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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논의 재개…야당서 “최순실에게 지시받았냐” 비판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논의 재개…야당서 “최순실에게 지시받았냐” 비판도

    국방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 논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야권은 “일본 군국주의 망령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군사적으로 일본과 손잡겠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국방부는 국민을 또다시 분노하게 할 협정 추진을 중단하라. 야권 공조를 통해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 협정은 이미 4년 전 이명박 정권에서 추진하다 국민의 거센 반발에 무산된 것”이라며 “아직 과거사는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36년간 일본군의 군홧발에 무고한 사람이 유린당하고 희생됐지만 무엇이 개선됐느냐”고 반문했다. 우 원내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도 “협정 체결은 국민 정서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며 “국방부가 지금 눈치도 없이 왜 이런 걸 꺼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도 “비정상적인 걸로 봐서 최순실에게 지시받은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부는 북핵에 공동대응하기 위해서라지만 지금도 한미 군사보호협정을 통해 (일본과)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며 “일본과 직접적인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는 건 일본 군국주의 망령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위안부 졸속 합의로 국민적 분노가 여전한데 정부가 왜 임기 후반기에 이런 일을 추진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일본 아베 정부의 개헌과 동북아 진출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는 말인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교과서 뉴라이트 ‘건국절’ 삽입 강행…교육부 “비판 납득 어렵다”

    국정교과서 뉴라이트 ‘건국절’ 삽입 강행…교육부 “비판 납득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역사교과서에 뉴라이트 사관의 ‘건국절’ 삽입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다음 달 28일 공개되는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대사 단원에는 1948년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아닌 ‘대한민국 수립’으로 표현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일부에서는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쓰면 건국절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사관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비판하지만 이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새로운 교과서에는 기존 검정 교과서보다 임시정부에 대해 더욱 자세하고 충실하게 기술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지난 24일 국방부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1944년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45년 광복군에서 활동했다”며 ‘만주군 장교’였던 박정희를 ‘독립군’으로 둔갑시키기도 했다. 앞서 한국독립유공자협회, 광복군동지회, 민족대표33인유족회, 임정기념사업회 등 180여개 독립운동유관단체들은 지난달 6일 ‘건국절반대 독립운동단체연합회’를 결성하고 성명을 통해 건국절 법제화를 추진할 경우 향후 모든 독립운동 기념식에 불참하고 건국공로훈장을 반납하는 등 결사반대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들은 “건국절 제정 논란에 숨어있는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인 음모는 친일 반민족행위자 처단을 하지 못한 해방정국에서 정부수립에 대거 참여한 친일민족반역자들을 건국유공자로 만들어 민족반역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역사 쿠데타로 이것은 있을 수 없는 폭거”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야권도 박 대통령이 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실에서 만든 친일미화 국정교과서는 절대로 학생들에게 배포할 수 없다며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하야” 요구 확산…실제로 하야하면 국정 시나리오는?

    “박근혜 하야” 요구 확산…실제로 하야하면 국정 시나리오는?

    정치권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와 대학가, 교수들까지 ‘비선 실세’ 최순실 의혹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고 하야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박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은 많지 않다. 야권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은 하야 또는 탄핵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만약 박 대통령이 하야할 경우 국무총리가 대통령직을 대행한다. 헌법 71조에서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하야할 경우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이다. 황 총리가 사퇴했을 경우 대통령이 지명하는 국무위원이 권한대행을 맡는데, 지명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조직법 26조에 따라 기획재정부 장관, 교육부 장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의 순으로 권한대행을 맡는다. 즉 총리가 없으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차기 대통령 선출은 대통령 하야가 이뤄진 날로부터 60일 안에 해야 한다. 만약 박 대통령이 이른 시기에 하야할 경우 내년 1월에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대선에 출마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통령 국민소환 투표 수용하라” 베네수엘라 100만여명 반정부 시위

    “대통령 국민소환 투표 수용하라” 베네수엘라 100만여명 반정부 시위

    수감 중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의 부인 릴리안 틴토리(오른쪽 두 번째)가 26일(현지시간) 카라카스에 모인 반정부 시위대를 격려하며 국기를 흔들고 있다. 이날 수도 카라카스를 포함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국민소환 투표의 조속한 진행을 촉구하며 학생과 야당이 주축인 반정부 시위대 100만명 이상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시위 과정에서 최소 20명이 다치고 39명이 체포됐다. 카라카스 EPA 연합뉴스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與 “상설 특검해야” 野 “靑 연루… 셀프 특검 말이 되나”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與 “상설 특검해야” 野 “靑 연루… 셀프 특검 말이 되나”

