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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의 공무원 2제

    *영등포署 윤시영서장. 서울 영등포경찰서 윤시영(尹時榮)서장이 지난달 초 서장실 소속일반직원 2명과 운전담당 의경 1명,여비서 1명 등 4명중 운전의경을뺀 나머지 인원을 모두 업무부서로 발령내 화제다.업무부서의 부족한일손을 메우기 위해서다. 영등포경찰서는 국회와 여야 정당,한국노총,민주노총 등을 관할한다. 특히 여의도는 각종 집회나 시위가 많은 곳이어서 경비 부담이 많은편이다. 일선 경찰서는 서장실에 여비서를 포함해 보통 2∼3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하지만 영등포경찰서는 각종 집회와 시위가 많아 서장이 항상 3∼4개의 무전기로 상황보고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보조 직원도 1명 더 많았었다. 윤 서장은 서장실 인원을 줄인 뒤 집회나 시위 현장에 갈 때는 서장실 전화를 아예 경무계로 돌려놓는다.경무계 직원은 전화가 오면 휴대폰으로 연락하거나 메모를 남긴다. 서장실 인원을 줄인 뒤에는 운전 의경이 운전 외에도 전화받기,차서비스 등의 비서 일까지 하고 있다. 윤 서장은 “처음 서장실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남자 직원이 차를나르는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기도 했지만 참을 만하다”면서 “일선 부서는 직원이 부족해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데 서장실에 불필요하게 많은 사람을 잡아두면 되겠냐”고 반문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9급출신 첫 사무관 오른 朴英子씨. 우리 철도 역사 101년 만에 철도청에서 내부승진 여성 사무관이 탄생했다. 철도청이 9일 발표한 5급 일반 승진자 73명 가운데 기획예산과 6급주사 박영자(朴英子·38)씨가 ‘홍일점’으로 포함됐다. 철도청에는 현재 5급이상 여성 공무원은 행시출신 사무관 2명이 있을 뿐 내부승진 사무관 자리는 100여년 동안 여성이 전무한 ‘금녀(禁女)구역’ 이었다. 이는 대부분의 철도 업무가 건설·토목,기관차 운전,보선,정비 등 여성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박씨는 지난 81년 총무처 9급으로 공직에 들어와 같은 해 8월 청량리기관차사무소에서 철도청과 인연을 맺었다.이번 승진은 공무원 입문 19년 2개월 만에 이룬 것이다. 주위에서는 그녀가 지난 95년부터5년여 동안 기획예산과에서 근무하면서 예산편성,국정감사 준비 등어려운 업무를 맡아와 남자직원을 능가하는 업무능력과 성실성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박씨는 “여성들도 얼마든지 남성 못지않게 일할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의 진출이 늘어나는 만큼 철도분야에서도 여성들의 진출이 늘었으면 한다”고 승진소감을 밝혔다. 대전 최용규기자 ykchoi@
  • [벤처밸리를 가다] 대덕

    “위기는 없다“ 대덕밸리는 정보통신,생명,화학,환경,기계,원자력 등 다양한 분야의기술력을 가진 벤처기업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곳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무려 총 70개의 연구기관이 밀집돼 있고,석사 이상 연구원이 16,000여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기술 집산지다.대덕밸리는 대전시의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3·4산업단지,현재 조성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벤처산업단지,특허청 등 정부 기관이 있는 둔산 신도시를 이른다.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대더밸리엔 경쟁력있는 벤처기업들이 속속들이 들어서고 있다.6개 연구기관과 6개 대학 등 15개 기관에서 운영하는 창업보육실이 그 산실이다.모두 400여개 업체가 입주해 벤처의꿈을 키우고 있다.97년말 120개에 비하면 3배 이상 증가했다.창업보육실은 지난달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127),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82),한국원자력연구소(14),생명공학연구소(24),한국표준과학연구원(13),한국기계연구원(11),한국전력연구원(7) 등에서 운영하고있다.이밖에 소프트웨지원센터(34),충남대(19)등도 있다. 건폐율이 20%에 불과한 대덕연구단지는 숲이 우거져 출근하는 게 산책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반도체 공정 장비를 설계하는 지니텍 이경수(李璟秀) 사장은 “걸어서 10분 안에 천변 녹지가 있고,차로 20분안에 국립공원에 갈 수 있고,90분만 드라이브하면 바다에 닿을 수 있는 대도시가 또 어디 있느냐”고 자랑한다. 대덕밸리의 우수성은 IMF 구제금융하에서 불과 5%의 기업만이 부도를 맞은데서 드러난다.대전시 기업지원과 이택구 과장은 “벤처 위기론의 진원지는 닷컴기업을 중심으로 한 서울 테헤란밸리”라면서 “수익모델 없이 머니게임에만 골몰하니까 벤처 위기론이 터져나오는것”이라고 지적했다.대덕밸리의 중심은 하이테크 제조벤처로 벤처위기론의 무풍지대라는 것이다. 벤처기업을 창업하기에도 대덕밸리는 천국이다.서울 테헤란밸리의평당 350만원에 달하는 엄청난 임대료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각 기관에서 운영하는 창업보육센터의 평당 임대료는 겨우 5,000∼3만원에불과하다.초기 벤처기업들이 기반을 구축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좋은 장소다. 이에 따라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사고,투자하기 위해 대덕밸리에는 사람과 돈이 몰리고 있다.서울이 본사인 열림기술은 최근 대전에 기술사업화센터를 설립했다.센터 김갑성(金甲星) 소장은 “기술수준은 어느정도 선진국을 따라가고 있다”면서 “기술을 사업화하는수준이 너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김 소장은 현재 6건의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 대전시가 전폭적인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적지 않은 몫을하고있다. 창업보육센터를 졸업한 벤처기업을 위해 다산관,장영실관등 벤처타운을 직접 짓기까지 했다.또 시는 대전과학산업단지에 11만6,000여평의 벤처전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민간시설을 벤처집적시설로 지정해 취득세와 등록세를 면제하고 재산세는 50%로 감면해주기도 한다.대전시 기업지원과 김성철(金聖哲) 벤처산업담당은 “직접적인 지원은 기업의 자생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세제지원 등 간접적인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덕밸리에도 문제점이 있다.가장 큰 문제점은 마케팅의 열세다.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은 한손으로 셀 정도인 4개에 불과하다.전자상거래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지란지교소프트 오치영(吳治泳) 사장은 거의 서울에 살다시피 한다.마케팅 때문이다.오치영사장은 “대전에 비해 서울이 10배의 기회가 있다”면서 “미국 등세계를 상대하기 위해서도 왔다갔다 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말했다. 이밖에 실험실 기술을 사업화하는데는 엄청난 노력이 들어가야 하지만 대덕에서는 실험실 기술이 더 큰 소리를 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수도권에 비해 열세인 문화인프라도 문제점에 들어간다.반도체 클린룸의 분자오염제어 기술과 국소청정화 기술 분야에 있어서 국내 유일의 회사인 에이스랩 윤광호(尹光鎬) 부장은 “공연장이나 어린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놀이 공간 등이 많이 부족하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대덕밸리는 첨단 기술력이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위기에 처한벤처업계에 새로운 탈출구를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산·학·연의 협력연구로 시너지 효과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결국 대덕밸리는벤처업계의 새로운 대안이자 바람직한 모델이며 우리나라 벤처산업의 새로운 주역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도 대덕밸리에 대해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다.지난달 28일 김대중(金大中)과 대전시,과학기술부,중기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대덕밸리’ 선포식을 가졌다.정부가 공식적으로 특정지역을 ‘밸리’로 선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전 김영중기자 jeunesse@■ 대덕 24시 지난 25일 밤 11시40분쯤 에이스랩 직원 몇몇이 회사 입구에서 머뭇거리고 있다.오랜만에 밤 12시 전에 퇴근하니까 서로들 어색해서다. 대덕밸리는 낮과 밤이 따로 없다.자기가 맡은 프로젝트를 묵묵히 수행해 나갈 뿐이다.일찍 퇴근하더라도 하던 일을 갖고 퇴근하는 일도비일비재하다.인터넷 화상 채팅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인터미디어한호인(韓鎬麟) 연구원은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으면 집에 가서도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린다”고 말했다.34개 업체가 입주하고 있는 대전소프트지원센터는 각 층마다 수면실과 샤워실이 갖춰져있다.밤샘이 잦기 때문이다. 대덕밸리 벤처인들은 점심을 대부분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연구소나 대학 등에 있는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있어 외부 식당으로 가기에 먼 탓도 있지만 시간이 절약돼서다.인터미디어 장채호(張彩浩) 과장은 “시간도 절약되고 선택의 고민이 없어 편하다”고 웃었다.저녁도 짜장면 등을 배달시켜 먹는 일은 흔하다. 카이 등 6개 벤처기업이 입주한 1차 대덕벤처협동화단지 한 구석에는 농구대가 있다.식사후 시간나는대로 길거리 농구를 즐긴다. 물론 여기에도 공동식당이 있다.대덕대 안에 있는 대전소프트지원센터 현관에는 DDR이 설치돼 있다.야근하기 전 몸 푸는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밤낮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산뜻한공기와 녹지에 둘러싸인 분위기 때문인지 테헤란밸리와 같은 삭막함이 없다.건물도 개성있고 단아한데다 독특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LG연구소 건물은 건축상을 받은 ‘작품’이다. 출근시간대 교통체증도 없다.아무리 멀어도 40여분이면충분하다. 이러다 보니 여유가 배어나오고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 대덕밸리다. 여유를 바탕으로 ‘두레’가 첨단과 만나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형태인 대덕바이오커뮤니티가 생겼다(대한매일 10월23일자 14면 참조). 12개의 바이오 벤처기업이 입주,공동연구를 통해 경비와 시간을 절감할 계획이다. 대전 김영중기자
  • 2부제 위반 배짱운전자 대부분 “잘몰랐다”

