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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영화] 킨

    ●킨(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뉴욕을 직접 가본 사람이건, 간접적으로 접한 사람이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뉴욕만큼 다중적인 도시도 없다는 것이다. 인구 1600만명이 넘는 이 거대도시는 첨단 패션의 거리와 할렘가를 동시에 끌어안고 있다는 사실이 보여주듯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성격을 지닌다. 그만큼 영화감독들이 그려내는 뉴욕도 제각각이다. 로지 케리건의 ‘킨(2004)’은 뉴욕이라는 도시가 주는 고독의 정서를 그린 영화다. 우디 앨런의 ‘맨하탄(1979)’이 비유한 욕망의 소우주, 짐 자무시의 ‘영원한 휴가(1980)’가 담고 있는 폐허와 소음의 도시 등과는 또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뉴욕에 사는 30대 초반의 남자 킨(데미언 루이스)은 6개월 전 버스터미널에서 여섯살짜리 딸을 납치당했다. 이후 다소 제 정신이 아닌 상태로 버스 정류장이며 사건이 일어난 주변장소를 어슬렁거리며 딸의 흔적을 좇고 있다. 딸을 애타게 찾는 심정을 오직 약과 알코올로 달래면서 그는 혼자 방황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킨은 무일푼이나 다름없는 젊은 여자 린 베딕(에이미 라이언)과 그녀의 일곱살난 딸 키라(애비게일 브레슬린)를 만난다. 그들 역시 거리를 헤매고 있는 상태. 킨은 급속도로 아이와 가까워지게 되는데, 그럼으로써 딸을 잃어버린 상실감과 공허함이 채워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10년이 넘는 동안 단 3편의 장편영화만 만든 로지 케리건은 낯선 조형적 미감과 새로운 구도로 뉴욕을 담아냈다. 폐쇄공포증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닫혀 있는 미감, 주인공을 압박하는 건물과 장소의 이미지는 뉴욕이라는 도시를 고독과 공포에 싸인 무거운 곳으로 여겨지게 한다. 또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더 혼자인 것 같은 기이한 기분도 들게 한다. 이 영화로 로지 케리건은 도빌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개봉 당시 미국 영화잡지 ‘필름 코멘트’가 뽑은 그해 ‘베스트 영화 10’에 선정되기도 했다.89분.15세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팔서 피랍 英 BBC기자 4개월만에 석방

    “지난 16주는 내 인생에서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이었다. 생매장을 당해 죽는 기분이었다. 석방되다니…환상적이다.” 지난 3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슬림 극단세력에 납치됐던 영국 BBC 방송의 앨런 존스턴(45) 기자가 4개월여 만에 석방됐다.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억류기간 내내 하루 24시간 줄곧 손목과 발목에 사슬이 채워진 채로 독방에 갇혀 있었다. 라디오를 통해 BBC 뉴스를 들을 수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납치한 조직)이 나를 죽이거나 고문하는 일에 대해 말하곤 했다.”며 살해의 공포에서 벗어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그의 석방 소식은 4일 팔레스타인 무장집단 하마스 측이 “존스턴 기자를 납치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이슬람 군대’가 이날 하마스 보안군에 존스턴 기자의 신병을 넘겼다. 현재 보안군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전하면서 확인됐다. 하마스는 지난달 가자지구를 장악한 이래 ‘이슬람 군대’에 존스턴 기자의 석방을 촉구해 왔으며 3일 이 단체의 거점을 공격, 공보실 관리 등을 체포했다. ‘이슬람 군대’는 지난달 24일 자살폭탄 벨트를 착용한 모습의 존스턴 기자 동영상을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했으며 지난해 6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샬리트 상병을 납치하는 데도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뼈아픈 실수가 큰 교훈 될 것”

    “뼈아픈 실수가 큰 교훈 될 것”

    미국에서 국가기밀유출 혐의로 체포돼 옥살이를 한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이 옥중에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조속한 석방을 기원하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김씨는 지난 14일 김 회장의 개인 이메일을 통해 “조속한 석방을 기원한다.”면서 “한순간의 실수로 너무나도 큰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번의 뼈아픈 실수가 전화위복이 되고 앞으로 기업을 하는 데 큰 교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김 회장 소식이 너무나도 황망해 처음에는 눈과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며 “한 아버지로서 자식사랑 때문에 겪는 고생에 대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교도소에 있을 때 모자와 목도리를 보내주고 가족들에게도 남몰래 성금을 보내준 김 회장의 따뜻한 마음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그런 성정(性情)의 김 회장이기에 이번 사건이 더욱 놀랍다.”고 했다. 조속히 석방돼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 달라고 주문도 잊지 않았다. 김 회장은 일면식도 없는 로버트 김이 펜실베이니아 앨런우드 연방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지난 1997년부터 후원회가 결성된 2003년 7월까지 로버트 김 가족에게 남몰래 생활비를 지원했다. 이런 사실은 2005년 김씨가 모 방송국 라디오 프로와 인터뷰를 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김 회장은 15일 직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는 이메일을 통해 “그룹의 명예를 실추시켜 원망스럽다.”며 “이번 일을 자성의 교훈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취지로 직접 쓴 탄원서를 지난 14일 법원에 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책꽂이]

    ●대한민국 이야기(이영훈 지음, 기파랑 펴냄) 지난해 2월 출간돼 근현대사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킨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의 EBS라디오 특강 노트를 수정보완해 완성한 책.‘식민지 근대화론’의 주창자인 저자는 민족사관과 민족주의를 맹렬히 비판하면서 우리 근현대사는 ‘인간 개체’를 출발점으로 서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네 명의 편집자를 대신해 200자 원고지 900여장 분량의 ‘이영훈 사학’을 만들어냈다. 식민지 수탈론, 친일파 청산, 위안부 문제 등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쟁점도 많다.1만 3000원.●현대철학의 모험(철학아카데미 엮음, 도서출판 길 펴냄) 20세기는 천재 철학자들의 시대였다. 니체가 열어젖힌 사유의 문은 베르그송, 화이트헤드, 사르트르, 하이데거, 가다머, 푸코, 들뢰즈, 바슐라르, 비트겐슈타인, 라캉, 아도르노, 벤야민, 하버마스, 데리다, 네그리, 아감벤 등으로 이어지면서 이전 시대의 철학과는 전혀 새로운 사유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이 책은 척박한 인문학 풍토 속에서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집적해 20세기 철학의 다양한 층위를 분석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출판사는 ‘콜로키움·현대사상’ 시리즈를 통해 20세기 현대철학의 다양한 사유세계를 미시·거시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이 책은 그 첫번째 타이틀로 20세기 현대철학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다.2만 5000원.●오디오 마니아 바이블(황준 지음, 돋을새김 펴냄) 저자는 오디오 전문가도, 평론가도 아닌 유명한 건축설계사이다.20여년간 세운상가 등 오디오가 있는 곳이면 주말마다 찾아가 오디오를 접하고, 음악을 들었다. 오디오와 음악에 관한 개인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6월 초에는 국내 최초의 오디오 청취 공간인 ‘오디오 갤러리움’을 연다.‘오디오 마니아가 되지 않도록 해주는 책’이라는 부제에 걸맞지 않게 기기들의 제작연보 등 전문자료가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초보자들이 기초지식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쓴 점이 돋보인다.2만 5000원.●낭만적인 무법자 해적(데이비드 코딩리 지음, 김혜영 옮김, 루비박스 펴냄) 키드 선장, 블랙비어드, 칼리코 잭 등 전설적인 해적들의 모험과 진실을 밝힌 책. 영국 국립해양박물관의 책임 큐레이터를 지낸 저자는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17∼18세기 ‘해적의 황금기’를 서술했다.‘로빈슨 크루소’나 ‘보물섬’ 등에서 영웅으로 포장된 카리브해의 해적들이 실상 가난한 노무자나 전직 유럽 해군 출신이었다는 점은 흥미롭다. 당시에는 작위를 받은 해적 선장까지 있었다고 한다. 해적의 황금기는 유럽 해군들이 단결해서 해적을 소탕하게 되는 1720년대에 막을 내린다.1만 3900원.●몸에 좋은 산삼 산양산삼 도감(산삼을 연구하는 사람들 지음, 중앙생활사 펴냄) 산삼과 산양산삼의 효능, 유형, 음용법 등이 모두 들어 있는 ‘산삼 길라잡이’. 세세한 뿌리의 차이까지도 분별할 수 있는 풍부한 사진자료가 인상적이다. 저자들은 뉴질랜드 등에서 대량재배되고 있는 산양산삼의 유입에 대비해 외국삼과 국내삼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도 많이 수록했다. 급증하고 있는 ‘아마추어 심마니’는 물론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산삼에 관심있는 이들이 참고할 만하다.1만 5000원.●아티샤의 명상요결(앨런 월리스 지음, 황학구 옮김, 청년사 펴냄)티베트 불교 중흥을 이끈 11세기 인도 승려 아티샤가 남긴 일곱가지 마음수련법(명상요결)을 해설한 책. 아티샤의 명상요결은 모두 56가지 경구로 구성된 경전으로 천년 넘게 티베트 승려들의 수행지침서로 이용되고 있다.‘모든 현상을 꿈처럼 생각하라.’ ‘당신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친절함에 대해서 숙고하라.’ ‘항상 즐거운 마음에 의지하라.’ ‘보상에 대한 모든 희망을 버리라.’ ‘악의로 비꼬지 말라.’ 등의 경구들은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 마음이 지쳐가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1만 8000원.●우리들의 스캔들(이현 지음, 창비 펴냄) ‘창비청소년문학’의 첫번째 작품. 새빛중학교의 모범생 이보라는 비(非)혼모인 이모가 자기 반 교생으로 오면서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학교에서는 댄스동아리와 관련된 폭력사건이 벌어지고, 엘리트주의자인 담임은 다른 친구들의 잘못을 적어낼 것을 강요한다. 청소년들의 생활과 심리에 밀착한 생생한 묘사가 흥미진진하다. 문자와 채팅, 댓글과 미니홈피를 통해 소통하는 요즘 청소년들의 진짜 모습이 담겨 있다.2004년 전태일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작가는 지난해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에 당선되어 동화집 ‘짜장면 불어요!’를 펴냈다.8500원.
  • 구글은 어떤 기업?