    형식 놓고 ‘상설’ vs ‘별도’ 팽팽 朴대통령 수사 여부 최대 쟁점 與 “재임중 형사 소추 받지 않아” 野 “조사받지 말라는 뜻 아니다” 수사 기간 등 입장 차 난항 예고 최순실씨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국회의 ‘특별검사’ 도입 논의가 시작부터 진통을 낳고 있다. 여야가 진상 규명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보다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한 수싸움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된다.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국회에서 만나 ‘최순실 특검’ 도입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협상은 1시간 만에 결렬됐다. 여야는 1차 관문 격인 특검 형식에서부터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만 달렸다. ●국민의당 “대통령이 진상부터 밝혀라”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들이 신속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바라기 때문에 2014년 여야 합의로 만들어 놓은 ‘특검 임명법’을 통해 최소 10일 이내에 최대한 빨리 특검을 발동해야 한다”면서 “야당이 요구하는 별도 특검은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고 특정 정파에 치우친 특검은 정치 공세 대리인밖에 안 된다”며 현행 특검법에 규정된 ‘상설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될 수도 있는데, 대통령의 ‘셀프 특검’으로 과연 진실 규명에 도달할 수 있겠느냐”며 특별법 제정을 통한 ‘별도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저희 당이 특검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라면서 “국면전환용 특검은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에 검찰 조사를 조금 더 지켜본 뒤 특검을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스스로 진상을 밝힌 뒤 자신을 포함해 철저히 수사하라는 지시를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검 형식에 대해선 민주당의 주장에 동의했다. 여당이 상설 특검을, 야당이 별도 특검을 주장하는 이유는 ‘자기편’ 인사를 특검으로 임명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상설 특검은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 국회 추천 4명(여야 각 2명) 등 7명의 특검후보자추천위원회가 특검 후보자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3일 이내에 그중 한 명을 특검으로 임명한다. 따라서 여권 인사가 특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 이득 위한 수싸움” 비판도 반면 별도 특검은 여야의 협상을 통한 특별법 제정으로 발동되기 때문에 ‘여소야대’ 국면에선 아무래도 야권 인사가 특검으로 임명될 여지가 많은 편이다. 결국 특검 형식 공방은 여야의 특검 후보자 추천권 쟁탈전인 셈이다. 수사 기간에도 차이가 난다. 상설 특검은 최장 90일간 활동이 가능하지만 별도 특검은 여야 합의로 기간이 정해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사 기간이 훨씬 더 길어질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킬지 여부도 접점을 찾기 힘든 쟁점이다. 여당 지도부는 ‘대통령은 재직 중에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규정을 앞세워 “박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 지도부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 조사까지 받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제한되면 특검은 변죽만 울리다 끝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뉴스 분석] 與도 野도 학계도 ‘거국 중립내각’ 요구… 대통령 탈당과 권력 내려놓기 전제돼야

    대통령 令 서지 않고 신뢰 바닥 “중립 총리가 국정을” 의견 봇물 노태우 前대통령 임기말 시행 대선 1년여 앞둔 현재는 미지수 최순실씨가 ‘비선 실세’로 드러나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하야 요구가 거센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특정 정당을 배경으로 하지 않는 ‘거국 중립내각’ 없이는 혼란의 정국을 수습할 수 없다는 의견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거국 중립내각을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이) 당적을 버리고 국회와 협의해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하십시오”라는 글을 올렸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도 27일 의원총회에서 “대통령 권한을 최소화하고 여야가 합의해 새로 임명된 총리가 국정을 수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에서도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거국 중립내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이날 개헌 토론회에서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거국 중립내각이 구성돼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정병국, 하태경 의원도 거국 중립내각에 뜻을 같이했다. 여당 대선주자로 꼽히는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날 라디오에서 “여야를 넘나드는 협치가 가능한 분을 총리로 여야가 함께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거국 중립내각이 거론되는 데는 박근혜 정부의 추동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정에 최순실씨가 관여한 게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나면서 정부 부처에 대통령의 ‘영’(令)이 서지 않게 됐고 국민들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혼란을 막기 위해 거국 중립내각을 만드는 대통령의 마지막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야 합의 추천으로 합리적이고 중립적인 총리를 임명해 대선 전까지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를 관리하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하는 데 현실적인 문제도 거론된다. 박 대통령이 당적을 버려야 하고 권력을 내려놓겠다는 의지가 전제돼야 한다. 1992년 노태우 대통령이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한 시점은 12월 대선을 2개월 앞둔 10월이었다. 현재 대선이 1년 2개월이나 남은 상황에서 거국 중립내각으로 대선 정국을 관리하는 것을 박 대통령이 용인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거국 중립내각에 대해 “우리나라를 시험대상으로 되게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靑 이르면 내주 인적쇄신… 우병우·안종범 교체될 듯

