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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 후에도 효율적인 ‘열쇠’냐 퇴근 후까지 구속하는 ‘족쇄’냐

    정보기술(IT) 관련 업체에 근무하는 회사원 김모(30)씨는 요즘 ‘야근 아닌 야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원인은 회사에서 도입한 ‘재택근무 시스템’ 때문이다. 유연한 출퇴근 관리와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며 개인 컴퓨터로 회사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이 때문에 집에서 업무를 보는 시간이 자연스레 늘었다. 김씨는 “30분쯤 짧게 업무를 볼 때는 야근 수당을 신청하기도 애매하다”며 “괜한 야근은 물론 개인 공간까지 회사에 흡수돼 버린 기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른바 BYOD(Bring Your Own Device)가 기업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집과 회사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자신이 가진 노트북, 스마트폰 등을 회사 시스템과 연계에 업무에 사용하는 BYOD를 기업은 생산성 향상과 기기 비용 절감을 위한 혁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노동계 등에서는 휴식권을 보장하지 않는 부당한 시스템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일 BYOD를 위한 보안 솔루션인 ‘T페르소나’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T페르소나는 개인 기기로 업무를 수행할 때 생기는 보안 위협을 막고 반대로 사원들의 사생활 침해도 최소화하는 시스템이다. 하나의 기기로 기업 모드와 개인 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업무를 볼 때는 와이파이 차단 등 보안을 강화하고, 개인적으로 쓸 때는 이를 해제하는 것이다. SKT는 이를 우선 자사에 도입했고 현대중공업에도 시범 제공하고 있다. T페르소나 이전에도 이미 대기업과 IT 업체 등은 자체 보안 시스템을 바탕으로 BYOD를 구현했다. 인텔은 2009년 이를 도입했고, 국내에서도 KT가 자가 컴퓨터로 사내 전산망에 접속해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워킹’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BYOD 활용을 위해 최신 스마트폰에 아예 기업용 보안 솔루션을 탑재했다. 솔루션 업체 VM웨어의 올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93%는 개인 모바일 기기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과거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지하철공사 등에서 개인 기기를 업무에 활용하며 사생활 침해 등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런 시스템은 실제 일을 시키지 않더라도 자유로운 휴식권이 보장되지 않는, 24시간 회사에 속박되게 만드는 부당한 제도”라고 말했다. 반면 한 통신회사 직원은 “집에서도 회사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면서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피곤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지만 BYOD가 없던 과거에도 퇴근 후 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퇴근 후 택시 타고 회사로 돌아가지 않고도 급한 일을 처리할 수 있으니 오히려 유용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SKT 관계자는 “BYOD는 T페르소나와 상관없이 이미 기업 트렌드가 됐다”며 “T페르소나는 그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일 뿐”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7) LG CNS의 콜롬비아 ‘대중교통 프로젝트’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7) LG CNS의 콜롬비아 ‘대중교통 프로젝트’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시장에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창조경제의 기본’이라고 한다면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은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텃밭이다. 텃밭이 고랑조차 파기 어려운 해외시장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미로처럼 복잡한 서울 도심에 교통카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기술력 하나로 지구 반대편 고산지대에서 창조경제의 씨앗을 뿌리는 시스템통합(SI) 업체 LG CNS 직원들을 만나 봤다. 지난 27일 오전 해발 2640m 고산지대인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 시내의 트란스밀레니오 역사. 8차로의 중앙차로 정류소에 대형 저상버스가 정차하자 승객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시민들의 손에는 교통카드가 하나씩 들려 있다. 출근길을 재촉하는 인파가 중남미 사람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카드부터 리더기, 요금 징수대까지 어딘가에서 많이 본 인상이다. 이곳에서 대중교통카드 시스템을 구축한 사업자가 서울시의 교통 시스템을 만든 LG CNS이기 때문이다. 사실 보고타는 서울시가 2004년 중앙버스전용차로제도를 도입할 때 벤치마킹했던 도시다. 이후 2011년 LG CNS는 보고타시가 발주한 대중교통 요금자동징수(AFC)와 버스운행관리시스템(BMS)을 구축해 운영할 사업자로 선정됐다. 보고타에서 배운 중앙차선제를 우리나라에 도입한 지 불과 7년 만에 벤치마킹했던 나라로 기술을 역수출한 셈이다. 당시 시스템 구축과 통합, 운영 등을 약속하고 수주한 금액은 총 3억 달러(약 3200억원). 단일 계약으로 LG CNS 창사 이래 가장 큰 건이었다. 액수가 큰 만큼 할 일도 많다. LG CNS는 초보적인 단계에 머무르는 현지 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시 전체의 대중교통 수단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대중교통 통합정보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보고타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중앙차로만 달리는 트렁크버스(일종의 지상철), 일반도로 위를 달리는 조날버스(일반버스), 무료로 운행되는 피더버스(마을버스)로 구분된다. 트렁크버스는 지하철 노선이 땅 위로 올라와 버스처럼 승객을 실어 나른다고 보면 된다. 트렁크버스에 타려면 마치 지하철역에 들어가듯 정거장 입구에서 요금을 내야 한다. 현재 기존 업체가 깔아 놓은 초보적인 단계의 교통카드는 지상철에서 쓰는 카드를 일반버스에서는 전혀 사용할 수 없다. 교통카드를 쓸 수 없다는 것은 단지 지불의 불편함을 넘어 도심 교통을 제어하고 정책을 세우는 데 걸림돌이 된다. 서울에서 이용 중인 종합적인 교통카드 시스템은 전체 도심에서 상습 정체와 병목 사고 구간 등을 쉽게 체크할 수 있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도심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장기 교통정책을 세우는 데도 없어서는 안 될 기초 자료다. LG CNS의 주된 역할이 여기에 있다. 현지 버스회사의 운영책임자인 네오나르도 아마도(42)는 현재 시험 운영 중인 LG CNS의 시스템에 만족을 표했다. 그는 “새 시스템 덕에 실시간으로 회사 버스가 어디를 지나가고 있는지를 체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과속을 하는지, 정차를 하지 않고 지나가는 역사는 없는지를 꼼꼼히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면서 “러시아워나 사고 발생 시 대기 버스를 출동시키는 등 유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1차 프로젝트는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24개 역사 중 23개 역사가 새 시스템을 적용해 가동 중이다. 트렁크버스 55.5%, 조날버스 17.7%도 작업을 마쳤다. 이번 계약에서 LG CNS는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합쳐 총 17년간의 계약을 따냈다. 향후 15년 동안 LG CNS는 운영과 유지보수권도 갖게 된다. 이는 앞으로 파생될 새로운 교통사업을 거머쥘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사업자라는 의미다. CNS는 버스카드를 택시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한국에서처럼 교통카드와 은행카드를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추가 파생되는 이익의 규모는 무려 1조원에 달한다. 이미 현지 시범 테스트를 마쳤다. 대중교통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교통카드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그린사업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의미를 가진다. 남미 3대 도시 가운데 하나인 보고타시는 면적이 1587㎢로 서울시(605㎢)의 2.5배, 인구는 960만명에 달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자동차로 인한 매연과 교통체증은 고질적인 고민거리였다. 폐차를 목전에 둔 낡은 버스 등이 워낙 많은 데다 해발 2640m가 넘는 고산지대이다 보니 멀쩡한 차도 불완전 연소를 일으키는 일이 많다. 막히던 교통이 원활해지면 자연스레 매연 등 환경오염이 줄고 도로도 넓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전체 버스 운행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LG CNS 시스템이 환영받는 이유다. 새 시스템의 도입으로 환승과 시간대별 할인, 노인·장애인 우대 등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당장 요금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현지인들의 반응도 좋다. 후안 파블로 카스트로(33)는 “여전히 빈부 차이가 심해 교통비에 부담을 느끼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데, 전에 없던 환승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할인되는 요금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교통체증 완화에 대한 기대도 있다. 보고타는 워낙 면적이 넓다 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도심을 횡단하는 데 무려 4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중앙차로제가 도입된 이후 시간이 최대 절반까지 줄었지만 새 시스템이 도입되면 교통정체는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부터 시스템 구축까지 일궈낸 현재의 기반은 쉽게 다져진 것이 아니다. 보고타시의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 수주를 위해 스마트교통 사업단 80여명이 장장 9개월간 공을 들였다. 환승 시간을 포함해 가는 데만 24시간이 걸리는 비행기 길을 수십 차례 오갔다. 연매출 4조원 규모의 세계 빅4 교통시스템 업체인 스페인 인드라는 물론 정치적으로 든든한 배경을 지닌 토종 업체 등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었다. 일부에선 “LG CNS가 콜롬비아까지 가서 헛심을 쓰고 있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어렵사리 사업권을 따낸 뒤에도 시련은 닥쳤다. 지난 10년간 1, 2차 사업권을 가지고 있었던 현지 업체는 각종 이유를 대며 시스템 통합과 인수인계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본사에서 분쟁 전문가를 긴급 투입한 덕에 현재 갈등은 마무리 단계다. 불안한 치안도 문제였다. 마약의 도시로 유명했던 보고타는 마피아들이 떠난 뒤에도 여전히 군인들이 치안을 유지하는 곳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보고타시에서 2045명이 살해당했다. 납치나 노상강도, 차량강도는 비일비재하다. 최근 들어 치안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현지인도 외곽 지역 이동이나 야간 외출을 자제할 정도다. 그렇다고 시스템 구축 등 외근 업무나 야간 근무를 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 특히 서버를 교체하거나 버스나 역사에 교통카드 시스템을 설치하는 작업은 어쩔 수 없이 회사 영업이나 버스 운행이 끝나는 야간 시간에만 가능한 일이었다. 야근을 하는 직원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다른 직원이 솔선수범해 함께 자리를 지켜 줬다. 서재승 부장은 “어느 도시나 버스 종점은 가장 외곽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런 지역으로 야간 외근 작업을 나갈 때면 너나 할 것 없이 무사하게만 해 달라고 기원하는 일이 많았다”면서 “큰 탈 없이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오게 돼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LG CNS가 만들어 낸 역대 최고의 프로젝트는 험난한 오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빚어낸 결실이다. 글 사진 보고타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2013 공직열전] 교육부 (상) 기획·교육정책 부문 실·국장급 간부들

