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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군 투입 상황에 달려, 꼭 그럴 필요는 없다” 물러서나

    트럼프 “군 투입 상황에 달려, 꼭 그럴 필요는 없다” 물러서나

    천하의 트럼프도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흑인 사망’ 항의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군 병력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 성향 인터넷매체 뉴스맥스 인터뷰를 통해 ‘법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어느 도시에나 군을 보낼 것인가‘란 질문을 받고 “상황에 달려 있다.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인터뷰어는 자신의 임기 초대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숀 스파이서였다. 앞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법 집행에 병력을 동원하는 선택은 마지막 수단”이라면서 지금은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고 사실상 ‘반기’를 든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도 기존의 강경 대응 기조에서 발을 뺀 것으로 보일 수 있어 주목된다. 두 사람이 ‘좋은 경찰, 나쁜 경찰’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30만이 넘는 매우 강력한 주 방위군이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의 부정적인 여론을 불식시키려고 한발 양보하는 모양새만 취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지 모르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 도시들에서 안전이 필요하다”며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 및 워싱턴DC에 주 방위군을 투입해 시위를 진압한 것을 거론,“그들은 상황을 매우 쉽사리 처리했다. 칼로 버터를 자르는 것처럼 매우 쉬웠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의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을 향해서는 “뉴욕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재앙”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뒤 “그들이 조만간 바로잡지 않는다면 내가 해결할 것”이라며 직접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주 정부들이 너무 나약하게 대응한다는 불만을 표시하면서 주지사가 주 방위군을 동원하지 않으면 대통령 권한을 활용해 자신이 직접 군대를 배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적이 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쯤 시작된 브리핑을 통해 “(군 동원을 위한) 폭동진압법 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군을 동원해서라도 시위를 진압하겠다는 대통령의 방침에 공개 반박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인터뷰가 정확히 몇시에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인터뷰를 통해 “흑인들은 모든 면에서 과거보다 좋은 상태이며 꽤 조만간 그들은 다시 그렇게 될 것”이라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조지) 부시 대통령도, 그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내가 그 상황을 해결했다”며 전날에 이어 흑인 표심을 구애하는 듯한 모습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고 화살을 돌렸다. 또 집회 참석자들을 겨냥,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길 원한다. 그러나 약간 이르다”며 “시위자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주장하는 이들이다. 정말로 흥미롭다. 그들은 사회적 거리를 두자고 하면서 몇천명이 모인 가운데 뛰어들어 소리 지르고 고함을 친다. 좋은 일이 아니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과 관련,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 대한 제재 부과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동안 그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며 관계는 매우 좋았다고 답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제발 입 좀 다물라”… 美 부통령 후보로 뜬 샛별

    “트럼프, 제발 입 좀 다물라”… 美 부통령 후보로 뜬 샛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뒤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키샤 랜스 보텀스(50)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장이 미 대선 정국의 ‘샛별’로 떠올랐다. 무명의 흑인 여성 정치인이었던 보텀스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단호한 대처로 지지율이 치솟은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마찬가지로 불과 며칠 만에 ‘깜짝 스타’가 됐다. 폭력 시위대를 향한 설득력 있는 호소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사이다’ 발언으로 단박에 부통령 후보로 급부상했다. CNN 방송은 2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시장은 어떻게 대혼란 속에서 민주당의 얼굴이 됐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텀스 시장은 올해 미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도 참가하지 못할 만큼 미약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의 가장 중요한 핵심 인물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CNN은 치켜세웠다. 그가 ‘실시간 검색어 1위’ 인물이 된 것은 과격해진 추모 시위에 대한 냉철한 발언 덕분이다. 지난달 29일 보텀스 시장은 애틀랜타에서 폭력 사태가 퍼지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에 해산을 요구했다. 자신을 흑인이자 네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한 그는 “플로이드의 죽음이 내 아이의 일처럼 아팠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시위는 그저 대혼란일 뿐”이라며 “미국이 진정으로 변하길 원한다면 (파괴적 행동을 하는 대신) 11월(대선)에 투표를 하라”고 요구했다. 보텀스 시장은 애틀랜타 출신으로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이 된 마틴 루서 킹(1929~1968) 목사를 언급하며 “그가 저격당했을 때도 우리는 여기를 이렇게까지 망가뜨리진 않았다”면서 “이 도시를 아낀다면 집으로 돌아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발 입 좀 다물라”며 직격탄을 날려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력배’라고 지칭하며 총격 대응을 시사하는 등 갈라치기에 나서자 지난달 31일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하면 상황이 더 나빠진다”며 “그를 침묵시킬 수 없다면 그가 최소한의 말만 하기를 기도하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호평이 쏟아졌다. 보텀스 시장은 말 한마디로 하룻밤 새 ‘전국구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CNN은 “그가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시위대發 코로나 재확산… 봉쇄 완화 연기

    美, 시위대發 코로나 재확산… 봉쇄 완화 연기

    무증상 감염·최루가스 사용에 우려 커져 “美 GDP 10년간 9673조여원 손실 전망” 봉쇄령 완화 시점과 맞물려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흑인 사망 사건 시위 현장이 코로나19의 새로운 감염 경로가 되고 있다. 특히 시위대 가운데 무증상 감염자를 통한 전파 우려가 커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급증한 워싱턴DC에서는 공공시설 등에 대한 재개 조치를 미뤘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워싱턴DC 보건부는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면서 “봉쇄 완화를 위한 1단계 재개 프로그램 시행 이후 발병 급증이 확인된 만큼 2단계 조치로 가려면 지역사회에서 14일간 감소세가 나타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위가 격화된 지난 1주일 새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대도시가 있는 18개 주의 확진자 수는 최소한 10% 증가했다고 CNN은 전했다. 특히 경찰의 최루가스 사용도 불안감을 키운다. 코로나19가 주로 침방울을 통해 전파되는데, 시위와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가 눈물과 콧물을 흘리면 그만큼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도 시민들은 저항할 권리가 있지만, 자신과 다른 이들의 건강을 보호해야 할 의무 또한 있다”며 “마스크를 쓰고 데모하라”고 말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만약 모인다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권했다. 밴더빌트대학 메디컬센터 감염병 전문가인 윌리엄 셰프너는 “사람들이 매우 강하게 숨을 내쉬는 시위장에서 무증상 감염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 재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경제에 대한 그림자도 짙어졌다. 미 의회예산국은 1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이 앞으로 10년간 7조 9000억 달러(약 9673조 55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대통령의 교회’서 성경 든 트럼프 엄호…軍, 최루탄 쏘고 방패로 시위대 때렸다

