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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리기법 소설 독서계 휩쓴다

    ◎「무궁화 꽃…」「앵무새…」「개미」 등 20여종 폭발적 인기/인종갈등·살인사건·핵개발 등 주제 다양/긴장감·호기심 유발,독자들 기호에 부합 추리기법을 활용한 소설들이 독서계를 휩쓸고 있다.지난해 하반기이후 베스트셀러 소설부문 상위권을 번갈아 차지하며 큰 인기를 모았던 추리기법의 소설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영원한 제국」「앵무새 죽이기」「개미」「펠리컨 브리프」「돌연변이」등 줄잡아 20여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돌연변이」「펠리컨 브리프」등이 본격추리물,즉 「살인사건을 논리적으로 풀어가는 과정을 즐기는 지적게임」을 추구한 소설이라면 나머지 소설들은 추리물 형식을 빌리되 다양한 주제를 독자들에게 제시한 작품들로 인정받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중반에 발표돼 몇달째 교보문고·종로서적·을지문고등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종합순위 1∼2위를 오르내리는 「영원한 제국」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등 2편. 평론가 출신 작가인 이인화씨의 「영원한 제국」은 조선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해 왕실의 서고인 규장각에서 한권의 책이 없어진 뒤 잇따라 살인이 일어나고 젊은 관리가 이에 휘말려들어간다는 줄거리이다. 따라서 이야기 전개는 추리 형식을 따랐지만 그 주제는 유학의 본질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리는 두 집단간의 갈등,즉 세계관의 차이라는 철학적인 명제에 매어 있다. 「월간 책」이 독자 1만9천여명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독자가 뽑은 93년의 가장 좋은 소설」로 선정한 김진명작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도 추리소설의 틀을 충실히 따른 작품이다. 실존했던 인물인 재미교포 물리학자 이휘소씨의 돌연한 죽음을 소재로 삼은 이 작품은 한국의 핵개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한미간의 갈등등 20세기 후반의 국제정세를 폭넓게 다룬 역사소설 또는 정치소설로 인정받고 있다. 외국소설인 「개미」와 「앵무새 죽이기」도 문명비판과 흑백간의 인종갈등이라는 각각의 주제를 추리소설의 틀에 담았다. 이밖에 한승원씨가 발표한 「시인의 잠」과 고원정씨의 「바다로 가는 먼길」에서도 「기억상실과 복수극」,「실종자에 대한 추적」이라는 전형적인 추리소설 구조를 활용했다. 이처럼 추리기법을 쓴 소설들이 인기를 끄는데 대해 출판·서점업계는 『책머리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한꺼풀씩 벗겨나가는 추리물 형식이 끝까지 호기심과 긴장감을 유지하기 원하는 요즘 독자들의 기호에 맞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추리물 애호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어 작가의 입장에서도 이들을 겨냥해 작품을 내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교보문고 박동수일반서적과장은 『「제3의 사나이」「대위와 적」등 추리물을 여럿 발표한 영국작가 그레이엄 그린이 노벨문학상에 단골 추천된데서 알 수 있듯이 구미 각국이나 일본에서는 순수문학과 추리소설을 구분하지 않게 된지 오래』라고 말하고 앞으로 국내에서도 추리기법을 쓴 소설들이 뿌리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 결혼 앞둔 예비신랑·신부들 건강진단 반드시 받도록

    ◎비용 15만원선… 서울대 유태우교수등에 도움말 들어보면/풍진에 걸리면 기형아 출산 가능성 높아/결핵·당뇨·간염·Rh식 혈액검사도 필수 본격적인 결혼철이 시작됐다.외국의 경우 결혼을 앞둔 남녀는 상대방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건강진단서를 주고 받는 것이 보편화됐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통념상 어색하기만 하다.더구나 우리 미혼여성들은 수백만원짜리 혼수품 구입엔 열을 올리면서도 정작 미래의 가정평온과 직결되는 자신의 건강투자에는 더없이 인색하다. 전문의들은 후회하는 결혼생활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혼전 건강진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결핵·당뇨검사,풍진·톡소플라즈마검사,간염·매독검사,냉·소변검사,혈액형검사를 필수적인 진단항목으로 꼽았다.이들 검진비용은 모두 합쳐야 15만원 안팎이어서 경제적 부담도 크지 않다.서울대 의대 유태우교수(가정의학),연이산부인과 김창규원장,영동제일병원 이규래전문의(가정의학)의 도움말로 결혼전 검진에 대해 알아본다. ■풍진·톡소플라즈마검사=가임여성이 풍진에 걸리면 태아의 기형을 초래하는 「선천성 풍진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높다.국내 가임여성과 임산부의 20%가 풍진항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태아에 풍진바이러스가 옮겨지면 백내장·녹내장·심장병·정신박약증·태아이상등의 기형이 생긴다.따라서 결혼전 반드시 검사를 받아서 항체형성이 이뤄져 있지 않으면 접종을 받도록 한다.특히 풍진 예방접종이 처음 시작된 78년 이전에 태어난 여성의 경우 임신 3개월전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비용은 6만원선. 개나 고양이,앵무새등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톡소플라즈마 검사를 받는다.애완동물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톡소플라즈마균에 감염되면 태아가 수두증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혈액검사로 간단히 감염여부를 확인할수가 있다. ■결핵·당뇨검사=결핵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줄었지만 아직도 문제가 되는 만성 전염병.임신한 뒤 감염사실이 밝혀지면 장기간 약제 복용이 불가피하다.이 결핵약은 태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에 미리 감염여부를 검사해 둬야 한다.또 식생활의 서구화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당뇨병에 대한 검사도 빼놓을 수 없다.당뇨병에 걸린 여성은 거대아나 기형아를 출산하는 수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간염·매독검사=B형간염은 성접촉이나 혈액접촉을 통해 전파되므로 결혼을 앞둔 남녀 모두 검사가 필요하다.우리나라 사람의 10%가량이 간염 보균자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중 90%는 B형이다.또 신생아 1백명가운데 1.1명은 모체로부터 B형간염을 옮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접종을 받은지 3∼6개월 뒤에 꼭 항체를 측정,반응이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 접종해야 한다. 매독은 거의 잠복성이기 때문에 자각증상이 없을 때가 많다.하지만 매독균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 감염되면 유산·조산·사산의 원인이 되며 선천성 매독아가 태어날수도 있다.따라서 조기에 감염 여부를 확인,항생제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혈액형검사=ABO식과 Rh식 검사를 모두 받도록 한다.자신의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게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공통된 지적이다.특히 자신이 Rh(­)인줄 모르고 임신중절수술을 받으면 사산이나 기형아 출산,불임의 원인이 된다.
  • UR 충격 극복을/이종철 국립민속박물관장(굄돌)

    세상이 온통 쌀시장 개방으로 어수선하다.1백26만가구 5백70만 농민의 생업권이 달린 문제일 뿐더러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뿌리깊은 국민적 정서까지 얽혀 있어 쉽게 풀릴 수 없는 난제중의 난제이다. 그러나 이 와중에서 느끼는 것은 일부 철딱서니 없는 신문이 주먹만한 활자크기로 불난데 부채질하고 과격 충동을 유발하는 듯한 비겁함을 보인 제목들이다. 「속고 또 속아」「쌀 사수」니 하는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 표제를 들고 나왔다.신문을 경영하고 만드는 창조적 신문쟁이들과 일부 국민들은 「겉으론 반대,속으론 불가피」를 일찍이 예견하였을 것이다.차라리 화장하고 분바른 명분보다는 짚멍석에 질퍽앉아 대안을 강구하고 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국민의 아픔을 달래주어야 했다. 관리와 정치인은 어떠했는가.그 해박한 지식과 경륜을 가지고 쌀시장 개방이 가져올 파국을 준비했던가.관세,비관세,무역장벽을 완화,철폐하고 자유무역체제를 구축하자는 결의인 우루과이라운드가 불러올 전대미문의 지진과 과학기술,무역,문화,지적소유권,예술문화등의 개방에 따른 정책대안을 만드는데 얼마나 고민했던가. 국민으로부터 돌팔매를 맞을 각오를 하고 국제정치의 냉혹함과 수출타격에 따른 제3의 원유파동에 대하여 사전설득과 이해를 구하는 일에 악역을 역할분담하며 몸과 마음을 던져 뛰어 들어보았던가.무책이 상책이듯이 입다물고 있거나 공염불 같은 절대불가를 앵무새처럼 외치다 민주의 씨앗을 뿌린 문민정부로서 국민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는 정부에 찬물을 끼얹는 방해꾼 노릇을 하고 있지 않는가 필자를 포함하여 모두가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우월한 힘을 가진 상대가 있는 협상에서 대선공약인들 무슨 힘이 있겠는가.오직 국민적 힘을 업고 국민모두가 냉엄한 국제경제 세계에 뛰어 들 수 밖에 없다.동일한 역사적 전쟁의 경험,전통적 배달문화,단일언어를 가진 민족문화를 가진 위대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국민모두가 이 아픔을 분담해서 극복하는 마음을 다질 때이다.우리는 최근 1백년간 과거 조상들이 살았던 6천년의 문화에 문명적 폭풍을 일으키는 대변동을 시험받고 있다.언어,생활양식,생각 등 문화체계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60세기 간직한 고유한 역사적 문화적 분위기가 퇴색되는 민족문화정서,동질성 파괴,인간타락의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덴마크는 독일에서 30분,소련에서 1시간30분이면 히틀러,스탈린이 무력으로 전국토를 정복할 수 있는 국가이지만 그들은 어떠한 힘도 단결된 국민정신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 「삼성 신규산업 진출」 논란/야당,국감서 “특혜아니냐” 질타