    안종범 “최순실·더블루케이 몰라” 박지원 “朴대통령, 재벌회장 불러 미르·K스포츠 협조해 달라 요청” 靑 “관저로 총수들 부른 적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 국정 개입 파문과 관련해 이르면 다음주 초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인적 쇄신에 대해 “박 대통령이 현재 심사숙고 중”이라면서 “후임자 인선과 앞으로의 정국 운영 방향을 고민해 보고 결정을 내린다면 다음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인적 쇄신 대상으로는 정치권으로부터 경질 요구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 최씨 파문 연루 의혹을 받는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함께 청와대 비서진을 대표하는 이원종 비서실장이 상징적 차원에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연설문 유출 파문에 연루된 정호성 부속비서관도 교체 대상에 올라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정 비서관을 포함해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 이른 바 ‘문고리 3인방’을 한꺼번에 교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들 중 안 수석은 이날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 소유의 더블루케이 사업에 자신이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해 “기본적으로 난 최순실이니 더블루케이니 전혀 모른다”고 반박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 쇄신 내지 야권에서 요구하는 거국 중립내각 제안에 대해서는 이날 현재까지는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론과 사태 추이에 따라서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황 총리는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다소 비켜 있는 입장 아니냐”면서도 “대통령께서 깜짝 카드를 쓸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관저에 재벌 회장을 불러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사업계획서를 보여주면서 ‘협조해 달라. 전화가 갈 것’이라고 했다는 생생한 증언이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어떤 기업인도, 그 어떤 누구도 대통령이 이렇게 협조를 요청하면 거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면 청와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이 (회장 재벌들에게) 전화를 해서 돈을 갈취하고, 더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그런 사실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했고, 안 수석도 “대통령께서 관저로 재벌 총수들을 부른 적 없다”면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특검의 형태, 시기, 수사 범위 등을 놓고 협상을 시작했지만 특검의 형식에서부터 이견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상설특검’을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별도 특검’을 요구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거국내각 구성 촉구…야당 잠룡 이어 새누리 비박계 의원들도 가세

    거국내각 구성 촉구…야당 잠룡 이어 새누리 비박계 의원들도 가세

    대한민국이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박근혜 정부가 국정운영에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정치권에서는 수습을 위해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거국내각이란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 여야가 각각 추천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내각을 꾸리는 것을 말한다.그동안 대통령의 힘이 빠지는 임기 말이나 권력형 게이트로 국정운영이 흔들릴 때 거론돼온 해법이지만 실제로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최순실 의혹이 점점 커지자 야권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고, 여기에 여당 의원들 일부도 가세하면서 앞으로 사태의 전개방향과 맞물려 논의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이번 사태로 대통령이 국정을 추진할 동력이 약화되면서 야당의 협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고 거국중립내각론을 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6일 오후 발표한 긴급성명에서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당적을 버리고 국회와 협의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강직한 분을 국무총리로 임명해 국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라”며 “거국중립내각의 법무부 장관으로 하여금 검찰 수사를 지휘하게 하라. 대통령이 그 길을 선택한다면 야당도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은) 비서진 전면교체와 거국중립내각을 신속하게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도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최씨 의혹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며 “새로운 내각은 대통령 마음대로 짜지 말고 위기에 처한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각 분야 대가들을 불러 거국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권에선 비박계 중진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야당에서 내각 총사퇴 후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질문에 “그것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최순실 사건과 함께 정부와 당까지 패닉 상태가 되면서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며 “국회와 국민의 지지를 받는 거국내각 구성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총리, 부총리 수준의 거국총리단 구성은 민심 수습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국중립내각이 정치권에서 해법으로 제시되는 이유는 최순실 파문으로 박 대통령이 사실상 레임덕 상황에 빠져들고 권위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만큼 1년 이상 남은 임기동안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당적인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특히 여소야대 국회상황에서 야당과의 실질적인 협치만이 국정을 굴러갈 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거국중립내각이 구성될 경우 새누리당 탈당도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러나 거국중립내각 주장이 확산되자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 국가를 시험에 맡길 수 없으므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황총리는 또 “국민이 힘을 모아서 이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방법이 무엇이 되겠는지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거국내각은 실험되지 않은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치권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거국내각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박승희 교수 등 성균관대학교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거국내각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 파문’에 대선잠룡 테마주 들썩

    유승민株 대신정보 21% 뛰어 야권 문재인·안철수株 상한가 반기문 관련주는 줄줄이 하락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 파문으로 차기 대선 잠룡들의 테마주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26일 코스닥 시장에서 새누리당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유승민 의원의 테마주 대신정보통신 주가는 21.35%나 급등했다. 장 초반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 의원의 또 다른 테마주인 삼일기업공사도 9.31% 올랐다. 대신정보통신과 삼일기업공사는 대표이사가 유 의원의 위스콘신대 박사 학위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꼽힌다. 유 의원은 지난해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박 대통령과 대립한 뒤 탈당과 복당을 오간 비박계 잠룡이다. 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 의원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테마주 고려산업 주가는 상한가를 쳤고, 우리들휴브레인(13.17%)과 우리들제약(7.22%) 등도 일제히 올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창업하고 최대주주인 안랩 주가 역시 6.18% 상승했다. 차기 대선이 야권에 유리해졌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여권 유력 대선 후보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테마주 지엔코는 17.14%나 떨어졌으며 씨씨에스(-12.18%), 성문전자(-11.89%), 광림(-9.69%), 휘닉스소재(-6.2%) 등도 줄줄이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국제유가 급락과 어수선한 정국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겹쳐 23.28포인트(1.14%) 하락한 2013.89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4.66포인트(0.73%) 떨어진 635.51에 문을 닫았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野 “靑비서실 전면 쇄신하라” 파상공세