    [2013 공직열전] 교육부 (상) 기획·교육정책 부문 실·국장급 간부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교육부는 옛 과학기술부와의 동거를 마쳤다. 이명박 정부 때 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가 쪼개졌다. 교과부는 참여정부 시절 부총리급 부처 두 곳이 결합한 부처이지만, 교육과 과학의 화학적 융합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현 정부 들어 ‘장관급 소부’로 재탄생한 뒤 관료 출신 서남수 장관이 이끄는 교육부는 부쩍 현장과의 소통에 힘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실무를 담당하는 교육부 국실장 자리에서도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관료가 많다. 교육부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기획조정실과 감사관, 초·중·고교 정책을 담당하는 교육정책실을 먼저 소개한다. 성삼제 기획조정실장은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파견됐다. 학교 현장 부서부터 예산 관련 부서까지 두루 경험한 ‘정책통’이다. 2001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대책반 실무반장을 지내며 고대사에 흥미를 느껴 2005년 ‘고조선 사라진 역사’란 책을 낸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이처럼 스스로 업무를 파고드는 스타일이지만, 후배 직원들에게는 합리적인 일처리를 강조한다. 새 정부 출범 뒤 6개월 동안 거의 매주 주말마다 출근하면서도, 후배 직원들이 따라 나올까봐 일요일 오후 5시쯤 나와 야근을 하고 퇴근한 일화가 유명하다. 기획조정실 산하 정종철 정책기획관도 초·중등 교육부터 대입 관련 부서까지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특히 국회, 시·도교육감, 학부모 단체 등 부처 관련 이해당사자와의 사이에서 조율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책 입안과정에서 교사, 학부모 등 정책 당사자들을 한데 모아 격의 없이 샌드위치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하며 토론하는 ‘브라운백 미팅’을 교육부에 처음 도입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지난 7월 충남 태안에서 일어난 해병대캠프 참가 고교생 사망사건에서도 사고대책본부장을 맡았다. 강영순 국제협력관은 대학지원과장, 과학기술인재관 등을 지낸 대학 행정통이다. 국립대 법인화 정책의 기초 작업을 담당했고, 서남표 KAIST 총장 불신임 논란 당시 교육부 몫의 이사로 참여해 현 강성모 총장 체제로 사태가 안정될 수 있도록 조정 역할을 했다. 강 협력관이 맡았던 정책 중 최근의 ‘뜨거운 감자’는 지난해 초 추진한 ‘수학 교육 선진화 방안’이다.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수학과 실생활의 접점을 찾아내도록 수학 교육 체계 자체를 바꾸는 정책을 통해 강 협력관은 특유의 뚝심을 보여줬다. 초·중·고교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심은석 교육정책실장은 교사 가운데 선발하는 교육전문직 출신이다. 서울중곡초를 비롯한 일선 학교와 서울강서교육장, 교육부 정책 부처 등을 넘나들며 현장과 정책의 접점을 찾아왔다. 2011년부터 2년 동안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회장을 지내며 ‘마당발 인맥’을 과시했다. 역사교과서 좌우 편향 논쟁, 영어 사교육 폐해 대책, 교육과정 개편 등 교육부의 장기 과제를 원칙적으로 처리한다는 평가를 듣는다. 김영윤 학교정책관은 교육부에서 보기 드문 호남 출신으로 교육부 안팎의 신망을 고루 받고 있다. 학교 정책관은 ‘전문직의 꽃’으로 불리는 자리다. 심 실장처럼 김 정책관도 학교 현장과 정책 부처를 아우른다. 중·고교 교직 출신인 그는 2009~2011년 서울 노원구 수락고 교장을 지내며 학업에 뜻이 없는 학생들을 모아 학교 외부 진로교육 기회를 주선해 학생과 학부모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당시 경험은 그가 교육부로 돌아온 뒤 일반고 학생의 진로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정책’으로 진화해 지난달 발표됐다. 김성기 창의인재정책관도 교육 전문직 출신이다.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담당 과장과 장학관, 강남교육장을 지냈고 서울의 금천고와 성덕여고 교장으로 재임했다. 강남교육장 직후 명문고인 서울고나 경기고에 가는 관행에서 벗어나 금천고 교장을 지낼 때 “금천구청과 함께 금천구를 교육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장담할 정도로 추진력과 열정이 강하다는 평을 들었다. 김 정책관이 교육부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금천구는 ‘교육특구’가 되기 위해 교육 시설 건립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황홍규 학생복지안전관은 광주시 교육위원회, 서울시교육청, 총무과장, 홍익대 교수, 한양대 교수, 대통령 비서실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황우석 박사의 논문조작 사건 당시인 2008년 교육부 기획홍보관리관을 맡아 대언론 경험을 쌓았다. 폭넓은 경험과 인맥을 활용해 학교폭력과 무상급식 등 이해 당사자가 많은 복잡한 사안을 조율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검사 출신 박준모 감사관은 2010년 중앙부처의 첫 검찰 출신 외부공모 계약직으로 부임했다. 공정감사가 이뤄졌다는 호평을 받으며 지금까지 연임하고 있다. 박 감사관 등장 이후 국토부, 국세청 등에서 검사 출신 감사관을 영입했다. 내부감사뿐 아니라 청렴서약 등 불법행위 방지 정책을 진일보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시간제 일자리=여성 일자리’를 경계한다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시간제 일자리=여성 일자리’를 경계한다

    며칠 전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발표한 ‘2인 5시간 선택제 근무’가 화제가 됐다. 정부는 2017년까지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기존의 ‘1인 8시간 전일제’ 이외에 ‘2인 5시간제’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근로시간에 비례해 임금이나 승진 등에서 차별하지 않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먼저 국공립·사립 교사와 영양사, 회계직원 등을 대상으로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얼마나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들이 여럿 있었다. 같은 일을 하니까 일한 시간만큼 똑같은 임금을 받는 것은 이해도 되고 쉽게 수긍할 수 있는데, 승진·승급에까지 적용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또 기획과 같은 핵심업무에도 적용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절반 정도 일했으니 절반 정도 벌고, 승진에도 2배 더 시간이 걸리는 것을 당연시하는 문화가 전제돼야 한다. 어찌 됐던 안전행정부는 추석 전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7급 이하 시간선택제 공무원 채용을 위한 공무원 임용법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고, 고용노동부도 민간 부문으로 확대 실시하기 위한 인사관리 가이드라인을 이달 말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정부가 발표해 봐야겠지만 질 좋은 ‘시간제 일자리’나 ‘시간선택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기존의 일자리 1개를 2개로 쪼개 일자리 숫자만 늘리는 것이어서는 곤란하다. 4시간 또는 5시간이든, 8시간이든 노동 강도와 생산성이 똑같지는 않더라도 엇비슷하다는 전제조건을 객관적으로 충족시켜야 한다. 습관성 야근 문화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 8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시간제 일자리=여성 일자리’라는 고정관념도 깨야 한다. 물론 현재 대부분의 시간제는 여성과 고령층, 청년, 저학력층이 차지하고 있지만 이 같은 고정관념을 극복하지 않고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은 한계가 있다. ‘스웨덴의 박근혜’라는 집권당인 기독교민주당의 데시리 페트루스 의원은 지난 7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양산하려다 자칫 여성들을 ‘2류 노동자’로 전락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 적이 있는데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시간제 일자리를 육아를 전담하는 여성이 맡는 것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장기화하면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커지고 승진 등에서 뒤처져 여성이 ‘B급 인재’로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교한 직무분석과 평가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야만 정말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단순 반복 업무, 서비스업종이나 저부가가치 산업 등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간선택제 일자리 제도는 얼마나 핵심업무를 확대하고, 민간 부문의 참여를 이끌어 내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공공 부문 이외에 서비스업과 금융, 전문직에서 상대적으로 도입하기 쉬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이준협 연구위원은 현재도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사업에 대한 지원제도가 있지만 실적이 미미한 수준이고, 사무관리직의 경우 임금 수준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핵심업무와 고숙련업무에서 시간 선택제 일자리가 생기려면 노사정 차원의 합의가 전제돼야만 지속가능하다. 때문에 정부가 공공서비스와 교육, 보건복지서비스업 등 공공 부문에서 노동유연성을 확대시켜야 한다. 개인의 사정에 따라 전일제와 시간제를 차별받지 않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것과 별개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제도가 당장 실시되는 부문은 당사자와 관리자에 대한 시간관리 교육과 일정짜기 기본훈련부터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일에 대한 개념을 바꿔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 kmkim@seoul.co.kr
  • 서울 심야버스 12일부터 7개 노선 추가 운영

