. 그나마 보험금을 합쳐서 정부 지원금이 큰 것처럼 부풀렸다. 대통령이 ‘세월호 인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관계 부처는 인양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끝을 흐린다. 공감하기보다는 계산하기 바쁘다. 정부와 여야는 4·29 보선을 앞두고 ‘세월호 피해자 가족’ 챙기기에 나섰다. 어쩌면 4·29 보선이 지나가면 정부 여당은 세월호시행령을 밀어붙이려 할 것이고, 야당은 피해자 가족 뒤에 다시 숨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도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닫힌 사회에 소통의 물꼬를 터 주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언론마저 권력의 탐욕 앞에 저주의 굿판을 벌인다면 희망은 없다. 서울신문이 4월 들어 연재하고 있는 ‘리멤버0416’은 세월호의 선후책(善後策)을 논하고 대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희망 찾기의 좋은 출발이다. 그러나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2월 14일자 사설)는 주장은 틀렸다. 그것은 가해자의 논리다. 용서나 자비는 가해자 몫이 아니라 피해자가 베풀 일이다. 가해자는 ‘우는 자’와 함께할 때라야 진정으로 용서받고 자비도 얻는다. 언론의 역할은 가해자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가해자가 잘못을 깨우치고, 피해자와 공감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것이다. 피해자 가족이 생존하는 동안 세월호의 아픔은 기억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경험은 잊히고 공감하는 기억만 남는다. 또 다른 세월호를 막기 위해서라도 기록은 필요하다. 다시 최소 1년은 지나야 세월호가 인양돼 마지막 승객 9명이 돌아온다고 한다. ‘산 사람들이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공감의 기억을 남겨야 한다. 서울신문이 야만을 걷어내고 진실을 알리는 역할에 계속해서 앞장서길 기대한다.
  • 새정치연 “오픈프라이머리 일괄도입 안 해”

    새정치연 “오픈프라이머리 일괄도입 안 해”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총선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모든 지역에 일률적으로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이 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추진한 오픈프라이머리 전면 도입을 당론으로 채택한 가운데 야당은 일단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지켜보기로 했다. 원혜영 공천혁신추진단장은 13일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경선방법을 발표하며 “당헌 부칙에 이미 ‘여야 합의로 법이 개정되면 그에 따라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원 단장은 “그러나 이를 모든 지역구에 획일적으로 적용하자는 새누리당의 주장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면서 “여당은 정치적인 주장만 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경선을 실시하면 선거인단 구성 비율을 ‘국민 60% 대 권리당원 40%’로 정해 ‘권리당원 참여 50% 이하, 유권자 50% 이상’인 현행 규정보다 국민 참여 비율을 확대했다. 원 단장은 “19대 총선에서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국민참여 경선도 했었다”면서 “당원 몫이 없었는데 19대 기준으로는 당원 역할이 40% 증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 참여 비율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친노(친노무현)계 인사들에게 유리한 기준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반론이다. 원 단장은 전략공천위원회를 구성해 전략공천을 유지한다는 뜻도 밝혔다. 위원회 구성으로 당 지도부가 공천에 개입할 수 없도록 하고 전략공천 비율도 기존 ‘30% 이하’에서 ‘20% 이하’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공천혁신추진단은 당 대표의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규모도 ‘추천후보자 중 30%’에서 ‘당선 안정권의 20%’로 축소하기로 했다. 원 단장은 “전략공천 지역 선정 등은 앞으로 추후 논의해 5월까지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또 자격심사 기준을 강화해 선거관련사범 등으로 배우자가 유죄판결을 받는 경우까지 부적격 심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형사범 중 일정 형량 이상을 받은 경우도 시효와 관계없이 공천자격을 박탈하도록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김상연 특별기획팀장

    [데스크 시각]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김상연 특별기획팀장

    내가 특별기획 ‘빈부 리포트’의 일환으로 ‘기자의 거지 체험’이라는 불편한 아이디어를 머리에 떠올렸을 때, 그리고 염치없게도 그것을 후배들에게 권유했을 때 내 잠재의식 한 구석에는 이번 기회에 나 자신을 한번 바꿔 보고 싶다는 충동이 있었던 것 같다. 늘 인색하고 이기적인 나, 그러니까 적선은 나보다 더 많이 가진 부자들의 몫이니 어려운 이웃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죄책감 따위는 느낄 필요가 없다는 식의 부조리적 합리주의로 무장한 나를 무한정 자애로운 인간으로 전환시키고 싶었다고 할까. 그리하여 추워도 너무 추운 어느 겨울날 우리의 용감한 유대근 기자는 걸인 행색으로 차디찬 길바닥에 엎드렸고, 그런 기자의 머리맡을 지나던 추레한 노인이 동전 몇 닢을 떨어뜨리는 거짓말 같은 장면을 먼 발치에서 목도했을 때 나는 드디어 나를 바꿀 강력한 명분을 확보했음에 전율했다. 