    추미애 “최씨 ‘8선녀’ 모임 엽기”… 하야·내각 총사퇴 언급은 자제 박지원 “감동 어린 자백이 우선”… 국민의당 오늘 의총서 대책 논의 야권은 26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특별검사 도입과 청와대 비서실의 전면 개편을 촉구하며 거세게 밀어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하는 대통령 하야나 탄핵, 내각 총사퇴 등의 언급은 자제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특검 추진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비롯해 ‘문고리 3인방’의 해임을 포함한 청와대 전면 쇄신을 당론으로 정했다. 다만 특검 추진 시기와 관련해서는 이날 특검을 수용한 여당과의 협의 결과에 따르기로 했다.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예정된 예결위와 상임위 등의 일정을 충실히 진행해 관련 내용에 더 가까이 간 뒤 특검과 국정조사 등 전방위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며 “향후 드러나는 사태 전개에 따른 점검 대응을 기민하게 하면서 당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은 이번 특검 수용을 당장의 어려움을 피해 가려는 수단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특검 추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진실을 아는 두 사람인 박근혜 대통령은 법에 의해 형사소추가 불가능하고 최순실은 해외 도피로 인터폴에 수배하더라도 통상 1년 이상 소요돼 사실은 밝혀지지 않고 시일은 흘러간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감동 어린 자백과 비서실장, 민정수석, 문고리 3인방 해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27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 인터넷 등에서 거론되고 있는 대통령 하야나 탄핵 등은 너무 앞서 나갔다는 게 야권의 중론이다. 하야와 탄핵 등을 주장해 정쟁에 휘말릴 수 있고 만약 국정 공백이 발생해 이에 따른 혼란이 커지게 되면 야당에 책임을 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약 1시간 반 동안 이뤄진 민주당 의총에서는 최근 복당한 7선의 이해찬 의원과 설훈, 민병두, 송영길 의원 등 중진과 초선 의원들이 치열하게 의견을 쏟아 냈다. 추미애 대표는 “(최씨가) 비밀 모임인 ‘8선녀’를 이용해 막후에서 국정 개입은 물론이거니와 재계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엽기적인 보도마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8선녀로 여성 기업인과 재력가, 교수, 대기업 오너의 아내 등 구체적인 인사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거국 중립 내각’ 구성 요구까지 나왔다. 문재인 전 대표는 긴급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은 당적을 버리고 국회와 협의해 거국 중립 내각을 구성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강직한 분을 총리로 임명해 국정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라”고 제안했다. 한편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의 비선 실세 보고 의혹이 사실이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2014년 7월 7일에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박영선 의원이 국정을 걱정하는 고위 관계자로부터 얘기를 들었다며 정호성 부속비서관과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밤에 번갈아 최순실씨 소유로 보이는 강남의 건물로 서류 보따리를 싸 가지고 간다는 사실에 대해 이 총무비서관에게 질의하는 영상이 이날 공개됐다. 당시 이 총무비서관은 이를 부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朴 대통령 “與 요구안 심사숙고 중”…참모진 정리할까

    朴 대통령 “與 요구안 심사숙고 중”…참모진 정리할까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최순실씨 국정개입 의혹으로 인한 정국 혼란을 수습할 후속 조치 마련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대대적인 인적 개편은 물론 박 대통령의 탈당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청와대 비서진 전면교체를 정식으로 촉구했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도 김재원 정무수석을 통해 청와대 수석 참모진과 내각의 ‘대폭적인 인적쇄신’을 박 대통령에게 공식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새누리당 요구를 전달받은 뒤 이정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의 최고위 입장을 들었다”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당의 제안에 대해서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대표가 전했다. 후속 조치와 관련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전날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었지만 여러 견해가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수석 이상 참모들이 일괄 사표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다른 참모는 “난파선에서 배를 버리고 떠나자는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아울러 대안 없이 참모진이 일괄 사퇴하면 ‘최순실 사태로’ 레임덕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국정 공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기를 1년 4개월 남기고 최악의 스캔들에 휩싸인 ‘박근혜호’에 올라탈 인재들을 구하기 쉽지 않은 데다 후임 인선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더라도 교체 폭이 크다면 안정적인 국정 마무리를 기대할 수 없다는 논리에서다. 또한, 박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본인의 책임이라고 판단해 참모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어렵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해법 마련에 더욱 고심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은 ‘나의 잘못 때문에 참모들을 자른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인식”이라며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고민이 더욱 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대폭적인 인적 쇄신을 공식 요청하고 야당과 일반 여론의 압박도 거센 만큼 박 대통령이 심사숙고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따라서 이 비서실장을 비롯해 각종 의혹으로 야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우병우 민정수석, 정호성 부속비서관 등 3∼4명 정도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절충론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더라도 해당 참모들에 대한 박 대통령 의존도가 높아 결단을 내리기까지는 시일이 다소 걸릴 것이 유력하다. 대체자를 물색하는 데 걸리는 기간까지 고려하면 빨라도 주말 이전에는 인적쇄신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 요구사항은 아니지만 여당 내에서 점차 표면화하는 박 대통령의 탈당카드도 주목된다. 다만 지금 곧바로 탈당하면 현 정권이 1년 이상 ‘식물정부’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 내에서는 탈당은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장의 탈당카드는 받아들일 수 없다. 탈당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말의 부메랑/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말의 부메랑/강동형 논설위원