    서울 심야버스 12일부터 7개 노선 추가 운영

    12일 밤 12시부터 대리기사, 자영업자, 수험생, 야근 직장인들을 위한 서울 심야버스가 모두 9개 노선으로 늘어난다. 요금은 광역버스 요금 수준인 1850원(카드 기준)으로 결정됐다. 심야버스에다 ‘올빼미버스’란 이름도 부여했다.서울시는 0시~새벽 5시 달리는 심야버스를 N13번(상계동∼송파차고지), N16번(도봉산차고지∼온수동), N61번(양천차고지∼노원역), N62번(양천차고지∼면목동), N10번(우이동∼서울역), N30번(강동차고지∼서울역), N40번(방배동∼서울역) 등 7개 노선에도 운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시범 운행한 N26, N37번 두 개 노선도 정식노선에 포함됐다. 서울시는 심야버스 확대 방침에 대해 ▲시범운행 기간 동안 22만명에 이를 정도로 이용객이 많았고 ▲취객이 많아 문제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대부분의 이용객들이 직장인인 것으로 확인된 데다 ▲이용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8%의 시민이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노선 확대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노선 확정엔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했다. KT 휴대전화 통화량 데이터 30억건을 분석해 심야시간대에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 홍대, 동대문, 신림, 종로 등을 중심으로 노선을 조정했다. 서울역, 동대문, 종로, 강남 등에서는 심야버스끼리 환승할 수 있도록 했다. 배차간격은 40~45분이다. 윤준병 시 도시교통본부장은 “현재 가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운행에 들어간 뒤 노선이나 배차간격 같은 게 실제 수요와 잘 들어맞는지, 시민 개선 요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차근차근 확인해 보완할 부분이 생기면 고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가장 신경 쓴 것은 안전 부분. 한밤에 텅 빈 도로를 질주하는 것이라 자칫 대형사고를 부를 위험성이 있어서다. 우선 모든 심야버스에는 시속 70㎞를 넘을 수 없도록 과속방지장치를 설치하고, 취객으로 인한 사고 방지를 위해 운전석에 칸막이를 만들도록 했다. 운행 노선 부근 경찰서와 상시적인 연락체계를 구축하고 기사도 따로 뽑도록 했다. 심야 운행이라는 점을 감안해 월급을 175만원에서 214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2013 공직열전] 기획재정부 (하)나라살림 부문 국장들

    [2013 공직열전] 기획재정부 (하)나라살림 부문 국장들

    기획재정부의 경제정책·국제금융 분야<서울신문 8월 19일자 12면>가 국(局) 중심의 조직이라면 이석준(54·행시 26회) 2차관이 거느리는 나라살림 분야는 몇 개의 국을 하나로 아우른 2개의 실(室)이 투 톱을 이루고 있다. 세제실과 예산실이다. 여기에 더해 재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재정관리국, 국가 재산을 관리하는 국고국, 공공기관 운영과 혁신을 담당하는 공공정책국이 자리 하고 있다. 예산실은 요즘이 가장 바쁠 때다. 다음 달 국회에 내년 예산안을 제출해야 한다.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받아내려는 정부부처들과 지출을 한 푼이라도 줄이려는 예산실 사이의 승강이가 한창이다. 4명의 국장이 매일 야근을 하고 있다. 예산실의 주무국장인 송언석(50) 예산총괄심의관은 ‘호랑이’로 통한다. 보고 때 혼쭐이 나는 경우가 많지만 족집게 과외 선생처럼 미흡한 부분을 콕콕 짚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이다. 박근혜 정부의 공약가계부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에서 중심 역할을 했다. 노형욱(51) 사회예산심의관은 예산실 총괄서기관 및 총괄과장을 거친 대표적인 예산통이다. 2002년 기획예산처에서 중기 재정계획, 디지털 예산 회계시스템을 포함한 4대 재정계획 구성에 큰 역할을 했다. 빠른 정책 판단이 장점이다. 박춘섭(53) 경제예산심의관은 꼼꼼한 일처리로 유명하다. 예산실 총괄과장 때 국회의사당에서 과로로 쓰러졌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업무에 대한 열정이 크다. 대변인 출신으로 언론과의 관계도 좋다. 진양현(51) 행정예산심의관은 성품과 업무 능력이 두루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통상 1년이면 바뀌는 기획재정담당관을 2년 이상 하며 6명의 기획조정실장과 함께 했다. 세제실은 모든 국민의 의무인 납세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부서다. 지난 8일 내놓은 세법 개정안이 중산층 증세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큰 홍역을 치렀다. 요즘 보완책을 마련하느라 밤 늦게까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주무국장은 문창용(51) 조세정책관이다. 재산소비세정책관 및 조세기획관, 통계교육원장 등을 지내며 뛰어난 업무 능력을 검증받았다. 부처 내에서는 축구, 육상 등 출중한 운동 실력으로 유명하다. 최영록(48) 재산소비세정책관은 과장 시절 법인세, 소득세, 조세정책 등 세제실의 3대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물러설 곳 없는 최후의 수비수’라는 세제실의 모토를 강조하며 자기 분야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기를 후배들에게 요구한다. 한명진(49) 조세기획관은 세제 업무에서 출발했지만 청와대, 기획예산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정책을 선제적으로, 당당하게 하자는 소신을 갖고 있다. 하성(54) 관세정책관은 예산과 경제정책을 두루 경험했고 보건복지부에서 정책기획관을 지냈다. 곽범국(53) 국고국장은 금융과 국고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으로 식품육성종합계획을 만들기도 했다. 세밀한 일처리로 인정받는 그는 정책 수립과 집행에서 정무적인 판단을 강조한다. 이태성(53·29회) 재정관리국장은 내무부에서 시작해 예산실, 금융정책실, 공정거래위원회, 통계청 등 주요 경제부처 업무를 섭렵했다. 업무 처리에 강단이 있고 추진력이 있다는 평이 많다. 김철주(50) 공공정책국장은 경제정책국의 양대 핵심 보직으로 통하는 경제분석과장과 종합정책과장 출신이다. 오랜 거시정책 경력에 걸맞게 넓은 시야를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일은 즐기며 할 때 가장 완벽해진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이원식(55) 국유재산심의관은 국경위, 미래기획위원회 등에서 기획총괄국장을 지냈다. 스위스 금융기관에서도 일한 적 있는 다양한 경험이 무기다. 구윤철(48) 성과관리심의관은 미주개발은행(IDB)에서 한국인 중 가장 높은 직급인 시니어 어드바이저를 지냈다. 조봉환(52) 공공혁신기획관은 예산통으로 공공정책 업무에 첫발을 들였다. 꼼꼼한 업무처리가 특징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과태료·미환급금 정보 연말 원클릭 서비스

    매일 야근을 반복하던 회사원 A씨는 지방 출장 중에 속도위반 범칙금과 주정차 위반 고지서를 발급받게 됐다. 기분이 나빠져서 과태료 고지서를 던져버렸다가 한 달 뒤 찾으니 고지서가 보이지 않았다. 컴퓨터를 켜고 ‘민원24’(www.minwon.go.kr)에 접속해 과태료 고지서는 물론 자동차 검사일, 운전면허증 갱신일까지 확인한 A씨는 온라인 전담비서가 생긴 듯하여 마음이 든든해졌다. 안전행정부는 20일 올해 말부터 ‘민원24’에서 속도위반, 주정차, 버스전용차선 등 각종 과태료와 미환급금 정보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미환급금은 국세, 지방세,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이다. 안행부는 개인이 생활민원정보를 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민원24’ 사이트를 21일부터 새롭게 구축한다. 생활민원정보에는 각종 세금과 공과금, 건강검진일, 민방위 교육일 등이 포함될 계획이다. 올해는 경찰청과 서울시에서 각각 보유하고 있는 과태료와 국세, 지방세 등 각종 미환급금 정보를 ‘민원24’와 공유하게 된다. 2017년까지 재산세, 자동차세 등 제세공과금 정보, 건강검진일 등 건강정보, 운전면허 갱신일과 같은 신분자격정보 등도 ‘민원24’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KT, 지난 1년간 전력 20만㎾ 아꼈다

    KT, 지난 1년간 전력 20만㎾ 아꼈다

    한여름 더위가 이어지면서 연일 국가적인 전력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KT가 자사 시설과 전력 관리 고객사 건물 등에서 지난 1년 동안 총 20만㎾의 전력을 감축해 화제다. 이는 작은 도시 하나를 구성할 수 있는 6만 6000여 가구의 하루 에너지 사용량과 맞먹는 정도이다. 비결은 적극적인 국가 지능형 전력수요관리(DR) 프로그램 참여에 있다. 20일 KT에 따르면 DR 프로그램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는 국가단위 비상 전력 수급제도다. 예비전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전력 수급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DR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들은 1시간 이내에 미리 약속한 만큼의 전력 수요를 감축해야 한다. 여기에는 국내 13개 기업이 참여해 총 467곳 시설의 전력 수요를 관리하고 있다. KT는 이 중 가장 많은 218개 대형빌딩의 전력 수요를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는 KT 지사 건물과 KT에스테이트 등 계열사 건물, 또 KT가 전력 수요를 관리해주는 이마트, 메가마트 등 건물이 포함돼 있다. KT는 자신들이 가진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전력 관리 체계인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바탕으로 건물 전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지난 5월 에너지 진단 전문기관 자격도 취득했다. DR 프로그램에 따라 KT는 비상상황 발생 시 관리하는 건물 전체의 전력 소비 흐름을 일제히 모니터링한다. 이를 바탕으로 불필요한 전력 소비를 줄이거나 차단하고 필요한 부분은 효율화 작업을 실시한다. KT 관계자는 “인터넷데이터센터 등 전력 소비가 불가피한 부분은 열기를 빼내 효율을 높이고 자체 발전시설도 사용한다”며 “건물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 내외 절감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KT는 총 15만개에 이르는 사업장의 에너지 사용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0년 대비 6.6%가량 줄었다. 이외에 오후 7시 이후 부서별 ‘통합 야근 사무실’ 운영, 여름철 쿨 비즈,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워킹, 정해진 시간에 집중적으로 일하는 문화 정착 등을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에너지 저장장치(ESS), 전력관리시스템(EMS) 분야 등의 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라며 “정부의 에너지 시책에 적극 동참해 위기상황 극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국정원 국조 2차 청문회] 박원동·민병주 ‘가림막 증언’ 충돌…파행 끝 오후 일부 잘라내고 진행