    자동차 홀짝제 시행 이틀째인 19일 홀수번호 차량을 끌고 나왔다가계도 요원들에게 적발된 운전자들은 갖가지 변명을 늘어놓았다. 계도요원 2만3,000여명은 출근 시간에 서울시내 2,000여곳에서 대대적인 계도 활동을 폈다. 서울시는 이날 홀짝제 준수율이 75.6%로 전날의 72.1%보다 약간 높아졌다고 밝혔다.아직까지 차량 10대중 2.4대꼴로 ‘배짱 운행’을한 셈이다.적발된 운전자들은 대부분 ‘잘 몰랐다’고 둘러대거나 ‘내일부터는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회의기간 중에만 홀짝제를 시행하는 줄 알았다”거나 “짝수날에는 짝수 차량,홀수날에는 홀수 차량이 운행하는 줄 알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강남구 삼성동에서 적발된 회사원 박모씨(28·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는 “어제 야근하고 아침에 퇴근하는 길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했다. 경기 번호판을 단 한 승용차 운전자는 “우리 동네는 시내 외곽지역이어서 버스나 지하철이 없는데 뭘 타고 다니란 말이냐”고 따지기도했다. ‘막가파’도 눈에 띄었다. 한 운전자는 “아셈이 뭔데 시민들의 출근길을 막느냐”고 짜증을냈다.“과태료를 내면 될 것 아니냐”며 큰 소리를 치는 사례도 있었다.계도 요원의 협조 부탁에 대꾸조차 하지 않거나 계도 요원의 정지신호를 무시하는 운전자들도 목격됐다. 조현석 이창구기자 hyun68@
  • 장관 판공비 국감 ‘뜨거운 감자’

    정부 각 부처 기관장의 판공비가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각 부처와 기관들은 어느 국감때보다 ‘업무추진비’ 공개 요구를강하게 받고 있다.피감기관들은 “총리 판공비도 드러났는데 장관 것을 감출 이유가 없다”며 자료 공개를 추궁받고 있다는 전언이다.최근 국무총리실의 업무추진비 실태가 공개되면서 판공비 불똥이 각 기관으로 튄 것이다. 이 가운데 특히 ‘밥값’이 골칫거리다.총리실의 문제가 됐던 항목도 식사대였다.그동안 총액 수준에서 기관운영비를 공개해왔던 부처로서는 세부 항목자료를 제출할 것인지,어떻게 짜맞추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중이다. 18일 각 부처에 따르면 의원들은 장·차관,국·실별로 비용내역을날짜,장소,금액별로 보고하도록 해 담당자들인 총무과 직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물리적 여건상 자료작성이 어려워 대부분 부처는 항목별이나 월별 총액으로 제출하는 쪽으로 양해를 구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는 일단 부문별로 묶어 자료를 제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관계기관과의 업무·정책협의,간담회,위문금,성금,기타경비 등 항목별 비용을 종합하느라 카드영수증을 대조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외빈에게 식사를 제공했을 때 장관의판공비로 포함시킬 지,기관의 운영비로 포함시킬 지가 분명하지 않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농림부는 “직원들이 3년간의 지출서류 등을 찾아 수작업으로 정리하느라 몇주간 야근을 했다”고 푸념했다. 노동부는 김호진(金浩鎭) 현 장관이 노사정위원장으로 재직하던 10개월여간 전체 노사정위 예산의 10%에 해당하는 2억2,000여만원을 대부분 호텔 식비로 지출한 것을 놓고 걱정하고 있다.각계 인사를 자주 만나야 하는 ‘특수한 신분’ 등을 들어 이해를 구하고 있으나 ‘호텔 최고급 식당만 애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모범 답안을 찾지 못해전전긍긍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나 건설교통부 등 밥값을 따로 계산해놓지 않아 총액기재란에 ‘밥값 포함’으로 서류를 만든 기관들은 추궁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산업자원부나 과학기술부 등은 장관 혼자서 판공비를 다 쓴게 아니라 관련 국·실 경비가 포함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부처종합
  • 청소년 일용직 불이익 많다

    학비나 용돈을 벌기 위해 시간제 근로 형식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청소년들이 부쩍 늘었으나 월급이나 일당을 제때 받지 못하는 등 업주들로 부터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청소년들의 이같은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1월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일용직이나 임시직에 대해서도 근로계약서를 작성,3년간 보관하도록 한 ‘1년 미만 단기 계약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등 적용방법 지침’을 만들었다. 하지만 업주들에 대한 계도가 크게 부족했고 이를 지키는지 여부에대한 점검·단속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아 실효성을 잃었다는 비판을받고있다. 서울 E여중 2학년 정모양(15)은 지난 여름방학 때 일당 3만원씩을받기로 하고 서울 중구 정동의 P피자체인점 전단(하루 300장)을 두달동안 돌렸다. 정양은 오전 10시까지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전단을 모두 돌렸지만 피자집 주인은 “일당 대신 월급으로 주겠다”고 말을 뒤집었다. 그러더니 끝내는 “돌리지 않은 전단지가 휴지통에서 발견됐다”는등의 핑계를 대며 월급을 한푼도 주지 않았다. 서울 구로구 청소년쉼터에서 지내고 있는 김모군(18)은 지난 4월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가구공장에 ‘숙소 제공에 하루 8시간 일하고 월급 50만원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들어갔다.그러나 야근 3∼4시간은기본이었고 월급도 한꺼번에 주지않고 3만∼4만원씩 가불 형식으로지급했으며 이에 항의하면 “너처럼 학교도 그만두고 가출한 녀석을받아줄 회사가 있을 줄 아느냐”고 무시하기 일쑤였다. 청소년 상담사 윤모씨(26·여)는 “가출 청소년들은 숙식이 급하기때문에 열악한 근무조건에도 항의를 못한다”면서 “특히 가출 청소년이 많이 취업하는 유흥업소 주변은 관계당국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YMCA가 최근 서울·마산 등 10개 도시에 사는 14∼21세 청소년 3,8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에따르면 시간제 근로를 했던 1,164명의 대부분은 임금 미지급,성희롱,부당해고 등에 시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일하는 방식 개선 신문고 떴다’

    “칭찬할 만한 업무방식이나 잘못된 관행에 대한 경험담을 알려주세요.” 행정자치부(www.mogaha.go.kr)와 기획예산처(mpb.go.kr) 홈페이지에공공부문의 일하는 방식과 관련된 각종 경험담을 수집하는 ‘일하는방식 개선 신문고’가 4일 개설됐다. 결재과정에서 반복되는 문서의 재작성,불필요한 야근,비효율적인 근무관행 등 아날로그 시대의 업무방식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행자부와 기획예산처는 이곳에 모인 각종 사례를 통해 우수사례는 홍보하고 잘못된 사례는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첫날 홈페이지에는 기안자에서부터 과장·국장·도지사에 이르기까지 문서가 수정,재작성되던 관행을 벗어났다는 모 도청의 얘기가 잘된 사례로 올랐다.보통 업무담당자가 처음 만든 문서가 결재과정을거치면서 서너번씩 다시 문서를 만들어야 하는 관행을 탈피,문서를수정하는 것만으로 도지사의 결재를 받아냈다는 것이다. 마지막 결재자인 도지사가 “이렇게 지저분한 문서는 본 적이 없다”고 꼬집기도 했지만 기안자가 작성한 문서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결재과정의 낭비와 비효율을 없앨 수 있었다. 반면 컴퓨터를 하지 못하는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자신의 업무를 미루거나 퇴근시간 무렵에 보고서를 다음날 아침 일찍 보자고 해 불필요한 야근을 시키는 버릇이 된 직장문화 등에 대한 경험담도 올랐다. 최여경기자 kid@
  • “불필요한 근무·권위주의 퇴출대상 1순위”