그로부터 100여일이 흐른 지금 나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무미건조하게 쓴 것은 나의 충격적인 불변함을 표현할 마땅한 어휘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며칠 전 스마트폰에 머리를 박고 종로통을 걷다가 인도에 주저앉아 있는 걸인을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는 나 자신을 뒤늦게 발견하고 스스로 놀랐다. 거지 체험을 구상했을 때 길거리 걸인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며 생각에 잠기곤 했던 당시의 나는 단 1㎎도 이제 내 안에 남아 있지 않았다. 예전에 한 냉소적인 취재원은 주위의 덜떨어진 사람을 ‘품평’할 때마다 인간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는 지론을 바탕으로 “죽어야 고친다”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 그의 ‘인간 불변 리스트’에 내 사례가 추가된 셈이다. 아, 정말 데카르트에게 민원을 넣어서라도 이 구제 불능의 정신을 육체에서 분리해 새것으로 갈아 끼우고 싶다. 친애하는 인간들이여,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무리 아우성쳐도 대통령은, 국회의원은, 장관은, 도지사는 변하지 않는다. 잠시 변하는 척할 수는 있을지언정 근본적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그렇게 멀리 갈 것도 없다. 내 옆의 남편, 아내, 부모, 자식, 친구, 애인, 부장, 말단 사원도 바뀌지 않는다. 우리는 변하지 않는 사람들이 변하리라는 헛된 희망을 부여잡고 사느라 행복지수가 늘 이 모양이다. 그래도 모든 사람이 손톱만큼도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삶이 너무 비참할 것 같다. 어딘가에는 가뭄에 콩 나듯 자신을 변화시키는 신화적인 인물이 있다고 믿고 싶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초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극소수의 초인들이 역사를 변화시킨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르윈스키 스캔들’ 탓에 우리에게 다소 희화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지만, 자신을 바꿨다는 점에서만큼은 초인이라고 할 만하다. 그는 집권 초 아칸소 출신의 측근 위주로 국정을 운영하다 중간선거에서 참패하자 야당 출신 인사를 비서실장으로 파격 영입하는 등 통치 스타일을 코페르니쿠스적으로 전환시켰다. 이렇게 변신한 그는 재선에 성공했고 퇴임 후 14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론조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역대 대통령’ 순위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이 놀라운 초인은 대통령이라는 공적인 자아뿐 아니라 사적인 자아까지 바꿨나 보다. 더이상 ‘부적절한 추문’이 들려오지 않는 걸 보면. carlos@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어디로] 연금 개혁 대타협기구 합의안 못 낸 채 ‘빈손’… 공은 특위로

    [공무원연금 개혁 어디로] 연금 개혁 대타협기구 합의안 못 낸 채 ‘빈손’… 공은 특위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가 활동 종료를 하루 앞둔 27일 합의안을 내놓지 못한 채 ‘빈손’으로 끝났다. 공은 입법권을 쥔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야가 개혁 방식과 수위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처리 시한(5월 2일)까지 합의에 이를지 속단하기 어렵다. 대타협기구는 이날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정부·여당, 야당, 공무원노조 간 견해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이는 공무원노조 측이 전체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야의 개혁안을 모두 거부함에 따라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었다. 노조는 “소득대체율(연금지급액이 생애평균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의 현행 수준(57%) 유지를 전제로 한 고통 분담에 동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무원이 내는 보험료율에 해당하는 기여율(7%)에 대한 구체적인 인상 폭은 제시하지 않았다. 노조는 또 여당의 신규·재직자 분리 적용, 김태일 고려대 교수의 ‘개인연금저축계정’ 도입, 야당의 기여율에 대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부분 연계 등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대타협기구 공동위원장인 새누리당 조원진,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은 대타협기구 활동 종료 이후 실무협의체를 꾸려 추가 논의를 이어 가기로 합의해 파국은 일단 면했다. 실무협의체 운영 시한과 방식은 여야 원내대표가 정하기로 했다. 조 의원은 “5월 2일 전에 (실무협의체가) 타협안을 만들어 특위가 법적인 문제 등을 조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개혁을 마친다는 구상이었지만 여야가 의견 수렴과 합의안 도출을 내세워 제동을 걸었다. 지난 1월 특위가 구성되고 특위 산하에 정부와 공무원노조 등 이해당사자들도 참여하는 대타협기구가 꾸려진 이유다. 대타협기구의 초반 활동은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대타협기구가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속도를 내는 듯 보였다. 특히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3자 회동을 하고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타협기구 차원의 개혁안은 결국 나오지 않았다. 추후 협상은 실무협의체와 특위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야의 입장 차가 뚜렷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야가 각각 핵심 요구 사안인 ‘연금 재정적자 축소’와 ‘소득대체율 일정 수준 보장’을 놓고 주고받기식으로 합의안을 끌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여야는 또 공무원연금 개혁이 성사되면 국민·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4대 공적 연금 개혁을 위한 논의 기구를 추가로 구성키로 했다. 연금 간 형평성 문제는 물론 노후 소득 보장 측면에서 적정 소득대체율을 얼마로 할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종착점이 아니라 공적 연금 개혁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여야의 힘겨루기는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직격 인터뷰] “중도에 그만두지 않는다…2017년 대선까지 최대한 경륜 갖출 것”

