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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번국도-바다가는 실크로드

    7번국도-바다가는 실크로드

    여름휴가라면 역시 바다가 최고다. 동해바다의 짙푸름이 더위를 식혀준다.7번 국도는 아름다운 바다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코스다. 최북단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까지 이르는 7번 국도(총연장 513㎞). 어디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그중에서도 구태여 뽑으라면 삼척에서 강구까지가 백미.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과 눈부신 해수욕장을 품고 있어 마니아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7번 국도에 바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는 신선도 쉬었다 갈 만한 산과 계곡, 동굴, 해수욕장들이 즐비하다. 국도변을 달리다 어디든 차를 세우고 쉴 만한 곳을 원한다면 7번 국도에 주목하자. 7번 국도 주변의 휴가지는 강릉을 기점으로 위쪽으로는 속초, 양양과 설악산 등 대표적인 여름휴가지가 즐비하다. 또 강릉에서부터 동해, 삼척, 울진, 영덕 등 남쪽으로 내려가면 작은 포구에 아담한 해수욕장과 계곡들이 많다. 강릉을 지나 툭 터진 동해고속도로를 30여분 달리면 먼저 우리를 반기는 곳이 동해시 망상해수욕장. 멋진 노인의 턱수염처럼 고만고만한 해송이 하얀 모래사장을 감싸고 있어 눈이 시원스럽다. 끝없이 펼쳐진 깨끗한 백사장과 따사로운 여름햇살 눈부신 얕은 바다는 온통 쪽빛으로 파란 잉크를 풀어놓은 것 같다. 해수욕장 입구의 ‘동해고래화석박물관’(033-534-8660)은 아이들과 함께라면 들러볼 만한 곳. 야외에는 공룡 조형물, 규화목 화석 군락지 등이 있으며 실내엔 국내 유일의 원형을 보유한 고래 화석과 총 152종 1500여점의 화석이 전시돼 있다.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월요일 휴관. 망상해수욕장에서 동해바다를 바로 옆으로 끼고 달리는 길은 어달리까지 이어진다. 어달리해안길에는 손바닥만한 포구에서부터 횟집, 까막바위, 팔만당, 십만당이라는 조그마한 어촌까지 이것저것 흥미롭다. 해안을 따라 추암해수욕장 방면으로 15분여 가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도심 한가운데 있는 천곡동굴. 국내 최장의 천정 용식구, 커튼형 종유석, 석회화단구, 종유폭포 등과 희귀석들이 한데 어우러진 자연의 경이로움이 그대로 살아 숨쉬는 동굴이다. 어른 1500원, 어린이 500원. 동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무릉계곡. 정말 신선이 살았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계곡이 깊고 아름답다. 호암소를 시작으로 상류 용추폭포가 있는 곳까지로 넓은 마당바위와 바위 사이를 흘러서 모인 용소들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특히 삼화사, 학소대, 옥류동, 선녀탕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운 계곡미 때문에 예로부터 ‘무릉도원’이라 불렸다. 일출의 명소로 손꼽히는 추암해수욕장은 각종 TV드라마와 CF 등 자주 등장하는 곳. 그중에서도 촛대바위와 어우러진 일출은 매년 수십만여 명에 이르는 해맞이 관광객을 불러모을 만큼 빼어나다. 또 촛대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도 한국의 100대 명소리로 선정될 만큼 일품이다. 어달리에 있는 선창횟집(531-5861)은 싱싱한 회와 깔끔한 밑반찬으로 토박이들이 찾는 집이며 대밭골가든(531-8194)은 조용한 숲속의 전원식당으로 연못에 배까지 띄워져 있다. 장어구이 전문점으로 맛이 담백하고 푸짐하다. 쪽빛 바다와 거대한 소나무 숲 등이 어우러지고, 끊어질듯 이어지는 해안선 사이에 똬리를 틀고 있는 덕산, 부남, 궁촌, 용화, 장호, 임원, 원덕 등 포구와 해변이 아름다운 곳이 삼척이다.7번 국도의 보물이라 할 정도다. 맹방해수욕장은 삼척에서 가장 큰 해변을 자랑한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와 은수처럼 모래사장에 앉아 눈을 감고 잠시 자연의 교향악을 감상하자. 이곳에서 파도소리를 녹음했을 정도로 맹방의 파도소리는 세상시름을 잊게 한다. 남쪽 해변 끄트머리에 서면 초당동굴로부터 흘러나온 마읍천이 바다와 합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민물과 짠물이 만나는 그곳엔 산에서 내려온 물을 반기듯 기암괴석들의 웃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포구는 어머니의 가슴처럼 포근하다. 어부들의 바쁜 손놀림과 몸동작으로 분주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낯설지 않고 편안함을 주는 곳이 작고 아담한 포구다. 덕산항이 바로 그런 곳이다. 삼척토박이들만 간다는 부남해수욕장은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바다를 느낄 수 있는 곳. 삼척군 근덕면 부남 2리에서 언덕을 내려가면 바다가 펼쳐진다. 크고 작은 바위 수 십개가 아기자기하게 달라 붙어있는 정감가는 해변이다. 길이는 약 200m 정도로 작지만 모래가 곱디곱다. 아침에 일찍 가면 백사장에는 갈매기 발자국이 선명할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이다. 부남 해수욕장은 여름 한철만 개방한다. 민박집도 식당도 없고 부남 2리 부녀회에서 천막을 치고 먹거리를 판다. 동해치고는 수심도 어른 허리 정도 여서 아이들과 안성맞춤이다. 초곡마을은 마라톤선수 황영조의 고향. 마을 입구 솔숲 길에 들어서면 기분이 좋아진다. 차를 한쪽에 세워놓고 걸어본다. 기분이 상쾌해지며 자신이 CF의 모델이 된 양 두 손을 하늘 높이 올리고 걸어본다. 상쾌한 바닷바람과 향기로운 나무내음이 폐부 깊숙이 스며든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차 한대 간신히 들어갈 만한 터널이 나온다. 벽면에는 마라톤 선수가 달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조그만 터널을 벗어나면 바로 황영조 기념관이다. 황영조가 자랐던 집도 멀리서 구경할 수 있고 마라톤 풀코스인 42.195km를 1천분의 1로 축소한 몬주익 언덕도 나온다. 삼척 용화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중의 하나이다. 바닥이 드러나는 맑은 물과 부드러운 곡선의 해안, 부드러운 모래도 좋다.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는 북쪽 절벽은 용화해수욕장을 내려다보기에 좋은 포이트. 한국의 나폴리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장호항은 고래바위가 볼거리.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진 맨발 산책로는 즐거움은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남근을 주제로 해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제작한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는 해산당 성민속공원, 해신당 사당, 삼척어촌전시장 등도 볼만하다. 회를 저렴하게 먹고 싶다면 임원항 회센터를 추천한다. 광어, 우럭 등 3만원이면 한 가족이 충분히 먹을 수 있다. 바다횟집(033-574-3543)은곰치국이 유명한 집이다. 신김치와 흐물흐물한 생선인 곰치를 넣고 끓여 시원하다.6000원. 오신다식당(574-4521)의 해물탕도 추천한다. 게, 명태알, 새우, 소라, 오징어 등 싱싱한 해물을 듬뿍 넣었다. 여름에는 아귀찜도 인기메뉴.2인기준 1만5000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산·계곡·온천의 울진 파란 하늘과 머리를 맞대고 있는 아득한 지평선, 하얀 물거품을 머금고 있는 해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은 대나무가 서로 뽐내듯 선 곳이 울진이다. 산과 계곡에 온천까지 그야말로 휴(休)의 삼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다. 울진에서 아름답기로 이름난 죽변 대가실 바닷가. 죽변항에서 죽변등대길을 찾아 가면된다. 죽변항에서 등대를 찾아가는 길은 죽변항이란 이름 그대로 주변에 대나무가 지천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스스슥’ 울어대는 대나무와 파도소리가 멋진 교향곡처럼 들린다. 하얀 죽변등대 앞에 차를 세우고 대가실 해변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걸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로 빨간 지붕 위에 하얀 십자가가 솟아난 성당이 보이고, 그 아래를 바라보면 바닷가 언덕 위에 집이 한 채 있다. 그림 같은 집이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장 세트다. 울진 최북단은 고포마을.1968년 무장공비들이 상륙 지점으로 삼았을 정도로 호젓한 바닷가 마을로 돌미역이 유명하다. 고포미역은 부산의 기장미역과 함께 조선시대 왕실에 진상됐던 명품이다. 왕피천이 동해로 빠져드는 하구 언덕에 있는 망양정은 울진의 또 다른 자랑. 예로부터 망양정은 관동팔경에서도 으뜸으로 쳤으며 조선 숙종은 팔경 중 망양정이 가장 멋지다 하여 ‘관동제일루’라는 현판을 정자에 걸도록 했다. 아쉽게도 지금 망양정은 옛 풍류객들이 드나들던 그 곳이 아니다. 망양정은 현재 위치에서 남쪽으로 10여 ㎞ 떨어진 기성면 망양동 해안에 있었다. 이밖에도 월송정, 후포항, 불영천도 들러보면 좋다. 또한 물 좋기로 소문난 덕구온천(054-782-0677)은 휴가의 피로함을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가 가장 값싸고 맛있는 집으로는 선창횟집(054-788-3301)을 강추. 주인이 직접 잡은 자연산만을 파는 곳으로 유명. 울진에는 육고기도 유명하다. 또 돼지고기 두루치기가 유명한 대호식당(782-0220)도 가볼만하다. ■ 명사이십리 영덕 ‘영덕’하면 떠오르는 것이 대게. 하지만 바다가 아름답고 깊은 계곡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7번 국도의 마지막 백미인 영덕에는 아름다운 해안도로, 해맞이 공원, 크고 작은 7개 해수욕장 등이 있다. 고래불해수욕장은 영덕 최고. 이곳은 끝이 보이지 않는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그래서 애칭이 ‘명사이십리(明沙二十里)’로 함남 원산의 명사십리보다 두 배쯤 길다는 뜻이다. 오는 30,31일에는 해변축제가 열려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장사해수욕장에선 제트스키 등 다양한 해양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플라이피시(모터보트에 연결된 고무기구를 타며 즐기는 수상스포츠)는 바다 위를 4∼5m 떠서 날기 때문에 스릴이 넘친다. 플라이피시·제트스키 각 2만원, 바나나보트 1만원. 장사해수용장 인근에는 경보화석박물관(054-732-8655)이 있다. 미생물, 동·식물 등 다양한 화석들을 볼 수 있어 어린이들 교육에 좋다.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 7번 국도를 따라 오포에서 청송 방향으로 달리면 20여분 만에 옥계계곡에 닿는다. 청송의 주왕산과 포항의 동대산이 맞닿은 곳에 자리 잡은 옥계계곡은 이름처럼 물이 맑고 기암괴석들도 아름답다.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어린이 1000원. 곰탕과 밥식해가 유명한 강구항의 청송식당(054-733-4675), 모둠물회가 유명한 축산항의 울릉도식당(732-4321), 해물탕으로 이름난 영해의 산해식당(732-2401) 등이 있다. ■ 포항·경주 그리고 고성 이밖에도 고성에는 통일전망대와 화진포라는 유명한 해수욕장이 있다. 깨끗한 백사장과 수면이 얕기로 유명하고 주위의 경치가 아름답다. 울창한 송림과 포구의 기암괴석, 이승만·김일성 별장, 고인돌, 동해에 한가로이 떠 있는 금구도의 대나무 숲과 갈매기가 나는 모습은 천하절경이다. 한일식당(033-682-2260)은 반냉면으로 유명하다. 비빔냉면에 물냉면 육수를 부어먹는 냉면으로 맛이 특이하다. 포항에 일출의 명소로 명성을 날리는 호미곶. 호랑이의 꼬리라하여 한반도의 정기가 서려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맞이광장 앞 바다에 우뚝 서있는 상생의 손은 볼만하다. 또한 등대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와 해양안전에 기여하는 역할과 해양사상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국내유일의 등대전문박물관 국립등대박물관(054-284-4857)구경도 놓치면 아쉽다. 경주는 불국사, 첨성대를 비롯한 많은 신라의 유물과 유적들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로 유명하지만 감포쪽으로 가면 조그만 항구와 재래시장, 해수욕장 등도 구경할 수 있다.
  • [NBA 챔피언결정] ‘클러치 슈터’ 지존 가리자