    ‘대통령의 교회’서 성경 든 트럼프 엄호…軍, 최루탄 쏘고 방패로 시위대 때렸다

    경찰, 카메라맨 가격… ‘과잉 진압’ 논란 쿠오모 “트럼프 위한 리얼리티쇼… 치욕”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LA한인타운’ 순찰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시위에 연일 강경 태세로 맞서는 미국 백악관의 모습은 대테러작전을 수행하는 군 사령부나 다름없었다. 상공에 육군 소속 전투헬기가 날아오른 수도 워싱턴DC는 미 정치의 중심지에서 ‘내전의 최전선’으로 바뀌었다.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는 28년 전 LA 폭동 재현을 우려해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이 전격 투입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가 촉발된 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장에 나온 1일(현지시간) “가용 가능한 모든 연방 자산과 민간인, 군대를 동원해 시위에 맞설 것”이라고 선포했다. 7분여의 초강경 발언 후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장인 로즈가든을 떠나 일명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로 건너갔다. 트럼프는 교회에서 참모들을 도열시킨 뒤 취재진을 향해 성경을 든 포즈를 취했다. 이때 경비 병력은 트럼프의 도보 이동을 위해 최루탄을 쏴 시위대를 해산시켰고, 이 과정에서 경찰은 진압용 방패로 도망치는 시위대는 물론 취재하던 카메라맨까지 가리지 않고 내리쳤다.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양손을 들고 “손들었으니 쏘지 말라”며 평화시위를 진행했지만 소용없었다. 워싱턴DC에는 전날보다 4시간 빠른 저녁 7시 통행금지령이 발령됐고, 차량 통행 차단과 함께 장갑차가 배치됐다. 대통령의 이동을 위해 평화적인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킨 행태는 독재국가에서나 볼 법한 군부의 강경 진압을 연상케 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 민주당 인사들은 군대까지 동원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언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코로나19 사태 대응 때 트럼프의 좌충우돌 행보와 자주 비교됐던 쿠오모 주지사는 트위터에 “대통령의 교회 기념촬영을 위해 병력까지 동원해 평화적인 시위대를 쫓아냈다”면서 “이 모든 게 대통령을 위한 리얼리티 TV쇼가 됐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에서도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너무 높다”는 우려가 나왔고 군 내부에서는 연방군 투입 구상은 너무 지나치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행금지령 이후 전투헬기까지 등장하며 도심 분위기는 살벌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밤 워싱턴DC 차이나타운에서 아프가니스탄전쟁 등에 투입된 육군 소속 블랙호크(UH60)와 다목적 헬기인 라코타헬기(UH72) 등이 시위대 바로 위로 날아올랐다고 전했다. NYT는 “헬기의 저공비행은 전투지역에서 저항세력을 위협하기 위해 이뤄진다. (헬기가 저공비행을 하자) 시위 군중이 주변으로 흩어졌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세관국경보호국 요원들이 워싱턴DC에 배치된 데 이어 200여명 규모의 미 헌병부대도 투입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앞장서 발언 수위를 높이자 미 전역에서 경찰의 대응 수위는 더욱 강경해졌다. 상당수 도시에서 야간 통행금지령 이후 시위가 계속됐고 강제 해산에 나선 경찰은 과잉 진압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워싱턴주 시애틀에서는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강제로 진압당했던 장면을 연상시키는 똑같은 방식으로 약탈 용의자의 목을 무릎으로 진압하는 경찰관의 영상이 공개되며 논란을 일으켰다. 켄터키주에서는 통금 명령을 어긴 군중을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이 군경의 총격에 사망하고 시카고에서도 행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시위대의 총격에 4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당했다. LA 한인타운에는 1992년 폭동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날 주방위군이 전격 투입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트럼프, 벙커피신 ‘졸보’ 비판 의식했나…걸어서 교회 ‘깜짝 방문’

    트럼프, 벙커피신 ‘졸보’ 비판 의식했나…걸어서 교회 ‘깜짝 방문’