    ◎“경쟁업체 주장 되풀이” 반론도 올 상공자원위 국정감사에서 삼성그룹이 야당으로부터 집중성토를 당했다.지난 해 국감에서도 삼성중공업의 상용차 시장진출이 도마위에 올랐었다.그러나 올해에는 「건수」와 「강도」에서 지난 해와 비교가 안된다. 승용차 진출건과 조선도크의 신·증설,항공산업 재편,유화업계의 과잉투자 등 최근에 불거진 현안들이 모두 「삼성 때문」이라는 비판이다.「육·해·공군식 특혜」 「신판 정경유착」이라는 원색적 용어까지 등장했다. 야당의 공세는 김영삼대통령이 이건희삼성회장과의 독대에서 이회장의 경영철학에 찬사를 보낸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같다.정부로부터 점수를 딴 것으로 보이는 삼성을 공격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정부를 공격하는 한편 여타그룹의 의견을 대변함으로써 지지를 얻으려는 전략으로까지 해석된다. 과잉투자의 몸살을 앓는 유화업계의 후유증에 삼성도 일단의 책임은 있다.90년 투자자유화 이후 삼성과 현대 등 재벌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어 적자누적이라는 시장의 실패를 가져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승용차 진출문제는 전혀 사안이 다르다.야당은 중복투자라며 문호를 개방하지 말라고 한다.그러나 자동차산업의 경우 정부는 기술도입신고서만 수리여부를 결정할 뿐 진출자체를 막을 길은 없다.또 외국산 완성차의 수입이 자유화된 마당에 국내 생산을 막는다는 것 또한 어불성설이다. 도크 신·증설문제 역시 삼성이 지난해 제2도크를 일부 확장하다 중단한 적이 있으나 조선산업합리화조치가 연말로 끝나고,규제완화를 부르짖는 정부로서도 다시 연장하기 어려워 내년부터는 신·증설이 자유로워진다.합리화해제를 특혜라 하기도 어렵다. 항공산업의 전문화를 골자로 한 항공산업 재편이 「삼성항공」이라는 특정업체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질타 역시 전문화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아 성급한 감이 없지 않다. 특혜소지의 싹을 자르려는 야당의 지적과 비판은 의미 있는 일이다.그러나 논리적 근거가 경쟁업체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것이라면 설득력이 약해진다.
  • 대기업 해외전문가 양성 “박차”/신무역전쟁시대 경영전략의“승부수”

    ◎삼성·대우·현대·선경 등 앞장/장기연수·유학 대상자 늘려/시장정보·인사·재무관리 세미나 등 개최 『세계화 시대에 살아 남으려면 국제적인 지역 전문가를 키워라』.국제화 시대에 맞춰 기업들이 주창하는 경영 전략이다.신보호무역 주의가 팽배한 실정에서 우물 안 개구리」식의 경영으로는 21세기를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대우,럭키금성,선경 등 대기업들은 최근 해외전문가 양성 과정을 크게 늘리거나 신설하는 등 국제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그동안 외국어 습득에 주력했던 사내 교육과정을 그룹 차원으로 높여 지역 및 업종 전문가로 키우는 데 중점을 둔다. 일부 기업들은 일과 관계 없이 직원들을 1년간 외국에 보내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도록 하기도 하고 특정 국가를 선정,정기적인 세미나를 갖는다.해외 적응 훈련에 참가하는 인원도 2배로 늘리고 처음부터 외국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연수과정도 마련했다.이른바 「지역전문가」 제도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91년부터 시작한 「독신파견 지역전문가」제도를 올해부터 크게 확대했다.이 제도는 직원들을 1년간 외국에 보내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직접 배우고 현지 인사와 친분 관계를 쌓게 하는 과정.입사한 지 3∼4년 정도의 사원들만 참여하던 이 과정에 올해부터는 과장급 이상의 간부들도 포함시켰다.주재하는 나라들도 같은 언어권이면 제한을 두지 않았다.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업무에서는 완전히 손을 뗀다.회사의 지시를 받지 않으면서도 월급 외에 연 5만달러의 경비를 준다.또 부·차장급 만을 대상으로 하던 6개월 과정의 21세기 리더 과정도 지난 9월부터는 임원 및 최고경영진까지 넓혔다. 전 세계 56곳에 현지법인을 둔 대우그룹은 현지 주재원들을 중심으로 지역 전문가를 키운다.장기간 해외에 머물며 그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익히게 한 뒤 국내로 불러들여 해당 지역 관련부서에서 전문가로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일을 배우고 해외연수를 받는다.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특히 대학원 진학을 바라는 직원들을 위해 처음부터 석·박사과정의 취득을 목표로 어학 등 해외연수를 시킨다. 지난 90년 국내 처음으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의 국제경영대학원에 인사,재무 두가지의 교육과정을 신설한 선경그룹은 20명 안팎이던 교육대상을 내년부터 2배 이상 늘렸다.교육 과정도 정보관리,기획 등 2∼3개를 추가할 예정이다.해외 현지법인과 정기적인 정보 전략회의를 갖고 주재원들과 국내 직원과의 공동 연수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세계 경제의 블록화에 대비,유럽·북미·동남아 등 8개 지역으로 나눴던 지역연구회를 2개로 세분할 방침이다.해당 주재원과 매월 갖던 지역 연구 세미나도 2차례 이상으로 늘리고 연구 내용도 정치,경제,국제환경 등으로 다변화할 생각이다. 1주에서부터 4∼5년의 박사과정까지 다채로운 연수과정을 설치했던 럭키금성그룹은 내년부터 1∼2주의 단기 해외연수자를 5백명에서 8백명으로 늘리기로 했다.인사,재경,법률,생산등 3∼4년 간의 장기 연수자는 인원에 제한 없이 지원자들을 모두 교육시킬 구상이다. 두산,한화그룹 등도 내년부터 해외연수 대상자를 늘릴 계획이다.또단순한 「앵무새」식 어학연수를 지양하는 대신 현지에 장기간 체류하며 그 나라의 사정을 직접 파악하는 쪽으로 교육과정을 바꾸고 있다.
  • 컴퓨터 그래픽/실감영상세계 관심 높아간다

    ◎미생물·공룡 모습까지 생생히 재현/영화·CF·교육용 필름 등 활용 늘어 한 어린이가 거대한 공룡의 머리위에 앉아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독수리가 TV화면 안에 있는 앵무새를 잡아먹고(삼성시네마TV),물방울이 빨랫감에 닿으면서 터지는 모습(대우공기방울세탁기)이나,유리나 수정을 이루는 분자의 세계가 환상적인 입체화면으로 펼쳐진다.이것들은 모두 컴퓨터가 합성사진이나 그래픽으로 꾸며낸 또 다른 세계이다. 대전 엑스포를 앞두고 포스데이터가 국내 처음으로 컴퓨터그래픽(CG)입체영화를 탄생시켰고 스필버그감독이 만든 영화 「쥬라기 공원」이 최근 청소년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컴퓨터그래픽­CG기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데이터의 CG영화는 상영 시간이 14분짜리.육안으로 볼 수 없는 철·크리스털·유리·고분자화합물 등 여러가지 소재의 내면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이 영화에 등장하는 마스코트인 한국산 호랑이도 실은 CG기법으로 재현한 것이다.특히 전 화면을 CG기법으로만 처리했기 때문에 제작기간이1년이나 걸렸고 비용도 국산 대작영화 5편을 제작할만한 돈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쥬라기공원」에 나오는 무시무시한 공룡들의 움직임도 실사기법으로는 힘들어 모두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됐다.영화 제작진은 공룡의 실물모형외에 이를 5분의1 크기로 축소한 모형을 다시 만들어 동작 하나하나를 컴퓨터에 기록했다.그 다음에 동작들을 프로그램화해 실물 크기 공룡과 똑같이 움직이도록 만들어 낸것으로 알려진다.CG는 상상도 할 수 없는 3차원의 세계를 마음대로 조작해 낼 수 있어 컴퓨터를 다루는 기술만 뛰어나면 얼마든지 환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이야기이다. 일반적으로 CG제작은 대본을 작성하고 상세한 밑그림을 먼저 그려야 한다.그 다음에 그림에 색을 입히고 오브제와 편집을 한 뒤 애니메이션작업 과정을 거쳐 이를 VHS테이프에 담으면 완성되는 것이다.즉 만화영화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정에서도 386PC 이상이면 CG작업이 가능하지만 소프트웨어가 3백만∼4백만원이나 돼 너무 비싼 것이흠이다. 포스데이터의 CG전문가인 오득록씨는 『컴퓨터그래픽은 영화나 광고에의 응용은 물론 우리가 볼수 없는 미생물이나 분자·원자 등의 모습도 실감나게 보여줄 수 있어 앞으로 과학교육 등에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 신명나는 직장(외언내언)