    행정자치부 소속 공무원 대부분은 상향식 근무평정제 도입에 찬성하고 있으며 직원 사기앙양과 직장 분위기 쇄신차원에서 인력 재배치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자치부 직장협의회는 과장이하 직원 570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1일부터 15일까지 ‘공무원 근무환경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31일 밝혔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31%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불필요한 근무시간 연장’을 꼽았다.근무시간 이후에도 남아있어야 하는 이유는 처리할 업무가 많아서라기 보다는 ‘상사의 퇴근 지연’(36.1%),‘잦은 회의와 업무지시’(33.3%) 등 ‘시간 낭비’라고 느낄만한 것이 대부분이었다.행정기관 고유의 이미지가 돼버린 ‘권위주의 조직문화’도 응답자의 30%가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4.2%는 업무에 대해 비교적 만족하고 있었다.하지만 ‘그저그렇다’가 39%,‘불만이다’가 16.8%를 차지하고있어 직원 중 절반 이상은 자신의 업무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의 원인은 ‘낮은 보수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33.9%)이 가장 많았고,‘인사적체로 인한 사기저하’(22.5%),‘잦은 야근등 사생활없는 현실’(21.6%)이 뒤를 이었다. 또 응답자들은 행자부 4급이상 간부의 가장 큰 특징을 책임성(46.2%)으로 꼽았다.이어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14.4%),전문성(14.3%)이 뒤를 이었다.가장 부족한 점은 민주성(36.5%)이었다. 이밖에 공무원의 업무능률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예측가능한 정기 순환보직’(40.9%)이 가장 필요하며,순환보직시 그 기간은 2년(42.6%)이나 3년(36.1%)이 적당하다고 대답했다. 이밖에 공무원직장협의회가 추진해야할 내용으론 ▲직원 권익보호(32.9%) ▲하위직 대변 역할(29.3) ▲근무환경 개선 및 후생복지 증진(32.5) 등을 꼽았다. 최여경기자 kid@
  • 과천 농림부청사에 ‘禁男구역’

    과천 농림부 청사내에 ‘금남(禁男)구역’이 생겼다. 농림부는 청사내 2층에 ‘여직원 휴게실’을 설치하고 지난 1일 김성훈(金成勳) 장관과 간부,여직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을 가졌다.휴게실이 마련된 계기는 지난 달 1일 충남 당진군 도비도에서 열린 농림부 여성공무원 특별연찬회 자리.여기에 참석한 김장관이 “휴게실을 만들어 달라”는 여직원들의 건의를 받고 “장관실을 줄여서라도 한달 안에 만들어 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11평 규모의 휴게실은 간담회 등을 가질 수 있는 공간과 TV,VTR,오디오,냉장고 등 편의용품이 갖춰졌다.특히 어린 자녀를 둔 여직원들은 모유를 모아냉장고에 보관했다가 퇴근후 자녀들에게 먹일 수도 있게 됐다. 여직원회 이명자(李明子·33·총무과)회장은 “다른 부처 휴게실도 가봤지만 우리 휴게실이 과천 청사내에서 시설이 제일 좋은 것 같다”면서 “야근때 잠깐씩 쉴 곳이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김장관은 이날 현판식에서 여성 휴게실을 ‘남성 출입금지 구역’으로 선포한뒤 “직장과 가정에서 힘든 일을 묵묵히 감내하는 여성이 건강할 때 우리사회도 건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kdaily.
  • 은행원들 ‘썰렁한 여름’

    샐러리맨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휴가철이지만 은행원들에게는‘그림의 떡’이다. 은행권은 지난 11일 총파업 이후 뒤숭숭한 분위기를 지금까지 추스리지 못하고 있다.그런데다 오는 9월 정부의 은행경영 심사에 이어 본격적인 대량해고가 있을 것이란 소문이 나돌면서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자구계획서 제출이 코 앞에 닥쳐 매일 불안한 마음으로 야근에 시달리는 은행원들은 올 휴가철이 더 없이 슬프다.한빛 조흥 제일 서울 외환은행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이 이에 해당된다. 한빛은행 노사대책국장 이영섭씨(40)는 28일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이후 늘어난 업무량 때문에 1명이 휴가로 빠지면 2∼3명이 매일 밤샘 근무를 해야 하는 실정”이라면서 “감히 휴가를 가겠다고 말하는 ‘간 큰’ 동료는 찾아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200여개의 지점이 인력 부족으로 증원을 신청한 상태인데 다시 구조조정에 들어가 감원을 해야 한다니 난감하다”면서 “휴가는커녕 후생복지비로 지급된 급여까지 반납해 은행 재무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토로했다. 여름 휴가를 포기한 외한은행 본점 양 모 대리(27·여)는 “요즘 은행원들은 어느 직장인보다도 스트레스와 격무에 시달리기 때문에 며칠 푹 쉬고 싶지만 산더미처럼 쌓인 일을 동료에게 차마 맡길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은행권의 휴가는 7월 초부터 시작되지만 대부분 직원들은 총파업으로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1만1,000여명의 직원들 가운데 27일까지 휴가를 다녀온 직원은 300여명에 불과하다.조흥은행 역시 6,886명 중 986명만 다녀왔다. 휴가를 떠난 사람들도 대부분 2∼3일 만에 돌아온다.일부 은행은 6일의 휴가일수를 3일로 단축 결정했다. 국민은행 노조 정책실장 지용성씨(37)는 “회사에서 직접적으로 휴가를 제한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분산 휴가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은인사 이동 등 불이익을 우려해 2∼3일만 휴가를 보내고 나머지 기간은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은행 서울 K지점에는 1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나 아직 한 사람도휴가를 가지 못했다.직원 이모씨(33)는 “생존권을위해 총파업까지 했지만대량 감원 사태가 또 올 것이란 소문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면서 “휴가철이 빨리 지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푸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네티즌 이슈] 벤처 과연 위기인가

