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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넘어질 권리’ 빼앗긴 아이들

    [서울광장] ‘넘어질 권리’ 빼앗긴 아이들

    요즘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아이들이 있지만 ‘아이들의 시간’은 죽어 있다. 최근 천하람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6189개 초등학교 중 312개교가 정규 수업 외 축구와 야구 등 스포츠 활동을 전면 금지했다. 특히 부산은 세 곳 중 한 곳, 서울은 여섯 곳 중 한 곳이 운동장을 봉쇄했다. 공에 맞을까 봐 불안하다는 항의, 운동을 못하는 아이가 소외감을 느낀다는 민원이 아이들의 뛰어놀 권리를 압류한 결과다. 정부는 신체 활동 시간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현장은 분쟁을 피하려 문을 걸어 잠그는 행정 편의주의에 매몰돼 있다. 교사들이 전하는 상황은 더 암담하다. 운동회는 무승부를 목표로 ‘기획된 연극’이 된 지 오래다. 어느 한쪽이 이기면 패배를 견디지 못하는 아이들의 반발과 이를 감내하지 못하는 부모의 민원을 감당할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억지 동점을 만드는 풍경 속에서 노력의 결과가 승패로 갈리는 당연한 이치는 갈등의 씨앗으로 치부돼 거세당하고 있다. 현장체험학습 또한 교사들 사이에서 이미 ‘공포의 영역’으로 깊게 각인돼 있다. 사고 발생 시 교사에게 무거운 법적 책임을 묻는 판결 이후 현장학습 실시율은 2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조 편성부터 도시락 메뉴, 귀가 시간 요구까지 따지는 민원 속에서 소풍은 ‘3D 업무’가 되었다. 과잉 보호의 정서는 대학까지 이어진다. 성인이 된 자녀의 성적 문제로 부모가 교수에게 직접 항의하고 강의계획서에 ‘학부모 성적 문의 사절’이라는 문구가 등장하는 상황은 상징적이다. 보호라는 명목 아래 아이가 마땅히 겪어야 할 성장의 진통을 부모가 대신 제거해 주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기형적 구조를 바로잡아야 할 교육 행정이 오랫동안 책임을 방기해 왔다는 점이다. 학교 현장이 민원에 짓눌리고 교사의 교육적 권한이 흔들리는 동안 교육 당국은 원칙을 세우기보다 갈등을 피하는 쪽을 택해 왔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교육감 선거는 무너진 교육 현장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보다 진영 싸움과 표 계산에 더 몰두하고 있다. 후보들은 ‘학부모 유권자’의 비위를 맞추는 포퓰리즘에 매달리고 있다. 교권 보호를 외치면서도 정작 표가 깎일까 봐 극성 민원인의 눈치를 보느라 근본 대책은 입 밖에도 꺼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장의 ‘금지 행정’을 방치하고 책임 회피를 묵인하는 비겁함은 자치 교육의 파산선고나 다름없다. 선심성 예산이나 전자기기 보급 같은 전시성 공약은 넘쳐나지만,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마음껏 넘어지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제도적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용기 있는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다. 교육은 본래 불편함과 긴장을 전제로 한다. 경쟁은 좌절을 남기고 실패는 아픈 감정을 동반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아이는 타인의 성취를 인정하고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힘을 기른다. 모든 장애물을 학교와 부모가 미리 치워 버린 진공상태에서 자라면 당장은 안전할지 몰라도 스스로를 지탱할 회복 탄력성을 갖추기는 어렵다. 루소가 교육소설 ‘에밀’에서 위험을 없애기보다 경험을 통해 배우게 하라는 뜻을 전했다면, 동양에서는 나무 심기의 달인 ‘곽탁타’가 더 구체적인 지혜를 전하고 있다. 나무를 거목으로 키우려면 심고 난 뒤에는 ‘버린 듯이’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뿌리를 잘 내렸는지 궁금해 자꾸 흙을 파헤치고 건드리면 어린 나무를 말라 죽게 할 뿐이다. 지금 우리 부모와 당국이 교육의 근본을 흔들며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할 때다. 교육의 종착지는 자립이다. 부모라는 캥거루 주머니 안에서는 세상을 버텨낼 근육을 키울 수 없다. 갈등과 사고가 두려워 승부와 체험을 지워 버리는 것은 아이를 위한 ‘무균실 사랑’이 아니라 성장의 걸림돌일 뿐이다. 아이들에게는 깨진 무릎의 흉터와 패배의 눈물도 배움의 자양분이다. 이제 아이들을 다시 운동장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학교가 교육의 기능을 회복하려면 정치색을 걷어낸 행정적 결단과 자녀를 믿고 지켜보는 부모의 절제가 절실하다. 박상숙 논설위원
  • 벌써 200만… KBO 흥행 광풍

    벌써 200만… KBO 흥행 광풍

    프로야구 열기가 시즌 초반부터 뜨겁다. 역대 최소경기 200만 관중 돌파 기록을 지난해보다 한 경기 앞당겼다. 특히 한화 이글스는 26일까지 개막 이후 14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세우며 흥행 돌풍을 주도하고 있다. 26일 KBO에 따르면 이날 전국 5개 구장에 9만 6734명이 들어서며 총 122경기 누적 관중 219만 1215명을 기록했다. 전날 9만 9905명의 관중이 입장하면서 정규시즌 117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 지난해 118경기를 넘어 역대 최소경기 200만 관중 달성 기록을 세웠다. 평균 관중은 1만 7960명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6596명보다 8.2% 증가했다. 전체 경기 가운데 절반 이상이 매진된 것도 고무적이다. 특히 한화는 26일 경기까지 14경기 전부 매진되며 좌석 점유율 100%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는 22경기 연속 매진 행진이다. 한화는 전날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8-1로 승리하며 지난 3월 31일부터 이어진 ‘홈구장 10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시즌 초반부터 기록도 풍성하게 터져 나왔다. KIA 양현종은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프로야구 최초 통산 2200탈삼진을 돌파했다. KIA 외야수 박재현은 26일 롯데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1회 선두타자 대포로 장식했다. 데뷔 첫 홈런이 선두타자 홈런인 경우는 박재현이 역대 11번째다. SSG 랜더스 박성한은 25일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기록 행진이 멈추긴 했지만 지난 21일 삼성전에서 개막 이후 22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1982년 롯데 자이언츠 김용희의 18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44년 만에 갈아치웠다.
  • ‘국민거포’ 박병호, 박수 받고 떠났다