    어떤 직장이 과연 일할맛나는 일터인가.미국의 권위있는 경영전문가 로버트 레버링과 밀튼 모스코위츠가 펴낸 「93년판 미1백개 베스트기업」에 보면 「급료와 물질적혜택」「승진의 기회와 문호개방」「자리의 안정성」「자신의 일과 회사에 대한 자부심」「의사소통의 기회와 공정성」「회사동료간의 우호적관계」등을 일할맛나는 직장의 조건으로 들고있다.따라서 84년 100대기업에 끼었던 블루진으로 유명한 리바이스 스트라우스사는 근로자와 감독관이 경쟁사의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는 이유로 「애사심부족」판정을 받아 100대기업에서 탈락되었다.세계최대 석유회사인 엑슨사도 오랫동안 유지했던 비해고정책을 번복한 「혐의」로 역시 실격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좀더 신명나고 일할맛나는 직장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다양한 설문조사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 기업이 사원용으로 펴낸 「신바람나는 직장만들기」책자에 보면 신바람나야할 직장에서 방해가 되는 관리자의 유형은 「막연하게 지시만하는 오리무중형」「상부지시 하달에만 급급한 앵무새형」「조석으로 방침바꾸는 조령모개형」이고 반대로 사원의 경우는 지시받을땐 「예,예」하다가 나중에 딴소리하는 「오리발형」지시하면 무조건 반대의견을 말하는 「일단부정형」계획성없이 일을 추진하여 허점을 만드는 「주먹구구형」지시한대로 할뿐 업무개선에 무관심한 「하인근성형」「무사안일」등등이다. 우리의 삶을 가꾸고 꾸미는 직장이란 가정이상 중요한,그래서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일을 사랑하지 않고는 잠시도 머물 수 없는장소이다.직장은 생활의 방편이 아니라 목적이며 일한다는것은 인생의 보람이자 환희,행복일 것이다. 잘못 선택한 직업으로 후회하는 자가 「오리무중」「무사안일」등으로 우리의 의욕에 찬물을 끼얹는다면 이는 마땅히 추방되고 개선돼야 한다.활기차고 건강하고 신바람나는 직장,그것이 바로 「신명나는 사회」를 성취하는 그 지름길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 “동물도 미미한 지적사고능력 있다”

    ◎미 바신연구소,돌고래·앵무새·침팬지 등 연구통해 확인/침팬지/도구 다룰줄 알고 간단한 술책도 부려/돌고래/유아수준 표현력/앵무새/색깔·모양구별 돌고래 2마리가 조련사의 신호에 맞춰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수중발레)을 한다.아프리카산 앵무새인 알렉스가 집에 손님이 찾아와 커피를 마실때「뜨겁다」고 경고하거나,주인이 과일을 한접시 갖다주면 자기가 좋아하는 포도만 골라 먹는다.또 피그미침팬지인 칸지는 혈거인에 대한 영화감상을 좋아하고 2년6개월된 아이정도의 언어구사능력을 갖고 있다. 동물의 행동은 단지 조련사에 의한 훈련의 결과인 모방이나 흉내내기의 범주인가,아니면 언어나 명령에 대해 사고하고 이해해서 표출되는 행동일까. 타임지 최근호는 커버스토리를 통해 돌고래의 수중발레,알렉스의 표현력,칸지의 학습력을 연구해본 결과 단순히 인간에게 훈련받아 모방하는 차원이 아니라 이들 동물에게도 미미한 지적사고능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돌고래◁ 미국의 케왈로 바신연구소에서 실험한 결과 돌고래에게 「후프」를 가져오라는 명령을 내리면 후프가 둥글든,8각형이든,4각형이든 형태에 상관하지않고 오직 후프에 연관된 것에만 정확하게 반응을 한다.특히 내린 명령을 맞췄다고 신호를 보내면 꽥꽥소리를 지르며 좋아하지만 틀렸을때는 절망적인 표정을 지으며 축처져 있다. 이 연구소설립자인 루이스 헤르만소장은 『돌고래의 이와 같은 표현력은 어린아이와 비슷한 지적사고능력을 가진 것을 의미한다』며 『더욱이 돌고래가 명령수행을 잘못했을 때는 엉뚱한 행동을 함으로써 눈치를 살펴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은 지적사고능력이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앵무새 알레스◁ 알렉스에게 좋아하는 「코르크」를 보여주고 코르크란 단어를 정확하게 말하면 이를 주고 잘못하면 벌을 주자 알렉스는 재빠르게 게임내용을 눈치챘다.몇년에 걸쳐 실험을 해본 결과 알렉스는 여러가지 물건이 담긴 쟁반에서 이 코르크의 색깔·모양 등을 정확하게 알아맞춰 명백한 언어적 상호작용으로써 언어를 이해하고 접근하며,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동물행동학자이레느 페퍼버그씨는 『알렉스가 언어를 사용하는 방법이 반드시 언어의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언어를 감정의 표현수단으로 이용하기 보다는 차라리 결과를 얻는다거나 사고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의사소통시스템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피그미 챔팬지 칸지◁ 칸지는 인간과 같이 도구를 다룰줄 아는 동물로 판명됐다.칸지가 좋아하는 음식을 한번 보여준 다음 상자속에 넣어 잠그고 열쇠를 코드에 연결해 다른 상자속에 넣어둔 후 지켜본 결과 칸지는 음식을 꺼내 먹을수 있는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다.우선 그가 가지고 있던 돌을 꺼내 시멘트바닥에 수없이 힘차게 내팽개쳐 날카롭게 한 다음 코드를 자르고 열쇠를 끄집어낸 뒤 먹이를 꺼내 먹었다.이후 칸지는 무엇인가 자를때는 항상 이를 이용했다. ▷침팬지◁ 열려져 있는 바나나상자 옆에 침팬지를 넣어 실험을 해본 결과 한 침팬지가 바나나를 먹으려는 순간 힘센 침팬지가 접근하는 것을 알아채고 상자를 닫아놓았다.힘센 침팬지가 다가오자 아무런 일이 없는체하다가 힘센 침팬지가 가버리자 먹이를 먹으려고 상자를 여는 순간,몰래 숨어있던 힘센 침팬지가 다시 나타나 바나나를 먹어버렸다. 스코틀랜드 심리학자 앤드루 화이튼 씨는 『이 실험에서 침팬지가 술책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간단한 술책은 보통 유아들에게 자주 보이는 것으로 미미한 지적사고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 주유소 신설 반대시위 백일째/박희준 사회1부 기자(현장)

    ◎주민들 “법원 판례따라 철회 마땅” 『고속도로 소음과 비행기 굉음에다 이젠 위험시설인 주유소마저 떠안고 살아야 합니까』 3일 하오5시 서울 강서구 신월4동 417의1 무궁화 연립앞 빈터에는 이 일대 연립주택 주민 3백여명이 1백일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바로 3백세대의 연립주택 코앞에 사업승인이 난 주유소의 공사착공을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6월 사업승인이 난 K주유소는 2개의 연립주택으로 부터 직선거리로 각각 15m,35m 떨어져있다. 이곳 주민들은 양천구청에 주유소사업승인 철회를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주유소터에다 가건물을 지어놓고 3달 넘게 「실력행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르면 주유소는 사업계획승인을 얻어 지은 공동주택 또는 어린이놀이터로부터 70m이상 떨어지도록 돼있다. 주민들은 이 법을 들어 사업승인취소를 요구했으나 행정기관은 이 연립주택은 주택건설촉진법이 아닌 일반건축법에 의해 지어진 것이기 때문에 공동주택으로 볼수 없다면서 사업승인을 내준데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89년의 「20세대이상의 연립주택은 공동주택으로 볼수 있다」는 대법원판례를 들어 승인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관청의 답변은 『우리는 서울시 행정처리지침에 따라 행정을 집행할 뿐이지 대법원판례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 이러한 공방전은 주민 1명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으나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주유소사업승인이 철회될 때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주유소거리 제한이 완화된 이후 양천구청은 모두 63곳의 주유소신규허가신청을 받아 13곳에 허가를 내줬습니다. 그러나 현재 3곳을 빼고는 모두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공사착공조차 하지못하고 있습니다.이점만 봐도 주유소사업승인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한 주민의 항변이다. 오늘도 주민들은 주유소터와 구청을 방문,항의하고 있지만 행정기관은 사업승인에 문제가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다. 과연 이러한 「소모전」이 언제까지 계속돼야 할 것인지.주유소 허가 요건이 완화된뒤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주유소 주변에서 일어나는 주민들의 민원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안이 아쉽다.
  • 북은 핵상호사찰에 응하라/장수근 북한부장(데스크시각)