    트럼프, 연설서 “특별한 곳 방문” 깜짝 발표미국 전역을 휩쓰는 시위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로즈가든에서 대국민 연설을 한 이후 백악관을 나와 인근 ‘대통령의 교회’까지 걸어서 갔다. 시위대가 백악관을 봉쇄한 지난달 29일 밤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지하 벙커’로 불리는 긴급상황실(EOC)로 피신한 것과 관련한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공개적 행보이자 자신의 지지 기반인 보수 기독교 세력의 결집을 노린 의도로 읽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로즈가든 연설에서 자신을 “법과 질서의 대통령”으로 선언한 이후 “아주 아주 특별한 곳에 존경을 표하기 위해 간다”고 깜짝 발표했다. ‘지하 벙커’ 피신 따가운 시선 의식… 기독세력 결집 의도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특별한 곳’이란 백악관 인근에 있는 세인트 존스 교회로, 제임스 매디슨 4대 대통령 재임 때인 1816년에 문을 연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예배를 본 유서깊은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2017년 1월 취임식 날 이 교회에서의 예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이곳은 백악관과는 라파예트 광장을 사이에 직선거리로 200m 정도 떨어져 있다. 세인트 존스 교회는 지난달 28일 시위대에 의해 지하실 일부가 불타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소방대가 즉시 충돌해 불을 껐으며, 정확한 화재 발생 정황과 피해 정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날 백악관을 봉쇄한 시위대로 대통령 가족이 절차에 따라 지하벙크로 피신했다. 트럼프 출발 직전 백악관 주위 평화시위 강제 해산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밖으로 나오기 전 라파예트 광장에 몰려있던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쏴 해산시켰다고 CNN이 전했다. 이날 워싱턴DC는 오후 7시부터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지만, 통금 시작 30분쯤 전에 경찰이 평화적인 시위대에 최루탄을 쏴 해산했다. 시카고 지역에서는 시위 참가자가 총기 발사자가 확인되지 않은 총격 사망자들이 발생했다는 보도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녁 7시쯤 백악관을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호원과 참모들을 대동하고 백악관 문을 나와 라파예트 광장을 가로질러 교회로 걸어갔다. 교회에 들어가기 전 잠시 앞에 서서 성경을 든 손을 들어 올리며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다”라고 말했다. 그의 오른편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왼편에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과 마크 메도스 비서실장이 섰다. 교회에서 사진을 찍고 다시 걸어서 백악관으로 도착했다. 백악관으로 돌아온 시간은 7시 20분쯤이다. 트럼프 교회서 사진만 촬영…“리얼리티 쇼” 비판이같은 교회 ‘깜짝 방문’에 민주당 소속의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대통령을 위한 리얼리티 쇼가 펼쳐졌다”고 비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트위터에 “대통령이 교회에서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군을 동원해 평화적인 시위를 쫓아냈다”며 “수치스럽다”고 했다. 성공회 워싱턴DC 교구의 매리앤 버디 주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나는 분노한다”며 “우리가 대통령의 선동적인 언어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세상이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흑인 최초로 미국 성공회 주교에 오른 마이클 커리 주교는 “교회 건물과 성경을 편파적 목적으로 이용했다”고, 성공회 플로리다 중부 교구의 그레그 브루어 주교는 라파예트 광장의 시위대에 대한 최루탄 해산에 대해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신성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英 언론 “영국, 5년 내 대만 주권 인정 가능성”

    英 언론 “영국, 5년 내 대만 주권 인정 가능성”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양안(중국·대만) 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영국이 5년 안에 대만의 주권을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일 대만 자유시보는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의 31일(현지시간) 보도를 인용해 “영국 정부 내부에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는 중국이 영국과의 약속을 깨고 홍콩보안법을 제정해 ‘고도의 자치‘를 훼손한 데 따른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미 영국 내각이 대만 지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앞으로 5년 안에 대만의 주권을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집권 보수당의 고위층도 대만 지지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국제관계 싱크탱크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의 글로벌 브리턴 프로그램 담당자인 제임스 로저스는 “영국이 대만을 정식으로 인정할지 여부는 중국의 권위주의가 전개되는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외부의 상상보다 더 이른 5년 안에 대만의 주권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 이유는 중국이 변할 것이라는 징조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보리스 존슨 정부가 영국이 주영 대만대표에게 완벽한 외교적 지위를 부여하거나 남태평양 국가들을 대상으로 반중 친대만 노선을 유도하는 방안, 세계보건총회(WHA) 등 국제기구에서 대만의 발언권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지적했다. 영국 하원의 앤드루 로진델 의원(보수당)은 “우리는 중국 공산정권이 대만을 공격하고 통제하게 내버려둘 수 없다”면서 “대만은 동아시아의 민주주의 등대다. 영국과 우방국들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월가 “홍콩 무너지면 美도 피해”… ‘엄포’에 그친 트럼프 보복

    월가 “홍콩 무너지면 美도 피해”… ‘엄포’에 그친 트럼프 보복

    흑인 사망 등 미국 내 악재에 전면전 피해 WSJ “미중 악화일로, 홍콩 새 변곡점 작용”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 처리에 맞서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놨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행 방식과 시기를 밝히지 않았고 미중 무역합의 파기 카드도 꺼내지 않아 ‘엄포’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중국이 홍콩 장악에 더욱 자신감을 가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에 부여한 경제·무역·비자 발급 등 특별지위를 폐지하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지난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킨 데 따른 보복조치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186개국이 고통받고 있다”며 감염병 사태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묻고자 “(친중 성향인) 세계보건기구(WHO)와도 관계를 끊겠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더이상 구체적인 조치는 언급하지 않고 곧바로 회견장을 떠났다. 지난 25일 백인 경찰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해 미 전역으로 항의 시위가 번지자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려는 의도였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감염병 대응 미숙으로 대선 지지율이 떨어진 데다가 흑인 사망 파문 등으로 ‘내 코가 석 자’인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전쟁까지 선포하기에는 힘에 부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CNBC방송은 30일 “정확하게 어떤 조치를, 어떻게 시행할지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 가운데 당장 이뤄질 것은 거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이번 발표가 사실상 ‘경고사격’에 그친 데에는 홍콩 금융허브 기능 상실을 우려한 월가의 반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주식시장 투자자금의 절반 이상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회피처에서 오는데, 돈주인 대부분은 미국과 중국의 고위층으로 추정된다. 감염병 사태로 전 세계가 경제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세계 3대 금융허브’인 홍콩이 무너지면 미국도 중국만큼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로이터통신은 “홍콩에 사무실을 둔 1300여개 미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난하지 않은 것이나 미중 1단계 무역합의 파기 가능성을 거론하지 않은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당장 미중 관계가 파국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시장은 안도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불과 0.07%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되레 올랐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반응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분석가 앤드루 코플런의 발언을 인용해 “베이징은 (미국이) ‘짖기만 할 뿐 물지는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 조치를 내놓기 전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번 발표가 미중 관계에서 ‘티핑포인트’(전환점)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의가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나라 관계가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에서 홍콩 문제가 새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포토] 이방카 트럼프, ‘마스크 쓰고 모델 워킹’