    [직격 인터뷰] “중도에 그만두지 않는다…2017년 대선까지 최대한 경륜 갖출 것”

    말이 잘 통하지 않을까 봐 걱정했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알아온 안철수 의원에게는 화성과 금성 같은 거리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Non-Verbal(말과 글이 아닌 것)’이 70%라는 가설이 맞는 것 같다. 안 의원의 눈빛과 목소리, 몸짓, 그리고 힘이 들어간 악수는 그가 우리와 같은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줬다. 안 의원이 아주 탁월한 말재주꾼은 아니었다. 예상이 가능했던 질문에는 ‘정답’을 맞혀 나갔지만, 친노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공격적’ 질문에는 잠시 답변을 고심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정치권에서 계속 살아남을 것이라는 느낌이 왔다. 그리고 ‘안철수 현상’도 사화산(死火山)이 아니라 휴화산(休火山)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안 의원과의 인터뷰는 꽃샘추위가 매서웠던 23일 오후 2시부터 의원회관에서 1시간 10분 동안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요즘 경제 좌담회를 계속 하더라. 무슨 취지인가. -지난해 3월에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할 때 야권이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보고 통합된 정강정책에 반영시킨 내용이 있다. 산업화를 인정하고, 민생 중심 정당, 경제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이다. 또 안보에 대한 중요성, 점진적인 개혁노선, 그리고 복지분야에서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의 전략적 조합인데, 이런 내용으로 야당이 변해서 대중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표가 경제정당을 들고 나왔는데, ‘내가 문 대표보다 경제는 한 수 위’라는 정치적 의미가 있는 건가. -문 대표와 저녁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우리 당이 정말 경제 분야에서 능력 있다고 국민이 믿게 만들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아마도 문 대표도 그전부터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저와 만난 다음주부터 경제 행보를 시작했다. →의제를 선점당했다는 억울함은 없나. -아니다. 경제해법은 하나가 아니고, 사람마다 조금씩 생각하는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 야권에서 여러 사람이 각자의 생각을 갖고, 그것을 국민 앞에 선보이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국민의 선택을 받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새정치연합 창당 1주년이 다가온다. 당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나. -그렇게 되어야죠. 사람들이 ‘저 당이 능력이 있고 실행할 수 있는 진정성이 있구나’라고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합당 후에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떨어졌다. 후회는 없나. -아니다. 사업할 때부터 지금까지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 후회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실수가 있었다면 다시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미래에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주로 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시 대표가 되면 꼭 고쳐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있으면 얘기해 달라. -하나가 아니고, (웃음) 많습니다만… 전당대회 때 그런 모습을 보이기는 했는데, 여전히 과거와의 연고를 전면에 내세우며 경쟁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떤 분들은 이를 계파구도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야당이 그런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제는 과거와 미래의 대결구도로 가야 하지 않나. 어떤 계파, 어떤 출신이고 여기에 모든 초점이 모이고, 말이 해석되는게 아니라 미래에 대해 어떤 관심을 갖고, 실제로 미래를 만들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경쟁 구도로 가야 하지 않겠나. →문 대표가 당을 잘 이끌고 있다고 보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특히 경제정당으로서의 행보, 통합 행보 모두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금 시점부터는 더 구체적으로 본인이 가진 진정성과 실행 능력을 보여줄 시기가 됐다. 구체적인 프로그램, 정책, 대안 제시가 뒤따라 나오면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이어가는 이들이 흔히 말하는 ‘친노’(친노무현)다. 