    ‘국민거포’ 박병호, 박수 받고 떠났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박병호 잔류군 선임코치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 앞서 양 팀 팬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21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했다. 키움 구단은 이날 2025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박 코치의 선수 은퇴식을 ‘승리, 영웅 박병호’란 주제로 개최했다. ‘국민거포’라는 별명을 가진 박 코치는 2005년 LG 트윈스에서 데뷔해 지난해 삼성에서 마지막 선수 시절을 보낸 뒤 키움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어렸을 적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야구를 시작했다”며 “수많은 선배의 은퇴식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은퇴식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그런 선수가 되게 해주시고 은퇴식을 정말 멋있게 준비해준 키움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코치는 삼성 구단에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 선수로 행복한 야구를 해서 너무 좋았고 많은 응원을 해주신 삼성 팬분들께 감사하다”며 “삼성과 경기에서 은퇴식을 꼭 하고 싶었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신 삼성 구단 관계자분과 박진만 감독, 선수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덕분에 행복한 야구를 하고 멋있게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키움 팬에겐 더욱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했다. 박 코치는 “히어로즈 팬분들이 제가 선수 마지막에 삼성 유니폼을 입고 은퇴한다는 소식을 들으셨을 때 너무 슬퍼하셨다”며 “제가 다시 히어로즈에서 코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런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울컥했다. 은퇴사 이후 양 팀 선수단 모두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박 코치는 환한 미소로 아들과 함께 시구, 시타 행사를 가졌다. 특별 엔트리 명단에 이름을 올린 덕분에 버건디 유니폼을 입고 4번 타자 1루수로 출전했다. 박 코치가 키움 소속으로 나온 것은 2021년 10월 30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무려 1639일 만이었다. 박 코치는 경기 시작 전 키움 선발 투수인 우완 박준현에게 공을 넘겨주고 임지열과 교체됐다.
  • 글로벌 정책·경험 공유 플랫폼… ‘도시외교의 허브’ 서울

    글로벌 정책·경험 공유 플랫폼… ‘도시외교의 허브’ 서울

    “정확하게 스트라이크로 꽂아 넣었습니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 경기에 특별한 시구자가 등장했다. 바로 13시간 비행 끝에 서울에 도착한 대니얼 루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장이다.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존에서 기다리던 포수의 미트로 빨려 들어가자 관객들의 환호성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루리 시장은 시구 후 “50년 동안 친선도시로 함께해 온 인연을 기념하며 시민께서 보여 준 따뜻한 환대에 깊은 영광을 느끼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루리 시장뿐만이 아니다. 최근 전 세계 리더급 인사들의 서울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방문 목적도 ‘친선‘이 아닌 정책 협력을 위한 ‘목적형 방문’이 대부분이다. 서울이 글로벌 도시외교의 허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서울이 세계 도시외교 거점으로 우뚝 서게 된 배경에는 수십년간 쌓아 온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다. 시는 1968년 타이베이를 시작으로 1976년 샌프란시스코, 1991년 프랑스 파리·러시아 모스크바, 1996년 베트남 하노이·폴란드 바르샤바 등 세계 주요 도시와 결연했다. 현재 총 77개의 친선·우호도시와 연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샌프란시스코(50주년), 하노이(30주년), 파리·모스크바(35주년) 등 주요 거점 도시들과의 결연 ‘N주년’을 맞는 해다. 시가 수십년간 다져 온 신뢰의 자산은 최근 정책 교류 등 실질적 성과로 결실을 맺고 있다. 시는 2015년 캐나다 몬트리올과의 우호 결연 이후 창의산업과 문화예술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 가고 있다. 1984년 친선 결연을 맺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지사 대표단은 국제 병원 설립을 위해 지난 25일 서울의 보건의료 시스템 현장을 방문했다. 시는 지난해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과 결연하고 유럽과 동남아시아의 전략적 요충지도 넓혔다. 서울 도시외교의 목표는 더 나은 시민의 삶이다. 해외 도시와의 네트워크를 통한 기술·경제 교류는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판로를 넓히고, 선진 도시의 우수 사례 도입은 시민 삶의 질을 높인다. 시 관계자는 “서울은 전 세계 도시가 정책·경험을 공유하는 거대한 플랫폼”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시의 정책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 혜택이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현장 중심 실속 외교’를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300야드 장타 여왕, 올해는 ‘조건부’ 딱지 뗀다[권훈의 골프 확대경]

    300야드 장타 여왕, 올해는 ‘조건부’ 딱지 뗀다[권훈의 골프 확대경]