    [국정원 국조 2차 청문회] 박원동·민병주 ‘가림막 증언’ 충돌…파행 끝 오후 일부 잘라내고 진행

    국가정보원의 댓글 의혹과 관련한 19일 청문회는 국정원 직원의 ‘가림막 증언’에 대한 여야의 대립으로 오전 내내 공전됐다.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 가운데 국정원에서 퇴직한 이종명 전 3차장은 가림막 밖에서 증언했지만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 단장, 댓글을 직접 달았던 김모씨와 김씨의 직속 상사인 최모 팀장 등 4명은 가림막에서 증언했다. 민주당은 박 전 국장과 민 전 단장의 공개 증언을 요구했고 새누리당은 이에 항의하면서 청문회장을 나가는 등 파행을 겪었다. 청문회에는 모두 26명의 증인·참고인이 무더기로 출석했으나 회의 시작 2시간이 넘도록 여야의 격렬한 공방 때문에 무더위 속에서 땀을 흘리며 한마디도 증언하지 못했다. 공방 끝에 여야는 오후 청문회부터는 가림막 아래쪽 일부를 잘라 내고 가림막 안에 있는 증인의 상황을 살필 수 있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증인들은 태도는 저마다 달랐다. 댓글 의혹 수사를 담당했던 권은희 전 수사경찰서 수사과장은 공격적 질문에 거침없는 폭로성 답변을 하는 등 주눅 들지 않은 모습이었다. 새누리당에서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김상욱 국정원 전 직원은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이 폐쇄회로(CC)TV 화면을 제시하며 여직원 김씨를 미행 의혹을 제기하자 “차 번호를 대라. 내가 세금 내고 살아가는데 어디를 간들 범죄냐”고 맞받아쳐 신기남 위원장으로부터 “질의에 명료하게 답변만 하라”는 주의를 받았다. 이 전 국정원 3차장과 민 전 단장 등은 국정원 댓글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방어하는 차원이었다고 강조했다. 증인 가운데 유일한 현역 의원인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오후에서야 신기남 특위 위원장이 소회를 물어 처음으로 발언 기회를 얻었다. 강 의원이 “국정원의 뻔뻔함이 하늘에 닿았다”고 주장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증인에게 소회를 왜 묻냐. 회의 진행이 편파적”이라며 전원 퇴장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김기용 전 경찰청장이 중간수사 발표 하루 전날인 지난해 12월 15일 서울경찰청 증거분석실을 방문, 수사 종료를 종용하면서 5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동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에 대해 김보규 서울청 디지털범죄수사팀장은 “50만원은 철야근무를 하며 야식을 시켜 먹었고 김 청장은 신속하게 하되 정확히 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여야는 이날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의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민주당은 당시 경찰 분석팀이 정치 관련 글 등을 확인하고도 이를 은폐한 정황까지 드러났다고 주장한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이 CCTV 영상을 짜깁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청문회 과정에서는 지역감정 발언도 나왔다.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은 권은희 전 과장에게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고 물었다. 이에 권 전 과장이 “질문의 의도가 무엇이냐. 경찰은 누구나 대한민국의 경찰”이라고 답하자 조 의원은 “그런데 왜 권 증인을 두고 ‘광주의 딸’이라는 말이 붙냐. 참 이상하지 않으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을 삼가 달라”고 지적하자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나왔을 때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TK’(대구·경북)가 어떻고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나. 민주당에서 먼저 광주의 딸이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정부 주도 ‘청년직장체험’ 인력 착취로 악용

    취업 전 청년들에게 다양한 직장을 경험하고 진로를 탐색하는 기회를 주기 위해 도입된 ‘청년직장체험 프로그램’이 일부 기업과 연수기관의 저비용 노동력 확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기존에 아르바이트생이나 계약직 사원을 고용하던 자리에 연수생을 뽑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노동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청년직장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연수생의 경우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명시하고 1일 4시간 연수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야간 근무와 초과 근무를 시키는 등 제도를 악용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학생 김모(25)씨는 지난 6월 서울에 있는 정보기술(IT)업체에서 한 달간 연수를 마친 뒤 “직장 체험이 아니라 속은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정보통신학을 전공하고 대학 졸업 후 관련 업계로 취업을 꿈꾸고 있는 김씨는 그동안 설계해 온 진로가 실제로 적성에 맞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직장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하지만 정작 김씨가 한 일은 기존에 아르바이트생이 했던 단순한 컴퓨터 작업이었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점심시간 1시간을 빼고 오후 6시까지 하루 8시간씩 일했다. 아르바이트생과 근무 조건이 같았지만 김씨가 받은 월급(연수비)은 고작 40만원이었다. 하루 일당 4만 2000원을 받았던 아르바이트생 급여의 절반 수준이다. 김씨는 “정부가 운영하는 제도를 기업이 노동 비용을 아끼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노동부의 지침을 어기고 초과 근무를 강요하는 기업도 있다. 올 초 경기지역의 한 사회복지단체에서 직장 체험을 했던 대학생 김모(22·여)씨는 일이 많다며 야간 근무와 주말 출근까지 요구하는 상사의 지시에 한달 내내 주말을 모두 반납해야 했다. 노동부의 시행 지침에는 ‘1일 4시간을 원칙으로 연수생과 연수기관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만 8시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연장 가능’,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야간 및 새벽시간대에는 연수생이 동의하는 경우에도 연수 불가’라고 명시돼 있지만 연수생의 입장에서 매일 얼굴을 보며 함께 일하는 상사의 업무 지시를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김씨는 “직장 체험이라는 이름과 달리 단기간에 노동력을 최대한 많이 이용하려는 것 같아 보였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노동부 산하 서울고용센터 관계자는 13일 “협약서에 쓴 연수 시간을 초과하거나 야간 근무를 시키는 경우처럼 시행 지침을 위반하면 주의·경고 이후 1년간 사업 참여를 금지시킨다”면서 “하지만 아직까지 시행 지침을 어겨 프로그램 참여를 금지한 기업은 없다”고 밝혔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아내가 사라졌다(AXN 밤 8시) 마이클 포스터는 아내 앤, 그리고 딸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사는 의사이다. 병원 일 때문에 가정에 소홀했던 마이클은 결혼기념일을 맞아 오랜만에 아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아내가 딸이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과 함께 사라져 버린다. 마이클은 아내를 찾는 과정에서 아내가 마녀 의식과 관련된 이교 단체와 연루된 사실을 알게 된다. ■가혹한 낙원(내셔널지오그래픽 밤 11시) 남아메리카 심장부에 신비로운 비밀로 가득한 낙원이 숨겨져 있다. 이곳은 혹독한 가뭄과 무시무시한 홍수 때문에 이국적인 생명체들이 생존을 위해 투쟁을 벌이는 곳이다.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면적의 10배인 판타날 습지는 브라질의 심장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얼핏 목가적인 듯하지만 실제 현실은 가혹하기만 하다. ■남자사용설명서(캐치온 밤 11시) 최보나는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CF 감독이다. 연이은 야근에 푸석푸석해진 얼굴과 떡진 머리는 최보나의 일상이 된 지 오래다. 무엇보다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이 시대의 대표적인 ‘흔녀’다. 그러던 어느 날, 보나는 야외촬영을 마치고 우연히 ‘남자사용설명서’를 손에 쥐게 된다. ■그림 있는 집(홈스토리 밤 11시) 나탈리 레테는 현대 프랑스 그림책의 대표 작가다. 뒤페레 응용미술 학교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다. 파리 에콜 드 보자르에서 판화를 전공했으며 키치한 소재를 이용해 그림, 도자기, 섬유 등 다양한 오브제로 내면을 표현하는 작가이다. 반면 헨리 프리스는 다양한 문화의 건축물, 전통 등에서 나타나는 상징적인 기호를 모티브로 작업하는 작가다. ■썬즈 오브 아나키 2(FX 밤 11시) 에단과 AJ를 법의 심판대에 서게 한 샘크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그것도 잠시. 에단이 FBI 정보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계획이 틀어진다. 샘크로는 연맹 회원들을 상대로 잔인한 피의 복수를 시작한다. 한편 에드먼드를 이용하려 했던 스탈은 실수로 에드먼드를 죽이고, 이때 폴리와 젬마가 사건현장에 들이닥친다. ■명탐정 코난(애니맥스 오후 6시)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한 범죄자 김창원은 교도소 복역 중 탈옥을 감행한다. 이 소식을 신문에서 접한 미란은 자신의 아버지 유명한에게 복수하겠다던 김창원의 말을 떠올린다. 한편 유명한은 경마장에서 집에 가던 길에 쓰러진 여인을 병원에 옮겨주지만, 여인이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자 기억을 되찾아 주겠다며 조사를 시작한다.
  • “제 역할 못하고 있다” 박한 평가 받는 미래부 잦은 야근에 억울?