친노가 노 전 대통령의 유산을 제대로 계승해 나간다고 보나. -크게 보면 김대중 대통령도 계시고, 노 전 대통령도 계신다. 두 분 다 배울 점이 있다. →친노가 제대로 계승한다고 보지 않는 것 같다. -계승한 부분도 있고, 우리 후배들이 잘 계승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그것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김 전 대통령 말씀 중에 가장 와 닿는 말이 정치인은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야당은 서생적 문제의식은 충만하지만, 상인적 현실감각은 부족한 경우를 자주 봤다. 김 전 대통령의 장점을 충분히 계승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고, 이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당내에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우려가 있다. -친노 패권주의라는 이야기들이 언론상에 있다. 계파가 존재하는 것은 정치세력 내에서는 당연하다. 계파가 가치관과 비전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내 개인이 희생되어도 좋다고 할 만한 힘으로 모이면 그것은 강력하고, 국민의 동의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문 대표가 지난해 12월부터 대선후보 선호도 1위다. 이르기는 하지만, 문 대표가 2017년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나. -시간이 많이 남았다. 누가 대선후보가 돼야 하는지보다 당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변화와 혁신을 하고 국민 마음을 얻을지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두 분은 어떤 관계인가. -서로 협력하면서, 경제정책에서 경쟁할 부분은 서로 경쟁하면서 당 전체가 국민의 관심을 받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협력적 경쟁관계라 할 수 있다.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하고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났다. 4·29 재·보선 결과가 안 좋으면 현 지도부가 물러나야 하나. -지금 그런 말을 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을지에 당의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할 때다. 대표의 역할은 과정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난관을 극복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인 것 같다. 지금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한 석이라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대표의 역할이다. →2012년에 만약 안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됐다면 박 대통령보다 잘했을까. -(웃음) 대선 당시 어느 모임에서 당시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후보의 공약에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때 드린 말씀이 ‘그 공약을 취임 1년차에 모두 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우선순위를 정할 것이다. 그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경험과 가치관, 신념이 다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우선순위를 선택하는데 후보들이 다 다르다. 특히 경제문제와 외교문제까지도 지금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렇다고 ‘당신 못 한다’고 비판만 할 것은 아니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문 대표가 대통령이 됐다면 박 대통령보다 더 잘했을까. -또 다른 측면으로 하지 않았을까. 글쎄. 지금 대통령보다 낫지 않았겠나. (웃음) →사드 배치에 찬성하나. -우리나라 안보를 제일 중심으로 두고 봐야 하지 않나. 국방체계 전체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략 아래에서 이를 이루기 위해 가장 적합한 무기체제가 무엇인지 선택해야 하는데 지금은 무기, 아이템을 사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하는 구조로 전락했다.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시점이 늦어져서 문제라고 하는데,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 있다고 보나. -국가적인 전략이 부재했다고 본다. 외교 관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과 전략이 없었던 것 같다. 있었더라도 공유가 되지 않았거나. 엉뚱하게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발언까지 나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나왔다. →요즘 ‘안철수’를 검색하면 포스코가 제일 먼저 연관검색어로 나온다. -사외이사를 한 기간 동안의 여러 자료들을 하나하나 잘 살펴보고 있다. 필요하다면 입장표명을 하겠다. 혹시 저희가 받은 자료가 부족했거나 누락된 부분은 없는지, 회의 때 필요한 질문을 다 했는지 등을 보고 있다. →문재인 대표에 비해 당내 세력이 열악하다. 세력을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나. -제가 생각하는 가치관과 비전에 공감하는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대선 때 함께 했던 분들, 어느 정도 소원해졌던 분들도 지속적으로 만나 얘기하고 있다. →그 분들은 왜 서운하게 생각했던 것일까. -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게 변명이 되는 건 아니다. 한 번 인연된 분은 꼭 만나서 얘기 듣고 있다. →여권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지지율이 1위다. 