    부메랑은 호주의 원주민들이 사냥이나 전쟁 때 사용한 도구다. 부메랑의 생김새는 다양하지만 목표물에 명중시키지 못한 부메랑은 되돌아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제자리로 돌아오는 부메랑은 종종 던진 사람에게 치명적인 무기로 돌변한다. 이러한 현상을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부메랑 효과라고도 한다. 우리는 의도했든 안 했든 수많은 말과 글, 과거의 행위들이 침묵의 공간을 떠돌다 부메랑이 돼 돌아와 난처한 입장에 놓이는 사례를 수도 없이 목격하게 된다. 아마도 성인들이라면 한번쯤 이러한 일들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그만큼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인 까닭이다. 특히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한 요즘에는 과거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고 디지털 주홍글씨로 남아 있다가 언젠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언론에서 최순실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마치 수사기관처럼 들춰내는 것도 지워지지 않는 디지털 기록 때문이다. 장자는 일찍이 ‘남을 비방하는 것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화살’이라고 말했다. 우리 속담에서 남을 비방하는 것을 빗대 누워서 침 뱉기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의미의 다른 표현이다. 아들과 딸을 키우는 부모들은 ‘도둑’과 ‘화냥’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특히 정치인들은 말을 너무 함부로 한다. 언젠가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중에도 없다. 미국이라고 다를 건 없는 것 같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트럼프는 음담패설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스스로 목을 조이고 있다. 차기 유력한 대통령 후보 중 한 명인 문재인 전 대표도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사실이라고 강조하는 회고록에 담긴 내용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잘 알지 못하는 사실을 사실인 양 해명했다가 스타일을 구겼다. 그는 국정감사에서 최순실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것을 좋아했다는 언론 보도를 확인하는 질문에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런데 최씨가 사용하던 컴퓨터에서 대통령 연설문이 쏟아져 나와 할 말을 잃게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10년 전에 한 말이 부메랑이 돼 개헌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후보 중 한 명이었던 박 대통령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중임 원포인트 개헌 제안에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말로 개헌의 싹을 잘랐다. 이 말을 전한 사람이 당시 언론 특보였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였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이번에는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말을 패러디하며 개헌의 순수성을 비판하고 나섰다. 말은 자신을 드러내는 표현 수단이다. 말이 부메랑이 됐을 때는 합당한 해명과 진정한 사과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시론] 개헌 성공의 조건/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

    [시론] 개헌 성공의 조건/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

    개헌의 판도라 상자가 드디어 열렸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의외의 곳에서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론을 제기했다. 느닷없는 개헌론에 야당은 당황하는 듯 보인다. 야권은 “현 정권의 비선실세 의혹을 덮기 위한 정략적인 방탄 개헌 추진”이라면서 “박근혜표 개헌은 안 된다”고 반발했다. 물론 개헌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은 꾸준했고 ‘20대 국회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 회원은 개헌선인 200명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교착과 대립, 무책임 정치의 제도적 틀이 바뀌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진행될 개헌 논의의 쟁점은 무엇일까. 첫째, 개헌 논의의 주도자다. 대통령이 주도해야 할까. 아니면 국회가 주도해야 할까. 대통령의 연설을 보면 개헌 논의는 대통령이 주도해야 할 것으로 보는 듯하다. 대통령은 “정부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겠다”며 스스로를 개헌 논의의 주도자로 자임했다. 국회의 역할은 제한적으로 보였다. 대통령은 “국회는 헌법개정특별위를 구성해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개헌의 범위와 내용을 논의해 달라”고 했다. 국회는 국민 여론 수렴과 논의의 장으로서 역할을 하라는 게 대통령의 요구다. 청와대 정무수석은 “국회가 개헌 단일안을 못 만들면 직접 나설 것”이라고까지 했다. 이미 청와대는 개헌의 기본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임기 말의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주도하는 것은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 대통령의 의도에 정치적 의구심을 갖게 할 수 있다. 대통령은 “정파적 이익이나 정략적 목적이 아닌 대한민국의 50년, 100년 미래를 이끌어 나갈 미래지향적인 ‘2017 체제’ 헌법”을 이야기했다. 대통령은 공익 헌신의 진정성과 선의를 지켜야 한다. 개헌 논의는 국회에 맡겨야 한다. 개헌 논의의 장은 국회여야 하고 국회가 시민사회와 학계와 함께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 국회가 국민 대표의 대의기관이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성공적 개헌도 모두 국회가 주도했다. 물론 국회가 개헌 논의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과 책임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국회와 정당이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둘째, 개헌 시기와 관련해서도 대통령 언급처럼 “임기 내 개헌”이 되면 가장 좋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와 함께 하려면 올해 안에 대략적으로라도 개헌 합의안이 도출돼야 한다. 12월 대선과 함께 하려면 국회의원 또는 대통령의 임기 단축이 불가피하다. 모두 짧은 시간 안에 정치권이 합의하기 어려운 사안들이다. 따라서 “임기 내 개헌”으로 못박고 추진하는 것보다는 긴 호흡으로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셋째, 개헌의 방향이다. 권력 구조만 하더라도 서로 다른 국회와 정치권, 국민적 선호의 차이를 어떻게 조화시킬지의 문제다. 국민들이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개헌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는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과연 합의될 수 있겠느냐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부 형태는 ‘권력 분산의 견제와 균형, 책임정치’를 지향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능력을 키우고 국회와 정당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나아가 ‘원 포인트 개헌’이냐, 아니면 ‘포괄적 개헌’이냐도 쟁점이다. 원 포인트 개헌은 합의 가능한 사안부터 개헌에 반영해 순차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기본권, 영토 그리고 지방분권 등도 포함한 포괄적 개헌을 하려면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회가 결정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개헌은 이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주제다. 언제 어떤 개헌이냐에 따라 정치적 이해 당사자들은 민감하다. 현재의 권력 관계가 바뀌기 때문이다. 동시에 개헌은 “우리 몸에 맞지 않는 옷을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가장 많은 정치적 자원과 수단을 갖고 있다. 잘 활용하면 본인에게도 좋고 국가에도 도움이 된다. 반대의 경우라면 모두에게 불행하다. 개헌에 정치적 기술과 정치공학 차원에서 접근하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야권도 마찬가지다. 개헌은 정파의 정치적 이익과 국민의 국가적 필요를 어떻게 잘 조화시키느냐가 핵심이다. 대통령과 국회의 대승적 자세가 개헌 성공의 출발점이다.
  • [뉴스 분석] 개헌 빨아들인 ‘최순실 블랙홀’