    “제 역할 못하고 있다” 박한 평가 받는 미래부 잦은 야근에 억울?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로 출범 100일을 맞았지만 여전히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자기 자리에서 맡은 일을 꾸준히 해온 소속 공무원들은 이 평가가 억울할 것 같다. 미래부 직원들은 이른바 ‘칼퇴근’과는 무관한 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다. 6일 미래부로부터 입수한 ‘4~6월 실·국별 시간외 근무 실적’ 자료에 따르면 출범 초기 석 달간 미래부 직원들이 야근 등 정해진 일과 시간 외에 근무한 것은 총 2만 898시간으로 집계됐다. 직원 1인당 월 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26.4시간이었다. 초과근무 실적은 실·국별로 달랐다. 10개 실·국과 장관 직속의 창조경제기획관, 감사관, 1차관 직속의 운영지원과 등의 부서별 내역을 보면 연구개발조정국이 평균 41.3시간으로 가장 많았다. 월 20일 출근한다고 하면 연구개발조정국 직원들은 매일 2시간 이상씩 야근을 한 셈이다. 연구개발조정국은 미래 먹거리를 찾는 국가 연구개발(R&D) 전략을 짜고 관련 예산을 배분하는 부서로, 내년도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예산 배분으로 야근이 잦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연구개발조정국의 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52시간에 달했다. 창조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중의 핵심부서’인 창조경제기획관실도 야근이 많았다. 창조경제기획관실의 석 달간 평균 초과근무는 33.3시간이며 4월에는 40시간을 기록했다. 출범 초기 창조경제실현계획, 창조경제위원회 구성 등 핵심 사안이 많았기 때문이다. 미래부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도 평균 33시간을 기록해 핵심 부서일수록 야근이 잦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반면 초과근무가 가장 적은 곳은 평균 11.7시간을 기록한 감사관실로 나타났다. 6월에는 단 6시간이었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감사관 활동 자체가 대부분 외부 피감기관 출장”이라며 “출장비와 시간외 수당을 이중 수령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적이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부 구성을 감안하면 대체로 정보통신기술(ICT) 부서보다 과학 부서의 초과근무가 많았다. 통신시장 활성화를 맡은 통신정책국은 17.7시간, 소프트웨어 정책 등을 수립하는 정보통신산업국은 20.6시간으로 모두 하위권이었다. 직원들의 초과근무는 점차 줄어드는 경향이다. 출범 직후 4월에는 평균 27.4시간, 5월엔 27.5시간이었다가 6월에는 24.1시간으로 줄었다. 미래부 관계자는 “출범 초기에는 체계 정착을 위해 야근이 잦을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부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야근 시간이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최근 서울신문이 실시한 ‘경제전문가 긴급 현안 설문’(8월 6일자 1면)에서 응답자 47%로부터 ‘이대로는 창조경제 주무부처로서의 역할 발휘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극과 극](1)814만분의 1…로또1등 ‘별을 딴 사람들’

    [극과 극](1)814만분의 1…로또1등 ‘별을 딴 사람들’

    (상) 운명 갈린 1등 당첨자 10, 23, 29, 33, 37, 40 2002년 12월 8일 처음 선보인 로또복권의 당첨번호다. 1등 당첨금은 11억 4000만원이었다. 하지만 1등 번호 6개를 다 맞춘 당첨자는 나오지 않았다. 때문에 번호 5개와 보너스 번호를 맞힌 1명만이 2등 당첨금 1억 4393만원을 챙겼다. 로또 바람은 이렇게 불어왔다. 이른바 ‘로또 광풍’으로 돌변하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로또복권 판매소를 찾는 발길이 늘고, 토요일 저녁마다 추첨 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TV에 눈이 쏠렸다. 재미나 장난이 아닌 순식간에 ‘한방’ 인생 역전을 위해서다. 한마디로 극(極)으로 달리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사건 Inside’에 이은 온라인 기획물 ‘별난 세상 별난 인생,극(極)과 극(極)’ 을 마련했다. ‘극과 극’은 로또 당첨이라는 횡재를 쫓는 사람들처럼 생활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때로는 쉽게 맞닿을 수 없는 최고, 최다, 최저 등의 별난 세상을 다룰 계획이다. “1등에 당첨되셨습니다” 전화 한통에 한순간 멍 한호성, 40대 초반의 회사원, 477회 로또복권 1등 당첨자다. 신분 노출을 우려, 가명과 대략 나이를 쓴다. 지난해 1월 21일. 고된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전화가 걸려왔다. 핸드폰에 찍힌 번호는 02-5XX로 낯설었다. “뭐야, 또 스팸 전화인가”라며 다소 짜증스러워하면서도 “혹시 일거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전화를 받았다. 순간 멍해졌다. 손이 떨렸다. 전화기를 놓칠 뻔했다. 가입한 로또복권 번호 추출 업체에서 1등 당첨 사실을 알려온 것이다. 별다른 반응이 없자 업체 측에서 “안 사신 것은 아니죠?”라고 되물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차분하게 갖고있던 로또복권과 1등 당첨 번호를 맞췄다. 꿈이 아니었다. 한씨의 당첨금은 19억 2000여만원이었다. 세금을 떼고 13억원 가량이 통장으로 들어왔다. “마치 뭔가에 머리를 맞은 것처럼 정신이 없었어요. 아마 두 번 다시 느끼지 못할 기분일 것 같습니다” 복권에 당첨되기 전 한씨는 꽤 상황이 나빴다. 가난했다는 말이 맞다. 부모님이 진 빚을 갚느라 마흔이 넘도록 장가를 가지 못했다. “디자인 회사에 다녔지만 한달에 200만원이 채 안되는 월급으로 빚을 갚으면서 생활하기란 쉽지 않았지요. 디자인이라고 하지만 간판까지, 닥치는대로 일거리를 맡았습니다. 퇴근하고 대리운전까지 해야만 했고요” 하루에 2~3시간씩 쪽잠을 자가면서 돈을 벌어야 했다. 그렇게 15년 가까이 악착같이 버텼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게다가 2007년에는 부모님과 함께 살던 낡은 전세집이 원인 모를 불로 다 타버리는 바람에 전세금도 못 받고 쫒겨나야 했다. 당시 한씨에게 다가온 것이 로또였다. 2002년 12월 당시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부, 문화관광부, 노동부, 건설교통부, 산림청, 중소기업청, 국가보훈처, 제주도 등 10개 정부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가 연합해 발행한 복권이 로또다. 복권 발행 기관 및 종류의 난립에 따른 과당 경쟁을 피함으로써 공공재원 조달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였다. 조성된 기금은 취약계층, 서민주거, 문화예술, 국가유공자, 자연재해 등 5대 공익사업에 지원된다. 2007년 이후 농협이 운영하고 있다. 당첨금의 상한선도 두지 않은데다 1등 당첨자가 없으면 다음 회의 1등 당첨자에게 당첨금을 이월해 합산 지급했다. 번호를 직접 선택할 수 있기에 1등도 여러 명 나올 수 있다. 19세 이상 구입이 가능하도록 길을 텄다. ‘열풍’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814만분의 1 확률… 주변에 안알리고 평범한 일상 한씨 역시 로또에 매달렸다.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열풍’에 휩쓸렸다. 로또복권은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1주일에 2만원씩 꾸준히 로또복권을 샀다. 1주일씩 희망을 산 것이다. “누군가는 있지도 않은 희망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설렘이 있었으니까요” 로또에 손을 댄지 5년만에 ‘꿈’은 현실이 됐다. 814만분의 1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45개 숫자 가운데 6개를 동시에 맞춰야 하는 로또의 조합 확률이다. “1등 당첨 숫자를 기억하느냐고요. 내 인생을 바꿔준 행운의 숫자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당시 산 복권과 은행에서 준 13억원짜리 통장 등을 고히 간직하고 있다. 한씨는 13억원을 손에 쥐었지만 크게 달라진게 없다. 스스로 티를 내지 않는다. 실제 주변에서 로또에 당첨된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다. 직장도 계속 다니고 있다. “당첨금을 받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연금가입이었죠. 나머지는 빚갚고 집사는데 썼습니다. 한 순간 실수하면 순식간에 없어질 돈이라고 여겼지요. 쉽게 들어온 만큼 쉽게 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정신을 바짝 차렸죠” 여유가 생겼다. 돈에 쫓기지 않아서다. 가장 좋은 점이라고 내세웠다. 장래를 생각할 때마다 어렴풋이 그려봤던 베이커리 카페도 현실로 나가왔다. 하늘에서 떨어진 돈이기에 뭔가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까 싶어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매달 후원하고 있다. 로또복권 관계자는 “한씨처럼 당첨 뒤 천천히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면서 여유를 즐기는 당첨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당첨자들이 ‘모험’보다 ‘안정’을 선택하는 것이 요즘의 분위기라고도 했다. 하지만 모든 당첨자들이 한씨같지는 않다. 갑작스럽게 온 행운은 한씨의 말처럼 짧은 시간에 불행으로 바뀔 수 있다. 횡재가 횡액(橫厄)이 되는 것이다. 복을 가져다 준 ‘로또의 저주’에 걸려 패가망신, 가정불화, 해외도피 등의 수식어 아래 인생을 망친 이들의 사연도 적잖다. 로또의 저주?도박·유흥에 돈날리고 스스로 목숨 끊기도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중국음식점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던 A씨는 2011년 10월 로또복권 1등에 당첨, 13억원을 거머줬다. 뜻밖의 ‘일확천금’으로 완전히 새로운 삶을 꿈꾸던 A씨는 당첨 직후 결혼한 부인을 상습적으로 폭행하다 전과자로 전락했다. 2006년 1등에 당첨된 B씨는 도박과 유흥에 빠져 8개월만에 당첨금 14억원을 모두 탕진한 뒤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금은방을 털다 붙잡혔다. 또 다른 당첨자는 당첨금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벌이다 2년여만에 돈을 모두 날리고 목욕탕 탈의실에서 스스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2010년 5월 포항에서는 로또 1등에 당첨돼 실수령액 15억여원을 받은 50대 남성은 손윗 동서가 휘두른 흉기에 숨지기도 했다. 한씨는 “가끔씩 들려오는 1등 당첨자들의 비극적인 소식을 들으면 참 안타깝다”면서 “1등 당첨이 인생을 바꾼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여유있게 천천히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까지 로또복권은 554회 추첨을 마쳤다. 여태까지 총 1등 당첨자수는 323명으로 회당 평균 5.8명 정도가 대박을 맞는다. 2등은 총 1만 8711명이다. 하지만 불규칙한 숫자를 이용한 게임인 이상 매번 일정하게 당첨자가 나올 수는 없는 법이다. 로또복권 마니아들 사이에서 ‘전설’로 불리는 최고 당첨금의 주인공은 강원도 춘천에 사는 경찰관 박모(49)씨였다. 혼자서 무려 407억 2000만원의 당첨금을 받았다. 현재 수도권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을 뿐이다. 대박 부르는 행운의 숫자 있다? 없다? 1년 안에 벼락에 맞을 확률(50만분의 1)보다도 낮은 814만분의 1의 확률을 뚫었지만 정작 낮은 당첨금으로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5월 18일 546회 로또복권 1등은 무려 30명. 한 사람이 받을 당첨금은 4억원에 그쳤다. 물론 큰 돈이지만 ‘전설’에 비하면 100분의 1 수준이다. 추첨 직후 부산의 특정 지점에서만 10명이 나왔고 똑같은 번호를 수동으로 10장 적어 제출한 사람이 당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때아닌 ‘조작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눔로또 측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번호인 17, 27, 37 등 7이 들어간 숫자가 많아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로또의 행운의 숫자는 뭘까. 전통적인 행운의 숫자인 7은 지금까지 68번 등장했다. 통계상 그리 빈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대신 숫자 40은 92회나 나왔다. 거의 다섯 번에 한 번 꼴이다. 숫자 20은 91회, 34는 89회, 37은 88회, 1과 27은 86회 당첨 숫자에 자리매김했다. 그렇다고 ‘행운의 숫자’를 조합하면 1등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지금껏 이 숫자들이 모인 1등 번호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웠던 사례는 6월 15일 550회 추첨으로 1, 20, 34, 37이 동시에 뽑혔다. 반면 가장 적게 등장한 숫자는 59번 나온 9로 가장 많이 나온 40의 65% 수준이었다. 8은 60회, 41은 62회, 38은 64회, 6과 16은 65회로 비교적 자주 추첨되지 않았다. 한씨도 빈도가 잦은 숫자를 믿지 않았다. 하지만 1주일의 희망, 설렘을 주는 로또를 사기 위해 집을 나섰다. 글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사진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민선 5기 3년! 구정의 품격] 이해식 강동구청장