    ‘미스터 클러치 vs 챔피언 반지가 따라다니는 사나이’ 24일 오전 열릴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미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 최종 7차전은 결정적인 순간 상대 그물을 가를 ‘클러치 슈터’ 천시 빌업스(사진왼쪽·29)와 로버트 호리(오른쪽·35)의 손끝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97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보스턴 셀틱스에 지명된 빌업스는 첫 시즌 별다른 빛을 보지 못하다 토론토 랩터스로 트레이드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3팀을 전전하던 빌업스는 2002년 디트로이트에 둥지를 틀면서 비로소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는 안정된 경기운영 능력과 높은 3점슛 성공률(통산 38.0%) 외에도 결정적인 순간 그물을 가르는 강심장으로 ‘미스터 클러치’라는 애칭을 얻었다.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뒤진 채 치른 6차전에서도 박빙의 승부로 긴장감이 흐르던 3쿼터 들어 빌업스는 폭발적인 3점슛을 잇달아 꽂으며 샌안토니오 홈팬들의 환호성을 잠재우는 등 클러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92년 드래프트 전체 11순위로 휴스턴 로케츠에 지명된 호리 역시 결정적인 순간 팀 승리에 감초 역할을 하는 선수다. 그는 현역 선수 중 가장 많은 챔프전 우승 경력(5차례)으로 ‘챔피언 반지가 따라다니는 사나이’로 불린다.호리는 LA레이커스 시절이던 01∼02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포틀랜드 블레이저스와의 경기에서 종료 2.1초를 남기고 승리를 확정짓는 3점슛을 작렬하는 등 숱한 박빙의 승부에서 홈팬들의 환호와 원정팬들의 한숨을 자아내는 클러치 슛을 터뜨렸다. 호리는 지난 5차전에서도 연장 종료 5.9초전 승부를 가르는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종료 전 18분 동안 자신의 전득점(21점)을 집중시키며 승부사 기질을 한껏 과시했다.93∼94시즌 이후 11년 만에 긴장감이 극도로 달하는 챔프전 최종전까지 가게 된 이번 경기에서 두 닮은 꼴 승부사의 슈팅에 전세계 농구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이재훈기자nomad@seoul.co.kr
  • 루시/황학주 지음

    지난 3월, 아프리카 케냐의 마사이족과 더불어 생활한 3년 간의 체험을 엮은 에세이집 ‘아카시아’를 출간한 중견 시인 황학주(51) 서울여대 겸임교수가 이번엔 사막의 기운이 고스란히 담긴 시어들로 짠 시집 ‘루시’(솔)를 펴냈다. 그는 국제민간구호단체의 일원으로 1995∼1997년 아프리카 케냐의 나이로비와 마사이족 거주지인 카지아도에서 봉사와 구호활동을 했고, 그곳에서의 경험을 잊지 못해 이후 2003년까지 서너 차례 더 아프리카 대륙을 방문했다.‘너무나 얇은 생의 담요’(2002)에 이은 여섯번째 시집 ‘루시’에는 그때의 시공간을 소재로 쓴 시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시인이 온몸으로 체험한 사막은 ‘바람이 자면/희미한 소똥 냄새와 벗겨진 나무껍질 냄새가 건너온다/방금 눈앞에 있던 구릉까지 단숨에 마셔버리지만/바람이 데려다 주지 않은 것은 물뿐’(‘루시’중)이거나 ‘내 눈에 돌흙밖에 없다/내 위 속엔 흙모래밖에 없다/당신이 나를 지나쳐/하루를 더 가더라도 돌무지밖에/세상엔 없’(‘염소’중)는 곳이다. 가장 오래된 화석 인류중의 하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애칭을 딴 표제작 ‘루시’를 비롯한 시들은 시인이 이 불모의 땅에서 지친 육신과 영혼을 적셔줄 생명의 물길을 찾아나선 흔적들이다. 시인은 서문에서 “내가 험하게 찾아다닌 것은 인간의 본향이 아니라 어두운 발밑에도 붉은 흙을 묻힐 수 있는 타향이었으리라. 노을과 달이 안내자였던.”이라고 고백했다. 소설가 김훈은 이번 시집에 대해 “이제 황학주의 시편들은 상처에서 사랑으로, 차단에서 소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고, 시인 최하림은 “그의 시는 더욱 간결해지고 백지로 있으려는 꿈을 꾼다.”고 평했다.7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우리동네 이야기] 강북구 번동

    [우리동네 이야기] 강북구 번동

    강북구 번동이라고 하면 임대아파트 밀집촌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번동의 2만 3567가구 가운데 영구임대 아파트는 번동주공 2·3·5단지 4181가구로 전체의 17.7%에 그치고 있다. 30평형대 아파트들도 대거 있으며 가장 큰 평형은 48평짜리(한진그랑빌아파트)다. 임대 아파트 단지는 1988년 올림픽 전후로 도시 미화 차원에서 무허가 판잣집들을 정비하면서 만들어졌다. 번동은 한때 ‘호랑나비’로 인기를 끌었던 가수 김흥국씨가 살아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김씨가 번동에 산다고 해서 아들의 애칭을 방송에서 ‘번칠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김씨는 현재 이곳에 살지 않지만 김씨의 누나가 번2동 통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번동은 보건소, 강북웰빙스포츠센터, 강북문화정보센터, 구민운동장 등의 주민편의시설도 많다. 강북웰빙스포츠센터는 지난 3월 개관한 최신식 건물로 수영장, 에어로빅·헬스장·스쿼시장 등이 갖춰져 있다. 강북문화정보센터 역시 10만 737권의 장서를 보유했으며, 한자교실, 바둑교실, 댄스스포츠교실 등의 문화강좌가 연중 열린다.3600여평의 구민운동장은 배드민턴, 조깅,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의 체력단련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동공원에 올라서면 북한산·도봉산·수락산·불암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비경을 맛볼 수 있다. 오동공원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과 번동 사이를 남북으로 갈라놓으며 상당히 길고 넓은 면적(40여만평)을 차지한다. 특히 오동공원의 ‘꽃샘길’ 400m구간은 한 시민이 자비를 털어 꽃·나무를 가꾸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동공원 산자락에 위치한 드림랜드도 번동에 있다. 드림랜드는 다른 놀이공원에 비해 이용요금이 저렴하며 최신 기종은 아니지만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20여종의 놀이기구가 있다. 넓은 잔디밭이 잘 가꾸어져 있어 산책코스로도 적절하다. 번동의 지명유래도 재미있다. 번동(樊洞)은 고려시대에 쓰여진 ‘운관비기’라는 책에는 ‘이씨(李氏)가 한양에 도읍하리라.’는 비밀스러운 기록이 있어서 고려 말기의 왕과 중신들이 경계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삼각산 아래 현재의 번동 지역에 오얏나무가 무성하다는 말을 듣고 이씨가 흥할 징조라 여겨 오얏나무를 베기 위해 벌리사를 보냈다. 그 때부터 이곳을 벌리(伐里)라 부르다가 갑오개혁 이후 번리(樊里)가 되었다고 한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SK家 ①-창업 최종건·종현씨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SK家 ①-창업 최종건·종현씨