    누구나 적어도 한번쯤은 이용했을 법한 구글의 홈페이지.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엔진 치고는 소박한 느낌이다. 어떤 광고나 요란한 색깔도, 소리도 없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점이 큰 매력이다. 배너가 넘치는 다른 검색엔진 틈바구니에서 구글의 홈페이지는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준다. 검색 속도는 확실이 빠르다. 높이 110㎞의 서류더미에서 정보를 0.5초만에 찾아준다. 구글의 기업가치는 얼마나 될까? 지난해 매출 106억달러에 30억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 2004년 8월 주당 85달러에 기업공개를 했다. 최초의 공모주 총액은 16억 7000만달러로 기술기업으로는 사상 최대였다. 한때 주당 500달러를 넘었던 구글은 28일 종가로 483.52달러. 시가 총액이 1500억달러대이다. 구글보다 시가 총액이 큰 회사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월마트, 엑손모빌, 존슨&존슨 등 10여개사에 불과하다. 거품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다. 구글은 무료 검색만으로 어떻게 거액을 벌 수 있을까? 인터넷 광고에서 가장 큰 수익을 남기고 있다. 구글은 신문처럼 검색결과(기사)와 광고를 구분하고 있다. 서치엔진워치의 편집자 대니 설리번은 “구글은 돈을 가장 많이 지불하는 광고 순서대로 열거하는 방식을 피했다.”며 “광고주가 얼마나 많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와 컴퓨터 사용자가 해당 광고를 얼마나 자주 클릭할지를 모두 고려한 공식을 기초로 광고의 순위를 매긴다.”고 말했다. 광고 가격은 클릭 횟수에 의해 입찰 방식으로 매겨진다. 고객에 대한 집중과 함께 유료 광고와 무료 검색을 결합한 형태이다. 구글은 단기적 수익을 노리지 않는다. 홈페이지에 그 흔한 광고가 없다. 홈페이지에서 벌 수 있는 수십억달러를 포기하고, 사용자에게 양질의 검색을 제공하는 기회를 준다. 광고도 광고주가 내는 금액 순서가 아니라 검색 결과의 순위로 표시하고 있다. 광고 위치도 눈길이 바로 가는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에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과정 학생이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1998년 9월7일 스탠퍼드대 근처의 멘로 파크의 한 주택에서 구글을 설립했다. 이들은 창고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쌓아놓고 일을 하다가 ‘구글신화’를 만들었다. 구글의 광속(光速) 성장에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구글과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협력 파트너들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네트워크의 효과는 ‘구글경제’로 불린다. 구글이 기업공개를 하던 해에 구글경제는 7배나 성장했다. 구글은 곧잘 MS에 비교된다.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1975년 공동 창업한 MS는 1981년 IBM의 PC에 운영체계(MS-DOS)를 공급하면서 세계 정보기술(IT)의 중심부에 진입했다. 불과 10년만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MS의 절대 권력은 PC 장악력에 뿌리를 두고 있다. 반면 구글은 검색을 중심으로 광고, 데스크톱, 뉴스, 쇼핑검색, 그룹스, 이메일 등 인터넷 기반의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부채처럼 펼치고 있다.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에 기반을 두고 있다. 향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통신과 방송, 유선과 무선, 컴퓨팅과 네트워킹의 융·복합 등 다양한 컨버전스 시대에서 구글과 MS의 격전도 관전 포인트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그린스펀 경고’ 비웃는 中증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그린스펀 얘기 들을 필요없다.’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린위안(林園)이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조언을 일축했다.25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그는 “중국 증시가 꼭지에 가있는지 아닌지 알려고도, 묻지도 말아라.”라고 일갈했다. 그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증시의 버블 논란에 대해 “과열인지 아닌지를 따지지 말라. 중국증시는 긴 상승의 열차를 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강세냐 약세냐가 아니라, 오를 수 있는 주식을 고르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나도 거의 모든 재산을 털어 주식에 넣고 있다.”고 말해 주식 투자자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현재 마오타이 제조회사인 귀주마오타이, 상하이공항, 차오상은행 등 초우량주 24개 종목에 투자해놓은 상태다. 그는 “경제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들이 줄지어 서 있다.”면서 “장이 떨어질 것인지 오를 것인지를 고민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주식을 사서 장기보유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싼시(陝西)성 의학도 출신으로 18년전 8000위안으로 주식투자를 시작, 지금까지 10억위안(1200억여원)을 벌어들였다. 중국의 주식투자자에겐 살아있는 전설이며 우상으로, 투자대상 기업을 직접 찾아다니며 스스로 연구조사하는 것이 비결로 알려져 있다. 한편 그린스펀에 이어 이날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폭락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중국 증시에 대한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는 앞서 모든 증권사와 펀드회사에 투자자들에 대한 위험 고지 의무화를 지시했다. 또 급락 사태에 대비해 모든 펀드에 대해 유동성확보를 지시하기도 했다.jj@seoul.co.kr
  • 폭락 경고에도 오름세