    해빙무드에 힘입어 비교적 순항해오던 남북관계가 핵에 좌초,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상호핵사찰규정협상에 나섰던 남북핵통제공동위 대표들이 5·27 판문점 대좌에서 서로 얼굴을 붉힌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남으로써 기대를 모았던 6월중순 남북핵상호사찰은 일단 물을 건너간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상황은 향후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남북관계 전반에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주지하다시피 북한의 핵은 남북한의 차원을 넘어 세계의 문제로 대두된지 오래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들이 핵을 무기화할 경우 냉전체제 붕괴후 도래한 평화정착구도에 균열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때문이다.즉 북한이 핵폭탄을 손에 쥐게 될 경우 북한은 이를 무기삼아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대해 온갖 주문 내지 공갈을 일삼으려들 것이기 때문에 핵개발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남북대화를 진전시키면서도 기회있을 때마다 「핵문제 해결없는 관계개선은 불가」라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때문이다. 북한은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한 핵사찰을 허용했다. 그러나 IAEA사찰은 신고된 목록에만 의존하는 사찰이어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핵재처리시설등 핵심 시설을 숨겨 놓을 경우 찾아낼 수도,또 문제삼을 수도 없는 사찰이다. 이번 IAEA의 임시사찰팀이 북한이 방사능 화학실험실이라고 주장하는 핵시설을 핵재처리시설로 밝혀내더라도 현행 IAEA 핵안전협정체제내에서는 이를 강제 폐기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한미양국이 IAEA사찰과 함께 남북상호사찰의 실시를 남북관계진전과 대북관계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대북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IAEA 체제의 한계 때문이다. 5·27 핵통제위 남북대좌 결렬은 「함께 져야할 부담」을 남쪽에만 지우려는 북한측의 그릇된 인식에 원인이 있다고 우리측 공로명위원장은 지적하고 있다. 북한은 이른바 「의심동시해소원칙」을 고집,북측의 녕변 한 곳을 보여주는 대신 남한내 전미군기지를 보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위원장은 『핵사찰과 관련해쌍방이 의심이 가는 곳은 신성불가침의 성역이 없이 들어가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사찰 권한과 권리는 동서간의 모든 군축협정에서도 인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물질이나 핵무기의 은폐 내지 은닉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특별사찰을 거부하고 있는 것도 핵문제해결의 또다른 장애가 되고 있다. 우리측은 비핵화공동선언 1항에 규정되어 있는 핵무기 불배비·불저장의무이행여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핵무기가 존재할 수 있는 군사기지에 대한 사찰이 불가피하다고 전제,일방의 통고로 24시간내에 의심지역에 대한 사찰을 실시할 수 있는 특별사찰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이에대한 북한의 거부는 비핵화공동선언을 사문화시키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란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북한이 핵문제해결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는 대목은 또 있다.지난해말 비핵화공동선언시 철회했던 「비핵지대화」주장을 판문점 핵통제위 접촉에서 또다시 카드로 들고 나오는게 바로 그것이다. 북한의 이같은 행태와 관련,전문가들은 북한이 핵폭탄제조에 필요한 「시간벌기 전술」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즉 판문점 테이블에서 시간을 끌면서 뒷구멍으로 녕변의 방사능화학실험실을 풀 가동,핵사찰 규정마련→상호사찰의 수순이 밟아지기 전에 핵폭탄을 움켜쥐겠다는 속셈이란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똑바로 깨달아야 할 것은 그같은 잔꾀로 남북상호핵사찰을 지연시키려 들 경우 그들에게 돌아갈 것은 국제사회로부터의 되돌이킬 수 없는 불신뿐이란 사실이다. 북한은 이제껏 입만 열면 『핵무기를 개발할 의사도 능력도없다』고 앵무새처럼 반복해 왔다.김일성도 그랬고 연형묵도 그랬다.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음이 여러 국제기구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미카네기재단의 연구원들과 한스 블릭스 IAEA 사무총장도 녕변의 방사능화학실험실이 「의심스러운 구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진정 북한이 「남북합의서」에서 약속했듯이 남북화해와 평화공존을 원한다면 핵에 관한한 모든 것을 숨김없이 밝히고 상호사찰과 특별사찰을 받아야 한다. 북한핵카드의 효용가치는 팀스피리트훈련중지와 주한미군전술핵의 철수,노대통령의 핵재처리시설불보유선언으로 충족됐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핵을 더이상 「협상수단」으로 사용하려들 경우 남북경협은 물론 대미·대일수교 역시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결코 「살 길은 핵」이 아니며 「Balanceof Terror(공포의 균형)」도 데탕트시대엔 통하지 않는 전술임을 북한은 깨달아야 한다.
  • 어리석은 불장난 그만두라/이중호 사회1부장(데스크시각)

    「전대협」이 또 학생을 이북에 보냈다.이른바 「통일대축전」이니 뭐니 하는 것 때문에 나라 안팎이 걱정스럽고 시끄럽다.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에서 「국토순례대행진」등 관련행사가 벌어지고 있다.광복절에 즈음하여 통일을 바라는 민족의 뜻을 되새긴다는게 그들의 말이다. ○낡은 이념은 버려야 그러나 우리는 「통일」을 내세우면서도 한쪽에만 치우치고 「민족」을 들먹이면서 겨레의 염원은 아랑곳하지 않는 세력이 있음을 안다.통일문제의 실질적인 상대방인 우리정부를 「반통일세력」으로 매도하고 통일의 주체인 겨레에게 그 종주국에서마저 실패로 끝난 낡은 이데올로기를 팔아먹으려 한다. 여기서 특히 1백만 학도를 대표한다는 「전대협」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그리고 묻고 싶다.이른바 「민중민주주의」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것은 마르크스와 레닌이 계급투쟁을 통해 성취하려 한 공산주의와 무엇이 다른가? 만일 이름만 다른 것이라면 지금 당장 그것을 버려야 한다.진정한 민주주의의 길을 다시 깨우쳐야 한다.특정 이데올로기에 얽매어 혁명의 기치를 들던 시대는 가버렸기 때문이다. 세계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탈이념의 시대에 접어든지 오래다.공산주의의 종주국 소련마저 이미 그 환상적인 이념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다른 추종국가들은 말할 것도 없다.철옹성같던 「베를린장벽」이 무너져 「공산주의의 최우량아」로 불리던 동독마저 서독에 흡수 통합됐다.폴란드며 헝가리·체코등 거의 모두가 돌아섰다.오늘 이 순간에도 자유와 풍요를 찾아 너도나도 목숨을 걸고 이탈리아 배에 개미떼처럼 기어오르는 알바니아인들의 처절한 탈출장면이 보이지 않는가? 다같이 고르게 잘 사는 사회를 이룬다던 공산주의의 결론이 다같이 못사는 사회로 끝난 때문이다.그래도 그 낡아빠진 이데올로기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는가? 말이 나온 김에 다시 물어보자.「주체사상」이란 또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공산주의가 다 망하고도 끝까지 남을 「성전」인가? 「주체사상」이야말로 스탈린의 꼭두각시로 우리강토의 절반을 40여년동안 강점하고 1천5백만 주민을 한사슬에 묶은 김일성유일체제의 방패막이 이론에 지나지 않음을 바로 알아야 한다. 저들은 「다른 나라가 어찌되든 우리는 우리식대로,남들이 어찌 살든 우리는 우리끼리」라고 말한다.그러나 그것은 세계의 민주화 물결을 의식한 독재체제의 궤변이나 삶의 질서에 엄청나게 뒤떨어진 백성들의 불만을 기망하려는 사슬은 아닐까? 그렇지않다면 동구권 유학생등 수많은 귀순자들을 어떻게 설명하고 국가대표유도선수단 주장이 넘어오는 일까지 벌어질 수 있겠는가? ○사회혼란 가중될뿐 물론 「전대협」에 속한 모든 학생들이 ML주의자라거나 주사파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극히 일부 극좌파들만이 그런 허황된 이데올로기를 추종하고 있음을 믿고 있다.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그들에게다. 그러나 오늘 「전대협」의 실상은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남북간의 대화와 교류,그리고 보다 이상적인 통일을 끌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정부의 노력을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격려해야 한다.다행이도 겨레의 오랜 소망이 뒷받침되어 이제 남북간에도 상당한 대화가 오가며 통일문제를 진지하게논의할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각급 실무접촉은 물론 정부고위급회담도 곧 재개될 예정이고 유엔에도 나란히 들어가게 됐다.정부는 남북이산가족 뿐만 아니라 학술 문화 체육분야에 학생들의 방북까지도 염려스러울만큼 전향적인 자세로 추진하려 하고 있다.그럼에도 「전대협」은 정부가 하는 일은 모두가 반통일적인 것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그리고는 스스로의 잘못된 폭력노선 때문에 국민들에게 지탄받고 있으면서도 위축되어가는 조직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국법을 어기면서까지 평양에 대표를 보내는 일들을 서슴지 않는다.저들의 통일전선전략에 놀아나는 꼴이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국민들의 실망은 말할 것도 없이 「전대협」스스로가 대표한다는 「1백만학도」들에게서 조차 외면당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최근 「전대협」이 잇따라 주최하고 있는 각종 집회나 서명운동에 누가 눈길을 주고 있는가? 「전대협」은 이제 더이상 김일성일당의 앵무새나 꼭두각시가 되어서는 안된다.그리고 그 무슨 「대회」니 「행진」이니 하는 것들 모두 당장 때려치워야 한다.그것은 우리사회의 혼란만을 가중시킬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통일을 위하기는커녕 무분별한 논쟁으로 통일에 저해가 될 뿐이다. ○이젠 학업에 전념을 「전대협」은 1백만학도의 진정한 대의기구로 바뀌어야 한다.돌아가 학문에 전념하여 다음 세기에 대비해야 한다.다가올 다음 세기는 분명 그들의 것이다.그것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은 그들의 마당이 아니다. 학업으로 돌아가라.내일의 주인공의 되기 위해.그렇지 않고는 스스로들 낙오자가 되는 것은 물론 「전대협」도,아니 선배들이 애써 일궈온 학생운동의 맥마저도 모두 멸절되고 말 것이다.제발 학업으로 돌아가라.
  • 박관용 민자의원의 IPU총회 참가기/평양 8박9일:3