    [뉴스 분석] 개헌 빨아들인 ‘최순실 블랙홀’

    남경필 “崔 의혹부터 밝혀라” 여권에서도 회의론 확산 기류 국회 개헌특위 구성 미뤄질 듯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전격적으로 꺼내 든 ‘개헌 카드’가 정치권에 제대로 안착되기도 전에 위기를 맞았다.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 봤다는 의혹이 점차 확산되면서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특히 제1야당으로 개헌 추진의 열쇠를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대통령 주도의 개헌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함에 따라 개헌 추진 동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개헌파도 ‘先의혹 해소’로 선회 박 대통령이 전날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개헌 추진’을 선언했을 당시만 해도 정치권 내 사그라지던 개헌론의 불씨는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여야 대선 주자들은 너도나도 개헌에 대한 구상을 앞다퉈 내놓았다. 이처럼 ‘개헌 정국’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던 분위기는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 작성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하루 만에 반전됐다. 야권 일각에서는 “오히려 ‘최순실 게이트’가 ‘개헌의 블랙홀’이 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야권뿐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도 ‘개헌 회의론’이 확산되는 기류가 감돌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등은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순실개헌’이라고 명명하고 청와대 주도 개헌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헌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오늘로 대통령발(發) 개헌 논의는 종료됐음을 선언한다”(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등 야권 대선 주자들도 개헌론에 제동을 걸었다. ●“필요성 공감 다시 논의” 전망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겉으로는 개헌추진특위 구성 등 실무 준비에 착수하면서도 속으로는 ‘개헌 국면’에 발목을 잡히지 않을까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여권의 대권 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최씨 관련 의혹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정치권은 개헌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헌 논의의 첫 삽을 뜨게 되는 국회 개헌특위 구성도 자연스럽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개헌특위 구성에 긍정적인 반면,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당분간 (여당 측과) 개헌특위 구성 논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날만 해도 조속한 개헌특위 구성을 촉구했던 민주당 개헌파 의원들도 ‘선(先)의혹 해소’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하지만 개헌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 여론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고 여야 3당 모두 개헌 논의 자체에 대해서는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다시 ‘개헌론’에 불이 붙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우선 추진 주체를 놓고 청와대와 국회 간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등 험로가 예상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野 “朴대통령도 수사 대상”… 비박 “당적 정리” 첫 탈당 요구

    野 “朴대통령도 수사 대상”… 비박 “당적 정리” 첫 탈당 요구

    추미애 “朴,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 우상호 “최종결재권자는 최씨였다” 심상정 “이론적으로 충분히 탄핵감” 오늘 운영위 소집… 禹 검찰 고발 의결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수정했다는 의혹이 나오자 야권에서는 ‘국정 붕괴’, ‘내각 총사퇴’ 등의 표현을 쓰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는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제는 박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라면서 “권력서열 1위가 최씨라고 했는데 농담이 아니고 최종결재권자는 최씨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를 하든 국정조사를 하든 특검을 하든 대통령은 공소권이 정지돼 있기 때문에 출석할 수 없다. 이 혼란은 임기가 끝난 후까지 계속된다”면서 “대통령이 자백해서 이 사실을 국민 앞에 밝히고 처벌할 사람은 처벌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권 대선 주자들도 비판의 날을 세우며 청와대 비서진 사퇴와 특검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특별성명’을 올려 “최순실 게이트는 이제 대통령과 청와대의 비리가 됐다”면서 “최씨를 즉각 귀국시켜 수사받게 해야 하며 우병우 수석을 포함해 비선 실세와 연결돼 국정을 농단한 청와대 참모진을 일괄 사퇴시켜야 한다. 청와대도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도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면서 특검 도입과 청와대 비서진 교체는 물론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서 “국가의 안위를 위해 비서진 사퇴와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해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국정조사와 특검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부겸 의원은 “끓어오르는 민심을 진화하기보다 오히려 기름을 끼얹고 있다”고 밝혔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이 국정을 ‘사정’(私情)으로 운영했으니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야권 일부에서는 ‘대통령 탄핵’ 주장도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번 일이 탄핵 사유로)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사안이다. 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면 새누리당은 12번도 더 탄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민주 “최순실 특검·靑비서관 전면교체” 요구