    키 183㎝, 야구 선수서 골프로 전향25세 이후 근육량 20㎏ 늘리고 운동마무리 약해 1부 대회 10~15회만 참가매일 6시간 퍼트·웨지 등 연습해 보완“대회 잦아 행복… 마지막 기회라 생각”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장타 부문 1위는 22일 현재 김나현(28)이다. 그는 이번 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271.13야드에 이른다. 2위 김민솔(259.43야드)보다 10야드 이상 더 멀리 쳤다. KLPGA투어가 드라이브샷 비거리 통계를 낸 2008년 이후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에서 270야드를 넘긴 선수는 없었다. 박성현, 방신실, 윤이나 등 장타를 앞세워 투어를 지배한 선수는 여럿이지만 김나현은 이들을 훨씬 뛰어넘는 압도적인 장타자다. 가볍게 툭 치면 270야드, 좀 세게 치면 290야드, 마음먹고 치면 300야드도 거뜬하다. 그만큼 김나현의 장타력은 남다르다. 3번 우드로 티샷을 자주 치는 그는 “드라이버로 친 거리가 내가 3번 우드로 친 티샷과 비슷하면 장타자 소리를 듣는다”며 싱긋 웃었다. 그의 3번 우드 티샷 거리는 250야드쯤 된다. 김나현은 키 183㎝에 몸무게는 78㎏이다. 건장한 남자 체격이다. KLPGA투어 최장신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학교 야구부 선수였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소프트볼을 하라고 권유받았는데, 공을 언더핸드로 던져야 하는 소프트볼은 하기 싫었다. 마침 오빠가 골프를 배우고 있어서 골프채를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야구를 했던 덕분인지 골프채를 잡았을 때부터 멀리 쳤던 김나현이 아무도 넘보지 못하는 장타자가 된 것은 의외로 25살이 넘어서다. 일과에서 빼놓지 않은 근력 운동 효과다. “20살 때 몸무게가 58㎏이었다. 그때보다 근육량만 20㎏ 늘렸다고 보면 된다”는 김나현은 “일요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연습 끝나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하체, 등, 가슴을 분할해서 날마다 1시간 30분에서 2시간씩 중량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장타를 치면서도 OB는 거의 내지 않는 그는 “야구를 해서 그런지 공을 정확하게 맞힌다. 티박스에 들어서서 OB가 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면 차라리 스윙을 더 세게 한다. 그러면 오히려 공이 똑바로 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나현이 올해 장타여왕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나현을 위협하는 경쟁자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는 이른바 조건부 시드권자다. 시드 순번은 36위. KLPGA투어 대회에서 뛸 기회가 10~15번에 불과하다. 16개 대회 이상 출전하지 않으면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2018년 KLPGA에 입회한 9년차 프로 선수지만 그는 2023년 딱 1년만 KLPGA투어에서 뛰었을 뿐 주무대는 드림투어(2부)였다. 올해도 드림투어 대회를 주로 참가하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KLPGA투어 대회에 나서야 하는 신세다. 그는 “풀시드로 1부 투어를 뛰었던 2023년에 퍼트 순위가 133명 중 133등으로 꼴찌였다. 쇼트게임과 퍼트 연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몰랐고, 그냥 스윙 연습에 치우쳐 있었다”고 털어놨다. 장타를 쳐도 남은 거리에서 웨지와 퍼트로 마무리하지 못하니 비거리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던 셈이다. 그동안 그가 ‘장외 장타여왕’이었던 이유다. 드림투어를 전전한 세월이 쌓이면서 조바심이 날 법도 하지만 김나현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는 “5년째 연습장, 운동, 집만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예전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안 될까’라는 생각에 힘들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제는 ‘열심히 하니까 무조건 돼야 한다’는 기대는 버렸다. 직장인이 출근하기 싫어도 출근하듯, 나는 골프 선수니까 공이 잘 맞든 안 맞든 매일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달라질 때가 됐다는 솔직한 심정도 조심스럽게 밝혔다. 지난 겨울 이시우 코치와 함께 포르투갈에서 치른 45일간의 전지훈련에서 “뭔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훈련 내내 하루 3시간씩 30m부터 70m까지 10m 단위로 끊어 치는 웨지 샷 연습만 했다. 거기에 퍼트 연습 3시간을 더해 매일 6시간을 쇼트게임에만 쏟아부었다. 그는 올해 출전한 KLPGA투어 대회에서 두 번 모두 컷을 통과했고 iM금융 오픈에서는 공동 11위라는 꽤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희망이 보였다. 이제는 골프가 뭔지 알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김나현은 최근 드림투어와 KLPGA투어 대회를 번갈아 치르느라 14일 동안 11라운드를 돌았다. 9일부터 14일까지 내리 엿새를 코스에서 보냈다. 김나현은 “그래도 행복하다. 대회를 자주 치르면 치를수록 실력이 늘 것 아닌가”라면서 “늘 이 대회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치겠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여기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김나현은 24일 시작하는 KLPGA투어 덕신 EPC 챔피언십 출전 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앞서 두 차례 대회에서 입소문이 날 만큼 났던 김나현의 폭발적인 장타는 이번 대회 관전 포인트다.
  • 이정후 ‘절친 더비’ 먼저 웃었다

    이정후 ‘절친 더비’ 먼저 웃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열린 올해 첫 ‘절친 더비’에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김혜성(로스앤젤레스 다저스)보다 먼저 웃었다. 이정후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의 맞대결에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시즌 7번째 멀티히트(1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 시즌 타율을 0.244에서 0.259로 끌어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1회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 라파엘 데버스의 적시타와 케이시 슈미트의 희생타로 2-0을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초구 시속 76.8마일(약 123.6㎞)을 공략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1회 나온 3점이 결국 이날 승부를 갈랐다. 추가 안타도 야마모토를 상대로 뽑아냈다.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시속 87.8마일(약 141.3㎞) 스플리터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기록했다. 안타 이후 후속타 때 홈까지 적극적으로 내달렸지만 아웃으로 아쉽게 물러났다. 이정후는 경기 후 “홈으로 쇄도한 뒤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곧바로 느꼈다.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며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부상당했던 부위를 다시 다쳤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7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한 김혜성은 1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2회초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때렸고 4회초 1사 만루에서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을 올렸다. 시즌 타율은 0.333이 됐다. 다만 1회말 선두 타자의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진 공이 빗나가면서 실점의 빌미가 된 점이 아쉬웠다. 다저스 1번 지명타자 오타니 쇼헤이는 7회초 내야 안타로 1루를 밟아 53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웠다.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2018년 5~7월에 세운 아시아 선수 역대 최장 연속 출루 기록(52경기)을 넘어섰고, 구단 역대 2위에도 올랐다.
  • 누구나홀딱반한닭, 야구 볼 땐 ‘바사칸닭’이 정답!

    누구나홀딱반한닭, 야구 볼 땐 ‘바사칸닭’이 정답!

    한국 프로야구 누적 관중 1200만 시대를 맞아 치킨 프랜차이즈 ‘누구나홀딱반한닭’이 야구 팬들과의 접점 확대에 나섰다. 누구나홀딱반한닭은 프로야구단 한화이글스와 2년 연속 공식 스폰서십을 체결하고 2026 KBO 리그 전 기간 동안 브랜드 홍보를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스폰서십을 통해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외야 펜스 좌측 하단에 브랜드 광고가 노출된다. 경기장 직관 관중은 물론 중계 방송을 시청하는 전국의 야구 팬들에게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본격적인 야구 시즌에 맞춰 브랜드 경쟁력 강화도 마쳤다.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경기 중계 시청 환경과 위생, 생맥주 신선도 점검을 완료했다. 대표 메뉴인 ‘바사칸닭’은 오븐에 고온으로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살려 ‘치맥’을 즐기는 팬들을 공략한다. 채소와 함께 즐기는 ‘후레쉬쌈닭’ 등 차별화된 메뉴 라인업도 야구 중계 시청 시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누구나홀딱반한닭 관계자는 “야구와 치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조합인 만큼, 경기 현장과 매장 어디서든 함께하고자 한다”며 “모든 야구 팬들이 맛있는 오븐치킨과 함께 응원의 열기를 즐길 수 있도록 최상의 품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FA·트레이드 몸값 제대로 하네… 새 둥지서 연일 ‘불방망이’