    ◎“수령께서 곧 통일”… 어디 가나 한목소리/어린이까지 외치는 가식적 구호에 실망/“왕래부터 하자”에 “콘크리트장벽 없애라” 북한에 체류하는 동안 필자가 진지하게 관심을 가졌던 문제는 과연 북한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열정과 인식이 어느 정도 수준인가 하는 점이었다. 국회통일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라는 나의 직분 때문이기도 했지만 평소 통일문제를 필생의 과제로 삼아 공부해온 필자로서는 현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북한 당국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린아이에서부터 나이든 주민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갖고 있는 통일관은 가식과 위선으로 왜곡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실망했다. 다시 말해 우리 쪽이 민족의 번영과 행복,그리고 공동체의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통일염원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있다면 저쪽은 공산이데올로기의 실현에만 그 목적이 있다고 느꼈다. 이때문에 그들은 증오와 편견·적개심으로 가득찬 꾸며낸 목소리만 낼 뿐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진지함이나 진실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 일행이 평양에 있는 「소년궁전」을 방문했을 때 40평 정도의 서예반에서 인민(국민)학교 어린이 20여 명이 붓글씨를 쓰고 있었다. 장방형 방안에 어린이들이 ㄱ자형태의 자연스럽지 않은 배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전시용」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나는 열심이 글을 쓰고 있는 한 남자 어린이에게 다가가 질문을 했다. 『몇 살이냐. 잘 쓰는구나. 얼마동안 배웠느냐』 『인민학교 2학년이고 6개월 동안 배웠습니다』 첫 물음에 또박또박 대답하던 이 어린이는 갑자기 고개를 발딱 쳐들면서 목소리를 높여 나에게 『아저씨,남조선에는 이런 궁전이 있습니까. 남조선 어린이들은 돈이 없어 공부를 할 수 없지요』라고 물었다. 소년의 질문내용은 귀에 못박히도록 들어온 내용이어서 별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어린 소년의 도전적인 말투와 적개심 품은 눈빛에 필자는 전율했다. 철없는 어린이가 시킨 말을 내뱉는 정도가 아니라 정서까지도 이미 황폐화되었다는 생각이 뇌리를 강하게 스쳤다. 바로 곁에는 인민학교 4학년 여자어린이가 「제일강산」을 쓰고 있었다. 나는 『정말 잘 썼다. 기념으로 갖고 싶은데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소녀는 한 가지 약속을 하면 주겠다고 대답해 뭐냐고 묻자 『통일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줄 수 있느냐』고 말했다. 나는 『우리들은 통일을 위해서 평양에 왔고 남쪽 동포들은 모두 통일을 이룩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필자 이외의 다른 동료의원들도 그곳에서 유사한 말을 들었으며 모두 충격을 받은 듯 『왜 어린이까지 저렇게 만들었나』며 한숨 지었다. 북한에서 만난 남녀노소는 누구나 『통일해야 한다』는 똑같은 목소리를 냈으나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느냐』는 되물음에는 전혀 대답을 못 했다. 그들은 다만 「임수경 석방」 「콘크리트장벽 해체」 「미군철수」 「고려연방제 채택」을 앵무새처럼 외쳐댔다. 우리가 평양 근교의 대성산유원지에 갔을 때 곳곳에서 10∼20명의 주민들이 둘러앉아 오리고기를 구워먹으며 놀고 있었다. 차림새가 초라한 것과는 달리 코냑 술을 마시고 있었으며 여자들은 한결같이 비로도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직장에서 모범일꾼으로 뽑혀 휴가를 받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들은 우리가 도착한 사실을 알고는 일제히 일어나 장구와 북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집단농장에서 일한다는 약 40대 남자에게 『남쪽은 여러분들이 서울을 구경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말을 걸었다. 이 남자는 대뜸 『콘크리트장벽이 있어 못간다』고 대답했다. 나는 『그것은 방어용 전차방벽일 뿐이며 꼭 필요한 평지지역에만 부분적으로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70도가 넘게 경사진 산에 있는 콘크리트장벽이 어떻게 전차방벽이냐. 거짓말하지 말라』고 눈을 부라렸다. 나는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었으나 더 이상 대화하기 싫다는 표정임을 알고 돌아섰다. 통일문제에 있어 북한주민들이 말하는 용어나 논리는 모두 「로동신문」이나 평양중앙방송의 보도내용과 똑같아 하루에 2시간씩 학습을 받는 세뇌효과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실감했다. 주민들은 대응논리나 비판없이 당위론적이고 선전적·감정적으로 「통일」을 외쳐대고 있어 도무지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우리 일행이 금강산 구경길에 올랐을 때 온정리지역의 휴게소에서 만난 스무살의 여자 안내원은 『언제 결혼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남조선을 통일시키고 난 뒤에 결혼하겠다』고 서슴없이 대답했다. 『그러면 언제쯤 통일이 될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위대한 수령 김일성 어버이께서 멀지 않아 통일을 이룩하게 된다』고 청산유수처럼 말을 이었다. 실제로 북한주민들은 통일문제에 관한 한 당에서 교육받는 내용 이외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고 북한당국도 선 정치·군사문제 해결을 통일의 전제조건으로 강변하면서도 이에 대한 기본노선조차 주민들에게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우리들을 수행한 안내운들은 철저한 교육을 받은 탓인지 우리 의원들의 말뜻을 금방 알아듣고 더 이상 주민들과 대화를 못 하도록 끼어들어 가로막았다.
  • 외언내언