    추미애 “상황 인식없는 감상적 유감” 박지원 “누가 믿겠나… 신뢰 못해” 정진석 “후속조치 뒤따라야 할 것”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대통령 연설문 개입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야권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관계 소명이 빠진 것은 물론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나 내각 총사퇴, 최씨 신병 확보 등 어느 것도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대통령이 전혀 상황인식이 없는 것”이라면서 “감상적 유감 표명에 그쳤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청와대 비서진의 전면교체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탄핵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가 없었다”고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민이 감동을 느껴야 대통령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었을 텐데 변명으로 일관했다”면서 “선거와 (집권)초창기는 (최씨 도움을) 받고 그 후 (도움을) 안 받았다는 것을 누가 믿겠나. 신뢰성이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3선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여당에선 처음으로 박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여야가 특검 도입을 합의하면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위해 대통령이 당적 정리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사안의 심각성을 대통령이 받아들였으니 후속조치들이 뒤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대통령 국민소환 막아라”… 베네수엘라 의사당 점거

    “대통령 국민소환 막아라”… 베네수엘라 의사당 점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지자 100여명이 23일(현지시간) 카라카스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우파 야권이 개의한 특별회의를 방해하고 있다. 이들은 우파 야권이 특별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대통령에 대한 국민소환 절차 연기를 쿠데타로 규정하는 결의안 통과를 막기 위해 의사당을 점거했다. 여당 의원들의 설득에 시위대가 떠나자 야당 의원들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최근 저유가로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이 악화되면서 정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카라카스 신화 연합뉴스
  • “박 대통령 입을 통해 최순실 말을 들어온 셈”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 극비 문서들을 미리 봤다는 언론보도에 SNS는 물론 정치권도 발칵 뒤집어졌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25일 트위터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은 박대통령의 입을 통해 최순실의 말을 들어온 셈”이라고 개탄한 뒤, “이걸 두고 ‘국기문란’이라는 사람이 많은데, 국가라야 문란할 ‘국기’라도 있는 겁니다. 남의 영혼에 입만 빌려주는 사람을 최고통치자로 받들던 때는, ‘국가 형성’ 이전 시대”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최종 검토자가 ‘실권자’”라면서 “통치자가 어리거나 지나치게 어리석을 경우 ‘섭정’이나 ‘수렴청정’을 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무자격자’가 한 건 인류사상 처음”이라며 최순실씨가 사실상 수렴청정을 해온 것으로 규정했다. 야권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은 트위터를 통해 “이제는 최순실게이트가 권력게이트를 넘어 막장 종교드라마로 가는 느낌”이라며 최씨가 사실상 박 대통령의 정신세계를 지배해온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정우 더민주 의원도 “이건 그야말로 국기문란”이라고 분개했고, 박주민 더민주 의원은 “이것이 나라인가....너무 슬프고 화난다.”라고 탄식했다. 김부겸 더민주 의원도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받아본 것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민감한 남북문제도 포함되었습니다. 박대통령의 해명도 거짓이 되었습니다.”라면서 “이젠 최순실씨 구속수사가 불가피합니다. 검찰이 즉각 나서야 합니다.”라고 최순실 체포를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 “임기 내 개헌”]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 한목소리… 권력구조엔 ‘백가쟁명’