    [포토] 이방카 트럼프, ‘마스크 쓰고 모델 워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27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이방카는 아버지, 가족들과 함께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 우주선 발사를 참관하러 갔으니 기상악화로 연기돼 돌아왔다. AP 연합뉴스
  • 인프라 지원 위해…트럼프 만난 뉴욕주지사 “정치는 제쳐뒀다”

    인프라 지원 위해…트럼프 만난 뉴욕주지사 “정치는 제쳐뒀다”

    쿠오모, 면담 후 “트럼프와 좋은 대화”공화당 의원들엔 “뉴욕주 학대 말라”연방정부 지원 위해 ‘분리 전략’ 관측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인프라 건설 등을 위한 연방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후 코로나19 일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 관해 “좋은 대화였다”고 밝혔지만, 지원 반대 기류가 강한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선 “뉴욕을 학대하고 있다”면서 날을 세웠다. 연방정부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분리 전략’을 구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뉴욕 주민들이 필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정치는 제쳐뒀다”면서 “좋은 대화였다”고 밝혔다.쿠오모 주지사는 면담에서 뉴욕의 인프라 건설을 위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프라 건설을 위해서는 연방정부의 승인은 물론,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프라 건설을 위해 “관료사회가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뉴욕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건설이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통해 경제를 회복시키자는 것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그러나 연방정부의 뉴욕주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뉴욕주, 매사추세츠주, 일리노이주,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 등에 대한 학대를 멈춰라. 아무런 잘못도 없이 코로나19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은 주들에 대한 학대를 멈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10만명...“트럼프, 공감능력 부족” 지적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10만명...“트럼프, 공감능력 부족” 지적

    미국 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10만 명에 이르면서 희생자들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감능력 부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은 국가적 비극이 있을 때마다 국민을 안심시키는 메시지에 주력했던 전임 대통령들과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AP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수는 베트남전쟁과 한국전쟁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이날 오후 현재 미 사망자 수는 존스홉킨스대 집계로 9만8902명,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로 10만572명이다. 그러나 이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응 실패에 관한 비판을 정치적 공격으로 치부하고 자신의 공을 자랑하는 데에만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외부의 정치적 때리기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을 잘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150만에서 200만명의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종)수치가 될 것으로 보이는 10만명을 약간 넘는 수의 15∼20배에 해당한다”면서 “나는 매우 초기에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을 막았다”라고 자화자찬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 테러 후 유가족을 만나 “여러분은 많은 것을 잃었지만 모든 것을 잃은 것은 아니고, 미국을 잃은 것도 아니다”라며 “우리가 당신의 곁에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9·11테러 후 뉴욕 소방관들에게 확성기를 통해 “여러분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 건물들을 무너뜨린 자도 곧 우리 모두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연설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 후 짧은 성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다섯 번 이상 눈물을 훔쳤고, 이틀 뒤 철야기도 자리에서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여러분과 함께 울고 있다. 우리는 아이들을 꼭 안아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과 대조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메시지에 대해 앤드루 폴스키 헌터대 정치학 교수는 “그보다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대통령을 본 적이 없다”며 “그는 (공감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진짜와 가짜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진짜와 가짜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 초반에는 해리(콜린 퍼스)가 에그시(태런 에저턴)에게 전설적 국제비밀정보기구 ‘킹스맨’의 설립 자금이 어떻게 조성됐는지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전 세계 권력자들 상당수가 후계자를 잃었고 그 결과 엄청난 돈이 주인을 잃게 된다. 그 자금을 바탕으로 ‘킹스맨’이 설립돼 대의를 위해 쓰인다는 내용이다. 영화 줄거리는 물론 허구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많은 영국 귀족 가문의 대가 끊겼고, 그들 가문의 재산이 상속자를 잃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1914년 전쟁이 발발하자 귀족 청년들은 앞다투어 초급 장교로 전방 근무를 자원했다. 1915년 봄이면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재학생의 3분의2 이상이 군 복무를 자원했고, 두 대학 재학생 중 30%가 목숨을 잃었다. 전방의 신참 초급 장교들은 총알받이 신세였다. 장차 나라를 이끌 청년들이 무수히 쓰러지자 영국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엘리트들이 대량 소멸하는 사태를 방치할 수 없었다. 정부는 전방 근무만이 조국을 위한 길이 아니며 우수한 두뇌를 활용해 후방에서 참모나 정보 장교 등으로 근무하는 것도 조국에 이바지하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들은 전장에서 장렬한 죽음을 맞았고, 그 결과 많은 귀족 가문의 대가 끊겼다.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발휘한 청년 장교들은 병사들과도 상호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어느 병사는 전사한 중위의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냈다. “여태껏 전쟁터에 발을 들여놓은 어떤 병사도 부인의 아드님처럼 훌륭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제가 하는 말은 모두 사실입니다.” 이런 경험은 전후 영국 사회에서 사회적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했다. ‘보수’의 진정한 면모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1960~) 왕자도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때 전투 헬리콥터 조종사로서 영국 군함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교란하기 위해 금속가루(chaff)를 뿌리는 임무를 수행했다. 자칫 미사일에 헬기가 맞아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임무였다. 보수는 명예롭다. 조국이 위기에 빠질 때 기꺼이 멸사봉공(滅私奉公)한다. 애국이 기본이다. 하지만 가짜도 많다. 타국의 이익을 우선하거나 동족에게 총부리 겨누는 일을 서슴지 않는 자들도 보수의 간판을 쳐들곤 한다. 하지만 진짜와 가짜는 빛과 어둠처럼 다르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세계에서 유일하게 무대가 열리는 나라