    [민선 5기 3년! 구정의 품격] 이해식 강동구청장

    부자의 몸조심일까, 겸손일까. 지방선거 1년을 앞두고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현직 구청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직무평가’와 ‘재출마 시 지지도’ 항목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24일 만난 이해식(50) 강동구청장에게 이 얘길 꺼냈더니 손을 휘휘 내저었다. “보니까 구별 표본이 300명이고 해서…. 그렇게 믿을 만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 조사 결과는 안 본 걸로 치고 일하려고요.” 몸조심 치곤 표정이 너무 엄격해 겸손으로 치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구청장이 여론조사 결과보다 더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대목은 공약의 성실한 이행이다. “이런저런 상을 많이 받았지만 ‘민선 5기 공약이행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는 점이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그럴 만도 하다. 둔촌동에 친환경 텃밭을 마련해 2010년부터 시작한 도시농업 사업은 전국적인 도시농업 열풍으로 이어졌다. 이 열풍을 정착시키기 위해 도시농업지원센터 ‘싱싱드림’을 중심으로 ‘강산강소’(강동에서 생산된 농산물 강동에서 소비)를 내세운 로컬푸드시스템도 인기다. 2010년 태풍 곤파스로 숲이 파괴된 걸 역이용한 숲 가꾸기 운동으로 10만 4000여 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었다. “당직실 야근보고를 받아 보면 늘 빠지지 않는 게 고양이 폐사였다”며 그게 가슴이 아파 시작한 것이 ‘길냥이(길거리 고양이) 급식 사업’이다. 이 사업은 발상의 전환이란 차원에서 전국적인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다. 지역발전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숙원사업이던 지하철 9호선 연장 문제를 해결했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대비해 2010년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를 세웠다. 구와 학교, 재단, 동문이 매칭펀드 방식으로 기금을 만들어 학생들 교육에 투자하는 ‘명문고 육성 프로젝트’를 만들어 기초 학력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 수를 확 줄였다. 요즘 이 구청장이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은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녹지와 주거단지 위주의 베드타운 이미지를 넘어 자체적인 성장동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2011년 엔지니어링공제조합회와 손잡고 상일동 일대에 짓기로 약속했다. 걸림돌은 그린벨트 문제다. “성사만 된다면 6000억원대의 자금을 투입해 1만 6000여명이 일하는 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서게 됩니다. 문제는 그린벨트인데, 어쨌든 그린벨트 일부를 허물어서 만드는 거니까 이윤을 지역에 재투자하는 공공성 부분을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반드시 성사시키려고 해요. 최근 박원순 시장도 긍정적인 뜻을 보였기 때문에 가능성이 더 높아졌습니다.” 여기에다 고덕동 첨단업무단지까지 합치면 강동구의 미래청사진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는 5년째 구청장이다. 2008년 보궐선거로 구청장에 당선돼 2010년 재선됐다. 2008년 당선 때는 유일한 민주당 구청장이자 최연소 구청장이었다. 서강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1995년 강동구의회 의원을 시작으로 풀뿌리 정치에 몸담아 왔다. “30대 초반에, 그러니까 기성 시스템에 불만이 있을 때 구의원, 시의원으로 시작했어요. 해 보니까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젊은 분들에게도 지방의회부터 한번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고질적인 야근 문화부터 없애자…창업 아이디어에 실업수당 주자

    “낯선 사람과 함께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하는 사업 아이디어가 떠오른 뒤 이를 구체화하는 데 3년이 걸렸어요. 퇴근 뒤 저녁 시간마다 친구(공동창업자)와 구상을 다듬으며 열정을 불태웠지만 사업 성공 가능성이 없어보여 중도에 포기도 여러 번 했어요. 그러다 새 아이디어가 떠올라 계획을 고쳐가며 다시 사업을 시작하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며 여기까지 왔어요” 이스라엘 최대도시 텔아비브에서 만난 온라인 여행정보 사이트 ‘라우트 퍼펙트’의 최고경영자(CEO) 보아즈 란츠만(43)은 자신의 창업 과정을 이렇게 소개했다. 아이디어의 상용화 여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사업 추진과 포기를 반복하는 ‘창조적 방황기’를 거쳤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CEO들 가운데 아이디어를 단박에 제품 개발로 연결시켜 창업한 사례는 보지 못했다. 이스라엘이나 스웨덴처럼 창업이 쉬운 나라에서도 회사를 세운다는 것은 인생을 건 모험이기 때문이다. 창업자 대부분은 1~3년 정도 방황기를 거치며 차근차근 사업에 도전했다. 대학생 창업이 활발하다는 이스라엘에서도 재학생이 바로 창업에 뛰어드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상당수는 창업 아이디어가 있어도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며 창업 자금과 비즈니스 노하우를 모으는 과정을 거쳐 사업에 나섰다. 어느 나라에서건 벤처 창업 시 어느 정도의 돈과 직장 경험을 축적할 시간은 필요해 보였다. 우리 정부가 창조경제 모범 국가로 보는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국민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있었다. 미국(실리콘밸리)과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은 모두가 오후 4~5시 정도가 되면 자신의 일과를 끝내고 퇴근하는 것을 당연스레 여긴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은 저녁 시간을 십분 활용해 아이디어를 다듬는다.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창업을 위한 아이디어 구상도 정당한 실업수당의 청구 사유가 된다.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은 1~2년 동안 돈까지 받으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다. 국내 유명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 제작사인 ‘포도트리’의 이진수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앱 개발자들이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위해 함께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매주 토요일 오전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야근 문화만 없애도 ‘창업 DNA’를 살리는 데 좋은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커버스토리-대한민국은 힐링 중] 공정여행·도시농업 등 맞춤형 치유… 나는 ‘행동파 힐링族’이다