    중국 증시는 25일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폭락 경고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아시아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인 것과 달리 전날보다 0.69% 오른 4179.78로 장을 마감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조정국면에 대비해 차익을 노리면서 지수가 하락 출발했으나 오히려 반발매수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전의장은 지난 2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텔레콘퍼런스에서 중국증시의 최근 활황이 지속될 수 없으며 어느 순간 급격하게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베이징 연합뉴스
  • 그린스펀 ‘中증시 폭락’ 경고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이 중국 증시의 폭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 영향으로 24일 외국인 중심의 상하이B지수가 8% 가까이 폭락했다. 뉴욕증시와 필리핀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석가탄신일 공휴일로 휴장했던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중국 증시의 조정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위성화상회의에서 “중국 증시의 최근 활황이 지속될 수 없으며 어느 순간 급격하게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 증시 조정이 가계자산에도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세계 자산가격이 떨어질 수 있으나 경제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하다면 피해 없이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스펀 발언이 전해지자 23일 상승하던 뉴욕 증시는 전날보다 14.30포인트(0.11%) 하락한 1만 3525.65를, 나스닥지수는 10.97포인트(0.42%) 떨어진 2577.05를 기록했다. 상하이증시도 24일 전날보다 0.47% 내린 4354.44에 마감됐다. 외국인중심의 상하이B지수는 7.98%나 급락하며 297.57로 끝났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0.05% 하락한 1만 7696.97에, 타이완 가권지수는 0.07% 내린 8216.41에 마감됐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씨줄날줄] 탐정기자/함혜리 논설위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고, 나가지도 못하는 막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밀실 살인은 추리소설의 기본적 요소다. 세계문학사상 추리소설의 첫 작품으로 꼽히는 것은 미국의 시인 겸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가 1841년 발표한 단편 ‘모르그가(街)의 살인사건’이다. 파리의 모르그 거리에서 벌어진 잔혹하고도 이해하기 힘든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이 작품에서 밀실살인의 트릭이 처음 등장한다. 이후 밀실살인은 추리소설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요소가 된다. 영국의 여류작가 애거서 크리스티 역시 처녀작 ‘스타일즈장(莊) 살인사건’부터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쥐덫’ 등 대부분의 대표작에서 밀실살인을 다루었다. 밀실살인은 살인수법을 찾기 힘들고, 수법을 알게 되더라도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추리소설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도저히 불가능할 듯한 밀실살인을 풀어가는 인물이 탐정이다.‘모르그가의 살인사건’에서는 분석능력이 탁월한 오귀스트 뒤팽이 등장하고,‘스타일즈장 살인사건’에서는 사색형의 탐정 엘큘 포와르가 사건관계자의 언동에서 증거를 포착해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탐정의 대명사 격인 셜록 홈스는 독물(毒物)에 관해 정통하며, 화학·해부학·통속문학에도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인물로 그 역시 밀실살인 해결에서 빛을 발한다. 참여정부가 각 부처에 있는 브리핑룸을 통폐합하고, 기자들의 직접 취재를 원천봉쇄하는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확정했다. 국민의 알 권리 침해라는 엄청난 의미는 차치하고라도, 밀실행정의 위험성을 간과한 발상이다. 밀실행정은 문을 꼭꼭 잠가 놓은 상태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것이다. 세금을 내는 국민에게 정부는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고 언론은 그 중계자 구실을 한다. 감시와 비판기능이 중시된다. 하지만 정보 접근이 봉쇄된 상황에서 언론은 제 기능을 다할 수 없다. 정부의 행태를 보면서 느닷없이 밀실살인이 떠오른 까닭은 참여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기자들은 기자가 아니라 탐정이 돼야 할 것 같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말 허구같은 현실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Seoul Law] ‘배심제 재판’ 말 잘하는 변호사 뜬다

    [Seoul Law] ‘배심제 재판’ 말 잘하는 변호사 뜬다

    내년부터 국민이 형사재판에 참여하는 배심제가 시범 운영되면 법정 문화가 확 바뀐다. 변호사들은 판사만 설득하면 됐으나 앞으로는 판사와 함께 배심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된다. 판사에게 제출하던 변론문도 잘 써야 하지만 배심원들의 눈높이에 맞춰 배심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말도 잘해야 한다. 배심제 도입에 따라 변호사들은 대비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판사와 배심원 둘다 설득해야 변호사들은 의뢰인에게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배심원을 제외하는 무이유기피권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법심리학을 전공해 사법개혁추진위에서 활동했던 박광배 충북대 교수는 8일 “배심제에서는 편파배심의 가능성이 있는 배심원을 제외하는 방법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형 로펌 시들리 오스틴의 앨런 김 변호사는 이날 본지와의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재판에서 이기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고지 가운데 하나가 배심원 선정”이라면서 “설득 가능한 사람인지를 빨리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배심제 재판에서 소송을 대리한 경험이 있는 법무법인 세종의 김범수 파트너 변호사는 “배심제 도입으로 말 잘하는 변호사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활동중인 팀 오브라이언 미국 변호사는 “세련되고 어려운 법률용어가 아니라 서민적이고 평범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국 대형로펌 심슨 대처 앤드 바틀릿(Simpson Thacher&Bartlett LLP)의 조지 엠 뉴콤 파트너 변호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일지도 시간순으로 나열하는 것보다 항목별로 가려진 종이를 벗겨내면 더욱 흥미를 유발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컴퓨터 등의 첨단기법을 통해 배심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배심원들에게 신뢰성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뉴콤 변호사는 “사건에서 불리한 사실이 있다면 변호사가 먼저 배심원한테 말하면 변호사가 숨기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서 “만일 상대방이 먼저 불리한 사실을 말한다면 변호사는 배심원들로부터 믿음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속한 재판위해 순발력 필요 2∼3주 간격으로 이뤄지던 공판은 배심원들을 언제까지 격리할 수 없기 때문에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리하던 재판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급반전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변호사들의 순발력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 연세대 법학과 한상훈 교수는 “다섯 번의 공판이 있을 때 기존에 2∼3주 뒤에 열리던 공판이 배심제가 도입되면 2∼3일 만에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광배 교수는 “법정에서 상대방이 법이 허용하지 않는 질문을 하면 바로 제지해야 한다.”면서 “순발력 있게 대응하지 못하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박균택 형사법제과장은 배심제를 시범운영한 뒤 2012년에 대법원장 직속의 사범참여위원회가 확대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배심제는 배심원 선임 등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법무법인 태평양 성찬우 변호사는 “서울에는 네 곳의 법원이 있는데 배심원을 어디서 뽑을지 등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미국은 다민족 국가이고, 우리나라의 경우 지연·학연 등으로 연결돼 있고 특히 지방에서는 집성촌이 형성돼 있는데 과연 배심원을 공정하게 선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용어 클릭 ●배심제 배심원단이 법관과 별도로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한다. 법관은 판결만 한다. 비용이 많이 들고, 미국의 미식축구 스타인 OJ 심슨 사례처럼 여론재판 가능성이 있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캐나다·호주·러시아·스페인·홍콩·스리랑카 등이 배심제를 채택한다. ●참심제 시민이 법관 1∼3명과 함께 앉아 유·무죄 및 양형을 판결한다. 우리의 경우 판사와 일반군인으로 구성된 군사재판이 해당된다. 비용이 적게 들고, 전문가를 활용해 재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이탈리아·스웨덴·덴마크·핀란드 등이 채택한다. ●혼합형 우리나라가 시범적으로 도입한 방식은 혼합형이다. 배심원들이 유·무죄 의견을 내는 것은 미국식이고, 양형 의견도 제시하는 것은 독일식에 해당한다. 배심원 의견은 법적 구속력은 없으며, 권고적 의미만 갖는다. ●무이유기피권 법조인·정치인·70세 이상 고령자 등은 법적으로 배심원에서 제외된다. 배심원 후보 가운데 원고·피고측은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를 배심원에서 빼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한도는 각각 5명이다. 예를 들어 배심원 후보와 상대방이 학교 동문관계거나, 성추행범의 경우 여성을 배심원 후보에서 기피할 수 있는 권리다. ■미국의 배심제는 지난 1992년 미국의 한 할머니가 국제적인 패스트푸드점에서 커피를 산 뒤 운전하다 커피가 쏟아져 다리와 엉덩이에 화상을 입었다. 할머니는 패스트푸드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패스트푸드점이 쉽게 승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배심원단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미국 로펌 관계자는 8일 “재판 과정에서 패스트푸드점인 거대 기업이 원고인 할머니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태도를 보이자 배심원단이 패스트푸드점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고 소개했다. ●비전문 분야 설득에 어려움 배심원의 감정 상태나 비전문성 등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미국 로펌 ‘심슨 대처 앤드 바틀릿’의 송무 분야 파트너 변호사인 조지 엠 뉴콤은 8년 전 맡았던 의료사고 소송에서 배심원단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 애썼던 경험을 소개했다. 당시 원고측은 뇌손상을 입은 어린이와 홀어머니였고, 뉴콤 변호사가 대리한 피고측은 거대 제약회사였다. 원고측은 제약회사의 잘못으로 아이가 뇌 손상을 입었다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3개월 남짓 진행된 소송에서 뉴콤 변호사는 아이의 뇌 손상이 선천적인 것임을 MRI 사진을 통해 입증하려 했다. 문제는 MRI 사진을 봐도 비전문가인 배심원단이 해석하기 어렵다는 것. 뉴콤 변호사는 독극물 중독이나 충격 등 후천적 요인으로 인해 손상을 입은 뇌 MRI 사진 수십장을 먼저 배심원단에 보여줬다. 그리고 배심원단이 후천적 뇌 손상 MRI 사진의 패턴에 익숙해졌을 때 이와는 확연히 다른 원고측 어린이의 MRI 사진을 보여 줬다.“여러분만이 이 홀어머니를 한 푼도 없이 집에 돌려보낼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제약회사의 잘못이라면 당연히 배상해야 한다. 여러분도 피고 잘못이라고 생각하는가?” 배심원들은 제약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송무 분야만 30년 넘게 맡고 있는 그는 “전문적인 분야의 증거물을 배심원들에게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었고, 그것이 변호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로펌 ‘시들리 오스틴’ 홍콩 사무소에 근무중인 앨런 김 변호사 역시 로스앤젤레스의 한 빈민촌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중국인을 처벌하기 위해 애썼던 경험을 갖고 있다. 피고는 빈민촌에서 마사지 가게 12곳을 열고 불법 체류중인 중국 여성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하지만 빈민촌 거주자들은 성매매에 대한 죄의식이 약하고, 같은 약자 편에 서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경찰 편에 서 줄지는 미지수였다. ●배심원 선정절차 ‘부아르 디르´ 활용 당시 검사로 경찰측을 대리한 김 변호사가 적극 활용한 것이 바로 배심원 선정 절차, 즉 ‘부아르 디르(voir dire·보고 말한다는 뜻의 프랑스어)’다. 일단 예비 배심원 후보를 선정한 뒤 변호사와 판사·검사가 직접 이들에게 질문을 던져 공정성을 심리한 뒤 배심원단에서 배제할 수 있는 제도다. 김 변호사는 ‘부아르 디르’를 통해 성매매에 반대하는 보수적인 여성을 최대한 많이 배심원단에 포함시켰다. 이런 전략은 적중해 승소할 수 있었다. 김 변호사는 “유신 시대에 반정부 시위 혐의자 배심제 재판이 이뤄졌다면 정부는 항상 패소했을 것”이라면서 “배심제에서는 지역 주민의 성향과 계급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배심원 학력·재산까지 알아내 미국에서는 배심원 선정 등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주어리 컨설턴트(배심상담원)’를 고용하기도 한다. 이들의 역할은 첫째로 재판의 예행연습이다. 가상의 배심원을 상대로 재판을 진행하게 한 뒤 증인의 증언이나 변호인의 변론 등에 대한 배심원단의 반응을 파악해 변호인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두번째 역할은 배심원들에 대한 정보 파악이다. 주어리 컨설턴트들은 기본적으로 공개되는 배심원들의 정보를 토대로 학력, 재산, 가족관계, 이웃의 성향을 알아낸다. 뉴콤 변호사는 “배심제의 관건은 배심원들을 얼마나 잘 이해시키느냐다. 가끔 변호사들이 사건에 너무 몰두하다 보면 간과하는 것들이 있다.”면서 “예행연습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며, 가상 배심원의 반응에 따라 실제로 증인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유지혜 박지윤기자 wisepen@seoul.co.kr
  • 어린이가 되는 행복이 있는 5월의 소식

