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門도 세월앞에선…
오는 3월 새학기부터 한때 야구 및 씨름 등으로 이름을 떨친 동대문상고·마산상고·광주상고 등 명문 실업고가 시대흐름에 따라 인문계로 전환,새출발한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모교인 목포상고도 인문계 고교로 바뀐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동대문상고,목포상고,광주상고,마산상고,영주공고 등 5개교가 새학기부터 인문계로 전환한다.영주공고 이외의 나머지는 40∼80년의 역사를 가진 명문이다.
동대문상고는 지난 52년 개교,88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노원구 상계동으로 자리를 옮긴 뒤 98년 청원정보산업고로 개명했다가 올해 인문계인 청원여고로 신설된다.사실상 문을 닫는 것이다.법인측은 현재 인문계인 같은 재단 산하의 청원고에서 상고의 동문 및 야구부를 맡아 맥을 잇기로 했다.청룡기,봉황기 등 많은 야구대회에서 우승한데다 윤동균,심정수,김용수씨 등 프로야구선수를 배출했다.
지난 20년 개교한 목포상고는 전남제일고로 이름을 바꿔 신입생 312명을 맞는다.78회에 걸쳐 배출한 졸업생 2만2,000여명 가운데는 김대통령(22회)을 비롯,양재봉 대신증권회장(22회),권노갑 전 민주당최고위원(27회) 등이 포함돼 있다.
광주상고는 지난 21년 문을 연 뒤 올해 인문계인 동성고로 전환한다.30년 야구부 운영에서 봉황기 2회,황금사자기 1회 우승 등 여러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데다 김종모·이순철·홍현우씨 등 많은선수를 양성했다.양형일 조선대총장·이정재 광주교대총장 등 학계진출 동문도 상당수다.졸업생은 2만6,000여명에 달한다.
79년 역사의 마산상고 역시 용마고로 다시 개교한다.2만5,000여명에 이르는 졸업생 중에는 과거 씨름선수였던 이만기·강호동·이승삼·김성률씨 등에다 야구선수인 유두열·공필성·한문연씨 등도 들어있다.황낙주 전국회의장과 김우석 전 내무부장관,이철수 전 제일은행장도 동문이다.
영주공고는 지난 80년 실업계 고교로 전환했다가 올해 영주중앙고와 통합,인문계인 영주제일고로 다시 도약한다.
마산상고 김진호 교감은 “사회적 인식의 변화에 따라 실업고의 만성적 미달사태속에 학교운영이 심각,인문계로의 전환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박홍기이순녀기자 h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