    세계에서 유일하게 무대가 열리는 나라

    “한국은 ‘오페라의 유령’이 공연되고 있는 지구상 유일한 곳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 세계 각국의 정부와 언론이 한국을 코로나19 대응 모범국가로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면 공연을 재개한 한국 공연계도 세계의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최근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와 공연계, 관객 모두의 노력에 찬사를 전했고, 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부 장관에게는 “한국의 대응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도 보냈다.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 극장가를 전면 폐쇄한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호주 등 세계의 공연계가 한국 배우기에 나섰다. 실제 국내 공연계는 세계 대부분의 공연장들이 장기 폐쇄를 이어 가고 있는 상황 속에 최근 대면 공연 재개 및 확대를 시작했다. 공연계는 한국만이 공연장을 가동할 수 있는 특별한 나라가 된 배경으로 방역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와 함께 공연장의 첨단화와 관객의 높은 시민의식을 꼽는다.특히 앞선 정보기술(IT)을 감염병 예방에 접목한 공연장의 노력은 한국만의 강점이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지난 6일 정부의 생활방역 체계 전환 결정 이후 공연장 재개장을 준비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열화상 카메라를 추가로 도입했다. 관객이 카메라가 설치된 구역을 지나가면 렌즈가 사람의 움직임과 온도를 감지해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측정값을 보여 준다. 측정값이 37.5도가 넘으면 알람이 울려 공연장 출입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지난 15일 도입해 현재 음악당에 2대, 자유소극장에 1대를 운용 중이다. 여기에 사람이 수행하는 비접촉식 체온 측정도 병행해 코로나19 유증상자의 공연장 출입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마포문화재단은 QR코드를 통한 본인 확인 및 전자 문진표 작성 시스템을 도입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이 입구에 부착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전산 정보를 통해 본인 인증을 거친 뒤 코로나19 예방 관련 문진표 작성 단계로 넘어간다. 재단 관계자는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를 통해 방문자가 자신의 정보를 허위로 기재하는 등 우려했던 문제점이 현실로 드러났다”면서 “QR코드 인증 방식을 통하면 방문자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종이 문진표 작성을 전자 작성으로 대체해 접촉을 통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26일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연주회를 앞둔 재단은 최근 직원들을 동원해 관객 입장과 퇴장까지 동선 등을 점검하는 시뮬레이션도 진행했다. 관객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공연장 측의 엄격한 관리와 통제에 적극적으로 따르는 관객도 한국 공연 문화 부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공연 중 객석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고, 커튼콜 시간에도 함성 대신 더 큰 박수로 배우를 응원하는 등 코로나 시대 관극 예절을 지키고 있다. 배우들과 제작 스태프들은 모두 “무대에서 빠짐없이 마스크를 쓴 채 객석을 채운 관객을 바라보면 울컥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공연은 관객에게 좋은 추억과 감동을 선사하기 위한 것인데 요즘은 우리가 관객에게 너무 큰 감동과 힘을 받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연장 가동하는 나라”…첨단 K방역과 시민의식이 비결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연장 가동하는 나라”…첨단 K방역과 시민의식이 비결

    “한국은 ‘오페라의 유령’이 공연되고 있는 지구상 유일한 곳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 세계 각국의 정부와 언론이 한국을 코로나19 대응 모범국가로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면 공연을 재개한 한국 공연계도 세계의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최근 영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와 공연계, 관객 모두의 노력에 찬사를 전했고 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부 장관에게는 “한국의 대응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도 보냈다.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 극장가를 전면 폐쇄한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호주 등 세계의 공연계가 한국 배우기에 나섰다.실제 국내 공연계는 세계 대부분의 공연장들이 장기 폐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 최근 대면 공연 재개 및 확대를 시작했다. 공연계는 한국만이 공연장을 가동할 수 있는 특별한 나라가 된 배경으로 방역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와 함께 공연장의 첨단화와 관객의 높은 시민의식을 꼽는다. 특히 앞선 IT기술을 감염병 예방에 접목한 공연장의 노력은 한국만의 강점이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지난 6일 정부의 생활 방역 체제 전환 결정 이후 공연장 재개장을 준비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열화상 카메라를 추가로 도입했다. 관객이 카메라가 설치된 구역을 지나가면 렌즈가 사람의 움직임과 온도를 감지해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측정값을 보여준다. 측정값이 37.5도가 넘으면 알람이 울려 공연장 출입을 통제하는 방식이다.지난 15일 도입해 현재 음악당에 2대, 자유소극장에 1대를 운용 중이다. 여기에 사람이 수행하는 비접촉식 체온 측정도 병행해 코로나19 유증상자의 공연장 출입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마포문화재단은 QR코드를 통한 본인 확인 및 전자 문진표 작성 시스템을 도입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이 입구에 부착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전산 정보를 통해 본인 인증을 거친 뒤 코로나19 예방 관련 문진표 작성 단계로 넘어간다. 재단 관계자는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를 통해 방문자가 자신의 정보를 허위로 기재하는 등 우려했던 문제점이 현실로 드러났다”라면서 “QR코드 인증방식을 통하면 방문자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종이 문진표 작성을 전자 작성으로 대체해 접촉을 통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최소화했다”라고 설명했다.오는 26일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연주회를 앞둔 재단은 최근 직원들을 동원해 관객 입장과 퇴장까지 동선 등을 점검하는 시뮬레이션도 진행했다. 관객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공연장 측의 엄격한 관리와 통제에 적극적으로 따르는 관객도 한국 공연문화 부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공연 중 객석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고, 커튼콜 시간에도 함성 대신 더 큰 박수로 배우를 응원하는 등 코로나 시대 관극 예절을 지키고 있다. 배우들과 제작 스태프들은 모두 “무대에서 빠짐없이 마스크를 쓴 채 객석을 채운 관객을 바라보면 울컥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입을 모은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공연은 관객에게 좋은 추억과 감동을 선사하기 위한 것인데 요즘은 우리가 관객에게 너무 큰 감동과 힘을 받고 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美 뉴욕주, 사망자수 100명 밑으로...최대 10명까지 모임 허용