    어린이가 되는 행복이 있는 5월의 소식

    # 사실은 먹고 살기 바쁜 때일수록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한다. 책 속에 제대로 먹고 올바로 사는 길이 다 나와 있다. 훤히 뚫린 그 길은 거들떠도 안 보고 공연히 딴 데만 기웃대다 청춘을 탕진하고 인생을 허비한다. 책 속에는 없는 것이 없다. 삼라만상이 다 들어있다. 그래서 책 읽기는 세상 읽기다. 책을 안 읽는 사람은 세상 읽기도 엉망이다. 생각의 힘이 책에서 나온다. 삶의 깨달음이 책에서 나온다. 성공한 사람들 곁에는 늘 책이 있다. 그들은 아무리 바빠도 책을 달고 산다. ..........책을 제대로 읽으면 중심이 딱 잡힌다. 눈빛이 깊어지고 마음속에 샘물처럼 차오르는 것이 있다. 책 한 권과 만나 인생이 뒤바뀐다. 책 한 권 때문에 삶의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책의 한 대목 앞에서 벼락을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고, 감전된 것처럼 전율을 느낀다. 그 책을 읽기 전의 나는 읽은 후의 나와 완전히 다르다. 한 권의 책으로 인해 존재 차원의 업 그레이드가 이루어진 것이다 ◈ 정민교수의 <스승의 옥편>에 들어있는 ‘독서의 보람’(마음산책)에서 정민 교수의 글을 읽고 아직 할 수 있을 적에 독서를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사실 요즘은 깊이 공들여 읽는 책 보다는 대충 눈도장만 찍으며 가볍게 보는 책이 더 많은 것 같아 저도 걱정입니다. 5월의 나무 아래서든, 홀로 머무는 방에서든 좋은 책을 많이 골라 읽는 여러분의 모습을 기대 해 봅니다. TV 보는 시간을 1시간만 줄여도 책을 읽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거에요. 주부 여러분들은 따로 서가가 없으면 부엌 한 모서리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책과 만나는 시간을 가지면 합니다. ▶ 요즘 제 책상 위에 있는 책들은: <세계5대종교 개관>(박양운/가톨릭 신문사), <삶의 지혜를 나누는 40가지 멘토링>(로버트 J. 윅스.황진아 역/바오로 딸), <40대여 숲으로 가자>(안미경.공선옥 외/바오로 딸), <섬에서 보낸 백년>(조용미/샘터), <세계의 명언1.2>(이동진 편역/해누리), <위대한 결정>(앨런 액셀로드. 강봉재 역/북스코프), <오늘은 맑음>(박경학 외21인/샘터), <안중근>(이상현 글. 노희성 그림/영림 카디널), <빨간 양철지붕 아래서>(화가 오병욱 산문집),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에프라임 키숀. 반성완 역/마음산책), <상실수업>(A.퀴블러로스. 김소향 역/이레), <바다를 품은 책>(정약전의 자산어보를 시인 손택수가 풀어씀/아이세움), <홀로 앉아 금을 타고>(이지양/샘터), <호랑이 발자국>(손택수/창작과 비평사), <둥글이 누나>(권영상 소년소설/사계절), <지금은 공사중>(박선미 동시집/21문학과문화), <영원한 아이>(필립 포레스트. 이상해 역/열림원)등입니다. ▶ 포도나무 뒤에는 포도주 빚는 이가 있고/그 뒤에는 세월을 이어 온 그의 기술이 있고/그 모든 것 뒤에는 포도나무를 키우는/햇빛과 비 그리고 창조주의 뜻이 있노라 -작자 미상-<복있는 사람>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올 조이스 럽 수녀의 <느긋하게 걸어라>는 책에서 소개된 글인데 좋아서 나눕니다 ▶ 지난 4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이라고 명명하고 싶을 만큼 안팎으로 안 좋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렇듯 아프고 어둡고 고통스런 체험을 통하여 우리는 인간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인식하며 좀 더 겸손해 질 수 있고 다시 삶의 의미를 배울 수도 있다고 봅니다. (구체적 예들을 여기서 다시 되풀이하지 않아도 제가 종종 게시방에 올린 내용들로 짐작하시리라 믿어요) ▶ 올 봄에는 지난 일 년 간 밀린 편지 회신을 쓰기 시작했답니다. ‘비록 늦었지만 안 하는 것 보다는 낫다’고 자위하며 지인의 도움을 받아 우선 봉투 작업을 하였는데 시일이 너무 지나 이미 제대를 한 군인도 있고, 병원에서 퇴원을 한 독자도 있고, 교도소에서 출소를 한 재소자도 있고... 더러는 때를 놓쳐버려 안타깝기도 하였는데 전화번호가 적힌 곳은 전화로라도 잠시 인사를 하니 매우 놀라는 눈치였지요. 불의의 사고로 장기 입원한 청년에게 답을 보내도 되돌아올 것 같아 겉봉에 적힌 손전화로 연락을 하며 편지 속의 여자 친구 안부까지 물었더니 너무 감동하면서 ‘바로 2달 전에 헤어져 괴로워하고 있는 중’이라기에 주소를 물어 책 2권을 작은 위로로 보내 준 일도 있답니다. 편지쓰기가 저에겐 언제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걸 보면 이 일을 통하여 사랑의 사도직을 하도록 부름 받은 것으로 제 나름대로 해석해 보기도 합니다. ▶ 곤지암에 있는 성분도 복지관 20주년 기념 도예전(2007.5.2-8)에 이어 6.15일에는 요즘 부쩍 사랑 받는 가수 바비킴(김도균 안토니오)의 컨서트를 복지관 잔디밭에서 하기로 하였으니 그 근방에 사시는 분들은 오셔도 좋을 것 같네요. KBS ‘낭독의 발견’에서 이분이 해인의 시 ’나를 위로하는 날’을 낭송하면서 실의에 빠졌을 적에 이 시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미국에서의 이민생활 체험과 10년간의 무명시절을 돌아보며 서울 주보에 이 가수가 쓴체험담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 가수의 파랑새라는 노래를 다들 좋아 하는 것 같고,<하얀거탑>이라는 드라마의 주제곡이기도 했던 ‘소나무’라는 노래로인기를 끌었다고 하네요. ‘Follow your soul’이라는 2집 앨범발매 기념 컨서트도 성황리에 마쳤다고 하던데... 공교롭게도 (제 어머니가 머무시는) 여동생 집과 본당이 같아서 바비킴의 어머니와 먼저 전화하고 만남을 약속하였지요. 여러분도 관심 갖고 노래를 한 번 들어보세요. 지난번에는 <부활>을 소개하더니 이번에는 바비킴을... 제가 무슨 가수 소속사의 홍보대사 같기도 하네요. 호호호... 참 5월19일 오후 4시에는 안양 성 라자로 마을 25주년 기념 자선 음악회 ‘그대 있음에’가 서울 세종 문화회관에서 있는데 마침 특강으로 서울에 있을 무렵이라 가 보려고 합니다. ▶ 4월 24일 부산 시민회관에서 있었던 ‘휴 컨서트’ 후반부에 소리꾼 장사익님이 노래를 하여 해운대해변 관광도서관 주부들과 같이 감상을 하러 갔었답니다. 수녀원의 조팝나무 꽃으로 저의 시집 두 권을 장식하여 선물로 들고 갔더니 매우 기뻐하시며 ‘고마워유! 한 달 간 미국에 잘 다녀 올게유 ‘하셨지요. 시인들의 시가 이분의 목소리를 통하여 아름답고 깊이 있고 구성진 울림으로 살아나는 목소리의 예술! 계속 좋은 노래를 많이 불러야하는데 이분도 건강이 안 좋다니 걱정입니다. ▶ 기도청합니다 ♥ 성주간에 화재가 나 많은 것을 잃어버린 왜관 성 베네딕도 수도원의 빠른 안정과 재건을 위하여... ♥ 결혼식 준비를 다 마치고 갑자기 예비사위가 죽어 실의에 빠진 화가 박윤숙(베아타) 모녀를 위하여... ♥ 그리고 며칠 전 난소암 수술 받고 입원 중인 화가 김점선(글라라)님을 위하여... ♥ 그리고 나날이 힘들게 야위어가시는 저의 모친 김순옥(펠리치따스)님을 위하여서도... 동생이 미국에 가 있는 동안 별 일 없도록- ▶ ‘사람이란 무릇 사람을 돌볼 수 있어야 한다. 아프고 가난한 자에게 자신을 낮출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은 높아진다’ <자산어보>에 나오는 정약전의 이 말에 한참 동안 마음과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노력한다고 해도 저 역시 부족함이 많지만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몫만큼,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돌보려는 섬김의 사랑을 실습하기로 해요. 늘 감사하는 마음 5월의 눈부신 신록 안에 기도와 함께 담아 드립니다. 5월엔 모처럼 부산 바위섬 소모임도 고즈넉한 전통찻집 <나비춤>에서 할 것입니다. 저의 동시 한 편으로 5월 소식을 마무리 합니다. <해인 글방>에서 안녕히! ♡ 엄마를 부르는 동안 - 이해인 - 엄마를 부르는 동안은 나이 든 어른도 모두 어린이가 됩니다 밝게 웃다가도 섧게 울고 좋다고 했다가도 싫다고 투정이고 변덕을 부려도 용서가 되니 반갑고 고맙고 기쁘대요 엄마를 부르는 동안은 나쁜 생각도 멀리 가고 죄를 짓지 않아 좋대요 세상에 엄마가 있는 이도 엄마가 없는 이도 엄마를 부르면서 마음이 착하고 맑아지는 행복 어린이가 되는 행복!
  • 지성, EPL 우승 메달