    *더이상 대박은 없다. 벤처란 무엇일까? 벤처란 개념이 한국인에게 알려진 것은 얼마 되지 않지만실리콘 밸리의 탄생은 바로 벤처와 직결돼 있다.팰러앨토에 있는 차고에서시작해 세계적인 컴퓨터 제조업체가 된 애플이나 휼릿패커드 같은 예가 바로벤처라 할 수 있는데 실리콘 밸리의 급속한 성장을 주도했다. 2∼3년 전부터미국과 한국에서 불기 시작한 벤처 열풍은 실리콘 밸리의 호경기를 더욱 급상승시키면서 수많은 백만장자를 만들어 냈다.지금도 실리콘 밸리에는 하루60여명의 백만장자가 탄생하고 있다. 한국인들도 이 대열에 ‘당당히’ 끼여 있다.유리시스템을 창업해 5년 만에10억달러에 매각한 김종훈 사장,가격비교 검색엔진인 마이사이몬 닷컴(mysimon.com)을 창업해 7억달러에 매각한 마이클 양,배달서비스인 코즈모 닷컴(cosmo.com)을 창업해 스타벅스 커피전문점과 제휴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한몸에 받은 조지프 박 등이 대표적 경우다. 그러나 인터넷 사업을 비롯한 벤처기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면서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주식시장도 불안정하다.전문가들은 상당수 벤처기업이 정리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벤처 캐피털도 투자자금을 거둬들이고있다.또 일반의 정서도 많이 변했다.닷컴기업 입주를 반기던 건물주들도 보증금은 물론이고 장래 수익계획서까지 제출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지라 자금확보가 어려운 회사들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감원을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려 한다. 결국 기존 기업들을 구경제로 몰아붙이고 신경제로 불리던 벤처기업에도 다른 기업군과 마찬가지로 경쟁력 있고 수익을올리는 회사만 살아 남는다는 평범한 경제원리가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닷컴기업 노동자들도 다른 직종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노동강도가 심하다.하지만 미국의 벤처기업인은 한국의 닷컴 기업인들처럼 투자자금을 접대비용으로 쓰거나 주식투자 등 재테크에 치중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혈안이돼 있지는 않다. 미국의 분석가들은 한국에서는 너무 서둘러 결과를 얻으려하고 한탕을 한 후에 회사를 버리려 하는 반면 미국은 철저한 준비 후에 회사를 차리고 회사를 매각한 후에도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 많은 기여를 하고있다는 점에서 벤처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벤처 위기설은 바로 벤처 기업인이나 종사자들 스스로에 의해 발전의 거름이 되기도 하고 ‘사실’로 나타나기도 할 것이다.벤처가 살아나려면 안이한‘대박 신드롬’에 젖어서는 안된다.같이 과실을 따기 위한 겸양과 끈기가없이는 늘 ‘위기설’에 파묻히게 될 뿐이다.우선 윤리적인 자성과 점검이있어야 할 것이다. 홍 남 美 트리플라리스 인터내셔널 daniel@tripolaris.com. *아직 포기 할때 아니다. 인터넷 광풍이 몰아친 지 1년 여가 지났지만 테헤란로 빌딩숲 사무실 불빛은 변함없이 한밤에도 꺼질 줄 모른다.하지만 그 불빛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심정은 많이 달라졌다.이제 벤처니까 인터넷이니까 잘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벤처인은 거의 없다.혹 있다 해도 그런 생각으로는 이 바닥에서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 코스닥 거품론이 나돌고 있다.다시 말하자면 벤처기업의 위기론이다. 한때도깨비 방망이쯤으로 여겨졌던 코스닥.그러나 등록업체중 70∼80%가 퇴출당할 것이라는 예언도 심심치 않게 나돈다.그렇다면 벤처 위기의 실상은 무엇이며 그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로는 아직 성숙되지 않은 시장을 탓할 수 있을 것이다.생명공학과 IT기술 중심의 코스닥시장에서 한때 무슨 무슨 ‘테크’자만 붙이면 무조건 사들이는 웃지 못할 풍조가 낳은 부작용이 치료되고 있는 것으로 어찌보면 이는궁극적으로 코스닥 등록기업이나 투자자 모두에게 약이 되는 현상일지도 모른다. 둘째로는 벤처의 근성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벤처기업의 무기는 바로 도전정신과 인내라고 할 수 있다.이것이 바탕이 돼야 비로소 뛰어난 아이디어도 나오고 참신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할 수 있으며 수익과도 연결될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일부 성공한 젊은 벤처인들의 흥청망청하는 풍조는일반인에게 벌써 이러한 근성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에충분하다.분명 이는 적신호다. 셋째로는 피로감의 노정을 짚을 수 있다.이는 특히 벤처 노동자의 열악한근무조건과 낮은 보상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유능한 핵심인력이벤처를 떠나제도권으로 돌아가는 원인이기도 하다.휴일도 반납하고 수당도 없는 야근을불사하면서 일하는 그들에게 정작 돌아가는 보상은 현재로선 너무나 초라하고 심지어는 가혹하기까지 하다. 이렇듯 벤처 앞에 놓인 산은 높고 험하다.그렇다면 벤처는 단지 한때 지나가는 유행이며,이룰 수 없는 꿈에 불과한 것일까? 나는 그렇게 결론짓기에는이미 우리 경제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생각한다.또한 아직은 쉽게포기할 때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다양한 도전과 실험이 존재하는 열린 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주인공이 바로 벤처라는 점 하나로도 지금의 위기설은 그 격에 걸맞지 않다. 이제 초발심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벤처기업의 노동자들에게도 개척자에게적합한 권리와 보상을 돌려줄 수 있어야 한다.그럴 때만이 일시적 유행으로서가 아니라 세상을 선도하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다. 김 문 종 엑스뉴스 대표 xnews@xnews.co.kr
  • 의료대란/ 끝내 파국으로 치닫나

    의사협회가 당정이 제시한 대책을 거부함에 따라 이제 집단폐업사태는 의사들의 중단없는 투쟁과 정부의 사태진압이라는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당정은 23일 대책을 내놓으면서 “의사협회가 받아주기를 바란다”는 희망섞인 기대를 비쳤다. 또 이날 오전 당정회의 결과를 전해들은 의협 지도부 관계자는 “약사법을포함한 현행법이 잘못됐다는 점을 당정이 인정한 것은 의미있는 것”이라며반기는 등 타협 가능성이 엿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의협 지도부의 의견과 달리 전공의,일반의들이 “정부의 안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면서 강력 반발하자 의쟁투가 반대입장을 굳히면서 거부분위기로 사실상 돌아섰다. 이어 전국 시·군·구의사회 대표자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당정안을 거부키로 해 이제는 양측의 실력대결만 남았다. 의협의 거부소식이 알려짐에 따라 사태를 관망하던 의대교수 등도 폐업에동참할 것으로 보여 최악의 ‘의료재앙’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의 비상진료대책도 일주일을 넘기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하면 전국각지의 응급환자나 중환자 가운데 사망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현재 국립의료원 등 국공립 병원과 보건소 등에는 신규 환자가 평소보다 2∼3배 더 많이 몰려 비상진료기관의 진료가 한계점에 도달한 상태이다. 특히 이들 기관에서는 의사들이 철야근무 등으로 과로한 상태여서 앞으로 2∼3일 이상 버티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의협의 거부로 최종안을 제시한 정부는 검찰을 동원한 사태 진압 등 마지막수습책이 남아있으나 자칫 잘못하면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 사태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또 설사 폐업중인 의사들을 진압해 병·의원으로 보낸다 하더라도 이들이순순히 진료 및 의약분업에 협조할지는 미지수이다. 이 때문에 막후 접촉을 통한 극적 타협설과 공권력을 동원해 사태를 물리적으로 해결한 뒤 의약분업 실시를 3∼6개월 보류하고 시행에 들어간다는 얘기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의협의 갈데까지 가보자는 강경 투쟁자세와 정부의 어설픈 대응으로 피해를보고 있는 것은 국민들로,의약분업은 시행도 되기 전에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유상덕기자 yo
  • 남북 정사회담/ 각 부처 표정

    청와대와 정부 각 부처는 13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맞아국정공백을 막기 위한 비상근무에 들어가는 등 철저한 대비에 들어갔다.김대통령이 귀경하는 15일까지 24시간 비상연락체제를 갖췄다. ■청와대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전직원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특히 김대통령의 통상적인 외유때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와대에 남아 국정을 챙긴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한광옥(韓光玉)실장도 김대통령의 ‘평양행’을 수행 보좌함에 따라 청와대에 잔류한 비서진은 김대통령 부재 첫날인 이날 아침부터상황실 중심으로 특별근무에 임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비서실 직원들은 김성재(金聖在)정책기획수석의 지휘를 받아 김대통령이 돌아오는 15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전원이 비상근무하면서 정부각 부처의 주요 국정집행 상황을 파악하고 돌발상황 발생에 대비할 방침이다.고재방(高在邦)종합상황실장은 김대통령이 돌아올 때까지 청와대에서 철야근무하면서 매일 저녁 평양의 김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부재중 국정상황’자료를 책임진다.■총리실 이한동(李漢東)총리서리는 김대통령의 방북중 국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각 부처의 근무태세를 점검했다.이총리서리는 이날 오후에는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김대통령 방북기간 근무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각 부처에 지시했다. 특히 이총리서리는 김대통령이 평양에 머무는 2박3일간 각 부처는 24시간비상연락체제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또 이총리서리는 저녁에는 경찰청 상황실,행정자치부 중앙당직사령실,국무총리실 상황실,재해대책본부 등을 순시하며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비상근무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이에 앞서 이총리서리는 지난 주말 각 부처에 근무기강 확립을 지시하는 E-메일을 보냈다. ■외교통상부 세계 각국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각 재외공관의 비상근무체제를 점검하는 등 분주했다. 또 15일까지의 남북정상회담 기간중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반기문(潘基文)차관이 지휘하는 상황실을 설치해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에 정상회담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각국과 협력체제를 유지하는 등 총력지원 체제를 구축했다. ■행정자치부 전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비상근무령을 내렸다.13일부터 대통령이 귀국하는 시점까지다.이에 따라 실·국장급 이상 공무원은 이 기간 전원 비상대기에 들어간다. 특히 경찰청과 소방국은 전국에 별도의 비상 경계근무를 실시,각종 사건·사고와 재해·재난에 대비토록 했다.초동 진압태세를 유지,문제가 생기면 해당 관서장의 지휘아래 신속히 현장을 수습토록 지시했다.또 재해대책본부 상황실을 통해 부처간 연락체계를 갖추기도 했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는 김대중 대통령이 탄 공군1호기가 서울공항을 이륙한 오전 9시18분부터 평양 순안공항에 안착하기까지 1시간2분 동안의 전과정을 지휘통제실의 관제레이더를 통해 숨죽인 채 지켜봤다. 특히 오전 9시54분 전용기가 북방한계선(NLL)을 통과하는 시점부터 전용기에 대한 관제가 우리측 대구중앙관제소에서 북측의 평양 항로교통관제소로관제이양되자 이 사실을 즉각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에게 보고했다. 노주석 이지운기자 joo@
  • 재경부 기능직 여사원 신바람