    “윤원아, 신원아, 월요일자 신문 꼭 봐라. 우리 회사가 크게 나온다.”(고 최종건 SK 창업주) “아버지, 뭔데요. 말씀해 보세요.”(최신원 SKC 회장) “그때 보면 알 수 있어, 이놈들아.”(고 최종건 창업주) 최신원 SKC 회장이 공개한 워커힐호텔 인수 직전 부자간에 오갔던 대화다.1973년 1월 선경(현 SK)은 정부로부터 서울 워커힐(현 쉐라톤 워커힐)호텔을 26억 3200만원에 인수하며, 당당히 재벌 반열에 들어선다. 선경이 국민과 재계에 던진 ‘무명의 반란’이었다. 최종건 선경(현 SK) 창업주가 맨손으로 선경직물을 일으킨 지 20년만의 일이다. 그러나 최 창업주는 같은 해 11월 폐암으로 별세,‘섬유에서 석유까지’라는 원대한 꿈을 동생인 고 최종현 SK(당시 선경직물 부사장) 회장에게 맡긴 채 ‘짧고 굵은’ 인생을 살다갔다. 그의 나이 48세였다. 최 창업주가 20년간 SK의 섬유를 책임졌다면 25년간 SK를 이끈 고 최종현 회장은 ‘석유’를 개척하고,‘이동통신’의 길을 터놓았다. 고 최종현 회장의 50년 지기(知己)인 언론인 홍사중씨가 본 형제는 이렇다.“형(최종건)은 좋은 의미의 ‘보스형’이었다. 의논할 상대가 없었던 탓도 있었지만 그는 모든 일에 혼자 결정을 내렸다. 동생(최종현)은 ‘리더형’이었다. 형제는 그렇게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는 좋은 짝이었다.” 소리없이 일을 꾸미는 사람은 동생이요, 밖에서 뛰는 사람은 형이었다. 그래서 회사 돌아가는 내용을 잘 아는 사람들은 형을 가리켜 ‘용장’이라 했고, 아우를 가리켜서 ‘지장’이라 했다. 형제는 그야말로 ‘격동의 세월’을 거치며,SK를 자산규모 재계 4위의 대그룹으로 일궈냈다. ●‘원조 불도저’ 최종건 창업주 최근 재계 CEO(최고경영자) 가운데 강한 추진력과 남다른 승부 근성 때문에 ‘불도저’라 불리는 이가 적지 않다. 그러나 실상 불도저라는 애칭은 최 창업주가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의리파, 불같은 추진력, 강한 뚝심’은 최 창업주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밀어붙이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장비’ 같은 성격에 ‘조조’의 꾀도 많았다. 이런 점을 잘 드러낸 에피소드 하나.1966년 선경직물은 차관 도입 문제로 일본 정부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중소기업에 불과한 선경직물의 상환 능력을 의심하며 차관 제공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더 이상 안 되겠다.’싶었던 최 창업주는 일본 대사관 관계자들을 단골 술집으로 초청했다. 그는 약속시간보다 먼저 나가 술집 마담에게 거짓말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술자리가 무르익을 무렵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전화가 왔다고 하라는 것. 술집 마담은 때가 되자 그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전화가 왔다고 말을 건넸다. 최 창업주는 일본 관계자 앞에서 “급한 일이 있으니 잠깐 나가겠다.”고 밝힌 뒤 2시간 가량 단잠을 자고 돌아왔다. 그러면서 그는 “이거, 죄송합니다. 저 위에 좀 다녀 오느라 늦었습니다.”고 설명했다. 일본 관계자들은 최 창업주가 정부 최고위층의 부름을 받고 나간 것으로 모두 오해했다. 그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선경직물이 정부로부터 대단한 신임을 받고 있구나.’를 암시하며, 차관 도입 문제를 깨끗하게 처리했다. 그의 장비 같은 성격은 또 이렇다. 최 회장의 지인들은 그가 다혈질인 데다 성미가 급하고, 감정을 폭발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화가 나면 앞뒤 생각없이 퍼부었다. 그러나 뒤끝은 없었다. 이 때문에 그가 화난 얼굴로 “누구 불러오라.”고 불호령을 내리면 서울에 있으면서도 일본으로 출장갔다고 곧잘 거짓말을 했다고 회고한다. 최 창업주는 1926년 수원에서 최학배 공과 이동대 여사의 4남4녀(양분, 양순, 종건, 종현, 종분, 종관, 종순, 종욱)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1944년 경성직업학교 기계과를 졸업하고 당시 일본인이 운영하던 선경직물에 견습기사로 취직, 사회 첫 발을 내디뎠다.24세 때인 1949년에는 교하노씨인 노순애(77) 여사와 결혼했다. 그는 결혼과 동시에 다니던 선경직물을 그만두고,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 ●상반된 스타일의 ‘안주인’ 노순애 여사가 넉넉한 시골 인심을 느끼게 한다면, 최종현 회장의 부인인 고 박계희 여사는 세련된 도시 여성의 이미지를 풍긴다. 노 여사는 시동생과 시누이 등을 거느린 대가족의 맏며느리로 시집살이를 만만치 않게 했다. 차남 최신원 SKC 회장의 얘기다.“100마지기 농사 일에 집안 대소사를 다 챙기셨으니 고생이야 말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게다가 부친은 사업 때문에 공장에서 먹고 자며, 한달 가까이 집에 들어오시지 않은 적도 있었으니…. 전형적인 한국 여인이었습니다.” 노 여사의 조용하고, 얌전한 태도에 반한 최 창업주의 누나 최양분(83) 여사는 그를 맏며느리감으로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고 박 여사는 박경식 전 해운공사 이사장의 넷째딸로 1953년 경기여고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 베네트칼리지를 거쳐, 칼라마주대학을 졸업했다. 최종현 회장과 만났을 때는 시카고 미술대학에서 응용미술을 공부하던 중이었다. 그는 내성적이고, 자기 의사를 좀처럼 드러내 보이지 않았지만 강단있는 여성이었다. 그리고 이태원에 가서 1만∼1만 5000원짜리 옷을 사 입을 정도로 검소하고, 깍쟁이였다. 고 박 여사가 모일간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내가 ‘이태원표’ 옷을 입고 있으면 모두들 몇십만원짜리로 아는데, 그래서 더욱 그런데 가서 사 입어도 불편한 게 없어요.” 최 회장도 부인을 깍쟁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병마와 씨름하던 그는 먼저 간 박 여사를 두고 “자기 성격 따라 깍쟁이처럼 죽었다.”고. 박 여사는 1997년 6월18일 최 회장의 폐암 수술 경과가 좋다는 소식을 듣고, 그날 밤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두 ‘안주인’은 상반된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공통점도 적지 않았다. 말수가 적고, 나서는 것을 무척 꺼려했다. 특히 가정 일에는 소홀함이 없었다. 박 여사가 미술관에서 일하면서도 최 회장이 일찍 퇴근하면 아무리 중요한 미술관 행사를 주재하는 중이라도 남편 뒷바라지를 위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최재원(42) SK엔론 부회장은 “모친은 외출도 좋아하시지 않고, 조용한 성격”이라며 “두 분께서 같이 하시는 것 중에 하나가 골프였다.”고 말했다. ●최종현 회장의 연애론과 혼맥 고 최종현 회장의 연애론은 이렇다. 그가 죽음을 몇 달 앞두고 마지막으로 손질을 한 책 ‘마음을 다스리고 몸을 움직여라’에서 “나는 미국에서 학교를 다닌 적이 있다. 그 때 지켜본 바에 따라 나는 남녀간의 연애과정을 이렇게 정리해 본다. 연애는 ‘date→steady date→I love you’, 이렇게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처음에 호감을 가지고 ‘데이트’를 하다가 다른 사람과는 데이트를 하지 않는 ‘스테디 데이트’를 하게 되고, 그것이 발전되면 ‘아이 러브 유’가 되어 결혼을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헤어진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너 없이는 못살아.’가 되는데 이것은 병이다.” 최 회장 본인의 경험 때문일까. 최씨가의 2세들은 정략이나 중매 결혼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특히 최종건 전 회장이 일찍 별세한 이후 최종현 전 회장이 사실상 10남매의 가장 역할을 자임했던 만큼 ‘큰집’ 조카들도 이같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최신원 SKC 회장은 “숙부는 자식들 결혼과 관련해서 복잡한 것을 굉장히 싫어하셨다.”면서 “예물 등도 가능한 한 안 주거나 받지 않는 주의였다.”고 설명했다. 장남인 최태원(45) SK㈜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44)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결혼했다. 부친과 똑같이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노 관장을 만나 연애했다. 차남인 최재원(42) SK엔론 부회장의 부인은 영어교사였던 채희경씨의 맏딸 채서영(41) 서강대 영문과 교수다. 막내딸 최기원(41)씨는 당시 ㈜선경정보시스템 차장으로 근무하던 김준일(46)씨와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큰집’인 고 최종건 회장의 일가 혼맥도 학계부터 권력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하지만 정략적인 냄새는 없어 보인다. 장남인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은 김이건 전 조달청장의 딸인 채헌(51)씨와 결혼했다. 장녀 정원(50)씨의 남편은 고학래 전 사상계 고문의 아들인 고광천(54)씨며, 차녀 혜원(48)씨는 박주의 전 금융인 아들인 박장석(50) SKC 사장과 결혼했다. 막내 아들 최창원(41) SK케미칼 부사장은 변호사 집안인 최유경(38)씨와 결혼했다. 4녀 예정(43)씨의 남편인 이동욱(43)씨가 최종건가(家)에서는 눈에 띈다. 현재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이씨의 부친이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이다. 최 창업주와 이후락 전 중정 부장은 서로 호형호제를 할 정도로 막역했던 사이였다. 양가가 둘의 결혼을 일찍이 약속을 했고, 결혼은 최 창업주 사후에 이뤄졌다. 고 최종건 회장이 각별하게 지냈던 재계 인물로는 김용산 전 극동건설 회장이었으며, 언론계에서는 고 방일영 조선일보 고문과 ‘형님 동생’하는 사이였다. 방계로 넘어가면 장녀 최양분 여사는 한때 종건·종현 형제의 가정교사였던 고 표현구 전 서울대 농대 학장과 결혼했다. 표문수(52) 전 SK텔레콤 사장이 그의 아들이다.3녀 최종분(73) 여사는 고 이한용 신아포장 대표와 혼인했으며, 막내 사위인 정재현(46)씨는 현재 SK C&C 전무로 일하고 있다. 차녀 최양순(82) 여사는 고 여운창 경기개발 대표와 결혼했으며,4녀 최종순(69) 여사는 해군 중령 출신인 고 조제동씨에게 시집갔다. 3남 최종관(71) 전 SKC 고문은 장명순(71) 여사와의 사이에 1남 6녀를 두었다. 이 가운데 3녀 경원(42)씨가 김연준 전 한양대 이사장 아들인 김종량(55) 한양대 총장에게 시집갔다. 또 4녀 은성(40)씨는 나웅배 전 부총리 아들인 나진호(42)씨와 짝을 이뤘다. 장녀 순원(47)씨는 존 캐리 퍼크너(47)씨와 국제 결혼했다. 장남인 최철원(36) 마이트엔메인 대표이사는 한숙진(34)씨와 인연을 맺었다. 4남 최종욱(66) 전 SKM 회장은 조효원 전 서울대 교수 딸인 조동옥(59)씨와 결혼했다. 조씨의 남동생이 조동성 서울대 교수다. 미혼인 장남 준원(30)씨는 현재 SK C&C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차녀 윤선(29)씨도 통신·방송장비 전문업체인 SK텔레시스에서 일하고 있다. ●섬유에서 석유…정보통신 SK그룹의 모기업인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은 1930년대 일본인이 조선에서 만주 일대를 대상으로 직물을 수출하던 선만주단(鮮滿綢緞)과 일본의 교토(경도)직물(京都織物)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였다. 교토직물은 현물출자하고, 선만주단은 공장 부지를 비롯한 건물 공사비 등을 투자했다. 상호도 선만주단의 ‘선’자와 교토직물의 ‘경’자를 따서 ‘선경(鮮京)’이라고 지은 것이다. 고 최종건 회장은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선경직물을 재건하기 위해 1953년 부친 몰래 빼낸 땅문서로 공장을 불하받는다. 이후 선경직물은 나일론 생산을 계기로 본격적인 섬유기업으로 탈바꿈한다. SK의 성장사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보면 3단계로 나눠진다.1단계는 아세테이트 원사공장과 폴리에스터 원사공장(현 SK케미칼) 건설.2단계는 유공(현 SK㈜) 인수,3단계는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다. 소프트웨어로 볼 때 최종현 회장의 경영 참여와 이순석과 손길승, 김항덕 등 1세대 전문경영인의 합류 등이다. 1980년은 유공 인수로 선경의 숙원 사업을 달성한 해이다. 고 최종건 회장이 울산을 오가며 국내 유일의 정유사였던 유공을 넘본 지 10년 만이다.‘섬유에서 석유까지’라는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위해 매진한 결과, 돌아온 보상이었지만 당시 재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먹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였다. 선경은 유공을 손에 넣자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사실 선경이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구상한 것은 80년대 초반까지 올라간다. 당시 국내 어느 기업도 정보통신사업에 대해 꿈도 꾸지 않을 때, 고 최종현 회장은 미국 방문길에서 통신사업에 진출할 것을 결심하고, 미국 현지에 경영기획팀을 만든다. 이것이 훗날 한국이동통신 인수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는 밑거름이 됐다. golders@seoul.co.kr ■ 풍수지리 거부한 최씨 형제 “집터보다 내 기가 더 세니까 염려들 말어.” 국내 재벌가(家)가 최근 서울 한남동과 이태원동에 둥지를 트는 까닭은 풍수지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곳은 남산을 베개삼아 한강으로 다리를 곧게 쭉 뻗어 복록과 자손복이 대대로 넘치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터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아예 재벌가 ‘집성촌’으로 불린다. 이처럼 집터의 풍수지리를 꼼꼼히 따지는 재벌가에서 유독 이에 무관심한 집안이 있다.SK그룹 최씨가이다. 고 최종건 회장이 1968년 서울 삼청동에 새 집을 마련했을 때의 일이다. 일본 데이진 오야 사장의 부인이 풍수지리를 잘 안다면서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삼청동 자택의 지형 사진을 보내달라고 연락해왔다. 당시 최 회장과 오야 사장은 비즈니스를 떠나 개인적으로 매우 절친한 사이였다. 오야 사장은 당시 일본 정·재계의 거물로 최 회장의 호탕한 성격을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오야 사장 부인은 매우 까다로운 성격 탓에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잠옷만 두 박스를 가지고 왔으며, 매일 밤 우유로 목욕을 하는 습관이 있었다. 최 회장은 이들이 한국에 머물 때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사진을 본 오야 사장 부인은 “지형이 사나워 좋지 않다.”며 “다른 집으로 이사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이를 무시하고 예정대로 이사했다. 그런데 공교롭게 삼청동 자택은 화재로 가정부가 화상을 입어 숨진 데 이어 여름 장마철에 큰 물난리를 겪었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집터의 기가 세서 그런 것이니 이사가는 게 좋다고 자주 권했다. 그래도 최 회장은 “내 기가 집터보다 더 세니 염려말라.”고 했다고 한다. 고 최종현 회장도 집터와 관련된 고집은 ‘그 형에 그 동생’이었다. 암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1997년 11월. 풍수지리 학자인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가 최 회장이 사는 서울 워커힐 호텔 내 빌라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광나루 쪽을 찌를 듯 달려드는 곳인 탓에 풍수학적으로 좋지 않다며 이사를 권했다. 그는 “그런 곳은 일시 머물며 휴식을 취하기에는 적합하지만 장기간 머물며 살기에는 문제가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최 전 회장이 풍수지리 연구를 위해 교수직을 내던진 최 전 교수의 소식을 듣고, 아무런 조건 없이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맺어졌다. 최 회장은 그러나 “집이란 어차피 일시 머물다 떠나는 곳”이라며 “나는 이곳이 좋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집을 옮길 수 없다.”고 완강히 거부했다. 최 회장은 훗날 “형님처럼 기가 세다는 이유로 거부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여기서 산 지가 15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됐지, 뭘 더 바라겠느냐.”며 껄껄 웃었다고 한다. golders@seoul.co.kr ■ 1세대 전문경영인 3인방 ‘그룹부흥 한몫’ “손길승 실장은 단순히 내가 부려먹는 사원이 아니라 나의 비즈니스 파트너, 동업자입니다.” 고 최종현 회장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문제로 검찰에서 조사 받을 때 일개 그룹 기획실장이 거액의 정치헌금을 다룰 수 있느냐는 검사의 추궁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가 손 회장을 경영 참모가 아닌 동반자로서 얼마나 믿고, 의지했던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시 정태수 한보 회장의 ‘머슴론’과 비교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SK그룹이 오늘날 재계 서열 4위의 위상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이순석 전 ㈜선경(현 SK네트웍스) 부회장과 손길승 전 SK 회장, 김항덕 고문 등 1세대 전문경영인 3인방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이들의 역할은 이 전 부회장이 ㈜선경, 김 고문은 유공(현 SK㈜), 손 전 회장은 경영기획실로 나눠진다. 특히 손 전 회장은 20년간 기획실에서만 근무해 직업이 ‘기조실장’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59학번 서울대 상대 동기 출신으로 때로는 ‘맞수’로 경쟁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부회장이 1995년 가장 먼저 SK를 떠났으며, 한때 ‘좌(左)길승, 우(右)항덕’으로 불렸던 전문경영인 체제도 결국 손 전 회장의 단독 체제로 마침표를 찍게 된다. 김 고문은 손 전 회장이 당시 그룹 회장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최종현 회장이 돌아가시고 난 뒤 그룹 회장을 누가 맡을 것인가에 대해 격론을 벌인 결과, 그룹 전반을 꿰찬 사람은 손길승 전 회장 밖에 없다는 것이었어요. 명분이나 이치에도 맞았고요. 그리고 나는 사심없이 회사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했습니다.” 손 전 회장은 199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 야인으로 물러났던 김 고문을 회장대우 상임 고문으로 영입했다. 그는 회장 집무실 옆에 자신의 방과 똑같은 크기의 공간을 김 고문에게 제공했고, 경영 현안이 있을 때마다 그와 상의했다. 그러나 3인방 가운데 ‘SK호’에 가장 먼저 탑승한 사람은 이 전 부회장이다. 그는 1965년 4월 고 최종건 회장의 설득에 못이겨 선경직물에 입사했다. 수원 출신으로 최종욱 전 SKM 회장과는 초등학교 동기다. 김 고문은 일본 이토추상사에서 근무하다가 69년 선경으로 말을 갈아탔다. 그는 39세 때 대한석유공사의 수석 부사장에 올라 재계를 놀라게 했다. 이 전 부회장의 강력한 권유로 65년 12월에 입사한 손 전 회장은 지난 40년간 고 최종현 회장의 평생 동지이자, 경영 전도사였으며, 일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 정도로 ‘지독한 일벌레’였다. 그는 대졸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그룹 회장에 오른 최초의 전문경영인인 동시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역임했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오늘의 눈] MB홍보와 ‘대권 준비’/송한수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경황이 없어 시상 모습을 찍지 못했습니다. 촬영시간을 갖겠습니다.” 7일 낮 12시 서울시청 3층 태평홀에서는 이런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이명박 시장은 10분전에 받아놓았던 상패를 되가져와 시상자인 영국 격월간지 fDi(foreign Direct investment)의 코트니 핑거(Courtney Finger) 편집장과 포즈를 취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발행 fDi가 주는 ‘2005세계의 인물’ 대상을 시상하는 자리였다. 국회의원 10여명 등 굵직한 인물들이 함께 했다. 앞서 시 김병일 대변인은 시상식 브리핑 뒤 “CEO(최고경영자) 마인드에다 치밀한 계획, 불같은 추진력을 지닌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갖췄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 시장이 최근 정무직 간부들과 ‘대선 전략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준비를 지시했다는 소문이 퍼진 터였다. 이춘식 정무부시장은 “대학강연 등 시정과 무관한 행사 참석이 잦아 ‘선거용’으로 비쳐질 수 있으니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는데….”라며 난감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시정에만 전념하겠다는 MB(이 시장의 애칭)의 의지를 의심할 만한 일이 빚어져서는 시와 시민은 물론 MB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 일정상 이같은 의지를 의심할 만한 사례는 적잖다. 예컨대 지난달 31일 청계천 시험 통수식에 국회의원들을 집단으로 초청해놓고 행사를 벌인 뒤 11시30분으로 예정된 ‘행정 서포터스 시정설명회’에는 정작 한참 뒤늦게 참석해 청소년들을 기다리게 만들었다.7일 시상식에서도 한 국회의원이 “소득 100달러의 나라를 1만달러의 나라로 만든 장본인 가운데 한 명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치켜세운 점은 한 직원의 말대로 대권주자 자리를 굳힌(?) 듯한 인상까지 비쳤다. MB대권준비론에 대해 시가 되새겨야 할 점은 MB홍보에 치우친 직원들의 말이나, 시민들이 뒷전으로 밀려난 듯한 행사도 많다는 것이다.‘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서양 격언처럼 어떻게 비쳐지는가도 매우 중요하다. 송한수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onekor@seoul.co.kr
  • [재계인사이드] 현대家 ‘사업 앙금’ 풀리나