    [朴대통령 “임기 내 개헌”]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 한목소리… 권력구조엔 ‘백가쟁명’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내 헌법 개정 추진 제안으로 ‘개헌 시장’이 서자 여야 잠룡들은 일제히 반응을 쏟아냈다. 현행 권력집중형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권력을 분산하자는 ‘총론’에는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백가쟁명식’ 주장이 펼쳐졌다. 여권 주자들은 대부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분권형 개헌론자’인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오늘이 제일 기쁜 날”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대통령 임기 내에 개헌을 이루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다. 국회와 행정부가 별도로 논의하면 오히려 논란만 키울 수 있다”며 여야와 행정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범국민 개헌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개헌 방향에 대해서는 “사회의 격차해소,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시대정신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부터 새 헌법이 적용되기 위해선 내년 4월 12일 재·보궐 선거가 국민투표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날짜”라고 제시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은 “정치적 계산과 당리당략에 따른 권력 나눠 먹기를 위한 개헌은 야합에 불과하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개헌, 국가 백년대계에 필요한 개헌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과 국회가 주도해야지, 대통령이 주도하면 국민이 찬성할 수 없다”면서 “박근혜 정부는 경제위기와 안보위기 극복에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그동안 4년 중임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권력구조 개편에만 초점이 맞춰진 ‘원포인트’ 개헌보다 국민의 기본권 확대와 양극화 해소를 위한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력구조 개편은 정책의 일관성과 책임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통령 4년 중임제가 바람직하다”면서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는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담보하는 데 적절치 않으며, 특히 분단 상태에서는 위기관리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개헌 논의가 특정 시기를 못 박아 놓고 꿰어 맞추기 식으로 진행되거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공학적으로 흘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4년 중임제 대통령제에 내각 구성을 정당 득표수에 따라 배분하는 ‘협치형 대통령제’가 바람직하다”면서 “이 밖에 수도 이전 문제 등 모든 국가적 어젠다도 다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승자독식에 의한 권력 독점,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보완해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공정사회로 가기 위한 논의가 진전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권 주자들은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박 대통령이 지금 이 시점에 개헌론을 던진 배경에 대해 힐난을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 참 느닷없다. 생각이 갑자기 왜 바뀌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개헌은 블랙홀이고 경제살리기가 우선이라 하더니 그새 경제가 좋아지기라도 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개헌은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생 개헌이 돼야 한다”면서 “권력형 비리게이트와 민생 파탄을 덮기 위해 개헌을 악용하는 것이야말로 정략적 방탄 개헌이자 무책임의 끝을 보여주는 정략적 정치”라고 비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최순실 의혹을 덮으려는 게 아닌지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당이 나눠 먹기를 하는 선거제도부터 개편해야 한다”면서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시점에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 그다음에 개헌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참 나쁜 대통령. 국민이 불행하다. 대통령 눈에는 최순실과 정유라밖에 안 보이는가. 재집권 생각밖에 없는가”라면서 “부도덕한 정권의 비리사건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지라. 파탄 난 경제, 도탄에 빠진 민생부터 챙겨달라. 국민이 살아야 개헌도 있고, 정치도 있다”고 밝혔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헌법 개정 논의를 국면 전환용으로 이용하지 말라. 대통령은 개헌 논의에서 빠져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당과 의회 지도자들은 정파의 이해득실을 뛰어넘는 국민적 논의, 검증, 실천 과정을 분명히 해 졸속 개헌을 막고 국민에 의한 국민의 헌법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국회 내 개헌특위를 만들자”면서 “대통령이 개헌 논의에서 주도권을 쥐려 하면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개헌은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한 필요조건 중 하나”라면서 “이것이 내가 말하는 새판 짜기”라며 야권 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박 대통령의 개헌 논의 추진 제안을 반겼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朴대통령 “임기 내 개헌”] 靑 “6월쯤부터 준비해와” 야권 “崔·禹 의혹 덮기 위한 블랙홀”

    [朴대통령 “임기 내 개헌”] 靑 “6월쯤부터 준비해와” 야권 “崔·禹 의혹 덮기 위한 블랙홀”

    청와대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은 올여름부터 청와대 주변에서 나돌았다. 순전히 정치적 계산으로 따지면 임기 말 정국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카드로 개헌론만큼 매력적인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그 시기는 내년 초로 예상됐었다. 박 대통령이 올 초에 말했던 대로 개헌론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노릇을 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4대 개혁 등 아직 갈 길이 먼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는 최대한 늦게, 적어도 올해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는 개헌론을 묻어 둘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예상보다 훨씬 이른 24일 박 대통령이 개헌을 표방한 것은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무엇이 박 대통령의 ‘개헌 시계’를 앞당긴 것일까. 청와대는 앞당긴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재원 정무수석의 설명은 이렇다. “오랫동안 준비를 해 왔다. 내가 6월 9일 정무수석으로 임명받았을 무렵부터 수석들과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 여러 토론 끝에 어떤 분들은 올해 8·15 광복절 기념사에서 개헌 추진을 공표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현실화되지 못했다. 종합적이고 최종적인 보고서는 추석 연휴(9월 14∼18일) 전에 박 대통령에게 많은 분량으로 상세히 보고했고 연휴 마지막 무렵에 박 대통령이 개헌 준비를 지시했다. 이후 10월 18일 개헌을 위한 향후 일정과 방향, 그리고 시정연설에 포함될 최종 원고를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시정연설이라는 기회에 국회의원들에게 개헌 추진에 대한 일정을 밝히고 동의와 협조를 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 수석은 그러면서 불과 며칠 전까지 언론에 개헌 추진을 부인한 것은 시정연설 내용이 사전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연막작전’이었다는 취지로 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야당의 시각은 다르다. ‘최순실·우병우 의혹’을 덮기 위해 청와대가 개헌 카드를 앞당겨 터뜨렸다고 의심한다. ‘경제·민생의 블랙홀’이 될까 우려해 개헌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박 대통령이 ‘의혹의 블랙홀’로 삼기 위해 개헌론을 조기 점화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 수석은 “국가적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 현재의 현안에 묻힐 수는 없는 일이고, 개헌을 제안한다고 검찰 수사가 달라질 수도 없는 것”이라며 “그런 주장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진실이 어떤 것이든 박 대통령의 깜짝 개헌 카드는 2007년 1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론 제기보다 3개월이 이르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로 보인다. 남은 임기가 더 많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더 클 수 있지만, ‘블랙홀’이 일찍 가동된 것은 리스크라 할 수 있다. 야구로 치면 9회말에 등판해야 할 마무리 투수가 7~8회에 조기 투입된 격인데, 묘수가 될지 패착이 될지 불투명해 보인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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