    못 믿을 사람들. 남북을 오갈 때는 상호 안내와 질서에 따른다는 합의사항을 휴지쪽같이 구겨버린 북측 기자들의 기습취재가 아닌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앞으로 그들과 무슨 약속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남한사회라 해서 약점이나 허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따닥따닥 붙어 사는 달동네도 있고 더러는 전철 안에서 혹은 지하도에서 구걸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그런 것도 모두 보여주마고 했다. 그런데 바람난 과부 야반 도주하듯 눈을 기이며 신의를 깨뜨릴 일이 무엇인가. 취재는 좋다. 하지만 걱정은 신변안전. 「손님」 아닌 「적」으로 치부하는 과격 우익이 눈을 부라리고 있는 것이 남한사회이기도 하다. ◆무언가 나름대로의 치밀한 계산이 있는 「작전」이었던 듯하다. 만에 하나 과격분자에 의해 폭력을 당했다면 그 또한 악선전의 자료로 삼고자 하지나 않았는지. 이 사태에 대해 이쪽 기자들이 질문을 하자 그쪽 책임연락관 왈 『남이나 북이나 기자들은 통제하기 어려워서…』. 대통령의 성인 「노」를 「물」로쓸 수 있는 남쪽 「언론」과 수령의 배지를 가슴에 달고 다니는 그쪽 「앵무새」의 차원이 같다는 말인가. 삼척동자가 들어도 배꼽을 쥘 궤변이다. ◆그래,「림수경」양 집을 취재했다고 하자. 북의 사회라면 이미 「백골이 진토」되었을 「림수경」양이 살아 있는 얘기는 접어두자. 그 집의 사는 형편이 어떻던가. 못살던가,감시를 받던가,박해를 받던가. 공직의 책임자로 그 자리에 변함이 없는 그 아버지도 보았을 것이다. 그 부모에게서 꿇리는 그림자라도 보았던가. 그 모든 얘기를 과연 돌아가서 그대로 쓸 수 있는 것인가 묻고 싶다. 우리 기자가 북에 갔을 때 김현희양 부모를 회견하게 할 수 있겠는가까지도. ◆요다음 우리 기자들이 갈 때는 취재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야 한다. 서로 취재의 자유를 갖는 건 신뢰의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도 좋은 것. 다만 이번 북쪽 기자들의 의도적 파약행위는 이쪽의 신뢰에 금이 가게 한 것이 문제다. 「큰 약속」에 대한 의심까지 심어버린 게 아닌가.
  • 멕시코/동식물 밀반출 늘어 골치(세계의 사회면)

    ◎앵무새 등 연 수억불 불법거래/멀지않아 야생동물 멸종 우려 야생동식물,특히 동물의 불법거래가 최근 멕시코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야생동물의 불법거래 규모는 연간 수백만∼수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환경보호론자들은 밀매업자들의 몰염치한 상혼으로 멀지않아 멕시코 재래동물들이 멸종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매년 10여만 마리의 멕시코산 앵무새가 위장된 컨테이너에 실려 미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 및 유럽의 바이어들은 밝은 색의 콩고 잉꼬(큰 앵무새)로부터 이제는 거의 사라져 가고 있는 바다거북의 가죽껍질에 이르기 까지 멕시코로부터 다양한 희귀물들을 실어나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동물류 뿐 아니라 멕시코산 선인장도 수난을 겪기는 마찬가지. 멕시코가 이처럼 야생 동식물의 주밀매지가 된 것은 멕시코정부의 뜨뜻미지근한 정책 때문이라는게 중론이다. 멕시코는 국내의 통제만으로도 밀매업자 단속이 가능하다고 판단,지난 73년에 체결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협정(CITES)에 가입하지 않았다. 따라서 많은 환경보호단체들은 멕시코가 남미 국가중 유일하게 CITES에 가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밀매업자들이 아시아와 남미산 희귀동물의 공급 중계지로 처벌규정이 미미한 멕시코를 이용하고 있다며 멕시코정부를 힐난하고 있다. 이러한 비난을 의식했음인지 카를로스 살리나스 데 고르타리 멕시코대통령은 지난 6월 멕시코가 CITES에 서명하는 예비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CITES의 회원국이 되면 멕시코는 먼저 동식물에 대한 국제 거래내용을 세밀히 감시하고 수출입허가서를 발급해야 하는데 수출입허가서라는게 워낙 위조하기 쉬운 것이어서 멕시코의 CITES 가입이 밀매근절의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멕시코 환경부의 반동물밀매운동 책임자인 그라시엘라데 라 가르자여사는 『개도국에서의 동식물불법거래는 대체가 불가능한 자원이 유출된다는 점에서 마약거래보다 더 심각한 현상』이라면서 『마약의 피해는 이용자 자신에게만 국한되지만 야생 동식물의 밀매는 인류사회의 미래를 해치는 폐해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양식있는 관리들과 환경보호론자들의 우려에도 불구,멕시코의 야생동식물밀매가 쉽게 사라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멕시코의 유력권문 세도가들이 밀매조직과 유착되어 있는데다가 이들과 결탁한 일부 부패관리들이 희귀 동식물의 불법 국외유출을 묵인하고 있기 때문. 또 지난 80년대초부터 경제사정악화로 공공비용이 대폭 삭감되면서 고작 12명의 멕시코시 공무원에게 동식물수출단속업무를 맡겨 놓고 있는 이 나라 행정체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쨌거나 조만간 멕시코 특유의 동식물을 동ㆍ식물원 바깥에서는 보기가 어렵게 될 것이라는 생태 및 환경보호론자들의 경고가 엄포만은 아닌듯 싶다.
  • 권기진특파원/현지서 본 북한사회(총리회담 취재기:상)

    ◎“철저한 통제 속의 계산된 개방” 실감/우리 기자 만난 사람 요원들이 뒷조사/「밀입북자 석방」은 모든 대화의 “지정곡” 북한은 여전히 철저한 통제사회임을 실감한 방북 나흘간이었다. 지난 16일 상오 9시부터 19일 하오 1시28분까지.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 취재를 위해 북한에 체류한 약 76시간. 이 짧은 기간 동안 주마간산 격으로 살펴본 북녘땅은 숨막힐 듯한 통제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있는 느낌이었다. 휴전선의 남북방한계선에 설치된 굵은 철조망과 초병의 모습에서만 남북의 긴박한 대치상황을 깨달을 수 있었을 뿐 북쪽과 남쪽의 산천은 너무나 흡사해 마치 고향을 찾는 것 같았다. 이같이 남북의 겉모양이 같고 말씨가 같았지만 북쪽 사람들의 사고와 의식이 크게 달라 생판 딴 사람들을 만나는 기분이 들었다. 정녕 45년간 체제가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두꺼온 벽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던 방북이었다. 2차 고위급회담 첫날 회의가 열린 지난 17일 상오 10시30분쯤. 회담장인 인민문화궁전에서 30여m쯤 떨어진 보통문 가내공장을 찾은 일부 사진기자들이 난처한 입장에 빠지고 말았다. 기자들이 여자 원피스를 만드는 이 공장에 들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마침 작업중이던 여성노동자 30여명은 갑자기 『임수경은 어떻게 됐습니까』라고 한 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며 울음보를 터뜨렸던 것이었다. 물론 이날 기자들은 안내원에게 사전에 그 공장에 가보고 싶다는 뜻을 전한 다음 안내원이 먼저 그 공장에 다녀와서야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같은 주민접촉도 통제 속에 이뤄졌지만 그들이 얘기하는 것도 하나같이 밀입북자 석방,유엔 가입문제,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등 북측이 주장하는 선결조건을 앵무새처럼 읊조리는 것이었다. 이는 비단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뿐이 아니고 만찬행사 참석자들도 한결같이 지정곡처럼 빼놓지 않고 화제를 삼았다. 이들은 대부분 으레 대화 첫머리에는 가족상황,평양과 서울얘기 등 부드러운 얘기를 하다가도 얼마쯤 시간이 지나면 무엇엔가 쫓기는 듯 「지정곡」을 불러댔다. 나중에 우리측 카메라맨들에게 들은 얘기지만 일부 만찬 참석자들이나 행인들이우리 기자들과 얘기하고 나면 요원들이 대화내용을 뒷조사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통제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북경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2등을 했다고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번에 우리 대표단이 이용한 특별열차의 한 여자열차원과 백화원초대소의 한 여자접대원은 분명히 북한이 2등,한국이 3등한 것으로 보도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 기자들이 그렇지 않고 한국이 2등,북한이 4등을 했다고 밝혀주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 대표단이 지난 16일 낮 1시20분 특별열차 편으로 평양역에 도착했을 때 북측의 영접은 너무도 냉랭했었다. 역 앞 연도에는 환영인파를 찾아볼 수 없었으며 고작 일부 행인들이 손을 흔들 뿐이었다. 며칠 전에 이곳에 왔었던 축구대표단이나 범민족통일음악회 참가자들에 대한 열렬한 환영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북측 안내원들의 얘기로는 우리 대표단이 평양에 오면서도 밀입북인사 석방 등의 「선물」을 가져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북측이 남북고위급회담과 축구 및음악인 교류 등 민간교류를 각기 다른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계산된 통제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현재 북측이 꾀하고 있는 남북접촉도 「통제 속의 개방」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최근 동구권 변혁으로 체제변화 위기를 느낀 북한이 체제고수를 위해 배수진을 친 꼴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일성ㆍ김정일 부자세습체제를 굳히며 통일의식 고취로 주민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체제결속을 다지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지난 89년 4월에 세워진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등 주요시설에는 김일성 부자의 교시가 나란히 걸리고 김정일화가 대대적으로 선전되고 있다. 학생소년궁전의 수영장 입구에는 『우리나라는 세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커서 바다의 정복자로 되게 하여야 합니다』는 김일성 교시와 『세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강하천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수영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는 김정일 교시가 나란히 새겨져 있다. 이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친애하는 지도자 김일성 동지」는 공식인사의 서두로 될 만큼 김일성 부자세습은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이와 함께 통일의 열기는 이상할 정도로 달아오르고 있어 마치 북한주민들이 「통일 열병」을 앓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지난 18일 상오 9시40분쯤 2차 남북고위급회담 이틀째 비공개회의가 열린 인민문화궁전 2층 외신기자실에서 북한 우표를 팔고 있던 국제통신국의 한 여성 우표취급원은 기자에게 『통일을 위해 오셨으니 한겨레의 소원인 통일성취를 위해 노력해주십시오』라며 다음과 같이 목청을 높였다. 『우리 인민은 위대한 수령님과 수령님의 위대한 후계자인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를 모시고 오늘과 같은 행복한 나날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어린이들도 행복하게 무상으로 교육받고 치료받으며 걱정없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남쪽의 어린이들은 그렇지 못하겠죠. 학비가 없어서 곤란을 겪고 있으며 먹고 입는 문제 때문에 살기가 힘든다고 생각합니다. 남쪽은 미국놈의 식민지사회여서 잘사는 사람은 끝없이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끝없이 못살지 않습니까』 15년간 우표취급원으로 일했다는 이 여자는 통일얘기가 나오자 신들린 듯 열변을 토하며 서둘러 통일을 이루도록 노력해달라는 부탁을 빼놓지 않았다. 북한은 어린이 매스게임과 카드섹션에서도 남쪽의 콘크리트장벽 등을 연출하며 완전개방을 주장하는 등 통일무드를 고조시키고 있다. 마치 통일구호를 외치면 통일이 금방 이뤄지는 듯 열기에 들떠 있는 것을 보고 우리의 통일 열망과는 다른 이질성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에 젖는다.
  • 미­이라크 대사의 엇갈린 행보