    [커버스토리-대한민국은 힐링 중] 공정여행·도시농업 등 맞춤형 치유… 나는 ‘행동파 힐링族’이다

    5년차 직장인 최연진(29·여)씨는 다가오는 여름휴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유독 설레는 이유는 진정한 ‘힐링’을 위해 온전히 시간을 쓰겠다는 계획을 세워뒀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여름휴가를 이용해 힐링 여행을 떠났던 최씨는 올해 직접 기획한 3박4일간의 색다른 힐링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라오스의 북쪽 도시 루앙 프라방으로 홀로 여행을 떠나는 최씨는 매일 거리에서 진행되는 아침 공양 ‘탁밧’에 참여하는 것을 이번 여행의 목표로 세웠다. 탁밧은 라오스인들이 길가에서 무릎을 꿇고 음식과 현금 등을 준비해 승려들에게 공양하는 문화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 해외 유명 관광지로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진정한 휴가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최씨는 “지난해는 1박2일간 치유 음악 힐링 여행을 다녀왔는데, 조용한 숲 속에서 나무에 기대어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심신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면서 “일년에 한 차례라도 내가 살아온 삶과 주변 인간관계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생활에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힐링 열풍이 불면서 자신만의 힐링법을 스스로 찾아가는 ‘행동하는 힐링족’들이 늘고 있다. ‘힐링 1.0’이 유명 인사의 ‘토크 콘서트’나 치유의 메시지를 담긴 독서 열풍이었다면 최근엔 여행과 놀이, 인간관계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치유를 받는 적극적인 ‘힐링 2.0’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회적기업 ‘노매드 힐링 트래블’의 윤용인 대표는 12일 “우리 사회에 힐링 열풍이 지속되면서 적극적으로 힐링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의 워크숍에도 마음 다스리기, 힐링이 접목되면서 단체로 힐링 여행을 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단순히 힐링이라는 이름만 붙인 여행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목적을 가진 여행객들이 함께 걷거나 명상하고 치유의 시간을 가지면서 서로에게 위안을 받는다”고 밝혔다. 행동하는 힐링족이 늘어난 것은 인간관계의 회복과 소통을 중시하는 ‘힐링 2.0’이 등장하면서부터다. 공정 여행을 통해 소비가 아닌 관계 형성을 시도하거나 도시 농업을 하면서 가족 간의 소통, 시간 공유 등을 추구하는 ‘대안 힐링’이 떠오르면서 자신만의 힐링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늘었다. 13년차 중소기업 과장 윤재원(42)씨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농사일을 통해 힐링을 찾고 있다. 하루 걸러 돌아오는 야근과 회식으로 평일 내내 체력과 기력을 모두 소진하지만 주말 아침 농장에 나가 풀과 흙을 만지고 밟다 보면 재충전을 하는 기분이 든다고 한다. 윤씨는 “주말 농장을 시작한 뒤 몸은 더 고되지만 마음이 편하다는 게 무엇인지를 깨달았다”면서 “농장에 나오면 자연스레 가족 간에 대화를 많이 하고, 밭에서 수확한 토마토나 감자를 먹으면서 가족 간에 친밀감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초 자녀 교육을 위해 시작한 주말 농장이지만 윤씨는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10평 남짓한 텃밭으로 향한다. 대학원생 이모(30·여)씨는 자신만의 힐링 방법으로 ‘인터넷 끊기’라는 방법을 찾았다. 블로그를 활발히 운영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남과 비교하는 사고방식에 빠졌던 것이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씨는 “20대 후반에 남보다 늦게 학부를 졸업하면서 취업과 결혼 등에서 뒤처졌다는 스트레스 탓에 많이 힘들었는데, 한 달 정도 홀로 여행을 다녀온 뒤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면서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생활 태도가 가장 힐링이 되는 삶이라는 걸 느꼈다”고 고백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이씨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스마트폰을 인터넷이 불가능한 2세대(2G) 휴대전화로 바꾼 것이었다. 인터넷을 많이 할수록 불필요한 정보에 노출되기 쉽고,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보면서 자신보다 많이 갖고, 더 많이 누리는 사람들과 자주 비교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힐링의 첫 단계는 늘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사는 것”이라면서 “힐링 여행, 힐링 푸드 등 힐링이라는 단어를 붙인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결국 나에게 적합한 방법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의 달라진 요구에 맞춰 힐링 여행과 힐링 체험 등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도 전문적인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힐링 여행을 위해 한적한 시골 마을이나 숲길 등 도시와 동떨어진 조용한 환경을 제공했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심리상담가나 치유사, 음악심리치료사, 요가 강사 등 이른바 ‘힐러’(Healer)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치유자라는 뜻을 가진 힐러는 단순한 멘토의 역할을 넘어 명상이나 상담, 마음 치유 등에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가이드가 동행하는 여행 프로그램처럼 힐링 여행은 명상과 심리, 상담 등을 전공하고, 최소 3년 이상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석·박사 학위 소지자인 힐러를 현장에 투입한다. 힐러는 여행하는 동안 동반자들이 스스로 자기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고, 이를 밖으로 끌어내도록 도와준다. 또 그 자리를 편안하고 행복하기 위한 것들로 다시 채우도록 방법도 제시한다. 쉽고 효과적으로 힐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힐러로 활동하는 이정호 영산대학교 평생교육원 마음챙김명상 강사는 “기존의 여행 가이드는 관광지를 소개하고 안내하는 역할이었다면 힐링 여행의 힐러는 여행공간에 가서 자기 자신의 내적 경험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다루어주는 역할”이라면서 “여행을 통해 진정한 힐링을 하기 위해서는 여행이나 음악, 명상 등 방법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내면을 친절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신모(25·여)씨는 고민 끝에 올해 지원을 포기했다. 지난번 경험에서 학교나 종교단체 등을 통한 해외봉사 경력이 없으면 서류 통과도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신씨는 28일 “다들 소규모 해외봉사단에 참여한 뒤 그 경력을 디딤돌 삼아 더 큰 기관이 주관하는 해외봉사를 하더라”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지원 수요가 늘다 보니 봉사활동에도 주관 기관에 따라 ‘급’이 생긴 셈이다. 지난해 현대차·LG·포스코·G마켓 등 기업 주관 해외봉사단의 평균 모집 경쟁률은 50대1을 넘었다. 해외봉사단이 인기인 이유는 자기소개서에 쓰는 ‘한 줄’로 기업이 원하는 열정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년제 대학 졸업 후 구직 중인 김모(28)씨는 “아무리 좋은 스토리를 준비해도 첫 질문에서 면접관 마음을 얻지 못하면 면접 내내 질문을 못 받는다”면서 “해외봉사단 경험은 서류 전형 통과에도 유리하고, 면접에서 인상적인 첫 대답을 할 때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경험이 ‘선택’이라면 요즘 청년인턴제는 ‘필수’ 덕목으로 여겨진다. 이미 인턴 경험이 있지만 올해 또 인턴을 지원한 강인(27)씨는 “요즘은 다들 인턴 경력이 있어서 인턴을 하지 않았다면 그 직종에 대한 열정이나 준비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세계화 구호와 함께 영어 학습 바람이 불면서 기업이 토익 점수를 요구하고, 곧이어 구직자 영어 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 생겼던 것처럼 인턴 역시 구직의 필수 코스가 된 셈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5월 10만 2200여명 수준이던 청년층 인턴 경험자는 2010년 22만 7400명, 2011년 162만 7000명으로 급증했다. 정부와 기업은 인턴 직원에게 ‘열정’을 기대하지만, 청년들의 열정은 사실 억지 춘향인 측면이 있다. 인턴제가 본격 활성화되던 2011년 인크루트가 20대 구직자 6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1.6%가 인턴제의 단점으로 ‘저임금 노동착취’를 꼽았다. 이어 25.5%가 ‘정규직이 되지 못했을 때 받는 물리적·심리적 피해가 매우 크다’고 답했다. 지역 언론사에서 3개월간 인턴을 한 김모(29)씨는 이 단점들을 모두 경험했다. 김씨는 인턴 기간을 “잃어버린 3개월”이라고 불렀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채용될 것”이란 회사 측의 설명을 들으며 100만원 남짓 월급에 쉬는 날 하루 없이 일했고 근무 성적도 좋았지만 최종 탈락했다. 탈락 이유가 지방대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김씨는 “지방대가 ‘큰 변수’라고 미리 말해 줬다면 도를 넘는 부당한 근무 지시는 거부하고 당당하게 경험 삼아 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인턴 경험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0개월 정도 이어진다. 편법이지만 2년 가까이 인턴으로 고용되는 경우도 있다. 구직자들은 인턴 경험을 살려 정규직으로 입사하기를 꿈꾼다.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일자리를 갖게 될 경우 중산층 이상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턴 경험 기간 자체가 이들이 공포스러워하는 ‘임금을 턱없이 적게 받지만 열정으로 버티는 기간’이 되고 있고, 인턴 이후 정규직 처우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연예기획자를 꿈꾸며 지난해 인턴으로 연예기획사에서 일하던 이모(27·여)씨가 결국 꿈을 포기한 이유는 자신의 사수였던 정규직 대리의 월급이 자신과 몇십만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씨가 “생활이 나아질 것이란 희망도 없고, 1년 내내 주말 없이 일하니 건강이 나빠졌다”며 사표를 내자 회사 측은 “열정을 높이 샀는데 안타깝다”고 대꾸했다. 회사 선배들이 “이번 생은 아닌가 보다”라며 스스로를 ‘열정 노동자’로 칭하는 것을 귓등으로 들었던 이씨이지만, 사표를 만류하는 단어로 ‘열정’이란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김정근씨 등이 쓴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라는 책에서 유래한 ‘열정 노동자’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보답으로 생각하며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를 이르는 말이다. 게임 업계 역시 일꾼들의 열정을 볼모로 열악한 근무 환경이 유지되는 일터로 분류된다. 게임 회사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3D 화면 구축 업무를 담당하는 4년차 디자이너 윤모(32)씨는 “내 캐릭터에 대한 애착과 디자인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이 업계에 아직도 남아 있으려는 이유”라고 말한다. 거꾸로 말해 근무환경과 직원에 대한 복지는 이 일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게임 출시 반년 전부터는 매일같이 야근과 특근, 주말 근무가 이어지지만 초과수당은 먼 나라 얘기다. 윤씨는 “이런 열악한 환경을 뻔히 아는 상사들은 오히려 ‘다 알고도 들어온 것 아니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면접 때는 붙여만 주면 회사에 뼈를 묻겠다고 하더니’로 시작되는 상사들의 우스갯소리는 열정을 저당 잡힌 윤씨의 뒤통수를 때린다. 이씨와 윤씨는 “아직 결혼도 안 했고 그렇게 사는 게 힘들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남들보다 3배는 더 일하면서 3분의1의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것은 극복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처럼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열정은 잘못이라는 ‘각성’이 일어나기까지 20년 가까이 걸렸다. 1995년부터 실용음악과, 방송연예과, 사진학과 등 문화 서비스 관련 이색 학과가 우후죽순 신설될 당시만 해도 1990년대 ‘신(新)인류’가 ‘신(新)직업인’으로 진화할 것이란 기대가 넘쳤다. 2001년 굶주려 사망한 최고은 감독도 당시 새로 생긴 학과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 최 감독의 죽음 뒤 강우석 영화감독은 “영화계가 다 수용하지 못할 만큼 너무 많은 인력이 공급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영화 쥐라기공원 한 편으로 버는 달러가 승용차 150만대 수출액과 맞먹는다”는 분석에 모두 스필버그를 꿈꾸었을 뿐 ‘돈벌이’란 현실 문제를 논하면 열정이 모자란 것처럼 취급한 관행이 문제라는 것이다. 비단 영화계뿐이 아니다. 수도권 4년제 사진학과 졸업생(29)은 “졸업 직후 60% 정도는 사진과 관계없는 일을 한다.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PC방을 차리기도 하고, 시민단체로 가기도 한다. 사진으로는 먹고살기 어려우니 교수님들도 다양한 직업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고등학생이 꿈을 좇아 사진학과를 선택한 것 자체가 열정을 증명한 일 아니냐”면서 “하지만 입학할 때 예술사진을 찍고 싶어 하던 열정가들은 작가로 성공한 선배를 봐도 생활이 어렵고 사람 자체도 어두우니 점점 회의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꿈에 대한 열정 자체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던 학과생들의 자부심은 취업 준비와 함께 사라지기 일쑤다. 기업은 공식적으로 “스펙보다 열정”이라고 하지만, 토익과 경영학 전공 이수 과목이 없는 이들은 초라한 ‘스펙’ 때문에 열정을 보여 줄 면접 기회조차 갖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예술대 취업률은 50%대인 일반 대학 취업률 평균의 반 토막 수준이다. 최근에는 폐과되는 영화학과도 생겨 영화 관련 학과 수는 2010년 100곳에서 2011년 99곳, 2012년 96곳으로 줄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열정을 찬미하며 개인에게 한시도 쉬지 않는 폭주기관차 인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한가”라면서 “사회가 적절한 보상 없이 개인에게 열정을 강요하는 건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폭주기관차는 언젠가 열을 받아 폭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열정 노동처럼 한 사람에게 과도한 노동을 요구하는 건 개인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요즘 시대 상황과도 맞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창조경제도 창의성을 통해 사회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뜻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남미통신] 남자 간호사, 의식불명 여환자 성폭행 ‘충격’