    FA·트레이드 몸값 제대로 하네… 새 둥지서 연일 ‘불방망이’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적생들이 시즌 초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 시즌 kt 위즈에 합류한 최원준은 자유계약선수(FA) 모범 사례로 꼽힌다. 2016년 KIA 타이거즈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지난해 7월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그러나 타율 0.242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고, FA를 거쳐 지난해 11월 ‘4년 총액 48억원’에 kt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 당시 ‘과잉 투자’라는 kt 팬들의 반응도 있었지만 최원준은 실력으로 이를 잠재우고 있다. 지난 20일까지 kt가 치른 19경기 가운데 18경기에 출장해 타율 0.325(77타수 25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는 21타수 10안타로 4할대 성적을 내며 팀의 ‘복덩이’가 됐다. kt에서 공·수·주 삼박자를 고루 갖춘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두산 베어스가 ‘4년 총액 80억원’에 FA로 영입한 박찬호(오른쪽)는 KIA를 떠나 두산 주전 유격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19일 친정팀과의 정규시즌 첫 맞대결에서 인상적인 공격과 수비를 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시즌 69타수 20안타(0.290)로 3할 진입을 눈앞에 뒀다. 유격수로서 보여주는 안정감과 주루 능력으로 두산 내야 보강에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석은 두산 이적 2년 차에 꽃을 피우고 있다. 그는 16타수 8안타 타율 0.500으로 4월 2주 차(14~19일) KBO 주간 타율 1위를 기록했다.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던 김민석은 2024년 11월 두산으로 이적했으나 지난 시즌은 95경기 타율 0.228로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달 29일 창원 NC전에서 첫 선발 출전해 역전 3점포를 때려내며 두산 타선의 새로운 동력 등장을 예고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구자욱, 김성윤, 김영웅 등의 부상 악재에도 2023시즌 중 KIA에서 영입한 15년 차 류지혁이 리그 2위의 타격감(0.415)으로 선전하며 팀의 리그 단독 1위(12승 1무 5패)에 기여하고 있다.
  • 44년 만에… SSG 박성한, 개막 19경기 연속 안타 ‘새 역사’

    44년 만에… SSG 박성한, 개막 19경기 연속 안타 ‘새 역사’

    SSG 랜더스 내야수 박성한(28)이 개막 후 19경기 연속 안타로 프로야구 출범 원년에 세워진 기록을 44년 만에 갈아치웠다. 박성한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방문 경기에서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1회초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렸다. 삼성 선발 최원태의 초구 시속 144㎞짜리 직구를 받아친 것이 우전 안타로 연결됐다. 지난달 28일 안방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개막전 1회부터 시동을 건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19경기로 늘렸다. 박성한 이전에는 김용희 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이 1982년 롯데 소속으로 세운 18경기 연속이 최장 기록이었다. 19경기 연속 안타는 박성한의 개인 연속 안타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그는 2024년 9월 11일 롯데전부터 2025년 3월 28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18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낸 바 있다. 박성한은 이날 타석에 서기 전까지 타율 0.470(1위)의 고감도 타율을 자랑하는 등 시즌 초반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2위인 삼성 류지혁(0.415)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최다 안타(31안타), 출루율(0.578), OPS(출루율+장타율)도 모두 1위다. 장타율은 0.682로 1위인 한화 이글스 문현빈(0.691) 바로 아래다. 타석당 삼진율은 7.2%로 세 번째로 낮고, 타석당 볼넷 비율은 19.4%로 여섯 번째로 높다. 또한 출전 경기의 절반인 9경기에서 멀티히트(1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했다. 삼진은 적게 당하고 볼넷은 잘 골라내면서 5할 타율에 가까운 성적으로 안타까지 생산해내는 ‘완성형 타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7년 데뷔한 그는 2021년 본격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차며 그해 타율 0.302로 첫 3할 타율을 기록했다. 2024년 다시 타율 0.301을 기록했고 올해 절정의 타격감으로 통산 세 번째 3할 타자는 물론 커리어 하이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 기세가 이어진다면 현대 유니콘스에서 뛰던 박종호가 2003년 8월부터 2004년 4월까지 기록한 39경기 연속 안타에도 도전할 수 있다. 신기록인 만큼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박성한의 연속 안타 기록을 대비해 경기 사용구에 따로 표기를 했고, 경기장 볼보이가 SSG 더그아웃에 기념구를 전달했다.
  • 필승 계투 호랑이, 독수리 둥지 떠난 뒤 펄펄

    필승 계투 호랑이, 독수리 둥지 떠난 뒤 펄펄

    金 FA·李 2차 드래프트… KIA 합류 최근 8연승·중위권 도약 때 맹활약 李 “1군에 기여” 金 “많이 던지겠다”이범호 “기분 띄우는 선수들” 칭찬 “얘는 나 없었으면 왕따였을 거예요”(이태양)라고 말하자 “없었으면 혼자 밥 먹었겠죠”(김범수)라고 응수한다. 같은 팀을 떠나 다시 같은 팀에서 만나니 이보다 친근하고 든든할 수가 없다. 독수리 둥지를 떠나 호랑이 굴에 들어간 이태양(36)과 김범수(31)가 제대로 살아나면서 KIA 타이거즈의 허리를 든든히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뛰었던 한화 이글스에서 붙잡지 않아 물음표가 달려 있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느낌표로 가득하다.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두 선수는 티격태격하면서도 함께 운동하며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모습이었다. 이태양은 2차 드래프트로, 김범수는 자유계약선수(FA)로 올해 새로 KIA에 합류했다. 비시즌을 함께 준비하며 김범수는 이태양에게 “진짜로 가느냐”고 아쉬워했는데 정작 본인의 FA 계약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이태양이 “올 데는 KIA밖에 없다. KIA로 와라”고 했던 말이 현실이 됐다. 넉살 좋은 이태양이 먼저 기존 선수들과 친해진 덕에 낯을 가리는 김범수도 자연스럽게 팀에 녹아들었다. 새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는 맹활약하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KIA가 최근 8연승으로 중위권에 도약할 때 이태양은 5경기 7이닝 무실점, 김범수는 6경기 4와3분의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14경기 등판에 그쳤던 이태양은 2군에서 투구자세를 가다듬은 게 효과를 보고 있다. 2024년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11.57까지 치솟았지만 올해는 7경기 0.90으로 확 달라졌다.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쏟아붓자 결과도 따라오고 있다. 이태양은 “나이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팀을 옮겼는데 비시즌 준비도 잘했고 이동걸 투수코치님이 잘 써주셔서 결과가 좋은 것 같다”면서 “자신은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결과가 좋을지는 몰랐다”고 활짝 웃었다. 김범수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2.25를 찍었지만 프로통산 5.17이라 한 시즌만 반짝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요즘 모습만 보면 3년 20억원의 FA 계약이 ‘가성비 계약’이란 평가까지 나온다. 이태양이 “그전부터 잘했으면 더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놀리자 김범수는 말없이 웃으며 “기존 선수들은 성적에 연봉이 달려 있어서 신경 써야 하지만 나는 편하게 던질 수 있어서 그 차이가 크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영입 효과는 성적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범호(45) KIA 감독은 “범수랑 태양이가 가진 능력이 좋은 것도 있지만 기분을 자꾸 띄우고 야구가 잘 안돼도 밝고 그런 선수들”이라면서 “기존 우리 불펜 선수들은 신중하고 진지한 면이 있는데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 잘 맞아들어가는 것이 불펜에서 힘을 내주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고 칭찬했다. 선수 2명을 데려왔는데 멘털 코치 2명을 영입한 효과까지 보면서 투수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태양은 “매일 경기 결과에 따라 스트레스가 왔다 갔다 하는데 시합 나가기 전만큼은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화에서 놓친 우승을 KIA에서 해보는 게 두 사람의 꿈이다. 새로운 팀에 온 만큼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은 욕심도 가득하다. 20일 기준 통산 429경기 935와3분의2이닝을 던진 이태양은 500경기와 1000이닝 돌파를, 492경기에 나선 김범수는 예전처럼 매년 70경기 이상 출전해 정우람(41) 한화 코치가 보유한 1005경기를 넘어서는 게 목표다. 이태양은 “지금처럼 건강하게 1군 마운드에서 보탬이 되고 싶다. 끝까지 응원해주시면 이 성적을 유지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김범수도 “KIA랑 계약할 때 많이 던지게 해달라고 했다. 응원해주시면 힘을 얻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당부했다.
  • 롯데웰푸드, KBO와 협업… ‘과자 올스타전’