반 총장이 정치에 뛰어든다면 환영하겠나. -장관으로서, 유엔 총장으로서 일하신 분 아닌가, 판단은 본인 몫인 것 같다. →정치권에 들어오면 잘할 것 같은가. -(한동안 생각하다) 못하실 이유는 없을 것 같다. 하하하. →‘안철수는 남고 안철수 현상은 갔다’, 또는 ‘현상만 남고 안철수는 갔다’. 어느 쪽이든, 이런 이야기에 대해 어떤 말을 하고 싶나. -정치가 변화해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은 지금 더 강한 것 아닌가. 열망은 대선 때보다 더 강해졌다. 정치에 들어온 목적이 국민의 열망을 실현시키는 도구로 쓰였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미력하나마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민들은 명확하고 단순하게 묻고 싶어한다. 2017년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 -제가 얼마나 국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2017년까지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나서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경륜을 갖출 자신이 있나. -최대한 노력하겠다. →2017년에 선택을 받을 수도, 못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2022년에도 같은 노력을 할 것인가. -저는 지금까지 중도에 그만둔 적이 한 번도 없다. 직업이 여러 가지여서 많이 옮겼다고 생각하는데 의사도, 회사도, 교수도 한 단계를 마무리한 뒤 다른 곳으로 옮겼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정리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직격 인터뷰] “절규하는 국민에게 답 못줬다… 野, 더 겸손하고 더 절박해져야”

    [직격 인터뷰] “절규하는 국민에게 답 못줬다… 野, 더 겸손하고 더 절박해져야”

    대구에 내려가 보고 싶었다. 대구 사람들이 그를 보는 눈빛, 그를 대하는 몸짓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아쉽게도 일정이 맞지 않았다.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지역분권추진단장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대구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것이다. 지난 2·8 전당대회 당시 꼭 출마해야 한다는 주변의 독촉도, 2017년 대통령 선거에 나갈 만하다는 섣부른 부추김도 그에게는 다 부질없는 소리들이었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한 출판사가 김 단장에 대한 책을 펴냈다. 책 속에 ‘수성 좌파’라는 유권자의 말이 들어 있다. “가끔은 기적을 바랄 때도 있지만, 여기선 희망이 없어요.” 이것이 김 단장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이다. 김 단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2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지역분권추진단장을 맡았다. 핵심적인 의제는 무엇인가. -당에서 내팽개친거나 다름없는 약세지역의 절박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당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동부벨트는 사실상 전멸이다. 우리 당에 강원도 의원이 한 명도 없는 것 아닌가. (박근혜 정권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정치지형이 유리하게 바뀐 것도 아니다. 국민에게 실망을 줘도 여당 지지율은 40%가 나온다. 우리 당은 30%가 안 되고. 이 갭을 어떻게 메우나. 시·도당에서 재정권과 인사권 등 상당 부분의 자율성을 달라는 요구가 있는 것 같다. 시·도당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요구는 반영해야 한다. 거기서 일하는 분들은 다음 선거가 절박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아무 희망도 없고, 승리의 전망도 보이지 않는 선거를 계속 치르라고 등 떠밀 수는 없다. 정책적, 물적, 인적 뒷받침을 해 줘야 한다. →2·8 전당대회는 친노(친노무현) 대 호남의 대결이었다고 대다수 언론이 평가했다. 동의하나. -문재인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48%의 지지를 얻은 후보였다. 굳이 친노만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박지원 의원도 단순히 호남만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김대중’이란 걸출한 지도자와 함께했던 상징성이 있다. 경쟁 과정에서 서로 상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나고 보면 야권은 그런 경쟁이 정리가 되고 나면 그때부터 새로운 힘을 얻는 것 같다. →지난 경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나. -끝까지 중립을 유지했다. 출마 예상자에서 출마를 포기한 마당에 확실하게 어느 후보 편을 드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 →김 단장에게는 친노와 호남 가운데 어느 쪽이 중요한가. -둘을 다 합친 당의 지지율도 30%가 안 되는 것 아닌가. 우리 당은 두 축이 다 갖춰져야 한다. →문 대표가 여야 통틀어 대선 후보 선호도 1위다. 문 대표가 다음 대선 후보가 될 것으로 보나. -과거 관행으로 보면, 이전 대선에서 인상적인 득표를 한 것은 가장 강력한 후보의 조건이다. 그러나 2012년의 시대정신과 2017년의 시대적 요구는 다르다. 노무현에 대한 애틋함, 추억만 갖고는 국민이 계속 문 대표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이라는 지도자가 만들어 내는 내용과 그림, 그것에서 국민들의 감동이 있어야 한다. →두 분은 어떤 관계인가. 동지인가 라이벌인가. -하하하…. 그걸 지금 어떻게 알겠나. →17일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동이 있다. 문 대표가 어떤 모습을 보여 주길 바라나. -전통적 지지자들은 여전히 야당 당수답게 대통령에게 낯을 붉히더라도 독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문 대표와 야당의 긍정적 미래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유연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랄 것이다. 