    ◎워싱턴 체류 주이라크 미대사 그래스피/영 휴가중 침공소식에 본국행/“위기상황 임지이탈” 비난여론 부시 미 대통령이 페르시아만 사태 와중에도 한가로이 휴가를 즐겨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이라크주재 미 대사까지 일촉즉발의 현 위기속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했던 지난 2일 런던에서 휴가를 즐기던 48살의 에이프릴 그래스피 주이라크 미대사는 침공소식을 접하자 임지인 바그다드로 가는 대신 워싱턴으로 날아갔다. 지난 87년 여자로선 최초로 아랍권 국가대사로 지명돼 바그다드에 부임했던 그녀는 그러나 워싱턴에 돌아온 뒤 지금까지 일체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으며 현지의 미 대사관은 조셉 윌슨 부대사가 모든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그래스피 대사는 지금 「휴가중」이며 그녀가 다시 바그다드로 돌아가는 것은 인질 1명을 더 보내는 것에 불과하다』며 그녀의 워싱턴 체재를 두둔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미국 고위층들은 그녀를 비난하고 있다.중국대사를 역임했던 윈스턴 로드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대사가 자기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전 국방장관 엘리어트 리처드슨도 『그녀의 처신으로 미루어 보아 추측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자심감을 잃었든가,아니면 현재 정부가 취하고 있는 조치에 불만을 갖고 있든지 하는 것 외에 어떠한 설명도 불가능하다』면서 『도대체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동전문가로 알려진 그래스피 대사와 각별한 친분이 있는 부르스 라인젠 전 이란대사는 『그녀는 결코 능력이 모자라거나 자신감이 결여된 인물은 아니다』고 단언하며 『아마도 정부가 중동국가에 지나치게 동정적인 그녀의 귀환을 막고 있을 것』이라고 변호(?)했다. ◎임지서 고투 주미 이라크대사 마사트/“독재자의 앵무새”비난속 집무/“내 생애 가장 어려운때” 실토도 온통 적대적인 위싱턴의 분위기 속에서 외롭게 본국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주미 이라크대사 모하메드 마사트씨는 24일 새벽에도 미국정부로부터 『이라크가당초 약속을 어기고 쿠웨이트 공관에서 철수하는 미국 외교관 1백10여명이 왜 터키로 가지 못하게 하고 바그다드에 발을 묶어놓느냐』는 강한 항의에 답변해야만 했다. 그의 대답은 『미국이 쿠웨이트 대사관을 폐쇄하지 않는한 미국 외교관과 그 가족들도 떠날 수 없다』는 본국의 새로운 입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게 고작이었지만. 이같은 궁색한 입장에서 마사트대사는 시시각각 자신이 이끌고 있는 이라크의 주미 대사관과 미국내 이라크인들에 대한 상응한 위험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있다. 미국 방송들은 그를 『독가스를 사용하는 권력에 굶주린 독재자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를 대표해 거짓말을 하기 위해 외국에 파견된 사람』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이라크에 있는 미국인 인질상황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을 때 『본국 정부와 연락이 끊긴 것 아니냐』는 반문을 듣기도 했다. 올해 60세의 마사트대사는 바그다드 태생으로 53년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에서 정부장학금으로 범죄학을 공부하러 미국에 온게 오늘날의 운명과 관련을 맺게된 계기가 됐다. 메릴랜드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마사트씨는 나중에 이혼했지만 학업도중 미국여인과 결혼해 1남1녀를 두기도 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에 남아 있는 외국 외교관들이 공관폐쇄를 하지 않을 경우 민간인과 같은 취급을 받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모두 안전하게 출국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라크가 반드시 미국과 무력충돌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이 아직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 외언내언