    롯데웰푸드, KBO와 협업… ‘과자 올스타전’

    롯데웰푸드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업한 제품을 출시, ‘2026 KBO 과자 올스타전’ 이벤트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10개 구단 엠블럼과 마스코트를 제품 포장에 활용한 빼빼로, 자일리톨, 꼬깔콘 등 KBO 협업 제품. 롯데웰푸드 제공
  • “네가 학교 ‘짱’이냐?” 합숙하며 조폭 양성…서울 ‘진성파’ 행동대장 최후

    “네가 학교 ‘짱’이냐?” 합숙하며 조폭 양성…서울 ‘진성파’ 행동대장 최후

    서울 서남권에서 활개 치던 조직폭력단체 ‘진성파’ 행동대장에게 항소심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20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김무신)는 지난 9일 폭력행위처벌법상 범죄단체 구성 등 혐의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진성파 행동대장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진성파를 ‘폭력 범죄 등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 내의 통솔체계를 갖춘 결합체’로 규정했다. 사실상 조직폭력단체로 판단한 것인데, 서울을 기반으로 한 폭력조직이 적발된 것은 2004년 연합새마을파 이후 21년 만이다. 1983년 같은 중·고등학생 출신이 모여 폭력 서클을 조직한 진성파는 2000년대 초반 서울 서남권 일대를 장악했다. 초창기 조직원들이 은퇴한 이후 1980년대생 조직원들이 주축이 된 2021년부터 세력을 더 키우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은 서울 금천구 일대에 합숙소를 두고 조직원을 관리했다. 이들은 복싱·유도 등 투기 종목 선수나 고교 싸움꾼(이른바 ‘짱’) 출신들을 모아 합숙 생활을 시켰다. 진성파 신규 조직원들은 조직 가입 직후 ‘조직 선배의 명령은 무조건 이행하며, 이행하지 않으면 빠따(야구방망이나 각목, 쇠파이프 등)를 맞는다. 타 조직과의 다툼에 대비해 칼이나 쇠파이프 등 흉기를 휴대한다’ 등 20여 개의 행동강령을 외우고 다녀야 했다. 흉기 사용법을 익히기 위해서 합숙소 근처에 쌓아놓은 20ℓ 생수통을 흉기로 찌르는 연습을 여러 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해 7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폭력단체 구성 및 활동 등 혐의로 진성파 조직원 39명을 일망타진하고 이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 가운데 행동대장인 A씨가 가장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1심은 A씨가 조직 운영과 결속 강화를 위해 매월 10만~120만원씩 걷어 총 1억 1025만원가량의 자금을 모은 점 등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모집액을 총 1억 40만원으로 정정, 형의 일부를 감했다. 다만 “폭력 범죄단체는 그 자체의 폭력성과 집단성으로 사회의 평온과 안전을 심각하게 해할 수 있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조직원들의 충성심을 높이고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합숙소 운영과 영치금 지원 등의 목적으로 1억원 상당을 송금받은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 보쉴리 ‘KBO 생태계 파괴자’… 페디·폰세가 보인다

    보쉴리 ‘KBO 생태계 파괴자’… 페디·폰세가 보인다

    에릭 페디(33·시카고 화이트삭스), 코디 폰세(32·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이어 또 한 명의 KBO리그 ‘생태계 파괴자’가 떠오르고 있다. kt 위즈의 외국인 투수 케일럽 보쉴리(33)가 프로야구 45년사에 최초의 기록으로 팀의 초반 상승세를 주도하면서다. 보쉴리는 지난 18일 경기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4경기 4승, 평균자책점은 0.78이다. 그는 데뷔전인 지난달 31일 한화 이글스전을 필두로 키움전 5회까지 4경기에서 2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외국인 투수 기록인 2023년 NC 다이노스에서 뛴 페디의 17이닝을 넘은 것은 물론 전체 1위 키움 김인범(26)의 19와3분의2이닝마저 넘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보쉴리는 2023년 20승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한 페디, 지난해 한화에서 17승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한 폰세를 소환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해당 시즌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이듬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보쉴리의 호투 비결로는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구종 구사가 꼽힌다. 보쉴리는 키움전에서 투심(32구), 스위퍼(16구), 체인지업(15구), 커터(10구), 포심(4구), 커브(3구) 등을 적재적소에 섞었다. 스트라이크가 55개일 정도로 공격적으로 투구하면서 시속 130~150㎞를 오가는 완급 조절까지 곁들여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전히 뺏었다. 제구가 되는 팔색조 투구에 아직 다른 구단이 공략법을 못 찾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19일 키움전에 앞서 “보쉴리의 경기를 전체 영상으로 봤는데 원바운드성 투구가 없었다”면서 “되게 영리하게 던지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체인지업을 한국에 와서 고치는 등 습득력이 탁월한 데다 끊임없이 배우고 메모하는 습관이 호투로 이어지고 있다. 보쉴리는 “기록을 달성한 것은 멋진 경험”이라며 “팀에서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이뤄졌다고 생각해 팀에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투심이 가장 좋고 커브도 12살 때부터 던졌기 때문에 자신 있다”면서 “요즘엔 스위퍼도 좋아졌고 체인지업 역시 자신감이 붙은 것 같아 전체적으로 모든 구종에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보쉴리의 호투 속에 kt는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와 함께 초반 3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개막 전 삼성과 LG가 우승권으로 분류된 반면 kt는 그 뒤를 잇는 5강권으로 분류됐던 것을 생각하면 깜짝 반전이다. 리그를 폭격하는 특급 에이스가 있는 팀은 언제나 우승을 다퉜다는 점에서 보쉴리가 kt를 어디까지 이끌지 주목된다.
  • 김혜성 마수걸이 투런 결승포… 오타니 2승 ‘도우미’