대통령이 지금 힘들다. 이럴 때 국정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좋은 사인을 주고, 그 대신 복지와 증세처럼 국민의 삶이 부대끼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확실히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 →국정의 파트너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친노 강경파가 동의할까. -친노 강경파만 의식하면 언제 대한민국 리더를 할 수 있나. 친노가 문재인의 가능성을 통해 자신들의 미래를 열어 보겠다는 생각이라면 그에게 재량권을 줘야 한다. 친노가 문 대표를 계파의 수장으로 묶어 두려는 것은 천박한 기득권이다. →현 시점에서 친노라는 그룹 또는 계파는 구체적으로 어떤 집단인가. -상당 부분은 관성이다.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경험이 주축인 것은 맞고, 그 한복판에 문 대표가 있었다. 친노라는 정치세력이 형성되고 발언권이 강화된 것은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나서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존경했고 사랑했지만 돌아가신 대통령에게서 미래의 비전을 만들 수는 없다. 문재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내놔야 한다. →친노는 왜 친문(친문재인)이 되지 않고 있나. -문 대표가 자신의 콘텐츠와 비전을 만들면 바뀔 것이다. 과거 친노의 중심인물 측이 문 대표 이후에 변화됐다고 느끼지 않나. →당 지지율이 30%를 넘었다가 다시 20%대로 떨어졌다. -당의 상징적인 인물들이 지금보다 더 겸손하고 더 절박해야 한다. 겸손하자는 것은 말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과도한) 언어로 상대방을 규정하는 데 익숙해졌다. 절박하자는 것은 국민의 삶 때문이다. 절규하는 국민들에게 야당으로서 답하는 게 없었다. 우리 당이 담뱃값 인상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이유가 있었나. 대신 부자 증세라도 얻어냈어야 하지 않았나.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에서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 이래 야당은 무기력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여 왔다. 왜 그런 건가. -과거의 투사형 정치인들은 대충 다 떠나시고, 그렇다고 해서 정책이 유능한 신진 정치인이 충원된 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눈에는 야당의 모습이 좀 어중간하다. 그 분들의 눈에 비치는 야당의 모습은 진정성 있게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관리하면서 뭐든 하다가 만다는 것이다. →4·29 재·보궐 선거가 곧 있지만, 내년에 총선이 있다. 2·8 전당대회 당시 대표 출마 요구도 많았기 때문에 당의 공천 방향에 대해 생각해 봤을 것 같다. -먼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계보에 줄 잘서서 공천받았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이렇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면 개인적인 하자가 있거나 어느 정도 역할을 다한 분들 외에는 현재 우리가 가진 자원을 아껴야 한다. 야권의 딜레마다. 국민은 항상 새로운 인물을 요구하는데 인물 찾기가 쉽지 않다. →내년 총선에서 어떤 공천이 이뤄져야 할까. 예를 들어 비례대표 1, 2번을 누구에게 줘야 하나. -한계에 내몰린 계층의 대표를 확보해야 한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비정규직, 청년, 보육 관계자 등. →박지원 의원은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나. -우리 당은 급할 때 박 의원을 찾았다. 전통적 지지층이 결집해야 할 때 늘 그에게 요청했다. 지금 그런 요청이 필요없을 만큼 당이 튼튼한가. 당 대표는 안 됐지만 박 의원만 한 자원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나. 그분 마음이 쓸쓸하지 않도록, 자기 몫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만약 내년 총선에서 당선되면 대구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대구시장과 여야 의원들이 대구 전체의 성장 동력, 도약의 계기에 대한 합의를 했으면 한다.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 또 개별 지역구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내 선거구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공약으로는 돌파가 안 된다. →유시민 전 의원은 대구에서 왜 실패했다고 보나. -그 당시(2008년)는 아직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감이 심할 때였다. 지역민들은 하루아침에 투표 성향을 바꾸지 않는다. 그분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부단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인간으로서 기본 신뢰를 얻고 난 뒤에 정치적 메시지가 통한다. 나 스스로 당 대표 출마 요청을 받았을 때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집사람 등이 말하기를 자꾸 중앙정치에 기웃거리면 “대구의 일꾼이 되거나 친구가 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발판을 삼으려고 대구에 왔냐”고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내년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됐다. 그의 도전과 김 단장의 도전은 어떤 차이가 있나. -차이는 따지지 말자. 그래도 대구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뀐 것은 이 의원의 당선 덕분이다. 