    美 뉴욕주, 사망자수 100명 밑으로...최대 10명까지 모임 허용

    미국 뉴욕주 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100명 이하를 기록했다. 23일(현지시간)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사망자가 하루 새 84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2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망자수 규모가 여전히 많지만,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하루 사망자 수가 800명에 근접했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쿠오모 주지사는 “의심의 여지 없는 비극”이라면서도 “정말 좋은 뉴스다. 내 머릿속에는 늘 하루 사망자 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기대해왔다. 정말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 NBC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6만8090명, 사망자는 2만9858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주는 제한 조치 완화를 확대하고 있다.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전날밤 행정명령을 통해 최대 10명까지의 모임을 허용하기로 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합법적 모임에 대해서는 어떤 목적과 이유든 최대 10명까지의 모임이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는 지속된다. 이번 조치는 종교 행사와 메모리얼 데이(현충일·25일) 행사와 관련해 최대 10명까지의 모임을 허용한 지난 21일 조치의 연장선이다. 또한 이날 쿠오모 주지사는 미드 허드슨(mid-Hudson) 지역에 대해서는 오는 26일부터, 롱아일랜드 지역에 대해서는 27일부터 1단계 경제 정상화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뉴욕주는 앞서 주가 분류한 총 10개 지역 가운데 핑거 레이크(Finger Lakes), 모호크 밸리(Mohawk Valley), 서던 티어(Southern Tier), 노스 카운티, 센트럴 뉴욕, 나이아가라 폭포 등을 포함하는 웨스턴 뉴욕, 주도(州都) 올버니 등에 대해 1단계 경제 정상화를 시작했다. 다만 뉴욕주 중에서도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한 뉴욕시는 1단계 경제 정상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성인도 걸린다” 코로나 연관 ‘소아 괴질’…미국서 속출

    “성인도 걸린다” 코로나 연관 ‘소아 괴질’…미국서 속출

    20대 성인도 미국·유럽서 번진 ‘어린이 괴질’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관련성이 의심되는 괴질이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소아 괴질’로 어린이 사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미국에서 성인도 감염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앞서 21일 어린이 괴질 발생이 확인된 국가가 일주일 만에 7개국에서 13개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으로 불리는 이 질병은 영국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처음 보고됐다. 괴질을 앓는 어린이 환자들은 고열과 피부 발진, 안구충혈, 종창, 복부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이고, 심한 경우 관상동맥 염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 폐 질환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코로나19와 별개의 질병으로 간주됐지만, 괴질에 걸린 많은 환자가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추정된다. 22일에는 미국 뉴욕주립대(NYU) 랭건병원에 20대 초반 환자 여러명이 ‘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소아 다발성 염증 증후군(MIS-C)으로 입원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해당 질환이 의심될 경우 신속히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하며 의사들에게는 의심 환자가 기준에 부합할 경우 주·지방 보건부에 보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 “국내 발생 아직 없지만 명칭이 불안감을 줘서···” 정부가 ‘소아 괴질’이 국내 발생한 사례는 없다고 22일 밝혔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국내에서는 어린이들이 이런 감염증(소아 다기관 염증증후군)으로 보고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조정관은 “‘괴질’이라는 명칭 자체가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어서 질병관리본부 전문가들이 ‘소아 다기관 염증증후군’으로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조정관은 “현재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소아 관련 학회들과 함께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면 신고하고 보고하는 체계를 갖췄고,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사례를 조사하도록 하고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서울시향·영국 국립발레단·국립극장…온라인으로 만나는 명작들

    서울시향·영국 국립발레단·국립극장…온라인으로 만나는 명작들

    영국 로이터 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국내 상황은 전국에서 확진자가 대폭 줄어들면서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난 6일 생활 방역 체제로 전환됐지만, 최근 서울 이태원 클럽발 ‘N차 감염’ 등으로 꺼져가던 코로나19 불씨가 되살아났다. 정상화를 조심스럽게 추진 중인 국내·외 공연계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무관중 온라인 공연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오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정기 연주회를 대면 공연으로 추진해온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지난 20일 이를 취소하고 비대면 온라인 콘서트로 변경했다.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상임지휘자는 이 공연을 위해 2주 전에 입국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텅 빈 공연장에서 악단을 지휘하게 됐다. 서울시향 측은 “이태원 소재 클럽발 ‘N차 감염’의 지속적 확산, 대형병원 의료진 감염 등 다중이용시설의 지역사회 감염 사례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라고 대면 공연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22일에는 세계적 수준의 발레 공연과 연극을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다. LG아트센터는 이날 오후 8시 영국국립발레단의 인기 레퍼토리 ‘지젤’ 전막 실황을 네이버TV를 통해 상영한다. 안무가 아크람 칸이 고전적 스토리에 새로운 상상력을 더해 재해석한 작품으로, 지젤 역을 발레단 주역 무용수이자 예술감독인 타마라 로호가 맡아 강인하고 매력적인 시골 여성을 그려냈다. 영화 ‘와호장룡’으로 아카데미상 미술상을 받은 디자이너 팀 입이 무대와 의상 디자인으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인 작품이다.유튜브 채널을 통해 매주 인기 연극 한 편을 공개하고 있는 영국 국립극장은 한국시간으로 22일 새벽 3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공개한다. 2014년 런던 영빅(Young Vic) 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미국 인기 드라마 시리즈 ‘엑스 파일’(The X-Files)의 주연 질리언 앤더슨과 영화 ‘론 서바이버’ 주연 벤 포스터, 영화 ‘미션임파서블: 폴아웃’의 바네사 커비 등이 출연하며 화제가 됐다. 호주 출신 연극·오페라 연출가 베네딕트 앤드루스가 연출을 맡아 3시간 25분의 긴 공연 시간에도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작품은 29일 새벽 3시까지 영국 국립극장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우사인 볼트 ‘딸바보 아빠’ 됐다…자메이카 총리도 축하 트윗