    ‘직급은 기능직,업무는 6급 주사’기능직 여성공무원이 사무관 업무를 보조하는 6급 주사 일을 맡아 정부 과천청사 공무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은 지난 5월부터기능직 여성공무원 2명에게 주사업무를 맡겼다. 문서 편집같은 잔일을 맡아오던 여직원들은 신바람이 났다.정보화 시대를맞아 할 일이 많이 사라진 터였기 때문에 여직원들은 오랜만에 ‘일하는 맛’을 만끽하고 있다. 경협총괄과의 박미경씨(朴美京·34·기능직 9급)는 “5월 한달동안 사무관을 도와 국 전체의 예산을 짜느라 힘들었지만 일하는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야근이 힘든줄 모를 정도로 소속감과 책임감도 생겼다. 출입문 입구에서 과장 앞으로 바뀐 여직원들의 자리도 위상과 보람을 반영해준다.공무원 생활 21년만에 주사 일을 맡은 국제경제과의 이모씨(기능직 10급)는 “위에서 시키는 일을 해오다 자발적으로 일을 해보니 진짜 보람을느낀다”고 말했다. 다른 기능직 여성공무원은 주사 일을 맡아 신바람이 난 동료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재경부로서는 여직원들의 사기도 높이면서 모자라는 주사 역할도 맡겨 일거양득인 셈이다. 배영식(裵英植)경제협력국장은 “여직원들에게 일하는 보람도 느끼게 하고,인력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 전환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기능직 여성공무원의 주사 활용은 다른 부처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사무관 위주로 조직을 바꿔 주사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현상은 모든 중앙부처에공통된 현상이기 때문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 수사 베테랑 46명 ‘마약 청정國’ 파수

    “마약 수사에 관한 한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제10회 마약퇴치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서울지검 마약수사반(수석검사 이기동)은 마약수사 분야에서 최고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수사 요원들도 베테랑들로 포진돼 있다.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싱가포르,독일과 더불어 아직까지 마약 청정국으로 손꼽힐 수 있는 것도 바로 서울지검 마약수사반의 활약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89년에 출범,현재 전담 검사 3명과 수사과장,수사관 4명,수사요원 38명 등 46명으로 구성돼 완벽한 수사망을 구축하고 있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지검 마약수사반은 마약의 본거지가 부산과 경상도에서 점차 수도권으로 옮겨옴에 따라 업무량이 더욱 늘었다.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마약사범 276명을 구속하고 필로폰 6,940g,해시시946g,대마 820g,신종마약인 LSD 178개,엑스터시 52정을 압수,전국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지난 4월 대학가 테크노바를 중심으로 여대생 등 20대 여성들 사이에초강력 환각제인 ‘LSD’와 ‘엑스터시’를 유통시키는조직과 지난해 9월필로폰 윤락 조직을 적발해 신세대들 사이에 마약 확산을 차단했다. 아울러 개그맨 신동엽을 비롯해 댄스그룹 ‘업타운’과 ‘드렁큰 타이거즈’의 멤버,솔로가수 조정현 등 연예인 마약사범을 구속함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웠다. 마약수사는 야근이 잦고 출장수사가 많다는 점에서 검찰직에서도 힘든 분야로 꼽힌다.마약사범이 주로 야간에 활동하고,공급자와 투약자 등 여러명의관련자들이 유통조직을 형성해 공모하기 때문에 일반 형사사건 처리보다 몇배 더 힘이 든다.최근에는 범인들 간 접선 방식도 지능화된데다 밀반입이 증가돼 마약값이 싸져 수사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기동 검사는 “해마다 마약사범 증가율이 10% 대에 이르고 지난해엔 적발자가 1만명을 넘어 수사에 어려움이 많지만 마약청정 지역으로 남아 있을 수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스트레스 자살’ 첫 産災판결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박해식(朴海植) 판사는 21일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한 오모씨(35)의 부인 이모씨가 “해외근무 취소로 남편이 좌절해 자살한것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不)지급 처분취소 청구소송에 대해 “피고는 유족보상금 등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금까지는 각종 사고나 질병의 악화 등 신체적 피해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을 뿐 정신적 피해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업무상 재해에 대해 ‘업무 수행중 발생한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해고 또는 감원 위협이나 상사의 괴롭힘,성희롱 등에 시달렸던 정신적 피해자들의 유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오씨는 미국 지사 근무라는 희망 하나로 월급도 훨씬 적고 전공도 아닌 분야에서 과중한 업무를 무리하게 담당해 왔지만 회사의 경영이 악화돼미국 근무가 좌절되고,자신이 추진하던 외국 회사와의 투자 협상도 결렬되면서 자책감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따른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소 개인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업무상스트레스에 의한 것이 명백한 만큼 업무 수행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라고 밝혔다. 대기업인 S사 네트워크 팀장으로 근무하다 97년 말 미국 지사 근무를 조건으로 중소 무역업체인 K사 국제영업부 차장으로 특채된 오씨는 미국 지사에파견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거의 매일 야근하는 등 과중한 업무를 도맡아 해왔지만 IMF 이후 경제사정 악화로 98년 6월 미국 파견이 취소되자 크게 좌절,우울증에 시달리다 같은해 12월 회사 기숙사에서 목숨을 끊었다. 부인 이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재해에 따른 유족보상금 등을 지급할것을 요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측이 “미국 지사 근무 취소를 비관한 자살은자해행위일 뿐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라며 지급을 거절하자 지난해 8월 소송을 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아파트 전세 ‘입도선매’ 입주 수개월전 계약 끝

    최근들어 아파트 전세도 ‘입도선매(立稻先賣)’가 늘고 있다. 신규 아파트 전세는 입주가 임박하거나 입주후 팔리는 것이 보통.그러나 교통여건이 좋고 경관이 뛰어난 아파트는 사정이 다르다.입주 몇 개월전부터전세 수요자들이 몰려 불티나게 팔리고 값도 상한가를 치고 있다. □인기 아파트가 입도선매된다/ 입주전 수요자들이 몰리는 아파트는 따로 있다.도심과 가깝고 교통여건이 좋으면 골조공사가 끝나기 무섭게 전세 수요가따른다. 경관이 뛰어난 아파트도 입주전부터 전세문의가 잇따른다.갑자기 전세수요가 늘어난 지역에서도 입주 몇개월전부터 거래가 활발하다. 대표적인 아파트가 서울 남산타워와 대치동 삼성 아파트.오는 6월 입주예정인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워 아파트(5,150가구)는 지난해말부터 전세거래가 활발하다.전세값도 많이 올랐다.26평형의 경우 2월에는 9,000만원을 주면구할 수 있었지만 4월 들어서는 1억∼1억1,000만원으로 뛰었다. 지하철 3호선 약수역과 오는 10월 개통예정인 6호선 버티고개역이 가깝고남산을 바라볼 수 있어전세 수요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버티공인중개사 신상철사장은 “전세매물이 거의 소진됐다”며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와값이 상대적으로 싼데다 입지여건이 뛰어나 수요자들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7월 입주예정인 대치동 삼성아파트(960가구)도 분양권 전매와 함께 전세수요가 몰리고 값도 강보합세를 띠고 있다.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벤처기업이 크게 증가,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월초 입주하는 강동구 암사동 선사 현대아파트(2,938가구)도 인기다.대단지여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데다 지하철 8호선 암사역이 걸어서 5분거리이고 올림픽고속도로를 쉽게 이용할 수 있고 한강변에 위치,높은층은 한강도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붙어있는 광나루 삼성아파트(690가구)는 입주시기가 오는 11월이지만 벌써부터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중구 중림동 서울역 뒤 삼성 아파트도 오는 11월이 돼야 입주가 시작되지만분양권과 함께 전세도 이따금씩 거래되고 있다.도심 아파트인데다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아파트이기때문이다.서대문구 홍제동 임광아파트 주변중개업소에도 벌서부터 전세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입도선매 원인은/ 도심 새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하는 수요자가 늘었기 때문.남산타워나 중림동 삼성아파트가 대표적인 경우다.수요가 갑자기 증가한 곳에서는 전세구득난을 피해 미리 전세를 얻기위해 입도선매가 이뤄진다.대치동 삼성아파트가 여기에 속한다.야근을 많이하는 벤처기업 직원들이 직주근접(職住近接)형 아파트를 선호하면서 이 일대 아파트 전세가 동이 났기 때문이다. 또 전세 수요자들이 전세물건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는 새 아파트는 값이저렴할 것이라고 판단,전세계약을 서두르는 것도 한 원인이다. 류찬희기자 chani@
  • 예산실 ‘금녀의 벽’ 무너졌다