이 전 수석이 당선되니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도 많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적나라하고 교활하게 악용하는 것에 지쳐 있기도 하다. →새누리당에서는 정권의 안방을 절대 내줄 수 없다고 하는데. -어느 상가에서 김무성 대표를 만나 얘기했다. 대통령 되시려면 시원시원하게 야권에 양보하는 큰 정치 해야지, 모든 게임을 다 이기려고 하느냐고. 대한민국에 귀하지 않은 지역이 어디 있나. 정치를 잘해서 천하의 민심을 얻을 생각을 해야지, 뭘 선거구 하나하나를…. 정치를 잘하면 모든 곳이 안방이다. →한동안 야당 내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해 고민했다. 지금은 새정치연합이란 당의 중심세력이라고 자부하나. -그것보다는 이제 내 발언의 영역은 생겼다고 본다. 우리 당이 부족했던 정치의 여러 가지 태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목소리를 낼 것이다. 과거 진영논리로만 한국 정치를 끌고 온 사람들과 이제는 아주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는 밑천은 있다. 예컨대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연정이라는 방법을 통해 실천하고 있다. 만약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존 정치권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지 않겠나. 정리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열린세상] 유시민안, 새누리당안, 그리고 ‘비전 2030’/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유시민안, 새누리당안, 그리고 ‘비전 2030’/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지난 2월 26일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대타협기구’가 주최한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참석했다. 이번 공청회에서 강조했던 것은 (2009년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2008년 국회 공청회에서 국책연구원 소속이었던 한국개발연구원(KDI) 문형표(현 복지부 장관) 박사와 필자 모두 정부 개혁안에 반대했다는 사실이었다. 전문가들 제안에 비해 개혁 강도가 약했고 개혁 내용이 신규 공무원에게 집중돼서다. 9.5%(급여승률 2.1→1.9%) 연금액을 삭감했다는 홍보와 달리 10년 이상 재직한 공무원의 첫 연금이 한 푼도 깎이지 않았다는 사실도 2009년 개혁을 박하게 평가한 이유다. 그동안 논의 과정을 보자. 국민연금 급여 삭감의 총대를 멨던 유시민 복지부 장관은 2007년 4월 국회에서 개혁안이 부결되자 장관직을 사퇴했다. 이후 보험료 인상 무산으로 반쪽 개혁이라 평가되는 국민연금 개혁안(60→40%로 축소)이 7월에 국회를 통과했다. 2003년부터 다수 전문가가 제시한 급여율 50%와 보험료 15.9%(2030년까지 인상) 개혁안 대신이었다. 보험료 인상이 어렵다고 판단한 정치권이 급여만 10% 포인트 더 깎아 40%로 낮추는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런데 공무원연금을 개혁하자고 하니 국민연금이 너무 깎였다며 50% 급여율로 되돌아가자는, 즉 ‘공적연금 중향평준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0년 동안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아 16%까지 보험료를 올려야 40% 급여율에서도 후세대에 부담이 전가되지 않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2007년 11월 국회의원 자격으로 발의된 유시민표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급여율은 40%로 낮추고 보험료를 13%로 인상하는 파격적인 안이었다. 당시 두 달 전 유시민 의원 주관 토론회에서 필자가 제안했던 급여율 50%보다 더 강한 개혁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반면 지난해 11월 발의된 새누리당 개혁안은 재직자(54→50%), 신규 임용자(46→ 40%)를 차별해 삭감하는 안이다. 새누리당 개혁안은 7년 전 재직자와 신규 임용자 구분 없이 일괄적으로 40%(40년 기준)로 낮추자는 유시민안에 비해 약한 개혁이다. 최근 인사혁신처가 제안한 60%는 더 약하다. 웬만큼 보험료를 올려서는 제도 유지가 어렵다는 유시민 전 장관의 말처럼 보험료 인상을 통한 재정 안정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2006년 당시 노무현 정부가 심혈을 기울였던 프로젝트가 ‘비전 2030’이다. 인구 고령화와 국민의 복지욕구 충족을 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8.6%(2005년)에 불과한 복지 지출을 2030년에 2001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0.6%까지 올리자는 것이 비전의 핵심이었다. 복지 지출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는 “낸 돈에 비해 많이 받는 연금제도 등 사회보험”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10여년 전 이러한 정책 방향을 주도했던 당시 여당(지금의 야당)이 지금 와서 연금개혁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모습이 못내 아쉽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혁 논의 활성화를 위해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신구 공무원 모두에게 50% 급여율(1.25% 급여승률 제공, 급여율로는 26% 삭감)을 제공하되 보험료는 20%를 부담하는 안을 제안한다. 후세대에 빚을 넘겨주지 않으려면 50% 급여율(40년 가입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20%의 보험료를 걷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개혁 이전 가입 기간에 대한 기득권 인정과 하위직 공무원의 급격한 급여 하락을 막기 위한 소득재분배 기능 도입도 제안한다. 