    현대가 가족들이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빈소에 모인 것을 계기로 굳어진 앙금이 이번에는 풀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먼저 MK(정몽구 현대차 회장)와 ‘포니 정’(정세영 회장 애칭)의 앙금이다. 비록 가는 길이지만 두 사람이 응어리를 어떤 식으로 풀지 의문이다. 두 사람의 앙금은 자동차를 넘기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왕회장이 그룹 후계자를 지목할 때도 포니 정은 몽헌 편을 들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계속 불편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포니 정은 지난 99년 32년간 자신의 회사라고 생각하고 몸바쳐온 현대자동차를 ‘왕 회장’의 지시로 MK에게 넘겨줘야 했다. 평생 바쳐온 사업을 하루아침에 넘겨준 뒤 포니 정 부자는 서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내놓고 반발하거나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았다. 그의 회고록을 보면 포니 정 부자의 가슴에 응어리가 커졌음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당히 부드러워 졌다고 측근들은 얘기한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미국 출장 중 서둘러 귀국, 병원으로 직행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MK는 23일 김동진 부회장, 최한영 사장 등 현대차 사장단과 함께 빈소를 찾아 고인에게 조의를 표한 뒤 상주인 사촌동생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을 위로했다. 그는 한동안 정 회장 옆에 서서 조문객들을 몸소 안내하기도 했다. 재계는 비록 포니 정이 살아있을 때 서운한 감정을 모두 풀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사촌(MK-정몽규)간 앙금을 털어버릴 것으로 내다봤다. 현정은 현대회장과 정상영 KCC명예회장과의 만남도 주목된다. 지난해 3월 현대-KCC간 경영권 분쟁이 종지부를 찍은 이후에도 공식적인 만남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포니 정의 장례절차 협의과정에서 양측이 서로 어떤 교감을 가질지 주목된다. 경영권 다툼의 악연을 떨쳐버릴 만큼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 공식적인 화해는 없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발언대] 60년 경찰에 맞는 옷을…/김동자 경찰청윤리계장