    미국에서 무릎 연골수술을 받은 박지성(26)이 영국 맨체스터에 돌아온 7일 소속팀 맨유의 정규리그 우승 낭보가 전해졌다. 외롭고도 기나긴 재활 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우승 소식은 박지성이 새롭게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릴 순 없지만 맨유 입단 후 2시즌 만에 꿈을 이룬 박지성으로선 감개가 무량하다. 더욱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EPL이 공식 출범한 1992∼93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우승 메달을 받은 선수는 리그에 참여한 2465명 가운데 5.5% 정도인 134명밖에 안 되는데 박지성이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 아시아 선수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처음 경험한 선수는 01∼02시즌 우승팀 아스널 소속이던 일본의 이나모토 준이치가 있지만, 그는 전체 38경기의 4분의1 이상을 뛰어야 하는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해 메달을 받지 못했다. 이번 시즌 맨유에서 뛴 앨런 스미스나 중국인 공격수 덩팡저우 등도 같은 이유로 이날 EPL 사무국이 발표한 명단에서 제외됐다. 박지성은 두 차례나 부상으로 상당기간 빠졌음에도 14경기에 출전해 5골을 몰아넣는 빼어난 기여를 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를 비롯,10명이 짜릿한 첫 경험을 하게 됐고 노장 라이언 긱스가 9개의 메달을, 게리 네빌과 폴 스콜스가 모두 7개씩의 메달을 보유하게 됐다. 박지성은 또 유럽리그 두 곳에서 우승을 맛본 첫 한국인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 시절에도 두 차례나 리그를 제패(02∼03·04∼05시즌)하고 FA컵(04∼05시즌), 위너스 슈퍼컵(전 시즌 정규리그와 FA컵 우승팀의 단판 승부,03∼04시즌) 등 네번의 우승에 더해 일본 J리그의 FA컵인 일왕배(2003년), 잉글랜드 리그컵인 칼링컵(05∼06시즌) 등 7차례의 우승 감격을 누리게 됐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데뷔 41년 괴짜가수 조영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데뷔 41년 괴짜가수 조영남