    김혜성 마수걸이 투런 결승포… 오타니 2승 ‘도우미’

    인종차별에 맞선 재키 로빈슨 데이2회 선제 홈런 ‘쾅’… 8-2 승리 견인오타니는 5년 만에 투수로만 출전 김혜성(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시즌 첫 홈런을 쏘아 올리며 5년 만에 ‘이도류’가 아닌 투수로만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 쇼헤이(32)의 선발 승리를 도왔다. 과거 백인의 전유물이었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인종차별에 맞선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1919~1972년)을 기린 ‘재키 로빈슨 데이’에 열린 경기에서 아시안 타자와 투수가 팀 승리를 이끌어 그 의미를 더했다. 김혜성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MLB 정규시즌 뉴욕 메츠와 홈 경기에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날려 팀의 8-2 승리를 견인했다. 김혜성의 마수걸이 홈런은 0-0으로 맞선 2회말 공격 때 나왔다. 그는 2사 2루에서 메츠의 오른손 선발 투수 클레이 홈스가 던진 시속 151.9㎞ 싱킹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러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빅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3개의 홈런을 쳤던 김혜성은 올 시즌엔 8경기 만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타격에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신뢰를 잃으며 올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한 김혜성은 전날에 이어 2연속 선발로 출전한 경기에서 호쾌한 장타로 감독의 선택에 화답했다. 다만 나머지 3번의 타석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샀다. 평소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오타니는 이날 경기는 타석에 나서지 않고 투구에만 집중했다. 타격 부담을 내려놓은 오타니의 구위는 압도적이었다. 그는 6이닝을 2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는 동안 삼진 10개를 솎아냈다. 오타니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타자로 나서지 않은 것은 LA 에인절스 소속 시절인 2021년 5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MLB닷컴은 “지난 14일 메츠전에서 공에 맞은 여파로 오타니가 타자로 나오지 않고 투수로만 출전했다”고 전했다. 이날 열린 MLB의 모든 경기에서는 코치진과 선수단 전원이 재키 로빈슨 데이를 맞아 등번호 42번을 달고 뛰었다. MLB의 모든 구단은 2009년부터 4월 15일에 열리는 경기에서 MLB 최초의 흑인 선수였던 로빈슨을 추모하고 있다. 로빈슨은 1947년 4월 15일 흑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빅리그 무대에 올랐다. 1997년에는 MLB 역사상 유일하게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 변화구 신무기 장착… 류현진·양현종 ‘구종 혁명’

    변화구 신무기 장착… 류현진·양현종 ‘구종 혁명’

    불혹을 바라보는 프로야구 베테랑들이 ‘구속 혁명’의 시대에 ‘구종 혁명’으로 대응하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구속도 구위도 성적도 예전 같지 않지만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면서 후배들에게 나이 들어도 살아남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현역 최다승(187승) 투수 양현종(38·KIA 타이거즈)에게는 올해 너클 커브라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16일 기준 시즌 성적은 1승 1패 평균자책점 3.45로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평균자책점이 2024년 4.10, 지난해 5.06으로 상승하며 ‘에이징 커브’ 우려를 낳았던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역주행하는 셈이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양현종은 6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특히 승부처마다 던진 너클커브가 위력을 발휘했다.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궤적을 그리는 양현종의 너클커브는 직구와 같은 투구폼에서 나와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좌타자 상대로 효과가 쏠쏠해 지난해 0.329였던 좌타자 피안타율도 올해 0.083으로 뚝 떨어졌다. 시즌 개막 직전 너클커브를 장착했지만 투구폼이나 신체조건이 양현종과 잘 맞은 덕에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제구가 좋은 투수이기에 윽박지르는 구속이 없이도 관록에서 나오는 수 싸움이 통한다. 지난해 7승만 거두며 30대 들어 가장 성적이 안 좋았던 양현종으로서는 올해의 변화가 남은 선수 생활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이에 앞서 류현진(39·한화 이글스)은 지난 7일 SSG 랜더스전에서 스위퍼 8개를 던지며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경기에서 류현진은 14년 만에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는데 비결 중 하나로 좌타자에게 던진 스위퍼가 꼽힌다. 스위퍼는 기존 슬라이더보다 횡방향 움직임이 극대화된 구종으로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 등 여러 투수가 활용하고 있다. 류현진은 같은 팀의 왕옌청(25)을 보고 스위퍼를 연마했다. 그는 “‘나도 저렇게 휘어나가는 공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연습했는데 살짝 비슷하게 되는 것 같아 바로 던졌다”면서 “힘으로 안 되다 보니 팔색조로 바뀌며 모든 구종을 던질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 다른 구종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필요할 때마다 새 구종을 장착하며 강해졌다. 신인 시절에는 체인지업을 배워 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섰고, MLB 진출 뒤 한계를 느껴 커터를 배워 재미를 보며 2019년 사이영상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류현진은 2024년 한국에 복귀하며 한화와 8년 계약을 맺었다. 세월이 흐르며 류현진도 과거처럼 압도적인 에이스는 아니게 됐지만 “8년 동안 한화가 우승하는 것 말고 다른 목표는 없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금도 진화를 멈추지 않고 있다.
  • 한화 자멸한 ‘18사사구’ 흔들리는 ‘믿음의 야구’

    한화 자멸한 ‘18사사구’ 흔들리는 ‘믿음의 야구’