    라일락 향기가 향수보다도 좋게 내 코를 스치는 아침이다. 엊그제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 갔다 왔다. 내가 들어서자마자 ‘야 짭새 나타났다.’하며 반가워들 한다. 사실 초등 동창모임은 30년이 지난 중년이 되어서야 만들었기 때문에 처음엔 여간 어색하지가 않았다. 자기 소개들을 하는데 불현듯 나는 ‘짭새’라는 단어를 떠올렸다.‘나 짭새야.’ 라고 소개하는 순간 얼마나 키득거리는지…. 쉬쉬하며 쓰던 ‘대명사’를 당사자가 직접 인용을 하니 우스웠던 모양이다. 그 다음부터는 모두가 거리낌없이 나를 짭새라고 부른다. 비하의 뜻이 전혀 담기지 않은 애칭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한참 오고간 뒤에 짭새 근황은 어떠냐고 누가 물어온다. 이때다 싶어 침을 튀겨가며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 이야기를 시작했다. 힘들게 설명했더니 고작 한다는 이야기가 “그래도 수사에 있어서는 검찰이 형이고 경찰은 동생 아니니? 형만한 아우 없다고 아무래도 형이 낫지 않겠니?” 하는 거였다. 집에서 살림하는 동창 아줌마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애 키우는 이야기를 했다.6살 짜리한테 7살이 할 수 있는 일,8살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번 시켜보자. 처음엔 어려워 할지 몰라도 점차 7∼8세가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이게 된다. 마냥 못 미덥다고 맡기지 못한다면 국가 전체적으로 손해다. 처음엔 좀 크다 싶은 옷을 입혀야 자라면서 알맞게 되는 것이다. 초등학교 동창들한테 설명하려다 보니 궁박한 설명이 됐다. 혹여 누군가가 이 글을 보고 ‘임상실험’ 운운한다면 그 또한 속좁은 사람일 것이다. 순경으로 들어와서 올해로 23년째가 된다.15∼16년전 내가 수사과 서무업무를 담당할 때만도 검사가 유치장 감찰을 나올 때면 수사과장 이하 전직원이 현관 앞에 도열했었다. 이제 그런 모습은 옛날 이야기가 됐다. 모든 게 변하고 있다. 광복과 더불어 창설된 우리 경찰이 올해로 60주년을 맞는다. 성숙한 국민에게 성숙한 치안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맞는 옷을 입혀주기를 간절히 기대해 보는 아침이다. 김동자 경찰청윤리계장
  • 日 넥타이 안매기 운동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는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각료와 중앙부처 관리들이 ‘원칙적으로’ 양복 상의와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고 근무하기로 28일 결정했다. 시원한 복장으로 여름철 냉방수요를 줄여 교토의정서가 규정한 지구온난화가스 배출 감소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렇지만 외국 손님을 맞이하거나 공식행사 참석 등 정장이 꼭 필요한 경우는 예외다.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각료회의와 기자회견도 노타이 차림으로 할 계획”이라며 국회에도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에는 복장과 관련해 중·참의원 규칙에 모자 등의 착용을 금하는 규정은 있지만 윗도리나 넥타이에 관한 규정은 없다. 일본에서는 지난 1979년 제2차 석유위기 때 총리와 각료들이 반팔옷을 입으며, 범정부 차원의 여름 근무복장 개선에 나섰지만 “어색하다.”는 평에 따라 흐지부지된 적이 있다. 하지만 2002년부터 요코하마시가 직원들에게 여름철 넥타이 안 매기를 권장, 정착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을 중심으로 여름철 노타이운동이 활발하다. 한편 여름철 시원한 복장을 장려하기 위해 환경성이 공모한 ‘여름 비즈니스 정장’의 애칭은 ‘쿨 비즈(Cool Biz)’로 결정됐다. taein@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기후의 역습/모집 라티프 지음

    지난해 말 남아시아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은 순식간에 수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TV를 통해 지켜본 전세계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파도에 숨죽였다.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힘 앞에서 나약한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침 뉴스에서 기상캐스터가 전하는 날씨 소식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기후는 친숙한 존재다. 그러나 몇년 전부터 기후이변이 발생하면서 이제는 인간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과 유럽의 이상폭염, 지구촌 곳곳의 극심한 폭우와 홍수, 가뭄과 산불 등…. 전세계는 기후변화와 싸우며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는 최악의 기상재해 요인으로 꼽히는 엘니뇨가 다시 발생하고 사상 최악의 무더위가 예상돼 공포심은 더욱 커진다. 도대체 기후에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일까? 지구온난화가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인간이 모든 기후이변을 유발한 것일까?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제는 막연한 공포에 떨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기후문제를 들여다보는 것이 절실하다. 이같은 관점에서 환경전문가 이혜경씨가 번역한 독일의 대중적인 기후전문가 모집 라티프 교수의 ‘기후의 역습’(현암사 펴냄)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긴박한 질문들에 대해 침착하고 과학적인 서술로 답을 해준다. 특히 저자의 해박한 지식은 기후현상에 대한 분석뿐 아니라 향후 기후가 나아갈 방향을 예측하며 기후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한다. 저자는 ‘기후재앙’ 대신 ‘기후변화’라는 중립적인 단어를 사용, 독자 스스로 이상기후를 직시해 심각성을 깨우쳐 행동하도록 유도한다. 먼저 기후시스템에 대한 흥미진진한 설명이 이어진다.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을 만들 듯 아주 작은 교란이 엄청난 기상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도, 혼돈한 기후현상에서 나름대로의 질서를 발견한다. 원인이 불분명한 엘니뇨 현상은 남아시아에 극심한 가뭄을 몰고와 비누의 원료인 야자유 가격을 올린다는 이야기도, 남극에 생긴 오존구멍의 수수께끼도 읽는 이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상기후의 주된 원인인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에 이르면 산업화 이후 이산화탄소(온실가스) 농도 증가와 지구상의 온도변화는 놀라울 정도로 비례하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인간의 행위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를 요란하게 외치지 않아도 기후모델을 통한 예측결과를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하면 2100년에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5.8℃까지 상승하고 유럽 알프스의 만년설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냉혹한 ‘기후게임’에서 이길 수 있을까? 저자는 우선 환경을 지키는 리더십을 강조한다. 환경정책에서 혁명을 이끌어낼 이른바 ‘환경 고르비(고르바초프의 애칭)’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서 선진국이 환경보호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전세계가 공존하려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태양에너지와 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연구하는 길만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도 알려준다.85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문화·예술·레저·교육 한자리에

    서울 동북부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채워 줄 근사한 공간인 ‘광진문화예술회관’이 새달 2일 문을 연다. 광진구 자양동 227의 344 건대역 사거리(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5번 출구)에 위치한 이 회관은 모두 410억여원이 투자됐다. 이날 개관식에는 이명박 서울시장을 비롯해 정영섭 광진구청장 등 2000여명의 각계 인사들이 참여해 한강변에 위치한 아름다운 문화예술공간의 탄생을 축하해준다. ●다양한 첨단시설 지하3층, 지상6층, 연면적 1만 8860㎡(5705평) 규모인 회관은 문화예술공간, 레저·체육공간, 교육공간 등으로 분류된다. 한강변에 위치한 아름다운 예술공간이란 의미로 ‘나루 아트센터’란 애칭을 얻게 된 문화예술공간에는 수준 높은 공연이 가능한 697석 규모의 대공연장을 갖추고 있다. 또 199석의 소공연장과 전시실, 야외무대, 기타 공연 부대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온달 스포츠센터’라 불리는 체육편의시설에는 6레인(길이 25m) 규모의 수영장과 헬스장, 테크노장, 다용도체육시설 등을 구비하고 있다. 이와함께 주민들의 평생 교육장으로 사용될 ‘평강 문화아카데미’에는 정보검색시설, 컴퓨터교육장, 시청각실, 취미교실, 음악감상실 등이 설치돼 주민들은 문화·예술·체육·레저·교육 등을 한곳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게 됐다. ●수준높은 문화 콘텐츠 문화예술회관은 이날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의 탄생을 알리는 다양한 공연을 개최한다. 나루 아트센터에서는 이 기간뿐만 아니라 앞으로 클래식, 재즈, 국악,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을 소개해 지역 주민들의 문화수준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건국대·세종대·한양대 등 인근 대학들과 연계한 수준 높은 기획을 모색하고 있다. 또 구민이 선호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선정, 운영할 계획이다. 이달 말까지는 주민들에게 스포츠센터를 무료 개방하고 다음 달부터는 회원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평강 문화아카데미에서는 다양한 문화강좌 프로그램을 개설해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문화생활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영섭 광진구청장은 “품격있고 차원 높은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관심과 공연장을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주민들의 많은 활용을 당부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새 음반]

    ●머라이어 캐리 ‘이멘시페이션 오브 미미(Emancipation Of Mimi)’ ‘팝의 디바’ 머라이어 캐리가 ‘해방’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의 10번째 앨범이다.‘미미’는 그의 애칭.7옥타브의 음역을 자랑하며 15개의 넘버원 싱글,2개의 그래미상 등 데뷔 10년간 사랑을 독차지해왔던 머라이어 캐리. 그는 이번 앨범에서 대중의 기대에서 벗어나 좀더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했다. 앨범 제목의 ‘해방(Emancipation)’이란 단어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첫 싱글 ‘It’s Like That’에서부터 확실한 변화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힙합 가수’ 머라이어 캐리가 있다. 예전의 예쁘고 사랑스러운 멜로디는 사라졌지만 한층 당당하게 돌아온 그를 반갑게 맞아줘야 할 듯. 그러나 여전히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그의 장기인 감미로운 발라드. 맑고 섬세한 보컬의 미드 템포 곡인 두 번째 싱글 ‘We Belong Together’가 현재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유니버설. ●케런 앤 ‘놀리타(NOLITA)’ 광고 배경 음악이 띄운 감성의 싱어송라이터 케런 앤의 새 앨범.‘Not Going Anywhere’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을 찾았던 그는 이번 신보에서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쓸쓸함과 외로움을 실은 노래들을 들려주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영어로 부른 곡과 불어로 부른 곡이 나란히 실려 있는데 언어가 다른 만큼 분위기도 다르다. 첫 곡 ‘Que n’ai-je?’를 비롯해 불어로 부른 곡은 몽상적이면서 냉소적인 느낌이 공존한다. 반면 ‘Greatest You Can Find’ 등과 같은 영어 노래들은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케런 앤만의 개성과 역량이 드러나는 곡은 러닝타임 7분이 넘는 7번 트랙 ‘Nolita’. 읊조리듯 시작해 천천히 폭을 넓혀가는 이 곡은 듣는 이의 감정을 끌어가는 솜씨가 탁월하다.30초 짧은 광고에서 보여진 그의 음악은 아주 작다. 이번 앨범은 이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만하다.EMI.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⑤- 현대중공업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⑤- 현대중공업