    경우에 따라 군대 시절의 ‘보따리’가 무척 흥미진진하다. 그 주인공은 오늘날의 인기가수 조영남(62)이다. 대학 시절 그는 ‘딜라일라’를 불러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자 꾀가 생겼다. 군 복무를 계속 연기했다. 여차 하면 ‘안가는 방법’까지도 궁리했다. 그러던 1970년 4월8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와우아파트가 무너졌다. 세상이 요란스러워졌다.20여일 후 서울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서 김시스터즈의 귀국공연이 열렸다. 김시스터즈는 국내 여성보컬 1호로 당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때문에 정권 고위층도 참석할 만큼 관심이 높았다. 여기에 조영남은 찬조 출연한다. 무대에 선 그는 무심코 노래 한소절을 바꿔 불렀다. ‘신고사니이∼우르르르 함흥차 떠나는 소리에∼’라고 해야 하는 데 ‘신고사니이 와르르 와우아파트 무너지는 소리에 얼떨결에 깔린 사람이 아우성을 치누나∼’라고 했다. 요즘 같으면 별 일이 아니겠지만 그때는 달랐다. 특히 다음해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후보와 일전을 치러야 하는 박정희 정권으로서는 와우아파트 사건으로 심기가 매우 불편해 있었다. 이런 판에 조영남이 고춧가루를 뿌렸으니 분위기가 험악할 수밖에. 겨우 눈치를 챈 조영남은 무대 뒤로 간신히 빠져나와 평소 안면이 있던 서울신문사 사장 방에서 잠시 피신해 있다가 그날 늦게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 4시에 두명의 형사가 집으로 들이닥쳐 “병역기피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끌고갔다. 졸지에 재판에 회부된 조영남은 이화여대 법정대학장이자 최초 여류변호사인 이태영 박사의 도움을 받는다. 즉 이 박사가 조영남을 재판에서 빼내주었고 대신 군 입대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평소 조영남이 이 박사가 잘 가는 소년원에서 무료로 위문공연해 준 인연이 작용했다. 결국 조영남은 이 박사의 보증아래 훈련을 받은 뒤 육군본부 합창대에서 근무했다. ●가사 바꿔 불렀다 여러번 ‘혼쭐´ 군복무 시절 다시 한번 아찔했던 순간을 겪는다.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였다. 조영남은 나름대로 민족의 애환이 깃든 노래를 한답시고 ‘각설이 타령’ 한곡을 ‘쭉∼’ 뽑았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얼씨구씨구 들어간다∼’. 노래가 끝나자 마자 조영남은 모처로 불려가 혹독한 ‘취조’까지 받았다. 비슷한 사연은 또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는 노래 도중 하모니카를 빼다가 경호원들의 제지를 받았다. 또 노태우 전 대통령 앞에서 영부인 김옥숙 여사를 향해 ‘나 하나의 사랑’을 열창했다가 눈총을 받아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하지만 그의 대표곡 ‘화개장터’는 공교롭게도 1997년 대선 때 선거바람을 타고 빅히트를 쳐 ‘운때 맞았던’ 경우도 있었다. 이 노래의 작사자는 김대중 정권 때 문화부장관을 지낸 김한길 의원이다. 조영남은 원래 즉흥적으로 가사를 바꿔 부르는 재치와 끼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칸초네 ‘카사 비안카(Casa Bianca)’를 ‘하얀 집’으로 바꿔 부른 것도 여전히 회자된다. 닉슨 미국 대통령 시절(재임 1969∼74년)이다. ‘시커먼 하얀집/어쨌든 하얀집/누가 뭐래도 하얀집/좌우지간 하얀집/불이 나면 빨간집/꺼지면 까만집/∼/닉슨이 사는 The White House’. 결국 그가 지칭하는 하얀집은 ‘백악관’이었다. 지난 2일 서울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조영남씨를 만났다. 올해로 데뷔 41주년이 된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한달에 한번꼴로 콘서트를 가진다. 얼마 전에는 다시 방송에 복귀, 최유라와 함께 ‘지금은 라디오 시대’(MBC-FM 오후 4∼6시)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가수이자 문학인, 화가, 전방위 예술가로 푸짐한 삶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따뜻한 봄날, 문득 선문답을 나눠보고 싶다는 당돌한 생각이 들었다. ●음악·문학·그림? 그건 그냥 취미야 “노래는 왜 합니까?” 우문이었을까, 뿔테 안경너머로 살짝 째려보더니 “밥벌이”라고 소리지른다. 갑자기 오기가 생긴다. “그렇다면 시는 왜 씁니까?” “암호해독이지, 진실의 핵심을 푸는 재미라고나 할까.” 내공의 깊이가 이 정도?. 고개를 약간 갸우뚱거렸다. 노려보던 시선을 흐트려뜨리며 “보들레르, 랭보, 예이츠, 에드거 앨런 포, 결국 아무것도 아냐. 인간 존엄성이지.”라고 뱉는다. “하지만 한 가지 못 푼 게 있어, 이상의 ‘날개’, 음 정말 암호가 많아.” 이때 MC 임백천씨가 나타났다. 귀엣말을 주고받더니 잠시 일어선다. 저쪽 방에 정대철 열린우리당 고문 등 몇몇 정치인들이 눈에 띄었다. 정 고문의 어머니 고 이태영 박사가 앞서 언급된 병역기피 재판 때 조씨를 도와주었다는 사실이 잠깐 오버랩됐다. 인터뷰가 다시 진행된 것은 20여분 후. “인간 조영남은 음악인, 문학인, 화가 중 과연 어느 쪽을 좋아합니까?” “아무 것도 아냐, 그냥 취미일 뿐이지.” “그렇다면 사는 재미를 어디에서 찾나요?” “재미의 순서? 젊은 여자들과 밥먹고 수다 떠는 것이 제일 재밌지.” “수다가 가능합니까?” “가능하기 위해서 무진장 노력하고 공부하지. 공부 안하고 연구없이 재미있게 살 수는 없어.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하고 다 재미있게 살려는 것이지.” “젊은 여자를 만나면 어떤 내용으로 수다를 떠나요?” “그날 그날 다 달라. 어제는 여름 이불이 어느 정도 얇아야 하느냐, 어떤 천이 좋으냐, 이런 주제로 2∼3시간 수다를 떨었어.” ●젊은 여자랑 밥먹고 수다떠는 게 제일 재밌어 “그렇다면 인생은 수다인가요?” “재미있게 수다 떨다가 죽는 것이 최종목표지 뭐.” “수다 뒤에 찾아오는 허무는 무엇으로 채우나요?” “무엇을 해도 허무해. 허무는 가만히 있으면 지나가고, 잠들면 되고, 책 읽고, 그림 그리고, 또 수다 떨고….” “주변에서 인간 조영남은 고독하고 쓸쓸한 팔자가 아니냐고 합니다.” “말 같지 않은 얘기야, 고독하지 않은 것이 없어. 고독 반, 고독하지 않은 것 반, 기쁨 반, 슬픔 반, 인간사 다 그렇지 않은가.” “고독이 몸부림칠 때 음악을 만드나요?” “몸부림친 적도 없어…, 다 구라치는 얘기야.” 조씨의 대답은 거침이 없었다. 툭툭 내뱉는 단어들이었지만 조합을 해보면 매사에 솔직하고 일관된 소신을 엿볼 수 있었다. 그래서 최종답을 위해 인생철학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정운찬·정동영·손학규, 삼두 정치 어떨까 “주변에 대통령이 될 법한 친구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아. 정운찬, 정동영, 손학규…. 그러나 그 중 한명(정운찬)이 떨어져 나가 승률이 줄어들었어.”이어 “정운찬은 쓸 만한 물건이고, 정동영은 잘 만들어진 물건이고, 손학규는 쓰기 편한 물건이고, 다 괜찮아. 말 나온 김에 옛날처럼 삼두(三頭)정치를 제의하면 어떨까.”라고 되묻는다. 왜 혼자 사느냐고 다시 직설적으로 물었다. “여자를 구하는 데 큰 문제는 없어. 같이 살자고 하면 살아줄 여자도 몇명 있지. 안 하는 이유? 두번씩이나 둘이서 살아봐서 아는 데, 혼자 살아보니 훨씬 재미있어. 난 역시 독립군 체질이야. 성격이 변태 같은데 감당하고 들러붙어 살 여자가 쉽게 나타나겠어?”그는 자신이 불렀던 곡 가운데 가장 아끼는 노래에 대해 이제하씨가 가사를 쓴 ‘모란동백’, 그리고 방송작가 김수현씨의 시에 곡을 붙인 ‘지금’이라고 대답했다.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 선언’ 파문을 언급하자 “많이 아팠다.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고 했다. 인생 앞날의 계획을 재차 물었다. “죽기 직전까지 산다는 것이야.”라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5년 황해도 남천 출생. ▲51년 1·4후퇴때 월남. ▲64년 서울 용문고 졸업. ▲66년 서울대 음대 시절, 미8군 무대데뷔로 노래인생 시작. ▲68년 첫음반 ‘딜라일라’ 발표. ▲74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권유로 미 트리니티침례신학대학 입학. 이후 목사자격증을 받고 미국 생활. ▲81년 귀국후 가수활동 재개. # 대표곡 딜라일라, 제비, 물레방아 인생, 각설이 타령, 별은 빛나건만, 신고산타령, 화개장터, 웰컴투코리아, 사랑했기에, 겸손은 힘들어, 늘푸른 마을, 인생은 요지경, 무너진 사랑탑, 보리수. 내고향 충청도 등. # 주요 저서 어느 한국 청년이 본 예수(82년), 놀멘놀맨(95년), 조영남 예수의 샅바를 잡다(2002년), 길에서 미술을 만나다(03년),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05년). # 그외 영화 서울에비타 등 출연.1990년 LA개인전을 시작으로 매년 미술 전시회를 갖는다.
  • [프리미어리그] 하워드, 맨유전 왜 못나왔나