새누리당안과의 결정적인 차이는 공무원이 부담하는 보험료는 현행 수준(7%)으로 유지하고, 공무원 소속 기관이 13%(지금보다 6% 포인트, 85.7% 인상)를 부담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공무원연금 개혁안 평가에 사용되던 적자보전액 기준이 아닌, 총재정 부담(보험료 부담, 퇴직수당, 적자 보전액 합계) 관점에서 개혁안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모르핀 주사 효과와 같은 단기 적자보전액 감소 지표보다 개혁 대안별 ‘순이전액’이라는 제대로 된 지표를 사용하기 위해서다. 언젠가 국가가 부담해야 할 몫이라면 가급적 빨리 실제 비용이 얼마인지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거라는 판단에서 대안을 제시한다. 먼저 부담하느냐 늦게 부담하느냐의 차이만 있다면 여건이 나은 지금 선부담하면서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 올바른 접근 방법일 것이다.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이병기 비서실장을 기다리는 세 가지 현안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이병기 비서실장을 기다리는 세 가지 현안

    박근혜 대통령이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을 선택한 것에 대해 언론과 정치권은 ‘(여·야·청) 소통, (대일) 외교, (남북) 안보를 고려한 다목적 카드’라고 평가·분석했고, 이 실장의 초반 움직임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더 중요한 문제는 청와대 정비와 개각을 마무리한 박근혜 정부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인데, 이 실장의 앞에는 시급하고 중요한 세 개의 현안 과제가 놓여 있다. # 공무원연금 개혁 위해 야당에 줄 카드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할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개혁 의지와 능력의 시험대가 됐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국민에게 약속한 시한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 오늘 시점에서 볼 때는 어려워 보인다. 야당은 개혁안도 내지 않고 시간만 끄는 것 같고, 여당에서도 별다른 추진 동력이 없어 보인다. 이를 해결하려면 새정치연합을 공무원연금 개혁에 동참시킬 만한 반대 급부를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무엇일까. 개헌특위? 야당 인사 입각? 그것은 야당에 직접 물어봐야 한다. 박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이달 중순쯤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 모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야당의 요구를 들어볼 만한다. 현재 여권에는 그런 일을 매끄럽게 조율할 사람도, 시스템도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 역할은 이 실장의 몫이다. 또 박 대통령이 직접 공무원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협조를 구하는 모습도 보여 줘야 한다. 그렇게 만드는 것 역시 이 실장에게 기대하는 역할이다. # 위안부 문제와 일왕 방문의 상관관계는 몇 주 전부터 일본 정부 및 언론 관계자들은 서울신문 도쿄 특파원을 만난 자리에서 “이병기 전 주일대사가 청와대 비서실장이 될 수 있겠느냐”고 물으며 “혹시라도 이 대사가 임명되면 한·일 관계에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 실장의 ‘등판’이 한·일 관계에 호재인 것만은 분명하다. 한국과 일본은 올해 광복 70년, 국교정상화 50년을 맞았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불편하다. 위안부 문제에 걸려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일본의 입장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일본 측 인사들을 만나 보니 그들 역시 우리의 기대대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 같다. 여기서 양국 정부 당국의 창의적 해결책이 필요해진다. 판을 좀 더 키워서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현안까지 연결해 풀어 나가면 어떨까. 일본 왕의 방한처럼 일본이 큰 관심을 가진 이벤트나,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첨단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 같은 것이 떠오른다. 주일대사와 국정원장을 지낸 이 실장은 훨씬 더 많은 정보와 아이디어를 갖고 있을 것이다. 지금쯤 그 보따리를 풀 시점이다. # 모스크바 방문 위한 美설득과 北접촉 박 대통령이 오는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득(得)인지 실(失)인지 정부 내에 고민이 많다. 김정은과의 만남을 통한 한반도 긴장완화와 경제협력,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등이 기대 효과다. 반대론자의 주장은 두 가지다. 첫째, 미국이 반대한다는 것. 둘째, 김정은을 만나 봤자 실익 없이 들러리만 선다는 것. 결정을 내릴 시점이 왔다. 가기로 한다면 반대론자의 주장은 우리 외교력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미국은 우리가 설득하면 싫어도 대놓고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우리 정부의 의도를 명확하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려면 남북 간에 비공식 조율이 필요하다. 현재 그 필요성에 공감하는 당국자들이 많다. 그런 건의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일, 또 북한과의 물밑 접촉선을 만들고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까지도 이 실장의 역할 범위가 될지 모른다. 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로 볼 때 어려운 일이라고? 해는 저물어 가는데 갈 길은 멀다. 뭔가 비상한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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