    파라과이란 나라 이름은 파라과이강에 유래한다고 말하여진다. 브라질 남부에서 파라과이를 거쳐 파라나강으로 합류하는 이 강은 2천4백여㎞. 「앵무새(그 종류의 새)의 강」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나라를 흔히 여다의 나라라고들 말한다. 1864∼1870년의 이른바 3국동맹 전쟁으로 젊은이(남성)를 거의 잃은데서 연유하는 것. 1865년의 조사때 총인구는 약 50만이었는데 전쟁을 치르고 나자 그 인구는 절반으로 줄었다. 여자 20여만에 남자 2만8천의 비율로. 20세기 들어서도 볼리비아와의 사이에 차코전쟁이 벌어져 승전했지만 남자는 또한번 준다. 하지만 인구 4백만의 지금에야 그런 불균형도 스러졌다. ◆1811년,파라과이는 스페인 치하에서 독립한다. 그 이후 프란시아를 비롯하여 로페스 부자등의 독재정권을 겪는다. 1936년의 혁명으로 임시대통령 파르바를 거쳐 39년 에스티가리비아장군이 대통령으로. 그가 죽자 파라과이의 정정은 다시 소연해진다. 54년 알프레드 스트로에스네르장군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지만 「공포의 공화국」으로 불리는 독재. 89년까지 그는 35년동안 법위에 군림했다. ◆「대통령각하 축하합니다」라는 노래가 연일 최고인기가요로 발표되는 스트로에스네르정권을 무너뜨린 사람이 안드레스 로드리게스장군.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공포정치를 청산한다. 이어 5월에 치러진 총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4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취임. 그는 인권을 존중하고 파라과이의 민주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해 온다. 그러나 계속된 경제난을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로드리게스 파라과이대통령이 노대통령 초청으로 20일 우리나라에 왔다가 오늘 떠난다. 21일에는 양국 정상회담을 갖고 교류확대·경협강화방안을 논의했다. 62년 수교한 파라과이에는 우리 동포가 1만2천여명(88년 현재) 살고 있다. 이번 방한이 밑거름되어 더욱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 “「개혁바람」 한반도 유도”신호/소 외무의 “장벽제거”발언의 의미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지난 10일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마친뒤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의 「장벽」 제거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촉구해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데탕트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소련의 고위관리로서는 처음으로 한반도의 남북교류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일단 한반도평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언의 배경과 의미를 국내전문가들과 도쿄의 시각을 종합해 정리한다. ◎한국정부의 시각/「장벽」보도 엇갈려 공식적 논평유보/대소외교 강화… 새 대북채널도 가동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과의 양국외무장관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장벽철거」를 촉구한데 대해 외무부와 통일원등 정부관계부처는 「장벽」의 의미가 확인안돼 일단 공식논평을 유보한 채 사태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현재까지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의 정확한 발언진의를 알수 없는데다 「한반도장벽」에 대한 APㆍ로이터등 서방진영통신과 소련관영 타스통신의 보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통신은 단순히 「한반도장벽」이라고 표현했지만 타스통신은 『한반도를 두부분으로 분할하고 있는 군사분계선지역의 콘크리트장벽 해체와 주민의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하는데 대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북한)의 제의에 적절한 반응이 없다』고 밝혀 북한측이 주장하고 있는 휴전선남쪽의 콘크리트장벽을 지칭했다. 그의 발언에 대한 정부의 시각도 크게 둘로 나뉘어지고 있다. 첫째로는 북한 김일성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휴전선남쪽에 콘크리트장벽이 존재한다는 북한측 주장을 그대로 수용했다는 시각이고,분단이후 40년 넘게 계속돼온 장벽을 단지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분단」의 의미로 언급했을 뿐이라는 다분히 축소적인 해석이 두번째 시각이다. 전자의 경우는 미소 외무장관회담을 앞두고 북한측이 콘크리트장벽철거와 자유왕래문제에 대해 소련측과 사전협의를 거쳐 소련측이 앵무새처럼 북측입장을 대변한 것을 의미하며 국제적인 여론을 유리하게 전개시키기위한 북측의 술책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셰바르드나제의 기자회견전문을 미국측을 통해 입수,「장벽」의 의미를 정확히 분석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상호 교환설치된 주소 한국영사처와 주한 소련영사처라는 한소간 공식외교채널을 통해 콘크리트장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사실을 소측에 납득시킬 방침이다. 또 소련의 고위관리가 때 맞춰 문익환목사,임수경양등 밀입북 인사에게 중형을 내린 남한정부를 비난한 사실도 한반도 문제해결에 대한 소측의 편향된 자세를 보여준다는 것이 정부측의 분석이다. 반면 정부내에서는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발언이 대체적으로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간의 직접대화촉구등 한반도문제해결에 적극성을 띠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기류도 많다. 즉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철수 문제에 대해 「완전철수의 분위기가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고 밝힌 점은 소측이 그전보다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균형을 찾아간다고 볼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같은 관점에서 셰바르드나제의 발언은 북한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대 한반도정책의 또 다른 표현으로 향후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셰바르드나제의 이번 발언으로 한반도문제가 베를린장벽과 함께 국제적인 문제로 격상됐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남북관계의 정확한 현실을 알리는 홍보외교에 주력하는 한편 북한개방유도를 위해 기존의 대화와 함께 새로운 대화채널을 가동시키는등 남북회담에서의 이니셔티브를 잡아 남북관계를 주도해 나가기로 했다. ◎일본 언론의 시각/크렘린의 「정치ㆍ경제적 이해」직결/태평양지역서의 군축촉진도 겨냥 합의내용에 있어서 획기적 진전을 가져온 이번 미소외무장관회담에서 지역분쟁문제의 하나로서 한반도문제가 구체적으로 거론됐다는 사실을 일본외교소식통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공동성명에서 『미소 양국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바라며 남북대화 지지를 표명했다. 소련측은 북한이 가까운 장래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보장조치협정을 맺을 전망이라고 말했다』라며 북한의 핵개발문제에 언급한 사실을 중요시하고 있다. 더구나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10일상오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차 한반도긴장완화에 대해 소신을 밝힌 것은 소련의 한반도정책자체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도쿄(동경)신문은 모스크바 특파원 해설기사를 통해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이 한반도문제에 관해 국제사회는 남북한간의 벽을 헐기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자유왕래 실현에 강한 의욕을 표명한 것은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촉진하고 유럽군축의 흐름을 극동에 파급시키며 남북한의 국경개방,나아가 남북통일을 목표로 하는 소련정책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셰바르드나제외무가 미소 외무장관회담 석상에서 한반도의 벽철거구상에 지지를 요청했을뿐만 아니라 기자회견에서도 그 실현을 위한 여론조성을 당부한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배경에는 크렘린의 정치ㆍ경제적 이해관계가 한반도ㆍ극동지역과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상기시켰다. 고르바초프서기장의 아시아ㆍ태평양지역구상에 따라 시베리아극동부의 경제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소련은 경제대국 일본과의 경제ㆍ과학기술교류를 바라고 있으나 「북방영토 반환문제」가 장애로 되어있기 때문에 급진전의 전망은 없다. 따라서 소련은 극동제2의 경제대국인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진행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더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사회주의동맹국 북한 김일성정권에의 정치적 배려가 필요하다. 만일 이벽을 헐고 남북교류ㆍ대화가 진행된다면 북한이라는 정치적 걸림돌은 없어지게 된다. 소련의 남북한장벽제거 주장에는 또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일본언론들은 지적한다. 그것은 미제7함대,필리핀,오키나와(충승)등 미측이 압도적 우세에 있는 극동ㆍ태평양 지역에서 긴장완화ㆍ군축을 촉진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베를린장벽의 철거등 동서유럽에서의 긴장완화는 유럽군축을 크게 촉진시켰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성공한 외교수법을 아시아에도 적용해 온 고르바초프정권은 이와 같은 한반도장벽의 철거에 의해 극동ㆍ태평양군축에 미치는 정치ㆍ심리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본의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아사히(조일)신문은 11일자 사설에서 『종래 미소간에는 제안­역제안­비난­결렬이라는 패턴이 많았으나 이번에는 그것이 무너졌다』며 양보에 의한 획기적인 미소대화의 전진을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를 비롯한 독일재통일문제,아프가니스탄ㆍ중미ㆍ중동ㆍ일본의 북방영토문제등 세계의 지역문제를 또하나의 중요테마로 삼았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요미우리(독매)신문도 사설에서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핵개발문제에 관련,우려를 표명했다. 우리들은 이미 이 문제에 관해 북한이 하루빨리 국제원자력기구의 전면사찰을 받아들일 것을 당부했다. 새삼 북한의 조치를 촉구한다』며 북한측에 화살을 겨누었다. ◎미소외무 공동성명 한반도관련 부분 미소 외무장관회담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중 한반도 관련부분은 다음과 같다. 『미국무장관과 소련외무장관은 태평양 및 동북아시아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이 문제들에 관해 조속히 미소협상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양국 외무장관들은 한반도의 긴장을 줄이고 남북대화를 지지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소련측은 북한이 핵안전문제에 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정을 맺을 직전단계에 와 있다는데 유의했다. 미국측은 이 협정이 속히 체결돼 성실히 이행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표시했다』 ◎국내 전문가들의 반응/대한교류 확대ㆍ대북 개방압력 시도/장기적으론 남북관계의 안정에 기여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한반도의 「장벽」제거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소련이 자유개혁 및 냉전종식의지를 극동으로 확산시켜보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미소간의 핵무기 감축 및 유럽주둔군 대폭 감축에 상당한 의견접근이 이뤄졌고 동구의 민주화개혁과 베를린장벽의 붕괴에 따른 동서독간의 통일논의가 한껏 무르익은 시점에서 이제 유일하게 청산돼야 할 냉전의 유산은 한반도문제 뿐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논평위원 서병철교수(외교안보연구원)는 『소련은 현상태에서 동서독의 경쟁상황이 동구동맹국들의 성장과 소련의 개혁진전에방해가 된다고 판단,통독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로 전환한 것과 마찬가지 이유로 한반도에서도 동서독과 같은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이번 발언의 의미를 분석했다. 셰바르드나제의 발언은 소련의 최대 관심사를 유럽에서 극동까지 확대한다는 의미와 함께 유일하게 개혁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개방압력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소련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한국과의 교류확대를 절실히 희망하는 소련의 속사정도 이번 발언의 의도에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안정을 통해 소련은 한국과의 교류확대 및 북한에 대한 경제ㆍ군사원조 부담 경감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소련은 이번 발언을 계기로 앞으로 북한에 대한 개혁ㆍ개방 압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초로 예정된 김일성의 방소때도 이같은 문제가 주요관심사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셰바르드나제의 이번 발언에 대해 로이터통신등 서방언론들은 한반도의 「장벽」을 상징적인 의미로해석,분단상황 그 자체로 전달하고 있는 반면 소련관영타스통신은 김일성이 올해 신년사에서 공세를 폈던 구체적인 콘크리트장벽을 지칭,셰바르드나제의 이번 발언이 북한을 거들어 주기 위해 사전협의를 거친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셰바르드나제가 설령 남한의 콘크리트장벽(실제로 있지도 않지만)을 지칭했다 하더라도 이는 북한의 반발을 다소라도 누그러뜨리기 위한 언어구사일뿐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북한의 개방과 무력도발의지 포기를 통한 한반도의 안정추구가 발언의 주목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의 향후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북한이 당장 개혁정책을 받아들이기에는 지난 40여년에 걸친 강권통치의 유산이 너무 뿌리깊이 박혀있어서 대혼란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내에 북한의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일단은 지배적이다. 북한이 소련의 예속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발언을 계기로 오히려 중국과의 밀월관계 유지쪽으로 돌아서리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북한경제의정체,국제정치의 변화,김일성사후 격하운동의 소지를 사전에 예방하고 김정일에게도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서울신문 논평위원 최평길교수(연세대)는 『이번 발언은 소련의 한반도개입 및 북한에 대한 개방압력의지를 보인 것이기 때문에 당장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쨌든 이번 발언으로 한반도문제는 이제 국제적인 최대관심사로 부각됐다. 한반도의 긴장완화는 주변강대국들의 협조없이는 이뤄지기가 쉽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인 남북한 양측의 성실하고도 적극적인 노력과 대화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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