    축배를 들 일만 남은 줄 알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스카이스포츠’`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들은 6일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맨유의 규정 위반을 조사중”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발단은 에버튼이 맨유와 맺은 이적 관련 이면합의에 따라 에버튼의 골키퍼 팀 하워드가 지난달 28일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맨유와의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에버튼은 이날 앨런 스텁스와 페르난데스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서 나갔으나 하워드 대신 출전한 레인 터너가 몇 차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2-4로 역전패했다. 하워드는 이미 2월에 에버튼으로 완전 이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면합의에 따라 맨유와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고,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이번 사건을 “매우 중대하고 긴급하게 처리할 사안”이라고 밝히면서 조사에 나선 것. 사무국은 맨유가 ‘제3자 개입 금지 및 세부 계약 내용의 투명한 공개’ 등 관련 규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팀의 규정 위반이 확정될 경우, 맨유는 벌금과 더불어 승점 삭감까지 당할 수 있어 최악의 경우 정규리그 우승을 첼시에 넘겨주게 될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웨스트햄이 테베스, 마스체라노의 불법 이적과 관련해 승점 삭감 대신 벌금 처분을 받았던 전례에 비춰 맨유의 승점 삭감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한편 맨유는 5일 밤 맨체스터 시티와의 원정 더비매치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2)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28승4무4패(승점 88)가 된 맨유는 첼시(10일 새벽 4시)와 웨스트햄(13일 오후 11시)전 등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 1만 더 얹어도 자력으로 통산 16번째 정규리그 우승 축배를 들게 되지만 갑자기 터져나온 이 문제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몰리게 됐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법률시장 빅뱅온다] 어떤 로펌 오나

    외국계 로펌의 국내 법률시장 진출은 1990년대 전후에 시작됐다. 국제거래가 늘면서 국내 기업이 외국법 자문을 받을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초창기에 우리나라에 진출한 미국계 로펌인 ‘클리어리 고틀립 스틴 앤드 해밀턴’은 채권 금융 등의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이어 자본시장과 인수·합병(M&A) 분야에서 국제적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심슨 대처 앤드 바틀렛’이 진출해 입지를 다졌다. 이 로펌이 1998년 이후 자문한 사건만 100건에 이를 정도이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국제적인 M&A와 구조조정 등이 이뤄지면서 외국 로펌의 한국시장 진출이 본격화됐다. 최근에는 90년대 중후반 로스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으로 유학을 간 한국인 변호사들이 로펌에서 중견급 변호사로서의 위치를 굳히면서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국계 로펌 가운데 ‘셔먼 앤드 스털링’,‘시들리 오스틴’,‘폴 헤이스팅스’,‘데베보이스 앤드 클림튼’,‘베이커 앤드 매킨지’,‘데이비스 포크 앤드 워드웰’,‘화이트 앤드 케이스’ 등이 국내 기업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데이비스 포크 앤드 워드웰’은 도쿄 사무소에서 국내 기업의 법률자문을 총괄하고 있다.JP모건 등 영향력 있는 미국의 투자사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셔먼 앤드 스털링’은 특히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국제 중재 분야에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M&A에 집중하고 있는 ‘베이커 앤드 매킨지’는 SK, 포스코 등에 꾸준히 법률 자문을 해주고 있다. 미국의 유명 법률전문매체인 로닷컴(law.com)은 서울사무소 개설에 적극적인 로펌은 ‘폴 헤이스팅스´, ‘아킴 검프 사트라우스 하우어´, ‘DLA 파이퍼´ 등이라고 최근 보도했다.‘오릭 헤링턴´, ‘오멜버니 마이어스´ 등의 로펌은 당장 뛰어들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법률시장 개방에는 미국로펌보다 영국로펌이 적극적인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 한국 법률시장을 놓고 영국 로펌과 미국로펌의 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성균관대 법학과 김성용 교수는 “한국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로펌은 그리 많지 않다.”면서 “영국로펌이 미국 로펌에 대항하기 위해 세계화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황보영 변호사는 “영국 로펌들이 엄청난 시장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시장에 진출한 영국계 로펌은 ‘링크레이터스’,‘클리퍼드 찬스’,‘앨런 앤드 오버리’ 등이다. 이들 3개 로펌은 ‘매직 서클(Magic Circle)’로 불리는 영국의 상위 5개 로펌에 들어간다. 앨런 앤드 오버리의 한국 담당팀은 캐피털 마켓, 그 중에서도 부채 금융 분야에 있어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링크레이터스는 해외 투자에 있어서도 뛰어난 자문역을 맡고 있다. 클리퍼드 찬스는 국제적인 은행들을 주고객으로 하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위대한 결정-역사를 바꾼 고뇌 속의 선택들/앨런 액셀로드 지음

    “주사위는 던져졌다.” 로마의 장군 카이사르는 이 유명한 말과 함께 루비콘 강을 건넜다. 루비콘 강을 건넌다는 것은 운명을 건 일대 결전을 감행하겠다는 뜻. 카이사르의 결정으로 로마제국의 역사는 바뀌었다. 카이사르가 강을 건너 행동을 개시하지 않았다면 악정을 일삼은 로마가 강요한 ‘파국적’ 평화는 영원히 묵인됐을 지도 모른다. ‘위대한 결정-역사를 바꾼 고뇌 속의 선택들’(강봉재 옮김, 북스코프 펴냄)의 저자인 앨런 액셀로드는 카이사르와 같은 리더들의 의지에 담긴 남다른 그 무엇을 ‘루비콘 요소(Rubicon Factor)’라고 부른다. 루비콘 요소를 가진 사람은 고도의 위험을 감수하는 결정을 내리며 그 결정에 따라 행동에 착수한다. 루비콘 요소는 초지일관해 난관을 돌파하는 힘, 즉 용기의 다른 이름이다. 책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용기있는 결단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지도자 34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국 목축업자들이 인구가 밀집된 동부로 소를 보내던 1860년대 척박한 서부로 눈을 돌려 길을 닦고 카우보이 산업을 일으킨 찰리 굿나잇,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착안한 프랭크 맥나마라, 남부 여러 주의 격렬한 반대에 맞서 노예해방을 선언한 에이브러햄 링컨, 백인전용 좌석 철폐를 주장하며 버스 탑승 거부 운동을 이끌어 흑인 인권신장의 물꼬를 튼 로자 파크스 등이 루비콘 요소를 갖춘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설립을 이끌어낸 W.E.B. 뒤보아, 베트남전을 둘러싼 미국 정부의 ‘국가적 차원’의 거짓말을 언론에 폭로한 대니얼 엘스버그, 스페인 무적함대와 싸우는 병사들을 몸소 찾아가 운명공동체임을 역설한 엘리자베스 1세 영국 여왕도 위대한 결단의 주인공들이다.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결단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대통령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린다면 국가를 위해 매우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역사의 원동력이 될 결단을 내리는 인물들에게 특유한 루비콘 요소를 찾아보라고 권한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뉴욕생명 사장 앨런 로니

    뉴욕생명은 2일 호주 출신의 앨런 로니를 새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로니 대표이사는 호주 콜로니얼 상호보험회사에서 26년 동안 경영진으로 근무하는 등 아시아 보험산업에 대해 경륜이 풍부한 인물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 시청자 ‘첨단기법 수사’에 홀리다