    #1982년 5월 19일 ‘기업인’ 정몽준씨에게 생애 최고의 날일 것 같다. 부친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이날 현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고, 세계 최대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 사장에 그를 앉히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때가 그의 나이 31세. 현대그룹 후계구도에서 형들보다 한발 늦게 출발한 몽준씨가 가장 먼저 부친에게 인정받은 비결은 뭘까. 고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창립 25주년 행사에서 그 배경을 자세하게 풀어놓았다.“어떻게 보면 파격적이지만 길게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의 저서 ‘기업경영이념’을 읽어보면 우리나라의 어떤 젊은 경영진보다 확실히, 모든 것을 잘 분별해서 회사를 끌고 나갈 겁니다. 우리 아이들간에도 서열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가족회의를 열어 몽준 사장이 충분히 직책을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결정을 했습니다.” 고 정 명예회장은 이에 앞서 몽준씨가 미국 MIT 석사학위 논문을 보완한 경영서적 ‘기업경영이념’ 서문을 읽고 “정말 잘 썼다.”며 “사장 자리에 앉아도 될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몽준씨는 훗날 가장 아끼는 그의 저서로 ‘기업경영이념’을 꼽으면서 “서문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곁들이기도 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부친에게 기업가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던 점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2002년 12월 18일 ‘정치인’ 정몽준씨에게 생애 최악의 날일지 모른다. 그는 이날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의 공조 파기를 선언, 사실상 ‘백의종군’의 첫 발을 내디뎠다. 정권의 공동 주인으로 향후 5년간 막강한 정치적 실세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마다한 셈이다. 이 때가 ‘하늘의 뜻을 알수 있다’는 지천명(知天命)을 갓 지난 나이(51)였다. ●아버지에게 바가지 씌운 아들 정몽준(54). 현대가(家)의 여섯번째 아들.5선의 중진 의원. 대한축구협회 회장. 자산규모 재계 9위(지난해·공기업 제외)인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지분 10.80%). 국내 재벌가에서 정 의원만큼이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도 드물다. 일각에서는 “잘난 집안에 태어나 순탄하게 성장한 대가”라고 폄훼하기도 하지만 그는 스스로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정 의원은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그는 부산에서 3년 가량 살다가 서울로 올라와 장충초등학교와 중앙중·고교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의 초등학교 동기 동창이다. 그는 초·중학교 시절 놀기를 좋아하고, 장난이 심했다고 한다. 중학교 담임 선생이었던 임환씨는 “몽준이는 놀기를 좋아해 친구들과 수업을 빼먹고 야외로 놀러갔다가 종아리를 맞기도 했다.”면서 “전혀 부잣집 티를 내지 않았으며, 학교 도서관을 지을 때 시멘트 1만포대를 지원받은 뒤에야 비로소 아버지가 고 정 명예회장임을 알게 됐다.”고 술회했다. 정 의원의 학생시절 별명은 ‘꺼벙이’다. 큰 키에 소탈하고, 겸손하지만 우유부단하다는 뜻에서다. 그러나 부친한테는 다른 형제처럼 어려워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대하곤 했다. 부친에게 ‘바가지’ 씌운 일화 한 토막.1970년대 초반 어느 날. 정 의원은 아버지에게 한잔 쏘겠다며 명동 생맥주 골목으로 모시고 갔다. 고 정 명예회장은 오랜만에 접하는 생음악과 젊은이들의 웃음소리에 흥에 겨워했다. 자리가 파할 무렵, 정 의원은 아버지에게 “1차는 제가 샀으니,2차는 아버지가 사시라.”고 제안했다. 고 정 명예회장도 유쾌한 기분으로 흔쾌히 응했다.2차 행선지는 정 의원이 정한 강남의 한 술집. 그러나 2차가 끝나고 계산서를 받은 정 명예회장은 술값에 놀랐다. 먹은 것에 비해 족히 여섯배의 술값이 청구됐기 때문. 그렇다고 재벌 회장이 술값을 놓고 시비를 걸기도 뭐했지만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 탓에 종업원에게 물었다. 돌아온 답은 “아드님이 전에 드셨던 외상 술값까지 계산하라고 해서 그렇게 됐습니다.”“허허 이것 참….”고 정 명예회장은 아들에게 된통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 의원은 형제들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대에 진학했다. 고 정 명예회장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울산으로 변형윤, 이현재 교수 등 당시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초청해 크게 ‘한턱’을 냈다. 고 정 명예회장은 “우리 몽준이가 혹시 사무착오로 합격한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하면서 우리 아들을 잘 지도해 달라고 수차례 부탁했다고 한다. 현대 고위 관계자가 밝힌 허물없는 부자관계를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일화는 이렇다.“한번은 고 정 명예회장이 아들들과 골프를 치는데 티샷을 하고는 먼저 그냥 걸어갔습니다. 다른 아들들은 머뭇거리다 채를 들고 뒤따라 가는데 유독 정 의원만 얼른 공을 놓고 티샷을 했죠. 그러자 고 정 명예회장이 ‘저놈∼.’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을 짓더라고요.” ●아내 자랑하는 ‘팔불출’ “나는 나의 아내가 고맙고, 때로는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친구들은 종종 내가 대통령 감이라기보다 내 아내가 ‘퍼스트 레이디’ 감이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아내는 바쁜 나의 생활을 잘 이해해 주고, 조용히 내조를 하는 스타일이다. 아내는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싫어한다. 밖으로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정 의원이 그의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에서 밝힌 부인 김영명(49)씨에 대한 평이다. 정 의원은 1978년 여름 넷째 형수(이행자·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 부인)의 중매로 영명씨를 미국에서 만났다. 당시 두 사람의 첫 인상은 이랬다. 영명씨는 “우선 키(정몽준 182㎝·김영명 174㎝)가 커서 좋았어요. 제 키가 큰 편이라 어머니가 ‘너는 키 큰 신랑감이 없으면 시집도 못 갈거다.’고 곧잘 농담을 하곤 했어요. 첫 인상은 나이 차이가 다섯살이나 나서 그런지 듬직했어요. 믿고 의지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재벌가 사람답지 않게 소탈한 것도 좋았고요.” 정 의원은 “약속 장소에 나갔는 데 키 큰 여자들이 쭉 지나가기에 미국 사람들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나에게 오더라고요.”고 당시 상황을 이렇게 술회했다. 이들은 틈틈히 테니스를 치며 1년 가량 연애끝에 잠시 귀국해 서울 정동교회에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영명씨는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2남4녀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부친의 외교관 활동 덕분에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17년간 일본과 미국에서 살았다. 미국 웨슬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고, 부전공으로 미술사를 공부했다. 웨슬리대학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상원의원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나온 전통의 명문 대학이다. 영명씨는 외교관인 부친을 닮아 사교성이 뛰어나다.‘88 서울올림픽’ 유치전에서는 고 정 명예회장을 현장에서 보좌했고,1992년 대선 때는 변중석 여사를 대신해 시아버지의 파트너 역할을 했다.‘2002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부인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행사장에서는 미소와 화술로 친분을 쌓기도 했다.‘미스 스마일월드컵’이라는 애칭은 이 때 얻었다. 이 때문인지 정 의원의 부인 자랑은 유별나다.‘김영명이 없으면 오늘의 정몽준도 없다.’는 우스갯말이 떠돌 정도다. 그의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에서 계속되는 자랑 하나.“아내는 나보다 영어를 훨씬 잘한다. 유머를 곁들인 자연스러운 영어는 외국에서 처음 만나는 손님들과 이야기를 할 때 곧잘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곤 한다. 그동안 4남매를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던 아내는 아이들이 크자, 뜻있는 분들과 함께 우리의 ‘옛’것을 ‘올’바로 알자라는 의미를 가진 ‘예올회’를 만들어 문화재 보존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명씨가 밝힌 애처가 해프닝은 이렇다.“첫 아이를 가졌을 때였어요. 입덧이 심했던 제가 걱정스러웠던지 남편은 며느리들만 모인 자리에 와서는 제게 ‘밥 먹었니.’하고 묻는 거예요. 좀처럼 없는 일이라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 한마디 때문에 남편은 ‘애처가’라는 별명을 얻었죠. 그 꼬리표는 지금까지 따라 다닙니다.” 그도 신혼 초에 시아버지인 고 정 명예회장에게 혼이 났다고 한다.“철부지 며느리 시절, 저는 식사 중에도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데 불쑥 끼어들어 참견을 하곤 했어요. 아버님이 어느 날 저에게 ‘밥 먹을 때 말을 많이 안하는 게 좋은 거다.’며 조용히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어요.” 자녀는 2남2녀. 장남인 기선(23)씨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올 초 아버지의 뒤를 이어 ROTC 장교로 임관했다. 장녀 남이(22)씨는 연세대를 휴학하고, 현재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유니버시티에 유학 중이다. 차녀 선이(19)씨도 미국 디어필드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다. 막내 예선(9)군은 경기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영명씨는 늦둥이인 막내 임신과 관련해 병원에서 무안당한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임신해서 병원에 가면 의사가 초음파 검사를 하잖아요. 한번은 의사가 ‘아들이 없으세요. 왜 이렇게 애를 많이 낳으세요.’라고 물어 난감한 적이 있었어요.” 시중에는 예선이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축구 예선전이 한창일 때 태어나서 이름을 예선이라고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 의원은 최근 ‘예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의미와 돌림자 ‘선’을 합쳐 예선으로 지었다고 밝혔다. ●정치인 정몽준 “내가 처음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 것은 11대 국회의원 선거 때였고,1984년 12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출마하려고 했다. 그런데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내가 나가면 여당 의원이 떨어진다고 나가지 말라고 했다. 결국 나는 그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단념해야 했다. 하지만 공적 서비스를 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는 생각은 내가 지금까지 흔들림없이 지켜온 가장 기본적인 정치철학이다.”정 의원이 밝힌 정치 입문의 배경이다. 정 의원은 1988년 울산 동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지금은 5선의 중진 의원으로 확실한 입지를 구축했다. 한때는 2002년 한·일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반으로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본 정치인 정 의원은 어떨까. 지난 대선기간 내내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던 정 회장도 ‘피’는 어쩔 수 없었던지 그 속내를 내보인 적이 있었다.“몽준 의원은 우리 형제들 가운데 제일 똑똑하고 잘 생겼다. 미국 MIT 대학원도 졸업하고, 월드컵도 성공적으로 잘 치렀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 발언 이후 정치권으로부터 호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정치인 정 의원의 평판은 극과 극을 달린다. 일각에서는 직선적이고 엄격하다고 지적한다. 그를 보좌했던 비서관의 얘기다.“정 의원은 성격이 급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말을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다.”정 의원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쪽에서는 합리적이고 매너가 깨끗하다는 평이다.“정 의원은 서구식 매너가 몸에 배어 있다. 직원들이 떠나는 차에 인사를 하면 ‘왜 차에다 대고 절을 하느냐. 하지 말라.’고 말린다. 또 비서를 시키지 않고 직접 자신이 동료 의원에게 전화를 한다.”며 다른 전직 비서관이 전했다. ●현대중공업의 핵심 브레인 민계식(63)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가장 부지런한 CEO, 백발의 마라토너 CEO로 불린다. 아침 6시 출근, 새벽 2시 퇴근하는 일과를 20년째 이어오고 있다. 비서를 퇴근시키고 저녁 6시부터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새벽까지 사업구상이나 신제품 개발 계획에 열중한다. 그의 이런 노력은 국내외 학술지 및 학술대회에 150편의 논문을 발표토록 했으며,48건의 국내 및 국제특허를 보유토록 했다. 우주항공학 및 조선공학(석사), 해양공학(박사) 등을 넘나드는 그의 해박한 전문지식은 현대중공업의 연구개발(R&D) 부문을 업그레이드시켜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민 부회장은 또 60대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건강을 과시하고 있다. 그의 최고기록은 2시간 23분 48초. 비록 20대 초반 시절에 일궈낸 기록이지만 지금도 2시간대의 기록을 내고 있다.42.195㎞의 완주기록도 100회를 넘었다. 유관홍(60) 현대중공업 사장은 그룹내에서 경영 합리화의 귀재로 통한다.1999년 침체에 빠진 현대중공업 건설장비부문의 사업본부장을 맡아 세계 각지를 직접 뛰는 영업활동을 전개, 직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 결과 만성적자였던 건설장비 부문을 2001년 국내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국내 1위의 건설장비 업체로 탈바꿈시켰고, 중국시장 점유율 25%를 기록하는 중국 최대의 건설장비 공장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이런 경영능력을 두고 지난해 6월 미국의 권위있는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유 사장을 ‘기업회생 전문가’라고 평했다. 이연재(63)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은 1976년 현대중공업 간부로 입사한 이래 30년간 조선과 해양플랜트의 해외영업 부문에서 일해 왔다.1999년 부도 위기에 처했던 옛 한라중공업을 현대중공업이 위탁경영하면서 대표이사로 선임돼 흐트러진 조직을 안정시켰다. 단기간에 70여척의 선박을 수주했으며, 중단된 사원 복지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여 사원아파트와 스포츠문화센터 등을 조성했다. 파산 직전까지 이르렀던 회사를 2001년부터 4년 연속 흑자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최길선(59) 현대미포조선 사장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최 사장은 설계·생산·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조선 현장에서 33년을 보낸 최고의 조선전문 경영인이다.‘항상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원칙아래 내실을 강조한다. 최 사장은 올해 슬로건을 ‘창사 30주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선포하고, 선박 60척 생산체제 구축을 마련하는 등 제 2도약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golders@seoul.co.kr ■ 현대중공업 탄생 일화 ‘옥스퍼드 박사가 낳은 현대중공업’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평소에 즐겨 썼던 “이봐, 해봤어.”라는 말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준 곳이 현대중공업의 설립 신화다. 그야말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고 정 명예회장의 ‘원맨쇼’였다. 고 정 명예회장은 1971년 조선소 차관 도입을 위해 영국 런던의 바클레이즈 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듣도 보지도 못한 한국의 작은 회사가 언감생심 어딜 넘보는 것이냐.’는 바클레이즈 은행의 태도에 기가 질렸다. 그렇다고 포기 할 수는 없었다. 그가 기댄 곳은 당시 기술협조 계약을 맺은 영국의 A&P 애플도어 엔지니어링사. 그는 500원짜리 지폐로 애플도어사의 롱바톰 회장을 감동시켰다.“이것은 한국 지폐입니다. 여기 그려진 것이 거북선이죠. 한국은 이미 1500년대에 이런 철갑선을 만든 실적과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영국의 조선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1800년대이니 한국은 무려 300년이나 앞선 셈입니다.” 그는 롱바톰 회장의 도움으로 바클레이즈 은행 부총재를 만났다. 그러나 콧대 높은 영국 은행의 부총재를 설득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옥스퍼드 박사’ 일화는 여기서 나왔다. 고 정 명예회장은 ‘전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임기응변으로 “어제 제가 이 사업계획서를 들고 옥스퍼드대학에 갔더니 한번 들쳐보고 바로 그 자리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주더군요.”라고 말했다. ‘옥스퍼드 유머’에 부총재는 껄껄 웃으며 “옥스퍼드대 경영학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도 이런 사업계획서는 못 만들거요. 당신은 그들보다 훨씬 더 훌륭합니다. 당신의 전공은 유머 같소. 우리 은행은 당신의 유머와 함께 이 사업계획서를 수출보증국으로 보내겠소.” 고 정 명예회장은 ‘거북선 지폐’와 ‘옥스퍼드 박사’로 바클레이즈 은행 벽을 넘었지만, 아직 영국 수출보증기구(ECGD) 총재의 보증을 받아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그러나 이것도 울산의 초라한 백사장 사진 한장 들고 그리스 선사인 ‘선 엔터프라이즈’사의 리바노스 회장을 설득, 선박을 수주 계약함으로써 무사히 통과했다. 이로써 세계 조선 역사상 최초로 조선소 건설과 선박 건조가 동시에 진행하는 신화가 나오게 됐다. 고 정 명예회장과 리바노스 회장이 당시 맺은 인연은 지금도 대(代)를 이어 지속되고 있다. golders@seoul.co.kr ■ MJ 처가의 ‘화려한 혼맥’ 정몽준 의원의 처가인 고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가계도를 보면 한국 상류사회의 ‘족보’를 엿볼 수 있다. 슬하에 2남 4녀를 둔 고 김 장관과 송두만(83) 여사는 자식교육 뿐 아니라 혼사까지 성공한 케이스. 자녀 모두 외교관 출신인 부친의 영향으로 영어와 일어 등을 유창하게 구사하며, 외국의 명문대를 졸업했다. 특히 장녀인 영애(60)씨와 차녀인 영숙(59)씨는 일본 최고의 여성 사립명문인 세이신대학을 졸업했다. 장남인 대영(57)씨는 미국의 암허스트대학을 졸업했으며, 차남인 민영(51)씨는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을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땄다. 자녀 가운데 재계 가문으로 시집간 이는 삼녀인 영자(55)씨와 막내인 영명(49)씨. 영자씨는 GS그룹의 허씨가인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결혼했다. 허 회장의 형제로는 허남각(67) 삼양통상 회장과 허동수(62) GS칼텍스 회장이 있다. 또 허창수(57) GS그룹 회장과는 사촌간이다. 허 회장의 부친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은 LG그룹 경영의 한 축을 맡았던 고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맏형이다. 고 허 명예회장은 일찌감치 삼성물산의 창립멤버로 참여,LG 구씨가와 손잡은 고 허준구 명예회장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영명씨는 정몽준 의원과 1979년 결혼, 현대가의 일원이 됐다. 이로써 고 김 장관의 집안은 국내 대재벌인 삼성과 현대,LG,GS가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차녀인 영숙씨는 초대 해군참모총장과 국방부장관을 지낸 손원일 제독의 장남인 손명원(64)씨와 결혼했다. 손씨는 30대 초반에 ‘손컨설팅 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으며 현대미포조선과 쌍용자동차, 맥슨전자에서 CEO(최고경영자)를 역임했다. 그는 현재 스카이웍스솔루션 코리아 고문이다. 장녀인 영애씨는 자수성가한 국제 금융계의 거물급 인사로 미국 모건스탠리의 부사장이다. 남편인 최융호(62)씨는 해양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제너럴 마리타임 사장이다. 장남인 대영씨는 부친인 고 김 전 장관의 아호(海吾)를 딴 해오실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차남인 민영씨는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부인인 정다미(44)씨도 명지대 교수다. 김 전 장관의 집안은 또 언론계와도 각별하다. 손녀 사위들이 언론계에 몸담고 있다. 셋째 사위인 허 회장의 장녀인 유정(31)씨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아들인 준오(31)씨와 결혼했다. 둘째 사위인 손 고문의 차녀인 정희(31)씨는 1999년 헤럴드미디어 사장인 홍정욱(35)씨와 화촉을 밝혔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알뜰살뜰 정보]