    우사인 볼트 ‘딸바보 아빠’ 됐다…자메이카 총리도 축하 트윗

    단거리 육상계 전설 우사인 볼트(34·은퇴)가 모델 출신인 여자 친구 캐시 베넷과의 사이에서 딸을 얻었다고 그의 모국 자메이카 현지언론이 1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이 딸은 얻은 일자는 17일로 더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자메이카에서는 앤드루 호니스 총리도 그 사실을 확인한 듯 우리 스프린트계의 전설인 우사인 볼트와 캐시 베넷에게 여자아이가 태어난 것을 축복한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볼트는 지난 3월 SNS를 통해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여아가 태어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앞으로 태어날 딸에게 치근덕거리지 말라고 경고하듯이 “어떤 남성이나 소년도 나 가지고 장난칠 생각 마라!”라고 농담을 했다. 100m와 2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볼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두 종목 대회 3연패를 이루는 등 올림픽에서 총 8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10여 년간 남자 단거리 육상계를 석권하고 2017년 현역을 은퇴했다.사진=우사인 볼트/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조카가 삼촌 도청” 의좋던 쌍둥이 억만장자 형제 갈라서

    “조카가 삼촌 도청” 의좋던 쌍둥이 억만장자 형제 갈라서

    10분 차이로 태어나 세상 누구보다 각별하고 애틋했던 쌍둥이 억만장자 형제가 자녀들의 재산 다툼으로 척을 지고 있다. BBC의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손꼽히는 부자 가운데 한 명인 프레드릭과 데이비드 바클레이(이상 85) 형제는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선데이 텔레그래프를 소유한 텔레그래프 미디어 그룹, 온라인 상거래 업체 베리 그룹(Very Group), 배달업체 요델(Yodel), 런던 피커딜리의 유명한 리츠 호텔 등을 운영하다 지금은 대부분의 재산을 자녀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지주회사 엘러맨 홀딩스와 트러스트 재단에 물려줬다. 쌍둥이 형제는 평생 재산 다툼 한 번 해보지 않고 잘 지냈지만 자녀들은 달랐다. 10분 먼저 태어난 형 프레드릭과 그의 딸 어맨다는 데이비드와 그의 세 아들 앨리스테어, 에이단, 하워드, 에이단의 아들 앤드루, 바클레이 그룹 이사회 의장 필립 피터스를 사생활 침해, 신용 및 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 와중에 프레드릭 부녀는 동영상 하나를 18일 세상에 공개했다. 앨리스테어가 지난 1월 13일 리츠 호텔의 온실에 딸려 있는 응접실에 몰래 들어와 도청 장치가 들어있는 것으로 짐작되는 플러그 어댑터를 설치하고 잘 작동하는지 살펴보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당시는 1995년 인수한 이 호텔을 매각하는 협상을 하던 상황이었다. 리츠호텔은 1906년 ‘호텔왕’ 세자르 리츠가 세웠는데 찰리 채플린과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 등 스타들이 애용한 호텔로 유명하다. 또 2차 세계대전 와중에 윈스턴 처칠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샤를 드골 등이 협상을 벌인 역사적 의미도 있다. 그런데 바클레이 형제는 7500만 파운드에 인수하고 나서 막대한 투자를 통해 과거의 화려함을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들었다. 인수 25년 만에 매각하면 10배 정도 수익을 남길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가며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가문이 소유한 시드라 캐피탈과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데이비드의 아들 삼형제는 삼촌 프레드릭과 사촌 어맨다가 협상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호텔을 시장 평가액의 절반에라도 매각할 뜻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도청 장치를 숨겼다는 얘기다. 이 온실은 프레드릭이 사업 관련 회의를 하거나 시가를 피우는 것을 즐겼던 장소였다. 이들이 도청한 분량은 무려 94시간, 1000차례 정도 나눈 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이 프레드릭 부녀의 주장이다. 지난주 고등법원은 원고들이 원하면 언론에 공개할 수 있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프레드릭은 성명을 통해 “내 사생활이 의도적으로 침해됐다는 사실은 대중의 관심사”라며 “나 말고 어떤 사람도 수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인 얘기를 도청당하는 끔찍한 경험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정교한 스파이 장비를 이용하는 작태를 근절하도록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실제로 호텔은 지난 3월 카타르 기업가 압둘하디 마나 알하즈리에게 시장 평가액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팔려 왜 이렇게 엉뚱한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말들이 많았다. 결국 데이비드와 아들 삼형제는 절대로 10억 파운드 이하로는 못 팔겠다고 버티는 삼촌 부녀의 속내를 들어보려고 치사한 짓을 벌인 셈이다. 이들은 어맨다의 약점을 찾아내 그녀를 호텔 임원에서 쫓아내고 에이단과 하워드를 앉혀 자신들의 뜻대로 호텔을 알하즈리에게 매각하고 말았다. 삼형제는 그 뒤 재단의 지배권을 한층 강화했다. 에이단은 텔레그래프 그룹 회장이기도 해 이 사안을 어떻게 다루는지도 관심을 끈다. 도청 내용 중에는 프레드릭의 이혼 재판 정황, 어맨다가 금융인이나 기업인 등과 나눈 대화 등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한때 채널 제도의 한 섬에 고딕풍의 성을 짓고 함께 살 정도로 의좋던 쌍둥이 형제는 법정에서 서로를 손가락질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참 쉽죠” 쿠오모 생방송 중 자진검사… 봉쇄완화 맞물려 깜짝쇼