    김서현, 삼성전 위기 속 7사사구金감독, 역전패 뒤 “쿠싱 마무리”다음날 에르난데스 1회 7실점‘출전 고수’ 노시환·정우주 부진팀 나간 손아섭·김범수는 활약 볼넷을 연달아 내주거나 몸에 맞히다가 역전패를 당했다. 믿었던 선수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사이 믿음을 얻지 못하고 떠난 선수는 펄펄 날아다닌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시험대에 올랐다. 한화는 지난 1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안방 경기에서 18개의 사사구를 내주고 자멸하며 5-6으로 졌다. 사사구 18개는 프로야구 역대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마무리 투수 김서현을 계속 마운드에 남겨둔 게 결정적인 패착이 됐다. 김 감독은 제구가 흔들리는 김서현을 밀어붙였지만 김서현은 사사구 7개로 역전 결승점까지 내주고야 교체됐다. 바꿔야 할 때 너무 믿은 결과는 모두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문제는 감독의 신뢰를 받은 선수들이 무너지는 양상이 반복된다는 데 있다. 김 감독이 “그래도 곧 터질 것”이라고 믿었던 ‘307억원의 사나이’ 노시환은 개막 13경기에서 타율 0.145 홈런 0개의 빈타에 허덕인 끝에 1군에서 제외됐다. 투수 쪽에서는 김서현은 물론 정우주, 박상원 등도 집단 부진에 빠져 있다. 전날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한화는 15일 1회부터 삼성에 역대 7번째 선발 전원 출루를 허용하고 7실점 하며 5-13으로 대패했다. 흔들리는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를 내리지 않고 믿었다가 또 낭패를 봤다. 선수가 어려움에 처해도 감독이 끝까지 믿고 스스로 극복해내는 성장 서사는 낭만적이지만 위기 상황에서 다양한 데이터 분석과 심리전 등이 동반돼 복합적인 상황 판단이 요구되는 요즘 야구에서는 위험부담이 크다. 뚝심이 아집이 돼서 팀 전체를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의 부진은 내보낸 선수들의 활약과 비교되면서 더 뼈아프다.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손아섭은 첫 경기부터 보란 듯이 홈런을 터뜨렸다. 자유계약선수(FA)로 KIA 타이거즈로 떠난 김범수는 최근 8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2차 드래프트로 지난해 팀을 떠난 이태양(KIA)과 강백호의 보상선수로 떠난 한승혁(kt 위즈)도 각각 평균자책점 1.00과 2.25의 성적을 내며 팀의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화였던 배동현(키움 히어로즈)은 시즌 3승을 거두고 있다. 김 감독은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극도의 부진에 빠졌던 이승엽을 끝까지 기용해 우승 주역으로 만든 기억이 있다. 그러나 믿음 이상의 것이 필요해진 요즘 야구에서 그와 같은 서사가 탄생하기란 쉽지 않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예전만큼 선수들을 고정해 밀고 나가지는 않는 추세다. 잘되면 믿음과 뚝심의 야구인데 말리기 시작하면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면서 “믿었던 베테랑들은 헤매고 있고 젊은 친구들이 기세가 좋을 땐 쭉쭉 나가지만 꼬이면 단체 패닉이 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결국 김 감독도 이날 경기에 앞서 “이렇게 가서는 안 되겠다”며 잭 쿠싱을 마무리 투수로 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 감독은 “야구는 항상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 해보고 잘 풀리면 다음 생각을 하려고 한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 ‘두산행’ 손아섭 첫날부터 터졌다

    ‘두산행’ 손아섭 첫날부터 터졌다

    2점 홈런·2볼넷… SSG전 승리 견인김원형 감독 “타격 재능있는 선수” 손아섭(38)이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첫날부터 홈런포를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손아섭은 1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SSG 랜더스의 2026 프로야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4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SSG 구원투수 박시후를 상대로 비거리 125m짜리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두산은 손아섭의 홈런포 등에 힘입어 11-3으로 승리했다. 이날 오전 두산은 한화 이글스에 투수 이교훈(26)과 1억 5000만원을 내주고 손아섭을 데려왔다. 경기 전까지 팀 타율 0.230으로 전체 꼴찌였던 타선 보강을 위한 결정이었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타격에 큰 재능이 있는 선수가 왔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2번 타순에 지명타자로 나선 손아섭은 첫 타석부터 볼넷을 얻어내는 등 3타수 1안타(1홈런) 2볼넷 2타점으로 활약했다. “경기를 오랜만에 나가는 것 같다. 투수의 공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던 그는 첫 경기부터 맹활약하며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2619개로 늘렸다. 손아섭은 지난해 한화의 우승 퍼즐을 맞추기 위해 시즌 도중 NC 다이노스에서 팀을 옮겼다. 그러나 한화 이적 후 35경기 타율 0.265(132타수 35안타) 1홈런 1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9로 아쉬움을 남겼고 팀도 우승에 실패했다. 시즌 종료와 함께 자유계약(FA) 시장에 나왔지만 원하는 팀이 없어 뒤늦게 한화와 1년 1억원에 계약했고 개막전에서 대타로 한 번 나선 뒤 퓨처스(2군)리그로 내려갔다. 한화는 이교훈의 이번 영입으로 부진한 불펜을 보완하는 동시에 젊은 좌완들의 군 공백기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 김혜성이 띄운 ‘ABS’… 기싸움 줄이고 심판은 ‘눈칫밥’

    김혜성이 띄운 ‘ABS’… 기싸움 줄이고 심판은 ‘눈칫밥’