    ‘금녀(禁女)의 성’ 기획예산처 예산실의 문이 마침내 열렸다.8일 감사법무담당관실에서 예산실 예산총괄과로 자리를 옮기는 장문선(張文銑·28·행시 39회)사무관이 맨처음 ‘입성’하게 되는 주인공이다. 가정이나 기업과 달리 정부의 살림,즉 ‘예산’은 줄곧 남성들의 몫이었다. 지난 61년 경제기획원이 출범한 뒤로 39년간 예산실엔 기능직을 빼곤 단 한명의 여성도 발을 들이지 못했다.단지 업무가 과중하다는 이유에서다.매년 10월2일까지 정부 예산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더운 여름철 휴가도 못가고 매일 야근을 해야 하는 격무를 여성이 맡기는 벅차다는것이다.관료사회의 오랜 남성 중심 관행이 빚어낸 또 하나의 장벽이었던 셈이다. ‘금녀의 벽’은 진념(陳념)장관이 앞장서 깼다.지난달 “정책개발에 남녀가 있을 수 없다.예산실에도 여성이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예산실장 등에게 전했고,이것이 장 사무관의 인사로 이어졌다. 장 사무관은 96년 임용돼 철도청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11월 예산처로 옮긴경력 4년의 ‘신출내기’다.파격적 예산실 입성으로 쏠리는 시선을 그는 “담담하다”는 말로 살짝 비켜났다.“기획예산처를 지원한 마당에 언젠가는예산업무를 맡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예산업무는 무엇보다 부처간,직원간 협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예산실의 첫 여성인 만큼 ‘여자이기 때문에’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경호기자 jade@
  • [올해 국정 어떻게] 건교부 국토정책국

    “과장님 그래도 생생하네요.며칠씩 야근을 하고도….체력이 좋으신 편입니다.” 21일 오전 8시50분.경기도 과천 정부 제2청사 4동 516호.건설교통부 국토정책국장방에 모인 국·과장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덕담 아닌 덕담을 건넨다.지난해 하반기부터 제4차 국토계획을 수립,발표하고 후속대책을 마련하느라 연일 야근을 하고 있는 국토정책국 직원들은 “힘은 들어도 새 천년의 국토비전을 제시하는 보람있는 일을 하기 때문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토정책국은 건교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중 하나인 국토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국토의 보전과 효율적인 이용에 관한 업무를 총괄적으로 관장하는 곳. 지난해 국토정책국에서는 새 천년을 맞아 새로운 국토운영전략과 청사진을담은 제4차 국토종합계획을 수립,올해초 공식 발표했다.국토종합계획은 헌법에 명시된 법정계획으로 국토 및 지역정책의 지침이자 국토발전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국토에 관한 최상위 국가계획이다. 제4차 국토종합계획은 21세기에 전개될 세계경제의 전면적 자유화,지식정보화,지방자치의 성숙 등 여건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국토비전과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수립됐다. 지난 97년 연구에 착수,2년여에 걸쳐 총 160여명의 석학들이 참여해 만든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관계기관 및 16개 시·도와 협의를 거쳐 이견을 조율했다.국·과장은 물론 실무자들까지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을 돌며 공청회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명실상부한 국민의 계획으로 확정했다.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국토정책국 직원들은 나날이 계속되는 야근과 고된작업에도 불구하고 한마음으로 21세기의 국토 청사진을 마련하는 작업에 동참했다. 최재덕(崔在德)국토정책국장은 “올해 우리 국의 중점 업무는 우선 제4차국토종합계획의 실효성 있는 집행을 위한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데 있다”며직원들을 독려했다.그는 또 대통령 신년사에서 ‘지역균형발전 3개년 기획단’을 설치하기로 함에 따라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종합적인 지역균형발전 3개년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했다.국제비즈니스업무단지 조성을 적극 검토하고,부문별로 분산추진되고 있는 SOC 종합투자조정계획을 올 상반기중에 수립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오늘도 국토정책국 직원들은 차가운 겨울 밤바람을 맞으며 퇴근길에 나서고 있다. 박성태기자 sungt@ *김윤기 건교부장관은 누구 김윤기(金允起)신임 건설교통부장관은 '탱크'라는 별명에 걸맞게 강한 업무추진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실무와 이론을 겸비,미래를 내다보는예측력 또한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64년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ROTC 2기로 임관,군생활을 마쳤다.그 영향때문인 듯 지금도 무인의 인상과 기질이 강하게 느껴진다. 제대후 한국감정원 근무를 거쳐 78년 한국토지공사 전신인 토지금고에 입사한 뒤 20여년동안 ‘토공맨’으로 한우물을 파면서 남긴 굵직굵직한 실적들이 이를 대변한다. 80년대초 토공 조사부장 시절 주택대란과 부동산투기를 예견,‘쓸데없는 일을 한다’는 주위의 비난을 무릅쓰고 별도 팀을 구성해 전국의 택지개발가능후보지를 물색했다. 이때 만든 택지현황조사서라는 방대한 문건은 이후 정부의 택지개발업무가 본격화되는 기초가 됐다. 김장관은 ‘탱크’‘카리스마’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면서도 아랫사람에게농담 한마디 하고 나서 얼굴이 붉어지는 순진함(?)도 갖고 있다.그는 조직의수장이 갖춰야 할 필수덕목인 과단성과 부하직원들과의 친화력으로 바탕조직을 이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환용기자 dragonk@
  • “야근후 자가용 퇴근 사고 업무상 재해 아니다”

    야근 뒤 자신의 승용차로 귀가하다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났다해도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李勇雨 대법관)는 4일 회사일을 끝내고 새벽에 승용차로 귀가하다 사고로 숨진 육모씨(사망 당시 30세)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등 부지급처분 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시,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이번 판결은 근무연관성보다는 승용차의 교통수단으로서의 보편성을 강조,본인과실을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사고가 업무상 재해가 되기 위해서는 회사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는 등 근로자의 출퇴근 과정이 회사의 관리하에 있어야 한다”면서 “비록 육씨가 회사에서 유류비를지급받고 개인차량을 구입할 때 보조비를 받았다 해도 육씨의 출퇴근 과정이회사의 관리하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육씨 유족은 건설회사인 B사 대전지점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육씨가 지난 97년 10월 거래처 구매담당 직원을 만나 판매영업 활동을 하고 승용차로 대전에서 논산의 집으로 가던 중 도로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숨지자 “출퇴근과정에서 사고가 난 만큼 유족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면서 소송을 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I)