    “참 쉽죠” 쿠오모 생방송 중 자진검사… 봉쇄완화 맞물려 깜짝쇼

    뉴욕주지사 “700여곳서 하루 4만건 가능 일상생활 복귀 위해 코로나 검사를” 독려 트럼프 오만한 리더십과 달라 여론 호평 “빠르고 쉽습니다. 심지어 저도 이렇게 받았잖아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뉴욕만의 주지사가 아닌 ‘미국의 주지사’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일일 기자회견이 다시 한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쿠오모 주지사는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기자회견 생방송에서 직접 감염 검사를 받는 ‘깜짝쇼’를 선보였는데 검사를 독려하는 ‘백마디 말’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동영상을 보면 쿠오모 주지사는 브리핑 도중 일어나 뉴욕주 보건부 소속 의사인 엘리자베스 듀포트를 직접 소개했다. 안면 보호장비와 마스크, 의료용 장갑을 착용하고 등장한 듀포트는 쿠오모 주지사의 콧속 깊이 면봉을 집어넣어 검사용 샘플을 채취했다. “고개를 들고, 눈을 감으라고요? 이렇다 잠이 드는 건 아닌가요. (저처럼) 검사 중에 의사에게 질문해도 됩니다. 왜 눈을 감으라는 거죠?”(쿠오모) “편안하게 검사를 받기 위해서입니다.”(듀포트) 짧은 대화 속에 5초도 안 돼 검사가 끝나자 쿠오모 주지사는 “이게 끝입니까, 다른 건 없나요”라고 묻고는 카메라를 향해 “내가 여러분께 말했잖아요”라며 검사가 간단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검사 과정에서) 고통도, 불편함도 없다. 검사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특히 그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포함해 뉴욕주 전역에 약 700곳의 코로나19 검사소가 있다고 상기시켰다. 1단계 완화 조치로 외부활동 인파가 늘어나자 뉴욕 어디에서든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뉴욕주는 일일 최대 4만건의 검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이색 퍼포먼스는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위해서는 감염 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것과 주 차원에서도 이제 충분한 검사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장치였다. 감염병 사태 이후 정확한 정보 제공과 심리 안정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십분 발휘된 그의 유연한 리더십은 치적 과시와 정적 공격으로 점철된 데다 살균제 투입 등 가짜정보 남발로 논란을 이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만한 리더십과 다시 한번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크리스 실리자 CNN 선임기자는 “쿠오모 주지사는 일일 브리핑에서 엄격한 아버지 같은 모습부터, 따뜻한 상담사, 솔직한 친구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며 꼭 챙겨 봐야 할 대상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15살이나 어린 62세인 그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며 대선주자급으로 올라간 그의 위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뉴욕주는 코로나19 신규 사망자가 지난 3월 26일 이후 최저치인 139명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주 정부와 단체장들은 여전히 경계를 낮추지 않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코로나 검사 생중계 ‘미국의 주지사’ 쿠오모의 깜짝쇼

    코로나 검사 생중계 ‘미국의 주지사’ 쿠오모의 깜짝쇼

    1단계 완화 속 코로나 검사 독려하며 직접 시연뉴욕주 코로나 검사소 700곳...“빠르고 쉽다” “빠르고 쉽습니다. 심지어 저도 이렇게 받았잖아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뉴욕만의 주지사가 아닌 ‘미국의 주지사’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 앤드루 쿠오모 미 뉴욕주지사의 일일 기자회견이 다시 한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쿠오모 주지사는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기자회견 생방송에선 직접 감염 검사를 받는 ‘깜짝쇼’를 선보였는데 검사를 독려하는 ‘백마디 말’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동영상을 보면 쿠오모 주지사는 브리핑 도중 일어나 뉴욕주 보건부 소속 의사인 엘리자베스 듀포트를 직접 소개했다. 안면 보호장비와 마스크, 의료용 장갑을 착용하고 등장한 듀포트는 쿠오모 주지사의 콧속 깊이 면봉을 집어넣어 검사용 샘플을 채취했다. “고개를 들고, 눈을 감으라고요? 이렇다 잠이 드는 건 아닌가요. (저처럼) 검사 중에 의사에게 질문해도 됩니다. 왜 눈을 감으라는 거죠?”(쿠오모) “편안하게 검사를 받기 위해서입니다.”(듀포트) 짧은 대화 속에 5초도 안 돼 검사가 끝나자 쿠오모 주지사는 “이게 끝입니까, 다른 건 없나요”라고 묻고는 카메라를 향해 “내가 여러분께 말했잖아요”라며 검사가 간단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검사 과정에서) 고통도, 불편함도 없다. 검사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특히 그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포함해 뉴욕주 전역에 약 700곳의 코로나19 검사소가 있다고 상기시켰다. 1단계 완화조치로 외부활동 인파가 늘어나자 뉴욕 어디에서든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뉴욕주는 일일 최대 4만건의 검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이날 이색 퍼포먼스는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위해서는 감염 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것과 주 차원에서도 이제 충분한 검사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는데 더할 나위 없는 장치였다. 감염병 사태 이후 정확한 정보 제공과 심리안정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십분 발휘된 그의 유연한 리더십은 치적 과시와 정적 공격으로 점철된데다 살균제 투입 등 가짜정보 남발로 논란을 이어온 트럼프 대통령의 오만한 리더십과 다시 한번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크리스 실리자 CNN 선임기자는 “쿠오모 주지사는 일일 브리핑에서 엄격한 아버지 같은 모습부터, 따뜻한 상담사, 솔직한 친구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꼭 챙겨봐야 할 대상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15살이나 어린 62세인 그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며 대선주자급으로 올라간 그의 위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뉴욕주는 코로나19 신규 사망자가 지난 3월 26일 이후 최저치인 139명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주 정부와 단체장들은 여전히 경계를 낮추지 않고 있다. CBS 뉴스는 빌 드블라시오 뉴욕시장이 5월 마지막 주 전몰장병기념일을 맞는 휴일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해변 등 다중이용장소를 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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