    알론소 등 4명 3회씩 도전 다 성공통념과 달리 54%만 판독 뒤집혀 투수 제이컵 디그롬, 포수 대니 잰슨(이상 텍사스 레인저스), 타자 김혜성(로스앤젤레스 다저스). 3회말 무사 2볼 2스트라이크. 구종 슬라이더, 구속 시속 91.4마일. 판독 결과 스트라이크 아웃. 기록은 건조하게 남았으나 후폭풍은 거셌다. 감독은 “신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고 현지 언론은 “무모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김혜성이 지난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안방 경기에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챌린지를 신청한 뒤 나온 반응이다. 김혜성이 한국인 빅리거 중 처음 ABS 챌린지를 하면서 국내에서도 미국의 ABS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은 2024년부터 도입해 익숙하지만 MLB는 올해 처음 도입했다. 100% 로봇 심판이 판정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인간 심판이 판정하되 선수가 이의를 신청하면 진행된다. 김혜성이 비난받은 이유는 1경기 2회로 제한된 챌린지 기회를 초반에 일찍 날렸기 때문이다. 중요한 승부처가 아닌데도 낭패를 보면서 팬들의 시선 역시 곱지 않다. 김혜성은 결국 14일 뉴욕 메츠전에서 선발 제외됐다.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텍사스의 경기처럼 ABS는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낳고 있다. 볼티모어 포수 사무엘 바사요가 9회초 2아웃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볼 판정이 나오자 챌린지를 신청했고 판독 후 스트라이크로 바뀌면서 MLB 최초로 ABS 챌린지로 경기가 끝났다. 14일까지 전체 971회 진행됐다. 타자(449회)보다 투수·포수(522회)가 더 적극적이다. 미네소타 트윈스가 57회(공격 29회·수비 28회)로 가장 많았고 총 33회 성공했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가장 적은 16회(공격 9회·수비 7회)에 그쳤고 성공도 7회뿐이다. 피트 알론소(볼티모어), 마르셀 오즈나(피츠버그 파이리츠), 테오스카르 에르난데스(다저스), 닉 커츠(애슬레틱스)는 각각 3회 도전해 3회 모두 성공하며 ‘매의 눈’을 자랑했다. ABS 도입이 경기 시간을 지연시킬 것이란 우려와 달리 15초 이내로 정리되면서 오히려 경기를 매끄럽게 한다는 평을 받는다. 심판과 선수의 불필요한 기 싸움도 크게 줄었고 팬들이 결과를 지켜보는 재미까지 잡으며 성공적으로 안착한 분위기다.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더 공정한 판정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심판들에게 지나친 완벽함을 요구한다는 단점도 지적된다. 사람의 눈으로 구분하기 힘든 완충지대가 과거와 달리 조금만 벗어나도 오심으로 낙인찍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도 “일부 심판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인간 심판이 크게 부정확할 것이란 통념과 달리 판독이 뒤집힌 결과는 54% 수준이다. 선수들이 오심이라고 확신한 순간 중 절반 가까이는 심판이 옳았다는 뜻이다.
  • ‘또 초구 홈런’ 스타는 오타니… ‘6이닝 1실점’ 승자는 디그롬

    ‘또 초구 홈런’ 스타는 오타니… ‘6이닝 1실점’ 승자는 디그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돌아온 에이스 제이컵 디그롬(38·텍사스 레인저스)이 역사적인 첫 맞대결에서 각각 자존심을 지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13일(한국시간) 열린 다저스와 텍사스의 2026 MLB 정규시즌 경기는 4차례 리그 최우수 선수(MVP)에 빛나는 오타니와 내셔널리그 신인왕과 두 차례 사이영상(최우수 투수)을 거머쥔 디그롬의 첫 투·타 대결로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현재 리그 전체에서 존재감은 오타니가 우위에 있지만, 2018~19 두 시즌 연속 사이영상을 차지했던 디그롬 역시 지긋지긋한 부상과 재활의 터널을 빠져나와 올 시즌 부활을 노리고 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다저스에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2019년 막판 경합 끝에 사이영상을 받은 투수가 디그롬이다. 오타니는 1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올라 디그롬이 던진 초구부터 호쾌하게 방망이를 휘둘러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리드오프 홈런’으로 포문을 열었다. 디그롬은 초구부터 시속 157.5㎞ 강속구를 뿌렸으나 전날에도 1회 선두타자 홈런을 퍼 올렸던 오타니의 타격감이 더 뜨거웠다. 오타니는 3회 1사 1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올라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5회 2사 2루 득점 기회를 맞은 세 번째 타석에선 고의4구로 또 한 번 출루하며 이날 6이닝까지 마운드를 지킨 디그롬을 상대로 100% 출루했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은 46경기로 늘렸다. 다만 오타니를 제외한 다저스 타선은 디그롬의 구위에 힘을 쓰지 못했다. 김혜성은 2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7회 대타로 교체됐고, 디그롬은 6이닝 4피안타 3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텍사스의 5-2 승리를 견인했다.
  • ‘느림의 미학’이 던진 묵직한 인생투

    ‘느림의 미학’이 던진 묵직한 인생투

    느리지만 열정 가득한 중년 야구팀철거 앞둔 홈경기장서 마지막 투혼 시간을 왜곡하는 것으로 스러지는 공간을 기억할 수 있을까. ‘타임아웃이 없는 시합’ 야구를 통해 시간의 의미를 되묻는 영화가 있다. 또박또박 흘러가는 시간을 멈출 도리는 없지만, 힘을 모아서 아주 살짝 뒤틀어볼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계가 주목하는 신인 카슨 룬드 감독의 첫 장편 ‘마지막 야구 경기’가 오는 22일 개봉한다. “이퍼스볼은 느린 구속으로 타자를 당황하게 해서 헛스윙을 유도하는 거야. 커브볼처럼 보이게 던지는데 힘을 뺀 거지. 타자도 그렇게 생각하고 평소처럼 스윙하지만 공은 이미 지나갔거나 치고 난 뒤에 지나가. 시간의 흐름을 잊게 만드는 공이지.” 동네의 유일한 야구장이었던 ‘솔저스필드’가 곧 건설될 학교 부지로 선정되면서 철거를 앞뒀다. 비록 아마추어지만 한때 야구인으로서 혼을 불살랐던 중년 아저씨들이 마지막 경기를 위해 이곳으로 모인다. 경기는 허접하기 짝이 없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인원 부족으로 몰수패를 당할 위기에 놓인다. 간신히 시작한 경기에서도 선수들은 공을 던지거나 치는 것보다는 농담 따먹기에 더 진심이다. 스포츠 영화의 역동성을 기대했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다. 그보다 중요한 건 야구를 대하는 이들의 태도다. 영화의 영어 원제는 ‘이퍼스’(Eephus)다. 포물선을 그리며 느리고 약하게 날아가는 공, 일명 ‘아리랑볼’이다. 야구 경기에서 빠른 공에 익숙해진 타자들은 갑자기 시속 90㎞도 안되는 아리랑볼이 날아오면 마치 공이 공중에서 멈춘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감독은 이 대목에서 철학적 성찰을 건져 올린다. 한가한 듯 흘러가는 이퍼스볼은 자꾸만 빠른 공을 던지라고 종용하는 세상의 속도에 저항하는 변칙이자 삶에서 구현하는 ‘느림의 미학’이다. 그것으로 우리는 잠시나마 시간을 멈출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세상의 타이밍을 빼앗아 보기 좋게 헛스윙을 끌어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경기는 연장에 연장을 거듭한다. 심판은 퇴근했고 어두워져 공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동점에 주자는 만루, 이퍼스볼을 오랫동안 연마한 투수로 말미암아 경기는 끝난다. 투수는 삼진을 잡았을까, 아니면 연장 끝내기 안타를 내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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