    ◆이슬털기-편혜영상현이다. 이제 달은 차츰 차올라 만월이 되어 갈 것이다.그러다가 다시 조금씩 이지러지며 하현이 되고,그믐 사흘 무렵에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어 버릴 것이다.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달의 모습에 따라 시간을 측정한다지.나는 그들이 땅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이의 기준을 달로 삼은 것을 흉내 내듯이 상현이니까,음력 8일 경이로군,날짜를 헤아려 보았다. 예정일은 이제 겨우 오일 남았다.아기는 봉긋이 솟아오른 원피스 자락 밑에서 꼼짝 않고 양수에 폭 쌓여 있을 것이다.예정대로라면,아기는 만월이 되는 즈음에 태어날 터였다. 안방에서 징소리가 들려왔다.어찌나 크게 들리는지 대문가에 서 있었는데도귀청이 울릴 정도였다.굿이 시작된 모양이었다.마당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좁은 마루로 몰려 가고 있었다. 경칩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바닷가여서인지 유난히 밤바람이 차가운 곳이었다.나는 마당 구석으로 가서 휴대폰으로 집에 전화를 걸었다.무녀의 에에루하는 불분명한 소리가 들려왔다.굿이 시작되기 전에 남편에게 전화를 할 생각이었으나 나는 달만 쳐다보며 계속 시간을 미루고 있었다.남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어쩌면 요즘 들어 야근이 잦은 남편은 아직 회사에 있을지도 몰랐다.회사에 전화를 걸어볼까 하다가 나는 전화기를 그냥 가방 속에 넣어 버렸다. 어딜 간다고?산책을 다녀와 막 자리에 누운 남편에게 진도에 다녀오겠다고 말을 꺼내자남편은 못미덥다는 듯이 다시 물었다. 진도요. 당신이?왜?대학 선배가 죽었는데,고향집에서 굿을,안돼. 단호하게 말하고는 남편은 등을 돌려 버렸다.이내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남편의 구부린,그러나 단단해 뵈는 등을 보며 예정일이 일주일도 채 안남은 주제에 어딜 가겠다는 거냐고 큰 소리 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하긴,이 몸으로 진도에 간다는 것은 아무래도 말이 안된다고 진도에 가려던 마음을 접었다. 아침이 되자,나는 등교 시간에 늦은 꼬마처럼 어수선해져서 서둘러 남편을 출근시키고 다음날치 남편의 식사거리를 준비해 두었다.그리고 작은 가방에 하루치의 짐을 챙겨 수정과 함께 진도로 내려왔다.내려오는 동안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야지 하면서도,전화를 걸지 않았다.진도에 가는 것이 야유회라도 되는 듯 일부러 들떠 있는 수정과 나의 뻔한 거짓말을 깨고 싶지 않아서였다.진도에 가기 전이라도 내내 막대유리처럼 가늘고 위태로운 즐거움일지라도 누리고 싶었다. 들어 가자. 수정이 대문가에서 엉거주춤 선 채로 달이나 올려다 보고 있던 나를 끌어 마을 사람들을 헤집고 안방 문 앞에 세웠다.10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는데도,마을 사람들은 굿구경을 한다면서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마루가 사람들로 가득차고,마당도 벌써 반이나 사람들로 차올랐다.그의 동기며 선배들은 아직 아무도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하긴,서울에서 퇴근하고 예까지 오려는 생각이라면 자정이 넘어서야 도착할 것이었다. 영등살 축제 때문인지 해남에서부터 진도로 오는 길은 길게 밀려 있었다.수정과 나는 서두른다고 했는데도 8시가 넘어서야 진도대교를 건널 수 있었다.진도로 들어서는 길목 여기저기에 영등살 관광 안내 플래카드가 즐비하게 걸려 있었다.진도 대교 초입에 걸린 스피커에서는 축제 기간이어서인지 서어산에 지는 해애는 지고 싶어 지느냐아,나알 두고 가아는 이임은 가고 싶어 가느냐아는 진도 아리랑이 잡음과 함께 새어 나오고 있었다. 바닷길 갈라지는 것 본 적 있니? 아니. 갈라진 바닷길을 따라 한없이 걷다보면 이상하지,다시 물이 차올라도 이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아,어떤 때는 관리인이 계속 호각을 불면서 나오라는데도 안나가고 있다가 끌려 나온 적도 있다니까.바닷길로 영혼이 올라간다는 말이 맞는가봐,그래서 영등(靈登)이라고 부른다는거야. 그리고 수정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곧 입을 다물어 버렸다. 8시간 정도 차를 타고 오면서도 우리는 마치 어디 가까운 곳에 소풍이라도 가듯이 들떠 있었다.휴게소에 내려 남편에게 전화를 해야지 싶다가도 배를앞으로 불룩 내밀고 맛이 덜 밴 우동을 먹고는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다음휴게소에서는 망태기에 담긴 귤을 사 느릿느릿 까 먹기도 했다.해 지기 전에 진도에 닿거든 망금산 전망대에라도 다녀오자는 계획도 세웠다.다도해의 푸른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을 보면서 우리는정말 소풍이라도 온 듯 사진도 찍고 호탕하게 웃을 생각이었다. 나는 바닷물이 갈라지는 건 영혼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삭 무렵과 망 무렵에 달과 태양과 지구가 일직선으로 늘어서 조수 간만을 일으키는 힘이 강해져 해수면의 오르내림이 커지는 것 뿐이라고 대꾸할 생각도 없이,묵묵히 설설 휘감기며 흘러가는 울돌목 좁은 해협을 내려다 보았다. 아왕 임금의 굿이야 공심은 저라지요,소복을 입고 한지를 오려서 만든 넋전을 든 무녀가 징을 오른손으로 간간이 치면서,불쌍하신 최씨망자 부디도와주시어서,천도하게 하옵소서라고 큰 소리로 외고 있었다.그리고 굿거리 장단에 맞추어 잠깐 춤을 추다가 쌀알을 방안에 뿌렸다.무녀가 어기야청청 살이로구나라고 선창하자,그의 어머니와 시집간 두 누이가 무녀의 노래를 받아 후렴을 불렀다.나는 꼭 잡고 있는 수정의 손을 풀었다.굿판 정면에 병풍을 친 자리에 그의 한 벌 뿐인 양복이 걸려 있는 것이보여 울컥 눈물이라도 흐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그의 옷이 무녀가 덩실 팔을 들어 올리며 춤을 출 때마다 조금씩흔들렸다.수정이 입모양으로 어디가? 라고 물었으나 나는 대답 대신 어깨를 살짝 추어 올렸다. 마루를 내려 서려는데 아랫배가 묵진하게 내려앉는 느낌이 들며 허리가 끊어질 듯한 진통이 느껴졌다.나는 훅,가쁜 숨을 내쉬며,허리를 잔뜩 구부려 배를 감싸 안았다. 으윽,잇새로 옅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누군가 마루로 올라오며,오매,괜챦으요? 어깨를 잡아 주었다.그 소리를 듣고 수정이 얼른 내 곁으로 왔다.진통은 여진과도 같이 짧은 것이었음에도 내 얼굴에는 식은땀이 잔뜩 배어나 있었다. 방에 들어가 숴야지,큰 일 나것네,아,기환이랑은 어찐 사인데 그 몸해서 여글 왔다요? 동네 아주머니인지 수정의 곁에서 나를 부축해 방에 눕혀주며 물었다.기환의 방이었던 것 같았다.어떤 사이냐고? 나는 앉은뱅이 책상 하나와 작은 옷장이 하나 있을 뿐인,주인을 잃은 지 오래인 그것들을 찬찬히 돌아보았다.수정이 내게 베개를 받쳐주며,대학 친구예요,짧게 대답하자,아 그라요,그럼 서울서 왔겠구만,어찌게 이렇게 아파서 어쩐다요,아줌마가 걱정해 주다가 좀 쉬소,난 굿구갱 갈라요,아프면 또 부리오,하고는 마루로 나갔다. 너 정말 괜챦니? 여기서 애 받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나는 그의 책상 위에 꽂혀 있는 책의 제목을 읽고 있었다.진통은 이미 간질병 환자의 발작처럼 진땀만 남겨 놓고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선배 방이었나봐,저 책들이 그대로 있네. 수정이,내 눈을 따라 책상을 쳐다보다가 말했다. 저 인형 봐라,사내 방에 왠 인형이라니. 수정이 쿡,웃음을 터뜨렸다.책상 한 끝에는 털에 잔뜩 때가 묻어 있는,본래는 보솜거리는 털로 덮혀 있었던 누런 곰인형 하나가 앉아 있었다.인형은,기환선배가 내게 사준 것을 내가 다시 그에게 보낸 것이었다.그가 자기 아이에게 털이 보숭한 곰인형을 사주고 싶었다고 편지와 함께 인형을 보내왔다.나는 그 인형을 곧 반송시켰다. 그는 나와 동기였던 은미의 애인이었다.