    [남미통신] 남자 간호사, 의식불명 여환자 성폭행 ‘충격’

    아르헨티나 시립병원에서 황당한 성폭행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의식불명의 상태에 빠진 여환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남자간호사에게 징역 8년6월이 선고됐다고 현지 언론이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해 9월 아르헨티나의 지방도시 바이아블랑카의 시립병원에서 일어났다. 플로렌시오 엔트레가이스(63)라는 이름의 베테랑 남자간호사가 의식불명 상태인 60세 여자를 성폭행했다. 남자간호사가 못된 짓을 저지른 건 밤이었다. 의사와 동료간호사들이 자리를 비우자 남자간호사는 침상에 누워 있는 여자환자의 옷을 완전히 벗겼다. 차고 있던 기저귀를 내린 뒤 그는 바지를 내리고 여환자와 몸을 겹쳤다. 남자간호사가 한창 성폭행하고 있을 때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고 소리를 질렀다. 함께 야근을 하던 간호사가 다른 병동을 둘러보고 돌아와 황당한 장면을 보고만 것이다. 남자간호사는 당황하며 “여자를 닦아주고 있었다”고 둘러댔지만 여자간호사는 상황을 짐작했다. 여자간호사는 “의식불명 환자에게 그런 짓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따끔하게 지적하고 다음 날 출근해 성폭행사건을 병원에 고발했다. 병원은 남자간호사가 다른 환자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소독실로 자리를 옮기도록 하고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수사 끝에 지난해 10월 그를 체포했다. 남자간호사는 법정에서 “도대체 내가 왜 그랬는지, 제정신이었는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지만 재판부는 중형을 선고했다. 사진=클라린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한국인 前여친 나체 사진 찍어 새 남친에 보낸 중국인

    한국인 前여친 나체 사진 찍어 새 남친에 보낸 중국인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0일 여자친구를 성추행하고 나체 사진을 찍어 유포한 혐의로 중국인 강모(30)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4월 2일 오후 1시쯤 경기도 오산시 자신의 집에서 동거하던 여자친구 A(29)씨가 야근을 마치고 잠든 사이 속옷을 벗기고 추행한 뒤 나체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모바일 소셜커뮤니티서비스(SNS)에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전날 강씨에게 헤어지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사진과 동영상을 찍은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A씨가 집을 나가자 “집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사진과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협박에도 불구하고 A씨가 돌아오지 않자 모바일 SNS ‘카카오스토리’에 나체 사진과 동영상을 게재한 뒤 피해자의 친구들과 새 남자친구에게 전송한 것으로 밝혀졌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열린세상] 시간제 공무원 제도 도입에 즈음하여/강정석 한국행정연구원 미래전략연구본부장

    [열린세상] 시간제 공무원 제도 도입에 즈음하여/강정석 한국행정연구원 미래전략연구본부장

    며칠 전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위한 노사정 합의가 이뤄진 바 있다. 필자는 십여년 전 당시 중앙인사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이 주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의 상황이 그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차이가 있다면 ‘좋은 일자리’라는 가치가 강조된 점 정도라고 봐야 할 것이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시간제 근로가 활성화된 것에 비하면 우리 사회는 아직 시간제라는 개념이 생소하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경우가 많고, 안정성의 대명사처럼 취급되는 공직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유럽 등에서 시간제 근로가 활성화되고 특히 공공 부문에서 확대되는 추세에 관하여 가우와 시머드 등의 학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 실업문제에 대비하는 직업창출 기능에 주목한 바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번 대책이 고용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적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동시에 이 정책이 직업창출을 위한 대안으로서 의미를 지닌다는 것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그 다음의 문제는 좋은 일자리라는 개념이 어떻게 성립 가능한가, 특히 공공 부문에서 이러한 가치는 어떤 수단을 통해 확보되어야 하느냐는 것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좋은 일자리라고 하는 것은 보수수준을 포함한 직업으로서의 안정성이 아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현재 우리나라의 시간제 근로 비중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10%를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공공 부문에서의 시간제 근로에 대한 통계는 아직 정확한 것이 없으며 민간 부문에 비해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유럽 국가들은 많은 나라에서 공공 부문의 시간제 근로 비중이 민간보다 더 높은데, 오래전의 연구임을 고려하더라도 당시의 결과는 14개국 가운데 3개국을 제외하면 공공 부문의 시간제 근로 비중이 더 높았다. 미국과 일본 등은 이에 비하면 높지 않은데 미국은 실적주의 보호의 추세, 일본은 우리와 유사한 종신고용의 추세 등이 그 이유였던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시간제 근로에 대한 법적인 보호는 충분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잘 알려진 독일의 ‘어젠다 2010 구조개혁’이나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 미국의 유에스 코드 타이틀 5(U.S. Code Title 5) 등에서 시간제 근로의 목적과 범위, 여건 등을 상세하게 규정하는 등 시간제 근로자의 법적 지위 확보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을 알 수 있다. 압축하자면 두 가지의 원칙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하나는 형평의 원칙이며 다른 하나는 비례의 원칙이다. 전자는 시간제로 근무한다는 사실이 공직사회 내에서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어떠한 이유도 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후자는 시간제로 근무하는 공무원들에 대한 처우는 일반적인 전일제(full-time) 공무원과 동일하게 취급하되 그들의 근무시간에 비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우리나라의 공직사회에 시간제 근로를 도입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다. 이 기준들이 우리나라에서 좋은 일자리로서의 시간제 근로를 만드는 핵심이겠지만, 추가로 두 가지는 꼭 주문하고 싶다. 하나는 신규채용이나 전환 등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시간제 근로가 도입된 이후 몇 년의 시간이 흐르면 시간제 공무원의 승진 문제가 공직사회의 새로운 뇌관이 될 가능성이다. 다른 하나는 근무 형태와 관련하여 야근 등 시간 외 근무가 일상화되는 환경이 계속될수록 시간제 근로가 좋은 일자리로서 자리 잡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함께 고려하는 대책이 만들어져야만 시간제 근로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직업문화로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러지 못하면 또 다른 미봉책으로 그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본다. 시간제가 곧 비정규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당연한 개념이면서도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다. 이번 정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근로 문화와 형태가 많이 변화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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