    ●농협하나로클럽은 창동점에 우리 쌀로 만든 빵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쌀빵 전문점’을 열었다. 쌀빵은 방부제를 전혀 섞지 않은 웰빙식품으로, 밀가루빵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1.2∼1.5배) 쌀 고유의 촉촉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농협측은 설명. ●갤러리아백화점은 오는 5월 중순까지 명품관 웨스트에서 ‘노란색 토마토’를 판매한다. 붉은색 산마루치아노 토마토와 노란색 파프리카를 교배해 생산된 것으로,100g당 450원, 개당으로는 500∼700원. ●그랜드마트는 27일까지 강서점에서 신사정장 3만/6만/9만원 균일가 행사를 실시한다. 캠브리지멤버스 등 20여개 신사정장 브랜드가 참여하며 1∼3년차 이월상품을 최고 80%까지 할인 판매한다. ●옥션(www.auction.co.kr)은 31일까지 ‘현금영수증 경품 이벤트’를 연다. 행사기간동안 현금영수증을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소비자 100명을 추첨해 맥스무비 영화 예매권을 2매씩 증정한다. ●롯데백화점은 28일까지 ‘운명의 돌’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로열 살루트 38년산(165만원)을 예약 판매한다.‘로열 살루트 38년산’은 원액 수급의 어려움 때문에 한정 생산된 제품으로, 국내에는 100병 정도가 판매될 예정이다.40병 한정 판매. ●한국야쿠르트는 23일 배달원 ‘야쿠르트 아줌마’와 직원 9300여명이 거동이 불편한 단독거주 노인과 보호시설 2300여가구를 방문해 청소와 빨래를 해주는 ‘봄맞이 희망의 대청소’를 실시했다. ●CJ몰(www.Cjmall.com)은 31일까지 ‘황사대비 청풍무구 20% 할인 판매전’을 열고 청풍무구 공기청정기와 초음파 세척기를 20% 할인 판매한다. ●아이세이브존(www.isavezone.com)은 4월10일까지 ‘주말 5천원숍’을 연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추첨을 통해 인기 제품을 5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디앤샵(www.dnshop.com)은 29일까지 ‘새소망의 집, 꿈나무 아동 전문 복지관’ 후원을 위한 ‘사랑의 대 바자회’를 열고 패션의류·생활잡화·레저상품·디지털제품 등을 최대 80%까지 싸게 판다. ●오가닉 코튼이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입점을 계기로 15만·50만·100만·200만원 등 제품의 구매 금액에 따라 목욕용품 및 생활용품을 선물로 증정한다. ●현대백화점은 27일까지 목동점 지하 1층 테마 플라자에서 ‘친환경 웰빙 페어’를 연다. 홈 정수시스템을 비롯해 염소제거 샤워기, 천연소재 비누, 공기정화 식물, 흙침대, 공기청정기 등 친환경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 피부질환자나 신규 아파트 입주 소비자에게 관련 서류를 지참하면 공기청정기를 20% 할인해 준다. ●쌀국수 전문점 호아빈은 전국 가맹점 30개점 오픈을 기념해 30일 일산 직영점에서 전 메뉴를 30% 할인해 판매한다. ●한국코카콜라는 4월6일까지 월마트와 하나로마트에서 킨 사이다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브랜드에 상관없이 1.5ℓ짜리 사이다 페트병을 가지고 오면 킨 사이다 500㎖ 한 병을 무료로 증정한다.
  • “올 판매량 10만대 넘길터”