    시청자 ‘첨단기법 수사’에 홀리다

    형사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상파는 MBC의 ‘히트’(고현정·하정우 주연)와 ‘CSI 라스베가스 시즌6’(윌리엄 L. 피터슨 주연),KBS2 ‘마왕’(주지훈·엄태웅·신민아 주연) 등이 방영 중이다. 케이블 채널에서는 채널CGV의 ‘크리미널 마인드 시즌2’와 ‘특수수사대 SVU 시즌5’,OCN의 ‘뉴욕특수수사대 5’와 ‘FBI 실종수사대’ 등이 방영되고 있거나 최근 종영한 작품이 20여개에 이른다. 바야흐로 ‘형사물 전성시대’가 도래한 셈이다.●신데렐라 드라마는 이제 그만! 형사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는 데는 전문직 드라마 열풍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올 초 MBC의 ‘하얀거탑’(김명민·이선균 주연)과 SBS의 ‘외과의사 봉달희’(이요원·이범수 주연) 등으로 촉발된 의사 드라마 붐의 연장선상에 있다. 전문직 드라마 선호 현상은 전문직이 등장하는 미국과 일본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 인터넷으로 ‘미드’(미국드라마)와 ‘일드’(일본드라마)를 접한 네티즌의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국내에도 치밀한 구성을 갖춘 전문직 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의사물이 전문직 드라마의 시작을 알렸다면 형사물로 꽃을 피우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한국 드라마는 가난하지만 매력있는 여성이 가문좋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재벌 2세의 사랑을 얻는 식의 ‘신데렐라형’ 레퍼토리가 주류를 이뤘다. 이런 유의 드라마는 한류의 원천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지난해 MBC의 ‘내 이름은 김삼순’(현빈·김선아 주연) 이후 서서히 퇴조하기 시작했다.‘미드’와 ‘일드’에 익숙해진 네티즌으로부터 “우리에게도 저런 드라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쏟아지면서 ‘한국에선 복잡한 멜로라인이 성공한다.’는 기존 드라마 제작방식이 바뀌기 시작한 탓이다. 변화된 네티즌의 취향을 보여주는 사례가 지난해 8월 개최된 ‘서울드라마어워즈’. 전세계에서 출품된 105개의 드라마 가운데 ‘내 이름은 김삼순’이 미니시리즈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자 뜻밖에 네티즌이 들고 일어섰다. 이들은 “작품성 높은 외국 드라마들을 제치고 어떻게 ‘…김삼순’이 최우수상을 받을 수 있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현실감 있는 세부묘사도 인기요인 형사 드라마가 인기를 얻는 또 다른 이유는 치밀하고 현실감 있는 세부묘사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굳이 ‘CSI’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형사물에 등장하는 최첨단 수사기법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채널CGV에서 3일부터 방영되는 ‘크리미널 마인드 시즌2’는 미국 FBI의 행동분석팀(BAU)에 소속된 5명의 프로파일러(범죄분석가)가 주인공이다. 프로파일링이란 모든 사건의 단서들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다른 사건과 비교·대조함으로써 사건의 연관성 여부를 파악해내는 최첨단 수사기법이다. 국내에서도 2006년 ‘마포발바리 사건’과 ‘천안원룸여성 살인사건’ 등 난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해 각광받고 있다. 실제 이 드라마의 제작자 에드워드 앨런 베네로는 FBI BAU 출신이며, 역시 FBI BAU 출신인 짐 클레멘테가 드라마 속 BAU와 프로파일링 전반을 감수해 드라마의 사실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우리 드라마는 형사드라마를 표방해도 내용은 멜로인 ‘무늬만 형사물’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사 드라마에서도 알 수 있듯 전문직에 대한 사실적 묘사에 고심하는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27일 현재 18.6%의 시청률(TNS미디어코리아)로 월·화드라마 경쟁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히트’는 주연배우 고현정이 액션 연기를 위해 정두홍 무술감독으로부터 연기지도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화평론가 김낙호(32)씨는 “형사 드라마는 다양한 범죄사건의 해결 과정에서 갈수록 발전하는 수사기법을 통해 보여줘 인기가 높다.”면서 “전문직 드라마에서의 복잡하고 다양한 세부묘사는 궁극적으로 사회의 보편적 진실을 말하기 때문에 재미와 공감을 함께 이끌어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Book Review] 아프리카 3500만년 진화역사 생생

    적자생존, 용불용설, 진화론…. 학창시절 생물 시간에 줄기차게 외웠던 단어들은 오늘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유용하게 사용되곤 한다. 진화와 관련된 인류의 궁금증은 그만큼 끝이 없다. 테로피테쿠스 브룸프티, 메지스토테리움 오스테오틀라스테스, 메칸테레온 쿨트리덴스, 안칠로테리움 헨니기 등과 같은 이름도 생소한 동물들은 지금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화석을 통해 인류에게 수백만년전 자신들이 아프리카 초원에서 뛰어 놀았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려줄 뿐이다. 누군가 아프리카를 ‘종(種) 공장’ ‘생명의 땅’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아프리카에서는 지금도 전세계 포유류의 4분의 1이 살고 있다. 가장 풍부한 생물지역인 셈이다. 오죽하면 ‘동물의 왕국’이라는 TV프로그램의 주 무대도 아프리카였을까. 지금 아프리카에서 포효하는 동물들은 언제부터 이 ‘축복’(?)의 땅에서 발을 딛고 살았을까. 진화하기 전의 이들의 모습은 과연 어땠을까. 신간 ‘에덴의 진화’(앨런 터너·마우리시오 안톤 지음, 안소연 옮김, 지호 펴냄)는 이런 궁금증을 풀어 주는 책이다. 원제(Evolving Eden)에서 알 수 있듯 아프리카의 ‘에덴’은 아직도 진화하고 있다.‘아담’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완벽한 현생인류인 ‘아프리카 이브’가 10만년전 아프리카에서 기원하여 흩어지기 시작했다는 학설은 아직도 유용하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종들도 어떤 모습으로든 바뀔 것이 분명하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 대학의 척추고생물학 교수인 앨런 터너는 이 책에서 아프리카 포유류의 군집과 진화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자연사박물관의 고생물 전문화가인 마우리시우 안톤의 완벽한 고생물 재현그림 100여컷을 통해 그런 사실을 눈으로 확인시킨다. 화석을 토대로 재현한 그림은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픽’(실제 안톤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을 보는 것처럼 섬세하다. 이 책은 아프리카 대륙의 지형, 식생, 기후의 변화에 따른 포유동물, 특히 대형 포유류의 진화를 고찰하고 있다. 영장류가 존재한 3500만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났는지 확인시켜 준다.2장까지는 배경지식을 키우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1장에서는 연대추정, 대륙이동, 세계 기후변화, 진화의 원동력 등 일반적인 주제를 소개하고,2장은 아프리카 대륙의 물리적 진화, 아프리카의 현재와 과거의 기후, 식물과 포유류 분포의 주요 결정요소 등에 할애했다. 아프리카 포유류의 진화 현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3장은 멸종한 종의 재현법과 분류학 용어를 설명하면서 아프리카에서 서식한 것으로 알려진 포유류들의 화석 역사와 주요 특징들을 삽화를 곁들여 상세히 소개했다. 아프리카의 주요 화석 발굴장소는 4장에, 그리고 이런 모든 정보를 토대로 5장에서 가장 관심있는 인간 계통의 진화를 포함한 아프리카 포유류의 진화 정보를 요약했다. 아프리카의 다양성은 예전에 비해 훨씬 감소했다. 굶주린 땅에서 동물을 돌보는 것은 ‘사치’나 다름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살아 남은 동물들의 운명은? 터너 교수는 “아프리카 생물상을 보전해야 할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면서 “그것은 아프리카가 여전히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는 포유류들의 서식지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더 이상 ‘동물의 왕국’을 시청할 수 없는 환경이 되기 전에 종 보존의 새로운 방책을 세우라는 것이 이 책의 교훈인 셈이다.375쪽,1만 8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일요영화]

    ●전차남(캐치온 오후 10시) 전철 안에서 난동을 부리는 취객으로부터 젊은 여성을 구해낸 한 청년. 한눈에 반해버린 그녀에게서 보답의 의미라며 에르메스 찻잔을 선물로 받게 된 그는 어떻게 그녀와 데이트해야 할지 막막하다. 연애초보인 그는 인터넷 게시판에 전후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한다. 그의 사연에 연애코치를 해주는 네티즌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언젠가부터 ‘전차남’으로 불리게 된 그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타이밍이나 데이트 복장, 어떤 레스토랑이 분위기가 좋으며 무슨 말을 해야 호감을 얻을 수 있는지 저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는 다양한 네티즌들. 그들의 진심어린 충고와 응원을 받으며 ‘전차남’은 그녀와의 거리를 좁혀 나가는데…. ●배드 컴퍼니(SBS 밤 1시5분) CIA가 등장하는 영화는 많다. ‘배드 컴퍼니’는 CIA를 영웅으로 묘사하지 않고 인물의 심리묘사를 중시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차별성을 지닌다. 범죄집단과 첩보조직엔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는 전제하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결탁하고 효용가치가 사라지면 언제든 제거해 버리는 냉혹한 생존논리와 인물간의 첨예한 갈등이 잘 묘사돼 있다. 냉전시대가 종식되고 CIA의 조직개편이 단행될 무렵, 감원 대상자가 된 넬슨 크로(로렌스 피시번)는 그라임스사에 입사한다. 일반 기업체를 가장한 그라임스사의 실체는 재벌 기업의 해결사 노릇을 해주는 범죄조직. 창립자는 전직 CIA 간부 그라임스이고 그의 오른팔인 마거릿 웰스(앨런 바킨) 역시 CIA 출신이다. 뛰어난 두뇌와 신중한 성격으로 단시간에 그라임스의 신뢰를 확보한 크로는 마거릿과 함께 소송건에 투입된다. 이들이 완수해야 할 임무는 도박 빚에 시달리는 대법원 판사 저스틴 비치를 매수해 하급심의 판결을 뒤엎는 것. 그런데 크로는 여전히 CIA와 내통하고 있었다. 사실 CIA는 그라임스가 양성한 비밀조직 ‘툴 셰드’를 손에 넣기 위해 크로를 그라임스사에 침투시켰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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