은미는 예쁘고 영리했지만,그것보다는 자기가 상처 받는 걸 두려워해서 복잡한 상황을 쉽게 포기해 버리는 겁장이였다.나는 집요하게 그에게 매달렸다.그는 남자로서보다는 내 선배였기 때문에 단호하게 내 마음을 버리지 못했다.그가,떠나버린 은미 때문에 괴로워하며 잠결에도 은미야 사랑해,내가 잘못했어,중얼거리던 때에 나는 덜컥 그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 임신했다는 말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그를 만나던 날,그는 무슨 말인가 하려고 하다가 곧 입을 다물고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선배,우리 결혼해요.서툰 연극배우의 과장된 대사같은 그 말을 하고 나자,기환은 금방 멍한 표정이 되었다.그러다가 점점 그의 속내를 복사하는 것처럼 표정을 일그러뜨리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휘청,현기증이 인다는 듯이 몸을 기울기도 했다.나는 그런 그의 반응에 불끈 화가 치밀어 뒤따라 나가 길거리에서 그를 맘껏 패주었다.학교 근처였고 간혹 우리를 아는 사람들이 지나가며 지은아,왜 그래,그러지마,선배 저리 좀 가세요,말리기도 하였으나,그는 피하지 않았고 나는 계속 그를 후려쳤다.그를 향해 가방을 휘두르면서,문득 나는 내가 왜 그를 때리나,그는 왜 내게 맞고 있지,하는 의문이 생겼고,그러자 내가 임신을 한 것이나,우유부단하여 망설임만 많은 그나,다 불쌍하게 느껴졌고,모든 일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쉽게 여겨져서 때리는 것을 관두었다. 집에 돌아오니 그에게서 편지가 와 있었다.나는 편지 겉봉에 쓰여진 하지은이라는 내 이름을 불길하게 쳐다보며 봉투를 뜯었다. 사하라 사막 남부에 있는 부르키나파소의 구르마 지역에 사는 종족들은 사람이 죽으면 2,3 개월 동안 매일 밤 북소리와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거야. 그러나,이런 긴 장례의식을 지내는 동안에도 주민들은 낮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해,옥수수를 심으며 웃기도 하고,떼지어 사냥을 나가 큰 짐승 포획에 성공했을 때에는 기쁨에 찬 커다란 함성을 지르기도 하지.낮동안 구르마족마을에는 마른 풀이 벌판 한복판에 우수수 부서져 내리는 소리나,수수 찧는소리,혹은 떼지어 놀고 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지.그렇게 낮 시간을 보내고 밤이 되면 횃불을 밝히고 북을 치기 시작해.그들은 조금도 슬퍼하지 않고 춤을 추며 신의 품으로 돌아간 죽은 이를 추억하는거야.너 역시 평범하고 일상적인 낮시간을 보낼수 있을꺼야,밤이 되면,잠깐 나를 그리워할지도 모르겠지만,그것은 슬픈 일이 아니라 추억해야 할 일이야.지은아,너를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다.행동이 부족한 나는 생각만 많았지,한 번도 단호하지 못했구나.네 곁에 있을 수 없다.그렇다고 네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처럼 은미에게 돌아가려는 것도 아니다.단지,혼자 있고 싶다. 나는 편지를 갈갈이 찢고 그 길로 택시를 타,그의 자취집으로 갔다.찢은 편지를 손에 꼭 쥐고 자리에 누워 그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그는 사흘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고,나는 여전히 그의 방에 누워 있었다.가끔 화장실만 들락거렸을 뿐,돌아 눕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아무 것도 먹지 않으니 힘이 없어 움직일 수도 없었다.나흘째 되던 날 밤에 그가 잔뜩 술이 취해서 친구들을 데리고 현관문을 들어서는 소리가 들렸다.덜컹거리며 그가 문을 여는데도 나는 이미 돌아볼 힘마저 없어 멍하니 천장을 보고 누워 있었다.그가,잔뜩 술 냄새를 풍기며 뛰어 들어와 나를 안아 일으켰다.나는 손에 쥐고있던 찢은 편지를 그에게 뿌렸다.내 선배이기도 한 그의 친구들이 들으라는 듯이 나는 개새끼 내 애기가 죽으면 너도 죽을 줄 알아,있는 힘껏 소리쳤다. 그가 애기? 너 애기라고 한거야? 물으며 나를 들쳐업고 병원으로 뛰어 갔다. 밖에서,아가씨 좀 보소,서울서 대핵교 친구들이라고 안 왔소,하는 아낙의 목소리가 들려 수정이 밖으로 나갔다.어머 선배 왔어요,아는 체 하는 수정의 목소리가 들렸다,상대의 목소리는 또렷이 들리기는 했으나 누군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여기 있었니?누군지 알 수 없는 상대방이 물었다.수정이 응,굿보다가 잠깐 여기 있었지.누구랑? 상대가 물었다.수정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아마 수근거리며 글쎄 지은이가 다 왔다고,진통이 나서 방에 누워 있다고 조심스럽게 대꾸하는 것 같았다.그리고는 상대방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대화가 한참 이어지다가,그럼 이따 봐,하는 수정의 목소리가 들렸다.곧 수정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이미 진통의 여운도 가시고,주인을 잃은 지 오래인 빈 방에 더 누워 있기가 뭣해서 나가려던 참이었다. 마루에 굿상이 차려져서정신 없을텐데,괜챦겠어? 수정은 누가 왔다는 말은 하지 않은 채,나를 부축해 마루로 나갔다. 상청 앞에 무녀가 혼자 장고를 치면서 오구풀이를 부르고 있었다.마당의 구경꾼들까지 죄다 마루 앞에 몰려 있었다.시간은 이미 자정에 가까웠다.바리데기가 마침내 아버지를 살려내는 대목에서 구경꾼들이 모두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오구풀이를 끝낸 무녀가 징을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으로 간간이 치면서 최씨 망제 어서 오소,큰 목소리로 청하고는 가족에게 상청에 제사를 올리라고 했다.망제요 망제요 불쌍코 초라한 최씨망제여 무신 나이 많아여 망제란 웬말이뇨 무녀가 소리하자 그의 둘째 누이가 참았던 오열을 터뜨렸다.큰 누이는 상에 술을 올리고 향을 피운 후 젓가락을 올려 대접하고 절을 했다.절을 하는 동안 무녀는 망자의 넋을 넋상자에 담았다.수정이 훌쩍이며 울음을 터뜨려 나는 손을 꼭 잡아 주었다.그의 큰 누이와 사촌 형제들의 오열 섞인 제사가 끝나자 무녀는 오구시루에서 명실 복실을 꺼내어 손가락에 감으면서 최씨망제 오늘 이 굿 받으시고 극락세계 가십시다 가아족들 모두에게 추욱원을내리인후 거리거리 인정쓰고 염불하며 가십시다,크게 소리한 후 나무아미타불을 고인들과 함께 부른 후 굿을 마당으로 내렸다. 나는 이번에는 소란해진 마당을 피해 아까 나왔던 방으로 들어가 집에 다시 전화를 했다.벨이 여러 번 울렸으나 남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어쩌면 남편은 밤 산책을 나갔을지도 몰랐다. 남편의 산책은 신혼 초 아파트에 이사온 후부터 계속되었다.아무리 피곤해도 남편은 산책을 그만두지 않았다.그가 아직 주임이 되기 전이었고,그의 부서에 갑자기 금액이 큰 해외 거래처가 생기기 전이라 야근을 하는 일도 없던때였다.남편은 초저녁에 불과한 시간이면 어김없이 퇴근해서 돌아왔다.나는남편과 식어 있는 찌게를 조금 데워 싱거운 계란찜을 반찬으로 함께 저녁을먹었다.남편은 너무 뜨거운 국물은 먹지 않았고,간이 덜 밴 듯 싱거운 음식을 좋아했다.나는 맹탕이나 다름없는 계란찜을 젓가락으로 떠내느라 식탁에흘리면서,평생 싱거운 계란찜을,입을 델까 주저할 염려도 없이 먹고 살꺼라는예감으로 잠깐 우울해 하기도 했다. 설거지를 하는 동안 남편은 9시 뉴스를 보면서 그날치 조간 신문을 읽었다.뉴스가 끝나고 대충 훑어보는 신문 읽기도 끝나면 남편은 막 공사가 시작된아파트 단지까지 산책을 나갔다. 왜 산책을 나가세요?어느 날은 선을 보고 한 달만에 결혼한,아직도 낯설기만 한 남편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마당에서 들려오는 고양이 소리를 들으면 불길이 확확 치솟는 것 같아 아침나절의 선잠처럼 얕은 잠을 자게 돼.당신은 신경쓰지 말고 그냥 자도록 해. 날 기다릴 필요도 없고 마중을 나올 필요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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