    ‘황금박쥐’의 전략이 나왔다. 제롬 스톨 르노삼성차 사장은 22일 올해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들어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일찌감치 집중됐지만 국내기업으로는 드물게 2월말 결산법인이어서 발표가 늦었다. 외모 때문에 황금박쥐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스톨 사장은 예상대로 공격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올해 판매 목표량은 지난해보다 23.3% 늘어난 10만 5000대.SM시리즈가 속해있는 승용 부문의 시장점유율도 23.4%(현 19.7%)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갓 출시한 중형신차 뉴SM5와 첫 대형차 SM7의 여세를 몰아서다. 오는 8월에는 디젤엔진을 얹은 소형 SM3 경유차도 내놓는다. 지난해 극심한 판매 위축에도 불구하고 78억원의 순익을 기록,3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점은 내년에 수출물량이 급증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이다. 스톨 사장은 “올해 4000대를 예상하는 수출물량이 내년에는 2만대 이상으로 5∼6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르노삼성의 수출 견인차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2007년 8월에 출시 예정인 만큼 내년의 ‘수출 증폭 변수’에 궁금증이 쏠린다. 스톨 사장은 “영업비밀”이라며 더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스톨 사장은 “일각에서 SM7과 SM5가 서로 시장을 잠식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으나 현재로서는 그런 양상이 없다.”고 일축했다.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가 밝힌 6000억원 투자계획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BBC­블레어 또 맞장뜨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이라크 전쟁 발발 9개월 전부터 미국 정부가 이라크를 침공하기로 결정했으며 공격 목표가 대량살상무기(WMD) 색출이 아닌 정권교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국민들에게 감춰왔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폭로했다. 20일 밤 10시15분(현지시간) BBC1의 간판 프로그램인 ‘파노라마’를 통해 방영된 다큐멘터리 ‘이라크와 토니(블레어 총리의 애칭) 그리고 진실’은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 전쟁으로 가는 과정은 물론, 전쟁이 끝난 뒤까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BBC는 지난해 영국 정부가 이라크의 위협을 과장하기 위해 정보기관 보고서를 조작했다고 폭로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오보’ 판결을 받고 이사장과 사장이 퇴진하는 등 수모를 겪은 뒤라 이번 2라운드는 핵심 각료의 증언을 따는 등 치밀하게 준비한 인상을 준다. 방송에 따르면 영국의 해외정보국(MI6) 책임자인 리처드 디어러브 국장은 워싱턴에서 미 당국과 비밀협의를 갖고 2002년 7월23일 돌아와 블레어 총리와 핵심 각료들에게 미 정부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고 이라크 침공을 ‘확정’했음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디어러브 국장은 블레어 총리 등에게 “전쟁을 피할 수 없다. 부시 행정부는 이미 이라크를 치기로 결정했다.”고 보고했다. 방송은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블레어 총리가 디어러브 국장의 보고 전부터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이라크전 참전에 반발, 노동당 하원지도자 자리를 그만뒀던 로빈 쿡 전 외무장관은 BBC와 인터뷰에서 “블레어 총리는 자신이 부시 대통령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영국이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국민을 오도했다.”고 말했다. 오는 5월 총선을 앞두고 이라크 관련 잇단 폭로가 블레어 총리의 노동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Anycall 프로농구] 현주엽·서장훈, PO 1차전서 격돌

    [Anycall 프로농구] 현주엽·서장훈, PO 1차전서 격돌

    1992년 농구명문 휘문고는 전국대회를 휩쓸며 “웬만한 대학팀도 감당할 수 없는 초고교팀”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당시 3학년이던 서장훈(삼성)은 ‘국보급 센터’로 커갔고,2년생 파워포워드 현주엽(KTF)은 ‘한국의 찰스 바클리’라는 애칭과 함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서장훈을 품에 안은 연세대는 현주엽까지 손에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현주엽은 “장훈이 형과 당당히 맞서고 싶다.”며 고려대를 택했다. 대학 시절 한치의 양보도 없는 승부를 벌였던 둘은 프로에 와서 한솥밥을 먹게 된다. 현주엽이 98년 드래프트 1순위로 서장훈의 SK에 지명된 것. 그러나 두 선수의 명암은 엇갈렸다. 서장훈은 챔프전 우승의 1등공신이 되면서 승승장구했지만 현주엽은 서장훈과 용병들의 틈바구니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결국 99년 12월 골드뱅크로 트레이드되고 말았다. 이후 현주엽은 부상과 군입대로 서서히 잊혀져 갔다. 그러나 라이벌 관계가 청산된 것은 아니었다. 올 시즌 현주엽은 무려 20㎏을 감량하는 와신상담 끝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무대에 서게 됐고,18일 삼성과의 6강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마침내 서장훈과 맞붙게 됐다. 현주엽은 타고난 골밑 공격에다 뛰어난 어시스트 능력을 가미해 ‘포인트포워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시즌 내내 ‘KTF 돌풍’을 이끌었다. 서장훈 역시 골밑슛은 물론 슈터 못지 않은 외곽포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KTF의 새 용병 크리엘 디킨스가 스몰포워드여서 현주엽과 서장훈이 매치업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선후배 라이벌의 맞대결에 팀의 운명이 걸린 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日 독도주권 침해] 독도는 이런 섬

    국토의 피붙이, 영토의 막내, 우리나라 최동단 등 많은 애칭을 가지고 있는 독도. 외로운 섬 또는 홀로 섬이라는 뜻으로 많이 알고 있으나 돌섬이라는 뜻의 독섬에서 유래되었다. 돌의 전라도 사투리가 독이다. 독도는 우리나라의 영토라는 자존심 외에도 경제적·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다. 독도는 지난 1982년 4월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됐으며 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 등 희귀조들이 살고 있다. 또 번행초, 갯괴불주머니 등 80여종의 식물과 집게벌레, 매미충, 딱정벌레 등 53종의 곤충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고 플랑크톤이 많아 흑돔·개볼락 등 200여종의 어류가 모여 드는 황금어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바다 속에서 솟아오른 산인 해저산이어서 지질학적 가치도 높다. 더구나 러시아과학원에서 독도주변 해역이 석유자원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경제적인 가치도 상당하다. 행정구역은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산 1-37. 울릉도에서 남동쪽으로 89.4㎞, 경북 포항시에서는 267㎞ 해상에 위치해 있다. 일본 시마네현 오키섬으로부터는 160㎞ 떨어져 있어 거리도 울릉도가 70.6㎞ 더 가깝다. 위치는 동경 131도 52분, 북위 37도 14분이다. 면적은 18만 6121㎡로 여의도 밤섬(24만 9400㎡)보다 조금 작다. 동도(7만 1757㎡)와 서도(8만 7818㎡) 등 2개 주섬과 78개의 바위섬 및 암초로 구성돼 있다. 동도와 서도간 폭은 110∼160m이며 해안선 길이는 5.4㎞. 대한민국 해양수산부 소유로 돼 있으며 재산관리관은 포항지방해양수산청장이다. 주민등록상 독도 주민은 현재 김성도(66)씨 부부 등 3명뿐이다. 그러나 김씨 등은 실제 거주하지는 않는다. 독도경비대원 37명과 등대지기 3명 등 모두 40명이 독도를 지키고 있다. 김씨는 국민의 성금 1600여만원으로 만든 1.5t짜리 쪽배 ‘독도호’를 만들어 16일 경북 경주의 한 조선소에서 시운전을 했다. 그는 3년전 발생한 태풍으로 독도 선착장이 부서져 독도에 갈 수 없었으나 접안시설이 완공되는 오는 10월쯤 부인과 함께 독도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북지방경찰청 소속인 독도경비대원은 2개월마다 울릉경비대원과 교대한다. 경찰은 지난 1956년 4월 독도의용수비대로부터 경비임무를 인수받았다. 본적을 독도로 이전한 사람은 이날 현재 259가구에 946명에 이른다. 모두 37필지인 독도의 땅값은 2000년 처음 2억 6292만원으로 산정된 후 지난해 2억 6758만원으로 확정,4년 만에 1.77% 올랐다. 올해 공시지가는 24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0원 올라 2억 7300만원 수준이다. 서울의 20평형대 아파트 한채 값에도 못미친다. 사이버상에서의 독도지위는 중견급이다. 대구은행이 2001년 8월 개설한 사이버 독도지점의 가입자는 현재 13만 9676명으로 예금액만도 890억원에 이른다. 일반인에게 독도 입도가 전면 허용되면서 독도 관광상품이 다시 인기를 끌 전망이다. 현재 ㈜대아고속해운이 독도관광유람선을 운항하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와 경북 포항에서 각각 출발한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관광객이 거의 없어 개점휴업 상태였지만 최근 전화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포항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해 오후 9시에 돌아오는 당일치기 요금은 13만 8200원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하프타임] FC서울 “박주영 별명 붙여주세요”

    프로축구 FC서울이 ‘박주영 마케팅’의 하나로 박주영의 애칭을 공모한다. 오는 31일까지 구단 홈페이지(www.fcseoul.com)를 통해 진행되는 이번 인터넷 애칭 공모의 당선자 1명에게는 박주영의 친필 사인이 들어 있는 유니폼과 연간 시즌 티켓 2장이 주어지며, 박주영과 하루 동안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 [조영증의 킥오프] K-리거 박주영의 가능성

    한국 축구의 차세대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FC 서울에 전격 입단했다. 계약기간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이며 신인 최고 연봉인 5000만원을 포함,3건의 CF 보장과 올 시즌 중이라도 해외 진출을 보장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유럽이나 일본 진출설이 꾸준히 나돌았지만 결국은 K-리그를 선택한 것이다. 박주영 본인과 부모, 그리고 그를 관리하는 에이전트사인 스포츠하우스가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 같다. 그동안 한국 축구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잇따라 해외로 이적하고, 특히 젊은 유망주들의 일본 J리그 행으로 정작 K-리그는 점차 상품성을 잃어가고 있던 처지였다. 올시즌 네덜란드에서 뛰던 송종국을 비롯해 거물급 선수들이 국내로 속속 복귀한 데 이어, 박주영의 FC 서울행은 한국 프로축구 전체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박주영은 각종 국제대회에서의 꾸준한 활약으로 ‘아시아의 샛별’이라는 애칭을 지니고 있지만 세계시장에서는 아직까지 검증이 되지 않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올해 6월 네덜란드 세계청소년(U-20)축구선수권은 유럽 진출의 1차 관문일 뿐 아니라 세계 최고 선수들과 어깨를 겨뤄 능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박주영은 경기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선수다. 지금까지는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아니면 국제청소년 단일 대회를 통해 경기력을 쌓았지만 극히 제한적이었다. 앞으로 K-리그에서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강한 프로선수들을 상대하게 된다. 이를 통해 많은 실전 체험을 하는 것은 개인의 발전은 물론 향후 유럽 빅리그 진출의 잣대가 될 수 있다. 특히 박주영은 축구 전문가들에게 몸싸움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방안이나 체력 보강 또한 K-리그 경기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치면 유럽의 높은 문도 쉽게 열릴 것이다. 1983년 출범한 프로축구는 올해로 23돌째를 맞았다.98년 프랑스월드컵을 계기로 일기 시작한 축구 붐은 한때 200만 관중을 돌파했고,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265만명의 관중을 그라운드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이제 2005년 K-리그는 박주영이라는 샛별의 유입으로 새로운 봄을 맞이하고 있다.6만명을 넘어서는 상암동 서울월드컵 경기장이 꽉 들어차는 박주영의 시너지 효과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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